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를 누군가 나서서 해줄 거라고 생각하지 말고 우리가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어요. 우리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내각책임제로 개헌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다 이루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봅니다. 104


불편한 진실을 누군가 드러내면 사람들은 우선 조롱으로 응대합니다. 그다음에는 비난으로 응수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인정하게 되겠지요. 118


많은 사람이 지금 방법이 잘못됐다는 사실은 아는데 뭘 어떻게 다르게 해야 하는지 몰라요. 118-119


실제로 구조조정의 의미는 미래지향적인 사업구조 개편, 사업구조조정, 기업구조조정이 다 합친 말이라는 거죠.

우리나라는 미래지향적으로 하지 않아서 문제죠. 저는 미래지향적으로 하고 싶어서 앞부분에서 해야 할 수순을 밟았고요. 사실 알면서도 못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근본적으로 사람을 길러야 하는데 그러러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잖아요. 사람에게 투자한 효과는 자기 재임 기간이 끝나고 나서야 나와요. 그러니 사장들이 사람을 기르는 데 돈을 쓰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121


우리나라에서는 노동자 중 10%만 노조가 결성되어 있고 나머지는 노조가 없잖아요. 10%에 해당하는 노조는 자기 노조원 숫자를 늘리려고 하지도 않아요. 우리끼리 살면 되니까요. 대부분은 시베리아 벌판에 있고 일부가 따뜻한 곳에 있는데 이 따뜻한 곳에 있는 사람들만이 노동자인 것처럼 목소리를 냅니다. 125-126


실제로 상당 부분이 사회 권력구조에서 결정돼요. 성 안에 들어간 사람, 못 들어간 사람, 권력에 조금이라도 지분이 있는 사람, 갖지 못한 사람, 그것에 따라 대우가 확 달라집니다. 126


좋은 사람을 리더로 뽑는 과정을 꾸준히 개선하고 만들어가는 일이 결국 그 나라나 조직의 장기적 생존이나 발전을 결정합니다. ... 더 능력 있는 사람을 리더로 뽑기는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리더가 아닌 사람을 모두 쓰레기나 하인 취급을 할 필요는 없지요. 182


우리는 좋은 리더가 뽑히리라고 기대도 안 하고, 그렇게 하지도 않으면서 계속 사람을 바꿉니다. 184


좋은 의사결정을 하려면 숙의(Deliberation)해야 합니다. 같이 토론해서 결정하는 거죠. 192


우리가 지금 어떤 감옥에 갇혀 있는지 알아야 어떻게 빠져나올지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258


우리나라는 경제발전 수준에 비해 교육방식이 잘못되어서 막상 필요한 인력의 질이 많이 부족해요. 303


우리가 처음부터 반복하는 이야기의 맥락이 바로 이 점이죠?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 항상 근본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씀이요. ...

근본적인 개혁을 하기가 어렵다고 제가 자꾸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그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는 걸 모르지 않거든요. 근데 여당뿐 아니라 야당도 특수 이익집단의 눈치를 봅니다. 308


지금 한국은 사람으로 치면 머리가 마비된 채 몽유병처럼 헤매고 있는 나라예요. 문제는 야당도 어디서부터 뭘 바꿔야 하는지 잘 모른다는 거죠. 그리고 그걸 국민에게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도 잘 몰라요 국민은 또 믿으려고도 안 해요.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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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가 손이나 얼굴에서 완벽하게 그려지는 때가 있는가 하면, 

바다나 언덕에서 느끼는 어떤 감정이 그 무엇보다 우선할 때도 있다.

어쩔 때는 열정이나, 깨달음, 지적인 환희가

너무도 진실되고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경험의 결과가 아닌 경험 그 자체이다.

우리에겐 다채롭고 극적인 삶에 대해 

매우 한정된 시간만이 허락되었다.

어떻게 하면 그 속에서 최상의 조건으로

모든 것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삶의 에너지가 절정으로 타오르는 지점을 찾아 

계속, 끊임없이 움직일 수 있을까?

단단하고 보석 같은 불꽃으로 언제나 활활 타오르며 

이 환희를 유지한다면 

우리의 인생은 성공한 것이다. - 월터 페이터의 <르네상스 역사에 관한 연구> 중에서



최고의 벤처캐피털 투자자들은 선두주자가 될 만한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만 투자를 한다. 팽창하다 결국 균형을 찾아가는 대부분의 시장에서 흑자를 달성하고 주가가 오르게 되는 기업은 한 두 곳에 불과하다. 따라서 처음부터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사업계획을 세워야 한다.  55


"사업계획에 '최악의 경우'도 가정해서 담아요. 아마도 그 계획이 약간의 위험 가능성을 줄여줄 거에요. 그 정도의 시장 점유율로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가 없겠지만요. 모든 것을 고려해서 계획을 짜지 못할 거라면 이런 일은 하지 말아요. 경쟁업체가 생기더라도 선두를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투자를 기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

"레니, 왜 이 사업이 근사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죠?"

"시장도 크고 돈도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삶의 방식의 변화를 줄 수 있을까요?"

"세상을 변화시키는 부분 말인가요? 비탄에 빠진 사람들을 상대로 돈 버는 악덕업자들의 소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현재 시스템은 엉망이에요."

"오프라인에서의 중개 역할을 당신이 온라인으로 대체하면서 제품의 판매 방식만 바뀔 뿐이죠."

"그게 뭐가 잘못된 겁니까?"

"아뇨, 아마도 좋은 사업전략일지도 모르죠. 그런데, 5년 후에는 이 사업을 어떻게 전망하나요?"

"4억 달러? 5억 달러? 누가 알 수 있겠습니까?"

"결국 달라지는 것은 없는 거 아닌가요? 같은 제품을 같은 방식으로 판매하겠죠?"

"그렇습니다."

그는 뭔가를 놓친 것처럼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그게 문제가 될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부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보자면 말이죠."

"두 번째 질문으로 넘어가죠. 경쟁력은 얼마나 될까요? 유사업체들을 물리칠 만큼 독특하고 개성 있는 제품이나 세비스를 제공할 수 있나요? 시장을 다 차지한다고 해도 그 점유율을 지킬 수 있나요? 혹, 밤 새워 하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도 하루 아침에 모방할 수 있는 건 아닌가요?"  56-57


장례용품 마진율이 그렇게 높다면 일반 장례업자들이 어느 정도까지 가격을 인하할지 누가 알겠는가? 게다가 인터넷상에서의 경쟁 문제도 있다. 유사업체들이 진입을 막을 도리가 있을까?..

이 사업의 관건은 속도였다. 인터넷 사업 본질상 당연했다..

"사람들에게 인터넷 장례업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릴 생각이죠? Funerals.com의 브랜드를 어떤 식으로 확립하고 존재를 알릴 계획인가요?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것은 전파, 인지도 형성, 노출입니다. 게다가 인터넷의 포턱 역할을 하는 사람들의 텃세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58


"세 번째 질문으로 가죠."

다시 레니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팀원들 문제입니다. 선점하기 위해서는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냐가 중요하죠. 업무를 익힐 시간이 없으니 말입니다."  60


".. 사업을 진행시키면서 학습하려면 융통성이 있어야 하고 늘 깨어 있어야 하죠.."  63


투자자들은 다른 무엇보다도 사람을 보고 투자한다. 따라서, 팀원은 똑똑하고 지칠 줄 모르는 사람이어야 하며, 맡은 분야에 경력이 있고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 또한, 빠른 지식 흡수력을 필요로 한다. 일단 창업을 하고 나면 시장에 대한 정보와 경쟁업체들이 넘쳐날 것이다. 이를 훑어 가면서 흐름과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심지어 대폭적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팀원은 불확실성과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63-64


나는 레니에게 벤처기업을 부화시키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벤처기업에게 리더십과 경험을 제공하고, 아이디어를 성공적인 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용된 인력이 아니라 파트너이지 팀원의 입장에서, 주인이자 지휘봉을 잡은 입장에서 회사를 지원한다. 그 대가로 동등한 관계를 부여받는다. 그런 관계하에 팀원처럼 생각하고 창립 멤버들과 함께 침몰하거나 헤엄치기도 한다.  75


벤처 사업을 시작하려면 과감한 실행력과 끊임없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때 내 역할은 회오리바람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통찰력과 방향 감각, 안정감을 제시하는 것이다. 나는 각 기업을 도울 때마다 자금 확보, 전략 수립, 팀 구성 및 지휘, 중요한 관계 수립, 상품 및 서비스 개발, 상품 및 서비스 시장화, 계약 성사 면에서 내가 알고 있는 경험을 모두 쏟아 붇고 모든 인맥을 총동원한다.  76


인터넷 벤처기업의 열풍 속에서 선발 주자가 기득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어느 누구도 장담 할 수 없다. 먼저 시작하는 것보다는 알맞은 시장을 골라서 제대로 시작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할지 모른다.  82


창업을 할때, 아주 신중하게 걸음을 옮겨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전혀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고 도전하는 회사라면 더욱 그렇다. 그들을 이끌어 줄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한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그들만의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시장을 가까이 접할 수 있고 잠재 고객들로부터 의견을 들을 수 있으며 몇 번의 실수 정도는 감당 할 수 있도록, 당분간은 작은 규모와 융통성 있는 태도를 유지하라고 충고할 것이다.  83


교훈을 얻으려면실수를 딛고 일어설 줄 알아야 하고, 성공을 거두려면 그 교훈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84


레니에게는 사업가다운 기질이 있었다. 거대한 장애물을 과속 방지턱 정도로 바꿀만한 꿋꿋한 의지와 정신력이 있었다.  85


세월을 거치면서 나는 사업이라는 것이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창의력을 펼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회화나 조각처럼 개인의 재능을 표현하는 캔버스와 같은 것이라고 말이다. 왜냐고? 사업의 핵심은 변화이기 때문이다. 사업과 관련이 있는 것들 중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시장은 달라지고 제품은 발전하며 경쟁사는 동지가 되고 직원들은 들어 왔다가 나간다.. 기업은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몇 안 되는 사회기관이다...

미국에서 기업의 법칙은 물리학의 법칙과 같아서, 태생적으로 선악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적용하기 나름이다. 기업을 건설적인 방향으로 몰고 갈지, 파괴적인 방향으로 몰고 갈지를 결정하는 주체는 바로 인간이다.  87


인생을 두 부분으로 확실히 나눠야만 한다.

1단계 : 해야만 하는 것을 해라.

(그렇게 미룬 후, 궁극적으로)

2단계 :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해라.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비슷한 말을 수없이 들으며 자란다. '뛰기 전에 걷는 것부터 배워라' '첫 술에 배부르랴'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  99


열정이란, 저항할 수 조차 없이 어떤 것으로 당신 자신을 끌어가는 것을 말한다. 반면 의자란, 책임감 또는 해야만 한다고 생각되는 일에 의해 떠밀려가는 것이다.

조금이나마 자기 인식을 하고 있는 사람은 내가 어떤 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가 있다.

'미뤄놓은 인생 설계'의 삶에서 1단계에 발휘되는 것은 의지이다. 잠시 보류시켜 놓은 2단계야 말로 열정이 담겨 있는 시기이다.  121


'내일 당장 숨을 거두게 된다면 오늘 어떤 일을 하고 싶을지 생각해보라는 뜻이었습니다. 의지와 열정을 혼동하지 마십시오. 의지는 떠밀려가는 것을 말합니다. 의무감과 책임감 때문에 말입니다. 열정은 본래의 자신과 일치되는 일을 하고 있을 때 느끼는 유대감 같은 것이지요. 열정이 있어야 어려운 시기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131


사업을 할 때 조금은 눈도 멀고 귀가 막힌 것도 좋지만, 완전히 눈이 멀고 귀가 막히면(사실 많은 사업가들이 그렇지만) 시장을 파악하고 조언을 들으며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작업을 할 수가 없다.  139


비전을 담고 일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열정과 책임감을 불어넣는다. 이는 조직 목표와 열정을 연결시키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불가능한 것을 이루고, 큰 사람이 되려 하는 사람들에게는 재정적 보상보다 감동이 필요하다..

애착을 느낄 무엇인가.  146


비즈니스 환경은 늘 변한다. 사람들은 전략과 수익 모델을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지속적으로 재검토하고 필요에 따라 수정해야 한다. 하지만 수정할 때마다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기업의 큰 비전이다. 긴급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구성권의 감동을 읶르어 내는 비전을 포기하면, 나침반 없이 남겨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나는 기업의 위치를 돌아볼 때 현재 상황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목표와 방향 점검도 병행돼야 한다는 충고를 늘 하고 있다.

나침반을 맞추고 길을 따라 나아가라. 그래야,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더라도 방향 감각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149


실리콘밸리의 베테랑이라면 누구나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사실이 있다. 바로 벤처기업에는 단계별로 세 명의 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간과 가장 절친한 친구인 개를 존경하는 의미에서 나는 그것을 개에 비유하곤 한다. 첫 번째 단계의 대표는 '리트리버'같아야 한다. 그의 역할은 일관성 있는 비전 하에 핵심 팀을 구성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며 시장의 방향을 결정한다. 또한 초기 자금을 유치하고, 고객과 협력업체를 확보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끈기와 창의력이 빛을 바란다. 두 번째 단계의 대표는 '블러드하운드'같아야 하낟. 그의 역할은 시장의 냄새를 맡고 기업의 입지를 다지는 것으로서, 경영진을 구성하고 시장에 진출할 교두보를 확보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예리한 방향 감각과 기업의 규모 확장에 필요한 기술이 중요하다. 세 번째 단계의 대표는 '허스키'같아야 한다. 사람들과 함께 상장사의 책임성을 가지고 매일 비중 있게 성장하는 팀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일관성 있는 태도와 결단력이 중요하다. 중요성의 관점에서 이들 세 역할 모두가 중요하다. 대표의 기질과 능력에 있어서만 차이가 있을 뿐이다.  177


관리는 체계적인 과정을 말하는데 그 목적은 정해진 시간과 예산 내에서 원하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리더십은 인격과 비전으로 다른 사람을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도록 만든다. 관리는 리더십을 보완하고 지원하지만, 리더십을 내포하지 않은 관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리더는 아랫사람들의 의혹을 해소시키고 불완전한 정보를 가지고도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181


리더의 묘미는 계산기를 두드리고 생산라인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는 것에 있지 않았다. 사람들이 한계를 넘어설 수 있도록 용기를북돋고, 사람들이 위대해 질 수 있도록 자극을 주며 나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사람에게 그 일을 맡기는 데 있었다. 또한 사람들이 조화롭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었다. 그게 수준 높다 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  187


나는 창업 지망생들에게 사업상의 위험부담과 성공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면 이런 말을 한다.

'만약 당신이 똑똑하면 위험부담이 15~20% 정도 감소한다. 하루에 24시간 일한다면 15~20% 정도 감소한다. 나머지 60~70%의 위험 부담은 당신이 절대로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201-202


사업의 묘미란 바로 텅 빈 캔버스 하나를 들고서 현상을 무너뜨리고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206





에필로그 - 길

여행은 그 자체가 주어지는 보상과 같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다.  225




역자의 글

안철수 교수님은 '기업가정신' 수업시간에 바로 이 책, '승려와 수수께끼'를 교재로 삼았다. '선택'의 의미가 무엇이고, 내 삶 속에서 본질적인 '우선순위'가 무엇이며, 그것이 사업이든 내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는 일이든 어떤 생각이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하는지를 공감하도록 추천하신 책이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라. 해야만 하는 것 보다... 그래야 진지해 질 수 있고, 오래 갈 수 있으며, 이를 지속함으로써 그 분야에서 뭔가 이루고 마침내 성과를 낼 수 있다."

늘 지키려 하면서도 매일 무너지는 원칙들이 있지만, 내가 사라앟고 즐거운 일에 몰두해야 한다는 것만큼은 흔들리지 않으려 나를 담금질한다.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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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도전은 산소다!

마음의 비계


'래디컬'하다고 하면 '급진적'이란 의미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래디컬'의 라틴어적 본래 의미는 '뿌리를 건드린다'는 뜻이다. 뿌리를 건드리면 아프다. 하지만 정신차려서 자신을 직시하고 자기 실존에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더 먼 길을 제대로 가려면 오히려 어느 정도의 정지와 멈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은 몸이 먼저 늙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 늙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의 건강검진은 받아도 마음의 건강검진은 받아볼 생각조차 안 한다.


인생의 산소는 크고 작은 도전에서 나온다. 도전하면 스스로 삶의 산소를 만들 수 있다. 삶의 산소가 있으면 그 어떤 상황에서든 자기 호흡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자기 걸음으로 갈 수 있고 진짜 자기 삶을 살 수 있다. 그게 애써 도전해야 하는 이유다.


도전하는 만큼 삶은 달라진다. 시들해가던 중년의 사내가 '산티아고 가는 길' 900여 킬로미터를 걷고 와서 다시 도전을 말하는 까닭이 여기 있다.  5-9



떠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어디로 어떻게 떠날지는 정하지 못했다. 그저 떠나야 한다는 생각뿐이엇다. 이 '무작정'이란 게 무서운거다. 스스로를 백지상태로 만들어놓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후 차츰 무엇을 향해 어디로 갈지 고민하다 문득 떠오른 것이 '산티아고 가는 길'이었다. 언젠가 스쳐지나가듯 본 책을 통해 천 년 넘게 사람들이 걸어간 순례길이라는 것 정도만 알았지 그 길에 대한 정보 역시 말 그대로 백지상태였다. 하지만 나는 그 백지상태라는 것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앞고 가는 길은 재미없다. 모르고 가서 부딪치는 것이 진짜다.

그냥 '뚝' 끊고 떠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18



덜어내고 털어내고 비워낸다 해서 

사람이 가져야 할 멋을 잃게 되거나 

삶의 맛이 없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람의 멋, 삶의 맛은 '채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되레 '비움'에서 오기 때문이다.  21



털어야 할 대목에서 털지 못하면 우리네 인생배낭은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 차버린다.

우리 인생길이 힘겨운 진짜 이유는 그런 잡동사니를 버리지 않고 인생배낭에 꾸역꾸역 구겨넣은 채 가기 때문이다. 그러니 미련, 후회, 회한, 미움, 증오, 시기 등의 찌꺼기 같은 잡동사니를 버리고 소망, 꿈, 도전, 화해, 사랑, 모험을 담아 자기의 인생배낭을 다시 꾸려야 하지 않겠나.  23


일단 짐을 덜어내기로 마음을 고쳐먹으면,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인가를 치열하리만큼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때비로소 깨닫게 된다. 진짜 꼭 필요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24


장 지오노가 <나무를 심은 사람>에서 말했듯이 "사람은 희망을 가져야만 일할 수 있다." 

자기 안의 또다른 가능성을 발견할 희망이 있을 때 그래서 '어제와 다른 나', '오늘과 다른 내일'을 만들 희망에 차 있을 때 그 무엇도 두렵지 않다.  45


너 나 할 것 없이 우리가 걸어온 길은 결코 잘 닦인 아스팔트길이 아니었다. 자갈밭 아니면 진창길이었다.  57


인생은 화살표만 따라가는 길이 결코 아니다. 대개의 인생길 위에는 화살표도 없고 그것을 표시해주는 지도도 없다. 오직 내 안의 자기만의 방향감각만을 가지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것뿐이다. 바로 그 자기만의 방향감각이 곧 내 안의 나침반인 셈이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 돈키호테  87



인생은 때로 미쳐야 해. 우리는 너무 안 미치는 게 탈이야.  89


지미 카터는 "인생이란 점점 확대되는 것이지 축소되는 것이 아니다."  97


내버려둔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많은 경우에 사람들이 쓸데없이 분주한 것은 내버려두기를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쓸데없이 분주한 까닭 뒤에는 어김없이 '불안'이란 것이 도사리고 있다. 자기 안의 불안을 떨치려고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태반니다. 스스로를 내버려둘 수 있다는 것은 적어도 그 불안에서 한 발 비켜 있을 때 가능하다. 아니 그 불안에서 벗어나 있을 때 비로소 내버려두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애일(愛日)'이란 말이 머리에 스쳤다. 사랑'애(愛)' 날'일(日)', 말 그대로 '하루하루를 아끼고 사랑하라'는 의미가 담긴 말이다. 본래는 늙은 부모가 오래오래 사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정말이지 남은 하루하루가 아깝다는 뜻을 담아 '애일'이라 한 것이지만 오늘에 와서는 하루 하루 지나는 그 시간이 참으로 아까우니 제대로 시간을 잘 쓰라는 뜻으로 더 많이 통한다.  122


감동은 작은 데서 나오나 세상을 움직일 만큼 커진다.



한쪽에서 또다른 한쪽으로 

기울며 흐르는 게 사랑이다

'기우뚱한 균형'을 잡아가는 것 

그것이 사랑 아닐까 싶다.  137


본래 사랑은 평등하지 않다. 꼭 균형이 맞지도 않다. 왠지 기우뚱한 것처럼 보이기 일수인 것이 사랑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도 밑질 것 없어 보이는 사이는 사랑이 아니다. 그건 자칫 거래다. 둘 사이가 어느 쪽으론가 기울어야 사랑이다. 기우는 쪽으로 사랑은 흐른다. 

살다보면 기우는 방향이 정반대로 바뀌기도 한다. 

그러면서 '기우뚱한 균형'을 잡아가는 것! 그것이 사랑 아닐까 싶다.  139-140


음식은 사람과 사람을 자연스럽게 이이주고 통하게 만든다.  153


우리는 늘 착각한다.  181



인생 레이스는 속도 경재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는 것이다.  


인생 레이스의 7가지 원칙

제1원칙은 '자기 페이스를 잃지 말라'는 것이다. 살아오면서 그 누구나 인생 레이스에 임하는 나름의 주법 혹은 보법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떤 이는 보폭을 크게 하며 초반부터 전력 질주를 한다. 옆에 있는 사람들도 덩달이 속도를 낸다. 하지만 그 중 8할은 중도에서 주저앉는다. 자기 페이스를 잃었기 때문이다. 주법 혹은 보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주법 혹은 보법이든 최고의 인생 레이스를 펼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는 것'이다.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는다는 것은 오버 페이스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페이스가 뭔지조차 모르고 인생 레이스에 임하낟. 자기 강점이 무너지, 자신의 최고 속도는 얼마인지, 자신의 지구력은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한다. 그런 가운데 옆에서 보폭을 넓혀 빨리 달려나가면 엉겹결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죽자살자 따라붙는다. 그러곤 팔진해 풀썩 주저앉기 일쑤다. 그러니 인생 레이스의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는 것이다. 산티아고 가는 길을 겆는 것에서도 마찬가지다.

인생 레이스의 제2원칙은 '구간기록을 체크하라'는 것이다. 인생 레이스는 길다. 결코 짧지 않다. 한숨에 달려갈 길이 아니다. 레이스 전체를 머릿속에 큰 그림으로 그릴 필요는 잇지만 정작 뛰거나 걸을때는 전체 구간을 토막내서 한 구간 한 구간씩 차근차근 나아간다는 기분으로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끝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 속에서 지레 주눅 들고 힘겨워하며 또다디 포기하고 싶은 심정에 풀썩 주저앉기 십상히다. 그래서 인생 레이스엔 스스로 구간 설정을 할 필요가 있다. 사람과 형편에 누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그 구간에서 펼친 레이스의 기록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왜 하냐고? 미래를 위해서다! 그 기록에는 성취와 성공만이 아니라 실수와 실패도 담겨 있기 마련이다. 성취와 성공의 기록은 뿌듯한 것이지만 정작 인생 레이스를 펼친 기억이 아니라 실수하고 실패했던 것의 아픈 교훈들이다. 그 실수와 실패의 아픈 경험들을 기억하고 기록해야 미래를 대비하고 새롭게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 레이스의 제3원칙은 '이미 지난 레이스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인생 레이스를 펼치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경험하는 것이 있다. 이미 지난 구간의 레이스에 집착하면 지금 하는 레이스를 망친다는 사실이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시선은 앞을 보면서 정작 생각은 발뒤꿈치에 잡혀 있다면 제대로 나아갈 수 없다. 앞서 달린 구간기록을 체크하는 것은 과거에 연연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오늘 그리고 미래에 더 잘 뛰기 위해서다. 그러니 이미 지난 레이스에 집착하지 마라. 지금 하고 있는 레이스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나아갈 수 있고 또 이길 수 있다.

인생 레이스의 제4원칙은 '길가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라'는 것이다. 인생 레이스를 펼치다보면 연도에 선 사람들의 시선을 벗어나기 어렵다. 다름아닌 내 주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때론 그들의 관심과 격려, 박수와 환호 그리고 미소와 칭찬이 힘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반대로 손가락질을 받거나 야유와 험담을 들을 수도 있다. 그래서 자칫 길가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다보면 오버 페이스를 하거나 아예 발이 꼬여 넘어지기 쉽다. 그러니 레이스를 펼칠 때는 길가의 시선과 주위의 시선을 넘어서야 한다. 너무 의식하지 마라. 아니 그 시선으로부터 스스로를 자유롭게 하라. 그래야 제대로 뛸 수 있다.

인생 레이스의 제5원칙은 '가장 소중한 것을 위해 레이스를 펼치라'는 것이다. 인생 레이스를 하다보면 어느 순간 '지금 왜 이렇게 힘들여서 뛰고 걸으며 가고 있는 거지?'하는 회의가 갑자기 봇물 터지듯 몰려올 때가 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을 때가 있는 것이다. 그때를 이겨낼  수 있는 것은 자신이 가장 소중한 것을 위해 이 인생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확인시키는 것이다. 아무리 힘든 레이스에서도 가장 소중한 것을 생각하면 결코 포기할 수 없다. 그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는 인생 레이스를 뛰는 각자의 사람들이 잘 안다. 아니 느낀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거창한 그 무엇이 아니다. 가족이다. 아이들과 아내다. 

인생 레이스의 제6원칙은 '상대를 보지 말고 목표를 보고 나아가라'는 것이다. 토끼와 거북이의 레이스를 알 것이다. 빠른 토끼가 느린 거북이에게 진 이유는 간단하다. 거북이는 산등성이의 깃발, 곧 목표만을 보고 나아갔고 토끼는 상대인 거북이만 보고 뛰었기 때문이다. 토끼는 빨리 내달렸지만 어느 지점에 가서 뒤처져 오는 거북이를 보고는 풀섶에 들어가 잤다. 물론 잘 수도 있다. 하지만 토끼는 어디를 가겠다는 목표보다 뒤에 오는 상대인 거북이만 본 것이다. 반면에 거북이는 느렸지만 계속 전진했다. 풀섶에서 자고 있는 토끼도 힐끗 봤다. 하지만 거북이는 상대인 토끼를 보고 멈추지 않았다. 그는 상등성이의 깃발, 곧 목표를 보고 계속 나아갔다. '상대'를 보는 사람이 '목표'를 보는 사람을 이길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인생 레이스에서도 마찬가지다. 결국 이기는 사람은 목표를 보고 나아가는 사람이지 상대만 보고 멈추는 사람이 아니다.  

인생 레이스의 제7원칙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달리라'는 것이다. 제아무리 훌륭한 주법과 보법을 구사하고, 구간기록이 좋으지라도 결승점에 골인하지 않으면 모든 게 허사다. 그래서 최고의 인생 레이스는 완주(完走)하는 것이다. 기록이 좀 나빠도 괜찮다. 어차피 빠르나 늦으나 그것은 기록일 뿐이고 인생 대사엔 별 상관 없는 일이다. 기록상 1등이든 꼴등이든 인생의 마지막 종착점에서는 똑같다. 적어도 인생 레이스를 완주한 사람들은 모두 뭔가를 이뤄낸 것이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그러니 속도상의 빠름과 느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포기했느냐 오나주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어던 경우에도 포기하지 마라.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끝까지 가라. 그게 인생 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인생 레이스는 속도 경쟁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산티아고 가는 길은 인생 레이스를 닮았다.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와 마찬가지로 인생 사에서도 남보다 빨리 가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10년 빨리 출세하면 10년 빨리 놀게 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중요한 것은 자기 페이스를 알고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다. 느리면 어떠하랴. 그것이 자기 걸음이라면 느린 것이 아니라 적당한 거다. 남들이 한 달에 걷는다는 길을 나는 두 달 걸려 걷는다. 하지만 그 느림 속에서 나는 더 많이 느끼고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행복했다. 그러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 아닐까. 인생사도 마찬가지다. 애써 서두르지 마라. 자기만의 속도, 자기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라. 그리고 때로 멈출지언정 결코 포기하지는 마라. 그 걸음으로 꾸준히 가는 거다. 그게 자달 중요하고 제일 무서운 거다.  189-193



나는 탭을 열어 글을 쓰면서 나도 모르게 하염없이 눈물을 떨구었다. 얼굴은 탭으로 가렸지만 바닥에 떨어지는 눈물은 가릴 수 없었다. 바닥에 한 방울, 두 방울 눈물이 떨어지는 것을 감출 수도 멈출 수도 없었다. 그때였다. 옆 테이블에 있던 알랭이 내게 다가왔다. 그러곤 여전히 울고 있던 나를 한껏 껴안아 주었다. 아무 말없이...

그러면서 꼭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그래 누구나 힘든 거야. 하지만 괜찮아. 괜찮다구. 그냥 울고 싶을 때 울어. 남 신경 쓰지 말고." 나는 그때 확실히 느꼈다. 그도 아프다는 것을, 아니 아파봤다는 것을. 아파보지 않고는 그렇게 남의 아픔을 감싸 안을 수 없다. 아마 그도 아파봤고 울어봤기에 나를 감싸 안아 가슴 깊이 포옹해줄 수 있었던 것일 게다. 그의 지중해의 미풍 같은 미소는 그런 아픔을 모두 견뎌낸 삶의 증표였으리라.  240-241



어딘가를 둘러보고 다녀본 것은 여행(旅行)이다. 어딘가를 걸어보고 느겨본 것은 기행(紀行)이다. 하지만 그 여행과 기행을 역사 속에 담그고 시대 속에 아우르며 오늘 나의 현존 가운데 재위치시키는 것은 '생(生)의 철학'이다. 고로 이 책은 나의 철학이다. 길을 걸으며 길 위에서 녹여낸 내 생의 철학이다.  258



"덜 갖고 더 많이 존재하라."는 스콧 니어링의 좌우며도 내려노흔 삶에 걸맞다. 

노자는 그릇을 비워야 쓸모가 있다고 했다. 자고로 비워야 채울 수 있는 법이다.  271



자고로 큰 지혜는 멈춤을 알고, 작은 지식은 계략을 안다 했다.  274


'멈춤을 안다'는 뜻의 한자어 '지지(知止)'  277


'눈물의 무게'가 있다고 믿는다. 그것은 내 삶의 무게였다.  287


헤르만 헤세의 시 중에 <혼자>라는 시가 있다.

세상에는 

크고 작은 길들이 너무나 많다. 

그러나 

도착지는 모두가 같다.

말을 타고 갈 수도 있고, 차로 갈 수도 있고, 

둘이서 아니면 셋이서 갈 수도 있다.

그러나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

....  291



"근데 왜 아빠는 그 길을 걸으려고 하는 건데?"

"어제와 다른 나를 만나고 또 어제와 다른 나를 새롭게 만들고 싶어서"다. 

'어제와 다른 나'는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그것은 날마다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날마다 차이를 만들면 언젠가는 그것이 진짜 '다름'이 된다. 그 다름은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다.  292



법정스님은 어느 해인가 길상사 봄 법화에서 행한 법문 중에서 "천지간에 꽃이지만 꽃구경만 하지 말고 나 자신은 어떤 꽃을 피우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아야 한다."

