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 idiots'는 한국에서 개봉하기 전에 보았다.
재미있다는 소개로 우연하게 보게된 영화였고, 영화 자체의 구성은 좀 엉성한 면이 있었지만 매우 재미있고 유익한 영화였다.
그리고 2011년에 한국에서도 개봉을 하였다. 이전에 본 영화는 2시간 50여분짜리 였고, 개봉한 영화는 2시간 20분짜리 였다. 인도영화 특유의 노래와 춤이 몇 군데 빠지고 중간에 짧막하니 편집이 되어 있었다. 개봉한 영화는 좀더 어색하게 엉성하게 진행되긴 했지만 핵심적인 내용들은 들어 있긴 했다.
영화를 본 사람들도 재미있었다는 평과 함께 유익하다. 아이들도 봐야할 영화라 생각된다고 하였다.

영화를 몇 번이나 보았다. 뻐꾸기는 둥지를 틀지 않고 다른 둥지의 알을 떨어뜨린후에 알을 깐다는 바이러스의 표현처럼 경쟁만이 살길이라는 대학의 모습과 일류가 되지 못하면 기억하지 않는다는 무한경쟁시대의 지금.
그렇기에 생각없이 기계처럼 공부해야 하는 현 시대를 잘 대변하고 있었고, 그것이 삶의 일 순위가 아니라는 주인공 란초의 대립으로 영화는 전개 된다.
3명의 바보인 란초와 파르한과 라주는 결국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된다.
그리고 바이러스의 생각을 변화시켜 주게 된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모두 이러한 내용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높게 평가한 이유는 또 다른 이유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이 시대에 우리의 일상을 대변하고 있기도 하고, 이 세명의 모습들에서 이 시대에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친구'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어린시절만 해도 경쟁보다는 우애를 더 생각하는 시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마저도 잊어버리고, 잃어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진정한 친구가 되기 위해 우리는 그의 옆에 있어 주는가하는 생각을 영화 전체에서 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의 생각해 볼것들이 있었다.

영화를 본 후로 우연하게 책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책을 읽어봐야 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는 잊고 있었다.
그리고 또 우연하게 책을 보게 되었다. 원래의 체탄바갓의 소설이 원작이고, 이 책은 영화 각본을 그대로 옮겨 놓은 책이다.
책을 보면서 영화의 영상이 머릿속에 그대로 재현되었다. 
그래서 이 책의 이름도 영상 소설이다.
책을 읽고 나서 다시금 이 영화를 보았다. 
우리는 잘못된 질서 속에서 왜곡되어 가는 자신의 꿈을 바로 잡는데 이 영화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그랬던가..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할 수있다..고
재밌는 하나의 영화라고 치부해 버린다면 우리는 그만큼 얻을 수 있는 것도 없을 것이다.


영화에서 란초와 비슷한 '조이'라는 인물이 잠시 나오는데 그는 아버지의 병 간호로 두 달 동안 졸업 작품을 준비할 수 없었다. 그래서 늦게라도 바이러스에게 기회를 구했으나 바이러스는 두 달동안 밥먹는걸 잊거나 씻는걸 잊은적 없으면서 이것만 할 수 없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하였다. 결국 그는 자신이 준비하던 헬리곱터를 버려 버렸다. 그리고 얼마후 자살을 택한다.
조이는 궁리해도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시간이 흐르자 망연자실하여 발코니에서 부른 노래다.

내가 살아온 인생은 내 것이 아니었네.
단 한 순간만이라도 내 인생을 살고 싶어.
내게 햇살을 보내 주세요.
비를 내려 주세요.
다시 일어설 수 있게 기회를 주세요.
내게 햇살을 보내 주세요.
비를 내려 주세요.
다시 일어설 수 있게 기회를 주세요.  41
 
조이의 장례식에서 란초는 바이러스에게 조용히 이의를 제기하고 그것은 학교로 돌아와서도 마찬가지였다.
바이러스는 란초의 이의에 그럼 니가 교수를 하라며 강의실로 데려갔다. 
란초는 두 단어를 적고 30초 동안 정의를 찾으라고 한후 마감하고 말을 한다.

"아무도 못 찾았나요? 시간을 1분 전으로 되돌려 보겠습니다. 제가 질문을 던졌을 때 설레었나요? 호기심이 생겼나요? 새로운 걸 배운다는 사실에 흥분됐나요? 어때요, 교수님? 모두들 미친 듯이 레이스만 펼쳤죠. 이런 방식이 무슨 소용 있나요? 그게 지식을 늘게 해 주나요? 아뇨, 스트레스만 줄 뿐이죠. 여긴 대학이지, 스트레스 공장이 아니에요. 서커스 사자도 채찍의 두려움으로 의자에 앉는 걸 배우지만, 그런 사자는 잘 훈련됐다고 하지 잘 교육됐다고는 안 합니다."  50

그러자 바이러스는 여긴 철학수업이 아니라고 말한다. 쓸데없는 소리말고 단어의 정의를 말하라고 닥달 한다.
단어는 친구인 라주와 파르한을 표현한 것이다. FARHANITRATE   PRERAJULISATION.

"마음에서 우러나서 공부를 하는 거지. 점수 때문에 하는 건 아니잖아. 이런 얘기가 있어. '공부는 부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성취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너의 재능을 따라가 봐. 그럼 성공은 뒤따라올 거야."  70

"차투르가 그건 안 가르쳐 주디? 친구는 남자의 중요한 젓이라고!"  85

"자살 충동이 들면 란초가 이 사진을 보랬어요. 아들의 시신을 보게 될 부모님 표정을 상상해 보라고 했어요. 아버지, 저는 아버지를 설득하고 싶은 거지, 협박하는 게 아니에요."  132

알 이즈 웰...
알 이즈 웰
알 이즈 웰

우리는 정말 알 이즈 웰이 필요한 시대를 지나가고 있다.
하지만 망각의 동물 답게 망각 다운 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정말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생각없이.. 그냥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책의 내용은 공부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위해 하라는 표현들로 진행된다. 그리고 그들의 행동들은 진정한 친구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휴식(休息) 이란 한자어를 보면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있고, 스스로 마음을 생각해 보라는 뜻 풀이가 가능해 진다.
다시 말하면 자신이 자신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란 뜻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이것이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가 우리가 무엇이 필요한지 조차도 모르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Posted by WN1
,

<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를 매우 재밌게 읽었다.
그리고 공부에 대한 생각들을 다시금 정리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퇴계공부법을 읽을 당시 이 책을 알게되고 매우 빨리 읽었었다.
당시 이 책도 매우 재밌게 읽었었다. 상황상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지금까지 생각만하고 있었던 것 같다.
도서관에서 배회하다가 갑자기 이 책이 생각이 났고, 마침 도서관에 책이 비치되어 있었다.
반갑게 책을 들었다. 그리고 지난번 보다 더 재미있게 글을 읽었다.

근래 논어 해설서를 다시금 보아서 인지 내용들이 매치되면서 더 다양한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밑줄그은 내용들은 그러한 생각들을 담고 있는듯하다.
줄을 그으면서 좀 많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글을 쓸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도일 것이다.
정도의 개념을 정리하기가 쉽지는 않은데, 책을 통해 오늘날에 필요한 글쓰기의 개념을 정리할 수 있었다.
오늘날은 누구나 글을 쓰는 것이 가능해 졌다.
자신의 생각을 논리정연하면서도 보고싶은 글이 될 수 있게, 그에 더불어 울림이 있는 글이 될 수 있게 한다는 것에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 볼 수 있다.
기교가 우선이 아니다. 미사여구가 우선이 아니다. 글쓰는 이의 자세로 시작하여 내용이 합리적이어야 할 것이다.
...
 




"... 이인로(李仁老)가 이런 말을 했다. '이 세상 모든 사물 가운데 귀천과 빈부를 기준으로 높낮이를 정하지 않은 것은 오직 문장뿐이다.' 문장의 미래를 정확히 예견한 말이지."(김향서가 아들 지문에게 자신이 과거를 보지 않은 이유는 어머니때문이라고 말을 하는 중에 했던 말)
"믿기 어렵습니다."
"그렇지 않다. 네가 멸시하는 소설이나 소품 같은 살아 있는 글들을 사람들이 앞다퉈 찾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 왜냐하면 바로 자신들의 이야기거든. 저마다의 가슴속에 묻어둔 사연들을 너무도 생생히 그려내고 있단 말이지. 지금은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곧 그리될 것이다. 이것만큼은 내가 장담한다."  46

지문의 글 '글이란 뜻을 그려내는 데 그칠 따름이다. 저와 같이 글제를 앞에 놓고 붓을 쥐고서 갑자기 저잣거리에서 오가는 말을 그대로 받아 적을 생각만 하거나, 억지로 경서의 뜻을 무시하고 일부러 경박한 척하여 글자마다 우스꽝스럽게 만드는 것은, 비유하자면 화공(畵工)을 불러 초상을 그리게 할 적에 용모를 가다듬고 그 앞에 나서는 것과 같다. 시선은 쉴새없이 움직이고, 옷은 주름이 가득 져서 본래 모습을 잃어버린다면, 아무리 훌륭한 화공이라 하더라도 참모습을 그려내기 어려울 것이다. 글을 짓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됐다. 그만하면 됐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구나."
연암은 중현에게 "책장에서 <공작관문고(孔雀館文稿)>를 가져오너라."
'글이란 뜻을 그려내는 데 그칠 따름이다. 저와 같이 글제를 앞에 놓고 붓을 쥐고서 갑자기 옛말을 생각하거나, 억지로 경서의 뜻을 찾아내어 일부러 근엄한 척하고 글자마다 정중하게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화공(畵工)을 불러 초상을 그리게 할 적에 용모를 가다듬고 그 앞에 나서는 것과 같다. 시선은 움직이지 않고, 옷은 주름 하나 없이 펴져서 본래 모습을 잃어버린다면, 아무리 훌륭한 화공이라 하더라도 참모습을 그려내기 어려울 것이다. 글을 짓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
연암은 글에서 무조건 옛것을 따르는 추세를 비판했지만, 지문은 몇 구절을 바꾸어 무조건 새것을 추구하는 추세를 비판했던 것이다.  58-59

"자네는 몇 자나 아는고?"
"네?"
"몇 자나 아느냐고 물었느니라."
...
"아는 글자가 없습니다."
"허허, 십 년 넘게 글을 읽었다면서 아는 글자가 없다니 말이 되느냐?"
"부끄럽습니다. 생각해보니 제대로 아는 글자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저 읽고 외웠을 뿐 글자의 참 의미를 깨닫진느 못했습니다."  63-64

"과거를 보는 데는 경전을 외우고 과문을 익히기만 하면 되네. 하지만 경전은 음미하는 것이지 달달 외우는 것이 아니야..."  65

"많이 읽고 외우는 것이 능사가 아니야. 하나를 알더라도 제대로 음미하고 자세히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네. 알아듣겠는가?"
"네."
"우선 <논어(論語)>를 천천히 읽게. 할 수 있는 한 천천히 읽어야 하네. 그저 읽고 외우려 들지 말고 음미하고 생각하면서 읽게. 잘 아는 글자라고 해서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하네. 반드시 한 음 한 음을 바르게 읽게."  67

지문은 <논어>의 주요 구절들을 이미 다 외우고 있었던지라 다시 소리 내어 천천히 읽으려니 답답해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이런 식으로 읽다가는 평생토록 읽어도 몇 권 못 보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연암이 그렇게 읽으라고 한 데는 다 이유가 있을 터였다. 지문은 책을 덮고 싶은 충동을 꾹 참아가며 느릿느릿 읽어 나갔다...
차츰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
꼼꼼하게 읽다 보니 예전에는 별 의심 없이 지나쳤던 구절들이 하나하나 걸렸다.  68
한 달여 시간이 지났다.
지문은 질문을 빼곡히 적은 찌들이 가득한 <논어>를 들고 연암을 찾아갔다.  69

"이유당(怡愉堂) 이덕수(李德壽) 선생은 일찍이 이렇게 말했다. '독서는 푹 젖는 것을 귀하게 여긴다. 푹 젖어야 책과 내가 서로 어울려 하나가 된다.' 이것이 내가 너에게 주는 첫 번째 가르침이다."  70

문자는 다 같이 쓰는 것이지만 문장에는 쓰는 사람의 개성이 드러나는 법이야.  96

'다섯 자 글귀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일생의 정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시구(詩句)가 있다. 글쓰기는 그렇듯 전심전력을 해야 하는 법.  107

'약(約)'과 '오(悟)'의 이치.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는 거리를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네가 이리저리 걸으며 까마귀를 본 것이 그 방법이었다. 그럴 때 비로소 문제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그것을 일컬어 약의 이치라고 하느니라.
문제를 인식하고 나면 언젠가는 문제의 본질을 깨닫는 통잘의 순간이 오는 법. 네가 갑자기 깨달았다고 한 그 순간이니라. 통찰은 결코 저절로 오지 않는다. 반드시 넓게 보고 깊게 파헤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것을 일컬어 오의 이치라고 하느니라.  110

연암은 박제가의 마음을 묘사하면서 우우량량(踽踽凉凉)이라고 썼다. 우우량량은 원래 홀로 터벅터벅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형용하는 말이다.  147

"변할 '변(變)'자 정도를 겨우 알게 된 듯 싶습니다."
"그렇네. 의고주의자(擬古主義者, 고대의 것을 표본으로 삼아 모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폐단이 임시변통으로 전통을 답습하는데 있으니, '변'이라 함은 지금 현실에 맞게 대응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것일세. 옛것을 모범으로 삼되 변통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지. 바로 '법고이지변(法古而知變)'의 이치인 것이야."
"또 하나, 더불어 잊어서는 안 되네. 변통하되 법도를 지켜야 한다는 것, 바로 '창신이능전(創新而能典)'의 이치야."
"연암이 늘 내게 당부한 것이 하나 있었네. 옛 글의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것은 좋으나 너무 새것만 추구한 나머지 가끔 황당한 길로 가는 경향이 있으니 조심하라고 말이야. '전(典)'이라 함은 현실에 대응하여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지만 바른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지."(박제가와의 대화)  148

