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면서 낭비한 시간은 낭비한 것이 아니다.


"재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라"

재미는 가볍고 생각 없는게 아니니까.


위대함의 근본은 사소함.

사소한 일상,

사소한 순간,

사소한 주변,

사소한 사람들.

사진작가 구본창은 

위대함을 찾기 위해 

사소함을 본다.


마들렌에서 위대함을 찾아낸 소설가 프루스트

'침울했던 하루와 서글픈 내일에 대한 전망으로 마음이 울적해진 나는 마들렌 조각이 녹아든 홍차 한 숟가락을 기계적으로 입술로 가져갔다. 그런데 과자 조각이 섞인 홍차 한 모금이 내 입천장에 닿는 순간, 나는 깜짝 놀라 내 몸속에서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어떤 감미로운 기쁨이 나를 사로잡으며 고립시켰다. 이 기쁨은 마치 사랑이 그러하듯 귀중한 본질로 나를 채우면서 삶의 변전에 무관심하게 만들었고, 삶의 재난을 무해한 것으로, 그 짧음을 착각으로 여기게 했다. 아니, 그 본질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이 초라하고 우연적이고 죽어야만 하는 존재라고 느끼지 않게 되었다. 도대체 이 강렬한 기쁨은 어디서 온 것일까?' -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우리에게 뭔가 시도할 용기가 없다면 삶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니?"


인간은 자기가 상상한 모습대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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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아무에게도 길을 물어보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길을 잃을 자유조차 잃게 되리라"라고 어느 현자를 말했다. 

남들이 백 번도 더 지나간 길에서, 틀에 박힌 생각에서, 그림엽서처럼 뻔한 풍경과 집단 수용 천국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제 '우연'에 진심 어린 존경을 표하고 본래의 권위를 돌려줘야 할 때가 왔다.  9




딴 데 가서 알아봐 - 프랑스인들은 '딴 데 가서 알아봐'라는 말을 자주 한다. 성가신 사람을 멀리 쫓아낼 때 쓰는 이 표현은, 누구라도 들으면 기분이 언짢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향한 말이라면, 이 '딴 데 가서 알아봐'는 여행자의 지상 목표가 된다. 그런데 이곳을 떠나 당신을 둘러싼 환경이 달라졌는데도 정작 당신 자신은 달라지지 않았다면 그 여행은 망쳤다는 뜻이다.  16-17


은인 - 한 나라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현지인 친구를 사귀는 것만 한 방법이 없다. 이들이 보여주는 일상적인 친절과 배려는 가이드가 늘어놓는 청산유수 같은 설명보다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나치게 경계심을 품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요컨대 분별이 관건이다.  21


출항 - 프랑스 소설가 폴 니장(Paul Nizan)은 "여행은 돌이킬 없는 상실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26


오지 - 낯선 지역, 어쩌면 덜 알려진 지역을 가리킬 때 쓰는 용어, 이런 지방은 관광지 바깥에 위치한다. 이처럼 가게 뒷방에 깊이 숨겨진 보석 같은 고장에 찾아가 자신의 머릿속에 박혀 있는 고정관념을 뒤른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26



"여행은 젊은이를 가르치고 노년을 미리 경험하게 한다." - 프랜시스 베이컨(Bacon Francis, 1561~1626)



짐 - 비행기에 탈 때 짐이란 짐은 다 덜어내도 마음의 짐은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아니 불행인지도 모르겠지만, 이 짐의 무게는 어느 항공사에서도 재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나 할까?  38



"그러나 진정한 여행자들은 오직 떠나기 위해 떠나는 자들 마음은 풍성처럼 가볍게 숙명은 결코 떨치지 못한 채 그 이유도 알지 못한 채 늘 '가자!라고만 말하네." - 샤를 보들레르(Baudelaire Charles, 1821~1867)



베르베르족 속담 - 여행은 자기 삶의 지평을 넓히는 일이다.  41


지도 -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자다." 프랑스의 작가 앙드레 쉬아레스는 이런 말을 남겼다.  63


기분 전환 - "우리는 장소를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 여행한다." 이폴리트 텐(프랑스의 비평가, 역사가)  71


사냥꾼 - 홀로 나와 바람 냄새를 맡으며 우연을 찾아다니는 여행자들은 '즉흥 사냥꾼'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길을 가다 자신이 원하는 것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만남도 얻는다.  71


길 위에서 - 여행은 삶과 같다. 목적지가 아니라 거기까지 가는 길이 중요하다. 시간에 쫓기며 정해진 목표를 향해 서둘러 갈 권리도 있겠지만, 길가에서 경험하는 경이와 아름다움을 놓친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72


중국 속담 - 진정한 여행자는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75


세상 끝에 사는 친구 - "여행자란 어떤 사람인가? 세상 끝까지 가서 말 한마디라도 나눠보려고 훌쩍 떠나는 이가 아닌가!" 쥘 바르베 도르비이(프랑스의 소설가)  82


호기심 - 두뇌와 오감을 사용하는 여행이야말로 호기심 많은 사람이 맛보는 최고의 즐거움이다. 경이에 대한 욕구가 없고, 여행자의 시선으로 길가에 널린 놀라움을 거둬들일 줄 모른다면, 자기 방에서 멀리 떠나 모험을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87


현지에서 작업 걸기 - 어떤 나라를 속속들이 알기 위해서는 뭐니 뭐니 해도 현지인과 살을 맞대보거나 적어도 감정이 오가는 관계를 만드는 게 최고다. 현지 풍속과 언어를 속속들이 알기 위한 이런 여행 방식이 기혼 여행자의 정조 관념과 갈등을 빚지 않는다면, "항구마다 기다리는 애인 한 명씩은 만들어라"라는 유명한 말은 진정한 탐험가들이 응당 마음에 품을 법한 것이며 앎에 대한 목마름에 훌륭히 부합한다고 하겠다.  106


여행작가 - 여행작가와 글도 쓰는 여행자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여행 작가의 시선은 깐깐하다 못해 열정과 비판으로 남들을 불편하게 만들지만, 글도 쓰는 여행자는 보통 타협적이고, 자신이 특별한 순간을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최상급 형용사들을 줄줄이 늘어 놓는다...

글쓰기와 여행은 언제나 서로를 사로잡는다. 이 둘은 모두 상상 세계를 향해 떠날 준비를 마쳤거나 모든 가능한 세계를 이미 탐험한 이들, 그러니까 '다른 곳을 열망한 이들'의 부름에 대한 대답인 것이다.  111-112


깨어남 - "자신이 꿈꾸는 여행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참다운 여행이 아니다. 이때 말하는 꿈은 정신을 잠재우는 꿈이 아니라, 땀에 흠뻑 젖고 목이 메면서, 수염이 자라 덥수룩해진 채로 몸을 부르르 떨며 깨어나게 되는, 이야기할 수 없는 꿈, 너무나 아름다워서 나이를 먹는 것조차 멈춰버리는 그런 꿈이다." 다니엘 메르메(프랑스의 언론인, 작가)  120


청년 교육 - "여행은 젊은이들을 가르친다"라고 몽테뉴는 말했다.

