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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식을 넓혀 심성을 닦는다는 의미의 '함양'과 몸으로 익혀 실천한다는 의미의 '체찰'

퇴계 이황 탄생 510주년 기념판으로 나온 책이다. 퇴계의 생애를 간략하게 정리하고, 유명한 자성록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퇴계는 교과서에서 이기론의 대표로 외웠던 기억과 천원짜리 지폐의 모델이라는 사실, 그리고 지폐 뒷면의 다산서원.. 이정도만 알고 있던것이 다였다.
하지만 책을 통해 그의 학식에 대한 내용에 감탄을 할 수 있었고, 3대(인종, 명종, 선조)에 걸친 왕들의 신임을 받은 뛰어난 함양과 체찰의 본임을 알게 되었다.
그의 독서와 사유는 조선 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까지 알려지고 그를 존경하는 사람들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인상적이며, 사유의 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공부를 하는 사람에게 공부의 틀을 알려주기에 적합하다.
책의 표지의 표현에도 '자기성찰 마음공부'라 되어 있듯이 공부를 하는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하며, 제대로 된 공부를 하는 면에 있어서 정확하게 지적해 주고 있었다.

퇴계는 2살때 아버지 찬성공이 돌아가시고, 농사와 양잠을 하는 홀 어머니 손에 키워지면서도, 어머니의 교육열에 서당을 다닐 수 있었다.
어릴때부터 온순하고 우애가 있으며,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로 삼촌에게서도, 서당에서도, 때론 혼자서도 공부에 게으르지 않았다. 또한 성공에 목표를 둔것이 아니라 자신의 함양과 체찰에 뜻을 둠으로 늦은 나이에 공직에 나갔으나, 그의 학식과 성품은 인종과 명종과 선조에 까지 믿음과 의지할 수 있는 모습을 가지게 할 수 있었다.
그는 사간원(왕의 과실을 논의하면서 왕에게 직접 간언하며 나라 일의 전반에 관해 언론을 펴는 곳), 어사, 군수, 대사성(최고이 교육기관인 성균관의 수장), 이조판서등 여러 관직을 거치면서도 자신의 공부를 위해 번번이 고사하여 고향으로 내려오기도 수십차례를 거치면서 더욱 인품을 높이 사게 된다.
결국 그는 고향에서도 중앙관직의 직책을 가지고 있었으며, 죽었을때 선조는 그를 영의정으로 추증까지 하였고, 그의 도산서당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하사품까지 받을 수 있었다.
그는 환갑이 다된 나이에 도산서당을 만들어 후학을 기르는 일을 하였음을 보면, 교육은 나라를 세우는 근본이란 표현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제자들과 함께 여러<주자서절요><성학십도>등 여러 책을 편찬하기도 하였다.
그의 생애는 그의 장례식에서 결과를 나타내었는데, 퇴계의 장례식은 유언에 의해 거창하게 하지 말라고 하였으나 왕명으로 거절을 당하여,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제자들과 마을 사람들은 물론이고, 평소 문하에서 배우지 않은 사람들 모두가 슬퍼하였다. 무지한 백성과 천한 사람들까지도 비통해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고 한다. 
그의 사상은 김성일, 유성령등 훗날에 까지 이르렀고, 당대 최고의 지성인들이 퇴계의 문하에서 나왔으며, 이후 조선 사회를 주도해 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함양이란 학식을 넓혀 심성을 닦는 것이고, 체찰은 몸으로 익혀 실천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참된 공부가 아니라고 보았다.  6
퇴계는 관직과 공부 사이에서 부단히 고뇌한 인물이기도 했다.
퇴계의 공부론은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8
<함양과 체찰>은 <자성록>을 비롯한 퇴계 이황 선생의 주요 작품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몇 가지 사상을 뽑아서 공부론이라는 큰 틀을 중심으로 엮었다.  9

퇴계는 일생을 의(義)와 리(理)의 탐구에 바쳤다. 외면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오히려 내면적으로 성찰하는 삶을 사며 언행일치에 힘썼다. 그것이 영남학파의 태두이자 퇴계학파의 교육정신이었다.
퇴계의 최대 강점이라면 교육과 연구, 토론에 임하는 학문의 자세에 있다.  67

