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견진성사를 치루고 난, 과도한 공부에 시달려 몸이 몹시 야윈 소년들이 국비로 라틴어 학문의 여러 가지 분야를 서둘러 배우고 나서 8, 9년 후에는 인생 행로의 후반기(대개는 긴 세월이지만)에 들어서게 된다. 그러고 나서 국가에서 받은 은혜를 갚아 나가는 것이다.



“영혼을 더럽히는 것보다는 육체를 열 번 더럽히는 것이 더 나아!”(구두장이 플라크의 말) 



정부는 오래전부터 언덕과 숲에 감춰져 속세를 떠난 듯한 이 훌륭한 수도원을 프로테스탄트 신학교 학생들에게 내주었다. 아름답고 고요한 환경을 쉽게 감동하는 젊은 마음들에게 제공해주기 위해서였다. 여기에 있으면 젊은 학생들은 마음을 어지럽히는 도시와 가정의 영향에서 벗어나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를 받았다. 그리하여 젊은이들은 몇 년간 히브리어와 그리스어 연구를 다른 참고 과목과 함께 아주 성실하게 생활의 목표로 삼고, 젊은 영혼의 갈망을 순수하고 이상적인 학문에 집중시켰다. 기숙사 생활도 자아 교육을 촉진하고, 단체 생활의 정서를 길러주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신학교 학생들은 국비로 생활하고 공부했다, 그 대신 정부는 학생들이 특별한 정신을 갖도록 애쓰고 있다. 그 정신 때문에 나중에라도 그들이 신학교 학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은 일종의 교모하고 확실한 표지였다. 가끔 수도원을 탈출하는 거친 녀석들을 제외하면 슈바벤 신학교 학생은 한평생 그 면모를 확실히 간직하게 되는 것이다.



이 한무리의 소년들이 주의 소년들 가운데서 선발된 대단한 인재들이라는 걸 인정할 수 있으리라. 주입식 교육을 받아왔음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는 소년들과 비범하고 슬기로운 소년들, 반발이 심하고 개성이 강한 소년들도 적지 않았다. 



“저것 봐! 너는 저 아름다움을 주의 깊게 본 적 있니?”

두 사람이 파라다이스 옆을 지날 때 하일러가 물었다.

“홀, 아치형 창문, 회당, 식당, 고딕식과 로마네스크식, 이 모든 풍부하고 정교한 건축물이 예술가들의 손끝에서 탄생했어. 하지만 이런 매력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 목사가 되려는 불쌍한 소년들 서른 여섯 명을 위해 존재할 뿐이지. 나라에 돈이 넉넉한 모양이야.”



너는 어떤 공부든지 좋아서 자진해서 하는 게 아니야. 단지 선생들이나 네 아버지가 무섭기 때문이지. 1등이나 2등이 되면 뭐하니? 나는 20등이지만 그래돋 너희 꽁생원들보다 어리석진 않아.”

하일러가 이렇게 말했다. 



선생들은 한 명의 천재보다 열 명의 얼간이를 원할지도 모른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것은 당연한 것이리라. 선생의 역할은 정상을 벗어난 인간이 아니라 라틴어를 잘하고 수학을 잘하는 꼼꼼한 인간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쪽이 더한 피해자이며 어느 쪽이 더한 가해자인가. 그리고 상대방의 영혼과 인생을 망치고 더럽히는 것은 둘 중 어느 쪽인가. 그것을 생각한다면 누구나 부끄러운 기분으로 자신의 젊은 시절을 회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학교에서 학교로 규칙과 정신의 싸움은 언제나 반복된다. 국가와 학교가 매년 나타나는 몇몇 탁월하고 깊은 정신의 소유자를 뿌리째 뽑아버리려고 애쓰는 걸 우리는 목격하곤 한다. 언제나 다른 사람도 아닌 학교 선생들에게서 미움을 받는 자, 탈출에 성공한 자, 추방된 자들이 먼 훗날 우리 국민에게 보물을 안겨주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내면의 방황 속에서 자신을 망치며 파멸하고 만다.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 누가 알겠는가!



교장... 허영심.

“피곤하지 않도록 해야지. 그러지 않으면 수레바퀴에 깔리고 말 테니까.” ...

‘하나만 더 묻겠는데 기벤라트, 자네 하일러와 열심히 교제하는 것 같더군. 그렇지 않나?”

“네 좀 친하게 지냅니다.”

“다른 학생 이상으로 가까운 것 같던데?”

“그렇습니다. 그 애는 제 친구니까요.”

“대체 어떻게 친해졌지? 두 사람은 성격도 아주 다른데 말이야.”

“모르겠습니다. 제 친구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내가 그 친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자네도 알고 있겠지. 그는 침착하지도 않은 데다 불만투성이야. 재능은 있을지 모르지만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자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지도 못해. 자네가 그 친구를 멀리한다면 좋겠는데 어떻겠나?"

"그렇게는 할 수 없습니다. 교장선생님."

"안 된다고? 도대체 왜?"

"왜냐하면 그 애는 제 친구인걸요. 그냥 내버려 둘 수 없습니다."

"음, 하지만 다른 학생들과 좀더 가까이 지낼 수도 있지 않나. 하일러에게 나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자네뿐이야. 그 결과가 벌써 눈에 보여, 대체 그 친구의 어떤 점에 끌리는 거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ㄴ서로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 친구를 버린다면 저는 비겁한 사람이 됩니다."

"허어, 그래. 그러면 강요하지 않겠네. 그러나 차츰 그 친구한테서 멀어지면 좋겠네. 그렇게 되면 나로서도 좋은 일이야. 아주 기쁜 일이지."

교장의 마지막 말은 처음의 온화한 기색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한스는 겨우 방을 나갈 수가 있었다.



하일러는 몇 마일이나 떨어진 어느 숲속에 누워 있었다. 추워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으나 진심으로 자유로운 기분에 도취되어 깊은 숨을 내쉬며 좁은 새장에서 풀려난 새와 같이 손발을 뻗어보기도 했다. 그는 점심때부터 달음질을 쳐왔다. 그니틀링겐에서 산 빵을 씹으며 아직 봄빛이 남아 있는 나뭇가지 사이를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칠흑 같은 어둠과 별과 빠르게 스쳐가는 구름이 있었다. 어디로 갈 것인가는 문제가 되지 앟았다. 적어도 오늘 저녁만큼은 몸서리쳐지는 수도원을 뛰쳐나와 그의 의지가 명령이나 금지보다 강하다는 걸 교장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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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행을 떠나려 할까? 

"나는 왜 여행을 떠날까?"라는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하려면, 즉 우리의 여행 동기를 정확히 알려면 먼저 여행 동기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다음으로는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한 뒤 자신의 여행 동기가 어떤 특징을 띠는지를 파악해봐야 한다. 얼핏 복잡해 보이지만 질문의 구조는 단순하다. 먼저 "사람들은 왜 여행을 떠날까?"라는 질문을 하고 다음으로 "나는 어떤 사람일까?"라고 물은 뒤 "나는 왜 여행을 떠날까?"라고 자문해보는 것이다.  22


메릴랜드 대학의 이소 아홀라(Sepp.o E. Iso-Ahola)는 행동주의 심리학에서 유래한 접근-회피 동기 개념을 이용해 "사람들은 왜 여행을 떠날까?"라는 질문에 답함으로써 여행 동기 연구에 오랜 기간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인간은 무언가를 얻고 무언가를 하려는 '접근 동기'에 따라 행도에 나서기도 하지만, 무언가를 피하고 무언가를 하지 않으려는 '회피동기'에 따라 움직이기도 한다. ..

접근 동기와 회피 동기는 언제나 동시에 나타나서 일정한 비율로 조합된다. 세상 모든 일에는 A를 얻는 것과 B를 회피하는 측면이 전부 있기 때문이다. 

이소 아홀라는 여행도 이와 똑같다고 말한다. 여행은 무엇인가를 피하려는 회피 활동인 동시에 무엇인가를 얻으려 하는 접근 활동이다. 여행은 도피이지 탐색이며 탈출이자 추구이다. 따라서 여행을 통해 도피하고 탈출하려는 대상과 여행을 통해 탐색하고 추구하려는 대상 사이에는 긴밀한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다.  23


접근 동기와 회피 동기가 각기 어느 정도 비중으로 조합되느냐 하는 것도 나름 중요한 의미가 있다. 두 동기의 조합 양상이 여행의 양상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여행의 양상은 여행자의 성격과 가치, 여행자가 수집한 정보, 여행지의 이미지, 타인의 영향, 여행 기술, 돈, 시간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결정되는데, 접근 동기와 회피 동기의 비율도 여기에 고유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24


성격 5요인(또는 '빅 파이브').

성실성이란 계획성과 끈기, 목표 지향성을 뜻하는 성격 특성이다. 성실성이 높은 사람은 항상 시간을 잘 지키고, 꼼꼼하고, 인내심이 강하고, 자기 통제력이 강한 사람이다. 성실성이 낮은 사람은 게으르고 주의가 산만하며 의지가 박약한 사람을 뜻한다.

우호성은 대인 관계 상황에서 어떤 감정과 행동을 나타내는지에 대한 성격 특성이다. 우호성이 높은 사람은 상냥하고 친절하며 스스로 솔직하면서 남을 잘 믿는 사람이다. 우호성이 낮은 사람은 냉소적이고 교활하며 의심이 많은 사람이다.

신경증 성향은 정서적 안정성/불안정성을 나타내는 성격 특성이다. 신경증 성향이 높은 사람, 즉 정서적 불안정성이 높은 사람은 매사 자신이 없고 건강염려증이 있으며 항상 불안하고 걱정이 많은 사람이다. 신경증 성향이 낮은 사람, 즉 정서적 안정성이 높은 사람은 차분하고 강인하며 편안한 사람이자 감정적이지 않은 사람이다.  32


외-내향성은 대인관계나 직장 생활, 여가 활동 등에 폭넓고 강한 영향을 끼치는 성격 특성이고, 당연히 여행의 동기와 여행자의 행동에도 강한 영향을 끼친다. 외향인은 지루한 일상가 답답한 인간관계에서 탈출하여 신나고 자극적인 경험과 강렬한 육체적 활동, 새로운 사람들과의 열렬한 인간관계를 추구하는 여행을 떠난다. 

반면 내향인은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과 복잡한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평온함을 느끼고 자기를 성찰하며 친밀한 살마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여행을 즐긴다. 

개방성은 특히 새로운 시직을 습득하고 다양한 문화와 상호작용하며 미적, 예술적 생활을 즐기는 양상과 큰 관련이 있는 성격 특성이다. 즉 어떤 사람이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음악가 또는 미술가를 좋아하거나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을 읽고 있다면 이 사람이 오타쿠인지 아닌지 판단하기보다는 이 사람의 개방성이 높을 것이라 짐작하는 편이 낫다. 

개방성은 본질적으로 이질적인 문화에 접촉하고 새로운 지식과 현상을 탐사하는 특성을 띠는 여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여행을 통해 지적, 예술적 호기심을 충족하려 하고 새로운 삶의 방식과 문화의 틀을 체험하려 한다. 

반면 개방성이 낮은 여행자들은 고향에서 가깝고, 문화적인 차이가 작고, 안전하고 깨끗한 여행지를 찾아내서 그곳을 몇 번이고 다시 방문하며 만족스러운 여행을 즐긴다.  37-38


외-내향성과 개방성에서 "나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곧 "나는 왜 여행을 떠날까?"라는 질문에도 답할 수 있게 된다.  38


기대감이란 우리가 어떤 기대를 하고 있든 바로 그 기대가 충족되리라는 희망적인 예측에서 오는 것이다.  45


다양한 긍정 정서와 행복감 체험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행은 우리가 인생의 다양한 부분에서 더 큰 만족감을 경험하게 해준다.  46


관계 강화의 측면은 여행의 큰 매력 중 하나이다. 

여행학 연구가 다루는 중요한 여행 행동 가운데 하나로 '반복 방문'(또는 '재이용')이라는 것이 있다. 반복 방문이란 어떤 사람이 자기가 벌써 가봤던 여행지를 다시 찾는 현상으로, 공급자 처지에서는 그 원인과 촉진 조건이 매우 궁금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47


사람들이 어떤 여행지를 두 번 이상 방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좋았으니까" "한번 가본 곳이라 친숙하고 편하니까" "어려움이 없고 별다른 계획을 짜지 않아도 되니까" "이미 검증되었으니까" "다른 곳은 잘 모르니까" 등등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이유들이 떠오른다.

