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책을 읽는 행위는 인풋(input)이고, 책을 써내는 ㅇ리은 아웃풋(output)이다. 인풋의 밀도가 촘촘해야만 아웃풋도 좋아 진다. 당연한 일이다.


철학자 키에르케고르 선생님의 말처럼 "인생은 뒤돌아볼 대 비로소 이해되지만, 우리는 앞을 향해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다." 바로 그런 까닭에서 나이가 들수록 서재는 인생에서 중요성이 더 커진다. 책은 인생을 돌아보고 곰곰이 씹어보는 데 유용하지만, 그보다 앞을 향해 살아가는 지침을 구하고 예지력을 키우는 데 더 쓸모가 있다.  


더 자주 책을 읽어라. 더 자주 웃어라. 더 자주 사랑하라.




'아직 이루지 못한 것이 남아 있다는 것, 아직 삶에 채워넣어야 할 것이 존재한다는 건 스트레스가 아니라 축복이다... 중요한 건 살아야 할 이유와 보람이다. 자신이 살아야 할 이유와 보람을 찾는 일에 노력하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 늙을 시간이 없다.  - 가와기타 요시노리 <마흔 살의 철학>  15-16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한지 결정해야 한다. 그것 없이는 도무지 살 수 없는 것들. 그게 남겨야 할 짐들이다. 짐을 가볍게 하라!

'짐을 가볍게 한다는 것은 제 손으로 삶을 정돈한다는 것, 외적 혼란으로부터 탈출한다는 것, 삶의 주된 목저고가 무관한 많은 소유물을 포기하는 것'(<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깨닫게 되는 것들>)이다.

"여행의 이익은 단지 전혀 보지 못했던 것을 처음 보는 데 있는 게 아니고 오히려 평소 낯익은 것,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던 것에 경이를 느끼고 새롭게 다시 보는 데 있다... 여행하는 사람은 행하는 자가 아니라 보는 사람인 것이다. 이와 같이 순수하게 관상적으로 됨으로써 평소 이미 알고 있는 것, 자명한 것이라고 전제하던 것에 대해서 우리는 새롭게 경이감을 느끼거나 호기심을 느낀다. 여행이 경험이며, 교육인 것도 이 때문이다.  - 미키 키요시 <어느 철학자가 보낸 편지>  19


오로지 사람만이 경이를 느낀다. 더 많은 경이를 느끼는 사람이 더 풍요롭게 사는 사람이다. 경이는 예민한 감응력이 있을 때 일어나는 마음의 파동이다.  20


공자는 네 가지를 끊었다고 했다. 억측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고, 고루하지 않고, 아집을 버렸다.  26


청나라 초기의 문장가 장조(張潮)는 "하루의 계획으로 파초를 심고, 한 해의 계획으로 대나무를 심고, 십 년의 계획으로 버들을 심고, 백 년의 계획으로 소나무를 심는다."고 햇다. 시 쓰기는 파초를 심는 것이고, 책 읽기는 백 년의 계획으로 소나무를 심는 것에 견줄 수 있겠다.  34


지켜지지 않은 것, 수정해야 하는 것에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과감하게 인생의 초안을 수정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 마음 안에 새 꿈을 써 붙여야 한다.

비움은 마음에 채운 욕심을 버리는 것에서 시작한다.  36


인류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의 근원에는 다 이기주의가 숨어 있다. 나와 남은 불이(不二)이다.

