'생각'에 해당되는 글 94건

  1. 2012.12.12 책읽기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본다...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변신> <책은 도끼다>
  2. 2012.11.24 하버드 글쓰기 강의(上) - 바버라 베이그 에쎄 2011 03800
  3. 2012.11.18 여행 .. 미소 2
  4. 2012.11.15 더 필요한 선택은 무엇일까? ... 영화<타이페이이야기>, <미드나잇 인 파리> 2
  5. 2012.11.14 여행 ... 기록 6
  6. 2012.11.11 황홀한 자유 - 이지상 팝콘북스 2006 13040
  7. 2012.11.10 배움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되어야 하는가 ... <아름다운파괴> <수상록>
  8. 2012.11.09 생활여행자 - 유성용 갤리온 2008 03810
  9. 2012.11.07 여행 .. 비우다
  10. 2012.10.23 행복이 오지 않으면 만나러 가야지 - 최갑수 예담 2009 03810 2
  11. 2012.10.16 잘 지내나요, 내인생 - 최갑수 나무[수:] 2010 13810
  12. 2012.10.15 구름 그림자와 함께 시속 3Km - 최갑수 상상공방 2008 03810
  13. 2012.10.10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 최갑수 예담 2007 03810
  14. 2012.09.24 우연을 가장한 필연을 생각하다... 이거룡의 <아름다운 파괴>에서
  15. 2012.09.19 통찰력이 가진 지혜를 간접경험해 보다..<동화독법> 솔로몬의지혜편에서
  16. 2012.09.14 진리에의 진리로의 여행 ...영화<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
  17. 2012.08.14 러브 앤 프리(Love & Free) - 다카하시 아유무 동아시아 2002 03830
  18. 2012.07.18 차도 대신 인도로 간 열여덟살 미니 - 추훈민 심미안 2008 03910
  19. 2012.07.17 헬로 인도(Hello India):세번째 인도 그리고 첫사랑 - 강래우 에디터 2007 03810
  20. 2012.05.02 자신의 삶에 대한 몫이 있을까..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21. 2012.04.23 연금술사(Alchemist) - 파울로 코엘료 문학동네 2001(1988) 03890
  22. 2012.04.21 사과를 깎을 때
  23. 2012.04.20 마음
  24. 2012.04.19 이혼하는 사람들을 위한 변명
  25. 2012.04.17 Love & Free 러브앤프리 - 다카하시 아유무
  26. 2012.04.17 노 임팩트 맨 - 콜린 베번 1
  27. 2012.04.13 외로움
  28. 2012.04.10 (나는 이런 여행을 해 왔다)사색기행 - 다치바나 다카시
  29. 2012.04.10 (나는 이런 여행을 해 왔다)사색기행 - 다치바나 다카시 청어람미디어 2005 03800
  30. 2012.03.31 생각 버리기 연습 - 코이케 류노스케

학생들에게 종종하는 말이 있다. '어차피 먹는거 맛있게 먹는게 좋은것처럼, 어차피 앉아서 하는거 제대로 한 번 하는게 낫다.'

공부는 자신이 하는 것이지,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역시 어린시절 선생님이나 어른들께 들어보았던것 같다. 흐린 기억을 되새김질 해보면, 당시엔 '그 말을 굳이 할 필요가 있나?'하는 생각을 했었던것 같다. 당연한 말이니까. 그런 내가 지금 되읊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공부는 그런 것이다. 그냥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순간 순간들에 자신이 보고 있는것이 무엇인지, 어떤의미인지 알아내고, 이해하고 습득하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 아닌가. 쉽게 나온책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책은 심혈을 기울여 출간된다. 그런 책을 읽는것. 독서는 그 목적이 공부에서 시작되었으며, 알아감의 추구인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책읽는 이들은 꽤 많다. '직장인 1년 평균 독서량이 14.8권.' 2012년 한 조사의 결과 발표이다. 

연령대별 선택도서의 차이는 있지만, 예전보다는 꽤 늘었다. 발표에서도 젊은 층일수록 읽는 수가 많다고 한다. 

스펙을 강요받아서 그럴 수도 있고, 매체를 통해 종종 발표되는 '한국인이 책을 너무 안 읽는다'는 말에 자극을 받았을 수도 있고, 책을 좋아서 읽을 수도 있고,... 이유야 어떻든 책읽는 양과 비중이 늘어난다는 사실은 반가운 것이긴 하다. 


그런데 대체로 공부를 위한 읽기를 제외하면 편하게 읽고 있는 편은 아닐까.

잔혹한 표현인지는 몰라도, 시간때우기로 읽는다면 그건 문제를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시간 때우기라도 안읽는 것보다는 더 나은 것이긴 하지만. 그렇기에 그것은 지적할 필요가 없는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말하고 싶은것이 읽더라도 좀더 깊이, 확장되이 읽어보자는 스스로의 독서에 대한 반성이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 생각해보고, 정리하여 좀더 깊이 읽기위한 시간을 가져보자는 의도. 말은 거창하긴 하지만 글을 적어보는 짧은 시간동안 생각해 보는 것이다.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에서는 글쓰기에 필요한 덕목을 말한다.

먼저 읽어야 함에 있어서, 이유당 이덕수 선생은 일찍이 이렇게 말했다. '독서는 푹젓는 것을 기하게 여긴다. 푹젖어야 채고가 내가 서로 어울려 하나가 된다.'(p70)

글을 쓰기에 앞서 먼저 읽어야 함을 강조하는데 그냥 읽는 것이 아닌 책 속에 빠져드는 것, 한발 떨어져 바라보는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다가서서 그 속에서 읽어나가는 것을 독서라 했다. 무언가에 덤벼드는 느낌이랄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때 자신도 모르게 상채가 앞으로 기울어져 가는 느낌이든다. 

관심있고 해보고 싶은 열망이 있을때, 그것이 닥치면 우리는 좋아서 덤벼든다. 그것처럼 읽기도 그런 열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리라. 


책의 계속되는 내용을 보면 쓰기에 필요한 덕목이 나오는데 아무리 보아도 읽기의 덕목으로 보인다. 내용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관찰(觀察)하고 통찰(通察)하라.
어항 속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려면 어항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그러나 물고기에게 어항밖으로 나오는 일은 목숨을 건 모험이었다. "그래도 나와야지."  115
어항은 곧 책이다. 책을 꼼꼼하게 읽었다면 다음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관찰하고 바라보아야 한다. 그래야만 책이 말하는 의미를 명확하게 짚어낼 수 있다.
세상이라는 책도 마찬가지다. 그게 바로 약의 원리다. 약을 알고 난 뒤 넓고 깊게 반복하다 보면 불현듯 통찰의 순간이 온다. 개인의 좁은 안목과 시야가 확장되면서 보편적인 사물의 이치가 드러나는 것이다. 그렇게 오의 단계에 이르면 비로소 그 사물에 대한 글을 쓸 수 있다. 관찰과 통찰이 글을 쓰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사물에 대한 새로운 통찰 없이는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없다.  116
  원칙을 따르되 적절(適切)하게 변통(變通)하라.  의중(意中)을 정확히 전달(傳達)하라.
독서란 책을 읽는 것이다. 그런데 증자의 제자인 공명선은 책을 읽는 대신 스스의 행동을 보고 배우는 길을 택했다. 결국 스승이란 책을 읽은 공명선은 넓은 의미의 독서를 한 셈이었다. 공명선이 택한 길이야말로 독서를 창조적으로 변통한 것이었다. 
한신도 마찬가지였다. 배수진은 병볍에서 금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신은 무턱대고 병볍을 따르는 대신 병볍의 참의미를 읽어냈다. 이것 또한 창조적인 변통의 좋은 사례다. 
글도 마찬가지리라. 남의 의견을 아무 생각 없이 답습해서는 좋은 글을 남길 수 없다.  158
종채는 아버지의 말 하나를 어렵사리 기억해 냈다.
"사마천(司馬遷)과 반고(班固)가 다시 태어난다 해도 결코 그들을 배우지 않으리라."
사마천과 반고를 배우되, 지금 여기에 맞는 글을 써야 한다는 아버지의 다짐이 담겨 있는 말씀이었다는 것을 종채는 이제야 깨달았다.
쓰는 사람이 자신의 의중을 읽는 사람에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좋은 글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집과 독선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정밀한 글을 써야 한다.  159
  관점과 관점 사이를 꿰뚫는 '사이'의 통합적(統合的) 관점(觀點)을 만들라.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것에도 제각기 합당한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글을 쓸때는 그런 측면들을 빠짐없이 다루어야 한다. 그래야 글을 읽는 사람이 편견에 빠지지 않고 의미를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여러 측면들을 늘어 놓았으면 이제 그것들 사이를 꿰뚫는 새 관점을 만들어야 한다. 
대립되는 시각과 관점을 아우르면서도 둘 사이를 꿰뚫는 새로운 제3의 시각을 제시하는 것, 그것이 바로 통합의 논리다.  188

글을 쓴이가 이렇게 써서 책을 만들어 냈다면 읽는이도 이렇게 읽어가야 하는것 아니겠는가. 

물론 글쓴이의 의도대로 무작정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표현처럼 의중을 정확히 이해하고, 변통하고, 통찰하여 읽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카프카는 자신의 책에서 말했다.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쳐, 우리를 참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거지? 책이란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되는 거야.'

그 표현이 마음에 들은 박웅현씨는 자신의 책 제목을 <책은 도끼다>라고 정하였다. 

물론 그가 그렇게 지은건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책의 첫 페이지에 그도 카프카의 표현을 옮기고 있음을 보고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책 내용역시 자신이 깊이 읽는 유형의 독자이며, 그 책들에 영행을 받은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기도 하다. 


<연암에게 글쓰기는 배우다>는 그 도끼같은 책을 만들기 위해 깊이 읽을 수 잇는 지침을 주는 것이기도 하다. 저자가 어떤 의도로 쓰든 독자는 창의적인 해석을 할 수 있다. 그에 더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저자의 의도에서 깊은 인상을 받고 독자의 해석방식으로 변통하고, 그러한 내용들로 새로운 통찰력을 가지는 것. 

책읽는 이의 자세로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물론 책을 그냥 읽어도 된다. 앞서 말했듯이, 책읽기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짐으로 얕은 책읽기를 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조금더 발전하는 읽기를 하게 하기 위함이다.


因循姑息, 苟且彌縫(인순고식 구차미봉) : 낡은 인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눈앞의 편안함만 좇으며 임시로 변통하려 한다.

책을 읽는 것은 당장의 답을 구하기 위함이기보다는 자신의 긴 인생 전반을 위해 읽어가는 것이기에 더 필요한 생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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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책을 시작하며 .. 8

1부 시작하기

  1장 습작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하는가? ..22

  2장 여행 떠나기 .. 48

  3장 내용에 관한 생각 일깨우기:기초훈련 .. 55

2부 작가의 역량

  4장 창조력 .. 92

  5장 기억과 전문 지식 .. 108

  6장 관찰력 .. 121

  7장 상상력 .. 142

  8장 잠재의식 .. 168

  9장 호기심 .. 177

  10장 셜록 홈스의 글쓰기 학교 .. 203


하버드 글쓰기 강의 (下) 보러가기 


책을 시작하며

이 책은 그 흔한 출판 전략 하나 일러주지 않고 독자의 심리를 깊이 파고드는 기술을 알려주지도 않는다. 글 쓰는 데 필요한 문법도 가르쳐주지 않고, 어떻게 하면 불티나게 잘 팔리는 베스트 셀러 소설을 쓸 수 있는지 그 방법 역시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 대신 이 책은 글을 쓰는 모든 작가에게 꼭 필요한, 가장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기술을 어덯게 하면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다. 또한 작가라는 사람들은 글을 쓸 때 아무 거리낌 없이 그저 쓰기부터 시작하는지 아니면 글을 쓰는 내내 보통 사람처럼 답답함을 느끼거나 혼란을 겪는지 그런저런 것들을 함께 보여줄 것이다.  8-9


글을 쓰는 데에는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

첫째, 글을 쓰려면 한 편의 글에 담길 내용을 찾아내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주제를 찾아내고, 주제에 관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발견하는 능력이 없으면 글을 쓸 수 없지 때문이다.

둘째,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독자를 헤아리는 능력이 필요하다. 

셋째, 글을 쓰려면 자신이 소통을 위해 다루고자 하는 장르나 형식에 관해 알 필요가 있다. 

넷째, 글을 쓰려면 내 마음속 생각을 독자의 마음속에 집어넣기 위해 언어를 사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10-11


그런 지식을 타고나는 작가는 없다. 종이 위의 소통을 위해 필요한 기술은 기본적으로 학습된 기술이다.  11



습작은 타격 연습이나 악보 연습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반복적인 행동이다.

습작이 단지 맹목적인 반복이란 뜻은 아니다. 훌륭한 야구선수라면 타격 훈련을 할 때 무작정 방망이를 반복해서 휘두르기만 하지는 않는다. 타격을 할 땐 한 순간에 온 정신을 한데 모은다. 한 예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순간, 방망이를 잡은 손에 온 정신을 집중한다. 또 공을 치는 순간, 공을 바라보는 눈에 온 정신을 집중할 수도 있다. 종이에 글을 쓰는 것 역시 한 순간, 한 가지 대상에 온 정신을 집중하는 행위다. 바로 이것이 글쓰기으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27


습작을 시작할 때면 자기도 모르게 학창 시절의 사고방식에 빠지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모든 것을 '올바로' 했는지 알고 싶어한다.  28

'이 글은 지난번 것처럼 좋지는 않아. 더 이상 그런 글을 쓸 수는 없을것 같아'하고 생각하게 된다.

습작할 때 마음속으로 평가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30


훈련은 학습을 위한 도구다.

평가하는 태도를 버려라. 그 대신 '이렇게 쓰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군' 하는 식으로 자신에게 속삭이는 것이다.  33


습작은 놀이 같은 것이다.

훈련을 할 때 놀이처럼 하기 위해서는 발견을 통해 배우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 

스스로 다음번에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34


무엇이든 상관없이 계속 펜으로 끼적거리는 것이다. 이 말은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이며, 앞으로 돌아가 단어에 밑줄을 긋거나 단어를 고치거나 바꾸지 않는다는 뜻이다.  35


프리라이팅(freewriting) - 10분 동안 작가가 되는 훈련을 한다는 것.

이제 몇 분의 시간을 더 들여-자신이 원하는 만큼-종이를 찬찬히 들여다본다. 그리고 과연 이 훈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스스로 골라 쓴 어휘를 볼 때 무엇이 눈에 띄는가? 어떻게 그 단어가 생각났는가? 글을 쓸 때 마음속의 어떤 생각에 주목했는가?  36


훈련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흔히 글을 쓸 때 마음을 편히 먹었다고 주장한다. 어떤 사람은 글을 쓰면서 새로운 생각이 끊임없이 떠오르는 것에 놀랐다고 말하기도 한다. 때로는 한동안 생각해두었던 것에 깊이 빠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는 사람도 있다.  37


창조적인 기능은 누구에게나 있다.  39

훈련의 요점은 연습 자체에 있지 즉각적인 결과에 있지 않다.  40



프리라이팅을 위한 지침

- 무슨 일이 있어도 적어도 10분 동안은 계속 펜을 놀려라. 시계를 보지 말고 대신 자명종이나 스톱워치를 활용하라.

- 멈추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도 이 욕구에 따르면 안 된다. 말하고 싶은 것이 생각날 때까지 똑같은 것을 반복하더라도 끝까지 멈추지 말고 펜을 놀려라. 쓰는 도중에 다른 표현이 생각나도 먼저 쓴 것에 줄을 긋거나 편집하지 마라.

- 어디까지나 사적인 일이라는 생각을 분명히 하라. 무엇을 쓰고 싶든지 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 원한다면 한 가지 주제로 시작할 수 있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 그리고 한 가지 주제로 시작했더라도 얼마든지 다른 주제로 바꿀 수 있다. 다만 계속 펜을 놀려라. 순서나 단어 선책, 문법의 정확성에 관해서는 걱정하지 마라. 이것을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 원하지 않는 부분에서 생각이 뱅뱅 맴돌 때는 방향을 바꿔라. 이 훈련의 주제는 여러분 자신이다.

- 이 글에 대해 아무런 기대를 하지 마라. 원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아무 상관도 없다. '이번에는 어떤 아이디어나 이미지가 떠오를지 궁금하다'는 태도만 유지하라.

-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과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종이에 옮겨라. 마음속에 '이건 끔찍해! 무슨 생각이 나든 그걸 쓸 수 있을 것 같아?'라든가 '와우, 대단한데! 곧 스티븐 킹 같은 자가가 될거야'하는 목소리가 들리더라도 무조건 무시하라. 계속 펜만 움직여라.

- 처음에는 자신이 쓴 것을 읽어보지 않는 게 가장 좋을 것이다. 읽고 싶어도 잠시 기다리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행여 읽더라도 너그러운 자세로 읽어라. 편집하거나 비평하지 마라. 단지 종이 위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만 주목하라.  43-44



기초 훈련은 실망스러울 정도로 단순하다.  46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 즉 "재능이란 다른 사람에게만 있다고 생각하는 가정, 그런 생각이야말로 자신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글쓰기 능력이 있다.  50


습작을 위한 준비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갖기 바란다. 먼저 다음 질문에 답해보라. 여러분은 어느 시간대에 에너지가 가장 충만한가? 여러분은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고 싶은가 아니면 원할때면 아무 때나 쓰고 싶은가? 혹시 이 두 가지 경우 모두에 해당되는가?

이제 여러분의 이상적인 글쓰기 장소를 상상해보라. 그곳은 어디인가? 하루 중 어느 시간대에 그곳을 이용하는가? 그곳은 어떻게 생겼는가? 그곳에서는 어떤 소리가 들리는가? 당신이 거기서 보거나 냄새 맡거나 만지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은 어떤 옷을 입었는가? 혼자 있는가 아니면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가? 무릎에서 고양이가 자고 있는가? 발치에 개가 누워 있는가? 그곳은 조용한가 아니면 음악이 들리는가? 음악이 있다면 어떤 음악인가? 당신 주위에 있는 이 모든 것은 편안한 느낌을 주는가 아니면 어떤 영감을 불러일으키는가?

이 모든 것을 마음속에 담고 그것을 그림으로 바꾸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52-53


어떻게 하면 가장 편안한 환경을 만들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른 조명이나 다른 의자, 다른 배치로 실험하고 싶을 수도 있다. 꼭 이런 형태는 아니겠지만 사실 글쓰기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는 육체적인 활동이다. 육체적으로 편안할 때 글쓰기에 더 많은 힘과 정력을 쏟을 수 있다.

단지 펜과 종이만 준비하고... 시작해 보는 것이다.  54



작가의 정신 : 내용에 관한 생각과 기교에 관한 생각

내용에 관한 생각이란 무엇인가? 글로 쓸 생각과 활용할 재료를 찾아내는 작가의 정신과 관련한 부분이다. 내용에 관한 생각을 잘 단련한, 노련한 작가는 흥미로운 아이디어와 정보, 장면, 이야기, 인물, 세부적인 묘사 같은 내용을 잘 포착해 독자의 관심을 이끌어낼 줄 안다.

기교에 관한 생각이란 무엇인가? 말해야 할 내용을 전달하는 작가의 정신과 관련한 부분이다. 기교적인 생각은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큰 기교, 예를 들어 소설을 어떻게 쓸 것인가 또는 기명 칼럼은 어떠해야 하는가 따위이고, 또 하나는 작은 기교, 이를테면 어휘를 선택해서 그것을 문장과 문단에 조합하는 기교다.

각각의 부분을 잘 익히기 위해서는 둘을 분리해서 훈련하는 것이 좋다.  58


프리라이팅의 진정한 목적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번째 목적은 내용에 관한 생각과 친숙해지고 그 생각을 다루는 법을 익히는 데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두번째 목적은 규칙적인 훈련으로 내용에 관한 생각을 강화해서-특정한 정신의 근육을 단련하는 것-재료 제공을 원활하게 하자는 것이다. 

어휘보다 재료에 집중하는 훈련을 하면 할수록 말하고 싶은 것을 찾아내는 것도 그만큼 더 쉬워질 것이다. 

이 훈련을 꾸준히 한다면 자신이 불러낸 재료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라도 결국에는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다.  64



자료 없이 글을 쓸 수없는 사람은 없다.

풍부한 재료.. 재료가 풍부하다면 그 많은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고르기만 하면 된다.  66


자료 모으기에는 내부 모으기와 외부 모으기 두 가지가 있다.

내부 모으기란 자기 마음속에 있는 재료를 모으는 것이다. 여러분의 경험과 생각, 꿈, 읽은 책, 시청한 영화를 불러 모으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기 머릿속에 저장된 것을 떠올린다고 보면 된다.

외부 모으기는 자기 주변에서 불러 모으는 것이다. 읽기로 마음먹은 책이나 관심 있는 것에 대한 조사, 우연히 듣게 된 대화 같은 것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기록하는 일임을 명심하라.  67


사실상 자료를 모으는 순간에 그 자료가 훗날 소용이 될지. 안 될지 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저 자신의 직관을 믿고 뭔가 매혹적이거나 중요하다고 여겨지면 그것을 적는 것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여러분은 필경 그 느낌을 잊고  말 것이다.   69



연습 : 프리라이팅에서 모으기

온힘을 내용에 집중해서 프리라이팅을 많이 하다 보면 싫증이 날 수도 있다. 이때는 원한다면 자신이 쓴 것을 훑어보고 눈에 띄는 대목에 표시를 할 수도 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 전체 구절 등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뭐든지 표시를 한다. 컴퓨터로 프리라이팅 연습을 했다면 새 문서를 열고 표시한 모든글을 붗이기 하면 된다. 펜과 종이를 사용했을 경우에는 마음에 드는 구절이나 요절에 동그라미를 친다든가 해서 자신이 원하는 방법으로 표시를 하면 된다. 원한다면 또한 표시한 자료를 새로 작성해 컴퓨터에 자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여러분은 작가의 또 다른 필수적 훈련인 새로운 차우너의 모으기를 경험해볼 기회를 자기 자신에게 부여한 것이다.  72



나는 학생들에게 분명히 말한다. 많은 독서를 하지 않고서는 작가가, 또는 유능한 작가가 될 수 없다고.

여러분은 작가로서 독서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이 말의 뜻은, 가장 중요하고 우선되는 것으로서 즐거움을 위해 독서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74


어떤 것으든 좋으면 읽는 것이다.

기쁨을 위한 독서를 한다면 무의식중에 작가의 문체자 기술을 흡수하게 될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에 대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책을 읽을 때 자기 자신을 사로잡는 것에 주목하라.  75


책읽기는 그 어떤 행위보다도 내용에 관한 생각을 키워줄 것이다.  78


연습 : 내용에 관한 생각과 더불어 하는 책읽기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이나 시, 수필을 읽어라(어떤 종류의 글을 좋아하든). 이제 그 글의 내용을 생각해 보고 마음에 떠오르는 것을 적어보라.

이 작가는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가?(예를 들면 어떤 인물이나 사건, 어떤 상세한 묘사, 어떤 아이디어를 사용했는가?) 이 재료의 무엇이 마음에 드는가? 작가는 이 재료를 어떻게 얻었다고 생각하는가? 작가가 이 특정한 재료를 사용한 까닭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79



습작을 할 때 일어나는 멋진 일 중 하나는 이 훈련이 작가로서의 자신을 아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여기서 쓰는 글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완전히 개인적인 것이어서 글을 쓸 때 마음속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주목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은 단순히 종이에 단어를 나열하는 훈련으로 자신이 매우 자유로워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훈련을 할 때 머릿속에서 어떤 커다란 목소리가 '훈련을 방해한다는 것도 알 것이다. 바로 '어떻게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라거나 '어쨌든 프리라이팅이라는 이 한심한 훈련을 왜 하는 거야?' 같은 목소리들 말이다. 또는 글쓰기를 할 때 아침 일찍 쓰거나 라디오를 켜고 쓰거나 조용한 데서 쓰는 것이 더 좋다는 여러 가지 사실도 알게 될 것이다. 또는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는 거라든가 그들의 대화를 엿듣는 것 역시 좋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노트보다는 컴퓨터로 쓰는 것이 더 낫다는 거라든가 자신의 내용에 관한 생각이 더 이상 써줄 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 주제들로 꽉 차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이처럼 글쓰기와 작가로서의 자신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것은 한도 끝도 없다. 무엇보다 실습 작가가 되려면 배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81


작가가 되기를 원한다면 또는 훌륭한 작가가 되기를 원한다면 배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말은 자신에게 시간을 제공하여 배울 기회를 허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82


자신의 습작을 돌아볼 때 평가하는 태도를 취하지 않는 것이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주요한 것은 자신이 하지 못한 것에초점을 맞추기 보다, 또 그 이상 성취하지 못한 자신을 비판하기보다 훈련 중에 자신이 성취한 것을 주목하고 그 진가를 아는 것이다. 자기가 해낸것, 자기가 배운 것에 주목하고 제대로 인식할 때만이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고, 그것은 우리의 일부가 된다. 바로 이것이 피상적이 아닌, 깊은 의미에서의 진정한 배움이다.  83-84



연습 : 자신의 글쓰기 돌아보기

이 연습은 프리라이팅 훈련처럼 한다. 10분간 또는 그 이상 계속 펜을 놀리는 것이다. 글을 쓰며 지난 몇 주간 글쓰기를 하는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반성해본다. 

자신의 글쓰기 내용이나 자기 자신의 내부에서 또는 이 두 가지 모두에게 무엇을 주목했는가? 자신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훈련 중에 무엇이 도움이 되었나? 또는 무엇이 도움이 되지 않았는가? 다음 단계로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이든 생각나는 것을 적어보라.

자신을 돌아볼 때에는 평가의 생각은 멀리한 채 습작을 하고 또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주목하고 어떤 칭찬이나 비난을 배재한 상채에서 단순하게 그 일을 적는다. 아마 여러분은 스스로 이런 물음을 제기할지도 모른다. 이 훈련은 나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 나는 글쓰기에 대해서 또는 작가로서의 나 자신이ㅔ 대해서 무엇을 배우는가? 다음 단계의 글쓰기로 나가고 싶거나 나갈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부분은 어디인가? 오늘 작가로서의 나의 직관은 무엇을 말하는가?

이렇게 하면 자신이 배운 것을 의식하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그러면 이 여행의 어느 지점까지 왔는지 또 다음 단계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자신의 훈련을 돌아본다면 '작가의 직관'으로 자신의 생각을 듣는 데 도움이 된다. 작가의 직관이란 보통 의식적인 생각보다 작가로서 발전하는 데 필요한 거을 더 잘 아는 내면의 목소리다.  85-86


나는 작가가 되는 데 재능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끝없이 초보자의 자세를 유지하면서- 기꺼이 배우는 사람이 되겠다는 자세라고 굳게 믿는다. 

배움을 돌아보는 훈련이 글을 쓰는 나 자신을 마치 어린애처럼 생각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어린아이가 자라고 발전하는 데 필요한 것은 비판이나 지나친 칭찬이 아니라 격려와 지원이다. 

자신을 돌아보는 훈련은 특정 주체에 대한 글쓰기를 계획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된다. 때로 어떻게 자신을 돌아볼지 성찰하고, 특정 문제에 관해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놀라운 통찰과 해결방법을 찾기도 한다.  87



연습 목록을 관리하는 법

연습하고 싶은 목록을 작성한다면 훈련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1.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지금 하고 싶은 연습은 무엇인가?"라고 자신에게 물어보면서 훈련 돌아보기를 연습한다.

2. 연습하고 싶은 것 서너 가지를 골라서 목록으로 작성한다.

3. 이 목록을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는다. 컴퓨터에 자장하거나 노트 맨 앞쪽 계획표에 붙일 수 있다.

4. 글쓰기를 할 시간이 조금이라도 잇다면 -단 10분이라도- 이 목록에 적힌 훈련 한 가지를 골라서 한다. 

5. 새 훈련을 시작하면서 친숙한 것을 반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될 때에는 목록을 다시 작성한다.  89



창조적이란 말은 ... 나 자신이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거나 상상하지 목한 것을 찾아낸다는 뜻이다.  93


글쓰기에서의 창조력이란 (또는 다른 행위에서도) 이보다는 재료를 모으고 모은 재료의 '조각'을 선택하고 각 조각을 서로 연결하는 과정을 말한다. 우리의 내용에 관한 생각을 많은 재료로 채우지 않는 한 우리는 창조적일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재료를 모으는 훈련에 많은 시간을 들일 필요가 있다.  94


자신이 쓰고 싶은 것을 찾는다는 것은 작가가 되기 위해 중요한 부분이다.

자신의 주제는 어떻게 찾아내는가?

1. 질문을 제기하라. - 창조적인 기능을 향해 질문을 던지고 거기서 들리는 대답을 적음으로써 주제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 시작에 필요한 몇 가지 질문을 예시해보겠다. 이 연습이 마음에 든다면 자신만의 주제를 편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대답이 들릴 때에는 계속 펜을 놀린다. 첫 질문으로 시작하되 싫증이 날 때까지 이 물음에 매달리고 나서 다음번 물음으로 넘어간다. 쓰려고 할 때 뭔가 들리는 소리가 있으면 10분 정도 지날 때까지 편한 마음으로 소리를 듣는다. 이런 질문에 대해서는 딱히 정답이 없다. 어쩌면 조잉 위로 옮겨지는 글을 보고 깜짝 놀랄 수 있다. 동시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영역을 참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간단히 방향만 바꾸면 된다. 원한다면 그때그때 다른 질문을 선태갛고 대답하면서 이 훈련을 한 번 이상 하도록 한다. 

