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리영희 선생은 말한다. 진실, 진리, 끝없는 성찰, 그리고 인식과 삶을 일치시키려는 신념과 지조. 진리를 위해 고난을 감수하는 용기. 지식인은 이런 것들과 더불어 산다.  47-48



우리 모두는 갖가지 편견과 고정관념을 지니고 산다. 이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모든 종류의 통념이 논리적, 경험적으로 타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 일일이 시험하고 검토할 수 없는 일이기에, 많은 경우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관념과 사고방식을 어느 정도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나는 맬서스와 얼마나 다른가. 내가 옳다고 믿는 것, 내 신념을 받치고 있는 수많은 통념들 가운데 그릇된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없을 것인가? ..

<인구론>과 맬서스는 금이 간 거울이다. 내 생각도 그릇된 편견과 고정관념으로 일그러져 있지 않은지 경계하면서, 거기에 나를 비추어 본다. 생각은 때로 감옥이 될 수 있다!  90-91



배불리 먹고 편안하게 지내기만 하면서 배우지 않으면 백성은 짐승에 가까워지므로...  126



마르크스는 사회를 "대립하는 계급의 통일"로 보았다. 그의 세계에는 언제나 투쟁이 진행 중이며 혁명이 준비되고 있다. 그는 부르주아 독재를 타도하는 프롤레타리아트의 계급 혁명이 필연적이며 그것이 역사의 진보라고 믿었다. 세계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변혁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마르크스가 혁명의 소용돌이에 몸소 뛰어든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베블런의 세계는 유한계급과 생산계급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러나 그의 세계는 매우 안정되어 있다. 여기서는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다. 인습과 제도의 진화가 있을 뿐이다. 보수성은 지배계급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보편적 특성이다. 유한계급의 규범과 생활양식은 모든 사람의 삶을 지배하는 명예로운 표준으로 통용된다. 하층계급은 유한계급을 타도하기보다 그 일원이 되기를 원하며 그들을 흉내 내려고 애쓴다. 사회와 인간을 이렇게 보면 세상의 소란에 신경 쓰지 않고 이방인으로 살다 가는 쪽이 자연스럽다.  238-239


폭력이 '무지'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무지'란 "처지를 바꾸어놓고 생각해보는 능력의 전적인 결여"를 의미한다.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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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거대한 물음표였고, 나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질문을 멈추고 싶지 않았다.  4


겨울만 되면 따뜻한 곳으로 '피한'을 떠나고 싶었다. 치안이 좋아서 혼자라도 안심하고 지낼 수 있고, 감수성을 자극할 만한 자연이나 전통이 남아 있는 곳이었으면 했다. 사철 꽅이 피는 곳에서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산책도 하면서 한껏 게을러지고 싶었다. 딱히 만날 사람도 없고, 꼭 사고 싶은 물건도 없고, 꼭 봐야만 하는 것도 없는 곳, 덜 쓰고, 덜 가지고, 덜 만남으로써 느긋해지고 싶었다. 여행이 주는 긴장감은 덜고, 일상이 주는 지루함은 벗어나 여행과 일상 사이에 머무를 수는 없는 걸까.  5


마치 현지인이라도 된 듯 슬렁슬렁 돌아다녔다. 매일 산책을 했고, 책도 많이 읽었고, 제법 글을 쓰기도 했다. 만날 사람도 없고, 할 일도 적다 보니 나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8


여행과 일상의 중간지대에 머물며 덜 쓰고 덜 갖되 더 충만한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 ...

자기만의 속도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좇아 떠나는 여해으, 공부하고 준비해서 떠나지만 가이드북에 의지하지 않는 여행, 여행 안에 여백을 두는 여행, 무엇보다 여행지의 삶과 사람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여행..  9




발리


온갖 조건을 따지다 보니 여행을 시작도 하기 전에 피곤해졌다.  20


누군가와 함께하는 여행은 익숙했던 상대를 재발견하게 만든다. 내 안에 단단하게 굳어있던 상대에 대한 이미지를 녹여준다.  29


발리에서는 자식이 태어나면 이름 짓는라 고민할 필요가 없다. 태어난 순서에 따라 이름이 정해져 있으니까. 먼저 남자 이름 앞에는 I를, 여자 이름 앞에는 Ni를 붙인다. 첫째는 발리어로 와얀 혹은 뿌뚜, 둘째는 마데 혹은 까덱, 셋째는 뇨만 혹은 꼬망, 넷째는 끄뜻이 된다. 다섯 번째 후는 어떻게 하느냐고? 그때는 이름 뒤에 발릭(되돌아간다는 뜻)만 붙여 다시 돌아가면 된다. 마데 발릭, 뇨만 발릭 이런 식으로, 사실 이 뒤에 진짜 개인 이름이 하나씩 더 있는데, 이상하게도 다들 저렇게 부르고 소개를 한다.  36-37


돌아가면 입지도 못할 옷을 굳이 사 입는 이유는 뭘까. 현지인 혹은 다른 여행자들과 섞이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곳에서 조금 더 과감하게 나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도 있을 것이다. 물론 단지 편안해 보여서 일수도 있다. 어쨌든 여행지에서 옷은 나를 좀 더 자유롭게 만들어주는 수단이 되어준다.  52


여행이 우리가 품은 질문에 답을 주진 않지만 어딘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등을 떠밀어주긴 하지. 일단 나아가면 결국 답도 찾을 수 있으리라. 아니, 평생 답을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생의 의미는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던져진 질문과 마주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닐까.  74


놀이와 노동이 분리되지 않은 삶..  97


남이 만들어놓은 것을 소비만 하는 삶에서 잠시 벗어나 스스로 창조하는 기쁨을 온전히 누린다. 

내 손으로 만든 무언가를 들고 ..

인간이 정서적으로나 지적으로 충분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손을 쓰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헨리 소로가 그랬다. 소박한 삶의 기본 원치기 가운데 하나는 불필요한 것들을 소비하기 위해 돈을 버는 대신, 꼭 필요한 것들을 구하기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조금 버는 대신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 쓰는 일상을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핸드메이드 라이프를 산다는 것은 시간의 주인으로 사는 일의 은유 같기도 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온전히 몰입해본 사람은 안다. 그때 흘러가는 시간의 속도가 얼마나 다른지를.  98


마사지는 자신의 좋은 기운을 상대에게 나눠주는 행위라는 것.  103


자연에 의지해 살아가는 사람들일수록 시간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세탁기, 청소기, 전기밥솥 등등 시간을 벌어주는 온갖 기계문명의 혜택을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시간은 늘 부족하기만 하다. 

생각해보면 시간이란 얼마나 다양한 속도를 가지고 잇는 것인지!  112


발리인들은 보기보다 영리하고 강인하다. 며칠 전 이브의 남동생이 이런 말을 했다. "너희 한국인들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면 여행 가는 데 쓰지? 우리는 돈만 생기면 종교의식에 다 써. 그래서 어떤 외국인들은 우리를 비웃지. 하지만 이런 걸 하지 않으면 외국인들이 발리에 오겠어? 발리가 다른 나라와 똑같아지면 누가 여기에 오려고 하겠어?"

외국인이 무엇 때문에 발리를 사랑하는지 이곳 사람들은 잘 안다. 그래서 대대로 지켜온 무화를 외국인에게 비싸게 팔아먹는다. 이들은 우붓 중심가에 들어오려던 맥도널드 매장을 막아낸 경험도 있다. 발리에 개발 바람이 불던 1970년대, 발리 사람들이 정부에 요구했다. 야자 나무보다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도록, 모든 건물은 전통 가옥의 구조를 따르도록 법을 만들어달라고. '5층 이하'라거나 '지상 20미터' 따위가 아닌 '야자나무보다 낮게'라니. 거기 깃든 시적인 마음과 유연함이 사랑스럽다. 그래서 발리에는 3층 이상의 건물이 거의 없어 어디서나 논과 야자나무가 보이고 숲과 계곡이 몸을 드러낸다.

개발과 성장을 추구하다 전통적인 가치를 잃어버린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과 발리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플란플란'하게 흘러가는 삶의 속도 속에서 지킬 것은 지키는 의연함이 엿보이니. 한마디로 발리는 자연을 파괴하며 돈에 영혼을 판 그런 흔한 휴양지가 아니다. 농지 정리라며 계단식 논을 싹 밀어버리고, 주택 현대화라며 초가집을 죄다 없애고, 무조건 개발만을 외치며 살아온 나라에서 온 나는 발리 사람들이 부럽기만 한다.  113-116





스리랑카


낯선 나라를 여행하다 우리는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장면과 마주친다. 내가 살아온 세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 내 상식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런 순간에 단정적으로 평가하고 불평하는 것은 쉽지만 왜, 어째서라는 질문을 던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감수해야 지금 여기에서 유럽에는 없고 스리랑카에만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좋은 여행자의 기본은 질문하는 능력과 겸허한 태도라는 사실도.  154


그날의 기분에 따라 차와 찻잔을 골라 물을 끓이고, 찻잎을 넣고, 차가 우러나기를 기다리는 시간. 그 아무것도 아닌 일에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이 나는 좋다. 그렇게 차를 우리다 보면 내가 세상의 속도와는 상관없이 살고 있다는 기분까지 든다. 우리 모두에게는 저마다의 차우리는 시간이 있을 것이다.  162


폐허에 관한 근사한 글을 쓴 영국의 자각 제프 다이어는 이렇게 말했다. "무언가를 배우는 최고의 방법은 그냥 바라보는 것,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말하는 것을 듣는 것뿐이었다."  222





치앙마이


내 몸에 마지막 도시의 바람 냄새가 남아 있고  253


일상처럼 여행에도 지루한 순간, 쓸쓸한 순간이 찾아온다. 그런 순간에 책은 나를 구원한다. ..

생각해보면 여행과 책은 서로 닮아 있다. 질문을 던짐으로써 일상과 그 일상을 둘러싼 세계에 균열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그렇게 가장 온순한 방법으로 자신이 쌓아온 세계를 부수고 더 넓은 세계를 열어 준다는 점에서.  254





라오스


'좋은 여행이란 무엇일까.' '나는 좋은 여행자인가.' 이런 질문에 천착해왔지만 내가 좋은 여행자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  375-377


한 도시도 생명을 가진 유기체와 같다. 생겨나고, 번성하고, 쇠락하기도 한다. 나는 변해가는 어떤 장소의 짧은 순간을 함께할 뿐이다. 여행지가 보여주는 찰나의 얼굴. 그 얼굴이 때로는 내가 보고 싶지 않은 민낯이라 해도 사랑하는 사람을 대할 때처럼 그렇게 바라보고 싶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까지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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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 가벼움이 횡행하는 시대, 인문 내공을 권하다


인문적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그것이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건이기 때문이다. 인문적 사유 능력은 어떤 문제의 핵심을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인문적 사유 능력을 가진 사람은 주체적이고 지혜롭게 자기 인생을 꾸려갈 수 있다.  8


정직하고 성실하게 노력해서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은 대개 인문적이라는 말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고, 부단한 노력은 대개 '깊이 있는 탐구'를 동반하게 되는데, 그 탐구가 인문적 사유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깊이 있는 탐구'는 자연스럽게 다양하고도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관심을 낳고 그로 인해 사람을 인문적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  9


지식인들이 제시한 아이디어들 중 무엇이 올바르고 나은 것인가를 검토하고 판단하는 것은 시민들의 몫이어야 한다.

인간의 지력은 읽고, 쓰고,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발전한다. 그 중에서도 '인문적으로' 읽고, 쓰고, 생각하는 것은 지력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 책은 그 세 과정에 대한 이해와 그 원칙과 방법, 나아가 태도의 문제까지를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10


일반적으로 지력을 발전시켜나가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11




서장 - 삶을 돌파하는 힘, 인문 내공


인문적 가치의 핵심. 인문 정신의 요체 중 하나는 내 삶이 존엄하다는 것, 타자 역시 나만큼 존엄하고 동등한 가치를 가졌다는 것을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17


자기 이익에 반해 보이는 일들을 태연히 일어나게 내버려둔다.  23


나의 어머니는 .. 젊은 시절부터 근 40년 동안 남의 옷을 만들고 수선해주면서 세 남매를 키웠다... 어머니가 하루는 '바느질도 다 같은 것이 아니며, 하는 사람에 따라 격(格)이 다르다'는 요지의 말씀을 하셨다.  23


인문적 사유 능력을 가진 사람은 스스로를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그는 자기 내부에 일종의 자가발전 시스템을 갖춘 것과 같다. 그는 독립적으로 사고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날마다 조금씩 발전한다.  24


프랑스 소설가 폴 부르제는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인간은 자기 신념을 좇아 사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것이 좋은 것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자기 신념대로 사는 것뿐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으로 그것을 갱신해 나갈 필요가 있다.  25


생명이 탄생하기 이전의 무(無), 생명이 소멸한 이후의 무에 대한 호기심이다.

'무'에 대한 관심, 그것은 철학의 시초이고 종교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33


인간은 밖으로는 하느르이 별을 보며 우주를 상상한다. 외부 세계에 대해 일정한 형태를 상상한다. 그 일정한 형태를 '범형(凡形)'이라 한다. 또한 인간은 안으로는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그것을 '성찰'이라고 한다.  35


서양에서는 인문을 '스투디아 후마니타티스(studia humanitatis)'라고 했다. '인간성에 대한 연구'를 의미한다. '인간성이란 무엇인가'. '인간다운 것이란 무엇인가'를 묻고 답하는 것이 '인문'이었던 것이다. 그것은 인간과 인류 문화에 대한 '정신과학'이었다. 

동양에서는 인문을 한자로 '人文'이라고 쓴다. '文'을 우리는 '글월 문'이라 읽는다. 그것은 본래 '무늬'를 의미했다. 동양에서 '글'이라 하면 주로 한문을 말한다. 동양에서 라틴어와 같은 지위를 갖고 있는 한문은 잘 알다시피 상형문자다. 상형문자는 사물의 모양을 본떠 만든 글자다. 그것은 말하자면 사물의 실루엣을 그린 것이다. 그렇게 '文'은 '무늬'와 '글자'를 동시에 의미하게 되었다.

'人文'은 직역하면 '사람의 무늬'라는 뜻이다.  37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스스로 생각한다'고 느낀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내 생각인가?' 하고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 그 중 많은 것은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본 것이다. 많은 사람드은 그것을 자기 생각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  44


'혼돈의 내면을 가진 현대인들이 아무 맥락 없는 혼돈과 부딪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 [우리 안의 히틀러] 막스 피카르트  48


현대인은 많은 지식을 갖고 있다. 그것들이 어떻게 서로 연관되는지를 알지 못한다. 그저 단편적인 지식과 정보들이 맥락 없이 머릿속을 부유(浮游)할 뿐이다.  49


인문서를 읽으면 인문적 사유 능력이 생긴다. 인문적 사유 능력이 있으면 대중의 행동, 사회현상, 자연의 변화, 지식과 정보, 예술 작품, 과학기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 수 있고,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이해할 수 있으며, 그에 기반해 삶의 지혜가 생긴다. 그로 인해 인문적 사유 능력이 있는 사람은 누구보다 현명하게 인생을 살아 나갈 수 있다.  52





1부 공력(功力) - 지성인으로 거듭나는 생각의 내공


"모두가 비슷하게 생각할 때, 아무도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 월터 리프먼  54


공자는 <논어> [위정]편에서 이렇게 말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망연해지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로워진다." 배우기만 하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그물(罔)'에 걸린 것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암담해지고, 혼자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자기 생각에 갇혀 편협해지거나 오만해지기 쉽다는 뜻이다.

오늘날에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는 것'과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는 것' 중 무엇이 더 큰 문제인가? 당연히 전자다. 요즘에는 '학력 인플레'라는 말이 나돌 만큼 고학력자가 많다. 유치원에서부터 따지면 많은 사람들이 20~30년 동안 교육을 받는다. 그러나 고학력자들이 투자한 시간과 비용, 노력한 만큼 지적 성취나 사고력의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유가 무엇인가?

