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씨는 가수 김장훈과 독도 광고를 내면서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그리고 무릎팍도사에 출연하였고, 무한도전에서 비빔밥 광고를 제작할때 나왔었다.
내가 아는 서경덕의 내용이었다.
물론 무릎팍에서 자신의 행적들을 이야기하면서 작으나마 감동을 받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계속 한국 홍보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의 책을 통해 그가 어떻게 지금의 자리에 서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책이기에 조금은 미화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의 무한 도전 ...아니 무모한 도전이 지금의 그를 있게 했을 것이다.
이 책을 본 사람들중에 꽤 많은 수가 '이런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런 사람은 많지 않아야 하지만 소수는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표현을 들으면서 속으로는 매우 놀랬다.
그리고 함께 든 생각은 '대체로 평범한 우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미쳐 있는 사람을 부정적으로 대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긍정적으로 대하는 것도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일은 다른이가 했을때 그것을 인정하는 마음을 수치로 나타내면 얼마나 될까...
100?? 80?? 70?? 50?? 30?? ... 정확한 수치를 나타낼 수 없을지는 모르지만 위의 생각들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30도 인정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는 그가 자신의 지나온 시간들을 통해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하기위해 안간힘을 썼는지,,, 그리고 그것이 무엇을 위해서 였는지에 대해서도 썼다.
'미쳤다'는 표현은 분명 좋지 않은 어감을 가지고 있긴 하다. 하지만 어느 상황에 쓰느냐에 따라 그것은 매우 좋은 표현이 될 수 있다.
'사람은 무엇엔가 미쳐야만 하고 계속 미쳐 있어야만 한다'는 표현처럼...
책 제목 중에도 미쳐야 미친다, 1년만 미쳐라...등 좋은 의미의 미쳤다가 있다.

이처럼 저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았고, 그것에 미쳐 있기에 자신의 길이 즐거울 수 있을 것이다.
즐거워 즐거운게 아니라 그것이 힘들어도 좋기에 즐거울 것이다.
저자의 의도는 분명 자신은 어떠한 경험들을 통해 무언가를 찾았는지 보여주며 그렇기에 너도 경험하고 생각하고 부딪혀 보라는 메시지를 주는것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가 돈에 미쳐 있는 이 세상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나아가는 그렇기에 돈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만으로도 매우 고무적인 본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물론 그 외에도 그를 통해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었다.


인터넷으로 보니 해외 언론에서는 한국의 과도한 대응이 더 이상하다는 분위기였다. '일본에 정정당당하게 대응하지 않고 왜 저렇게 감정적으로 대하느냐.'면서 한국 사람을 더 의아하게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146

'모든 일에 있어서 역시 진정성을 가지고 성실하게 대하면 누구든 언젠가는 이해를 해 주는구나.' 하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155

"세계를 다니면서 개인이 어떻게 한국 홍보를 한다는 것인가?"
"돈은 어디서 생기며 어떻게 먹고 사나?"
나는 지난 15년간 한 길만을 걸어왔다. 사람마다 삶의 방식이 다르고 가는 길이 다르듯 나에게는 스스로 개척해온 인생이 있고, 또 앞으로 개척해 나가야 할 인생이 있다. 누가 봐도 내 인생이 보통 사람들처럼 평범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남들보다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나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무척 좋아하고 새로운 일을 스스로 잘 벌이는 성격이다. 사주에 역마살을 타고 났는지 무슨 일만 생기면 외국을 이웃집 나들이하듯 들락거렸다. 마치 돌아다니기 위해 일을 만드는 사람처럼 말이다. 그 일이란 것도 남들 다 하는 것 말고 나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펼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나는 늘 머리를 싸매고 다녔다. 기획을 하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그 시간이 내겐 성취감과 자아실현의 순간들이었다. 곰곰 생각해 보면 일을 만들기 좋아하는 성격은 내 유년시절과 학창시절에 시작된 것이 아닌가 싶다.  204

사회 공헌이란 것이 돈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꼭 필요한 곳에 꼭 필요한 방법으로 쓰여지도록 창의적인 방향을 제시해 줄 기획자가 필요하다.  241
세상에는 수많은 개인과 조직이 있다. 개인과 개인, 조직과 조직을 연결할 때는 몇 개의 다리를 거쳐야 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 누군가가 나서서 연결 고리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제3의 기획자가 나서서 창의적인 방향을 제시해 줄 수도 있다.  242

인생을 너무 조금하게 바라보지 말라. 젊은 시절 어느 한순간 자기가 좋아하는 일, 보람 있는 일에 열정을 바치는 것이 인생을 길게 봤을 때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다.  256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러 분야에 도전을 해보는 것이 젊은이의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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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으로 '읽어주는'이라는 책이 여러권 있는것으로 안다.
시리즈 처럼 보일수도 있겠으나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에 읽어주는 이가 있으면 설명적인 이해가 있기에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것과도 거리가 좀 있다. 

이 책을 알게 된건 저자의 강연회를 통해서다. 얼핏 지나가다 들었을 법한 제목이긴 한데,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던 제목이다.
강연을 통해 저자와 책이 어떻게 나온것인지를 알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부인의 질병인 눈주위의 '안부대상포진'... 고통스러워 하던 부인을 위해 '그냥' 읽어줄까? 로 시작된 책 읽어주기.
아내의 고통도 조금은 덜어주는 듯한 표정을 보면서 계속 읽어주어야 겠다는 생각.
눈으로 읽을때보다는 시간이 배로 걸리긴 하나 편안히 들어주는 사람이 있고, 경청해 주는 사람을 위해 감정도 썩어보고 내용중에 서로간의 지나온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깃거리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감사.

현대의 화두 중 하나인 '소통' 
30년이나 함께 살아온 부부로써 소통의 연결이 없는 시기에 소통의 고리가 되어주는 내용들을 함께 읽어가며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정답고 아름다워 보인다.
내용중에는 나오지 않지만 읽어준다는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분명 저자에게는 그러한 특성적인 부면도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내용중에는 자신이 듣는 것은 정말 못하겠더라고 한다. 5분, 10분이면 잠에 빠져든다고..

부부가 공감하며 서로를 이야기하며 성찰해 나가고 이해해 나가는 시간은 평생을 투자해도 모자르지 않을 것이란 막연한 생각이 든다.
정말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일 듯하다.
저자의 강연에서도 강력한 추천이 '같은 시간에 같은 자리에서 같은 책을 함께 읽어나가는 것'이다.
같은 시간에 같은 자리에서 다른 책을 읽으면 서로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같은 시간에 같은 자리에서 같은 책을 따로 읽어도 서로 다른 내용을 보게 된다.
같은 시간에 다른 자리에서 같은 책을 읽어도 순간의 생각들은 나눌 수 없다.
결국 저자는 자신이 했던 방법으로 두 사람이 또는 여러사람이 모여 함께 읽어나갈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순간 순간 드는 생각들을 서로 공유하다보면 평화와 화해와 편안함이 생기게 된다고 한다.

저자는 2011년 현재 5년이 넘게 함께 읽어가고 있다고 한다. 
참 끈질기다. 분명 사회생활을 하면 여러가지 이유로 어려운 상황이 생길 것인데도 불구하고 이어져 온 것은 그의 끈기도 있었겠지만 내가 생각이 드는 것은 그만큼 좋은 것이 더 컸을 거라는 점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인 부면을 가지고 있기에 재밌거나 이득이 없으면 오래 하기 힘들어 한다. 
부부가 함께 긴 시간동안 할 수 있었다면 분명 더 큰 즐거움과 만족이 있었을 것이다.
꼭 부부가 아니어도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해보는 시간들을 가지고 싶다.


들어가는 글
그동안 책을 읽으면서 느끼고 얻은 것들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적고자 노력했습니다.  10
책을 함께 읽고 들으면서 산다는 것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습니다.  11

설흔과 박현찬의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아내에게 뭔가 기쁜 일을 해주고 있다는 우쭐한 마음에 더욱 열심히 읽었습니다. 조금 더 멋있게 읽어보려고 목소리를 차분하게 깔기도 했고, 발음을 똑똑히 하기 위해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할 수 있는 힘껏 분위기를 잡았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아내의 얼굴을 힐끗 보았습니다. 표정은 여전히 맑고 잔잔했습니다. 그렇게 하기를 여러 번, 책 읽는 시간이 길었으니 아내의 얼굴을 쳐다본 횟수도 꽤 여러번이었을 겁니다.
그러다 한순간, 지난 세월 내가 아내에게 해준 것이 무엇이었던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내 가슴이 먹먹해지며 스스로 부끄러웠습니다. 나는 아내에게, 아내는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18
'좋은 글을 쓰고 싶으면 좋은 글을 읽어라. 읽되 푹 젖도록 정밀히 읽어라. 모든 사물을 관찰하고 통찰하라. 원칙을 지키지만 적절히 변통하라. 자신의 의중을 정확히 전달하라. 양쪽을 고려하되 새로운 시각을 창출하라. 사마천처럼 분발심을 기억하라.'
평범한 주장이 아니냐 반문할지 모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욱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0
'자기만 알고 남들이 모르는 것이 이명(鳴)이고, 자기만 모르고 남들이 다 아는 것이 코골이다. 둘 다 잘못된 것이다. 이명을 가진 이나 코를 고는 이나 답답하기는 매한가지다. 그러니 글을 아무리 잘 썼다 해도 그 뜻이 제대로 전달 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글은 내 생각을 다른 이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무릎을 탁 쳤습니다. 글쓰기의 요령을 알았기 때문이 아니라 삶의 방법을 깨우쳤기 때문입니다.
소통...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온갖 다툼과 갈등이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22
박제가가 지문에게 "이는 살에서 생기는가, 옷에서 생기는가?"질문하자, 지문이 황희 정승의 말을 빌려 대답한다.
'무릇 이는 살이 없으면 생길 수 없고 옷이 없으면 붙어 있지 못하는 법, 이는 옷과 살을 떠나 있는 것도 아니고 꼭 옷과 살에 붙어 있는 것도 아니니, 바로 옷과 살 '사이'에서 생긴다고 해야 겠지요.' 