 -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가?

 - 최근에 어떤 생각을 했는가?

 - 계속 마음을 사로잡은 생각은 무엇인가?

 - 고민거리가 있는가?

 - 무엇에 관심이 있는가?

 - 무엇을 아는가?

 - 확고한 의견을 지닌 주제가 있는가? 그렇다면 그 의견은 무엇인가?

 - 마음속에 담아둔 장소나 사람이 있는가? 그 장소는 어디고 그 사람은 누구인가?

 -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이 과정이 끝나면 자신이 쓴 것을 읽어보고 한 편의 글을 쓸 수 있는 주제로 보이는 것에 동그라미를 치거나 밑줄을 긋는다.

2. 노트를 활용하라. - 작가노트를 활용한다면 노트가 쓸 거리에 관해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해줄 것이다. 가끔씩 거기에 기록된 내용을 훑어보고 '이것에 대해 더 쓰고 싶어'하고 생각나는 항목이나 구절이 있으며 옆에 체크를 해둔다. 간혹 그 중요성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이 어떤 특정 주제에 관해 반복해서 써왔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도 있다. "나는 정말 산에 관심이 많군"이라거나 "할머니에 대한 글을 많이 쓰고 있다. 계속 쓰고 싶은 생각이 든다"하는 식으로 두드러진 주제가 나오면 이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 주제로 쓰고 싶다고 생각되는 것을 적어본다.  95-97


글쓰기란 하나의 과정이다. 이것은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단번에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97


초첨화된 프리라이팅  99



연습 : 내부 모으기를 하기 위한 초점화된 프리라이팅

앞서 연습한 '자신의 주제를 찾아라'에서 찾아낸 주제 하나를 고른다. 이것을 새 페이지의 맨 위에 기록한다. 프리라이팅 기초훈련처럼 초점화된 프리라이팅도 아주 간단하다. 적어도 10분간 계속 쓰고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한 아무도 이 글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또 훈련을 하면서 지금 쓰는 것이 완성된 글도 아니요 초고도 아니라는 시실을 염두에 둔다. 그러므로 서론, 본론, 결론 같은 것은 필요 없다. 글의 구성에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이 글을 이해할 필요도 없다. 여러분이 지금 하는 것은 자신의 내부에서 지금 자신의 주제가 될 것을 모으는 일이다. 정보 조각이라든가 이야깃거리, 사람, 이미지, 아이디어, 어휘, 구절, 질문 등 어떤 것이라도 좋다. 내부 모으기는 수년간 창고 깊숙이 처박아놓고 열어보지 않은 상자를 들여다보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 사용하고 싶은 주제를 당장 성택하지는 않는다. 단지 거기에 뭐가 들었는지 알아보는 거이다. 마음속에 떠오른 것을 검열하려고 하면 안 된다. 그것이 자신의 주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면-아무리 낯설고 연결고리가 미약해 보이더라도-노트에 적는다. 생각이 또렷하지 않을 때에는 뭔가 말할 생각이 날 때까지 단어 하나나 구절 하나를 계속 반복한다. 

'어디든지 제한 없이 가는' 기초적인 프리라이팅과 초점화된 프리라이팅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이 차이는 창조적 기능에 제공할 방이 몇 개나 되는가와 관꼐가 있다. '제한 없이 가는' 프리라이팅으로는 자신의 창조적 기능이 어디든 향할 수 있다. 초점화된 프리라이팅을 할 때에는 활도을 펼칠 특정 공간을 제공하고-자신이 선택한 주제 영역-그곳에 머무르도록 한다. 여러분이 지금쯤은 알고 있을 창조적 기능은 이곳저곳 거침없이 뛰어다니면서 제 맘대로 놀고 제 맘대로 돌아다니는 길들이지 않은 강아지와 같다. 따라서 여러분은 자신의 창조적 기능이 마치 강아지처럼 지정해준 '뜰'을 벗어나서 밖으로 나가고 싶어한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때로 창조적 기능이 이렇게 할 때에는 여러분이 지정해준 것과는 다른 주제에 대해 놀라운 아이디어를 줄 때도 있다. 이런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면 노트 여백에 아이디어를 적거나 한 줄 띄고서 아이디어를 적기도 하고, 아니면 몇 줄 건너뛰고 적도록 한다. 그런 다음에는 곧장 선택 주제에 대한 프리라이팅으로 다시 돌아가면 된다. 하지만 때로는 창조적 기능이 갈팡질팡하며 주제와는 아무 상관없는 방향으로 이끌 때도 있다. 그렇다고 다른 주제에 대해 신통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저녁 식사로 무엇을 먹을까 하는 생각이나 잡다한 공상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창조적 기능을 달래며 살며시 주제로 돌려 놓으면 된다. 마음이 주제를 벗어날 때에는 "그래, 잘했어"라고 일단 쓴다. "저녁식사는 생선요리가 좋겠어. 하지만 지금은 할머니에 관한 얘기를 쓰려고 했잖아. 할머니에 관해 말하고 싶은 것이 또 뭐가 있지?..."하는 식으로 주제로 돌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성급하게 주제를 벗어났다는 판단을 내리면 안 된다. 때로 창조적 기능은 가치 잇는 통찰이나 정보 조각으로 안내하기까지 구불구불한 긴 경로를 거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저녁 식사로 생선요리'라는 생각이 생선을 잡아 요리하는 할머니의 모습 같은, 평소 같으면 찾아낼 수도 없는 놀라운 기억을 되살려줄지도 모른다. 어떻게 해서든 적어도 10분간은 계속 펜을 놀려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그런 다음 이 연습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잠시 돌아보는 것이다. 이 연습을 했을 때 무엇이 눈에 띄는가? '제한 없이 가는' 프리라치팅 기초훈련보다 '초점을 맞춘' 프리라이팅이 더 어려웠는가? 아니면 더 쉬웠는가?

이 연습이 마음에 든다면 잘 보이는 노트 한쪽에 쓰기 목록을 기록할 수도 있다. 그러면 다음 기회에 글쓰기를 하려고 자리에 앉았을 때 이 목록에서 하나를 골라 초점화된 프리라이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00-102


어떤 성과보다는 훈련 자체에 몰두할 때 재료를 탐사하는 데 있어 완벽한 자유를 맛볼 수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대로 그 재료를 가지고 즐기면 된다.  106


완성된 글을 시도하기 전에 될 수 있으면 많은 재료를 모을 것을 권한다.  107



연습 : 질문하기

재미있게 재료를 기억할 수 없다는 느낌이 들더라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면 아주 유용한 재료로 들어가는 문이 열릴 수도 있다. 아래의 질문을 자신에게 제기하면서 답을 적어보거나 자신만의 질문을 해보라. 첫 번째 질문에 답을 적으면서 쓰기를 시작한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 때까지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한 가지 질문이 여러분의 마음을 특정 방향으로 이끌 때에는 반드시 원하는 만큼 그 방향을 유지하라.

 - 어떤 재로를 기억에 담아두는가? 기억이 일종의 배낭이라면 거기서 어떤 재료를 꺼내고 싶은가?

마음에 어떤 장소가 들어 있는가? 좋아하는 곳인가? 아니면 차라리 잊고 싶은 곳인가? 도시나 집, 방 같은 곳인가? 아니면 산이나 숲, 은밀한 상상속의 장소인가?

 - 기억에 어떤 사람들이 들어 있는가? 기억하고 싶은 사람인가? 당신을 귀찮게 따라다니는 사람인가? 책이나 영화에서 본 인물인가? 만나고 싶은 유명 인사인가?

 - 마음속에 특별한 장면이나 기념품이 들어 있는가? (내가 ~~ 할 때)

 - 기억에 어떤 이야기가 들어 있는가? 그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을 아는가? 그 사람은 무슨 일을 했는가?

 - 즐겨 떠올리는 기억이 있는가? 아니면 별로 없는가?

 - 과거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충분한 문답을 했다는 생각이 들면 아무 때나 편하게 중단하라.  110-111



연습 : '나는 ~~을 기억한다'

'나는 ~~을 기억한다'는 말로 프리라이팅 훈련을 시작한다. 한 가지 기억에 대해 싫증이 날 때까지 쓴다. 그러다 생각이 막히면 '나는 ~~을 기억한다'는 말을 다시 쓴다. 훈련 시간이 끝날 때까지 이것을 반복한다. 

단순히 '나는 ~~을 기억한다'는 말로 문장을 끝낼 수도 있다. 그런 다음 구체적인 기억으로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이 끝날 때까지 계속 반복해서 이것만 쓸 수도 있다.  111



연습 : 사진 활용하기

과거의 기억이나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사진 또는 기념품을 꺼내서 훈련하는 동안 앞에 내려놓는다. 그리고 그 사진이나 기념품에 대해 생각나는 것을 적어본다. 원한다면 각 대상에 목소리를 주어 대상이 여러분을 향해 말하게 할 수도 있다.


연습 : 기억을 활용해 모으기

앞의 연습에서 쓴 것을 모두 읽어본다. 눈에 띄는 것은 모두 표시한다. 이제 여러분이 표시한 항목 중에서 탐사하고 싶은 주제를 선택하라. 그 주제를 새 페이지의 맨 위에 써본다.

이제 지난 장에서 설명한 초점화된 프리라이팅을 활용하여 선택한 주제에 대해 10분간 쓴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기억하는 사람이나 장소, 경허에 대해 세부적인 내요을 모으려고 노력하라. 그때는 하루 중 어느 때였나? 사람들은 어떤 옷을 입고 있었나? 그들은 무엇을 했거나 또는 말했는가?

이 기억훈련을 할 때 사람들은 때로 자신의 기억이 '올바른' 것인지 걱정한다. 수업 중에 한 학생이 이렇게 물었다. "내가 기억하는 내용이 실제로 일어났던 일과 똑같다고 확신해야 합니까?" 그러자 다른 학생은 또 이렇게 물었다. "저도 계속 그런 생각이 들어요. 같은 경험을 한 다른 사람도 저와 똑같이 기억할까요?" 그러면서 덧붙였다. "이런 생각이 들면 아치 '삭제 버튼'처럼 쓴 것을 지우게 되거든요."

지금 하는 것은 노트에 기억을 모으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그것을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잘 알다시피 기억이라는 것은 주관적이고 불명확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라. 일어난 사실을 있느 그대로 기억하지 못한다고 잡아갈 '기억의 경찰'은 없다. 토론 수업 중 한 여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기억은 꿈과 같은 특성이 있어요. 팬웨이 파크 경기장에서 본 할렘 글로브트로터(Haelem Glibtrotter, 농구경기와 연극, 코미디를 섞어 관중에게 보여주는 농구단)의 농구경기를 쓰려고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잘 쓸 수가 없는 거예요. 머릿속에는 야구의 3루 베이스라인에서 휘날리는 분필가루만 또렷하게 보였거든요." 여러분이 언젠가 회고록을 발간하기로 결심했다면 여러분의 소재가 기억에 의존한 경험일 뿐 입증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독자들에게 분명히 밝힐 수 있을 것이다.  112-113


"마음속에 모든 재료가 잇다고 생각하지 않아요."라고 주장하는 학생들에게 나는 이렇게 답한다. "우리가 성인이 된 후 20~30년이 넘는 세월을 살면서 말할 거리를 엄청나게 모으지 않고서는 이 지구상에서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기억은 글쓰기 재료를 위한 거대한 원천이다.  114


작가의 꿈을 키우는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이 아는 것을 쓰라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아는 것은 자신의 경험이나 감정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기억은 자기 자신의 삶에 관한 이야기보다 더 재미있는 또 다른 재료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내가 한층 더 재미있는 것이라고 표현하곤 하는 이 재료는 바로 우리의 전문적인 지식이다.  115



연습 : 무엇을 아는가?

"여러분이 아는 것은 무엇입니까?" 나는 때로 학생들에게 묻는다. "혹시 증권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나요? 또는 알려지지 않은 르네상스 화가에 관해서는 알고 있나요? 백파이프 연주법을 아나요? 악기의 역사에 담겨 있는 많은 이야기라든가 야구 팬으로서 여러분이 응원하는 팀의 수많은 기록을 아나요?"

10분 정도 시간을 들여 자신이 아는 것을 모두 목록으로 작성해보라.(이런 전문 지식 영역은 꼭 학술적인 주제이거나 '중요한' 주제일 필요는 없다. 여러분은 10대를 양육하는 문제에 관해 아는 것이 있는가? 또는 바(bar) 관리 방법을 아는가? 이런 것들을 목록으로 작성해보라.) 프리라이팅 훈련을 할 때처럼 마음을 편히 먹고 생각나는 것을 검열하려고 하지 마라. 생각이 막히면 그냥 '나는 ~~을 안다' 또는 '나는 ~~하는 법을 안다' 하는 식으로 쓰면서 문장을 완성한다. 생각이 나지 않ㅇ르 때 물결 표시를 채울 필요는 없다. 계속 펜을 놀려라.  116



연습 : 전문 지식을 활용해 모으기

목록을 모두 읽어보면서 눈에 띄는 항목에 표시를 한다. 그중 한 가지 주제를 골라서 노트의 새로운 페이지의 맨 위에 쓴다. 이제 초점화된 프리라이팅 기술을 활용하여 지금 선택한 주제에 관해 생각나는 것은 모두 페이지에 모은다.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어도 뭔가 새로운 것이 생각날 때까지 쉬지 않고 펜을 놀린다. 주제에 대한 지식 사이사이에 빈틈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 제2부 '작가의 역량'의 제9장 '오기심'에서는 더 많은 재료를 모으는 데 도움이 되는 주제에 관해 더 잘 알려면 어떤게 필요한지 알아볼 것이다.  117


아는 것을 진지하게 살펴보라. 그것이 엄청난 재료를 제공해 줄 것이다.  119



내부 모으기를 활용하여 재료 모으는 법

 - 자신의 노트를 쭉 훑어본다. 또는 작가의 역량을 발휘해서 주제가 될 만한 목록을 나열해 본다.

 - 목록을 읽어보고 눈에 띄는 항목에 표시를 한다.

 - 표시된 항ㅁ고에서 하나를 골라 그 주제를 새 페이지의 맨 위에 적는다.

 - 초점화된 프리라이팅 기술을 활용하여 지금 이 주제에 관해 생각나는 것을 모두 적는다.

 - 이것은 완성된 글을 쓰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라. 여러분은 단순히 재료를 제공하느 ㄴ내용에 관한 새악에 용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어떤 조각을 사용할 것인지는 이후에 결정할 수 있다. 

 - 모으기 훈련을 많이 할수록 내용에 관한 생각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120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고 주목하는 관찰력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지니는 인간 본래의 능력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관찰력을 별로 사용하지 않아 이 기능이 퇴화된 사람들이 많다. 그렇더라도 관찰력은 훈련으로 언제든지 다시 소생시킬 수 있는 기능이다.  122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주목하기만 하면 된다. 오늘 본 구름의 모습은 무엇을 닮았나? 지하철에서 옆에 앉은 사람은 어떤 옷을 입었는가? 기차의 소음은 얼마나 시끄러운가? 샌드위치는 맛이 어떤가?

관찰은 판단이 아니다.

관찰하는 법을 배우기 위한 첫 단계는 속도를 낮추는 것이다.  123


외부 모으기는 작가가 해야 할 또 다른 필수 훈련이다. 외부 모으기에는 두 가지 이점이 있다. 사람들의 관찰력을 단련시켜주고 써야 할 것에 관한 아이디어와 단편적인 대화, 이미지, 세부 묘사 등 글쓰기에 사용할 재료 또한 제공해준다.  125


특수한 관찰력을 발달시키려면, 할 수 있는 한, 완전히 현재의 시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지능이나 기억력 대신 감각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오로지 감각만을 유지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126



연습 : 감각을 사용하라

노트와 펜을 준비하고 20분 정도 앉아 있을 만한 곳을 찾아보라. 원한다면 집안이라도 상관없다. 하지만 카페라든가 공원 벤치, 즐겨 찻는 강변의 어느 한 곳 등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것이다. 이국적인 나비나 식물을 채집하기 위해 야생의 자연을 찾아나서는 과학 탐험가처럼 자신이 탐험여행을 한다고 상상할 수도 잇다. 하지만 여러분이 하는 이 탐험은 단순히 노트에 탐험한 것을 기록하기 위해, 감각으로 세계를 탐험하는 것이므로 집으로 표본을 가지고 올 수는 없다.

장소가 정해지면 그곳을 앉아 관찰하라. 사람에게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오감이 있다는 사실을 염두게 둔다.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감각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나무를 본다면 가까이 다가간 다음 어떤 느낌인지 알아보기 위해 손가락으로 나무 껍질을 만져 볼 수 있다. 또 나무 냄새를 맡아보기 위해 나무에 코를 대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히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가지를 꺾어 맛을 보면 안 될 것이다. 또 이와는 달리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다면 커피의 맛은 확실히 모을 수 있는 세부적인 감각이 될 것이다. 

'완벽하게' 관찰하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때의 관찰이 흔히 하는 행동이 아니라면 처음에는 어렵게 생각될 수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 이것은 단순한 훈련이라는 것을 염두에 인내를 가지고 자신의 관찰 기능을 단련하면 된다. 훈련을 하면서 발생하는 일의 하나는 세부적인 감각이 제공하는 것을 여러분이 배우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여러분은 세부적인 색깔과 빛, 모양, 틀, 크기, 거리, 동작과 시각적 구조에 대해 눈이 제공하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또 귀는 소리의 강약과 거칠고 부드러움, 속도, 지속 기간, 리듬, 음의 고저처럼 소리의 질을 주목한다. 손가락과 피부는 무엇보다 대상의 따뜻함과 차가움 같은 구조를 알아낸다. 코와 입은 단막과 쓴맛, 열기와 냉기 같은 질적 특성을 알기 위해 흔히 협동작용을 할 때가 많다.

훈련을 하는 동안 통일성 있는 문장과 문단을 구성하려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하게 재료를 모을 뿐이다. 그것도 오직 자신의 외부에서 모으는 것이다.

정확한 어휘를 찾는 일로 고심하지 마라. 어떤 단어가 생각나든 관찰한 것을 적으면 된다. 문장을 쓰려 하지 말고 그저 세부적인 것을 수집하라. 지금 무엇을 관찰하는가? 될 수 있는 한 특별하고 세부적인 관찰을 시도하라. 또 지금 판단을 하는 게 아니라 관찰을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그러므로 '못생긴 게'라든가 '짜증스러운 소리'같은 말을 썼다면 '못샌긴'과 '짜증스러운'이라는 단어가 판단이 개입된 표현이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마음속에 그런 판단을 내리게 한 개와 소리의 특성을 찾아보라. 그 개가 긴 몸에 다리와 머리는 작고 침을 입 밖으로 흘리고 있는가? 소리는 끊임없이 날카로운 기계음향을 내고 있는가?

이 훈련을 적어도 20분 가량 했다면(원한다면 그 이상) 그만 멈추고 휴식한다. 

이 외부 모으기 훈련을 하면서 수집한 것은 모두 잠재적으로 언젠가 여러분이 한 편의 글을 쓸 때 필요로 하게 될지 모르는 재료들이다. 하지만 여러분이 모으기 참험을 하면서 수집한 세부 묘사가 언제쯤 한 편의 시나 소설, 수필에 꼭 필요한 재료가 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127-129



연습 : 기억 속의 관찰

기억 목록에서 하나를 고른다. 정신을 내부로 집중해서 장소나 사람, 사건의 중심으로 들어가 본다. 그런 다음 앞선 훈련에서 한 것처럼 세부적인 감각을 모으기 위해 관찰력을 활용한다.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감각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세부적인 감각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모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모을 때까지 마음속에 그려진 그림과 노트 사이를 계속 왕래한다.  131


'블랑시는 추한 옷을 입었다.' .. 옷에 관해 말한 것이지 옷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

'블랑시는 오렌지색 바탕에 빨강과 노랑 점이 박힌 옷을 입고 있었다.' 또는 '블랑시는 오렌지색 바탕에 빨강과 노랑 점이 박힌 아주 추한 옷을 입고 있었다.'

세부 묘사를 활용해 독자의 마음에 생생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문장(몇몇 이미지나 시 한 줄)을 한두 개 만들어보라.  132


다양한 세부 묘사로 실험해보라. 시각적인 묘사뿐 아니라 촉각이나 청각, 후각의 묘사를 시도해보는 것이다.  133


한 편의 연설이나 글에서 소통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정보, 특수한 사례, 특후한 세부 묘사처럼 특수성이 필요하다. 

특수성을 얻기 위해서는 관찰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다. 특수성은 기억에서 나올 수도 잇고 상상력 또는 책읽기, 자신이 수집한 장소에서 나올 수도 있다.  134



연습 : 특수성의 시선

'그것은 아주 좋은 영화였다' 또는 '파티는 즐거웠다'하는 식으로 될 수 있으면 보편적인 서술을 많이 써본다. 적어도 열 개 정도는 써보라. 그리고 자신을 다른 사람이라고 상상하면서 이것을 큰 소리로 읽어본다. 무엇이 눈에 띄는가? 상상 속의 청취자처럼 거의 자기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의심스러울 것이다. '이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이야?' 보편적인 진술은 흔히 공허한 진술이다. 글을 읽어보다도 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보편적인 진술을 하나씩 골라서 무엇이든 적절해 보이는 세부 묘사를 동원해 특수한 진술로 다듬어보라. '그것은 아주 좋은 영화엿다. 두 번의 자동차 추격 장면과 세 차례의 살인사건이 들어갔다.'(이러면 좋은 영화라고 할 수 있는가? 보편적인 진술을 좀더 특수하게 다듬을 때 작가가 말하려는 것을 독자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보편적인 진술은 독자에게 의미하는 것과 다를 수도 있다.)

큰 소리로 먼저 보편적인 진술을 읽어보고 이어 특수한 진술을 읽어보라. 차이를 느낄 수 있는가?

창조적인 글, 업무적인 글, 학술적인 글을 막론하고 어떤 종류의 글이라 하더라도 특수성에 기초할 필요가 있다. 무심결에 하는 대화에서도, 특히 아는 사람과 이야기할 때에는 보편적인 진술을 피할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의 의미는 목소리의 음조나 몸짓으로 강조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글쓰기에서 우리가 전달하는 것은 마르이 내용이 전부다.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논쟁을 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자 할 때에는 보편적인 진술만 할 수는 없다. 보편적인 말은 독자의 마음에 아무런 인상도 주지 못하고 그냥 사라져버릴 것이다. 예를 들든가 통계를 제시하든가 일화를 들러줌으로써 자신이 의미하는 것을 독자에게 보여주기 위해 무엇이든 특수한 것을 시도하라.  135-136



연습 : 세부적인 감각으로 피르라이팅하기

자신의 주변세계 또는 기억에서 세부적인 감각을 모은다. 아니면 이미 모아 놓은 것을 적은 노트를 훑어본다. 눈에 띄는 것이 있으면 표시를 하고 현재 시점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추가한다. 이어 프리라이팅을 하면서-초점을 맞춘것이든 '초점을 맞추지 않은 것'이든 원하는 대로- 이 세부 묘사를 가지고 창조적 기능을 발휘하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기억이든 상상의 세계든 아니면 내면의 성찰이든 원하는 것이 어떤 방향이든 한 발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해 이 세부 묘사를 스프링보드처럼 활용하라.  139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라!" 관찰훈련에 몰두한다면 그 길은 관찰이 가능한 곳으로 여러분을 잘 이끌어줄 것이며, 글쓰기와 일상생활 두 가지에서 모두 풍요로워지게 해줄 것이다.  140



관찰하는 법 : 기초훈련

 - 생활의 속도를 줄여라. 마음을 편하게 먹고 심호흡을 한다. 숨을 쉴 때마다 마음을 어수선하게 하는 정신적인 잡담을 잊어버려라.

 - 이제 머릿속의 생각을 벗어나 관심을 외부세계로 돌린다. 사물이든 사람이든 동물이든 자신의 주변세계로 관심을 돌리는 것이다.

 - 한 번에 한 가지 감각을 사용하면서 관찰을 위해 선택한 것에 대하여 어던 세부 내용을 모을 수 있는지 확인한다.

 - 관찰을 할 때 판단을 내리지 말고 색깔이나 소리 같은 세부적인 감각을 주목한다.

 - 세부적인 감각에 어울리는 정확한 어휘를 고르려고 애쓰지 마라. 관찰 행위에만 정신을 집중하라. 어휘를 찾는 대신 더 가까이 다가가 관찰하라. 

 - 원한다면 이런 세부적인 내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노트에 모은다.  141


사람들은 상상력이 단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거나 환상을 창조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상상력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아니다. 상상력은 감각세계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마음속에 그림으로 그려주는 정신적인 기능이다.  143


많은 사람들은 상상력을 활용하고 단련하는 데 시간을 별로 들이지 않는다. 

외부 대상에 관심을 돌리지 않으면 우리의 두뇌에는 감각적인 이미지가 새겨지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상상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다른 이유는 일상의 여러 가지 활동으로 빈틈없이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을 하면서 상상력을 단련하거나 발전시킬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145-146


동물학자 템플 그랜딘은 자신의 명저 <동물과의 대화(Animals in Transation)>에서 1960년대 미국 정부의 행정 계획을 언급하면서 가축을 공격하는 치명적인 벌레를 효과적으로 퇴치한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이어 그랜딘은 오늘날에는 이런 행정이 매우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요즘 정부 당국에서 근무하는 관리들이 대개 대학을 나오기는 했지만, 육류를 포장하는 공장 같은 곳에서 일하면서 혼자 전체를 관리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관리들은 자신의 감각으로 동물을 아는 것이 아니라 동물에 관한 추상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그랜딘은 말한다. 그랜딘은 한 술 더 떠서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상황에 빠져 '추상화'되었다는 진단까지 내린다. 여기서 그랜딘이 말하는 의미는 사람들 대부분이 현실세계를 직접 알기보다 주변세계에 관한 자신의 아이디어에 매몰되었다는 말이다.  147


상상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는 대부분 교묘하게 짜인 가공된 이미지로 끊임없이 우리를 폭격하는 문화 속에서 살고 있다. 광고판이나 잡지에 쏟아붓는 각종 광고와 빠르게 움직이는 텔레비전과 영화의 이미지를 보면 그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149


상상력을 단련시키려면 먼저 상상력을 해방시켜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러므로 나는 가능하면 대중매체 이미지의 무차별적인 습격에서 여러분 자신을 보호하라고 권하고 싶다. 텔레지번을 보는 습관을 버려라. 영화감상도 제한해야 한다. 사교계 동정을 다루는 잡지도 구독을 아예 끊거나 줄여라. 인터넷 브라우저의 이미지도 차단하라. 

대중매체 이미지로부터 여러분의 정신을 해방시키면 자신의 상상력을 갈고닦을 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151



연습 : 시각적인 상상력 활용하기

눈을 감는다. 머릿속에 백지 한 장을 떠올린다. 이제 검은 줄로 그 종이에 네모 칸을 그려보라. 정확하게 네모를 그리려고 애쓸 것도, 걱정할 필요도 없다. 그러면 네모 안을 빨강으로 채운다. 잘되는가? 이제 색깔을 초록으로 바꿔보라. 이어 노랑으로 바꾼다. 

노랑을 유지한 상태로 네모를 원으로 바꾼다. 원의 색깔을 파랑으로 바꿔보라. 이어 어떤 형태든 색깔을 파랑과 노랑으로 채운다. 

다음에는 그 상태에서 다시 네모로 형태를 바꿔보라. 그런 다음 다시 네모 칸을 비우고 백지으 이미지를 지운다. 그리고 눈을 떠보라.

어떻게 되었는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이 연습을 할 수 있다면 여러분은 상상력을 활용한 것이며 눈앞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 특정 색깔을 칠하는 것이 더 수비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상관없다. 이 연습을 완벽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 또 이 연습이 어려워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 연습을 규칙적으로 자주 하다보면 여러분의 상상력은 어렵지 않게 되살아날 것이다.  154



연습 : 다른 감각 사용하기

우리가 이미지를 시각적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는 해도 사실 어떤 감각이든 나름대로의 상상력을 발휘한다. 훌륭한 요리사는 음식 성분의 맛을 상상할 수 있으며, 음악가는 소리를 상상하기도 한다. 여러분도 훈련을 거쳐 이런 특면의 상상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

- 소리

고요한 상태를 상상해본다. 이 상태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를 상상해보라. 그리고 이 소리를 개가 짖는 소리로 바꿔본다. 다시 이 소리를 지우고 흐르는 물소리로 바꾼다. 물소리를 누군가 노래 부르는 소리로 바꿔보라. 그리고 다시 고요한 상태로 돌아온다. 눈을 떠보라. 이 연습은 어떤가?

- 촉감

이제 꽃잎을 만진다고 상상해보라. 손가락 끝으로 꽃잎을 느껴본다. 그 느낌을 주목하라. 이제 그 이미지를 지우고 두꺼운 털실로 만든 뭔가를 만지는 이미지로 바꾼다.그리고 그 늒미을 지우고 이번에는 얼음조각처럼 차가운 것을 만지는 이미지로 들어가보라. 얼음이 녹으면 녹은 물을 덥혀보라. 그리고 상상으로 그 물이 피부에 닿는 감각을 느껴본다. 이 느낌이 어떤지 주목해본다. 그 이미지를 지우고 나무로 만든 물건을 만진다고 상상해보라. 다시 이미지를 지우고 눈을 뜬다. 어떻게 되었는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 냄새 

눈을 감는다. 비누 향기를 상상해본다. 이 이미지를 나무가 타는 냄새로 바꾸고 이어 다시 자동차 배기가스로 바꿔본다. 이제 여러분이 좋아하는 꽃 향기로 냄새를 바꾸고 다시 좋아하는 음식 냄새로 바꿔본다. 이 연습을 하면서 무엇을 주목했는가?