비우려는 자는 먼저 맹목적인 탐욕을 버려야 하고 자발적 가는에 처하는 실천이 따라야 한다.  37


즐거움은 물질에 있지 않고 우리 마음에 있다.  39


쉼은 빈둥거림이 아니다. 자신의 내면과 만나는 바쁜 시간이다.  41


오스트리아 사회학자 헬가 노보트니는 "휴식은 나와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것 사이의 일치를 뜻한다"라고 말한다. 덜 바빠야 더 행복하다.  42


'발터 벤야민은 깊은 심심함을 "경험의 알을 품고 있는 새"라고 부른 바 있다. 잠이 육체적 이완의 정점이라면 깊은 심심함은 정신적 이완의 정점이다...'  - 한병철 <피로사회>


'많은 사람이 물질적인 부를 자기 인생의 반영이자 자신이 존재하는 증거라고 여긴다. 이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자신의 정체서오가 이미지를 자기가 소유한 것과 연결짓는다. 더 많이 소유할수록 더 안심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게 탐욕의 대상이 된다.'  - 도미니크 로로 <심플하게 산다>  55


'삶의 본질은 물건을 통해 구현되지 않는다. 필요 이상의 것을 절제하는 미니멀리스트(Minimalist)가 되려면 정신적이고 지적인 짐 가방을 꾸릴 줄 알아야 한다. 많이 소유하지 않으면 실제로 삶의 질이 개선된다.'  - 도미니크 로로 <심플하게 산다>  58


시골에 들어온 첫 해에 나는 마당에서 내려다보이는 금광호수의 물을 날마다 바라보았다. 물은 언제나 물로써 변화가 없었다. 나는 그 변화 없음을 지루함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변화 없음 속에서 번득이는 변화들을 보았다. 바람이 부는 날에는 바람이 물을 밀면서 나아가고, 바람이 없는 날에 물은 잔잔했다. 물을 바라보면서 실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내 마음을 들여다 보았다. 마음 안에 있는 마음을 분별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있는 그대로 보라! 무분별의 분별 속에 있을 때 내려다보는 물은 평화롭고 고요했다. 마찬가지로 마음도 커다란 모름 속의 앎으로 오롯할 때 평화롭고 고요했다.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지도 않고 더 나쁜 사람이 되고자 하지도 않았다. 본디 그러함 속에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두고자 애썼을 뿐이다.  76


더러는 읽은 것들이 걸을 때 새로워진다. 사유와 산책은 한짝이다. 걷는 사람은 대개는 사유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사람의 걷는 모습에서도 마음은 작열한다.  77


시골집에서 혼자 밥을 끓이고 사는 내게 사람들은 외롭지 않은가라는 물음을 자주 던진다. 외롭지는 않다. 읽어야 할 많은 책들, 듣고 싶은 음악들, 산책한느 길들, 그리고 숙고해야 할 인생의 후반부가 오롯하게 남아 있다.  79


시인 릴케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한 가지다. 고독, 위대한 내면의 고독 말이다. 몇 시간이고 아무도 만나지 않고 자신 속에 머무를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혼자 있는 것만으로 충분한 일이다.  82


자발적으로 선택한 고독은 일상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심리적 피난처"를 찾는 일이다. 대개 작가나 예술가들이 창작을 위해 스스로 고립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내 고독을 추구한다. 이때 고독은 "위안과 새로운 활력, 내적 평온"이라는 선물을 준다. 명상, 휴식, 기도와 같은 황동도 고독을 동반한다. 이때 고독은 일상의 번잡함에 매여 지친 영혼을 다래고 내적인 여유와 평화를 가져다준다.

또 다른 고독으로 사회적 고독과 감정적 고독이 있다. 고독은 사회적 고립과 정서적 고립이 합쳐져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83-84


고독은 그 본질에서 혼자 있는 능력이다. 혼자 있는 능력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혼자 있는 능력은 귀중한 자원이다. 혼자 있을 때 사람들은 내면 가장 깊은 곳의 느낌과 접촉하고, 상실을 받아들이고, 생각을 정리하고, 태도를 바꾼다."(<고독의 위로>) 창의성의 발현과 개인 자아의 발달은 자기 내면을 돌아보는 혼자 있는 능력 속에서 길러진다.

자발적 고독은 욕망과 두려움의 지배에서 벗어나 심ㄹ리적 평형 속에서 안정된 인격을 갖춘 사람들의 태도이다.  85


"고독을 회피하는 것은 나 자신을 회피하는 것"(<고독의 심리학>?. 차라리 고독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즐기는 태도를 배우라. 고독을 즐기고 그것을 긍정적 에너지로 바꾸려면 먼저 있는 그대로의 고독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질 것, 타인에게 의존하지 말 것, 자신을 위해 시간을 낼 것, 철저하게 자기 자신이 될 것 등이 필요하다.