이른바 '티처 보이(teacher boy)'라는 말이 있다. '맘마 보이(momma boy)'가 엄마가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을 일컫는다면, '티처 보이'는 선생이 없으면 공부하지 못하는 사람을 말한다. 왜 그런가? 유치원 시절부터 한 번도 선생 없이 공부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선생이 가르쳐준 것을 그대로 외우는 데는 도사다. 그러나 스스로의 머리로 의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유추해보라고 하면 어려워한다. 그렇게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오늘날의 문제는 너무 적게 배워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많이 배워서 문제다. 사고 능력에서 중요한 것은 분석과 종합이다. 분석과 종합은 독학(獨學), 즉 혼자서 책을 읽고 이렇게 저럭헤 생각해 볼 때 배양된다.

학력만큼 지력이 발전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평가 중심의 교육제도에 있다. 우리는 국어, 영어, 수학을 배웠다고 믿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국어, 영어, 수학의 '시험 보는 법'을 배운 것이다. 학생들은 교육 받는 것이 아니라 훈련되고 있다.  57-58


역사적으로 국가 조도의 근대적 교육의 기원은 19세기 초반 프로이센에서 시작되었다. 프로이센의 교육 목적은 군대에 충성하는 군인, 사용자에 순종하는 노동자,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가진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었다. 의무교육은 공립학교, 개인 학교, 홈스쿨링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던 교육 형태를 강제로 소멸시켰으며, 국가가 교육을 독점하게 되었다. 의 무교육의 목표는 가정으로부터 아이들을 떼어내어 '부모 없는 사회(학교)'를 구성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훈련된 노동자로 변모시키는 것이었다. 그낻 교육 자체가 애초부터 지성인의 양성 같은 고매한 목표와는 거리가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제도 교육이 목표하는 것은 여러 지식을 하나의 의미 있는 질서로 통합하는 지적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다. 사회가 처방하는 특정 기호와 정보를 얼마나 받아들였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게 제도 교육은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을 없애고, 기득권을 향한 개인의 노력을 끊임없이 생산해낸다. 그것은 제도 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비판적 사유 능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도 교육은 교과서나 참고서 같은 교재를 통해 가르친다. 문제는 이 교재들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기는 커녕, 오히려 지적 탐구에 대한 열정을 불식시킨다는 점이다. 교재에는 많은 지식들이 무미건조하게 '교양의 차원'에서 개괄되어 있을 뿐이다. 교재에는 여러 지식인들이 애초에 가졌던 문제의식의 심각서오가 진지함, 철받함이 소거되어 있다. 학생들은 지식의 뿌리인 '현실적 문제의식'과 '윤리적 호소'를 실감할 수 없게 된다. 학문에 대한 열정은 학위나 학점에 대한 열정으로 대체될 뿐이다.  59


지성인이 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무엇인가? 혼자 탐구할 수 있느냐, 없느냐다. 그들은 그냥 많이 배워서 지성인이 된 것이 아니라, 그를 바탕으로 '독학 능력'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지성인이 된 것이다. 지성인의 핵심적 능력은 독학 능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학은 독립적인 사고를 가능케 하고, 다양한 사고를 낳는다.  61


대중매체는 여론을 전달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묘한 현상이 발생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알려줄 때, 대중매체는 대중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거울처럼 비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대중매체는 어떤 방식으로, 어떤 단어를 써서 질문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통계나 답변에 대한 해석의 권한도 대중매체에게 있다. 그를 통해 대중매체가 자신이 원하는 여론을 형성해내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대중매체가 여론을 전달하는 것은 단순한 사실 전달 이상이다. 여론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당신도 이렇게 생각하라'는 암묵적인 압력이 존재한다. 특별한 자기 입장이나 자기 확신이 없는 한, 사람들은 이 압력의 영향을 받게 된다. 사람들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잘못 판단할 리 없다'고 믿는 것이다. 대중매체도 이런 영향을 알고 있다. 그래서 대중의 생각을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여론을 가시화하기도 한다. 그럴 때 여론은 '대중의 생각을 담은 결과들'이 아니라, 반댈 대중의 생각을 낳는 씨앗이다. 대중매체는 단순한 여론의 전달자가 아니다. 여론의 창조자이자 여론 형성의 주체다.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도 언론 매체에서 다루어지지 않는 일은 세상에 없는 일이다. 그만큼 언론의 사회적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언론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과 마찬가지로 활동하는 범위는 좁고 잘 아는 사람도 몇몇에 불과하다. 언론사는 주로 경찰서, 시청, 법원, 청와대, 국회 등 국민과 당국이 접촉을 일으키는 곳에 -주로 권력기관에- 기자들을 배치할 뿐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주로 기사화한다. 언론은 자신들이 세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을 알고 개괄해줄 수 있음을 암묵적으로 전제하지만, 그것은 허구에 불과하다. 

오늘날에는 언론 플레이가 중요하고, 그에 따라 기업이나 관료 집단, 정치 집단은 대개 언론 홍보팀을 운영한다. 언론 홍보팀은 어떤 사안에 대한 보다 자료를 각 언론사에 보낸다. 기자는 보도 자료를 토대로 기사를 작성하게 되는데, 단지 참고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대로 베끼는 경우가 많다. 그런 보다 자료의 재뇽은 객관적이 수 없다. 그것은 해당 기관들이 독자들에게 보이고 싶은 내용과 관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언론사들이 보도 자료를 베낌으로써 독자들은 기억이나 관료 집단, 정치 집단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  64-66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절대 진리가 아니다. 근대 학교 교육의 주체는 국가이고, 그런 만큼 거기에는 국가 이데올로기, 국가 이익의 논리가 반영되어 있다. 근대 교육 시스템은 기업이 요구하는 노동자를 길러내는 목적도 갖고 있다. 그러므로 학교 교육에는 국가의 논리와 더불어 기업의 논리가 충실히 반영되어 있다.  66


데카르트는 <형이상학적 성찰>에서 이렇게 썼다. "나는 오래전부터 내가 상당수의 그릇된 의견들을 참된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것, 그리고 확실하지 않은 원리에 기초를 두고 받아들인 것들은 의심스럽고 불확실할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받아들였던 모든 의견을 회의에 부치고 근원적인 것에서 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 추론 방식이 바로 '방법적 회의'였다. 그 과정을 통해 마지막으로 남은 명제가 그 유명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였다.  67


불교 경전 <앙굿타라 니카야(ANgutara Nikaya)>에도 리런 글이 있다. "어느 것이든 계시나 전통이나 보고 같은 것에 근거해서 그대로 받아들이지도 말고, 또 그것이 단순히 사변의 산물이라거나, 어느 한 입장에서 볼 때 진실되다거나, 사물의 피상적 관찰에 의한 것이거나, 선입견에 맞아덜어진다거나, 권위가 있다거나, 스스의 위신 때문이라거나 하는 등의 이유만으로 받아들이지 말지어다." 지성인이 되고자 하는 자는 상식과 권위에 쉽게 굴복해서는 안 된다. 상식과 권위로 무장된 모든 관념을 늘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봐야 한다. 그래야 안으로는 도그마에 빠지지 않고, 밖으로는 타인의 의식을 일깨울 수 있다.  68


고대인들은 관계 속에서 만물이 생겨나고, 살아가고, 소멸한다는 것을 이미 알았던 것 같다. 예를들어, 한자 '목숨 명(命)'을 파자(破字)해 보면 '모두 합(合)'과 '나눌 분(分)'으로 나누어진다. 이 한자에는 '합쳐지고 분리되는 과정이 반복됨'을 통해 모든 생명 혹은 생태계가 유지된다는 고대인들의 통찰이 깃들어 있다. 내가 어제 돼지고기와 배추 김치를 먹었다면, 그것은 지금 내 몸의 일부를 이루고 잇다. 남이 나의 일부로 합쳐진 것이다. 화장실에서 우리가 큰일을 보면 그것은 나누어지는 과정이다. 사람이 태어나는 것도 여러 가지 요소들이 합쳐진 결과이고, 죽는 것은 그것이 다시 불리되는 과정이다. 사람이 죽어 해체된 원소들은 다시 다른 생명체의 일부가 된다. 이 모든 과정이 합쳐지고 나누어지는 과정의 반복이다.  70-71


관계론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불교 철학이다. 불교의 <상응부경전>에는 붓다의 가르침이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이것이 있으므로 말미암아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김으로 말미암아 저것이 생긴다. 이것이 없음으로 말미암아 저것이 없고, 이것이 멸함으로 말미암아 저것이 멸한다." 이것을 '연기(緣起)'라고 한다. 연기란 "말미암아 일어난다"는 뜻이다. 모든 존재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만 탄생하고 소멸한다. 나는 타자의 존재 조건이고, 타자는 나의 존재 조건이라는 말이다.  71


흔히 인간은 '지적 존재'로 인식되지만, 인간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모두 지적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보고 듣는 것이 있어야 지력이 발전한다.

지식이 체감되기 위해서는 현실과의 연관성이 풍부해야 한다.  76


지식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현실적 문제 해결'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잊고 지식 자체에 집착하곤 한다. 심지어 특정 지식을 만고불변의 절대 진리로 믿기도 한다. 그것을 '교조주의(敎條主義)'라고 한다. 교조주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이 지식과 사상이 현실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늘 자문해야 한다.  77


문화인류학자 그레고리 베이트슨은 "사고는 나의 직업"이라고 했다. 지성인이 되려면 생각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치열하게 사고해야 한다. 그 치열함에는 현실적 맥락 속에서 사고하는 것, 사고 내용을 현실적 맥락 속에서 해명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포함한다. 그것은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것이 아니다. 그것을 도외시하는 것은 지적으로 안이한 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78


깨어 있는 의식은 타인의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계기로 생겨난다.  79


쾌락과 고통의 관계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반대가 아니다.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인간의 대표적인 쾌락인 식욕과 성욕을 보자. 어떤 사람이 배가 몹시 고플 때 산해진미로 가득 찬 식사를 한다면 만족도는 극에 달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매 끼니 계속된다면? 만족도는 점차 떨어지다가 나중에는 별 맛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러고도 계속 먹어댄다면? 과도한 영양 섭취로 각종 질병이 생기고, 그로 인해 오히려 고통에 시달릴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성적 쾌락도 마찬가지다. 성적 쾌락을 과도하게 추구하면 그것은 더 이상 쾌락이 아니다. 만약 극단적으로 추구한다면, 그는 죽음에 이를 것이다.

쾌락은 한계효용의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쾌락은 잡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금세 저만치 달아난다. 아무리 좋은 쾌락도 시간이 지나면 일상성이 감각을 무뎌지게 만든다. 그 때문에 쾌락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계속 강도를 높여가고, 한 욕망으로부터 다른 욕망으로 계속 나아가야만 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런 쾌락의 극단적인 추구는 불행과 고통을 낳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지속적인 쾌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반면 고통은 지속적이다. 배고픔, 질병, 고문 등으로 인한 고통은 시간이 지난다고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82-83


여행은 현대인들이 대표적인 즐거움으로 꼽는 것이다. 사실 '집 나가면 고생'이다. 그런데도 여행이 즐거움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이러니하게도 여행이 '고통'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여행은 낯선 곳으로의 탐험이다. 그 과정에서 여행자는 여러 당혹스럽고 불편한 일들과 조우하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여행자가 길을 헤매다 더위와 배고픔에 하루 종일 시달렸다 하자. 그러다 어두컴컴한 저역에 겨우 민박을 구해 지친 몸을 쉬게 되었다. 거기서 샤워를 하고, 먹을 것을 구했다. 그럴 때 여행자는 집에서는 쳐다보지도 않을, 보잘것 없는 음식을 먹으면서도 '아, 정말 행복하다. 이것이 바로 여행이 주는 기쁨이지!' 하고 여길 수 있다.

그것은 평소보다 무엇이 더 채워지는 데서 오는 행복감이 아니다. 더러워진 몸과 배고픔이 만들어내는, 일종의 결핍감이 사라지는 것에서 오는 행복감이다. 말하자면 무엇이 플러스됨으로 인해 행복한 것이 아니라, 마이너스의 상태가 사라지는 것에서 오는 행복감인 것이다. 그 마이너스는 여행하지 않으면 겪지 않아도 될 것이다. 오늘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처럼 인위적으로 결핍의 상황을 만들고, 그 결핍이 제거되는 것에서 쾌감을 맛본다. 이런 여행의 즐거움 역시 고통과 쾌락이 동전의 양면임을 잘 보여준다.  83


인간은 범형의 구성 능력과 성찰 능력을 가진, 그리고 생각한 것을 세계에 구현시킬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인간은 분명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는 존재다. 그러나 가능성이 오만함으로 변질될 때 인류는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어리석은 존재로 전락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인간이 스스로의 한계를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90


칸트 "인간은 인식된 현상세계만을 알 수 있으며, 인식되기 이전의 세계인 '물자체'는 알 수 없다.  91


세계는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 감각을 통해서만 주어진다. 그 감각 방식이 달라지면 그에 따른 인식도 달라진다. 그것을 철학적 용어로 '움벨트(Umwelt)'라고 한다. 그것은 감각기관에 따라 달라지는 주관적 세계를 일컫는다. 모든 동물은 '움벨트'가 다르다. 무엇이 우월한가를 따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모든 생물은 상이한 움벨트 속에서 살고 있다. 인간이 인식하는 세계는 결코 객관적이지 않다.

우리는 인간 인식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음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인류는 자신의 지적 능력에 대해 더욱 겸손해져야 한다.  94


모든 대상은 거리르 두고 볼 때 전체가 파악된다. 사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거리를 두고 봐야 어디에 어떤 무넺가 있는지를 알 수 있다.  98


사물을 거리를 두고 봐야 하는 것은 넓게 볼 수 있어서만은 아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래야만 대상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거시적으로 보는 것은 시야의 문제를 넘어 사유의 문제다. 거시적으로 봐야 대상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이 가능해진다. 내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인생의 질곡에 빠졌을 때, 내 문제를 남의 문제처럼 거리를 두고 보면 훨씬 지혜로운 판단을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의 조언이 도움이 되는 것도, 그들이 내 문제를 나보다 거리를 두고 볼 수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99


인문적으로 사유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시간적 거리를 두는 것이다.  100


시간적 거리가 가져다주는 지혜를 잘 표현한 유명한 말이 있다. 헤겔이 좋아했던 말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녘에 날개를 편다"가 그것이다. 미네르바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여신(그리스 신화의 '아테나'와 같은 여신)이고, 올빼미는 철학의 상징이다. 지혜의 여신의 어깨 위에 앉아 있는 올빼미가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비상(飛上)하기 위해, 서서히 날개를 편다는 말이다. 지혜의 여신의 어깨 위에 앉아 있는 철학의 상징인 올빼미, 얼마나 현명하겠는가? 그야말로 '지혜의 정수'다. 그런 올빼미가 왜 다른 때가 아닌 '황혼녘'에 날개를 펴겠는가?

황혼녘이 성찰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하루를 준비하는 아침이나 한창 일하는 낮에는 하루를 돌아볼 수 없다. 사람이 상념에 빠지기 가장 좋은 시간은 저녁이다. 일을 마치고 난 후, 해가 지는 시간, 세상의 온도가 가라앉는 시간이 되어서야 인간은 비로소 하루를 돌아보고 생각할 만한 여유를 갖게 된다. '황혼녘'이란 결국 하루를 돌아볼 만한 시간적 거리가 확보된 때를 의미하는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인생의 황혼녘인 노년에 이르러서야 인간은 '나의 삶은 어땠나?'하고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그로부터 지혜를 얻는다.  101


인간이 사회적 존재로 사는 것은 심리적 정신적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인간은 혼자서는 정체성을 가질 수 없다. 집단의 일원으로 인정받을 때에만 비로소 자신이 누구인지를 느낄 수 없다. 아무리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이라도 어떤 집단에도 속해 있지 않다면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휩싸일 것이다. 인간이 실존적 의미를 획득하는 것도 사회 속에서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번우주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인간의 존재적 의미는 오로지 사회적으로만 획득될 수 있다. 인간이 실존적 충만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존재 의미를 추구해야 한다.