- 맛

스크램블드에그의 맛(구조를 포함해서)을 상상해보라. 아몬드나 초콜릿, 커피와 차, 무엇이든 여러분이 좋아하는 음식을 상상해보라. 어떠면 특정 감각에서 상상력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원한다면 약한 감각을 강화할 수도 있다. 관찰하는 동안-또는 실생활에서-여러분의 감각이 말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인다. 사물을 바라보면서 똑바로 보는 연습을 하라. 좀더 가까이 보라. 그런 다음 눈을 감고 상상 속에서 재창조할 수 있는 것을 주목하라. 마음속 아미지에 만족할 때까지 관찰과 상상을 계속 왕복한다. 다른 감각도 이렇게 연습할 수 있다.  155-156



연습 : 말 없이 상상하라

상상력으 활용하는 연습을 하면서 말이 필요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사실 상상력을 훈련할 때에는 이미지에 관한 말이 아니라 이미지 자체를 만드는데 관심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연습을 하다보면 나중에 가서 정신적인 이미지를 말로 바꾸는 데 시간을 들이고 싶을 수도 잇다. 하지만 지금은 상상력을 활요하고 강화하는 데만 정신을 집중하라.

원할 때에는 언제든지 상상력을 활용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그저 편한 마음으로 눈을 감고 상상력으로 그림을 그리기만 하면 된다. 그림은 자신이 원하는 어떤 방향에서도 찾아올 수 있다. 개읹거인 경험이라든가 곤찰에서 그림을 그릴 수도 잇고 책읽기에서도 그릴 수 있다. 자신이 훈련 중임을 명심하라. 마음속에 원하지 않는 이미지가 그려지면 단순하게 털어버리면 그만이다. 처음에는 이웃집 고양이처럼 간단한 이미지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마음속에 그림을 그리고 여러 가지 감각으로 그 그림을 참험해보라. 그림에 관한 말을 찾으려고 하지 마라. 단지 상상력으로 점점 더 이미질르 자세하게 그리려고 해보라. 햇빛이 고양이의 털 하나하나를 비추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는가? 털의 빛깔은 제각기 다른가? 고양이를 쓰다듬는다고 상상해보라. 느낌이 어떤가? 고양이가 기분이 좋아 가르랑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가?

원한다면 간단한 그림으로 잠시 연습을 해본 다음 하나를 골라서 상상력으로 좀더 자세한 그림을 그려보든가 아니면 다른 대상으로 바꾸든가 아니면 배경그림으로 그려보라. 그리고 단 한 번에 상사으로 얼마나 자세하게 그릴 수 있는지 확인해보라. 일단 정적인 이미지로 마음이 편안했다면 이제 마음속의 그림이 어떻게든 움직이는 상상을 해본다.(고양이가 개에게 쫓기는 상상을 할 수 있는가?)

이런 식으로 상상력 훈련을 많이 할수록 상상력은 더 강화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원할 때마다 언제라도 이미지를 그릴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굳이 이미지에 관한 말을 찾아내려고 애쓰지 않을 때 상상력 훈련이 주는 이점이 또 있다. 이 훈련은 정신적인 안정과 긴장 해소 상태를 읶르어내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여겨질 것이다.  157-158



연습 : 모으기와 그림 그리기

상상력의 활용으로 일단 마음이 안정되었다면 상상력이 제공하는 것을 노트에 적으면서 모으기 훈련을 추가할 수 있다. 자신이 관찰할 것 또는 기억에서 모은 재료를 되돌아보면서 상상력 훈련에 사용하고 싶은 것을 고른다. 지금은 간단한 것이 좋다. 경험 전체가 아니라 간단한 장소나 사람, 짦은 순간이면 된다. 

이제 상상력을 활용해서 자신을 그 장소나 사람, 순간에 투입한다.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상상 속에서 그 사람이나 장소, 순간을 재창조한다. 그리고 밖에서 외부 모으기를 할 때처럼 특수한 세부 내용의 중요성을 기억하면서 세부적인 감각을 가능한 한 만힝 적어본다. 그리고 상사에서 본 것과 기록한 것을 계속 왕복한다. 어희 사용에 집중하기보다는 좀더 명확한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도록 상상력을 홛대하는 데 정신을 집중하라.

지금 여기서 모은 것은 관찰훈련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세부적인 감각이다. 하지만 주변 세계에서 모으는 대신 상상력으로 모은 것이다(기억력이나 관찰력과 협동으로)

이제 모은 것을 훑어보고 상상 속의 그림을 노트에 말로 표현하려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세부적인 것들을 몇 개 골라본다. 필요한 언어를 찾아낼 수 없을것 같으면 정확한 말을 골르려고 애쓰기보다 마음속 그림을 좀더 명확하게 그릴 수 있는지 확인해보라.

어떤가? 여러분이 연습한 과정을 주목해보라. 처음에는 마음속에 그림을 그리고, 이어 가능한 많은 세붖거인 내용을 모은 다음, 그것들 중에서 자신의 것을 표현하기 위해 하나를 선택했다. 아마 이 훈련을 반복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이번에는 움직이는 사람(동물이나 사물)을 그려본다. 세부적인 감각을 모은 다음 그중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골라 그림을 말로 표현해본다.  158-159



연습 : 그림을 위한 독서

사람들은 학교에서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읽으라고 배웠고, 또 읽은 것을 분석하는 것도 배웠다. 하지만 상상력을 활용하는 것은 배우지 못했다. 러시아 출신의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코넬대학에서 문학 강의를 할 때 학자로서가 아니라 작가로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래서 기말고사를 치를 때면 "<안나 카레리나>에 나오는 기차의 좌석은 무슨 색깔이었는가?"와 같은 질문을 했다. 나보코프가 원한 것은 학생들이 그들 자신의 상상력으로 작가의 글에 참여하는 것이엇다. 현역 작가로서 나보코프는 학생들이 단순한 분석으로는 결코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책을 읽을 때 제대로 책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오늘날 이렇게 감성적인 방식으로 문학을 가르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은 범죄나 다름없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여러분 스스로 이런 방식으로 문학을 이해하는 것이 쉽다는 점이다. 아마 여러분은 벌써 대부분 이렇게 책읽기를 하고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한 훈련이 여기에 이삳. 독서를 할 때에는 책에서 나온 말이 상상 속에서 살아 움직이게 하라. 그리고 그 글이 마음속에서 감각적인 그림을 그리는지 확인하라. 생생한 그림을 그리는 구절을 찾으면 어떻게 작가가 그런 글을 쓰게 되었는지 파악해본다. 작가는 어떤 종류의 세부적인 감각을 사용했는가? 어떤 순서로 사용했는가? 아마 여러분은 그 구절을 모방하는 글을 쓰고 싶을지도 모른다.(원한다면 소설이나 시, 연극을 테이프나 CD로 들으면서 자신의 상상력을 단련할 수 있다.)  161-162



상상하는 법 : 기초훈련 

1. 몸의 긴장을 푼다.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심호흡을 하라. 숨을 쉬면서 마음의 긴장을 완전히 풀고 다른 생각을 떨쳐버린다. 

2. 작가의 능력을 발휘해서 노트에 적은 재료를 읽어본다. 상상하고 싶은 것을 목록으로 작성하라. 한 사람이나 한 장소, 한 가지 사물처럼 간단하게 시작하라. 훗날 전체적인 장면을 상상하는 연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3. 목록을 검토하면서 눈에 띄는 항목에 표시를 하라. 하나를 골라서 새로운 페이지의 맨 위에 써본다.

4. 이제 눈을 감고 선택한 주제를 상상하라. 필요한 감각을 모두 동원해서 그 주제가 마음속에서 살아 움직이게 한다. 가능하면 그 이미지를 자세하게 만들어본다. 그리고 원한다면 그 그림을 다듬거나 자세하게 묘사할 수 있는 다른 재료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5. 정적인 이미지로 시작하라. - 예를들어 한 사람의 모습이 어떤지와 같은 - 이어 원한다면 그 이미지에 동작을 입혀본다. 그 사람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가? 그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가? 

6. 원한다면 자신에게 떠오른 상상르 자세하게 적어본다. 생각이 막히면 적당한 말을 찾아내려고 고심하지 마라. 대신 눈을 감고 그 그림을 다시 떠올리면 된다.  163



연습 : 만들어내기

1. 가고 싶은 장소를 상상해본다. 실제로 가본 곳이 아니라 상상력으로 꾸며낸 장소여야 한다. 그곳의 감각적인 세부 내용을 상상하기 위해 협동가능을 활용한다. 상상한 것을 적어보라. 상상의 내용과 토느 사이를 계속 왕복하면서 마음에 드는 세부 내용을 골라 노트에 그 장소를 묘사한다. 이것은 상상력과 창조적 기능이 협동작용을 하는 하나의 예다. 저장된 이미지를 불러 모은 다음 새로운 방식으로 그것들을 조합한다. 어쩌면 나뭇잎이 자줏빛으로 조합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분의 상상력이 나무와 나뭇잎, 자주색에 익숙해 있지 않다면 이렇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2. 개를 상상해보라. 뼈다귀를 먹는 개를 상상한다. 그리고 거리를 건너가는 상상을 한다. 거리의 모습은 어떤가? 거기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가? 이제 개가 달리는 상상을 한다. 개가 거리를 따라 내려가며 사람들 사이를 빠져 나가더니 차를 뛰어넘는다고 상상해보라. 이제는 버스도 뛰어넘는다. 집도 뛰어넘고 10층짜리 건물도 뛰어넘는다. 

이렇게 상상하는 것이 어려운가? 대부분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의 상상력과 창조력은 아마 수월하게 협동하여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상상력과 창조력이 결합한 힘은 먼저 우리 마음속에서 발휘도리 수 있고, 자신이 원한다면 이전에는 결코 존재하지 않던 것을 노트로 옮길 수도 있다. 자신이 선택한 사람이나 동물, 사물과 함께 이 연습을 다시 해보고 이어서 거기에 원하는 동작을 입혀보라. 마음속에 한 사람의 입술이 미소로 움직이는 동작을 볼 수 있는가? 강도 사건의 현장에서 도망치는 차 소리를 들을 수 있는가?

3. 현실 속에 잇는 것이든 만들어낸 것이든 사람이나 장소, 사물 주에서 하나를 고른다. 상상력을 활용해서 그 대상을 그려보고 세부적인 내용을 모은다. 이어 상상력을 동원해 자신을 그 사람(또는 장소나 사물)의 내부로 집어넣고 말하게 한다. 그 대상은 주변세계에서 무엇을 주목하는가? 그 대상은 무엇을 보고 들으며 무엇을 만지는가? 그 대상은 이밖에 무슨 할 말이 있는가?

4. 대화 중인 두 사람을 상상한다. 이들이 주고받는 말을 듣는 상상을 하면서 청중의 이미지를 만드는 연습을 하라. 원한다면 그들의 말을 적어볼 수도 있다.

상상력과 창조력이 협동하는 이 훈련이 재미있다면 자기 자신만의 새로운 상상을 만들어보라.  165-166


시인 A. E. 하우스만은 시를 위한 재료를 마음에 채운 뒤 나무 밑으로 가서 낮잠을 자곤 했다. 그리고 나무 밑에서 잠을 깬 뒤에 보면 마음속에 시가 완성되어 있었다고 한다. 존 업다이크는 글을 쓰던 서재를 자주 비운 채 정원으로 나가 하늘을 바라보곤 했다. 그때 그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을 보고 가족들이 집안일을 부탁하자. 업다이크는 "지금은 일하는 중이라 안 돼"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소설가 루이스 브롬필드는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는 중에 잠재의식을 단련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앗따. 브롬필드는 "아침에 잠을 깨보면 오랫동안 나를 괴롭히던 기법이나 구성, 등장인물의 문제가 잠을 자는 동안에 완벽하게 해결된 경우가 아주 많았다."라고 말햇다. 이런 작가들은 창조적 기능의 활동적 리듬과 수동적 리듬을 활용하는 법을 알았으며, 의식과 무의식 두 가지를 활용하는 법도 알았다고 볼 수 있다. 

잠재의식이 여러분에게 선물을 안겨주기를 바란다면 먼저 잠재의식으로 뭔가를 불어넣어야 한다. 잠재의식은 원활한 활동을 위해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유력한 방법의 하나는 작가 능력의 일부나 전부를 활용해서 재료를 모으는 일이다.  171-172


연습 : 관찰에 관해 곰곰이 생각하기

밖으로 나가 관찰훈련을 한 다음 관찰한 것에 대해 여러분의 잠재의식이 숙고해볼 시간을 준다. 또는 기억훈련이나 상상룬련을 한 다음 잠시 쉬었다가 무엇이 떠오르는지 살펴보라. 잠재의식이 여러분에게 제공하는 것을 적는다.



연습 : 수용 상태로 들어가기

주제를 하나 고른다. 주제에 대한 재료를 모으기 위해 초점을 맞춘 프리라이팅을 활용해 적어도 10분간 쓴다. (어느 것이든 여러분이 선택한 작가의 능력을 활용한다) 이렇게 하면 여러분의 잠재의식은 여러분이 이 주제에 대한 재료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다음 자리에 눕거나 산책을 나가거나 집안일을 하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정신이 수용 상태에 들도록 한다. 잠재 읫기이 뭔가 새로운 재료나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그것을 적는다.



연습 : 꾸물대는 습관을 활용하라

여러분이 글쓰기에 대해 꾸물대는 성향이라면 이렇게 하라. 재료 모으기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이 고른 주제에 대해 프리라이팅을 조금 해본다. 그 주제를 고르게 한 자신의 경험에 관해 쓰고, 그 주제에 관해 의문 나는 것을 쓰고, 어떻게 그 주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써본다. 펜을 계속 놀리기만 한다면 무엇을 쓰든 상관없다. 이렇게 '너절한' 글쓰기로 잠재의식을 위한 준비를 하면서 홍차를 만들거나 집 앞 공원에 다녀와도 좋다. 꾸물대면서 무엇을 하든 상관없다. 그러다가 어느 한순간 여러분의 머릿속에 어떤 아이디어가 번쩍 하고 떠오르는 것을 알고는 놀라운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174



궁금한 일이 있을 때, 답을 알 수 없어 질문을 할 때, 여러분은 작가의 또 다른 능력인 호기심을 훈련하는 거나 마찬가디다. 

호기심은 욕구에서 나온다.  178



연습 : 호기심을 깨워라 

몇 분간 시간을 들여 여러분이 관심을 갖거나 호기심을 느끼는 모든 것을 목록으로 작성해본다. 계속 펜을 놀리다. 여러분은 무엇을 알고 싶은가? 또는 무엇을 더 알고 싶은가? 작성을 마치면 목록을 쭉 훑어보고 당장 눈에 띄는 항목들을 고른다. 이 가운데 어떤 항목이라도 쓰고 싶은 주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억나는 것이나 관찰한 것에 호기심을 품으면 잠재적인 주제를 찾을 수 있고, 이미 쓰기 시작한 주제에 대해서도 더 많은 재료를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관찰 참험' 주엥 거리예술가가 횃불로 곡예를 부리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가정해보자. 그 장면을 보며넛 여러분의 호기심은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저렇게 하면 위험하지 않을까?' , '어떻게 저런 묘기를 부리지?' , '무엇 때문에 저런 위험한 곡예를 하고 싶어할까?' 

그러면 그것들을 적어보는 것이다 아마 이런 의문이 여러분을 소설이나 시, 기사 거리로 이끌어줄지도 모른다.  180


자신의 호기심을 믿는 법을 배워라. 

사물에 대해 의문을 품고 그 궁금증을 써보라.  181



연습 : 내부 모으기로 자신의 주제를 탐험하라

더 알고 싶은 주제가 생각날 때 첫 번째 할 일은 무엇일까? 아마 여러분은 그것에 대한 재료를 찾아 탐험을 싲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첫걸음의 방향을 바꿔, 그 주제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밝히는 일이 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을 연습하려면 자신의 관심 사항을 적은 목록에서 하나를 고른다. 그런 다음 적어도 10분간 이 주제에 대해 내부 모으기를 하라(초점화된 프리라이팅 기술을 활용). 예를 들면 그 주제에 대해 여러분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 주제에 대해 어떤 경험이 있는가? 그 주제에 관한 생각이나 의견은 무엇인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서 그 주제에 대한 자신의 의문은 무엇인가? 무엇을 알고 싶은가? 등등.

기억이나 관찰력, 상상력을 활용해 자신이 수집한 재료에 대해 호기심을 발동하게 할 수 있다. 기억으로 이 훈련을 하려면, 기억을 활용해 초점화된 프리라이틴을 한 것 중 하나를 읽는다. 오직 자신이 쓴 것에 대해서만 호기심을 돌린다. 마음속에 떠오르는 의문을 모두 적어보라. 자신이 관찰한 것 또는 상상력에서 나온 재료에 호기심을 돌리고 싶을 때에도 똑같이 한다. 흥미를 느끼는 주제에 대해 처음 초점화된 프리라이팅을 한 뒤에는 이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일반적으로 여러분의 주제는 어떻게든 더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이때는 호기심을 활용하는 것이 발전을 위한 유력한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재료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다 보면 그 다음에느 ㄴ어느 방향으로 나가야 할 지 알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단 재료에 대한 의문이 생긴 다움에는 그 의문의 일부 또는 전부에 대해 답을 할 필요가 있다.

여러분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작가가 자신의 할머니에 대한 재료를 모으고 '왜 할머니는 그렇게 말씀하셨을까?'하는 의문을 품었다면, 이 작가는 자신의 경험이나 회상에서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 작가는 그 재료를 활용해서 소설의 인물을 창조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때로는 인물 설정에 도움이 되는 대답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물론 스스로 답을 찾지 못할 때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는 외부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182-183


연구 조사는 개개인의 목적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학술적 훈련 과정이기 때문에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것은 참으로 비극적인 일이다. 왜냐하면 알고 싶은 것을 조사하는 일이야말로 인생의 커다란 즐거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185


연구조사는 외부 모으기의 다른 이름으로서 관찰력보다는 호기심에 이끌릴 때가 많다. 그리고 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하고 싶기 때문에 무언가를 찾고 있다면 이 조사는 짜릿한 모험이 될 것이다.  186



연습 : 외부 모으기로 자신으 주제를 탐험하라

좀더 알고 싶은 주제를 골라서 의문 나는 것을 모은다. 이어서 의문 사항들을 하나하나 검토하면서 어떻게 답을 구할지 생각해 본다. 여러분의 의문은 백과 사전이나 온라인 검색에서 해당 주제를 찾으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인가? 아니면 탐험이 필요한 좀더 폭넓은 의문인가? 가능한 탐사 자원을 생각해보라. 필요한 답을 어디서 찾고 싶은가? 아마 여러분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답을 구하기 시작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할머니에 관한 정보나 생각이 어머니에게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어머니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의문 나는 것을 미리 적은 다음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고 싶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자 할 때는 미리 인터뷰 연습을 하고 싶을지 모른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생활에 관한 것이든 아니면 정보를 공유하거나 전문적인 의견을 나누는 것이든 자신에 관해 말하기를 즐긴다. 대다수의 논픽션 책은 적어도 얼마간은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소설을 쓰는 사람도 인터뷰를 할 수 있다. 내가 아는 어떠 ㄴ소설가는 자신이 쓰는 작품의 주인공을 수의사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소설가는 수의사에 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지만 인물 설정에 필요한 재료를 모으기 위해 어떤 수의사를 찾아가 그와 인터뷰를 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존 그리샴은 재료 모으는 일은 질색이라고 주장했지만 그 역시 변호사와 인터뷰를 해서 작품을 위한 재료를 수집하기도 했다.  187



연습 : 지식을 넓히기 위해 인터뷰를 활용하라

이 훈련을 하려면 파트너가 필요하다. 인터뷰에서 여러분은 질문자 역할을 하고 다른 한 사람은 답변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한 차례 연습을 하고 나면 역할을 바꿔서 한다. 답변하게 될 사람은 자신이 아는 몇몇 주제를 골라서 파트너에게 이 주제 목록을 보여준다. 답변자는 원하는 목록에서 어떤 주제를 배울지 결정하고 '나는 이 주제에 대해 무엇을 알고 싶은가?' 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런 다음, 잠시 인터뷰의 질문 내용을 적는다. 이 질문을 길잡이 삼아, 파트너에게 다시 인터뷰를 하면서 그 질문에 대한 파트너의 대답을 적고 또 관심 분야에 관해 파트너가 말하는 것도 적는다.

인터뷰는 단순히 정중한 대화가 아니다. 그것은 호기심을 활용하는 훈련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능숙하게 진행하는 살마은 분명한 '예' '아니오'라는 대답을 포함해서 기본적인 사실관계에 대해 답변자가 자세히 대답하도록 유도하려고 애쓴다. 또 인터뷰 진행자는 가능한 한 많은 재료를 모으려고 한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인터뷰 진행자라면 답변자의 대답을 들으면서 계속 호기심이 발동할 것이다. 답변자가 새롭게 의문을 주는 말을 할 때에는 그것을 놓치지 않고 질문해야 한다. 물로 ㄴ상대가 명확하게 밝히길 꺼리는 화제로 답변자를 몰아붙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분은 계속 관심을 유지하면서 인터뷰 도중이나 다른 시간에 더 많은 질문을 해서 관심을 보여주면 된다.

이 훈련을 더 하고 싶다면 여러분이 모은 재료를 쭉 읽어보고 새로 의문이 드는 것을 적는다. 호기심이 충족될 때까지 더 많은 질문을 하고 더 많은 대답을 구하라. 이 훈련이 마음에 든다면 또 다른 인터뷰 상대를 찾고 싶을 것이다.  188-189


학습여행의 첫 단계는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어떤 책을 읽어야하지?' 또는 '자료가 너무 많아!'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발견해나가는 과정이 즐겁다면(결국 이것이 진정한 학습의 전부다) 처음의 혼란을 견디고 학습여행을 계속할 것을 권한다. 

학습여행 중에는 도보여행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한 번에 한 발짝씩만 뗄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자신만의 독립된 학습여행을 한다면 여러분은 다음에 무엇을 배울 필요가 있는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학습해본 경험이 한 번도 없다면 처음에 여러분은 선택 방향이 너무도 다양한 탓에 움츠러들 수도 있다. 이때 글쓰기가 여러 갈래 중에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자신만의 길을 밟도록 해줄 것이다.  192-193


지금은 노트를 컴퓨터 파일로 보관한다. 따라서 노트에 스크랩할 때마다 타자를 치는 시간을 들인다.

인용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구절을 한 자 한 자 그대로 따올 때는 옮겨온 구절에 인용 부호를 찍어야 한다. 자신의 글에 해당 정보를 집어 넣을 수도 있다. 어떤 방식이든 그 구절이 들어간 해당 저서나 기사의 페이지를 밝혀야 한다.  194



연습 : 글쓰기로 배우기

글쓰기는 학습에 훨씬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렇게 해보라. 자신으 주제에 대해 일정한 정보를 모았다면 방금 배운 것을 프리라이팅 한다. 프리라이팅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 이미 주목한 정보는 어떤 것이든 반복하고 요약하면서 학습한 모든 것을 적는다. 그런 다음 배운 것을 음미한다. 방금 배운것에 관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적어라.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는가? 학습한 다른 재료와 더불어 이 정보는 자신으 주제에 꼭 들어맞는가? 학습한 다른 재료와 더불어 이 정보는 자신의 주제에 꼭 들어맞는가? 여러분이 품은 새로운 의문은 무엇인가? 이런 식의 성찰은 그 원자료에서 진정 무엇을 얻엇는지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단순하게 인용할 수 없게 되어 있는 재료를 하나로 묶는 데도 도움을 준다. 또 단순하게 인용할 수 없게 되어 있는 재료를 하나로 묶는 데도 도움을 준다. 그리고 다음 단계는 어디로 향할 필요가 있는지, 자신은 어느 방향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195



연습 : 잠재의식으로 불러 모으기

일단 일정한 외부 모으기를 하고 이에 대해 (원할 경우) 일정한 성찰을 했다면 이 재료에 대해 작업을 하도록 잠재의식에 시간을 부여하라. 사실 여러분은 자신이 수집한 것에 대한 탐사를 시작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잠시 쉬면서 잠재의식이 수집한 것에 대해 활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 다음 그 주제에 대해 초점화된 프리라이팅을 한다. 아마 여러분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배웠는지 알고 깜짝 놀랄 것이다.  196



연습 : 상상력으로 불러 모으기

여러분은 또 이 학습과정에 상상력을 불러들이고 싶을지 모른다. 처음에는 학습 도구로서의 상상력을 활용하는 것이 어쩌면 낯선 느낌을 줄 것이다. 상상력은 지적 능력을 선호하는 교육 풍토에서 추방되어 왔다. 지적 능력은 인간의 유용한 일종의 지식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므로 주제에 관해 일정한 조사를 마친 뒤에는 자신이 학습한 것에 대해 단순히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길을 찾을 수 있는지 확인하라. 예를 들어 남극 대륙에 관해 읽은 것을 상상해보는 것이다. 여러분은 모든 감각을 동원해 남극이 어떤 곳인지 상상할 수 있는가? 또 섀클턴이나 아문센처럼 초기의 남극 탐험가들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 상상할 수 있는가? 아니면 과학 탐사를 위해 펭귄에게 표식을 다는 일이 어떤 것인지 상상할 수 있는가? 그 느낌을 적을 때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싶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추위를 느끼게 해줄 묘사를 해보라. 아니면 탐험가에 관한 이야기를 쓰든가 펭귄의 표식을 바착하는 느낌이 어떤지 써보라.

이런 식으로 상상력과 호기심을 결합하면 자신의 주제를 학습하는 데 학술적인 접근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다채로운 결과를 안겨줄 것이다.  197



연습 : 자신이 배운 것을 공유하라

자신만의 주제를 만드는 또 하나의 방법은 다른 사람들-친구나 친구의 자녀들-에게 자신이 배운 것을 말하는 것이다. 다른 누군가에게 뭔가를 설명해야 할 때는 자기 혼자 힘으로 그것을 명확하게 들려줘야 한다.(아인슈타인은 '당신이 아는 것을 다섯 살배기 아이에게 설명할 수 없다면 실제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아마 자신이 아는 것을 가르칠 기회도 생길 것이다. 한 가지 주제를 배울 때 가르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배우는 것이 모험적일 때는 배우는 내용에 흥이 나기 마련이다. 이럴 때는 자신으 배움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진다. 이런 기회를 모색하라. 어쩌면 초등학교나 교회, 노숙자 합숙소에서 자신으 주제에 대해 자발적으로 말하고 싶어질지 모른다.

또한 글쓰기를 활용해 자신이 모은 자료뿐 아니라 자신의 학습과정에 대해서도 성찰할 수 있다. 여러분의 학습여행은 얼마나 진행되었는가? 다음 단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읽고 싶은 책이나 탐험하고 싶은 주제의 특정 부분에 대해 간단한 목록을 만들고 싶은가? 이렇게 성찰할 시간을 가질 때 진정으로 자신만의 배움을 갖게 되는 것이다. 자신만의 학습 계획을 짤 수 있고 원할 때는 이 과정을 아무 때나 바꿀 수 있다.  198



연구조사를 위한 조언

- 연구조사는 낯선 영역으로 들어가는 여행이다. 출발할 때 현재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언제나 좋은 생각이다. 자신의 주제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것과 밝혀내고 싶은 것을 분명히 하려면 내부 모으기를 활용하라.

- 여행 계획을 미리 자세하게 짜는 사람이라면 이 조사여행을 위해서도 같은 계획을 짜고 싶을 것이다. 이 여행이 아니라 자신만의 여해을 떠나고 싶다면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 길을 찾아도 좋다.

- 이 여행에서 어디로 향할 것인지, 도움이 되는 책이나 웹사이트를 참고하는 것도 좋다. 이렇게 하면 이미 조사한 자료를 다시 찾는 시간 낭비를 막아준다.

- 이 탐사여행이 일정한 장소를 방문하거나 사람들과 대화하는 형태가 아니라면 여러분은 기록된 원자료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이때 그 정보가 믿을 만한 것인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저자의 자격증이나 전문적인 식견을 확인하라. 그 책에서 저자가 이용한 자료의 출초를 확인하라. 연구조사를 많이 할수록 해당 저자가 제대로 알고 하는 말인지 더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다. 

- 자료의 신뢰성을 확인하는 또 다른 방법은 동네 도서관의 유능한 사서와 친해지는 것이다.  199


학습여행은 본질상 언제나 능동적인 학습이다.