글이 잘 되고 못 되고는 내게 달려 있고, 비방과 칭찬은 남에게 달려 있는 것이니, 비유하자면 귀가 울리고 코를 고는 것과 같다. 
한 아이가 뜰에서 놀다가 제 귀가 갑자기 울리자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기뻐하며 가만히 이웃집 아이더러 말하기를, "너 이 소리 좀 들어봐라. 내 귀에서 앵앵 하며 피리 불고 생황부는 소리가 나는데 별같이 동글동글하다!" 하였다. 이웃집 아이가 귀를 맞대어 들어보려 애썼으나 끝내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 그러자 아이는 안타깝게 소리치며 남이 몰라주는 것을 한스러워했다.
일찍이 한 촌사람과 동숙한 적이 있다. 그 사람은 어찌나 우람하게 코를 고는지 그 소리가 마치 토하는 듯도 하고, 휘파람을 부는 듯도 하고, 한탄하는 듯도 하고, 숨을 크게 내쉬는 듯도 하고, 후후 불을 부는 듯도 하고, 솔에서 물이 끓는 듯도 하고, 빈 수레가 덜커덩거리며 구르는 듯도 했으며, 들이쉴 땐 톱질하는 듯하고 내뿜을 땐 씩씩대는 것이 마치 돼지 같았다. 그러다가 남이 일개워주자 그는 "난 그런 일 없고"하며 발끈 성을 내었다.
아, 자기만 홀로 아는 사람은 남이 몰라줄 것을 항상 근심하고, 자기가 깨닫지 못한 사람은 남이 먼저 깨닫는 것을 싫어 하나니, 어찌 코와 귀에만 이런 병이 있겠는가. 문장에도 병이 있으니, 덕욱 심하다. 귀가 울리는 것은 병인데도 남이 몰라 줄까 봐 걱정하는데, 하물며 병이 아닌 것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코 고는 것은 병이 아닌데도 남이 일깨워주면 성을 내는데, 하물며 병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무슨 의미인지 알겠느냐?"
"글쎄요..."
"그럼 잘 듣거라. 귀가 울리는 이명(耳鳴)은 당사자만 알수 있다. 하지만 코골이는 어떠한가?"
"당사자는 모르고 다른 사람만 압니다."
"이명을 가진 이나 코를 고는 이나 답답하기는 매한가지다. 문장도 마찬가지지. 열심히 썼는데 아무도 몰라준다면 그것은 바로 귀가 울리는 자가 자기 입장만 생각해서 썼기 때문이고, 자기 글을 남들이 이러쿵저러쿵 비평하는 데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무슨 소리일 줄도 모르고 글을 썼기 때문이지. 그렇다면 귀가 울리고 코를 고는 병폐를 깨달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
"자신의 글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옳거니, 글을 아무리 잘 썼다 해도 그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 글을 쓸 때는 내 생각을 다른 이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하네, 법고 창신의 정신이 중요한 까닭도 바로 그 때문이야."  149-151

"자네가 꼭 내 제자 같아 잔소리 삼아 한마디만 더 하겟네. 기왕 시작햇으니 붓 끝을 도끼 삼아 거짓된 것들을 찍어버릴 각오로 글을 쓰게나. 알겠나?"  155

우리 형님 얼굴 수염 누구를 닮았던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 때마다 우리 형님 쳐다봤지.
이제 형님 그리우면 어드메서 본단말고
두건 쓰고 도포 입고 가서
냇물에 비친 나를 보아야겠네.  163

화의 정승이 조정에서 돌아오자 딸이 물었다. 
"아버지, 이가 어디에서 생기나요? 옷에서 생기지요?"
"그럼"
딸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이겼다!"
이번에는 며느리가 물었다.
"아버님, 이는 살에서 생기지요?"
"그럼."
며느리가 웃으며 말했다.
"아버님께서 제 말이 옳다고 하시네요!"
그러자 부인이 정스을 나무라며 말했다.
"누가 대감더러 지혜롭다 하는지 모르겠군요. 옳고 그름을 다투는데 양쪽 모두 옳다니요!"
황희 정승이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둘 다 이리 와보렴. 무릇 이는 살이 없으면 생길 수 없고, 옷이 없으면 붙어 있지 못하는 법이니, 이를 통해 보면 두 사람 말이 모두 옳은 게야. 그렇기는 하나 농 안의 옷에도 이는 있으며, 너희들이 옷을 벗고 있다 할지라도 가려움은 여전할 테니, 이로 보면 이란 놈은 땀내가 푹푹 찌는 살과 풀기가 물씬한 옷, 이 둘을 떠나 있는 것도 아니고, 꼭 이 둘에 붙어 있는 것도 아니거늘, 바로 살과 옷의 사이에서 생긴다고 해야겠지."
사이의 묘..
"그저 양쪽의 입장을 모두 고려하라는 식의 역지사지(易地思之) 정도로 들어서는 안 되느니라. 보다 중요한 것은 양쪽의 입장을 고려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양쪽을 고려하되 반드시 새롭고 유용한 시각을 창출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내가 서 있는 자리와 사유의 틀을 깨고 나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알겠습니다."
"이로써 한 자를 더 익혔구나."
"네, 사이 간(間) 자를 비로소 알았습니다."  182-184

"진정 두려워 해야 하는 것은, 바로 네가 스스로를 잊는 것이다."(아버지가 아들 지문에게 한 말)  196

천하에서 가장 친밀한 벗으로는 곤궁할 때 사귄 벗이고, 우정의 깊이를 가장 잘 드러내는 것으로는 가난을 상의한 일을 꼽습니다. 아! 청운에 높이 오른 선비가 가난한 선비의 집을 수레 타고 찾은 일도 잇고, 포의(抱義)의 선비가 고관대작의 집을 소맷자락 끌며 드나든 일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렇듯 절실하게 벗을 찾아다니지만 마음 맞는 친구를 얻기는 어려우니,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벗이란 술잔을 건네며 도타운 정을 나누는 사람이나 손을 부여잡고 모릎을 가까이하여 앉은 자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벗이 있고,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으나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벗이 있습니다. 이 두 부류의 벗에서 우정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박제가의 문생 연수의 글)  202

"세상에 이름을 날리고 싶었다. 벼슬을 얻어 내 재주를 좋은 일에 사용하고 싶었다. 부질없는 욕심 때문에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고 만거야.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말이다. 그때 나는 나를 잊었던 거야. 내가 잔재주만 가진 위인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었던 게지. 지문아, 나 하나로 족하지 않겠니.."(형암 이덕무의 제자였던 아버지는 과거시험에 스승을 글로 응시했었음)  216

글을 잘 짓는 자는 아마 병법을 잘 알 것이다. 비유컨대 글자는 군사요, 글 뜻은 장수요, 제목을 적국이요, 고사(故事)의 인용은 전장의 진지를 구축하는 것이요, 글자를 묶어서 구(句)를 만들고 구를 모아서 장(章)을 이루는 것은 대오(隊伍)를 이루어진을 치는 것과 같다.
운(韻)에 맞추어 읊고 멋진 표현으로써 빛을 내는 것은 징과 북을 울리고 깃발을 휘날리는 것과 같으며, 앞뒤의 조응(照應)이란 봉화요, 비유란 유격(遊擊)이요, 억양 반복(抑揚反覆)이란 맞붙어 싸워 서로 죽이는 것이요, 파제(破題)한 다음 마무리하는 것은 먼저 성벽에 올라가 적을 사로잡는 것이요, 함축(含蓄)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늙은이를 사로잡지 않는 것이요, 여운(餘韻)을 남기는 것은 군대를 정돈하여 개선하는 것이다.(지문이 과거 시험장에서 쓴 글, 제출하지 않고 버렸으나 연암의 지인이 시험관이라 주워서 연암에게 줌)  228

"하나만 물어보자. 어떻게 글을 병법에 비유할 생각을 하였느냐?"
"과장에 들어가기 전 병사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구령에 맞추어 대오를 만들고 흩어지고, 그러기를 반복하더군요. 처음에는 병사들의 움직임이 어설프다 싶었는데, 연습이 거듭될수록 일사불란해졌습니다. 그걸보고 있노라니 문득 글도 병볍과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병법을 잘 하는 자는 버릴 만한 병졸이 없고, 글을 잘 짓는 자는 가릴 만한 글자가 없다. 말이 간단하더라도 요령만 잡으면 되고, 토막말이라도 핵심을 놓치지 않으면 험한 성이라도 정복할 수 있는 법이지. 그러므로 글쓰기는 곧 병법이니라."
잠시 지문을 노려보뎐 연암이 말을 덧붙였다.

"네가 허투루 배우지는 않은 듯하구나. 가르친 것들을 제법 나름대로 체득한 듯 여겨진다 그래, 글자는 군사요 글 뜻은 장수라 했는데, 그건 무슨 의미더냐?"
"군대는 지휘하느 ㄴ장수가 있어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군사의 수가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지휘 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으면 제대로 운용되지 않습니다. 글도 마찬가지라 생각 했습니다. 글자만 늘어놓는다고 해서 글이 되지는 않습니다. 명확한 주제를 가지고 글을 전개해야 제대로 된 글이 완성됩니다."

"제목을 왜 적국(敵國)이라 했느냐?"
"전쟁을 하는 목적이 적국에게 승리하기 위해서이듯 글을 쓰는 것 역시 결국 제목, 즉 문제와의 대결이라 생각했습니다. 문제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한 뒤에 공략할 방략을 연구해야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고사의 인용을 전장의 진지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한 뜻은?"
"진지를 구축하는 목적은 보루를 만들어 안정적으로 싸우기 위함입니다. 고사란 이미 역사적으로 드러난 사실들입니다. 그런 만큼 고사를 사용하면 사람들의 신뢰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사마천이 즐겨 썼던 방법이기도 하다. 좋다. 그럼, 글자를 묶어서 구를 만들고, 구를 모아서 장을 이루는 것은 대로를 이루어 진을 치는 것과 같다고 한 것은?"
"질서 정연한 군대가 전쟁에서 이기는 법입니다. 논리 정연한 글, 글자 한 자 핝 자가 제자리에서 제 역할을 할대 그 글로써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습니다."

"운에 맞추어 읊고 멋진 표현으로써 빛을 내는 것은 징과 북을 울리고 깃발을 휘날리는 것과 같다고 한 것은?"
"징과 북, 그리고 깃발은 군사들을 독려하는 데 꼭 필요한 것들입니다. 운율과 표현도 마찬가지입니다. 짐짓 무시하기 쉬운 요소들이지만 제대로 사용하면 글에 빛을 더해줍니다."

"앞뒤의 조응이란 봉화라, 이것은 또 무슨 의미인고?"
"봉화는 봉우리와 봉우리를 불빛으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조응도 마찬가지입니다. 글의 앞에서 슬쩍 제시한 것을 뒤에서 다시 잘 설명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하면 읽는 사람은 궁금증을 가지고 글을 읽기 시작했다가 다 읽을 무렵 만족을 얻을 수 있습니다."

"비유를 유격이라 한 것은?"
"유격은 적이 알아채지 못하게 공격하는 전술입니다. 준비를 못 했으니 상대방은 당하게 마련이지요. 비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제대로 된 비유를 접했을 때 글을 읽는 사람은 감탄하게 됩니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참신한 비유를 읽었을 때는 더욱 그렇지요."

"억양 반복이란 맞붙어 싸워 서로 죽이는 것이라는 의미는 무엇이냐?"
"전장에서 상대방과 맞닥뜨리게 되면 어느 한 쪽은 죽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내가 죽지 않으려면 상대방을 완전히 죽여야 하지요. 억양이란 처음에 눌렀다가 나중에는 놔주는 기법입니다. 즉, 반복하되 효과를 달리하여 반복해 읽는 사람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것이지요. 읽는 사람은 그 반전의 묘미에 끌려 완전히 글에 제압되는 것입니다."

"파제한 다음 마무리하는 것은 먼저 성벽에 올라가 적으 사로잡는 것, 이것의 의미는?"
"전쟁을 시작햇으면 반드시 성벽에 올라가 적을 사로잡아야 합니다. 파제는 글의 서두를 말하는 것입니다. 시선을 끄는 문구로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을 잡는 것, 즉 글의 마무리도 중요하지요."

"함축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늙은이를 사로잡지 않는 것, 이것은 무슨 뜻이냐?"
"전쟁터에서 노인을 잡는 것은 번거로운 일입니다. 오히려 노인을 놓아줌으로써 상대반을 교란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함축이란 그런 것입니다. 별 의미 없어 보이나 실상은 대단한 의미가 숨어 있지요. 그냥 읽으면 모르되 자세히 읽으면 의미를 파악하고 '이것이로구나!' 무릎을 치게 되는 것입니다."

"여운을 남기느 것은 군대를 정돈하여 개선하는 것이다. 이것은 무슨 의미냐?"
"군대의 개선은 사실 의미없는 절차입니다. 전쟁은 이미 끝이 났으니까요. 하지만 개선을 통해 승리를 되새김질하게 되는 장점이 있지요. 여운도 그렇습니다. 글이 끝난 뒤에도 읽은 사람이 아쉬워하며 다시 보게 되는 것, 두 번 세 번 즐기는 것, 그것이 바로 여운입니다."

"훌륭하구나. 그런데 네가 지금 말한 것들은 다시 몇 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구나. 이를테면, 이치(理致)와 혜경(蹊逕)과 요령(要領)밑에 넣을 수 있지 않을까."
지문은 연암의 말을 어렵지 않게 알아차렸다. 이치는 전체 틀을 말하는 것이리라. 또한 혜경은 지름길이니 구성 장식을, 요령은 세부 표현을 일컫는 것이리라.  229-233



여기서부터는 연암의 아들 종채가 단락의 끝에서 늘 정리하던 부분을 모았다.


정밀(精密)하게 독서하라.  73
관찰(觀察)하고 통찰(通察)하라.
어항 속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려면 어항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그러나 물고기에게 어항밖으로 나오는 일은 목숨을 건 모험이었다. "그래도 나와야지."  115
어항은 곧 책이다. 책을 꼼꼼하게 읽었다면 다음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관찰하고 바라보아야 한다. 그래야만 책이 말하는 의미를 명확하게 짚어낼 수 있다.
세상이라는 책도 마찬가지다. 그게 바로 약의 원리다. 약을 알고 난 뒤 넓고 깊게 반복하다 보면 불현듯 통찰의 순간이 온다. 개인의 좁은 안목과 시야가 확장되면서 보편적인 사물의 이치가 드러나는 것이다. 그렇게 오의 단계에 이르면 비로소 그 사물에 대한 글을 쓸 수 있다. 관찰과 통찰이 글을 쓰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사물에 대한 새로운 통찰 없이는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없다.  116
원칙을 따르되 적절(適切)하게 변통(變通)하라.  의중(意中)을 정확히 전달(傳達)하라.
독서란 책을 읽는 것이다. 그런데 증자의 제자인 공명선은 책을 읽는 대신 스스의 행동을 보고 배우는 길을 택했다. 결국 스승이란 책을 읽은 공명선은 넓은 의미의 독서를 한 셈이었다. 공명선이 택한 길이야말로 독서를 창조적으로 변통한 것이었다. 
한신도 마찬가지였다. 배수진은 병볍에서 금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신은 무턱대고 병볍을 따르는 대신 병볍의 참의미를 읽어냈다. 이것 또한 창조적인 변통의 좋은 사례다. 
글도 마찬가지리라. 남의 읜견을 아무 생각 없이 답습해서는 좋은 글을 남길 수 없다.  158
종채는 아버지의 말 하나를 어렵사리 기억해 냈다.
"사마천(司馬遷)과 반고(班固)가 다시 태어난다 해도 결코 그들을 배우지 않으리라."
사마천과 반고를 배우되, 지금 여기에 맞는 글을 써야 한다는 아버지의 다짐이 담겨 있는 말씀이었다는 것을 종채는 이제야 깨달았다.
쓰는 사람이 자신의 의중을 읽는 사람에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좋은 글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집과 독선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정밀한 글을 써야 한다.  159
관점과 관점 사이를 꿰뚫는 '사이'의 통합적(統合的) 관점(觀點)을 만들라.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것에도 제각기 합당한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글을 쓸때는 그런 측면들을 빠짐없이 다루어야 한다. 그래야 글을 읽는 사람이 편견에 빠지지 않고 의미를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잇다.
여러 측면들을 늘어 놓았으면 이제 그것들 사이를 꿰뚫는 새 관점을 만들어야 한다. 
대립되느 시각과 관점을 아우르면서도 둘 사이를 꿰뚫는 새로운 제3의 시각을 제시하는 것, 그것이 바로 통합의 논리다.  188
종체는 붓을 들어 여태까지 썼던 내용을 모두 지웠다. 한참을 생각한 뒤 표를 하나 그리고 깨달은 바를 써넣었다.