그런데 집단은 그냥 존재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집단의 논리'를 개발한다. 집단의 논리는 집단에게 이익이 되는 노리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집단 전체에게 골고루 이익을 주지 않는다. 집단 논리의 가장 큰 수혜자는 대개 지도칭이다. 그들의 이익이 집단 전체의 이익으로 포장되는 경우가 많다. 나아가 집단의 논리는 보다 고차원적인 도덕적 규범으로 포장된다. 예를 들어, 국가의 이익은 애국의 이름으로, 종교 집단의 이익은 순교의 이름으로, 사회의 이익은 정의의 이름으로 포장된다.

집단의 논리는 공적 이익의 논리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사적 이익의 논리보다는 도덕적 욕구를 충족시킨다. 그러나 특정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논리는 범인류적 차원에서 보면 비도덕적으로 보인다. 집단을 위한 헌신과 희생도 범인류적 차원에서 보면 우스워 보이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익의 논리'는 그것이 개인을 위한 것이건 집단을 위한 것이건 아무리 그럴싸히게 포장되어도 그 본질은 유치한 것이다. 남과 우리를 가르고, 그에 따른 차별과 배제의 원리를 기본으로 삼기 때문이다.  104


애개 개인의 가치관은 주로 자신이 속한 집단이 생산해내는 집단 이익 논리들이 내재적으로 수용된 결과이기 십상이다. 그것은 개인의 자율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특별한 지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저절로 그렇게 된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많은 파괴와 억압, 폭력적 현상 배후에는 집단의 논리에 기반을 둔 '집단 이데올로기'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데거의 철학 개념 중에 (被投)'라는 것이 있다. '내던져짐'이라는 뜻이다. 모든 인간은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들이다. 자기 의지로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없다. 인간은 자신이 태어날 국가, 가문, 부모를 선택할 수 없다. 그 선택은 운명적이다. 그리고 인간은 태어나면서 속하게 된 집단이 생산한 논리를 지속적으로 학습하며 성장한다. 학습된 집단의 논리는 어릴 때부터 익숙하다. 그런 까닭에 그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기는 쉽지 않다. 그것을 대상화하고 낯설게 바라보는 것이 훨씬 지성적인 일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사회에는 집단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각종 제도적 장치들이 있다. 이 또한 집단의 논리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어렵게 만든다. 예를 들어, 국가는 각종 작위와 지위, 메달, 휘장, 훈장 등의 서훈 체계를 통해 청성 경쟁을 유발시킨다. 또한 국기, 국립묘지, 국가 유공자, 국민의례, 기념일, 기념행사, 어용 예술 작품, 동상, 기념관, 박물관, 정부가 발행하는 출판물 등 다양한 명예 상징을 통해 압도적인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들은 자연스럽게 개인들을 국가 중심의 사고와 감정에 젖게 한다.  105


칼 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에서 "지적 탁월성의 본래적 의미는 비판 정신이며 지적 독립성이다"라고 말했다. 에드워드 사이드는 <권력과 지성인>에서 "권력에 흡수되거나 고용디지 않고 언제나 주변에 머물러야 독립적이고 비판적인 지성인이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모두 지성인의 독립성을 강조한 말들이다.  106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에 의해 생산되는 논리를 자신의 신념으로 알고 산다. 그러나 그것은 난센스다. 왜냐하면 신념이란 자신이 이성적 판단으로 '선택'한 것이어야 하는데, 그것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택이란 이것과 저것을 비교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해 이것이 낫다고 생각해서 고른 것이다. 그러나 그는 어릴 때부터 학습된 자기 집단의 논리 외에는 아는 것이 없다. 그러니 고르고 말고 할 것도 없다. 그는 학습된 집단의 논리에 대해 한 번도 의심해보거나 판단해보지 않았다. 결국 그것은 신념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107


'깊이 파려면 넓게 파야 한다'

깊이와 넓이는 상반되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둘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넓게 파야 깊이 팔 수 있고, 깊이 파기 위해서는 넓게 파야 한다.  108


의학을 전공하는 사람은 인간의 몸을 공부하면서 인간의 몸 역시 여러 생물의 진화와 그들과의 상호 관계 속에서 파생된 것임을 알게 된다. 그러다 보면 생물학에 대한 관심이 생길 수 있다. 생물학에 대해 공부하다 보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의 탄생과 진화는 지구 환경의 변화와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알게 된다. 그러면 생태학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인간의 몸의 변화가 심리 변화와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는 것을 알게 되면 심리학으로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심리학에 대한 관심은 인간 심리의 한 양태로서의 종교로 확대될 수 있고, 종교의 탄생과 변화가 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한 것으로 건너갈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공부해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다방면에 걸쳐 많이 아는 사람)가 된다.

인문적 사유 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자기 내부에서 생겨나는 지적 호기심을 억제하지 말아야 한다. 궁금증과 지식은 상호 촉진 관계에 있다. 흔히 사람들은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은 더 이상 궁금한 것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반대다. 대개는 아는 것이 많을수록 궁금한 것이 더 많아진다. 인간에게는 '지적 공백을 메우고자 하는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아는 것이 없는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알기 힘들다. 그래서 궁금증도 잘 생기지 않는다. 반면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은 '아, 내가 이것을 미처 모르고 있었구나!'하고 느끼게 되고, 그 '지적 공백'을 마저 채워 넣으려 한다.  110-111


인간은 제너럴리스트적 욕구를 충족시켜야 행복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의 분업화된 시스템은 인간이 가진 제너럴리스트적 역량을 발휘하기 힘들게 한다. 분업화된 시스템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하나의 기능인으로 존재한다.

많은 현대인들은 자신이 맡은 한 가지 일만 한다. 그러면서 돈만 번다. 그리고 생활에 필요한 나머지 일들은 돈으로 물건을 삼으로써, 혹은 돈을 지불하고 다른 전문가들에게 맡김으로서 해결하려 한다. (심지어 돈만으로는 도저히 해결될 수 없다고 생각되는 문제들, 예를 들어 정서적 유대가 핵심인 가정 문제나 양육 문제까지도 그러하다.) 현대인들은 자신의 다양한 능력을 이용해 직접 무엇을 하지 않는다. 대신 남에게 맡긴다. 그결과 노동의 기쁨도 상실되고, 주체적 책임도 상실되며, 의존성은 강화된다. 또한 자기 소외가 증대되며, 실존적 무력감도 증대되고, 육체와 정신의 균형 파괴에 따른 건강도 상실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113


틀에 박힌 사고를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사회는 활력을 잃을 뿐 아니라, 더욱 진보하지 못한다.

진부한 표현이나 사고를 이른바 '클리셰(cliche)'라고 한다. 클리셰가 문제가 되는 것은 식상함 때문만은 아니다.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클리셰는 진실을 은폐한다. 그래서 우리는 클리셰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사고를 하는 데는 나름대로 노하우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비단 노하우의 문제만은 아니다. 새로운 사고에는 세상을 바라고는 그 나름의 고유한 시각이 투영되어 있다. 그것은 가치관의 문제다...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갖는 기본적인 특징이 있다. 바로 스스로 '실감'하기 전에는 함부로 믿지 않는 지적 태도다. 그런 사람들은 아무리 많은 이가 '이 말은 옳다'고 떠들어도 '과연 그럴까?', '왜 그렇게 되었을까?'하고 자문해본다. '과연 그럴까?'는 많은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명제에 대해 논리적으로 따져보는 것이다. 말하자면 철학적 태도를 갖는 일이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는 명제가 옳은 것으로 여겨지는 '현실적인 이유'를 따져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 말을 처음 한 사람이 누구이며, 그는 어떤 경로를 통해 지적 권위를 획득했으며, 그 지적 권위가 어떻게 그것을 정당화시켰으며, 어떤 정치 경제적 여건이 그 말을 옳은 것으로 만들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것은 사회과학적 태도다. 창의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철학적 태도와 사회과학적 태도가 필요하다.  114-115


브레인스토밍(Brainstoming)기법도 규칙적인 사고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 기법은 '스캠퍼(SCAMPER)'라고 불린다.

대체하기(Substitute), 조합하기(Combine), 적용시키기(Adapt), 변형하기(Modify), 다른 용도로 써보기(Put to order use), 삭제하기(Eliminate), 역발상 해보기(Reverse)의 일곱 가지 단어의 이니셜을 딴 것이다.  115


몸이 아픈 어떤 여인이 있었다. 여인은 몸의 병을 알아내기 위해 여러 병원을 전전했지만, 의사들은 몸에 물리적인 이상이 없어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소견을 보였다. 고통은 있는데 그 원인을 알 수 없다니! 여인은 속을 끓이며 마지막으로 어떤 의사를 찾아갔다. 그 의사 역시 물리적인 원인을 찾아낼 수는 없었지만 대화를 통해 여인에게서 특이한 사항을 발견했다. 여인은 어떠한 삶의 의욕도, 생기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의사는 그것을 병의 원인으로 보고 '우울증'이라 이름 붙였다. '우울증'이 탄생하는 순간이엇다. 병명이 생긴 뒤, 의료계는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다수 있음을 발견했고, 치료약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던 많은 사람들은 그제야 '가짜 환자'라는 오명을 벗고 비로소 치료의 대상이 되었다. 이것은 말과 인식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무엇이 실존하더라도 그것을 일컫는 이름이 없으면 우리에게 잘 인식되지 않는다.

말이 우리 인식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말이 있어야 우리는 그것을 인식한다. 말이 갖는 이미지와 상징, 뉘앙스는 대상을 인식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말을 사유의 수단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말 자체를 사유의 대상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언어 전체 혹은 특정 낱말에 대해 철학적으로 사유할 필요가 있다. 말은 우리의 인식을 대상에 이르게 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대상을 인식하게 해주는 매개인 말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  121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싶으면, 보이는 것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사과는 눈에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햇볕, 바람, 이슬, 안개, 비, 흙의 작용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을 인식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인식하기는 어렵다. 인문적 사유가 어려운 것도 눈에 보이는 것(현상)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본질)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형이상학은 "사물의 본질을 연구하는 학문"을 말한다. 영어로 '메타피직스(Metaphysics, 형이상학)'라고 한다. 여기에도 같은 논리가 포함되어 있다. 그 어원은 '메타피지카(Metaphysica)'로서 '뒤, 다음, 배후'라는 뜻을 가진 '메타(meta)'와 '자연'이라는 뜻의 '피지카(physica)'의 합성어다. '피지카'란 눈으로 볼 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 즉 형체가 있는 것을 말한다. '메타피지카'는 '자연의 배후'라는 뜻이다. '메타피직스'는 자연을 잘 관찰해야 그 뒤에 숨어 있는 본질-형체가 없는-에 대한 이해가 따라온다는 논리를 내포한다.

이러한 논리는 동양에도 있다. <대학>에 나오는 '격물치지(格物致知)'가 그것이다. '격물치지'에서 '격(格)'은 '잣대로 잰다'는 뜻이다. 직역하면 '사물을 잣대로 재면 앎에 이른다'가 된다. '사물을 잣대로잰다'는 말은 '사물을 잘 살펴서 꼼꼼히 따져보고 분석한다'는 의미다. '메타피직스'와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는 사물을 잘 관찰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지식(앎)으로 나아간다는 논리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서양의 논리가 같은 것이다.  126


문제의 진실을 알고자 한다면 그 과정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127


"물에 대해 가장 잘 모르는 것은 물속에 사는 물고기"라는 말이 있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조건을 인식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말이다.  131


나를 둘러싼 환경과 조건을 인식하는 데 있어서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적응'의 문제다. 주지하다시피, 인간은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매우 뛰어난 동물이다. 그런데 이 '적응'이 묘한 문제를 일으킨다. 의식적인 존재인 인간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 합리성을 부여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그런 까닭에 어떤 사회 환경에 적응하면 그 환경을 합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사회나 집단에 '적응'한다는 것은, 그 질서, 논리, 체제, 문화 등을 내면화한다는 것을 말한다. 환경이 불합리하더라도 그것을 내면화하는 데 성공하면 비판적 의식이 줄어든다.

보통, 뛰어난 적응력은 생존에 유리한 장점이라고만 생각된다. 자연 환경에 대한 적응력은 분명 그런 측면이 크다. 그러나 사회 환경에 대한 뛰어난 적응력은 보다 신중하게 생각될 필요가 있다. 자칫 잘못하면 자승자박(自繩自縛)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금의 경제 시스템은 전무후무한 규모로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데, 모든 사람이 이 시스템에 성실히 적응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다른 생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인류의 자멸을 초래할 것이다.

환경은 인간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아남고 성공하기 위해 그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환경과 조건 자체를 변화시키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심지어 혁명기에도 마찬가지다. 혁명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폭동이나 봉기에 가담하지만, '환경과 조건 자체를 변화시키겠다'는 명확한 목표 의식을 갖고 행동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현실적 고통, 특히 경제적 고통 때문에 부지불식간에 혁명에 일조하게 된다.  132


인간은 적응력이 높은 동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는 사회 환경의 진화를 못 따라가고 있다. 생물학적 진화는 점진적이지만 사회 환경의 진화는 급진적이기 때문이다. 그 격차는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134


우리는 누군가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할 때 나와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라고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전에 그가 어떤 환경에 처해 있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그 환경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그것은 인문적 사유에서 매우 중요하다. 환경과 조건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자기 자신, 인간, 사회의 본질을 비로소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과 조건은 현상의 배후이자 토대다. 현상의 본질을 꿰뚫기 위해서는 반드시 환경과 조건에 대한 통찰이 있어야 한다.  136




2부 공감(共感) - 남의 글에서 내 생각을 발견하는 독서 내공


'생기'란 '살아 있다는 느낌'이다. 모든 인간은 살아 있는 한 '생기'를 추구한다. 만약 살아 있어도 생기를 하나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살아 있어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생기'는 삶의 필수요소이며 쾌락의 원천이다. 생기를 충족시키는 방식에는 '극단적인 방식'과 '중용적인 방식'이 있다. 극단적인 방식에는 폭식, 과도한 성행위, 음란물 중독, 게임 중독,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도박 중독, 쇼핑 중독, 일중독, 폭력, 살인, 권력에 대한 과도한 집착 같은 것이 있다. 중용적인 방식에는 적당한 운동과 노동, 음식과 섹스의 절제, 문학 예술을 감상하거나 창조하는 것 등이 있다.