현재를 눈부시게 만들고 자기 앞의 생을 환히 밝히기 위해 여행을 하다 보면 내면이 풍요로워진다.  125



"독서가 여행이고, 여행이 독서다." - 빅토르 위고(Hugo Victor, 1802~1885)



"또다시 우리의 울퉁불퉁한 여행 가방이 보도 위에 쌓였다. 우리 앞에는 가야 할 길이 펼쳐져 있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길이야말로 삶인 것을." - 잭 케루악(Kerouac Jack, 1922~1969)



"아무리 생각해봐도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집에만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 러디어드 키플링(Kipling Rudyard, 1865~1936)



세계를 읽다 -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그 책을 한 쪽밖에 읽지 못한 셈이다." 외젠 다비(프랑스 소설가)  170


거꾸로 여행 - "진정한 여행은 어딘가에 가는 행위 그 자체다. 일단 도착하면 여행은 끝난 것이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끝에서부터 시작한다." 위고 베를롬(프랑스 작가)  171


책 - "모든 책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은 세상에 한 권뿐이며, 세계 모든 나라의 국경을 열어주는 8절판의 작은 책, 바로 내 여권이다." 알랭 보레(프랑스 비평가, 여행 작가)  177



"여행을 많이 하고 자신의 생각과 삶의 형태를 여러 번 바꿔본 사람보다 더 완전한 사람은 없다." - 알퐁스 드 라마르틴(Lamartine Alphonse, 1790~1869)



"여행은 문과 같다. 우리는 이 문을 통해 현시렝서 나와 꿈처럼 보이는 다른 현실, 우리가 아직 탐험하지 않은 다른 현실 속으로 파고들어 가는 것이다." - 기 드 모파상(Maupassant Guy de, 1850~1893)



무어인 속담 - 여행하지 않는 살마은 인간의 가치를 알지 못한다.  196


앙리 드 몽프레 - "삶을 결코 두려워하지 말고, 모험을 결코 두려워하지 말며, 우연과 행운과 운명을 신뢰하라. 길을 떠나 다른 공간과 다른 희망을 정복하라. 그러면 나머비는 덤으로 주어지리라."  203


테오도르 모노 - "우리는 가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는 잘 알지만, 언제, 어떻게, 어떤 길로 그곳에 이르게 될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니 미리부터 너무 고민할 필요가 없다. 두고 보면 알게 된다."  203


미셸 에켐 드 몽테뉴 - "왜 여행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늘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내가 무엇을 피하는지는 잘 알지만, 내가 무엇을 찾는지는 잘 모른다'라고 말이다. 자신의 생각을 타인의 두뇌에 문질러 다듬기 위해서라도 여행을 해야 한다."  203


베트남의 해변 도시, 나짱 - '삶의 운치'를 즐긴다는 것은 생각할 수조차 없는 일이다. 다른 모험을 향해 전속력으로 당신을 떠밀어대는 안내책자의 프로그램은 그럴 계획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언젠가, 다음 기회에... 이런 식의 여행은 '바보 같은 여행'일 것이다. 이런 식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딱할 뿐이다.  206-207


프랑스 최대 여행사, 누벨 프롱티에르 - 오늘날 고객은 한곳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특별히 피하는 곳도 특별히 가고 싶은 곳도 없이 특정 브랜드를 고수하지도 않고, 그저 일종의 소비요겡 이끌려 '기획 상품'만 찾는 뚜렷한 경향을 보인다.  210


길을 잃을 자유 - "아무에게도 길을 물어보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길을 잃을 자유조차 잃게 되리라" 랍비 나흐만 드 브라트슬라브가 남긴 이 경구는 진정한 여행자, 곧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싶은 호기심으로 가슴 설레는 사람에게 마음의 지주가 된다.  232


페르시아 속담 - 우리가 여행에서 가져올 수 있는 최고의 기념품은 건강하고 무사한 자기 자신이다.  234


긴 여정, 짧은 산책 - 한가로이 거닐면서 우리는 더 많은 시간과 더 많은 우연을 누릴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여행 그 자체를 만끽하는 방법이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노자는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비행기 덕분에 완전히 거꾸로 여행할 수 있게 된 만큼, 그러니까 한 걸음에 천리 길을 갈 수 있게 된 만큼, 수천 킬로미터 거리를 훌쩍 날아간 뒤에 한 발짝 한 발짝 디딜 때마다 여행의 꽃이 활짝 피어난다고 말할 수도 있으리라.  235-236


해변 -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임을 내세우는 곳은 수십군데지만, 문제는 그것이 객관적인 평가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242



"무언가를 발견하는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찾으려는 여행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가지려는 여행이다." - 마르셀 프루스트(Proust Marcel, 1871~1922)



추구 - "여행은 동기가 없어도 된다. 여행 그 자체만으로 족하다는 것이 이내 입증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여행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여행이 당신을 만들거나 당신을 해체하는 것이다." 니콜라 부비에  252


만남 - "우리는 자신을 피하기 위해서 여행을 할 수는 없다. 그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자신과 만나기 위해 여행을 하는 것이다." 장 그르니에  268


추억 - 여행은 추억을 만들어내는 공장이다. 가장 빛나는 추억은 현재에 만들어진다는 것을 때때로 망각할 정도다. 기억은 경험을 자양분으로 삼는 만큼 지금 이 순가에 머물기를 잊고 추억을 모으는 데만 급급해한다면 껍데기만 남는다. 무엇보다도 그토록 먼 곳까지 가서 찾고 느끼려했던 것들을 놓쳐버릴 수 있다. 그러니 '카르페 디엠', 현재를 즐겨야 한다. 받아들일 줄만 안다면 덧없는 한순간보다 더 지속적인 것도 없다.  283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 "나는 어딘가에 가려고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걷기 위해 여행한다. 그러니까 여행하는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여행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움직이는 것이고, 삶의 필요서오가 난처함을 더 가까이 느끼는 것이다."  284


여행자의 인사, "스토 칼로" - 길을 떠나는 사람에게 건네는 그리스의 인삿말이다. '스토 칼로 나파스(Sto kalo nappas)'의 준말인 이 표현은 선(善)과 아름다움을 향해 가라'라는 뜻이다. 여행자를 올바른 길로 안내해줄 만한 좋은 말이다.  285


티베트 속담 - 여행은 본질로의 회귀다.  296


투아레그족 속담 - 첫 번째 여행에서 우리는 발견을 하고, 두 번째 여행에서 우리는 풍요로워진다.  299


관광객 - '관광객'이라는 말은 이탈리아 산책 수첩에 "어느 관광객의 회상록"이라는 제목을 붙인 스탕달에 의해 처음으로 생겨났다. 이후 그의 뒤를 이어 떠나는 방문객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때로는 이들이 낯선 곳의 '점령자'가 되는 지겨엥 이르렀다. 이 점령자들이 자신이 방문하는 장소를 변화시킬 때 여행자는 새로운 발견의 여지를 잃어버리게 될 수도 있다. 이때 여행자는 풍경에 어우러지기보다는 풍경에 거치적거리는 존재가 돼버린다.

여행의 민주화는 사회적으로 엄청난 발전을 의미하지만, 이러한 진보의 정점에 이르기 위해서는 하나의 그림을 이루는 온전한 풍경을 더 이상 일그러뜨리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302-303



"여행은 도시와 시간을 이어주는 일이다. 그러나 내게 가장 아름답고 철학적인 여행은 그렇게 머무는 사이 생겨나는 틈에 있다." - 폴 발레리(Valery Paul, 1871~1945)



여행필수품 - 스페인의 시인 안토니오 마차도는 이런 말을 남겼다. "행복으로 이끄는 길은 없다. 행복이 바로 길이다.", "여행자여, 길은 바로 그대의 발자취다."  321


잔스카르 속담 - 여행은 그대의 아버지다. 그대는 자기 자신을 찾았을 때 집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그 땅은 그대의 어머니다.  339


에밀 졸라의 겉치레 말 - "여행만큼 지성을 함양하는 것은 없다"라고 이 작가는 말했다. 관광산업의 유혹에 넘어가 여기저기 우르르 몰려 다니기를 낙으로 삼는 이들이 흡족해할 만한 말이다.  하지만 그저 움직였다고 여행을 한 것일까? 예전에는 어떤 사람의 지성이 그가 주파한 거리와 비례할 수 있었는지 몰라도, 불행히도 이런 시대는 지나가지 않았는가!    341-342