첫 번째 원리는 '법고의 묘'다. 그것은 처음 글을 쓰고자 할 때 명심해야 하는 원리일 것이다. 기초가 튼튼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듯이 법고의 묘를 익히지 않으면 진전된 글쓰기를 할 수 없다. 책을 정밀하게 읽고 대상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관찰하는 것은 법고의 묘를 익히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이다.
두 번째 원리는 '법고창신의 묘'다. 법고의 묘를 익혔으면 다음으로 법고창신의 묘를 익혀야 한다. 법고창신은 법고, 즉 옛것을 그대로 따르는 것과 창신, 즉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의 조화를 의미한다. 옛것을 따르되 변화를 수용하고, 새것을 받아들이되 옛것의 법도를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만 고루하지 않으면서도 참신한 글을 쓸 수 있다.
세 번째 원리는 '사이의 묘'다. 글쓰기 원리 중 가장 중요한 원리라 할 수 있다. 법고와 창신의 대립 및 조화는 다른 이들도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러나 대립을 극복하는 방책으로 사이에 대해 주목한 이는 흔치 않다. 이가 옷과 살 사이에서 생기듯, 두 사람으 ㅣ시선이 사이의 지점에서 교차하듯 글도 법고와 창신 사이에 자리해야 한다. 물론 어설픈 타협으로 만들어지는 중간 자리는 옳지 않다. 구별과 대립을 포섭하는 동시에 그 단계를 넘어서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그랬을 때 비로소 양분(兩分)의 논리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새로운 글쓰기가 시작된다. 그런 의미에서 사이는 법고와 창신을 넘어서는 새로운 논리가 될 수 있다.  190-191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글쓰기 수칙 11가지  238-239
 이치 : 전체 틀   1. 명확한 주제 의식을 가져라.
  2. 제목의 의도를 파악하라. 
 혜경 : 구성 방식    3. 단락 간 일관된 논리를 유지하라.
  4. 인과관계에 유의하라.
  5. 시작과 마무리를 잘하라. 
 요령 : 세부 표현   6. 사례를 적절히 인용하라.
  7. 운율과 표현을 활용하여 흥미를 더하라.
  8.참신한 비유를 사용하라.
  9. 반전의 묘미를 살려라.
 10. 함축의 묘미를 살려라.
 11. 여운을 남겨라. 

'인순고식 구차미봉(因循姑息 苟且彌縫)'
"아버지께서 만년에 가장 사랑하시던 글귀일세."
"낡은 인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눈앞의 편안함만 좇으며 임시로 변통하려 하는구나."  262
사마천의 마음에 대한 연암의 제시문에 대해 지문이 쓴글
어린아이들이 나비 잡는 모습을 보면 사마천의 마음을 간파해낼 수 있다. 앞다리를 반쯤 꿇고, 뒷다리는 비스듬히 발꿈치를 들고서 두 손가락을 집게 모양으로 만들어 다가가는데, 잡을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 나비는 그만 날아가버린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사람이 없기에 어이없이 웃다가 얼굴을 붉히기도 하고 성을 내기고 한다. 이것이 바로 사마천이 <사기>를 저술할 때의 마음이다.
"역시 기대했던 대로일세. 참으로 훌륭한 글이네. 글을 쓰는 사마천의 미묘한 마음, 그 분발심(奮發心)을 이보다 잘 표현할 글이 또 있을까 싶으이."
"과찬이십니다."
"아버지께서 정말 기뻐하시겠네."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글의 힘을 믿는 것입니다. 왜 글을 쓰게 되었는지 잊지 않고 모든 기쁨과 분노와 슬픔을 글에 쏟아 붓는 것입니다. 그런 마음 없이 쓴 글은 모두 헛것입니다. 그런 마음이 없다면 한순간 방향을 잃고 헤매게 되지요."  270


연암은 글 쓰는 사람의 자세를 알려주려 했던 것이다. 세속의 명예나 이익이 아닌 순정한 마음으로 쓴 글, 거짓된 소리가 아닌 진심으로 쓰는 글, 거짓된 소리가 아닌 진심으로 쓰는 글만이 세상과 맞설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음을 가르쳐 주려 했던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연암이 과거를 포기하고 평생토록 글을 쓰고 살면서 얻고자 바랐던 가치일 터였다.  279
 
사마천의 분발심(奮發心)을 잊지 말라.
여러 글쓰기 법칙 중에서도 이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글에 힘을 쏟지 않고 다른 것에 기대는 순간 글은 그 즉시 가치를 일고 만다.  282

Posted by WN1
,

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씨는 가수 김장훈과 독도 광고를 내면서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그리고 무릎팍도사에 출연하였고, 무한도전에서 비빔밥 광고를 제작할때 나왔었다.
내가 아는 서경덕의 내용이었다.
물론 무릎팍에서 자신의 행적들을 이야기하면서 작으나마 감동을 받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계속 한국 홍보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의 책을 통해 그가 어떻게 지금의 자리에 서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책이기에 조금은 미화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의 무한 도전 ...아니 무모한 도전이 지금의 그를 있게 했을 것이다.
이 책을 본 사람들중에 꽤 많은 수가 '이런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런 사람은 많지 않아야 하지만 소수는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표현을 들으면서 속으로는 매우 놀랬다.
그리고 함께 든 생각은 '대체로 평범한 우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미쳐 있는 사람을 부정적으로 대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긍정적으로 대하는 것도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일은 다른이가 했을때 그것을 인정하는 마음을 수치로 나타내면 얼마나 될까...
100?? 80?? 70?? 50?? 30?? ... 정확한 수치를 나타낼 수 없을지는 모르지만 위의 생각들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30도 인정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는 그가 자신의 지나온 시간들을 통해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하기위해 안간힘을 썼는지,,, 그리고 그것이 무엇을 위해서 였는지에 대해서도 썼다.
'미쳤다'는 표현은 분명 좋지 않은 어감을 가지고 있긴 하다. 하지만 어느 상황에 쓰느냐에 따라 그것은 매우 좋은 표현이 될 수 있다.
'사람은 무엇엔가 미쳐야만 하고 계속 미쳐 있어야만 한다'는 표현처럼...
책 제목 중에도 미쳐야 미친다, 1년만 미쳐라...등 좋은 의미의 미쳤다가 있다.

이처럼 저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았고, 그것에 미쳐 있기에 자신의 길이 즐거울 수 있을 것이다.
즐거워 즐거운게 아니라 그것이 힘들어도 좋기에 즐거울 것이다.
저자의 의도는 분명 자신은 어떠한 경험들을 통해 무언가를 찾았는지 보여주며 그렇기에 너도 경험하고 생각하고 부딪혀 보라는 메시지를 주는것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가 돈에 미쳐 있는 이 세상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나아가는 그렇기에 돈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만으로도 매우 고무적인 본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물론 그 외에도 그를 통해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었다.


인터넷으로 보니 해외 언론에서는 한국의 과도한 대응이 더 이상하다는 분위기였다. '일본에 정정당당하게 대응하지 않고 왜 저렇게 감정적으로 대하느냐.'면서 한국 사람을 더 의아하게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146

'모든 일에 있어서 역시 진정성을 가지고 성실하게 대하면 누구든 언젠가는 이해를 해 주는구나.' 하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155

"세계를 다니면서 개인이 어떻게 한국 홍보를 한다는 것인가?"
"돈은 어디서 생기며 어떻게 먹고 사나?"
나는 지난 15년간 한 길만을 걸어왔다. 사람마다 삶의 방식이 다르고 가는 길이 다르듯 나에게는 스스로 개척해온 인생이 있고, 또 앞으로 개척해 나가야 할 인생이 있다. 누가 봐도 내 인생이 보통 사람들처럼 평범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남들보다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나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무척 좋아하고 새로운 일을 스스로 잘 벌이는 성격이다. 사주에 역마살을 타고 났는지 무슨 일만 생기면 외국을 이웃집 나들이하듯 들락거렸다. 마치 돌아다니기 위해 일을 만드는 사람처럼 말이다. 그 일이란 것도 남들 다 하는 것 말고 나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펼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나는 늘 머리를 싸매고 다녔다. 기획을 하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그 시간이 내겐 성취감과 자아실현의 순간들이었다. 곰곰 생각해 보면 일을 만들기 좋아하는 성격은 내 유년시절과 학창시절에 시작된 것이 아닌가 싶다.  204

사회 공헌이란 것이 돈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꼭 필요한 곳에 꼭 필요한 방법으로 쓰여지도록 창의적인 방향을 제시해 줄 기획자가 필요하다.  241
세상에는 수많은 개인과 조직이 있다. 개인과 개인, 조직과 조직을 연결할 때는 몇 개의 다리를 거쳐야 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 누군가가 나서서 연결 고리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제3의 기획자가 나서서 창의적인 방향을 제시해 줄 수도 있다.  242

인생을 너무 조금하게 바라보지 말라. 젊은 시절 어느 한순간 자기가 좋아하는 일, 보람 있는 일에 열정을 바치는 것이 인생을 길게 봤을 때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다.  256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러 분야에 도전을 해보는 것이 젊은이의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257

Posted by WN1
,

'책 없인 못 살아!' 
책 제목부터 완전히 끌렸다. 제목한 보고도 책중독자의 조건이나 구분법등이 나올거라 생각하였고, 책이 무엇이어야 할지에 대한 내용을 기대하였다.
읽으면서 때론 황당하기도 하고, 때론 끄덕거리기도 하고, 때론 웃기도하고, 때론 감탄하기도 하였다.

우선 나는 책중독자가 아니었다. 굳이 따지자면 애서가(bibliophilia)에 가까웠다. 
책을 좋아한다. 그러나 책을 모으는 것에는 그다지 심열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유는 우선 금전적인 문제도 있고, 쌓을 곳의 부재도 있으며, 한동안 모아봤으나 책내용에서 실망스러운 책들은 ... 돈이 아까울 정도였으나 그렇다고 과감히 버리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삼천권쯤 모으니 둘 곳도 없어지고 결국은 박스에 넣어 여러곳에 분산시킬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은 내 주변엔 천여권의 책 밖에 있지 않다..
그러니 장서광(bibliomania)이 되지는 못한다.... 어쩌면 애서가가 되고 싶어하는 것일 수 도....

책에서는 정말 황당하리만치 독특한 내용들이 나오는데 정말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적은것일까 의문이 들 정도의 방법들도 있긴 했지만 대체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원서에서 삽화가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이 책에는 삽화가 있다. 재밌게 시도하여 책을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해 주었다. 삽화만 봐도 거의 이해될 정도였다.


책들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욕구를 채울 수가 있었다. 서가 사이의 통로를 어슬렁거리면서 책 제목을 읽어보고 책을 뽑아 페이지를 훌훌 넘겨보고는 책 표지에 감탄하면서 책 거죽을 구경했다.  13
이상해 보인다는 걸 알지만(병적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홀린 듯 걷잡을 수 없는 한결같은 열망이 책중독자의 영혼을 괴롭힌다. 한입에 두말하기로는 책을 사들이는 책중독자를 못 따라간다. 책 사들이는 걸 정당화하고 싶어 하는 책귀신들한테는 온갖 지적인 곡예와 도덕적인 요술이 '봉'이다. 나는 안다. 이 모든 걸 다 해봤으니까.  18
이런 일은 때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자기가 뭘 샀는지 기억 못하고, 헌책방에서 양팔 가득 책을 껴안고 나오고, 충분한 검토 없이 책을 사들이고, 사들인 책을 나르려면 외바퀴 손수레가 필요하면서, 정작 자기가 사는 책들을 읽을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맹세컨대 무분별한 중독자다. 이들은 책중독자, 다시말해 책을 사들이는 데 극성인 문제 있는 사람들이다.  29

삶의 온갖 경험들 가운데서 독서와 책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유익하고 교육적이고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 있는가? 책은 학식과 지성, 그리고 사회나 인생에서 좋고 적절한 모든 것을 대표하지 않는가? .... 이 끔찍한 병의 위험성을 합리화했다  32
이 병이 초기 단계일 때는 많은 장점이 있다. 아무튼 우리는 더 똑똑해질 테니까. 우리의 지평을 넓히고 시야를 확장해서 지적으로 가능한 모든 것 이 될 수 있으리라. 책과 함께한다면 지독히 취할 수 있으면서도 아침에 숙취를 느끼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기분이 더 좋으리라.  42
우리 책중독자들이 생각하는 완벽한 데이트란 이런 것이다. 두 사람이 무릎을 비추는 전등이 딸린 소파 두 개를 약간 떨어뜨려놓은 채로 앉아서 각자 다른 책을 읽는 것.  44
책중독자들은 칠색 팔색 하며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다.  46
책과도 이야기를 나눌지 모른다. 실베스트르 드 사시(Silvestre de Sacy, 19세기 프랑스의 언어학자이자 동양학자)는 "아, 내 사랑하는 책들! ..... 너의 모두를 사랑한다!"라고 부르짖곤 했다. 유진필드(Eugene Field, 19세기 미국 작가)는 "아침에 깨면 내 눈은 사랑스런 보물들이 잘 있는지 보려고 방을 더듬는다. 기분좋게 큰 소리로 '안녕, 귀여운 친구들!'이라고 하면 책들은 얼마나 사랑스럽게 나를 보고 싱글싱글 웃는지."  47-48

애서가는 책 고르는 법을 알아서, 다양하게 검토한 후 책을 늘려간다네. 장서광은 그저 첩첩이 책을 쌓아올리지, 때로는 그것을 들여다보지도 않고서, 애서가는 책을 음미하지만 장서관은 책 무게를 달거나 평가한다네.  87
장서광이 많은 책을 닥치는 대로 사거나 진귀한 책을 탐욕스럽게 찾아다닌다면, 애서가는 감수성 넘치는 자질로써 책을 고른다. 그들은 작가, 주제 또는 그 책의 어떤 다른 측면을 좋아하는경우라야 책을 산다.  90

어떤 사람은 생각하기 위해 책을 읽는데 이런 사람은 드물고, 쓰기 위해 책을 읽는 사람이 흔하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말하기 위해 책을 읽는데 이런 이들이 대다수다.  137
모든 점을 고려해볼 때 "책은 과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들은 헛되이 가득 찬 서재를 자랑하면서 텅 빈 머리를 가지고 사는 데 만족한다"고 말한 윌리엄 월러(William Waller, 청교도혁명 당시의 군인)경의 말에 공감한다.  151

책을 사는 온갖 이유 가운데 자기계발주의자들의 그것보다 더 솔직한 건 없다. 이들이 책방을 찾는 데는 기만도, 이중성도 없다. 합리화나 정당화도 없다. 모든 지출에 대해 도덕적으로 적절한지 아닌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심리 작전이나 내면에서 들끓는 목소리들의 미묘한 상호 작용도 없다.  172


사진을 클릭하면 확대화면이 나오니 확인하실분은 그렇게 보시라...