고독은 질병이 아니다. 고독은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계기적 시간을 선물로 마련한다.  86



잘 살기 위한 바탕은 끊임없이 '생각함'이다. 늘 새롭게 생각함 속에서 좋은 삶이 나온다.  101


양적 조건이 충족된 다음에야 질적 전환이 일어난다.  102


'융통성, 판단력, 비전이 탁월한 학습 주도형 인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첫 번째, 지식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베이스캠프가 낮으면 산 정상에 도달하는 게 더 힘들죠. 집효한 학습으로 지식의 총량이 많아지면, 즉 판단력의 기준 바탕이 높아지면 삶의 예측은 더 정확해집니다.

두 번째, 질문을 품어서 성장시켜야 합니다. 질문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죠. 예부터 선사들이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도를 깨치기 위해서는 의심 덩어리가 커야 하고, 강렬한 내적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의심 덩어리를 함부로 노출한다든지 간단히 해결했을 때는 공부, 학습의 동력을 잃어버립니다. 그런 질문은 만들기도 어려우며 한번 얻은 질문은 적어도 5년, 10년 이상 내적으로 질문의 강도를 높여서 학습의 추진력으로 삼아야 합니다. 질문의 힘으로 대상을 보기 시작하면 결국 그 질문이 스스로 답을 찾죠.

세 번째, 학문에 미쳐야 합니다. 어느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는 미친 듯이 몰아붙여야 하는 겁니다. 보통은 5년, 좀 더 어려운 분야는 10년 단위로 계획하여 스스로 각 분야를 조망할 만큼 학습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예술이 되었든 철학이 되었든 자연과학이 되었든 어떤 분야를 5년, 10년씩 완결하여 50년 공부할 것 같으면 적어도 다섯 가지 이상의 다른 분야를 섭렵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가 중요합니다. 학습의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자연과학 대 인문과학의 비율을 7 대 3 정도로 만들어야 합니다. 자연과학은 수학을 바탕으로 하는 학문입니다. 수학이라는 것은 숫자를 헤아리는 데서 출발하죠. 우리는 수 개념을 본능적으로 파악합니다. 뇌의 진화 덕분이죠. 자연과학은 40대가 되기 전에 공부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어서는 시작할 수 없습니다. 철학이나 문학 같은 분야는 나이가 들어서도 등단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미분, 적분, 일반상대성이론을 6, 70 먹은 노인이 취미로 공부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을 겁니다.

다섯 번째, 목표량이 중요합니다. 임계치를 넘어서면 양은 질로 바뀝니다. 그 임계치를 책으로 치면 3천 권 정도 될 것입니다. 자연과학 대 인문과학, 7 대 3으로 해서요. 50대가 될 때까지 3천 권 정도 집요하게 읽다보면 정보가 서로 링크 되면서 정보들 사이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양이 질로 바뀌는 거죠. 그리고 좋은 정보와 좋은 책을 구별할 수 있을 때부터 학습에 가속이 붙습니다.' - 박문호 <뇌, 생각의 출현>  103-104


책을 읽는 행위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프로세스에 의지하는 게 아니라 후천적인 학습과 훈련의 결과로 이루어진다. 책을 읽으려면 "주의와 기억 그리고 시각, 청각, 언어 프로세스"(<책 읽는 뇌>)를 작동하면서, '나'라는 존재 지평을 넘어가야 한다.  117-118


책을 읽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초적인 주의, 지각, 개념, 언어 및 운동의 프로세스로 이루어진" 인지 수준(cognitive level)에서 "언어 정보와 개념 정보를 모두 연결한 뒤 당신은 각자의 배경 지식과 관여(engagement)에 기반을 두고 나름대로 고유한 추론과 가설을 생성"(<책 읽는 뇌>)해야만 한다. 뇌의 뉴런 회로들을 책을 읽기에 필요한 수준으로 최적화시켜야만 한다. 한 마디로 책 읽는 뇌로 포맷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한 쪽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118


반가통(半可通 반 반, 옳을 가, 통할 통)이 사물의 이치를 어렴풋하게 깨닫는 세계라면, 전가통(全可通 온전할 전)은 사람이 깨치고 알아야 할 사물의 이치와 앎들을 분명하게 추구하는 세계이다.