옮긴이의 글

모든 것을 계획하고 떠나며 꿈꾸는 순간부터 이미 시작되는 여행과 정반대의 여행이 있다. 마음의 무게를 견디다 못해 이곳이 아닌 다른 하늘 아래로 몸을 피해야 숨이라도 겨우 쉴 듯한, 그러나 그곳이 어디든 상관없는 여행.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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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을 때는 풍경을 한 컷에 모두 담는 것보단 내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조각 내는 것이 좋다. 이런 식으로 풍경이나 사람을 분절, 확대, 축소하면 결과물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좋다.  63


눈빛과 몸짓, 문장이 아닌 단어로도 이렇게 즐거운 대화를 할 수 있다..  67


도시 여행의 묘미 중 하나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취향이 생활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구경하는 것이다.  87


복잡하고, 물가는 비싸고, 날씨는 만날 변덕이지만, 느긋한 자세로 매일을 즐기는 런던 사람들의 태도는 조급한 여행자를 방심하게 만든다. 샅샅이 이 도시를 훑고 다닐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것이다. 덕분에 나도 런던에서 천천히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105


낡아도, 좁아도, 불편해도 상관 없는 게 세상엔 참 많다.  133


여행은 기본적으로 방랑이다. 혹은 방황일 수도 있다. 내가 정한 목적지 같은 건 막상 그날의 기분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도 있고, 계획이 어긋나면 방랑이 시작도니다. 새로운 길, 낯선 곳을 기꺼이 받아들이면 방랑이고, 어쩐지 내키지 않아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 헤매는 방황을 하게 되면 집에 돌아가 쉬고 싶은 마음에 간절해진다. 그럴 때 여행의 긴장과 피로를 온전히 털어낼 수 있는 곳은 호텔의 작은 방이다.  146-147


'언젠가 다시 오게 되면...'

여행지에서 떠올리는 가장 부질없는 가정 중 하나일 것이다. 나는 이런 생각은 거의 하지 않는다. 여행은 일상이 아닐 때, 가장 특별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여행 안에도 일상은 존재하지만, '그때 거기에 내가 있었던' 순간은 유일한 것으로 저장될 때 좀더 빛난다.  164


뉴욕엣 가장 많이 본 것은, 아마도 '열정'이었던 것 같다. 행동으로 자신의 열정을 내보이는 다종다양한 사람들을 보면서 매순간이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사람들이 저마다 이토록 다르고 이토록 열정이 넘치다니, 어리둥절할 정도로 강렬한 에너지가 여기저기서 흘러 넘쳤다. 이방인의 눈에는 쌀쌀맏아 보이는 표정 안쪽에서조차 뭔가에 취한 열정이 느껴졌다. 원하는 대로 살기 위해 투신하고 헌신하는 사람들 사이에 느릿하게 걷고 있자니 간혹 뜻 모를 압박이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그보단 그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어쨌든 독신인구가 많은 도시답게, 혼자 걸어도 전혀 외롭지 않다는 것도 참 좋았다. 걸으면서 많은 살마들을 만났다. 혼자 다섯 마리의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남자, '트릭 오어 트리트'를 외치던 할로윈 데이의 아이들, 윌리엄스버그 거리의 힙스터들, 거리에서 핫도그로 점심을 해결하는 이들, 좁은 집에서 뛰쳐나와 카페와 공원에서일을 하는 사람들,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이 동경하는 건 어쩌면 뉴욕이 아니라, 뉴욕 사람들이 사는 방식이 아닐까 싶었다.  182-183


에코 투어리즘

지역의 문화, 역사, 고유의 자원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경험하는 여행을 뜻하는데, 이런 태도를 통해 여행지의 자연과 주민들 사이를 흐르는 시간을 존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에코 투어리즘의 개념에서 마음에 드는 건. '시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여행자는 늘 바삐 움직이고, 서둘러 스쳐 지나간다. 짧은 여정을 충일하게 채워야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카페는 누구든 느리게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도시에서 여행자의 시간이 아닌,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같은 속도로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곳이다.  203


뉴욕은... 트렌드에 민감하면서 동시에 오래되고 낡은 것들을 그대로 껴안고 있다.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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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여행을 한 뒤 그리운 것은 거대하고 웅장한 유적지가 아니라 뒷골목 어딘가에서 무심코 마주친 소소한 일상들이었다.



자유는 거찰한 게 아니었다. 발길 닿는 대로 어디론가 떠나는 것도 아니었고, 한껏 누린 대가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는 그런 것도 아니었다. 뚱뚱한 여자도 쫄티를 입을수 있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손 잡고 연애를 할 수 있는 것, 자유란 바로 그런 것이었다. 그런 사소한 것들에 누군가의 눈치를 볼 필요도, 책임을 질 필요는 더 더욱 없었다.  15


혼자 여해을 해본 사람들은 안다... 얼마나 많은 욕심들을 접어야 했는지를.  18


'안정'만이 최고가 아니라 '모험' 또한 삶의 지표가 되어야 한다는 깨달음도 일깨워 주었다. 이런 가르침을 얻을 수 있는 여행은 혼자일수록 좋았다.

외롭지 않느냐고? 혼자라고 해서 외로울 이유는 없다. 여행을 할수록 느끼는 건 외로움이란 혼자 일 때 생기는 것이 아니라 '관계'속에서 생기는 병이라는 것이다. 외로움은 늘 같은 버스를 타고 같은 속도로 달리는 사람들 틈에 파묻혀 있을 때 찾아오곤 했다. 혼자 하는 여행은 때때로 쓸쓸할 뿐이다.  20


길은 낯설수록 좋았고 혼자일수록 가슴은 미치도록 뛰었다.  23


여행자 입장에서는 적당히 퇴폐적이고 적당히 자유스런 분위기들이 때론 달가웠지만 그럼에도 관광객들 위주로 재편성되어버린 마을들은 늘 어딘가 2%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럴 때면 관광지의 옆 마을로 들섰다. 역시나 그곳엔 현지인들의 단단한 삶이 있었다. 예정 없이 들렀던 태국의 북부도시 람방도 마찬가지. 관광객이 별로 없다 보니 도시의 주인은 자연히 태국 사람들이었고, 상가가 아닌 주택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도시에는 평화로움이 깃들어 있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처마마다 제 나름대로 치장한 목조 주책들이 살가웠고, 그 골목 사이로 들어앉은 구멍가게와 밥직들은 제법 운치가 있었다. 담장 너머론 꽃과 과일로 단장한 여유가 주렁주렁 내걸리고, 골목마다 사람 사는 따뜻한 온기와 함게 작은 공력들이 여실히 묻어나왔다. 그렇게 중심에서 살짝만 비껴나면 늘 뜻박의 풍경들과 에피소드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길은 잃어버렸지만 실상 그 길 위에서 잃어버린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어차피 내 삶의 터전을 떠나면 세상 어느 곳이든 낯설긴 다 마찬가지. 그래서 때론 길으 ㄹ잃어버려도 좋은 것이다.  47


삶의 속도는 무서운 기세로, 너무나 많은 것들을 밀어낸다. 아쉽다. 많은 것들이 너무나 쉽게 빨리 잊혀지기에 늘 그렇게 아쉽고 그립다. 삶의 속도를 딸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도 사람들은 때때로 시계 반대 방향을 따라 걸어보고 싶어한다.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고 싶은 건 비단 연어떼만이 아니다. 우리 모두 가슴 속 한 켠에 돌아갈 곳을 그리는 연어를 키우고 있다. 사람들은 그 진한 그리움을 가슴에 안은 채 삶의 속도를 딸잡지 못해 안달이다. 우리는 어디를 향해 그렇게 바쁘게 달려가고 있는 것일까.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던데, 다행히 길 위에도 그리운 것들은 있었다.  111


여행자는 늘 이렇게 관찰자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여행의 함정이기도 하고 여행의 매력이기도 하다. 그래서 여행자의 눈으로 판단을 할 때는 조금 더 조심스러워져야 함을 느끼곤 하지만 결국 여행이란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스쳐 지나는 것이기에 많은 부분이 생략되고 축약될 수밖에 없는 것. 그게 바로 여행의 본질이 아닐까.  153