'사이'라는 개념으로 양분 논리를 뛰어넘을 것을 당부하는 부분입니다. 이것이냐 저것이냐 하는 이분법적인 논리에서 저지른 수많은 오류들이 있었습니다.  23
그저 습관처럼 책장을 넘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용을 잊어버린 채 또 다른 책을 집어들곤 했습니다. 몇 권이나 읽었는지가 무슨 대수라고.... 책 읽기가 헌혈도 아닌데 말입니다.  24
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를 앓았던 사람의 몸에 바이러스가 남았다가 다시 일으키는 질환이랍니다. 한 번 걸렸던 사람은 평생 다시 걸리지 않는다 하니 딱 한 번 아내에게 찾아온 기회를 우리 부부가 잘 살린 셈입니다.  25

신경숙의 <리진>
리진은 조선 말기의 궁중 무희로 서양으로 건너간 최초의 조선 여인입니다.  28
같은 책이라도 읽는 사람에 따라 느끼는 감동이 제각각이라는 사실을 잘 압니다. 우리 부부에게는 이 책이 '사람과의 만남'이라는 평범한 삶의 과정을 묵직하게 내밀었습니다.  34
유랑걸식으로 행색이 말이 아닌 강연이 블랑 신부를 따라 서씨의 집에 온 첫날, 서씨가 강연을 씻기기 위해 큰솥에 물을 부어 데우는 동안, 리진은 강연을 피해 몸을 숨겼습니다. 그런 리진에게 서씨가 묻습니다.
"싫으냐?"
".... 더러워요."
"더러운 건 씻으면 되는 것이지."
"......"
"씻어서 깨끗해지는 건 더러운 게 아니다. 그냥 뭐가 묻은 것이야. 누더기를 입은 사람을 더럽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더러운 게 아니라 가난한 것이지. 가난한 것은 그 사람 허물이 아니다."
"......"
"하지만 마음이 더러워지면 씻을 수가 없는 법이다. 그것은 죄가 되지."  36-37
많이 배운 사람들이 대접받는 세상입니다. 많이 배워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배운 지식을 어디에 어떻게 이용하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단지 얼마나 많이 배웠느냐를 따지는 잣대만 있습니다. 
많이 가진 사람들이 대접받는 세상입니다. 어떻게 벌어서 많이 가지게 되었는지는 묻지도 않고 개같이 벌더라도 정승같이 쓰면 된다는 말로 모든 것을 묵인합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은 재산은 끝내 개같이 쓸 수밖에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말입니다.
이런 세상에 "몸이 더러운 건 씻으면 되지만 마음이 더러우면 씻을 수 없다. 그것은 죄다"라고 한 서씨의 말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남보다 앞서기만 하면 선(善)이 되고 마는 세태를 향한 작가의 한탄으로 들렸습니다.  37

조두진의 <능소화>
1998년 4월, 경북 안동에서 한 장의 편지가 발굴되었습니다. 고성 이씨 이응태의 부인, 원이 엄마가 서른한 살 젊은 나이에 떠난 남편을 그리며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삼은 미투리 짚신과 함께 넣어둔 편지입니다. 이 편지가 작가 조두진의 문학적 상상혁이라는 날개를 달고 소설로 재탄생되었습니다.  38
능소화는 잎 떨어지는 덩굴나무로 잠이나 나무에 붙어 자랍니다. 깔때기 모양을 한 꽅은 7, 89월 한여름에 피는데, 화려하고 진한 주황색이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시들기도 전에 송이재 떨어지면서 처연한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꽃입니다.  39

원이 아바님께 
병슐 뉴월 초하룻날 
집에서 

자내 샹해 날드려 닐오되 
둘히 머리 셰도록 사다가 함께 죽자 하시더니 
엇디하야 나를 두고 자내 몬져 가시노 
날하고 자식하며 뉘긔 걸하야 
엇디하야 살라하야 
다 더디고 자내 몬져 가시는고 

자내 날 향해 마음을 엇디 가지며 
나는 자내 향해 마음을 엇디 가지런고 
매양 자내드려 내 닐오되 
한데 누어 새기보소 
남도 우리같이 서로 어엿비 녀겨 사랑호리 
남도 우리 같은가 하야 
자내드러 닐렀더니 
엇디 그런 일을 생각지 아녀 
나를 버리고 몬져 가시난고 

자내 여히고 아무려 
내 살 셰 업스니 
수이 자내한테 가고져 하니 
날 데려가소 
자내 향해 마음을 차승(此乘)니 
찾즐리 업스니 
아마래 션운 뜻이 가이 업스니 
이 내 안밖은 어데다가 두고 
자식 데리고 자내를 그려 살려뇨 하노

이따 이 내 유묵(遺墨) 보시고 
내 꿈에 자셰 와 니르소 
내 꿈에 이 보신 말 자세 듣고져 하야 
이리 써녔네 
자셰 보시고 날드려 니르소 

자내 내 밴 자식 나거든 
보고 사뢸 일하고 그리 가시지 
밴 자식 놓거든 누를 
아바 하라 하시논고 

아무리 한들 내 안 같을까 
이런 텬디(天地)같은 한(恨)이라 
하늘아래 또 이실가 

자내는 한갓 그리 가 겨실 뿐이거니와 
아무려 한들 내 안 같이 셜울가 
그지 그지 끝이 업서 
다 못 써 대강만 적네 
이 유무(遺墨) 자셰 보시고 
내 꿈에 자셰히 뵈고 
자셰 니르소 
나는 다만 자내 보려 믿고있뇌 
이따 몰래 뵈쇼셔 
하 
그지 그지 업서 
이만 적소이다 


원이 아바님께
병술(1586)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 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 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 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사랑도 '쿨'하게 생각하는 우리 시대 메마른 가슴을 눈물짓게 하는 아름다운 이야기였습니다.  41
책을 함께 읽기 시작한 뒤 아내와의 관계가 더욱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책이 우리 부부를 잇는 새로운 매개 역할을 해준 덕도 있겠지만 함게 있는 시간이 늘었고, 무엇보다 듣는 사람과 읽는 사람 모두 상대방을 배려하기 때문일 겁니다.  46
<능소화>의 4백년 전 사랑이야기가 우리의 청춘을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우리 두 사람이 어디서 어떻게 만났고 왜 서로를 선택하여 그렇게 사랑하게 됐는지, 잊고 살았던 '우리의 시작'을 회상했습니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탄 것 같았습니다. 
좋은 음식은 한 시간, 좋은 차는 할 달, 좋은 집은 일 년, 좋은 사람은 평생이 즐겁다고 합니다.  47
'... 처음 당신이 우리 집 담 너머에 핀 소화를 보고 저를 알아보셨듯, 이제 제 무덤에 핀 능소화를 보고 저인 줄 알아주세요. 우리는 만났고 헤어지지 않았습니다.'  48

존 우드의 <히말라야 도서관>
저자 존 우드(John Wood)는 네팔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3천여 개의 도서관을 짓고 150만 권의 책을 기증한 자선사업가입니다. .. 성공 가도를 달리던 한 남자가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한 뒤, 모든 부와 명예를 아낌없이 내던지고 자신의 이상을 실현한 열정적인 고백입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촉망받는 임원이었습니다. 30대에 중국지사 서열 2위에 오르는 주목을 받았습니다.  52
네팔의 한 숙소에서 디네슈라는 교육재정 담당관을 우연히 만난 존 우드는 한 학교를 방문하면서 삶의 전환기를 맞습니다.
존 우드는 시설과 책이 부족해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고, 그 아이들을 위해 교실을 짓고 책을 선사하는 일이 수백만 달러짜리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보다 훨씬 보람 있고 가치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54
존 우드의 아버지는 '얘야, 네 인생을 만족시킬 단 한 사람은 너 자신뿐이다. 엄마와 나를 기쁘게 만들려 애쓰지 마라. 오직 너 자신에게만 질문하고 대답하도록 해라.'
"지금은 누군가를 위해 일하기보다는 너 자신을 위해 일할 때가 된 거야"라고 격려하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습니다. 평범하면서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아버지였습니다. 
친구 마이크의 진정한 우정도 돋보였습니다. 퇴사 문제를 놓고 고민하는 우드에게 마이크는 최고의 답을 줍니다. 
'반창고를 떼어내는 두 가지 방법이 있지. 천천히 고통스럽게, 또는 빠르고 고통스럽게, 어떻게 할 거냐는 너의 선택이야.'  55
<히말라야 도서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교욱 기회사 상대적으로 적은 여자아이들에게 우선적으로 장학금을 지원하겠다는 존 우드의 원칙이었습니다. 그는 남자 아이들과 달리 여자아이가 배움의 기회를 얻을 때, 그 가족은 물론, 다음 세대에까지 교육의 효과가 이어진다고 믿었습니다. 존 우드의 이러한 판단은 옳았습니다. 그리고 우드의 지원 덕분에 어린 나이에 공부를 그만두고 시집을 가거나, 돈 때문에 사창가로 팔려가야 했던 많은 여자아이들을 구해낼 수 있었습니다.  58
아이들은 어머니의 말투, 어머니의 행동, 어머니의 식습관, 심지어 가치관까지도 대부분 어머니를 닮습니다. 회수 이남에 심은 귤은 달콤한 맛이 나지만 회수 이북에 심은 귤은 작고 떫고 시고 써서 먹을 수 없게 된다는 중국 고사처럼, 환경이 사람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59

랜디 포시의 <마지막 강의>
말만 들어도 가슴 저리게 하는 당신, 나의 아버지입니다.
결혼 하기 전날, 아버지가 내게 한 말씀 주셨습니다. 
"장가 들면 부인에게 말을 높여라."
"......?"
"반말하면 욕하기 쉽고 욕하면 손 가기 쉬우니 처음부터 말을 높여라."
"아, 예..."
나도 아이들에게 똑 같은 말을 해줄 생각입니다.  63
가장 뭉클했던 대목은, 아버지 없이 살아가야 할 아들과 딸에게 마음쓰는 부분이었습니다. 책의 곳곳에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게 된 아버지로서의 고통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절절하게 배어납니다. 
그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그 어떤 것도 살아서 곁을 지켜주는 부모를 대실할 수 없다는 것을.
포시는 자신이 사랑했던 조카 로라와 크리스에게 이런 부탁을 합니다.
'내가 죽고 나면 주말마다 우리 아이들을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면서 무엇이든 함께 해달라고, 생각나는 대로, 재미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 그리고 내가 얼마나 살아남으려고 열심히 싸웠는지도 아이들에게 설명해주었으면 한다. 나는 내가 받을 수 있는 가장 강한 치료에 동의했다. 아이드로가 가능한 한 길게 같이 있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세 아이에게 당부합니다.
'얘들아, 아버지가 너희들이 무엇이 되기 바랐는지 알려고 하지 마라. 나는 너희들이 되고 싶은 것이면 그게 무엇이든, 바로 그것을 이루기를 바랄 뿐이다.'  68
포시는 재이를 무대 위로 불러냈고 그녀가 걸어 나왔습니다. 억누를 수 없는 충동에 휩싸인 채.
'우리는 서로 끌어안은 채 키스를 나누었다. 처음에는 입술에, 그러고는 볼에. 청중은 계속해서 박수를 보냈다. 우리에게도 박수소리가 들렸지만 마치 그들이 여기 말고 어디 먼 곳에 있는 듯이 여겨졌다. 서로에게 안겨 있던 그 순간, 재이가 무언가 내 귀에 속삭였다. "제발 죽지 말아요." 영화에서나 나옴직한 대사였다. 하지만 그게 그녀가 한 말이었다. 나는 그저 그녀를 더 세게 껴안을 뿐이었다.'  69-70

황석영의 <바리데기>
통일문학을 모색해 온 작가 황석영의 장편소설입니다.
이 책의 주제는 갈등하는 세계가 만들어낸 '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79
'수많은 도시드로가 찬란한 불빝들과 넘텨나는 사람들의 활기를 보면서, 우리가 그렇게 굶주리며 죽어가고 있었을 때 이들 모두가 우리를 버렸고 모른 척한 것에 섭섭하고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81