꽃을 피운다는 것은 생식과 생명 황동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꽃을 피움으로써 식물은 자기 생명의 지속성을 보장할 수 있다. 꽃은 화려해 보이지만 실상은 생존을 위한 진한 몸부림의 소산이다. 꽃이 피어야 그 안에 있는 암술과 수술의 수정이 가능하고 씨라는 자손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꽃을 피우느냐 못 피우느냐는 멋부리는 감상이 아니라 살아남느냐 죽어 사라지느냐의 절박한 실존의 문제인 셈이다.  



목표지향적인 것이 아니라 그 궤적 속에서 깊이를 느끼고 그 둘레를 더듬는 의미지향적인 일이어야 마땅하다.  

 

산티아고로 가는 길 위에서 속도는 중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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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글 

'인도'라는 국가의 명칭이 우리에게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명칭의 친숙함만큼 인도의 실상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사람들은 흔히 용어가 친숙하면 그것에 포함된 의미도 모두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우리가 인도를 잘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쉬운 것은 아닐까.

인도는 국토의 크기가 남한의 33배이고 인구는 22배에 달한다. 국경선의 길이가 14,103km, 해안선이 7,000km인 무척 큰 나라이다. 4개 주요인종이 살고 있으며 사용되고 있는 언어만 해도 300개가 넘고 있다. 우리가 세계지도를 펼쳐 놓고 '여기서부터 저기까지가 인도야'라고 지리적 한계는 말할 수 있지만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관습과 문화를 쉽게 단정 짓기는 어렵다. 바꿔 말한다면, 인도와 인도인을 '이것이다'라고 정의하는 것보다는 '이것은 아니다'라고 정의하는 것이 쉬울 정도로 복합적이고 다양한 나라이다.

따라서 인도를 완벽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대체적인 윤곽만을 파악하는 것도 한국인의 입장에서 결코 용이하지 않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정말 엄청나게, 예측 불가능하게 다르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인도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방법'보다는 '인도를 바로 볼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인도를 바로 볼 수 있는 자세'는 자기중심적인 시각이 아니라 폭넓고 포용성 있는 문화적 상대 주의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인도의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1년 동안의 강우량이 6월에서 9월 사이에 집중된다. 따라서 이 3개월 동안의 강우량에 의해서 농작물을 비롯한 기타 산업의 성태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우량이 너무 적을 경우에는 기근이 엄습하게 되고 너무 많은 경우에는 수백만 명의 수재민이 발생하게 되는 홍수의 피해를 입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상 몬순은 지난 수천 년 동안 인도인들의 삶과 생활을 지배해 왔다. 비가 적당히 내리면  한 해 동안의 안락한 생활이 보장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사람들의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도인들이 숙명론적인 인생관을 가지게 된 데는 이 몬순의 영향이 매우 크다.  23


돼지의 경우 인도에서는 우리에 가두지 않고 방복하기 때문에 길거리에서 배회하는 것이 자주 눈에 띈다. 돼지들의 자유를 위해 방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기 때문에 방목할 뿐이다. 새의 경우에도 먹을 수 있거나 판매의 대상이 되는 것들이 자유롭게 노래를 부르고 이쓴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 두어야 한다. 한마디로 인도인들은 동물을 사랑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는다. 다만 무관심할 뿐이다.

자연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는 동물들을 보고 싶다면 인도 여행의 테마를 동물보호구역으로 잡아보는 것도 무척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100개 이상의 국립공원 등에는 숙박시설 등이 그런대로 갖추어져 있고, 최근에는 각 주정부가 관광수입 확대를 위해 각종 편의시설과 프로그램을 확충하고 있으므로 생생한 동물의 세계를 직접 볼 수 있다.  27


인도의 북서부 지역에 위치한 뻔잡(Punjab)사람은 신체 건장하고 용감하며 실질적이고 기계에 잘 적응한다. 또 북동부의 벵갈(Bengal)사람은 지적으로 우수하고 흥분하기 쉬우며 예술적 감정이 풍부하다. 남동부의 첸나이(Chennai)사람들은 보수적이고 종교적이지만 간혹 과학적 재질을 나타내기도 한다. 

지역 주민 간의 기질상의 차이는 무척 뚜렷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31


현재(2006년) 인도의 인구밀도는 제곱킬로미터당 324명으로 남한의 인구밀도 419.3명에 비하면 훨씬 낮은 편이다.  32


언어가 많은 인도에 정작 국어가 없다. 다만 공용어가 있을 따름이다. 

공용어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중앙정부의 공용어로 힌디어이며 부공용어로 영어가 쓰인다. 

다른 하나는 주(州)의 공용어이다. 주의 공용어는 각 주에서 결정한다.  36


일반적으로 종교는 교권체계의 유무에 따라 조직 종교와 비조직 종교로 분류된다. 조직 종교의 대표적인 예는 카톨릭교회로서 교황을 정점으로 교회의 운영과 교리의 해석 등 종교적 업무가 처리된다. 하지만 조직 종교는 신자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신자들의 신앙이 일상생활과는 분리된다는 단점도 있다.

비조직 종교의 예로는 힌두교와 이슬람교를 들 수 있다. 이들 종교에서는 교회라는 조직이 존재하지 않고 각지에 산재해 있는 사제들이 독립적인 현태로 신자들을 관리한다. 비조직 종교는 무척 산만하고 비효율적으로 보이지만 신자들의 신앙이 일상생활에 곧장 연결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비조직 종교인 힌두교는 인도 사회의 일상생활에 깊이 침투해 있다. 인도의 사회제도와 문화, 그리고 예술의 대부분은 힌두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 개인의 사회적 정체성 형성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는 것도 힌두교이다. 따라서 힌두교를 이해하지 못하면 인도와 인도인을 전혀 이애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5


힌두교는 궁극적으로 '범아일여(梵我一如)', 즉 내 자신이 신과 하나 되는 것을 추구하라고 가르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52


신과 인간의 관계라는 궁극적인 문제가... 끝없는 사유와 자기개발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힌두교는 보고 있다.

힌두교의 철학적 사유는 이 '고통'에 대한 진상의 해명으로 일관하여 왔을 뿐만 아니라 이 고통스러운 세계에서 벗어나는 것을 궁극적 목적으로 삼아 왔다.  53


인도에는 다양한 종교 집단들이 있지만 종파주의의 중심이 되는 것은 힌두와 무슬림이다.  66


1954년 이래 인도에서는 37시간에 1번꼴로 종파폭동이 발생하였고, 30,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살해당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폭동에 참여하여 살상행위를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극히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67


인도에서 전통적으로 카스트를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되오온 것은 바르나(varna)와 자띠(jati)이다.

바르나는 카스트를 광범위하게 구분하는 인종적, 문화적인 분류이고, 자띠는 카스트를 기능적, 지역적, 혈연적으로 분류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브라흐만, 끄샤뜨리야, 바이샤, 슈드라의 네가지 바르나와 약 3,000개의 자띠가 있다.  70


인도인들은 긍정의 뜻을 나타낼 때 고개를 우리처럼 앞뒤로 끄덕이지 않는다. 고개를 좌우 어느 쪽이든 한쪽으로 갸우뚱하는 것이 긍정의 표시이다.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인도인들이 자주 입에 담는 것은 'No problem!'이다  202


'너희들이 사용하는 No problem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이냐?'

한 인도인 친구는 '확실하게 답변을 할 수 없을 때 No problem을 사용한다'라고 답했고 다른 친구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 꼭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렇게 해보자'라는 뜻으로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이 표현을 즐겨 사용하는 것이다.  203


인도 중앙정부는 도시를 인구의 크기로는 여섯 등급으로 분류하고, 인구 10만 명 이상인 1급은 'city'라고 부르고, 그 이하는 'Town'이라고 부른다.  221


2001년 기준으로 1급 도시 중 가장 인구가 많은 곳은 뭄바이로서 1,636만 명, 그 다음인 꼴까따는 1,321만 명이고, 수도인 델리에는 약1279만 명이 거주한다.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도시는 1971년의 9개에서 1991년에는 23개로, 그리고 2001년에는 35개로 증가하고 있다.  221-222


인도 도시 중 상당수는 영국 식민지 시절 착취의 거점으로 형성되었고, 이 부류에 속하는 도시들을 '식민지형 도시'라고 부른다. 즉, 식민지를 유지하는 군사 행정의 중심지였던 델리, 유럽과 연결되는 식민지 최대의 상공업도시 뭄바이, 황마와 차의 수출항이었던 꼴까따, 면화의 수출항이었던 첸나이 등이 대표적인 예들이다. 이 식민지형 도시외에도 전통적으로 종교의 중심지였던 바라나시 등의 종교도시, 자이뿌르와 같은 성채도시 또 빠뜨나처럼 고대왕궁의 수도였던 도시들도 있다. 하지만 정치 사회 산업의 중심지 역할은 식민지형 도시들이 맡고 있다.

독립 이후에도 새로운 도시들이 태어났다. 산업발전에 의해 형성된 이 도시들은 현재 IT산업의 중심지인 방갈로르, 공업도시 란치, 독립 후 오리사주의 주도로 등장한 부바네슈와르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벵갈로르는 최근 5년간 연 평균 40만 명씩 인구가 증가하는 급성장을 보이고 있다.  222


힌두교의 생각에 따르면 우주는 시작도 끝도 없는 시간 속에서 창조와 파괴를 거듭하고 있다. 이 우주의 창조와 파괴를 주관하는 브라흐마의 하루는 낮과 밤 두 개의 깔빠(Kalpa:불교의 검에 해당함)로 이루어진다.

하나의 깔빠는 인간의 기준으로 43억 2천만 년에 해당된다.  240


인도인과 약속을 하면 30분에서 1시간 정도 늦게 나타나는 것은 보통이고, 하루 뒤에 나타나는 일도 잇다. "왜 이렇게 늦었냐?"고 물으면 공통적으로 "시간은 무한한 것 아니냐. 기다린다는 것은 만남을 위한 기대감이다. 그 기쁨을 네게 하루 더 준 것이다. 시계라는 것을 신처럼 받들지 말아라. 그것은 인간이 스스로를 속박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등의 설교를 들을 수도 있다.

기차도 버스도 한 두 시간 늦게 출발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249


인도 음식은 기본적으로 남부에서는 쌀밥, 북부에서는 밀가루로 만든 인도식 빵 로띠(roti)가 주식이고, 그 외에 콩으로 만든 달(daal), 야채 요리인 사브지(sabzi), 그리고 걸쭉한 과일야채 소스인 짜뜨니(catni) 등이 반찬으로 첨가된다.


음식에 사용되는 향신료는 3,000여 가지에 달한다.  252


3,000여 가지에 달하는 인도의 향신료 중 절대다수가 우리들로서는 구경은 커녕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것들이다. 특히 어떤 향신료는 화장품 냄새가 나기도 하고, 또 어떤 것은 휘발유 맛이 나는 것도 있다.  253


35도가 넘는 더위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환경에 사는 인도인들로서는 가능한 한 자극적인 맛을 개발하여 체력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인도인들의 향신료에 대한 집착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다.  254


인도에서 고기(meat)라고 부르는 것은 대개 염소, 양, 닭의 고기를 뜻한다

신선한 해산물을 질길 수 있는 곳은 해안선 지역에 한정되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서해안의 뭄바이에서 께랄라주에 이르는 해안지역으로, 아라비아 해에서 나오는 풍부하고 다양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

이 지역에 가는 사람에게 꼭 권하고 싶은 것은 새우커리이다. 

생선으로서는 스내퍼라는 우리의 옥돔과 비슷한 것이 있는데, 튀긴 것을 주문하면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257


고기나 생선류는 가능한 한 크고 좋은 식당에서 먹는 것이 안전하고, 의심스러운 곳에서는 채식으로 만족하는 것이 안전하다.  258


커리라는 말 자체는 인도음식에 들어가는 다양한 향신료들을 표현하기 위해 영국인들이 만든 단어에 불과하다.

인도식 요리법에는 가장 중요한 향신료, 즉 기본적인 향신료가 25가지 있는데 그것들이 합쳐져 우리가 아는 커리의 맛을 내는 것이다.  265


중소 도시에서도 중국음식점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269

버스를 식당차로 개조하여 하는 중국집도 있으니 그곳을 이용해도 된다. 뜨뜻한 국물로 속을 풀 수 있는 유일한 곳도 중국집이다. '핫 앤 싸워 숲(Hot and Sour soup)' 또는 '완탕숲(Wantang soup)'이 좋다.  270


도시에서 가장 좋은 호텔의 커피숍으로 가면 수프나 샐러드를 시키면 빵과 버터, 잼이 더불어 나온다. 빵도 한 두 조각 주는 것이 아니라 아예 바구니 채로 나온다. 가격도 절대 부담이 될 정도는 아니다.  272


인도에서는 아프더라도 함부로 주사를 맞아서는 안 된다. 현대적이고 치료비가 비쌍 병원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주사기를 중기 소독하여 사용하거나, 한 번 사용한 주사기를 그저 깨끗한 물에 씻어 재사용하는 병원이 많다.

참고로 인도에는 570만여 명의 AIDS 보균자가 있으며, 그 중에서 75%가 남인도에 거주한다.  277


적리(이질의 한 종류임, 국내에서는 법정 전염병이고 발열, 복통, 혈액이 섞인 설사를 일으킨다. 세균이 입을 통해 전염된다.)의 위험성을 적게 하는 방법은 첫째, 생야채를 먹지 않는 것. 둘째, 체면 불구하고 야채를 생수로 씻어 먹는 것이다. 꼭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은 적리에 걸렸을 경우 즉시 병원에 가야한다는 것이다. 주사기를 가져갔을 경우에는 주사도 맞고, 안 가져갔을 경우에는 약만 처방해 달라고 하면 된다.

적리는 인도의 풍토병이기 때문에 치료약도 발전해 있으므로 치로만 받으면 금방 낫는다. 정로환으로 버텨보려 하다가 생명에 위협이 올 수도 있다.  278


가장 중요한 것은 인도가 볼결하다고 불평을 할 것이 아니라 '나도 같이 더러워지지'하는 생각을 갖는 것이 생존의 조건이다. 왜냐하면 인도에 가서 마시는 공기, 밟는 땅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오물들이 섞여 있기 때문에 아무리 혼자 깨끗한 척 하더라도 진흙탕에서 헤엄치면서 진흙을 몸에 안 묻힐는 격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286


인도에 가면 여러 가지 황당한 일들을 당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자주 일어나는 일은 택시 등의 교통수단 운존기사들의 외국인에 대한 바가지 씌우기이다. 어느 나라 사람이건 마찬가지겟지만 다른 사람에게 속는다는 것은 무척 불쾌한 일이다. 그러나 인도에서 바가지 요금 대문에 택시기사를 상대로 길거리에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싸우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뿐이다. 다른 나라의 여행객들, 예를 들어 일본인이나 미국인들은 대부분의 경우 요구하는 대로 돈을 줘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인도에 대해서 사전지식이 없어서 바보처럼 속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인도여행 붐이 일어난 것은 불과 10년이 약간 넘었지만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에는 수십 년 전부터 인도에 관심이 많았으며 그만큼 정보나 여행안내서도 풍부하다. 인도인들의 행태에 대해 우리보다 많은 사전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음엗 그렇게 무심한 듯이 행동하는 것이다. 그것은 여행에 대한 인식 자체가 우리와는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행동이다. 그들은 여행에서 즐기는 것에 우선적인 가치를 둔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 불쾌한 일을 만들지 않으려고 하므로 모르는 척 속아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행을 단순히 '즐기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다.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은 놀기 좋아하는 민족이었다. 19세기 말 우리나라에 거주했던 선교사들의 기록을 보면 구경거리나 놀거리만 생기면 산점주인은 상점 문을 닫고 대장장이는 하던 일을 팽개치고 그 장소로 달려갔다고 한다. 어떤 면으로 보면 여유 있는 자세를 가졌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노는 데도 여행하는 데도 목적이 있어야 하는 풍조가 생겨났다. 

배낭여행을 다녀온 학생에게 '이번 여행에서 무엇을 배웠나?'고 물어야만 훌륭한 교수이지, '잘 놀다 왔어?'하고 물으면 학생에겐 관심이 없는 교수가 된다. 또 학생 입장에서도 '이번 여행에서 나는 무엇을 배웠고, 이것을 내 장래를 위해 이렇게 사용하겠다'고 대답해야만 성숙하고 미래가 밝은 학생으로 주위에서 인정을 받는다. 그저 '재미있었어요'하고 대답하면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인간으로 취급당한다.  305-306


'투입=산출'이라는 기계적 사고는 '즐기기 위한 여행'을 '투쟁을 위한 여행'으로 변형시킨다.


인도 전체 사회가 보다 세련되어지고 합리화되어야만 해결되는 일이지 우리가 목청을 높인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이다.  307


인도에 가면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고 분통이 터지는 일을 많이 당하게 된다. 또 인도인들의 뻔뻔스러움과 교활함, 그리고 말 바꾸기 등은 가증스러움을 넘어 인간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도인들의 이런 행태가 우리의 행동을 정당화시키는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잘 알다시피 인도는 오래전에 고도의 문명을 발전시켰다. 문명이란 인간의 삶을 제도화시킨다는 측면도 가지고 있지만 그 제도를 파괴하려는 시도도 끊임없이 존재해 왔다. 이것은 법률이 세분화되고 구체화되면 그 법망을 피하려는 시도도 교묘해지는 것과 마찬가지의 논리이다. 다시 말해 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인간의 순박함을 상실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염증을 느끼는 인도인드르이 행태를 '좋다 또는 나쁘다'라는 가치판단을 내리기전에 이것도 인도문화의 한 부분이라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선행되어야 한다.  308


사실상 인도는 우리가 상실했거나 상실해 가고 있는 많은 것을 지금도 보존하고 있다. 이것을 흔히 '췬성'이라는 말로도 표현하지만 우리에게 향수를 느끼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것은 6.25때 배곯았던 이야기를 눈물을 흘리면서도 즐겁게 이야기하는 심리와 유사한 것이다. 단, 그 사람들에게 그 당시와 똑같은 환경에서 다시 살라고 하면 그렇게 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낭만주의는 이런 면에서 현실을 호도하고 잘못된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인도도 우리처럼 '기쁠 때는 웃고 슬플 때는 우는, 보통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317


인도에 오는 우리 여행객들 중 시내버스를 타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왜 아직 차장이 있느냐?'는 것이다. 이 말에는 우리처럼 승객이 요금함에 돈을 넣게 하면 될 텐데 이렇게 비합리적으로 운영하다니 인도가 한심하다는 오만함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인도의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승객의 안전을 확보하고 더불어 실업자를 구제할 수 있다는 합리적 측면을 우리 여행객들은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318


'우리 눈 속의 들조'인 졸부적 오만함에서 비롯되는 즉흥적 속단을 버리고 '왜?'라고 묻는 겸손함과 탐구심을 갖는다면 인도가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319




부록

'Water Purification Tablet' 을 약국에서 구입하여 한 알을 1리터의 물에 넣고 30분 뒤에 먹으면 안전하지만 물맛은 수영장 물맛이다.  332


인도에의는 님부(Nimbu)라고 부르는 탁구공보다 약간 작은 노란색의 레몬이 있다. 큰 레몬에 비해 비타민 C의 함량이 100배, 강력한 살균력, 그리고 해열작용을 한다. 따라서 아침 식사 후와 저녁식사 후, 님부 반 개를 물 한 컵에 짜서 먹으면 피로회복에 큰 효과가 있고, 약간 불결하게 조리된 음식에도 뿌려 먹으면 살균작용도 한다. 또 갑자기 열이 나지만 병원에 곧 갈 형편이 되지 못할 때에는 님부를 몸에 바르면 열이 내려가기도 한다.  335


인도를 여행하면 흔히 두 가지 점을 느끼게 된다.

첫 번째는 '인도가 너무 좋다'라는 것이다. 이때 자기가 인도를 좋다고 느끼는 이유를 아주 정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아. 인도가 아니라 다른 나라로 여행을 했다고 해도 좋지 않았을까? 외국여행이란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므로 일단 좋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침에 눈을뜨면 '오늘은 무엇을 해야 한다'가 아니라 '오늘은 뭐하고 놀지?'가 되니 행복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인도가 좋다'라고 느낀다면 그 이유를 명확히 찾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둘째, 인도는 우리나라와 많은 면에서 다르고 또 많은 면에서 불편하다. 느려 터진 인도인들의 일 처리 솜씨, 불결한 환경,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드는 상인, 끝없이 달려드는 거지와 사기꾼들 등으로 짜증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화를 낸다거나 싸움을 한다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특히 싸움의 경우에는 세계 어느 나라 경찰이든 자국인의 편을 들게 되어 있으므로 이쪽에서 아주 심각하고 명백한 피해를 받지 않았을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우리에게 불리하다.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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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교통질서는 인도 도시들에 비하면 양반 중의 양반임을 확인할 수 있다. 교통질서와 관련해 인도 도시는 카오스 그 자체다.  21


인도인들은 끼어들기의 명수다.

경적도 어디서나 시끄럽게 빵빵 울려댄다. 트럭 등 인도 자동차 뒤에는 '앞지르려면 경적을 울려달라(Please blow horn)'는 문구가 적혀 있다.  22

근본적인 이유는 남보다 빨리 가고자 하는 기본 욕구 때문이다.

한마디로 남보다 앞서가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몸에 배어 있다.

새치기를 하고도 미안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당연시한다. 새치기를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만, 지적당했다고 해서 줄 뒤로 돌아가지 않는다. "알았다"며 그냥 그대로 서 있는 경우가 많다.

공무원들의 부정부패가 심한 것도 생존본능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24

인도인들의 '소탐대실' 상관습도 마찬가지다. 인도인들은 '한 달 뒤의 닭 한 마리보다 당장의 달걀 1개'를 선호하는 편이다. 

인도인들의 말 잘 하고 남 앞에 나서기 좋아하는 속성도 생존본능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있다.

인도인들은 말을 잘 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듯 하지만 남의 말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남의 잘못을 말로써 지적하고 남 앞에 나서 무수한 다중 가운데 두각을 나타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25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인도인들은 갈등이 있어도 좀처럼 큰소리를 내거나 멱살 잡고 싸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인도 운전사들은 서로 먼저 가려고 아무 때나 들이밀고 새치기도 잘 하지만 남이 자기보다 조금이라도 앞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면 상대에게 스스럼없이 양보한다.  27


뭄바이(옛 봄베이)의 다라비(Dharavi) 슬럼가는 아시아 최대로 알려져 있다.  31


인도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 법인장은 필자와의 만남에서 인도 경제의 급등세를 보며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인도 국민의 평균 소득도 낮고 대도시 길거리에 사람드르이 행색은 누추해 한심해 보이지요. 그러나 인도는 지금 금융, 산업 등 경제가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지요. 이런 추세로 가면 우리가 조만간 인도를 상전으로 모시게 될 날이 올 것입니다."  87


인도에 가면 출신에 관계없이 서로 잘 어울려 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도시에선 서로 다른 카스트 간 결혼도 점증하는 추세고, 부모들도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하위 카스트가 상위 카스트와 식사를 하거나 함께 앉는 것이 철저히 금지됐으나 요즘은 식당에서 밥도 같이 먹고, 버스나 기차도 함께 탄다. 대중 사회가 되다 보니 타인의 카스트를 알 수도 없고, 굳이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145


하위 카스트가 상층 카스트가 되려는 노력이 있는가 하면, 최근에는 상층 카스트가 하층 카스트화하려는 움직임도 강하다. 정부가 하층 카스트에 부여하는 혜택 때문이다.

대도시에선 카스트 대신 교육과 실력, 경제적 능력이 가장 중요한 파워로 등장했다. 그래서 요즘 인도 사람들은 "돈이 카스트다", "교육이 카스트다"라고 말한다. 아무리 높은 카스트로 태어났다고 해도 교육을 못 받고 돈이 없으면 하위 계층으로 전락한다.  146


브라만 중에 기도를 해주고 일어서는 노인이 있었다. 기도를 바치는데 매우 힘들어했다. 80세는 족히 넘어 보이는 그 노인에게 굳이 이런 일을 할 필요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다음과 같이 대답이 돌아왔다.

"내 나이 올해 81세인데, 늙어서 나도 이 일을 더 이상 안 했으면 하지요. 그런데 아들이 2명이나 있는데도 애들이 나 하나 부양을 못해요. 살아가기 위해선 이 일을 계속 할 수밖에 없지요."

다른 힌두교 사원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사원의 후문에는 브라만들이 늘어서 사람들에게 잔돈이 있으면 달라고 구걸했다. 어떤 브라만은 일자리를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요리사, 심지어 시체를 화장할 때 쓰는 장작 나르는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간청했다. 이런 일은 불가촉천민 등 최하층 카스트가 하는 일인 데도 말이다.  162


인도 시골에서는 여전히 카스트가 힘을 발휘하는 곳이 많다.  165


인도에서 20년 가까이 생활한 프랑스 언론인 프랑수와 고티에(Francois Gautier)는 오늘날 브라만의 추락한 위상을 실감나게 전해준다. 그는 2006년 '브라만은 현대의 달리트인가'란 글에서 "오늘날 브라만들의 지위는 불가촉천민인 달리트 못지않게 추락했다"고 강조했다. 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통적인 달리트 직업인 화장실 청소부나 인력거꾼 일을 하는 브라만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델리 공중화장실 청소부의 50%가 브라만이고, 델리 파텔 나가르 지역 인력거꾼의 거의 절반이 브라만이었다. 뿐만 아니라 힌두교의 성지로 유명한 바라나시의 인력거 꾼 대부분도 브라만이다.

또 한ㄸ 카슈미르 판디트라고 존경을 받던 카슈미르 꼐곡의 4만여 브라만들은 지금 슬럼가에서 근근이 살고 있고, 인도 남부 안드라 프라데시주 가정 청소부와 식모의 75%가 브라만이다. 상당수의 브라만들이 오늘날 불가촉천민 못지않은 하층 계층으로 전락한 것이다. 

'브라만의 나라' 인도에서 특권 계급 브라만의 해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67-168


평소 온순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것 같은 인도인들이 어떤 계기가 있으면 폭발해 군중 폭력을 자주 야기한다. 군중의 힘으로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의도가 강하게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를 '정의를 위한 군중폭력(Mob Justice)'이라고 부른다.   185


인도에서 군중 폭력이 만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민들이 경찰이나 주 정부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도움을 요청해도 경찰 등 당국이 신속히 대응하지 않는 탓이 크다. 그래서 자신의 안전이나 재산은 자신들이 지킨다는 자위 의식이 지나치게 강화됐다. 인도인들이 군중 폭력에 휩쓸리는 또 다른 주요 이유는 그들의 욕구가 평소 크게 억눌려 있기 때문이다. 

한 유명한 심리학자는 이렇게 분석했다. "인도의 많은 대중들은 신분이나 재력, 권력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억눌려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계기에 의해 불만을 표출할 기회가 생기면 순간적으로 군중심리에 의해 폭력에 쉽게 가담합니다. 이 때 군중들은 사건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게 누구든 평소 억눌린 자신들의 욕구를 분출시킬 대상이 필요한 것이죠."

셋째, 군중 폭력에 가담한 사람들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는 점도 군중 폭력을 조장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군중들이 폭력을 행사해도 경찰이나 정부는 이들 군중을 엄벌하지 않았다. 그저 '사소한' 경범죄로 처리한다. 기소해도 하지 않고 관용을 베푸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다 보니 폭력에 가담한 군중들은 죄의식 없이 다시금 폭력에 휩싸인다.  186-187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마티야 센(Amartya Sen) 하버드대 교수는 해결책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현재의 인도 법률체계와 경찰 조직은 일반 국민들에게 많은 좌절감을 줍니다. 이런 좌절감을 줄이기 위해선 공정성과 정의에 바탕을 둔 법률적, 사회적 개혁을 실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도 국민들의 특징이었던 비폭력과 온건함을 회복시킬 수 있는지 여부는 인도 정부의 개혁 의지와 실천에 달려있다고 할 것입니다."  191


술 마시는 인도인들이 실제로 그렇게 많을까 하고 의문을 가질지 모른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정말 많은 인도인들이 음주를 즐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주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인도인 수는 2억 명이 넘는다. 이 숫자는 해마다 약 20%씩 늘고 있다. 음주를 즐기는 2억명 가운데 여성은 20% 정도인 4,000만 명에 이른다. 

마시는 술 종류는 주로 맥주나 위스키, 럼주 등이다. 2008년 인도에서 판매된 맥주는 자그마치 3억 박스가 넘는다. 위스키는 9,000만 박스가 팔렸다. 한 박스당 12병이 들었으니 정말 어마어마한 숫자다.  194-195


인도는 세계에서 선천성면역결핍증(AIDS) 환자가 가장 많은 나라 가운데 하나지만, 매춘 시설이나 매춘 인력은 거의 전무한 편이다. 아주 없지는 않지만, 우리 나라나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 비하면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213


카마수트라는 4세기경에 산스크리트어로 쓰여진 성애(性愛)에 대한 경전이자 교과서다. 성애의 기교, 소녀와의 교접(交接), 나애의 의무, 남의 아내와의 통정(通精), 유녀(遊女), 미약(媚藥)등에 관해 자세히 설명해 일반시민을 성지식(性知識)의 경여에서 오는 위험으로부터 구하고자 하는 책이다. 카마수트라는 섹스가 모든 인간이 경험하는 강력한 욕망으로 이를 통해 깨달음에 도달 할 수 있다고까지 설파했다. 카마수트라는 불교문화와 함께 중국에 전해졌고, 이는 유명한 소녀경(素女經)의 원조가 되었다. 또 카마수트라는 유럽에도 흘러 들어가 서구 사회에 성의 혁명을 일으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인류의 성 지식을 고양시킨 성에 대한 바이블이라 불릴 만하다.  217


과거 힌두교에선 섹스의 자유분방함을 강조했다.  219


인도에서 언제부터 섹스에 대한 이런 자유스런 분위기가 바뀌었을까. 그것은 영국의 식민지를 거치면서부터다. 영국이 인도를 통치하게 되는 17세기 영국의 통치 왕조는 빅토리아 왕이었다. 이때 유럽은 프로테스탄트가 기세를 떨칠때였다. 

성을 자유분방한 것으로 여기는 힌두교는 사회 도덕을 훼손하는 하위 종교라고 비난 받았다. 

영국의 끊임없는 힌두교 비난에 힌두교 지도자들의 성에 대한 생각도 빠르게 보수화됐다.  220


인도인 개인들의 섹스 생활은 어떨까? 

개인들의 성생활은 매우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최대 콘좀회사인 듀렉스(Durex)가 전 세계 26개국 2만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섹스생활 만족도에 대한 글로벌 서베이' 결과다. 이에 따르면 인도 도시인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인 섹스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인들은 파트너와의 섹스 대화도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공개적으로 한다고 조사됐다. 

예를 들어 인도 도시인들의 4명 중 3명(74%)은 침실에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섹스 방법 등에 대해 매우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눈다. 이에 비해 세계 평군은 58%, 영국은 49%에 그쳤다. 특히 인도인들의 3분의 2(68%)는 자신들의 섹스 생활이 만족스럽다고 답변했다. 반면 영국인이나 프랑스인들의 섹스 만족도는 각각 38%, 36%에 불과했다.

주목되는 사실은 인도인들이 다양한 기교와 형태의 섹스를 즐긴다는 점이다. 인도인드르이 63%는 체위나 성생활 만족을 위해 섹스 기구나 섹스 인형 등 다양한 형태의 섹스를 즐긴다고 답변했다. 인도인처럼 다양한 섹스를 즐긴다고 답변한 영국인은 47%, 일본인들은 단지 9%에 그쳤다. 게다가 인도인들은 앞으로 만족한 성생활을 위해 인터넷 정보를 활용하겠다고 밝히는 등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또한 인도인들의 부부 간 정절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았다. 인도인드르이 평생 섹스 파트너 수는 3명에 그친데 반해 영국인들은 16명이었고, 전 세계 평균은 13명이었다. 부부간 섹스 횟수도 세계적이었다. 하루에 1회 이상 성관계를 갖는 '변강쇠&옹녀'족들이 10%나 됐고, 80%가 1주일에 2~3회 이상 섹스를 갖는다고 답변했다. 이 통계만보면 인도는 부부 섹스의 세계챔피언 감이라 할만하다.