영화는 늘 현실을 아름다운 색으로만 채색한다. 그런에도 떠나고 싶고 확인하고 싶다. 설혹 현실이 내 판타지를 탈색시킬지라도 허상을 사랑하는 것보다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인생이 늘 그렇게 드라마틱할 필요도 없고, 다큐멘터리처럼 마냥 무거울 필요도 없을 테니까 말이다. 어쩌면 환상과 현실 사이를 교묘하게 줄타기 하는 묘미 때문에 여행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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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ZONE

저자
차동엽 지음
출판사
여백 | 2010-11-15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바보처럼 꿈꾸고, 바보처럼 상상하며, 바보처럼 모험하라!무지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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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zone 은 새 책 코너에서 보았다. 그리고 어느 사이트에서 서평이벤트한다고도 본 적이 있다. 
무지개원리의 저자인 차동엽 신부의 책이기도 한데, 자꾸 이 책을 접하게 되면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도서관에 비치되면 한번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나 도서목록에는 올려 놓지않고 있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이 얼마전 어느 모임에서 나의 품에 들어왔다. 
참 신기하게 들어왔다.
하지만 읽어야 할 목록들이 밀려 있어서 뒤로 제쳐 두고 있었는데, 어제(2011년 1월 4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있는 교보문고에서 계발서 인기도서에 1위로 올라 있는것을 보고 두껍지 않은 책이니 읽어보자는 생각을 하고는 ... 읽게되었다.

바보의 영역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바보의 정의는 어떻게 하는것이 옳을까?
지금 우리에게 바보의 의미는 무엇이라 하는것이 좋을것인가/

이 책은 그러한 질문에 답을 해 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계발서의 함정이나 단편적이고 막연한 조장이라는 표현을 하는것을 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자기계발도서를 1000권 넘게 읽어 보았다.
그 많은 도서들의 내용이 얼마나 나에게 도움이 되는가?
얼마나 많은 내용들이 머릿속에 남아 있는가?  라는 질문에 애써 답변하라면 얼마되지 않을 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경험을 말해 보라고 하면 첫번째로는 의식의 변화라고 표현하고 싶다.
계발서들은 삶의 의미를 생각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의식을 가지게끔 도와주는 효과가 있음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의식이 있지만 패배주의까지는 아니더라도 의욕이 없는 사람에게는 많은 이들의 실 생활을 접하면서 의욕을 가지게끔 해주는 것이다.
두번째로는 생각의 가지라고 표현하고 싶다.
계발서들을 많이 읽어가면서 몇가지의 부류로 나누게 되었는데, 우선 인문고전들을 많이 읽은 사람들의 책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책, 그리고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책과 조합하여 나온책... 등으로 구분해 보았는데, 나에게는 결국 인문고전에 더욱 생각이 꽂히게끔 해준 부류에 계발서들이 포함된다. 그렇기에 생각의 가지들을 새로이 뻗어가게 해주는 역학을 하였다.
이렇게 말하면 혹자는 애둘러 왔다고 할 수도 있다. 맞는 표현이다. 하지만 계발서들의 장점이 이러한 것들만이 있는것이 아니기에 굳이 애둘러 왔다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ㅎㅎ 혼자만의 착각일지라도...

두서없는 서두가 진행되었는데, 책으로 돌아오면 .. 개인적으로 이 책의 첫 장들에서 나는 큰 매혹을 느꼈다. 
첫 장의 첫 내용은 노자의 표현인 '대지약우(大智若愚)'로 시작한다. '큰 지혜는 어리석음과 같다.' 임팩트 있게 들어갔다. 임팩트로 인해 잡은 손을 놓지 않고 모두 읽어버렸다.
간결한 내용으로 전개하면서 여러 내용들을 넘나들면서 내용을 전개하며, 앞서 언급한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찾아 낼 수 있었다.
재미있었다. 간결하였다. 임팩트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내용들이다. 그렇기에 좀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계발서들을 보면 정말 하나같이 거기서 거기를 말하기도 한다. 
그러면 왜 그렇게도 같은 말을 서로 다른 표현들을 해대는것일까?
계발이란것에 아주 많은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것을 하든지 맥은 상통하다는 이야기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많은 도서를 읽을 필요가 없기도 하다.
개인적으론 무지하기에 많이 읽는것을 선택하였다. 한 권을 읽어도 잘근잘근 씹어먹을 수 있다면 좋을것이다. 사람마다 통하는 사람이 있고 통하지 않는 사람이 있듯이 .. 어쩌면 나는 나와 잘 통하는 계발서를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헐~~ 아직도 못찾았다는건가??  결론을 말하면, 찾았다..그것도 꽤나 오래전에 
그러면 왜 계속찾으려 하는가? 글쎄...굳이 표현하자면 더 잘 통하는 책이있을 수도 있을것이고 내 뒤통수를 때려주는 책도 나올것이기에 ...친구가 단 한명 두명뿐일 필요가 있는건 아니지 않는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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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삶의 매 순간 한 발은 동화 속에, 또 한 발은 나락 속에 담근 채 살아가고 있으니..  15


삶은 아주 빠르다. 삶은 우리를 천국에서 지옥으로 데려다 놓는다. 단 몇 초 사이에.  24


하룻밤 동안 그들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 350스위스프랑쯤 낭비하는 것은 그들에겐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룻밤? 마리아, 과장을 해도 정도껏 해야지. 그건 사십오 분 정도에 불과해. 아니, 옷 벗고, 예의상 애정 어린 몸짓을 하고, 하나마나한 대화 몇 마디 나누고, 다시 옷 입는 시간을 빼면, 섹스를 하는 시간은 고작 십일 분밖에 안 되잖아."

11분. 겨우 11분을 축으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었다.  117


그 모든 걸, 하루에 단 11분을 위해! 세상에서! 코파카바나에서 경험을 쌓은 마리아는 이제 자신만 외로운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간은, 갈증은 일 주일을, 허기는 이 주일을 참을 수 있고, 집 없이 몇 년을 지낼 수 있다. 하지만 외로움은 참아낼 수 없다. 그것은 최악의 고문, 최악의 고통이다. 그 남자들, 그리고 그녀와 함께 지내고자 했던 다른 모든 남자들도 그녀처럼 파괴적인 감정, 자신이 이 땅 위에 사는 어느 누구에게도 중요하지 않다는 느낌에 시달리고 있었다.  119-120


자유는 사랑이 있을 때에만 존재하니까. 자신을 전부 내주는 사람. 스스로 자유롭다고 느끼는 사람은 무한하게 사랑할 수 있다. 그리고 무한하게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가 자유롭다고 느낀다.

나는 사랑했던 남자들을 잃었을 때 상처를 받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오늘, 나는 확신한다. 어느 누구도 타인을 소유할 수 없으므로 누가 누구를 잃을 수는 없다는 것을.

진정한 자유를 경험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소유하지 않은 채 가지는 것.  122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지? 사는 것? 아니면, 사는 척하는 것? 지금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누군가가 비판도 토도 달지 않고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준 오늘 오후가 내가 여기서 보낸 오후들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이었다고 말하는 것? 아니면 빛을 발하는, 의지로 충만한 여자의 갑옷으로 무장하고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은 채 가버리는 것?' 

