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든 손의 손놀림도 중요하지만 사과를 든 손의 손놀림도 똑같이 중요하다.
사랑은 이렇게 오른손과 왼손이 조화롭게 움직이며 사과를 깎는 것과 같다.
어느 한 손이라도 엇박자로 움직이면 칼에 손을 베어 사과에 피멍이 들고 만다.
피를 본 후에 사과하는 것은 사과에 대한 예의도 사랑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문명의 발전은 사과조차도 쉽게 깍을 수 있게 만들었다.
사과를 깍으며 조심조심, 가능하면 껍질을 얇게 깍기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없을 만큼으로..
어쩌면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기계들이 생겨나고 발전해 가면서 좀더 편하게 편리하게 바뀌고, 그만큼 노력이 필요 없어지는듯 보이게 만들어 가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사랑조차도 사람이 아닌 사랑을 사랑하게 되는 시대가 아닌지..
그 표현보다 '인스턴트적'인 사랑을 하고 있다.
자본이 세상을 잠식해가면서 사랑보다는 돈이 우선이 되고, 사랑보다는 섹스가 우선이 되고, 사랑보다는 단순한 만족만을 추구하는 세상은 어쩌면 3분카레, 컵라면이 되어 가고 있다.
이젠 사랑도 돈으로 살 수 있다. 진정한 마음이 필요 없어져 가고 있기때문에...
칼을 든 손과 사과를 든 손이 협력하여 조화를 이루어 갈때, 그리고 눈은 그것을 바라보며 거리와 힘과 각도 조절 신호를 알려줄때.. 그렇게 집중할때 매끈하게 사과를 깍을 수 있는데 그것자체가 귀찮아서 더 편해지려고 피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감정도 느낌도 피하게 되어 가는지도 모른다.
위의 표현처럼 사과에 대한 예의..
우리는 지금 현재 자신의 인생에게 예의를 다하고 있는가?
자신의 인생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에는 무엇이 포함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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