부부 정절도와 관련해 인도 중산층은 매우 높지만 상류층은 그렇지 않다는 소문도 많다. 필자가 만난 많은 인도인들이 이를 지적했다. 예를 들어 상류층들이 주로 드나드는 고급호텔 등에서 상류층 간의 혼회 정사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정확한 실태는 잘 모르겠으나, 실제로 인도 언론에서도 상류층 간의 불륜 사례가 종종 보도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인도인들은 비록 혼회정사나 매춘 등에선 매우 보수적이지만, 자신의 침실에서만큼은 세계 최첨단이다. 부부간 섹스에서 카마수트라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221-223


인도의 교육 특징은 소수만을 선택해 키우는 엘리트 교육 방식이다.  226


인도 엘리트 교육은 교육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보다 두뇌에 혜택을 주는 정책이었다. 고등교육의 기회는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소수 학생들에게만 주어졌다. 선택 받은 이들 소수에게는 거의 무료로 교육했다. 장학금을 주어 돈 걱정 없이 공부에만 열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런 정책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인도 엘리트 교육은 어릴 적부터 이루어진다. 인도 학교는 공립학교(Goverment or State Schools), 사립학교(Private Schools), 준(準) 사립학교(Deemed Private Schools) 등 3개로 나뉜다. 공립학교는 약 70% 정도로 다수를 차지하나 교육의 질은 상당히 낮다. 교사 숫자가 많이 부족하고, 설사 교사가 있더라도 수업을 빼먹은 교사가 많다고 한다. 시설도 열악하지 짝이 없다.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임에도 불구하고 교육 서비스 질이 형편없어 경제적 능력이 있는 부모들은 아이들을 사립학교에 보낸다. 

인도 엘리트들의 산실인 사립학교는 등록금이 공립학교에 비해 매우 비싸다. 우리 돈으로 수백만 원에서 수천 만 원에 이르는 기부금을 내기도 한다. 입학 경쟁률도 아주 치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은 아이들을 사립학교에 보내기 위해 안달한다. 사립학교에 다녀야 부모 위신도 서고, 자녀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도 사립학교는 초등학교가 따로 있는게 아니라 보통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함께 붙어 있다. 단지 몇 학년인가로 초등학생인지 중학생인지 여부를 판단한다. 준 사립학교는 민간에서 설립했으나 재정이 어려워 연방정부 혹은 주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학교를 말한다. 준 사립학교는 정부의 지원과 그에 따른 간섭을 받긴 하지만 정부 간섭은 많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사립학교와 준 사립학교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30% 정도다.  228-230


인도 사립학교는 수업을 대개 영어로 한다. 영어는 인도에서 성공을 위한 필수 언어처럼 여겨진다. 영어를 확실히 배울 수 있고, 교육의 질도 뛰어나 인도 사립학교 졸업자들은 인도 국내 유명대학은 물론 미국 유럽 등 구미 저명대학에도 많이 입학한다. 

인도 경제가 발전하고 중산층이 확대되면서 사립학교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고 있다. 경제적으로 하류 계층에서 신흥 중산층으로 편입된 부모들도 자녀들을 사립학교에 보내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기존 사립학교보다 학비가 저렴한 신흥 사립학교도 급증하는 추세다. 신흥 사립학교 중에는 시설이 공립학교보다도 못한 곳도 적지 않다. 그러나 비록 시설은 떨어진다고 해도 교사의 숫자가 많고 교사들의 열의가 강해 교육의 품질은 공립학교보다 우수하다.  

사립학교를 졸업한 엘리트들은 국내 혹은 해외 명문대학에 진학한다. 인도 내에 대학은 2007년 현재 371개가 있다. 

인도 명문대학은 대개 국립이다. 인도공과대학교(IIT), 인도경영대학원(IIM), 인도의과대학교(AIMS), 국립면역학대학교(NII) 등 인도 정부가 최고 전문 인력을 키우기 위해 설립한 대학은 물론 델리대학교와 뭄바이대학교, 자와할랄 네루대학교, 콜카타대학교, 푸네대학교 등 많은 대학이 국립니다.  230-231


열악한 시설에도 불구하고 인도 대학이 명성을 가진 이유는 우수한 학생과 교수들 덕분이다.  233


인도 엘리트 교육의 어두운 이면을 간과해선 안 된다. 엘리트 교육에만 치중한 결과 국민 전반의 교육에는 소홀했기 때문이다.

인도느 대학입학 비율이 10%에 불과하고, 문맹률도 30%선으로 여전히 매우 높다.

요즘도 인도에는 초등학교조차 마치지 못하는 어린이가 많다. 의무교육임에도 불구하고 6~14세 어린이의 70% 만이 학교에 다니는 걸로 추산된다.  234 


인도인들은 어떻게 해서 영어를 잘하게 됐을까?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충분한 대답은 아니다. 

2000년 초반만 하더라도 영어를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비율은 5%가 채 안 됐다. 그러던 것이 요즘은 영어 인구가 10%(약 1억 2,000만명)가까이 급증했다고 할다.  238

인도의 주요 영어교육 기관은 외국인 학교(설립자가 외국인인 학교)와 사립학교다. 이들 학교는 대부분 유치원 때부터 모든 과목을 영어로만 가르친다.  239


인도 지식인 사회에서 혹시라도 영어를 못하면 왕따를 당한다.  241


간디는 독립운동 기간 동안 산업화를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반대했다. 산업화를 반대했다니, 믿기 어렵지만 사실이다. 

"산업화는 인간에게 저주가 될 것이다."(<젊은 인도> 1931년)

"산업화는 농촌 사회에 치열한 경쟁을 초래하기 때문에 반드시 농촌 사람들에 대한 착취로 귀결될 것이다.")<하리잔> 1936년)

간디가 산업화에 반대한 이유는 인간의 이상적 삶의 형태가 목가적 시골생활에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시 영구구 식민 정부는 인도를 산업화시키겠다고 선전했지만, 산업화의 이익은 대부분 영국 자본가들에게 돌아가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를 직접 목격한 간디로선 산업화를 저지하고 반대하는 것이 당연했다.  245-246


간디의 산업화, 도시화, 서구문물에 대한 반대가 종합적으로 나타난 산물이 유명한 스와데시(Swadeshi)운동이다.

영국 상품을 배척하는 국산품 애용운동.

영국에서 기계로 만들어진 값싸고 대량생산된 직물들이 인도에 홍수처럼 들이닥치자 농촌 지역 직물장인들은 일자리를 잃고, 마을경제는 수렁에 빠졌다. 간디는 농촌의 가내 직물업이 다시 소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간디의 반(反) 산업화, 반 테크놀로지, 반 도시화, 반 외국상품 운동은 인도인들을 자각시키고, 독립을 달성하는 큰 힘이 되었다.  247


네루 총리는 경제 발전 측면에서 인도 사회에 간디보다 더한 부정적 유산을 남겼다.  248

임기 4년인 총리직을 그는 장장 17년간이나 수행했다. 물론 국민의 신임을 바탕으로 한 합법적인 재직이었다.

네루는 인도를 종교적으로 세속주의(世俗主義), 정치적으로 민주주의, 경제적으로 사회주의 체제로 이끌었다. 세속주의란 기구나 관습들이 종교나 종교적 믿음으로부터 분리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즉, 인간 활동이나 정치적인 의사결정이 종교에 의해 간섭 받기보다는 객관적인 증거와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치적으로 민주주의를 택한 것은 그가 어릴 적부터 영국에 유학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당연하게 생각된다. 영국에서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를 충분히 맛보았기 때문이다.

네루는 인도의 전통적 자영업자와 고리대금업자인 바니아들의 탐욕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며 "사회주의가 이들의 탐욕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늘날 인도에서 돈과 돈 버는 것에 대해 경시하는 풍조가 존재하는 현상은 상당 부분 네루 책임이다.

네루의 이상적 국가 경제상(像)은 자립경제였다. 그는 인도가 충분히 자립경제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간디가 매달렸던 자립경제, 즉 스와데시를 네루는 국가 정책으로 추진한다.

자립경제를 이루기 위해 네루 정부는 또 국영 제철소와 알루미늄 제련소, 대형 수력발전 댐 건설 등 중공업 육성에 몰두했다. 그는 심지어 핵무기 개발에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 같은 중공업 육성이 인도의 국력과 산업 발전상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사업은 대부분 큰 적자를 내고 소중한 국가 재정을 축냈다. 당시 인도는 극심한 빈곤, 높은 문맹률, 만연한 질병 등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네루 정부는 이들 시급한 문제는 제쳐둔 채 너무 큰 사업에만 매달렸다.

사회주의 경제를 신봉한 네루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은 기업과 산업에 대한 정부 통제란 형태로 나타났다.

간디의 후계자였던 네루의 인도 농촌에 대한 해법은 간디와 비슷했다. 네루는 간디의 "농촌이 인도 사회의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는 믿음을 정책을 통해 충실히 수행했다. 

인도의 위대한 지도자 간디와 네루의 긍정적 업적은 지대하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했듯이 이들이 남긴 부정적 유산 역시 적지 않다.  249-253


1966년 인도는 제1차 외환위기를 겪는다.  254

1991년 제2차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치명적 타격을 받는다.

자립경제란 자존심은 만신창이가 됐다. 제2차 외환위기를 계기로 인도는 자립경제정책을 벗어 던지고 개방적 시장경제로 대전환을 시도한다. 네루 이후 40년간 이어져온 스와데시와의 결별이었다.

아직도 인도 엘리트 사이에선 간디와 네루의 유산이 깊게 남아 있다. 이들은 시장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언제든 뛰어나와 간디-네루 철학의 부활을 시도할 세력들이다.  255


한국인들의 인도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접촉하는 사람들이 주로 하층민이기 때문인 이유도 크다.  285


인도인들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인도에 산 기간이 짧은 사람일수록 더 강하다. 이헌 부정적 관념은 한국에서부터 싹 텄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인도에 가기 전 읽은 인도인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쓰인 책이나 얘기를 듣고 그런 생각을 갖게 된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후 인도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발생하면 '그렇군. 인도인들은 소문대로 역시 문제군'이라고 단정하고 자신의 고정관념을 강화한다.  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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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쏟아진 찬사

이 책은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류가 공존하기 위한 대안으로 새로운 사회 시스템을 제안한다.' - 이어령(전 문화부장관, 중앙일보 고문)

인간의 다양한 삶의 패턴과 그것에 내재한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 황상민(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무의식이 우리 인생에 끼치는 영향을 다룬 매혹적인 보고서 - 이코노미스트  4-5


서문 - 무엇이 우리를 비범한 성취와 행복으로 이끄는가?

'비인지적 기술(noncognitive skill)'이란 감추어진 자질을 포괄적으로 일컫는 말로, 쉽게 계량하거나 측정할 수는 없지만 행복과 성취를 얻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7

이 책에서 다루는 성공 스토리는 내면의식(즉 감정, 직관, 편견, 동경, 유전적 특성, 사회적 규범등 무의식적 영역)이 수행하는 역할을 강조한다.  8

무의식의 영역은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반드시 극복해야 할 원시적인 영역이 아니다. 성적 충동을 억압하는 어두컴컴한 동굴이 아니다. 무의식의 영역은 정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9

일상생활에서 온갖 감정을 적절하게 교육할 때 우리의 무의식 체계는 달라질 수 있다.  10

뇌 연구가 새로운 철학을 만들어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기존의 철학이 옳음을 입증할 수는 있다.  11



<뉴욕 타임스>의 칼럼니스트 존 티어니는 배우자 없이 혼자 사는 사람은 이성에게서 끊임없는 단점을 찾아내는 내면의 무의식 장치인 '습관성 결점 찾기(flae-o-matic)'에 시달린다고 주장했다.  27

사람들은 보통 자기가 사는 삶이 다른 사람들의 삶과 매우 다르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동일한 경험은 마치 기적처럼 보인다. 동일한 경험을 했다는 사실은 두 사람의 관계에 운명이라는 화려한 꽃가루를 뿌려준다.  29

감정 전달의 90퍼센트는 비언어가 담당한다. 몸짓은 말하는 사람의 감정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감정을 조직하는 무의식적인 언어이다. 몸짓을 하면서 내적인 상태가 만들어진다.  31

여자나 남자나 성적인 관계를 나누는 상대방에게 바라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친절이다.  33

이성은 감정에 둥지를 틀고 감정에 의존한다. 감정은 사물이나 상황에 가치를 부여하고, 이성은 이렇게 형성된 가치를 바탕으로 선택을 할 뿐이다. 인간의 마음은 낭만적이기 때문에 실용적일 수 있다.  43

케네스 도지 박사는 "처리되는 모든 정보는 감정적이다. 감정은 인식 활동을 추동하고 조직하고 증폭하거나 약화시키는 에너지이며, 거꾸로 감정이 인식 활동의 경험이자 표현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44



상대적으로 고등교육을 받은 여자는 그렇지 않은 여자에 비해서 오럴섹스를 훨씬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고, 동성애 행위를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으며, 다양한 섹스 행위를 실험하는 경향이 있다. 신앙심이 돈독한 여자는 그렇지 않은 여자보다 모험을 덜 즐긴다. 그러나 남자의 경우 성적인 모험심이 신앙 여부와 그다지 관련이 없다.  54



이탈리아의 신경과학자 마르코 야코보니가 말했듯이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경험한 일을 자신에게 직접 일어난 일처럼 느낄 수있다.  71

듀크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인 캐럴 애커먼은 실험을 통해서 아기가 흉내 내기 놀이를 많이 하면 할수록 일찍 말을 배운다고 주장했다. 

타냐 차트란드와 존 바흐 연구팀은 두 사람이 서로의 동작을 더 많이 모방하면 할수록 서로를 더 많이 좋아하게 되며, 서로를 더 많이 좋아할수록 더 많이 모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많은 학자들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무의식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능력은 감정이입과 도덕성을 쌓아나가는 벽돌이라고 믿는다.  72

사람들은 서로 돈독한 유대감을 나눌 때 웃음은 자연스럽게 흘러넘친다. 또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은 듣고 있는 사람보다 46% 더 많이 웃는 경향이 있다. 

웃음은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 감정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에 자기가 긍정적으로 대응한다고 느낄 때 저절로 나오는 것 같다.  74



발달심리학자들이 확인한 사실 중에 뛰어난 심리학자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훌륭한 부모가 될 수 있다는 항목이 있다. 

대부분의 부모는 낱말카드나 스티커 따위를 이용해 훌륭하게 아이들을 가르친다. 그런 부모들이 갖추고 있는 조건이 하나 있다. 너그럽고 착하다는 점이다. 아이에게 편안하고 예측 가능한 안정된 리듬을 주어야 한다.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애정과 엄격함을 조화롭게 결합해야 한다.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의지할 수 있는 정서적인 유대감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세상이 던지는 어려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생생한 사례를 얼른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마음속에 실행 모델을 설정하고 그 모델을 모방할 수 있다.  101-102

영국의 심리학자 존 보울비는 아이들은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필요가 있다. 동시에 세상 속으로 들어가서 자기 힘으로 스스로를 돌볼 필요도 있다. 이런 두 가지 필요성은 때로는 갈등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102

보울비는 한 아이가 장차 자신과 세상을 어떤 눈으로 바라볼지 결정하는 중대한 요소는, 아이와 엄마(혹은 가장 중요한 양육자) 사이의 관계라고 주장했다.  103

전반적으로 아기를 돌보는 태도가 믿음직하다면, 아기들은 부모가 곁에 있을 때 안전하다고 느낀다. 또한 절대적으로 옳은 양육 유형이란 없다. 아이는 부모가 일관성이 있고 예측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얼마든지 안정된 애착을 형성할 수 있다.  105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한 아이는 스트레스를 잘 극복하는 경향이 있다.  106

회피적인 애착관계를 가진 아이는 논리적인 토론에는 뛰어날 수 있어도 대화가 정서적인 방면으로 흐르거나 자기 속내를 드러내라는 요구를 받으면 무척 불편해 한다. 이 사람들은 평소 느끼는 감정의 폭이 매우 좁고, 혼자 있을 때 가장 편하다.  107

많은 학자들이 초기 애착 양상이 그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추적하고 밝혀냈다.  109



아무리 무작위로 구성원을 설정한다 해도 사람들은 집단을 형성하며, 집단이 서로 인접해 있으면 갈등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120


지식습득 1단계

교육심리 학자인 벤저민 블룸은 "학습의 첫 번째 단계의 효과는 학습자가 관련 주제에 빠져들어 매력을 느끼고 전문적인 정보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스스로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136

수많은 실험 결과를 놓고 보면, 책 읽는 장소를 이리저리 바꿀 때 습득한 정보를 더 적게 잊어먹는다. 바뀐 환경이 정신을 자극해서 기억의 거미줄을 더 촘촘하게 만들어준다.  137

지식습득 2단계

스탠퍼드대학교의 심리학 교수 캐롤 드웩은, 열심히 공부한 학생을 칭찬하면, 그 학생의 정체성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으로 규정하며 이 정체성을 더욱 강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식 자동화하기... 자동화는 반복을 통해서 획득된다.  138

<스마트 월드>의 저자이며 언어학자이자 경영 컨설턴트인 리처드 오글이 '뻗어나감과 동질성(reach and reciprocity)'이라고 부른 과정.

어떤 분야의 핵심 지식에서 출발해서 과감하게 밖으로 나가 새로운 것을 배운다. 그리고는 다시 돌아와 새로 확보한 것을 기존에 알고 있던 것과 통합한다. 그런 다음 다시 나가 모험을 하고, 돌아온다. 나갔다가 돌아오는 과정을 반복한다. 오글이 주장하듯이, 한 집단의 순결성을 지나치게 주장하면 폐쇄적인 공간에 갇혀서 편협해진다. 지나치게 밖으로만 돌면 노력에 따르는 성과가 축적되지 않는다. - 확장과 통합의 리듬  139

학습은 전적으로 선형적이지 않다는 사실. 어떤 분야를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하는 바로 그 지점이 질적인 변화의 돌파구가 열리는 순간이다.  140

지식습득 3단계

테일러 선생이 헤럴드가 일기를 쓰기를 바란 이유는, 내면에 묻혀 있는 지식을 될 수 있으면 저항 없이 끄집어내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녀는 헤럴드가 공상에 빠져 있기를 바랐다. 공상을 통해서 개발해 둔 직관을 언어로 전환시키기를 바랐다.  142

스탠퍼드대학교의 로버트 온스타인 교수는 "정신은 수레처럼 빙글빙글 돌아간다. 조건에서 조건으로 돌아가고, 나타남에서 정지로 돌아가고, 행복에서 걱정으로 돌아간다. 정신은 여러가지 다른 상태 사이에서 돌아가고, 행복에서 걱정으로 돌아간다. 정신은 여러 가지 다른 상태 사이에서 돌아가기 때문에 어떤 상태에서 정신이 작동하려면 거기에 맞는 다양한 구성요소를 선택한다."  144

지식습득 4단계

최고의 학습자는 논문 집필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따로 시간을 들여서 정보를 암호화한다.  145 

(헤럴드는 사이버 자료를 차단하고, 자신의 자료들에 빠져서 목적성을 분명히 하며 깊이 생각하면서 고대의 자료들이 오늘날에 어떤 사실들과 접하는지에 대해 찾아내고 정리하면서 생활한다.)


테일러 선생은 해럴드가 무의식을 넘나들고, 의식적인 과정과 무의식적인 과정을 토업하는 방식으로 논문을 쓰도록 안내했다. 처음에는 핵심 지식을 숙지하고, 그다음에는 그 지식이 머릿속에서 즐겁게 숙성되고, 지식에 질서를 부여하고, 관련되 자료를 한데 녹여 통합하고, 마법과도 같이 통찰이 의식에 튀어나올 때까지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하고, 마침내 떠오른 통찰을 가지고 논문을 완성하게 한 것이다.  153



해럴드는 부모에게 열광적인 찬사를 들었다. "너 굉장한 능력을 가지고 있구나!"

이에 비해 에리카는 칭찬을 듣는 횟수에 버금갈 정도로 기를 꺾어놓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해럴드의 부모는 해럴드에게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졌다. 이 가족은 사소한 게임을 많이 했으며 가짜로 모욕을 주고받는 정교한 대결도 자주 펼쳤다. 부모는 해럴드에게 자기들이 내린 결정과 특정한 제한사항에 대해 끊임없이 설명했으며, 해럴드는 부모와 자유롭게 토론하고 부모가 설정한 제한사항이 왜 잘못되었는지 말했다. 해럴드의 부모는 문법적인 오류를 바로잡아주었고, 덕분에 해럴드는 문법 교육을 따로 받지 않고도 문법을 뗄 수 있었다. 그래서 해럴드는 상대방이 가장 듣기 좋아하는 대답만 햇다. 언어 환경의 차이는 지능지수 및 학업 성적과도 연결되었다. 

간단히 말해 해럴드의 부모는 해럴드에게 돈만 물려준게 아니었다. 습관과 지식, 자기 계층의 인지적 특성까지 함께 물려주었다.

에리카는 이런 보이지 않느 강점을 대부분 손에 넣지 못했다. 그녀는 한층 더 찢어지고 갈라진 세상에 살았다. 펜실베니아대학교의 신경학자 마사 파라에 따르면, 중산층 아이에 비해서 빈민층 아이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더 높다. 이런 차이는 기억력, 특정 모형에 대한 인식, 인지적 통계, 언어 능력 등을 아우르는 인식 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소형 포유류를 대상으로 한 실허머에서도 아빠 없이 성장한 동물이 아빠와 함께 성정한 동물에 비해 신경연결망 형성이 늦고, 그 결과 충동 제어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것은 돈이나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가 아니다. 가난과 가정불화는 개인의 무의식, 즉 자기 미래와 자기가 사는 세상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바꾸어놓을 수 있다. 이런 차이가 쌓이 쌓여 누구나 금방 알아볼 수잇는 차이를 만들어낸다.  176

에리카는 한 가지 결정을 할 수 있었다. 환경을 바꾸는 것이엇다. 만일 환경을 바꿀 수만 있다면 완전히 다른 신호와 무의식적인 문화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내면을 바꾸는 것보다 환경을 바꾸는 것이 더 쉽다. 환경을 바꾼 다음 새로운 신호가 작동해서 효과를 발휘하도록 맡기자, 에리카는 그렇생각을 했다.  175



칼럼니스트 월터 리프만은 "인간 본성이 필요로 하는것보다 우선하는것, 배고픔이나 사랑이나 즐거움이나 명성, 심지어 목숨 그 자체보다 우선하는 것, 인간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자기가 어떤 질서 정연한 규율 속에 놓여 있다는 확신이다."  183

아이는 태어나면서 이미 특정한 기질을 타고난다. 그렇다고 해서 이 기질인 인생을 특정한 틀 안에 가두어두지는 않는다. 곤충학자인 에드워드 윌슨이 주장한 것처럼 이것은 하나의 사슬일 뿐이다. 예민한 반응력을 가지고 태어났을 수도 있고, 둔감한 반응력을 가지고 태어났을 수도 있으며, 천성적으로 쾌활활 수도 있고 천성적으로 우울할 수도 있다.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어떤 경험이 뇌를 자극하느냐에 따라서 진화한다. 그러나 진화의 범위는 한정되어 있다. 처음 태어났을 때는 고반응 집단으로 분류되었다가 나중에 중간 집단으로 분류될 수는 있지만, 한 극단에서 다른 극단으로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일단 기본적인 상태가 되고 나면, 그 기본 상태의 평균값을 중심으로 해서 좌우로 진동하는 양태를 보인다.  188

충동을 통제하는 능력을 가진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잘 조직된 가정에서 성장했다. 성장 과정에서 행동에는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배워서 그 행동에 따른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다. 이 아이들은 자기가 어떤 것을 하려고만 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마시멜로의 유혹을 참지 못한 아이들 가운데 다수는 잘 조직되지 않은 가정에서 성장했다. 이 아이들은 행동과 결과 사이의 연관성을 잘 파악하지 못했으며, 눈앞의 유혹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전략 학습이 부족한 경향을 보였다.  191-192

충동을 통제할 수 있었던 아이들은 마시멜로를 냉정하게 인식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192

인격은 수백만 개의 작고 선한 영향력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신비로운 과정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형성된다. 인격 형성에는 공동체가 수행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공동체에 소속되지 않고 자기를 통제하는 능력을 배양하기란 매우 힘들다. (뚱뚱보들이 모여 있는 공동체에서 마른 체형을 유지하는 것도 매우 힘들다.) 또한 근본적인 매커니즘에 영향을 미치는 작고 반복적인 행동이 중요하다. 작은 습관과 적절한 예의 세상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방식을 강화한다. 선한 행동은 특정한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우리는 어떤 덕목을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그 행동을 획득한다'라고 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발언은 옳다.  197


모방 본능을 점화시키는 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 몇 년 전 제프 코헨과 그레그 월튼이라는 두 연구자가 예일대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실험을 했다. 두 사람은 우선 학생들에게 수학자로 성공한 네이선잭슨의 인생을 짧게 소개했다. 그런데 잭슨의 전기에서 세부적인(하지만 실험에서는 핵심적인) 사실 하나를 바꾸었다. 학생들 가운데 절반에게 잭슨의 생일이 학생의 생일과 같다고 말한 것이다. 그 다음 전체 학생들에게 굉장히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게 했다. 자기 생일이 잭슨의 생일과 같다고 믿는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65%나 더 오래 수학 문제에 매달렸다. 이 학생들은 잭슨과 동질감을 느꼈다. 그래서 잭슨이 거둔 성공을 모방하려는 심리가 동기를 자극한 것이다. 

야망에 불타는 사람은 흔히 어린 시절에 재능을 보이고, 이 재능 덕분에 자기는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생각을 갖는다. 

그저 어떤 성취가 정체성의 핵심이 되기만 하면 충분했다.  205

평범함과 비범함을 가르는 단 하나! -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손이 보였주었듯이, 그것은 신중한 연습이다. 최고의 연주자들은 솜씨를 갈고 닦는데 다른 사람들보다 많은 (훨씬 많은!) 시간을 들인다. 에릭손도 말했지만, 최고의 연주자들은 평균적인 연주자들보다 5배나 더 많은 시간 동안 연습했다. 

단지 연습에 들인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류 수준의 업적을 남긴 사람은 즐겁게 연습했다. 반면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은 가장 신중하고 자기비판적으로 연습했다. 이런 사람들은 흔히 전체를 가장 작은 요소로 해체한 다음 작은 요소를 계속 반복해서 연습했다.  208

기억이라는 내적인 구조물을 쌓는 데는 힘든 연습과 투쟁이 필요하다.  209

터프츠대학교 경제학자 로렌스 해리슨 교수가 쓴 <자유주의 진실의 핵심>에 따르면, 진취적인 문화권 혹은 (해리슨의 표현을 빌자면) '성장 경향이 있는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은 자기 운명은 자기 스스로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성장에 저항하는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은 숙명론에 더 많이 빠져 있다. 또 성장 경향이 있는 문화권 사람들은 재산은 창의성의 산물이며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성장에 저항하는 문화권 사람들은 재산과 관련해 제로섬이라고 가정한다. 

또 진취적인 문화권 사람들은 일하기 위해서 사는 데 비해 비진취적인 문화권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일을 한다. 진취적인 문화권, 즉 성장 지향이 있는 문화권 사람들은 다른 문화권의 가치관을 받아들인다. 이들은 더 경쟁을 즐기고 더 낙관적이다. 깔끔함과 정확성을 소중한 가치로 평가한다. 교육을 강조하며, 가정을 적대적인 세상에 놓인 자기만의 성채라 여기지 않고 더 넓은 사회로 나아가는 출구라 여긴다. 잘못된 일이 벌어지면 자기 탓으로 여기며, 모든 일에 책임을 진다. 남 탓을 하지 않는다.  233



돈과 행복 사이의 상관성은 복잡하지만, 사회적인 유대와 행복 사이의 상관성은 단순하고 명쾌하다. 인간관계가 깊으면 깊을수록 사람은 더 행복하게 산다. 결혼 생활을 오랜 세월 지속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결혼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한 해에 10만 달러를 버는 것과 심리적 이득 면에서 동일하다. 또 다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 달에 한 차례 만나는 모임에 회원이 되는 것은 소득이 두 배로 오를 때와 동일한 행복을 가져다준다.

1년 동안 한 사람과 섹스를 하는 사람은 같은 기간 동안에 여러 명과 번갈아가며 섹스를 하는 사람보다 행복하다. 친구가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스트레스 지수가 낮으며 더 오래 산다. 

여러 사람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행복과 가장 연관이 많은 일상 활동(섹스, 퇴근 후에 사람들과 어울리기, 친구들과 식사하기 등)은 사회적인 활동인데 비해, 행복에 가장 해로운 일상 활동은 출퇴근처럼 혼자서 하는 활동이다.  295



친밀함에 대한 갈망이 완벽한 로맨스나 지구의 조화를 자동으로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모형을 받아들이라고 설명하면서 정신적 헤게모니를 유지하려고 애를 많이 쓴다. 더 넓은 차원에서 말하자면, 사람들은 그냥 친해지지 않는다. 친해지려고 경쟁을 한다. 다른 사람과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되는 특권과 존경과 관심을 먼저 많이 차지하려고 경쟁한다. 서로에게 인정받으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서로를 추월하려고 기를 쓴다. 그게 바로 우리가 벌이는 복잡하기 짝이 없는 게임의 논리이다.  320



스코틀랜드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사람의 마음은 어딘가에 소속되어 일을 할 수 있기를 끊임없이 갈망한다. 이 욕망은 우리가 갖고 있는 열정과 추진력의 기초인 것 같다."  325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해럴드의 머릿속에는,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생각이 자리를 잡았다. 이에 비해 에리카는 그 사람이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가치가 달라진다고 생각했다. 해럴드 주변에는 온갖 흥밋거리가 언제나 널려 있었다. 해럴드는 처음 몇 주 동안 독서에 몰두했다. 이에 비해 에리카에게는 위로 올라가는 사다리, 즉 임무가 필요했다. 해럴드는 흥미로운 구석이 있을 만한 일은 무엇이든 기꺼이 했다. 오랜 세간이 지나지 않아 역사 관련 단체에 프로그램 담당자로 취업했다. 하지만 에리카에게는 지배자의 권위를 누릴 수 있는 자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스타벅스에 죽치고 앉아 아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해서 부사장급이나 그 이상의 자리를 찾았다.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대부분 신통찮았다. 오래 지나지 않아 그녀의 기대 수준은 몇 단계 아래로 떨어졌다. 그녀는 창업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327

인간의 마음은 자만을 만들어내는 기계이다. 인간의 의식은, 본인이 실제로 어떤 일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했다면서 허위로 공로를 인정한다. 또 실제로는 아무런 권한이나 결정을 하지 않는데도 어떤 것을 제어한다는 환상을 조장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328

자만은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사람들은 무의식을 제어하는 자기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자기 스스로를 이해하는 정도에 대해서도 과대평가한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재학생 가운데 절반은 누군가 자기 앞에서 성 차별 발언을 하면 참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험을 통해서 확인한 결과, 참지 못한 학생의 비율은 16%밖에 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또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과대평가한다. 폴 슈메이커와 에드워드 루소는 기업의 이사들을 상대로 자기 분야를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 측정하는 질문을 던졌다. 또 자기가 한 대답이 맞는다고 얼마나 확신하는지 물었다. 광고업계 관리자들은 자신이 90%를 맞췄을 것이라고 대답했지만, 정답률은 39%밖에 되지 않았다. 컴퓨터업계 관리자들은 오답률이 5%일 것이라고 대답했지만 실제로 오답률은 무려 80%였다. 루소와 슈메이커는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 실험을 했고, 이들 가운데 99%가 자기를 과대평가하는 것으로 분류되었다.  329

사람들은 자기가 현재 아는 것뿐만 아니라 장차 알 수 있는 것도 과대평가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결정을 한 이유를 이해하는 능력도 과대평가한다. 이들은 자기가 하는 행동을 설명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심지어 내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감도 잡지 못하면서도 그렇게 한다.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한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자인 대니얼 길버트 교수는 사람에게는 심리학적 면역체계가 있는데, 이 면역체계는 긍정적인 측면을 지지하는 정보를 과장하고 부정적인 의심을 하게 만드는 정보를 무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주장한다.  330

흥미로운 사실은 자신감은 실제 능력과 거의 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무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331

미국의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라이오넬 트릴링은 저서 <자유로운 상상력>에서 "정치나 상업이 조직화를 지향할 때 조직에 가장 민감한 정서와 속성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정치나 상업이 역동적이고 긍정적인 목표를 수행할 때, 세계관을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무의식적으로 제한하며, 특히 인간 정신의 특성과 관련해서 이론과 원칙을 무의식적으로 개발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정치나 상업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정서와 상상력을 무시하는 쪽으로 흘러간다. 그리고 인간의 정신이 가지고 있는 힘에 대한 믿음을 강화하겠다는 데만 사로잡혀서, 인간 정신에 대한 개념을 압축하고 기계적으로 만들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339



프랑스 계몽주의와 영국 계몽주의의 차이

프랑스 계몽주의는 데카르트, 루소, 볼테르, 콩도르세가 이끌었다. 이들은 미신과 봉건주의 세상에 맞선 철학자들로 미신의 세상을 이성의 선명한 빛으로 생생하게 까발리고자 했다. 과학 혁명에 고무된 이들은, 이성의 힘으로 실수를 파악하고 우주적인 진리에 논리적으로 도달할 수 있다고 믿었다. 