능동적인 학습자가 되면 자신의 글쓰기에 변화를 줄 수 있고 개인적인 경험의 한계를 뛰어넘을 정도로 시야가 넓어지기도 한다.  201


열정적인 학습에 참여할 때는 - 사랑할 때의 정열과 마찬가지로 - 자신이 진정 살아 있다는 느낌으로 진한 흥분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자신과 타인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을 스스로를 느낌으로써 흥분을 맛볼 수 있다. 사랑의 감정은 지속적이지 않다. 반면 작가로서의 여러분은 평생 열정적인 학습자가 될 수 있다.  202


홈스는 대학을 나오지 않았지만 자신으 임무에 도움이 될 만한 분야를 스스로 공부했다. 화학실험을 하는 가 하면 발자국에 관한 공부를 열심히 했다. 파이프와 시가, 파이프용 담배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연구를 했다. 그결과 홈스는 사건 현장에 남겨진 재의 의미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홈스는 사람과 사물에 관한 정보를 냉혹할 정도로 수집했으며 그의 거실에는 개인의 백과사전이나 다름없는 자료의 보고(寶庫 보배 보. 창고 고)가 있었다.  204



연습 : 셜록 홈스가 되라-자신의 모든 능력을 활용하라

일정한 장소에서 관찰하는 것으로 훈련을 시작한다.(관찰 내용을 노트에 적는다) 이어 노트를 보며 생각하라. 여러분의 관찰은 관찰한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예를 들어 거리를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을 관찰햇다면 여러분은 그 사람이 몹시 급하거나 약속 시간에 늦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관찰했든 이에 대해 말해줄 정보를 기억이나 전문 지식에서 찾아보라. 또 계속 호기심을 발동하게 한다. 관찰한 것에 대해 마음에 어떤 의문들이 드는가? 그 의문들에 대한 답을 어떻게 할 것인가?(아마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보앗다면 아직도 금연을 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고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뒤질 수도 있다.) 또 관찰한 것에 대해 상상력을 동원할 수도 있다. 여러분의 상상력은 수집한 세부 재료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일단 이런 식으로 여러 기능을 결합해 본 뒤에 잠시 잠재의식이 활동하게 하라. 편한 마음으로 쉬면서 여러분이 제공한 모든 재료를 수용할 기회를 잠재의식에 주는 것이다. 그런 다음 노트로 눈을 돌려 뭔가를 적으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하라. 글쓰기는 어떤 방향이라도 상관없다. 그리고 탐험하고 싶은 특별한 방향에 관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계속 그 방향의 글쓰기를 한다. 여기서의 목표는 완성된 글쓰기 재료를 찾는 것이 아니라-이런 생각이 들어도-여러분이 지닌 여러 개의 작가 능력을 결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206-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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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미소

여행밑줄 2012. 11. 18. 11:18

여행에서 누구나 사진을 남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어느 대륙을 막론하고, 어느 인종을 막론하고, 여행에서 사진을 남기지 않는 사람은 없다. 이렇게까지 확실할 수 있을까?

아... 그건 아닌것 같다. 여행을 하면서 어떠한 기록도 남기지 않는 사람을 몇 번 본 기억이 있다. 그에게 때론 이유를 물어보고 대답을 들으며 들었던 생각은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나오는 조르바였다. 

얽메이지 않으면서 본성에 충실하고 세사을 떠돌며 그것에서 배워가는 조르바같은 모습 말이다.

아무튼 그러한 극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면 사진을 남긴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사진에는 사람을 많이 찍는다. 장소를 배경으로 찍고, 동행들과도 찍고, 다른 여행자들과도 찍고, 현지인들과도  찍고, 아이들을 찍기도 한다. 때론 자연스러운 모습을 찍기 위해 그들의 모습을 몰래 찍기도 한다. 몰카아니냐고 몰카 맞다. 그런데 대체로 이내 눈치를 채고 카메라를 든 나를 쳐다본다. 

보통은 크게 두가지 반응이 나온다. 부끄러워 모습을 감추거나, 모델이 되어주거나 이다.

어떠한 상황이든 흥미로운 점은 웃는다는 점이다. 쑥스러워하며 웃거나, 포즈를 취하며 웃거나, 웃으면서 슬쩍 자리를 피하거나, 활짝 웃어주거나, ...

이것 역시 남녀노소 불문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격하게 싫어하거나 화를 내며 찡그리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당연히 냉전 상태의 지역이거나 내분에 의해 경직된 나라들을 제외하면 말이다. 그러한 나라여도 일반 시민들은 대체로 웃어준다. 아무튼 초상권 운운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 외국인 여행자들이 우리 모습을 찍으면 우리도 그렇게 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 사람이 말없이 한국 사람을 찍으면 변태로 몰린다. 일상적인 모습이라 할지라도 넷상에 무단으로 올리지도 못한다. 그러니 무서워서 찍기 힘들다. 정중히 부탁하고 찍어야 한다. 


그런데 왜 타국인들에게는 관대한가?

그리고 왜 미소를 지어주는걸까?


우리가 여행을 가면 마음이 넓어지고 소통하려하는 이유와 동일하지 않을까.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관대해지는것 같기도 하다. 


그럼 '미소'는? 이것 역시 타국인이기에 그럴 수도 있을것이다.

다른 이유는 없을까?

미소는 만국 공통어이기에 그렇지 않을까. 미소는 뭘까?

미소는 희망, 미소는 여유, 미소는 사랑(애정), 미소는 즐거움, 미소는 만족, 미소는 표현, 미소는 소통, 미소는 이유없음, 미소는 이웃, 미소는 마음, 미소는 초대, 미소를 허락, 미소는 따뜻함, 미소는..

언뜻 떠올려보는 것을 적어보니... 그렇구나!

미소는 어쩌면 답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소가 답이라면 우리의 여행은 삶이 되어야 하는건 아닐까. 삶이 여행처럼 되어야 하지 않을까.

세상이 각박해지니 나역시 각박해질 수 밖에 없다는 건, 핑계일뿐. 따라가기만 하기보다 새롭게 바라보는 태도가 삶을 여행처럼, 여행을 삶처럼 만들어 주는건 아닐까...!!!


별것 아닌 미소가 정답이란 생각... 여행을 통해서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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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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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이페이이야기>, 국내 개봉명은 <타이페이 카페스토리>에는 몇 가지 질문이 나온다.

그 중에 '만약 선책이 가능하다면, 세계여행카드, 공부의카드?'라는 질문이 나온다.

이 영화는 주인공 두얼의 오랜 꿈이었던 카페 개업으로 시작한다. 두얼과 전혀 다른 스타일의 여동생 창얼은 언니를 도와 카페에서 일을 하는데, 창얼은 손님이 별로 없자 개업식에서 친구들이 주었던 도움안되는 잡동사니 선물을 물물교환을 제안하고, 그것이 알려지며 타이페이 명소로 자리를 잡게 되기도 한다.

스튜어디어스의 폰 액세서리를 두얼이 갖고 싶어하자 창얼은 자신의 이야기와 액세서리를 교환하기로 한다. 그녀의 이야기는 어릴때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엄마는 두 장의 카드를 작성하여 하나의 카드에는 '세계여행'을 다른 한 장의 카드에는 '공부'를 적고서는 자매에게 한 장씩을 뽑게 한다. 

동생 창얼은 '세계여행'카드를, 언니 두얼은 '공부'카드를 뽑게 되고 두얼은 열심히 공부하는 인생을 충실하게 살았고, 창얼은 그때부터 오랫동안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며 세상을 보고 돌아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화면은 위에서 표현한 질문을 한다.


(원래는 질문하는 사진을 캡쳐하려 했는데 갑자기 데스크탑의 하드가 날아가버려 영화까지 사라졌다...더 가슴아픈건 최근7년간의 여행에 사진들이 모두 날아갔다...다행이 3년정도는 다른곳에 두어서 찾긴했지만 나머지 4년의 사진들이 모두 ㅠ.ㅠ)


그러면서 인터뷰 화면을 통해 여러 사람들의 답변이 나온다. 공부를 택한 사람, 여행을 택하겠다는 사람들의 영상이 나오고 다시 영화로 돌아온다.


선택을 위한 질문이란 것은, 우리 삶에 있어 끊임없이 나오는 것이다.

그럴때마다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 걸까?

선택의 기로에서 자기만의 기준을 이용하여 결정하게 되는 것일까?

좀더 근본적인 해결을 주는 선택을 학게 될까?

해리포터에서 덤블도어 교장은 '우리는 옳은 것을 선택하기 보다는 편한것을 선택한다'라고 한 표현처럼 우리는 그 시점에서 편해보이는 선택을 하고 있을까?


물론 상황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선책들을 돌아보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 비중을 두고 싶다.


세계여행의 카드와 공부의 카드에서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더 많이 하게 될까?

나는 당연히 전자를 훨씬 많이 선택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유는 우선 내가 여행을 좋아하기에 많은 이들이 그럴것이라는 생각에서이기도 하다. 너무 성급한 일반화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근데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당연히 공부가 싫어서라도 여행카드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그에 더해 여행은 누구나 동경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탈을 위해서라도 여행을 원하게 된다. 그런데 세계 여행이라는데 싫어할 이유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많은 수의 사람들은 여행을 동경하지만 떠날 용기가 부족하기에 이런 질문이 오면 염원에 대한 두려움에서라도 세계여행을 선택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니 나는 세계 여행 카드가 더 많은 선택을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야기하고 있는 그 질문을 이렇게도 해석해 보고 싶다.

세계여행? => 능동적인 공부

공부?  =>  수동적인 공부

표현만 보더라도 어떤 의미인지 짐작이 가능할 것이다.

물론 무조건적 의미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미리 말해준다. 

이전의 글(배움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되어야 하는가?) 에서 언급한 것처럼 매우 수동적인 배움을 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본 수동적 공부를 말하는 것이다.

공부를 선택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능동적으로,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공부를 할 것이겠지만, 꽤나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기에 표현한 것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해 보았다는 것이다. 오해마시길..


사실 관광이 아닌, 여기서 말하는 관광은 패키지 여행 상품같은 부류를 말하는 것이다. 모든 정해진 일정에 따라 시간 정해놓고 구경하며 사진찍고, 기념품 남기고 대절된 차량에 몸을 싣고 이동하는 짜맞추어진 여행말이다.

이러한 관광은 내가 말하고 싶은 수동적인 부류이다. 지금 말하고 있는 것은 관광이 아닌 여행이다.


여행이라는 것은 정해져 있지 않은 것에서 즉 무에서, 하나하나 정해나가는 것 즉 유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말한다.

조사도 필요하고 어느 정도의 계획도 필요하다. 어느 정도의 계획이란 표현은 계획이 있더라도 변수의 영향으로 수정, 보완이 수시로 일어난다는 의미도 있다. 이것은 부딪힘 즉, 경험이라는 산물이다. 경험은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것은 편견과 고정관념에 유연성을 부여해 주게 된다.

몰개인화(deindividuation) 즉 군중속에서 일어나는 개인 정체성이 상실되어가는 현대에는 더욱더 필요한 경험이 되어 줄것이다.


또한 여행은 과거를 만나게 하고, 현재를 가늠하며 좀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주기도 한다.

여행을 통해 과거와 만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큰 마력을 가진다. 인간은 대부분 인간의 기원을 궁금해 하기에 종교도 발전해 온 것처럼 말이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극중 애드리아나는(피카소 그림의 모델이자 연인이기도함. 실제 피카소의 연인 중에 이 이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음) 주인공 길 펜더와의 만남에서 '나에게 과거는 큰 마력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영화의 후반부에 우연히 길과 더 이전 시대의 과거로 떠나게 되고, 그 시대를 보며 계속 과거의 시대에 머물러 있을것이라고도 한다.

이처럼 우리에게는 내가 경험하지 못할 미래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전해들을 수 있는 내용만으로 이루어진 과거에 대한 동경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과거에만 사로 잡혀 있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여행은 과거에만 묻혀 잇도록 하지 않는다. 과거와의 조우를 통해 현실을 더 현명하게 바라보게 해준다. 영화에서 길은 애드리아나가 과거에 남아 있으려 할때 이렇게 대답하고는 다시금 자신의 시대로 돌아간다.

'여기에 머물면 여기가 현재가 되요. 그럼 또 다른 시대를 동경하겠죠. 상상속의 황금시대를. 현재란 그런거에요. 늘 불만스럽죠. 삶이 원래 그러니까.'



극중 길은 캘리포니아에 살면서 약혼녀의 부모가 파리로 출장차 방문할때 같이 따라왔다. 그는 파리에 머물고 싶어한다. 시나리오 작가로 인지도가 있지만 그는 소설을 쓰고 싶어하고, 영감을 주는 파리에 살고 싶어하기도 한다.(물론 파리는 과거도 아니며, 여행이지만 소설의 영감을 주는 곳이기에 살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연히 시간 여행을 통해 파리의 옛 풍경 속을 여행하게 된 것이다. 그는 여행자로서의 경험을 통해 현실을 제대로 보는 눈이 길러진 것이라 보인다.


여행은 공부다. 그것도 능동적인 공부. 찾아서 할 수 있는 공부. 자신의 현재 위치가 어디이든 여행은 이런 점들에서 일반적인 수동적인 공부에 비하면 좀 더 바람직하며 능동적인 공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자리에 앉아서 하는 공부를 폄하하고자 함은 아니다.


이런 능동적인 공부는 즐거움과 기대, 흥분, 짜릿함, 순수함, 감동들까지도 느끼게 한다.

처음 내용으로 돌아가 보면 <타이페이이야기>에서 '당신의 맘속에 가장 큰 가치는 뭔가요?'라는 질문이 있다.

이번에도 인터부 영상이 나오는데 가족, 행복, 평화, 즐거움, 순수함.. 이라는 답들이 나온다.

여기에도 답이 있다고 보았다. 여행이라는 녀석은 위의 답들에 매우 부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행을 통해 가족을? 물론 물리적인 가족을 꾸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행은 가까운 사람들, 특히 가족에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일반적으로 추상적인 행복에 대해 생각도 하게되고 새로운 느낌을 가지게도 해준다.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세상에도 자신 안에서도  절실함을 알게 해준다. 더 많은 설명을 할 필요도 없이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글의 제목보다는 여행 예찬론이 되어가는 느낌이 들긴하지만. '선택'이란 기로는 우리에게 생각 아니 고심을 준다. 그 한가지의 예시 질문을 통해 생각하는 짧은 시간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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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기록

여행밑줄 2012. 11. 14. 14:21

여행을 다니다보면 기록을 남기게 된다. 어떤 여행을 하든 자신이 지나치게되는 행적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진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까.

처음보는 문화니까.

내가 지나온 거리니까.

시간이 흐른 뒤에도 기억을 떠올릴 수 있게 하니까.

멋진 사진이 될 만한 장소니까.

신선한 충격으로 새로운 개념을 전달하는 곳이니까.

...


각자의 환경적인 이유는 다양하지만 결국 기록을 남기게 된다.

그것이 글이든, 사진이든, 그림이든 어떤 방법으로든 남게된다.

개인적으로 그림은 심할 정도로 못 그리기에 메모와 사진 기록을 남기는 편이다.


메모는 당시의 생각, 느낌, 감정, 상태 등을 남긴다. 다르게 표현하면 오감의 기록을 남길 수 있게 된다.

물론 그림은 메모의 오감을 풍부하지만, 간략하게 남길 수 있고, 상상력으 더해 묘사할 수 있으며, 자신만의 기록물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그림메모를 남겨본 적이 없다. 그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사각의 철창을 드리운듯.. 트라우마로 남아있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여행과 관련 없으나 그림에 대한 어린 시절의 기억은 나를 잡아두고 있어서 몇자 남겨본다.

아직 미취학 아동이었을때, 엄마의 손에 끌려 갔는지 원해서 갔는지 그 이유는 모르겟으나 미술학원을 다닌 기억이 짧게 남아있다. 그 짧은 기억은 학원에서 시키는대로 그림에 색을 칠하는 수업인데, 선생님께 꾸중을 들었던 기억이다. '왜 자꾸 밑바탕 선을 넘어가서 색을 칠하고 있냐'는 것이다. 그리고 기억으론 미술학원을 등록한지 일주일쯤 후에 학원장님의 권유로 학원을 중단한 기억이다. 쉽게말해 쫓겨났다. 기억은 이 뿐이다. 

하지만 이 만큼의 기억은 30년이 넘게 흐른 지금도 또렷하게 남아 있다.. ㅜ.ㅜ

어린 시절의 뼈아픈 실패담일까?..ㅎㅎ


다시 글로 돌아와서...

또 하나의 기록인 사진이다. 사진은 오감을 남기기 보다는 현상을, 사실을, 순간을, 상태를 남긴다. 물론 사진을 잘 찍으면 살아있는 사진으로 그사진이 오감을 느끼게 해주기도 하겠지만, 그건 피로들의 세계이고, 아마추어들은 쉽게 건지기 힘들이게  그런 부분은 넘어가기로하고...

찰나의 순간을 남길 수 있는 사진 기록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고 가장 보편적인 기록이다.


어떤 이유든, 어떤 스타일이든 우리는 기록을 남긴다.

'여행은 기록으로 남는다'는 표현이 어쩌면 맞는지도 모른다. 나는 반 정도는 동의하기에 '어쩌면'이란 표현을 사용한다. 여행이 기록으로만 남진 않기에.. 그 이유는 차후에 적어보기로 한다...


질문이 생긴다. 나는 어떤 기록을 남기고 있는가?

               나는 어떤 기록을 남기고 싶은가?

여행의 경험이 많이 않았던 시절에 나의 기록은 여정의 기록이었다. 어딜가고, 어떤걸 먹고, 무엇을 보고, 어디서 자고, 무엇을 타보았는지... 이런 기록들도 시간이 흐른뒤에 다시 보게 되면 당시의 기억들을, 추억들을 떠오르게 하기에 충분하다.

다만 흔한 기록이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궂이 흔한 기록이어도 좋다. 하지만 때론 흔하지 않은 나만의 기록을 남기고 싶어질 때가 온다.


이후의 기록은 측정한 기록들을 더했다.. 독특한 기록이라 할까. 

아니 독특한 곳으로 다니기를 선택하였다. 


그 이후에 기록은 내 느낌의 순간이다. 

여정에 대한 기록도 잇고 독특한 경험의 기록도 있고 나에게 특정한 깨달음이나 고민을 하게 하는 느낌의 순간을 남기는 기록도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런 기록들을 남기니다. 글과 사진 기록으로..

그런데 어떠한 기록을 남기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 답이 없다.

여행을 왜 하는가? 라는 질문에 답을 하기 어려운 것처럼. 어떤 기록을 남기고 싶은가?

글쎄 처음처럼 쓰고 싶기도 하고, 지금처럼 쓰고 싶기도 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기록하고 싶기도 하다.


다른 이들은 잘도 답하는 것 같은데... 나는 답하기 힘들다. 머리가 나쁘면 어쩔 수 없나보다...ㅎ

꼭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다, 다니면서 변해가는 것 같다. 목표나 목적의식을 가지고 하면 더 잘할테지만 여행을 그렇게 하지 않으니 어쩌면 머리가 나빠서고 어쩌면 내맘대로 여행이어서 이고..


늘 그렇듯 그냥 하면서 변해간다. 삶도, 사람도, 여행도... 그러니 내 기록은 경험의 축적과 내 지적 상태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나갈 것이리라... 늘 아이엔쥐(ing)로 진행되어 나갈 것이라 변명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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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세상을 떠나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이들이었다. 미래가 불확실하지만, 불확실하기에 자유로운 우리들은 술을 마시고,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끝없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리고 몇 시간의 만남을 미련 없이 뒤로 하고 뿔뿔이 헤어졌다. 



욕망, 그것은 누구에게나 만만치 않다. 혼자 사는 것도 힘들고 같이 사는 것도 힘들다. 욕망을 끊는 것도 어렵고 욕망을 추구하는 것도 어려우며 욕망을 적절하게 조절한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40대 중반까지 혼자 살며 그는 얼마나 많은 욕망에 시달렸고, 또 얼마나 노력했을까?

'욕심을 내지 말고,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부지런히 일하라'

그 말은 어쩌면 그가 현재의 자신에게 다짐한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세월이 가면서 나 역시 그 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란 것을 깨닫게 된다. 말은 쉽지만 실천이란 힘들다. 어쩌면 욕망으로 인해 태어나고, 욕망으로 살아가는 인간이 완벽하게 욕망을 버린다는 것은 불가능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것 같다.



폴 라파르그(칼 마르크스의 사위이자 사회주의자)가 쓴 <게으를 수 있는 권리> '게을리 하세, 모든 일을. 사랑하고 한잔하는 일만 빼고, 그리고 정말 게을리 해야 하는 일만 빼고.'



앞으로 나는 어떤 인간이 될 것인가.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살아야 할 것인가. 그 답을 찾으려고 하루 종일 일기를 쓰기도 했고 새벽이나 저녁에 인적 없는 바닷가에 앉아 명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붉게 가라앉는 해는 무거워 보였고 한밤에 백사장에 누워 바라본 별들은 바람에 날려 떨어질 것처럼 불안했다. 그러던 어느날 오후, 해변에서 생택쥐베리의 <성채(Citdel)>를 읽다가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순간이 왔다.

'나는 평화를 빙자하여 자신을 단순함 속에 몰아넣고 마음의 갈망을 억제하는 인간들을 경멸한다. 그러므로 그대 자신이 성장하려거든 논쟁과 맞서 자신을 소진시켜라. 그것이 세상을 대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고통이란 거름과 같은 것이다.'

또 이런 글도 있었다.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은 현재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먼 명상에 빠진 인간들은 유토피아의 공상 때문에 힘을 잃고 만다.'

아. 나는 생택쥐베리가 보기에 이런 인간이었구나. '평화를 빙자하여 자신을 단순함속에 몰아놓고 마음의 갈망을 억제하는 인간들을 경멸한다'라는 말에서, 평화라는 말 대신, '자유로운 삶을 빙자하여' 혹은 '깨달음을 빙자하여'라는 말로 바꾸면 딱 나에게 하는 말이었다.  

나는 한때 자신을 발살랐었다. 모든 것을 내던지고 미지의 세계로 몸을 던졌을 때 나는 나 자신을 그 '구체적인 삶'에 소진시켰다. 거기에 기쁨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어느 샌가 익숙해진 그런 삶을 힘없는 '관념'으로 다룬 것은 아닐까? 과거의 혹은 미래의 유토피아적인 공상에 빠져 힘을 잃었던 것은 아닐까?

허허. '결국 내가 살아온 10년의 세월이 그 정도였구나'라는 생각에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한동안 충격에 빠져 있었지만 알 수 없는 힘이 가슴 속에서 서서히 소용돌이쳤다.

그래. 자신에게 솔직하자. 그것만이 세상을 살아나가는 유일한 방법이다.



누구에게나 벗어나고픈 울타리가 있는 법. 비록 그 울타리가 편안한 삶을 보장한다 하더라도 내삶이 아닌 것 같은 울타리라면 울타리를 넘을 용기는 있어야 하겠지.



'모든 인도인들은 가난해도 행복하다'고 미화할 수는 없지만 '모든 가난한 인도인들은 불행하다'라고 말할 수도 없다. 사람들은 행복을 위해 욕망을 버리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 골목길에서는 욕망이 추하지 않았다.



가끔 삶이 힘들고 허무하거나 권태스러워질 때 바라나시에 가보라. 꼭 초월과 명상을 노래하지 않아도 좋다. 바라나시는 한 번 가서 쉽게 그런 것을 느끼는 곳은 아니다. 화장터의 연기가 역겹고, 힌두교 순례자들의 찬송소리가 낯설고, 가트에 앉아 있을 때 찾아오는 거지가 귀찮게 느껴지면 이번에는 성벽 뒤의 골목기로 가라.

더럽고 비좁은 골목길을 기웃거리며 소 엉덩이에 받치고, 새똥을 맞으며, 원숭이와 싸우고, 상인들과 흥정하며 그들의 땀방울과 미소를 기억하고, 열살 남짓의 아이들의 치열한 삶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삶의 열기를 느껴 보라. 그 순간 문득 자신이 부끄러워지고 겸허해진다.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지금 무슨 생각하는 거지'하는 생각이 머리를 치는 순간, 정신의 기름기가 쏘옥 빠지며 가슴 속에서 삶의 열기가 팍팍 솟구쳐 오른다.

그때 알게 된다.

행복이란 저들처럼 열심히, 아기자기하게, 사소한 것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데서 온다는 것을, 또한 진정한 명상이란 한곳에 앉아 마음의 평화를 구하는 정적이 아니라, 고뇌를 껴안고 눈을 부릅뜬 채 걸어가는 행위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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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다고 하면 보통 '모르는 것에 대해 알아가는 것' '새로움을 경험하는 것'등 이런 유사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것은 먼저 알게 된 이들에 대한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그들에 의해 좀 덜 어려운 과정을 거칠 수 있다. 그렇다고 노력이 필요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시말해 배움은 노력을 통해 지식을 얻게 되는 과정을 의미하게 된다.

거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지식들이 자신의 생각과 이전 경험들과 어우러짐으로 지혜로 이르는 과정을 총괄하게 된다.

이상의 표현들은 누구나 들어왔었고 수차례 이상 접했을 내용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배움에 대한 이 정도는 보편적인 것이다. 



그런데 몽테뉴는 <수상록>에서 '우리는 가장 많이 이해하는 사람 보다는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이해와 옳고 그름에 대한 분별은 공허하게 비워놓은 채, 오직 기억을 채우기 위해서 분투한다'(수상록I)

'나는 기꺼이 교육의 부조리라는 주제로 돌아가겠다. 우리의 교육 목적은 우리를 행복하고 현명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머리속에 무엇인가를 집어넣는것 뿐이었다. 그런 목적이라면 성공한 셈이다. 교육은 우리에게 미덕을 추구하고 지혜를 포옹하도록 가르치지 않았다. 단지 기원이나 어원 같은 것들만 각인시켰을 뿐이다.'(수상록II) 라고 지적하였다.


1500년대 사람, 1580년에 완성한 <수상록>은 500년이 넘게 지나온 이야기지만 지금 우리의 배움에 대한 생각없음과 비뚤어진 목표에 대해 정확하게 지적하였다.

어느 시대에나 오류는 있어 왔고, 잘못된 적용이나 무지는 있어 왔다.

그 당시에도 무지에 의한 비뚤어진 교육에 대한 생각들은 있어 왔을 것이다. 그렇기에 당시 세태에 대해 몽테뉴는 지적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과거의 발명과 발견들을 통해 그리고 시행착오들을 통해 인류는 진보되어 왔다는 점을 생각해 볼때 배움에 대해서는 진보되어가지 못한 것이 중요하다.


현 시대에는 이전보다 더 심한 비뚤어진 교육이 자행되어 있다는 점은 우리가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중의 하나이다.

배움에 관해 우리가 접할 수 있는 곳은 첫번째는 가정이고 두번째는 학교이다. 두번째의 경우는 공교육과 사교육 모두 포함시켜야 할 듯하다.

첫번째인 가정 내에서의 교육도 매우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두번째를 고려해 보고자 한다. 물론 가정에서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고 있고 교육의 문제가 학교에서의 교육교육을 더욱 비뚤어지게 하는데 조장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배움은 개인적인 부면이지만 이 시대는 단체의 문제를 먼저 생각한다는 점을 보았을때 학교의 배움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자 하는 것인다. 몽테뉴의 표현 '오직 기억을 채우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실과 얻고자 하는 의지를 뿌리채 뽑아버리는 현실은 우리에게 경각심 보다는 성공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으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현명한 판단으로 느끼게 하고 있다. 


서두에서 언급한 배움에 대해서 우리 대부분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런 비뚤어짐을 가진 것은 배움 자체를 매우 수동적으로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지식을 들어왔다. 청소년 시절에 단 한번도 주어지는 지식에대해 의문을 품어본적이 없는 시간이었을지 모른다.

의문이 들어도 순간일뿐 염두에 두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특히 불교, 유교적인 스승은 비판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상은 우리를 더욱 조아리게 만들었지 우리가 하나의 개체로서 고민을 하고 생각을 통해 질문하게끔 만들지 못했다.

그렇기에 앉아서 받아쓰면서, 1은 1이고, 2는 2이다라는 말씀을 받아들이기에 바빴고, 그것들에 대해 기억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만 중히 여기게 된 것이다.

물론 하나의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위의 이유는 우리의 사고를 정지시킨 세뇌로써 가장 큰 작용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러한 배움의 질병을 안고 있는 우리에게 <아름다운 파괴>에서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었다.

'콩나물은 부드러운 만큼 아주 민감해요. 물을 자주 주지 않으면 금방 잔 뿌리가 많아져서 못쓰게 됩니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키우는 것도 콩나물을 키우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내면의 개안(開眼)은 그래요. 시루에 놓인 콩나물이 하루에 몇 번씩 주는 물을 먹고 자라는 것처럼, 콩나물이 자라기 위해서는 물이 꼭 필요한 것처럼, 여러분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나 책에서 얻는 지식이 꼭 필요한지도 모릅니다.

콩나물은 절대로 물을 껴안고 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콩나물이 자라기 위해서는 물이 꼭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물이 콩나물 사이로 설렁설렁 지나가게 만들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만일 콩나물이 물을 안고 있다면, 금방 썩어버립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주는 지식을 안고 있으면 여러분 자신이 썩어버려요. 

적어도 인간의 내적인 성장을 염두에 둔 지식은 그렇습니다. 콩나물의 지혜를 배울 필요가 있어요. 아무리 아까워도 그냥 설렁설렁 지나가게 내버려둘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콩나물 사이로 물이 설렁설렁 지나기지만 때가 되면 자라 있는 것처럼, 여러분도 그렇게 자라는 것입니다.

마치 콩나물이 자신의 성장을 위하여 물이 지나가는 그 순간에 충실하듯, 여러분도 순간순간의 느낌에 충실하라는 말이었습니다. 변화는 순간이지만, 그 과정은 언제나 어느 정도의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207-209)

저자의 콩나물에 대한 예는 우리에게 배움에서 기억이 지대한 작용을 하는 것이 아님을 적절하게 지적해 주고 있다.

