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의 어려움은 어느정도일까?

사람마다 다르겟지만, 무척이나 어려운 것같다. 아니 굉장히 쉬운 것이다. 

떠남을 '변화'라 표현할 수 있을까?

떠난다는 것은 우선 자신이 현재의 위치나 공간에서 부터의 벗어남이다. 즉 자신을 그리고 자신의 주변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누구나 변화를 원하는 시대이다. 그만큼 자신의 생활을, 넓게 확장하여 현재의 삶에 불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인간은 만족을 모르는 동물'이란 표현에 비추면, 불만에 의한 변화의 갈망은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그래서 변화 욕망의 크기만큼 두려움도 큰 것이 아닐까.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람은 여행을 원하지만, 이것역시 떠남이고 변화이며 현재 상태의 불만이 있기에 두려움도 크다. 늘 염원하지만 온갖것들에 갖혀 떠나기 힘들어진다.

여행을 떠나고 돌아오는 반복된 내 일상을 지켜보며 '대단하다'고 말한다.

'부끄럽다. 대단할것도 없는데 뭐가 대단할까?' 여행자들과의 대화에서 종종 등장하는 답을 아는 의문이다.

대단한 것이 아님에도 '대단하다'하니 어색하고 부끄럽기까지 하다.(그렇다고 식은죽 먹기라고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막연한 두려움을 생각했을때 아무것도 아니라는 뜻이다.)


당연한 말이고 쉽지만은 않은 말이기도 하지만, 처음이 문제다. 첫걸음을 떼면 여행은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 된다.

모든것에는 '처음'이 참 어려운 것이다.

기대에 대한 설레임과 막연함에 대한 두려움.. 그것이 처음이다.

누구나 경험해 보았고, 경험하고 있으며, 경험해 나갈 것이다.

기대의 설렘과 막연한 두려움, 이 둘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잡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균형하면 대체로 수평을 떠올리게 된다. 

두려움에 무게가 더해지면 기운다. 그렇게 되면 처음을 경험하지 못한다. 반면 설레임에 무게가 더해지면 기운다. 그러면 처음을 경험한다. 

남은 하나는 완전 수평일 때 이다. 이때는 떠남의 경험을 하게 될까?

나는 떠나게 된다고 본다. 인간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때 저지를 경향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우리가 배운 수학에서 사용한 기호를 사용하면 떠남이란 녀석은 '설레임≥두려움'이다. 


그러한 첫 여행의 순간 여행이라는 것에 첫번째 터닝포인트가 생긴다. 

여러번 언급했듯이 내가 말하는 여행은 스스로 계획하는 또는 무작정 떠나는 여행을 말하는 것이다. 워킹홀리데이나 카우치서핑등을 포함한 배낭여행같은 것들말이다. 패키지 여행은 그렇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 여행을 시작으로 욕심을 내는 사람도 있으니까.


그럼 어떻게 떠나느냐고? 

묻지마라. 당신의 마음에 물어라. 두려움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아니면 설레임을 어떻게 늘일 수 있는지를..

떠남은 자신 속에 자리잡고 있다. 

다만 떠나지 못하게 하는 변명거리만 늘어놓을 뿐이다. 


나는 그냥 떠났다. 학창시절 방학때 떠나도 되었다. 직장을 다니며 휴가를 몰아서 떠났다. 

프리랜서로 일을 몰아서 하고 떠났다.

떠날때 마다 언제나 발목잡을 만한 일들은 일어났다. 그래서 떠나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떠났다. 그래보니 그 문제들은 문제가 아니었다.

무작정 떠나면 되냐고?

나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떠난건 아니다. 하지만 무작정 떠날 결정을 하면 떠나진다. 여행 다녀보면 그닥 계획이 큰 도움 안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그래서 첫 여행은, 첫 떠남은, 첫 변화는 나에겐 터닝포인트로 자리잡고 있다.

첫 여행은 변화에 대한 나의 시선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고, 늘 떠날 수 있는 삶을 꿈꾸게도 하였다.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이것만으로도 터닝포인트가 되는 시대아닌가 옆도 돌아보지 않고 자기계발만 쌓아야 도태되지 않는다는 사회속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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