영국 계몽주의의 지도자들은 이성의 중요성을 인정했다. 이들은 합리주의자이긴 했지만, 개인의 이성은 한계가 있으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믿었다. 예를 들어 데이비드 흄은 이렇게 썼다. "이성은 열정의 노예이며 또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 이성은 열정에 복무하는 일 이상을 시도할 수 없다."

에드먼드 버크도 "보통 우리는 자연스럽게 터득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런 감정을 배제하고) 자기 자신의 이성에만 의존해서 살고 서로의 이성을 거래하게 될까 봐 두렵다. 왜냐하면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이성의 양은 애석하게도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프랑스 계몽주의 지도자들은 논리, 과학, 우주적인 법칙을 이야기한 반면에, 영국 계몽주의자들은 인간의 행동은 무의식적인 1차적 인식에 의해 전체적으로 형태가 결정된다는 생각에 입각해서 인간의 특성을 바라보았다. 

프랑스 계몽주의자들은 자율적인 개인들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사회적인 계약을 맺는 인간의 특성을 상상했다. 반면 영국 계몽주의자들은, 사람은 사회적 감각을 갖고 태어나며, 이 감각은 의식보다 더 아래 차원에서 작동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은 타인의 고통과 즐거움에 대해서 태생적으로 공감하는 이른바 '동류의식(fellow feeling)'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했다. 그래서 사람은 존경받고 싶어 하며 그만한 자격을 갖추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므로 도덕성은 추상적인 법칙에서 추론된 논리가 아니라 반(半)의식적 상태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프랑스 계몽주의의 추종자들이 사회와 제도를 언제나 분해해서 다시 조직할 수 있는 기계 장치로 바라본 반면, 영국 계몽주의의 추종자들은 하나의 유기체, 즉 살아 있는 인간관계가 무한하게 복잡한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바라보았다. 후자의 입장에서 보면, 하나의 문제를 여러 부분으로 분해하는 것은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었다. 진실이란 개별 사이에 존쟇는 연관성 속에서만 찾을 수 있다는 게 기본 발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맥락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추상적인 보편성은 당연히 신뢰할 수 없었다. 이들의 눈으로 보자면 보편적인 원칙보다는 역사적인 선례가 더 유용하다.

영국 계몽주의 구성원들은 변화와 개혁을 뚜렷하게 구분했다. 변화는 제도의 근본적인 성격을 바꾸는 재조직 과정이다. 이에 비해 개혁은 제도의 본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결함을 보수해서 본질을 생생하게 되살리는 치료 과정이다.  350-352

무의식은 주관적이다.

무의식은 전체적인 맥락에 극단적으로 민감하다.

무의식은 모형을 찾는다.

무의식은 수학에는 무척 약하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무의식은 올바른 판단을 하는 데 심각한 약점을 보이기도 한다.  354-357

무의식이 날마다 수행하는 어려운 과제에 대해 알고 싶다면, 몇 가지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무의식은 고유수용성감각(proprioception)이라 불리는 육감을 이용해서 몸의 움직임, 자세나 운동 상태, 근육 수축 정도를 감지하여 신체 부위, 동작 범위와 속도를 조절한다.  359

무의식은 또한 의식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도 복잡한 과제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다. 운전하는 법을 배우는 데는 의식적인 주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 번 숙달되도 나면 운전법에 관한 지식은 무의식 깊은 곳에 저장되어, 음악을 듣거나 옆자기에 앉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거나 커피를 마시면서도 얼마든지 운전을 할 수 있다. 또 의식적을 판단을 하지 않고도 낯선 사람에게는 정중하게 대하고, 필요 없는 갈등을 피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는 고통을 느낀다.  359-360

무의식의 또 다른 위대한 면모는 암묵적 믿음(implicit belief)을 구축하는 능력이다.  362

암묵적 발견법(implicit heuristics)

암묵적 믿음과 고정관념은 그 사람의 세계를 조직하는데, 이것은 인생을 살면서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의식은 일반화를 조직함으로써 세상을 이해한다.  363

지식은 다양한 역학을 통합하고 합성해야 얻을 수 있다. 이 지식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들 속에서 조화와 리듬을 찾아내기 위해 정밀하게 관찰하고, 느슨하게 상상하며, 비슷한 것과 비슷하지 않을 것을 비교하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서 만들어진다.

겸손한 사람은 두 가지 방법론을 모두 사용한다. 그 밖에도 더 많은 것을 사용한다. 겸손한 사람은 하나의 패러다임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식은 대부분 오랜 시간에 걸쳐 힘들고 끈질기게 헤매는 과정에서 죽적된 것이다.

겸손한 사람은 끈기가 있다. 이 사람의 방법론은 작은 물고기의 행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물고기는 얕은 물에서 산다. 썰물로 물이 빠지면 서식지에는 작은 웅덩이만 남는다. 물고기는 바위나 물기가 없는 높은 곳을 훌쩍 뛰어넘어 정확하게 다른 물웅덩이로 이동한다.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물고기는 뛰어오르기 전에 어디가 마른 땅이고 어디가 물웅덩이인지 볼 수도 없다. 그런데 이 물고기를 원래 살던 곳이 아니라 낯선 곳에 두면, 이 녀석은 전혀 뛰어오르지 못한다. 

물고기의 비밀은 이렇다. 물이 차 있을 때 녀석은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지형을 머리에 입력한다. 물이 빠진 뒤에는 머릿속 지도를 이용해서 어디가 움푹 꺼져 물이 있고 어디가 솟아올라 물기가 없는지 무의식적으로 파악하고, 물웅덩이를 찾아서 뛰어오른다.

인간 역시 이 물고기처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지식을 축적하는 데 솜씨가 있다.  368-369

끈기 있게 헤매는 사람은 불확실성을 견딘다. 현명한 방랑자는 '사실과 이성을 초조하게 좇지 않고 불확실성과 수수께끼와 의심'속에서 견디는 바로 그 능력으로 참고 기다린다.  370

20세기 영국의 철학자 이사야 벌린은 "지혜는 과학적인 지식이 아니라 우리가 어쩌다 놓이게 된 환경을 파악하는 특별한 민감성이다. 또 지혜는 영원한 조건 혹은 바꾸거나 온전하게 묘사하고 계산 할 수 없는 요인과 충돌하는 일 없이 살아가는 능력이다. 지혜는 경험 법칙(대충이지만 실제에 근거한 방법)의 안내를 받는 능력이다. 경험 법칙은 '기념비적인 지혜'로 농부를 비롯해서 평범한 민초들에게 녹아 있는데, 여기서 가학의 법칙은 기본적으로 통용되지 않는다. 우주적 적응에 관한 광대한 이 감각은 '실체감'이고 세상을 사는 '지식'이다."  373-374



레이먼드는 툭 하면 앞서 했던 자기 발언까지 뒤집으면서 모두가 합의한 결론가 전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그 바람에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가곤 했다. 이럴 때면 에리카는 화가 나서 고함을 질렀다. "조금 전에는 반대로 말씀하셨잖아요."

"나도 압니다. 나의 한 부분이 그렇게 믿었죠. 하지만 나의 또 다른 부분이 이렇게 믿는 걸 어떡합니까. 난 그저 분열된 내 자아가 모두 자기 의견을 하나씩 낼 수 있게 해주려고 이야기하는 겁니다."이런 식으로 레이먼드는 농담을 했다.

실제로 학자들은 내면에서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두 개의 충동이 싸우는 상태인 이른바 '변증법적 부츠트래핑(dialectical bootstrapping)'에 빠져 잇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생각을 더 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380

레이먼드가 설명했다. "경영학의 위대한 현인인 피터 드러커는, 경영과 관련된 전체 의사결정 가운데 3분의 1은 옳은 것으로 판명되었고, 3분의 1은 최소한의 성과만 낸 것으로 판명되었으며, 나머지 3분의 1은 완전히 잘못된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가 내린 결정의 3분의 2는 아주 잘못되었거나 상당히 잘못되었다는 뜻이지요. 우리는 자기가 내린 결론을 굉장한 것이라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을 굉장한 사람이라고 믿고 싶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자신의 에고를 보존해 자신을 계속 밀고나가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인생이란 실패를 만들어 내는 과정 아닙니까? 우리는 그저 잘 조직된 실수를 통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겁니다. 우리의 모든 움직임, 모든 행보는 부분적으로 실패입니다. 다음 차례의 움직임, 다음 ㅊ례의 행보로 올바르게 교정되어야 하는 실패 말입니다.  381



만약 2차적인 도덕적 추론을 강조하는 이성주의적인 이론이 옳다면, 하루 종일 도덕적인 추론을 하는 사람이 더 도덕적일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학자들은 여기에 대해서도 물론 연구를 했다. 그리고 도덕적인 이론과 고상한 행동 사이에 상관성이 거의 없음을 밝혀냈다. 예컨대 캘리포니아대학교 심리학자인 마이클 가자니가 교수는 저서 <인간(Human)>에서 "도덕적인 추론과 순리에 맞는 도덕적 행동사에어서 상관성을 발견하기란 무척 힘들었다. 사실 거의 모든 연구에서 상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만일 도덕적 추론이 도덕적인 행동을 낳는다고 하면, 덜 감정적인 사람이더 도덕적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게 마땅하다. 그러나 극단적으로 보자면, 그렇지 않다. 그것과 반대다. 작가 조나 레러가 지적했듯이, 누군가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거나 살인이나 강간을 묘사한 글을 읽으면 사람들은 대부분 본능적으로 감정적 반응을 경험한다. 손바닥에 땀이 나서 축축해지고 혈압이 올라간다.  423

1950년대 학자들이 쥐를 대상으로 한 가지 실험을 했다. 음식을 먹으려면 레버를 눌러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훈련시킨 것이다. 그리고 일정한 수준에 도달한 다음에는 새로운 장치를 첨가했다. 레버를 누르면 어떤 때는 음식이 나오지만 어떤 때는 옆 칸에 있는 다른 쥐가 전기 충격을 받도록 한 것이다. 그러자 실험쥐들은 자기들이 먹으면 옆 칸에 있는 쥐들이 고통 받는 것을 알고는 옆 칸 쥐들이 받는 고통을 줄여주려고 될 수 있으면 적게 먹는 쪽으로 습관을 바꾸었다. 네덜란드의 동물행동학자 프란스 드 발은 영장류의 행동에 뚜렷하게 드러나는 정교한 감정이입을 관찰하고 묘사하는 작업을 오랫동안 해왔다. 침팬지는 서로 위로해주고, 다친 동료가 있으면 간호해주며 함께 나누는 것을 즐기는 것 같다. 이런 특징은 동물이 도덕성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라, 도덕성에 필요한 심리학적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426-427

예일대학교 심리학자인 폴 블룸 교수 팀은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한 가지 실험을 했다. 연구 팀은 아이들에게 어떤 장면을 보여주었다. 한 인형이 언덕에 올라가려고 애를 쓰고 있고 다른 인형이 그 인형을 도와주는데, 세 번째 인형이 나타나서 방해하는 장면이었다. 태어난 지 여섯 달밖에 되지 않은 갓난아이들이, 방해하는 인형보다 도와주는 인형을 더 좋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험은 계속되었다. 이번에는 방해하는 인형에게 벌을 주는 인형과 상을 주는 인형 가운데 어느 인형을 더 좋아하는지 알아보았는데, 아이들은 벌을 주는 인형을 더 좋아했다. 갓난 아이들의 이런 반응은, 인간은 아주 어릴 때부터 기본적인 정의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블룸은 말한다.

어린이에게 공정하게 판단하라고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 어린이는 불공정에 대해서 격렬하게 저항하며, 될 수 있으면 서로 의사소통을 하려고 한다. 사회를 위해서 스스로를 희생한 사람을 존경하라고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 친구를 배반하거나 가족이나 부족에 충성하지 않는 사람을 경멸하라고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 '친구를 때리지 마라.' 라는 도덕적인 규칙과 '학교에서 껌을 씹지 마라.'라는 도덕적이지 않은 규칙의 차이점을 아이들에게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 그 차이점에 대한 인식은 인간의 내면 깊은 곳에서 나온다.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고 또 사랑받는 데 도움이 되는 일련의 감정을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적인 책임을 내팽개치는 사람들을 인정하지 않고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사람들을 인정하는 도덕적 감정 역시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다. 조직사회의 운명이 걸린 전쟁이 났을 때 꽁무니를 빼고 달아나는 행위를 칭찬하는 사회는 지구상에 하나도 없다. 

부모나 학교가 도덕적인 이해를 강화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치학자 제임스 윌슨은 저서 <도덕감성>에서 이런 가르침은 이미 준비된 바탕에서 진행된다고 주장한다. 아이들이 말을 배울 준비가 되어 있고 엄마 아빠에게 애착을 보일 준비가 되어 있듯이, 특정한 도덕적 편견을 받아들일 준비도 되어 있다는 것이다. 도덕적 편견은 더욱 증진되고 개발 될 수는 있지만 전혀 없던 것이 새로 주입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427-429

더 도덕적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성주의 관점은 철학적으로 사색하라고 충고하고, 직관주의 관점은 상호작용을 하라고 충고한다. 혼자 있을 경우에 더 도덕적이 되기는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수백 년에 걸쳐 우리 조상들은 최고의 직관을 발휘하고 또 도덕적 습관을 가르칠 수 있는 관행과 습관을 고안했다. 얘를 들어보자. 건상한 사회에서 일상생활은 작은 예절로 조직되어 있다. 엘리베이터에서는 여자가 먼저 내린다. 포크는 왼손에 쥔다, 따위가 그런 것들이다. 정중함을 요구하는 이런 규칙은 사소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것이 사소한 자기 통제를 실행할 수 있도록 최면을 건다. 뇌에 이쓴 신경망을 자극하고 강화한다는 말이다. 

또, 대화가 있다. 우리는 심지어 소소한 한담을 나눌 때조차 도덕적 직관에 맞게 사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따뜻하게 말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냉담하게 말한다. 우리는 어떤 행동이 바람직하고 추구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행동을 피해야 하는지 구분하는 수백만 가지 기준을 수시로 들이댄다. 집단의 규칙을 어긴 사람들에 대해 늘 이야기한다. 서로에 대한 연결성을 강화하려는 목적이기도 하고, 자신에게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기준을 상기시키려는 목적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제도에 의해 전달되는 마음의 습관이 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제도를 경험하고 통과한다. 제도는 처음 가족에서 출발해서 학교, 직장으로 확장된다. 특정한 규칙과 의무를 갖추고 있는 가가 제도는 하기로 예정되어 있는 일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가르친다. 제도는 말하자면 궁극적으로 내면 깊은 곳으로 침투하는, 외부에 설치된 (공사중인 건물의) 비계인 셈이다. 언론계는 정신적인 거리를 유지하면서 취재하는 습관이 몸에 배도록 기자들을 가르친다. 과학자들도 마찬가지다. 연구자 공동체 안에서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의무 규정이 있다. 우리가 속해 있는 여러 제도의 규칙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현재의 우리가 된다.  433-434

무의식적인 감정은 한층 우월하지만 독재를 행사하지는 않는다. 이성은 저 혼자서 춤을 출 수 없지만, 그래도 꾸준하고 미묘한 영향력을 발휘해서 슬쩍슬쩍 옆구리를 찌를 수는 있다. 사람들이 농담으로 말하듯이, 우리가 자유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을지 모르지만, 하지 않을 의지는 가지고 있다. 우리는 도덕적인 행동을 할 수는 없어도 충동은 억누를 수 있다. 심지어 어떤 충동은 완전히 뒤집을 수도 있다.  438

늘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자기 자신을 관찰할 수 있는 유리한 지점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440



어떤 사람들은 인식사의 결함은 교육을 통해 교정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스토니브룩대학교 찰수 태버와 밀턴 로지가 수행한 리서치에 따르면, 고등교육을 받은 유권자는 대체로 사실에 더 가깝게 인식하지만, 상당 기간 동안 실제와 다르게 인식한다. 이들은 교육을 덜 받은 유권자에 비해서 자신의 잘못된 의견을 수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매사 자기 생각이 옳다고 강력하게 믿기 때문이다.  458

흥미로운 것은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생활양식은 지지 정당 선택과 연결되었고, 지지 정당은 철학적 태도와 연결되었으며, 철학적 태도는 다시 종교적, 도덕적 태도와 연결되었다. 선거 운동은 유권자의 신경망을 직접 건드리지 않았지만, 유권자의 정신적인 네트워크를 자극하는 자잘한 단서를 끊임없이 뿌려댔다.  465



영국의 철학자 필립 블론드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어떻게 변해 있는지 보라. 양극화 사회이다. 점점 더 파편화되고 권한이 축소되고 고립되어 가는 시민 계틍을 중앙집권화된 관료 국가가 지배하고 있지 않은가."

건강한 사회 조직이 없음으로 해서 정치는 양극화되었다.  478

사회적으로 파편화된 국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정당 주변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 사람들로서는 이것 말고는 매달릴 게 없었다. 정치가와 언론인들은 이 심리적 진공 상태를 이용해 정당을 종교 집단으로 변질시켜 완벽한 충성을 요구하고 또 거기에 대해서 보상을 해준다. 

정치가 시민을 상대로 정체성 집단을 서로 많이 획득하려는 경쟁에 나서면 이제 타협의 가능성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내 편과 네 편 사이에 벌어지는 전쟁이 되고 만다. 심지어 아주 작은 양보조차 도덕적인 항복처럼 비친다. 정당과 정당의 경계선을 넘어 인간관계를 형성하려고 시도한 사람들은 추방당한다. 정치인들 상이에서도 정다에 대한 충성심이 하원이나 상원과 같은 제도에 대한 충성심을 압도한다. 정치는 이제 더 이상 협상이 아니다. 명예 혹은 집단의 우월성을 다투는 경연일 뿐이다. 당파적인 추악암 속에서 정부에 대한 대중의 신뢰와 정치 제도는 붕괴했다.  479

누가 내 뒤통수를 치기 전에 내가 먼저 남의 뒤통수를 쳐야 한다는 냉소적인 정신세계가 만연한다.  

해럴드는 인식 혁명이 개인주의적인 정치 철학 및 여기서 비롯된 정책을 뒤집어엎을 잠재력을 가지고 잇다고 믿었다. 인식 혁명은, 인간은 인간관계를 통해서 비로소 인간으로 성립함을 증명했다. 한 사회의 건강성은 인간관계의 건강성에 따라 결정되지 개인적인 선택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480

변화의 진짜 엔진은 인지 부하(cognitive load, 어떤 과제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정신적 노력의 양)의 변화라고 해럴드는 믿었다.

인지부하의 변화는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성의 역할을 바꾸어 놓아 여성도 이제는 정신적 숙련도 영역에서 남성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되었다. 또 결혼의 성격이 바뀌어 서로 잘 맞고 서로의 정신적인 능력을 보완해줄 수 있는 배우자를 찾는다. 따라서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들끼리 또 교육을 덜 받은 사람들끼리 배우자를 찾는 선택 결혼이 자리 잡게 되었다. 또한 인지 부하의 변화로 불평등의 격차가 점점 벌어져서, 한 사회는 두 나라로 쪼개진다. 효과적으로 항해할 수 있는 무의식적인 기술을 가진 사람들의 나라와 기술을 습득할 기회가 없는 사람들의 나라가 있는 것이다.  489

정신적인 능력은 대물림되는 경향이 있다.

한 래 가계 소득이 9만 달러인 가정에 태어난 아이가 스물네 살까지 전문대학교 이상을 졸업할 확률은 50%이다. 한 해 가계 소득이 7만 달러인 가정에 태어난 아이에게 이 확률은 25%로 줄어든다. 또 가계소득이 4만 5,000달러인 가정에 태어난 아이의 경우 확률이 10%이고, 가계소득이 3만 달러인 가정에 태어난 아이에게 이 확률은 6%도 되지 않는다.  490

건강한 사회는 사회적 계층 이동이 쉬운 사회이다. 모든 사람이 다 좋은 삶을 살 수 있고 모든 사람이 다 열심히 노력할 이유가 있는 사회, 다시 말해서 자기가 기울인 노력에 따라서 보상을 받는 사회이다. 인지 시대(cognitive age, 저자가 고인한 용어이다. 저자는 2008년 5월에 <뉴요타임스> 칼럼에서 '지금 시대는 세계화 시대가 아니라 인지 시대다.'라고 천명하였다.)의 사회는 불평등을 생산한다. 불평등은 시민의 뇌 깊은 곳에 각인되어 있으며, 고대나 중세 계급사회의 불평등보다 훨씬 미묘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완고하고 불공정하다. 

돈이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돈이 이 문제의 결정적인 원천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평등 문제는 의식적, 무의식적 발달 영역에 놓여 있다. 이런 사실을 해럴드는 자신의 성장 과정과 에리카의 성장 과정만 비교해 보아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어떤 아이들은 인적 자본 개발을 장려하는 분위기, 즉 책, 토론, 독서, 질문, 장래 희망 토론을 장려하는 분위기에서 자란다. 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산만한 환경에서 자란다. 부유층이 사는 동네의 유치원에서 어떤 이야기의 일부를 들려주면, 아이들 가운데 절반이 다음에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 예측한다. 그러나 똑같은 내용을 가난한 동네 어린이들에게 들려줄 때 그 다음에 이어질 내용을 예측하는 어린이는 약 10%밖에 되지 않는다.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은 미래의 성공에 결정적일 정도로 중요하다.  491

태도에서 드러나는 계층별 격차 역시 크게 벌어졌다.  492

가난과 가정 붕괴를 비롯해 사회적 유동성과 관련 있는 주제를 연구하면서 해럴드는 사람들에게 정신 똑바로 챙기라고 말해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했다.

한 개인이 잘살고 못살고는 의식적인 성취를 거두는데 반드시 필요한 무의식적인 기술에 달려 있다. 무의식적인 기술을 습득하지 못한 사람들은 날마나 반복되는 일을 하면서 좋든 싫든 아침이면 일터로 나가야 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 운명은 자기가 개척할 수 있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를 갖지 못한다. 또 굉장한 결과를 안겨줄 수 있는 제안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지 못하며, 지금 희생하면 나중에 좋은 결과가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493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강도가 높은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심장병이나 위장병 등에 더 많이 노출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강도가 낮은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질병에 더 많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지위가 그만큼 심리적인 비용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론 해스킨스와 이자벨 소힐은 공저 <기회를 열어주는 사회 만들기(Creating an Opportunity Society)>에서 "건강한 음식을 먹는 문제든 노후 자금을 마련하는 문제든 간에, 장기적인 복지를 개선해줄 일을 하도록 누구나 자극받을 필요가 있다. 저소득 가정의 구성원도 마찬가지다."  494

해럴드는 정치에 관해 생각하면서 정부의 통치 철학을 연구했다. 이 연구에 몰두할수록 위대한 사회를 만들겟다는 포부의 핵심 과제가 바로 개인의 발달과 사회적 유동성 문제임이 점점 더 명확해졌다. 사람들이 폭넓은 기회와 다양한 삶의 방식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을 때, 사회적 유동성은 수평선처럼 드넓게 활짝 열린다. 사회적 유동성은 계층 간의 갈등을 붙여준다. 아무리 막장 인생을 사는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자기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사회의 상층부까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유동성은 창조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 또한 고정적인 것이 없기 때문에 불평등도 줄어든다.

해럴드는 문득 두 개의 지배적인 정치 운동이 존재하는 나라에 살고 있음을 깨달았다. 하나는 정부를 이용해서 평등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믿는 자유주의 운동이고, 또 하나는 정부의 기능을 제한해서 자유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믿는 보수주의 운동이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또 하나의 운동이 더 있었다. 정부의 기능을 제한하면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게 해서 사회적 유동성을 높여야 한다는 운동이었다.  496-497

"삶의 가치란 자기가 놓인 조건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1861년 이민자들 앞에서 링컨이 했던 말이다.  499

정력적인 정부의 전통을 되살릴 때가 되었다고 해럴드는 믿었다. 다만 조건이 있었다. 두 가지를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첫째, 해밀턴 시대는 인식 시대의 새벽이 열리기 전이었다. 분투하는 청년층에 가해지는 정신적인 요구량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으니 사회적 유동성을 높이려는 운동은 과거와 다르게 더 복잡한 사회적 환경, 정보 관련 환경을 다루어야만 한다. 

둘째, 해밀턴과 링컨, 루즈벨트는 일정한 수준의 사회적 및 도덕적 자본을 전제로 삼을 수 있었다. 모든 시민이 이해하는 규범, 도덕적 합의, 엄격한 관습 등으로 규정된 빡빡한 공동체 안에서 사는 것이 당연한 전제조건이었다. 그러나 오늘나르이 지도자들은 이런 가정을 당연한 것으로 설정할 수 없다. 과거의 도덕적, 사회적 자본은 이미 잠식당했으며, 새로 축적해야 한다.


세상은 이제 잠재적인 기능이 보이지 않게 수없이 많이 들어 있는, 너무도 거대하고 복잡한 기관으로 변해버려서, 아무리 자신감이 철철 넘치는 정부라 하더라도 조립식 계획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게 되었다.

영국의 철학자 마이클 오크쇼트는 "정치활동이란 바닥도 없고 경계도 없는 드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것이다. 쉴 수 있는 항구도 없고 닻을 내릴 수심 낮은 해상도 없다. 출발점도 없고 정해진 목적지도 없다. 평형 상태를 유지하면서 끊임없이 떠다녀야 한다. 바다는 친구이기도 하고 적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배를 조종하는 기술이란, 적대적인 모든 경우를 친구로 삼기 위해 모든 자원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의 문제이다."  500



창의성이 그 사람의 수명을 연장시킬까? 조금은 그렇다. 정신적인 자극이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지지하는 증거는 상당히 많이 있다. 다른 요인을 모두 제어한 상태에서 볼 때, 대학교를 졸업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오래 산다. 간호사는 모두 똑같은 생활 패턴으로 살아감에도 불구하고 대학 졸업장을 가지고 있는 간호사는 그렇지 않은 간호사에 비해서 오래 산다. 청년기에 더 많은 어휘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노년기에 치매에 덜 걸리는 경향이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예술 관련 프로그램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성인은 그렇지 않은 성인에 비해서 병원에 가거나 약을 복용하는 횟수가 적으며 일반적으로 건강 상태가 더 낫다.

그러나 실제 보상은 육체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다. 사람들이 정신치료를 받으로 가는 이유는, 자기 행동이 너무 불규칙해서 규칙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거나 아니면 너무 억압되어 있어서 긴장을 풀 필요가 있어서라고 한다. 에리카의 경우는 긴장을 풀 필요가 있었다. 시를 읽고 미술관에 가고 조각을 하는 것이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긴장을 풀면 에리카는 더 침착해 졌다. 여기저기 다니는 탐험가의 모습에 더 가까워졌다.  529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젊어지려고 혹은 날씬해지려고 노력하는 일을 포기할 때 하루하루가 얼마나 즐거운지 모른다."  550

빅터 프랭클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저서 <삶의 의미를 찾아서>에서 "인간이 의미를 찾는 것은 그 사람의 삶에서 가장 기본적인 동기부여이다."  551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는 "나 자신에 대해서 내가 아는 지식이라는 게, 그러니까 내 방에 대해서 내가 아는 지식과 비교할 때 얼마나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모자라는 수준인지 모른다. 외면세계에 대한 관찰이라는 말은 있어도 내면세계에 대한 관찰이라는 말 따위는 없다."  554


4가지 인생에서 중대한 질문

"나는 나 자신을 깊이 있는 존재로 만들었는가? 피상적으로만 살기 쉬운 즉각적인 의사소통 문화에서, 나의 가장 본질적인 재능을 개발하면서 중요한 일에 시간을 썼는가?"

"나는 지식의 강물에 보탬이 되었는가? 미래 세대를 위해서 어떤 유산을 남겼는가?"

"나는 이 세속적인 세상을 초월했는가?"

"나는 사랑했는가?"




옮긴이의 말 - 그 남자 그 여자의 일생을 따라 떠난 여행

에리카와 해럴드의 인생 여정을 따라 가면서 두 사람의 희로애락을 함께 느끼고 감동할 부분이 있으면 감동하면 된다. 이것이 저자의 의도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비록 광범위한 분야에서 학자들이 무의식이라는 동굴을 여기저기 비추며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을 밝혀내기는 했지만, 이들의 작업이 주로 학문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있다. 나는 이들이 밝혀낸 과학적인 사실을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내고자 한다.(본문중에서)'  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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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경험한 인문 고전 독서와 저자가 조사한 인문고전에 관한 방대한 자료들을 토대로 하나의 인문고전 독서방법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인문고전 독서를 통해 가지는 지적 수준의 힘은 인문고전 독서에 목을 맨 사람들이 어떠한 사람들인지를 통해 드러나있다.
철학자들이야 당연히 그렇다 치고 경제인 교육인 학자 군인 일반인들이 인문고전을 통해 리더가 될 수 있었던 점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교육 현실이 언제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에 대해 인상적으로 적고 있다.
우리가 경험한 교육현실 그리고 지금 학생들이 되풀이하고 있는 교육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해 서술하면서 지금 우리가 기대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또한 금융, 경제, 기업인들 중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인문고전을 탐독하는 사람들이라는것, 음악, 미술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은 인문고전을 읽어왔다는 사실은 우리에 절실하게 인문고전이 필요함을 인식하게 한다.
지금의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은 철학에서 시작되었다. 그렇기에 본질을 이해하고 거인의 어깨위에 있기 위해서는 인문고전이 체계적으로 우리 내면에 스며들어 동화될 때 새로운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 인문고전 독서 방법에 관한 7가지가 나온다.
이것은 다만 읽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기 보다는 정말 왜 필요한지에 대해 자각하고 그것을 내것으로 만들어 내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지나온 한국사회에서 선비들이 하던 공부이다. 그것이 세계를 만들어낸 위인들이 하던 공부이다.