Posted by WN1
,

한국 사람은 누구나 천원짜리 지폐를 알고있다. 
그 앞면에는 퇴계 이황과 명륜당 그리고 매화, 뒷면에는 도산서원이 그려져 있다.
한국인의 특징 중에 하나는 액수가 큰 지폐가 더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특성에 의해 오천원권의 율곡 이이에 대해 더 생각을 하려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또한 우리는 학교에서 퇴계와 이이의 이론에 대해 배우면서 이이의 이론에 더 비중을 싫는 외우기 공부를 해왔기에 더더욱 퇴계의 삶이나 철학에 대해서는 관심이 덜한 듯 하다.
액수에 따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우리는 세종대왕보다 신사임당을 더 중요한 사람으로 기억해야 한다는 논리가 서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그리 찬성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듯 하다.
액수야 어떻든 이런 지폐에 오른 인물이라면 마땅히 우리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연히 발견하게 된 책이다. 퇴계 이황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에 대한 책을 가끔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이라 이 책이 눈에 잘 띄었나 보다.
퇴계에 관해서 최근에 읽은 책은 '함양과 체찰'이었다. 물론 지금의 블로그를 만들기 전에 읽었던 책 중에 몇 권이 더 있었다.
그의 생각의 깊이와 마음의 씀씀이가 보통의 사람과는 다르다. 
그는 3명의 왕에게 인정을 받았고, 벼슬을 하사 받았지만, 자신의 공부와 덕과 인을 위해 조용히 물러나기를 여러번 이었다.

사람이 권력의 힘을 맛보면 그 맛에 중독되어 절대 버릴 수 없다는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늘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이 나아갈 길을 바라보았다.
그는 늘 자신을 낮추고, 그렇기에 정진해야 함을 스스로에게 강조하였다.

이 책은 퇴계 선생이 말하는 공부에 대한 내용들을 정리하였는데, 재밌게도 소설 형식을 빌려와 전개해 나갔다. 
읽기도 쉽고, 내용의 핵심을 정리해 주고 있어 이해도 쉬웠으며, 철학적인 사유를 해보기에도 어렵지 않게 해 주었다.

퇴계 이황은 유학자 이다. 그렇기에 공자말씀에 근거한 생활을 하는데, 그를 높이 사는 이유는 그것을 자신의 깊은 사유로 재해석하여 적용하고 실생활에서 나타냈기에 그러하다. 
그가 말하는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첫째날, 배움의 싹이 돋아나다.
나이가 많은 것은 공부를 시작하는 데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배움은 마치 닿지 못하는 것처럼 하며, 잃어버릴까 안달하듯 해야 하느니'라는 구절이 <논어>에 나옵니다. 스스로 안달복달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공부를
잘할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이런 구절도 있습니다. 조급해하지 않으면 열어주지 않고, 말로 표현하려 이쓰지 않으면 퉁겨 주지 않는다. 그러니 스스로 공부하고 싶어 조급해하고 안달복달하는 그대 같은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공부할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34
미욱하다는 말을 방패삼아 대충대충 할 뿐 열심히 하지도 않는 사람이 정말 문제인 것입니다.  36
공부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요?
바로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아는 일입니다.
무작정 남의 뒤꽁무니만 따라하는 공부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나는 왜 책을 들고 오랜 시간을 견뎌내야 하는가, 왜 나는 농사나 고기 잡는 일이 아니라 공부를 하는가의 이유를 마음 깊은 곳에서 분명히 깨닫고 정리한 뒤에야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41
우주와 인생의 이치를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깨닫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하는 진정한 이유가 되겠지요. 공부는 단순히 남에게 자랑하고 풍족히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란 말씀입니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삶의 이치를 깨닫고 그 깨달음대로 평생을 살아가는 지난한 과정이라는 사실
선생은 꾸준히 공부하면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45
독서가 산놀이와 비슷하다 하지마는 
이제 보니 산놀이가 독서와 꼭 같아라.
공력을 다할 때는 아래로부터이고
얕고 깊음 아는 것도 모두 자기에게 달린 게지.
일어나는 그름 바라보며 오묘한 이치를 알아채고
물줄기의 근원에 이르러시초를 깨닫는다네.
공부는 순서를 밟아 차근차근 하는 게 중요하며,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해야 하는 것임을 가르쳐주는 게 이시의 골자였다.  56
공부에는 비법은 없습니다. 당연한 것들을 꾸준히 하는 방법만이 있을 뿐입니다.
첫번째로 공부는 질문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학문(學問)이란 문학(問學). 그러니까 궁금한 것을 묻는 것입니다.
궁금하지 않으면 공부는 결코 시작되지 않습니다.
<중용>에 보면 '순은 크게 지혜로운 자다. 순은 묻기를 좋아하고 평소의 일상적인 말들을 곰곰이 살피길 좋아한다.' 순은 성인이지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58
두번째로 말씀드릴 것은 스스로 한계를 두지 말라는 것입니다.
제자 염유가 능력부족 이라 말할때, 공자는 "힘에 부친다는 것은 힘껏 달리다가 쓰러질때나 할 수 있는 말이니라. 그런데 자네는 제대로 달려보지도 않고 미리 안 된다고 마음속으로 선을 긋고 있구나."
못난 것을 막는 데에 부지런함보다 나은 것은 없는 법입니다.  59
세번째로 스승을 찾아 헤매지 말라는 것입니다. 공부에 생각이 없는 이들이 흔히 스승 탓을 하고 책 탓을 하는데, 공부에 뜻만 있다면 스승은 우리 주위 어디에든 있습니다.  60
대다수의 사람들은 본성을 자연스럽게 발현하며 살지 못합니다. 
마음이 더러운 찌꺼기로 덮여 깨끗한 본성을 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본래의 길을 따라 막힘없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경지, 그것이 바로 퇴계의 공부가 추구하는 것입니다.  62
공부란 우리가 이 세상을 올바로 살아가기 위해 꼭 익혀야 할 삶의 기술입니다.  64

첫째 날의 가르침
도대체 공부는 왜 하는가
삶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서다. - 과거에 급제해 입신양명하거나 남들에게 자랑하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 우주와 인생의 이치를 통해 어떻게 살아갸 할지를 깨닫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하는 진정한 이유다.
삶을 위한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다. - 재물을 모으고 도구를 만드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듯 삶을 살아가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공부란 우리가 이 세상을 올바로 살아가기 위해 꼭 익혀야 할 삶의 기술이다. 그러니 얼마나 어렵겠는가. 사는 동안은 다 이루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삶의 기술로서의 공부다.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침
항상 안달복달하라. - 배움은 마치 닿지 못하는 것처럼 하며, 잃어버릴까 안달하듯 해야 한다. 결국은 졸라대는 놈에게 떡이라도 하나 더 주게 되는 것이다.
모르면 물어라. - 학문(學問)은 문학(問學)이다. 잘 묻는 사람, 모르는 게 많아 질문이 많은 사람이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것이다. 순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순은 묻기를 좋아하고 평소의 일상적인 말들을 곰곰이 살피길 좋아했다. 순의 예를 따라야 한다.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마라. - 힘에 부친다는 것은 힘껏 달리다가 쓰러질 때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제대로 달려보지도 않고 안된다고 미리 마음속으로 선을 그어서는 안 된다. '요순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인데 난들 요순이 되지 말란 법은 없다'는 당찬 마음으로 공부를 해야 한다.
스승 탓, 책 탓을 하지마라. -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 스승 탓, 책 탓을 하는 법이다. 현명한 이를 보면 어깨를 겨루려 힘쓰고, 현명하지 못한 이를 보면 안을 돌아보아 스스로를 살핀다. 그런 마음이라면 하루하루 만나는 모든 사람과 모든 순간이 공부 아닌 것이 없다. 


둘째 날, 공부의 잎이 무성해지다.
어느 정도 공부에 눈뜬 이들, 그러나 벽에 부딪혀 난감한 상황에 처한 이들을 위한 지침을 알려드린다 했었지요?  101
닭이 알을 부화시키는 방법은 오직 한 가지 뿐입니다. 부화될 때까지 쉼 없이 품고 있는 것입니다.  102
아무리 해도 나아지는 게 느껴지지 않아 속이 터질 지경이지요. 포기의 유혹도 따릅니다. 바로 그때가 중요합니다. 힘들더라도 쉬지 않고 공부에 매진해 그 고비를 무사히 넘기면 그 뒤로는 고통스럽기는 커녕 날로 거울이 밝아지는 듯한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것입니다.  105
예란 본래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한 것이니라. 사람에게 해가 된다면 그것은 결코 좋은 형식이라 할 수 없지.  115
고비를 넘겼다면 이제 공부를 즐길 차례입니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거워하는 것만 못합니다.  123
공부의 최종 단계는 즐기는 단계입니다.  124
<중용>에 '천하국가는 고르게 할 수 있고, 높은 벼슬도 사양할 수 있고, 서슬 퍼런 칼날도 밟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중용은 불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바로 너의 마음이란 뜻이다. 너의 마음을 제대로 갖추면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수기(修己,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음)와 치인(治人,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중 중요한 것은 수기이다. 그렇다고 치인을 나 몰라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  128
아침저녁으로 책읽기에 몰두하고, 경전을 제대로 해석해낸다 해서 과연 공부를 잘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네. 공부를 하고도 사람을 사랑할 줄 모른다면 그건 공부를 제대로 한 것이 아니네. 자기가 서고 싶으면 남도 세워주고, 자기가 알고 싶으면 남도 깨우쳐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인의 마음, 사랑의 마음, 공부한 자의 마음일세.
자네는 지금 인의 마음을 자기고 있는가? 자네 주변에서 능히 취할 수 있는가?  142

둘째 날의 가르침
공부하다 벽에 부딪힌 이들을 위한 지침
닭이 알을 품는 것을 기억하라. - 공부는 닭이 알을 품고 있는 것과 같다. 힘들다고 잠시라도 쉬거나 서두른답시고 뜨거운 물에 담가버리면 알은 부화하지 않는다. 결국 공부하다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쉬지 않고 꾸준히 계속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거울은 닦을수록 깨끗해진다. - 거울은 처음 닦을 때가 가장 힘든 법이다. 두 번째, 세 번째 닦을 때에는 처음보다 덜 힘들뿐만 아니라 조금의 노력으로도 거울을 더 밝게 만들 수 있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낑낑거리며 한계를 넘고 나면 그 뒤로는 훨씬 쉬워진다.
공부의 단계를 알아라. - 아는 것은 좋아하는것만 못하고, 좋아하는것은 즐거워하는 것만 못하다. 공부에는 아는 단계와 좋아하는 단계와 즐거워하는 단꼐가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현재 단계뿐만 아니라 앞으로 갈 길이 어디인지를 분명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자신을 위한 공부를 하라. - 공부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위기지학(爲己之學)과 위인지학(爲人之學)이 그것이다. 전자는 자신을 위한 공부이며, 후자는 세상에서 활용하기 위한 공부이다. 위기지학을 해야 한다는 것은 공부해서 무엇이 되어야겠다, 하고 고민 하는 게아니라 자기 자신의 내면과 성정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위기지학이 되어야 세상에 나가도 중심을 잃거나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는다.

공부한 사람의 마음가짐은 어떠해야 한는가
공부를 제대로 한 사람은 잘못을 지적받아도 화를 내지 않는다. - 사람은 오직 배우지 않았기에 스스로 부족한 것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부족한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잘못을 지적 받으면 화를 내는 것이다. 공부한 사람은 스스로 부족한 것을 금방 깨우치므로 잘못을 지적받아도 화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사람의 지적을 들으면 그 말을 마음에 새기고 자신을 바로 잡는 거울로 삼는다.
공부를 한 사람은 남을 배려한다. - 자기가 서고 싶으면 남도 세워주고, 자기가 알고 싶으면 남도 깨우쳐주는 것, 그것이 바로 인의 마음이다. 공부를 한 사람은 바로 그 인의 마음을 갖추게 된다. 공부한 사람이 세상에 필요한 이유다.
정식으로 배우지 못했어도 잘 배운 사람이 될 수 있다. - 지혜로운 이를 지혜롭게 여기고, 부모를 섬김에는 온 힘을 다하며, 임금을 섬김에는 온몸을 바치고, 벗을 사귐에는 말에 미쁨이 있다면 그사람은 비록 베우지 못했더라도 실제로는 잘 배운 사람이다. 결국 공부가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 그 공부는 말짱 헛것이라는 뜻이다.