그러나 리처드 기텔슨(Richard J. Gitelson)과 존 크럼프턴(John L. Crompton)은 이런 이유들 외에 한 가지 뜻밖의 요인을 밝혀냈다. 이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그곳으로 데려가기 위해 같은 여행지를 반복해서 방문한다. 사람들은 자기가 정말 좋다고 느꼈던 경치를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 사람 손을 잡아끌고 그곳으로 돌아간다. 사람들은 자기가 마음에 들어했던 음식을 누군가에게 맛보여주기 위해 그곳으로 돌아간다. 혼자서 봤던 멋진 축제를 함께 감상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안겨주고 이를 함께 느끼기 위해 돌아간다. 아름답지 않은가?  48


여행은 우리를 다방면에서 한층 성장하게 한다...

매슈 스톤(Matthew J. Stone)과 제임스 페트릭(James F. Petrick)은 여행이 '경험학습'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런 자기 성장의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경험학습이란 우리가 기존의 지식이나 경험 또는 호기심을 바탕으로 능동적인 실험을 하고, 실험을 통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경험을 하며, 이 경험의 내용을 머릿속으로 곱씹으면서 추상적인 개념을 도출해내는 학습 과정을 뜻한다.  49


여행을 통해 우리의 정서지능이 상승한다.

우리는 각종 정서를 더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고("이게 행복이로구나!") 정서가 발생한 원인을 잘 추론할 수 있으며("날이 더우니까 아무한테나 화를 내게 되네!") 각 정서가 낳는 결과가 무엇인지도 이해하게 된다("아무 데서나 화를 내면 곤란한 상황에 빠지기도 하는구나!"). 마찬가지로 정서를 강렬하게 표현하는 타인을 바라보며 타인의 정서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법을 익힐 수 있다.  50-51


여행은 물론 문화지능의 상승과도 깊은 관계를 맺는다.  51


2011년, 세니자 코셰비치(Senija Causevic)와 폴 린치(Paul Lynch)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여행 산업이 수행하는 역할을 다룬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자들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처럼 전쟁과 학살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지역으로 여행하는 것을 '불사조 여행'이라 정의한다. 여행자들이 여행지의 사회공동체가 잿더미를 딛고 다시 피어나도록 돕기 때문이다.

코셰비치와 린치가 설명하는 불사조 여행의 작동 단계는 다음과 같다. 먼저 전쟁과 학살을 겪은 장소는 여행자들에게 삶과 인간성, 국가와 공동체에 대해 숙고하게끔 하는 고유한 매력을 지니게 된다. 여행자들은 이러한 통찰을 얻는 동시에 전쟁에 지친 여행지 민중에게 도움을 주고자 이와 같은 장소를 여행하기로 마음먹는다.

일단 여행자들이 유입되면 여행지 민중은 여행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공동체를 재생할 수 있다. 여행자와 상호작용하기전, 즉 여행지 민중이 전쟁의 참상을 자기들끼리만 끌어안고 있는 상태에서는 전쟁의 참상이 피가 철철 흐르는 '상처'로만 남아 있다. 즉 무너진 집은 여전히 '무너져버린 내 집'이고 학살의 희생자들은 여전히 '죽어버린 우리 가족'이다. 반면 전쟁의 폐허와 학살의 장소를 여행자들에게 공개하고 나면 여행지 민중은 이제 전쟁의 희생자들에게 '두 번째 장례'를 치러줄 수 있게 된다. 여행자들과 대화하고, 폐허와 학살지를 관광지로 정비하면서 여행지 민중은 전쟁의 '상처'를 아물어가는 '흉터'로, '살해당한 가족'을 '돌아가신 역사적 인물'로 다시 정의할 수 있다. 즉 여행지 민중은 전쟁과 학살을 비로소 과거의 일로 묻어두고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다. 

따라서 불사조 여행을 하는 여행자는 전쟁과 학살을 겪은 여행지에 경제적 도움과 심리적 지지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여행지 민중이 자기들의 아픈 경험을 객관화하고 역사화할 수 있게끔 돕는다. 전쟁 후 보스니아를 여행한 사람들은 이렇게 보스니아 사람들이 오늘날 다문화주의와 다민족주의를 강조하는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 화합과 재생을 강조하는 공동체를 수립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했다.  54-56


여행의 만족이나 행복은 항상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62


좋은 여행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기가 막힌 궁합만은 아니다. 여행과 관련된 다양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필요가 있고, 행복한 여행을 하게 해주는 마음가짐을 체득할 필요가 잇으며, 행복한 여행을 오래 지속할 수 있게 해주는 행동 규범을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기술과 심리적인 자질을 갖추고 올바른 규범을 익힌다면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만족스러운 여행을 하고 여행의 가치과 효과를 최대한 누리며 전파하는 '좋은 여행자'가 될 수 있다. 좋은 여행자가 된다면 우리가 앞서 품었던 마지막 의문인 "여행이 딱히 그런 의미와 가치는 없는 것 같은데?"라는 의구심 또한 자연스럽게 해소될 거싱다.  63




여행은 언제나 모든 사람에게 맞춰줄 준비가 되어 있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 내가 터득한 요령을 세 가지만 적어보고자 한다.  80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그만큼 공동체의 복지를 증진하고 문명의 진화를 촉진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알게 된다는 뜻이다. 먼 옛날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항상 문화적 접촉과 교류를 통해 다채로운 대안을 섭취하고, 이를 변용하거나 자신의 문화와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발명품, 새로운 지식과 이론, 새로운 사회 제도를 창조해왔다. ..

물론 '선진국'으로 떠나는 여행에서도 다양한 지식을 습들하고 많은 문화적 아이디어를 습득할 수 있다. ..

문화적 교류는 상대적으로 덜 발전한 지역이 더 발전한 지역의 문화를 '공부'해서 일방적으로 수입해 쓰는 식으로만 진행되지는 않는다. 인간은 매우 창조적인 존재이며, 남이 잘 만들어놓은 것을 베껴서 쓰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한테서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서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낼 줄 안다. 피카소는 아프리카의 공예품에서 문화적 아이디어를 취해 입체파를 개창했고, 이로써 서구의 회화 양식에 혁명을 일으키지 않았던가. 현대를 사는 우리도 여전히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것들을 얻을 수 있다.

당장 아시아에만 나가보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는 다양한 민족과 문화의 공존이라는 가치를 느낄 수 있고, 인도 펀자브에서는 근면과 봉사의 정신을 몸으로 느낄 수 있으며, 태국에서는 관용과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문활르 경험하고, 일본에서는 철저한 질서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를 목도할 수 있다. 태국과 인도네이사의 색다른 패션, 일본의 아기자기한 공예품, 인도의 색감과 영화, 노래, 춤, 각국의 다양하고 고유한 음식들에 이르기까지 신선한 자극을 주는 문화적 요소들의 목록은 끝이 없다. 심지어 여행지의 문화에서 이런 장점들을 읽을 수 없다면, 적어도 그곳의 문화에서 안타깝다 싶은 점을 반면교사로 삼을 수는 있다.  87-89


문화충격을 완화하여 생경한 문화를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치료제는 대략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시간, 둘째는 문화 지능, 셋째는 여행자의 성격과 동기이다.

먼저 시간. 고전적인 문화충격 연구자들은 우리의 문화충격 경험이 시간에 따라 4단계로 전개된다고 말한다. 1단계는 새로운 문화에 매력을 느끼는 동시에 다양한 문화적 장벽에 직면하는 단계이다. 이때 우리는 아직 낯설고 이국적인 문화에 호기심과 흥미를 간직하고 있다. 반면 2단계에 접어들면 이제 낯설고 이국적인 문화에서 적대감과 실망을 느끼고 고국 문화의 우월성을 강조하게 된다. 이때 우리 입에서는 "이 사람들 너무 더러워서 안 되겠어. 역시 한국이 위생 면에서는 최고야" "애들이 너무 싸가지가 없네. 이걸 보면 한국이 그래도 교육은 잘 시킨단 밀이야" 등등의 말이 튀어나온다.

여행 기간이 매우 짧을 경우, 우리는 가히 주화입마(走火入魔 달릴주 불화 들입 마귀마)의 단계라 할 수 있는 이 문화충격 2단계에 접어든 채 여행을 마치게 된다. 여행지의 문화에 대한 반감과 여행에 대한 불만족을 품에 안은 채로. 그러나 여행 기간을 조금만 더 길게 가져간다면 우리는 문화적 적응도가 향상되고 긴장감이 감소하는 문화충격의 3단계에 접어들 수 있다. 어떤 지역을 석 달 이상 장기간에 걸쳐 여행한다면 현지 문화를 온전히 이해하고 진정한 다문화주의를 취할 수 있는 문화충격의 4단계(더는 충격이라 표현할 수 없는 상태이다)를 체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시간은 문화충격의 좋은 치료제 중 하나라는 것이 고전적인 이론가들의 견해이다.  

반면 최근의 심리학자들은 단순한 시간 요인보다 문화지능을 더 중시한다. 문화지능이란 상이한 문화에 접촉했을 때 어떤 지식과 행동이 필요한지 파악해서 이런 지식과 기술을 익히고 실제로 적용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즉 문화지능이 높은 사람은 "외국에 나가면 인사법이나 예절을 잘 알아야 해. 난 이번에 일본에 가니까 일본식 예절을 좀 연습해야겠어"라고 생각하고 이를 잘 실천해내는 사람이다. 

문화충격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완화되듯 문화지능 또한 여행지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쭉쭉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문화지능의 측면에서도 오직 시간이 약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문화지능은 우리가 여행에 나서기 전에 웬만큼 확보할 수 있는 여행 자원이기도 하다. 아주 간단한 현지어 회화를 익히고 현지 역사에 관한 간략한 소개 글을 읽고 친구들의 심플한 조언에 귀 기울이기만 한다면 우리의 문화지능은 향상되고 여행 첫날의 문화충격은 큰 폭으로 감소한다. 여행지에 흥미를 느껴서 공부하면 할수록 실제 여행에 나섰을 때의 문화적 충격이 신선하고 기분 좋은 놀라움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여행을 오래 할 필요도 없고 여행지를 많이 공부할 필요도 없이 이국 타향의 문화를 그저 즐겁게 향휴하기도 한다. 문화충격에 관여하는 마지막 요인인 성격과 동기의 개인차라는 것 때문이다. 이는 바로 새로운 것에 흥미를 느끼고 다양성을 중시하며 이질적인 것에 관용을 보이는 특성인 개방성의 차이이다.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이국의 문화와 접촉하는 상황에서 남들보다 훨씬 적은 노력을 기울이고도 훨씬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다.  89-92


우리가 역사 유적을 좋아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깊은 심리적 뿌리가 있다...

실제로 우리가 역사 유적과 유물에서 매력을 느끼는 메커니즘은 우리가 마법에 혹하게 되는 메커니즘과 맞닿아 있다. 

제임스 G. 프레이저의 유명한 인류학 시리즈인 <황금가지>는 마법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는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이론서 중 하나이다. 프레이저는 특히 마법의 '유사성 원리(law of similarity)'와 '감염 원리(Law of contagion)'에 주목한다. 

