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으로 돌아온 과잉과 탐욕 - 최공필

저자는 그리스, 아이슬란드. 아일랜드와 같이 금융의 주요 무대와는 거리가 먼 주변 국가들의 버블 생상 과정과 이후의 모습을 대조시키면서 경제위기의 핵심적 원인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6

글로벌 금융위기는 개인, 회사, 국가 차원의 문제라기보다는 금융 시스템 자체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첫째, 전례없는 호황기(great moderation)의 종식과 함께 시작되어 후유증 처리에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 시대의 위기는 물질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부패와 탐욕에 얽매여 부의 창출과정이 소수의 사람들에게 집중되고 또 그 과정에서 왜곡이 일어나면서 생긴 것이다. 즉 과잉 생산된 부가 촉소, 조정되는 과정이 바로 위기인 것이다. 

둘째, 과거의 위기와 달리 핵심적인 중심국가로부터 용심와해(meltdown)가 일어나고 있다. 선진국에서 시작된 위기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급속도로 서민층을 무너뜨린다. 국채의 파산 가능성이 일반 회사보다 높고, 달러나 유로화가 더 이상 안전자산으로 건주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은 단순히 지급불능의 위기(solvency crisis)가 아니다. 금융 체제의 근간인 기축통화체제마저 흔들리는 초유의 체제적 위기(systemic crisis)이다.

셋째, 양극화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금융의 발전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전체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99%가 열심히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삶의 수준을 높일 수 없는 상황이 도래했다. 부의 집중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출 위주의 성장국가에서는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이 국가적으로 아주 중요하다. 그래서 국가 자원의 대부분이 대기업에 집중되고, 이는 서민층의 궁핍으로 연결된다. 이런 문제를 완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 또한 중산층의 부담을 늘려 결국 기형적인 산업과 경제구조를 안착시킨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지탱하고 있는 시스템의 결과로 양극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넷째, 국가들의 상호의존적 경향이 점점 강해지면서 누구도 해결주체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8-10

공공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사람들은 생존을 위한 사적 추구에만 내몰리게 된다. 공동체 의식은 사라지고 약육강식의 정글만 남는다.

총체적 차원의 파국을 면하려면 다수가 깨어 있어야 한다.

상황이 회의적으로 변할수록 사람들은 법을 지키고 규칙대로 사는 것은 손해라는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집단적 광기와 투기를 부추긴다.  11

<부메랑>의 핵심은 간단히 말해 모든 불행은 과잉에서 초래되었고, 글로벌 환경에서 돌아다니는 자금은 투기적 성향이 강해서 준비가 적절치 못할 경우 누구에게나 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14





아이슬란드 경제를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면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아이슬란드인은 자신이 택할 수 이쓴 직업에서 요구하는 것 이상으로 스스로를 갈고닦았다. 그런데 교육수준이 높고 하나같이 스스로를 특별한 존재로 여기는 이들에게는 주로 두 가지의 끔찍한 생계수단이 주어졌다. 그것은 바로 저인망 어업과 알루미늄 제련이다.  77



다양한 사회는 모두 동일한 사건의 영향을 받았지만 저마다 독특한 방식으로 대응했다.  91

그리스에서는 은행이 나라를 망하게 한 것이 아니라 나라가 은행을 망하게 했다.  94

재무부로 들어가는 어두컴컴하고 좁은 입구에서 보안요원들이 출입자의 신원을 확인했다. 그런데 금속탐지기가 울려도 그 이유를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다.  95

어제까지 탈세로 처벌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그리스인이 무신경하다지만 이건 분명 범죄입니다.  99



아일랜드인의 관점에서 생각해 본다. 미치광이 삼촌이 지하실에서 뛰쳐나온 순간, 술 취한 숙모가 앞문을 통해 휘청거리며 들어왔다. 그리고 그들은 전 가족과 많은 귀빈 앞에서 수렵용칼로 서로를 난도질했다. 이제 아빠는 목격자들이 본것은 환상일뿐, 진짜 본 것이 아니라고 그들을 안심시켜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일랜드에 정말로 뭔가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는 증거가 너무나 뚜렷하다.  166

아일랜드 정부가 은행의 부채를 국민에게 떠 넘긴 지 3년이 넘었지만, 그동안 사회적 불안을 조장하는 행위는 단 두 번밖에 일어나지 않았다.  183

아일랜드는 은밀히 새로운 금융 법칙을 적용하고 있었다 은행에 500만 달러를 빚지면 은행이 당신을 소유하지만, 50억 달러를 빚지면 당신이 은행을 소유한다는 법칙 말이다.  186



'똥'에 해당하는 독일어는 수많은 용도로 활용된다. 예컨대 애정을 나타내는 말로 '내 귀여운 똥자루'(my little shitbag)라는 표현도 있다.  199

던데스는 함부르크의 홍등가에서 벌어지는 진흙 레슬링 대회를 흥미롭게 관찰했다. 벌거벗은 여성들이 진흙 리에서 싸우는 동안 구경꾼들은 진흙이 뛰는 것을 피하려고 머리에 콘돔 모양의 비닐 모자를 썼다. 