그와 함께 산티아고의 길을 걷는 동안, 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동안, 마리아는 행복하다고 느꼈다.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삶의 큰 선물이었다.  148-149


정열은 예기치 못한 것이 가져다주는 흥분, 열렬히 행휘하고픈 욕망, 꿈을 실현시킬 수 있으리라는 확신 속에도 있다. 정열은 삶을 인도하는 신호들을 보낸다. 그 신호들을 해독하느냐 마느냐는 나 자신에게 달려 있다.  151-152


삶은 때때로 아주 인색하다. 새로운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한 채 며칠, 몇 주, 몇 달, 몇 년이 그냥 그렇게 흘러간다. 그러다 한 번 문이 열리면, 랄프 하르트를 만난 마리아처럼, 그렇게 열린 공간으로 봇물 터지듯 많은 것들이 쏟아져들어온다. 한순간 텅 비어 있다가, 다음 순간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 이상의 것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185


사드 후작은 한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경험은 그를 극한으로 이끌어가는 경험이라고 말했죠. 우리는 바로 그런 극한경험을 통해서 뭔가를 배우게 되죠. 그것은 우리가 가진 모든 용기를 요구하니까요. 직원을 모욕하는 사장이나 아내를 모욕하는 남편은 단지 심성이 비겁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런 행위를 통해 삶에 복수를 하는 겁니다. 용기가 없어서 감히 자기 영혼의 밑바닥을 들여다보지 못하는거죠. 그들은 야만적인 짐승을 해방시키고자 하는 욕망이 어디서 오는지 알려고 하지도 않고, 섹스, 고통, 사랑이 인간에게 극한경험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죠. 경계를 아는 자만이 삶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겁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이승에서 자신이 뭘 하는지도 모르는 채 시간을 보내고,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늙고 죽을 뿐이죠.  196-197


사드의 작품을 단 한 줄도 읽은 적이 없지만, 사디즘에 대해 사람들이 하는 말, 인간은 자신의 한계에 도달할 때에야 비로소 자신을 알 수 있다는 말은 들은 적이 있다. 그것은 분명히 맞는 말이다. 하지만 동시에 틀린 말이기도 하다. 반드시 자신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인간 존재는 앎만을 추구하기 위햇 태어난 것이 아니다. 땅을 경작하고, 비를 기다리고, 밀을 심고, 곡식을 거둬들이고, 밀가루를 반죽해 빵을 만들기 위해서도 태어난다.  198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에 따르면, 천지창조 초기에는 남녀가 오늘날과 전혀 달랐다고 해요. 하나의 몸, 하나의 목, 그리고 각자 반대 방향을 바라보는 두 개의 얼굴이 있는 남녀 양성의 존재들만 있었죠. 마치 두 피조물의 등이 붙어 있는 것처럼 성기가 둘이고 팔 다리는 네 개씩이었다오.

그런데 질투심 많은 신들이 그 피조물은 팔이 네 개라 일을 훨씬 더 많이 하고, 얼굴이 두 개라 번갈아 잠을 잘 수 있는 바람에 몰래 공격할 수 없고, 다리가 넷이라 큰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오래 서 있거나 먼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소. 무엇보다 위험한 것은 그 피조물이 양성(兩性)이어서, 어느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번식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소. 올림포스 신전의 최고 주인 제우스는 '나에게 저들의 힘을 빼앗을 방도가 있다'고 말하고는 벼락을 던져 그 피조물을 둘로 쪼개 남자와 여자로 나누어버렸소. 이렇게 해서 지상의 인구는 훨씬 늘어난 반면, 그들은 힘을 잃고 방황하게 되었소. 이제 그들은 잃어버린 반쪽을 되찾아 다시 결합해야만 예전의 힘, 습격을 피하는 능숙함, 피곤과 일을 견뎌내는 지구력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어요. 두 개의 육체가 서로 뒤섞여 하나가 되는 결합, 그걸 섹스라고 부르오."  206


사랑의 자유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데에 있으니까.  214

"늘 꿈꾸었던 사람을 찾아 자세히 관찰해본 사람은 섹스 에너지가 성관계에 우선한다는 사실을 알아요. 가장 큰 쾌락은 섹스가 아니라 섹스에 담겨 있는 정열이죠. 정열이 월등할 때, 섹스를 통해 그 춤을 완수하게 되죠. 하지만 섹스는 결코 본질적인 게 아니에요."  214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욕망에 따라 산다. 욕망이 그의 보물이다. 그것이 상대방을 멀어지게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사랑하는 사람을 다가오게 만든다. 욕망은 내 영혼이 선택한, 너무나 강렬해서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전염될 수 있는 마음의 동요이다.

나는 매일 내가 더불어 살고자 하는 진실을 택한다. 나는 실용적인고 효율적이고 전문적이려 애쓴다. 하지만 늘 욕망을 동무 삼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은 의무감 때문도, 내 생활의 외로움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도 아니다. 단지 좋기 때문이다. 그렇다. 욕망은 아주 좋다.  216


어쨌거나 험담이 사람을 죽이지는 않았다. 그것은 성공한 사람들이 치러야 하는 대가였다.  222


이곳을 찾는 사람들과 교제하다보니 그들이 섹스를 다른 마약들과 똑같은 용도로, 현실에서 도피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잊고, 긴장을 풀기 위해 사용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다른 마약들과 마찬가지로 섹스 역시 유해하고 파괴적이다. 

누군가가 섹스든 마약이든 뭔가에 취하고 싶어한다면, 그 행위의 결과는 그의 선택에 따라 더 행복할 수도 덜 행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삶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문제일 경우에는 '제법 좋은'과 '최고'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내 손님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섹스는 아무 때나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각자 내적인 시계가 있어서,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는 각자의 시곗바늘이 동시에 같은 시각을 가리켜야 한다. 그런 일이 매일 일어나지는 않는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성적 행위에 의존하지 않고도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서로 사랑하고 함께 잇는 두 사람은 놀이와 '연극'을 통해 그들의 시곗바늘을 맞추어야 하고, 사랑을 나누는 것이 단순한 만남 이상이라는 것을, 생식기의 '포옹'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모든 것이 중요하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존재는 매 순간 희열을 느낀다. 그에게는 섹스가 전혀 아쉽지 않다. 그가 성적인 관계를 가지는 것은 뭔가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그의 잔이 다 채워져 넘쳐 흐르기 때문이다.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삶의 부름에 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순간에만, 오로지 그 순간에만 통제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225-226


"스승이 제자로 하여금 뭔가를 발견하게 할 경우, 스승 역시 뭔가를 발견하게 되는 법이죠."  228


그는 서로 다가가기를 원하지만 서로 고통을 줌으로써만 그것이 가능한 두 존재 사이의 신비로운 관계를 자신이 처음 경험했을 때를 떠올렸다. 

저 바깥에는 수백만의 부부들이 매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도마조히즘을 실행하고 있었다. 그들은 매일 일터로 갔고, 돌아와서는 모든 것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았다. 남편은 아내를 괴롭히거나 아내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 그들은 자신이 비참하다고 느꼈지만 그들 자신의 불행에 깊이 얽매여 있었고, 하나의 몸짓, 한 번의 '더는 못 참겠어' 로도 충분히 억압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24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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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은 스스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일이 전혀 없겠지. 그렇기 때문에 항상 나와 함께 있는 걸 테고.'

양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오직 물과 먹이뿐이었다.  25


'만일 어느 순간 내가 괴물로 변해서 자기들을 차례로 죽여버린다 해도, 양들은 자기 친구들이 거의 다 죽고 난 후에야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아차릴 거야. 그건 다 내게만 의지해 본능에 따라 사는 법을 잊어버렸기 때문이지. 내가 자기들을 먹여주니까.'  26


'인생을 살맛나게 해주는 건 꿈이 실현되리라고 믿는 것이지.'  31


지극히 단순한 것이 실은 가장 비범한 것이야. 현자들만이 그런것을 알아볼 수 있지.  37


"사람들은 삶의 이유를 무척 빨리 배우는 것 같아. 아마도 그래서 그토록 빨리 포기하는지도 몰라. 그래, 그런 게 바로 세상이지."  50


"어떤 식으로든 인생의 모든 일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는 것을 배우는 건 좋은 일일세."  51


어떤 상인이 행복의 비밀을 배워오라며 자기 아들을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현자에게 보냈다네. 그 젊은이는 사십 일 동안 사막을 걸어 산꼭대기에 있는 아름다운 성에 이르렀지. 그곳 저책에는 젊은이가 찾는 현자가 살고 있었어. 그런데 현자의 저택, 큼직한 거실에서는 아주 정신없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어. 장사꾼들이 들락거리고, 한쪽 구석에서는 사람들이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누고, 식탁에는 산해진미가 그득 차려져 있더란 말일세. 감미로운 음악을 연주하는 악단까지 있었지. 현자는 이 사람 저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젊은이는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두 시간을 기다려야 했지. 마침내 젊은이의 차례가 되었어. 