유사상 원리는 비슷한 행동이나 현상이 비슷한 결과를 부른다는 인간의 원초적 믿음에 바탕을 둔다. 일례로 우리나라에서는 가뭄이 들었을 때 땅이나 강에 물을 뿌리는 행동(비가 오는 것과 비슷하다)으로 기우제를 대신하고 부채질(바람만 씽씽 부는 가뭄과 비슷하다)을 금지하기도 했다. 반면 감염 원리란 "한번 접촉한 것은 영원히 접촉된 것이다"라는 믿음을 뜻한다. 즉 세종대왕이 만졌던 물건은 그가 죽고 사라진 뒤 몇백 년의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세종대왕의 손길이 남아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108-110


폴 로진(Paul Rozin)을 비롯한 여러 심리학자는 우리가 여전히 유사성 원리와 감염 원리 같은 미신적인 사고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빠르게 쑥쑥 자라는 콩나물을 먹으면 우리 키도 쭉쭉 자랄 것이라 생각하고, 인간의 성기를 닮은 음식을 먹거나 정력이 강하다고 알려진 동물으 ㄹ먹으면 정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험을 보기 전에는 물건이 떨어지는 게 너무 싫고 미끌미끌한 미역국도 먹기가 싫다. 우유로 세수하면 피부가 하얘질 것만 같다. 이처럼 우리는 비슷한 것이 비슷한 결과를 낳는다고 여전히 믿고 있는 것이다.  110


이런 생각과 느낌은 모두 비합리적이다. 그러나 인류는 이런 비합리성을 아름다운 문화로 승화시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작가가 유사성 원리를 잘 활용하면 멋진 복선과 암시, 상징을 만들어낼 수 있다("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그것은 안개다"). 또한 감염 원리를 문화적으로 승화시키면 위대한 역사 유적과 고귀한 유물을 갖게 된다. 우리는 경주 토함산 석굴암에서 장엄함과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신라 사람들의 숨결과 손길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연결의 느낌을 바탕으로 유저고가 유물에 역사적, 사회적, 철학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이에 따라 석굴암은 시날의 역사와 신라 사람들의 수학적인 능력과 한국인의 자부심을 상징하는 장소가 된다.  111


결론적으로 말해서 역사 유적은 감염 원리에 따라 강한 힘을 부여받은 여행의 요소이며 시각적 경외감, 판타지 세계에 들어간 듯한 느낌, 역사적 의미, 지적 흥미 등의 다양한 만족감을 두루 제공한다. 그러나 모든 역사 유적이 저마다 다른 매력이 있다는 점은 꼭 기억해두자.  112


여행 중에 산 물건은 실용서오가는 거리가 있다. 대신 그 나라 옷을 사 입고 그 나라를 여행할 때는 자신이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며 다양한 정체성을 한 몸에 수용하는 개방적 여행자임을 표현할 수 있다. 예전 여행에서 산 낡은 티셔츠를 여행 떠날 때마다 꺼내 입는 것은 자신이 모허모가 도전을 좋아하는 장기 여행자라는 신호를 보내는 셈이다. ..

기억을 촉진하는 기능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기능은 구입한 물건의 실용서오가는 별 관련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여행 중에 쇼핑하는 사람들은 물건의 질보다는 어떤 물건이 각 여행지의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고유한 물건인지에 더 신경 쓰는 경향이 있다.  124




여행의 사회적 효과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여행자들의 행동 또한 여행자 대상 범죄를 낳는 다양한 요인 가운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역설한다. 우리는 여행자가 여행지를 평가하는 것을 당연시하면서 가끔 그 반대도 당연한 일임을 깜빡하곤 한다. 현지인들도 여행자를 평가한다는 사실 말이다.  139


세상에는 두 가지 혐오가 있다.

첫째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원초적인 의미의 혐오로, 더러운 것이나 썩은 것이 입에 닿거나 입안에 들어오거나 몸에 닿았을 때, 또는 이런 가능성이 감지될 때 우리가 느끼는 강렬한 불쾌함을 뜻한다. 이런 원초적 혐오는 심리학 용어로 '핵심 혐오(core disgust)'라고 하며, 몸에 좋지 않은 썩은 시체나 독극물을 먹지 않게끔 하여 우리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준다. 

이 때문에 우리는 주로 썩거나 맛이 고약한 음식물, 배설물, 사람과 동물이 사체나 장기, 곤충, 쓰레기 등의 모습이나 냄새에서 혐오를 느낀다. ..

핵심 혐오는 공포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타고난 본능과 평생 동안의 학습이 조합되어 나타나는 정서이다.  151-152


두 번째 혐오에 대해 알아볼 차례다. 우리는 썩은 음식과 시체, 배설물 외에 또 어떤 것에서 혐오를 느낄까? 살인자, 강간범, 가정폭력범, 아동성추행범, 동물 학대범, 무식을 자랑하는 자, 예의 없고 상스러운 자, 술에 취해 추태를 부리는 자, 무능한 리더, 혹세무민하는 자와 곡학아세하는 자, 모리배, 시정잡배 등일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사회공동체에 해로운 사람들이나 이들의 행동을 혐오하는 마음은 썩은 음식물이나 동물의 사체, 배설물을 혐오하는 마음과는 뚜렷이 구별된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사회적, 규범적, 인격적 혐오감을 따로 '도덕적 혐오' 또는 '경멸'이라 일컫는다.

대신 경멸의 신체적, 행동적인 반응은 혐오와 똑같다.  154-155




여행을 떠나 최상의 날씨와 만나면, 더는 다른 것이 필요 없을 정도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뜨겁고 습하거나 주야장천 비가 내리는 날씨 등은 여행의 다른 모든 요소를 압도하여 아예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169


좋은 음식은 여행에 만족하게 할 뿐만 아니라 그 음식이 생각나서라도 그걸 먹었던 곳으로 반드시 돌아가게 만들곤 한다. 심지어 오로지 맛있는 음식을 먹겠다는 목표 하나만으로 미식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도 있다.  182


진짜 경치가 제공하는 원대하고 깊은 입체감과 우리 피부에 와닿는 그곳의 바람, 나무 향기와 풀 냄새, 강과 폭포의 소리, 그리고 이런 다양한 요소들이 한데 어울리며 자아내는 황홀함은 어떻게 달리 재현할 수가 없다. 결국 그곳에 직접 가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단 여행을 떠나기만 하면 우리는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멋진 경치와 맞닥뜨리게 된다.  192


일단 경치에 이끌려 어떤 여행지에 도착한 뒤에는 이 아름다운 경치를 배경으로 어떤 행복한 홀동을 할 수 있는지가 경치 자체보다 훨씬 중요해진다. 즉 경치는 다른 활동과 조합됨으로써 여행의 행복을 증폭시키는 '배경'이자, 문화와 음식 및 각종 액티비티 등 각 지역의 다양한 여행 요소들을 결합하여 여기에 통일성과 주제를 부여하는 '틀'이지 여행의 목적 자체는 아니다.  195


여행자는 자신의 성격, 목표, 자원, 각종 여행 요소를 대하는 태도 등을 종합하여 자신에게 딱 맞는 완벽한 숙소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205


여행 동반자들 사이의 관계에서 동반자들의 성격과 취향의 유사성은 사실 그렇게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이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동반자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자주 소통하고, 서로의 욕구와 취향과 가치를 절충하거나 공유함으로써 좋은 여행을 만들어나가려는 의지가 있느냐이다.  216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심리학자 중 한 명인 앨버트 밴듀라(Albert Bandura)는 .. 지식과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누구보다 강조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지식과 기술 말고도 뭔가를 '잘하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심리적 요인들이 있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으로 "이 일을 잘 할 수 있다는 믿음", 즉 자기 효능감은 공부건 일이건 분야를 막론하고 매우 중요하다.  228


지식과 기술, 자기 효능감 신념, 목표의 특성, 자기 평가 표준을 중시하는 밴듀라의 이론을 사회인지 이론이라고 한다.  229



여행 중의 기술에는 왕도가 따로 없다. 여행자 한 명 한 명이 여행 경험을 통해서 체득하는 고유한 노하우들이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주누가 여행 중에 활용하면 좋을 기술도 두 가지 정도는 있다. 하나는 '마음을 챙기며 여행하기'이고 다른 하나는 '부정 정서에 휩쓸리지 않기'이다. ..

'마음 챙김(mindfulness 또는 sati)'이란 원래 불교적 명상 수행과 관련한 개념인데.. 핵심은 '지금, 여기서 일어나는 일에 주의를 집중하며 마음을 열기'라는 점에는 대략적인 동의가 이루어져 있다. ..

여행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마음 챙김이란 여행 중 발생하는 모든 상황에 항상 호기심을 품고, 이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종합하여 능동적인 해석을 내놓는 것이다.  245-246


우리가 외향적이든 내향적이든, 개방적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여행 중에는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에 절대 마음을 닫아서는 안 된다.  247


마르시알 로사다, 바버라 프레드릭슨 같은 연구자는 긍정 정서와 부정 정서의 비율이 최소 3 대 1 정도가 되어야 행복하고 번창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48


그런데 주의할 점이 있다. 부정 정서는 긍정 정서보다 더 강렬하게 체험되고, 더 강렬하게 기억되는 편이라는 사실이다...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부정 정서의 이런 강력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긍정 정서 경험을 오래도록 간직할 필요가 있다...

감사 편지 쓰기는 고마운 사람을 날마다 떠올려보며 이들에게 감사 편지를 쓴느 것을 뜻한다.  249


만약 여행 중 부정 정서를 경험하는 날이 생긴다면, 그날이 저물어갈 즈음 하루 동안 있었던 긍정적인 경험을 떠올려보거나 고마운 사람들을 생각해보고 서로의 행복한 여행을 응원해주자.  250


우리는 우리 여행을 여러 편의 재미난 이야기로 만들어야 한다. .. 

우리가 여행 중 겪었던 여러 가지 좋은 일과 여러 가지 나쁜 일의 세세한 의미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이야기 안에 배치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좋았던 일은 강렬한 추억이 되고, 나빴던 일은 귀중한 배움이 된다. ..

어떤 사람의 여행은 아름답고 의미가 있어서 여행기로 쓸 만하고, 다른 사람의 여행은 그럴 가치가 없어서 여행기로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모든 여행은 여행기로 쓰인 뒤에야 아름다워지고 모두와 공유할 만한 의미를 얻는다. 적어도 우리 마음속에서 크고 작은 여행기로 집대성되지 않은 여행이야말로 진정 무가치하고 의미가 없는 여행이다.  251


"여행은 어떤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는 여행에 대한 우리의 경험과 판단, 취향, 가치관이 묻어난다. "여행에서는 어떤일이 일어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도 우리가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지 그렇지 앟은지가 드러나고, 여행에 대한 우리의 기대가 노출된다. 그리고 "나는 여행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서는 우리가 항상 행복한 여행을 하는 좋은 여행자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중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나는 이것을 잘할 수 있을까?" 우리가 어떤 것을 잘하는 데서 가장 중요한 신념과 기대가 바로 이것이다. 앨버트 밴듀라는 이를 '자기 효능감 신념'이라 표현한다.  253-254


자기 효능감 신념을 증진하는 중요한 메커니즘 가운데 하나는 모델링 학습이라고도 하는 '관찰 학습'이다.  255


여행에 나서면 더욱 다양하고 훌륭한 모델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256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또 다른 대표적인 메커니즘은 작은 성공 경험을 스스로 직접 쌓아나가는 것이다. ..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직접적인 여행 경험을 통해 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바로 무슨 일이든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하면서 차근차근 배워나가려 하는 '학습목표'를 가진 사람들이다.  257


어떤 사람이 학습목표를 지향할 것인지 수행목표를 추구할 것인지는 이 사람이 지니고 있는 '능력이라는 것'에 대한 신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즉 사람의 능력이란 유동적이고 경험에 따라 성장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자연스레 학습목표를 지향하게 된다. 반면 사람의 능력은 고정된 것이고, 세상을 살아가려면 자기가 타고난 능력 한도 내에서 최대한 남들에게 잘 보이며 살아야 하는 법이라고 생각하는 살마은 수행목표를 취하게 된다. 이런 점을 특히 강조하는 연구자는 심리학의 거장 중 한 명인 캐럴 드웩(Caro; Dweck)이다. 드웩은 능력이 향상한다고 믿는 사람을 능력에 대한 '증진 이론'을 가진 사람이라 정의하고, 반대로 능력이 타고난 상태로 고정된다고 믿은 사람을 능력에 대한 '실체 이론'을 가진 사람이라 정의했다.  258


여행은 우리의 능력을 증명하는 활동이 아니다. 여행의 목표는 행복과 성장이다. ...

또한 여해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은 한국에서 가지고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여행을 떠나 하나하나 시도하고 적용해보면서 몸으로 익혀나가는 것이다.  260


여행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뚜렷하지 않은 사람은 평가 표준도 모호해서, 자기가 여행을 잘하고 있는지, 어떤 점을 개선하면 좋을지를 파악하지 못한다. 또한 여행지가 제공하는 다양한 여행 요소와 그 특징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으면 엉뚱한 표준을 엉뚱한 곳에 들이밀 수도 있다. ..