무조건 많이 읽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마음 가는 대로 공부의 맛을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알고 있는 것에서 즐거이 음미하도록 하세요.  87
예란 실천했을 때야 비로소 귀하게 되는 것입니다.  91
관직을 구하기 전에 먼저 그대의 뜻을 결정했어야 옳았습니다. 그래야 공부에 전념하여 도를 얻을 수 있었을 테지요.  99
선비는 자신의 마음을 닦고 올바른 의리(義理)를 행할 따름입니다.  100
그대를 위하여 오늘 처신해야 할 도리를 말하라 하면, 스스로 자나치게 높은 곳에 처하지 말며, 세상을 다스리는데 서둘러 나서지 말며, 모든 일 앞에서 자신의 주장을 용감하게 내세우지 않도록 하는 일입니다. 
"나의 공부가 무르익지 않았는데 어찌 세상을 다스리는 책임을 맡을 것인가?"에 대해 자문해 보도록 하세요.  101
빼앗을 수 없는 뜻과 굽힐 수 없는 기개, 어두워지지 않을 식견을 품어 공부하면서 날마다 달마다 단련해 나가야 근본이 굳어져서 세속의 영리나 위품에 흔들리거나 넘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103
"근본에 대해서 공부해야 한다."
방심(放心) 상태를 반드시 거두어 덕성을 기르는 일부터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근본을 이루는 공부이며, 도를 이루고 사업을 넓히는 기초라고 생각합니다.  104
세상의 이치는 일상생활 곳곳에 가득 차 있는 것입니다. 
세밀하게 이루어져 있어 언제 어디서나 이치가 아닌 것이 없습니다.
이제 공부를 시작한 사람들은 이러한 이치를 버리기 쉽습니다. 아주 고상하고 심오한 내용이나 원대한 것을 공부하여 이치를 빨리 터득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괜한 수고만 하게 되고 실제 생활에서는 어떤 연결도 없이 막연하여 실익이 되지 못합니다.  133
집안의 일상적인 일을 하면서도 어떤 일이건 일을 하는 기준이나 원칙을 세워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135
마음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타고난 기질이 악한 것도 또한 본성의 이치다."라고 한 말은 어처구니엇는 말 같기도 합니다. 정자 이후로 이런 이치를 논의한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지요. 본성은 물에 비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의 본선이 무엇인가요? 맑고 유유히 흐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물이 흙 찌꺼기를 만나게 되면 흙탕물이 되어 흐려지고 험준한 곳을 만나면 물살이 급해지거나 거세게 일어납니다. 그러나 그것을 문의 본성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물이 아니라고도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단지 물이 만난 것이 달랐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타고난 기질이 악한것이 마음의 본래 모습은 아니라고 해도 본성의 이치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137
'이치를 끝까지 탐구하는' 궁리(窮理)와 '경에 머무르는' 거경(居敬)을 통해 몰입하여 공부하지 않으면 제대로 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옛 선인들은 하루 조일 힘쓰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정신을 가다듬어 잠시도 공부를 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하고 또 하여 오랜 세월 동안 그 속에 잠길 대로 잠긴 이휴에야 앎과 행함이 저절로 절도에 맞게 되어 얻는 바가 있었습니다.  145
공부란 한번 껑충 뛰어서 도달하는것이 아닙니다. 이전에 1, 2년만에 공부를 완성할 수 있다고 기약한 적이 있는데, 뜻을 그렇게 가졌다면 참으로 거칠고 잘못된 생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부는 평생을 걸쳐 해야 하는 막중한 사업입니다.
마음을 잡고 보존하는 조존(操存)과 돌아보고 살피는 성찰(省察)의 공부에 지나치게 매이지 말고, 날마다의 생활에서 분명한 곳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여유롭게 가지도록 하세요. 그런 가운데 깊이 잠기어 마음을 텅 비우고 편안하게 하면 저절로 마음이 함양될 것입니다.  150
"많은 것을 알기만 하는 사람은 허물이 있다."  154

정자는 "공부는 몸에 매이게 익히는 작업이 중요하다. 익히는 일은 어떤 것이건 하나에 전념하는 것이다.... 외모를 반듯하게 가다듬고 진지한 자세와 마음가짐을 지녀라. 그래야 한 가지 일에 전념할 수 있다. 한 가지 일에 전념하게 되면 엉뚱한 생각이 생길 수 없다." 이런 말들은 병통을 없애는 방법을 일러주는 것입니다.  
성실한 노력이 쌓이고 쌓여 몸에 스며들어야 비로소 세상과 인생의 이치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165
맹자는 "마음의 기능은 생각하는것이다. 생각하면 얻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지 못한다. 먼저 마음에 큰 것을 세워 놓으면 사사로운 작은 것에 빼앗기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에 미루어 보면, 사람의 사사로운 의도가 생기는 것은 오히려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71
좋은 일이나 나쁜 일, 또 큰 일이나 작은 일 무엇이든 마음에 두지 않도록 하세요. '둔다'는 말은 한 곳에 집착하여 얽매여 있음을 뜻합니다.  175
문제는 그 마음에 무엇을 두고 있느냐의 여부에 달린 것입니다.
빨리 이루기를 바라기 때문에 옛것을 익힐 겨룰이 없으며 지금 읽고 있는 글 또한 정밀하고 익숙하게 할 겨를이 없어집니다. 마음이 바쁘고 항상 급하게 쫓기고 있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182-183
"낮에 읽은 것은 밤중에 그 근본을 생각하고 풀이하라."라는 구절은 이연평이 주자에게 일러준 말입니다. 이와 같이 하면 날마다 유익함이 있을 것입니다.  183
평소 큰 일이 없을 때는 근본을 함양하는 시기입니다. 밖으로는 엄격하게 생각하는 듯이 하고 마음으로는 한 가지 일을 주로 하여 항상 정신이 깨어 있어야 합니다. 
일이 없을 때는 고요하게 마음을 길러야 합니다.  184
그대가 스스로 판단하여 취사선택하도록 하세요. 
날마다의 생활과 마음을 닦는 과정에서 보고 느낀 것으로, 그것을 미루어 체험하는 가운데 생각하고 반성하여 알게 된 점들에서 매우 정밀함이 엿보였습니다. 
공부의 근본을 다시 확인하도록 하세요. 중요한 것은 경을 체득하지 못하면 자질구레한 공부가 쌓인다 하더라도 성과가 있기는 어렵습니다. 
주자는 "부질없이 이랬다 저랬다 하기를 그만두고, 헛되이 말을 많이 하는것을 멀리하면서 '마음을 잡으면 있게 된다'"라고 하였습니다.  188