극단적인 방식은 일시적으로 삶에 큰 생기를 부여하지만, 그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사람을 불행과 죽음으로 몰아가곤 한다. 그러나 중용적인 방식은 반대다. 쾌감의 크기는 작지만, 육체와 정신을 풍요롭게 만들고, 삶을 건강하게 유지시켜준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우선 책을 읽어야 하는 개인적 이유를 보자. 개인적인 이유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독서는 경험의 한계를 극복하게 해준다. 중국의 비평가 린위탕은 이렇게 말했다. "평소에 독서하지 않는 사람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자기 하나만의 세계에 감금되어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들이라도 손에 책을 들면 별천지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세계에 대한 시야가 넓게 트이지 않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신이 경험한 세계가 전부인 줄 안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흔히 "무엇을 경험했기 때문에 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경험했다고 해서 아는 것은 아니다.  141-142


경험이 곧 앎이 되지 않는 것은, 경험이 해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어떤 경험이 글이 되기 위해서는, '그 경험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그것을 어떤 형식으로 써야 메시지가 잘 전달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내 경험을 남의 경험처럼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경험에서 사회적 의미가 생겨나고, 비로소 글이 된다. 경험 자체가 글이 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해석된 경험만이 글이 된다.  144


책을 읽어야 하는 개인적인 이유 두번째는, 독서가 개인을 심미적 존재(아름다운 존재), 철학적 존재(사유하는 존재), 도덕적 존재(양심적인 존재)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145


독서는 인간다운 인간으로 살고자 하는, 인간 본연의 실존적 요구를 충족시킨다. 독서는 기본적으로 이 요구에 부합해야 하고, 그래야 열정적인 독서가 지속된다.  146


현대인들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고요하게 있지 못한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은 혼자 집에 있을 때에도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를 틀어놓는다. 젊은이들은 컴퓨터나 모바일로 게임에 열중한다. 소음도 중독된다. 그렇게 시끄럽게 있다가 전자제품들을 끄고 책을 읽으려 하면 뭔가 허전하고 막막한 기분이 들면서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사람이 고요하게 있는것은 중요하다. 그럴 때 사람은 자신과 대면하고, 타인과 세상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남들이 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럴 때 뇌는 활발하게 움직인다.  156


독서를 하기는 쉽지만, 열정적인 독서를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 열정적인 독서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지적인 자극을 받아야 한다. 그러려면 책과 연관된 문화생활을 할 필요가 있다.  157


자신의 내적 욕구에 충실한 독서란 우선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책을 보는 것이다. 인간은 본래 호기심이 왕성한 동물이다. 자신의 호기심에 맞는 책을 읽으면 누구나 즐겁게 독서할 수 있다. 그래야 열정적인 독서도 가능해진다. 또 하나는 자기 삶의 문제와 연관된 독서를 하는 것이다. 인생은 문제의 연속이다. 인생은 그 문제들을 해결할 것을 요구한다. 그럴 때 독서를 통해서 그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하라. 그러면 자연스럽게 열정적인 독서가 된다. 자기 문제와 관련된 문제를 다룬 책을 읽을 때와 달리 책의 내용들이 머릿속으로 쏙쏙 잘 들어올 것이다. 여기에 열정적인 독서의 열쇠가 있다.  161-162


세상이 아무리 넓어도 '나'를 통해서만 인식될 수 있다. 나는 세상이 들어오는 유일한 통로다. 내 안에는 나 자신에 대한 이미지와 세상에 대한 이미지가 함께 들어 있다. 그러므로 세상이 들어오는 유일한 통로인 나 자신에 대한 관심과 성찰은 매우 중요하다.  163


독서는 단지 저자의 생각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독서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발견하는 것이다. 진정한 독서가에게 모든 책은 참고 문헌일 뿐이다. 독서의 궁극적인 목적은 책에 있는 텍스트를 읽음으로써 자기 내부의 텍스트를 발견하는 데 있다.

우리는 흔히 "몰입해서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몰입을 '매몰'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진정한 몰입에는 주체의의지가 살아 있다. 그래서 책의 내용에 빠져 들었다가도 자신이 원할 때는 언제든지 그로부터 빠져나와 "이 말이 맞나?"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보거나, 내용과 관련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는 것을 말한다.  164


'매몰의 독서'는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기에만 급급해 아무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165


무릇 책은 평가하고 질문하며 읽어야 한다.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가? 첫째, 저자의 주장이 타당한지를 물으며 읽어야 한다. 그 타당성은 저자의 논리와 근거가 적절한지를 살펴봄으로써 판단할 수 있다. 둘째, 그 반대의 주장은 말이 안 되는지, 혹은 예외는 없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반대의 주장과 예외는 책에 기술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럴 때 이것은 책에 없는 내용을 생각하고 검토하는 것이 된다. 셋째, 저자의 주장이 우리 사회의 현실, 혹은 나의 현실에 맞는가를 물어봐야 한다. 이 역시 책에 기술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아무리 저자의 주장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하더라도 그것이 현실에 적용될 수 없으면 곤란하다.  165-166


거칠게 구분하자면, 지적 도약은 세 단계를 통해 이루어진다. 첫 번째 단계는 앞서 말한 것처럼 자신의 내적 욕구를 잘 들여다보고 그에 맞는 책을 읽을 때다. 이때, 사람들은 독서가 주는 지적 희열을 맛보게 되고, 그에 따라 열정적으로 책을 읽게 됨으로써 최초의 지적 도약을 이루게 된다. 두 번째 단계는 꾸준한 독서를 통해 주요 고전의 내용을 이해하게 될 때다. 이를 기점으로 지식인들 사이에 벌어지는 논의를 모두 이해하는 지적 도약을 이루게 된다. 세 번째 단계는 독립적인 연구와 조사, 분석과 종합을 통해 여러 지적 논의에 대해 가치판단을 내리 수 있게 될 때다. 이것이 지성인으로 진입하는 단계다.  171-172


좋아하는 작가의 전작을 읽는 것, 좋아하는 작가가 자주 참고하는 저자의 책을 읽는 것, 같은 주제의 책을 잇달아 읽는 것, 이 세 가지 방법이 '네트워크 독서법'이다. 한마디로 '네트워크 독서법'이란 서로 관련 이쓴 책을 잇달아 읽는 것을 말한다.  185




3부 공명(共鳴) - 세상과 나 사이에 울림을 만드는 글쓰기 내공


신중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그것을 표현해도 좋은가, 어떻게 표현하면 좋은가'하고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글쓰기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으로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오히려 글을 씀으로써 모호하던 생각들이 뚜렷해지고 섬세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글을 쓰는 과정 자체가 치밀한 생각들을 만들어낸다는 말이다.  194


글쓰기와 사유 능력의 발전은 상호 촉진 관계에 잇다. 글쓰기를 하면 사유 능력이 발달하고, 사유 능력이 발달하면 글쓰기를 더 잘할 수 있다.  195


유시민이 한 말로 기억한다. "마당발 치고 지적인 사람이 드물다." 나는 이 말에 동의한다. 왜냐하면 지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많이 생각하고 읽고 써봐야 하는데. 이 세 가지는 모두 혼자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성인은 늘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저런 사람(집단)들과 친교 맺기를 좋아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들을 마음껏 비판할 수 없게 된다.

글쓰기도 어느 정도 고립을 요구한다.  197


지적으로 살려는 사람은 기꺼이 홀로 있을 수 있어야 하고, 홀로 있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것은 세상으로부터의 고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말하자면 지성인이란 스스로를 고립시킴으로써 소통하는 사람이고, 소통하면서도 세상의 모든 것과 거리를 두는 사람이다.  198


롤랑 바르트는 "글쓰기란 하얀 종이 위에 저자의 순수한 의도가 지나가는 길이 아니며, 저자와 독자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정치, 경제적 사건이다.

C. W. 밀즈는 이런 말을 했다. "학자들이 글을 쉽고 명료하게 쓰지 않는 것은 주제의 복잡성이나 사고의 심오함과는 무관하며 자신의 지위를 걱정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 학자들이 글을 어렵게 쓰는 것은 , 그것이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고 높이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물론 주제 중에는 쉽게 쓰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 특히 철학적인 주제들이 그렇다. 그러나 학자들이 글을 어렵게 쓰는 것은 무엇보다 그것이 '폼'나기 때문이다. 이런 말들은 정직한 고백에 가까우며, 글쓰기에 대한 신비적 색채를 거두어준다.  199


실제로 자신의 생활 관리에 성공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작가의 성공 여부에 결정적인 요소다. 시간 관리에 실패하면 무절제하고 방탕하게 생활하게 된다.

작가로 성공하고 싶다면 시간 관리에 철저해야 하며, 금욕적으로 생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책 읽고, 생각하고, 글 쓰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지적 도약이 이루어지는 것은 필연적 귀결이다. 지적 도약은 흔히 좋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거기에도 감수해야 할 것은 있다. 바로 세속적인 즐거움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전에는 재미있고 즐겁게만 생각되던 대화나 오락 거리들이 유치하고 시답잖게 느껴질 수 있다. 지적 발전이 이루어질수록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는 깊어진다. 그러나 그만큼 더 인간과 사회를 거리를 두고 보게 된다. 그것은 정신적으로 보통 사람드로가 더 멀리 떨어진다는 것, 심리적으로는 더 고독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204-205


글이 독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글이 창의적인 시각을 담고 있는 경우다. 창의적인 시각이란 지배적인 시각, 전통적인 시각과 다른 관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글을 읽을 때 독자는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의 뿌리, 생각의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사물을 다르게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둘째, 이전의 글들보다 새롭거나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다. 외국의 최신 동향이나 최근의 연구 결과를 빨리 소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혹은 오래된 정보라도 잘 알렺지 않았던 것이면 가치가 있다.

셋째, 시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것들을 대비시켜 새로운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경우다. 과거의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과 오늘날의 사건과 인물을 대비시킴으로써, 외국과 우리 사회를 비교함으로써 일정한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그것이다. 혹은 오래된 역사적 사건과 오늘날의 사건을 비교해 이해시키는 것도 새로운 메시지를 만들어낸다. 이런 방식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일들을 낯설게 보게 하고, 우리 사회의 특징을 더욱 두드러지게 부각시킨다.

넷째, 결과만 알려진 것의 '과정'을 면밀하게 폭로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이미 알려진 사건이 나중에 소설화되고 영화화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새삼스럽게 그 사건에 대해 다른 생각과 느낌을 갖게 된다. 대개 사건의 본질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있다. 그러므로 글을 통해서 사건의 과정을 잘 검토하는 것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돕는다.

다섯째,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건이나 인물, 주제에 관해 깊이 있게 설명해주는 경우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월터 리프먼은 이렇게 말했다. "모두가 비슷하게 생각할 때, 아무도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고등교육을 받은 만큼 습득한 지식의 양은 적지 않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다 알고 있는 것이라도 '그것이 이런 깊은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 독자들은 흥미를 느낀다.

여섯째, 기존의 메시지를 감각적인 글쓰기를 통해 정서적 설득력을 갖게 하는 경우다. 트깋 기존의 글이 이성적 설득을 하는 데 그쳤다면 이러한 전략은 유효할 수 있다. 어렵게 쓰인 인문적 메시지를 수필이나 소설 같은 문학적 글쓰기로 변용시켜 전달한다면 많은 독자들이 재미있고 실감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08-209


처흠은 쉽게 시작해서 나중은 어렵게 끝나야 한다. 이 원칙을 구현하는 전술은 다음과 같다.

첫째, 흥미로운 것에서 따분한 것으로 써 나간다. 글을 흥미로운 것으로 시작하면 독자의 주의를 끌 수 있어 선택 받기 쉽다. 여기서 '따분한 것'이란 식상하거나 고리타분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애매모호한 것, 이율배반적인 것으로 설명하기 까다로운 것을 의미한다.

둘째, 개인적인 것에서 사회적인 것으로 써 나간다. 개인적인 양상은 사회적인 양상의 일부이며 실례다. 그러나 개인적인 양상은 이야기로 되어 있어서 사회적인 양상보다 훨씬 이해하기 쉽다. 개인적인 예로 글을 시작하면 독자들의 정서적 공감을 얻기도 쉽다.

셋째, 구체적인 것에서 추상적인 것으로 써 나간다. 구체적인 사회적 사건이나 역사적 사건 혹은 역사적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고 , 그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철학적 담론 같은 추상적인 내용을 나중에 쓴다. 그러면 역시 독자들이 부담 없이 글을 읽기 시작할 것이다.  210-211


어디서 좋은 글감을 발견할 수 있을까?

첫째, 남에게 받은 질문이나 대화에서 글감을 발견한다. 우리는 늘 타인과 대화하며 산다. 그리고 그러한 대화에는 심리적 사회적 철학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우리는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말을 하는가?', '나는 왜 이런 주장을 하는가?', '그 말은 어떤 논리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가?', '그 논리는 어떤 권력을 배경으로 삼고 있는가?' 같은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타인들과 대화, 그리고 타인과 나의 대화를 잘 곱씹어보면 많은 글감을 발견할 수 있다.

둘째, 지배적인 견해에 의문을 제기해 본다. 인류의 정신사는 지배적인 견해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에 의해 풍부해져왔다. 지배적인 견해는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견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 견해를 받아들이게 된 과정의 중심에는 대개 권력의 작용이 있다. 또한 그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렇게 보면 지배적인 견해라는 것도 별것 아니다. 그런 새악을 갖고 늘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셋째, 자신이 갖고 잇는 불만과 바람,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갖고 있는 불만과 바람에 귀 기울인다. 예를 들어,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초기 자본주의에 대한 불만과 바람이 글이 된 경우다. 초기 자본주의사회에서 나타난 농민과 노동자의 고통, 그것을 바라보는 모어의 불만, 그리고 그것이 극복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 그 바람은 이상적인 사회상을 통해 제시된다 - 글의 모티프였다. 인문적 글쓰기는 비판적 글쓰기이고, 그것은 사회적 불만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갖고 있는 사회적 불만은 인문적 글쓰기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넷째, 자신의 경험에서 글감을 찾을 수 있다. 경험은 가장 기본적인 글감의 원천이다. 자신의 경험 중에서 사회적인 의미를 지닌 것을 찾으면 좋은 글감이 될 수 있다. 경험 중에는 사회적 의미가 본래 강한 것이 있다. 그러나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사회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경험들이 많다. 그것을 알아내는 것은 섬세한 사유가 요구된다. 그러므로 자신의 경험을 잘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다섯째, 동서고금의 유명한 일화나 에피소드에서 글감을 찾을 수 있다. 이야기는 대중적 글쓰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쉽고 재미있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은유로 쓰기 쉽다. 그러므로 하나의 이야기로도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이용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나중에 쓰일 법한 이야기를 접하면 평소에 잘 수집해둘 필요가 있다.

여섯째, 시사적인 사건에서 글감을 발견한다. 시사적인 사건들은 사회의 여러 구조적인 문제들이 집약되고 중첩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그것을 잘 관찰하면 사회의 본질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시사적인 사건은 두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에피소드와 마찬가지로 대개 스토리를 갖고 있다는 점. 사회적 이슈이므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는 점이다. 그런 까닭에 사람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쉽다. 

일곱째, 개념에서 글감을 찾는다. 항상 말이 중요하다. 개념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만은 아니다. 하나의 개념은 그 자체로 일정한 관점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경제 분야에서 흔히 쓰이는 '노동의 유연화'를 보자. '노동의 유연화'는 친자본적 친 기업적 관점을 담은 말이다. 실업자, 비정규직, 인턴, 파트타임을 양산하는 '노동의 유연화'는 노동자에게 결코 '부드럽지 않다' 그것은 팍팍한 삶을 의미할 뿐이다.

이렇듯 조금만 신경을 써서 주변을 살펴보면 생각하고 쓸 것들이 널려 있다.

자세히 관찰해야 포착된다.  211-213


글도 자기 취향이나 기질에 맞게 써야 한다. 그래야 글이 잘 써지고 좋은 글도 쓸 수 있다.  215


비평가는 자기 말을 하되, 작품을 매개로 말하는 형식을 취할 뿐이다.  218


비평가는 객관적인 작품 해설이 아니라 독자들이 자신과 같은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게 하기 위해 글을 쓴다. 그렇게 비평가는 작가와 독자 사이에 끼어들어 독자의 시선을 조작한다. 한 마디로 '관찰의 조작'이다.  219


서평 쓰기는 습작기에 있는 사람드에게 분명 용이한 측면이 있다.  221


독후감이 개인적인 '감상'을 쓰는 것이라면, 서평은 논리와 근거를 동원한 이성적 글쓰기다.

독후감이 주관적이고 정서적인 글쓰기라면, 서평은 좀더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글쓰기다.  222


서평은 독서하다가 떠오른 문제의식이 있다면 모두 글감이 될 수 있다. 텍스트를 읽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그중에 문제의식이 있으면 그것을 주제로 논리와 근거를 동원해 글을 써내면 좋은 서평이 된다.

서평도 창작이다. 자기 생각을 쓰는 것이다. 책을 매개로 한 자신의 생각과 통찰을 적는 것이다.  223


칼럼을 쓰는 것 외에 시사적 글쓰기를 하는 방법 중 하나는 독립적인 인터뷰어(interviewer, 인터뷰를 하는 사람)가 되는 것이다.  229


'인문적이면서 문학적인 글'인 인포멀 에세이는 작가의 철학과 인격, 정서가 잘 조화된 글이라 할 수 있다.  231


인포멀 에세이를 쓸 때, 중요한 것은 하나의 소재를 붙들고 파고드는 집요함이다.  233


철학적인 글쓰기에서는 암시와 비유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암시나 비유는 메시지를 명료하게 하기보다는 그것을 뭉개면서 의미의 외연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235


링컹은 이렇게 말했다. "만약 내게 장작을 패기 위한 여덟 시간이 주어진다면 도끼를 가는 데 여섯 시간을 사용하겠다." <장자>의 [소요유]편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백 리 길으 ㄹ가려는 사람은 하룻밤 양식을 찧으면 되지만, 천 리 길을 가려는 사람은 석 달의 식량을 모아야 한다." 무슨 일을 하든, 준비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글을 잘 쑤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그 준비란 평소 읽은 책을 자료 삼아 정리하는 것이다.  242


자료 정리를 하면 첫째, 백지에 대한 공포가 사라진다. 습작기에 있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어떻게 쓸까'가 아니라 '무엇을 쓸까'이다.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절실한데 무엇을 써야 할지를 알 수 없는 것이다.