콩나물이 자라기 위해 물은 꼭 필요한 것이지만 그럼에도 그 물을 잡고 있으면 썩어버리게 된다. 우리의 배움에 지식에 대한 내용이 필요하지만 그 지식만이 모든 것인양 잡고 있으려하면 기억일 뿐이지 배움이 아니라는 것이다.

배움이란 것은 콩나물이 물을 지나가게 하면서도 잘 자라나가듯이 지식들을 통해 기억이아니라 그러한 지점과 자신의 체험적 사고와 경험들을 통해 그리고 이전의 지식들과의 어울림들을 통해 자신이 성장해 나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마지막 줄에서처럼 '그 과정은 언제나 어느 정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며, 배움은 듣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들은 것을 자신이 체험하여 자기의 것으로 체득, 체화해 나가는 과정이 매우 큰 역할을 차지 한다는 점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콩나물이 자라는 것이다. 공부에 대한 기술보다는 몸으로 부딪히는 과정 즉, 스스로 경험해 나가는 과정 그것이 우리의 배움이라는 점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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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장! 이놈의 피리가 또 막혔어요. 여름밤은 너무 짧은데 말이에요.

- 넌 집에 안 가니?

- 아저씨는 여기서 뭐 해요?

- 기다려.

- 누굴요?

- 나도 몰라. 오지 않을 사람 같아.

- 한가한 사람이군요.

- 아니, 나는 바빠, 열심히 기다리고 있거든.

- 열심히 기다리는 건 좋은 기다림이 아니에요.

- 왜?

- 기다림은 의지와 결심으로 하는 일이 아니거든요. 기다릴 것들은 당신의 바깥에 있어요. 당신에게 누군가 필요하다면 부디 아무도 기다리지 말아요.

- 저런, 네 말대로라면 공연히 무덤가의 꽃들만 시들었구나.

- 저 시든 꽃들요? 그건 다만 이 여름의 마지막 장미일 뿐이에요. 누굴 위해 피어난건 아니죠. 여기 있는 것들은 더 이상 자신을 말하지 않아요. 그래서 홀로라는 말을 모른답니다. 이제 그만 이야기 할래요. 난 다시 피리를 불 거예요.  59-60



그래도 떠난 애인에게서 배운 말을 그대가 내게 하고, 나도 나의 떠난 애인에게서 배운 말을 그대에게 하지. 내가 그대를 떠나면 그대가 나에게 배운 사랑의 말을 나의 새 애인에게 건네고, 지구의 사랑은 아무래도 그렇게 현명해지고 있는 거지. 오랜 세월 세상의 광물과 다 접톡해서 현명해진 지하수처럼.

그래서 말이지, 나는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기보다는 그대에게 배울, 내 새 사랑의 말을 생각해 보는 밤이고 싶어.

사랑이 밀려오면 평온의 휴식은 끝나고, 나는 이내 가난해져 다시 또 길을 잃고.  102



순정이란 것은 자고로 연약한 마음이 아니라, 들끓는 닫힌 욕망의 체계이다. 순정은 사랑하는 그 사람에 대한 극진함의 탈을 쓰고 있지만, 실은 제 속의 이유로 그 사람을 독점하려는 욕망이다. 심지어는 그 욕망이 저지당하고 명백하게 그 끝을 보았을 때조차, 남자는 저 홀로 상처를 끌어안고 사랑의 끝을 모른 척하며, 여전히 제 속에 갇혀 사랑을 고수한다. 상대도 없고, 자신의 무너짐도 없이 오직 거울 속에 갇혀 홀로 사랑하는 일.

남자들아, 함부로 제 속에서 순정을 길어올리지 마라. 순정은, 이토록 사랑과 상처 사이에 기생하며 꿈틀대는 그대의 증상에 다름 아니니, 증상으로나마 제 욕망을 누리려는 마음은 더없이 쓸쓸한 것이다.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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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비우다

여행밑줄 2012. 11. 7. 21:39

여행은 여행지를 읽고, 현지사람들을 읽고, 여행자들을 읽고, 그들의 문화를 읽어나갈 수 있다.

다르게 표현하면 알아가는것, 새로운 것을 얻어가는것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은 득(得)이다. 득이란 글자는 '습득(習得)'이란 단어로 많이 사용된다. 익혀서 얻는것. 그렇게 읽어나가는 과정이 여행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것의 반대는 실(失)이다. 여행은 실이 아니라 득이다.

물론 실(失)이 없지는 않다. 금전의 실도 있고, 시간을 사용해야 하기도 하고, 여행하는 만큼 국내에서 할 수 있는것들을 잃는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기회비용'이란 용어를 알고 있다. 미시경제학이란 분야에서 쓰이는 용어였으나, 오늘날은 보다 많은 곳에서 사용하기도 한다. 이것은 하나의 선택으로 잃게 되는 것들 중에 가장 큰 가치를 말하는 것인데, 이런 맥락에서 '실'보다는 '득'이라는 표현을 하는 것이다. 


여행에서 득은 무슨 의미들일까?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시대에 돈의 가치를 뛰어넘을건 없어 보이는데, 돈을 사용하여 돈을 얻지 않는 여행이 얼마나 득이 될 것인가?

신자유주의 시대에 돈의 가치를 논하면, 여행은 필요없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시간을 쫓아가며 바쁘게 돈을 벌어 휴가를 통해 휴양지를 가는것 외에 여행의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아.. 난 왜 이런 의문을 품어서 골치아픈 소리를 하고 있는걸까.. 너무 생각나는대로 하는것도 좋지 않다..ㅡ.ㅡ)

여행의 득은 알아가고, 익혀가고, 스며들어 자신의 시선 폭을 넓히고, 깊이를 깊어지게 하는 것이다. 

때로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때로는 그들의 시선으로, 때로는 지금까지의 나의 기준으로, 때로는 생각해 보지 못했던 기준으로 바라보고, 경험하는것. 


그러면 이것의 돈의 가치를 넘어설 수 있는가?

감히 나는 '그렇다'고 말한다. 

30대로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결코 적은 나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시간들을 살아오면서, 생각하는 것들 중에 하나는 경험의 보물이다.

지금의 나의 생각은 절대 '의미없는 일이란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하든지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여행의 가치는 돈의 가치를 충분히 넘어선다고 본다. 


이런 득을 가진 여행을 동시'비움'이라고 생각한다.

비움이란 채워지는것의 반대 의미가 아닌가. 그렇다. 그런데 왜 여행은 비움이라 보아야 하는가?

여행을 다녀보면 분명 채워지는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동시에 비워지는 것도 느껴진다. 채워지는 것은 새로운 앎, 경험들을 통해 분명하다. 

그에 더해 나의 편견, 아집, 집착, 착각, 진정 필요한 것들에 대한 선입견들이 비워져 감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어느 여행에서 느꼈던 생각을 떠올린다. 이 기억은 종종 머릿속에서 맴도는 생각이기도 하다.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며, 그들이 3시에 일을 마치며, 늦어도 4시에는 모두 마치고 각자의 가정에 돌아가서 가족과 친구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서,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했었던 적이 있다. 또한 그들의 삶을 대하는 태도와 여유로움이 부러웠다.

바로 다음날은 동일한 그들의 삶을 지켜보면서, '이러니 당연히 잘 살지 못하는 거 아니냐. 느긋한게 아니라 게으르게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와 비슷한 일은 유럽의 한 도시에서 정반대의 관념으로 경험하였던 적도 있다.


당연히 이틀 동안의 서로 다른 생각은, 생각의 기준을 달리 했기에 그러했다. 그들은 동일했으나, 내 마음의 기준이 달랐기에 나는 다른 생각을 하며 부러움과 멸시를 하였던 것이다. 그들은 그들의 삶을 늘 살아가는데 나 혼자서 잣대를 대는 것부터 잘못이다. 

사람이 일관되게 사는것이 만만치 않은 일이다. 다시말하면 인간은 누구나 다중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다중성이 당시의 컨디션으로 반대의 행동을 하게 되는것은 감정을 가진 동물이며, 불완전한 동물로서 당연하다고 치부하지는 않더라도 이해가 되는 부면이긴하다. 


위의 경험은 내 자신이 가진 비합리성에 대해 비워야 하는 것을 깨달아가는 하나의 과정이었다. 물론 여행에서만 느끼는 것만은 아닐것이다. 하지만 여행은 우리의 마음을 좀더 열어주는 능력이 있기에 비워나가는 과정을 더 쉽게 경험시켜 준다.


애둘러 표현한 것 같은데 정리해 보면, 여행은 얻는것 만큼 비워내는것또한 크다는 것이다. 고정관념의 타파는 누구나 알고 있는 표현이지만 그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깨어있지 않으면 힘든것이다. 여행은 그러한 비움에 깨어있는 자세를 더 잘 준다. 그렇게 여행은 비움인 것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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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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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같은 건 애초부터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우리가 사랑하는 것만큼 우리는 사랑받지 못했고 별자리는 내가 손 닿을 수 없는 곳에서만 아름다웠으니까.
우리는 생활 앞에서 언제나 난처했고 우리가 잘 살고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으니까.
뜨겁던 청춘은 지나가버렸고 버스는 손을 흔들어도 다시 돌아오지 않았지.
더 슬픈 건 청춘에 대해 미련이 없다는 것.
떠나간 버스를 아쉬워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지.
하지만 어떡해? 다시 길을 나서는 수밖에.
마치 그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라는 듯 배낭을 꾸리고 신발끈을 동여맸지.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는 거야.
당신은 언젠가 나를 살랑하게 될 것이고 별빛은 나의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고 생할은 언젠가 나를 안아줄 것이고
청춘.....
그래, 청춘은 지나갔기 때문에 식어버려 재만 남았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지.
그리고 지금, 나는 다시 버스를 기다리고 있잖아?
행복이 오지 않을 땐 우리가 그것을 만나러 가야지.  14-15

 

그러고 보니 우리에겐 수천만 원이 든 통장도 자동차도 그다지 쓸모가 없구나.
우리를 위로해 줄 음악과 책, 우리 몸을 감싸줄 티셔츠 몇 장.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구나.  23

 

짙은 라오 커피 한 잔과 바삭하게 구운 바게뜨가 당신의 식탁 위에 차려져 있다....
책장을 펼쳐 어젯밤 밑줄을 그어놓은 부분을 다시 한 번 천천히 읽는다.
메모를 하며 '내 삶의 제목을 정한다면 무엇일까?'하고 잠시 생각해 본다.
책을 내려놓고 당신은 나이프를 들고 바게뜨에 치즈를 바른다.
바게뜨는 이제 알맞게 식었다...
이제 막 도착한 여행자들이 커다른 배낭을 짊어지고 지나간다.
그들은 당신을 향해 미소를 건네고 당신 역시 그들을 향해 미소를 짓는다....
당신은 이런 아침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28-29

 

루앙프라방에 석 달째 머물고 있는 중년의 캐나다인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왜 사람들은 루앙프라방을 떠나기 아쉬워할까요?"
내가 묻자 그가 대답했다.
"아마도 이곳에서 시간의 실페와 마주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언제 시간과 진지하게 마주한 적이 있었을까. 우리는 시간 앞에서 옹졸했고, 급했고, 주저했고, 불안했고, 고독했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들은 루앙프라방에 와서 비로소 시간이 어떻게 느리게 흘러가는 지를 알게 된 거야. 시간을 소비하는 진정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거지."
시간을 소비하는 진정한 라이프스타일.
나는 그 멋진 말을 곧 실감할 수 있었다.  33

 

아무도 'see you again'이라고 하지 않았다.
우리는 다만 스쳐가는 사이였으니까...
우리의 우연은 거기까지였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  41

 

우리에겐 생을 감상하고, 즐길 권리가 있어요.
내가 이곳으로 여행을 떠나온 건 그 권리를 찾기 위해서랍니다.  43

 

"제 이름은 틱 웃입니다. 열아홉 살입니다. 내년이면 정식 승려가 됩니다"
틱 웃이 빈 그릇을 치우고 돌아와 앉으며 말했다.
"당신에겐 길을 잃을 권리가 있어요. 당신은 여행자니까요."
"많이 두려웠죠? 누구나 낯선 장소에 홀로 있으면 외롭고 두려워지게 마련이죠."
"길을 잃었을 때 중요한 것은 절대로 겁을 먹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당황해서 여기저기 헤매다 보면 점점 더 미궁속으로 빠지게 되죠. 여유를 가지고 내가 왔던 길을 천천히 더듬다 보면 분명 가야 할 길이 보일 거예요."
"또 한 가지. 길에서 헤매는 시간을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는 제 갈 길을 찾기 위해, 더 많은 것들을 보고 경험하기 위해, 여기저기를 헤매는 것인지도 몰라요. 그러니 조바심 내지 마세요. 느긋하게 길을 가면 되요. 어쩌면 길을 잃는다는 것도 행운일 수 있으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당신은 여행을 많이 했나요? 먼 곳으로 순례를 떠난 적이 있습니까?"
"아니요. 저는 한 번도 여행을 떠난 적이 없답니다."
"그런데 어떻게...?"
"여행도 삶과 별반 다를 게 없기 때문이죠."
틱 웃은 내게 잠자리를 만들어주고 조용히 일어섰다. 피곤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어쩌면 우리의 일생은 길을 잃고 다시 찾는 과정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아니, 길을 잃고 싶어, 그리고 길을 잃으리란 걸 알면서도 길을 떠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잃은 길 위에서 어딘가에 있을 차가운 불빛 하나를 기대하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게 인생이 아닐런지. 그러기이ㅔ 모든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아둔하기만 한 것이 아닌지.
다음 날 아침, 떠나는 나를 향해 틱 웃이 말했다.
"모든 건 명확하지 않아요. 지도 역시. 자동차도, 컴퓨터도, 모든 것은 오류를 가지고 있죠. 우리는 언제나 길을 잘못 들까봐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길은 그렇게 만들어진다는 걸 잊지 마세요. 낯선 길을 헤매는 것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랍니다. 용기 있는 자들에게만 주어지죠." ...
내가 심호흡을 하며 힘껏 페달을 밟앗던 그 지점에 도착했다. 커다란 트라웃 나무가 무성한 잎사귀를 흔들며 나를 반겨주었다. 어때, 여행은 즐거웠나?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나는 트라웃 나무에 등을 기대고 지도를 살폈다. 우습게도 내가 틱 웃을 만났던 사원은 그곳에서 고작 6km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것 같았다. 걷는다고 해도 2시간 정도면 충분히 돌아올 수 있었던 거리였다. 나는 지도를 바라보며 틱 웃의 말을 떠올렸다."낯선 길 위에서 오히려 행운을 만날 확률이 높죠. 우리가 길 위에서 잃을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47-49

 

우리는 골목을 걸으며 골목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골목에 깃든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속삭인다. 누구는 이 골목에서 태어나 도시로 떠났고, 어떤 이는 이 골목에서 한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또 다른 이는 이 골목을 평생 동안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않았다. 골목은 여행자들이 자신의 비밀스런 이야기들을 세상 여기저기에 퍼뜨려줄 것을 알고 있다. 노인이 그가 목격한 생의 이야기들을 아이에게 들려주며 세월을 견디듯, 골목은 여행자의 발걸음을 유혹하는 것으로 스스로를 견뎌가는 것이다.
감동 어린 여행기를 쓰고 싶은 여행자들이 골목을 찾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행자들은 마치 자신이 모든 일을 겪은 듯 글을 쓰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가 골목에서 만났던 운전수와 아이들, 빵장수, 호객꾼, 여인, 걸인, 승려, 소매치기가 전해준 것들이다. 여행자는 골목에 얽힌 위트 넘치는 추억담, 골목이 들려주는 생생한 증언들을 인용하고 전달할 뿐이다.
골목에 관한 뛰어난 명상가인 어느 여행자는 세상이 어쩔 수 없이 신비로운 이유는 뜨거운 화산 때문도 아니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 때문도 아니며 바로 수많은 골목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수많은 골목이 있는 이유는 하나의 골목마능로는 이 세상의 신비를 다 담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지금 세상의 모든 골목이 그려진 지도를 만들고 잇다. 그건 어쩌면 우리 생의 비밀이 담긴 가장 은밀한 지도일지도 모른다.
가끔 생각한다. 아름다운 골목과 만났을 때 하염없이 걸어서 모퉁이를 돌아 골목 끝으로 사라지는 순간을!  72-73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다고 느낀다면, 그래서 돌아가기 싫다면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면, 당신은 여행을 잘 하고 있는 것이다.  84

 

싸이(Ssay)는 스물 여덟 살. 툭툭을 운전한다....
싸이와 차를 마시다가 그에게 자신이 가난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냐고 물었다.
그는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글쎄, 뭔가 부족한 것이 있다는 생각이 때땔로 들기는 하지만 특별히 가난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
"뭐가 부족하지?"
싸이는 골똘히 생각하더니 말했다.
"음, 아이들을 위한 병원과 학교, 세탁기.... 뭐, 이런 것들 아닐까? 그런데 초이, 부족한 것과 가난한 것은 뭐가 다르지?"
"부족한 건 단지 단지 불편한 것이고 가난한 건 그것보다 좀 더 슬픈 일이겠지."
싸이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난 조금 부족할 뿐이야. 슬프지는 않으니까. 내가 세탁기를 가지고 싶은 건 아내가 빨래를 좀더 편하게 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런 것뿐이니까. 세탁기가 없다는 건 약간 불편할 뿐이지 슬픈 일이 아니잖아?"  98-99

 

세상은 살 만한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 지점에서 별이 뜨는 것 같아요.
우리는 그 별을 나침반 삼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고요.
그래요. 우리 인생의 복선과 암시는 어딘가에 분명 숨어 있어요.
해피엔딩이든, 쓸쓸한 뒷모습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리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자기 인생의 정면을 관토할 사랑과 의지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그걸 찾으려는 노력이 중요한 거죠.
난 삶 자체가 바뀌기를 원하고 있었고 그건 아주 절실했죠.
새롭게 시작할 이유는 그것으로 충분한 것 같아요.  131

 

"이봐, 초이. 여기 벽이 있어. 어떤 사람은 벽을 넘어. 어떤 사람은 그냥 뒤돌아서 가지. 어떤 사람은 벽을 부수고. 어떤 사람은 벽에 낙서를 해. 그리고 어떤 사람은 벽을 더 높이 쌓지. 넌 어떡할래?"
"글쎄..."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떨까. 먼저 벽이라는 걸 인식하는 거야. 벽을 외면해서는 안 돼. 그건 가장 못난 인간들이나 하는 짓이지. 그런 다음 일단 부딪혀 보자구. 벽을 넘건, 뒤돌아서 가건, 낙서를 하건, 부셔버리건, 그건 그 다음 일이니까. 언더스탠드?"  154

 

내겐 저축도 거의 없어. 보험도 없고 연금도 나오지 않아. 나는 더 이상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종족이 아닌 거야.
누군가 내게 무섭지 않느냐고 물어보더군.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야. 하지만 살다 보면 자신이 이뤄놓은 모든 것을 걸어야 할 시기가 찾아오지. 그때 힘껏 내질러야 해. 발등에 축구공이 정확하게 맞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고. 앞 뒤 잴 필요도, 골대 따위를 가늠할 필요도 없어. 그냥 힘껏 내지르는 거야. 그 다음은... 어떻게든 되겠지. 어제 서른여덟 살이 됐어. 남자에게 서른여덟은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기에 늦은 아니는 아니야. 어쩌면 이전까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들을 할 수도 있는 나이지.
운명은 어떤 시간과 장소에서 우리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어. 그것을 경험하고 나면 누구도 이전의 자신으로 되돌아갈 수가 없어.  167

 

우세요. 실컷 우세요.
우는 게 부질없으면 인생도 부질없어요.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나서 가장 인간답게 사는 순간은 눈물을 흘리는 그 순간이거든요.
울다 보면 당신 안의 짐승이 달아날 거예요.  169

 

"여기서 행복해?"
"행복해."
"어떤 점에서?"
"걱저이 없어. 그러니까 행복하지. 여기 와서 깨달은 건 행복이란 걱정이 없는 상태라는 거야."
더 좋은 것에 대한 욕심이 없으니까, 더 많은 돈이 필요없다고.  183

 

"네가 알고 있는 루앙프라방 사람들에 대해 말해 줘."
"이렇게 말해도 될런지 모르겠지만, 음, 그들은 계획이 없어. 아니, 계획을 세우는 것데 대해 무관심해. 내가 그들에게 '자, 우리 이렇게 계획을 세워서 이렇게 이렇게 해봅시다'하고 말하면 그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왜 굳이 그렇게 해야 하냐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지."
"왜일까?"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이들은 자신보다 많이 가진 자들을 부러워하지 않아. 그저 많이 가지고 있구나 하고 생각해 버리지."
"그런 걸 낙관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겠지. 분명한 건 이젠 내가 그들에게 익숙해져 버렸다는 거야. 나 역시 가끔 이런 걸 왜 해야 하는 걸까 하고 생각할 때가 많으니까."
마이커는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네가 이곳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
"아니,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아. 지금은 한 사람의 노력이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시대가 아니잖아. 그게 가능했던 때가 있었지만 그건 노스탤지어일 뿐이야. 그리고 난 그냥 하찮은 사람이야. 부조리하고 이기적이며 무책임한 수많은 사람 중에 한 명이지. 그리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이곳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난 지금 나를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는 거야. 사람들이 그걸 봉사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생각하라지 뭐."  184-185

 

겨울 시린 꽃봉오리에서 뜨거운 꽃이 열리듯 살아내는 것 자체가 가장 다행한 일이다.
우리는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많고 사랑하지 못한 일들이 많다.
세상의 모든 길은 끝난 그곳에서 다시 시작한다.
당신의 뺨을 어루만지는 일이 이토록 소중한 일일 줄이야.
그리고 그것이 삶일 줄이야.  193

 

손이 가장 아름답게 보일 때가 언제인 줄 아세요?
손이 진정으로 필요할 때가 언제인 줄 아세요?
그건 바로 누군가를 쓰다듬고 어루만질 때랍니다.
당신의 손이 내 뺨을 어루만질 때 나는 진정되곤 합답니다.
공포와 슬픔과 불안과 아픔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답니다.  226-227

 

"여행을 하면서 고양이만 찍었어."
"대단하군, 그런데 왜 하필 고양이지?"
"그놈들은 여행자를 닮았어. 그들의 구부러진 등을 봐. 언제라도 떠날 준비가 되어 있어. 적당한 긴장감으로 휘어져 있지. 눈빛도 여행자와 비슷해. 저멀리 어딘가를 응시하는 것처럼 망연하다가도 곧 낯선 자를 경계하는 듯 날카롭게 바뀌지. 친해지는걸 두려워한다는 것 역시 여행자와 닮았어. 누군가와 지나치게 친해지면 떠나기가 힘드니까."  230

 

당신은 나를 이해한다고 말하지만 그건 오해에 불과해. 저 비행기를 봐. 당신은 비행기가 만들어내는 이륙의 유쾌한 자세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착륙의 우울한 자세일 뿐이야. 나는 당신을 이해하려 애쓰지만 언제나 오해하고 있지. 별이 영원히 밝을 것이라는 생각은, 별에 대한 우리의 영원한 오해일 뿐이야. 그렇지만 우리에겐 오해가 필요해. 진심을 말하는 것도 이제는 지쳤어. 완벽한 균형 따윈 없어. 솔직히 말하자구 . 우리가 얘기하고 싶은 건 생활이잖아. 우리는 언제쯤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될까. 우리는 언제쯤 서로를 '완벽하게'오해할 수 있을까. 더 이상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나의 오해를 오늘 밤만이라도, 제발, 이해해 줘. 부탁이야.  237

 

당신은 왜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지?
당신은 여행자니까요.
내일이면 떠나버릴 테니까요.
나만 혼자 남을 테니까요.  253

 

우리가 우너하는 것은 가까이에 있지 않다.
그것들은 멀리 있어서 반짝인다.
그래서 우리는 길을 떠나온 것이다.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최소한의 절망으로부터의 도피이기를.
내 삶에 대한 방황의 성실한 흔적이기를.
당신은 언젠가 나를 사랑하게 될 것이고 별빛은 나의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고 생활은 언젠가 나를 안아줄 것이기 때문에...  263

 

당신이 처음 발을 디딘 이곳이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느낌이 든다면
언젠가 이 강바람의 냄새를 맡아본 적이 있다고 느낀다면
마음에 드는 창문 아래에서 하루 종일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면
하루쯤 늦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차라리 마음이 편해진다면
옥상에 앉아 식어버린 커피를 마시며 달빛이 비치는 산을 올려다보는 그 시간이 좋아진다면
상대방을 향해 먼저 웃음 짓는 순간이 많아졌다면
지금 당신 곁을 스쳐간 그 사람이 3년 전 기차 칸에서 당신에게 어깨를 빌려주었던 그 사람일 것 같다면
그 사람을 다시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면
구름의 무게가 몇 그램이나 되는지 궁금해진다면
지구가 둥글다는 것이 고마워진다면
막혀버린 길보다 여러 갈래의 길 앞에서 더 난감해진다면
정들었던 게스트하우스를 떠나며 마음이 물끄럼 해진다면
버스 안에서 지도를 펼쳐놓고 골똘히 생각헤 잠긴 중년 남자가 멋있게 느껴진다면
그와 함께 차를 마시며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진다면
망고를 사고 동전 하나를 더 거슬러 받았는데 이 세상을 얻은 것보다 더 기뻤다면
나중에 동전 하나를 덜 거슬러 받은 걸 알게 됐는데 이 세상을 잃은 것보다 더 슬펐다면
우리 모두 무언가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
갑자기 내 삶이 대책 없어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면
당신은 서서히 여행에 중독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267

 

노비스가 내게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초이, 여기에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의 목록을 적어보세요."
나는 그가 건네준 종이 위에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의 목록을 적었다.
집, 차, 컴퓨터, 카메라, 책상, 청바지, 텔레비전, 티셔츠, 음반, 책, 냄비, 신발, 화분, 어항, 탁자, 의자, 옷장, 자전거, 오디오....
적다 보니 종이 한 장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적기에 이 종이는 너무 작아요."
그는 나를 바라보며 싱긋 웃더니 종이 한 장을 다시 내밀었다. 손바닥만한 작은 종이였다.
"이것이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의 목록입니다."
그 종이에는 옷 두 벌과 책 네 권, 신발 한 켤레, 수저 한 벌이 달랑 적혀 있을 뿐이었다.
그가 말했다.
"종이가 너무 작은 것이 아니라 당신이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요?"
"당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들 때문에 당신은 행복했던 적이 있나요?
노비스가 물었지만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돌이켜보니 내가 가지고 있던 물건들이 나를 행복하게 해준 적은 없었다. 그것들을 사는 순간 잠깐 행복했을 뿐이었다. 물건을 사는 순간을 즐긴 것이지 물건 자체가 즐겼던 건 아니었다. 곧 싫증을 냈고 언제나 새로운 것을 갖고 싶었다. 
노비스는 내게 종이 한 장을 더 내밀었다.
"이제부터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들의 목록으로 이 종이를 가득채워보세요. 나무 그늘의 위로, 당신에게 쉴 자리를 내어주는 배려, 아직 여행할 곳이 남았다는 기대감, 내일에 대한 희망, 작고 가난한 것들에 대한 존중, 갈증을 적셔주는 물, 나무의 씨앗을 키우는 햇빛, 당신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새소리.... 그것들을 하나씩 적어가다 보면 이 종이 한 장으로는 모자를 거예요. 그때 제게 다시 오세요. 종이는 얼마든지 더 드릴 수 있으니까요."  283-286

 

"우린 허들 선수야. 결승점에 닿기 위해서는 허들을 넘어야 해. 하지만 친구, 허들을 방해물이라 생각해서는 안돼. 허들은 너를 결승점으로 인도하는 안내자이기도 하지. 허들을 열심히 넘다 보면 어느새 결슬점이 네 앞에 있을 거야. 삶도 마찬가지야. 힘내라고!"  289

 

푸 타이에게 물었던 적이 있다.
혹시 미래에 대한 걱정 같은 거 있어?
푸 타이가 말했다.
초이, 신이 내일을 만든 건 걱정하라고 만든 게 아니야.
준비하라고 만든 거지.
오늘은 내일을 준비하는 날이야.
내일 봐, 안녕.  297

 

노련한 여행자들은 삶에 대한 해답이 세상 여기저기에 숨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이 멈추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사막을 건너는 일도 첫걸음부터 시작한다.
수천만 번의 걸으을 반복해 마침 내 사막을 횡단하는 것이다. 단숨에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를 지혜롭게 만드는 것은 모험보다는 경험이다. 진리는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다.
관광객이 되지 마라. 여행자가 되어라. 관광객은 장소에 머무는 자다. 하지만 여행자는 장소에 묻힌 시간의 비밀을 발굴한다.
실패를 즐겨라. 신은 삶을 설계할 때 실패를 예정해 놓았다. 우리가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당신이 원하는 것은 가까이에 있지 않다. 그것들은 멀리 있어서 반짝인다. 우리는 그것을 얻기 위해 길을 떠나온 것이다.  303

 

살아오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반지금의 길이만으로 원의 둘레를 구하는 방법을 배웠고, 맛있는 커피를 내리는 방법도 배웠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법도 배웠다. 시치미를 떼는 법, 모른 척하는 법도 배웠다. 난처해지지 않는 법도 배웠고 고마워하는 법도 배웠다. 말이 통하지 않을 때는 그냥 웃으면 된다는 것도 배웠다. 하지만 내가 배운 가장 소중한 진리는 우리는 모두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 존재이며, 그리고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사실이다.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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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 같은 건 하지 말자.