법정의 <아름다운 마무리>
산다는 것은 등수를 가리는 운동경기가 아닙니다. 일등만능과 강자독식은 정글에나 있지, 사람으로서 취할 법칙은 아닙니다. 은메달 받는 선수보다 동메달 받는 선수가 더 환하게 웃는 까닭은 벼랑 끝에 서본 사람만이 진정한 기쁨을 알기 때문입니다.  86
'지난날 어렵게 살아온 시절에는 남이 무엇을 가졌다고 해서 그렇게 기가 죽거나 불안해하지는 않았다.... 물질적으로는 비교적 풍요롭게 살아가는 자본주의 사회의 구성원들이 종종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평온하고 느긋한 환경에서도 이따금 삶에 대한 회의에 빠진다. 
부는 욕구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것이다. 차지하거나 얻을 수 없는 것을 가지려 할 때 우리는 가난해진다. 그러나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한다면 실제로 소유한 것이 적더라도 안으로 넉넉해질 수 있다.'
'한 해가 다 지나도록 손대지 않고 쓰지 않는 물건이 쌓여 있다면 그것은 내게 소용없는 것들이니 아낌없이 새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대목을 읽으면서는, 우리 부부에게도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이 많음을 생각하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머쓱하게 바라보았습니다.  88

고혜정의 <친정엄마>
활자로 되살아난 독특한 저자의 입담에 웃음을 참지 못하다가도, 어느새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가슴 뭉클한 책입니다.
'너는 모를 것이다. 엄마 맘을, 너도 나중에 새끼 나서 키워봐. 그때 엄마 생각 날 것인 게. 나, 너 서울로 올라간 후로는 한 번도 니가 좋아허는 반찬은 안 히먹었어야. 내 새끼 좋아허는 거, 차마 내 새끼 빼놓고 못 먹겄대. 나, 너 서울 올라간 후로는 내 손으로 한 번도 과일 안 사먹었어야. 너랑 같이 먹을 라고. 새끼는 다 그런 것이다.... 나도 다 안다. 엄마의 마음...'  97
나무가 가만히 있고자 해도 바람이 그냥 두지 않고,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려 했으나 부모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98
중고생 시절, 어머니는 수많은 날들을 버스 정류장 옆 전봇대 밑에 서서 귀가 하는 막내딸을 기다렸습니다. 비가 오면 우산을 들고, 추운 날에는 겉옷을 들고 기다렸습니다. 집이 정류장에서 멀지도 않은데 어머니는 무거운 책가 방 이리 내라며 언제나 대신 들어주셨답니다. 
겨울에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막내딸의 얼음장 같은 두 손을 어머니의 가슴 생살에 품어 녹여주었습니다. 그럴때마다 아내는 어머니가 마뜩찮고 불편했답니다. 세월이 흘러 아내도 딸아이를 키우면서 옛날의 그 어머니처럼 꽁꽁 언 딸의 손을 가슴 생살에 넣었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빼낸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얼음 같은 손을 미동도 않고 생살에 품었다니..."  100
아낌없이 준다. 가슴이 먹먹하다. 억장이 무너진다... 왜 우리의 어머니들은 한결같이 이런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요.  103
'그때는 몰랐다.
 아버지가 이렇게 그리울 줄...
 그때는 몰랐다.
 아버지가 이렇게 나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주신 것을...
 그리고 ... 그때는 정말 몰랐다.
 내가 ... 아버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나는 내가 아버지를 미워하는 줄로만 알았다.
 나는 내가 아버지를 싫어하는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아버지에 대한 추억도 그리움도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내가 얼마나 아버지에게 사랑받으며 컸는지 알게 되었고,
 내가 얼마나 아버지를 의지하며 좋아했는지 알게 되었다...'  104

현기영의 <지상에 숟가락 하나>
현기영 선생이 자신의 유년기 추억을 더듬어가며 쓴 소설.  122
책을 읽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상징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123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금, 나의 얼굴은 점점 내 방에 걸린 아버지의 영정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그러니까 내 얼굴이 영정 속의 아버지를 닮아간다는 것은 그 다음의 죽음은 내 차례라는 뜻이기도 하다.'  129

김남희의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4>
장작불을 지핀 식당의 난로 옆에 앉아 저녁 식사를 기다리며 <간디 자서전>을 읽었다는 그 넉넉함은 또 얼마나 부럽던지요.  135
세계를 누비는 이 당찬 여인이 스스로를 왜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럽다'고 했는지 책을 읽고서야 알았습니다. 그녀 역시 여자였습니다. 작은 일에도 안절부절 못하고 한없이 나약했으며 때로는 섬세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사람을 믿고 자연을 믿었습니다.  136
나도 저자처럼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안나푸르나의 베이스캠프 테라스에서 빛나는 만년설산을 바라보며 천계의 여유를 만끽하고 싶었습니다.  137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프랑스의 법률가이자 정치가이면서 식도락가로 더 유명한 브리야 사바랭(Brillat-Savarin)은 '먹는 즐거움'과 '식탁의 즐거움'을 구분했습니다. 식욕이 충족될 때 느끼는 실질적인 즐거움이자, 인간이 동물과 공유하는 감각이 '먹는 즐거움'인 반면 '식탁의 즐거움'은 오직 인간만이 누리는 고유한 것으로, 대화를 통해 서로 교감하면서 즐거움을 한껏 나누는 감각이라고 했습니다.  144
작가는 자의식은 없고 타인의 눈초리만 살피는 데 급급한 딸 위녕에게 '해방되라'고 충고합니다.
"나는 이제 피고석을 떠나겠어! 오늘부터 내 배심원들 다 해고야." 거리낌없이 나뭇가지 사이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자유로워지라고 공지영, 아니 우리들의 어머니가 당부합니다.  147
'위녕, 너는 아직 젊고 많은 날들이 남아 있단다. 그것을 믿어라... 네가 달리고 있을 대에도 설사, 네가 멈추어 울고 서 있을 때에도 나는 너를 응원할 거야.'  149
공지영은 '쿨한 사람이란 정신적으로 결함이 많은 사람들일 뿐'이라고 치부합니다. 나도 작가와 똑같이 생각합니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쿨'하게 잘라버릴 수 있을 만큼 가볍고 시시한 것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사랑하는 젊은 남녀가 흔한 말로 '쿨'하게 헤어질 수 있었다면, 그때까지 둘이 나누었던 사랑은 가짜입니다. 헛것을 쥐고서 그것이 사랑이고 진실인 것처럼 스스로는 속여 왔음을 '쿨'이 입증한 것입니다. 남녀 간의 사랑이란 '쿨'하게 단박에 끊어버릴 수 없는 고래 심줄같이 질기고 질긴 인연입니다.  150

김병종의 <라틴 화첩기행>
서울대 미대 김병종 교수가 남미대륙을 샅샅이 훑으면서 받았던 감동을 글과 그림으로 엮은 책입니다.  157
'쿠바의 아이들은 말레콘 너머 바다에서 수영을 하며 자라고, 말레콘에서 사랑의 언어를 속삭이며 청년기를 보내고, 손자 손녀의 손을 잡고 말레콘에서 노년을 맞을 것이다. 싯다르타의 뱃사공 바스데바가 자신은 강에서 모든 것을 배웠다고 한것처럼.'  159

마이클 폴란의 <잡식동물의 딜레마>
미국 버클리에 있는 캘리포니아대학교 저널리즘 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는 저자 마이클 폴란(Michael Pollan)은 '우리가 저녁 식사로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진지하고도 통찰력 있는 답변을 제시합니다.  167
저자 자신이 미국의 식품 생산과정을 몸소 체험한 뒤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밝히고, 특정한 음식과 맛에 대한 취향이 우리의 입맛을 길들이는 현상에 대해서도 속속들이 밝혀줍니다.  168
폴란은 자본주의 논리에 망가지고 있는 우리의 먹을거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것을 권합니다. 음식을 입에 넣기 전에 그것의 생산과정과 이동경로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170
유배중인 다산이 양계를 갓 시작한 아들 학유를 가르친 정신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싶어 인용해 봅니다.
'양계에도 품위 있는 것과 비천한 것, 깨끗한 것과 더러운 것의 차이가 있다. 농서를 잘 읽어서 좋은 방법을 골라 시험해 보아라. 색깔을 나누어 길러도 보고, 닭이 앉는 홰를 다르게도 만들어 보면서 다른 집보다 살지고 알을 잘 낳을 수 있도록 길러야 한다. ... 이(利)만 보고 의(義)를 보지 못하며, 가축을 기를 줄만 알지 그 취미를 모르면, 이는 못난 사람들이 하는 양계다.'  171
'주택 풀장의 물을 하루에 한 번씩 갈아가며 사용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물 한 동이를 얻기 위해 어린아이들이 몇 시간씩 물을 길러가야 하는 나라가 있다. 하루 한 끼 먹을 식량이 없어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너무 많이 먹어 성인병이 국가적 위기로 선포되는 나라가 있다. 오페라와 교향악단의 향긋한 분위기에 취해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잇는가 하면 어디서 폭탄이 날아올까 두려워 잠을 못 이루는 사람들도 있다.'
너무 배부르게, 너무 많은 것을 낭비하며 사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지금가지 이룬 것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우애와 평화를 누리며 살 수 있을 텐데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174-175
이 책이 진자 전하고 자 하는 메시지는 식탁의 즐거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음식 맛은 오로지 앎을 통해서 깊어지는 즐거움이기 때문입니다.  175

힐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
 그는 1965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태어났습니다. 지금은 유연난민국에서 NGO활동을 하면서 글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연을 쫓는 아이>는 아프가니스탄 사람이 쓴 최초의 영어소설입니다.  180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종교를 꼽으라면 그것은 화해와 평화일 것입니다. 전쟁. 어떤 말로도 합리화할 수 없는 그것은 힘센 자의 교만과 힘없는 자의 절망이 이루어낸 지옥입니다.  165

강판권의 <나무열전>  

특이한 책입니다. 식물서도, 인문서도, 한문서도 아니면서 세 가지를 전부 담고 있는 책이니 말입니다.  188
흔히들 나무의 상대어로 '꽃'을 듭니다만 실제 나무의 상대어는 '풀'이라고 정리해 줍니다. 꽃은 나무에도 있고, 풀에도 있지만 스스로 존재할 수는 없으니 '꽃 심기'라는 말은 애당초 성립될 수 없는 말이라고 합니다.  189
저자는 자신이 한자를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학습이든 한자를 이해해야 수준 높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190

안대회의 <조선의 프로페셔널>
인물평전입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지금까지 역사의 주목을 받지 못한 인물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204
이들 열 명이 걸어간 길은 각각 달랐지만 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자신이 최고라는 자부심과 자존심, 궁지에 몰릴수록 더욱 강하게 엉겨 붙는 오기만큼은 열 명 모두가 똑같았습니다.
연봉의 액수로 프로의 가치가 평가되는 현실입니다만 이들이 추구한 삶의 방식이 나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거웠습니다.  206
위대한 첼로 연주가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가 95세 되던 해, 근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요즈음도 하루에 여섯 시간씩 연습합니다."
이미 세계 최고의 첼로 주자가 되었지만 그는 그때까지도 날마나 조금씩 연주 실력이 향상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으며, 그 사실이 자신을 매우 행복하게 해준다고 했습니다. 
젊다는 것은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 쓸 수 있는 시간이 조금 적다고 해서 일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평생을 걸고 자신의 길을 걷는 삶이 진정한 프로페셔널이라면, 삶은 누리는 것이 아니라 소모하는 것이 아닐런지요.  210