글감이 없다면 무작정 책상에 앉아 글을 쓸 일이 아니라, 자신이 인상적으로 읽은 책들을 자료 삼아 정리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책 내용 중 마음에 드는 글을 베끼고, 그 내용과 관련해 떠오른 자기 생각을 컴퓨터에 옮겨 적어야 한다.

자료 정리하는 시간을 아까워해서는 안 된다. 이 시간을 많이 가질수록 더 좋은 글을 쓰게 된다.  243-244


둘째, 자료 정리를 하면 자기 세계관이 치밀해진다. 글쓰기가 힘든 것은 단지 표현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다. 거기에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생각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거이다. 이 문제 역시 자료 정리를 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어떤 책에서 마음에 드는 글을 컴퓨터에 옮겨 적을 때, 그 글의 내용은 대개 자신이 적극 동의하는 내용인 경우가 많다. (비판하기 위해 베끼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얼마 안 된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정리된 자료는 '자신이 동의하는 내용들'이 거대한 집적물이다. 그 자료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주로 무엇에 관심이 있고, 어떤 주장에 동의하는지가 명확해진다. 내가 내 생각을 명확히 알 수 있다는 말이다.  244-245


셋째, 자료를 정리하면 문장력이 좋아진다. 자료 정리는 기본적으로 자신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는 것들만 '베껴 쓰는' 과정이다. 베껴 쓴 이후에도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자주 그 자료를 들여다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좋은 문장들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입력된다. 자료 정리를 하다보면 사용하는 단어의 양이 늘고, 어휘의 개녀모가 지시성에 대한 감각이 섬세해지며, 문장과 표현이 정밀해지고, 논리적 사고 및 언어 사용 능력이 생겨난다. 심지어 문장의 리듬감까지 익힐 수 있다. 문장이 좋아지지 않을 수 없다. 이 좋은 방법을 놔두고 문장력을 강화하기 위해 문법, 맞춤법을 공부하거나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되는 책을 통째로 베끼는 사람들이 있다. 혹은 '자신의 부족한 어휘량'을 채우기 위해 사전을 외우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시간 대비 효과가 낮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자료 정리'만 한 것은 없다.  245


글을 간결하게 쓰라.

첫째, 불필요한 부사를 줄여야 한다. (사실, 일반적으로, 더 이상...)

둘째, 불필요한 '형용사'를 줄여야 한다. (유명한, 오래된, 비참한...)

셋째, 불필요한 지시어를 지워야 한다. (이처럼, 그러한...)

'빼도 말이 되는지'를 본다. '빼도 말이 된다' 싶으면 되도록 빼는 것이 좋다.

넷째, 불필요한 접속사를 최대한 빼야 한다. (즉, 그리고...)  275-277


인생에는 별자리를 보는 것과 눈앞의 파도를 보는 것 둘 다 필요하다. 배가 목적지에 잘 도착하려면 그 두 과제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사회가 자본에 의해 지배 받고, 과학기술이 첨단화될수록 인문적 사유 능력은 더욱 절실해진다. 왜냐하면 자본과 과학기술은 그 스스로 나아갈 방향을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방향을 정하는 것은 인문적 사유다.  315


비판적 이성이란 '왜(why)'를 묻고 답하는 이성이다. 

비판적 이성을 사용하지 않으니, 삶에 대한 확신이 없고, 정체성이나 진로 문제 같은 것을 서른 가까운 나이에도 고민하는 일종의 정신 지체 현상이 발생한다.

도구적 이성이란 '어떻게(how)'를 묻고 답하는 이성이다. '어떻게 하면 집값을 더 올릴까?', '어떻게 하면 좋은 직장에 취직할까?', '어떻게 하면 컴퓨터나 영어를 잘할 수 있을까?' 같은 생각이 도구적 이성에 속한다. 비교해보면 도구적 이성보다 비판적 이성이 훨씬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은 비판적 이성을 사용해야 가치 지향적인 삶, 후회 없는 삶, 보람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그런데도 현대인들은 도구적 이성에 훨씬 경도되어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무엇보다 현대 사회의 성격 자체가 도구적이기 때문이다.  317


경제 발전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부를 축적하느냐'를, 가학기술의 발달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편리함을 누리느냐'를 문제 삼는다. 두 가지 모두 '어떻게'를 문제 삼는다. 거기에는 '왜 더 많은 부를 축적해야 하느냐?' 혹은 '왜 더 많은 편리함이 필요한가?'에 대한 고뇌가 들어 있지 않다. 그것은 '도구적 이성'이다. 경제 발전과 과학기술의 발전의 맹목적 추구는 현대사회에서 압도적인 분위기와 생활 방식, 사고 방식을 만들어낸다. 그런 사회 속에서 사는 개인들 역시 도구적 이성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성의 도구화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가'를 따지지 않고 곧바로 목적을 향해 달려간다.  318


여기 한 젊은이가 있다. 글에게 환경은 자신이 태어나기 전부터 오염되어 있었다. 그는 여러 경로를 통해 지금도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그는 환경 문제에 대해 별다른 감각이 없다.그는 애초부터 좋은 환경 속에서 살아본 적이 없다. 앞으로도 평생 환경의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오염된 환경은 가장 익숙한 환경이다. 그런 그가 환경의 위기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경계하며 살기란 쉽지 않다.

마르크스는 "그들은 자신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하면서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 문제에 관한 한, 독일의 이론가 페터 슬로터다이크의 말이 더 옳아 보인다. 그는 마르크스의 말을 이렇게 바꾸었다. "그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을 잘 알지만, 여전히 그렇게 행동한다."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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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

저자
칩 히스 지음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 2010-04-09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작은 손짓 하나로 놀라운 결과를 만드는 '스위치'의 비밀!스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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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생각만으로 끝나기에 자기계발서들은 늘 인기를 끌고 있을 것이다.
노력이 필요한건 알지만 정말 쉬운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며 자기위안을 하는것은 아닐까..

사람들은 옳은 일을 선택하기 보다는 쉬운것을 선택하기가 쉽다. 
옳은 것을 선택하면 연습이 필요하고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때문이다.
시작도 해보기 전에 안될 이유들이 무성하게 자란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들이 하는 말에서 벗어나는 내용은 없었다.
하지만 자기계발서이기도 하지만, 조직운영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심리서이기도 하다.
어떤 측면에서 접근하냐에 따라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있는데, 이 책은 여러 방면에서 접근을 함으로 조직을 관리하는 사람도 심리적인 면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자기 계발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선택할 수 있도록 폭을 열어 둔듯하다.
저자들 역시 조직행동론 교수이며 리더십연구를하고 기업교육을 시키고 있다.
또한 내용에서는 심리학자들이 쓴 내용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이쯤되면 한번쯤 읽고 싶은 생각이 드는가?

당신은 자기계발서를 왜 읽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스스로 구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누군가는 계발서는 불가능을 가능한것처럼 조장하는 책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들은 한번씩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하고자 해서 읽는 다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들은 계발서만큼 좋은 책도 드물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이유 때문만이 아니라 당신의 이유도 중요할 것이다.
시류에 흘려 그냥 동참해 본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계발서를 읽거든 '그 책이 나에게 무엇을 주었는지' 곰곰이 생각하고 여건이 된다면 기록해 보라.
그렇게 한다면 계발서를 읽는 자신의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기계발서는 꽤나 읽어보았다. 그리고 좋은 책의 부류에 넣는 사람이기도 하다.
한때는 열심히 독파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지금은 자주 읽지는 않는다.
독서모임이나 매우 관심을 가져야 할 때 아니면 손을 대지 않는 편이긴 한데, 개인적으로 계발서는 매우 좋은 교과서이자 자습서라고 생각한다.
물론 계발서중에는 조잡하게 엮은 책들도 꽤나 많다. 하지만 좋은 계발서들도 많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본다.
우선 교과서인 이유는 인간의 선천적(?)인 게으름과 안일하게 살고자 하는 욕망을 잘 지적하고 있으며,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면에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자습서인 이유는 우선 자신이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좀더 세세한 내용들이 자신에게 적용해 볼 수 있게 하며, 생각을 자극해 주기도 한다.
또한 방법서들이 있기에 그 방법들에서 내가 한번쯤 해보고 싶은것들이 있게 되고, 직접 해보면서 좌절하기도 하지만 때론 꽤나 유용한 것을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주 있는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물론 책은 편협하게 한 가지 부류만 읽으면 우물안 개구리가 되어 버릴 수 있다.
그렇기에 다방면의 책을 읽기를 권하고 싶다.
물론 자신이 자주 보는 분야가 있긴하겠지만, 때때로 정해두고는 가지치기를 해 나가는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럼 어떻게 가지치기를 하느냐고?
그건 일차로 책을 어느정도 이상 읽게 되면 자연스럽게 되는 행동이다.
어느정도인가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누군가는 200권도 안 읽으니 가지치기가 되더라고 하고, 어떤이든 300권정도 넘어가니 되더라고 하고, 어떤 이든 500권..어떤이는 1000권...
사람에 따라 다르다.
개인적으로는 경영서들로 시작하였다. 한 300-400권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계발서들에도 손이갔다. 그 당시 운영을 해야 하는 위치에 있기도 했다... 그리고 500권 정도 넘어가지 가지치기를 하였던것 같다.. 
현재는 도서관의 다양한 분류의 책들에 손을 대고 있다. 
그리고 나는 읽으면 읽을 수록 내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더 잘 알게 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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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들의 책을 그리 많이 읽지 않은 상태에서 저자의 책은 처음 읽게 되었다. 
젊은 세대에게 꽤 인기를 끌어가고 있는 작가라고 한다.

책을 읽은 첫 느낌은 구조적인 면으로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꽤 괜찮은 느낌이다.
화자의 변화라든지 계몽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무언가 판타지적인 느낌.
정치적인 부면을 가지고 가면서 민중의들 길들여짐에 관한 지적 ... 등등 
짧은 내용안에 여러가지를 담고 있다. 그렇기에 치밀하기가 어려웠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할 꺼리와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도록 의도한 작가의 계산은 좋았다고 생각된다.
서두에는 저자의 인터뷰 내용중에 한 문장이 들어있는데, '나 자신이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는 이야기를 읽고 싶다는 마음으로 썼다.'라 한다.
그러면서 인용을 하고 있다.
'어쨌든 시대는 변하고 있다' - 밥 딜런, <The Times They Are a-Changin>
'시대는 조금도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바보가 된 듯한 기분이다.' - 다자이 오사무, <고뇌의 연감>

저자의 의도는 매우 다양한듯 하다.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건 아닐까..
역사의 흐름은 계속 반복되어 간다. 그러한 역사속에서도 이 시대는 매우 유기적으로 사회를 형성하고 있기에 그전 역사와 역사와 현재의 유기적 흐름을 보는것도 필요하다는 점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1부 마왕 - 형 안도의 이야기
"나 말이야, 자랑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선거하러 간 적이 없다." 시마가 포스터에 눈을 붙들어 맨 채 말했다.
"'자랑은 아니지만'이 아니라 '부끄럽지만'이라고 해야지."  
"그렇기는 한데, 나 하나 투표를 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어, 안 그래?"
"다들 그렇게 생각하니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 거야."  13-14

시마는 "앞날이 없는 늙은이가 앞날을 생각할 수 있겠어? 앞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언젠 젊은이들이야."하고 말을 이었다.  15

"엉터리라도 좋으니까 자신의 생각을 믿고 대결해 나간다면"
"나간다면?"
"그렇게 하면, 세상이 바뀐다. 네가 말했잖아... 세상을 바꾸겠다는 패기가 없다면 살아 있을 의미가 없어."  17

체념과 탄식 긑에는 무엇이 찾아올까? 나는 요즘 이 생각을 하느라 어두운 기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  20

'일본 국민은...' 나는 어느 책엔가 쓰여 있던 문장을 기억 해냈다. 파지즘에 대해 설명한 책이었는데 '규율을 지켜야 한다는 교육을 충분히 받았기 때문에 대규모 폭동을 일으키는 일은 끝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쓰여 있었다. 바로 이 순간 그 말이 머리를 스친다.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역시 우리는 길들여져 있는 거로구나"하며 공감했던 것이다.  30

"사실 인간이란 금지된 것들을 부수면서 성장해 왔잖아. 금지된 것일수록 에로틱하게 느껴지는 법이지. 인간을 충동질하기에 가장 손쉽고 빠르고 강력한 건 성욕이고. 다시 말해서 인간이 진화해 올수 있었던 최강의 무기는" 하고 나(형인 안도)는 말한다.
"무기는?" 시오리(동생 준야의 여자친구, 2부에서는 준야의 부인이 되고 2부의 서술가 된다)가 몸을 앞으로 쭉 뺀다.
"호기심이야"하고 나는 대답한다.  35

나는 몇 살까지 어떤 패기를 품고 살아갈 작정일까.  41

이누카이 "정치인들은 사명감과 책임감이 희박하고 국민들은 나태하고 제멋대로죠. 나라가 망해도 자신만은 살 수 있을 거라고 국민들은 물론이요 정치인들까지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45

이누카이 "미국에 의존해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게 된 당신들의 눈을 뜨게 하고 싶은 겁니다. 미국이 하라는 대로 하면 된다. 누군가가 써놓은 시나리오대로,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전통대로, 전례대로, 관료들이 시키는 대로. 그런 것들이 정치인이 할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밥 먹는 것도 목욕도 일도 연애도, 생각없이 그냥 할 뿐이에요. 그렇게 자각 없이 무위도식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주제에 인생은 짧다고 한탄합니다. 어떻게 하면 편하게 앉아서 이득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것만 궁리하죠. 권리만 주장하고 참을 줄은 몰라요..."  47

이누카이 "비리라든가 스캔들, 선거 패재 같은 것들로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총리는 있었지만 나라의 앞날을 망쳐놓았다는 이유로 사퇴한 총리는 없습니다. 왜죠? 선거에서 졌다는 이유로는 사퇴하면서도 다른 이유로는 사퇴하지 않습니다. 아무도 잘못이 없다는 겁니까? 미래로 가는 과정은 항상 옳았습니까? 정치인들은 왜 책임을 지지 않습니까? 국민들은 이제 포기했겠지요. 더구나 젊은이들은 태도가 더 분명합니다...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해도 어차피 잔꾀나 부리겠지, 하며 기대도 하지 않아도... "  48

준야.."요즘 시대엔 뭐든 편의점에서 살 수 있잖아. 비타민 음료수도 공연 티켓도. 전구나 피임도구까지도. 다분하잖아. 그래서 말이야, 편의점에서는 절대로 팔지 않는 걸 사고 싶더라고. 안 그러면 어쩐지 편의점에 지배당하는 것 같아서" 하고 말했다.
"그게 수박이야?"
"그게 수박이야."  51

시마가 한바탕 웃어 젖히더니 걱정된다는 듯이 나를 바라봤다. "안도 너, 이누카이한테 정말 민감하네. 이 귀여운 이야기의 어떤 부분이 이누카이의 속셈이란 말이야?"
"국민이 이누카이가 뜻하는 대로 끌려가는 거야. 설명을 해주지도 않는데 저 좋을 대로 해석해서 넓은 이해심을 발휘하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당치도 않은 곳으로 이끌려 가는 거지. '아직 괜찮아, 아직은 괜찮아'하고 철석같이 믿는 사이 당치도 않은 일이 벌어지지.."  73