책을 읽지 않는 사회는 반가통만으로 통용되는 사회이다.  125


비움은 내 안의 것을 덜어냄이지만, 덜어낸 것을 남에게 베풀 때 더욱 빛난다. 비움의 능동적 실천이야말로 저를 고귀하게 한다.  163



천재란 뇌 속에 보다 많은 지식이 아니라 보다 큰 느낌의 세계를 갖고 있는 살마을 가리킨다.  174


깊이 생각함 없이 사는 것은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의 문자를 모른체 사는 것과 같다. 생각의 문맹자들은 의외로 많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즉물적인 삶을 산다. 그들은 먹고 사는 것이나 돈되는 것의 밖에 있는 일들에 대해서 무관심하다. 모란과 작약은 왜 봄마다 꽃을 피우는 것인지, 파도는 왜 왔다가 돌아가는지, 달은 왜 커졌다가 다시 작아지는지, 지구의 자전축은 왜 항상 태양계의 공전 궤도면에 대해 23.5도의 각도를 유지하는지에 대해 무관심하고 냉담하다. 그들은 오로지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 즉 주식, 부동산, 음식, 쾌락에 함몰되어 있다. 왜 그럴까. 미래가 중요하지 않기 땜누이 아니라 미래를 보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일이 지나치게 버겁거나 영혼에 음악이 없을 때 우리는 미래를 회피한다.  175


우리는 사색 속에 자신을 누일 수 있어야 한다. 사색은 삶의 수평을 맞추며 우리를 내적 평형으로 이끌고 우리 안에서 새로운 것이 태어나게 한다.  176


사색이란 마음, 의식, 생각의 작동이다.

사색의 기반은 고요함. 177


정말 게으름이 나쁘기만 한 것일까? 나는 이런 생각들이 공리주의적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퍼뜨린 게으름에 대한 일종의 편견이라고 여긴다....

게으름에도 분명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부분이 있다. 게으름은 일손을 놓고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게으름은 자기를 비우고 자기를 무(無) 속에 방임하는 시간이다. 

우리가 타고난 바 자유를 누리고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천천히 되새겨보는 느림 속의 자기 방기가 바로 게으름이다.  202


'말하자면, 게으르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 내버려둔다는 것이다. 그것은 슬기로움이나 너그러움의 한 형태다. 물러났다가 세상으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 이렇나 삶의 방식은 한가로이 거닐기, 남의 말 들어주기, 꿈꾸기, 글쓰기 따위처럼 사람들이 별로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버려진 순간에 깃들어 있다.  - 피에르 쌍소 외 <게으름의 즐거움>  203


쓰기 위해 일하고 일하다 보니 쓰지 못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라.

일하지 않는 시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의 가치를 발견하라.  205



나날의 욕구와 필요에만 갇혀 있는 사람은 오로지 자신에게 고립되어 있는 사람이다. 대개는 편협한 세계관에 갇힌 사람들이고 그들의 자아는 단단하게 개별적인 껍데기 속에 웅크리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에너지를 다만 성욕과 식욕과 사치스런 생활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데 써버린다. 금욕과 고행의 가치에 대해 전혀 모르며 그렇기 때문에 탐욕에 쉽게 빠지는데, 그것은 곧 자아가 타락했다는 증거이다.