인문고전 독서는 두뇌에 특별한 기쁨을 가져다준다. 물론 처음에는 고되다. 이루 말할 수 없이 힘들고 어렵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이해하지 못해 진도가 일주일 또는 한 달씩 늦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어느 지점을 넘기면 고통은 기쁨으로 변한다.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온 천재들이 쓴 문장 뒤에 숨은 이치를 깨닫는 순간 두뇌는 지적 쾌감의 정점을 경험하고, 그 맛에 중독된다. 그리고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한다. 뻔한 꿈밖에 꿀 줄 모르고 평범한 생각밖에 할 줄 모르던 두뇌가 인문고전 저자들처럼 혁명적으로 꿈꾸고 천재적으로 사고하는 두뇌로 바뀌기 시작한다.  20
세상에는 두 종류의 책이 있다. 고전(古典)과 비고전(非古典). 고전은 짧게는 100~200년 이상, 길게는 1,000~2,000년 이상 살아남은 책을 말한다. 쉽게 말해서 천재들의 저작이다.
생각해보라. 만일 앞으로 10년 동안 노벨상 수상자들에게 매일 두 시간 이상 개인지도를 받는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22

미국 '그레이트 북스 재단'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인문고전 독서 프로그램 및 독서 토론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28
세인트 존스 대학은 4년 내내 인문고전 100권을 읽고 토론하고 에세이를 쓰는 게 교육과정의 전부다. 
조지 와이드 대학의 주 교육과정은 멘토와 함께 인문고전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다. 
예일 대학은 '디렉티드 스터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교수가 강의를 하고 두번은 학생들끼리 세미나를 하는 프로그램.  30
어느 날 갑자기 우리나라 대학가에서 인문고전 독서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인문고전을 원서로 일그라는 숙제를 내주던 교수도, 신입생에게 플라톤과 공자를 권하던 선배도, 뭐가 뭔지 모르면서도 죽어라 인문고전을 읽던 학생도 다 사라져 버렸다.
대신 그 자리에 베스트셀러를 읽으라는 숙제를 내주는 교수, 신입생에게 재테크 서적을 권하는 선배, 무협판타지 소설을 애독하는 학생들이 들어섰다.  33
두뇌의 수준은 그가 읽는 책의 수준과 같다고 할 수 있다.  35

스파르타는 왜 강한 육체만 추구한 국가로 알려졌던 걸까? 플라톤은 <프로타고라스>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 그들이 뛰어난 이유가 상세히 밝혀지면 모든 사람이 지혜를 갖추려 애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39

일제는 프러시아 즉 독일에서 시작된,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학교제도를 그대로 수입해서 당시 식민통치하에 있던 우리나라에 이식했다. 일제를 패망시킨 미국은 영국의 공립학교 교육제도를 기반으로 한 자국의 공립학교 교육제도를 우리나라에 도입했다. 쉽게 말해서 당신이 받은 학교 교육과 지금 우리나라 십대들이 받고 있는 학교 교육은 직업 군인과 공장 노동자를 생산하는게 목적이었던 교육 시스템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혹시라도 이 말을 인정하기 어렵다면 다음 사실을 한 번 생각해보라.
  - 군대의 상관은 부하들에게 일방적으로 명령을 내리고 부하들은 그 명령을 기계처럼 수행한다.
  - 공장의 장은 휘하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작업지시를 내리고 노동자들은 그 지시를 기계처럼 수행한다.
  - 우리나라 교사는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고 학생들은 그 지식을 기계처럼 암기한다.
서당 개도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학생들은 초중고 합쳐서 무려 12녀이나 교육을 받고도 지적이고 창의력 넘치는 인재가 되기는 커녕 좀 심하게 말하면 바보가 되어 사회에 나온다. 대학에 입학해서 다시 4년을 배우고 대학원까지 졸업해도 마찬가지다. 당당히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지식인이 되기는 커녕 제 앞길 하나도 헤쳐나가지 못하는 무능력한 존재로 전락하기 일쑤다. 도대체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왜 우리나라 학생들은 배우면 배울수록 무능력한 사람이 되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나라의 공교육이 시키는 일밖에 할 줄 모르는 바보를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 시스템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65-66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공자와 소크라테스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인문고전 저자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실시한 교육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이 아니라 스승과 제자가 깊은 대화를 통해 지혜와 진리를 터득하고 발견해가는 교육이다.  67

아무리 많은 지식을 축적한다 한들 백과사전은 될 수 있을지언정 천재는 될 수 없다. 천재는 지혜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71
인문고전을 읽고서 변화하기를 바란다면.. 전쟁을 치러야 한다. 다름 아닌 자기 자신과 말이다. 
과거의 자신을 죽이는 처절한 자기 투쟁이 뒤따르지 않는 인문고전 독서는 지식의 축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누누이 말하지만 지식은 인간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삶의 근본적인 변화는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지혜가 있을 때 생겨난다.  77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적인 투자자들의 삶을 조사해보면 1) 독서광이다., 2) 최고 수준의 인문고전 독서가다. 라는 공통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134

베스트셀러는 시대와 함께 호흡하는 참으로 귀하고 소중한 책이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이 베스트셀러 또한 감동과 지식은 줄 수 있으되 지혜는 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137
그렇다면 인문고전을 열심히 읽기만 하면 지혜를 얻을 수 있을까? 아니다. 지혜는 책 속에 있지 않다. 지혜는 인간의 내면에 존재 한다.
치열한 철학고전 독서를 통해 두뇌 속에 '철학하는 세포'를 만든 뒤, 본질을 꿰뚫는 사람.  138

돈 없고, 능력 없고, 배경 없는 사람일수록 인문고전을 치열하게 읽어야 한다.  185

인문고전 앞에서 나 자신을 내려놓고 눈과 귀와 마음을 오직 천재들의 목소리에 맞추자, 즉 인문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천재의 두뇌에 직접 접속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고 이를 실천하자 돌덩이 같던 두뇌가 정말로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194
나는 인문고전을 읽으면서 내가 '바보'라는 사실을 알았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다.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지극히 당연한 생각일 수 있다. 책을 많이 읽는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한 것이니 말이다. 나 역시 그런 함정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독파하는 인문고전이 늘어나면서 저절로 사라졌다.  195
인문고전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두 가지 있다. 간절함과 사랑이다. 
인문고전을 읽을 때 글자만 읽어서는 안 된다. 그 내용만 이해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단면적인 책 읽기에 불과하다. 그 단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입체적인 독서로 넘어가야 한다. 진정한 독서는 인문고전 저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문장 뒤에 숨어 있는 천재의 정신을 만나는 것이다. 그 사실을 잘 이해해야 한다. 깨달음이 있는 책 읽기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그런 독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온 마음을 다해 발버둥 치다보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천재의 정신에 근접한 독서는 할 수 있다. 
사랑이 간절함보다 훨씬 중요하다. 사랑은 곧 인문고전 독서의 목적과 관계된다. "나는 왜 인문고전을 읽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천재가 되기 위해서, 창조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서, 업무능력을 높이기 위해서, 회사를 잘 경영하기 위해서, 부자가 되기 위해서 등등. 그렇다면 왜 천재가 되어야 하고, 왜 창조적인 사고를 해야 하고, 왜 업무능력을 높여야 하고, 왜 회사를 잘 경영해야 하고, 왜 부자가 되어야 하는가? 여기에 대한 유일무이한 답은 '사랑'이어야 한다.
내 경우를 예로들면, 인문고전을 읽다가 좌절감을 느낄 때마다 인문고전을 읽는 궁극적인 목적에 대해 자주 묵상했다.  199-200

가슴으로 하는 독서의 세계  204

해설서는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시기는 인문고전 독서를 시작하고 최소 3년, 최고 10년이 흐른 뒤가 적당하다고 주장하고 싶다.  207
철학고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필사했고, 문학고전은 가슴에 와닿는 부분만 필사했다. 역사고전은 한 권도 필사하지 않았다. 철학고전 중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따로 출력해서 주머니나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수시로 꺼내 소리내어 읽었다. 이해가 될 때까지 그렇게 했다. 물론 내 수준의 이해였지만 말이다.  210


리딩으로 리드하라 1. 온 마음으로 사랑하라.
세종대왕의 인문고전 독서법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치열함으로 요약된다. 그의 독서법은 백독백습(百讀百習) 즉 100번 읽고 100번 필사하는 것이었다.  237
세종은 무엇보다 나라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최고가 되지 못하면 백성들에게 최고의 정치를 베풀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그리고 누구보다 자신이 최고가 되지 못하면 신하들을 제대로 이끌 수 없다는 사실도 잘 알았다. 그래서 세종은 먼저 자신을, 다음으로 신하들을 그토록 뜨거운 독서의 장으로 내몰았던 것이다.  238
세종은 당시 사대부들을 비판하면서 "오늘날 선비들은 말로만 경학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이치를 궁극하게 밝히고 마음을 바르게 한 선비가 있다는 것은 여태껏 들어본 적이 없다. 너희 선비들은 매일 경학을 한다고 하는데, 도대체 왜 진짜 선비가 없는 것이냐!" 라고 했다.  239
내가 생각하는 인문고전 독서법의 핵심은 천재들의 '마음'을 아는 것이다.

리딩으로 리드하라 2. 맹수처럼 덤벼들어라.
진짜공부(인문고전 독서).
'읽었다' 라기보다는 '먹어치웠다'.  243

리딩으로 리드하라 3. 자신의 한계를 뼈저리게 인식하라.

리딩으로 리드하라 4. 위편삼절(韋編三絶), 책이 닳도록 읽고 또 읽어라.

리딩으로 리드하라 5. 연애편지를 쓰듯 필사하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표시를 하거나 밑줄을 그으면서 책 한 권을 다 읽은 뒤 옮겨 적는 것, 중요한 부분을 발견하는 즉시 옮겨 적는 것 그리고 초서(抄書)[초록(抄錄)이라고도 한다] 세 가지가 있다.
초서란 인문고전에서 중요한 부분을 뽑아서 옮겨 적은 뒤 이를 주제별로 분류, 편집해서 책으로 만드는 것인데, 조선의 천재들이 취한 기본적인 인문고전 독서법이었다.  253
진정한 필사는 종이 위에 베껴 쓰는 것이 아니라 영혼 속에 새겨넣는 것이리라.  255
암송은 천재들이 즐겨 사용한 독서법이다.  256

리딩으로 리드하라 6. 통(通)할 때까지 사색하라.
낮은 수준의 인문고전 독서에는 사색이 없다. 오히려 사색을 억압하고 소멸하려고 한다.  260
서애 류성룡은 "다섯 수레의 책을 술술 암송하면서도 그 의미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가. 사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양의 천재들은 하나같이 진정한 인문고전 독서는 사색에 있고, 사색이 빠진 인문고전 독서는 헛것이요 가짜라고 강조했다.  261
프랜시스 베이컨은 "독서는 오로지 사색하고 연구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사색을 기록하는 방법은 
  1)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을 따로 준비한 종이나 노트에 즉시 적는다.
  2)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을 책의 여백에 즉시 적는다.
  3) 책 한 장(章) 또는 책 전체를 읽고 사색한 뒤 그것을 독후감식으로 적는다. 
이 세 가지가 대표적이다.  270

리딩으로 리드하라 7.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라.
인간의 뇌는 무엇인가를 읽고 쓰고 암송할 때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다. 읽고 쓰고 암송하는 뇌의 사진을 그렇지 않은 뇌의 사진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전자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신피질의 활동이 급격하게 증가하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인간이 깊은 사색에 잠길 때 뇌에서는 전혀 다른 뇌파가 나온다. 아인슈타인이 사고실험에 몰두하고 있을 때, 동양 최고 수준의 바둑 명인이 바둑을 두고 있을 때, 전설적인 명상가가 깊은 명상에 빠져들었을 때 나오는 바로 그 뇌파가 나온다. 인문고전을 읽고 필사하고 암송하고 사색할 때만 그러는 게 아니다. 베스트셀러는 물론이고 신문 사설을 읽고 필사하고 암송하고 사색할 때도 뇌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특별한 뇌파가 나온다. 그런데 인문고전을 읽고 사색하느 수준을 넘어서 인문고전의 저자와 정신적으로 하나가 되어 그의 모든 생각과 마음을 두루 깨닫는 경지에 도달하면 그 사람의 뇌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뇌의 모든 신경세포와 신경회로가 일순 눈부신 빛에 감싸여 전혀 다른 형태로 재탄생하고 재배열되지 않을까? 그리하여 그 사람의 두뇌는 전혀 다른 차원의 사고를 하는 위인의 뇌로 기적처럼 변화하는 게 아닐까?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를 연구하면서 그런 생각을 종종하곤 했다.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는 그 정도로 신비롭고 경이로운 면이 있다.  279-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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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중에 하나는 우리가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노소를 막론하고 알고 있는 사실이다. 
누구는 믿고 안믿고를 나누는 것조차 필요없는 사실임을 알고 있다.

우리는 관계라는 것을 통해 희노애락을 경험하는데.. 때로는 우리가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망각하는 말이나 행동을 할 수 있다.
이것또한 우리가 불완전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관계를 통해서 즐거움이 아닌 고통이나 상처가 한 사람의 마음을 성장하는데 방해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누구나 하나 이상의 열등감을 가지며 살아간다.
그것이 별일 아닌것이 되어 버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평생에 걸쳐 움츠러들게도 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러한 움츠러드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는지 말하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자존감(self-worth)은 자기가치감(self-worth)과 자신감(self-confidence)을 합쳐야 나온다고 한다.
자기를 존귀하게 여길 수 있는 자세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봄으로 우리는 무의식중에 자신이 느끼는 감정들을 찾고 그것들을 어루 만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자가치유 도서들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점들을 묶어 보다 보면 ... 자신이 한결 여유롭고 모든것을 그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해 준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나만 그런것인지 아니면 내가 여러가지 중에 하나만을 이제 알게 된건지는 모르겠으나.. 이것 하나로 한결 편안한 자신을 만나게 된다.
매우 기분 좋은 일이다. 
그렇다고 사람이 쉽게 변하랴...!!! 화날때 화나고 상처도 받게 된다. 그렇지만 예전처럼 오래 가지도 않고 훨씬 덜 느낀다는 사실이다. 이것으로도 참 좋다... 한 광고에서 여배우가 앉아서 국물을 마시고는 흐뭇하게 미소짓는 그런 느낌이랄까...


열등감은 지독하다.
열등감은 매우 주관적이며 심지어 독선적이다.
열등감은 관점(view point)의 문제다.  19
다른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 정신분석 용어로 '자아 동질적(ego syntonic)'이 되었다고 하는데, 어떤 상황에 부딪치면 거의 자동적으로 열등감에 빠진다.  21

자존감(self-worth)은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다. 사람들은 두 가지 면에서 자신을 평가한다.
첫째, 자기가치감(self-worth).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 '나는 남에게 호감을 주는 사람이고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다.'라고 평가할 때 일어나는 감정이다.  43
둘째, 자신감(self-confidence). '나는 유능한 사람이다.' , '내게 맡겨진 일을 잘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44
긍정적 경험을 반복하면 자신감이 회복된다.  48

눈에 대한 열등감을 가진 사람은 오로지 눈만 보인다. 눈이 큰가 작은가가 모든 평가의 기준이 된다.  67
열등감을 가진 사람들의 공통 특성이지만, 외모 열등감을 가진 사람들은 유별나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 '남들에게 내가 휸하게 보이지 않을까?'하고 걱정한다.
남의 거울에 비친 나를 나로 착각하지 말자. 세상에는 다양한 거울들이 있다. 깨진 거울도 있고, 찌그러진 거울도 있다. 더러워진 거울도 있다. 이런 거울들은 내 모습을 제대로 보여 줄 수 없다. 거울은 자기 식대로 나를 보여 준다. 그래서 우리 모습을 지나치게 찌그러지고 더러워진 모습으로 보여 줄 수도 있다. 이 모습을 그대로 내 모습이라고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자존감을 유지할 수 없다.  70

내가 정신과 의사로서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현실을 인정하십시오."이다. 현실을 부정하고 회피할 때 노이로제도 생기고 정신 질환도 생기기 때문이다.  85
자신에 대한 부정적 관점은 대부분 유년기에 만들어진다. 유년기의 어느 날부터 부정적 관점이라는 마음의 색안경을 쓰고 자신을 보게 되는 것이다.  93
선천적 조건 때문에 생긴 열등감이 모든 열등감의 60%를 넘는다.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조건 때문에 열등감을 느낀다면 답답한 일이다. 이런 선천적 조건에 대한 열등감을 해결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밖에는 없다. 현실 인정이 치료의 시작이다.  94
자신을 알고 사랑하고 다른 사람들도 인정하며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예컨대 '내가 남들보다 더 잘날 필요는 없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인생을 내 나름대로 살 뿐이다.' 이렇게 마음먹으면 된다.  96

사실 전능한 사람은 없다. 경재에서 늘 이길 수도 없다. 살다보면 지는 게임도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건강한 직장인은 나름대로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그 부족한 부분을 노력으로 채우며 산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존감을 유지하며 산다. 그것이 건강한 인생이다.  110
가난하다는 것은 불편할 뿐인데 수치심과 열등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111
남이 가진 재산이나 탤런트를 부러워하고 좌절감을 느끼는 것이 열등감이다. 반면에 자기 탤런트를 개발하고 키우는 것이 효과적인 열등감 극복법이다.  117
내 손 안에 있는 탤런트는 무엇인가?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또한 이루어야할 목표가 있는 사람은 명품이나 비싼 커피숍에 마음이 빼앗기지 않는다. 목표를 이룰 방법을 찾고 준비를 하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인생의 목표를 정하고 이것에 몰두하는 것도 열등감 극복의 좋은 방법이다.
자기 성취의 경험은 강한 치유의 효과를 보인다.  118

인간은 두 개의 현실이 있다. 하나는 실제적 현실(actual reality)이다. 객과적 현실이다.
다른 하나는 심리적 현실(psychic reality)이다. 마음이 만들어 낸 주관적 현실이다.  121

일기를 쓰기를 권한다. 먼저 그날 하루 열등감을 느낀 사건을 적는다. 다음에는 그때 떠오른 생각과 느낀 감정을 자세히 적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 생각에 대한 합리적 비판을 적고, 수정된 합리적 행동을 적는다. 
예)
① 사건 : 오늘 과일 가게에 갔다. 과일을 고르고 있는데 젊은 점원이 큰소리로 나를 책망했다. 
② 감정과 떠오른 생각 : 몹시 불쾌했다. 그리고 점원이 내가 고졸인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대졸로 보였다면 젊은 사람이 감히 손님에게 저렇게 불손할 수 없을 거다.'라고 생각을 했다.
③ 합리적 비판과 수정 행동 : 그러나 점원이 내 학벌을 알리가 없다. 내 생각일 뿐이다. 나의 오해다. 점원에게 "손님에게 그렇게 소리 지르지 말아요. 나는 과일 안 주물럿다는데 그런 손님들이 많은가 봐요?"라고 말해 줄 걸 그랬다. 다음에는 그렇게 말해 주어야지.
이것을 '인지 행동 치료'라고 한다. 
매일 꾸준히 반복하면 열등감에 의해 왜곡된 사고가 합리적으로 변한다. 극복 경험을 반복하다 보면 치유가 일어나게 돼 있다.  129

관점을 바꾸는 것..  131

대부분의 정신 질환은 자존감의 붕괴라는 심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132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해 보면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때까지 나는 행복할 수 없다.고 믿고 있다.  153
"이제 그만!"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그냥 싫어하게 놔두자.
그의 감정은 그에게 맡기고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부족하지만 사랑하며 살자.  154

가혹한 초자아는 언제 형성되는가?
초자아는 유년기에 형성된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옳고 그름을 가르치는데, 부모의 태도가 아이의 내면에 내재화되면 초자아가 된다. 
너무 엄한 부모, 너무 처벌적인 부모가 가혹한 초자아를 만든다. 아이다운 잘못에 대해서 지나친 벌을 주는 부모의 자식들이 가혹한 초자아를 갖는다. 아이가 도달할 수 없는 너무 높은 이상을 요구하는 것도 문제의 초자아를 만든다.
말과 행동이 다른 부모도 아이를 혼란스럽게 한다. 
부모가 너무 나약하고 부드러워도 초자아는 비정상적이 된다.  195

성격이 강벅적인 사람은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청결이다. 
주도권이 필요하다 주도권을 갖고 있어야 집요하게 요구하고 또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정리정돈이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
셋째, 시간 엄수이다.
시간을 칼같이 지킨다.
강박 성격자는 어떻게 해서라도 주도권을 쥐려고 한다. 주도권을 빼앗겻다고 생각되면 엄청난 분노가 터져 나온다. 자기는 항상 옳고 신중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196-200

히스테리 성격은 인기가 자존감을 유지시켜 준다.
'나는 매력적이야. 사람들은 나의 매력에 빠졌어.' 이것이 확인될 때 자존감을 느낀다.  203

열등감이 왜 생기냐?  한마디로 자신에 대한 관점이 부정적이기 때문에 생긴다.  218
'나의 열등감은 언제 시작되었는가?'
'내 열등감을 지배하는 마음속의 아이는 어떤 아이인가?'
자기 성찰을 통해서 이 아이를 만나 볼 필요가 있다. 부정적 관점을 발견하고 현실적인 관점으로 바꾸면 그만큼 열등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용기도 필요하다.  219

무조건적 수용(unconditional acceptance)의 경험이 필요하다. 이것은 말 그대로 '조건 없이,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주는 경험'이다.  220
한 인간으로서 자기 가치를 인정받는 경험을 하면 유년기에 잘못 형성된 자기 인식이 변한다. 이런 경험은 치유적 경험이다.  222
낮은 자존감이 대물림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자신감이 없는 부모는 자녀를 자신감 없는 아이로 기른다.  225

미국의 정신분석가 하인즈 코허트는 '건강한 자기애(healthy narcissism)'가 정신 건강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했다.
건강한 자기애는 남의 인격도 존중하는 자기애이다. '내 인생이 소중하듯이 당신의 인생도 소중한 인생입니다.'
코허트 박사는 갓난아이 때 건강한 자기애가 생긴다고 했다.  228

엄마는 아이의 거울이다.  229
높은 자존감을 갖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태도가 아주 중요하다.  231

자존감이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자기에 대한 신뢰에서 온다.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극복해 본 경험에서 온다.  235
위험을 극복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가 없다.
위험과 문제에 직면하고 괴로워하면서 아이는 성장한다. 
코허트 박사 같은 정신분석가들은 "좋은 부모를 만난 아이들은 자존감이 높다."고 말한다.  237

우리가 우리 자신을 자랑스럽게 느낄 때가 있다. 그 자랑스러운 감정을 자세히 보면 '아버지(혹은 어머니)가 나를 인정해 주실 거야.' ,'칭찬해 주실거야.' 하는 기대가 들어 있다.
내 배우자가 좋은 부모를 만나지 못했거나 좋은 선생님을 만나지 못해 낮은 자존감으로 고통 받고 있다면 내가 그의 지지자가 되어 주자.  238
용서..
작은 사람은 강하고 큰 상대방을 용서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용서하려고 마음먹는 순간 비굴한 마음, 패배감이 먼저 들기 때문이다. 용서하려면 스스로 당당해져야 한다.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용서해야 하는데 자존감이 낮으면 용서하기가 어렵다.  241
열등감, 그 책임은 궁극적으로 자신에게 있다.  244

인간의 정신 기능에는 자기 위로 기능(self soothing capacity)이 있다. 정신분석가 코허트 박사는 이 기능이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했다.  247
위로 기능이 강한 사람들은 인생의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절망하지 않는다. 우울한 감정도 비교적 빨리 회복된다. 잠시 슬픔에 빠지지만 오뚝이 처럼 금방 일어나는 사람들은 자기 위로 기능이 강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어려울 때마다 부모의 따뜻한 위로를 충분히 받은 사람들이다. 강한 자기 위로 기능을 가진 사람은 남도 잘 위로한다. 
문제는 자기 비난(self criticism)기능이다. 우울증의 원인이 자기 비난이다.  250
자기 위로 기능을 활용하자.
'괜찮아. 잘 될 거야. 이보다 더 어려울 때도 넌 잘해 왔잖아. 걱정 마. 잘 될 거야.'
마음의 힘은 이런 위로를 통해서 공급된다. 이 힘으로 우리는 인생의 어려움을 관통할 수 있다.  자존감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 줄 수 있다.  253

"공사 중,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공사 책임자 백."  255
인간은 누구나 '공사 중'이다.
우리가 하던 일은 미완성인 채로 남겨질 것이지만 그것이 인생이다. 그때까지 우리는 매일매일 일상을 살 뿐이다.  256
완벽주의의 허상에서 벗어나지 않고는 자존감을 유지할 수 없다.  258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우리(나)는 최선을 다해 살아왔어.'
이렇게 자신에게 말해 줘야 한다.  260

제임스라는 심리학자는 자존감의 공식을, 자존감 = 성공(success) / 욕심(need)
즉 분모인 욕심을 줄이거나 분자인 성공을 증가시키면 자존감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261-262

'스타처럼 예쁠 필요는 없어. 그래도 나는 나야. 내게는 내가 실현해야 할 내 가치가 따로 있어.'  263
'나도 할 수 있었구나. 그런데 왜 못한다고만 생각했지?'  264

위니코트 박사는 영국의 정신분석가다. 그는 '가짜 자기(false self)' 와 '진짜 자기(trus self)'라는 학설을 발표했다.
'가짜 자기'는 자기가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자기이다. 아이가 만들어 낸 자기이다. '진짜 자기'로서는 부모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부모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 만들어 낸 자기이다.'  268

에필로그
어느 날부터 우리는 남과 나를 비교하고 조건을 가지고 자신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공부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 얼굴이 예쁜 아이와 미운 아이, 부잣집 아이와 가난한 집 아이. 그러면서 자존감은 점점 무너지고 우리는 작아지고 말았다. 그러나 무너진 자존감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 각자는 조건에 관계없이 한 인간으로서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278
열등감에 쪼들리며 우울하게 살 것인가, 아니면 자존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 것인가?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자기의 몫이다. 오늘 조용한 시간에 자신에게 이렇게 사과해 보자.
'그동안 내가 너를 너무 구박했지? 미안해.'  279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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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은 과한 유교적 관념으로 인해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다 못해 자신의 감정을 의식하지 못하게 된 것 같다.
정신분석은 과학적 토대의 분석인 서양의 철학에서 시작된다.
분명 위는 정신분석, 자기분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렇지만 우리의 도덕관념의 장점으로 인해 많은 시간이 흐르지 않아도 스스로의 분석이 가능할 것이며, 그에 더 해 유교적인 인내와 절제 부드러움등은 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30년만의 휴식>에 이어 좀더 세밀하게 우리의 환경에서 더 부족한 친밀함에 대한 내용을 통해 우리가 자라온 환경을 통해 좀더 주위 사람들과 친밀해 지기 위해서 필요한것들과 친밀함을 막고 있는 요소들, 그리고 친밀과는 관련없는데 우리는 친밀하게 느끼는 것을 통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돌아보게 한다.

어쩌면 지금도 우리는 착각을 통해 친밀함을 느끼고 있는지 모른다. 왜곡된 친밀함은 결국은 문제를 안고 있을 수 있다.
그것을 구분하고 진정 자신을 돌아보아 균형을 바로 잡아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또한 그렇게 할때 진정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더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친근한 사람이 되어 마음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인간의 마음은 마음의 이야기를 통해서만 이해될 수 있다.
나는 40대 초반에 영국 런던에서 정신분석을 받았다.  16
정통 정신분석을 제대로 받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50대 중반에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다시 분석을 시작했고 350여 시간의 정통정신 분석을 받았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모든 갈등을 초연하게 극복할 수 있게 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지금 나는 순간순간 내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스스로 분석하여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그래서 쓸데없는 감정의 낭비가 적어였다.  17

정신분석은 보통 초기, 중기, 종결기로 나뉜다. 
초기 단계에서는 분석가와 피분석자의 면담을 통해 분석이 적당한지 아닌지 판단하게 되고 적당하다고 판단이 되면 합의하에 분석계약을 맺게 된다. 그리고 카우치에 누워 떠오르거나 생각나는 것을 얘기하는 자유연상기법을 분석이 시작된다. 초기 과정에서는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드러내야 하는 것에 대한 피분석자의 저항이 심하다. 그래서 분석을 그만둘 수 있는 온갖 이유를 찾는데, 때로는 증세가 호전돼 다 나았다고 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27
악수는 하지 않는다. 신체접촉은 분석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분석을 받고 싶은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말씀해 주실까요?"
"자신에 대해서 말씀해 주실까요?"
"혹시 어떤 어려움이 있으신가요?"
라고 말문을 연다.
힘든 침묵이 흐를 때는 "말씀하기가 쉽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라고 도와주기도 한다.  31
분석가의 역할은 이해하는 것이지 판단하거나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분석가의 자리는 항상 피분석자와 너무 가깝지도 않고 너무 멀지도 않은 중간지점(analytic neutrality)에 있다.  35
프로이트 박사는 "분석가는 치료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늘 저항을 만난다"고 말했다. 자기 마음을 남 앞에서 말하기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38
정신분석을 받기에 적당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우선 자기 마음을 잘 읽고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정신분석에서는 '마은 중심적인(psychological mindedness) 사람'이라 한다.
"그때 나는 이런 감정을 느꼈어요. 그리고 이러이러한 생각이 떠올랐어요."라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다. 어떤 사건 속에서 느낀 자기 감정과 마음을 이야기할 줄 아는 사람이다.  41
분석은 최소한 2년 이상 걸리는 긴 항해이다.
분석은 보통 한 번에 45분간, 일 주일에 4일을 만난다.  42
정신분석에 적당한 사람들은 분석에 대한 동기가 강해야 한다.  43
분석계약(analytic contract)은 일주일에 4회 하는것, 1회에 45분하고 '늦게 도착하더라도 마치는 시간은 일정하다'는 것 등이다. 
몰인정해 보이지만 이 계약을 준수하는 것이 분석에느 아주 중요하다.  45
카우치를 사용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퇴생을 조장하기 위해서이다. 카우치에 눕게 되면 퇴행이 일어난다. '퇴행(regression)'이란 현재 나이에서 후퇴해서 더 어려지는 것을 말한다. 어른든은 자기를 꾸미고 합리화하는 자기 위장을 잘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위장이 별로 없다.  58

그녀는 아무래도 너무 힘들어서 분석을 중단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나는 당신을 한심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말한다면 그건 분석이 아니다. 그렇게 하면 교육이 되어 버린다.  71
자신의 비의식(무의식) 탐구를멈추고나의 가르침을 수동적으로 따르려고 할 것이다. 비의식 탐구가 두려울 때 흔히 도피하는 방법이 이것이다. 정신분석에서는 이를 '지식화(intellectualization)' 라고 한다.
지식의 습득만으로는 정신적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 
"당신의 문제는 이것입니다"라고 정의해 주면 끝나게 된다.  72
"선생님 말씀이 옳아요. 그게 내 문제였어요. 선생님은 역시 대가이십니다."
그러나 문제를 아는 것과 마음이 변하고 행동이 변하는 것은 다르다. 변화를 위해서는 당시 감정의 경험과 비의식의 생생한 체험이 필요하다. 
"그때 어떤 기분이셨습니까?"  73
'어떤 감정, 어떤 충동이나 혹은 판타지가 떠올랐느냐'가 나의 관심이었다. 이것이 분석의 핵심이다.
반복해서 "그런 감정을 느끼신 이유가 있을 텐데요."라고 말했다.  74
의도적이고 의식적인 조종행동. 의도된 조작행위는 비의식 탐구를 혼란에 빠트린다.
분석에서 내가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은 자연스러움(autonomy)과 일관성(consistency)이다. 
상황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지 않는다.  77
분석가의 '중립성(neutrality)' 
분석가도 인간이기 때문에 판단하고 싶고 적극적으로 개입도 하고 싶어질 때가 많다. 그러나 중립성이 파괴되면 (violation of neutrality) 분석은 끝장난다.  79
변화
이상화 전이 - 동일시(identification), 비의식은 일부만 같아도 전체가 동일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이(transference), 분석가를 자기 마음속의 인물로 착각하는 현상.
조셉 산들러 교수는 전이를 '특별한 착각(speccific illusion)' 이라고 했다. 전이가 일어나야 분석에 성공할 수 있다. 단적으로 말해서 전이가 일어나지 않는 사람은 분석이 안 된다.  81-86
프로이트 박사는 "모든 노이로제의 핵심에 에디푸스 콜플렉스가 있다."고 했다. 물론 인간이 유한해서 완벽한 부모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에디푸스 콜플렉스가 완벽하게 해결된 사람은 거의 없다.  115
어떤 이유로든 에디푸스 콤플렉스가 적절히 해결되지 못하면 성장 후에 성 정체성 발달이 안 되어 이성관계가 어려워진다.  116
'분명히 원인이 있다. 원인을 찾아보자.' ...자기분석  117
프로이트 박사에 의하면, 여자 아이들의 에디푸스 콤플렉스는 세 가지 방향으로 나간다. 
첫째는 성(sexuality) 자체를 포기하고 무성(無性)의 인생을 산다.
둘째는 남성성(masculinity)에 매달려 남성다워지려고 한다.
셋째는 가장 건강한 해결책인데, 자가의 여성 성기를 인정하고 어머니의 여성성을 받아들여서 정상적인 여성이 되는 것이다.  121
"그런 기분을 언젠가 다른 곳에서 느껴 본 일은 없을까요?"  125 
에디푸스 콤플렉스는 특별한 사람들의 것이 아니다. 우리 일상에 스며들어 있어서 주의를 기울이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갈등이다. 원초경은 자녀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준다. 자식을 가진 부모가 조심해 줘야 할 부분이다.  129

분석시간에 분석가는 굉장한 증오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뜨거운 애정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감정은 마치 배에 불어닥치는 태풍처럼 덮쳐 왔다가 물러간다. 이때 분석가는 무게 중심을 잡고 배가 감정의 파도에 침몰하는 것을 막아 준다. 태풍을 통과하면서 피분석자는 자신의 비의식(무의식)을 이해한다(self awareness). 비의식의 현실이 맑은 날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처럼 선명하게 이해되면서 피분석자는 비의식의 속박으로 부터 해방된다. 심리적 감옥에서 풀려나는 것이다. 자유롭고 편해진다. 자신만 편해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도 편해진다.  154


친밀함을 가로막는 마음의 장애물
친밀함은 3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다.
첫째 서로 통하는 느낌(connect)이 있어야 한다. 
둘째 서로 살피고 도와주어야(care) 한다. 호감이 있어야 그렇게 할 수 있다.
셋째 나눔(share)이다.  160
성격차이가 부부 문제의 가장 많은 원인이라고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친밀함의 문제이다.  161
성적 친밀함(sexual intimacy)도 심리적으로 친밀한 사이에서 가능하다. 이것이 동물의 성과 인간의 성이 다른 점이다.  162
누구나 친밀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누구나 친밀함에 대해서 배울 필요가 있다.  163
친밀함이란 서로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주고받을 때 일어난다. 친밀함이란 남을 아는 것이고 나를 남에게 알려 주는 것이다. 서로 인정해 주는 관계이다. 