현자는 젊은이의 말을 주의깊게 들어주긴 했지만, 지금 당장은 행복의 비밀에 대해 설명할 시간이 없다고 했어. 우선 자신의 저택을 구경하고 두 시간 후에 다시 오라고 했지. 그리고는 덧붙였어.

'그런데 그전에 지켜야 할 일이 있소.'

현자는 이렇게 말하더니 기름 두 방울이 담긴 찻숟가락을 건넸다네.

'이곳에서 걸어다니는 동안 이 찻숟갈의 기름을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 되오.'

젊은이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찻숟가락에서 눈을 뗄 수 없었어. 두 시간 후에 그는 다시 현자 앞으로 돌아왔지.

'자, 어디....'

현자는 젊은이에게 물었다네.

'그대는 내 집 식당에 있는 정교한 페르시아 양탄자를 보았소? 정원사가 십 년 걸려 가꿔놓은 아름다운 정원은? 서재에 꽂혀 있는 양피지로 된 훌륭한 책들도 좀 살펴보았소?'

젊은이는 당황했어. 그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노라고 고백했네. 당연한 일이었지. 그의 관심은 오로지 기름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는 것이었으니 말이야.

'그렇다면 다시 가서 내 집의 아름다운 것들을 좀 살펴보고 오시오.'

그리고 현자는 이렇게 덧붙였지.

'살고 있는 집에 대해 모르면서 사람을 신용할 수는 없는 법이라오.'

이제 젊은이는 편안해진 마음으로 찻숟가락을 들고 다시 저택을 구경했지. 이번에는 저택의 천장과 벽에 걸린 모든 예술품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어. 정원과 주변의 산들, 화려한 꽃들.

저마다 제자리에 꼭 맞게 놓여 있는 예술품들의 고요한 조화까지 모두 볼 수 있었다네. 다시 현자를 찾은 젊은이는 자기가 본 것들을 자세히 설명했지. 

'그런데 내가 그대에세 맡긴 기름 두 방울은 어디로 갔소?'

현자가 물었네. 그제서야 숟가락으 살핀 젊은이는 기름이 흘러 없어진 것을 알아차렸다네.

'내가 그대에게 줄 가르침은 이것뿐이오.'

현자 중의 현자는 말했지.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 그리고 동시에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않는 데 있도다.'  60-62


이 세상은 도둑에게 가진 것을 몽땅 털린 불행한 피해자의 눈으로도 볼 수 있지만, 보물을 찾아나선 모험가의 눈으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보물을 찾아나선 모험가야.'

혼곤한 잠 속에 빠져들면서 그는 생각했다.  76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꿈을 보는 것은 아니었다.  95


"자신이 원하는 게 무언지 언제나 알고 있어야 해. 잊지 말게."  97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107


"삶의 모든 것이 다 표지야."  119


한 가지 일이 다른 일에 연결되는 신비로운 사슬... 바로 그 사슬이 산티아고로 하여금 양치기가 되게 하고, 똑같은 꿈을 계속해서 꾸게 하고, 아프리카에 가까운 도시로 가게 하고, 광장에서 늙은 왕을 만나게 하고, 가진 것을 모두 털리게 하고, 크리스털 상인을 만나게 하고, 그리고...  124


'난 양들에게 배웠고 크리스털에기도 배웠지. 사막으로부터도 배울 수 있을 거야.'  126


몇 번을 다른 길로 돌아갔어도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들은 언제나 일정한 방향을 향해 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일단 장애물을 극복한 후엔 다시 오아시스의 위치를 가리키는 별자리를 향해 나아갔다. 이른 아침에 하늘에서 그 별자기가 빛나는 것을 보게 되면 사람들은 알았다. 이제 여자들과 물과 야자수들과 종려나무가 있는 곳에 도착하게 되리라는 것을, 거의 책만 들여다보고 있던 영국인만이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이었다.  128


누구나 자기가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면 미지의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130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방식으로 배우는 거야. 저 사람의 방식과 내 방식이 같을 수는 없어. 하지만 우리는 제각기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길이고.'  142


"난 음식을 먹는 동안엔 먹는 일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소. 걸어야 할 땐 걷는 것, 그게 다지. 만일 내가 싸워야 하는 날이 온다면, 그게 언제가 됐든 남들처럼 싸우다 미련없이 죽을 거요. 난 지금 과거를 사는 것도 미래를 사는 것도 아니니까. 내겐 오직 현재만이 있고, 현재만이 내 유일한 관심거리요. 만약 당신이 영원히 현재에 머무를 수만 있다면 당신은 진정 행복한 사람일 게요."  144


사막의 모래언덕은 바람에 따라 변하지만, 사막은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랍니다. 우리의 사랑도 사막과 같을 거예요.  164


실수학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져서는 안 돼.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야말로 이제껏 '위대한 업'을 시도해 보려던 내 의지를 꺾었던 주범이지.  166


왜 그토록 미래의 일을 알고 싶어하는지... "일이 닥쳤을 때 무언가를 할 수 있기 위해서죠."

"원치 않는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기도 하구요."

"그렇다면 그건 당신의 미래가 될 수 없겠구먼."  170


용기야말로 만물의 언어를 찾으려는 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니.  183


사막에서 변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바람이 세차게 불 때마다 모습을 바꾸는 모래언덕뿐이었다.  186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악이 아니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악일세."  190


"명심하게. 사랑은 어떤 겨우에도,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한 남자의 길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네.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만물의 언어를 말하느 사랑. 진정한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지."  197


"배움에는 행동을 통해 배우는, 단 한 가지 방법이 있을 뿐이네. 그대가 알아야 할 모든 것들은 여행을 통해 다 배우지 않았나."  20


신은 눈에 보이는 것들을 통해 당신 영혼의 가르침과 당신의 경이로운 지햬를 깨달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이 세상을 창조하셨네. 그것이 바로 내가 '행동'이라고 부를는 것일세."  207


"어째서 우리는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거죠?"

"그대의 마음이 가는 곳에 그대의 보물이 있기 때문이지."

"제 마음은 변덕스럽습니다. 꿈을 꾸는 듯하다가도 동요하고, 이제는 사막의 한 여인과 사랑에 빠져버렸습니다. 그녀 생각에 빠져 있을 때면, 마음은 이것저것 물어대며 숱한 밤을 잘 못 들게 합니다."

"좋아. 그건 그대의 마음이 살아 있다는 증거라네. 마음이 그대에게 말하려는 것에 귀를 기울이게."  210


"무엇때문에 제가 제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거죠?"

"그대가 그대의 마음을 고요히 할 수 없기 때문이네. 아무리 그대가 듣지 않는 척해도, 마음은 그대의 가슴속에 자리할 것이고 운명과 세상에 대해 쉴새없이 되풀어해서 들려줄 것이네."  211


"어째서 마음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자신의 꿈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해주지 않는 거죠?"

"그럴 경우,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마음이기 때문이지. 마음은 고통받는 걸 좋아하지 않네."  214


누군가 꿈을 이루기에 앞서, 만물의 정기는 언제나 그 사람이 그 동안의 여정에서 배운 모든 것들을 시험해보고 싶어하지. 만물의 정기가 그런 시험을 하는 것은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네. 그건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것말고도, 만물의 정기를 향해 가면서 배운 가르침 또한 정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세.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기하고 마는 것도 바로 그 순간이지.  215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되고,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 것이네."  216


눈앞에 아주 엄청난 보물이 놓여 있어도, 사람들은 절대로 그것을 알아보지 못하네. 왜인 줄 아는가? 사람들이 보물이 존재를 믿지 않기 때문이지.  218


우리 모두 자신의 보물을 찾아 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게 연금술인 거지. 납은 세상이 더이상 납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까지 납의 역할을 다 하ㅗ, 마침내는 금으로 변하는 거야.  241


만물의 정기를 키우는 건 바로 우리 자신이야.  242


"무엇을 하는가는 중요치 않네. 이 땅 위의 모든 이들은 늘 세상의 역사에서 저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 다만 대개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지."  253



작가의 말

1981년, 나는 내 운명의 길을 다시 찾게 해준 스승 람을 만났다..