조정래의 <오 하느님>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4년, 프랑스 노르망디의 해안에서 종군기자의 카메라에 잡힌 빛바랜 흑배가진 한 장. 미군 포로가 되어 조사를 받는 그는 독일 나치군복을 입은 앳된 얼굴의 동양인입니다. 그는 바로 조선 사람이었습니다.
사진의 주인공은 일본군에 징집되었다가 1939년 만주 국경 분쟁 시 소련군에 체포되어 붉은군에 편입되었고, 다시 독일군의 포로가 되어 나치군복을 입고 대서양 방어선에 강제로 투입된, 기구한 운명의 조선인 사내였습니다. 신의주 출신의 '양경종'이라는 인물로 전쟁이 끝난 뒤 포로수용소에서 석방되어 미국으로 이민, 그곳에서 편안하게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주장도 있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한국문학의 거장 조정래가 '나치군복을 입고 있는 한국 사람'의 수수께끼를 <오 하느님>이라는 소설로 풀어 엮었습니다.  217
어느 비평가의 말처럼, 그들은 역사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그 자리에 있었으나 역사가 그들을 위해 허락해준 자리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219
이 책을 다 쓴 뒤에 그가 남긴 말이 무겁습니다.
'인간이란 무엇일까.
 사림이란 과연 믿을 수 있는 존재일까.
 사람과 짐승의 차이는 무엇일까...'  221

김구의 <백범일지>
으레 허물은 덮고 좋은 것은 과장하기 일수인데 백범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담담하고 때로는 격렬하게 쓰인 책 내용의 가장 큰 흐름은 내면의 진정성이었습니다.  224
백범에게도 스승이 있었습니다. 고능선 선생입니다.
'고 선생이 나를 겪어보시고 가장 큰 결점으로 생각한 것이 과단력 부족인 듯했다. 항상 무슨 일이나 밝히 보고 잘 판단하여 놓고도 실행의 첫 출발점이 되는 과단성이 없으면 다 쓸데 없다는 말을 하시면서 '가지 잡고 나무를 오르는 것은 기이한 일이 아니나 병랑에 매달려 잡은 손을 놓는 것이 가히 장부로다'라는 구절을 힘 있게 설명해 주었다.'  225
백범은 일본헌병들이 자시의 자백을 받아내겠다는 목표로 밤잠도 자지 않고 침략국 헌병직무에 충실한 모습을 보며 자괴감으로 통한의 눈물을 삼켰습니다.
'나는 평소에 무슨 일이든지 성심껏 보거니 하는 자신도 있었다. 그러나 나라를 남에게 먹히지 않게 구원하겠다는 내가, 남의 나라를 한꺼번에 삼키고 되씹는 저 왜구와 같이 밤을 새워 일 한 적이 몇 번이었는가? 스스로 물어보니, 온몸이 바늘방석에 누운 듯이 고통스런 와중에도, 내가 과연 망국노(亡國奴)의 근성이 있지 않은가 하여 부끄러운 눈물이 눈시울에 가득 찼다.'  227

김훈의 <강산무진>
이름 없는 생명은 세상에 없다면서 '이름 모른다고 싸잡아 잡초가 부르면, 우리는 잡놈이 된다'던 등산 친구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237
여덟 편의 소설 모두 등장하는 인물들의 전문적인 직업세계를 사실적이고도 정밀하게 묘사한 점이 돋보입니다.  239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렵혀지지 않는 연꽅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숫타니타파>중에서'  242


마치는 글
좋은 책을 읽으면 그 책 내용이 자신의 삶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책은 그저 책일 뿐 나의 모습은 아직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책을 재미로만 읽는 데서 한발 나아가 삶의 변화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읽는 수준에는 아직 이르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을 통해 마음이 정갈해짐을 더러 느꼈고, 책에 젖어 행복했음은 자신 있게 고백할 수 있습니다.  245
막상 글을 써보니 겉핥기로 읽은 책이 많았음을 알게 되었고 차분하게 내용을 음미하면서 깊이 읽는 버릇도 생겼습니다.
책 읽는 즐거움, 책을 통한 교감, 이만한 재기아 또 어디 있겠습니까...!!  246





지금은 길을 헤매고 있지만 내일이면 찾겠지. 내가 아직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해?
p.s. 물론 사랑하고 있지.  
-미국 전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이 부인 낸시 레이건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21

제 주위엔 저를 보호하는 튼튼한 벽이 있습니다. 당신이 제게 해주신 말들로 쌓여진 벽이지요.  - M.C. 데이비즈  30

별이 불이 아닌지 의심이 간다. 태양이 움직이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간다. 진실이 거짓말인지 의심이 간다. 하지만 내가 사랑한다는 사실은 의심이가지 않는다. 사랑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본다. - 셰익스피어  42

우리가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 얼마나 좋으냐. 우리가 서로에게 속해 있다는 것, 얼마나 아름다우냐! - 레오 브로만  53

어떤 이는 우리 가슴속에 잠시 머물렀다가 발자국을 남긴다. 하여 우리는 이전의 우리가 아니다. - 모우스  76

생각해보면 내게는 길만이 길이 아니고 내가 만난 모든 사람이 길이었다. - 신경림, <길 이야기>중에서  91

엄마는 날마다 나에게 전화해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한테 전화했었니?" 내가 아니라고 대답하면 "바쁘지 않으면 내가 살아있는 동안 전화해주렴"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전화를 끊으셨다. - 에이미 봄벡  101

지상에서 천국을 찾지 못한 자는 하늘에서도 천국을 찾지 못한다. 우리가 어디로 가든 간에 천사들이 우리 옆집을 빌리기 때문이다. 에밀리 디킨슨  161

이룰 수 없는 꿈을 이루는 것, 싸울 수 없는 적과 싸우는 것, 참을 수엇는 슬픔을 견디는 것, 용감한 사람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가보는 것, 닿을 수 없는 별에 이르는 것, 이것이 나의 순례라오. 그 별을 따라가는것이 나의 길이라고. 아무리 희망이 없을 지라도, 아무리 멀리 있을지라도 -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중에서  207

모든 사람은 삶에서 바로 '그 사람'을 만난다. 그러나 단지 몇 사람만이 그를 제때에 알아볼 뿐이다. - G. 카우스  231

옛날이 좋다고들 하지만 오늘이 더 좋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내일이 다가옵니다. 우리들의 가장 위대한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습니다. - 험프리, <가장 위대한 노래> 중에서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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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워낙 유명한 사람이다. 
한국 젊은 여성들이 가장 닮고 싶은 사람에도 선정되었었다는 이야기도 들은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그녀의 책을 여러권 읽으면서 인상적인 내용들에 좋은 느낌을 가졌는데, 최근에 알게된 것은 저자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이유로 좋아할 수도 있고,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을것이다.
그건 개인적인 생각일것이고, 한비야씨가 한국에 그리고 나눔과 봉사와 희생에 대해 영향을 지대하게 미친것은 사실이다.
그녀를 볼 기회도 있었고, 강의를 들을 기회도 있었다.
공통적으로 가졌던 생각은 긍정적이고 활발한 에너지가 전염된다는 것이다.
특히나 젊은 사람들에게 방황하는 시절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것은 너무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저자가 살아온 삶이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며, 저자의 특성이 잘 맞아덜어지기도 하였을 것이고, 여건도 그에 맞게 흘러 가지 않았겠는가..
한 사람으로 태어나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존중받아야 하고 어쩌면 존경받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호불호(好不好)는 개인적인 취향이나, 우리의 여건에서 생각을받아버리는 삶에서 생각을 하는 삶으로의 전환적인 면에서 우리는 한비야라는 사람에게서 많은 것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저자의 다른 책이나 강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중 하나는 오지에서 만난 의사와의 대화이다.
찾아보면 이름을 알 수 있겠으나 게으름에 생략하고 (혹 알고 싶으신 분은 직접 찾아보기 바란다.^^) 도착해서 들리는 소문은 너무 잘생기고 멋진 사람이라는 소문이었으나, 기대하고 만난자리에서 외모를 보고는 대실망을 하였다.
그러나 그와 이야기에서 그녀는 그에게 반했다.
자신의 능력을 돈 버는 것에만 쓰기에는 너무 아깝고, 중요한 것은 그가 하는 봉사가 '가슴을 뛰게한다'는 표현.
나 역시도 가슴뛰는 것을 기억해내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우리는 자기 자신의 능력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왜 안되는 이유만 생각하고 있을까?.....


예전에는 잘 못 걷는 사람들에게 내 보조에 맞추라고 채근했지만 이제는 내가 그들에게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고 있다.  29

세상에는 계획과 열정과 노력만으로 안 되는 일도 많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루는 24시간뿐이고 에너지와 돈도 한정이 있을 테니까. 하지만 가장 하고 싶은 일에 자신이 갖고 있는 자우너을 총동원하여 집중한다면 적어도 그 일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36

내가 정말 무섭고 두려워 하는 것이 있으니, 그건 바로 후지게 나이 먹는 것이다.  39

어렸을 때 칭찬을 듬뿍 받고 자란 아이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자기의 뜻을 거침없이 펼 확률이 높다고 했다.
칭찬을 받는 사람보다 하는 사람의 행복 지수가 훨씬 높아진다.  63


왜 일이 이렇게 안 풀리나, 아무리 열심히 해도 왜 난 만날 이 모양일까,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일게 바로 나를 단련하는 과정일 거라고 여기면 된다.  88

천길 벼랑 끝 100미터 전, 
하느님이 날 밀어내신다. 나를 긴장시키려고 그러시나?
10미터 전, 계속 미러내신다. 이제 곧 그만두시겠지.
1미터 전, 더 나아갈 데가 없는데 설마 더 미시진 않을 거야.
벼랑 끝. 아니야, 하느님이 날 벼랑 아래로 떨어뜨릴 리가 없어. 
내가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너무나 잘 아실 테니까.
그러나, 하느님은
벼랑 끝자락에 간신히 서 있는 나를 아래로 밀어내셨다.
....
그때야 알았다.
나에게 날개가 있다는 것을.
 89

가능하면 개인적인 생각은 넣지 않으려 하지만... 이 책 92페이지에 이런 기록을 해놓았었네..
'목표가 아니라면, 경험에 목을 매라.'

지금 이 순간 망설이고 흔들린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기를 바란다. 무엇보다도 그 방향으로 첫걸음을 떼었느냐가 중요하다.  92
비틀거리지 않는 젊음은 젊음도 아니다.  93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는가? ... 만회할 시간과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94

무엇을 하기에 늦었다고 생각하는가? 내 경험상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 늦게라도 시작하는 편이 백배, 천배 낫다. 시도해보지 않는다면 성공할 기회는 0%이다.  95

"두드려라, 열릴 때까지."  104

불평이나 푸념이나 하소연을 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한번 솔직히 물어보자.  정말 당신은 끝까지 문을 두드렸는가?  105

좀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나의 몸부림.
첫 번째,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 삼다(三多)에 더불어 나는 다록(多錄)을 추가하고 싶다. 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잘 기록해놓는 일 말이다. 나는 또렷한 기억보다 희미한 연필 자국이 낫다고 확신하는 사람이다. 기억은 지나면 뼈대만 남기지만 기록은 감정까지 고스란히 남긴다.  111
두 번째, 몰두이다. 글을 쓰는 동안만큼은 내가 가진 경험과 에너지와 시간을 글에만 몰아주어야 한다.  112
세 번째, 글 쓰기 전에 먼저 말로 해보기다.  114 
네 번째, 마감 시간 딱 맞추기와 퇴고다.  115


책을 통하지 않고 어떻게 개미와 우주인, 천 년 전 사람들과 천 년 후의 사람들을 만나고, 또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녹아 들어가고, 그들의 머릿속을 낱낱이 분석할 수 있단 말인가? 책 읽는 재미를 알고 난 후부터 정말이지 나는 심심하다는 단어를 모르고 살고 있다. 거대한 호수에 빨대를 꽂고 있는 듯 세상의 지헤와 지식과 이야기에 목마르지 않게 살고 있다.  164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놓고 가는 것
당신이 이곳에 살다 간 덕분에 
단 한 사람의 삶이라도 더 풍요로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다.