1. 불완전한 주체성
미국의 정신분석가 에릭 에릭슨(Erick Erickson)은 주체성이 확립되지 못한 사람은 친밀한 인간관꼐를 맺을 수 없다고 했다.
'나'가 확실해야 '너'가 확실해지고 '나와 너'가 확실해야 두 사람 사이에 인간관계가 이루어지고 친밀한 관계도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165
주체성이 확립된 사람은 굳이 자기 확인이 필요 없다. 혼자 있어도 스스로 자기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주체성이란 무엇인가? 시간이 흐르고 환경이 변해도 자신은 변하지 않는 동일한 존재라는 자기 인식이다.  167
청소년기에 잘 걸리는 정신 장애가 주체성 장애이다.  169
소위 '범생이' 들과는 친해질 수가 없었다. 점수 기계들, 위선자들 같았다. 음지에 사는 그들은 진실했다. 말투는 무식하고 거칠었지만 인정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그들과는 경쟁할 필요가 없었다.... 습기 차고 냄새나는 지하실 골방에 살면서도 친밀함의 맛은 정말 좋았다.  171
그러나 장래를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건 아닌데...'하는 회의가 자꾸 일어났다.... 
이것은 일시적인 친밀함이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확실한 답을 얻었을 때 인간은 어른이 된다. 그리고 다른 어른과 성숙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된다.  172
내가 나 자신의 주인으로 사는 것이다. 자기 정체성으로 사는 것이다. 남의 입맛에 자기를 맞추려 하지 말고 자기 입맛으로 사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의 정체성이 확실한 사람들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안다.  177

2. 죽도록 힘든 열등감
사람이 한 번 열등감에 빠지면, 그 부분에서는 이성적으로 생각하기가 힘들어진다. 열등감은 비교에서 나온다.  178
예뻐지기 위해서 기계적으로 얼굴만 고치면 인생도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성형수술을 받는다. 열등감도 극복될 것이라고 믿는다.
열등감은 그 뿌리가 훨씬 깊다.
눈에 대한 열등감이 있다면 '언제부터 눈에 대한 열등감을 느꼈는가?' '그 눈은 누구 눈을 닮았는가? 그 눈에 대한 나의 감정은 어떤 것인가?' '수술 후 나의 모습은 어떤 것이 될까?'라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184
외모만 아름다운 것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배어나는 모습이 더 아름다운것...  186
열등감은 자신을 어린애처럼 왜곡된 시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생긴다.  189
스스로 떳떳한 사람은 남이 무시하는 태도로 나와도 그 앞에서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다. 우리는 사물에 대해서 생각하는 대로 느낀다. 자신에 대해서도 그렇다. 자신을 못난이로 생각하면 열등감을 느끼게 되어 있다.    190
완벽주의는 열등감의 또 다른 모습이다.  190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사는 것이 좋다. 세상에는 '숨는 사람'과 '찾아 나서는 사람'이 있다. 열등감이 심한 사람들은 자꾸 숨는다.  193
19세기의 심리학자인 제임스 박사의 '자아 존중감 공식'은 흥미롭다.
자아 존중감 = 성공(success) / 욕심(need)
자아 존중감은 욕심을 줄여야 높아진다는 공식이다.  194
슈나이더의 인상적인 시 
....
그대는 
그대만이 이룩할 수 있는 
독특한 인간이 되기 위하여
태어났습니다.
....  195

3. 본인까지 망가뜨리는 시기심
시기심은 다른 사람의 성공이나, 미모, 뛰어난 능력을 볼 때 억울하고 화가 나는 심리를 말한다.  196
"시기심은 독사와 같다"라는 말도 있다.  197
시기심은 인격이 미숙하고 나이가 아주 어릴 때 나타나는 감정이다. 인격이 성숙해지면서 감사할 줄 알게 된다.
친구의 슬픔뿐만 아니라 친구의 기쁨도 함께 나눌 수 있게 되었다면 성숙한 사람이다.  200
시험 보는 날 "나는 공부 하나도 안 했어. 큰일 났어."라고 호들갑을 떠는 친구들이 있다면, 시기심을 피하기 위해서 자신을 낮추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노래방에서 "나는 노래 못해요." 라고 빼는 사람도 있다. 예쁜 명품 옷을 입고 나타났을 때 주변에서 "와, 예쁘다. 그거 명품이지요?"  라고 칭찬하면 "아녜요. 이거 세일할 때 아주 싼 값에 산 거예요."라고 옷의 가치를 부정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행동은 자존감이 낮을 때도 나타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다른 사람의 시기심을 유발하지 않으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시기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알기 때문인 것이다.  203
시기심의 치료제는 감사(gratitude)하는 마음이다. 정신분석가 멜라니 클라인은 시기심을 타고난 본능이라고 했다.
시기심의 뒤에는 열등감이 숨어 있다.  208

4. 벌을 받아야 편안해지는 죄책감
지나친 죄책감 - '처벌적 초자아(punitive superego)'  214
프로이트 박사는 인간의 성격이라는 건물을 유지하는 세 개의 기둥에 대해서 말했다. 이드(id)와 자아(ego)와 초자아(superego)가 바로 그것이다.
이 중에서 죄책감을 일으키는 부분은 초자아이다.
초자아는 4, 5세 경부터 발달하기 시작한다.  215
우리가 양심적으로 사는 것은 초자아 덕분이다. 우리가 착한 일을 했을 때 마음에서 "잘했어!"라고 뿌듯한 보람을 느끼는 것은 초자아의 칭찬이다. 사회생활을 원만하게 하기 위해서 초자아는 꼭 필요하다. 
초자아가 미약한 사람은 수치심도 못 느끼고 양심의 가책도 없다.
반면에 너무 가혹하거나 처벌적인 초자아를 가진 사람은 죄의식과 수치심, 열등감에 사로잡혀 산다.
가혹한 초자아는 강박증도 일으킨다.  216
가혹한 초자아를 가진 사람은 '도덕적 자학자(moral masochist)'가 된다.  218
자학자는 불행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불행해야 죄에 대한 처벌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사람은 상대에게 과도한 증오심을 느끼면 일단 죄책감을 느끼고, 다음에는 이 죄책감 때문에 마음에서 증오심을 제거할 수 있다.  219
자학적 성격의 사람들은 그 감정의 흐름이 아주 모순적이다. 자기를 멸시하게 만들어 놓고 막상 상대방이 자기를 멸시하면 화를 내고 괴로워한다. "나는 매력 없는 사람이에요. 키도 작고 뚱뚱하고 눈도 작아서 흉해요." 그래 놓고는 막상 상대가 그것을 인정하는 눈치면 화가 나고 비참한 기분에 빠진다. '이렇게 무시당하고 사는 내가 정말 싫다.' 뿐만 아니라 자기를 무시하는 상대가 밉다. '자기는 얼마나 잘났기에 나를 무시하는 거야.' 그리고 이런 경험을 하고 나면 사람 만나기가 두렵다. 화나고 비참한 기분을 다시 느끼게 될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을 반복한 자학자는 사람을 만나면 자기도 모르게 '이 사람도 나를 무시할 거야'라는 예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상대방과 안전거리를 둔다. 가까워지면 아픈 경험을 한다고 예상하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접근해 오거나 친해지면 불안해진다. 사무적인 거리나 멀리 떨어져서 인사나 하는 정도의 거리가 안전거리이다.  220-221
자학적 성격을 가진 남성들에게는 발기부전이 많다. 그의 가혹한 초자아가 쾌락을 허용하기 않기 때문이다. 
이해하기 어렵지만 자학적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비난과 멸시의 고통을 즐긴다는 것이다.  223


가짜 친밀함의 유혹
술마시는 사람들
뇌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구피질(archipallium)과 신피질(neopallium)이다. 구피질은 동물적 기능을 담당하는 곳이다. 호흡, 혈압, 식욕 중추가 여기에 있다. 특히 감정의 중추가 여기에 있다. 분노, 쾌감의 중추가 여기에 있다. 
신피질은 생각과 판단을 주관하는 곳이다. 도덕적 판단이나 자기조절이 신피질의 기능이다. 
인간의 신피질은 원숭이나 다른 동물에 비해서 월등히 두껍다. 인간은 평소에 욕구나 감정을 억제하며 산다. 수줍고 조용한 사람들은 신피질의 억제 기능이 강한 사람이라 하겠다. 술은 신피질의 억제작용을 방해해 버린다.  230
술마시는 사람들 중에는 친밀함에 목마른 이들이 많다. 이러다가 알코올 중독에 빠진다. 밤마다 술 마시고 늦게 귀가하는 남편들 중에는 친밀함에 갈증난 사람들이 많다. 술자리의 친밀함은 그들에게 접근하기 쉬운 떨쳐 버리기 힘든 유혹이다. 맑은 정신으로 친밀함을 나누며 살 수 있는 사람이 건강하다.  233

일에 빠지는 사람들(workaholism)
술이 없으면 안절부절 못하는 알코올 중독처럼 일이 없으면 안절부절못한다.  235
일 중독자들은 친밀한 관계를 가질 수 없다. 일에 쫓겨서 친밀감을 나눌 시간을 갖지 못한다. 
사실 사람들은 일 없이 만나야 친밀함이 느껴진다.  236
의지가 있으면 고쳐진다. 취미를 가지거나 충분히 게을러 보는 것이다.  241

성에 탐닉하는 사람들
미국의 심리학자 칸스 박사에 의하면 성 중독증 환자들은 사랑받지 못하고 외롭게 자란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드르이 비의식은 보살펴줌(nurturing)과 섹스를 혼동하고 있다. 
모성적인 보살핌에 굶주려서 모험을 계속할 뿐이다.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247
성 중독자는 여성의 육체를 어머니의 살결로 착각한다. 여성의 품에서 어머니를 느낀다.  252
아주 어린 아이들은 달콤한 초콜릿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 만나면 주저하지 않고 초콜릿을 낚아챈다. 초콜릿만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좀 더 큰 아이는 초콜릿을 가진 아이가 보인다. 그래서 행동을 자제한다. 성 중독자는 초콜릿만 보는 어린 아이와 같다. 그래서 육체 뒤에 서 잇는 인간으로서의 여성을 볼 수 없다. 여성을 성 욕구의 대상으로 보는 대신에 한 인간으로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253

인터넷 로맨스
친근함에 목마른 사람들은 인터넷 로맨스에 빠질 위험이 높다.  264

외톨이, 자기 성 속의 왕자
학생들 중 약 4%가 외톨이라고 한다. 외톨이들은 고독하다. 외톨이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열등감이 심해서이다.
또 다른 이유는 우월감이다. 일종의 공주병이다.
외톨이 중에는 이미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도 있다.  272
핵가족은 아이가 하나나 둘이다. 어울려 살면서 양보하고 나누는 연습이 안 된 아이들이다.  273
도시화되고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골목친구, 동네친구가 사라졌다. 왕따를 당하고 폭행을 당해도 같이 싸워 줄 단짝이 없다.
인터넷은 고립된 생활을 조장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외톨이를 만드는 환경이다.  274
우선 적극적으로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  
친구를 가지면 삶의 질이 높아진다. 정신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275


친밀한 관계의 시작, 엄마
인간은 최초의 친밀함을 엄마에게서 느낀다. 이 친밀함은 인격 성장의 토양이고 영양분이다.  278
아이들은 생후 7, 8개월이 되면 낯을 가린다. 엄마를 알아본다.
아이들은 엄마의 젖 냄새나 음성, 손길이나 젖의 촉감을 통해서 엄마를 알아본다. 아이는 엄마가 곁에 있으면 안심한다. 
아이는 엄마 때문에 행복하다.  280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의 저자 노경선 박사는 "원만한 대인관계를 가지려면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재미있고 좋았던 기억이 있어야 한다. 즉 최초의 다른 사람인 엄마가 반갑고 좋았던 기억이 있어야 한다. 엄마가 내 고통을 해결해 주었던 기억, 엄마에게 위로받고 행복했던 기억이 비의식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과 만날 때도 재미있고 좋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다. 남에게 편한 마음을 갖고 의지할 수도 있고 남의 부탁을 들어줄 수도 있다."고 했다.  282
너무 깔끔한 엄마는 아이의 탐구욕구와 자주 충돌을 일으킨다.
적어도 아아기 자기 방 하나쯤은 마음대로 어질러 놓을 수 있어야 한다. 엄마가 통제하면 아이의 탐구행위는 점차로 위축되고 만다. 아이는 조용하고 말 잘 듣는 아이로 변한다. 엄마가 자기의 탐구행위를 싫어한다는 것을 배우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엄마의 사랑을 잃지 않을 수 있는지 아이는 배운다.  285
"엄마, 이건 뭐야?"
세상을 알아가는 즐거움이다. 공부란 호기심의 충족이다.  286
놀이는 탐구행위이다. 애들은 놀면서 성장한다. 놀이터는 인간관계의 훈련소이다. 사회성을 기르는 장소이다.  287
친밀함을 누리고 사는 사람들은 유년기에 어머니의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자란 사람들이다. 특히 세 살 이전이 중요하다. 이 시절에 부모와 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었더 ㄴ아이들은 성장 후에 사람을 좋아하고 이웃들과 친근한 대인관계를 잘 맺는다. 친밀함의 뒤에는 어머니의 숨결이 숨어 있다.  288

친밀한 관계를 맺는 좋은 방법
엄마가 가장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당신이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을 도와줄  수 있다.(치료자가 될 수 있는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  300
친밀함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내가 편해져야 남도 편하다. 나를 고치는 것이 남을 고치는 것보다 더 쉽다.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나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내 문제가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302
강하고 못진 부분만을 보여 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대인관계의 곤란을 시작시킨다. 가면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우아한 가면 뒤에 초조한 자신이 있다. 사람과 친밀해 지려면 자신에게 정직할 필요가 있다.  304
"내가 본래 좀 이래요." 이럴 때 비로소 긴장 없는 친근한 관계가 시작된다.  305
인간적인 약점을 감안하더라도 당신은 적어도 한 인간으로서 지구상에 유일무이한 존재가 아닌가.
불완전한 상태를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307
자기 긍정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308

친밀함은 시간을 함께 보낼 때 형성된다. "사랑은 시간을 내주는 것이다."라는 말도 있다.  308
사람들은 자기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 친밀함을 느낀다.  
의사소통론에서 나오느 이야기인데 인간은 대화를 나눌 때 3가지 불안을 느낀다고 한다.
첫째는 비난에 대한 불안이다. '이 사람이 내 말솜씨가 형편없다고 비난하지나 않을까?'
둘째는 이해에 대한 불안이다. '내 말은 이해하고 있나?'
셋째는 지루함에 대한 불안이다. '내 말이 이 사람을 지루하게 만들고 있는것은 아닌가?'  309-310
경청하는 태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개 끄덕이기(headnodding)'이다.  310
대화의 기법 중에 '소리내기(vocalization)'가 있다. "음, 음 흐음.." "아, 아하" 소리로 반응하는 것이다.  311
상대가 충분히 말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소리를 내며 경청하도록 노력하자. 친밀한 관계가 형성된다.  311
대인관계의 아픔을 피하지 말자.
사랑의 아픔을 견디는 사람만이 사랑할 수 있다. 아프지 않고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것이 인간관계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만날 때는 좀 아플 각오를 하자.  312


에필로그 - 친밀함의 세계로 가는 문
내면세계의 아픔을 가지고 내게 오는 사람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모두 외롭고 춥다는 것이었다.
친밀함의 장애 대부분은 윤년기에서 유래한 것이었다.  314
친밀한 관계를 누리며 살기 위해서는 누구든 치료자를 만나야 된다. 친구도 좋고 배우자도 좋고 정신과 의사도 좋다. 동성이든 이성이든 '내 가치를 인정해주는 자기 대상'을 만나서 친밀함을 나누는 경험을 해야 한다. 한 번만 제대로 이 경험을 하고 나면 친밀함의 세계로 가는 문이 열린다.  316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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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 '배움'이란 단어가 인상적이었다. 
책의 날개를 펼쳐 보면서 유명한 회사인 대교를 키워낸 회장의 일생을 담고 있는 내용을 통해 자신이 경영에서 배워나간 것들을 어떻게 풀어낼까 생각을 해 보았다.
배움과 경영은 매우 밀접한 단어이긴 하지만, 어찌보면 매우 부적절한 결합으로도 보인다.
경영에서 배움을 가진다는 것은 가능하며 당연하기도 하다.
사람은 불완전하기에 언제든 배워나가면서 성장하고 진보하게 되는데, 오늘날의 경영에서 배움을 결합한다는것은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될 수도 있는것이 문제가 아닐까 한다.
다윗과 골리앗이 지금의 현실에서 일어나기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개인이 기업을 이길 수 있는가? 
거의 불가능한 일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알고도 기업들에 속아야 하는게 현실이 되었다.
기업이 배우는 건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이윤을 얻을 것인가를 배우고 있다.
그런면에서 과연 기업이 소비자를 얼마나 배려할 수 있겠는가?
특히 한국 기업의 인식은 모르면 넘어가고 알아도 버틸만큼 버틴후에 어쩔 수 없으면 그때에서야 입막음하려 한다. 
과연 이런 기업들에서 배움이란 단어가 좋게 인식될 수 있는것인가?
그들이 배우는 배움이 올바른 배움이라 할 수 있는가?
그들이 말하는 서비스가 진정한 서비스 인가? 그들이 말하는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다는게 정말 최선일까? 생각해보면 답답한 현실임에 틀림없다.
물론 좋은 일을 많이 하려는 기업들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그런것과는 별개의 기업들이 대다수라는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올바른 배움이 경영에 어떻게 녹아들어 있을까?
이 책은 그런 생각만 들게 하였다. 그리고 책을 찾게 되지는 않았는데, 우연한 기회에 책을 읽게 되었다.
강영중 회장 자신의 이야기다. 그의 인생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그가 어떠한 철학을 가지게 되고 일을 진행하였는지에 대해 기록되어 있었다.
그의 개인일이고 개인적인 생각들이기에 당연히 좋은 이야기들이다. 
허나 내용중에는 분명히 이미지를 형성하기위해 들어간듯한 내용들도 있었다.
그러한 내용들을 제외하고 읽으면 그의 인생을 통해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점들은 분명히 들어 있었다.
쉽게 쉽게 읽히면서도 한 사람의 인생에서 그의 경험담을 들으며 생각해 볼 점들을 찾아보는 책이었다.

추천사에서 김홍신교수는 '배움이란 비상구의 계단과 같다'고 주장하는 강영중 회장이 스스로 말하는 성공 비결은 딱 두 가지다. 첫째, 자신이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알고 있어야 하고 둘째, 배우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를 인정하고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7)
엄기영 전 MBC사장의 추천사에는 '교육은 올바른 가치를 심어주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주는 역할을 담당한다.'(9)는 표현을 볼 수 있다. 
오너의 교육에 대한 철학적인 내용은 있을 수 있고 그것을 어느정도는 사원들과 공유할 수 있을 수 있으나, 온전히 녹아나는 회사가 될 수 있을까? 진정 그렇다면 그 조직은 정말 이상적인 조직이 될 것이며, 그 힘은 상상을 초월할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이상적이기만 할 뿐인 이유는 기업간의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위해서는 당장의 일에 정신이 없기 때문일것이다.
그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또 다른 변명만 늘어 놓을 뿐이라 생각이 드는건 개인적인 우려때문일까?.......??


나는 말단 직우너이나 그 기업을 경영하는 회장이나 모두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12
당신이 어떤 삶을 살고 있든 당신의 능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그리고 그 기회는 바로 배움에서 온다.  15

배움은 철저하게 후불제다.  24
지금 당장 재미있는 것만 쫓아다니는 사람의 인생은 조만간 재미없어질 것.  25
'내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다 내 책임이 아닌가!'  27
배움은 선택이다.  40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니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선택한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 변명을 선택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배움은... 특권이 아니라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선택이다.  41
성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는 작동하지 않는다. 하지만 저쪽에 비상구는 언제나 열려 있다. 배움이란 비상구의 계단과도 같은 것이다. 누군가의 힘으로 이동하며 스쳐지나 보내는 게 아니라 자신의 발자국을 하나하나 남기며 밟고 올라가는 것이다.
당장의 이득보다 멀리 함께할 수 있는 배움을 꿈꿔라.  43
우리는 곧잘 지난날은 모두 잊고 다시 시작하자고 말하낟.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내일을 준비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과거를 모두 잊는 것은 옳지 않다. 잘했든 못했든 과거의 자기 행동을 통해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지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46

'붉은 여왕의 법칙' - 앨리스와 붉은 여오앙이 숨을 헐떡이며 달리고 있다. 한참을 달린 앨리스가 더 이상 달리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붉은 여왕을 보며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열심히 달리면 어딘가에 도착하게 되요."
그러자 붉은 여왕이 호통을 치며 말했다. "이런 느림보 같으니! 여기서는 이렇게 달려야 겨우 제자리야. 어딘가에 닿으려면 두 배는 더 열심히 달려야 해."  56
남들처럼 하면 남들 이상이 될 수 없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당신이 앞서 나가지 못하는 것은 다른 사람도 그 정도는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57
더 벌고 싶거나 명성을 얻고 싶다면 두려움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지금 당장 당신을 지켜주는 안전지대를 떠나라. 당신을 두렵게 만드는 그 일에 당신의 삶을 투자하라.  59
1980년 7월 30일 조간신문 1면 머릿기사 '내일부터 과외 전면 금지 - 학교수업 말고는 못해'
교육위원회와 각급 학교에서는 '공문수학(당시 대교의 개명전 이름)은 과외에 해당되므로 공문수학을 하지 말라'는 가정통신문을 보내기 시작했다.
'군중론(群衆論)' - 일반적으로 군중은 단순하고 과장적이며 동조 심리가 강하다. 편협하고 보수적이며 독재적인 속성도 있다. 이런 군중에 속해 있으면 자신의 존재 가치나 개성, 특성을 잃어버리기 쉽다.
경영자라면 군중과 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낟. 미래를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학부모들에게 교재를 가지러 오라고 할 게 아니라 우리가 직접 가져댜 주면 되는 것을!  59-64
그 당시에는 무척 힘들었지만, 과외금지 조치는 오늘날의 대교를 탄생케 한 일등공신인 셈이다.  66
루소는 <에밀>에서 '교욱은 어린이 스스로 학습에 참여하게 하여 스스로 진리를 발견하도록 해야 한다. 어린이에게서 어른을 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75
어려움 앞에서 나약해지지 않고 적극적으로 극복하고 나면, 그 어려움은 오히려 도약의 디딤판이 된다.  78
세상의 교육은 대부분 어떤 틀에 맞춰 비슷한 아이들로 키우고 있다. 때문에 예전보다 아이들이 빠르게 어른 흉내를 내지만, 말 그대로 흉내에 머물 뿐이다. 두뇌는 전혀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83
배움을 위해서는 나를 이길 수 있는 강인함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스스로 강인함을 가지려면 그만큼 고통을 견뎌낸 경험이 필요하다.
우리는 경험에서 넘어지지 않는 법을 배우고, 걷는 법을 배운다 그렇게 배움은 스스로 얻는 것이다.  87
경험을 통해 나는 '인생의 진정한 힘은 속도가 아니라 어디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집중하느냐에서 나온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90

교육자야말로 끊임없이 자기계발이 필요하고 자기를 낮춤으로써 굽어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잘 가르칠 수 있다.  106

잘 뛰려면 잘 걷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129
모든 배움 이전에 먼저 기본을 닦아야 한다. 
다산 정약용은 "기둥을 세우기 전에 먼저 터를 굳게 다져라. 주추를 놓기 전에 터를 굳게 다져라. 진도를 빨리 나가려 서둘지 말고 먼저 터를 굳게 다져라. 단청이 마르기도 전에 기울고 벽이 갈라지는 집은 아예 짓지도 마라. 시간이 좀더 걸리더라도 터를 굳건하게 하는 데 시간을 더 들여라. 그 굳건한 토대 위에 주추를 놓고 기둥을 세워 들보를 얹어라. 그리하여 천년의 세월을 같은 자세로 견딜 수 있는 집을 지어라."
어제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이 오늘 배움의 자세를 갖춘다고 갑자기 큰 성과를 거둘 수는 없다. 그들에게는 배움의 기본 자세가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기본을 굳게 다지고 세상을 사는 이들과, 한순간의 가벼운 재주만 가지고 세상을 사는 이들의 인생은 확연하게 달라진다. 또한 기본을 굳게 다진 사람만이 지름글을 알게 된다.  130
진정한 지름길을 아는 사람은 기본이 갖춰져 있다.  131
당신의 능력을 믿어라. 그러면 실패하더라도 쓰러져 절망하지 않고, 더 큰 배움을 안고 다시 힘차게 뛰어갈 수 있다.  134
누구나 실수할 수는 있다. 처음부터 알고 태어나지 않으므로 배워야 하는 단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잘 배우고, 배우지 못한 것데 대해서는 잘 혼나는 법을 알아야 한다. 물론 하나를 혼내면 두을 깨우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가장 좋지 못한 것은 혼나고도 왜 혼이 났는지, 뭘 반성해야 하는지를 아예 모르는 경우다. 그러면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아 혼나는 시간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져 버린다.  138
혼나면서 배우는 것을 즐겨라.  139
배움을 얻으려면 그 본질을 연구한 다음 올바른 길을 찾아내야 한다.  143
모든 것은 과거의 기초위에서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 좋은 모범을 찾기 위한 배움에 몰두해야 한다. 그대로 사용해서는 통하지 않는다.  147
배움을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바로 호기심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 늘 자신의 호기심을 자극했는데, 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면 빠뜨리지 않고 적어놓았다. 그가 쓴 글을 보면 그가 얼마나 호기심이 많았는지 알 수 있다.  148
'나는 의문의 답을 찾으며 시골길을 걸었다. 조개껍데기가 왜 산꼭대기에 있는 걸까? 산호나 해초의 흔적이 왜 남아 잇는 걸가? 모두 다 바다에 사는 생물인데.... 번개는 생기자마자 바로 보이는데, 천둥은 왜 조금 지난 후에 소리가 나는 걸까? 호수에 돌멩이를 던지면 왜 돌이 떨어진 주변으로 여러 겹의 동심우너이 생기는 걸까? 새는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을까? 언제나 내 머릿속은 이런 궁금증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호기심을 풀기 위해 그는 더 열심히 관찰하고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149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보다는 '이런 문제가 다시는 오지 않게 만들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나라고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보다는 '어떻게 이 일을 해결해 나갈까?'
불가능한 질문을 던진 사람은 불가능한 답을 얻게 되고, 가능한 질문을 던진 사람은 가능한 답을 얻게 된다.  
끊임없이 질문하라.  153

모든 인간이 재능이 넘쳐야 할 필요는 없지만, 모든 인간이 성실해야 할 필요는 있다.  161
누군가를 좋아하는 데서 그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업적이 당신의 마음을 끌어당겼으며, 어떻게 하면 당신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나아가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하는것이다.
나는 비행기에 앉아 있을때도, 누군가와 술 한잔할 때도 배운다. 잠시도 나를 가만두지 않아야 경영자로서의 능력과 감각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171
당신이 먼저 갖춰야 할 것은 만 권의 책이 꽂혀 있는 서재도 아니고, 1주일에 열 권을 읽는 독서량도 아니고, 남부럽지 않은 화려한 인맥도 아니고,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매달리는 공부도 아니다. 채고가 지식, 인맥, 공부가 당신의 정신을 성장시키지는 않는다.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인격이다.  174
도덕성과 능력을 별개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정말로 능력 있는 사람은 도덕적인 사람이다. 
성공은 정직하게 이루는 것이다.  177
실제로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남들과 비슷한 장소에서 배움을 발견한 게 아니라 남들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사소한 데서 배움을 발견했다.  179
다산 정약용은 '배움이란 한 모서리를 들어 전체를 뒤집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하나를 배워 하나만 안다면, 그것은 정말 피곤한 배움인 것이다. 하나를 배워 둘을 알고 열을 알려면 안목이 열려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다는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180
기적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그것은 준비하는 자의 몫이다.
기적을 원하는가?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분야가 있는가? 스스로 그 질문을 던지고, 기적을 원한다면 바로 그 분야에서 가장 필요한 노력을 시작하라.  184
미래의 환경 변화, 과학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변화를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러한 통찰력을 기르려면 틈틈이 낯선 분야의 책을 읽으며 사고의 폭을 넓히고, 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배움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196