"연금술사에는 세 부류가 있네. 연금술의 언어를 아예 이해하지 못한 채 흉내만 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해는 하지만 연금술의 언어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따라가야 한다는 것 또한 알기에 마침내 좌절해버리는 사람들이 있지. 마지막으로 연금술이라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으면서도 연금술의 비밀을 얻고, 자신의 삶 속에서 '철학자의 돌'을 발견해낸 사람들일세."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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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러명의 모험가들을 알고 있다. 콜롬보스나, 제임스 쿡, 암 스트롱, 마르코 폴로...
그러나 저자는 생소한 이름이긴 하지만 남극 탐험사에 관한 거론에서는 절대 빠지지 않는, 어니스트 섀클턴 경(Sir, Ernest Shackleton)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는 무려 3차례에 걸쳐 남극을 탐험했다. 1901년에 로버트 스콧대령 휘하에서, 1907년 독자적으로 탐험대를 이끌고, 1914년에 세번째 남극 탐험을 떠났다.
우리는 세 번째 남극 탐험을 고려할 것이다. 무려 635일간의 사투가 진정 어떤 의미를 주는지에 대해서..

1913년 섀클턴은 "대단히 위험한 탐험에 동참할 사람을 구함. 급여는 쥐꼬리만함. 혹독한 추위와 암흑과 같은 세계에서 여러 달을 보내야 함. 탐험 기간 동안 위험은 끊임없이 계속될것이며, 무사히 귀환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음. 그러나 성공할 경우 명예와 만인의 사랑과 인정을 받게 될 것임."이란 문구의 탐험대 모집 광고를 냈고, 3명의 여자를 포함한 5000여 명의 지원자 중에 각계각층의 28명 탐험대원으로 출발 하였다. 선원의 비율이 많긴 하였지만, 생물학, 지질학, 물리학, 생화학드을 전공하는 케임브리지 대학의 강사들, 어부,의사, 사진사, 조각가등 언뜻 오합지졸처럼 보이는 이들이 남극에서 극적으로 630여일을 버텨내었다.


예상 경로는 사우스조지아 섬을 출발, 웨들 해를 거쳐 남극 대륙에 상륙한 후 2400킬로미터를 걸어서 이동한 다음, 남극점을 거쳐 반대편 해안인 로스해로 빠져 나오는 것이다. 예정대로면 하루에 최소한 24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했다. 

이들은 2년 넘게 걸려 버려져 있던 폴라이스 호를 인수하여 '인듀어런스(Endurance)라 부르고, 1914년 8월 1일에 출정의 돛을 올렸다. 불행하게도 출항일과 거의 동시에 1차 세계대전이 터지고 총동원령이 내렸지만, 해군성 장관이었던 윈스턴 처칠 경이 계속 항해를 하게 해 주었다.
2달 간의 항해 끝에 11월 5일, 남극 탐험의 전초 기지인 사우스조지아 섬의 그리트비켄 포경 기지에 도착했다. 다시 한 달 후인 1914년 12월 5일에 출발하여 1915년 1월 전에 웨들 해를 건너 남극 대륙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부빙들과 마주쳐 1915년 1월 18일 부빙속에 꼼짝없이 갇히게 되었다. 2월 24일 결국은 풀려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갇힌 채 겨울을 나기로 결심한다.
드디어 5월초, 해가 마지막으로 수평선 위로 떠오랐다가 천천히 시야에서 사라졌다. 남극의 밤이 시작되어 79일간 암흑의 시간을 이겨 내야만했다. 사람은 해를 보지 못하면 우울증에 걸리는데,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만났기에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다.

8월 1일 드디어 부빙이 갈라졌지만, 더 큰 위기가 온다. 배를 둘러싸고 있던 부빙들이 배를 들이박기 시작한 것이다. 10월 27일 드디어 배를 포기하고 탈출하게 된다.
이들은 폴렛 섬을 향해 행군을 하기로 결심한다. 북서쪽으로 약 557킬로미터 떨어진 그곳에 1902년 스웨덴 탐험대가 만든 오두막과 비상 물품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짐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10월 30일 드디어 행군을 시작한다. 하지만 하루에 1킬로미터도 전진하지 못했다. 얼음위를 걷기에 보트를 들고 가야했지 때문이다.
결국 11월 1일 걸음을 멈춘 섀클턴은 일명 '오션 캠프(Ocean Camp)'를 치고 날씨가 좋아질 때까지 그곳에서 버티자고 제안한다. 이들은 이제 살아남는것이 문제였다. 오직 음식으로만 체온을 유지할 수 있었기에 고래 기름까지도 먹을 태세였다.
부징 군집은 하루 3킬로미터로 전전히 이동하엿지만 그들은 부빙위에서 북쪽으로 130킬로미터를 이동하였다. 
12월 23일 더 이상안되겠다는 판단하에 이동을 개시했지만 2킬로미터의 전진에 그쳤다. 결국 다시금 행군을 멈추고 '페이션스 캠프(Patience Camp)'를 쳤다. 1916년 4월 9일 그들은 인듀어런스 호의 목재를 이용해 선체를 보강한 3척의 보트, 제임스 커드호, 더들리 더커 호, 스탠콤 윌스 호를 바라에 띄웠다. 교대로 노를 저어가면서 힘겨운 여정을 이어가는 동안 섀클턴은 거의 잠을 자지 못하였다. 언제 어디서 부빙이나 빙산이 덮칠지 몰랐기 때문이다.
1916년 4월 15일 드디어 뭍에 발을 내려 놓았다. 출항을 시작한 날로 497일 만의 일이었다.
비록 폭 30미터 길이 15미터에 불과한 엘리펀트 섬의 귀퉁이였음에도 그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들은 쓰러지고  쉬려고만 하였으나 섀클턴은 안주하면 죽는다고 생각하여 1916년 4월 24일 5명의 대원만을 대리고 바다에 배를 띄웠다. 그는 사우스조지아 섬에 닿을 확률이 거의 희박한 것을 알았지만 모험을 시작하였다.
기다리는 이들도 언제 올지모를 사람들을 기다리며 체념할 수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들을 언급하며 구조선이 오리라는 기대를 결코 놓지 않았다.

1916년 5월 10일 섀클턴과 5명의 대원들은 기어코 기적적으로 사우스조지아 섬에 도착하였다.
부서지기 직전의 보트로 섬 맞은편의 포경 기지까지 돌아가는 것은 무리였다. 대원들은 고개를 저엇던 해발 3000미터가 넘는 산을 넘자고 섀클턴은 말하였다. 
뜻을 같이 하기로 한 대원 2명과 산을 올랐다. 방전될 대로 방전된 상태에서 산을 오랐고 그들은 죽기를 각오하고 미끄럼 타듯 산을 내려갔다. 
 
드디어 5월 20일 3명은 스트롬니스 포경 기지에 도착하였다.

