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1984로 알게된 조지오웰..
특히나 동물농장은 지금까지 5번정도는 읽었는데, 읽을 때 마다 생각나는 것들은 달라졌다.
그만큼 이 작품이 담고 있는 것은 대단했다. 60년 전에 쓴 작품이 오늘날을 적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고전이라 할만하며, 그의 직관력과 통찰력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나마 존경한다.

우연히 조지오웰 에세이를 접하고 책을 읽었다.
그의 생각 그리고 당시의 시대상황들에 대해 더욱 알게 되어 작품을 이해하는데 더욱 도움이 되었다.
에세이 이기에 지루한 내용도 있었지만 꽤  여러 제목들은 재미있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스파이크(구빈원에 딸린 부랑자(노숙자)를 위한 임시 무료 수용소를 일컫는 속어)
배만 불룬학 변변찮은 똥개들 같다는 느낌은 보지 않고서는 상상할 수 없으리라.  13
나는 따분함이야말로 부랑자 최대의 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15

코끼리를 쏘다
코끼리가 자기네 집을 대놓고 부술때는 대단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제 코끼리가 총에 맞을 거라고 하니 달라졌다.  36
이작품의 마지막부분은 그의 심리적인 묘사가 절실하게 들어있었다. 공감되는 묘사이면서도 인간의 내면을 관찰할 수 있는 인상적인 것이었다.
무장하지 않은 원주민 군중 앞에 총을 들고 서 있는 백인인 나는 겉보기엔 작풉의 주연이었지만, 실은 뒤에 있는 노란 얼굴들의 의지에 이리저리 밀려다니는 바로 같은 꼭두각시였던 것이다.
백인 나리는 백인 나리답게 행동해야 한다. 단호하고, 생각이 분명하고, 확실히 행동하는 것처럼 보여야 하는 것이다.  38
나는 내 목숨 걱정을 하는게 아니라 내 뒤에서 주의깊게 지켜보는 노란 얼굴들만 의식하고 있었다.  39

스페인의 비밀을 누설한다
(스페인 내전(1936-1939)은 좌파인 공화파가 선거로 왕정을 무너뜨리고 세운 제2공화국 정부에 대하여 우파인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시작됐고, 결국 반군인 군부가 승리하여 1975년 까지 프란스스코 프랑코의 독재가 이어졌다.)
'자유주의적' 부르주아는 자신의 이해관계가 막히는 지점까지만 진정으로 자유주의 적이다. 
노동자도 부르주아도 파시즘에 맞서 싸우긴하되, 둘이 같은 것을 위해 싸우는 건 아닌 까닭이다. 다시말해 부르주아는 부르주아 민주주의, 즉 자본주의를 위해 싸우며, 노동자는 문제를 이해하는 한 사회주의를 위해 싸우는 것이다.  55
'트로츠키주의자(트로츠키 파시스트)'란 말은 대체로 좌파 세력을 분열시키기 위해 매우 혁명적인 자세로 위장한 파시스트를 지칭한다. 
이 말이 지닌 독특한 힘은 그것이 세 가지 뜻을 가질 수 있는데, 트로츠키처럼 세계혁명을 바라는 사람일 수도, 트로츠키가 우두머리인 실제 조직의 일원일 수도, 위장 파시스트일 수도 있다.  59


좌든 우든 나의조국
과거가 더 극적으로 보일 수 있는 건, 우리의 기억 중에 원래 그대로의 진정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은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77