'배움형 인간'
1. 사라지지 않는 삶의 경쟁력 '태도'
지금보다 큰 것을 얻고 멀리까지 가려면 한 발, 두 발 순서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210
배움의 태도를 올바르게 유지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211
'내가 하고 있는 일이 훗날 어떻게 쓰일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맡은 일을 어떤 태도로 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212
2. 자만하지 않는 나를 만들어주는 '겸손'
겸손하지 않은 태도는 자신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자만심이 생겨 배우려 하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게 된다.  214
배우는 사람은 하문(下問)을 즐겨야 한다.
"이미 알고 잇는 지식이 차지하는 부분을 둥그런 원이라고 한다면 원 밖의 부분은 모르는 부분이 되겠죠. 원이 커지면 그 둘레도 점점 느러아 접촉할 수 있는 미지의 부분이 더 많아지게 되지요. 지금 저의 원은 여러분 것보다 커서 제가 접촉한 미지의 부분이 여러분보다 더 많습니다. 다시 말해 여러분보다 모르는 게 더 많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어떻게 게으름을 피울 수 있겠습니까?"
이 말은 어느 날 아인슈타인이 한 학생에게 '선생님은 이미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데, 어째서 그렇게 계속 공부하는 겁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대답한 내용이다.  216
겸손은 공부를 지속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217
3. 흔들리지 앟게 나를 지켜주는 '원칙'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변명하지 않는 나를 만들려면 '원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원칙이 없다는 것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내비게이션 없이 찾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218
원칙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당장의 이득을 얻진 못해도 장기적으로 확실한 이득을 볼 수 있다.  219
4. 스포츠 정신으로 배우는 아름다운 '열정'
한 걸음 앞에 슬럼프란 없다. 만약 있다면 슬럼프라는 커다란 벽 앞에 당신의 실력을 쌓아두는 순간일 것이다.  222
운동은 스스로 몸을 움직여야 하므로 자신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 스스로 움직이며 땀을 흘리다 보면 어디선가 잠자고 있던 열정이 타오르게 도니다.  223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에게 열정은 자본보다 더 소중한 자산이다.  224
당신의 열정을 불러일으켜줄 운동을 하나 찾으라.  225
5. 목표를 이뤄내게 하는 힘 '가능성'
2009년 개봉한 영화 [블랙]에 이런 말이 나온다. "내가 그녀에게 유일하게 가르치지 않은 단어가 바로 '불가능'이오."
당신은 지금까지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려 든 적이 없는가?  226
6. 재능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 '노력'
정말로 당신이 원하는 일이라면 시간은 저절로 따라온다.  230
공자는 '만약 지금 내가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현명하다면, 그것은 열심히 배움에 몰두했기 대문이다.'
재능이나 타고난 기질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노력이다.  231
사람은 재능으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노력으로 성공하는 것이다.  232

열망을 갖고 있는 사람은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세상의 풍랑에 흔들리거나 좌초되지 않는다.  235
어떤 사람의 인생이든 대부분 비슷한 것이 주어진다.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의 차이는 많지 않다. 문제는 당신이 가진 것을 어떤 의지로 움직이느냐다.  242
당신은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임을 명심하라. 방법이 있는데 못한다고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뿐이다.  
포기가 주는 편안함에 당신의 몸을 맡기지 마라.  245
변화의 본질은 발상의 전환에 있다.
생각을 달리하고 눈을 크게 뜨면 길이 보인다.  247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나도 당신도 마찬가지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이제 변화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익숙한 것이 되어야 한다.  248
시간과 돈, 건강에 구애되지 않는다면 가장 배우고 싶은 게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 묻고, 그 희망을 이루기 위해 지독하게 배움을 실행할 수 있다면 당신의 삶은 누구보다도 아름다워질 수 있다.
지독하고 더 지독하게 배움에 탐닉하라.   255 
정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자기 의견을 피력해야 한다.
그것이 옳은 일인데도 남의 이목을 의식해 다른 길을 선택하는 사람이 어찌 제대로 된 인생을 살 수 있겠는가  257
자신에게 기회를 줘라. 그 기회를 붙잡아 최고의 삶을 살고 싶다면 그에 맞는 배움의 시간을 가져라. 그 노력이 당신의 꿈을 이뤄줄 것이다.  258
'활주로 이론'
비행기가 이륙하기 위해서는 양력(揚力)이 비행기의 중량보다 커야 한다. 양력은 날개의 구조, 추진력, 활주로를 달리는 거리와 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비행기의 전체적인 구조가 같다고 가정하면 그 공식은,
양력 = 추진력 * 활주로를 달린 시간의 제곱
747항공기가 짐과 승객과 연료를 잔뜩 싣고 이륙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한다. 시속 300킬로미터 이상의 속도로 달려야 한다는 것과, 그 속도를 유지하면서 약 2킬로미터를 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중 한 가지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비행기느 절대 날아오를 수 없다.  260-261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오랫동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당신의 상황이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마라. 가장 어두울 때 불빛이 필요하다.  269


배우기를 그친 사람은 스무 살이든 여든 살이든 늙은 것이다.
항상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은 젊다.
삶에서 가장 위대한 일은 정신을 늘 젊게 유지하는 것이다.
 - 헨리 포드(Henry F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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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의 책은 모두 읽어본건 아니지만 지승호씨와 인터뷰한 인터뷰집 '장하준, 한국경제 길을 말하다''나쁜 사마리아인들' 을 읽었었고, 세번째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더 나은 자본주의를 위해 그가 말하고 싶은 내용들은 담고 있다.
신자유주의 시대에 있어 자본주의를 주장하는 경제학자나 정치인들의 말을 무턱대고 막연하게 '그들이 맞을거다'라는 맹신을 버리고 이제는 우리도  하나하나 따져 보고 그것들이 진정 옳은지 그른지를 확인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학이라 하면 정말 그들만의 학문이고 그들만의 천국이라고 치부하면, 한국사람이 외국사람을 보면 '저 사람이 혹시나 나에게 말이라고 걸진 않을까' 지레 겁먹고 애써 피하려는 것처럼 경제학도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늘 당해야만 하고 잘못된 길인데도 잘못된 것인지 전혀 모르고 살아가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서문에서 말한다.
우리는 항상 그냥 내버려 두면 시장이 알아서 가장 효율적이고 공정한 결과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말을 들어 왔다... 우리는 또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 시장의 효율만 떨어뜨릴 뿐이라는 말을 들어 왔다... 한마디로 우리는 시장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시장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을 줄곧 들어 왔다.  12
자유 시장 정책 ... 이 정책을 신봉하는 사람들도 이런 조처들 때문에 사회가 더 불평등해지는 것과 같은 단기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더 역동적이고 부유한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이 정책들이 가져온 결과는 그들이 약속한 것과 정반대였다.  13
2008년 금융 위기를 기점으로 우리는 경제를 운영하는 방식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품게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전문가들 몫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14
경제에 관한 판단... 주요 원칙과 기본적인 사실을 알고 나면 상세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15
결정을 내릴 힘을 가진 사람들은 늘 상황이 아무리 불행하고 불공평해도 그렇게 된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고, 따라서 변화를 가져올 방법도 없다고 말한다. 경제 시민으로서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의 말을 믿고 그들의 결정에 희생되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17
이 책의 목적은 자본주의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고 어떻게 하면 더 잘 돌아가게 할 수 있는지를 독자들이 이해하도록 돕는 데에 있다.  17

그렇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이것은 특히나 한국 사람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이유는 우리의 교육방식에 대한 문제라고들 이야기 한다. 물론 교육 방식은 정말 잘못되었다.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려 하기보다는 생각을 없애는 훈련을 시키면서 그것을 '교육'이라 떠들어대고 있다. 
성인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한국의 교육은 잘못 되었다는것을.. 하지만 그것을 바꾸려 하는 사람은 아주 극 소수일 뿐이다. 
여기서도 사람들은 고민하지 않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장하준 교수가 말하듯이 사람들은 경제라고 하면 너무 크고 우리의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것이라 생각하고 생각자체를 닫아 버린다. 그렇게 하다보니 우리들의 천국이 아니라 '그들만의 천국'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욕하면서도 수긍하면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것은 정말 '자발적 복종' 이 아니겠는가..!!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은 입문서도 아니고 입문서 이상이기도 하다는 서문의 내용을 본 후이지만.. 챕터마다의 내용들이 너무 쉬워서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도 들고, 때로는 성인이라도 쉽게 이해하기 힘든 내용들도 들어 있었다.
책을 구성해 나가면서 팀을 이루어 조사하고 정리했다고는 하나 약간은 들쑥날쑥한 내용들이 보이는건 나만 그런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 책은 목적에 맞게 독자들로 하여금 자본주의에 대한 생각들을 좀더 확장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에는 동의하게 된다.

생각보다 재밌는 내용들도 있고 좀 딱딱하여 지루한 내용들도 있지만, 읽어보며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면 좋을 것 이라 생각한다.
책의 첫 페이지에 책을 읽는 7가지 방법(이 글 제일 아래에 있음)을 소개하는데 그 방법들에서 마음에 드는 하나 또는 두가지 정도만 읽어도 무방하리라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일곱번째 방법으로 읽었다.
그리고 읽으면서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와 내용들을 엮어내고 관계들을 파악해보면서 읽었다.


Thing 1. 자유 시장이라는 것은 없다.
시장이 자유로워 보이는 것은 단지 우리가 그 시장의 바탕에 깔려 있는 여러 규제를 당연한 것으로 여겨 규제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20
똑같은 시장을 놓고서도 각자 입자에 따라 느끼는 자유의 정도가 다른 마당에, 그 시장이 얼마나 자유러운지를 객관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유 시장처럼 보이는 시장이 있다면 이는 단지 그 시장을 지탱하고 있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여러 규제를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런 것일 뿐이다.  22
시장의 경계가 모호하며 객관적으로 결정할 방법이 없다는 시살을 인식하면, 경제학이 물리학이나 화학 같은 과학이 아니라 정치적 행위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연구하는 대상의 경계를 과학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면 그것은 과학적 연구라고 할 수 없다.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시장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이유를 들어 특정 규제의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그 규제를 통해 보호될 권리들을 부정한다는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 표명에 불과하다.  30

Thing 2. 기업은 소유주 이익을 위해 경영되면 안 된다.
주주들이 법적으로는 기업의 주인일지는 몰라도 그들은 기업의 이해 당사자 중에서 가장 손쉽게 빠져나갈 수 있고, 기업의 장기 전망에 가장 관심이 없는 집단이다.
주주들을 위한 기업 경영이 결국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33
PLC(public limited company), LLC(limited liability company), Ltd(limited company)...
L은 유한 책임(limited liability)을 줄인 유한의 머리글자이다.
유한책임을 가리키는 이 L 자가 근대 자본주의를 가능케 했다는 사실을 아는 독자는 아마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33
1980년대 들어 주주 가치 극대화 원칙.
이것은 주주들에게 얼마나 큰 이익을 안겨 주느냐에 따라 전문 경영인들의 보수를 정해야 한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주주들의 몫을 크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임금이나 투자, 재고, 중간 관리자 등의 비용을 무자비하게 삭감해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경영자들이 이런 식으로 행동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그들의 이익과 주주들의 이익을 동일시하도록 경영자들의 보수 가운데 스톡옵션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39
전문 경영인들과 주주들 간에 결성된 이 '비신성 동맹(unholy alliance)'은 기업의 기타 이해 당사자들을 착취한 자금으로 유지되었다.  40
이 모든 것은 장기적으로 기업에 해를 입힌다.  42
잭 웰치가 고백했듯이 주주 가치란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아이디어'이다.  46

Thing 3. 잘사는 나라에서는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을 많이 받는다.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의 임금 격차는 개인의 생산성이 달라서가 아니라 각 정부의 이민 정책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47
이들의 높은 생산성은 단지 역사적으로 축척해 온 다양한 제도들 덕분일 확률이 높다.  48
인도 뉴델리에서 일하는 버스 기사 람은 시간당 18루피를 받는다. 스톡홀름의 버스 기사 스벤의 시급은 130크로나로 2009년 여름 환율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870루피 정도 된다. 스웨덴의 버스 운전사는 같은 일을 하는 인도 기사에 비해 50배를 더 받는 셈이다.  48
스벤이 람보다 50배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간단히 말해서 보호주의 덕택이다. 자국 정부의 이민 통제 정책 덕에 스웨덴의 노동자들은 인도를 비롯한 가난한 나라의 노동자들과 직접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51
한 개인이 받는 임금은 그의 가치를 완전히 반영하지 못한다.
이민 노동자들로 쉽게 대체할 수 없는 부자 나라의 일부 시민들, 따라서 자신의 가치만큼 임금을 받는다고 할 수 있는 사람들마저 그들이 일하는 사회경제적 시스템 덕에 그만큼의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것이지 단순히 개인의 뛰어난 능력이나 근면성만으로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56

Thing 4.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
변화를 인식할 때 우리는 가장 최근의 것을 가장 혁신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57
가전제품은 집안일에 들이는 노동 시간을 대폭 줄여 줌으로써 여성들의 노동 시장 진출을 촉진했다.
옛것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되고 새 것을 과대평가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58
세계화의 정도(혹은 각국의 개방 정도)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이지 기술이 아니다.  68

Thing 5. 최악을 예상하면 최악의 결과가 나온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경제 제도는 사람들이 이기심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인정은 하되 인간의 다른 본성들을 모두 활용하고 사람들이 최선의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제도일 것이다.  70
자유 시장 경제학은 모든 경제 주체가 이기적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72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인간의 행동 동기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늘 자기 이익만을 쫓는다면 상거래에 속임수가 만연하고, 생산 라인이 너무 느려지는 등 세상은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런 전제를 기반으로 경제 구조를 설계하면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더 떨어진다는 점이다.  80

Thing 6. 거시 경제의 안정은 세계 경제의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인플레이션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면서 우리는 완전 고용이나 경제 성장 같은 중요한 문제에 충분히 신경 쓰지 못했다. '노동 시장 유연성'이라는 미명 아래 고용이 불안정해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불안해졌다. 1990년대 이후 인플레이션에 고삐를 매었음에도 성장률은 미미했다.  82
인플레이션이 낮아졌어도 우리는 대부분 진정한 경제적 안정을 맛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93
인플레이션은 장기적 안정, 경제 성장, 그리고 인류의 행복을 희생해서 금융 자산 보유자들에게나 유리한 정책을 추진하려는 사람들이 대중을 겁주기 위해 사용해 온 '무서운 망태 할아범'같은 것에 불과하다.  93

Thing 7. 자유 시장 정책으로 부자가 된 나라는 거의 없다.
개발도상국들의 경제 실적은 국가 주도의 발전을 꾀하던 시절이 그 뒤를 이어 시장 지향적인 개혁을진행할 때보다 훨씬 나았다. 어두운 과거 시절에 훨씬 더 빠른 성장과 지교적 고른 분배를 이루었고 금융 위기도 훨씬 적었다.
자유 무역과 자유 시장이라는 논거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영국과 미국을 포함하여 현재 잘살고 있는 나라들은 모두 보호 무역과 정부 보조 등을 통해 오늘의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95

Thing 8. 자본에도 국적은 있다.
점점 더 많은 자본이 '초국화'되어 가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초국적 기업들은 국적이 없는 기업이 되기보다는 사실상 해외 지사를 둔 '단일 국적 기업'으로 남아 있다.
최고 경영진도 일반적으로 본국 국적을 지닌 사람들로 채워진다.
경제적 이유에서 대개 본국의 공장과 일자리를 가장 나중에 없앤다.  109
진정한 초국적인 기업은 거의 없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여전히 대부분의 생산을 본국에서 한다. 특히 전략적 의사 결정이나 고급 연구개발 활동은 본국에서 이루어진다.  114
초국적 기업들이 자국 편향이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경제적인 것이다.  116

Thing 9. 우리는 탈산업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총생산에서 제조업 생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든 것은 대부분 제조업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의 가격이 서비스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지 제조업 생산량의 절대량이 줄어서가 아니다.
서비스 산업은 생산성이 증가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기 힘들다. 또 서비스 상품은 교역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서비스 산업에 기초한 경제는 수출 능력이 떨어진다. 수출에서 얻는 수입이 적으면 해외에서 선진 기술을 사들일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고 결국 경제 선장의 속도도 느려진다.  125
우리가 소득의 점점 더 많은 부분을 제조업 제품보다 서비스 구입에 사용하는 것처럼 느끼는 이유는, 우리가 소비하는 서비스의 양이 계속 늘어나고 제조업 제품의 양은 계속 줄어들기 때문이 아니라 서비스의 가격이 제조업 제품의 가격보다 상대적으로 점점 더 비싸지기 때문이다.  131
제조업 제품의 상대가격은 왜 떨어지는 것일까? 서비스업에 비해 제조업의 생산성이 더 빨리 향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132
이른바 탈산업화 현상은 제조업 부문의 급속한 생산성 향상에 따라 제조업 제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하락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134
나라가 경제 성장을 성공하든 실패하든 관계없이 탈산업화 현상은 나타날 수 있다.  135
부자 나라들의 대다수 국민은 그동안 상대 가격의 변화를 감안하면 부자 나라들의 생산과 소비에서 제조업 부문의 중요성은 그리 떨어지지 않았다.
특히 개발도상국이 산업화 단계를 건너뛴 다음 서비스 산업으로 번영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선진국에도 좋지 않지만 특히 개발도상국에는 대단히 해롭다.  141

Thing 10.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가 아니다. 
소득 분배가 극도로 불균등한 미국과 상대적으로 소득 분배가 고른 다른 선진국을 평균 소득만으로 비교해서는 사람들의 삶을 제대로 짐작하기가 어렵다. 이 불균등한 소득 분배 현상은 미국의 건강 지표가 좋지 않고 범죄율이 높은 원인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게다가 미국이 다른 선진국보다 같은 돈으로 더 많은 물건과 서비스가 싸기 때문이다.  143
미국에 실제로 가 보면 스위스나 노르웨이보다 훨씬 잘 살던데 무슨 소리냐..?
이런 인상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이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더 불평등하다는 데 있다.  145
미국이 세계에서 생활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 중의 하나라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한 나라의 평균 소득으로 구매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을 따지는 것보다 더 넓은 의미에서 생활수준을 측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나면, 소위 말하는 미국의 우월성을 상당히 빛을 잃고 만다.  152

Thing 11. 아프리카의 저개발은 숙명이 아니다.
아프리카의 저개발은 숙명이다. 나쁜기후, 적은 시장규모, 잦은 무력충돌, 천연자원이 너무 많아 게으르고 부정부패, 갈등, 갖춰진 제도가 없고, 좋은 문화도 없으며, 사람들은 근면, 저축, 협동이라는 것에는 관심도 없다고 말하는 그들의 말이 진실일까?
하지만 아프리카의 발목을 잡는다고 하는 구조적 요인들 중 대부분은 오늘날 부자가 된 나라들도 가지고 있던 문제들이다.
지난 30년 동안 아프리카의 정체를 불러온 진짜 요인은 이 지역 국가들이 추진하도록 강요받았던 자유 시장 경제 정책이다.  155 
1960년대와 1970년대 아프리카의 사하라 이남 지역의 1인당 소득 성장률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1.6% 정도였다. 오늘날 부자가 된 나라들이 산업 혁명기를 거칠 때 기록했던 성장률 1~1.5% 보다는  나은 수치이다.(대략 1820~1913년 사이)
최근의 정체가 '구조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160
구조적 요인들이라는 말은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내놓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162
1970년대에도 아프리카 국가들은 성장을 하고 있었다. 아프리카가 최근 들어 성장 실패를 경험한 주된 이유는 정책, 즉 구조 조정 프로그램이 강요한 자유 무역, 자유 시장 정책에 있다. 특정 자연 조건이나 역사적 배경이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169

Thing 12. 정부도 유망주를 고를 수 있다.
고르는 주체가 기업이 되었든 정부가 되었든 유망주는 항상 선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장 성공적인 경우는 기업과 정부가 협력해서 선택했을 때이다.  183

Thing 13.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든다고 우리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부자들을 위한 저책은 지난 30년의 세월 동안 성장을 가속화하는 데 실패했다. 따라서 부자들에게 더 큰 파이 조각을 주면 결국에는 전체 파이가 커진다는 트리클다운 이론의 첫 번째 단계는 설득력이 없다. 또 두 번째 단계, 즉 윗부분에서 창출된 보다 큰 부가 아래로 흘러내려 결국 가난한 사람들에게 스며든다는 이른바 트리클다운 현상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185
1979년부터 2006년 사이, 미국의 소득 순위에서 상위 1%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서 22.9%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소득이 상위 0.1%에 속하는 사람들은 더 득을 봤는데, 이들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79년 3.5%에서 2006년 11.6%로 세 배 이상 늘어났다.  193
문제는 그냥 시장에 맡겨 두면 상류층의 부가 밑으로 흘러 내리는 정도가 미약하다는 것이다.  195
상당한 양의 물이 밑으로 내려오기 위해서는 복지 국가라는 이름의 전기펌프가 필요한 것이다.  196
부자들에게 주어지는 더 많은 부가 사회 전체의 혜택으로 파급되게 하려면 국가는 각종 정책 수단(예를 들어 부자와 기업으 감세를 허용하는 대신 투자를 조건으로 제시)을 통해 부자들로 하여금 더 많이 투자하도록 해서 더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하며, 복지 국가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전 사회 구성원들과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97

Thing 14. 미국 경영자들은 보수를 너무 많이 받는다.
오늘날 미국의 CEO들은 1960년대 CEO들에 비해 10배를 더 받는다.
비슷한 규모와 실적을 올리는 다른 나라 회사 경영진들에 비해 미국 경영자들은 절대 기준으로 많게는 20배나 더 받는다. 
보수만 많이 받는 것이 아니라, 경영 부진에 대해서도 제대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  199
미국 CEO들과 노동자들의 평균 보수를 비교해 보면 1960년대에서 1970년대에는 30~40 대 1 정도였다. 이 비율은 1980년대 초반부터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해 1990년대 초반에는 100 대 1, 2000년대에는 300~400 대 1 수준에 달했다.  201
코넬 대학의 로버트 H. 프랭크 교수는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100억 달러의 이익을 남기는 기업이라면 유능한 CEO의 좋은 판단으로 3000만 달러 정도 더 남기는 건 쉬운 일이라고 설명을 했고, 이 칼럼은 CEO의 급여 문제에 논란이 있을 때 많이 인용되는 글이 되었다. 까놓고 이야기는 하지 않지만 3000만 달러를 더 벌어 준 CEO에게 500만 달러를 더 주는게 문제가 되겠냐는 암시가 깔려 있다고 하겠다.  202
현대 기업은 분업과 협력을 적절히 조화시키기 때문에 돌아간다. 따라서 CEO만 기업의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는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203

Thing 15.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부자 나라 사람들보다 기업가 정신이 더 투철하다. 
가난한 나라가 가난한 이유는 개인들에게 기업가 정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산을 할 수 있는 기술과  현대식 기업 같은 발달된 사회 조직이 없어서이다.  210
가난한 나라의 사난한 사람들이야말로 기업가적 에너지가 충만한 사람들이다. 부자 나라가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의 기업가적 에너지를 집단적 기업가 정신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 덕분이다.  219
한 나라가 번영하기 위해서는 국민 개개인의 노력이나 재능보다 공동체 차원에서 효율적인 조직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영웅적인 기업가들이 등장하는 신화를 거부하고 집단 차원의 공동체적 기업가 정신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조직과 집단 차원의 공동체적 기업가 정신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조직과 제도를 마련하도록 돕지 않으면 가난한 나라들이 빈곤해서 완전히 벗어나기란 불가능하다.  222

Thing 16. 우리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도 될 정도로 영리하지 못하다.
'제한적 합리성'
세상은 너무도 복잡하고, 그런 세상에 대처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
극도로 복잡한 현대 금융 시장과 같은 분야에서 정부의 규제가 효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정부가 보유한 지식이나 정보가 더 우월해서가 아니라 정부 규제를 통해 선택의 범위를 제한하여 문제의 복잡성을 줄임으로써 결과적으로 일이 잘못될 가능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224
우리는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226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지냈던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dpan)조차 의회 청문회에서 인정할 수밖에 없었듯이 "기업들, 특히 은행들의 이기심이 주주와 기업 자본금을 가장 잘 보호해 줄 것이라고 가정한 것은 실수"였다.  228
우리 중 대다수는 너무 많은 의사 결정을 너무 자주해야 할 필요가 없도록, 즉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 우리 삶에 '규칙적 일과(routiness)'를 도입한다.
인간은 자신의 제한된 합리성을 극복하기 위해 규칙을 도입한다.  233
일부러 제한적인 규칙을 만들어 우리의 선택을 의도적으로 한정하고, 그렇게 해서 우리의 환경을 단순화시키지 않는 한 인간의 제한된 합리성으로는 세상의 복잡성에 대처해 나갈 수 없다. 우리에게 규제가 필요한 이유는, 정부가 당사자인 경제 주체들보다 관련 상황을 반드시 더 잘 알기 때문이 아니다. 구제의 필요성을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의 제한된 정신적 능력에 대한 겸허한 인정인 것이다.  236

Thing 17. 교육을 더 시킨다고 나라가 더 잘살게 되는것은 아니다.
지식이 부의 주요 원천이 되는 이른바 '지식 경제'가 출현하면서 교육, 특히 고등 교육은 번영으로 가는 열쇠가 되었다.
교육을 통해 얻은 지식은 사람들이 더 만족스럽고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대부분의 경우 생산성 향상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237
제조업 분야를 발전시키는 데에도 교육이 중요했는데 근육이 아니라 두뇌가 부의 원천이 되는 정보화 시대에는 그야말로 교육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 믿는 사람이 점점 더 늘어났다.  239
하버드 대학에서 경제를 가르치는 랜트 프릿쳇(Lant Pritchett) 교수가 "교육은 전부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가?"라는 제목으로 2004년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1960년에서 1987년 사이의 기간동안 수십 개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모은 자료를 토대로 교육이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끼쳤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널리 인용되는 이 논문에서 프릿쳇 교수는 교육 수준이 높아진다고 해서 경제 성장이 촉진된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결론 지었다.  241
스위스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산업화된 나라중의 하나이다. 
1996년 까지도 스위스의 대학 진학률은 16%로 OECD 평균 3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246
국민의 50%가 대학 진학을 한다면 ... 이렇게 되면 일하는 데에 하등의 쓸모가 없는 것을 배우면서 '시간 낭비'를 하게 되리라는 걸 잘 알면서도 대학을 가게 된다.  248
교육은 소중하다. 그러나 교육의 진정한 가치는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잠재력을 발휘하고 더 만족스럽고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있다. 경제를 발전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교육을 확장하면 크게 실망할지도 모른다. 교육과 국민 생산성 사이의 연관성이  약하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교육에 대한 과도한 열의는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생산적인 기업과 그런 기업을 지원할 제도를 확립하는 데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  250-251

Thing 18. GM에 좋은 것이 항상 미국에도 좋은 것은 아니다.
활발한 기업 활동이 없으면 경제도 활력을 잃고 만다. 기업에 좋은 것은 나라 경제에도 좋다. 정부는업들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 올바른가?
하지만 모든 규제가 기업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
개별 기업에 단기적으로 손해를 끼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기업 부문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규제도 있을 수 있다.  253
사업가들은 결국 돈을 충분히 벌 수 있다는 계산이 서면 299개의 허가를 받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260
규제들 중에는 반기업적인 것보다 친기업적 성격을 띤 것들이 더 많다. 많은 수의 규제들이 기업 모두가 사용하는 공유 자원을 보존하고, 장기적으로 산업 부문 전체의 집단적 생산력을 향상할 수 있는 기업 활동을 장려하는 기능을 한다.  이런 사실을 인식해야만, 문제는 규제의 절대량이 아니라 규제의 목적과 내용이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62

Thing 19. 우리는 여전히 계획 경제 속에서 살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도 계획되는 부분이 많다.  
문제는 계획의 수립 여부가 아니라 적절한 수준에서 적절한 계획을 하는지에 달려 있다.  264
적절한 계획의 형태와 수준을 정하는것이 문제이다.  275

Thing 20. 기회의 균등이 항상 공편한 것은 아니다.
기회의 균등은 공정한 사회를 이룩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문제는 모든 사람이 같은 조건에서 경쟁을 했는가 하는 것이다.  277
가난한 부모한테 내어난 것이 무슨 벌을 받을 죄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모든 아이들이 최소한의 음식과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숙제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런 조처는 대부분 정책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이고, 실제로 몇몇 나라에서는 무상 급식과 예방 접종, 기본적인 건강 검진을 제공하고 학교에서 고용한 교사들이 아이들의 숙제를 도와주는 정책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한다. ... 한계가 있다.  286
100미터 달리기 시합에서 모두 똑같은 지점에서 출발한다 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려야 한다면 공정한 경기라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기회의 균등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지만 진정으로 공정하고 효율적인 사회를 건설하기를 바란다면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288

Thing 21. 큰 정부는 사람들이 변화를 더 쉽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잘 설계된 복지 정책이 있는 나라 국민들은 일자리와 관련된 위험을 감수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에 오히려 개방적인 태도를 취한다.  290
차를 빨리 몰 수 있는 것은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실업이 자기 인생을 망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면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것을 훨씬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300

Thing 22. 금융 시장은 보다 덜 효율적일 필요가 있다.
금융 혁신의 결과는 실물 자산이라는 기초 위에 금융 자산이라는 빌딩을 끝없이 높게 쌓아 올린 끝에 전체 건물이 흔들거리는 꼴이다.  311
지금까지의 문제는 금융이 지나치게 빨리 움직여 실물 경제에서 탈선했다는 데에 있다.  314

Thing 23. 좋은 경제 정책을 세우는 데 좋은 경제학자가 필요한 건 아니다.
경제학은 쓸모없거나 해로운 것이 아니다. 다만 올바른 경제학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326


결론 - 세계 경제를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
우리가 그동안 경제와 사회를 조직해 온 방식을 그냥 수정하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재구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의 경제 시스템을 재설계한다고 할 때 명심해야 할 몇 가지 원칙(8가지)만 짚고 넘어가자.
첫째, 자본주의는 나쁜 경제 시스템이다. 문제는 다른 모든 시스템이 더 나쁘다는 것이지만, 문제 삼고 싶은 것은 자유 시장 자본주의이지 모든 종류의 자본주의가 아니다.  328
모두에게 맞는 하나의 경제 모델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본주의를 하되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 자유 시장주의라는 고삐 풀린 지본주의에 대한 맹목적 사랑에서 눈을 떠, 더 잘 규제된 다른 종류의 자본주의를 해야 한다.  329
둘째, 인간의 합리성은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다는 인식 위에서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인간의 정보 처리 능력의 부족이기 때문이다.  330
셋째, 인간이 이기심 없는 천사가 아니라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인간의 나쁜 면보다 좋은 면을 발휘하게 하는경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물질적 자기 이익 추구가 인간 행동의 강력한 동기임은 확실하다.
이것은 물질적 자기 이익이 유일한 행동 동기라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다.  331
우리는 물질적 부를 중요시하되 유일한 목표가 되지 않는 경제 시스템을 건설해야 한다.  332
넷째, 사람들이 항상 '받아 마땅한' 만큼 보수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어느 정도 결과의 평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특히 모든 아이가 최소한의 영양과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다면 시장이 제공하는 기회의 평등 정도로는 진정으로 공정한 경쟁을 보장할 수 없다.  
우리가 시장의 결과에 대해 과감하게 문제를 제기할 때만이 더욱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333
다섯째, '물건 만들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제조업은 지금도 경제에 필수적이다. 
지식 경제라는 개념은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우리는 결국 물질적인 존재로 아이디어만 먹고 살 수는 없다.  334
여섯째, 금융 부문과 실문 부문이 더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
금융 부문이 하는가장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가 바로 투자를 하고 나서부터 그 투자가 결실을 맺을 때까지 시차를 메워 주는 것이다. 금융은 그 속성상 빨리 움직일 수 없는 실물 자산에 유동성을 부여함으로써 자원을 신속하게 재배분할 수 있도록 한다.
금융 부문은 속도를 늦춰야 한다.  336
일곱째, 더 크고 더 적극적인 정부가 필요하다.
정부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리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 먼저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항상 주장하는 성장과 형평 간의 상충 논리, 즉 '트레이드 오프'논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정부 개입은 제대로 계획되고 추진되기만 하면 경제를 더 역동적으로 만들 수 있다.  338
여덟째, 세계 경제 시스템은 개발도상국들을 '불공평하게' 우대해야 한다.
세계 경제 시스쳄은 개발도상국들이 자국에 적합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정책 공간(policy space)'을 넓혀 주는 방향으로 완전히 개편되어야 한다.  340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읽는 7가지 방법
하나. 도대체 자본주의라는 것이 뭔지도 모르겠다?
  - Thing 1, 2, 5, 8, 13, 16, 19, 20, 22
둘, 정치는 결국 시간 낭비이다?
  - Thing 1, 5, 7, 12, 16, 18, 19, 21, 23
셋. 계속 국민소득은 오르고 기술은 발전한다는데 왜 내가 사는건 그대로일까?
  - Thing 2, 4, 6, 8, 9, 10, 17, 18, 22
넷. 누군가가 다른 사람보다 잘사는 이유는 그 사람이 더 능력 있고, 많이 배우고, 기업가 정신도 투철해서 이다?
  - Thing 3, 10, 13, 14, 15, 16, 17, 20, 21
다섯. 가난한 나라는 왜 가난한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들이 부유해질 수 있는지 알고 싶다?      
  - Thing 3, 6, 7, 8, 9, 10, 11, 12, 15, 17, 23
여섯. 세상은 불공평하지만 그렇다고 별 도리가 없다고?
  - Thing 1, 2, 3, 4, 5, 11, 13, 14, 15, 20, 21
일곱.  ..... 또는 그냥 순서대로 쭉 읽는다....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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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교육 심리학자로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자신만의 방식들을 찾아내기도 하는 사람이다.
국내에 여러권의 도서들이 번역되어 소개되기도 하였다.