그런 거 안 했어도 우린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잖아.

최선을 다하지도 말자.

그것도 하루 이틀이다.

매일매일 죽을힘을 다해 달리려니까 다리에 쥐난다.

지치려고 그런다.

조금은 적당히

조금은 대충대충

좀 걸어 보는 건 어떨까.

걸으며 주위도 돌아보고 그러자.  36


솔직하게 인정하자.

현실은 언제나 당신이 기대하는 것보다 엉망이고, 당신이 아무리 극진하게 살아도 당신의 생은 여전히 고달프고, 게다가 나아질 기미는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 떠나간 사랑이 돌아올 확률은 아파트 당첨 확률보다 낮다는 사실. 당신은 아파하고 슬퍼하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이 지난한 생을 견뎌 내고, 살아 내는 까닭은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식 하나쯤은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가장 흔하면서 손쉬운 방법이 아마도 여행일 테고, 그래서 당신은 여행을 작심하고 그 순간, 가장 먼저 바다를 떠올릴 테지. 눈부신 햇살, 광폭한 파도, 끊어질 듯 이어지는 아득한 수평선, 그 너머에서 불어오는 차갑고 짠 바람, 포구에 배어 이쓴 비릿한 생선 냄새, 그곳에서 뒹구는 사람들의 악다구니... 당신의 생이 잊고 있었던, 그래서 갈망했던, 촉각과 후각과 미각, 시각, 청각에 대한 몸서리치는 형용사들이 생생하게 우글거리는 바다. 그곳에서는 적어도 당신이 살아있고, 살아가고 있고, 또 살아가야 함을 어렴춧하게나마 깨닫고 확인할 수 있을 테니.

지금 당신은 겨울 바다에 가려 한다. 바다에서 꽁치 한 봉지를 사서 내일 아침은 따뜻한 쌀밥과 노릇하게 구운 꽁치를 식탁에 올리자. 당신은 먼 길을 달려 바다까지 왔으니까. 지금까지 그렇저럭 살아 냈으니까. 적어도 당신에게는 최선을 다했으니까. 꽁치 살을 바르며 이렇게 생각하자.

떠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며 꽁치를 구워 먹을 수도 있는 것, 그게 우리 삶의 리얼리티라고.

맹목적이고 본능적이고 속물적인 것. 그게 살이라고...

당신은 지금 피식, 웃음이 나오려 한다.  62, 65


우리가 여행을 감행하기 위해 거창하고 명확한 명분을 만들 이유는 없다. 여행이란 하루키가 말했듯, 그 남자 혹은 그 여자가 가방을 들고 표를 사서 어디로든 가는 것이고, 타인을 납득시켜야 할 명확한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사랑은 어쩌면 여행을 닮았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명확한 목적과 이유를 모른다. 단지 당신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다.  104


나를 포함해서 제발 서른 넘은 인간들이여, 벤츠도 좋고 아이팟도 좋고 아르마니도 좋고 루이뷔통도 좋다. 그런거에 열광한다고 아무도 당신을 비난하지 않는다. 우리는 어차피 속물이니까. 그래도 이 세계를 조금 더 평화롭고 유쾌하게 만들 이데올로기 하나쯤은 가지고 살자. 그리고 그 이데올로기를 지키기 위해 하루에 1분 정도는 고민하자. 지금 이 순간, 며칠 전 지독한 몸살을 앓으며 본 어느 다큐멘터리가 떠오른다.  

무너져 내리는 빙하를 바라보던 북극곰의 절망적인 눈빛 말이다.  145


여행에 대한 몇 가지 서툰 잠언

 - 우리가 경험하는 여행은 논픽션이지만 우리가 추억하는 여행은 픽션이다.

 - 우리의 여행이 서사를 장착할 필요는 없다. 교훈적일 필요는 더더욱 없다. 그건 각설탕 같은 것이다. 넣어도 그만 안 넣어도 그만이다. 우리의 여행은 단지 생의 체온을 조금 높이는 정도면 충분하다. 

 - '즐기고 탐닉하라.' 이것이 여행자의 첫 번째 행동 강령이다.

 - 누구나 자기만의 환살을 좇아 여행을 떠난다. 어떤 이는 환상을 깨기도 하고 어떤 이는 환상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도 한다. 어떤 것이 옳다고는 할 수 없다. 여행은 순전히 개인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 여행을 즐겁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외로움과 친구가 되는 것이다.

 - 여행은 언제나 실패다. 성공적인 여행은 없다. 우리는 실패를 경험하기 위해 기꺼이 여행을 떠난다.

이번 여행을 통해 당신이 긍정을 배웠으면 좋겠다.  206-207


여행의 정석 : 가장 빠른 달팽이처럼.  208


여행작가의 책무 - 모든 여행은 아름답다. 아름다워야 한다. 현실의 반대말은 비현실이 아니라 여행이다. 여행작가는 긇게 믿어야 하며, 여행작가의 가장 소중한 책무는 여행에 대한 로망을 최선을 다해 보여주는 것이다. 전쟁터 같은 현실에서 독자를 피신시키는 것이다. 세상은 더 이상 외롭지 않고 우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지평선 너머에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 방법을 찾는 것은 커다란 배낭을 지고 두 발로 뚜벅뚜적 걸어 지평선을 넘어가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을, 사진과 글로 보여 주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216


모든 사물은 우리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사진을 찍지 말고 대화를 하려고 해라.

겁먹지 마라.

상대방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당신을 신경 쓰지 않는다.

방법이 아니라 방식이 문제다.

당신의 찍는 방법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당신의 보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  222


훌륭한 여행이란 어떤 것일까요? 그런게 있을까요? 단지 취향의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은 그냥 여행이지 '훌륭한' 여행이란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여행보다는 좀 더 사려 깊은 여행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247


사랑에 관해 우리는 필사적이어야 한다고 썼다가

이내 생활에 관해 우리는 좀 더 필사적이어야 한다고 고친다.  280


일을 하면 할수록

철학과 스타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만의 철학과 나만의 스타일을 지닐 것.

그리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

이제 그럴 때가 됐다.  288


서른과 마흔사이 - 할 수 있는 일보다 할 수 없는 일을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나이.

새로운 직장을 위해 이력서를 쓰기가 쑥스러운 나이.

자신이 더 이상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나이.

혼자서 영화관 가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나이.

따뜻한 공기가 빠져 가는 벌룬처럼 서서히 추락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 나이.

로맨틱 코미디가 재미없어지는 나이.

차라리 판타지가 재미있어지는 나이.

영화는 단지 영화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되는 나이.

기율과 위계 의식과 연대 의식, 이런 것들에 대해 서서히 신경을 쓰게 되는 나이.

도대체 어찌할 수 없는 편견이 서서히 쌓여 가는 나이.

하지만 상대방의 편견을 존중하기는 어려운 나이.

일상을 뒤엎는 전폭적인 모험을 감행하기에도, 그렇다고 포기하기에도 이른 어정쩡한 나이.

파격이 아니라 품격이, 파행이 아니라 고행이 필요한 나이.

음악, 미술, 사진, 문학, 패션, 음식의 취향이 자신을 말해 주는 나이.

죽음이란 게 그저 육체의 한 현상일 뿐이라는 사실을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

자신이 지워지지 않는 얼룩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나이.

그래서 약간 우울해지는 나이.

뭔가 필요한 자질구레한 것이 많아지는 나이.

그리고 그것들의 가격이 점점 비싸지기 시작하는 나이.

서른과 마흔 사이

혼자 남겨지는 건 아직도 두려운 나이.  292-293


나이가 든다는 건 .... 자주 아픈 게 아니라, 아픈게 회복되는 시간이 더디다.  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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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포옹과 같아요' 라고 말하는 그가 내게 편지를 보내왔다.

"여행을 다녀오면 한 동안은 풍경의 잔상이 망막 속에 남잖아요.

  눈을 감으면 펼쳐지는 그때의 풍경들, 눈을 뜨고 있을 때조차 떠오르는 기분들...

  가끔은 여행자의 망망 속으로 들어가보고 싶어져요.

  그가 어떤 풍경 속을 걸어왔는지 어떤 심정으로 그 풍경 속에 있었는지 궁금해요.

  언젠가는 나도 그 풍경 속에 서 있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는 서로를 알지 못하지만

서로가 꿈꾸는 포옹 같은 여행에 대해선 잘 알고 있다.



일상에서 우리가 길을 잃는 일은, 아이러니하게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그러한 시도 자체가 무모한 행위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우리가 길을 잃을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하는 일이다.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부단한 의지의 실현이다.  31


서른? 글쎄... 서른 살을 특별히 의식하면서 살아오지는 않았어요. 스물 여덟 살까지 난 평범한 회사원이었지만 스물아홉 살부터 여행자가 됐죠. 서른 살에도 여행중이었고 지금은 서른한 살, 난 여전히 여행 중이에요. 음, 그러고 보니 어느덧 여행을 하며 3년이 지나갔네요. 23일 후면 서른 두 살이 되는군요. 여행을 하며 깨닫게 됐어요. 스물아홉이든 서른둘이든 마흔이든 그건 내게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아요. 지금 내게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에요. 중요한 건 내가 여행 중이라는 사실. 여행을하며 내 삶을 계속 만들어가고 있다는 거예요. 직장생활을 하며 삶의 지도를 그려 나가는 것이나 여행을 하며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나 뭐가 다르죠? 예전에 난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지금의 나는 평범한 여행자에요. - 베이징에서 온 나나  134


행복에 겨운 그들의 얼굴을 보면 나도 저절로 행복해져요. 도쿄에서는 웃으며 걸어가는 사람을 보기 힘들거든요. - 도쿄에서 온 사사키  138


당신은 혹시 사무치게 가고 싶은 곳이 있으신지.  142


여행자들 : 차들이 엉켜 있는 복잡한 사거리에서 신호에 관계없이 횡단보도를 느릿느릿 자신만의 속도로 걷는 자들.  172


비현실적인 현실도 실재한다. 여행은 그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작업이다.  243


여행을 떠나오면 알게 된다. 우리는 반드시 돌아가야 할 존재라는 걸.  284


세상은 엉망이다. 

살 만하다고 악을 쓰지만 갈수록 엉망진창이 되어간다.

정신없이 취하기는 싫고 약간은 몽롱하고 싶고

그리고 어쨌든 견뎌야 하니까.

우리는 맥주를 마시고 여행을 떠나지.  305


지금까지 허송세월한 것이 아니라면 굵직한 기회 한두 번 놓쳐버렸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건 없어.

기회는 언젠가 다시 오고 다시 움켜잡으면 돼. 어쨌든 죽기 전에 주지런히 움직여봐. 

기회는 내곁으로 다시 찾아온다구.

모든 것은 날 수 있어.  308


왜 어떤 장소는 사소한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그리워하게 만드는 것일까.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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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라는 곳에서 길을 잃을 때가 있다. 

당혹스럽고 주저거린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몰라 멍하니 서 있을 때가 간혹 있다.

매일 다닌 거리에서 길을 몰라 허둥대는 꼴이라니!

여행길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다. 아니, 길을 잃은 적은 많았지만 적어도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여행은 어차피 길을 잃는 의도적인 행위이고, 또 잘못들어선 길은 새로운 풍경을 보여주기도 하니까.  34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살아보자. 

오직 나 자신을 위해서만 삶을 낭비해 보자.  37


함께 맥주를 마시던 소설가 S가 내게 말했다. 선배는 지금까지 젊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 그런 것 같았다. S의 말처럼, 돌이켜보니 내 인생에서 청춘은 단 일 분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못 견디게 힘들었던 때는 있었지만 못 견디게 아팠던 때는 없었던 것 같다. 청춘이란 손톱 깊숙이 박힌 가시처럼 아픈 것일진대, 나는 단지 열심히, 그리고 힘들게 살며 세월을 보냈던 것뿐이다. 그러면서 청춘을 지나쳐 길의 어두운 저편으로 걸어왔던 것이다. 나도 모르게 늙어버린 나는, 클라이맥스 없이 지나온 나는, 갑자기 삶이 두려워졌다. 이미 늙어버린 얼굴로 찬란한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간단 말이냐.  43


잔소리 같지만, 인생은 끝까지 가려는 의지이다.

좋든 나쁘든, 살아남든 죽어가든.  55


너는 알고 있어.

이번 여행이 네가 기대했던 것보다 낭만적이지 않으리란 사실을.

여행은 스릴 넘치지도 않고 예상 외로 지루할지도 몰라.

어쩌면 네가 길에 발을 내딛느 그 순간, 집으로 돌아가 침대 위에 몸을 누인 

채 드라마를 보던지 로맨스 소설이 읽고 싶어질지도 모르겠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넌 오랫동안 떠나기를 갈망해 왔잖아.

여정을 계획하고 설레어 했잖아.

여행을 떠날 거라고 네가 전화했을 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네 목소리는 반 옥타브가 높더군.

네 몸은 마치 지상에서 10센티미터 정도 떠 있는 것만 같았어.

넌 새 신발과 필기감이 좋은 노트와 손에 꼭 맞는 펜을 샀다고 자랑했지.

그리고 이 지긋지긋하고 남루한 일상에서 비로소 벗어날 수 있다며 안도 했어.

그래, 네 말이 맞아.

인생에서 여행보다 더 큰 해방감과 자유를 느끼게 해주는 것은 없어.

어쩌면 외롭고, 지루하고, 슬프고, 무기력할 때 우리가 달려가야 할 곳은 

차가운 바다이거나 끝없이 흘러가는 강물 곁인지도 모르지.

우리를 정말로 위로해 주는 것은 덜컹거리는 기차 칸의 시큼한 시트 냄새이거나,

'빈 방 있음. TV 욕실 완비. 깨끗함'이라고 적힌 모텔의 허름한 방일지도 몰라.

오늘 아침 베란다에 내놓은 선인장 화분이 말라 있는 걸 보았어. 

선인장 속에 들어 있는 물방울들이 모두 빠져나와 버린거야. 영혼이 증발한 거지.

그동안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을 했어.

화분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너무 오랫동안 물을 주지 않았어.

하루하루를 겨우겨우 연명해 왔던 것 같아.

언젠가 네가 말했지.

"매일 똑같은 증명사진을 찍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같다. 웃는 법을 잊어버렸어.

  머릿속은 텅 비었어. 고개를 흔들면 빈 깡통 소리가 나. 무언가 채워 넣어야 하는데 그게 뭔지를 모르겠어."

드디어 결심했군. 잘한 일이야. 네가 부러워.

하루가 됐건 일주일이 됐건, 아니면 한 달이 됐건 어쨌든 떠난다니 축하할 일이야. 

중요한 건 어딘가를 향해 떠난다는 사실이거든.

부디 멋진 여행이 되기를 바랄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번 여행은 낭만적이지도 않고 지루할지도 몰라.

위험할 수도 있겠지. 어두운 밤, 낯선 곳을 헤매게 될 수도 있어. 

누군가 네 가방을 들고 사라져 버릴지도 몰라.

"그래도 여행을 떠날 수 없다면, 우리는 마른 수건처럼 따분한 일상을 어떻게 견뎌야 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해. 내일부터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야. 그건 정말 다행이야."

여행, 우리가 우리를 위로하는 최선의 방법.  60-61


새벽 세 시나 됐을까. 창밖 비 내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창문을 열었는데 비는 오지 않는다. 어두운 하늘에는 별들이 한 움큼 돋아 있다.

창에 기대 우두커니 담배 한 대를 피우고는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와 눕지만 한번 달아난 잠은 다시 오지 않는다.

삼 년 전 소식이 끊긴 네가 사랑니처럼 궁금하다.

몸을 뒤척이다 커피 한 잔을 타서 다시 창가로 간다.

왜 잠결에 빗소리가 들려왔던 것일까? 내가 너를 기다리며 앉았다. 일어섰던 자리와 구름을 담았던 벽과 길을 가다 막막해져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았던 밤하늘. 이 밤, 너는 그것들을 곰곰이 생각해 보라고 빗소리를 들려주었던 것일까? 꿈속에서 나는 어느 곳의 비오는 하늘 아래를 걷고 있었던 것일까? 너는 아마도 외로운 식물처럼 이 밤의 한 귀퉁이에서 잠자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사랑했던 시절이 궁금해지는 밤이다.  131


사랑은 버티는 거다.

너를 가지겠다는,

기어이 너를 내 손에 넣고 말겠다는 의지 하나로 버티는 거다.

소금창고는 제 몸이 썩는 줄도 모른 채 소금을 안고 서 있다.

그 자세는 집요하고 간곡하다.

그래서 외롭다.

나는 너의 얼굴을 안고 오늘 하루를 견딘다.

나의 연애는 언젠 애원조이지만

너는 언젠가는 나를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라는 실낱같은 가능성.

그것이 나를 가장 힘들게 하지만 기다려야 한다면 나는 망하지 않고 기다릴 것이다.

네가 문을 열고 내 앞에 나타나는 그때까지

나는 내 사랑의 의지로 인해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소금창고는 속으로 울고 있다.

소금이 짠 이유다.  144-145


여행은 홀연했다. 

바람이 불어오면 떠났고

비가 그치면 길을 나섰다.

이유는 없었다.

그래서 당연히 당연했으며 

그렇기에 맹목적이었다.

돌아오겠다는 기약 따위는 없었다.

위험하다고 했지만 

위험하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었다.

나는 너에게로 홀연히 건너갔으며 

나는 두렵지 않았고

주저하지 않았다.

나는 다만 너를 여행중일 뿐이다.

잠시 깃들다 가겠다.  163


여행은 때론 이런 식으로도 이루어지지.

오랫동안 계획을 하고 지도를 보며 여정을 짜고 트렁크를 수십 번씩 닫았다.

열며 짐을 꾸려야 하는 것만은 아니지.

누군가 내게 보낸 엽서 한 장, 혹은 짧은 전화 한 통화로도 우리는 아득한 거리를 달려가곤 하지.

그곳에서 우린 충분히 위로받을 수 있으니까.  207


알고 있나요?

인생의 한 순간이 때론 인생의 전부일 수도 있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안 해보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신은 공평하다는 주장에 대해 철학자 루이 알튀세르가 "결코 신은 공평하지 않다. 어떨 때 신은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내준다"고 말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말이 때로는 진실이라는 사실.

알고 있나요? 

언제나 시작은 사랑이고 끝도 사랑이라는 사실.

알고 있나요?

우리가 길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길이 우리를 잃어버린다는 사실.  241


누군가는 사랑을 버리기 위해

누군가는 남루한 삶을 견디기 위해

누군가는 깨달음을 위해

누군가는 밥벌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또 누군가는 지구의 사랑과 평화를 위해

그러니까, 이 세상의 여행자가 모두 100명이라면, 

여행을 떠나는 데는 100가지 이유가 있는 거야.

그러니까 여행을 왜 떠나느냐는

그런 질문은 참아주길 부탁해.  265


우리의 기쁜 자세는 어떤 포즈일까?  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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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좋아하는 이성은 자신과 같은 감정을 생기게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우선 혼자서 먼저 좋아하는 상태에 놓여있고, 상대의 마음을 얻기위해 누구나 해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상대의 동선을 조사하여 알아내고, 움직이는 시간, 동행자의 유무, 이동할때의 시간의 촉박성에 대해서도 알아낸다.

업무에 의한 이동인지, 출퇴근인지, 취미활동에 의한 이동인지 자주 이동하는 동선에 의한 이동인지 등에 관해 알고 있으면 우연을 가장한 필연을 위해 의심없는 눈도장을 찍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조사를 위해 반드시 따라다니며 스토킹할 필요는 없다.

지인들이나 직장 동료나 때로는 스케쥴을 구할 수 있을것이고, 때론 유추의 힘으로도 알아낼 수 있을것이다.

연애 분야에서 이런 방법은 책에서도, 영화에서도 종종 다루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만큼 성공확률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문득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아름다운 파괴>에서 읽은 표현 덕분이다. 

'우연은 그냥 일어나지 않습니다. 우연은 묻고 또 묻는 사람에게 그야말로 우연히 일어납니다. 준비한 사람에게만 의미있는 우연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극히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생각되었던 것들에 대해 묻고 또 묻다보면, 문득 관념의 틀에서 벗어나 있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18)

저자는 우연은 '우연'이 일어나기 위한 전제 조건을 갖출때 일어나게 되고 제대로 일어나게 될 수 있다고 표현한다.

물론 노력 없이도 일어나는 우연이 있을 수 있지만, 여기서는 그런 우연을 제외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결국 우연이 우연이 아닌 필연으로 만들어 가야하는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연이 필연이 되기 위해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러 앞서 언급한 감정에 대한 필연을 만들어 내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또 하나의 표현을 보자.

'서로 끌리는 감정이 있어야 합니다 끌린다는 것은 동질감을 느낀다는 것이고, 끌리는 둘의 자연스런 만남을 통하여 합일이 있을 수 있어요. 합일은 절대로 강제적으로 일어날 수 없습니다. 자연스럽고 자발적이어야 합니다.'(145)

저자는 끌리는 감정은 동질감을 가지게 되는 것으로, 서로가 느낌을 가질때 자연스럽고 자발적인 합일이 되어간다고 한다. 이러한 표현은 서두에 언급한 연애 전략에 대해 공감을 가지게 하였다.


물론 '우연을 가장한 만남으로 만드는건 자연스런 발생이 아니지 않은가.. 그것이 자발적 감정이 되게 만들어 낸것이기에 절반의 인위적인 발생인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생각을 정리해 보자.

'우연은 묻고 또 묻는 과정, 즉 생각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게 만드는 것'

'정상적이라고 여겨지던 부분에 대해 건전한 질문을 던지면, 관념의 특에서 벗어나게 될 수 있다'

'끌리는 감정은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것이고, 이것은 자연스럽고, 자발적인 것'이라는 표현에 공감한다.


정말 '우연을 가장한 필연'을 적용하기 힘든걸까?

절반의 인위적인 발생은, 우연을 묻고 또 물을 때 발생하듯이 상대에 대한 연구, 조사하는 과정 즉,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깊이 바라보는 과정에서 그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질문을 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묻고 묻는 과정은 노력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게 되기까지 우연을 발생시키는 질문인 것이다.

물론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만 노력한다는 것은 자신을 모두 죽이는 것이기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사람은 살아온 시간동안 축적한 습관과 성향을 쉬이 지속적인 변화를 시키기 어렵다. 그렇기에 나의 성향들을 죽여버리고 감정만 얻어내는 것은 문제가 된다.

그런 비정상적 노력이 아닌 것에 한해서 노력하면 상대의 관점에서 늘 일어나는 일상속에서 우연적으로 눈도장을 찍어가면서 익숙해지고 그렇기에 드는 감정애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되며, 관심이나 호기심이 발생하여 관찰도 하게 될 수 있다.

그렇게 될때 대화를 하면서 서로가 자신을 보여주는 시간을 가지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자연발생을 시키는 과정이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은 첫눈에 반하는 경우일때를 제외한다면 노력에 의한 자연발생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노력하여 준비할 때 우연한 기회를 바로 볼 수 있는 해안을 가지듯이, '우연을 가장한 필연'역시 노력하고 준비하여 서로를 진정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억지스러워 보인다면 억지로 끼워 맞춘것 맞다.

철학적 사유는 기존의 것들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하여 분리, 병합, 재조합들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결론을 가지게 하지 않던가!!!

'일본의 빌게이츠'라 불리는 손정의 회장은 자신의 경험을 말하면서 자신은 매일 아침 30분간 상관 없어 보이는 둘 이상의 단어를 조합하여 아이디어 발상을 한다고 했다.


나의 억지스러움은 철학적 사유와 손정의 발상법에 한참을 미치지 못하긴 하지만 노력의 일환으로 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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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의 <동화독법>을 읽고 있다. 

10편의 동화와 우화들을 소재로 한 책인데, 절반정도 읽은 시점에서 중간정리하는 생각으로 앞장을 후루룩 넘겨본다. 


저자의 의도는 어린시절 읽었던 동화나 우화에서 보편적인 교훈점이 아닌 세세하게 다시금 읽으며 생각해 본점들에 대한 담론을 가져보자는 점이다.

또한 속도의 시대에 시간의 흐름보다 더 빨리움직이라는 시대의 요구에 반해서 오롯이 여유를 가지며 읽어보는 시간, 세뇌가 아닌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은 가져보자는 것이다. 


절반인 다섯 편을 읽은 시점에서 써보는 이유는 저자의 의도에 부흥하려는 이유도 있고, 좀 더 천천히 되새겨보며 읽어나가기 위한 이유에서이다. 450여 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이다보니 다 읽고나면 앞쪽은 가물가물해 질듯해서.

성인이 책을 다 읽고 덮은 그 시점에서 기억하는 내용은 대략 47%정도라고 한다.(솔직히 나의 경우로 생각해보면 20~30%정도 밖에 안 되는것 같다.) 우리의 기억속에 저장되어 있는 것들은 이유가 다양하겠지만, 우선 또렷이 자신의 앞선 경험과 부합하거나 떠올리게하는 내용이거나 아니면 최근의 기억들이 가장 큰 이유들일 것이다. 그렇기에 중간쯤에서 다시 앞으로 넘겨본다.


읽은 다섯편의 동화, 우화는 '미운오리새끼' '신데렐라' '솔로몬의 지혜' 인어공주' '토끼전'이다.

개인적으로 더 좋았던 부분은 미운오리새끼와 솔로몬의지혜 그리고 토끼전이었다.


특히 솔로몬의 지혜에서 저자의 표현으로 바라보는 솔로몬의 의도는 좋은 자극이 되기도 하였다.

진정한 지혜의 왕은 아이의 생명을 기준으로 대했기에 사용하였던 표현이 "저 여자가 그 아이의 어머니이다"이다.

'누구의 아이인가?'라는 주체가 어머니가 아닌 아이, 특히 아이의 생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그 현명한 대처는 큰 교훈이 된다.

두 여인이 서로 자신의 아이라는 주장을 할 때, 모든 사람들은 진짜 엄마를 가릴것을 생각하는 것에 반해 솔로몬이 중히 여긴것은 '아이의 생명'이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솔로몬의 아이를 반으로 잘라 나누어 주라는 명령에 감정이 아이에게 동하여 양보한 여인에게 아이를 넘기게 된다. 

성경에는 '아이의 엄마'라는 표현은 없다. 다만 생명을 지닌채 아이를 상대 여인에게 주라는 의미의 표현이 있을 뿐이다. 설사 아이의 친 어미가 아니어도 이정도의 마음이라면 아이를 잘 키우려 할것이란 생각에 동조할 것이다.

진짜 어미일 것이나, 아니라 하여도 어쨌든 아이는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친어미든 아니든 그런 결정을 할 수있는 여인이라면 아이에게 애정을 가지고 키워 나갈 것이란 점이다.

주장하는 이들의 의도를 넘어 바라보는 관점과 넓고 깊음은 진정한 지혜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저자는 이러한 에피소드의 결말의 표현은 "왕을 두려워하였다"라고 하였다. 백성들은 살아있는 아이를 반으로 잘라서 나누어 주라는 명령과 칼의 등장에 왕을 두려워한것도 물론 있을 수 있으나, 왕의 현명함에 대한 존경에 두려움이었을 것이리라.

또한 하느님께 받은 지혜이기에, 하느님에 대한 경배의 차원에서 느끼는 경건한 두려움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글은 카페에 앉아서 종이에 썼는데, 돌아와 타이핑하면서, 혹시나 하고 성경어플을 설치해서 열왕기상 3:28 열어보니 '온 이스라엘이 왕의 심리하여 판결함을 듣고 왕을 두려워하였으니 이는 하나님의 지혜가 저의 속에 있어 판결함을 봄이더라', 카톨릭성경어플에서는 '임금이 이러한 판결을 내렸다는 소식을 온 이스라엘이 들었다. 그리고 임금에게 하느님의 지혜가 있어 공정한 판결을 내린다는 것을 알고는 임금을 두려워하였다'라고 되어있었다... 쓰면서 이런생각을 했다면 좋았을걸..ㅎ 그리고 성경의 종류가 매우 많다는 걸 알게도 되었다. 번역자의 차이에 대한 그런 것일까..)


그럼에도 솔로몬은 나이가 들어 '지혜의 왕'이란 수식어를 무색하게 한다. 그의 변절의 내용에 대해 저자는 '거울'의 예를 사용하여 우리의 교훈을 생각해 보게 한다.

'진실을 고스란히 비추는 거울' 이러한 거울은 '유리로 만든 거울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거울은 우리의 마음과 영혼에 있다'는 것이다.

거울을 자주보지 않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보거나 아예 보지 않는 사람은 없듯이, 우리 역시 마음의 거울을 자주 들여다 봄으로 스스로 진실된 사고와 행동을 하자는 교훈이다.

이러한 내용이라면 '철학'이라는 단어로 표현되어 질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며, 자신을 다듬어 가기위해 자신의 주위의 삶과 환경과 표현, 행동들에 대해 좀더 깊이 생각해 볼때, 자신을 제대로 바라 볼 수 있으며, 좀더 진실되게 다가가 인간에게 있는 양심의 작용이 어떻게 발휘되는지  알아갈 수 있는 것이리라.


'깨달음'이란 것은 언제 어디서나 발생하게 된다. 그 시점이 철학하는 시점이며, 의도적으로 그러한 순간들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 철학자라 표현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불교에서 '돈오'와 '점오'가 있다. 깨달음을 얻는 순간의 차이에 대한 단어들인데, 돈오는 단번에  깊은 뜻을 깨닫는것을 말한다. 즉 순간적인 찰나에 깨달음을 얻는것이다. 점오는 점점깊이 깨달아가는것 즉,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수련하고 알아가면서 깨달아가는 것이다. 깨달음에 대해 어느것이 맞는지 논란의 대상이기도 하다고 한다. 

