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누구나 사진을 남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어느 대륙을 막론하고, 어느 인종을 막론하고, 여행에서 사진을 남기지 않는 사람은 없다. 이렇게까지 확실할 수 있을까?
아... 그건 아닌것 같다. 여행을 하면서 어떠한 기록도 남기지 않는 사람을 몇 번 본 기억이 있다. 그에게 때론 이유를 물어보고 대답을 들으며 들었던 생각은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나오는 조르바였다.
얽메이지 않으면서 본성에 충실하고 세사을 떠돌며 그것에서 배워가는 조르바같은 모습 말이다.
아무튼 그러한 극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면 사진을 남긴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사진에는 사람을 많이 찍는다. 장소를 배경으로 찍고, 동행들과도 찍고, 다른 여행자들과도 찍고, 현지인들과도 찍고, 아이들을 찍기도 한다. 때론 자연스러운 모습을 찍기 위해 그들의 모습을 몰래 찍기도 한다. 몰카아니냐고 몰카 맞다. 그런데 대체로 이내 눈치를 채고 카메라를 든 나를 쳐다본다.
보통은 크게 두가지 반응이 나온다. 부끄러워 모습을 감추거나, 모델이 되어주거나 이다.
어떠한 상황이든 흥미로운 점은 웃는다는 점이다. 쑥스러워하며 웃거나, 포즈를 취하며 웃거나, 웃으면서 슬쩍 자리를 피하거나, 활짝 웃어주거나, ...
이것 역시 남녀노소 불문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격하게 싫어하거나 화를 내며 찡그리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당연히 냉전 상태의 지역이거나 내분에 의해 경직된 나라들을 제외하면 말이다. 그러한 나라여도 일반 시민들은 대체로 웃어준다. 아무튼 초상권 운운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 외국인 여행자들이 우리 모습을 찍으면 우리도 그렇게 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 사람이 말없이 한국 사람을 찍으면 변태로 몰린다. 일상적인 모습이라 할지라도 넷상에 무단으로 올리지도 못한다. 그러니 무서워서 찍기 힘들다. 정중히 부탁하고 찍어야 한다.
그런데 왜 타국인들에게는 관대한가?
그리고 왜 미소를 지어주는걸까?
우리가 여행을 가면 마음이 넓어지고 소통하려하는 이유와 동일하지 않을까.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관대해지는것 같기도 하다.
그럼 '미소'는? 이것 역시 타국인이기에 그럴 수도 있을것이다.
다른 이유는 없을까?
미소는 만국 공통어이기에 그렇지 않을까. 미소는 뭘까?
미소는 희망, 미소는 여유, 미소는 사랑(애정), 미소는 즐거움, 미소는 만족, 미소는 표현, 미소는 소통, 미소는 이유없음, 미소는 이웃, 미소는 마음, 미소는 초대, 미소를 허락, 미소는 따뜻함, 미소는..
언뜻 떠올려보는 것을 적어보니... 그렇구나!
미소는 어쩌면 답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소가 답이라면 우리의 여행은 삶이 되어야 하는건 아닐까. 삶이 여행처럼 되어야 하지 않을까.
세상이 각박해지니 나역시 각박해질 수 밖에 없다는 건, 핑계일뿐. 따라가기만 하기보다 새롭게 바라보는 태도가 삶을 여행처럼, 여행을 삶처럼 만들어 주는건 아닐까...!!!
별것 아닌 미소가 정답이란 생각... 여행을 통해서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