여행에 대한 학습목표가 있는 살마은 늘 "나는 지금 다양한 여행 경험을 통해 여행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나?"라는 기준으로 자기를 평가하는데, 이는 갈수록 좋은 여행을 할 수 있게끔 보장해주는 좋은 평가표준이다.  268


윤리적 여행이란 여행지의 환경을 보호하고 현지의 문화를 존중하며 여행지 경제에 정의로운 기여를 하는 세 가지 요소를 이루어 진다고 볼 수 있다.  269


에밀 저번(Emil Juvan)과 세라 덜니커(Sara Doincar)는 "사람들은 윤리적 여행의 표준을 잘 알고 있으면서 왜 이를 잘 지키지 않을까?"라는 문제를 분석해 보았다. 저번과 덜니커가 내린 결론은 윤리적 표준을 잘 지키지 못하는 여행자들의 행동 패턴에는 '인지부조화'라는 유명한 심리적 메커니즘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인지부조화란 이런 것이다. 우리가 "현지 아이들에게 적선을 하면 안 된다"는 신념이 강하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어느 날 캄보디아를 여행하던 중 그 많은 아이들의 공세에 시달리다 못해 볼펜 한 자루와 우리나라 500원짜리 동전 하나를 주고 아이들이 그린 그림도 3달러어치 사고 말았다. 그러면 우리 머릿속에서 부조화가 발생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적선을 하는 사람이야 안 하는 사람이야?" 

이처럼 우리의 태도 또는 신념과 우리의 행동이 일치하지 않을 때 더 큰 힘을 발휘하는 쪽은 우리의 행동이다. 그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고 원초적이다. 태도와 신념은 바꾸면 되지만 일단 저질러버린 행동은 없었던 것으로 할 수가 없지 않은가? 이 때문에 우리는 태도와 행동의 부조화가 발생했을 때 간단히 태도를 수정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곤 한다. 즉 위의 상황에서는 "사실 아이들한테 적선하는 게 나쁜 일은 아니지. 암, 그렇고 말고"라는 식으로 우리의 윤리적 표준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274


저번과 덜니커는 여행자들이 인지부조화에 따라 태도를 변화시킬 때 전형적으로 보이는 여섯 가지 부조화 해소(즉 변명) 양상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째는 우리가 기존의 표준에 어긋나는 일을 하긴 했지만, 알고 보면 그게 그렇게 부정적인 결과를 낳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는 '결과의 부정' 패턴이라고 한다. .. 

둘째는 '하향 비교'이다. 우리 자신도 뭔가 잘못을 하긴 했지만 우리보다 훨씬 심한 자들이 있으니, 우리 잘못을 잘못 축에도 못 든다는 식의 변명 양상이다...

셋째는 '책임의 부정'으로, 이는 어떤 행동이 현지인들 때문에 발생했다고 변명하는 것을 뜻한다...

넷째는 "나도 그러고 싶진 않았지만 거기에선 꽁초를 거기에 버렸어야 했다고"라는 식으로 말하는 '통제의 부정'이다. 즉 책임의 부정이 현지인 탓을 하는 패턴이라면, 통제의 부정은 상황을 탓하는 패턴이라 할 수 있다.

다섯째는 "휴가는 예외라고요. 여기 나와서까지 윤리 같은 걸 신경 써야 해요?"라고 말하는 '예외 형성'이다. ..

여섯째 패턴은 "사실 나는 나쁜 일보다는 좋은 일을 더 많이 해요"라고 말하는 '보상'이다. 이는 아주 교묘하고 기가 막히게 잘 먹히는 변명 양상이다.  275-276


우리는 완벽할 수도 없고, 변명을 하지 않을 수도 없다. 그렇지만 위의 여섯 가지 변명은 그저 변명에 불과할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적어도 좀 더 나은 여행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잘못을 변명하는 것은 괜찮다. 다음에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한다면 말이다.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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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풍상을 견뎌내고 몇 백년간 잘 살아남은 주택은 대부분 각자의 개성과 집안의 내력과 희망을 건축에 불어넣은 집들이었습니다.  6



'살다'라는 말은 생명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고, 어느 곳에 거주하거나 거처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사람과 삶과 살림은 모두 비슷한 뿌리에서 나온 말입니다. '살림'은 한 집안을 이루며 살아가는 모양을 뜻합니다. 죽지 않고 살게 만드는 것도 '살림'이고, 집안의 세간조차도 '살림'이라고 합니다. 결국 살림은 삶이고, 삶을 영위하는 구체적이고 기본적인 공간은 살림집이 되며, 흔히 집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므로 집이라고 하면, 사람이 전제가 되고 살아있음이 전제가 되는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12


누구에게든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라면, 세상의 사람 수만큼 많은 이야기들이 나올 것이빈다. 그러나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보편적인 가치는 아마 '행복'이라는 단어로 모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7


과연 미래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혹은 우리가 쌓아놓은 여러가지 유형과 무형의 재산만큼 행복을 줄까요.

우리는 얼마나 갖추면 행복해질까요.  18


행복이란 때와 시간을 정해놓고 찾아오는 계획된 미래가 아니라, 은행 이자처럼 순차적으로 쌓였다가 우리에게 돌아오는 약속이 아니라, 우리가 만족을 느끼고 기쁨을 느끼는 예기치 못했던 순간순간마다 찾아오는 것 아닐까요. 가령 피곤한 하루를 마감하고 집의 현관을 여는 순간 코끝에 훅 다가오는 따뜻한 집의 냄새와 온기와 익숙한 목소리로 안기는 가족의 살갗과 웃음, 그런 것들이 우리가 미워두었던 행복의 모습이 아닐까요. 나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나는 '지금', 그리고 '여기서' 행복한가?  19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몇 달 만에 그림 실력을 확 늘려줄 입시 마술에서의 요령 같은 가르침이 아니라 자신의 그림에 대한 믿음, 자신의 생각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집을 설계하면서 처음의 생각과 머릿속에 떠올렸던 그림이 하나하나 실현되는 과정에서 행복해했던 건축주들이, 막상 집 공사에 들어가자 주변의 참견과 간섭과 조언들로 인해 흔들리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내가 지어봤더니..." 혹은 "살아봤더니..."하는 사공들로 인해 갑자기 선택했던 자재에 의심이 생기고 창의 크기가 늘었다 줄었다 하고 난방 방식이 바뀌기도 하면서, 점점 집은 산으로 올라갑니다. 끝나고 보면 나의 생각으로 지은 집도 아니고, 남의 생각으로 지은 집도 아닌 어정쩡한 집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남이 재단해준 옷에 자신의 몸을 맞추는 것과 같습니다.

'나를 살리는 일'은 다른 사람의 취향과 판단에 좌우되지 않고 내 마음 속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부터 시작됩니다. 나를 믿고 나를 지키는 일이야말로 나를 위한 삶의 출발점입니다.  27


고독은 사색을 불러오고 사색은 필연코 스스로에 대한 자각을 불러옵니다. 철학적인 은유라기보다는 누구나 겪는, 환경에 따른 인간적인 반응일 뿐입니다.  78


집에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구멍'들이 있습니다. 사람이 들락거리는 구멍이 있고, 바람이 들락거리는 구멍이 있고, 시선과 풍경이 들락거리는 구멍이 있습니다. 그런 구멍을 '개구부'라고 하기도 하고 문이라고 하기도 하고 창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 기능들이 불리되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뭉뚱그려 모여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85


사실 건축의 가장 좋은 재료는 빛입니다. 빛은 세상 어디에나 있는 것이지만, 또 세상 어디에나 있는 것이 아니기도 합니다. 빛이란 존재를 의미하기도 하고, 깨어있음을 의미하기도 하고, 관심을 의미하기도 하고, 사랑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빛이란 집의 자세에 따라 다양한 느낌과 정서를 부여합니다. 동쪽 창으로 온 방을 적나라하게 비추는 아침 햇살은 사람을 건강하고 부지런하게 하고 희망을 줍니다. 남쪽 창으로 종일 비추는 겨울나절의 빛은 따스함과 노곤함과 생애 대한 신뢰를 주고 긍정을 줍니다. 서쪽으로 기울어가며 황금빛으로 울컥하게 하는 석양은 사람을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혹은 밤에 불을 끄고 잠에 들려는데, 어둠이 눈에 익고 서걱서걱 이불 쓸리는 소릴 듣고 있다가 문득 창을 통해 들어오는 예상치도 못했던 달빛은 황홀하기까지 합니다.

또한 빛은 빛으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빛은 그 빛을 받아비추이는 것이 있어야 존재의 의미가 생겨납니다. 그런 의미에서 빛이란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8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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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사랑이 뭐야? 누군가 물은 적이 있다. 느낌표라고 대답했다. 꼿꼿하게 허리를 곧추세운! 두 해 전 일이다. 지금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그렇게 답하지는 않을 것이다. 

2012년 봄, 사랑을 위한 문장부호로 나는 느낌표 대신 말줄임표를 고르겠다. 지난 이 년 동안 내 마음은 어디론가 천천히 이동했다. 그 길 위에서 이 소설을 썼다.  6

내가 사랑에 대해 조금쯤 더 알게 되었는가,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랑에 관한 한,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사랑은 오로지 '하는'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더 깊이 사랑할 것이다.  7



사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애인을 사귀려는 목적으로 전혀 모르는 낯선 사람을 소개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우습고 괴상한 일인지 알 수 있다. 차라리 지하철 같은 칸에 탄 아가씨와 사귀게 되는 일이 쉬울 것 같았다.  15

"아휴, 좋을 때다. 근데 젊은 아가씨들은 잘 모르겠지만 착한 남자가 최고예요. 언뜻 봐서는 별 매력 없더라도 알수록 진국인 남자, 딱 한 여자밖에 모르는 남자. 요즘 아가씨들 겉으론 똑똑한 거 같아도 그 당연한 걸 잘 놓치더라고요."(미장원 아주머니의 말)  19


연예의 초반부가 둘이 얼마나 똑같은지에 대해 열심히 감찬하며 보내는 시간이라면, 중반부는 그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를 야금야금 깨달아가는 시간이다.  78


메뉴판이 왔다. 그들은 개성을 과하게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조심스럽게 저녁식사 음식을 골랐다. 그들은 준호의 제안으로 샐러드를 주문해 나누어 먹었다. 민아는 이 남자가 관대하기까지 하다고 생각했고, 준호는 이 여자가 소탈하기까지 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함께한 첫번째 끼니였다.  98


사랑의 초기에 그들은 함께 들어선 이 성스러운 오솔길의 입구를 즐거이 복기하곤 했다. 입구에서 이미 한참이나 지나왔다는, 다시 입구까지 쭉 미끄러지는 퇴행은 없을 거라는 무언의 합의가 둘 사이를 팽팽히 조이고 있어야만 가능한 유희였다. 출구까지의 남은 거리에 관해서는. 아니, 그들이 움직이는 방향 끝에 필연적으로 놓여 있을 출구의 존재에 관해서는 아예 떠올리지 않았다.  109  


준호가 가만히 민아의 손을 잡았다. 그들은 왼손과 오른손을 잡은 채 밤길을 걸었다. 누가 왼손이고 누가 오른손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111


왜 군대 이야기는 하지 않느냐고 언젠가 그녀가 물은 적이 있다. 준호는 그 말을 듣고야 제가 그랬다는 걸 알게 됐다. 그녀하고는 좋은 것만 나누고 싶다는 마음 때문일 터였다. 

"말했잖아. 육군 보병이었다고, 병장 만기제대."

"그런 거 말고."

"그럼?"

"혼자 울었던 밤 같은 것."

"음.... 손톱?"

"손톱이라고?"

"아무한테도 얘기한 적 없는데, 나 어릴 때부터 손톱을 아주 바짝 깎아. 그러지 않으면 물어뜯으니까. 긴장하거나 불편하면 나도 모르게 손톱을 씹는 버릇이 있었거든."

"미안해, 난 몰랐어."