 셋째 날, 열매로 주위를 이롭게 하라.
다른 이들의 고통을 모른 체하고서는 공부를 제대로 했다고 말 할 수 없다.  178
퇴계의 공부는 살아 있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생명의 의미를 아는 참된 공부였다.  182
<성학십도(聖學十圖)>
제9도인 '경재잠(敬齋箴)'은 주자께서 자신의 방인 경재에 붙여두고 스스로 경계한 글로써, 지두(地頭)공부, 곧 처한 상황에 따라 해야 할 공부를 나열한 것입니다. 여기에서의 공부란 경 공부입니다. 마음이 몸의 주재라면, 경은 마음의 주재입니다. 그러니 경 공부란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다잡는 집중의 공부를 말하는 것이지요.
경 공부는 어떤 방법으로 하는가.
첫 번째로 '주일무적(主一無敵)'이 있습니다. 단 하나를 붙들 뿐, 딴 데로 가지 말라는 뜻입니다. 
대충하는 경우 눈은 글자를 읽되, 마음은 이미 다른 곳에 가 있는 것입니다.
한 번에 하나씩, 온전히 다 끝낸 후에야 다른 공부를 하는 것이 바로 주일무적입니다.  185
두 번째로 말한 것은 '정제엄숙(整齊嚴肅)'은 자세를 가다듬고, 마음을 엄숙하게 가지라는 의미였다. 
세 번째로 '상성성법(常惺惺法)'은 말 그대로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
'잠시라도 틈이 나면 만 가지 사욕이 일어나, 불길 없어도 뜨거워지고 얼음 없어도 차가워진다'는 구절이 이에 대한 근거가 될 듯싶다.  186
마지막 방법은 마음을 수렴하여 한 물건도 용납하지 않는 것, '기심수렴 불용일물(其心收斂 不容一物)'이었다.  187
이번에는 제10도인 '숙흥야매잠(夙興夜寐箴)'

경재잠이 상황에 따른 공부라면 숙흥야매잠은 시분(時分)공부, 곧 일상에서 시간에 따른 공부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중용>에 '군자는 홀로 있을 때 삼간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숙흥야매잠에서 말하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홀로 있을 때 삼간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이른바 '신독(愼獨)'이란 것이다. 도란 잠시라도 떠날 수 없는 것이니 남이 볼 때와 남이 보지 않을 때의 행동이 다를 수는 없는 법이다.  188
무턱대고 행하는 데만 치우칠 게 아니라 나라는 존재에 대한 깨달음, 그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한 깨달음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뜻.  191
공부는 근본적으로 나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어야 한다.
충서(
忠恕)가 무엇인가?  충은 바로 마음의 중심이고, 서는 나의 마음과 같다는 뜻일세. 그러므로 충서는 내가 깨달은 마음의 중심을 그대로 남들에게 행하는 것일세. 그렇게 되어야 진정한 이일분수를 실천하는 것이고.  192 
누구나 집안 식구에게는 바라는 게 많은 법이네. 집 밖에서는 대범한 군자로 지내다가도 집 안에서는 조그만 일에도 화를 참지 못하는 것이 바로 그러한 이유일세. 이 모두가 공부가 덜된 탓이네. 감정에만 치우쳐 인이 무엇인지는 생각도 못하게 되는 것이지.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정성을 다해 대해야 하는 법일세.  197
선생(퇴계)은 주위 사람들의 작은 일 하나하나를 모두 머리에 담아두는 것은 물론, 어떻게 하면 그 일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지까지도 쉼 없이 고민했다. 선생이야말로 단순히 공부를 가르치는 스승이 아니라 인생의 스승이었다.  200

셋째 날의 가르침
일상에서 간단없이 이루어지는 공부
매순간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 집중하도록 하라. - 마음을 다잡는 공부, 곧 경 공부에는 네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주일무적(主一無敵)'이다. 단 하나를 붙들 뿐, 딴 데로 가지 말라는 뜻이다. 분명 책을 읽었는데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책을 읽으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거나 그 뒤의 내용을 예단하느라 바빠 주일무적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번에 하났기,나가 다 마무리된 후에야 다른 공부를 하는 것이 바로 주일무적이다.
둘째는 
'정제엄숙(整齊嚴肅)'이다. 정제엄숙은 자셀ㄹ 가다듬고 마음을 엄숙하게 가지라는 의미로, 의관을 정제하라의 '정제'와 엄숙하게 하라의 '엄숙'이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는 외부를 가다듬는 형식적인 면 또한 중요하다. 옷 입는 것이나 자세를 바로잡는 것과 같은 사소한 행동들이 결국은 다 마음을 다잡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준다.
셋째는 
'상성성법(常惺惺法)'이다. 이것은 말 그대로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모든 순간에 깨어 있어야 미묘한 변화까지 눈치 채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
넷째는 마음을 수렴하여 한 물건도 용납하지 않는 것으로, 
'기심수렴 불용일물(其心收斂 不容一物)'이다.
공부는 따로 시간을 정해두고 하느 것이 아니다. - 매일 매순간, 모든 상황에서 공부 아닌 것이 없다. 경재잠은 상황별 공부법이며, 숙흥야매잠은 시간별 공부법이다. 
공부는 일상에서 '
충서(忠恕)'의 마음으로 드러난다. - 충은 내 마음의 중심을, 서는 나의 마음과 다른 이의 마음이 같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충서는 내가 깨달은 내 마음의 중심을 그대로 남들에게 행하는 것이다. 물아일체, 이일분수가 바로 충서에서 비롯된다. 


넷째 날, 씨앗이 되어 돌아가다
진정으로 안다고 하는 것은 문장의 의미를 아는 걸 넘어서 내 일상 자체가 배운 대로 행해질 때 가능한 것이야.  219
돌석아, 공부하는 데 있어, 아니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인지 아느냐?  마음을 한결같이 지니는 일이 가장 어려운 일이니라.  220 
("돌석아, 거울을 바꿔 닦자고 한 것은 바로 너겠지?"
 "죄송합니다."
 "죄송하긴, 그런데 왜 그랬느냐?"
 "아가씨가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저야 뭐 늘 하는 일이니까요."
 "지금의 그 마음, 영원히 잊지 말거라."  106 )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니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돌석아 네가 천연대에서 우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세상이 너를 알아주지 않으니 정말 섭섭하고 힘들었겠지. 하지만 너의 존재는 너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란다.  227

넷째 날의 가르침
공부의 핵심은 무엇인가
미련함으로 장애를 돌파하라. - 재능 있는 사람이 아니라 미련한 사람이 제대로 된 결실을 맺는 법이다. 선생은 고루병폐인임에도 공부에 몰두함으로써 오늘날의 선생이 되었다. 재능이 아닌 미련함과 끈기로 공부를 해라.
공부는 일상에서 쉼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 연비어약은 실은 공부를 하되 미리 기대하지도 말고, 잊지도 말며, 억지로 하지도 말라는 것과 같은 뜻이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솔개와 물고긱가 공부의 본보기다. 그들은 욕심도 부리지 않고 쉬지 않ㅎ고 날고 뜀으로써 저에게 주어진 역할을 평생에 걸쳐 자연스럽게 해낸다. 공부는 그렇듯 일상에서 잠시도 쉼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는다. - 배운다는 것은 자기에게 있는 것이고, 알아주지 않는 것은 남에게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에게 충실하다면 화를 낼 이유가 없다 화를 낼 동안 서안 앞에 앉아 한 자라도 더 공부를 하는 것이 옳다.

퇴계가 이함형을 집으로 보내면서 집 대문앞에서 열어보라고 한 편지.
[들으니 그대 부부가 화합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무슨 이유로 그리 불행한 일이 일어났는지 나는 잘 알지는 못하네. 선생으로서 한 마디 하자면 그데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네. 여자의 성품이 좋지 못해 스스로 소박을 자초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남편의 잘못일 가능성이 크네. 남편이 항상 자신을 반성하고 잘 보살펴주면 부부의 도리를 잃고 가정이 파괴되는 끔찍한 지경에는 이르지 않는 법이란 말일세. 여자는 한 번 시집가면 오직 남편만을 의지하고 살아야 한다네. 그런데 어찌 정과 의리가 맞지 않는다고 길 가는 사람처럼 대할 수 있겠는가. <대학>에서 이르기를 '자기에게 잘못이 엇는 연후에 남의 잘못을 나무란다'고 하였네.
내가 겪은 결혼 생활을 예로 들어보겠네. 부끄럽지만 나는 결혼 생활을 그리 잘 꾸리지 못했다네. 장가를 두 번 갔으나 아내와 마음이 맞지 않은 탓에 한결같이 불행했네. 그래도 그러 애써 잘 지내려고 노력하며 살아온 것이 십 수 년, 그 사이 더러 마음이 흔들리고 번민과 고뇌로 견디기 어려운 때도 없지는 않았네. 그러나 그렇다고 어찌 인정을 돌릴 수 있겠는가. 어찌 내 마음대로 인간의 도리를 소홀히하여 홀로 계시는 어머니로 하여금 근심하도록 하겠는가.
후한의 질운이라는 사람이 '아내와 부부의 도리를 어겨 자식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자는 실로 진리를 어지럽히는 사특한 자이다'라고 말하였네. 자네는 마땅히 거듭 깊이 생각하여 고치도록 하게. 그럼에도 끝내 고치는 바가 없다면 공부를 해서 무엇하며, 실천하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부디 이 늙은 이의고언에 귀를 기울여주게나.]  240-241

공부를 한다는 것은 존재으 의미를 찾으려 바동거리다가 마침내 그 의미를 깨닫고 무릎을 치며 기뻐하다. 나중에는 스스로 그 존재 자체에서 멀어져 영원으로 향하는 것이 아닐까. 물아일체라고 부르는 것은 아닐까.
공부의 귀결점은 인생에 질문을 던지고, 인생의 의미를 배웠다가, 나중에는 다 놓는 것을 배우는 데 있느 것은 아닐까.  246

Posted by WN1
,

사람은 왜 배우는가 ?
인간의 두뇌는 과거에 일어난 일이나 얻은 지식을느 정도는 잊어버리게끔 되어 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인산의 두뇌는 과거에 습득한 것의 극히 일부밖에억해 내지 못한다. 
그런데 왜 사람은 고생해서 배우고,
지식을 얻으려 하는가?

책의 첫 페이지의 내용이다.
이 책은 꽤나 유명한 책이다. 수학에서의 노벨상에 해당하는 필드상을 수상하였고, 하버드 교수로  생활하기도한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자서전이다.
자서전의 제목이 학문의 즐거움이라 붙인 이유는 그가 쓴 내용이 천재적인 사람의 일생도 아니고 뛰어난 특징이 있어서가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노력을 담고 있고, 그 노력들을 통해 자신이 얻게 된것들과 자신이 어떻게 그리고 누구에게서 얻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 적고 있다.

책을 읽으며 참 많은 곳에 줄을 그었다.
그만큼 그도 평범한 사람이며, 노력을 하면서 얻게 된것들이기에 더욱 마음에 와 닿았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그는 일본인과 미국인들과의 의식과 문화 사고방식 가치관의 차이를 설명하며 모두 일장일단이 있지만 현재에 부족한 것들에 대해서는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기술하였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정말 젊은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 이상은 읽어봐야 할것이라 생각한다.
 한 번이 아니라 한 번 이상 읽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공부가 즐거울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에 적용하면 공부도  즐거울 수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자라온 환경들과 과정들을 통해 즐거울 수 없는 공부를 어떻게 즐길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기록하였다.
분명 평범한 사람으로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열정을 어떻게 나타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머리말
사람은 왜 배우는가? 
나는 '지혜'를 얻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싶다. 배워 나가는 과정에서 지혜라고 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살아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9


1장 배움의 길 
꿈이란 참으로 이상한 것이다. 실현하기에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그것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으면 은연중에 꿈을 이루어 보려고 하는 힘이 생기거나, 또 그런 꿈을 가지고 잇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이 가치있어 보이기도 한다.  16
나는 기회 있을 때마다 젊은 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다. "창조하는 인생이야말로 최고의 인생이다."  22
창조하려면 먼저 배워야 한다. 이것은 비단 학문의 세계에만 한정된 말은 아닐 것이다.  23

책을 통해 위인의 삶을 접하는 것은 젊은이들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 못지않게 생활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 예를 들면 부모나 친구 가운데서도 소중한 인생의 스승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26

성장기에 있는 한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친근하고 구체적인 어른의 모델은 부모님이다.  27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주는 부모가 자식들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친다고 생각한다.  28
좋든 나쁘든 간에 부모는 자식에게 있어서 어떤 교과서에도 씌어져 있지 않은 살아 있는 본보기이며, 자식들은 무의식중에 부모의 인생관에서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그 누구보다도 가까운 부모의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무언가를 의식적·적극적으로 배우려고만 한다면훗날 인생을 뒷받침해 줄 소중한 것들을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32

<스폭(Spock) 박사의 육아서>에서는 '아이들의 성장에는 절대적으로 자기 편에 서 주는 사람이 가까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  35
무엇을 생각하든지 생각하는 그 자체가 뜻있고 가치가 있다.  38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항상 가까운 곳에서 존경할 만한 인물을 찾았고, 그 사람에게서 무언가를 배우려고 해 왔다.  40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해서 무엇이든지 무분별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모든 것을 깊이 생각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긴 인생에서 깊이 생각하애 하는 때가 몇 번 있게 마련이다.  43
어려움이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이때야말로 깊이 생각하는 힘이 요구된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써야 좋을지 전혀 알 수 없을 때, 혹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을 때,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깊은 사고력뿐이라고 생각한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지금이다' 하는 바로 그때에 더욱 깊이 생가할 수 있는 힘, 그러한 소양을 키우는 것은 부모님 곁을 떠나기 전에 반드시 길러야 하는 일이다.  44

공부하는 과정에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살아가는 데 있어 대단히 중요한 지혜라는 것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이 지혜가 만들어지는 한 공부한 것을 잊어버린다고 하더라도 그 가치는 여전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배우는 것은 낭비가 아니다. 그러므로 많이 배우고 많이 잊어버리고, 다시 많이 배우라고 말하고 싶다.  46
인간의 두뇌는 기억한 것의 극히 일부분밖에 끄집어내지 못한다. 그러나 뇌에 수많은 정보를 축적하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따라서 사람은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뇌에 축적한 후에 끄집어 내지 못할 뿐' 이라고 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47
'지혜의 깊이'는 공부를 통해서만이 비로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지 않은 사람의 두뇌는  인간 특유의 폭넓은 사고의 훈련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깊이 생각하는 힘, 즉 '지혜의 깊이'가 키워지지 않는다.  50
여기서 말하는 공부는 학생들이 하는 공부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것이다. 누구든 자신이 하는 것, 관심잇는 것에 대해 알고자 하는 모든 과정이 공부일 것이다. 이것은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듣거나, 아니면 실제 자신이 몸소 체험하는것 까지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생각하는 유형을 두 가지로 나누면, 짧은 시간에 결론을 내리는 형과 오랫동안 시간을 갖는 형.
현재의 중·고등학교 교육 환경은 후자에 해당되는 '오랜 시간 숙고하는 사고 방식'을 충분히 훈련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불행하고 불완전한 교육이다. 장시간 동안 생각하는 훈련이 안 되어 있는 사람은 깊이 생각할 수가 없다. 따라서 '지혜의 깊이'도 키워지지 않는다.  52-53
수학은 원래 '추상성', '보편성', '일반성'이 상당히 많이 요구되는 학문이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일정한 룰만 지키면 자기의 세계를 자유롭게 구축할 수 있는 학문이기도 하다. 집합론의 창시자로 유명한 독일의 수학자 칸토어(G. Cantor)는 '수학의 본질은 그 자유성에 있다.'라고 했다. 정해진 룰만키면 명예나 지위, 경제성, 정치성과 같은 것에 속박받지 않는 자유로운 학문이라는 것이다.  54
나는 문제를 해결하기까지에는 남보다 더 시간이 걸리지만 끝까지 관철하는 끈기는 뒤지지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한 시간에 해치우는 것을 두 시간이 걸리거나, 또 다른 사람이 1년에 하는 일을 2년이 걸리더라도 결국 하고야 만다.
이러한 신조가 몸에 배어서인지 나는 한 가지 문제를 택하면 처음부터 남보다 두 세 배의 시간을 들일 각오로 시작한다.  57

보통 사람의 인생은 직선적이라기보다 우여곡절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되풀이되는 시행착오는 절대로 낭비가 아니다.  69
불교에서 '인연(因緣)'이라는 말이 있다. '인'이라는 것은 '근원'이라는 뜻으로 내적인 것이다. 이 내적인 '인'에 대해서 외적인 것이 '연'이다. 내적인 조건인 '인'과 외적인 조건인 '연'이 결합해서 모드것이 생겨나고, 이 결합이 해소됨으로써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이다.
한 인간의 삶은 인연에 지배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부모에게서 이어받은 것, 가까운 친구에게서 배운 것, 또 몇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체험적 지식 등이 눈에 보이지 않는 덩어리로 자기 자신 속에 축적되어 '인'을 만든다. 그 '인'이 '연'을 얻어서 그 사람의 희망이 되고 행동이 되고 결단이 되고  길이 만들어진다. 지금까지의 나 자신을 돌이켜 보면 그렇게만 느껴진다. 
살아 있다는 것은 부단히 무엇인가를 배우고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바로 그 배우고 노력한 것이 인생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절실히 하게 된다.  69-70