다음 날인 5월 21일 나머지 3명의 대원이 먼저 구조되고, 3일째 되는날 나머지 대원을 구조할 배가 떠났지만 불과 60여 킬로미터 앞두고 부빙 군을 만나 회항하고 말앗다. 
아직 세계대전 중이라 더 큰 배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4개월이 지난 8월 25일, 칠레 정부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얼음 없는 바다에서만 항해하라는 조건을 달고 옐코 호를 내주었다. 
1916년 8월 30일 마침내 엘리펀트 섬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섬에서는 기적처럼 사람들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쌍안경을 든 섀클턴은 서둘러 대원들의 숫자를 세어 보았다.
정확히 22명, 한 사람도 쓰러지지 않고 살아남아 있었다. 
얼마나 눈시울이 뜨거워 졌겠는가.. 이글을 치고 있는 나도 가슴이 뭉클해지는데...

비록 남극 횡단에는 실패했지만, 그는 그보다 값진 것을 얻었다. 다름 아닌 27명의 생명.
그들은 1914년 8월 1일 영국을 떠난지 760여 일만에, 1914년 12월 5일 사우스조지아 섬으로 출발한지 635일 만에 문명 세계로 쉬환할 수 있었다.

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오직 하나, 절망을 이겨냈기 때문이다. 그들의 생환은 결국 위대함은 절망하지 않는 데서 오는 것이라는 진리를 전 세계에 공표한 것과 다름없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어떻게 모두 돌아 올 수 있었을까? 섀클턴의 어떤 리더십이 발휘된 것일까?
첫째, 대원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주인으로 느끼게 하였다. 
'당신들이 바로 탐험의 주인'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 그들이 스스로 운면의 주인이 되었다.
둘째, 그는 불필요한 것은 가차 없이 버렸다.
배가 난파된 후 비상식량이 저장되어 있는 폴렛 검까지 약 557킬로미터를 행군할 계획이었고, 살아남기 위해 짐을 최소화했다. 생존을 위한 희망만 빼고 쓸데없는 것은 모두 버렸다.
셋째, 그는 오기를 부리지 않았다.
폴렛 섬까지의 행군은 무리라는 사실이 얼마 안가 드러나자 즉시 행군 계획을 중단했다. 그는 포기해야 할 것을 빨리 포기할 줄 알았으며, 자신의 자존심보다는 27명의 생명을 존중했다.
넷째, 그는 어떠한 위기상황에서도 미래를 준비했다.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엿보았다. 결국 그들을 살린 것은 절망적인 위기 속에서도 끊임없이 손질했던 3척의 보트였다.
다섯째, 그는 최종 목표를 잊지 않았다.
497일만에 흔들리지 않는 엘리펀트 섬 해안에 닿았을때, 안주하고 싶은 유혹이 충분히 들 만했다. 하지만 거기는 그들의 최종 목표가 아니었다. 결국 섀클턴은 대원들에게 이섬에 안착하는 것이 목표가 아님을 확실히 주지시켰다.
여섯째, 그는 과감하게 도전했다.
사우스조지아 섬에 가기위해 탈 수 있는 보트는 1척이었고, 항해마저도 해류와 바람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배를 다시 얼음 바다 위에 띄웠다. 삶의 기회는 과감히 도전하는 자에게 미소를 짓는 법이다.
일곱째, 그는 끝까지 책임졌다.
기적처럼 사우스조지아 섬의 서쪽 해안에 닿았고, 다시금 선의 산 정상을 넘어 동쪽의 포경 기지에 닿았다. 그렇게 생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섀클턴은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시 엘리펀트 섬으로 되돌아갔다. 어쩌면 영영 돌아 올 수 없을지 모르는 그 악몽 같은 바닷길을다시 거슬러간 것이다. 끝까지 책임지기 위해서.결국 남은 22명의 대원 모두를 살려냈다. 인간이란 책임지는 만큼 존재한다. 

섀클턴과 27명의 대원은 애초 계획인 남극 횡단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실패는 실패로 끝나지 않았다. 그 어떤 성공보다도 위대한 것을 이워냈기 때문이다. 
어떠한 악조건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불굴의 의지를 펼쳐 보임으로써 도전와 모험의 위대함을 일깨워 주었다. 

그로부터 5년 후인 1921년 9월 17일, 섀클턴은 또 다시 남극을 향해 떠났다. 그리고 남극 대륙에 다시 발을 딛기 직전에 삶을 마감했다. 시신은 사우스조지아 섬에 묻혔다. 하지만 그의 도전과 모험을 향한 열망은 지금도 살아 남아 현실에 안주하려는 우리를 깨우고 있다. 그는 지금도 말하고 있다. 
"모험하라. 오늘도 내일도 계속해서 모험하라."




부끄럽다.. 이글을 읽을때도 그랬고.. 이글을 다시 올리면서도 그랬다.
악조건이 아님에도 더 이상 악조건은 없을거라 합리화하면서 진행을 멈추었던 것들이 생각난다.
솔직히 그것들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지만, 그러면서 다시금 그런 시간이 되면 그러하지 않고 어떠한 것이 와도 부딪힐수 있을 거라는 생각만하였지. 
스스로 만들어 내고 부딪히고 헤쳐나가려 뛰어들지 않고 안주하고 있는 모습에 나 자신이 부끄럽다.

글을 읽으때는 막연한 생각이 들고 가슴도 뭉클해서 여러가지 생각들을 못했는데, 글을 올리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
진정한 모험가 섀클턴이 나에게 말하고 있는듯하다.
도전하라. 무엇이든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도전하라. 그리고 역경에 부딪히라. 또한 동료를 생각하면서 오기를 부리지 말라. 현실을 직시하고 제대로 파악해서 빠른 판단으로 역경을 역경대로만 받지, 그것을 부풀리지 말라.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목표를 잊지말라.

모험.. 모험.. 
언제부턴가 쉬운것들만 찾고 계산만 해보고 있는 나 자신에게 일침을 준다.
예전 첫 배낭여행을 마치고 다시금 떠나는 두번째 여행은 나에게 잊지못할 감동과 추억을 주었다. 특히 그 여행에서 나는 스스로에게 힘든일들을 주었고, 그렇지만 즐거움을 배가 시켜 주었다.
부딪혔다. 고생을 자처했다. 그렇지만 그것들에서 제대로 된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다른 문화를 가진 그들의 진정한 모습들을 관찰할 수 있었고,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옆에서 지켜볼 수도 있었다. 

도전하고 모험하는 그 순간 패배를 이겨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사진을 몇 장 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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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부터 두 다리의 종아리 뼈가 없어 생후 11개월 때 무릎 아래를 절단한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장애인과 비 장애인의 차이는 없다며 작년 베이징 올림픽 출전을 염원했던 그였지만 결국 일반 올림픽 출전은 무산 되었습니다.

그 뒤 피스토리우스는 장애인 올림픽인 페럴림픽 100m에 출전하여 11초 17의 기록으로 우승하였습니다.

베이징 올림픽 세계 신기록을 달성한 우사인 볼트(9초 69) 보다 불과 1초 48 뒤진 멋진 기록이었습니다.

불굴의 의지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피스토리우스는 그 모습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수 있겠지만, 더 아름다운 것은 그가 가지고 있는 '생각'에 있었습니다.

 

 

기자 : "혹시 다리가 정상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없으신가요?

        라는 질문에 그는


오스카 : "그런 질문은 비장애인들에게 의족을 끼고 달리는 건 어떨까라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한 마디 더 붙였습니다.

           "나는 그냥 나입니다."

 

세상은 그에게 남들과 다른 신체를 주었지만, 그래도 그에게 주어진 세상은 남들과 똑같은 것 이라는 걸 그는 알고 있었습니다.

세상의 주인은 자기 자신입니다. 

세상이 우리에게 무엇을 주었는지 보다,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그저 현재에 만족하고 지금에 감사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wn1 - 자신이 어떻게 태어났고, 어떤 성향을 가지고있고, 어떤 환경을 가지고 있는지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가질 수 있는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현재 가지고 있는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질 수 있다는걸 알면서도 믿으려 하지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면서 부러워하거나 싫어합니다.


자신이 앞으로 가질 것에 희망을 두고 그것을 가지고 나가면서 현재를 맞추어 살게 된다면 주인공처럼 세상을 달리 볼것입니다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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