 이 책은 독서에 필요한 힘을 다루고 있다.
독서력을 기르기 위해서 우리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그에 따른 노력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도입부에서는 독서라는 것 자체가 무엇을 의미해야 하고 자신에게는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시작된다.

우리는 책을 왜 읽느냐는 질문에 답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저자는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를 몇가지 언급하는데.. 독서라는 것 자체의 의미가 어떠하든 시간이 흐르면서 변질되거나 잊혀져 가고 있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많이 토로 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왜 독서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막연하게 생각은 해보았어도 깊이 생각해 본 경험이 많지 않을 것이다. 개개인의 철학적인 사유의 과정이 생각만큼 쉽지 않기에 ... 사실 어려워서라기보다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귀찮은 부면이 강하기에 우리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는 경향이 많다.
저자는 그러한 우리들에게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이며, 책은 어떻게 읽는것이 좋은지에 대해서 그리고 책을 읽고나서 자신에게 더 오래 더 많이 남기기 위해서 어떻게 할 수 있는지에대해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당연한 내용들도 있었고,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하는 내용들도 있었으며,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들도 있었다.
독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좋았으며, 새로운 방식을 알게 되어서도 좋았다.


들어가며 - 독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
독서는 반드시 습관화해야 할 '기술'이라고 굳게 믿고있다.  4
'조금이라도 정시느이 긴장을 동반하는 독서'가 이 책의 주제이다.  5


1장 독서력이란 무엇인가?
나는 독서가 나 자신을 형성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고 생각한다. 독서로 길러진 사고력이 뭔가를 생각할 때 큰 힘이 되고 있으며 대화를 나눌 때도 독서 경험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독서를 통해 얻은 다양한 힘을 날마다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독서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차마 할 수가 없다.  18
독서는 가만 내버려둬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일이라는 생각은 크나큰 착각이다.  19
사고력은 모든 활동의 기초다.  
'독서를 즐긴다'는 말과 '독서력이 있다'는 말은 엄연히 다르다. 물론 일치하는 경우도 꽤 있지만 좋아하는 추리소설 작가의 작품만을 읽는 사람은 독서가 취미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독서력이 있다는 보증은 없다.  21
'독서력'은 '독서경험'이란 관점에서 설정한 기준이다.  22
'정신의 긴장을 동반하는 독서'를 권한다. 
'독서력이 있다'는 것은 독서 습관이 배어 있다는 뜻이기도하다. 별 부담없이 책을 잡을 수 있고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는, 독서가 습관화된 힘, 바로 이것이 독서력이다.  23
정말 좋은 책은 글 속에 그 사람의 숨결이 들어 있다.  31
(다 읽지 못하더라도) 내용을 요약할 수 있으면 그 책을 읽은 것이다.  33
주어진 시간이 5분이면 5분, 30분이면 30분, 즉 시간에 따라 '읽는 법'을 달리 할 수 있는 능력도 독서력이다.  37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긋게 하면 책 읽는 능력이 겉으로 드러난다.
키워드에 확실하게 동그라미를 쳐놓았고 밑줄 친 부분만 읽어도 그 책의 내용을 알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독서력이 있는 것이다.  39
독서력은 사회에서 실제로 요구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실천적 성격이 강하다. 자료 열 권을 한 두 시간에 척척 처리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보다 많은 일을 부탁할 수 있다. 어떤 일이든 정보처리 능력이 필요한 시대다.  39
공부방식은 시험 방식이 결정한다. 시험이 얄팍한 지식을 물으면 공부 방식도 자연스럽게 그리 될 수밖에 없다. 시험 방식과 공부 방식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관계가 아닌 것이다. 시험 방식이 바뀌면 공부 방식이 바뀐다.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본격적인 독서력을 묻는 시험이다.  41
독서는 운동과 달리 특별한 소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훈련 방법에 따라 누구라도 꽤 높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매우 개성적이다.  44
독서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축적된 독서량으로 하는 것이다.
독서는 장거리달리기나 행군과 비슷하다. 날마다 달리고 조금씩 거리를 늘려나가면 대부분 장거리달리기를 할 수 있게 된다.
독서의 세계에서는 그야말로 '꾸준히 하는 것'이 힘이 된다.  45
만화는 딱딱한 책과 비교하면 스프에 해당된다. 아니면 과자라고 할 수 있다.
아동도서는 이를테면 이유식이다. 읽기 쉽다는 점에서 이유식이다.
추리소설, 역사소설, 잡지, 초단편소설 등 이해가 쉽고 읽기 쉬운 책이 있다. 이것은 젖니 수준의 책이다.
'자아형성'이란 관점에서 보았을 때 유익한 책을 읽어야 한다.
그 다음 단계로 영구치 수준의 독서가 있다. 치아가 다시 돋아나는 독서라는 뜻이다.
흥미 본위의 독서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다리가 되어주는 책만이 독서력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53-55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책이 있으면 경우에 따라서는 그 책 한 권만 읽으면 된다. 하지만 그런 특별한  책이 없다면 되도록 많은 책으로부터 가치관이나 윤리관을 흡수해야 한다.  62


2장 독서는 '나'를 만든다 : 자아형성
독서의 촉이 좁으면 한 가지 사실을 절대시하게 된다. 교양이 있다는 것은 폭넓은 독서로 종합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68
모순되고 복잡한 사실들을 마음속에 공전시키는 것. 독서로 기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복잡성의 공존이다. 
복잡성을 공전시키면서 서서히 나선 모양으로 상승해가야 한다. 그래야 강인한 자아를 기를 수 있다.  69
독서가 취미라고 해도 책의 질이 중요하다. 흥미 본위의 독서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다리가 되어주는 책만이 독서력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74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리면서도 인간성을 갈고닦을 수 있겠지만 혼자 조용히 자신과 마주 서는 시간이 자아 형성에는 필요하다.
독서는 혼자 하는 듯싶지만 결코 혼자 하는것이 아니다. 책을 쓴 사람과 함께하는 둘만의 시간이다.  75
적극적으로 의미를 이해하려는 자세가 없으면 독서가 되지 않는다.  76
자신의 내면만 주시해서는 도저히 보이지 않는 세계를 독서는 열어준다.
하루 종일 자신과 마주 서는 시간이 전혀 없는 생활을 할 수 있다. 텔레비전만 보며 시간을 죽이는 것이 그 전형적인 예다. 텔레비전의 오락 프로그램을 보고 잇으면 자신과 마주 설 필요가 엇다. 또 텔레비전이 그런 시간을 주지도 않는다.  77
책은 물건일 뿐이라는 생각도 물론 갖고 있다. 하지만 책을 저자 그 자체라고 생각하는 마음은 그 책의 효과를 한층 높여준다. 그 저자와 일대일로 지낸 시간을 내 삶의 귀중한 부분이 되어 준다. 독서는 뛰어난 사람과 만나는 경험을 쌓아준다.  81
독서는 지성을 갈고닦고 정감을 풍부하게 하는 동시에 뛰어난 사람들을 자신의 내면에 살게 한다. 정보를 손에 넣는 것만이 독서의 목적이 아니다.  82
자연스럽게 관심 분야를 바꿔가면서 확장시키는 것이 자아를 만드는 독서의 요령이다.  87
'암묵지'라는 표현이 있다. 자신은 좀처럼 의식할 수 없지만 무의식이나 몸으로 알고 있는 지식을 의미한다. 언어로 표현할 수는 엇어도 어렴풋이 몸으로 알고 있는 것은 우리 주변에 수없이 많다. 빙산에 비유하면 그런 암묵지가 수면 밑에 잠긴 거대한 부분이고 그 일부가 명확하게 언어화되어 표면에와 있다고 하는 편이 진실에 가깝다. 책을 읽으면 이 암묵지의 세계가 분명하게 떠오르게 된다. 말로현하기 어려웠던 일이 훌륭한 저자의 표현에 의해 명확하게 언어화도니다.  98
자신의 경험과 저자의 경험, 자신의 뇌와 저자의 뇌가 혼재해 있는 듯한 느낌이 바로 독서의 진미다.
다른 사람과 본질적인 부분을 공유해보는 것이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99
책은 책을 부른다. 한 권을 읽으면 다음에 읽고 싶은 책이 생긴다. 그것이 독서의 묘미다.  101
독서를 통해 다양한 인간상을 미리 알아두면 현실에서의 관계가 매끄러워진다. 자신과 다른 감성이나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과 만나도 대뜸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여유롭게 사귈 수 있는 포용력을 갖출 수 있다.  
실제로 체험을 하기 전에 책을 읽음으로써 체험의 질이 낮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높아진다. 선입견 없이 사물을 대하자는 말은 듣기는 좋지만 지식이 얄팍한 상태로는 사물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106
책을 많이 읽으면 하나하나의 사실이 상대화된다. 차분하게 다양한 사상과 주장을 음미할 수 있게 된다. 
절대적인 한 구너의 책을 만들어놓는다면 그것은 종교다.
한 권의 책을 읽고 마는게 아니라 그 책을 읽으면 꼬리를 물고 다양한 책들이 읽고 싶어져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자신을 만드는 독서다.  115
'방황'이란 말에는 부정적인 울림이 들어 있을지 모르지만 다양한 생가가 사이에서 방황하다 보면 내면에 힘이 축적된다. 하나의 사실을 옳다고 믿으면 마음은 편하겠지만 사고가 정지해버리기 쉽다.고를 정지시키지 않고 계속 음미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형성하는 힘을 축적할 수 있다. 
독서는 완전히 자신과 일치하는 사람의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내면의 마찰을 자신의 힘으로 바꾸는 법을 연습하게 위한 행위다.   116


3장 독서는 스포츠다 : 자기 단련
내가  '독서는 스포츠'라고 주장하는 까닭은 독서에는 스포츠와 비슷한 숙달 과정이 잇고 독서 또한 신체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124
독서에 익숙해지는 과정
1단계, 책 읽는 소리를 들어라.
2단계, 소리 내어 읽어라.  소리내어 읽으면 뇌가 활성화되기 쉽다.
3단계, 밑줄을 그으면서 읽어라.
4단계, 속도를 조절하라.  책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며 읽는 것.
책은 상상력을 길러준다. 단순히 지식만 얻는 것이 아니다. 문장을 듣고 이미지, 소리, 냄새 등을 상상하는 일, 이 '이미지화 능력'을 독서가 단련시켜준다.  138
책 한 권을 빠르게 읽어재끼는 기술보다는 책의 핵심 부분이 어디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156
'좁고 깊게'냐, '넓고 얕게'냐의 구분도 거의 의미가 없다. 넓게 읽다 보면 깊게 읽을 수 있게 된다. 두려워 하지 말고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읽어야 한다. 독서의 경우 '넓고 깊게'도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157


4장 독서는 커뮤니케이션이다 : 세계관의 확장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더라도 독서력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대화가 질적으로 다르다.  163
독서를 통해 요점을 파악하는 능력을 기르지 못한 사람은 질높은 대화를 할 수 없다.  164
자신의 말로 바꿔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휘가 풍부해야 한다.  165
나는 가볍게 대화를 나눌 때도 강단히 메모를 한다. 
메모를 해두면 상대가 하는 말의 핵심을 쉽게 잡을 수 있다. 창조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자신의 사고와 상대의 사고를 혼합시켜야 한다. 
메모하는 능력도 독서를 통해 길러진다.  168
독서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갖게 해준다.  178
독서욕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나 강연회는 자신을 폭넓게 만들어준다.  180

독서토론회를 능숙하게 이끌어가는 요령
전원이 끝까지 책을 읽어햐 한다는 점을 전제하지 않는다.
읽은 부분까지라도 좋으니 각자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이유를 말하게 한다.
아무 생각 없이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몇 페이지 어디'라고 구체적으로 지적하는 편이 모두에게 생산적이다.  184

매핑커뮤니케이션
B4크기의 흰 종이를 놓는다. 
종이에 키워드를 써가면서 대화를 이어간다.
익숙해지기 전에는 등장인물의 이름을 써넣고 인물들 간의 관계를 화살표 등으로 연결하여 작품 세계를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사람들이 책을 읽기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책이 문장만으로 구성되어 있어 시각적인 요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글로만 이루어진 책은 상상력을 훈련시킨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선뜻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잇다. 그럴 때 몇 사람이 모여 인물의 상관도를 그리는 것은 재미있는 작업이다. 인물의 이름뿐만 아니라 성격이나 특징도 적어 넣는다. 가능하면 거기에 구체적으로 몇 페이지인지 써넣은 다음 문장 속에서 그 인물을 나타내는 키워드를 골라 이름과 함께 써넣으면 이해가 훨씬 쉬워진다.  188
매핑 커뮤니케이션은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한결 힘이 적게 든다.  189
참가자 모두 함께 매핑을 해나가는 시간 자체가 창조적인 것이다. 수준이 높지 않더라도 매핑을 하면서 대화를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매핑 커뮤니케이션의 장점은 대화가 허공에 떠돌지 않고 하나의 종이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매핑을 할 때 여러가지 색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빨간색은 가장 중요한것, 초록색은 본줄기에서는 벗어났어도 재미있는 것..등  191
큰 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세부 사항은 대화로 메워간다. 매핑은 깔끔하게 정리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대담하고 활기차게 쓱쓱 써가는 것이 요령이다.  192
매핑 커뮤니케이션으로 2~5명씩 한 조가 되어 대화를 나누면 각자 하고 싶은 말을 대부분 할 수 있다. 매핑 커뮤니케이션에 걸리는 시간은 20분 정도가 적당하다.  193

독서토론회는 모두 모여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 분위기가 고조된다. 여기서 말하는 독서토론회란 두 사람이라도 상관없다. 내가 가장 많이 경험한 것은 둘만의 독서토론회다.  193
단 한 문장이라도 상관없다. 마음에 강한 인상을 남긴 문장을 외워두었다가 이 사람 저 사람 만날 때마다 이야기한다.  197
가까이에 친구가 없는 경우 쓰면서 외운다. 베껴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97
나는 책을 단순한 소비재로 취급할 수가 없다. 그래서 대충 읽은 후 헌책방에 팔아넘기는 일 따위는 할 수 없다. 굳이 책을 떠나보내야 한다면 내가 한없이 빠져들었던 책이라는 사실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전해주고 싶다.
책을 반드시 끝까지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단 한 줄이 평생의 보물이 되기도 한다.
인생에 남을 한 줄의 문장을 찾고자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는 것도 독서의 요령이다.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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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보기 

말콤 글래드웰의 책을 보면서 늘 느끼는 것은 많은 생각을 자극하며 이미 일반화된 상식적인 내용들을 다시금 바라보게 해주는것 같다.
그가 조사한 많은 내용들은 글을 충분히 실용적이고 생각을 자극하며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전문적인 글의 조건과 훌륭한 글의 조건에 대한 하나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듯 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웃라이어나 블링크에서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이 책을 통해서 즐길 수 있었다.

이 책은 마음의 미스터리를 생각하게 해준다. 
글래드웰의 기고문들을 정리해서 다시금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내용들을 묶어 놓았다.


머리말 - 내 이야기의 원천 : 타인,호기심, 그리고 삶
단순히 경위를 아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했다.  8
아이디어를 찾는 비결은 모든 사람과 사물에는 그들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믿는 것이다.   9
나는 독자를 끌어들이고 생각하게 만들고 다른 사람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게 할 수 있어야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11


1부 외골수, 선구자, 그리고 다른 마이너 천재들
2장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개를 사로잡는 달인의 몸짓
아이들을 잘 다루는 선생님들은 모두 '위엄'이라는 설명하기 힘든 특징이 있다.  50
개가 사람을 관찰하는 행동은 특히 중요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는 다른 동무로가 달리 사람의 행동을 학습하기 때문이다.  52
인류학자 브라이언 해어(Brian Hare)는 "개는 사람에게 깊은 관심을 기울입니다. 거의 집착에 가까울 정도지요. 개에게 사람은 걸어 다니느 거대한 테니스공이나 마찬가지입니다."  53
사람은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사람에게 끌리기 마련이에요. 그런 모습에서 권위가 느껴지기 때문이죠.  57
아동심리학자들이 즐겨 하는 얘기 중 하나가 조전(Regulation)에 관한 것이다. 가령 아기를 소음에 자주 노출시키면 나중에는 시끄러워도 잠을 잘 잔다. 아기가 소음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접하는 횟수가 늘어나면 적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다시 말해 자신을 소음에 맞게 조절한다. 자극이 견딜 수 있는 한계치를 벗어나면 자신을 안정시키지 못한다.  58
위엄은 유연한 대응에서 나온다. 진정한 위엄은 끌어당기거나 부탁할 필요가 없다. 
개 심리센터의 개들은 누군가가 언제 시작하고 멈출지 알려주길 원했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혼란과 무질서에 빠져 있어야 했다.  62
성공하려면 개의 심리뿐 아니라 사람의 심리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65
사람들은 개를 향해 "사랑한다.", "괜찮다."라고 말하지만, 진정으로 사과하는 법, 안심시키는 법은 몰랐다.  67
우리는 종종 개들을 훈련시키지 못해 잘 못 되는 사례들을 접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자주 일어나지 않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외국에서는 꽤나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이 책의 뒷부분에서는 그러한 문제를 또 다시 다루고 있기도 하다.
그런 문제는 주인인 사람이 개를 제대로 훈련을 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되는 경우가 많은데, 위의 표현처럼 우선 주인의 성격적인 결함이 개에게 전이될 수 도 있다. 또한 애정을 나타내고 사랑을 하지만, 개들에게 필요한 훈련을 시키지 않음으로 비뚤어진 사랑을 전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것은 비단 애완동물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부모님들의 영향을 받고 주변환경의 영향을 받으면서 자신을 완성해 나간다. 또한 자녀를 키우면서도 완성되어 지기도 한다.
문제는 준비가 필요한 부모의 입장이어야 하는데, 때론 준비없는 부모가 되어 버리기도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무서운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그것이 필요한 만큼은 소유되어야 하는것이긴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녀에게 꿈과 용기와 희망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균형있는 성격을 어떻게 형성해야 하는지.. 
중요한 것들 중의 하나인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모로써의 자녀교육은 언제나 돈벌이에 의해 뒷전으로 밀려나가고 있다.
애완동물을 키우면서 잘못 교육시키면 동물들을 훈련시키듯이 자녀들을 훈련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다.
그렇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동물보다 사람이 훨씬 월등하기에 더욱 복잡한 인생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4장 투자 세계의 이단아 - 나심 탈레브는 어떻게 재난의 불가피성을 투자전략으로 바꾸었는가?
말도 안되는 얘기는 없다.
탈레브는 데이비드 흄의 말을 즐겨 인용한다. "하얀 백조를 아무리 많이 보아도 모든 백조가 하얗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검은 백조가 한 마리만 나타나도 틀릴 수 있기 때문이다."  99
간단한 실험
실험대상자에게 300달러를 가졌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a)그냥 100달러를 더 받는 쪽과 (b)동전을 던져 나오는 면을 맞히면 200달러를 받고 틀리면 아무것도 받지 않는 똑 중에 선택하게 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b)보다 (a)를 선호했다. 
이번에는 500달러를 가졌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c)그냥 100달러를 내는 쪽과 (d)동전을 던져 나오는 면을 맞히면 돈을 내지 않고 틀리면 200달러를 내는 쪽 중에서 선택하게 했다. 이 경우 대부분의 사람은 (c)보다 (d)를 선호했다.
흥미로운 점은 두 경우의 선택 결과는 사실상 같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제시되는 방식에 따라 상반되는 선책을 했다. 왜 그럴까?
사람들은 돈을 잃는 조건에서는 기꺼이 도박을 하고, 돈을 얻는 조건에서는 위험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든 것을 잃는 위험이 있더라도 주식시장에서 매일 조금씩 수익을 얻는 쪽을 택한다.  104
본능적인 충동을 억누르고 불의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고통스런 과정을 감내하는 것이 더 용기 있고 영웅적인 행동이다.  112


2부 이론과 예측, 그리고 진단
1장 공공연한 비밀 - 엔론과 첩보, 그리고 정보 과다의 위험
퍼즐을 푸는 열쇠는 아마도 빈 라덴의 측근에게서 나올 것이다. 그러한 정보원을 찾을 때까지 빈 라덴의 은신은 계속 될 수밖에 없다. 
미스터리는 사실에 입각한 단순한 해답이 없다. 미스터리를 풀려면 불확실한 정보를 판단하고 평가해야 한다. 이때는 정보가 적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많아서 어려움을 겪는다.  171
이제 세상은 대부분 공개돼 있기 때문에 정보기관은 첩보원들이 입수한 단편적인 정보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이들은 넘치는 정보에 깔려 허우적대는 판이다. 그래도 퍼즐을 푸는 일은 여전히 중요하다. 
물론 갈수록 미스터리가 핵심적인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187
퍼즐은 정보 제공자에게 의존한다. 퍼즐을 풀려면 정보 제공자가 어떤 정보를 제공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반면 미스터리는 정보를 제공받는 자에게 의존하는 문제다. 미스터리를 풀려면 정보를 제공받은 사람이 정보를 어떻게 이해햐느냐가 중요하다.  188
미스터리를 풀려면 경험과 통찰이 필요하다.  189
미스터리는 잘못이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있다. 미스터리에 감춰진 진실을 찾지 못하는 것을 정보 제공자뿐 아니라 정보를 제공받는 사람의 잘못이기도 하다.  190

3장 이미지 판독의 허점 -유방조영술, 항공사진, 그리고 시각의 한계
상황을 보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226

6장 실패의 두 얼굴 - 위축과 당황의 차이
새로운 내용을 배우면 의식적이고 기계적인 사고를 통해 받아들인다. 그러다가 익숙해지면 묵시적 체계가 작동한다.
물시적 학습이 점진적으로 이뤄진다고 말한다. 수 천번 연습하면 동작을 의식하는 정도가 차츰 줄어들다 나중에는 거의 자동으로 하게 된다. 
그런데 압박을 받으면 때로 명시적 학습체계가 몸을 지배한다. 이때 우리 몸은 위축된다.  283
스트레스는 단기 기억을 지워버린다. 경험 많은 사람들은 스트레스로 단기 기억이 지워져도 몸에 밴 습관 덕분에 당황하지 않는다. 
초보자에게는 의지할 경험이 없다. 
'당황'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인식 제한(Perception Narrowing)을 초래한다.  285
위축은 생각이 너무 많아 생기는 문제고 당황은 생각이 나지 않아 생기는 문제다. 또한 위축되면 본능을 잃고 당황하면 본능으로 되돌아간다.  286
고정관념의 압박을 받으면 실수하지 않으려는 의식이 강해진다. 이러한 의식상태는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그리 유리하지 않다. 신중해질수록 신속한 정보처리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은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위축되는 것이다.  293

7장 위험의 총량 - 챌린저호 폭발 사고의 또 다른 진실
'위험 항상성(Risk Nomeostasis)'
인간은 한 분야에서 위험이 낮아지면 다른 분야에서 더 큰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이 있다. 
왜 횡단보도가 없는 도로보다 있는 도로에서 보행자 사망 사고가 더 많이 발생하는 걸까? 이는 보행자가 횡단보도가 제공하는 안전한 환경을 믿고 조심성 없이 길을 건너기 때문이다.
왜 유아들이 열기 힘든 약병이 개발된 이후 유아들의 약물 사고가 더 늘어났을까? 부모들이 이전보다 약병을 부주의하게 보관하기 때문이다.  305-307


3부 인격, 성격, 그리고 지성
1장 대기만성형 예술가들 - 조숙성은 천재성의 필수 조건인가
피카소 같은 천재는 개념적으로 창작 작업을 한다. 다시말해 처음부터 가고 싶은 곳에 대해 명확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작업을 시작한다. 피카소는 비평가 마리우스 드 자야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사람들이 조사를 중시하는 걸 이해할 수 없어요. 조사는 그림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에요. 중요한 것은 깨달음입니다. 나는 절대 실험을 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기만성형 예술가는 다른 방식으로 작업한다. 그들은 실험하듯 그림을 완성해 나간다. 갈렌슨은 <늙은 대가와 젊은 천재들>에서 '대시만성형 예술가의 목표는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거기에 이르는 과정이 잠정적이고 점진적이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달성했다는 느낌을 갖기 힘들다. 그 결과 그들의 경력은 간혹 하나의 목표를 추구하는 일로 점철된다. 그들은 같은 주제를 반복적으로 그리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조금씩 방법을 바꾼다. .... 그들에게 밑그림 작업은 하나의 이미지를 찾기 위한 조사 과정이다. 그들은 그림을 완성하는 것보다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오랜 세월에 걸쳐 점점 실력을 갈고닦으면서 그림을 발전시킨다. 그들은 자신의 부족한 능력을 수없이 탓하며 쉼 없이 노력하는 완벽주의자다.'  320-321
창의성을 개념적인 것과 실험적인 것으로 나누는 갈렌슨의 분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322
대기만성형 예술가는 경력 후반기에 이를 때까지 뛰어난 경지에 오르지 못하는 탓에 늦게 성공한다고 주장한다. 
대기만성형 예술가는 뛰어난 성취를 이루기까지 비슷한 실패를 겪는다.  323
신동이 뚝딱 해치우는 일을 대기만성형 예술가는 꾸역꾸역 해낸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인내와 믿음이 필요하다.  324
실험과 시행착오를 거쳐 작품을 완성하는 예술가들에게는 빛을 볼 때까지 오랫동안 옆에서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  328

2장 성공의 이면 - 그가 진짜로 잘하는게 뭐야
버지니아 대학 연구팀이 조사한 모든 역량 중에서 학업 성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피드백이었다. 피드백은 교사가 학생의 말에 직접적이고 개인적으로 응답하는 것을 말한다.
좋은 피드백은 의사소통을 통해 더 깊은 이해로 이어져야 해요
완벽한 피드백은 어떻게 다른지 보여주고, 전체 아이들이 따라서 발음하게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비드백은 옳고 그름을 지적한다. 그런 피드백은 거의 아무런 학습 효과가 없다.  345
'장악력(Withitness)'은 말로 표현하지 않고도 뒤에 눈이 달린 것처럼 학생들이 하는 일을 항상 알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능력을 말한다.  350

5장 첫인상의 마력 - 면접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
"주간 팀 회의에서 이사가 갑자기 들어와 팀장인 당신이 최근에 진행한 프로젝트를 심하게 비판했습니다. 어떻게 대응하겠습니까?"
- "아마 흥분하겠죠. 하지만 대들지는 않을 겁니다. 그냥 자리를 뜰 것 같군요."라고 대답했다. 
보통은 "나중에 개인적으로 찾아가 왜 팀원들 앞에서 망신을 주었는지 따질 겁니다."라는 식으로 대답한다고 한다. 내 대답은 적절하든 그렇지 않든 상사의 비판을 속으로 견뎌낼 거라고 말한 셈이었다. 
반면 다른 답은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성격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답변은 직장생활이 인내 아니면 충돌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 사실은 면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사적이고 현실적인 정보였다. 
"한번은 서너 가지 일을 동시에 했던 경험에 대해 말해보세요. 그러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합니까? 우선순위는 어떻게 정합니까?"
가령 이렇게 대답하면 쉽게 넘어갈 수 있다. "그럴때는 조직적으로 일을 처리하려고 노력합니다. 일단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고 적절하게 권한을 위임합니다. 그리고 상사와 자주 진행상황을 협의합니다."
질문을 바꾼다.
"도저히 기한을 맞출 수 없는 중요한 일 2가지가 당신에게 떨어졌습니다. 현실적을 2가지 일을 다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어떻게 하겠습니까?"
나는 "글쎄요. 2가지 일을 살펴보고 잘하는 일을 정한 다음 상사에게 가서 둘다 망치는 것보다 하나라도 잘하는 편이 낫겠다고 말하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일은 누구에게 맡길지 상의하겠습니다."
내 답의 의미있는 정보를 즉시 알아냈다. 내가 잘하는 일을 먼저 가려내기보다 회사에 가장 시급한 일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내 대답은 다급한 상황이 되면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한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당신은 혼자서 일하는 타입이군요. 이것은 핵심적인 정보입니다."
의도적으로 포괄적인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사람의 성격이 고정돼 있지 않고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다양한 면을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비로소 그 사람을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면접기술을 '구조적 면접(Structured Interviewing)'라고 부른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구조적 면접만이 실제 근무환경에서의 행동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408-410

6장 핏불을 위한 변호 - 핏불 사육 금지법이 빠진 일반화의 함정
문제는 일반화의 다른 이름인 고정관념에 있다. 고정관념은 바람직한 의사결정과 관계가 없다. 개별적인 사례에서 일반적인 관념으로 옮겨가는 과정은 불가피하면서도 위험하다.  417
일반화를 하려면 특정 범주의 사람들을 특정한 행동이나 성향과 결부시켜야 한다. 가령 의사는 과체중 중년층을 심장마비 위험과, 보험사는 젊은 운전자를 사고 위험과 한데 묶는다. 이러한 정차를 진행하려면 일반화하는 범주를 정의하고 파악해야 한다.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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