나와 너는 연결된 존대이다. 더불어 소통하고 함게 살도록 태어난 존재들이기 때문에 나와 네가 마음을 닫고 불통한다면, 그런 세계가 잇다면 그곳이 바로 지옥이다. 나의 행복이 너의 불행을 담보해야만 한다면 나는타자에게 아무것도 아닌 것, 아니 소규모의 끔찍한 재앙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재앙이 되지 않으려면, 한 시인의 어법을 빌려 나는 너에게 가서 꽃이 되어야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꽃이 되려면 마음을 열고 소통해야 한다. 마음을 열지 않고, 손을 잡고 나란이 걷지 않는다면, 우리는 겨울의 추위와 잿빛 하늘 아래서 저마나 신음하다가 죽을 것이다. 우리가 마음을 열ㄹ고 손을 잡아야만 비로소, 봄은 온다.  240


사람은 낱낱으로 분리되어 '자기성'에 갇힌 섬이 아니다. 살마은 '자기성'에 갇힌 존재이면서 동시에 숱한 타자들과 연루되고 그 연관성에 놓인 맥락에서 산다. 산다는 것은 사람과 사람으로 연결된 이 세계 안에서 산다는 뜻이다.

나 아닌 타인을 향해, 세계를 향해 열린 마음을 갖고 살아야 한다. 어떻게?

타인을 '영접'하고 '환대'함으로써. 타자의 필요와 욕망에 반응하고 그것을 내 것으로 감응할 수 있는 능력이 좋은 사람됨의 증표이다.  241


''배움'은 외면을 가리키며 사물을 알아가는 것을 뜻한다. 반면 '생각'은 내면을 말하며 이치를 깨닫는 것을 의미한다. 밖으로는 배움을 추구하고 안으로는 성창하는 것, 인생의 길을 걸을 때도 이 두 가지가 반드시 균형을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  - 동리자 엮음 <논어의 인생박물지>  256


진실이란 무엇인가? 진실이란 잇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이다.  261



즐풍목우 - 바람으로 머리를 빗고, 빗물로 목욕한다는 말.  273


장자는 칠원리(漆園吏 옻 칠, 동산 원, 아전 리)라는 말단 관식에 종사하면서 초야에 은둔하여 가는을 낙으로 삼고 살았던 철학자이다.  275


'잔꾀를 부리는 사람은 불성실하게 되고 모든 일에서 지름길을 찾고자 하며 그 어떤 고생도 하려 하지 않는다. 어떤 일을 끝까지 견지하지 못하는 사람도 이와 비슷하다. 그들은 의지가 박약하기 때문에 자신의 이상을 실현할 수 없다. 한편으로는 향락을 누리고자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도를 닦고자 하며 본인은 두 가지 모두 잘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결국은 향락도 도 닦기도 모두 실패한다.  - 자오유얼 <인생사계>  301


'과대망상에 빠진 만물박사, 거드름쟁이, 헛똑똑이, 이것이 인간의 현 모습이다. 우리는 이보다 훨씬 더 괜찮은 살마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지만 도시에 외톨이이기도 하다. 전쟁꾼이면서 평화중재자이고, 베풀면서 빼앗아 가고, 파괴하면서 재건하고, 풍요 속에 있으면서 빈곤하고, 행복하면서도 절망하고, 구도자이면서 찾기를 단념한 이가 바로 우리 자신이다. 또 호기심이 많지만 발견의 기쁨을 상실한 자, 단 몇 시간 내에 아름다운 지구 전체를 활활 타오르며 폭발하는 지옥의 불덩어리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유일한 생명체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지구를 살아 있게 하고 삶에 필수적인 것들을 지구로부터 야금야금 빼앗아 가는 유일한 존재가 우리 인간이다.'  - 게랄트 휘터 <우리는 무엇이 될 수 있는가>  30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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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살이 잡히면? 키스를 하세요. 숨이 막힐 때까지 뜨거운 키스를 하세요. 키스를 하는 동안엔 아무것도 먹을 수 없으니까요.

미성년자가 뱃살이 잡히면? 라면, 떡볶이, 순대 먹지 말고 나이를 먹으세요. 하루 빨리 어른이 되어 뜨거운 키스를 하세요.