이런 성공이라면, 나도 꼭 하고 싶다.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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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위한 학문인 인문학을 알아가는 것은 어쩌면 인간으로 태어나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인간과 인간이 어울려 살아가고 소통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인간이 인간은 이해하고 살아간다는것은 매우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엄청난 발전의 속도 속에 그것에 허덕이며 살아간다.
그렇기에 어쩌면 별 생각없이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생각'이라고 하면 누구나 생각하면서 살아간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인문에서의 생각은 생활에서 무의식속에 이루어지는 단순한 선택에 의한 생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좀더 깊이있는 생각 공감하고 이해하고 헤아릴 수 있는 생각, 그것은 쉽게 이루어 지지 않으며, 그것이 가능해 지게 하기 위해서 우리에게는 인문학이 필요할 것이다.
흔히 말하는 '문사철' 문학과 역사와 철학..
인문의 틀이다. 세 가지에 대한 고루한 지식이 있다면 좋겠지만 우리는 한 분야라도 고려해 보는 훈련이 필요할 것이다.

그 점에 대해 이 책은 잘 정리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인문학의 어려움을 기본적인 지식의 부족에서 시작하는데, 저자는 15개 테마의 기본지식을 고려하고 있다. 표현대로 하자만 '바탕지식'이다.
기본적인 틀을 알고 깊이 있게 가자는 주제로 15개의 바탕지식을 설명하고 있다.
인문학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을 보지 않은 나로서는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었다.
물론 체계적인 강의나 토론회가 아니라면 모든 테마를 두루 살피기는 그것도 개인적으로 살피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바탕지식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관심있는 테마들을 하나씩 선정하여 알아가면서도 이웃테마들을 함께 생각해 보게 하는 면에서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이 세상 어느 지식 하나 인문학이 아닌 것이 없다. 어느 분야 하나 인간을 위하지 않은 지식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5

서양인을 만난다면 그들 문화를 형성해온 두 기둥인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 즉, 그리스 로마 신화, 그리스 철학과 성경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할 것이다.  14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21세기에 요구되는 중요한 능력으로 'High Concept'(창의성)과 'High Touch'(좋은 인간관계를 설정하는 능력)을 들고 있다. 
로버트 라이시는 <부유한 노예>에서 다니엘 핑크의 두 인간형을 'Geek'(엉뚱한 사람, 기발한 사람)와 'Shrinks'(사람들의 마음속을 꿰뚫는 사람, 인간을 잘 이해하는 사람)로 표현한다.  15
수학여행의 기원은 18세기 영국 귀족사회에서 찾을 수 있다. 영국의 귀족들은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가정교사를 붙여 교육에 힘썼고, 소년기를 벗어나면 유럽 대륙으로 수학여행을 보냈다. 기간은 3년으로 프랑스, 독일과 같은 국가들을 돌며 여러 가지 경험과 함께 문물을 배웠다. 이때 꼭 빠지지 않는 것이 지성인들과의 만남이었다.  18

모든 게임의 시초는 전쟁의 역사로부터 비롯된다.  33
사마천은 '대게 서민들은 상대방의 부가 자기 것의 10배가 되면 이를 헐뜯고, 100배가 되면 이를 모서워하여 꺼리며, 1,000배가 되면 그의 심부름을 기꺼이 하고, 10,000배가 되면 그의 노복이 된다. 이것이 만물의 이치다.'라고 말한다.  52

신화는 인간으로 하여금 꿈을 꾸게 한다.  59
동양삼국에 고사성어가 있다면(표의문자), 서양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있다.(표음문자)  65
동양의 고사성어가 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면, 서양의 신화는 인간과 신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69

성경에서는 조직경영의 중요 원칙 중 하나인 'Span of Control(통제범위의 원칙)' 즉 한 사람이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사람 수에는 한계가 있다는 원칙이다.  79

불교에서 말하는 진리 중 가장 중요한 개념은 다름 아닌 연기(緣起)다. 연기의 의미는 나와 다른 이들이 모두 연결되어 우리 모두는 둘이 아닌 하나라는 의미이고, 나아가서는 나와 우주가 하나라는 의미다. 하나는 같은 입장을 의미한다.  158

1997년 영국은 18년 만에 노동당 정권으로 토니 즐레어 총리는 정치 스승인 앤서니 기든스의 주장을 반영해 18년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던 제 2의 길인 신자유주의에 부분적인 수정을 가한다.
규제를 없애 사회 구석구석까지 경쟁체계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경제 활력을 높이는 것도 좋지만, 빈곤계층에 대한 안전판을 마련하는 것 역시 사회의 안정과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 것이다. 
신 자유주의에서 약간 방향을 튼 새로운 정책은, 자기 상승의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교육과 인간적 삶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의료과 같은 부문은 시장에 맡기지 않고 정부가 직접 복지정책으로 관여하는 것이었다.
제1의 길인 복지개념, 제2의 길인 신자유주의에 이어, 제3의 길로 부르는 이 길은 신자유주의와 같은 명확한 개념이 없다.  225
현실적으로 힘을 가진 미국과 같은 나라가 생각을 바꿈으로써 신 자유주의는 방향을 틀 수도 있다. 아니면 신자유주의의 문제점들이 극단적으로 노출되어 호되게 당하고 난 뒤 할 수 없이 방향을 틀 수도 있다.  226
IMF는 2차 대전 직후에 설립된 국제기구인 만큼 당시 국제사회의 패권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국가에 대한 긴급금융과 같은 주요 사안은 85% 이상의 의결을 필요로 하는데, 미국이 바로 절묘하게도 17%의 결정권을 쥐고 있다.  234

16세기 태어나 처음으로 사회계약을 주장한 홉스(1588~1679년)가 개인의 생명보호를 가장 중요한 개념으로 내세웠다면, 로크(1632~1704년)는 한 걸음 더 나가 사회계약의 중심을 재산권보호에 두었다.  243
사회계약이 장자크 루소(1712~1778년)로 넘어가면서 한 단계 더 발전하여 이제부터는 '자유'가 중심 사상을 이룬다.  244

일본의 역사는 나라를 다스리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4단계로 나눌 수 있다. 
1 국가 형태이전(BC1만년~ AD3세기)
2 천황통치시대(4세기~1192년)
3 막부시대(1192~1868년)
4 메이지 유신 이후(1868~현재)    259
전쟁은 기본적으로는 전력 싸움이다. 그리고 그 전력의 바탕은 다름 아닌 지식욕과 학습이다.  273

우리나라 역사는 크게 7단계로 나눌 수 있다.
1. 삼국시대 이전( ~BC18년)
2. 삼국시대(BC18~676년)
3. 남북조시대(676~936년)
4. 고려시대(936~1392년)
5. 조선시대(1382~1910년)
6. 국권피탈기(1910~1945년)
7. 대한민국(1945~현재)

중국의 역사는 삼황5제의 전설시대와 하 은 주 진 네 왕조시대를 거쳐 
1. 한(BC207~AD220년)
2. 위진남북조(220~581년)
3. 수(581~618년)
4. 당(618~907년)
5. 오대십국시대(907~960년)
6. 북 남송시대(960~1279년)
7. 원(1279~1368년)
8. 명(1368~1644년)
9. 청(1644~1911년)
10. 중화민주 및 중화인민공화국(1911~현재)

일본의 역사는 청황통치시대를 지나 막부시대를 맞이하는데, 막부는 
1. 가라쿠마 막부(1192~1333년)
2. 무로마치 막부(1338~1467년)
3. 전국시대(1467~1573년)
4. 아즈치,모모야마시대(1573~1603년)
5. 에도시대(1603~1868년)     306

성업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항상 3대 또는 최소 2대가 걸린다.
고구려는 광개토대왕, 장수왕 두 왕의 재위기간 100년(391~491년)
백제는 동성왕, 무령왕, 성왕 3대 재위기간 75년(479~554년)
신라는 지증왕, 법흥왕, 진흥왕 3대 76년(500~576년)에 걸쳐.  320
재주복주(載舟覆舟)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어엎기도 한다'  324


의미를 따지고 전례를 찾고 논리를 동원하고 큰 방향을 모색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일에는 인문학이 적격이다.  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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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은 누구나 천원짜리 지폐를 알고있다. 
그 앞면에는 퇴계 이황과 명륜당 그리고 매화, 뒷면에는 도산서원이 그려져 있다.
한국인의 특징 중에 하나는 액수가 큰 지폐가 더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특성에 의해 오천원권의 율곡 이이에 대해 더 생각을 하려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또한 우리는 학교에서 퇴계와 이이의 이론에 대해 배우면서 이이의 이론에 더 비중을 싫는 외우기 공부를 해왔기에 더더욱 퇴계의 삶이나 철학에 대해서는 관심이 덜한 듯 하다.
액수에 따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우리는 세종대왕보다 신사임당을 더 중요한 사람으로 기억해야 한다는 논리가 서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그리 찬성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듯 하다.
액수야 어떻든 이런 지폐에 오른 인물이라면 마땅히 우리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연히 발견하게 된 책이다. 퇴계 이황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에 대한 책을 가끔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이라 이 책이 눈에 잘 띄었나 보다.
퇴계에 관해서 최근에 읽은 책은 '함양과 체찰'이었다. 물론 지금의 블로그를 만들기 전에 읽었던 책 중에 몇 권이 더 있었다.
그의 생각의 깊이와 마음의 씀씀이가 보통의 사람과는 다르다. 
그는 3명의 왕에게 인정을 받았고, 벼슬을 하사 받았지만, 자신의 공부와 덕과 인을 위해 조용히 물러나기를 여러번 이었다.

사람이 권력의 힘을 맛보면 그 맛에 중독되어 절대 버릴 수 없다는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늘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이 나아갈 길을 바라보았다.
그는 늘 자신을 낮추고, 그렇기에 정진해야 함을 스스로에게 강조하였다.

이 책은 퇴계 선생이 말하는 공부에 대한 내용들을 정리하였는데, 재밌게도 소설 형식을 빌려와 전개해 나갔다. 
읽기도 쉽고, 내용의 핵심을 정리해 주고 있어 이해도 쉬웠으며, 철학적인 사유를 해보기에도 어렵지 않게 해 주었다.