"덕분에 관중은 더러운 것을 즐기면서 깨끗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독일인은 똥을 가까이하고 싶어하지만 그 안에 들어가지는 않는다. 나중에 밝혀지듯 이는 현재의 금융위기에 독일인이 수행하는 역할을 잘 설명해준다.  201



호황중에 각 주들은 국가 경제보다 실적이 좋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국가 경제보다 실적이 저조한 주들이 국가 경제의 22%를 차지하고 있어요. 이상한 것은 그럼에도 주들의 GDP 예상치가 상당히 높다는 거죠.  246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크게 호황을 누린 주가 이제는 가장 큰 파산에 직면해 있다.  247

돈이 있고 이동할 수 있는 사람들은 재정 문제가 없는 지역으로 옮겨갈 것이고, 돈이 없고 이동할 수 없는 사람들은 주와 지역의 지원에 더욱더 의존하게 될 것이다.  248

위기가 닥치면 사람들은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굉장한 관심을 기울입니다. 그런게 바로 사람들의 심리죠.  261

일련의 대중적인 망상  270

사회에서 권력을 쥐고 사회를 구할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사회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그들은 사회적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단지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최대한 많은 것을 챙기다가 엄청난 문젤ㄹ 일으켰다.  273

시의 핵심 문제는 재정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것은 하나의 징후에 불과하고 질병은 문화에 있다는 얘기였다.

변화의 대상은 바로 사람입니다. 사람들에게 서로 존중하고 정직하게 행동하며 탁월함을 위해 노력하는 법을 가르치는 겁니다. 문화가 변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럴러면 먼저 사람들이 변화를 원해야 합니다. 자기 뜻이 옳다고 확신하는 사람은 생각을 바꾸지 않습니다.

우선 우리 내면을 성찰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274-275

학술적인 논문이자 인기 저서인 <미국인의 조증> 에서 와이브라우는 "인간은 현대 미국인으로 살아가기에는 신경학적으로 부적절하게 설계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인간의 뇌는 모든 것이 결핍된 환경에서 수십만 년에 걸쳐 진화해 왔다. 원래 인간은 극도로 풍족한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게 만들어져 있다. 와이브라우는 "인간은 지극히 제한적으로 뇌를 사용하고 있지요. 우리 뇌의 중심부에는 '파충류의 뇌'가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이 파충류의 뇌(동물적 충동이 발현되는 곳)를 포유류의 뇌(모성애나 사회적 상호작용과 연관된 곳)가 감싸고 있고, 포유류의 뇌는 기억과 추상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세 번째 층(인간의 뇌)이 둘러싸고 있다고 한다.

"유일한 문제는 우리의 열정을 움직이는 게 아직도 파충류의 뇌라는 겁니다. 우리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특히 섹스 안전성 음식을 최대한 많이 획득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느라 초콜릿 케이크를 멀리해야 하는 사람도 눈앞에 케이크가 있으면 참기 힘들어한다. 제빵사들은 모두 이점을 알고 있고 이제는 신경과학자들도 안다.

"풍족함을 대하면 뇌의 보상경로를 억제하기가 어렵습니다. 그 순간에는 초콜릿 케이크를 먹는 것이 다이어트의 가치를 능가하게 되죠. 일단 초콜릿 케이크가 눈에 띄면 미래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미국은 사람들에게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방법을 개선하고 또 개선함으로써 부유해졌다. 즉각적인 만족이 뇌에 미치는 영향은 왼손이 잘렸을 때 그것이 오른속에 미치는 영향과 거의 비슷하다. 파충류의 뇌를 만힝 사용할수록 그 뇌는 우리를 점점 더 강하게 지배한다. 와이브라우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우리는 지금 뇌의 다른 부분은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심리학적 역기능을 만들어냈지요. 사회의 모든 측면에서 스스로 절제하는 기능을 상실한 겁니다. 골드만삭스에서 시키는 대로 다하면 500만 달러를 받습니다. 이것은 업그레이드된 초콜릿 케이크라고 할 수 있지요."

와이브라우가 볼 때 연이은 금융 거품과 계속 증가하는 개인 부채 및 공채는 파충류 뇌적인 생활방식의 표현일 뿐이다. 

어디를 둘러봐도 미국인은 단기적인 보상을 위해 장기적인 이득을 희생시키고 있다.

"그 문제를 깊이 성찰하려 할 때 우리는 스스로 절재할 수 있습니다."  275-277

"우리가 스스로 규제하지 않으면 환경이 우리를 규제할 것이고, 그때 환경은 우리가 가진 것을 빼앗을 것이다." 의미있는 변화가 일어나려면 우리에게 필요한 만큼 고통을 줄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78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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