대중이 움직이는 때라는 것은 모두가 미리 약속하고 움직인느 때가 아닌 법이다. 저마다가 저마다의 판단으로 발을 내디뎠는데, 그게 어쩌다 보니 커다란 움직임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그런식이 아닐까? 무심코 한 동작이 파도를 일으키고 격류를 만들어 낸다. 유능한 선동가란 그렇게 본인들도 깨닫지 못하는 흐름과 조수를, 그리고 세상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에 능란한 자를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75

매력적이고 힘이 있는 말은 언제고 선동가에게 이용당한다.  105

시마.."나 말이야, 내가 학창 시절에 되고 싶어했던 그런 어른은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그래?" 이것밖에 대답할 말이 없다.
"난 말이다, 나 자신한테 기대를 하고 있었거든. 근사한 어른이 될 자신이 있었는데 말이야."
"가슴 큰 여자랑 여고생을 밝히지 않는 그런 어른?" 나는 일부러 농담하듯 말했지만 그는, "그게 아니라"하며 진지하게 대꾸했다. 그리고 한동안 뜸을 들이나 싶더니 "있잖아" 하고 중얼거린다. "이 나이에 세계라든가 미래라는 말이 한물 간 단어던가?"
"아직은 괜찮지 않나?"
"그래? '간세'구나."
"간세가 무슨 말이야?"
"간신히 세이프라고."  
"한물이 갔는지 아닌지 신경 쓰기 전에 바른말이나 써."
"안도, 나는 좀더 싸우는 어른이 될 생각이었어. 대결해서 세상을 바꿀 정도로 말이야."
넌 어때? 하고 묻는 것만 같았다. 싸울 것인가?
"졸업하고 고작 5년밖에 안 지났잖아."
"하지만 말이야, 앞으로 몇 년 더 이 길로 나아가 봤자 근사한 어른은 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러더니 시마는 가게 입구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제군은 이 시원스러운 바람을 느끼지 못하는가!" 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106-107

"예전에 읽은 책이고. 사람이 살인을 할 때의 심리에 관해 적어 놓은 책."
지배인은 눈을 감는다. 어서 계속하라고 재촉하는 신호 같다. 
"사람은 원래 살인에는 저항감을 갖는다고 해요. 아니, 대부분의 동물이 그런 모양이더군요. 그 책에 따르면 동물은 상대가 동족일 경우 되 수 있으면 죽이지 않으려고 하는 모양이에요. 다시 말해서 인간은 설사 강대방이 적이라고 해도 살인을 저지르지 않는 쪽을 선택하려고 한다는 거죠."
"하지만 전쟁에서는 사람이 사람을 죽이지."
"그러니까 살인을 실행하려면 몇 가지 요인이 필요하대요. 예를 들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적혀 있던데, 전쟁에서 돌아온 병사에게 '왜 사람을 쏘았나?' 하는 질문을 했을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답이 뭐냐 하면,"
"죽지 않기 위해서?"
"저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아니었어요. 가장 많이 나온 대답은, 그 책에 따르면."
"따르면?"
"명령을 받았으니까."
"그럴싸하군."
"이 사실은 다른 사람들을 실험한 것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 모양이에요. 사람은 명령을 받으면 그것이 제아무리 괴로운 일이더라도 결국은 실행을 한다고."
"다른 요인은?"
"집단일 것." 그렇게 말하는 순간 수박씨, 라이브클럽의 청중, 대열을 만들어 행진하는 군대 따위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집단은 죄의식을 가볍게 만들어주는데다가 서로가 감시하고 견제하게 되지요. 명령이 실행되는 것을 지원해 주는 셈이지요."
"집단이라."
"그 공연의 청중들 틈에서 이리저리 시달리다 보니 바로 그 공포가 느껴졌어요. 무대 위에서 청중을 부추기는 록밴드, 죄의식을 실감하지 못하게 만드는 사람 숫자, 그리고 통일감에서."  129-130

"민주주의는 선인가? 민주주의는 몇 명을 죽였지? 사회에는 곱게 자라서 콧대만 높아진 젊은이와, 오직 자신한테만 관심이 있는 인간들만 등장했어. 인터넷을 통하지 않으면 사회와 접촉하지 못하는 녀석들뿐이야. 정보로 머릿속을 마비시키고 있어. 주택가에서는 끊임없이 아이들이 유괴를 당할 처지에 놓여 있고, 10대들 사이에 성병이 만연하고 있지. 과연 이런 세상이 올바른 세상인가?"  132

우리는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통한 정보밖에 알지 못한다. 뒤죽박죽으로 얽힌 대량의 정보 중에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틀렸는지, 우리가 과연 선별할 능력이 있을까?  159

'엉터리라도 좋으니까 자신의 생가을 믿고 대결해 나간다면 세상은 바뀐다.  161

슈베르트의 <마왕>. 당시 나는. 아니 음악실에 있던 우리 모두는 노래의 내용을 배운 뒤 경악했다. 그 구원할 길 없는 절망감과 두려움에 몸서리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두운 밤, 아버지가 아들을 데리고 말을 몰고 있다. 그가 아들에게 묻는다. 그런 노래다.
"아들아, 왜 얼굴을 가리느냐?"
"아버지, 보이지 않아요? 관을 쓴 마왕이 있어요." 하고 아들이 대답한다.
"그건 안개란다."
"아버지, 들리지 않아요? 마왕이 무언가 속삭여요."
"마른 잎의 소리란다. 진정하렴."
"아버지, 보이지 않아요? 마왕의 딸이 있어요."
"보이지만 저건 버드나무란다."
"아버지, 이제 마왕이 나를 붙잡고 있어요."
마침내 아버지도 예삿일이 아니라고 생가하고 전속력을 다해 말을 몬다. 죽을힘을 다해 집에 당도한다.
'그것과 닮았다'고 나는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 가곡 속의 아이는 바로 지금의 나다. 나는 마왕의 존재를 알아채고 울부짖으며 소란을 피우고 전율하고 있지만, 주위에 있는 다른 모든 살마들은 그것을 눈치 채지 못한다.
....
슈베르트의 <마왕>에서는 마지막에 아이가 어떻게 됐지? 나는 이미 대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캐묻는다. 스스로의 멱살을 잡아당기며 "어떻게 됐지?" 하고 추궁한다.
"죽었잖아."하고 나는 대답한다. 노래의 마지막, 아버지가 말을 몰아 집에 도착했을 때 품에 안겨 있던 아이는 이미 죽어 있었다. 아이일 수밖에 없는 나는 그 사실에 지독한 공포를 느꼈다. '양치기 소년'처럼 제 입으로 한 거짓말이 불러온 비극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런 잘못도 없는 아이가 왜 죽어야만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마왕의 존재를 알아채고 아버지에게 호소했지만, 아이는 구원받지 못한 것이다.  167-168

복화술은 안도가 쓰려고 할때...
"그런데 고작 그런 것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세상의 흐름을, 이 홍수를 막을 수 있을까?"  183


2부 호흡 - 동생 준야의 이야기
"예를 들어 아이가 난치병에 걸렸다든가 부모의 폭력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그런 사람들이 헌법이나 자위대에 신경 쓸 여력이 있겠어?"
"세상의 문제보다 눈앞에 닥친 자신의 문제라..."  242

'만일 당신의 생각이 인터넷에서 얻은 지식이나 평론가 의견을 그대로 따온 것이라면, 나는 당신한테서 환멸을 느낄 거요. 당신은 당신이 누군가의 짝퉁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야만 해.'  268

"이 나랄 사람들은 계속해서 분노하거나 계속해서 반대하는 데 약해."  271

"생각하지만, 생각하지 않는다."  285

"무솔리니는 최후에 애인인 클라라와 함께 총살을 당하고, 시체는 광장에 공개 되었다는 모양이야."
"어머나!"
"군중이 그 시체를 향해 침을 뱉고 매질을 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시체를 거꾸로 매달게 되었는데 그러자 클라라의 치마가 되집혔지."
"어머나!"
"군중들은 굉장히 즐거워했대. 죽여준다. 속옷이 훤히 다 보인다, 하며 흥분했겠지. 어느 시대건 그러게 마련이지 남자들이란. 아니 여자들도 그랬겠지. 그런데 그때 한 사람이 손가락질을 받아가며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치마를 올려주고 자신의 허리띠로 묶어서 뒤집히지 않도록 해줬대."
"어머나!" 나는 그때 그 삶이 놓인 상황을 상상하고는 그 담력에 숨이 막혔다. 주위에서는 틀림없이 무슨 짓이냐면서 성을 냈겠지. 무섭지 않았을까? 네놈은 저 여자를 편드는 거냐, 하며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뒤두른다 해도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니었을까.
"대단하지." 미츠요 씨는 소중한 물건에 숨을 불어넣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사실 나는 늘, 최소한 그런 살마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치마를 올려주는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사람들이 날뛰고 소란 피우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겠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무섭기도 하고, 하지만 최소한 있지, 뒤집힌 치마 정도는 바로잡아줄 줄 아는, 뭐 그게 무리라면 치마를 바로잡아주고 싶다고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고 싶다고 생각해."
.....
"커다란 홍수는 막을 수 없다 해도, 그래도 그 속에서 소중한 것은 잊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두 사람으로 보였습니다요."  286-287

"... 어찌 되든 관심 없다거나 나와는 상관엇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나중에 후회하게 됩니다. 후회하다가 도망치겠지요. 무책임하게 의견을 번복하겠지요..."  297

"내 생각에는 이누카이 같은 천재 정치인보다 훨씬 더 골치 아픈건."
"무슨 소리야?"
"대중이야, 그것도 대중으로서 제 할 일을 망각한 대중이지. 말하자면 대중의 재능이 없는 대중이야. 머리가 좋고 제 잘난 맛에 사는 그런 사람들이 가장 골치 아파."  309

"무진장 큰 규모의 홍수가 났을 때, 그래도 나는 물에 휩쓸려 가지 않고 언제까지고 꿈쩍도 않고 서 있는 한 그루 나무가 되고 싶어."  315


옮긴이의 말
<마왕>은 생각없는 세상에 맞서는 형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사색'아닌'검색'

'획일성'과 '자각 없는 집단행동'  323

'무언가를 한결같이 믿고 대상과 정면으로 마주할 줄 아는' 순수함이다.  324

이 작품에서 그는 구름 속에 있으면서도 비가 오기 전에는 비가 올 것을 짐작조차 못하는 어리석은 군중에게 '생각하라'는 문제의식을 던져 주면서 동시에 그가 추구해 오던 유머와 재미도 함께 선사해 주고 있다.  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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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교육 심리학자로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자신만의 방식들을 찾아내기도 하는 사람이다.
국내에 여러권의 도서들이 번역되어 소개되기도 하였다.

 이 책은 독서에 필요한 힘을 다루고 있다.
독서력을 기르기 위해서 우리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그에 따른 노력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도입부에서는 독서라는 것 자체가 무엇을 의미해야 하고 자신에게는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시작된다.

우리는 책을 왜 읽느냐는 질문에 답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저자는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를 몇가지 언급하는데.. 독서라는 것 자체의 의미가 어떠하든 시간이 흐르면서 변질되거나 잊혀져 가고 있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많이 토로 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왜 독서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막연하게 생각은 해보았어도 깊이 생각해 본 경험이 많지 않을 것이다. 개개인의 철학적인 사유의 과정이 생각만큼 쉽지 않기에 ... 사실 어려워서라기보다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귀찮은 부면이 강하기에 우리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는 경향이 많다.
저자는 그러한 우리들에게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이며, 책은 어떻게 읽는것이 좋은지에 대해서 그리고 책을 읽고나서 자신에게 더 오래 더 많이 남기기 위해서 어떻게 할 수 있는지에대해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당연한 내용들도 있었고,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하는 내용들도 있었으며,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들도 있었다.
독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좋았으며, 새로운 방식을 알게 되어서도 좋았다.


들어가며 - 독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
독서는 반드시 습관화해야 할 '기술'이라고 굳게 믿고있다.  4
'조금이라도 정시느이 긴장을 동반하는 독서'가 이 책의 주제이다.  5


1장 독서력이란 무엇인가?
나는 독서가 나 자신을 형성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고 생각한다. 독서로 길러진 사고력이 뭔가를 생각할 때 큰 힘이 되고 있으며 대화를 나눌 때도 독서 경험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독서를 통해 얻은 다양한 힘을 날마다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독서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차마 할 수가 없다.  18
독서는 가만 내버려둬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일이라는 생각은 크나큰 착각이다.  19
사고력은 모든 활동의 기초다.  
'독서를 즐긴다'는 말과 '독서력이 있다'는 말은 엄연히 다르다. 물론 일치하는 경우도 꽤 있지만 좋아하는 추리소설 작가의 작품만을 읽는 사람은 독서가 취미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독서력이 있다는 보증은 없다.  21
'독서력'은 '독서경험'이란 관점에서 설정한 기준이다.  22
'정신의 긴장을 동반하는 독서'를 권한다. 
'독서력이 있다'는 것은 독서 습관이 배어 있다는 뜻이기도하다. 별 부담없이 책을 잡을 수 있고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는, 독서가 습관화된 힘, 바로 이것이 독서력이다.  23
정말 좋은 책은 글 속에 그 사람의 숨결이 들어 있다.  31
(다 읽지 못하더라도) 내용을 요약할 수 있으면 그 책을 읽은 것이다.  33
주어진 시간이 5분이면 5분, 30분이면 30분, 즉 시간에 따라 '읽는 법'을 달리 할 수 있는 능력도 독서력이다.  37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긋게 하면 책 읽는 능력이 겉으로 드러난다.
키워드에 확실하게 동그라미를 쳐놓았고 밑줄 친 부분만 읽어도 그 책의 내용을 알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독서력이 있는 것이다.  39
독서력은 사회에서 실제로 요구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실천적 성격이 강하다. 자료 열 권을 한 두 시간에 척척 처리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보다 많은 일을 부탁할 수 있다. 어떤 일이든 정보처리 능력이 필요한 시대다.  39
공부방식은 시험 방식이 결정한다. 시험이 얄팍한 지식을 물으면 공부 방식도 자연스럽게 그리 될 수밖에 없다. 시험 방식과 공부 방식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관계가 아닌 것이다. 시험 방식이 바뀌면 공부 방식이 바뀐다.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본격적인 독서력을 묻는 시험이다.  41
독서는 운동과 달리 특별한 소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훈련 방법에 따라 누구라도 꽤 높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매우 개성적이다.  44
독서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축적된 독서량으로 하는 것이다.
독서는 장거리달리기나 행군과 비슷하다. 날마다 달리고 조금씩 거리를 늘려나가면 대부분 장거리달리기를 할 수 있게 된다.
독서의 세계에서는 그야말로 '꾸준히 하는 것'이 힘이 된다.  45
만화는 딱딱한 책과 비교하면 스프에 해당된다. 아니면 과자라고 할 수 있다.
아동도서는 이를테면 이유식이다. 읽기 쉽다는 점에서 이유식이다.
추리소설, 역사소설, 잡지, 초단편소설 등 이해가 쉽고 읽기 쉬운 책이 있다. 이것은 젖니 수준의 책이다.
'자아형성'이란 관점에서 보았을 때 유익한 책을 읽어야 한다.
그 다음 단계로 영구치 수준의 독서가 있다. 치아가 다시 돋아나는 독서라는 뜻이다.
흥미 본위의 독서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다리가 되어주는 책만이 독서력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53-55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책이 있으면 경우에 따라서는 그 책 한 권만 읽으면 된다. 하지만 그런 특별한  책이 없다면 되도록 많은 책으로부터 가치관이나 윤리관을 흡수해야 한다.  62