점점 공부를 쌓아 완전히 무르익게 하세요. 시간과 개월 수를 헤아리며 짧은 시간 내에 효과를 바라서는 안 됩니다.  195
사람들은 안정된 상태에서 생각하지 않는 것을 완전히 모든 것을 끊어 없애버린 상태로 오해하고, 마음이 움직일 때 생각하는 것을 어지럽게 사물을 좇으며 올바른 이치를 찾지않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명목상으로는 공부를 한다고 하면서도 끝내 배움에 힘쓸 수 없게 되어 버리지요.
이치를 탐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니, 한 가지 방법에만 구속될 필요는 없습니다.  209-210
주자도 "보통 사람들의 일반적인 감정은 오직 한쪽으로 몰려 성찰할 줄 모른다."고도 하였습니다.  211
<맹자> '이루(離婁)' 상편에 "자포(自暴)하는 사람과는 함께 말을 할 수 없고, 자기(自棄)하는 사람과는 함께 일을 할 수 없다."고 하였다.  자포는 자신을 학대하는 일이고, 자기는 자신을 스스로 내던져 버리는 행위이다.  218

유학자의 배움은 높은 곳을 오르려면 반드시 낮은 곳에서 시작하고, 먼 곳을 가려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낮은 데서 시작하고 가까운 데서 시작하는 것이 둘러가거나 더딘 것 같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세요. 낮은 곳과 가까운 곳을 버리고 어디에서 높고 먼 곳으로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236
유교의 공부
치지(致知), 앎에 이르다.
역행(力行), 행하기에 힘쓰다.
박학(博學), 널리 배우다.
심문(審問), 자세히 묻다.
신사(愼思). 신중하게 생각하다.
명변(明辯), 명확하게 분별하다.
독행(篤行), 두텁게 행하다.          249

"정직하고 성실한 벗을 사귀어 유익함을 구하는 까닭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우치기 위한 것으로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다."  253


수신십훈(修身十訓)

1. 立志(입지) : 뜻을 높이 세우십시오. 성현의 목표로 하고 털끝만큼도 자신이 못났다는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2. 敬身(경신) : 몸가짐을 경건히 하십시오. 아홉가지 바른 모습을 지키고 잠깐 동안이라도 방종한 태도를 보이지 마십시오.

3. 治心(치심) : 마음을 바로 다스리십시오. 마음을 깨끗하고 고요하게 유지하고 흐릿하고 어지럽게 놓아두지 마십시오.

4. 讀書(독서) : 책을 열심히 읽으십시오. 책을 읽으면서 뜻을 깨달아야 하며 말과 문자에만 매달리지 마십시오.

5. 發言(발언) : 말을 바로 하십시오. 정확하고 간결하게, 자제하고 이치에 맞게 말하여 자신과 남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십시오. 

6. 制行(제행) : 행동을 자제하십시오. 행동을 반드시 바르고 곧게 해야 하고 도리를 잘 지켜서 세속에 물들지 마십시오.

7. 居家(거가) : 가정 생활에 충실하십시오. 가정에서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형제자매와 우애를 다하며 윤리를 지킴으로써 서로의 은혜와 사랑을 굳게 하십시오.

8. 接人(접인) : 사람을 잘 대하십시오. 만나는 사람들을 성실과 신의로 대하고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어진 사람들을 더욱 가까이 하십시오.

9. 處事(처사) : 매사를 옳게 처리하십시오. 업무에 임해서는 옳고 그름을 철저히 분석하고 쉽게 분노하지 말며 욕심을 줄이십시오.

10. 應擧(응거) : 편안하게 시험에 응시하십시오. 시험에 관해서는 득실을 따지지 말고 최선을 다 해서 준비하고 평안하게 치른 다음 천명을 기다리십시오.

288-289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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