2부 창조의 여행
배움에는 고통과 함께 기쁨이 있다. 배움이 괴로움의 연속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배워 나가는 과정에서 배움의 기쁨을 가끔씩은 맛볼 것이다. 단지 배우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너무 많기 때문에 기쁨이나 만족감이나 행복감을 느끼기 어려울 뿐이다.  73

경쟁의식을 가짐으로써 노력해야 할 목표의 초점이 보다 선명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먼저 상대방의 우수성을 솔직히 인정하고 있어야 한다. 상대를 인정하고 더 나아가 존경심까지 갖는다면 단적으로 말해서 상대가 성장하면 할수록 자기도 또한 클 수 있게 된다.  97-98

사람이 계속 배워 나가기 위해서는 작은 것이라도 '성공 경험'을 많이 쌓아 올릴 필요가 있다. 이것은 창조의 단계에 들어가서도 적용된다. 작은 것을 만드는 데 성공함으로써 기분이 좋아지고, 그 쾌감이 다음의 보다 큰 창조를 불러오는 일이 자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이 우수한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성공 경험만을 쌓아서는 안 된다. 때로는 성공에 필요한 만큼 노력을 했는데도 실패하는 경험을 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창조의 본질도, 창조의 구체적인 방법도, 또 그 바탕이 되는 핵심도 천재가 아닌 우리로서는 실패를 통하여 몸소 터득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패를 통하여 터득한 노하우를 가지고, 보다 좋은 창조에 도전하는 방법밖에 없다 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08

수학이라는 학문의 특징은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정확한 '기술'이 요구된다. 정확하게 풀지않으면 수학이 성립하지 않는다.
둘째, '사상'으로서의 측면을 가지고 있다. 수학은 모든 과학의 기본이다. 
셋째, 수학의 본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상성'이 강하다. 여러 가지 현상 그 자체가 아닌 그 속에  존재하는 공통된 개념이나 관점을 상당히 추상화시켜서 생각하는 것이 수학의 특징이다.
넷째, '국제성'이다. 수학의 세계는 궁극적으로 이해관계나 국력 등에 관계없는, 완전히 자유롭고 개방된 세계이다.  109-110

학문을 하는데 있어서 또 한 가지 대단히 중요한 것이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목표가 없으면 앞으로 밀고 나갈 정신 에너지가 만들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목표가 그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되어, 일을 하게 하고 발전·진보시키기 때문이다.  115
목표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목표를 향하여 밀고 나가는 에너지가 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117
미국 학생들의 사고방식은 먼저 가설을 세워서 그것으로부터 여러 가지를 연역해 보고, 안 되면 가설을 바꾸면 된다는 식이다. 반면 일본 학생들은 무언가를 먼저 공부해 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논문을 써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시해지면 방향을 바꾸거나 지금까지의 방법을 개선하는 식의 연구 태도를 가지고 있다.  118

여러 가지 필요한 것들이 통합되어 창조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단지 무엇을 배운다고 해서 창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125


3부 도전하는 정신
학문의 세계에 있어서 배우고 창조하는 기쁨은 곧 생각하는 기쁨이다. 
단순한 지식의 주고받음은 학문이라고 말할 수 없으며 평가할 가치도 없다. 여러 가지 지식은 생각하기 위한 자료이며, 독서는 생각하기 위한 계기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143
창조에는 먼저 송이 버섯처럼 땅밑에서 뿌리를 뻗어가는 축적의 단계가 있어야 한다.  145

이 세상에는 주어진 조건이 모두 가지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로 주어진 조건을 모두 가지에게 유리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147
마쓰시타 코노스케가 한 말, '호황도 좋고 불황도 좋다.'
이 말은 '행운도 좋고 역경도 좋다.'라는 뜻이다.  148
사람은 무엇인가에 열중하고 있을 때는 설사 고생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고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153

'성적이 이 정도니까 저 대학의 이러한 학과에 진한하자.'라든지, '이러한 직종이 유망하니까 이 기업에 취직하자.'라는 식으로 여러 가지 정보로부터 필요를 도출해서 진로를 결정하는 사람이 대단히  많다. 
그러나 그러한 방법으로 장래를 결정한 사람은 결정한 것이 욕망으로 바뀌지 않는 한 어디에서인가 좌절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나는 이 학문을 하고 싶다.', '나는 이 일에 종사하고 싶다.'라는 욕망이 있어야 한다.  156

느긋하게 기다리고, 기회를 잡을 행운이 오면, 나머지는 끈기이다. 
노력이란 말은 나에게는 남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인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187


4부 자기발견
미국 사람들은 질문하는 기술이 좋다는것이다. 사실은 기술이 좋다라기보다 모르는 것은 무엇이든지 질문하는 습성이 있는 것이다. 
이것과 관련하여 컬럼비아 대학에 있었을 때 만난 한 제자 생각이 난다. 멀리서 그의 모습이 보이면 교수들이 피해 갈 정도로 만날 때마다 질문을 해대는 학생이었다.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밤 늦은 시간에도 교수 집에 전화를해서 한 시간씩이나 질문을 하기도 했다. 외모는 뛰어났지만 컬럼비아 대학에 들어올 정도의 실력이 못 되는 학생이었기 때문에(경력이 특이하고, 면접시 추진력을 인정받아서 입학시킨 학생이었다.) 그의 질문은 대부분 전혀 조리가 안 맞고 초점이 없었다. 나도 대학이나 집으로 걸려 오는 전화를 통하여 그의 왕성하긴 하나 시시한 질문에 몇 번이나 손을 들었다.
그런데 입학해서 2년 정도 지나니까 그는 더 이상 시시한 질문만 하는 학생이 아니었다. 가끔 질문다운 질문을 할 때도 있었고 4학년이 되어서는 마침내 우수한 논문을 써내어 학계 일류의 논문지에 발표할 정도로까지 성장하였다. 그는 그 후 내가 하버드 대학으로 옮길때 강사로 따라왔다가, 스탠퍼드 대학의 조교수를 거쳐 지금은 캘리포니아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205-206
일봉 학생은 'why'라든가 'how'라고 질문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말할 것도 없이 'why'라는 것은 '왜'라는 것인데, 이것은 '진리(眞理)'를 물어 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미국 학생은 'what'이라는 형태의 질문을 많이 한다. "그것은 도대체 무엇이냐?"라는 식으로 물어 본다. 이것은 '사실(事實)'을 묻는 것이다.  207

학자는 자기 학문만을 연구하면 안 된다. 자기 학문을 중심으로 하여 다른 학문이나 경제 정세나 사회 현상 등과 관련시키는 다양성에 입각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나가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현대 사회는 바로 그 다양한 길로 나가려 하고 있다. 하나의 명제가 있어서 그것만 지키고 있으면 된다거나, 오직 그것을 향하여 노력하면 된다는 논리가 통하던 과거의 단순한 시대와는 다르다.  214-215

살아 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대단한 것이다. 그 값진 삶을 보다 멋지게 사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의 특권이다. 그 특권을 포기하는 것은 어떤 뜻에서는 죽은 사람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228
우리에게 앞으로 가장 많이 요구되는 것은 자기 자신의 판단력(다양한 인생을 살아가는 선택의 지혜)과 생각하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변동과 다양성에 대처하기 위한 교과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자기 자신이 소심(素心)으로 돌아가고, 깊이 생각하고, 그 결과 제일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만이 우리에게 남겨진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변동하고 다양화되는 시대야말로 개인이 자기의 가능성을 발휘하기 좋은 시대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가끔 이 다양성을 보지 않으려 한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안주하고 싶고, 고민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230

Posted by WN1
,

보고싶은 책이었다. 내용을 알기전부터 책 제목만으로도 나에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표지는 많은 명사들의 사진으로 더욱 흥미를 유발시키기도 하였다. 
이미 기다리던 책들을 읽고서 바로 책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이 글을 적은 이들이 오늘의 20대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들의 인터뷰를 통해 명사들이 20대 아니 젊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과 추천하고 싶은 책을 담고 있었다.
첫 내용부터 마지막 내용까지 글을 읽는 나는 30대 중반을 달리고 있지만, 내용하나하나가 마음에  꽂히고 절로 고개를 끄덕이고 지금의 나에게도 얼마나 필요하며 되새겨야만 한다는 것을 절감할 수 있었다.
또한 명사들이 추천한 책은 모두 읽어보기로 생각을 하였다. 물론 이미 읽은책들도 있고 알고는 있으나 읽지 못했던 책도 있으며, 처음 알게된 책도 있다. 
읽어보고 싶은 책도 있으며, 느낌이 닿지 않는 책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들을 읽어보려한다. 이유는 책청춘이 나에게 그런 마음을 가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명사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말은 즐길 수 있는 것을 하라. 그리고 생각하면서 책을 읽으라는 것이었다.
제목을 통해서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은 이미 나와 있다고 치고, 누구나 하는 말인 하고싶은것을 즐겁게 하라는 말도 이미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인데, 뻔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책이 지금의  나에게 이토록 크게 와 닿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여느 명상들의 강의나 책들을 읽어서 세뇌가 되었기 때문에 그럴까?
없잖아 있을 수 있겠지만 꼭 그것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80세를 일생으로 보면 이제 절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점까지 그리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느끼는 감정이 동해서 일까?
정확히 표현할 수 는 없을지라도 진실과 진리는 어려운곳에, 모르는 곳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것의 파장은 너무나 크기에 더 많이 살아오고 진정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본 사람들을 통해 그들이 느끼는 고통이 좋아하는 일이기에 고통으로 여겨지지 않았다는 것은 진정 우리가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의 젊은이들은 자신의 생각없이 가치관도 없이 시류에 흘러 묻어져 가는 성향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러한 표현으로 젊은이를 분류하면 10대부터 30대까지 어쩌면 4,50대에까지도 미치지 않을까..!!
특히나 한국은 강점기와 남북전쟁을 통해 피폐해진 땅에서 발전만을 고집해 오다보니 그리고 강점기를 통해 생각을 묵살시키는 교육이 아직까지도 이루어 지고 있다보니 생각을 할 만한 여유나 필요정 조차 느끼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읽어볼 만한 가치를 담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1부 도전할 용기를 주는 책 (정선미)
삶은 재미있어야 한다 - 경제학자 우석훈
'승자독식'만 교육받아온 20대는 늘 성공에만 목말라 있다.
단함하기보다는 친구에게조차 진실을 터놓지 못한다.  19
정말 재미있는 일을 찾으라. 스펙이나 성공에 집착하다보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인생을 낭비하게 된다는 것이다.  20
20대가 뭉치기 위해서는 그들을 뭉치게 할 참모, 즉 기획력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 기획력은 폭넓은 독서에서 나온다.
"세상을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기 위해, 그리고 행동할 순간을 깨닫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합니다. 근본적이면서 깊이 있는 지식을 채우고 싶다면 인터넷보다 책이 더 유용하지요. 멍하니 죽이는 시간을  줄이고 책을 읽으세요. 변화는 한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획력을 가진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21
추천도서 : 행복을 찾아 떠나도록 돕는 책 <파운데이션>
아시모프가 평생을 바쳐 쓴 책. 22세인 1951년부터 쓰기 시작하여 생을 마감하기 직전인 1992년(63세)에 완성.  22
우석훈은 <파운데이션>을 통해 커다란 관점을 정립하여 세계를 바라보고 자신의 미래를 예측하라고 했다.  23
우석훈은 현대가 이미지 중심의 세계라는 지적도 빠뜨리지 않았다. 사회가 너무 보이는 것에만 집착한다는 것이다.  24
"지금도 끝없이 여행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좋은 것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분명 힘들다. 여행은 새로운 것, 더 나은 것을 발견한느 시도이다.  25
우석훈은 인터뷰 내내 재미를 강조했다. 즐겁지 않은 것은 하지도 말라고 거듭 강조한다.
재미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이 진정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부터 깨달아야 하며 결국에는 자신을 소중히 다룰 줄 알아야 한다.  26

희망 바이러스는 세상에 뿌려라 -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저자 서진규
서진규는 대한민국 20대가 지나치게 나약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러한 사회문제는 부모 때문이라고  했다. 비정상적인 자식 사랑이 미래를 망쳐버린다는 것이다.  31
추천도서 : 꿈을 향해 달리는 당신을 위한 책 <노인과 바다>
'인간은 패배하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다. 죽을 수는 있지만 패배하지는 않는다.' 이는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다.  37
그녀는 노력을 통해 꿈을 이루어 냈다.  39

인권 감수성을 세계적 수준으로 높여라 - 이화여대 석좌교수 박경서
"남들과 똑같으면 발전이 없습니다."  45
추천도서 : 더불어 사는 삶을 생각하게 하는 책 <지구촌 시대의 평화와 인권>
서구 사회는 지난 100여년 동안 칸트, 헤겔, 루소, 볼테르 등 수많은 세기적 지성들을 거치면서 국민 계몽 운동에 힘썼기 때문에 인권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49
사회는 유기체와 같다. '나만 잘 살면 된다'라는 생각을 '내가 행복하려면 옆 사람도 행복해야 한다.'로 바꾸어 기억하라고 조언하는 박경서.
내가 처한 현재 상태에 만족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 수 있는 여유, 너무나도 아름답지 않은가?  50


2부 책, 자유의 또 다른 이름 (김수정)
인간은 존엄하다. 잊지 말기를! - 국회의원 최문순
추천도서 : 진정한 나를 찾게 하는 책 <별이 총총한 하늘 아래 약동하는 자유>
그저 알고 있는 데 그치는 것은 무의미하다. 아는 것을 실천하겠다는 신념이 갖추어질 때 의미가 있다. 최문순은 그 일을 바로 자기 스스로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67
최문순이 20대에게 들려주고픈 메시지..
칸트 사상은 '주체'로 시작한다. 스스로가 삶을 선택하는 주체가 되어야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가 생기면 자기 선택권이 생기고 자기 선책권은 곧 도덕을 발생시킨다. 종착점은 결국 인간의 존엄이라 할 수 있다.  68

창의적인 역발상을 시도하라 -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박원순
20대에게 상반된 두 가지 모습을 발견했다고 한다. '시대의 변두리에 사는 아주 비극적인 세대'와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꽃피우는 세대'.
후자의 삶이 당장은 고통스럽지만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야 미래도 특별해 진다고 그는 강조한다.  73
추천도서 : 현실을 바로 보게 하는 책 <내 인생이 첫 수업>
'정부와 기업의 오만하도고 독선적인 행태를 비판하고 개선을 촉구해야 하는 시민단체가 그들이 주는 후원금으로 운영된다면 공정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라는 시선에서 자유로우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시민들의 힘을 모아야 한다.  77
"세상은 꿈꾸는 사람들의 것입니다."  80

