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아이를 아이답게 키우는 것이 아이를 위한 일임을 우리는 잘 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아이를 아이답게 키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늘 보고, 듣고, 느낀다. 두렵다.  5



안타깝지만 지금의 학교는 아이를 관리하는 곳이지, 결코 아이의 삶을 존중하고 아이가 최선의 길을 가도록 도움을 주는 곳이 아니다.  22

고등학교까지만 우수한 나라. 문제 풀이에 능해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까지는 잘하지만 수학자는 없는 나라. 이런 상황을 모두 다 비판하지만 정작 자신의 아이는 똑같이 그 시스템 안에서 돌리며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나라. 얼마나 가슴 아픈 현실인가.  26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핵심은 사회 인식이다. 즉,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건 사회에 대한 옳고 그름의 인식이다. 그 인식은 다른 누군가의 의견이 아니라 스스로의 경험에서 나온 인식이어야 한다. ...
사회인식이란 남의 경험이 아닌 자신의 경험을 토앻 우리 사는 사회가 어떠한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다. ...
요즘 보면 각자 자기주장이 강한 듯 보인다. 사회인식이 확고한 듯 보인다. 하지만 찬찬히 대화를 나눠보면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처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더 구체적이고 광범위하게 대화를 나누려고 하면 말문이 막히곤 한다. 인식이 정립된 상태에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로 만들어진 부실한 인식을 통해 말을 하기 때문이다. ... 이런 잘못된 습관이 만연해 있으니 사회를 보는 인식이 약화되는 것이다.  27-28

사회가 그래서 나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내 아이만 뒤처지게 만들 수 없다고. 결국 모두 앉아서 영화를 보면 편한데, 모두 서서 영화를 보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어떻게 하면 이런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사회를 바꾸기는 매우 힘들다.
그럼 방법은 없는가? 방법은 스스로 변화하는 것뿐이다. 먼저 내가 올바른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 올바른 인식을 내 아이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때로는 용기가 필요한 때가 있다. 그때 용기를 가지고 부딪칠 수 있어야 한다.  28-29

이제 인식을 전환하자. 학교는 의무가 아닌 선택이다.   46

홈스쿨링에 관심 있는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제가 할 수 있을까요?”다. ...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라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아이를 키울 때 정밀기계를 다루듯이 키우지 않는다. 또한 아이를 키우는 데 어떤 조건이 있는 것도 아니다. 더불어 늦는 것은 없다. 물론 빨리 실행하면 좋은 것들이 많지만 늦었다고해서 아이를 잘못 키우는 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걱정을 덜어버리는 일이 우선이다.
아이는 이성과 감정을 가진 인간이다. 혹여 우리가 잘못된 교육방식으로 가르치더라도 시간이 지나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 충분히 좋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다. 그렇게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 바로 아이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다.  46-47

‘좋은 아이’란 부모가 원하는 모습대로 자란 아이를 의미하진 않는다. 아이가 가진 모습 그대로 올바로 자란 아이를 의미한다. 좋은 아이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가 좋은 부모가 되어야 한다. 부모가 편견에 사로잡히고 열등감에 빠져 있다면, 아이가 편견과 열등감 없이 자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
어떤 부모가 좋은 부모일까? 아이에 대한 사랑과 관심은 기본이다. 기본에 한 가지를 더해야 한다. 바로 아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눈이다.  49-50

부모가 노력한다면, 아이를 위해서 기꺼이 스스로 배우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있다.  62

많은 아이들은 딱히 재능이 보이지 않는다.  ...
기다려야 한다. 당장 찾지 못한다고 해서 인생이 잘못되는 게 아니다. 대기만성, 아직 보이지 않지만 시간을 가지고 기다리다 보면 재능도, 꿈도 찾게 되는 시기가 온다. 섣불리 재능이라고 해서 무언가를 시작했다가 아이만 상처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보이지 않는다면 기다리자. 아이의 재능 없음을 인정하자.  82

부모도 경험을 통해 안다. 하지만 세상살이의 고단함 때문인지 완주보다는 메달을 원한다. .. 부모는 각성해야 한다. ... 분명 메달보다 소중한 것은 완주이다.  101

어떻게 해야 아이를 온전히 키울 수 있을까? 아이에게 인생의 훈련은 시키되 가르쳐서는 안 된다. 즉, 아이가 먼저 지금 시기에 필요한 것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153

홈스쿨링은 가치에 따른 단점이 분명 존재한다. ... 만약에 아이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간다는 생각이 들면 어덯게 해야 할까? 그때는 지체없이 일단 중단해야 한다. 그것이 홈스쿨링이든 학교든 마찬가지이다. 아이가 거부하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강요하면 깨끗한 도화지에 지울 수 없는 진한 선을 긋는 것이다. 그 선은 아이가 평생 지고 가야 하는 아픔이 된다.  277