문학예방
지적인 자유의 문제는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알릴 자유를, 아울러 강요에 의해 사실과 감정을 꾸며내지 않을 자유를 뜻한다.  226
전체주의의 관점에서 볼 때, 역사는 배우기보다는 창조해야 하는 무엇이다.
현실에서 실수 없는 존재란 있을 수 없으므로, 이런 저런 실수가 저질러진 바 없다거나 이런저런 상상의 승리가 실제로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지난 일들을 다시 짜맞출 필요가 자주 생긴다.  228  동물농장에서와 1984에서도 이런 장면들을 묘사하며 그는 글에서도 강조하였다.
과학 교과서를 왜곡하는 것은 가증스러운 일이지만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건 아무 잘못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미 헤아릴 수 없이 많다.  229
아무리 엄혹한 독재 치하라고 해도, 작가 개개인은 내면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으며, 통념을 벗어난 자기 생각을 어리석은 당국에 간파당하지 않을 정도로 걸러내거나 위장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리고 설령 작가 자신이 통념에 동의한다 하더라도, 왜 통념 때문에 속박당한다는 느낌을 굳이 받아야 하는가?
문학은, 아니 그 어떤 예술도 견해의 큰 충돌이 없으며 예술가와 일반 대중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는 사회에서 가장 번성하기 마련아닌가?  230
창의적인 작가는 자신의 관점에서는 사실인 주관적인 감정을 조작해야만 할 때, 자유롭지 못하다.
자기가 싫어하는 걸 좋아한다는 말을, 자기가 믿지 않는 걸 믿는다는 말을 자신 있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어쩔수없이 그래야만 한다면, 결과는 그의 창의력이 고갈되는 것뿐이다. 
진정으로 비정치적인 문학 같은 건 없기 때문이다.
단 하나의금기도 지성을 완전히 절름발이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231
솔직하고 힘 있는 글을 쓰려면 두려움 없이 생각해야 하며, 두려움 없이 생각하게 되면 정치적인 통념을 따를 수가 없다.  233
히틀러 정권 때 독일 문학은 거의 소멸되어버렸고, 이탈리아의 사정도 별반 나을 게 없었다. 러시아의 문학은 번역으로만 판단컨대 혁명 초년 이후로 눈에 띄게 질이 떨어졌다.  235
지적 자유를 말살한다는 건 언론인을, 르포작가를, 역사가를, 소설가를, 비평가를, 시인을 차례로 무력하게 만드는 일이다.  236

행락지(리조트)
인간에겐 온기가, 사회가, 여유가, 안락이, 안전이 필요하다. 또 고독도, 창조적인 작업도, 경이감도 필요하다. 그런걸 알게 되면 인간은, 언제나 어떤 것이 자신을 인간적으로 만드는지 비인간적으로 만드는지의 기준을 적용하여 과학과 산업화의 산물을 선별적으로 이요할 수 있을 것이다.  247
아울러 삶이 점점 더 기계화되는 현실에서 민감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본능적인 공포가, 옛것을 선호하는 감상적 취향에 불과한 게 아니라 십분 정당한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기 삶에서 단순함의 너른 빈터를 충분히 남겨두어야만 인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의 수많은 발명품들(특히 영화, 라디어, 비행기)은 인간의 의식을 약화시키고, 호기심을 무디게 하며, 대체로 인간을 가축에 더 가까운 쪽으로 몰아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48