독특함으로 세상의 중심에 서라 - 영화감독 민규동
추천도서 : 온몸으로 세상을 느끼게 하는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학교와 학과가 아무리 좋더라도 삶의 기반을 어떻게 닦았느냐에 따랄 다른 삶을 살 수밖에 없다.  90
"과시하기 위한 책 읽기는 알맹이가 없어요. 정말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의 내공은 자연스럽게 쌓이는 것입니다. 단순히 책을 읽었다는 사실에 자긍심을 가지는 허위의식은 반드시 경계해야 합니다."  92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사랑에 빠져보다는 민규동의 조언은 특별했다.  93


3부 나를 돌아보게 하는 책 (박종현)
청춘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 - 드라마 작가 노희경
노희경 표 등장인물에게는 삶의 이유가 있다. 절대적으로 악한 인물도 절대적으로 선한 인물도 없다. 저마다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간다.  102
"재미있는 일을 하려면 대가가 따르지요? 그러면 그 대가를 감수하려고 하면 돼요. 두려워할 것 없어요."  104
추천도서 :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책 <소크라테스의 변명>
"왜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왜라는 질문으로 끝나는 게 바로 철학이에요.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도 의문을 품고 자꾸 파고드는 거지요."  106
소크라테스는 인간을 '육체에 유혹 당하기 쉬우며 무지하면서 죽음을 두려워하는 존재'라고 정의했다.  107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에서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어느 날 말로만 글로만 입으로만, 사랑하고 이해하고 아름답다고 소리치는 나를 아프게 발견한다. 이제는 좀 행동해보지 타일러본다.'  109
노희경이 소크라테스. 예수, 부처를 존경하는 이유는 그들이 행동햇지 때문이라고 했다.
행도을 통해 실생활에 녹여내지 않는 책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 노희경의 주장이다.  110

거울속의 나를 제대로 들여다보라 -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
'문제를 제대로 깨달으면 해결할 힘이 생긴다'라고 하는 그녀는 20대에게 자기 자신을 똑바로 직시할 것을 주문했다.
자신의 문제를 깨달으려면 스스로를 똑바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하는데 이는 곧 자신을 치유한 방법이기도 했다.  
그녀는 자신과 속직하게 마주하는 과정이 분명 고통스러울 수도 있지만 고통의 바닥까지 내려가서 경험하고 나니 분명 그 문제를 해결할 힘이 생긴다고 이야기했다.  115
추천도서 : 상대성과 다양성을 말하는 책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
개인 중심적인 문화는 결국 스스로를 고립시킬 뿐이며 타인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118

'진짜 삶'을 그리는 데 에너지를 써라 - 영화감독 송일곤
추천도서 : 고독이 무엇인지를 묻는 책 <백년 동안의 고독>
책을 읽어야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깨닫고 고정화되지 않은 유연한 사고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20대는 넓은 시각을 가질 기회조차 원천적으로 박탈당하고 있다. 사람들과 정을 나누지 않고 모니터와 정을 나누기 때문이다.  133
송일곤의 영화인 [시간의 춤]에는 이런 대사가 있다. '시간이 죽지 않는 삶은 멋진 것이지요.'  135


4부 유연한 시각을 길러주는 책 (이소연)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일이 일치하지 않을 때는? - 영화배우 박철민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무슨 일을 할지 고민에 빠져 있기보다는 낯선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 새로운 자신을 발견해야 성장할 수 있다.  147
추천도서 : 유연한 사고를 갖게 해주는 책 <태백산맥>

나는 무엇에 탁월하지? - 프리랜서 방송인 유정아
유정아는 자신만의 아레떼(arete)를 찾으라고 조언했다. '덕' 혹은 '탈월함'으로도 번역되는 '아레떼'는 '모든 존재가 나름대로 가지고 태어난 자신만의 탁월함'을 의미한다.  159
유정아는 후회없는 삶을 이야기하면서 독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우울함에서 탈출하게 하는경로', '헌책방에서 건진 기쁨'이라 이야기할 정도로 독서는 그녀에게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실제로 삶이 힘들 때마다 책을 펼친다는 유정아. 책을 읽다보면 어느 순간 지금 처한 상황에 딱 들어맞는 구절을 발견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고 했다.  160
추천도서 : 나다운 나를 찾도록 돕는 책 <마음의 사회학>
'지금 가직 있는 소유물들이 없어도 나 자체로 즐겁고 당당할 수 있는 사람'  163

실수를 두려워하면 계속 실수하게 된다 - 영철버거 CEO 이영철
실수를 두려워하고 소심하면 능력에 상관없이 계속 힘들게 사는 것 같아요.  169
추천도서 : 인내와 진실함을 깨닫게 한 책 <설득의 사회학>
"인내와 진실함으로 자신의 진심을 보여줘야 합니다."  173
어느 심리학자에 따르면 인간의 의사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중 하나는 '후회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한다. 
끊임없이 타인과 경쟁하고, 과정보다 결과로 평가받는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실패의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을 택하기란 쉽지 않다.  175
그는 20대가 '모든 인간은 발가벗은 채 태어나서 빈손으로 돌아간다.'는 평범함 진리를 되새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176


5부 책, 창조의 에너지 (양지은)
많이 고민하고, 많이 실패하고, 많이 슬퍼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많이 절망하고, 많이 아파하고, 많이 괴로워해야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절대 포기는 하지 않겠다.  183
진정한 자유를 찾는 젊은이로 살아라 - 언론인 홍세화
유렵의 대학생과 한국이 대학생의 차이점.
"가장 기본적인 차이는 '자기 생각의 유무'입니다. 한국의 20대는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가지려고 노력하기보다는 항상 정답을 찾으려고만 하는 함정에 빠져 있어요... 한 번도 자기 생각을 갖도록 요구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일 거예요."
'내 생각'에 관해 꼭 되물어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리가 가진 생각은 제도권 교육과 미디어가 주입한 것일까? 혹은 독서와 토론, 경험과 사유를 통해 스스로 길러온 것일까?  188
20대는 내 삶이 무엇이고, 인간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기이다. 전인적 인간으로서 해답을 찾으려면 인문학을 알아야 하고 책을 읽어야 한다.  189
추천도서 : 자유를 찾아 떠나는 당신을 위한 책 <자발적 복종>
"인간은 자유를 지향합니다. 억압에 의한 복종은 자신이 노예임을 인식하여 저항하기도 하고 벗어나기 위해 싸우기도 하고 반란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자발적 복종은 자신이 노예임을 모른 채 편안하게 죽어간다는 의미죠."  191
노예 상태이면서도 노예임을 인식하지 못할 때 가장 두렵지 않겠는가?  192

행복은 '과정'에서 찾아진다 - 축구해설가 박문성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은 천편일률적인 공통분모를 갖는데, 바로 행복을 '과정'이 아니라 '결과'에서 찾는다는 사실이다.  198
미국 최대 아이스크림 회사인 벤앤제리스의 창업자인 제리 그린필드는 'If it's not fun, why do it?(재미없는데 왜 해?)'라고 했다.
박문성은 '꿈을 향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자만이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하지만 꿈에 대한 생각조차 하지 않는 오늘날의 20대를 걱정했다.  200
추천도서 : 살아 있음에 감사하는 책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살아있는 모든 것을 너무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합리라는 것이 필요하지만 모든 것을 이성으로만 해석하면 세상은 너무 각박하게 변할 거예요."  204

재능을 갖춘 승자는 행복하다 - 뮤지컬 연출가 이지나 
청춘은 아름답다. 그러나 청춘은 결코 영원하지 않다. 영원하지 않은 아름다움에 취해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지나는 목소리를 높였다.  211
안정을 추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불안정한 일을 하고자 한다면 변화, 도전, 실패를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창의력은 용기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창의력을 지니고 있는데 남들 눈에 웃겨 보일까봐 주저하는 것뿐입니다.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할 때 두려워하면 안 돼요."  213
추천도서 : 고전의 매력을 한껏 담은 책 <서유기>
교양은 곧 인격이다. 오직 꾸준한 독서를 통해서만 교양을 쌓을 수 있다고 말하는 이지나.  219


6부 나와 세계를 이어주는 책 (선우의성)
네 멋대로 해라. 진짜로! - 드라마 PD 박성수
"천국이 있다면 도서관일 거라는 보르헤스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229
"거인의 어깨가 있는데 왜 올라타지 않는거죠? 왜 듣고 나면 외로워지는 MP3만 끼고 살아요?  230
"인생을 낭비하지 마세요. 당신은 우주적 존재이기 때문에 절대로 후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멋대로 한 번 해보는 겁니다."  232
추천도서 : 역사의 가치를 돌아보게 하는 책 <불의 기억>

힘을 길러라, 소신대로 살고 싶다면 - 야구 해설가 마해영
"할 말을 할지 말지 고민하는 것보다 자신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가 말하는 자기계발은 요즘 유행하는 자기계발서에서 하는 말과는 조금 달랐다. 그는 '힘을 기르라'고 했다. 힘이 없다면 소신대로 살아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돈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면 준비를 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해영의 말이 더욱 와 닿았던 이유는 자기의 소신을 행동에 옮겼기 때문이다.  243
그는 스스로를 조금 특이한 사람이락 표현했다. 이는 '잘못된 것은 잘못 되었다.'고 말해야만 하는 자신의 성격을 두고 한 말이었다.  244
추천도서 : 진심을 담아 읽게 만드는 책 <그건 정말 트라이었어!> 

인간에 대한 연민이 바로 희망이다 - 영화제작자 차승재
"한 인간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스펙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는 것입니다. 자기 존재에 대한 확신이 엇으면 후회와 오류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날 20대는 '안정'에만 열광한다. 
그런데 그 동안 난 껍데기만을 쌓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우주보다 더 중요한 '나'를 찾으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은 채 말이다.  253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는 '독서'라는 간결한 답변을 제시했다.  254
추천도서 : 나와 남이 다름을 인정하는 책 <적절한 균형>
"<적절한 균형>은 지속적으로 현실의 참담함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참담함 속에서 깨달음을 얻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 작가가 말하려는 희망입니다. 그리고 그 깨달음은 바로 '인간에 대한 연민'입니다."  259
"행복하게만 살려는 생각은 너무나도 위험합니다."
"삶이 모두 행복으로만 점철될 수는 없습니다." 그는 인생의 쓴맛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60


7부 다양한 경험을 선물하는 책 (윤은지)
풍성한 삶을 원한다면 인문학적 소양을 쌓아라 - 영화음악감독 조영욱
스킬과 테크닉이 넘쳐나는 인스턴트와 같은 사회에서 자신의 신념을 위해 인문학적 지식을 쌓고자 한다는 발언은 사실 시간 낭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중심을 잡으려면 사고에 깊이가 있어야 한다고 조영욱은 강조했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면 한 가지만 잘해서는 안 되죠. 무엇보다 인문학적인 지식이 필요합니다."  273
추천도서 : 균형잡힌 시각을 길러주는 책 <극단의 시대 : 20세기 역사>
그는 형식도 중요하고 형식을 파괴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했다. 기존 틀에서만 대중과 소통하기보다는 새로운 형식을 통해서 대중과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예술가의 의무라고도 강조했다.  277

여행을 통해 놀라운 메시지를 경험하라 - 부부여행가 최미선 신석교
아는 대로 보고, 보던 습관대로 본다
공감하는 것만 취사선택해서 보는 의식의 틀을 가장 빨리 바꾸어 주는 것이 여행이라고 강조했다. 
"세상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것, 의식의 틀을 바꾸는 것이 목적이지요."
늘 보고 듣던 일상에서 벗어나 나만의 생각을 정리하고 개성을 찾는것, 나만의 색깔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하는 그들이었다.  283
여행은 양이 아니라 질을 추구해야 하는데 블로그, 미니홈피가 등장하면서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것이다. 시간적 여유를 갖고 천천히 여행해야 진짜 여행하는 맛이 나는데 사람들은 그걸 모른다고 했다.  284
추천도서 : 도전을 격려하는 책 <여행의 기술>
내가 받은 상처는 다른 이들이 경험하지 못한 나만의 것이다. 이것 또한 나를 성정시키는 계기가 되리라. 앞으로 꿋꿋하게 나아가고, 당찬 발걸음을 떼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20대의 모습이 아닐까?  290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앞으로 전진하라 - 대중문화 평론가 김봉석 
뚜렷한 인생 계획을 세우지도, 이루고자 하는 한 가지 목표가 분명하게 있지도 않았던 그는 자신의 젊은 날을 '낭비'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지금의 자신이 있기 위해 그 낭비의 시기가 반드시 필요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294
인생은 가치에 따라 정해진다.  296
추천도서 : 재미있지만 사유가 담긴 책 <남쪽으로 튀어>
사람들은 항상 글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고 과시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의 본질을 먼저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꾸미면서 더 멋있어 보일지, 아니면 더욱 그럴듯해 보일지에만 집착한다. 거품을 쫙 빼고 진심을 전달해야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데도 말이다. 그래야 소통도 가능해지는데 살마들은 본질을 늘 잊고서 글을 쓰려고 한다.  300
김봉석은 어른이 된다는 것을 자립의 문제라고 딱 잘라 말했다. 경제적인 자립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립을 이루어야 어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순간순간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들을 수긍학 인정해서 새롭게 바꾸어야 어른이 될 수 있다고 김봉석은 정의 했다.  301
"시대가 안정적으로 살 수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라며 20대는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을 쌓아야 한다고언했다.  
"인간은 다른 것을 보는 노력을 해야 배우는 게 있습니다."  302




Posted by WN1
,

이탈로 칼비노를 알게 된건 ..
'반쪼가리 자작'을 통해서 이다.
헌대 문학의 3대 거장이라는 칼비노의 작품을  읽으면서 동화식, 우화식으로 극을 전개하면서도 시대를 담고 있고 그에 더해 쾌락만을 추구하는 민중, 윤리만을 강조하는 집단, 상인, 장인, 정치까지도 담고 있었다. 
그들을 실랄하게 비판하기도 하고 그들의 현재의 모습을 반영하기도 한 작품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의 글처럼 쓰는 것은 글 쓰는 사람들의 말을 빌리면 .. 정말 고난이도라고 한다.
글을 동화식으로 전개하면서도 모든것을 담고 있는,,, 그러면서도 깔끔하게 진행을 시킨다는것은 가히 고수중의 고수라고들 한다.

그처럼 그의 글은 짧은 글이지만 매우 많은 생각거리들을 제시해 주었다.
특히 '왜 고전을 읽는가?'에서는 고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놓으면서 시작하는데, 
1장의 내용만을 옮겨본다.
고전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1. 고전이란, 사람들이 보통 "나는 ... 를 다시 읽고 있어."라고 말하지. "나는 지금 ... 를 읽고 있어."라고는 결코 이야기 하지 않는 책이다.

2. 고전이란 그것을 읽고 좋아하게 된 독자들에게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하는 책이다. 그러나 가장 좋은 조건에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사람들만이 그런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3. 고전이란 특별한 영향을 미치는 책들이다. 그러한 작품들은 우리의 상상력 속에 잊을 수 없는 것으로 각인될 때나, 개인의 무의식이나 집단의 무의식이라는 가면을 쓴채 기억의 지층 안에 숨어 있을 때 그 특별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4. 고전이란 다시 읽을 때마다 처음 읽는 것처럼 무언가를 밝션한다는 느낌을 갖게 해 주는 책이다.