키스를 했는데도 뱃살이 잡히면?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사랑하며 살 수만 있다면 뱃살 따위는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열정적인 키스는 많은 열량을 소모한다고 했다.

그래서 뱃살 빼는데 키스 하는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우리는 그래서 키스를 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일석이조라면 더 좋은거지..


근데 우리는 뱃살을 빼야 키스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뱃살을 빼기 위해 사랑을 한다? 

생각해보면 웃긴 말이다. 

건강을 위해 뱃살을 빼는 건 중요한 일이다. 뱃살은 여러가지 합병증을 유발한다고 하니 말이다.

건강을 위해 사랑하는 건.. 이 역시도 중요한 일이다.


사랑을 하면서 열정을 다하면 뱃살도 빠질 수 있다는 말일까...

사랑은 뱃살 보다 중요하다는 말일까...

사랑은 18개월이라는데, 더 길게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되는걸까...








사랑도 뱃살도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사실만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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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생각보다 맛있다

저자
김혜경 지음
출판사
글담 | 2009-03-1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말랑하고 컬러풀하게, 사뿐사뿐 경쾌하게 나이 들자!CF 감독 백...
가격비교


책 내용 기록 보기


광고 크리에이터 이노션의 김혜경 상무와 여성 8인의  나이 듦에 대한 이야기..
재밌고, 유쾌하며, 도발적인 그녀들의 안티에이징...

나는 이 책을 왜 골랐을까?

도서관을 가도 늘 가던 자리들만 두리번 거리던 나에게 우연히 지나가다 눈에 띄었다. 
그리고 펼쳐 보았다. 글자가 매우 컸다... 그리고 아주 쉽게 그러나 깊이 있게 써 내려간 내용들이 있었다.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이미 고른 책을 한 권 빼버리고 이 책을 골랐다.
그리고 다른 책들을 읽느라..  아래쪽에 두었다.. 그리고 연말.. 연말중에서도 크리스마스... 
문득 쉽게 읽고싶은 책을 보자는 생각에 이 책을 들었다..
그리고 정말..재밌게 읽었다.

광고 크리에이터.. CD 크리에이터 디렉터...이 단어는'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의 박웅현의 직함이다.. 
나는 그렇게 이 단어를 익숙하게 여겼다..
그녀들의 다수가 광고업을 가지고 있다..
솔직 담백한 그들의 이야기 재밌다..^^




편하게 생각해 버리기로 했다. 세상의 진리들은 작고 평범한 이야기에 있는 법이니까..
나름 자신의 세계에서 인정받고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여자들도 알고 보면 그저 열심히 노력하고 있을 뿐이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다 보면 그것이 일년이 되고, 십년이 되고, 평생이 된다.  애초부터 거창한 목적 같은건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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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연필깎이를 통해 연필만 깍는 게 아니라 마음도 깎는 것 같다. 
인생은 42.195킬로미터의 긴긴 마라톤이니까. 중간중간 물도 마시고, 응원하는 사람에게 손도 한번 흔들어 주고, 차가 오면 비켜나기도 하면서 페이스 조절을 해야 한다. 
아무렇게나 살아 버리기엔 인생은 너무 길다. 1등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건 끝까지 문제없이 완주하는 것이다.  21

남들 하는 거 다 하면서, 남들 가진 거 다 가지면서, 남들보다 뛰어나길 바라는 건 욕심이다. 죽으라고 열심히 해서 남들보다 앞서 가든가, 적당히 놀고 적당히 일하면서 무난하게 살든가, 그 둘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25

인생에 있어서 넓이와 깊이는 절대 공존할 수 엇는 것, 어떤 것을 추구할 것인가는 절대적으로 자신의 선택이지만 진짜가 되려면 조금 더 깊이의 편에 서는 게 좋다.  31

글도 그림도 더 나아가 인생도 똑같다. 꾸미고, 덧칠할수록 추해진다.  38

실제로 기운없고 힘 빠지면 놀아도 재미가 없고 새로운 것, 좋은 것을 봐도 시튼둥해진다. 감히 단언하건데 노는 데 미친 시간이 많을수록 일에 성공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43