퇴계 이황은 유학자 이다. 그렇기에 공자말씀에 근거한 생활을 하는데, 그를 높이 사는 이유는 그것을 자신의 깊은 사유로 재해석하여 적용하고 실생활에서 나타냈기에 그러하다. 
그가 말하는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첫째날, 배움의 싹이 돋아나다.
나이가 많은 것은 공부를 시작하는 데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배움은 마치 닿지 못하는 것처럼 하며, 잃어버릴까 안달하듯 해야 하느니'라는 구절이 <논어>에 나옵니다. 스스로 안달복달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공부를
잘할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이런 구절도 있습니다. 조급해하지 않으면 열어주지 않고, 말로 표현하려 이쓰지 않으면 퉁겨 주지 않는다. 그러니 스스로 공부하고 싶어 조급해하고 안달복달하는 그대 같은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공부할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34
미욱하다는 말을 방패삼아 대충대충 할 뿐 열심히 하지도 않는 사람이 정말 문제인 것입니다.  36
공부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요?
바로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아는 일입니다.
무작정 남의 뒤꽁무니만 따라하는 공부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나는 왜 책을 들고 오랜 시간을 견뎌내야 하는가, 왜 나는 농사나 고기 잡는 일이 아니라 공부를 하는가의 이유를 마음 깊은 곳에서 분명히 깨닫고 정리한 뒤에야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41
우주와 인생의 이치를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깨닫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하는 진정한 이유가 되겠지요. 공부는 단순히 남에게 자랑하고 풍족히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란 말씀입니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삶의 이치를 깨닫고 그 깨달음대로 평생을 살아가는 지난한 과정이라는 사실
선생은 꾸준히 공부하면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45
독서가 산놀이와 비슷하다 하지마는 
이제 보니 산놀이가 독서와 꼭 같아라.
공력을 다할 때는 아래로부터이고
얕고 깊음 아는 것도 모두 자기에게 달린 게지.
일어나는 그름 바라보며 오묘한 이치를 알아채고
물줄기의 근원에 이르러시초를 깨닫는다네.
공부는 순서를 밟아 차근차근 하는 게 중요하며,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해야 하는 것임을 가르쳐주는 게 이시의 골자였다.  56
공부에는 비법은 없습니다. 당연한 것들을 꾸준히 하는 방법만이 있을 뿐입니다.
첫번째로 공부는 질문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학문(學問)이란 문학(問學). 그러니까 궁금한 것을 묻는 것입니다.
궁금하지 않으면 공부는 결코 시작되지 않습니다.
<중용>에 보면 '순은 크게 지혜로운 자다. 순은 묻기를 좋아하고 평소의 일상적인 말들을 곰곰이 살피길 좋아한다.' 순은 성인이지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58
두번째로 말씀드릴 것은 스스로 한계를 두지 말라는 것입니다.
제자 염유가 능력부족 이라 말할때, 공자는 "힘에 부친다는 것은 힘껏 달리다가 쓰러질때나 할 수 있는 말이니라. 그런데 자네는 제대로 달려보지도 않고 미리 안 된다고 마음속으로 선을 긋고 있구나."
못난 것을 막는 데에 부지런함보다 나은 것은 없는 법입니다.  59
세번째로 스승을 찾아 헤매지 말라는 것입니다. 공부에 생각이 없는 이들이 흔히 스승 탓을 하고 책 탓을 하는데, 공부에 뜻만 있다면 스승은 우리 주위 어디에든 있습니다.  60
대다수의 사람들은 본성을 자연스럽게 발현하며 살지 못합니다. 
마음이 더러운 찌꺼기로 덮여 깨끗한 본성을 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본래의 길을 따라 막힘없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경지, 그것이 바로 퇴계의 공부가 추구하는 것입니다.  62
공부란 우리가 이 세상을 올바로 살아가기 위해 꼭 익혀야 할 삶의 기술입니다.  64

첫째 날의 가르침
도대체 공부는 왜 하는가
삶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서다. - 과거에 급제해 입신양명하거나 남들에게 자랑하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 우주와 인생의 이치를 통해 어떻게 살아갸 할지를 깨닫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하는 진정한 이유다.
삶을 위한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다. - 재물을 모으고 도구를 만드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듯 삶을 살아가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공부란 우리가 이 세상을 올바로 살아가기 위해 꼭 익혀야 할 삶의 기술이다. 그러니 얼마나 어렵겠는가. 사는 동안은 다 이루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삶의 기술로서의 공부다.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침
항상 안달복달하라. - 배움은 마치 닿지 못하는 것처럼 하며, 잃어버릴까 안달하듯 해야 한다. 결국은 졸라대는 놈에게 떡이라도 하나 더 주게 되는 것이다.
모르면 물어라. - 학문(學問)은 문학(問學)이다. 잘 묻는 사람, 모르는 게 많아 질문이 많은 사람이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것이다. 순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순은 묻기를 좋아하고 평소의 일상적인 말들을 곰곰이 살피길 좋아했다. 순의 예를 따라야 한다.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마라. - 힘에 부친다는 것은 힘껏 달리다가 쓰러질 때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제대로 달려보지도 않고 안된다고 미리 마음속으로 선을 그어서는 안 된다. '요순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인데 난들 요순이 되지 말란 법은 없다'는 당찬 마음으로 공부를 해야 한다.
스승 탓, 책 탓을 하지마라. -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 스승 탓, 책 탓을 하는 법이다. 현명한 이를 보면 어깨를 겨루려 힘쓰고, 현명하지 못한 이를 보면 안을 돌아보아 스스로를 살핀다. 그런 마음이라면 하루하루 만나는 모든 사람과 모든 순간이 공부 아닌 것이 없다. 


둘째 날, 공부의 잎이 무성해지다.
어느 정도 공부에 눈뜬 이들, 그러나 벽에 부딪혀 난감한 상황에 처한 이들을 위한 지침을 알려드린다 했었지요?  101
닭이 알을 부화시키는 방법은 오직 한 가지 뿐입니다. 부화될 때까지 쉼 없이 품고 있는 것입니다.  102
아무리 해도 나아지는 게 느껴지지 않아 속이 터질 지경이지요. 포기의 유혹도 따릅니다. 바로 그때가 중요합니다. 힘들더라도 쉬지 않고 공부에 매진해 그 고비를 무사히 넘기면 그 뒤로는 고통스럽기는 커녕 날로 거울이 밝아지는 듯한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것입니다.  105
예란 본래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한 것이니라. 사람에게 해가 된다면 그것은 결코 좋은 형식이라 할 수 없지.  115
고비를 넘겼다면 이제 공부를 즐길 차례입니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거워하는 것만 못합니다.  123
공부의 최종 단계는 즐기는 단계입니다.  124
<중용>에 '천하국가는 고르게 할 수 있고, 높은 벼슬도 사양할 수 있고, 서슬 퍼런 칼날도 밟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중용은 불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바로 너의 마음이란 뜻이다. 너의 마음을 제대로 갖추면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수기(修己,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음)와 치인(治人,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중 중요한 것은 수기이다. 그렇다고 치인을 나 몰라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  128
아침저녁으로 책읽기에 몰두하고, 경전을 제대로 해석해낸다 해서 과연 공부를 잘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네. 공부를 하고도 사람을 사랑할 줄 모른다면 그건 공부를 제대로 한 것이 아니네. 자기가 서고 싶으면 남도 세워주고, 자기가 알고 싶으면 남도 깨우쳐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인의 마음, 사랑의 마음, 공부한 자의 마음일세.
자네는 지금 인의 마음을 자기고 있는가? 자네 주변에서 능히 취할 수 있는가?  142

둘째 날의 가르침
공부하다 벽에 부딪힌 이들을 위한 지침
닭이 알을 품는 것을 기억하라. - 공부는 닭이 알을 품고 있는 것과 같다. 힘들다고 잠시라도 쉬거나 서두른답시고 뜨거운 물에 담가버리면 알은 부화하지 않는다. 결국 공부하다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쉬지 않고 꾸준히 계속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거울은 닦을수록 깨끗해진다. - 거울은 처음 닦을 때가 가장 힘든 법이다. 두 번째, 세 번째 닦을 때에는 처음보다 덜 힘들뿐만 아니라 조금의 노력으로도 거울을 더 밝게 만들 수 있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낑낑거리며 한계를 넘고 나면 그 뒤로는 훨씬 쉬워진다.
공부의 단계를 알아라. - 아는 것은 좋아하는것만 못하고, 좋아하는것은 즐거워하는 것만 못하다. 공부에는 아는 단계와 좋아하는 단계와 즐거워하는 단꼐가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현재 단계뿐만 아니라 앞으로 갈 길이 어디인지를 분명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자신을 위한 공부를 하라. - 공부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위기지학(爲己之學)과 위인지학(爲人之學)이 그것이다. 전자는 자신을 위한 공부이며, 후자는 세상에서 활용하기 위한 공부이다. 위기지학을 해야 한다는 것은 공부해서 무엇이 되어야겠다, 하고 고민 하는 게아니라 자기 자신의 내면과 성정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위기지학이 되어야 세상에 나가도 중심을 잃거나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는다.

공부한 사람의 마음가짐은 어떠해야 한는가
공부를 제대로 한 사람은 잘못을 지적받아도 화를 내지 않는다. - 사람은 오직 배우지 않았기에 스스로 부족한 것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부족한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잘못을 지적 받으면 화를 내는 것이다. 공부한 사람은 스스로 부족한 것을 금방 깨우치므로 잘못을 지적받아도 화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사람의 지적을 들으면 그 말을 마음에 새기고 자신을 바로 잡는 거울로 삼는다.
공부를 한 사람은 남을 배려한다. - 자기가 서고 싶으면 남도 세워주고, 자기가 알고 싶으면 남도 깨우쳐주는 것, 그것이 바로 인의 마음이다. 공부를 한 사람은 바로 그 인의 마음을 갖추게 된다. 공부한 사람이 세상에 필요한 이유다.
정식으로 배우지 못했어도 잘 배운 사람이 될 수 있다. - 지혜로운 이를 지혜롭게 여기고, 부모를 섬김에는 온 힘을 다하며, 임금을 섬김에는 온몸을 바치고, 벗을 사귐에는 말에 미쁨이 있다면 그사람은 비록 베우지 못했더라도 실제로는 잘 배운 사람이다. 결국 공부가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 그 공부는 말짱 헛것이라는 뜻이다.


 셋째 날, 열매로 주위를 이롭게 하라.
다른 이들의 고통을 모른 체하고서는 공부를 제대로 했다고 말 할 수 없다.  178
퇴계의 공부는 살아 있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생명의 의미를 아는 참된 공부였다.  182
<성학십도(聖學十圖)>
제9도인 '경재잠(敬齋箴)'은 주자께서 자신의 방인 경재에 붙여두고 스스로 경계한 글로써, 지두(地頭)공부, 곧 처한 상황에 따라 해야 할 공부를 나열한 것입니다. 여기에서의 공부란 경 공부입니다. 마음이 몸의 주재라면, 경은 마음의 주재입니다. 그러니 경 공부란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다잡는 집중의 공부를 말하는 것이지요.
경 공부는 어떤 방법으로 하는가.
첫 번째로 '주일무적(主一無敵)'이 있습니다. 단 하나를 붙들 뿐, 딴 데로 가지 말라는 뜻입니다. 
대충하는 경우 눈은 글자를 읽되, 마음은 이미 다른 곳에 가 있는 것입니다.
한 번에 하나씩, 온전히 다 끝낸 후에야 다른 공부를 하는 것이 바로 주일무적입니다.  185
두 번째로 말한 것은 '정제엄숙(整齊嚴肅)'은 자세를 가다듬고, 마음을 엄숙하게 가지라는 의미였다. 
세 번째로 '상성성법(常惺惺法)'은 말 그대로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
'잠시라도 틈이 나면 만 가지 사욕이 일어나, 불길 없어도 뜨거워지고 얼음 없어도 차가워진다'는 구절이 이에 대한 근거가 될 듯싶다.  186
마지막 방법은 마음을 수렴하여 한 물건도 용납하지 않는 것, '기심수렴 불용일물(其心收斂 不容一物)'이었다.  187
이번에는 제10도인 '숙흥야매잠(夙興夜寐箴)'