5. 고전이란 우리가 처음 읽을 때 조차 이전에 읽은 것 같은, '다시 읽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6. 고전이란 독자에게 들려줄 것이 무궁무진한 책이다.

7. 고전이란 이전에 행해졌던 해석의 그림자와 함께 다시 찾아오기 마련이며, 그것이 한 문화 혹은 여러 다른 문화들에 남긴 과거의 흔적들을 우리의 눈앞으로 다시 끌어오는 책 들이다. 
고전을 읽을 때마다 우리는 이전에 그 책에 대해 생각했던 이미지와 비교해 보면서 새삼 놀라게 된다. 원전을 직접 읽으라고 계속해서 충고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8. 고전이란 그것을 둘러싼 비평 담론이라는 구름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작품이다. 그리고 그러한 비평의 구름들은 언제나 스스로 소멸한다.

9. 고전이란, 사람들로부터 이런 저런 얘기를 들어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실제로 그 책을 읽었을 때 더욱 독창적이고 예상치 못한 이야기들, 창의적인 것들을 발견하게 해 주는 책이다.
작품이 독자와 개인적인 관계를 맺을 때 일어난다. 작품을 대할 때 아무런 불꽃도 일지 않는다면, 독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직 그 작품이 좋아서 읽어야 한다.
자유롭게 읽는 그때에야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책을 발견할 수 있다.

10. 고전이란 고대 전통 사회의 부적처럼 우주 전체를 드러내는 모든 책에 붙이는 이름이다.

11. 고전이란 우리와 무관하게 존재할 수 없으며, 그 작품과 맺는 관계 안에서, 마침내는 그 작품과 대결하는 관계 안에서 우리가 스스로를 규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12. 고전이란 그것들 사이에 존재하는 일련의 위계 속에 속하는 작품이다. 다른 고전을 많이 읽은 사람은 고전의 계보에서 하나의 작품이 차지하는 지위를 쉽게 알아차린다.
고전을 읽기 위해서는 그것을 '어떤 관점에서 읽을 지를 설정해야만 한다.
고전을 읽으면서 최대한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동시대에 쏟아지는 글들을 적절한 분량만큼 섭취해 가면서 읽어야 한다.

13. 고전이란 현실을 다루는 모든 글을 배경 소음(잡은)으로 물러나게 만드는 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고전이 이 소음을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4. 고전이란 배경 소음처럼 존속해서 남는 작품이며, 이는 고전과 가장 거리가 먼 현재에 대한 글들이 그 주위를 에워싸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고전이라, 우리가 누구이며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우리가 인정할 수 있는 단 한가지 사실은 고전은 읽지 않는 것보다 읽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Posted by WN1
,

꽤나 오래전부터 이 책을 알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간서치(看書痴)라 불리는 이덕무의 이야기,  그리고 그의 친구들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서자로 태어나 가난을 물려받고, 양반도 평민도 ...어디에도 끼일 수 없었던 그는 암울할 수 밖에 없는 젊은 시절을 책을 보면서 그리고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하며 보내었다.
결국엔 불혹의 나이에 가까왔을때는 조정에 들어갈 수 도 있었다.

이덕무에 대한 이야기들은 간간이 책들에서 많이 인용이 되어있음을 보았고, 최근에는 '정조와 철인정치의 시대 1,2'에서 그가 검서관으로 일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 책은 아무래도 정조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기에 이덕무의 내용이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의 행적을 그렇게 기억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 책은 더욱 와 닿았다.

그의 친구들인 유득공, 연암 박지원, 담헌 홍대용, 백동수, 이서구, 박제가등과 함께 젊은 시절 백탑의 추억들은 서자였지만, 그가 젊은 시절 흔들림 없이 책에 파뭍힐 수 있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책에서도 언급이 되지만, '붕우유신(朋友有信)' 그에게 진정한 벗들이 있었기에 힘든시절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이 되었을 것이다.

책의 인물 설명의 내용을 맨 먼저 적어본다.
이덕무(李德懋, 1741~1793) 
조선 정조 때의 문인, 실학자. 자는 무관(懋官), 호는 청장관(靑莊館) 형암(炯菴) 아정(雅亭). 서자 출신으로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으나, 박학다식하고 시와 문장을 잘하여서 젊어서부터 많은 저술을 남겼다. 17년간 살던 대사동(大寺洞)에는 비슷한 처지의 서얼 문인들이 많이 모여 살았는데, 가까이에 백탑(원각사지 십층석탑)이 있었기에 이들은'백탑파(白塔派)'라 불렀다. 또한 이덕무는 박제가, 유득공, 이서구와 더불어 중국에까지 알려진 사가시인(四家詩人) 중의 한 사람이기도 하다. 1778년에는 사실 일행을 따라 중국에 다녀왔으며, 1779년에 규장각 초대 검서관으로 임명되었다. 규장각에서 여러 서적의 편찬, 교정, 감수에 참여하였으며, 많은 시편도 남겼다. 검서관을 하면서 외직도 겸해 사근도 찰방, 적성 현감을 지내기도 했다. 1973년에 병으로 죽자 그의 제주와 능력을 아끼던 정조가 특별히 명하여 유고 문집 <아정유고>를 펴게 하였다. 저서로는 <기년아람>, <사소절>, <청비록>, <뇌뢰낙락서>, <이목구심서>등 수없이 많은데, 아들 이광규가 모두 정리하여 <청장관전서> 71권 33책으로 펴냈다.



내가 읽은 책 속의 옛 어른들은 날마나 시간을 정해두고 책읽기에 힘써야 한다고 하셨다.  19
하고난 날 좁은 방 안에 들어박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처럼 날마다 책 속을 누비고 다니느라 나는 정신없이 바빴다. 때론 가슴 벅차기도 하고, 때론 숨 가쁘기도 하고, 때론 실제로 돌아다닌 것처럼 다리가 뻐근하기도 했다. 
못보던 책을 처음 보기라도 하면 하루 종일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21
책읽기의 이로움을 나는 이렇게 써 두었다.
첫째, 굶주린 때에 책을 읽으면, 소리가 훨씬 낭랑해져서 글귀가 잘 다가오고 배고픔도 느끼지 못한다.
둘째, 날씨가 추울 때 책을 일으면, 그 소리의 기운이 스며들어 떨리는 몸이 진정되고 추위를 잊을 수 있다.
셋째, 근심 걱정으로 마음이 괴로울때 책을 읽으면, 눈과 마음이 책에 집중하면서 천만 가지 근심이 모두 사라진다.
넷째, 기침병을 앓을 때 책을 읽으면, 그 소리가 목구멍의 걸림돌을 시원하게 뚫어 괴로운 기침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  24
굶주림 - 밥을 먹는 것보다도 굶주리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다. 
추위 - 가난은 겨울에 더 비참한 법이다. 때로는 감각없는 손의 상태가 궁금해, 구부리기도 하고 펴 보기도 하면서 무사한지 확인하였다.  25
근심걱정 - 생계가 막막한 서자들 대부분이 그랬던 것처럼. 무엇보다 한스러운 것은 내 처치를 자자손손 대대로 물려주어야 한다는것.
기침병 - 집은 제대로 불을 때지 못해, 온 식구가 추위에 시달리고 병들기 일쑤였다. 한번 박작이 시작되면 목과 가슴이 쓰리도록 아프고, 온몸은 격렬하게 흔들려 나중에는 뱃가죽까지 아파 오는 것이 기침병이다.  26
나는 애써 소리 내어 책을 읽고 또 읽었다...
귀한 책을 보면 갖고 싶고, 좋은 책을 보면 오래도록 내 곁에 가까이 두고 싶었다.  31

붕우유신이라, 오륜이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도 공평하게 한자리를 내어 주는 것은 오직 이 항목뿐이다.  38
"여기, 방 한 칸을 만들려고 합니다. 편안하게 책도 읽고, 저희도 자주 찾아와 함께 지내고..."
"......"
무어라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어느새 눈앞이 뿌옇게 흐려졌다.  47
.....
서재가 완성된 날, 벗들이 내 집에 모여들었다. 아내는 모처럼 조촐한 술상을 차려 내었다. 집을 짓는 틈틈이, 밤새워 바늘을 놀려 가며 애써 마련해 둔 것이리라...(부부유별)  49
청장관(靑莊館)이라는 나의 호를 따서, 서재에 '청장서옥(靑莊書屋)' 
청장은 푸른 백로를 말한다. 필요한 만큼만 먹고사는 맑고 욕심 없는 새라고 한다.  49
사람들은 그저 눈으로 책을 읽는다고 한다. 그러나 책과 사람의 마음이 만나는 통로가 어찌 눈뿐이겠는가?
나는 책 속에서 소리를 듣는다.
책 속에는 또 사람의 목소리가 있다.
나는 또한 그림을 보듯 책을 본다.
어떨 때는 책에서 냄새가 나기도 한다.  50-54

술기운에 마음이 편해졌는지 박제가는 이런 말을 하였다.
"운명이란 게 어디 별것인가요? 저는 나를 마음대로 하려 드는데, 나라고 저를 마음대로 못하겠습니까? 단단히 얽어매어 놓은 사슬 한 겹이라도 내 반드시 풀고 말 것입니다."  72-73
"어제는 저 거미줄만 보았을 뿐, 거미의 꽁무니에서 실이 나오는 것은 미처 보지 못하였습니다. 거미는 어제도 오늘도 부리전히 일을 하고 있었을 텐데요. 그러고 보면 참 신기합니다. 제가 마음을 기울여 들여다보면 볼수록, 모든 사물은 제 모습을 더 세밀하게 보여 주니까요."  75

'구서(九書)'란 
책을 읽는 독서(讀書) 
책을 보는 간서(看書)
책을 간직하는 장서(藏書)
책의 내용을 뽑아 옮겨 쓰는 초서(抄書)
책을 바로잡는 교서(校書)
책을 비평하는 평서(評書)
책을 쓰는 저서(著書)
책을 빌리는 차서(借書)
책을 햇볕에 쬐고 바람을 쏘이는 폭서(曝書)    
책과 관련된 모든 것은 그곳에서 하겠다는, 젊은 시절의 호기로운 서재 이름이었다.  126
이서구와 나의 경우는 좀 더 특별하였다.... 글자 하나까지 꼼꼼히 들여다보며 적절하게 씌어졌는지 파고들었다.  129
박제가의 꼿꼿함은 자신과 생각이 다른 상대방에 대한 분노까지 담고 있어 위태로웠다. 그러나 이서구는 어떤 상황에서건, 누구 앞에서건 냉정하고 담담하게 하고자 하는 말을 다하였다. ... 
강의 도중 오고 가는 이야기들을 옆에서 빠뜨림 없이 기록하면서, 거침없는 그의 목소리에 나는 나지막이 혼자 감탄하였다.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주저하지 않는 이서구는 당당하고 자유로워 보였다.  132

홍대용은 "공에는 위, 아래가 따로 없어. 어디가 가운데라 할 수도 없지. 중국 사람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는 동쪽 변두리의 작은 나라에 불과하겠으나, 우리의 입장에서 본다면 중국도 북쪽의 큰 땅덩어리에 불과하네. 우리는 서양 사람이라 부르지만, 그들의 눈으로 본다면 우리는 동양 사람이겠고, 그러니 자기만이 중심이라 자만할 것도, 변두리라 기죽을 것도 없다네."  158
중국을 사모하는 작은 나라들은 중국의 제도를 따르고, 중국의 역사를 배우고, 중국의 학문이 전부인 양 여겼다. 어떤 것을 배울 것인가를 생각하기보다는, 중국 것이면 충분하였다. 시를 짓고 글을 쓰는 사람의 문장마저 중국의 것을 따르지 않으면 비난을 받았다. 내 나라 산천과 내 나라 백성의 풍습을 노래한 글은 변두리풍이라 하여 하찮게 여기고 한심하게 여겼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어떠한 나라든지 가운데가 될 수 있고 중심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어쩌면 나의 처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스스로가 중심인 것이다.  159

내가 지금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풍경이 나의 마음에 의미 있게 다가온다면, 그것은 나의 시가 될 수 있다.  168
연암은 "자네들의 눈과 귀를 그대로 믿지 말게. 눈에 얼핏 보이고 귀에 언뜻 들린다고 해서, 모두 사물의 본 모습은 아니라네."
문제는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느끼고 싶은 대로, 생각하고 싶은 대로 사물을 받아들인다. 마음속에 받아들이고 싶은 것, 인정하고 싶은 것을 미리 정해 두고, 그 밖의 것은 물리치고 거부한다. 그러한 마음에 기초가 되는 것은 역시 지난날에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들은 자신만의 감각이나 경험이다. 이것이 바로 선입견(先入見)이다.  176
변화를 거부하고 선입견에 사로잡힌 고루한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기준 이었다. 사심없이, 오로지 백성들의 생활이 나아지기를 바라는 선생의 순수함을 드러내 주는 것이기도 했다.  181

박제가의 취향은,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구체적으로 꼼꼼하게 지적하여 해결 방도까지 내놓는 태도였다.  229
"옛말에 가진 것이 있어야 지킬 양심도 있다고 했다."  237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여겨야 한다는 말이 어렴풋이 실감이 났다.  238
나의 벗들은 책에서 보고 듣고 배우고 생각한 것을, 백성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최선을 다해 실천하고자 했다.  240

역사는 책장 속에 고이 모셔져 있기보다, 팔딱팔딱 뛰는 아이들의 가슴속에 자리해야 한다. 246
옛사람들과 우리, 그리고 저 아이들, 또 먼 훗날의 다른 아이들. 끊임없이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속에, 제몫의 세월만큼은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아무 생각 없이 앞만 바라보고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뒤돌아보기도 하고, 함께 사는 사람들과 발걸음을 맞추는 사람도 있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 시간이지만, 그 시간의 흔적은 사람의 기억과 마음속에 남을 것이다. 사람들은 서로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가면서, 시간이 흘러가는 길을 내기도 하고, 각자의 시간을 서로에게 나누어 주기도 한다.  249
나도 옛사람들에게, 나의 시간을 나누어 주기도 한다.
오랜 세월이 흐른다 하더라도 누군가 나의 마음속에 스며들어와 나의 진심을 이애할 수 있을때, 우리는 서로 시간을 나눌 수 있다. 
서로 나누며 이어지는 시간들 속에서 함께하는 벗이 되리라.  250
먹을 듬뿍 묻힌 글씨는 진한 향을 내뿐고 있었다.  252

손자는 아들과는 또 달랐다. 아들이 어렸을 때는 나도 아직 젊은 아비라 그랬는지, 나만의 고민이 많았다. 나의 눈길은 자주 내 속으로 향해 있거나, 집 울타리를 넘어 세상으로 향했다. 그래서 아이가 자라는 것을 가까이에서 들여다 보지 못했다.  259


Posted by WN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