"바보, 자기가 왜 미안해? 막 일병 달았을 때쯤 행군을 나갔어. 장마철이었는데 길에 앉아 점심을 먹었지. 식판에 막 빗물이 들이쳤어. 그때 무심코 내 손을 보게 됐는데 손톱이 어느 틈엔가 이만큼 길어버렸더라. 그 밑에 새까맣게 때가 끼어 있었어. 물어 뜯을 정신도 없이 살고 있었던 거야. 조금 눈물이 났어. 입대하고 처음으로... 그게 내 군대 얘기야."

다음번 만났을 때 민아는 작은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반짝반짝 빛나는 은색 손톱깎이가 들어 있었다. 

"우리나라 제품 중에선 제일 좋은 거래. 인터넷 다 뒤져서 찾아낸 거야."

민아가 어깨를 으쓱대는 시늉을 했다. 준호가 그녀의 코를 손가락 끝으로 꼬집었다. 그는 여자친구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보았다. 그녀의 헤어스타일은 처음 만났을 때와는 사뭇 달라져 있었다. 구불구불한 웨이브 대신 언제나 간편하게 포니테일로 묶고 다녔다. 소박했지만 그의 눈에는 처음보다 훨씬 예뻐 보였다.

준호의 가슴속에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꿈이 한 톨 피어 올랐다. 이 사람에게라면, 곧 더 깊은 이야기도 털어놓을 수 있을지 몰랐다.  117


할머니에 대해서 준호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직장 다니는 엄마 대신 할머니가 날 다 키워준 거나 마찬가지야, 라고 했을 것이다. 그는 "그래서 민아가 그렇게 따뜻하구나"라고 했으나 "살아계셔?"라고 묻지는 않았다. "건강하시지?" 라고도 묻지 않았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그 순간을 넘겼지만 사실은 서운했다. 준호의 관심이 그저 '박민아'의 내부에 머물로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그건 바꿔 말하면 박민아의 바깥, 박민아라는 섬을 둘러싼 주변에는 별 관심 없다는 의미였다.  134


출국카드의 직업란에 회사원이라고 썼다가 지우고 쉼표 하나를 그려넣으면서도, 종아리를 쭉 펴기도 힘든 이코노미 클래스에서 열두 시간 동안 항공기 꼬리 날개를 내다보면서도, 히스로 공항의 외국인 전용 입국심사대 맨 뒷줄에 서서도 그녀는 속으로 되뇌었다. 이게 원래 내 방식이야. 먼저 떠나는 것, 혼자 남겨지지 않는 것. 차라리 먼저 혼자가 되어버리는 것. 그럼에도, 그녀를 붙잡겠다는 어떤 거짓 제스처조차 취하지 않은 준호에 대한 섭섭함이 마음 한구석에 딱딱하게 응어리져 있었다.  

왜 런던이야? 준호가 물었을 때 민아가 명확한 이유를 대지 못한 건 당연했다. 그때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므로, 심지어 모든 것은 그녀가 그에게 '떠난다'는 표현을 입 밖에 내면서부터 비로소 시작되었는지도 몰랐다.  185


보름은 전혀 모르던 두 남녀가 몸부림치는 사랑의 환희 속에서 서로가 서로의 운명임을 확인하고도 남을 시간이고, 한때 열렬히 사랑한 적 있던 두 남녀가 처음부터 타인이었던 것처럼 냉담 해지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192


"내가 겪어보니까 이러니저러니 해도 남자는 역시 자상하고 다정한 남자가 최고예요. 지 혼자 속으로 진국이면 뭐해, 표현안 하면 그걸 누가 아나."(미장원 아주머니의 말)

미용사가 언젠가 했던 것과는 다른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웃지도, 찌푸리지도 않앗다. 사람은 끊임없이 변하는 존재였다.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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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날리는 인도 여행을 한 뒤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37


무굴제국 샤자한 왕의 두 번째 아내 '뭄타지(Mumtaz, 일명 아르마주드)'를 위한 무덤이었지만, 무덤 이상의 의미를 담아 '궁전'이라고 표현한다. 인도 사람들은 타지마할을 종교의 성전으로 여기기도 한다.

샤자한 왕은 아내를 잃고 하룻밤 사이에 머리카락이 백발이 될 정도로 슬픔에 잠겼다고 한다.  53-54


인류가 남긴 가장 완벽한 '균형과 대칭의 조화'를 이룬 건축물 타지마할. 무덤 중앙에 서면 온 우주가 그곳으로부터 시작되고 그곳은 온 우주의 중심이 된다.

이 무덤 궁전은 음력 보름 만월(滿月)아래서 보면 대리석 안에 조성된 꽃들이 붉게 피어난다고 한다.  55


갠지스 강은 죽음에 대해 초연함과 비장감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바라나시 갠지스 강으로 향하는 길은 미로(迷路)의 연속이다. 처음 온 여행객은 좁은 길을 이리저리 헤매는 것이 다반사다. 한참을 걸어 들어가다 보면 마치 쥐가 미로를 뱅뱅 돌아다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도대체 언제 가트가 나올까 조바심까지 난다. 그렇지만 가트까지는 먼 길이 아니다. 계속 따라 들어가다 보면 갠지스 강에 접해 있는 가트가 불쑥 나타난다.  59


인도 여행에는 몇 가지 목적이 있었다. 

하나는 여름철에만 여행길이 열리는 라다크를 돌아보는 일이었다. 세계에서 고도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한곳인 라다크는 티베트 불교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작은 티베트'로 불린다. '곰파'라고 불리는 사원과 불탑 '쵸르텐'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다. 여기에 '탕카'로 불리는 불화도 살펴볼 작정이었다.

또 다른 목적은 불자로서 불교의 발상지를 직접 발로 밟고 성지를 순례해볼 심산이었다. 인도에 가기 전 수많은 로드맵을 그리면서 어떻게 갈까하는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북부 인도를 순례하고 돌아오는 나머지 시간, 즉 자유 여행 시간에 불교 성지를 순례하기로 마음먹었다.

또 한 가지는 우리보다 30배나 넓은 '인도'라는 나라의 정신적인 영역의 깊이를 느껴보고 싶었다. 예를 들면 바라나시의 갠지스 강에서 기도하는 힌두교도들도 만나보고 싶고, 숲에서 수행하는 흰 수염을 길게 기른 사두의 정신 세계는 어떠한지도 알고 싶었다.  202


인도 배낭 여행은 누차 말했지만 순탄하지가 않다. 그렇다고 아주 위험한 것도 아니다.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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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사

십년 전, 생장피에드포르의 한 작은 집에 들어서면서 나는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당시 나는, 세상에는 비밀과 신비한 길들이 숨어 있고 대부분의 인간들에게는 금지되어 있는 것들을 이해하고 주관하는 능력을 가진 이들이 존재한다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영적 탐색을 하고 있었다. 그런 내게 '평범한 사람들의 길'을 따라 걷는다는 건 아무런 의미없는 시도일 뿐이었다.  

1974년.  9

비범한 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길 위에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내가 믿는것의 궁극에 도달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깨달음이었다. 나로 하여금 생애 첫 책인 <순례자>를 쓰도록 용기를 불어넣어준 것도, '평범한 사람들의 길'을 계속 따라걷기 위해 매일같이 치러내야 하는 나 자신과의 '선한 싸움'에서 존엄과 끈기를 발견할 수 있도록 날 북돋워준 것도 역시 그것이었다.  11


RAM 엄격함(Rigor)의 R, 숭배(Adoration)의 A, 자비(Mercy)의 M, 또한 왕국(Regnum)의 R, 어린양(Agnus)의 A, 세계(Mundi)의 M.  15


무슬림 전통에 의하면, 모든 신자는 적어도 생애에 한 번은 메카로 순례를 떠나야 한다. 기독교 탄생 이후 첫 천 년 동안 세 개의 신성한 순례길이 존재했다.

첫번째 길은 로마에 있는 성 베드로의 무덤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 상징은 십자가이고, 그 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은 '로마의 방랑자'라고 불렸다.

두번째 길은 예루살렘의 예수의 성묘(聖墓)로 향하는 길이었다. 그 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은 '수상가(palmist)'라고 불렸다. 예수가 예루살렘에 입성했을 때 그를 맞아준 이들이 흔들었다는 종려나무 가지가 그 길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세번째 길은 이베리아 반도에 묻힌 사도 야고보의 성 유골에 이르는 길이었다.  23


"산이 높다는 걸 알기 위해 산에 올라가는 건 아닙니다."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배는 항구에 머물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35

지혜로 향하는 진정한 길은 세 가지 요소를 포함해야 합니다. 첫째, 그 길은 아가페를 포함해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살아가면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혜는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는 것이죠. 써보지 못한 검이 녹슬어버리고 마는 것과도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누구라도 갈 수 있는 길이어야 합니다.  41


산 중턱에서 풀을 뜯고 있는 염소 떼들이 보였다. 그중 한 마리가 대담하게도 꽤 높은 바위의 돌출 부위에 서 있는 게 눈에 띄었다. 문득 녀석이 어떻게 그곳까지 올라갔는지 어떻게 내려올 것인지 궁금했다. 그러나 내가 그런 의문을 품는 순간, 염소는 내 눈엔 보이지 않는 지점에 의지해 뛰어내려 무리에 다시 합류했다. 주위의 모든 것은, 불안하지만 살아 움직이는 역동적인 평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평화는 여전히 계속 자라나고 생성되는 과정 속에 있었다. 세상은 알고 있었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나아가고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51

"난 지금 이곳에 있는 것에 깊이 만족하고 있어요."

페트루스가 말했다.

"내가 하지 않은 일은 아무 의미가 없고, 앞으로 내가 행할 것들이 훨씬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이죠."  52

"어떤 목표를 향해 움직일 때, 길에 집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목표에 도달하는 최선의 방법을 가르쳐주는 건 언제나 길이기 때문이죠. 길은 언제나 우리가 걸은 만큼 우리를 풍성하게 해줍니다. 성행위와 비교하자면, 다들 아는 것처럼 오르가슴의 강도를 결정하는 전희와 같은 거라고 말할 수 있지요.

삶의 목표를 가질 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와 그 길을 어떻게 나아가느냐에 따라. 그 목표는 더 나은 것이 될 수도 있고 더 나쁜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같이 습관적으로 바라보는 것들 속에서, 너무 익숙한 것이라 무관심해진 우리가 알아보지 못했던 신비를 발견하는 훈련이죠."  57


속도 훈련 

보통 걸음걸이보다 두 배 이상 느린 속도로 이십분 동안 걸으십시오. 당신 주위에 있는 사물들의 세세한 부분과 사람들, 그리고 풍경에 주의를 집중하십시요.

이 훈련을 일주일 동안 매일 반복해서 실행하십시오.  58

"시간은 항상 같은 리듬을 흘러가지 않거든요. 시간의 리듬을 결정하는 건 우리 자신입니다."  59

"익숙하지 않은 속도에서 즐거움을 찾아내도록 노력하세요."  60


"신은 복수가 아닌 사랑입니다. 그분의 유일한 징벌은 사랑의 행위를 중단시킨 사람에게 그것을 계속 이어나가 완성하도록 강제하는 것뿐입니다."  74

인간은 결코 꿈꾸기를 멈출 수가 없습니다. 육체가 음식을 먹어야 사는 것처럼 영혼은 꿈을 먹어야 살 수 있으니까요. 살아가는 동안 이루지 못한 꿈 때문에 실망하고, 중족되지 못한 욕망 때문에 좌절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지요. 하지만 그래도 꿈꾸기를 멈춰서는 안 됩니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의 영혼이 죽어버리고, 아가페가 들어갈 자리가 없게 되니까요.  77

"꿈들을 죽일 때 나타나는 첫번째 징후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 피곤하다고 말하고, 정작 자신들이 하는게 거의 없음을 깨닫지 목하면서 하루가 너무 짧다고 끊임없이 불평을 하지요. 

두번째 징후는, 스스로에 대한 지나친 확신입니다. 삶이 우리 앞에 놓인 거대한 모험이라는 것을 보려 하지 않는 것이죠. 그리고 스스로 현명하고 올바르고 정확하다고 여깁니다. 아주 적은 것만 기대하는 삶 속에 안주하면서 말이죠. 