나는 왜 쓰는가
(조지오웰의 작가론(문학론)과 정치론이 한데 잘 녹아 잇는 가장 상징적이고 대표적인 작품이다.)
나는 외로운 아이들이 흔히 그렇듯 이야기를 지어내고 상상 속의 인물들과 대화를 다누는 습관을 갖게 돼었다.  289
나는 생계 때문인 경우를 제외하면, 글을 쓰는 동기는 크게 네 가지라고 생각한다. 이 동기들은 작가들마다 다른 정도로 존재하며, 한 작가의 경우에도 시기별로나 시대 분위기 별로나 그 정도가 다를 것이다.
1. 순전한 이기심.
똑똑해 보이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고 싶은, 사후에 기억되고 싶은, 어린 시절 자신을 푸대접한 어른들에게 앙갚음을 하고 싶은 등등의욕구를 말한다. 이게 동기가 아닌 척, 그것도 강력한 동기가 아닌 척하는 건 허위다. 작가의 이런 특성은 과학자, 예술가, 정치인, 법조인, 군인, 성공한 사업가 등, 예컨대 최상층에 있는 모든 인간에게 공통되는 특성이다. 사람들 절대다수는 그다지 이기적이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 서룬 남짓이 되면 개인적인 야심을 버리고(많은 경우 자신이 한 개인이라는 자각조차 거의 버리는 게 보통이다.) 주로 남을 위해 살거나 고역에 시달리며 겨우겨우 살 뿐이다. 그런가 하면 소수지만 끝까지 자기 삶을 살아보겠다는 재능 있고 고집 있는 사람들도 있으니, 작가는 이 부류에 속한다. 나는 진지한 작가들이 대체로 언론인에 비해 돈에는 관심이 적어도 더 허영심이 많고 자기중심적이라고 생각한다.
2. 미학적 열정.
외부 세계의 아름다움에 대한, 또는 낱말과 그것의적절한 배열이 갖는 묘미에 대한 인식을 말한다. 어떤 소리가 다른 소리에 끼치는 영향, 훌륭한 산문의 견고함, 훌륭한 이야기의 리듬에서 찾는 기뿜이기도 하다. 자신이 체감한 바를 나누고자 하는 욕구는 소중하여 차마 놓치고 싶지가 않다. 미학적인 동기가 상당히 약한 작가들도 많긴 하지만, 팜플렛이나 교과서를 쓰는 저자라 해도 비실용적이지만 매력과 애정을 느끼는 낱말들과 문구들이 있을 것이다. 그게 아니어도 글꼴이나 여백 같은 것들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는 수가 있다. 철도 안내책자 수준을 넘어선다면, 어떤 책도 미학적인 고려로부터 딱히 자유롭지 않은 것이다.
3. 역사적 충동.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실을 알아내고, 그것을 후세를 위해 보존해 두려는 욕구를 말한다. 
4. 정치적 목적.
여기서 '정치적'이라는 말은 가장 광범위한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 동기는 세상을 특정 방향으로 밀고 가려는, 어떤 사회를 지향하며 분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남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욕구를 말한다. 다시 말하지만, 어떤 책이든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인 것이다.  293-294
나는 천성적으로 앞의 세 가지 동기가 네 번째 동기를 능가하는 사람이다.  294

1936년부터 쓴 심각한 작품은 어느 한 줄이든 직간접적으로 전체주의에 '맞서고' 내가 아는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지하는' 것들이다.
지난 10년을 통틀어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정치적인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일이었다.
내가 쓰는 건 폭로하고 싶은 어떤 거짓이나 주목을 끌어내고 싶은 어떤 사실이 있기 때문이며, 따라서 나의 우선적인 관심사는 남들이 들어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미학적인 경험과 무관한 글쓰기라면, 책을 쓰는 작업도 잡지에 긴 글을 쓰는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다.  297
계속 살아 있는 한, 그리고 정신이 멀쩡한 한, 나는 계속해서 산문 형식에 애착을 가질 것이고, 이 지상(地上)을 사랑할 것이며, 구체적인 대상과 쓸모없는 정보 조각에서 즐거움을 맛 볼 것이다. 
내가 할 일은 내 안의 뿌리깊은 호오(好惡)와, 이 시대가 우리 모두에게 강효하느 ㄴ본질적으로 공적이고 비개인적인 활동을 화해시키는 작업이다.  299
<동물농장>은 정치적 목적과 예술적 목적을 하나로 융합해보려고 한 최초의 책이었다. 
모든 작가는 허영심이 많고 이기적이고 게으르며, 글 쓰는 동기의 맨 밑바닥은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책을 쓴다는건 고통스러운 병을 오래 앓는 것처럼 끔찍하고 힘겨운 싸움이다. 거역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어떤 귀신에게 끌려다니지 않는 한 절대 할 수 없는 작업니다.  300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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