인도의 시인 누군가는  "네가 경험하지 않은 것은 진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51

물 위에선 고고한 척 우아를 떨지만 물 밑에서 오두방정을 떨며 발을 젓는 백조처럼 그런 소리를 듣기 위해 나도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걸 사람들은 모른다.  56

지금은 다 지나간 이야기지만 과거가 없었다면 지금도 없다.  75

교육의 기본은 일관성이라고 한다.  94

아들이 과묵해지는 건 자기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무언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말이 없어진다는 건 또 다른 자기와 치열한 대화를 하고 잇는 것이다. 좋은 부모가 된다는 건 자식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한다는 것. 
그런데 사실 이 당연한 진리를 실천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96

누군가 가장 무서운 암이 '비교암'이라고 했다.  100

사람들은 나이와 사회적 지위에 걸맞는 옷이 잇다고 말하지만 나는 어울리는가, 어울리지 않는가가 훨씬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11


2부

자살을 시도했을 때 누군가가 그녀를 잡아 주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랐던 그때의 기억이 잊히지 않아, 상처받은 마음 어쩌지 못해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가려는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한다.  151
캐스팅도 마케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결국 '마음'이다.  152

지금은 독불장군이 잘 먹히지 않는 세상이다. 지식은 공유되고 재능 또한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163
일로 성공한 마흔여섯의 여자도 아름답지만 엄마일 때 여자는 나이를 초월하는 아름다움이 있다.  170

'답다'라는 것은 우리가 갖춰야 할 첫 번재 미덕이다. 교수님이면 교수님답게 나이들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열심히 공부하고, 순수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우리가 본받을 수 있는 삶을 살아가는 지식층이 있다는 건 참 다행이다.  180
"가장 멋진 남자는 여자를 여자로 늒도록 해주는 남자예요."  182

서른이 되면 사람은 돈을 버는 사람과 시간을 버는 사람으로 나뉜다. 
난 어느쪽일까?
"남들은 돈을 벌지만 난 시간을 벌지요. 사랑하는 사람과 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싶어서요. 그래서, 아마 앞으로도 쭈욱 가난할 것 같아요. 당신은 어떤가요?"  194
내가 좋아하는 사탕만큼 나도 사람드에게 달콤하게 기억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기억하면 쓰디쓴 인연이 아니라 생각할 때마다 청포도맛 사탕처럼 새콤하고 츄파춥스처럼 명랑한 사람이 되고 싶다.  194
우릴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는 것은 양간의 너그러움과 넘치지 않는 분명함 그리고 부끄러움을 아는 지혜일 것이다. 또 나이 먹는다는 건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것일 테다.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자.  198

이름은 그렇게 성(姓)과 만나 하나의 완벽한 객체가 된다. 
이름 석 자 안에 그 사람의 모든 평판과 이미지가 담긴다. 
'이름 석 자가 부끄럽지 않게'란 말도 그래서 나왔나 보다.  238

우리의 숨통을 조이는 인생의 복병은 사자 같은 맹수가 아니라 전혀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는 개미일지 모르는 것이다.
누군가를 맹수급과 개미급으로 함부로 분류하고 있다면 다시 돌아보라. 
그 기준은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으니까. 이것만으로도 인생의 교훈이 되지 않을까?  258
살면서 치르게 되는 인생 수업료라는 게 있는 모양이다. 조금 깊이 있게, 조금 유연하게 나이 들기 위한 수업료라면 그게 얼마든 치를 가치가 있지 않을까.  259

어릴 땐 어떻게 하면 나를 더 멋지고 예쁘게 포장할까에 대해 고민해 왔는데,
이젠 어떻게 하면 포장을 멋길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한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280
저는 아닌 건 아니라고 하고, 좋은 건 좋다고 해요.
좋은건 누가 봐도 좋은 거니까요.  287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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