세번째 징후는 평화입니다. 삶이 안온한 일요일 한낮이 되는 것이지요. 우리는 자신에게 대단한 무엇을 요구하지도, 우리가 줄 수 있는 것 이상을 구하지도 않게 됩니다. 그러고는 우리는 자신이 성숙해졌다고 여깁니다... 우린 자신의 꿈을 위해 싸우가를 포기한 것입니다. 즉 '선한 싸움'을 벌이기를 포기한 것이죠."  79

"당신 또한 '선한 싸움'을 벌이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당신은 삶의 모험과 도전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배웠지만, 여전히 일상적이지 않은 것들을 부인하고 싶어합니다."  81


잔인성 훈련 

당신 자신을 부정적으로 느끼게 하는 생각, 이를테면 질투, 자기연민, 시기심, 증오 등이 머릿속을 스칠 때마다 이 훈련을 하십시오.

검지손톰을 엄지손톱 뿌리에 대로 세게 누르십시오. 고통이 아주 심해질 때까지 계속 누릅니다. 그리고 느껴지는 고통에 정신을 집중하십시오. 그것은 당신이 정신적으로 느끼는 고통을 육체적으로 반영하는 것입니다. 그런 생각이 당신의 머릿속에서 나가버릴 때까지 손가락을 계속 누르십시오.  83


"인산이 스스로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찾아낸 모든 방법 중에서 가장 나쁜 것은 사랑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 누군가로 인해, 우리를 떠난 누군가로 인해, 그리고 우리를 떠나려 하지 않는 누군가로 인해 고통을 받지요. 혼자인 사람은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고통받고, 결혼한 사람들은 결혼을 예속 상태로 변화시키지요. 정말 끔찍한 일입니다."  84-85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물리적인 힘 외에, 우리 곁에는 근본적으로 영적인 두 개의 힘이 존재합니다. 천사와 악마지요. 천사는 언제나 우리를 보호해주는 신의 선물이죠. 그는 굳이 불러낼 필요가 없습니다. 당신 곁에 있는 천사의 모습은 어디서나 볼 수 있으니까요. 너그러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만 하면, 시냇물에서도, 밭에서 일하는 농부들에게서도, 그리고 파란 하늘에서도 그를 볼 수 있죠. 로마군단의 이름 없는 병사들이 만들어 우리가 강을 건널 수 있게 해주는 이 오래된 다리에도 당신을 지키는 천사의 모습은 존재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그를 수호천사라고 불렀지요.

악마 역시 일종의 천사입니다. 하지만 그는 자유롭고 반역적인 힘이죠. 난 그를 사자(使者)라고 부르고 싶군요. 우리와 세상을 이어주는 중요한 통로이기 때문이죠. 고대 사람들은 신들의 사자인 헤르메스와 메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세 곱절이나 위대한 헤르메스라는 뜻)를 그런 존재로 생각했어요 사자는 오직 물질적인 차원에서만 개입합니다. 그는 교회의 황금 안에 깃들어 있습니다. 황금은 땅에서 온 것이며, 땅은 사자의 영역입니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과, 우리와 돈의 관계 속에 존재합니다. 우리가 자유롭게 내버려두면 그는 자기 마음대로 흩어져버리고 맙니다. 또한 쫓아내버리면, 우리는 그가 가르쳐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잃고 맙니다. 그는 세상과 인간에 대해 두루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그의 권능에 현혹당하게 되면, 우리는 그에게 소유됨과 동시에 선한 싸움에서 멀어지고 만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자신의 사자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와 친구가 되는 것입니다. 그의 충고를 듣고, 필요할 때는 그에게 도움을 요천하는 것이죠. 그러나 결코 그가 자신의 규칙을 지시하도록 놔두어서는 안 됩니다.  97-98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이미지를 빌려 비유하자면, 천사는 당신의 갑옷이고 사자는 당신의 검이라고 할 수 있겠죠. 갑옷은 어떤 상황에서든 주인을 보호하지만, 검은 전투중에 땅에 떨어뜨릴 수도 있고, 친구를 죽일 수도 있고 그 칼끝이 주인을 향할 수도 있습니다. 검은 거의 모든 경우에 사용될 수 있죠. 그위에 앉는 것만 빼고는."  99


엄지손가락의 생살을 드러낸 '잔인성 훈련'은 내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내 마음이 얼마나 나를 저버릴 수 있는지, 나스스로도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을 하게 하는지, 나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감정에 빠져들게 하는지 깨닫게 해준 것이었다.  

"그리스도는 부정한 여인은 용서했지만, 열매를 맺지 않는 무화과나무는 저주했어요...."  104


더 중요한 건, 당신의 검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지를 아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 검에 도달하기 전까지 확실하게 알아야 해요.  123

우리는 자신의 세계관으로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끊임없이 앴지요. 자신과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 세계관이 진실이라고 확신하게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136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계속 노력한다면 그것을 얻을 수 있다. 다만 목표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신이 우리를 얼마나 도와 주와 주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148-149

"우리는 존재의 위대함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는 세속의 일들로 내면의 열정이 빠져나가버리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입니다. '선한 싸움'을 하는 중에 겪게 되는, 사소한지만 우리도 어찌할 수 없는 패배로 인해 열정을 잃고 마는 것이죠. 열정이 궁극의 승리를 가능케 하는 중요한 힘이라는 걸 알지 못하기에, 그것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버리는 걸 그냥 보고만 있는 겁니다. 그렇게 진정한 삶의 의미를 놓친다는 것은 깨닫지 못하면서 말이죠. 그러면서 자신이 느끼는 권태와 패배를 세상의 탓으로 돌려버리죠. 모든 것에 정당함을 부여하는 이 매혹적인 힘, 즉 열정의 형태로 현현하는 아가페를 빠져나가게 하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임을 잊은 채 말이죠."  158


거절당할 것이 두려워 두 세 명의 여자들에게 구애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 떠올랐다. 나중에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하고 싶었던 일을 여러 번 포기한 것도 기억났다. 깊은 회한이 몰려왔다. 산채로 매장당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다. 사는 것 자체를 두려워했던 나 자신에 대한 깊은 후회였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충만한 삶을 즐기는 것일진대, 나는 무엇 때문에 가절당할 까 두려워하고 하고 싶은 일을 훗날로 미루었던 것일까? 하지만 나는 지금 관 속에 갇혀 있었고, 이제 다시 돌아가 예전에 갖지 못했던 용기를 보여주기엔 너무 늦어버린 터였다. 

나는 스스로를 배신한 유다였다.  187

몇 분 전 내가 경험한 그 죽음은 나의 친구이자 조언자였다. 나로 하여금 남은 삶의 단 하루라도 비겁하게 살지 않을 것을 결심하게 한. 이제부터 그는 페트루스의 안내와 충고보다 내게 더 큰 도움이 될 터였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훗날로 미루는 걸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살아가면서 치러내야 할 싸움들을 피하게 하지도 않을 것이며, '선한 싸움'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나를 도와줄 것이다. 이제 나는 결코, 어떤 순간에도, 내가 행하는 아주 작은 몸짓 하나라도 부끄러워 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내 손을 잡고 분명히 말해주었다. 다른 세계로 떠나야 할 순간이 왔을 때, 가장 큰 죄악과 함께 가서는 안 된다고 그것은 후회라는 죄악이었다.  190-191


제자는 자신을 이끄는 이의 걸음걸이를 결코 흉내내어서는 안 됩니다. 삶을 바라보고 , 고난과 정복을 체험하는 각자의 방식이 있는 것이니까요. 가르친다는 것은 가능한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배운다는 것은 그 가능성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고요.  208


람 호흡법

숨을 깊이 내쉬면서 최대한 폐를 비우십시오. 그런 다음 팔을 위로 들어올리면서 천천히 숨을 들이쉬십시오. 숨을 들이쉬는 동안, 사랑과 평화, 우주와의 조화가 당신의 마음속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정신을 집중하십시오.

호흡을 멈춘 채로 팔을 가능한 한 오래 들고 있으면서 내면과 외면의 조화로움을 마음껏 느껴보십시오. 그런 다음 '람'이라고 말하면서 빠르게 숨을 내쉬십시오.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먼저 나쁜 결정이 어떤 것인가를 인식하는 겁니다."

"두려움이나 부정적인 생각 없이 또다른 길을 살펴본 다음 결정하는 것이죠."  230


그림자 훈련 

몸과 마음의 긴장을 푸십시오.

오 분 동안 주위에 비치는 사물과 사람의 그림자를 찬찬히 관찰하십시오. 그러면서 정확하게 사물과 사람의 어떤 부분이 그림자에 반영되었는지 잘 살펴보십시오.

그 다음 오 분 동안에도 계속 그렇게 하십시오. 동시에, 당신이 해결하고 싶어하는 문제에 정신을 집중하면서 생각할 수 있는 부적절한 해결 방법을 모두 떠올려 보십시오.

마지막으로 오 분 동안 더 그림자를 바라보면서, 올바른 해결 방법을 하나하나 떠올려보십시오. 그중에서 당신의 문제에 꼭 들어맞는 해결책이 남을 때까지 하나씩 지워나갑니다.  230-231


듣기훈련

긴장을 풀고 눈을 감으십시오.

몇 분 동안 당신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하려고 노력하십시오. 모든 음악가들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를 듣는 것처럼.

조금씩. 각각의 소리를 구분해 보십시오. 나머지 소리들은 듣지 말고, 독주로 연주되는 양 악기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여보십시오.

이 훈련을 매일 실행하노라면 당신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그것이 기억 속에 존재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인물들의 목소리라는 걸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 훈련은 당신이 이미 사자의 목소리를 알고 잇을 경우에만 실행할 수 있습니다.  257


내가 지금 당신에게 말로만 알려주고자 하는 비밀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몸으로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비밀은 바로 이것입니다.

누군가를 가르칠 때 비로소 배울 수 있다는 것.  278

우리 모두는 누군가 말해주기 전부터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삶은 매 순간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니까요. 따라서 비밀은 단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매일의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도 솔로몬 왕처럼 지혜롭고 알렉산드로스 대왕처럼 강인해질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하지만 우리는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이번처럼 특별한 모험에 참여하게 될 경우에만 그 사실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죠.  279


지금까지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순례길을 따라 걷는 동안, 내가 알고 싶어했던 것은 오직 검이 숨겨져 있는 장소였다. 왜 그것을 찾고 싶어하는지, 그것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자문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원할 때는 그 욕망의 대상에 아주 확실한 목적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이야말로 보상에 대한 유일한 동기였다. 그것이 내 검의 비밀이었다.  311



작가의 말

선택된 자들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지금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거지?"라고 묻는 대신 마음속의 열정을 깨워줄 무언가를 실행하겠다고 결단을 내리는 사람이었다.  337

우리를 신께 한 걸음 더 가까이 가닿게 해주는 것은 열정이지, 수백 수천의 고전을 읽는 것이 아니라고 .. 삶이 기적임을 믿으려는 의지가 기적을 낳는 것이라고.  338

나는 진정 바뀌길 원하고 있었던가? 그랬던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산티아고 순례길은 궁극적으로 나를 변화시켰다. 나는 세상의 신비를 발견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길은 세상에는 신비란 없다는 것. '감춰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비밀은 알려지기 마련이다.'라는 예수의 말씀을 일깨워주었다. 결국 내가 기대했던 것과 정반대로 모든 것이 흘러갔다.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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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있는 사람이 가져야 할 7가지 미덕

1.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주지하라.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느냐 보다는 어디를 향하고 있느냐이다”라고 독일의 철학자 괴테는 말한다 . 열정을 다하기 전에 내가 나아야 할 방향을 세우고 나아가라. 절대로 초라한 목적에 열정을 쏟지 마라 .

2. 힘들겠지만 실패를 받아들여라.
자신이 실패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조차 힘든 사람이 많다 . 열정 있는 사람일수록 상처 받기 쉽다. 실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아파해야 한다. 그래야만 그 실패의 그늘에서 진정으로 벗어날 수 있다.

3. 장애물 앞에 더욱더 강해지는 열정을 보여줘라.
진정한 열정을 갖고 있는 사람일수록 많은 난관이나 장애물까지도 열정으로 녹여버린다 . 장애물이 있을수록 오기가 생기게끔 노력하라. 열정을 갖고 있는 사람일수록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4. 자신 보다 약한 사람에게 넉넉함을 보여줘라!
자신 보다 힘이 약하거나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넉넉함을 보여줘라 . 비록 지금 자신에게 금전적인 손해가 있더라도 차후에 그 일이 당신을 더욱더 빛나게 할 것이다.