철학의 깊이에 대해서는 모른다. 철학도도 아니고 종교인도 아니며 깊은 철학에 참구해 본적도 없다. 다만 '지혜에 대한 사랑'이란 뜻을 지는 철학이란 단어를 생각해보는 부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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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드는 생각은 '웃긴다'이다. 이글을 쓰려고 생각했을때만해도 처음 언급된 '미운오리새끼'에 대해 쓰려고 하며 그 내용들의 페이지들을 다시금 넘겼는데, 우연히 펼친 페이지의 솔로몬의지혜 내용을 적었다.

읽은 내용주에 가장 인상받은 것은 '미운오리새끼'였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적은 내용은 다른 내용.

글을 적어보면서 종종 경험하게 되는데, 그럴때마다 원래 쓰려한 내용을 넘어가는 게 보통이다. 지금도 그렇듯이..

이러한 상황이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재밌기도 하다.

그러면서 우리의 삶에 대본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듯, 글을 쓰는 것도 그런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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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고 익숙한 모든 것으로부터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생겼을 때 그게 집이든 감정의 응어리든, 외면의 것이든 내면의 것이든, 진리를 찾아 여행을 떠났을 때,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것을 깨달음의 과정으로 여기고 마주치는 모든이에게서 배우고자 하는 자세를 가질 수 있다면 무엇보다도 인정하기 힘든 자신의 모습을 용서할 준비가 되었다면 진리는 당신에게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2.05.55) 

여기서 말하는 진리는 무엇일까? 
진리는 이전 문맥을 통해 해석해 보아야 한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에 대한 용기 
깨달음의 과정으로의 배움 
인정하여 자신을 용서하는것 

우선 익숙한 것에서의 결별하려는 용기는, 그만큼 힘들다는 표현이다. 익숙한것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은 엄청난 두려움이 따른다. 그렇기에 사람은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안주하는 것만큼 편한 생활은 없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익숙한 것은 그것만이 진리라는 착각을 주게 되어 인간의 정신을 고정시킨다. 그러니 그만큼 안락해 보이는 것이다. 이것은 새로움에 대한 극한의 반대 입장으로 진실한 눈으로 보는것을 방해하게 된다. 
깨달음의 과정으로의 배움이란것은, 새로운 아니 이미 존재 했지만 익숙하지 않은것들을 통해서 옳은 것이 절대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또 다른 표현이 있을 수 있다는 다양성의 받아들임과 그것으로 인해 우리의 경험의 접목은 새로운 해석의 장을 마련해 줄 수 있게 된다. 첫번째 내용과 마찬가지로 깨달음의 과정을 달리 볼 수 있는 눈을 전제로 하기에 새로움의 자극은 깨달음 즉, 조금더 진리에 다가가게 해주는 도구로서의 역할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인정하여 자신을 용서하는것. 갖혀있으면 있을수록 자신을 바라보지 못할 확률이 높으며 바라보더라도 비뚤어진 사고로 바라보고 있을 수 있다. 그것은 강박적인 해석을 뒤따르게 할 수 있기에 자신의 문제로 귀결시킬 수 있다. 물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 벽을치고 타인을 모두 틀리다고 자신의 마음을 닫아버리는 경우도 발생될 수 있다. 인정한다는 것은 잘못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도 있지만, 다양성의 공존에 의해 모두 옳을 수도 모두 그를수도 없다는 점에 대해 알게 된다는 것. 즉 심적 상태의 넓고 깊은 평온을 가지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진리는 무엇인가? 
다양한 것에 대한 경험과 그로 인해 알고 깨닫게 되는 것들에 의한 평온함의 깊이있어짐과 넓어짐이라 표현하게 될 수 있을까.. 

영화에서 표현한 '진리'를 그렇게 해석하고 싶다. 
왜냐하면 여행은 새로움에 대한 놀라움과 그것들과의 소통으로 인한 인정과 올바른 비판적 수용 그리고 그러한 것들로 인한 새로운 해석과 앎.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의 부드러워짐과 인간적 불완전성에 대한 올바른 견해와 견해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교적 진리는 기독교적 관점에서 유일하며, 이슬람, 힌두 관점에서도 비슷하고, 불교, 유교적 관점에서 깨달음에 의한 성장이기도하다. 이러한 것들로 볼때 이러한 종교적 진리 또한 어느정도 이상의 해석의 문제를 안고 있다. 
다시말해 유일신에 의한 진리적 유일성이 아니라면, 깨달음의 과정이 중요하다. 더해서 유일한 진리에 대해 알기 위해서도 우리는 깨달음이 필요하다. 
현재 개인적으로는 기독교적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음으로 인해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서양의 산업발달에 의한 정상적 상태로 바라보면 기독교는 분석하고 판단하여 꿰둟어보는 통찰력을 길러서 그것으로 성장, 발전시켜 나가는 것. 종교에 대한 해석도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시절이 지나가며 이제는 그에대한 부작용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고 그것이 중용이 필요하고, 마음 정신적 수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것이다. 그들이 동양적 사상에 심취하고 있다고 하여 그들이 서양 사상을 배척하려는 것이 아니다. 유지하면서 조금보태는 것이다. 즉 보완시키는 것이다. 

다시 돌아와 여행은 종교적으로 해석한 진리에 대한 의미도 포함할 수 있는 '진리'의 영역을 설명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개풀뜯어먹는 소리가 아니라, 여행은 다양한 인간들이 만들어낸 문화와 전통과 사상을 접하고 체험하게 해준다. 그렇기에 그러한 경험은 통찰력에 가까운 해석력과 수용능력을 배양하여 성장시키기 때문이다. 고대의 여행도, 지금의 여행도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이다. 여행이라면 이정도 되는 것이 아닐까.. 관광이 아닌 여행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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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전 간단소개로 책을 알게 되고 읽은 소감을 올려달라고 하여 간단히 작성하여 올린글이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책을 보게되어 블로그 이전글을 검색해 보니 올리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지금 올려놓는다.

가벼운 마음에 빨리 글을 올린것이라 더 가볍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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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자유..
그의 삶이 존경스럽다. 동경의 대상이기에 그럴까?

사실 별 관심이 없었다.
허나...
페이지가 없었다.
일단 글이 작았다.
사진이 있었다.
여행기 였다.(지금 읽은것을 후회하고 있다..이유는 우리조는 알걸..쩝)
표지의 아이가 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나는 저자의 자유에 대해 알고 싶었다.

결론을 말한다면 나는 아직도 그의 자유를 해석해 내지 못했다.
(누군가는 무슨소리냐..책에 뭍어나는데..라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책을 읽어가며 .. 시적인 표현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는것을 느꼈다.
(나는 시를 잘 읽는 편이 아니다.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실용주의, 현실주의를 주장하는 부류에 가깝다.)
그러기에 이 책은 꽤나 흥미로웠다.
짧지만 강렬하게 나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기에...
지금까지 길게 살아온것은 아니지만 그간 좋아하는 책도 있었고, 매우 좋아하는 책도 있었고, 싫어 하는 책도 있었고, 별것없는 주제에 감히 판단하여 증오하는 책도 있었고, 사랑하는 책도 있었으며, 매우 사랑하는 책도 있었다...
이 책은 .... 매우 좋아하는 책과 사랑하는 책의 사이라고 하고 싶다.. 
이렇게 부류를 나누지 못한 책이 없었던것 같다.

'여행은 걸어다니며 하는 독서이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다.'
그럼 .. 여행기를 다룬 책은 무엇이라 표현해야 하나.... 

엄마야.... 그래서 이렇게... 분류가 안되나? 

아무튼 나는 이 책을 사랑하고 싶다.. 사랑의 책은 아니라 평하면서도.. 사랑하고 싶다.
아직 깨닫지 못한 그의 자유와 그 현재의 사랑.. 그리고 감성... 그리고 또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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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 걸까.
나라는 생명이 갈 수 있는 그 끝까지 끝없는 성장을 향해 달리고 싶다.
응 그래 나도 나도

'한 사람'에 대한 깊고 강렬한 사랑이 가져다 주는 열정으로 많은 사람들과 손잡고 싶다.
'모두를 사랑하는 것보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싶다'... 우리는 어쩌면 그 한 사람을 찾기 위해 사랑을 아끼고 고독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마음을 넣어 만든 작품에는 하찮은 와인 한 병에도 '혼'이 있다.
혼...마음... 진정성이라 할까... 
마음을 다하는 것이라면 어떠한 것이라도 작품이라 표현할 수 있겠지.. 
그렇다면 나는 지금도 작품을 가지고 있는것이다.
지금 바로 현재에.. (에이 정말?? ... 그러면서 골방에서 미드나 보고 있냐..쩝..ㅡ.ㅡ)

사랑의 표현방법에 규칙은 없다.
(근데 내 방법은 사람들이 싫어한다.. ㅡ.ㅜ)

자, 이제 슬슬 길 위를 달려보는 게 어때?
느려도 좋아. 지쳐 걸어도 좋아. 꼴찌면 또 어때?
한 발 내딛을 때마다 다른 세상을 보게 될 거야. 
제 자리 걸음도 구두 바닥이 닳긴 마찬가진 걸.
'어차피 시간은 가고 있어.
가만히 있어도 시간은 가고 있어.
무언가를 쳐다 보다도 시간은 가고 있어.
어딘가를 다녀도 시간은 가고 있어.
시간은 가고 있어. 
내가 무엇을 해도...'
비교가 낳은 최대의 파괴는 사람이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목적? .........  그저 지구에 태어났으니까 조금이라도 지구가 더 보고 싶어서..

'LifeWork'

직접 와서 보고 만지고 나서야, 벽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슬프다.. 나 자신도 이렇게 하고 있다는 현실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건 자기이기에...
나는 나와 관련 없으면 큰 의미를 두지 않기에.. 
나 역시 직접 보고 만지고서야... 그 아픔을 조금은 이해하는 듯 하다..
이런 것들이 슬프다..시리다.. 내가 불쌍하다.. 

진실을 보기 위해서는 착색된 안경을 벗어야 한다.
사실.. 진실을 보기 위해서는 안경보다 그것을 보는 안목이 필요한것 아닐까..
그런 표현이 더 좋지 않냐는 뜻이다.. 
사실 이면의 진실은 누구에게나 보이는 것이 아니기에...나는 오늘도...

내가 기다리는 것은 '누군가와 함께 마음을 나누는 시간.'
내가 여행을 하는 이유는...그리고 좋아하는 이유는.. 갈망하는 이유는..
그들을 보면서 알아가고 경험하고 달리 생각해 나가기 위해서이고... '인정함'을 배우기 위해서이다..
이것이 마음을 나누는 시간...즉... 소통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사랑하고 싶은건지도...

너는 무엇을 하고 싶니?
이 물음에 대답할 수 있다면 여행을 하지 마라.
어라.. 나는 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렇지만 여행은 할것이다..왜냐고?
나는 무엇을 더 하고 싶은지를 알아가기 위해서...

마음이 없는 독지가보다 마음이 있는 바텐더가 세상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마음이 없는 정치가보다 마음이 있는 청소부가 세상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마음이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모두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다.
세상을 떠돌며,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마음'이 뭘까...???

진지하게  내 말을 들어줘서 고마워. 그렇지만 내가 알고 싶었던 건'너의 대답'이 아닌 것 같다. 사실은'내게 필요한 도움'을 받고 싶었을 뿐.....  너의 눈동자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람의 눈에는 그의 마음이 있는것일까...
나는 말을 하고 싶다.. 
나는 듣고 싶다..
나는 그가 필요한 도움을 주고 싶다..
그럼 나는 해결을 하려 하고 있다.. 
나는 듣고만 있고 싶다.. 
나는 들어주고만 있고 싶다.. 
나는 눈을 바라만 봐 주고 싶다..
평온한 표정으로.. 

지브롤터 해협
유럽에서 아프리카로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는 여객선의 갑판,
선원 아저씨가 말했다.
'나는 20년 동안 세계 이곳저곳을 항해했지. 매일 반족되는 일상이 싫어서. 그런데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고 부터 나는 변했어. 지금은 사랑하는 그녀와 아이들과 함께 살기 위해 이 지브롤터 해협을 하루 두 번 왕복하는,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 하지만 하늘에 맹세해도 좋아. 난 지금 제일 행복하다구. 그녀라는 보석을 만난 순간, 내 모험은 끝난 거야.'
아니꼽게 멋있는 이 아저씨는 내게 물었다.
'자넨, 사랑스런 여자라는 보석을 이미 찾았잖나. 그런데 또 무슨 보석을 찾아 여행을 계속하는 건가?'
난 보석을 찾지 못해서 여행을 다니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보석을 찾으면 여행을 다니지 않을 것인가..
모험이 모두 여행이라 할 수 있는가..
당신은 당신의 생각에서 의미를 두었기에 멈추는 것이고..
나는 나의 의미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당신의 표현은 너무 멋지다..
하지만 나는 나의 보석과 함께 그녀보다 못하지만 또다른 보석을 함께 보며 느끼며 즐기고 싶다...책과 여행.. 

핵(核)
많이 먹을 필요는 없어.
생성 한 마리라도 뼈까지 맛보렴.
그 편이 진짜 '맛'을 느낄 수 있으니까.
많이 읽을 필요는 없어.
한 권의 책이라도 책장이 뚫어질 때까지 읽어보렴. 
그 편이 진자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니까.
많이 살아할 필요는 없어.
한 사람이라도 마음 구석구석 사랑해보렴.
그 편이 진자 '사랑'을 느낄 수 있으니까.
가난한 나라의 넉넉한 사람들이
나에게 살며시 미소짓는다.
아... 우리 엄마...의 말쌈이 뒤통수를 때린다..'사람은 깊어져야 한다.'
아... 우리 아부지의 모습이 떠오른다..무언가를 하시면서도 엄마의 그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시던 모습이..
어떤 책에서 읽은 구절이 생각난다..
사람은 크든 작든 누구나 시련은 있다. 고독도 있고, 느끼든 못느끼든 아픔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디며 노력하는 사람은 '성취'라는 기쁨을 알게 된다고..
ㅎㅎ...난...
그럼에도 불구하고 깊은 사람이 아니네... 그래서 모르는것일까...ㅜ.ㅜ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
왜 여행을 하냐고.. 여행을 하면 뭐가 좋으냐고.. 무얼 얻냐고.. 일은 어떻게 하냐고.. 어떻게 하면 여행을 잘 할 수 있냐고.. 여행의 기쁨은 뭐냐고.. 정보는 어디서 얻냐고.. 외국인과 어떻게 소통을 하냐고.. 무섭지 않냐고.. 위험하지 않냐고.. 어떻게 잘 놀고 오냐고.. 무엇을 봐야 되냐고.. 가서 뭘해야 하냐고.. 돈은 얼마나 드냐고.. 이동은 어떻게 하냐고.. 잠은 어디서 자냐고..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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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하여 오늘을 견디는 것이 아니고
미래를 위하여 오늘을 즐기며 사는 것이다.

서로의 몸 안에 있는 
'절대 바뀌지 않는 것'을 서로 존중하고 사랑한다면
우리는 영원히 함께 할 것이다.

정말로 필요한 것을 발견할 때까지, 영혼은 여행을 계속합니다. 막연히 기다리기만 해서는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또, 불필요한 것을 버릴 수 없다면,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없습니다.
변화할때는 언제나 힘이 들지만,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는 결단을 내릴 수 없는 사람의 영혼은 결코 충족되지 않습니다.
책을 읽는 것은 채우기 위해서 읽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버리기 위해서 읽는 것이라 합니다.
여행을 하는 이유는 채우기 위해서 다니는 것이 아닙니다.. 버리기 위해서 읽는 것이라 합니다.
언제부턴가 누군가가 책을 왜 읽느냐고 물으면... 저는 읽을 수록 나의 부족함을 더욱 느끼게 되어 읽는다고 답합니다....ㅋㅋㅋㅋ 
과연 그럴까요?????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
그것은 반드시 자신을 알아야 한다는 것.

자기를 알기 위해서는 
자기와 이야기를 해야 한다.
자기와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에게 질문을 해야 한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모든 대답은 반드시 네 안에 있으므로.
맞아맞아...ㅎㅎㅎ
코칭을 받아야해..ㅎㅎㅎ
이 두 페이지의 사진만 다르다..왜...

선택...

내 마음의 소리가 이끄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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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쓰면서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다'라고 고백했다.

체가 표현했던 것처럼 나는 인도 여행기를 쓰면서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며, 나는 생각보다 더 많이 변했고, 예전의 나는 사라지고 없다.'


엄마는 인도에 꼴까따만 있는게 아니라면서 방학만 되면 배낭 하나만 걸치고 인도의 곳곳으로 나는 데리고 떠났다. 가까이는 타고르의 고향이자 이상향으로 삼았던 산티니케탄으로, 멀리는불교의 성지인 부다가야로, 차로 유면항 다르질링으로, 인도인들이 마지막 귀의처로 여기는 바라나시로, 인도의 수도인 델리로, 아시아의 스위스라고 불릴 만큼 멋진 곳이지만 분쟁과 테러가 끊이지 않는 스리나가르 주의 카슈미르로 돌아다녔다.


막막히 기다리다보면 시간은 어느새 형체를 잃고 내 몸 속에 천천히 고이는 것을 느끼게 된다.


류시화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에서 표현에 공감한다. '형이상학적 관념의 비약을 꾀하기 전에, 창문을 열어젖히고 아침의 인도와 마주하는 것이 좋았다. 아열대의 공기, 이상한 새들, 꽃과 차의 향기, 신전의 인상적인 지붕들, 사리를 휘감고 광활한 들판 너머로 신기루처럼 사라져가던 여인들, 그러한 것이 나는 좋았다. 내 인생의 황금기는 여행에 있었으며, 특히 인도 여행은 그 황금기의 열매와도 같은 것이었다. 그 속에서 나는 삶을 배웠고, 세상을 알았다.'


바울은 '바람처럼 떠도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왜 그렇게 옛날 언어를 힘들게 배우느냐고 나는 속없이 물어보았다. 마그다 이모(폴란드인)는 웃으면서 '쓸모'가 별로 없기 때문에 배운다는 말을 했다. 

쓸모가 없기 때문에 배운다니. 마그다 이모는 세상이 너무 쓸모 위주로만 흘러가고, 쓸모가 있는 것만 중시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탐욕을 부리고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고 했다. 쓸모없는 공부를 하는게 얼마나 재미있고 즐거운지 모른다고도 했다. 세상에는 별 쓸모없는 공부일지 모르지만 자신에게는 쓸모없는 공부를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도 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세상은 넓고, 그 넓고도 넓은 세상에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은 없다.


인도를 여행할 때는 물리적인 시간의 개념을 아예 마음속에서 내려놓거나 미리 포기하는게 좋다.


부다가야는 북동부에 위치한 비하르 주의 한 마을답게 조용했다. 비하르 주는 인도에서 가장 가난하고 낙후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말로 깨달음을 보디(Bodhi)라고 한다. 보디를 한자로 보리라고 음사해서 쓰게 되었는데, 깨달음을 얻은 나무여서 보리수라고 부른다고 한다.  


여러 각도에서 타지마할을 찍으라고 조언을 하기도 했다. 타지마할의 대리석은 각도에 따라, 시기에 따라, 계절에 따라, 전혀 다른 색감과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달빛에 비친 타지마할의 모습은 정말로 고혹적이라고 했다.


높은 곳에서 보니 시재 집들 지붕이 핑크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그래서 자이뿌르를 핑크시티라고 하나보다.


조드뿌르, 이곳은 블루 시티라고 한다.


인도 북서부에 위치한 잠무 카슈미르 주의 주도인 스리나가르는 아시아의 알프스로 소문난 아름다운 곳이지만, 지리적 위치 때문에 끊임없이 분쟁이 일어나 암살과 폭탄 테러가 끊이지 않는 위험지대라는 사실이 조금은 두려웠다.


사리는 보통 폭이 1미터 정도 되고, 길이는 지방과 개성에 따라 다 다르다. 하지만 보통 5~6미터 되는 길이인데 길면 12미터를 넘기도 한다.

바느질 한 번 되어 있지 않은 한 장의 천으로 몸을 가리고 맵시를 내는 매우 실용적인 옷이 사리이다.


사리의 끝을 앞에서 뒤로 넘기는 것은 남쪽 사람들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뒤에서 앞으로 넘기는 방법은 북부 지방의 방식으로 유명하다.




난은 밀가루에 물과 소금만 넣고 평평한 세모 모양으로 빚어 탄두리라는 화덕에 구워 만든 빵이다.


필라프라는 볶음밥도 인기가 많은 음식 중에 하나다.

 

커리라고 하거나 까리라고 해야 그제야 고개를 끄덕거린다.


맛살라라는 양념은 인도인들이 죽고 못 사는 음식 재료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김치 없이는 못 사는 것처럼 인도 사람들은 맛살라 없이는 못 살 정도.


달이라는 음식이 있는데 부드럽게 삶은 코에 맛살라는 넣은 음식이다.


인도식 치즈인 빠니르


간식 중에 하나는 만두피 같은 것에 야채나 고기, 치즈등을 듬뿍 얹어 삼각형 모양으로 만들어내는 인도식 만두 사모사가 있다.


짜이는 찻잎에 우유와 설탕을 넣어 끓인 음료다.


라시 라는 음료가 잇는데 요구르트에 설탕과 물을 넣어 걸죽하게 만든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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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인도야?"

나 역시도 자신에게 같은 질문을 덜졌지만 만족할 만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내가 인도로 떠나는 데 그럴싸한 이유는 없었다.

'손에서 나비가 나오는 수도승이 살고 있고, 전생을 볼 수도 있고, 코끼리도 탈 수 있는 나라.' 내가 읽어온 책에서 묘사된 인도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나라였고, 그 축제의 무대가 되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자소였다.

유치하리만치 1차원적이었지만, 난 그렇게 인도로 향했다.


인도와의 첫 만남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코를 찌르다 못해 머리까지 띵한 악취, 숨쉬기조차 버거운 더위와 습도에 벌써부터 내 몸은 인도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information 

뭄바이는 인구 1400만 명에 인도 100대 기업 가운데 52개의 본부가 자리잡고 있다.

동시에 이곳에는 아시아 최악의 슬럼가가 공존하고 있다. 인구의 60% 이상이 집 없이 거리를 떠돈다.



그들의 눈빛은 그저 시간은 물 흐르듯 흘러가는 것에 불과하다는 듯 고요했다. 억지로 잡으려 하지도 않고 억지로 거스르려고 하지도 않는 듯했다.  


고아의 석양이 그렇게 멋지다던데


인도에서는 전기를 아껴 쓰는 탓에 해가 떨어지면 이내 암흑천지로 변한다.  


인도에서 혼자 밤거리를 걷는 건 무척이나 위험한 일이지.


인도는 막연하게 생각하고 여행할 수 있는 호락호락한 나라는 아니었다.


"우리는 삶이 우리에게 주는 거친 파도들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것을 멋지게 타는 법을 배울 수는 있다." <미래에서 온 편지>에서


나는 인도를 위해 나의 처녀성을 바쳤다. 얼마나 많은 준비와 설레는 가슴을 안고 한국을 떠나왔는데... 그런데 돌아온 것은 아름다움이나 감동은 커녕 끝없는 슬픔과 배신감. 그리고 거센 파도가 주는 아픔이었다.  


신은 내 스스로 모든 것을 내려놓을 때까지 그 답을 주지 않았다.


아이들에게는 상처에 바를 약도 필요하고, 먹을 음식도 필요하고, 잠자리도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필요한 건 사람의 손길과 사랑이었던 것이다.


사랑이고, 희망이고, 절망이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잔뜩 늘여와 봤자 어차피 그것은 가진 자만 말할 수 있는 오만이었고, 내가 아이들에게 해준 것도, 해줄 수 있는 것도 없었다. 인도를 갈 때마다 잠깐이라도 그 학교에 들러서 아이들을 안아주고 손잡아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언제나 불행과 행복은 같은 선상에 존재하는 것 같다. 마치 세상의 알 수 없는 무언가가 그 힘의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힌두교는 인도인 모두를 위한 종교가 아니다. 절대적으로 기득권만을 위한 종교이다. 


인도에서는 쉽게 감성적으로 변하고 쉽게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경험상 그럴 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인도의 약탈자들이었다.  


우다이푸르 - 인도인들은 이 도시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아름다운 도시'라며 매번 허풍을 떨어댔다.

인공호수 피촐라 호수에는 아침마다 꿈에서나 봄직한 물안개가 피어올랐다.


"여행이란 우리가 사는 장소를 바꾸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편견을 바꾸어주는 것이다." - 아나톨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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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저자
파울로 코엘료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펴냄 | 2003-10-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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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기록 보기


우리는 원해서 태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살아갈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아니 잉태된 때부터 삶의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가지려해서 가진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 의한 것이다.

의지의 본성은 무엇일까? 그 의지를 꺽어버리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정신변원이란 특수한 공간의 설정으로 '미쳤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그로써 우리가 살아갈 의지를 무엇에 두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미친 사람이란 자기 세계 속에서 사는 사람이야.' , '미쳤다는 건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해.' 

미친것은 미친거일 뿐이다. 어떻게 미쳤는가의 차이일 뿐인 것이다. 

어쩌면 똑같은 것을 요구하는 사회에서는 미친 사람이, 미쳐있는 것이 더 나은 상태일 것이다.


누구나 동일해 지기를 원하는 것은 그렇게 할 때 동일함에 안전감을 얻게 되기 때문일까 

우리는 그렇게 교육 받으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까..

동일함은 비교 대상이 존재행야만 가능한 단어이기에, 우리는 타인과의 비교에서 벗어나기 힘들며, 결국 스스로 타인을 의식하면서 살아가게 만든다.


경전의 내용을 자주 담아내는 저자는 '항상 저질러버기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용기가 없어 포기했던 실수들을 저질러가며 공포가 다시 엄습해올 수도 있겠지만, 그걸로는 죽지도 기절하지도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 기껏해야 날 지치게 하는 게 고작일 그 공포와 맞서 싸워가며. 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현자가 되기 위해 미치광이가 되는 법을 가르쳐줄 수도 있을 거야. 난 그들에게 모범적인 삶의 교본들을 따르지 말고 자신의 삶을, 자신의 욕망을, 자신의 모험을 발견하라고, 살라고 충고할 거야!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구약성서를, 회교도들에게는 코란을, 유대인들에게는 토라(모세 오경, 모세의 율법)를, 무신론자들에게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텍스트들을 인용해줄 거야... 그들이 남긴 글들은 모두 '살아라!'이 한 마디로 요약될 수 있어.'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숲에 똑같은 잎은 단 하나도 창조하지 않으셨어요. 하지만 부인은, 부인이 다르다는 걸 미친 걸로 생각하죠. 그래서 빌레트에서 지내기로 작정하신 겁니다.'

살아야 하게 창조된 인간이며, 다르게 사는 것이 자연의 이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전한다. 


우리는 우리의 삶에 대한 몫을 정하고 있을까

자신의 삶에 대한 몫은 무엇인지 생각하며 살아갈까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생에 자신의 몫이란 것이 존재할까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은 각자의 것이며,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것이다. 즉, 자신의 마음속에서의 결정에 의한다.

우리가 삶을 좀더 객관적이면서도 주관적으로 볼 때, 아니 좀더 관찰자적인 입장에서 자신을 돌아볼 때 우리는 자신을 찾는데 도움을 받지 않을까..

'사실, 일생을 사는 동안 우리에게 생기는 모든 일은 오로지 우리 잘못에서 비롯되는 거야.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똑같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들은 다른 방식으로 그것에 대응했어.'


젊음이란 ... 부딪힘이다.

저항에 부딪히는 것 자체가 우리의 열정을 일깨우고 그 열정이 자신의 심장에 열기를 불어 넣는다.

그건 각자의 생활과 환경에서 모두 틀릴 수 밖에 없으니..

결국 자신의 삶에 대한 몫은 존재하는 것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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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은 스스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일이 전혀 없겠지. 그렇기 때문에 항상 나와 함께 있는 걸 테고.'

양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오직 물과 먹이뿐이었다.  25


'만일 어느 순간 내가 괴물로 변해서 자기들을 차례로 죽여버린다 해도, 양들은 자기 친구들이 거의 다 죽고 난 후에야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아차릴 거야. 그건 다 내게만 의지해 본능에 따라 사는 법을 잊어버렸기 때문이지. 내가 자기들을 먹여주니까.'  26


'인생을 살맛나게 해주는 건 꿈이 실현되리라고 믿는 것이지.'  31


지극히 단순한 것이 실은 가장 비범한 것이야. 현자들만이 그런것을 알아볼 수 있지.  37


"사람들은 삶의 이유를 무척 빨리 배우는 것 같아. 아마도 그래서 그토록 빨리 포기하는지도 몰라. 그래, 그런 게 바로 세상이지."  50


"어떤 식으로든 인생의 모든 일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는 것을 배우는 건 좋은 일일세."  51


어떤 상인이 행복의 비밀을 배워오라며 자기 아들을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현자에게 보냈다네. 그 젊은이는 사십 일 동안 사막을 걸어 산꼭대기에 있는 아름다운 성에 이르렀지. 그곳 저책에는 젊은이가 찾는 현자가 살고 있었어. 그런데 현자의 저택, 큼직한 거실에서는 아주 정신없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어. 장사꾼들이 들락거리고, 한쪽 구석에서는 사람들이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누고, 식탁에는 산해진미가 그득 차려져 있더란 말일세. 감미로운 음악을 연주하는 악단까지 있었지. 현자는 이 사람 저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젊은이는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두 시간을 기다려야 했지. 마침내 젊은이의 차례가 되었어. 