2장 독서는 '나'를 만든다 : 자아형성
독서의 촉이 좁으면 한 가지 사실을 절대시하게 된다. 교양이 있다는 것은 폭넓은 독서로 종합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68
모순되고 복잡한 사실들을 마음속에 공전시키는 것. 독서로 기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복잡성의 공존이다. 
복잡성을 공전시키면서 서서히 나선 모양으로 상승해가야 한다. 그래야 강인한 자아를 기를 수 있다.  69
독서가 취미라고 해도 책의 질이 중요하다. 흥미 본위의 독서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다리가 되어주는 책만이 독서력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74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리면서도 인간성을 갈고닦을 수 있겠지만 혼자 조용히 자신과 마주 서는 시간이 자아 형성에는 필요하다.
독서는 혼자 하는 듯싶지만 결코 혼자 하는것이 아니다. 책을 쓴 사람과 함께하는 둘만의 시간이다.  75
적극적으로 의미를 이해하려는 자세가 없으면 독서가 되지 않는다.  76
자신의 내면만 주시해서는 도저히 보이지 않는 세계를 독서는 열어준다.
하루 종일 자신과 마주 서는 시간이 전혀 없는 생활을 할 수 있다. 텔레비전만 보며 시간을 죽이는 것이 그 전형적인 예다. 텔레비전의 오락 프로그램을 보고 잇으면 자신과 마주 설 필요가 엇다. 또 텔레비전이 그런 시간을 주지도 않는다.  77
책은 물건일 뿐이라는 생각도 물론 갖고 있다. 하지만 책을 저자 그 자체라고 생각하는 마음은 그 책의 효과를 한층 높여준다. 그 저자와 일대일로 지낸 시간을 내 삶의 귀중한 부분이 되어 준다. 독서는 뛰어난 사람과 만나는 경험을 쌓아준다.  81
독서는 지성을 갈고닦고 정감을 풍부하게 하는 동시에 뛰어난 사람들을 자신의 내면에 살게 한다. 정보를 손에 넣는 것만이 독서의 목적이 아니다.  82
자연스럽게 관심 분야를 바꿔가면서 확장시키는 것이 자아를 만드는 독서의 요령이다.  87
'암묵지'라는 표현이 있다. 자신은 좀처럼 의식할 수 없지만 무의식이나 몸으로 알고 있는 지식을 의미한다. 언어로 표현할 수는 엇어도 어렴풋이 몸으로 알고 있는 것은 우리 주변에 수없이 많다. 빙산에 비유하면 그런 암묵지가 수면 밑에 잠긴 거대한 부분이고 그 일부가 명확하게 언어화되어 표면에와 있다고 하는 편이 진실에 가깝다. 책을 읽으면 이 암묵지의 세계가 분명하게 떠오르게 된다. 말로현하기 어려웠던 일이 훌륭한 저자의 표현에 의해 명확하게 언어화도니다.  98
자신의 경험과 저자의 경험, 자신의 뇌와 저자의 뇌가 혼재해 있는 듯한 느낌이 바로 독서의 진미다.
다른 사람과 본질적인 부분을 공유해보는 것이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99
책은 책을 부른다. 한 권을 읽으면 다음에 읽고 싶은 책이 생긴다. 그것이 독서의 묘미다.  101
독서를 통해 다양한 인간상을 미리 알아두면 현실에서의 관계가 매끄러워진다. 자신과 다른 감성이나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과 만나도 대뜸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여유롭게 사귈 수 있는 포용력을 갖출 수 있다.  
실제로 체험을 하기 전에 책을 읽음으로써 체험의 질이 낮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높아진다. 선입견 없이 사물을 대하자는 말은 듣기는 좋지만 지식이 얄팍한 상태로는 사물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106
책을 많이 읽으면 하나하나의 사실이 상대화된다. 차분하게 다양한 사상과 주장을 음미할 수 있게 된다. 
절대적인 한 구너의 책을 만들어놓는다면 그것은 종교다.
한 권의 책을 읽고 마는게 아니라 그 책을 읽으면 꼬리를 물고 다양한 책들이 읽고 싶어져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자신을 만드는 독서다.  115
'방황'이란 말에는 부정적인 울림이 들어 있을지 모르지만 다양한 생가가 사이에서 방황하다 보면 내면에 힘이 축적된다. 하나의 사실을 옳다고 믿으면 마음은 편하겠지만 사고가 정지해버리기 쉽다.고를 정지시키지 않고 계속 음미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형성하는 힘을 축적할 수 있다. 
독서는 완전히 자신과 일치하는 사람의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내면의 마찰을 자신의 힘으로 바꾸는 법을 연습하게 위한 행위다.   116


3장 독서는 스포츠다 : 자기 단련
내가  '독서는 스포츠'라고 주장하는 까닭은 독서에는 스포츠와 비슷한 숙달 과정이 잇고 독서 또한 신체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124
독서에 익숙해지는 과정
1단계, 책 읽는 소리를 들어라.
2단계, 소리 내어 읽어라.  소리내어 읽으면 뇌가 활성화되기 쉽다.
3단계, 밑줄을 그으면서 읽어라.
4단계, 속도를 조절하라.  책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며 읽는 것.
책은 상상력을 길러준다. 단순히 지식만 얻는 것이 아니다. 문장을 듣고 이미지, 소리, 냄새 등을 상상하는 일, 이 '이미지화 능력'을 독서가 단련시켜준다.  138
책 한 권을 빠르게 읽어재끼는 기술보다는 책의 핵심 부분이 어디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156
'좁고 깊게'냐, '넓고 얕게'냐의 구분도 거의 의미가 없다. 넓게 읽다 보면 깊게 읽을 수 있게 된다. 두려워 하지 말고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읽어야 한다. 독서의 경우 '넓고 깊게'도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157


4장 독서는 커뮤니케이션이다 : 세계관의 확장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더라도 독서력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대화가 질적으로 다르다.  163
독서를 통해 요점을 파악하는 능력을 기르지 못한 사람은 질높은 대화를 할 수 없다.  164
자신의 말로 바꿔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휘가 풍부해야 한다.  165
나는 가볍게 대화를 나눌 때도 강단히 메모를 한다. 
메모를 해두면 상대가 하는 말의 핵심을 쉽게 잡을 수 있다. 창조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자신의 사고와 상대의 사고를 혼합시켜야 한다. 
메모하는 능력도 독서를 통해 길러진다.  168
독서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갖게 해준다.  178
독서욕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나 강연회는 자신을 폭넓게 만들어준다.  180

독서토론회를 능숙하게 이끌어가는 요령
전원이 끝까지 책을 읽어햐 한다는 점을 전제하지 않는다.
읽은 부분까지라도 좋으니 각자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이유를 말하게 한다.
아무 생각 없이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몇 페이지 어디'라고 구체적으로 지적하는 편이 모두에게 생산적이다.  184

매핑커뮤니케이션
B4크기의 흰 종이를 놓는다. 
종이에 키워드를 써가면서 대화를 이어간다.
익숙해지기 전에는 등장인물의 이름을 써넣고 인물들 간의 관계를 화살표 등으로 연결하여 작품 세계를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사람들이 책을 읽기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책이 문장만으로 구성되어 있어 시각적인 요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글로만 이루어진 책은 상상력을 훈련시킨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선뜻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잇다. 그럴 때 몇 사람이 모여 인물의 상관도를 그리는 것은 재미있는 작업이다. 인물의 이름뿐만 아니라 성격이나 특징도 적어 넣는다. 가능하면 거기에 구체적으로 몇 페이지인지 써넣은 다음 문장 속에서 그 인물을 나타내는 키워드를 골라 이름과 함께 써넣으면 이해가 훨씬 쉬워진다.  188
매핑 커뮤니케이션은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한결 힘이 적게 든다.  189
참가자 모두 함께 매핑을 해나가는 시간 자체가 창조적인 것이다. 수준이 높지 않더라도 매핑을 하면서 대화를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매핑 커뮤니케이션의 장점은 대화가 허공에 떠돌지 않고 하나의 종이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매핑을 할 때 여러가지 색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빨간색은 가장 중요한것, 초록색은 본줄기에서는 벗어났어도 재미있는 것..등  191
큰 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세부 사항은 대화로 메워간다. 매핑은 깔끔하게 정리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대담하고 활기차게 쓱쓱 써가는 것이 요령이다.  192
매핑 커뮤니케이션으로 2~5명씩 한 조가 되어 대화를 나누면 각자 하고 싶은 말을 대부분 할 수 있다. 매핑 커뮤니케이션에 걸리는 시간은 20분 정도가 적당하다.  193

독서토론회는 모두 모여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 분위기가 고조된다. 여기서 말하는 독서토론회란 두 사람이라도 상관없다. 내가 가장 많이 경험한 것은 둘만의 독서토론회다.  193
단 한 문장이라도 상관없다. 마음에 강한 인상을 남긴 문장을 외워두었다가 이 사람 저 사람 만날 때마다 이야기한다.  197
가까이에 친구가 없는 경우 쓰면서 외운다. 베껴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97
나는 책을 단순한 소비재로 취급할 수가 없다. 그래서 대충 읽은 후 헌책방에 팔아넘기는 일 따위는 할 수 없다. 굳이 책을 떠나보내야 한다면 내가 한없이 빠져들었던 책이라는 사실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전해주고 싶다.
책을 반드시 끝까지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단 한 줄이 평생의 보물이 되기도 한다.
인생에 남을 한 줄의 문장을 찾고자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는 것도 독서의 요령이다.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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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저자는 자신의 청춘시절의 책들을 다시 읽어보면서 추억과 새로움을 발견해 나가고 있었다.

이 책은 서평을 한 책이긴 하나... 오로지 주관적인 관점에서의 서평이다.
또한 그의 지식을 정리해 보면서 단편적인  지식을 유기적으로 결합도 하고 배경지식을 적어나가면서 자신의 가치관의 형성과 옛시절의 그리움도 적어 나가고 있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앞 부분에서와 뒷 부분에서의 느낌을 달리하면서 읽어 내려 갔다.





이 책에 언급되는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죄와벌>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
코머스 맬서스의 <인구론>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대위의 딸>
맹자의 <맹자>
최인훈의 <광장>
사마천의 <사기>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찰스 다윈의 <종의기원>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론>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
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14권의 책과 내용중에 나오는 몇 권을 책들...
나는 이 책들 중에 처음들어보는 책도 있었고, 읽어보고 싶은 책 그리고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책도 있었다.

우선 읽어보고 싶은 책으로는 <죄와벌>, <전환시대의 논리>, <맹자>, <사기>, <역사란 무엇인가?>이며, 이 중에 <전환시대의 논리>와 <역사란 무엇인가?>는 처음 읽는 책이다.

저자는 내용중에 여러번 표현한 것이, 청춘에 읽었을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다시 읽었을 때는 새롭게 보이고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고 하였다.

사람이 학습을 할때, 가장 좋은 방법은 반복이다.
공부가 진짜 자신의 공부가 되게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반복학습이다.
'학습'에 대해서는 습작이긴 하나 따로 정의 내려놓은 바 있다. 물론 그 내용이 창조해낸 것이라기 보다는 나의 경험과 고전에서 이미 알리고 있는 바를 결합하여 정리한 것이긴 하다.
결국 배우고, 익히는 것에 반복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보태면 그것으로 공부의 목적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책 읽기에 그것을 적용하였고, 그것으로 부터 나오는 자신의 생각을 청춘들에게 적어나갔다.
책의 표지를 넘기면 머리말 전에 '이제 갓 세상에 나가 길을 찾는 딸에게'라는 문구가 있다.
그렇다. 자신의 딸을 위한 아버지의 입장에서 글을 써 내려 가고자 했다.
그렇다고 하여도 객관적으로 길을 알려 줄 수 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젊은 청춘들에게 아니 방황을 해야만 하는 젊은 청춘들에게 학자로써, 인생의 선배로써, 부모된 심정으로써 ... 여러가지의 입장을 대변하는 자신을 책과 자신의 소감과 자신의 가치관을 설파해 놓은 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읽으려 하는 책 중에 다시금 읽게 될 책들은 나에게 그런 가치관을 다시금 형성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한다.
지금도 젊은 시절이긴 하지만 멋모르고 활자만 읽었을 고전들을 다시 읽으며 그 때보다는 더 많은 것을 나에게 남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인생을 더욱 부유하게 해 줄 책들을 알아가며 나를 성장시키는 책들과 함께 내 청춘의 독서는 언젠가 다시금 세상에 꽃 피우기를 열망하기 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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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성공적 변화들의 공통점
종종 사람의 문제처럼 보이는 것이 실상은 상황의 문제인 것이다.  17
상황을 바꿔주어야 한다.
가슴과 머리에도 영향을 미쳐야 한다.  19
인간의 두뇌가 항상 2개의 시스템을 가동시킨다. 하나는 감성적측면, 본능에 치우치며 고통과 즐거움을 느끼는 부분(코끼리).  21
하나는 이성적 측면, 숙고 시스템 혹은 의식 시스템으로 심사숙고하고 분석하며 미래를 들여다보는 부분(기수)이다.  22
심리학자 헤이트의 <행복가설>에서 '우리의 감성적 측면이 코끼리라면 우리의 이성적 측면은 거기에 올라탄 기수인 셈이다. 코끼리 위에 올라탄 기수가 고삐를 쥐고 있기 때문에 리더로 보인다. 그러나 기수의 통제력은 신뢰할 수 없는 부분이다. 기수가 코끼리에 비해 너무 작기 때문이다. 진행 방향과 관련해 코끼리와 기수가 읜견이 불일치할 때면 언제나 코끼리가 이긴다. 기수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22
변화 노력이 실패하는 경우 그것은 대개 코끼리의 잘못이다.  23
기수는 지나치게 분석하고 사고하는 경향이 있다.  24
뭔가에 변화를 가하고 싶다면 당신은 코끼리와 기수 모두에게 호소해야 한다. 기수는 계획과 방향을 제시할 것이고, 코끼리는 열정을 제공할 것이다.  24
사람들이 원래 게으르고 저항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변화를 가하기가 힘들다고 한다면, 그것은 완전히 잘못된 얘기다. 사람들이 스스로를 지치게 만들기 때문에 변화를 가하는게 힘든 것이다. 즉 종종 탈진의 문제다.  29
기억하라. 만약 동료들이 코끼리가 아닌 기수에게 다가서면 그들은 동기 없이 방향만 갖게 된다. 
감정에 호소하는 데 성공하면 상황은 변한다.  33
저항으로 보이는 것은 종종 명확성 결핍의 문제다  34
사람들을 변화하게 만들려면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라.  36

변화를 이끌어내는 3가지 요소
1. 기수에게 방향을 제시하라.(Direct the Rider) - 명확한 방향
2. 코끼리에게 동기를 부여하라.(Motivate the elephant) - 탈진의 문제, 감성적 측면을 개입하라.
3. 지도를 구체화하라.(Shape the path) - 종종 상황의 문제이다. 환경까지 포함해서.  
                                                                                                                  37-38


1부 기수에게 방향을 제시하라.
1장 '밝은 점' 찾기
'지식은 행동을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정신 나간 정시노가 의사나 비만 상태인 의사, 이혼한 결혼 상담 전문가들을 보면 알 수 있지요.'  54
우리는 모두 자신의 집단이 가장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55
애초에 해답을 가지고 상황에 뛰어든 것이 아니엇다. 그들이 가진 것은 '밝은 점'의 힘에 대한 깊은 믿음뿐이었다.  57
밝은 점은 변화를 가하고자 할 때 기수에게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최선의 희망이 되니까 말이다.  58
기적질문(Miracle Question) '이상한 질문좀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밤에 곤히 잠이 들었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한밤중에 자다가 기적이 일어나서 지금 말씀하신 모든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입니다.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 어떻게 된거지? 문제가 완전히 사라졌어! 라는 생각을 안겨줄 많나 최초의 작은 신호는 무엇일까요?'  62
구체적인 대답을 요구했다.  63
상상하려고 노력해보시지요.  64
예외적인 사건에 대한 질문 '가장 최근에 아주 잠간이나마 기적을 목격한게 언제였습니까?'  64
해결 중심 치료학자들은 모든 문제에는 예외가 있으며, 그러한 예외들은 일단 파악되기만 하면 스포츠 경기를 녹화했다가 다시 돌려보는 것처럼 주의 깊게 분석할 수 잇다고 생각한다.  66
밝은 점을 찾기위해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그것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가?' 라고 질문을 해본다. 
분명한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신 우리는 좀더 문제 중심적인 질문을 던진다. '무엇이 잘못되었으며, 그것을 어떻게 바로잡아야 하는가?'  74
전반적으로 우리는 부정적인 것에 집착하는 기질을 타고난 듯하다.  76
우리의 기수는 해결 중시 성향이 필요한 상황에서 문제 중시 성향을 보인다.  78
성공의 섬광들(밝은 점)은 희망에 불을 지펴준다.  79