5. 실속만 챙기는 이익을 멀리하고 자신의 일에 매진해라.
너무 자신의 실속만 챙기려 하지 마라 . 넘어진 사람에게는 이유를 묻지 말고 도와줘야 한다. 당신이 내민 작은 손이 당신과 그 사람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다.

6. 흔해빠진 이야기 보다 독특한 이야기를 하라.
해병의 구호를 보면 , “아무나 해병대원이 될 수 있다면 나는 해병대를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아예 하지 마라. 독특한 자신의 열정을 키워라.

7. 작지만 큰 선물을 해라.
세상에 선물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 그러나 너무 부담되지 않게 꼭 주려는 직장 동료에게 필요한 선물을 하라. 받은 분을 고려하지 않은 선물은 안 한 것보다 못할 수 있으니 주의하라.
열정은 아름다움을 더욱더 아름답게 만든다. 열정은 무엇인가에 미치는 것을 뜻한다. 열정은 너무나 뜨겁기에 주위에도 전달되며, 열정을 지닌 자는 눈빛이 살아있다. 그리고, 결국은 한계를 초월한다. 당신의 삶은 지금 훌륭하다고 생각하며 열정으로 가득 차 있는가. 그렇다면 그 열정을 느끼는 당신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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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다. 즐겁다. 난감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 중에 강력한 느낌들이다.

630일간의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국내나 일본이나 대만같은 나라들에서 자전거
여행자들은 간간이 볼 수 있었고,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런데 아메리카 .. 
북아메리카도 놀라운데 중앙 그리고 남아메리카를 자전거로 돌았다는 것 자체가 신선하고도 난감하다.

그 험한 나라들에서 자전거로 다닌다는것 자체가 익사이팅하다..
그에 더해 이미 블로그에서 유명하고 그로인해 책으로 출간되었다.

나는 글을 읽고 사진을 보면서 그의 자유로움에 감탄을 했다. 그리고 그의 무모함에 박수를 쳐댔다.. 나는 저 나이에 여행에 빠지긴 했어도 저만큼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사진을 보며 일본삘이 난다고 생각을 했는데..'오타쿠'라고나 할까...

나로서는 그가 동경의 대상으로 남았다.. 지금이라도 하면 되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세상에 때를 그대로 뭍혀두고 있다고 핑계를 대고 있다.
아니 내 나이 20대 후반때에도 저정도의 생각과 실행력은 없었었다.. 나는 걱정이 앞섰고, 이것저것 안될 수 밖에 없는 핑계를 대고 있었다..그러기에 그가 동경의 대상일 수 밖에 없다.. 

여행중독자.. 그를 표현하기에 가장 맞는 표현이리라.
그는 여행중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의 소통으로 많은 것을 가질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을 보면 알게 되기도 하지만 내용이 없이 사진들만 보아도 그의 소통에 의문을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그의 글은 편하게 읽힌다... 지식인이라 칭하는 이들의 난해한 표현은 전혀 없다. 그러기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또한 그만큼 그림을 더 그려볼 수도 있다.
이글을 보면서 나도 이만큼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이 없으리라 생각은 되지만 그에 반해 그의 열정에 감복하고 그의 열정을 따르는 사람은 꽤나 있으리라 생각이 된다.
그의 하루하루들을 읽으며 즐거운일 고마운일 안타까운일 아픈일 화나는일 까지 모두 보면서 그와 공감하고 그와 함께할 수 있다.

그는 에필로그에서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내 여행기를 읽고 감동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정말 큰 감동을 받은 이는 바로 나였다. ...나는 다시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 내가 보지 못한 세상을 찾아서, ㄱ리고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기 위해서.  
내 인생 최고의 게임을 조금 더 즐기고 싶다.'

떠나려는 용기가 부족한 사람들은 이 말을 가슴깊이 새겨야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간접 경험만으로는 절대 진정한 감동을 느낄 수 없기에.. 그것에서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앎을 알 수 없기에..(물론 떠나지 않는다고 앎을 모른다는건 아니다.. 그것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여행은 공감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아량을 키워준다. 
여행은 진정한 용기를 카르쳐준다.
여행은 세상을 품을 수 있는 마음을 준다.
여행은 어떠한 것도 견딜 수 있는 힘을 준다.
여행은 세세한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
.
.
여행은 나를 키워주는 가장 큰 스승이다.

그의 마지막 페이지의 말처럼 '떠나지 않으면 청춘이 아니다.'
나는 그의 이 표현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표현을 떠올린다.
떠날 수 있다는 것은 진정한 청춘일지도 모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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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것과 
행하는 것은 같은 것이 아니다.


이상은 우리를 꿈꾸게 할 뿐 아니라 
행동하도록 부추기는 것이어야 한다.


내일 무엇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이 
오늘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한다.

                              - 윌키 오의《마음의 길을 통하여》중에서 -



wn1 - 생각좀 하고 삽시다.. 라는 주제는 현재에 사는 성인이라면 한 번 이상은 들어보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대체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를 몰라서 생각을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야 합니까?

딱히 정해져 있는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 조차 모르겠다는 막막함을 호소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사람은 누구나 생각을 하고 삽니다.. 

자신이 하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것도 한가지 정도는 있습니다. 물론 무수한 변경거리들이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압니다..

문제는 생각을 하고 산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앞선 질문자체가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질문을 하면 좀더 좋은 표현일까요..

어떤 목적의 생각을 하고 삽니까?


이런 질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서부터 생각을 해나가야 합니다.

막막하긴 하지만 어떤 생각을 해봐야 하는지를 알게 되는군요..


거기서 부터 하나하나 풀어나가면 더 좋고 더 깊은 생각들을 하면서 지내게 됩니다.

그래서 근래 인문학이란 화두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문학은 '사람에 대한 통찰'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굳이 '학'이라니 학문을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인문 즉,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보는것입니다.

그것은 우리를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성찰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스스로에게 도움을 베푸는 자세를 키운다고 할까요..

인문학은 원래 있던것입니다. 다만 근래 필요성에 의해 대두되는것일 뿐입니다.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야 할까요?  우리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봅시다.

그렇게 하면 깊은 생각으로 인해 의지가 강해져 행동으로 이어짐이 빠를것입니다.

꿈꾸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릅니다.

꿈이 현실에 가깝고 또한 의지를 불태울 수 있으려면 이상적이어야 하는데,,,저는 그 이상적인것에 인문적인 성찰과 통찰을 대입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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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이 되지 않았다면 목수가 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일용에 쓰일 물건을 만들기 위해 연장을 가지고 뚝딱거리고 있으면 아무 잡념도 없이 즐겁기만 하다. 하나하나 형성되어 가는 그 과정이 또한 즐겁다.

 

 며칠 전에도 아궁이의 재를 쳐내는 데 쓰일 고무래를 하나 만들었다. 전에 쓰던 것이 망가져 다시 만든 것이다. 톱으로 판자를 켜고, 나무단에서 자룻감을 찾아 알맞게 다듬고 똑딱똑딱 못을 박아 완성해 놓았다. 시험 삼아 새 고무래도 채를 쳤더니 고래가 휜히 들여다보이도록 아궁이 속이 말끔해졌다. 아궁이 속에 걸리적거리는 것이 없어야 불도 잘 들인다.

 

 고무래 같은 걸 시장에서는 팔지 않지만 만약 그걸 돈을 주고 사다가 쓴다면, 손수 만들 때의 그 즐거움은 누리지 못할 것이다. 내가 처음 불일암에 들어가 만든 의자는 20여 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말짱하다. 장작더미 속에서 쓸 만한 참나무 통장작을 고르고 판자를 잇대어 만든 것인데, 사용중에 못이 헐거워져 못을 다시 박은 것 말고는 만들 때 그대로다. 그때 식탁도 함께 만들었는데 몇 차례 암주가 바뀌더니 지금은 눈에 띄지 않는다.

 

 산중에서는 재료로 쓰이는 나무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재목의 크기와 생김새에 따라 그에 맞도록 만들 수밖에 없다. 큰절 헛간에서 굴러다니던 밤나무 판자를 주워다가 대패로 밀고 톱으로 켜서 맞추어 놓은 폭이 좁은 서안은 지금도 그 암자의 큰방에서 요건하게 쓰이고 있다.

 

 중노릇과 목수일을 간단히 비교할 수 없지만, 순수하고 무심하기로 말한다면 중노룻보다 목공일 쪽이 그 창조의 과정에서만은 훨씬 앞설 것이다. 사람끼리 어우러지는 중노릇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중생 놀음'이 끼어들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이 참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해서 자신이 지닌 잠재력을  발휘하고, 삶의 기쁨을 누려야 한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직업이 있다. 그런데 그 일이 참으로 좋아서 하는 직업인이 얼마나 될까?

대개는 그 일이 좋아서, 그리고 하고 싶었던 일이어서가 아니라, 수입과 생활의 안정을 위해 어쩔 수없이 선택한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하는 일에 애착도 지니지 않고 책임감도 느끼려고 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일과 사람이 겉도는 불성실한 직업인이 될 수밖에 없다. 사람이 일을 하지만 그 일에 흥미가 없으면 일과 사람은 하나가 될 수 없다. 자신이 하는 일에 흥미를 가지고 책임을 느낄 때 사람은 그가 하는 일을 통해서 인간이 되어 간다.

 

 한눈팔지 않고 한 가지 일에만 전념하는 장인들은 그 일에 전생애를 걸고 있다. 그들은 보수에 넋을 팔지 않고 자신이 하는 그 일 자체에서 삶의 의미와 기쁨을 순간순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55세 혹은 60세가 되면 직장에서는 일을 그만 쉬라는 정년을 맞는다. 그때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직장에는 정년이 있지만 인생에는 정년이 없다. 흥미와 책임감을 지니고 활동하고 있는 한 그는 아직 현역이다. 인생에 정년이 있다면 탐구하고 창조하는 노력이 멈추는 바로 그때다. 그것은 죽음과 다름없다.

 

 타율적으로 관리된 생활 방식에 길들여지면 자율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선하고 심화시킬 그 능력마저 잃는다. 자기가 하는 일에 흥미와 의미를 느끼지 못하면 그는 하루하루 마모되어 가는 기계나 다름이 없다. 자기가 하는 일에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걸고 인내와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일의 기쁨을 누릴수 있다.

 

 이런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 옛날 장원의 한 영주가 산책길에 자신이 고용하고 있는 젊은 정원사가 땀을 흘리면서 부지런히 정원 일을 하는 것을 보았다. 걸음을 멈추고 살펴보니 정원을 구석 구석 아름답게 손질하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젊은 정원사는 자기가 관리하는 나무 화분마다 꽃을 조각하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런 광경을 목격한 영주는 그 젊은 정원사를 기특하게 여겨 그에게 물었다.

 

"자네가 화분에다 꽃을 조각한다고 해서 품삯을 더 받을 것도 아닌데, 어째서 거기에다 그토록 정성을 기울이는가?"

 젊은 정원사는 이마에 밴 땀을 옷깃으로 닦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이 정원을 몹시 사랑합니다.

내가 맡은 일을 다 마치고 나서 시간이 남으면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이 나무통으로 된 화분에 꽃을 새겨 넣고 있습니다. 나는 이런 일이 한없이 즐겁습니다."

 

 이 말을 들은 영주는 젊은 정원사가 너무 기특하고 또 손재주도 있는 것 같아 그에게 조각 공부를 시킨다. 몇 년 동안 조각 공부를 한 끝에 젊은이는 마침내 크게 이룬다. 건축가이며 화가인 미켈란젤로 그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에 열의와 기쁨을 가지고 품삯과는 상관도 없이 아름다움을 만들어 간 것이다. 그는 화분의 나무통에 꽃을 아름답게 조각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인생을 아름답게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이다.