경재잠이 상황에 따른 공부라면 숙흥야매잠은 시분(時分)공부, 곧 일상에서 시간에 따른 공부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중용>에 '군자는 홀로 있을 때 삼간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숙흥야매잠에서 말하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홀로 있을 때 삼간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이른바 '신독(愼獨)'이란 것이다. 도란 잠시라도 떠날 수 없는 것이니 남이 볼 때와 남이 보지 않을 때의 행동이 다를 수는 없는 법이다.  188
무턱대고 행하는 데만 치우칠 게 아니라 나라는 존재에 대한 깨달음, 그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한 깨달음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뜻.  191
공부는 근본적으로 나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어야 한다.
충서(
忠恕)가 무엇인가?  충은 바로 마음의 중심이고, 서는 나의 마음과 같다는 뜻일세. 그러므로 충서는 내가 깨달은 마음의 중심을 그대로 남들에게 행하는 것일세. 그렇게 되어야 진정한 이일분수를 실천하는 것이고.  192 
누구나 집안 식구에게는 바라는 게 많은 법이네. 집 밖에서는 대범한 군자로 지내다가도 집 안에서는 조그만 일에도 화를 참지 못하는 것이 바로 그러한 이유일세. 이 모두가 공부가 덜된 탓이네. 감정에만 치우쳐 인이 무엇인지는 생각도 못하게 되는 것이지.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정성을 다해 대해야 하는 법일세.  197
선생(퇴계)은 주위 사람들의 작은 일 하나하나를 모두 머리에 담아두는 것은 물론, 어떻게 하면 그 일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지까지도 쉼 없이 고민했다. 선생이야말로 단순히 공부를 가르치는 스승이 아니라 인생의 스승이었다.  200

셋째 날의 가르침
일상에서 간단없이 이루어지는 공부
매순간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 집중하도록 하라. - 마음을 다잡는 공부, 곧 경 공부에는 네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주일무적(主一無敵)'이다. 단 하나를 붙들 뿐, 딴 데로 가지 말라는 뜻이다. 분명 책을 읽었는데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책을 읽으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거나 그 뒤의 내용을 예단하느라 바빠 주일무적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번에 하났기,나가 다 마무리된 후에야 다른 공부를 하는 것이 바로 주일무적이다.
둘째는 
'정제엄숙(整齊嚴肅)'이다. 정제엄숙은 자셀ㄹ 가다듬고 마음을 엄숙하게 가지라는 의미로, 의관을 정제하라의 '정제'와 엄숙하게 하라의 '엄숙'이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는 외부를 가다듬는 형식적인 면 또한 중요하다. 옷 입는 것이나 자세를 바로잡는 것과 같은 사소한 행동들이 결국은 다 마음을 다잡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준다.
셋째는 
'상성성법(常惺惺法)'이다. 이것은 말 그대로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모든 순간에 깨어 있어야 미묘한 변화까지 눈치 채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
넷째는 마음을 수렴하여 한 물건도 용납하지 않는 것으로, 
'기심수렴 불용일물(其心收斂 不容一物)'이다.
공부는 따로 시간을 정해두고 하느 것이 아니다. - 매일 매순간, 모든 상황에서 공부 아닌 것이 없다. 경재잠은 상황별 공부법이며, 숙흥야매잠은 시간별 공부법이다. 
공부는 일상에서 '
충서(忠恕)'의 마음으로 드러난다. - 충은 내 마음의 중심을, 서는 나의 마음과 다른 이의 마음이 같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충서는 내가 깨달은 내 마음의 중심을 그대로 남들에게 행하는 것이다. 물아일체, 이일분수가 바로 충서에서 비롯된다. 


넷째 날, 씨앗이 되어 돌아가다
진정으로 안다고 하는 것은 문장의 의미를 아는 걸 넘어서 내 일상 자체가 배운 대로 행해질 때 가능한 것이야.  219
돌석아, 공부하는 데 있어, 아니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인지 아느냐?  마음을 한결같이 지니는 일이 가장 어려운 일이니라.  220 
("돌석아, 거울을 바꿔 닦자고 한 것은 바로 너겠지?"
 "죄송합니다."
 "죄송하긴, 그런데 왜 그랬느냐?"
 "아가씨가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저야 뭐 늘 하는 일이니까요."
 "지금의 그 마음, 영원히 잊지 말거라."  106 )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니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돌석아 네가 천연대에서 우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세상이 너를 알아주지 않으니 정말 섭섭하고 힘들었겠지. 하지만 너의 존재는 너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란다.  227

넷째 날의 가르침
공부의 핵심은 무엇인가
미련함으로 장애를 돌파하라. - 재능 있는 사람이 아니라 미련한 사람이 제대로 된 결실을 맺는 법이다. 선생은 고루병폐인임에도 공부에 몰두함으로써 오늘날의 선생이 되었다. 재능이 아닌 미련함과 끈기로 공부를 해라.
공부는 일상에서 쉼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 연비어약은 실은 공부를 하되 미리 기대하지도 말고, 잊지도 말며, 억지로 하지도 말라는 것과 같은 뜻이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솔개와 물고긱가 공부의 본보기다. 그들은 욕심도 부리지 않고 쉬지 않ㅎ고 날고 뜀으로써 저에게 주어진 역할을 평생에 걸쳐 자연스럽게 해낸다. 공부는 그렇듯 일상에서 잠시도 쉼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는다. - 배운다는 것은 자기에게 있는 것이고, 알아주지 않는 것은 남에게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에게 충실하다면 화를 낼 이유가 없다 화를 낼 동안 서안 앞에 앉아 한 자라도 더 공부를 하는 것이 옳다.

퇴계가 이함형을 집으로 보내면서 집 대문앞에서 열어보라고 한 편지.
[들으니 그대 부부가 화합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무슨 이유로 그리 불행한 일이 일어났는지 나는 잘 알지는 못하네. 선생으로서 한 마디 하자면 그데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네. 여자의 성품이 좋지 못해 스스로 소박을 자초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남편의 잘못일 가능성이 크네. 남편이 항상 자신을 반성하고 잘 보살펴주면 부부의 도리를 잃고 가정이 파괴되는 끔찍한 지경에는 이르지 않는 법이란 말일세. 여자는 한 번 시집가면 오직 남편만을 의지하고 살아야 한다네. 그런데 어찌 정과 의리가 맞지 않는다고 길 가는 사람처럼 대할 수 있겠는가. <대학>에서 이르기를 '자기에게 잘못이 엇는 연후에 남의 잘못을 나무란다'고 하였네.
내가 겪은 결혼 생활을 예로 들어보겠네. 부끄럽지만 나는 결혼 생활을 그리 잘 꾸리지 못했다네. 장가를 두 번 갔으나 아내와 마음이 맞지 않은 탓에 한결같이 불행했네. 그래도 그러 애써 잘 지내려고 노력하며 살아온 것이 십 수 년, 그 사이 더러 마음이 흔들리고 번민과 고뇌로 견디기 어려운 때도 없지는 않았네. 그러나 그렇다고 어찌 인정을 돌릴 수 있겠는가. 어찌 내 마음대로 인간의 도리를 소홀히하여 홀로 계시는 어머니로 하여금 근심하도록 하겠는가.
후한의 질운이라는 사람이 '아내와 부부의 도리를 어겨 자식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자는 실로 진리를 어지럽히는 사특한 자이다'라고 말하였네. 자네는 마땅히 거듭 깊이 생각하여 고치도록 하게. 그럼에도 끝내 고치는 바가 없다면 공부를 해서 무엇하며, 실천하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부디 이 늙은 이의고언에 귀를 기울여주게나.]  240-241

공부를 한다는 것은 존재으 의미를 찾으려 바동거리다가 마침내 그 의미를 깨닫고 무릎을 치며 기뻐하다. 나중에는 스스로 그 존재 자체에서 멀어져 영원으로 향하는 것이 아닐까. 물아일체라고 부르는 것은 아닐까.
공부의 귀결점은 인생에 질문을 던지고, 인생의 의미를 배웠다가, 나중에는 다 놓는 것을 배우는 데 있느 것은 아닐까.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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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교육 심리학자로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자신만의 방식들을 찾아내기도 하는 사람이다.
국내에 여러권의 도서들이 번역되어 소개되기도 하였다.

 이 책은 독서에 필요한 힘을 다루고 있다.
독서력을 기르기 위해서 우리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그에 따른 노력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도입부에서는 독서라는 것 자체가 무엇을 의미해야 하고 자신에게는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시작된다.

우리는 책을 왜 읽느냐는 질문에 답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저자는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를 몇가지 언급하는데.. 독서라는 것 자체의 의미가 어떠하든 시간이 흐르면서 변질되거나 잊혀져 가고 있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많이 토로 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왜 독서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막연하게 생각은 해보았어도 깊이 생각해 본 경험이 많지 않을 것이다. 개개인의 철학적인 사유의 과정이 생각만큼 쉽지 않기에 ... 사실 어려워서라기보다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귀찮은 부면이 강하기에 우리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는 경향이 많다.
저자는 그러한 우리들에게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이며, 책은 어떻게 읽는것이 좋은지에 대해서 그리고 책을 읽고나서 자신에게 더 오래 더 많이 남기기 위해서 어떻게 할 수 있는지에대해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당연한 내용들도 있었고,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하는 내용들도 있었으며,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들도 있었다.
독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좋았으며, 새로운 방식을 알게 되어서도 좋았다.


들어가며 - 독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
독서는 반드시 습관화해야 할 '기술'이라고 굳게 믿고있다.  4
'조금이라도 정시느이 긴장을 동반하는 독서'가 이 책의 주제이다.  5