2장 행동 메시지의 기적
배리 슈워츠의 <선택의 심리학>에서, 우리는 선택권이 많아지면 '과부하가 걸린다. 선택은 더 이상 자유롭지 못하고 그 힘을 잃는다. 심지어는 선택이 압제를 가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84
변화는 새로운 선택들을 가져오고 새로운 선택들은 불확실성으로 초래한다. 결정 마비를 일으키는 것은 ;선택권'만이 아니라, '모호성' 역시 결정 마비의 요인이 된다.  
모호성은 기수를 지치게 만든다.  85
웅대한 목표를 일상적인 행동의 영역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사람,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잠재적 선택사항들 속에서 적절한 출발점을 제시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모호성은 변화의 적이다. 변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호한 목표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86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명명백백한 길잡이를 제시해야 한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일이 중요하다. 당신은 힘든 순간에 자신이 해내고 싶어하는 구체적인 행동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모든 조치들에 대해 하나도 빠짐없이 시나리오를 준비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바로 '결정적' 조치다.  89
누군가가 새로운 방식으로 행동하길 바란다면 그 '새로운 방식'을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알고 있다고 가정해선 안 된다.  95
기수는 자기반성에서, 지나친 분석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수에게는 구체적인 행동을 알려줄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110


3장 매력적인 목적지를 그려라.
우리는 수십 년이 아니라 몇 개월 혹은 몇 년 내에 해결될 수 있는 목표를 원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가까운 미래에 무엇이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그림이라는 점에서 '목적지 그림엽서'라고 부를 수 있다.  116
매력적인 목적지를 묘사함으로써 당신은 기수의 커다란 약점들 가운데 하나, 즉 분석에 빠지는 경향을 바로잡도록 돕는 셈이다.  122
SMART 목표, 즉 구체적이고(Specific), 측정 가능하며(Measurable), 실행 가능하고(Actionable), 관련성 있고(Relevant), 시의적절한(Timely) 목표를 표준으로 삼는다.
SMART 목표가 가진 '특수성'은 모호성과 부적절성을 치료하는 훌륭한 치료제다. 그러나 SMART 목표는 시간과 노력을 들일 만한 가치가 있음을 기본적인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변화가 필요한 상황보다는 안정도니 상태에 적합하다.
SMART 목표는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할 뿐 감정을 창출하지는 않았다.
코끼리에게 호소하는 목표, 즉 감정에 호소하는 목표를 찾으려면 SMART 목표에 의존해선 안 된다.  123-124
목적지 그림엽서는 두 가지 의무를 수행한다.
첫째, 기수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둘째, 코끼리에게 해당 여정이 왜 가치 있는지 보여준다.  124
집에서든 직장에서든 합리화의 가능성이 걱정된다면 당신의 목표에서 모호성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흑백 목표'다.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원상복귀가 걱정될 때 매우 유용한 전략이다.  130
목표는 숨을 여지를 주지 않는다.  130
코끼리가 무언가를 진정으로 원하면 기수는 그것을 합리화할 방법을 찾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134
흑백목표는 합리화 두가지를 효과적으로 박멸해 주었다. 
첫번째 합리화는 '학습'이었다. 경험을 바탕으로 좀더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거라는 편리한 생각이었다.  두번째 합리화는 '전략적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모호성의 여지를 완전히 제거 했다.  137
적절한 행동에 관한 시나리오로 목적지 그림엽서를 뒷받침해야 한다.  139
전체 여정을 모퉁이 하나까지 완벽하게 구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만이다. 시작 단계에 있다면 중간 단계에 대해 고민하지 마라. 일단 도달해 보면 다르게 보인 테니까 말이다. 그저 강력한 시작과 강력한 끝을 찾아서 나아가라.  140
기수의 강점 - 기수는 비전을 꿈꾸는 존재다 장기적인 보상을 위해 기꺼이 단기적인 희생을 감수한다. 영리한 전술가다. 지도 한 장만 주면 그대로 따라간다.
기수의 결함 - 절대적인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 모호성과 선택에 직면하면 마비 상태에 빠진다는 점, 해결책이 아니라 무제에 집요하게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좋은 소식은 기수의 강점들은 크고 실질적인 반면, 기수의 결함들은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145-146
기수에게 호소할 때에는 게임 플랜이 단순해야 한다.
첫째, 밝은 점들을 따르라. - 당신의 상황을 분석해보면 틀림없이 다른 것들보다 더 잘 돌아가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실패에 집착하지 마라. 그보다는 성공 사례들을 조사하고 그것을 모방하라.
둘째, 기수에게 방향을 제시하라. - 출발점과 결승점을 모두 제시해야 한다. 목적지 그림엽서를 보내고 그의 결정적 조치들에 대한 시나리오를 준비하라.  146


2부 코끼리에게 동기를 부여하라.
4장 상대의 감정을 움직이는 몇 가지 방법
한계 요인이 파악되어 잇고 임의의 가정들이 적으며 미래가 불분명하지 않은 경우에는 분석적 도구가 효과를 낸다.  
커다란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이때는 대개 한계요인들을 파악하기 힘들고 미래 또한 불투명하다. 변화에 동반되는 불활실성 때문에 코끼리는 좀처럼 움직이려 들지 않으며, 분석에 근거한 주장만으로는 그러한 저항을 극복하기 힘들다.  156
성공을 거둔 사례들은 '분석하고 - 생각하고 - 변화하기'가 아니라, '보고 - 느끼고 - 변화하기' 프로세스를 채택했다.  
즉 코끼리에게 말을 걸어야 하는 것이다.  157
변화는 이해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다.  162
우리들 대다수는 스스로를 평균 이상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믿음을 가리켜 '긍정적 착각(positive illusion)'이라 부른다.
무엇보다도 자기기만적인 사실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평가를 남보다 훨씬 정확하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변화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하려면, 우선 그들 자신의 상태와 위치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긍정적 착각에 빠져 있으면 방향을 잡기가 어렵다.  169
코끼리에게 동기를 부여해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감정이다. 변화를 추구하려면 감정을 찾아야 한다. 아지만 어떤 감정을 찾아야 하는가?
조직 변화 전문가인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두 명은 사람들이 과거에 성공르 거두었던 습관을 바꾸려 들지 않기 때문에 변화가 어려운 것이라고 말한다. '변화를 추구하려는 리더는 조직의 생사가 걸린 중대한 위기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구성원들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또는 적어도 조직이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한다.'
필요하다면 위기를 '만들어내기라도'해서, 변화 이외에는 다른 선책안이 없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175
<긍정적인 감정은 어떤 효과를 내는가?>라는 논문에서 심리학자 바버라 프레드릭슨은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의 생각을 '협소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부적정인 감정이 사람들의 생각을 협소화시키는 것과 달리 긍정적인 감정은 생각과 행동의 레퍼토리를 '확장'한다고 주장한다.  178-179
흥미라는 긍정적인 감정은 우리가 탐험하는 대상을 확장시킨다.
크고 모호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열린 마인드와 창의성, 희망을 자극해야 한다.  180
희망과 낙관적인 시각과 의욕을 불어넣을 방법을 찾아 감정을 찾아낸 것이다.  181


5장 작은 성공이 큰 성공을 만든다
한 세차장에서 첫번째 그룹은 8칸에 도장받으면 무료 세차권을 주고, 두번째 그룹에서는 10칸을 받아야 하지만 미리 2칸의 도장을 먼저 찍어 주었다. 결과는 8칸짜리는 19%에 불과 하였고, 10칸 짜리는 34%가 무료 세차를 받았다.(10칸이 채우는 속도도 빨랐다.)  185
사람들은 짧은 과정을 아예 처음부터 시작할 때보다 더 긴 과정을 밟아야 하더라도 일부가 완료되어 있을 때 더 크게 동기를 부여받는다.  186
변화에서 발전한다는 느낌은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 내면의 코끼리는 쉽게 사기가 꺾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코끼리를 움직이게 만들고 싶다면 '변화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  189
5분 청소법 - 타이머를 5분에 맞춰놓고, 지저분한 방을 치우기 시작한다. 타이머가 울리면 미련이나 죄책감 없이 청소를 멈출 수 있다.  191
악순환이 아니라 선순환이 시작된다.  192
변화의 규모를 줄이기 위해 
1. 과제를 잘게 쪼개야 한다. - 변화의 규모를 작게 만들어서 사람들이 쉽게 승리감을 경험하도록 만들라.
2. '작은 성공'을 상기시키라. -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중간 목표들을 제시하는 것이다.  196,199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중간 목표들을 의식적으로 계획해야 한다.  200
작고 가시적인 목표들을 세워놓고 그것을 이뤄 나가면 사람들은 자신이 '해낼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가지게 된다. 패배하는 습관에서 벗어나 승리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다.  209
아무도 작은 성공을 보장해줄 수는 없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현명하게 다루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최종 목표와 거기에 이르는 도중에 일어나는 작은 성공들을 정의하는 방식이다.
작은 성공은 두 가지 특성 1.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오며
                                   2. 빠른 시간 내에 달성할 수 있는 것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없다면 후자를 택하라.  210
데이비드 앨런의 <끝도 없는 일 깔끔하게 해치우기>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야 할 일 목록을 작성할 때 근본적인 실수를 저지른다고 말한다. 너무 많은 일을 적는 것이다.'  210
우리는 뭔가가 빠져 있다는 건 알지만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른다. 그래서 그만두고 만다.  211
커다란 변화는 결국 연속적인 작은 변화들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213
작은 중간 목표들을 이루는 것은 코끼리에게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리고 그것은 실천하면 무언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각 단계를 지날때마다 작은 성공을 경험하고 무언가 효과가 있음을 느끼기 시작하면, 코끼리가 느끼는 두려움과 굼뜬 습성은 완화된다. 코끼리는 각 단계마다 변화를 '느끼기' 시작한다. 두렵고 싫었던 감정이 어느새 자신감과 자부심이라는 감정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그리고 변화의 규모가 줄어들수록 코끼리는 '성장'하기 시작한다.  214


6장 타인의 성장을 도와라
당신이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면, 그들이 다음 문장에 동의할 지 생각해보라. '나는 그 변화를 선택하는 부류가 되고 싶다.' 만일 그들의 대답이 '그렇다'이면 당신의 변화 노력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그들의 대답이 '아니다'라면, 당신은 그들이 지금과 다른 자기 이미지를 가지고 싶어하도록 만드릭 위해 노력해야 한다.  225
사람들이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는 것을 잘 받아들인다는 사실, 그리고 작은 단계들로부터 정체성이 '성장한다'는 사실이다.  자기 자신을 '지역사회를 염려하는 시민'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그런 사람처럼 행동하고 싶어진다. 이는 변화를 만들어 내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232
실패와 실수 없이 발명가나 간호사나 과학자가 될 수는 없다. 중간에 반드시 실패의 시간을 거치게 마련이다.  233
실패를 예상할 필요가 있다. 도중에 발생하는 실패들에 대한 예상.  234
비즈니스 분야에서는 은연중에 성장형 사고방식을 거부한다 사람들은 흔히 '계획하고, 실행한다'는 두 단계만 생각한다. 중간에 '학습단계'나 '훈련단계'는 없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볼때, 연습이란 서투른 실행력과 동의어로 취급된다. 성과만이 중요하다.  241
실패가 변화에 꼭 필요한 중간 과정이라면, 우리가 실패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다.  242
성장형 사고방식은 패배주의를 막아주는 완충물의 역할을 한다. 우리는 실패를 변화 프로세스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대단히 중요하다. 도중에 넘어지는 것을 '실패'가 아니라 '배우는 과정'이라고 인식해야만 끝까지 견뎌낼 수 있기 때문이다.  244
실패는 무언가를 배울 수 잇는 최선의 길일 때가 많다. 따라서 초기의 실패는 일종의 투자가 되기도 한다.  248
'우리의 두뇌와 능력은 근육과 같다.' 두뇌와 능력은 훈련할수록 더욱 강해진다.  251


3부 지도를 구체화하라.
7장 환경 설계의 위력
환경을 조정한다는 것은 올바른 행동을 하기는 조금 더 수월하게, 그릇된 행동을 하기는 조금 더 어렵게 만든다는 뜻이다.  261
리더가 의식적으로 경로를 수정해야 했다. 환겨에 몇 가지 간단한 조정을 가하자 돌연 올바른 행동이 나타났다. 변한 것은 사람이 아니라 상황이었다. 언뜻 보기에는 사람 문제인 것 같지만 실은 상황 문제인 것이다.  273
'성격문제'로 보이는 것도 환경만 바꾸면 바로잡을 수 있다.
작은 환경의 변화가 극적인 행동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287


8장 똑똑한 습관을 기르는 법
사람은 환경과 문화에 민감하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동료 집단과 조화를 이루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어떤 행동은 놀라울 정도로 큰 전염성을 띤다.  292
우리는 환경에 작은 변화를 가하는 것만으로도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습관 형성이 전적으로 환경에만 달린 것은 아니다. 그것은 정신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295
행동계기의 본질이 '즉각적 습관' 만들기라고 말한다.  299
습관은 자동적으로 행동을 유발한다. 리더에게 습관이 그토록 중요한 도구인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습관이란 것은 필연적으로 형성되게 마련이다.  304
원하는 변화를 야기하는데 도움이 되는 습관을 형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습관은 임무를 진척시키는데 공헌해야 한다. 
둘째, 습관은 받아들이기 쉬워야 한다.
쉬운 습관으로 부터 시작하는 거이 더 생산적일 것이다.  306
훌륭한 변화를 가져오는 리더는 결코 '이 사람들은 왜 이렇게 형편없이 행동하지? 원래 형편없는 인간들이라서 그럴 테지'라고 단정 짓지 않는다. 변화를 일으키는 리더는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 '이 사람들의 좋은 좀을 드러나게 하려면 상황을 어떻게 형성해야 할까?'  311
어떻게 지도를 만들것인지의 두 가지 전략 - 환경 조정 과 습관형성 
거기에 더해 '소박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한다면 그것은 수단이 될 수 있다.  311
체크리스트는 사람들이 복잡한 환경에서 미처 생각지 못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도와준다.  313
체크리스트는 중대한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을 낮추어 준다.  315
당신의 팀이 좀더 손쉽게 변화할 수 잇는 환경을 만들어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변화에 도움이 될 만한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다. 어려운 결정을 미리 내릴 수 있게 해주는 행동계기의 설정. 심지어 간단한 체크리스트만 작성해도 차이가 생긴다.  316


9장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조직의 문화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개혁론자들이 모이도록 해야 한다. 그들에게는 자유공간이 필요하다. 반대자들의 시선 바깥에서 조직화를 꾀할 시간이 필요하다.
언뜻 납득하기 어려운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변화를 원한다면 조직에 동질성 갈등을 야기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한동안은 '우리 대 그들'이라는 투쟁이 일어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우리 모두는 같은 편'이라는, 우리의 다소 순진무구한 본느에 위배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바람직한 것은 아니더라도 필요한 것이다. 조직의 털갈이같은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347


에필로그 스위치를 지속하라
긴 여행은 한 걸음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그것이 긴 여행을 완수할 것이란 보장을 해주지는 않는다. 걸음을 꾸준히 이어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할 일은 그 첫걸음을 인식하고 자축하는 것이다.  350
분명한 것은 벌을 주지 않는 것이다.(원숭이 훈련에서..)  351
동료가 항해사 유형인지, 분위기 메이커 유형인지, 수동 공격적인 대장 유형인지 알아야 인간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것은 동료의 긍정적인 행동을 포착해서 그것을 강화하는 것뿐이다.  353
문제점은 찾기 쉽지만 발전은 찾아내기 훨씬 어렵다. 하지만 발전은 소중한 것이다.  354
변화가 일어날 때는 일정한 패턴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그 패턴을 더 이상 무시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한다.  360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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