 

 5분이나 10분만 더 손질을 하면 마저 끝낼 일을 시간이 됐다고 해서 연장을 챙겨 떠나는 요즘의 야박하고 약삭빠른 일꾼들 눈으로 보면, 그 젊은 정원사는 숙맥이요. 바보로 보일 것이다. 자신의 일에 애착과 책임감을 가지고 기꺼이 땀 흘리는 이런 사람이야말로 우리 사회에서는 높고 귀한 존재다.

 

당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

그 일에 전심전력을 기울이라.

그래서 당신의 인생을 환하게 꽃피우라.

 

                                                                     - 법정스님의 '맑고 향기롭게' 중에서 -



wn1 -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노는것인가? 그럼 놀아라.. 그런데.. 어찌 노는것이 잘 노는것일까? 이것을 생각해보라.

노는 것도 잘 놀아야 한다. 

노는것에 최선을 다하면 그 순간들이 행복하며 그것이 발전한다면 자신에게는 더 없는 즐거운 업이 되는 것이다.

이 순간을 즐기라...카르페디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조차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너무나 많다.

'무엇을 좋아하나요?' 질문을 하면 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답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과연 그럴까?

한국 사람은 특히나 질문에 약하다

질문을 받으면 알던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몰라서 모르는 것이 아니라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모르게 되는 것이다.


이것만 하면 즐거운 것이 있다. 이것은 누구나 있다. 다만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삶에 치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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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이렇게 하자!

 

 

 점점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의 방법이 있다면 그건 무얼까?


미래학자들이 써놓은 책들을 보면 정말 끔찍할 정도로

이 세상은 준비하지 않은 자들에게는 재앙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준비하지 않은 대가로 노후를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할 것이다.

아마도 스스로가 생각하는 고통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 첫 번째 키워드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다. 
두 번째 키워드로는 공격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계획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자신을 제대로 알아야 방향을 잡을 수 있고,

방향이 있어야 미래를 계획할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 이런 상상을 해보라.


만약 어디로 갈지 방향도 정하지 않은 채,  무조건 차를 끌고 거리로 나간다면 

목적지까지 가는데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할 것이다.

지금은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 하는 속도가 경쟁이 되는 시대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라는 말은 요즘 같은

속도의 시대에는 걸맞지 않는 말이다. 
청사진이 없는 건축물은 있을 수 없다.


청사진도 없이 건축물부터 짓기 시작한다면 그 건물은 어찌 되겠는가?
목표는 바로 우리 인생의 청사진과도 같다.


목표는 그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되어 일을 하게 만들고 발전, 진보시킨다. 
목표를 세울 때는, 자신의 가치관에 일치되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


우리들은 부자가 되기를 원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하기를 원하고,

또 남들의 인정을 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것이 행복의 필수조건은 아니다.

여기서 성공의 필수조건이 아닌 행복의 필수조건이라 한 것은 결국 우리가

성공을 하려는 것도 궁극적으로 보다 행복한 인생을 원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인생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돈이 없어서도,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해서도, 남들의 인정을 받지 못해서도 아니다.

그것으로 인한 행복의 수명은 너무도 짧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현실의 갭(Gap)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 갭을 좁혀나가는 과정이 바로 자기계발이다.


과거에 머무는 자에겐 꿈이 없고, 꿈이 없다면 방향성도 없다.

꿈이 있는 사람은 나이가 60이 되어도 행복한 법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가야할 방향이 있고,

이를 실현시켜 나가는 재미 또한 대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보다 성취해내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실천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1. 다음날 할 일은 미리 계획하고 잠자리에 들어라.


아무리 일찍 일어난다 해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면 별 의미가 없다.

무조건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는 그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미리 계획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목표있는 인생은 목표 없는 인생보다

생산성을 10배로 올려주는 놀라운 마력이 있다.

 기록된 목표를 가지고 매일 행동계획을 실천하면서

 시간을 관리해 나간다면 생산성을 10배로 높이는 건 일도 아니다.

 원하는 바가 명확해지면, 그 다음부터는 대부분의 시간을 그 목표에

집중하게 되며,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하면 집중할수록 성공은 더욱 가까워진다.

 

사실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 들인 1분이 계획 수행과정에서 10분을 절약해준다.

 계획하라! 계획을 세우는 것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계획하는 것과도 같다.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계획 없는 행동이다.

목표가 없는 사람은 목표가 있는 사람을 위해

평생 일해야 하는 종신형에 처해진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2. 목표를 서술할 때는 3P공식을 활용하라.


3P공식이란 Positive(긍정문), Present(현재 시제), Personal(1인칭)을 말한다.
즉 목표를 서술할 때는 3P공식에 맞게 적으라는 말이다.

 

 거기다 최종기한까지 넣는다면

더욱 목표에 다가갈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나는 3년 안에 1억 원을 번다”,

 “나는 매달  자기계발서 책을 5권씩 읽는다”

식으로 마치 그것들을 이미 성취한 것처럼 써야 한다.

우리의 잠재의식은 현재 시제로 씌인 긍정문을 통해서만 작동되며,

잠재의식은 일단 목표를 의식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나면 모든 말과

행동을 그러한 목표와 일치하는 패턴으로 바꿔나가기 때문이다.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은 그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의미와도 같다.  
 


3. 목적은 높게, 목표는 낮게 잡아라.


여기서 ‘낮게’ 라는 말의 의미는 내가 할 수 있는 목표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목표의 높이보다 달성도가 개인을 성장시켜나가는 데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 달성할 수 있는 목표는 이미 목표가 아니며,

가장 이상적인 목표는 120% 정도의 목표라 보면 될 것이다.

즉 약간 높게 잡는 것이 도전의식도 생기며 이루어냈을 때

성취감과 자신감도 생기게 된다.

 

목적(이상)은 높게 가지되,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실천하라.

그렇게 작은 목표를 하나씩 이루어나가다 보면 결국 처음 세웠던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하게 되는 행운을 얻게 될 것이다. 
 


4. 나만의 핵심경쟁력을 키워라.


돼지와 타조가 사는 방식이 다르듯이, 우리는 가장 자기답게 살아야 한다.
자기 자신을 개발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재능과

관심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시인 롱펠로우(Longfellow)는 “평범한 사람의 가장 큰 비극은

자신의 노래를 다 불러보지도 못하고 죽는다는 것이다”라고 했으며,

경영 컨설턴트인 메리 파커 폴렛(Mary Parker Follett)은 “말을 타고

가기에 가장 좋은 방향은 말이 가고 있는 방향이다”라고 했다.

21세기는 차별성이 부각되는 시대이다.

평범함보다는 괴짜가 각광을 받는 시대이다.


약점을 고치는 것이 아닌 강점으로

승부하는 시대이다.

 

당신의 강점을 찾아 하나로 집약시켜라.

그것이 바로 당신의 핵심 경쟁력이 되어

 상대적으로 경쟁 우위점을 차지하게 된다.

다른 것은 강하다. 다른 것은 아름답다.

 

그리고 다른 것은 사람들의 주의와 관심을 끄는 힘이 있다. 

  
5.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라. 그리고 끊임없이 배워라.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그래야 새로운 것을 알려는 지적욕구가 생긴다.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배우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도 배우지 않는 사람은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죄를 짓게 되는 것이다.

배울 겨를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겨를이 있어도

 배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가?

 

첨단 기술의 최고 경영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5년 내지 10년 앞을 내다보며 높은 자질을

갖춘 인원을 고용하려고 싸우는 중이며 전 세계가 전쟁터입니다.

전쟁 대상은 기술도 아니고 공감대도 아닌 바로 지적 자원입니다”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기를 바란다.
  


“다른 것들을 먼저 챙기느라 자기 자신의 계획은

맨 나중으로 돌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화의 방향성은 언제나 개인의 비전과 맥을 같이 해야 한다.

개인의 비전은 개인의 꿈을 말하는데 개인의 꿈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우리는 한발 한발 다가가야 한다.


그리고 날마다 그것을 생각하고 생활화하고 추진해나가는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은 결코 10배 잘난 사람이 아니다.

그 차이는 아주 작은 ‘간발의 차이’일 뿐이다.

 

하지만 그 간발의 차이가 결정적인 인생의 승부처에서,

운명의 갈림길에서 나를 3%에 속하게 만들어주는

 탁월한 힘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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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관리의 궁극적인 목적행복해지기 위해서이다.
결코 모든 시간을 일과 스케줄의 노예로 보내서는 안된다.
 
1.아날로그시계를 활용하라
시간 관리에서 가장 기본적인 도구가 시계이다.
중요한 것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문제이며,
시각보다는 시간의 총량을 염두에 두고 생각해야 한다.
그러므로 디지털시계보다는 아날로그시계를 활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아날로그시계의 바늘은 시간을 나타내지만, 시간의 총량도 한꺼번에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아날로그시계가 시간 개념을 갖도록 하는 데 더 유용하다.
바늘이 각을 이루고 있어 시간이 얼마 남아 있는지
혹은,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쉽게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2.수첩을 잘 활용하라
수첩을 고를 때에는 크기를 고려하라.
너무 작아서도 안 되고,
들고 다니기 불편하게 너무 커서도 안 된다.
수첩을 펼쳤을 때 한쪽 면에는 주 단위의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하고,
하루씩 나누어 놓은 칸에는 아침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나누어 놓으면 좋다.
수첩은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야 한다.
매일매일 시간 계획에 맞추어 할 일을 하고,
취침 전에는 아침에 세웠던 계획과 비교하여 얼마나 실천하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3.책상 앞에 달력과 시간표를 붙여 놓아라
시간을 관리하기 위해 달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1년을 한번에 다 볼 수 있는 달력이 훨씬 유용하다.
그것을 책상 앞에 붙여 두어라.
그리고 옆에는 생활 계획표를 붙여 두어라.
생활 계획표는 매일 반복되는 일을 중심으로 기록한다.
 
4.취침 시간을 일정하게 하라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고 생각되면 잠자는 시간을 줄이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8시간의 숙면은 반드시 취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취침 시간을 일정하게 하자.
자기 관리는 본인 스스로 철저히 해야 한다.
피로가 쌓이면 병에 걸리기 쉽고,
능률도 저하돼 오히려 시간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5.우선순위를 만들어라
우선순위를 둘 때 중요한 원칙이 있다.
하기 싫은 일은 가능한 빨리 신속하게 끝내도록 한다.
처음에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겠지만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매우 효과적이다.
싫어하는 일을 처리한 후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면 기쁨이 두 배로 커진다.
반대로 귀찮은 일을 뒤로 미루는 경우 그 일이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 이상,
즐거워야 할 일마저 재미가 반감된다.
싫어하는 일이 마음에 계속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싫어하는 일을 먼저 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기분 좋은 일을 하도록 하자.
 
6.여유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은 쉬지 않고 일만 할 수도 없고, 그렇게 살아도 안 된다.
예상하지 못한 일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여유 시간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
오늘 혹은 이번 달까지만 일하고 말 것이 아니라면 여유 있게 생각하라.
시간적 여유는 일의 효율성과 창의성을 높여 주어
개인의 능력 향상에 더욱 발전적일 수 있다.
  
7.해야 할 공부나 일을 중심으로 시간을 계산하라
‘5시간 동안 100쪽의 책을 읽어야 해’ 
혹은 ‘기말고사가 1주일 남았느니 하루에 얼마씩 공부를 해야 해’
하는 식을 계획을 세우면 안 된다.
단순히 계획을 위한 계획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00쪽의 책을 읽으려면 3시간이 필요해’ 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만약 시간이 남으면 다른 공부나 취미 생활을 할 수도 있다.
모자라는 경우에는 우선순위를 정하여 새로 계획을 세우면 된다.
단순히 시간만을 계산한다면 수박 겉핥기가 되거나
시간이 남아 빈둥거리다가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게 될 것이다.

wn1 - 효과적인 시간관리를 위해 꼭 위의 일곱가지만이 필요한것은 아닐 것이다. 반대로 일곱가지나 필요한것만도 아닐것이다.. 자신의 환경과 가치관에 따라 필요한 것들이 다르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곳에서 시간관리의 중요성을 논하며 필요한 것들에 대해 열거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리라 본다.
시간관리라는 것을 다르게 표현하면 '자기관리' 라 표현할 수 있다.
자기 스스로를 효율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의미이다.
이것을 안다면.. 중요한것은 자신이 열렬히 바라는 무언가를 가지면 시간관리를 스스로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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