1장 독서력이란 무엇인가?
나는 독서가 나 자신을 형성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고 생각한다. 독서로 길러진 사고력이 뭔가를 생각할 때 큰 힘이 되고 있으며 대화를 나눌 때도 독서 경험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독서를 통해 얻은 다양한 힘을 날마다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독서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차마 할 수가 없다.  18
독서는 가만 내버려둬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일이라는 생각은 크나큰 착각이다.  19
사고력은 모든 활동의 기초다.  
'독서를 즐긴다'는 말과 '독서력이 있다'는 말은 엄연히 다르다. 물론 일치하는 경우도 꽤 있지만 좋아하는 추리소설 작가의 작품만을 읽는 사람은 독서가 취미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독서력이 있다는 보증은 없다.  21
'독서력'은 '독서경험'이란 관점에서 설정한 기준이다.  22
'정신의 긴장을 동반하는 독서'를 권한다. 
'독서력이 있다'는 것은 독서 습관이 배어 있다는 뜻이기도하다. 별 부담없이 책을 잡을 수 있고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는, 독서가 습관화된 힘, 바로 이것이 독서력이다.  23
정말 좋은 책은 글 속에 그 사람의 숨결이 들어 있다.  31
(다 읽지 못하더라도) 내용을 요약할 수 있으면 그 책을 읽은 것이다.  33
주어진 시간이 5분이면 5분, 30분이면 30분, 즉 시간에 따라 '읽는 법'을 달리 할 수 있는 능력도 독서력이다.  37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긋게 하면 책 읽는 능력이 겉으로 드러난다.
키워드에 확실하게 동그라미를 쳐놓았고 밑줄 친 부분만 읽어도 그 책의 내용을 알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독서력이 있는 것이다.  39
독서력은 사회에서 실제로 요구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실천적 성격이 강하다. 자료 열 권을 한 두 시간에 척척 처리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보다 많은 일을 부탁할 수 있다. 어떤 일이든 정보처리 능력이 필요한 시대다.  39
공부방식은 시험 방식이 결정한다. 시험이 얄팍한 지식을 물으면 공부 방식도 자연스럽게 그리 될 수밖에 없다. 시험 방식과 공부 방식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관계가 아닌 것이다. 시험 방식이 바뀌면 공부 방식이 바뀐다.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본격적인 독서력을 묻는 시험이다.  41
독서는 운동과 달리 특별한 소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훈련 방법에 따라 누구라도 꽤 높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매우 개성적이다.  44
독서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축적된 독서량으로 하는 것이다.
독서는 장거리달리기나 행군과 비슷하다. 날마다 달리고 조금씩 거리를 늘려나가면 대부분 장거리달리기를 할 수 있게 된다.
독서의 세계에서는 그야말로 '꾸준히 하는 것'이 힘이 된다.  45
만화는 딱딱한 책과 비교하면 스프에 해당된다. 아니면 과자라고 할 수 있다.
아동도서는 이를테면 이유식이다. 읽기 쉽다는 점에서 이유식이다.
추리소설, 역사소설, 잡지, 초단편소설 등 이해가 쉽고 읽기 쉬운 책이 있다. 이것은 젖니 수준의 책이다.
'자아형성'이란 관점에서 보았을 때 유익한 책을 읽어야 한다.
그 다음 단계로 영구치 수준의 독서가 있다. 치아가 다시 돋아나는 독서라는 뜻이다.
흥미 본위의 독서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다리가 되어주는 책만이 독서력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53-55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책이 있으면 경우에 따라서는 그 책 한 권만 읽으면 된다. 하지만 그런 특별한  책이 없다면 되도록 많은 책으로부터 가치관이나 윤리관을 흡수해야 한다.  62


2장 독서는 '나'를 만든다 : 자아형성
독서의 촉이 좁으면 한 가지 사실을 절대시하게 된다. 교양이 있다는 것은 폭넓은 독서로 종합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68
모순되고 복잡한 사실들을 마음속에 공전시키는 것. 독서로 기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복잡성의 공존이다. 
복잡성을 공전시키면서 서서히 나선 모양으로 상승해가야 한다. 그래야 강인한 자아를 기를 수 있다.  69
독서가 취미라고 해도 책의 질이 중요하다. 흥미 본위의 독서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다리가 되어주는 책만이 독서력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74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리면서도 인간성을 갈고닦을 수 있겠지만 혼자 조용히 자신과 마주 서는 시간이 자아 형성에는 필요하다.
독서는 혼자 하는 듯싶지만 결코 혼자 하는것이 아니다. 책을 쓴 사람과 함께하는 둘만의 시간이다.  75
적극적으로 의미를 이해하려는 자세가 없으면 독서가 되지 않는다.  76
자신의 내면만 주시해서는 도저히 보이지 않는 세계를 독서는 열어준다.
하루 종일 자신과 마주 서는 시간이 전혀 없는 생활을 할 수 있다. 텔레비전만 보며 시간을 죽이는 것이 그 전형적인 예다. 텔레비전의 오락 프로그램을 보고 잇으면 자신과 마주 설 필요가 엇다. 또 텔레비전이 그런 시간을 주지도 않는다.  77
책은 물건일 뿐이라는 생각도 물론 갖고 있다. 하지만 책을 저자 그 자체라고 생각하는 마음은 그 책의 효과를 한층 높여준다. 그 저자와 일대일로 지낸 시간을 내 삶의 귀중한 부분이 되어 준다. 독서는 뛰어난 사람과 만나는 경험을 쌓아준다.  81
독서는 지성을 갈고닦고 정감을 풍부하게 하는 동시에 뛰어난 사람들을 자신의 내면에 살게 한다. 정보를 손에 넣는 것만이 독서의 목적이 아니다.  82
자연스럽게 관심 분야를 바꿔가면서 확장시키는 것이 자아를 만드는 독서의 요령이다.  87
'암묵지'라는 표현이 있다. 자신은 좀처럼 의식할 수 없지만 무의식이나 몸으로 알고 있는 지식을 의미한다. 언어로 표현할 수는 엇어도 어렴풋이 몸으로 알고 있는 것은 우리 주변에 수없이 많다. 빙산에 비유하면 그런 암묵지가 수면 밑에 잠긴 거대한 부분이고 그 일부가 명확하게 언어화되어 표면에와 있다고 하는 편이 진실에 가깝다. 책을 읽으면 이 암묵지의 세계가 분명하게 떠오르게 된다. 말로현하기 어려웠던 일이 훌륭한 저자의 표현에 의해 명확하게 언어화도니다.  98
자신의 경험과 저자의 경험, 자신의 뇌와 저자의 뇌가 혼재해 있는 듯한 느낌이 바로 독서의 진미다.
다른 사람과 본질적인 부분을 공유해보는 것이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99
책은 책을 부른다. 한 권을 읽으면 다음에 읽고 싶은 책이 생긴다. 그것이 독서의 묘미다.  101
독서를 통해 다양한 인간상을 미리 알아두면 현실에서의 관계가 매끄러워진다. 자신과 다른 감성이나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과 만나도 대뜸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여유롭게 사귈 수 있는 포용력을 갖출 수 있다.  
실제로 체험을 하기 전에 책을 읽음으로써 체험의 질이 낮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높아진다. 선입견 없이 사물을 대하자는 말은 듣기는 좋지만 지식이 얄팍한 상태로는 사물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106
책을 많이 읽으면 하나하나의 사실이 상대화된다. 차분하게 다양한 사상과 주장을 음미할 수 있게 된다. 
절대적인 한 구너의 책을 만들어놓는다면 그것은 종교다.
한 권의 책을 읽고 마는게 아니라 그 책을 읽으면 꼬리를 물고 다양한 책들이 읽고 싶어져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자신을 만드는 독서다.  115
'방황'이란 말에는 부정적인 울림이 들어 있을지 모르지만 다양한 생가가 사이에서 방황하다 보면 내면에 힘이 축적된다. 하나의 사실을 옳다고 믿으면 마음은 편하겠지만 사고가 정지해버리기 쉽다.고를 정지시키지 않고 계속 음미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형성하는 힘을 축적할 수 있다. 
독서는 완전히 자신과 일치하는 사람의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내면의 마찰을 자신의 힘으로 바꾸는 법을 연습하게 위한 행위다.   116


3장 독서는 스포츠다 : 자기 단련
내가  '독서는 스포츠'라고 주장하는 까닭은 독서에는 스포츠와 비슷한 숙달 과정이 잇고 독서 또한 신체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124
독서에 익숙해지는 과정
1단계, 책 읽는 소리를 들어라.
2단계, 소리 내어 읽어라.  소리내어 읽으면 뇌가 활성화되기 쉽다.
3단계, 밑줄을 그으면서 읽어라.
4단계, 속도를 조절하라.  책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며 읽는 것.
책은 상상력을 길러준다. 단순히 지식만 얻는 것이 아니다. 문장을 듣고 이미지, 소리, 냄새 등을 상상하는 일, 이 '이미지화 능력'을 독서가 단련시켜준다.  138
책 한 권을 빠르게 읽어재끼는 기술보다는 책의 핵심 부분이 어디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156
'좁고 깊게'냐, '넓고 얕게'냐의 구분도 거의 의미가 없다. 넓게 읽다 보면 깊게 읽을 수 있게 된다. 두려워 하지 말고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읽어야 한다. 독서의 경우 '넓고 깊게'도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157


4장 독서는 커뮤니케이션이다 : 세계관의 확장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더라도 독서력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대화가 질적으로 다르다.  163
독서를 통해 요점을 파악하는 능력을 기르지 못한 사람은 질높은 대화를 할 수 없다.  164
자신의 말로 바꿔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휘가 풍부해야 한다.  165
나는 가볍게 대화를 나눌 때도 강단히 메모를 한다. 
메모를 해두면 상대가 하는 말의 핵심을 쉽게 잡을 수 있다. 창조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자신의 사고와 상대의 사고를 혼합시켜야 한다. 
메모하는 능력도 독서를 통해 길러진다.  168
독서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갖게 해준다.  178
독서욕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나 강연회는 자신을 폭넓게 만들어준다.  180

독서토론회를 능숙하게 이끌어가는 요령
전원이 끝까지 책을 읽어햐 한다는 점을 전제하지 않는다.
읽은 부분까지라도 좋으니 각자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이유를 말하게 한다.
아무 생각 없이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몇 페이지 어디'라고 구체적으로 지적하는 편이 모두에게 생산적이다.  184

매핑커뮤니케이션
B4크기의 흰 종이를 놓는다. 
종이에 키워드를 써가면서 대화를 이어간다.
익숙해지기 전에는 등장인물의 이름을 써넣고 인물들 간의 관계를 화살표 등으로 연결하여 작품 세계를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사람들이 책을 읽기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책이 문장만으로 구성되어 있어 시각적인 요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글로만 이루어진 책은 상상력을 훈련시킨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선뜻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잇다. 그럴 때 몇 사람이 모여 인물의 상관도를 그리는 것은 재미있는 작업이다. 인물의 이름뿐만 아니라 성격이나 특징도 적어 넣는다. 가능하면 거기에 구체적으로 몇 페이지인지 써넣은 다음 문장 속에서 그 인물을 나타내는 키워드를 골라 이름과 함께 써넣으면 이해가 훨씬 쉬워진다.  188
매핑 커뮤니케이션은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한결 힘이 적게 든다.  189
참가자 모두 함께 매핑을 해나가는 시간 자체가 창조적인 것이다. 수준이 높지 않더라도 매핑을 하면서 대화를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매핑 커뮤니케이션의 장점은 대화가 허공에 떠돌지 않고 하나의 종이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매핑을 할 때 여러가지 색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빨간색은 가장 중요한것, 초록색은 본줄기에서는 벗어났어도 재미있는 것..등  191
큰 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세부 사항은 대화로 메워간다. 매핑은 깔끔하게 정리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대담하고 활기차게 쓱쓱 써가는 것이 요령이다.  192
매핑 커뮤니케이션으로 2~5명씩 한 조가 되어 대화를 나누면 각자 하고 싶은 말을 대부분 할 수 있다. 매핑 커뮤니케이션에 걸리는 시간은 20분 정도가 적당하다.  193

독서토론회는 모두 모여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 분위기가 고조된다. 여기서 말하는 독서토론회란 두 사람이라도 상관없다. 내가 가장 많이 경험한 것은 둘만의 독서토론회다.  193
단 한 문장이라도 상관없다. 마음에 강한 인상을 남긴 문장을 외워두었다가 이 사람 저 사람 만날 때마다 이야기한다.  197
가까이에 친구가 없는 경우 쓰면서 외운다. 베껴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97
나는 책을 단순한 소비재로 취급할 수가 없다. 그래서 대충 읽은 후 헌책방에 팔아넘기는 일 따위는 할 수 없다. 굳이 책을 떠나보내야 한다면 내가 한없이 빠져들었던 책이라는 사실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전해주고 싶다.
책을 반드시 끝까지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단 한 줄이 평생의 보물이 되기도 한다.
인생에 남을 한 줄의 문장을 찾고자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는 것도 독서의 요령이다.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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