현자는 젊은이의 말을 주의깊게 들어주긴 했지만, 지금 당장은 행복의 비밀에 대해 설명할 시간이 없다고 했어. 우선 자신의 저택을 구경하고 두 시간 후에 다시 오라고 했지. 그리고는 덧붙였어.

'그런데 그전에 지켜야 할 일이 있소.'

현자는 이렇게 말하더니 기름 두 방울이 담긴 찻숟가락을 건넸다네.

'이곳에서 걸어다니는 동안 이 찻숟갈의 기름을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 되오.'

젊은이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찻숟가락에서 눈을 뗄 수 없었어. 두 시간 후에 그는 다시 현자 앞으로 돌아왔지.

'자, 어디....'

현자는 젊은이에게 물었다네.

'그대는 내 집 식당에 있는 정교한 페르시아 양탄자를 보았소? 정원사가 십 년 걸려 가꿔놓은 아름다운 정원은? 서재에 꽂혀 있는 양피지로 된 훌륭한 책들도 좀 살펴보았소?'

젊은이는 당황했어. 그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노라고 고백했네. 당연한 일이었지. 그의 관심은 오로지 기름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는 것이었으니 말이야.

'그렇다면 다시 가서 내 집의 아름다운 것들을 좀 살펴보고 오시오.'

그리고 현자는 이렇게 덧붙였지.

'살고 있는 집에 대해 모르면서 사람을 신용할 수는 없는 법이라오.'

이제 젊은이는 편안해진 마음으로 찻숟가락을 들고 다시 저택을 구경했지. 이번에는 저택의 천장과 벽에 걸린 모든 예술품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어. 정원과 주변의 산들, 화려한 꽃들.

저마다 제자리에 꼭 맞게 놓여 있는 예술품들의 고요한 조화까지 모두 볼 수 있었다네. 다시 현자를 찾은 젊은이는 자기가 본 것들을 자세히 설명했지. 

'그런데 내가 그대에세 맡긴 기름 두 방울은 어디로 갔소?'

현자가 물었네. 그제서야 숟가락으 살핀 젊은이는 기름이 흘러 없어진 것을 알아차렸다네.

'내가 그대에게 줄 가르침은 이것뿐이오.'

현자 중의 현자는 말했지.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 그리고 동시에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않는 데 있도다.'  60-62


이 세상은 도둑에게 가진 것을 몽땅 털린 불행한 피해자의 눈으로도 볼 수 있지만, 보물을 찾아나선 모험가의 눈으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보물을 찾아나선 모험가야.'

혼곤한 잠 속에 빠져들면서 그는 생각했다.  76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꿈을 보는 것은 아니었다.  95


"자신이 원하는 게 무언지 언제나 알고 있어야 해. 잊지 말게."  97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107


"삶의 모든 것이 다 표지야."  119


한 가지 일이 다른 일에 연결되는 신비로운 사슬... 바로 그 사슬이 산티아고로 하여금 양치기가 되게 하고, 똑같은 꿈을 계속해서 꾸게 하고, 아프리카에 가까운 도시로 가게 하고, 광장에서 늙은 왕을 만나게 하고, 가진 것을 모두 털리게 하고, 크리스털 상인을 만나게 하고, 그리고...  124


'난 양들에게 배웠고 크리스털에기도 배웠지. 사막으로부터도 배울 수 있을 거야.'  126


몇 번을 다른 길로 돌아갔어도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들은 언제나 일정한 방향을 향해 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일단 장애물을 극복한 후엔 다시 오아시스의 위치를 가리키는 별자리를 향해 나아갔다. 이른 아침에 하늘에서 그 별자기가 빛나는 것을 보게 되면 사람들은 알았다. 이제 여자들과 물과 야자수들과 종려나무가 있는 곳에 도착하게 되리라는 것을, 거의 책만 들여다보고 있던 영국인만이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이었다.  128


누구나 자기가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면 미지의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130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방식으로 배우는 거야. 저 사람의 방식과 내 방식이 같을 수는 없어. 하지만 우리는 제각기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길이고.'  142


"난 음식을 먹는 동안엔 먹는 일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소. 걸어야 할 땐 걷는 것, 그게 다지. 만일 내가 싸워야 하는 날이 온다면, 그게 언제가 됐든 남들처럼 싸우다 미련없이 죽을 거요. 난 지금 과거를 사는 것도 미래를 사는 것도 아니니까. 내겐 오직 현재만이 있고, 현재만이 내 유일한 관심거리요. 만약 당신이 영원히 현재에 머무를 수만 있다면 당신은 진정 행복한 사람일 게요."  144


사막의 모래언덕은 바람에 따라 변하지만, 사막은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랍니다. 우리의 사랑도 사막과 같을 거예요.  164


실수학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져서는 안 돼.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야말로 이제껏 '위대한 업'을 시도해 보려던 내 의지를 꺾었던 주범이지.  166


왜 그토록 미래의 일을 알고 싶어하는지... "일이 닥쳤을 때 무언가를 할 수 있기 위해서죠."

"원치 않는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기도 하구요."

"그렇다면 그건 당신의 미래가 될 수 없겠구먼."  170


용기야말로 만물의 언어를 찾으려는 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니.  183


사막에서 변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바람이 세차게 불 때마다 모습을 바꾸는 모래언덕뿐이었다.  186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악이 아니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악일세."  190


"명심하게. 사랑은 어떤 겨우에도,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한 남자의 길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네.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만물의 언어를 말하느 사랑. 진정한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지."  197


"배움에는 행동을 통해 배우는, 단 한 가지 방법이 있을 뿐이네. 그대가 알아야 할 모든 것들은 여행을 통해 다 배우지 않았나."  20


신은 눈에 보이는 것들을 통해 당신 영혼의 가르침과 당신의 경이로운 지햬를 깨달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이 세상을 창조하셨네. 그것이 바로 내가 '행동'이라고 부를는 것일세."  207


"어째서 우리는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거죠?"

"그대의 마음이 가는 곳에 그대의 보물이 있기 때문이지."

"제 마음은 변덕스럽습니다. 꿈을 꾸는 듯하다가도 동요하고, 이제는 사막의 한 여인과 사랑에 빠져버렸습니다. 그녀 생각에 빠져 있을 때면, 마음은 이것저것 물어대며 숱한 밤을 잘 못 들게 합니다."

"좋아. 그건 그대의 마음이 살아 있다는 증거라네. 마음이 그대에게 말하려는 것에 귀를 기울이게."  210


"무엇때문에 제가 제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거죠?"

"그대가 그대의 마음을 고요히 할 수 없기 때문이네. 아무리 그대가 듣지 않는 척해도, 마음은 그대의 가슴속에 자리할 것이고 운명과 세상에 대해 쉴새없이 되풀어해서 들려줄 것이네."  211


"어째서 마음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자신의 꿈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해주지 않는 거죠?"

"그럴 경우,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마음이기 때문이지. 마음은 고통받는 걸 좋아하지 않네."  214


누군가 꿈을 이루기에 앞서, 만물의 정기는 언제나 그 사람이 그 동안의 여정에서 배운 모든 것들을 시험해보고 싶어하지. 만물의 정기가 그런 시험을 하는 것은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네. 그건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것말고도, 만물의 정기를 향해 가면서 배운 가르침 또한 정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세.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기하고 마는 것도 바로 그 순간이지.  215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되고,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 것이네."  216


눈앞에 아주 엄청난 보물이 놓여 있어도, 사람들은 절대로 그것을 알아보지 못하네. 왜인 줄 아는가? 사람들이 보물이 존재를 믿지 않기 때문이지.  218


우리 모두 자신의 보물을 찾아 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게 연금술인 거지. 납은 세상이 더이상 납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까지 납의 역할을 다 하ㅗ, 마침내는 금으로 변하는 거야.  241


만물의 정기를 키우는 건 바로 우리 자신이야.  242


"무엇을 하는가는 중요치 않네. 이 땅 위의 모든 이들은 늘 세상의 역사에서 저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 다만 대개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지."  253



작가의 말

1981년, 나는 내 운명의 길을 다시 찾게 해준 스승 람을 만났다..

"연금술사에는 세 부류가 있네. 연금술의 언어를 아예 이해하지 못한 채 흉내만 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해는 하지만 연금술의 언어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따라가야 한다는 것 또한 알기에 마침내 좌절해버리는 사람들이 있지. 마지막으로 연금술이라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으면서도 연금술의 비밀을 얻고, 자신의 삶 속에서 '철학자의 돌'을 발견해낸 사람들일세."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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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든 손의 손놀림도 중요하지만 사과를 든 손의 손놀림도 똑같이 중요하다. 
사랑은 이렇게 오른손과 왼손이 조화롭게 움직이며 사과를 깎는 것과 같다.
어느 한 손이라도 엇박자로 움직이면 칼에 손을 베어 사과에 피멍이 들고 만다.
피를 본 후에 사과하는 것은 사과에 대한 예의도 사랑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문명의 발전은 사과조차도 쉽게 깍을 수 있게 만들었다.

사과를 깍으며 조심조심, 가능하면 껍질을 얇게 깍기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없을 만큼으로..

어쩌면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기계들이 생겨나고 발전해 가면서 좀더 편하게 편리하게 바뀌고, 그만큼 노력이 필요 없어지는듯 보이게 만들어 가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사랑조차도 사람이 아닌 사랑을 사랑하게 되는 시대가 아닌지..

그 표현보다 '인스턴트적'인 사랑을 하고 있다. 

자본이 세상을 잠식해가면서 사랑보다는 돈이 우선이 되고, 사랑보다는 섹스가 우선이 되고, 사랑보다는 단순한 만족만을 추구하는 세상은 어쩌면 3분카레, 컵라면이 되어 가고 있다. 

이젠 사랑도 돈으로 살 수 있다. 진정한 마음이 필요 없어져 가고 있기때문에...


칼을 든 손과 사과를 든 손이 협력하여 조화를 이루어 갈때, 그리고 눈은 그것을 바라보며 거리와 힘과 각도 조절 신호를 알려줄때.. 그렇게 집중할때 매끈하게 사과를 깍을 수 있는데 그것자체가 귀찮아서 더 편해지려고 피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감정도 느낌도 피하게 되어 가는지도 모른다.


위의 표현처럼 사과에 대한 예의..

우리는 지금 현재 자신의 인생에게 예의를 다하고 있는가?

자신의 인생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에는 무엇이 포함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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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서 몸을 뺀 나머지.
몸보다 가벼워 자주 흔들리고, 몸보다 약해서 병치레도 잦다.
그러나 몸은 일생 동안 마음을 부러워한다.
몸이 할 수 있는 사랑은 마음이 할 수 있는 사랑의 1%도 안 되니까.


마음은 무겁기도 하고 가볍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음은 갈대라고 불리웁니다.

마음은 뜨겁기도 하고 차갑기도 합니다. 

마음은 양은냄비에도 비유하고 뚝배기에도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처럼 쉽게 움직이기도 하지만 묵묵히 움직이기도 합니다.

몸이 할 수 있는 사랑은 마음이 할 수 있는 사랑의 1%도 안 됩니다.

그만큼 마음은 중요합니다.

마음이 잘못 움직이면 몸은 매우 고생합니다. 

마음이 잘 움직이면 몸이 행복하기도 합니다. 


이 처럼 마음은 참 다양합니다.

사람의 생김새가 다양한 만큼 마음도 다양한지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는 내 맘 같지 않은 것에 매우 화도 나도 상처도 받고 고집도 부립니다.

무언가 잘못된것이 나인지도 모르는데 내 맘이 얼마나 중요하기에 그러는 걸까요?


내 마음은 내 마음일 뿐 다른이들의 마음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을 잘 잡는것이 중요한 만큼 다른이들의 마음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한것입니다.

그 이유는 내 마음이 힘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내 마음이 힘들면 내 몸은 더 힘들어지니까요.

벽을 치는 것이 아닙니다.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 둘은 다릅니다.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인정할 때 열린 마음도 힘들지 않고 몸도 힘들지 않고, 즐거운 마음을 간직해 나갈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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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으로 갈라서는 사람들을 조사해 보았습니다.
놀라울 정도로 뚜렷한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성격문제, 아니었습니다.
경제문제, 아니었습니다.
자녀문제,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결혼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결혼이 만듭니다. 이혼만 야단치지 마십시오.



사람들은 결혼은 당연히 해야 하는거라고 생각하고, 말도 그렇게 합니다.

물론 시간의 흐름속에 현대는 결혼은 하지 않아도 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아직은 결혼은 당연히 하는 거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혼이란 것은 나쁜것, 바르지 않은것,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당연한 것일지 모릅니다.

결혼을 창시한 것은 사람이 아니라 신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것은 창조론에 입각해서 말을 하는것입니다.

그렇다면 진화론에서는 어떻습니까? 진화론에서는 자연적인 진화속에 인간의 DNA는 이성을 찾도록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혼에 대해서는 창조론에 입각하면, 부부가 갈라서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물론 배우자의 외도에 의한 이혼만이 허용되는 사유라고 합니다. 

진화론에서는 솔직히 이혼에 대한 이론이 없습니다. 

과학적으로 밝혀낸 것이 이성을 찾도록 구성되어 있는 DNA는 있을 뿐 이혼에 관련된 내용은 없습니다. 단지 사랑에 물질이 18개월이 지나면 나오지 않게 된다는 점만을 밝혔을 뿐입니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어쩌면 이혼은 바람직한 것이 될 수 도 있습니다. 

도덕적인 관점에서 이혼이 좋지 않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18개월이 지나면 헤어지는것이 생리적인 당연함일 수 있습니다.

꽤 오래전 한 광고에서 '사랑은 18개월이다'라는 카피가 생각납니다.


우리는 어떠한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자주 잊고 생활합니다.

그래서 자주 사용하던 것이 당연한 답이라고 착각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위의 글에서처럼 결혼이 없다면, 이혼도 없습니다. 

결혼에서 문제가 만들어 지지 않는다면, 이혼이란 것도 없는 것처럼 말이지요.


지금 내가 내리는 답이 정답입니까?

만일 그렇다면 확신할 수 있습니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 모범답안이 있습니까?


이혼에 변명을 해야 하는 이유는, 이혼이 무조건 나쁘다는 생각에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혼을 장려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란 것은 아시지요.

우리가 생각하는 관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바라볼 때 더 나은 해결책들이 펼쳐 질 수 있습니다.

물론 이혼 전에 그렇게 하려 노력한다면 이혼을 피해 갈 확률이 매우 높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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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 FREE(러브앤프리)

저자
다카하시 아유무 지음
출판사
동아시아 | 2002-08-01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8월 3일부터 31일까지 구매하신 분들 중 1분을 추첨해 4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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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자유..
그의 삶이 존경스럽다.
동경의 대상이기에 그럴까?
나는 이 책을 다른 사람의 소개로 알게 되었다. 사실 별 관심이 없었다.
허나...
페이지가 없었다.
일단 글이 작았다.
사진이 있었다.
여행기 였다.
표지의 아이가 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나는 저자의 자유에 대해 알고 싶었다.

결론을 말한다면 나는 아직도 그의 자유를 해석해 내지 못했다.
(누군가는 무슨소리냐..책에 뭍어나는데..라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책을 읽어가며 .. 시적인 표현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는것을 느꼈다.
참고로 나는 시를 잘 읽는 편이 아니다.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실용주의, 현실주의를 주장하는 부류에 가깝다.
그러기에 이 책은 꽤나 흥미로웠다.
짧지만 강렬하게 나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기에 그렇다.
지금까지 길게 살아온것은 아니지만 그간 좋아하는 책도 있었고, 매우 좋아하는 책도 있었고, 싫어 하는 책도 있었고, 별것없는 주제에 감히 판단하여 증오하는 책도 있었고, 사랑하는 책도 있었으며, 매우 사랑하는 책도 있었다...
이 책은 .... 매우 좋아하는 책과 사랑하는 책의 사이라고 하고 싶다.. 
이렇게 부류를 나누지 못한 책이 없었던것 같다.

'여행은 걸어다니며 하는 독서이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다.'
그럼 .. 여행기를 다룬 책은 무엇이라 표현해야 하나.... 

엄마야.... 그래서 이렇게... 분류가 안되나? 

아무튼 나는 이 책을 사랑하고 싶다.. 사랑의 책은 아니라 평하면서도.. 사랑하고 싶다.
아직 깨닫지 못한 그의 자유와 그 현재의 사랑.. 그리고 감성...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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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임팩트 맨

저자
콜린 베번 지음
출판사
북하우스 | 2010-05-1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환경에 임팩트를 주지 않고 살아가기 프로젝트!뉴욕 한복판에서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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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인간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이 질문에는 두 가지 답변으로 줄기가 뻣어나간다. 하나는 창조론이며, 또 다른 하나는 진화론이다.

창조론은 성서에서 밝히는 하느님에 의해 모든 만물이 창조되었고, 그로인해 인간은 살아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진화론은 과학적인 토대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여 지금의 모든 생물과 무생물이 존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간략하게 말해서 그렇다는 것인데, 자신이 어떠한 이론에 찬성을 하든 지금의 지구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그리 크지 않을 듯 싶다.

물론 학자들에게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창조가 되었든 진화가 되었든 지금의 지구가 앓고 있는 것은 그러한 이론과는 관련이 없다는 점이다.

인간의 시초가 어떠했든 간에 인간은 인간이 살아가는 그 지점에서 환경을 만들면서 살아간다. 

인간은 인간이 살아가기에 맞게 환경을 만들면서 살아간다.

인간은 인간을 위해서만 살아가기 위해 환경을 만들면서 살아간다.

인간은 인간을 위해 살아가기 위해서 현재만을 바라보거나 아주 가까운 미래에만(미래라 표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가까운 후의 시간) 관심을 가진 환경만을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것이 당연할 지도 모른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야 80년이었기에.. 지금은 과학과 문명의 발전으로 100세를 바라본다고 하지만 우리는 늘 그 시간이 매우 짧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인간은 길게 바라볼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어쩌면 인간은 그렇게 그렇게 살아왔다. 그렇기에 이기적인 성향을 가지고 살아갈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무수한 이론중에 '무임승차' 이론이란 것이 있다.

많은 이들 중에 하나의 결정을 하여 단체로 움직이려 할 때 나하나는 괜찮겠지 하며 빠지는 것을 말한다.

우리의 일상에서 매우 자주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이론은 간단한 것 같지만 매우 복잡 다단하며, 매우 편리하게 대중을 움직이기에 좋은 이론이다.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경영인은 경영인대로, 오피니언은 오피니언대로, 사장은 사장대로, 관리인은 관리인대로 즉, 소수의 기득권층은 이것을 잘 활용함으로 대중의 불만을 잠식시켜 버리고 그들에게서 자발적인 복종을 대중이 모르는 상태로 이끌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지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의 일상에서 우리는 의식하지 못한채 이미 오래전부터 이루어져 오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것과는 달리 아니 어쩌면 이러한 것들과 연관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구상에서 우리 삶의 환경에 대해서도 이 이론은 정확하게 적용되어 지구를 점점더 황폐시키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은 '노 임팩트 맨'이다.  지구에게 힘들게 하는 요소들을 최소한으로 가지고 살아가는 실험이다. 그것도 시골이나 소도시가 아닌 대도시의 한 복판에서 저자와 그의 부인과 어린 딸아이와 함께 일년 동안 지구에 임팩트를 주지 않는 삶을 살아보면서 겪은 그리고 저자의 사유의 기록이다.

저자는 여러번 말한다. 우리가 꼭 이런 것들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읽으면서 생각을 해 볼 때 자신의 자리에서 환경에 악 영향을 덜 미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만이라도 찾아보자는 것이란 것을.


전 세계적은 꽤나 오래 전부터 환경에 경고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어쩌면 앞서 언급한 '무임승차'이론을 실천해 나가고 있는지 모른다.


저자는 그의 실험에서 7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1.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2.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기

3. 우리 고장에서 난 로컬 푸드를 먹기

4. 쓸데없이 소비하지 않기

5. 집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줄이기

6. 물을 아끼고 오염시키지 않기

7. 사회에 환원하기


자신의 실험들을 통해 생각이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의 과정이 글속에서 표현된다. 

그의 사유의 표현들은 어쩌면 누구나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들일지 모른다. 그는 그 실험을 자발적으로 해보았기에 진정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것의 차이다.


그는 바란다. 이 세상이 그렇게까지 하면서 구원받아야 하기를...

그는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

누구나 그 답을 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에 몇 가지 정도는 누구나 떠올릴 것이다.


우리는 저자의 방식을 그대로 따를 필요 없다. 물론 그렇게 한다면 더욱 좋겠지만 말이다. 그는 그의 기록을 남기기 위한 실험이었다.

물론 1년이 지난 후에도 몇 가지들은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꼭 실험을 하지 않더라도 정말 자신의 생활속에서 환경에 대한 관심과 자신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무임승차'가 아니라 일원으로서의 의무감을 가지고 하나하나 생각해 나가면서 실천할때 지금의 지구는 그나마 더 이상은 나빠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르면 지구의 재생능력은 어느덧 좋은 환경으로 변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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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것보다 더 외로운 것은 외로움을 들키는 것이다.



외로움은 어디에서 오는가?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자신의 내면을 감추는 것일까, 아니면 드러내는 것일까?

관심받고자 하는 사람의 당연한 본능에 대한 표출일까?


우리는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를 모른다. 그리고 그것이 외로움인지 아닌지도 모른다.

마음속에서 이상꾸리한 생각이 들고 혼자있지만 누군가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면서 외로움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

외로움은 그 이상꾸리한 느낌이 들때 외로움이라 표현하기로 한것일 뿐이다.

사실 우린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른다.

또한 사람마다 그 이상꾸리함이 틀리다. 많이 틀릴 수도 있고 적게 틀릴 수도 있다.


사실 대충그러한 것을 뭉뚱그려 그렇게 부른다.

어쩌면 성급한 일반화 일수도 있다.

우리는 그렇게 부른다고 세뇌되었기에 자신의 느낌에 대한 세밀한 감정을 느끼기 보다는 그렇다고 짜맞추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의 이상꾸리함을 어떻게 표현할지는 몰라도 스스로는 앞전의 이상꾸리함과 지금의 이상꾸리함이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느낌을 차분히 생각해 봐야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외로움을 들키면 더 외로워 지는 이유는 다른이들은 나의 이상꾸리함을 자신의 이상꾸리함으로 느낄테고,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기보다는 외로움이라 단정지어 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외로움을 외로움이라 보지말고 .. 이상꾸리한 그 느낌을 조용히 생각해보자.

앞전과 지금의 다른점과 같은점을.. 지금과 똑같은 느낌이 들었던 때는 언제였었는지에 대해서도 ..


위 사진의 여인은 우리가 생각하는것과는 달리, 자신의 이상꾸리함이 어디서 왔는지 찾아보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외로워 웅크리고만 있는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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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기행

저자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출판사
청어람미디어 | 2005-04-11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다치바나를 다치바나로 만든 여행들에 관한 기록을 담은 책.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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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지(知)의 대가라 불리는 저자는 이미 한국에서도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알려진 인물이다.

그의 특징은 앎이 즐거움이고 알아가는 것이 일이자 취미이자 특기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의 책 몇 권을 읽으며 지적 수준에 대한 감탄도 하였지만 그의 글이 꽤나 쉽게 표현되어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였다.

또한 저자의 지식 습득 방법이나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서도 참고를 하고 있다.


이 책은 그가 자의든 타의든 여행이란 것을 통해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것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한 것이다.

기행책이 아니다. 그의 표현처럼 '여행을 계기로 펼텼던 다양한 생각을 기록한 글' '여행을 하고 한참 지나서 여행 체험이나 여행에서 얻은 인식, 지식을 소재로 쓴 글' '그래서 사색기행인것이다', 그의 여행을 통한 생각들을 정리해 놓은 책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을 모두 읽지는 않았다. 서론인 '세계 인식은 여행에서 시작된다'만 읽었다.

저자의 여행에 대한 생각이나 예찬론을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서론 이후의 내용들이 기대된다. 하지만 지금은 서론에서만도 즐거움을 느꼈다.

이 서론만도 90페이지에 달하며 책의 거의 15%정도의 양을 차지한다

이후에 기회가 되면 책 내용 전체를 읽을 기회가 있을것이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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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 세계 인식은 여행에서 시작된다

여행을 계기로 펼쳤던 다양한 생각을 기록한 글이라고 해야 옳을지 모른다. 혹은 여해을 하고 한참 지나서 여행 체험이나 여행에서 얻은 인식, 지식을 소재로 쓴 글이라고 해야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사색 기행'인 것이다.  10


여행은(인생이라고 바꿔 말해도 좋겠지만) 결국 만남이다. 만남은 본질적으로 계산이라는 것과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니, 만남을 기대한다면 일정일랑 짜지 말고 되어 가는 대로 몸을 맡기는 것이 상책이다.  26


나는 여행의 가장 좋은 점이 모든 일상사의 속박에서 풀려난 정신의 자유로움에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좋은 여행을 하고 있으면 "아, 이 얼마나 자유롭단 말인가." 하고 나오 모르게 중얼거리게 될 만큼 자유로움이 주는 상쾌한 기분을 만끽하게 된다.  28


모든 사람의 현재는 결국 그 사람의 과거의 집대성이다. 그 사람이 일찍이 읽고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낀 모든 것, 누군가와 나눈 인상적인 대화의 전부, 마음속에서 자문자답한 모든 것이 그 사람의 가장 본질적인 현존재를 구성한다. 숙고한 끝에 했던, 혹은 깊은 생각 없이 했던 모든 행동, 그리고 그 행동들에서 얻은 결말에 반성과 성찰을 보탠 모든 것, 혹은 획득된 다양한 반사반응이 그 사람의 행동 패턴을 만들어 간다.

인간 존재를 이렇게 파악한다면, 한 사람을 전반적으로 형성하는 요인으로서 여행이 얼마나 커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일상성에 지배되는 패턴화된 행동(루틴 routine)의 반복에서는 새로운 것이 아무것도 생겨나지 않는다. 지성도 감성도 그저 잠들어 있을뿐이고, 의욕적인 행동도 생겨나지 않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지 정 의 (知情意) 모든 면에서, 일상화된 것은 의식 위로 올리지 않고 처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그렇게 처리된 것은 기억도 되지 않게끔 되어 있다. 의식 위로 올라가 기억에 남는 것은 '색다름(novelty)'의 요소가 있는 것뿐이다.

여행은 일상성의 탈피 그 자체이므로 그 과정에서 얻은 모든 자극이 '색다름'의 요소를 가지며, 따라서 기억이 되는 동시에 그 사람의 개성과 지 정 의 시스템에 독창적인 각인을 새겨 나간다. 그러므로 여행에서 경험하는 모든 일들이 그 사람을 바꾸어 나간다. 그 사람을 고쳐서 새롭게 만들어 나간다. 여행 전과 여행 후의 그 사람이 같은 사람일 수 없다.

여행의 의미를 조금 더 확장하여 우리의 일상생활조차 무수한 작은 여행의 집적으로 파악한다면, 사람은 무수한 작은 여행 혹은 '커다란 여행의 무수한 작은 구성요소'가 가져다주는 작은 변화의 집적체로서 부단히 변화하고 있는 존재라고 해도 좋다.  31-32


이 세계를 정말로 인식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육체의 여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63


여행의 패턴화는 여행의 자살이다.

여행의 본질은 발견에 있다. 일상성이라는 패턴을 벗어났을 때 내가 무엇을 발견하는지, 뭔가 전혀 새로운 것을 접했을 때 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데 있다.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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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버리기 연습

저자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출판사
21세기북스 | 2010-09-10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생각병을 치유하다!일본 쓰키요미지 주지 스님으로 일반인을 위한 ...
가격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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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잡음을 침묵시키자' 이 책의 핵심이다.
현대인들은 오만가지 생각들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렇기에 정작 필요한 생각들을 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잡다한 생각들을 하지 않고 오감으로 느끼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에 마음을 두게 하자고 한다.
책을 읽어보면 당연한 말들이 참 많이 들어 있다. 그런데도 식상하지 않다.
왜냐하면 당연하면서도 우리는 늘 고민하고 있지 않기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평범한 사람이 아닌 종교인이라서 그럴까..?
쉽게 읽히지만 생각은 해야 하는 책이다.
우리는 지금 자기 자신의 내면을 보기 위해 생각을 버리고 자신의 감정을 느끼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나 한국사람은 참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기에 더욱 자신의 내면 상태가 어떠한지에 대해서 스스로 찾아보아야 하는 숙제가 있다.

자신이 화를 내면서도 왜 화를 내고 있는지에 대해 알고 있다는 착각에 사로잡혀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 시키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상대의 문제가 아니라 (물론 그럴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모든 책임이 상대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상태를 잘 몰라서 오는 잘못인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서양은 오래전부터 심리학에 깊은 연구를 하면서 살았다. 그렇기에 그들은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긴 했지만 지금은 많이 발전되어 있어 자신의 심리적인 상태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상을 알고 있는 상태이다. 그렇기에 우리보다는 상대를 인정하기가 편하다.

하지만 우리는 심적 공양은 많이 하였으나 세분화해서 자신의 내면을 분류해 보는 부면에서는 부족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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