번아웃증후군은 의욕적으로 일하다가 목표를 이루거나 이루지 못하거나, 일을 끝내거나 간혹 일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며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번아웃증후군은 새악보다 우리 주위에 가까이 있다. 누군가는 슬럼프 정도로 생각하고 금방 이겨내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번아웃증후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많은 시간을 무기력하게 보내는 경우도 있다.  279

홈스쿨링을 하다가 조금씩 긍정적인 성과가 보이면 더 나은 결과를 내고자 무리하고 싶을 때가 여러번 온다. 그때 마라톤을 뛰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오버페이스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마라톤이 끝났을 때 어떤 결과가 나든 다시 마라톤을 뛸 수 있다.  281

어떻게 하면 .. 번아웃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일단 쉬어야 한다. 어느 누구의 간섭도, 눈치도 받지 않고 편하게 쉬어야 한다. 그래야 회복할 수 있다.  ...
잘 쉬었다면 그것으로 끝나지 말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 새롭게 열정이 생길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그동안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며 다양하게 경험해야 한다. 그를 통해 새롭게 열정이 생기는 일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찾았다면 이번에는 천천히 뛰기 시작하면 된다.  282-283

우리 사회는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다. 사람들은 예전보다 사회 문제에 관심도 많고, 그에 대한 옳고 그름을 논하는 등 사회인식이 강해진것처럼 행동한다. 사실, 사함들이 더 똑똑해진 듯 보이지만 그것이 ㅣ경험을 통해서 얻은 똑똑함은 아니다. 다른 누군가의 생각을 자기 생각이라고 믿는다. 그러다 보니 경험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키우려고 하지 않은채, 댓글만 쫓아다니는 상황이 벌어진다.  290

경험을 통한 사회인식. 그것만이 살길이다. 뼈저리는 아픔 없이 얻은 사회인식은 분명 내 것이 아니다. 내 생각이 아닌데 내 생각인 줄 알고 살다 보면 괴리감이 발생하고 늘 어딘가 모르게 찝찝함을 느낀다. 내 생각대로, 내 경험에 근거한 생각대로 살아야 깨달음이 올 때 바꿀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남의 생각대로 살면 새로운 상황에 부딪쳤을 때 그저 기존의 생각은 버리고, 또다시 새로운 생각을 줍는다. 즉, 문제가 있을 때마다 새로운 생각을 줍게 된다. 그렇게 되면 한마디로 생각 없는 사람이 된다. 모든 일에 주위의 눈치를 살피는 사람이 된다.
내 경험에 근거한 사회인식이라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었을 때 누가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깨달음이 있으며 때로는 남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때로는 눈에 불을 켜고 싸울 수 있다.  291

인생에 늦는 건 없다. 짧은 순간이라도 아이가 자신의 인생을 살았다면 행복할 것이다.  294

노련한 부모는 아이에게 어떻게 도움을 주어야 할 지 알고 있었다. ... 수없이 많은 삶의 경험을 자신의것으로 녹여낸 부모가 노련한 부모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쓸데없이 아이와 함께 마라톤을 뛰고 있는 부모는 노련한 부모가 아니다.  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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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학교 혁명 - 켄 로빈슨 루 애로니카 21세기북스 2015  03370



실수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라.

그렇지 않으면 독창적인 것을 해낼 수 없다. - 켄 로빈슨


모든 아이는 예술가로 태어난다. 자라면서 그 예술성을 지키는 것이 문제다 - 피카소




들어가는 글 - 자정 1분 전


이 책에서 나는 표준화 문화가 학생과 학교에 어떻게 해를 끼치는지 설명하면서 교육에 대한 차별화된 사고방식을 제시하려 한다. 또한 당신이 어떠너 사람이고 어디에 살고 있든 당신에게는 제도를 변화시킬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8


나는 교사, 연구자, 강연자, 심사관, 자문관 등으로 활동하며 40년 넘게 교육계에 몸담아왔다. 그 과정에서 교육계의 온갖 사람들과 부딪히고 온갖 기관과 조직에서 일했다. 기업, 정부, 무노하단체와 두루두루 협력해보기도 했다. 학교, 교육구, 정부를 도와 실용적 구상을 이끌고 나가기도 했다. 대학에서 교편도 잡아봤고, 새로운 단체의 설립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이 모든 활동을 펼치는 내내 나는 교육에 대해 지금까지보다 더 균형 잡히고 개인 맞춤형이며 창의적인 접근법을 찾아왔다.  10


어떤 사람들은 나의 온라인 강연 영상을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제도의 변화를 위해 자신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아 아쉽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 이들에게 내가 해주고 싶은 대답은 세 가지다. 첫 번째, 대화 시간이 18분밖에 없어서 어쩔 수가 없었으니 너그러이 넘어가주기 바란다. 두 번째, 내 생각에 정말로 관심이 있다면 그동안 내가 발표한 책, 보고서, 전략집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지 모른다. 마지막 세 번째, 바로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교육의 목적은 무엇인가?  11


혼동을 야기하는 몇몇 용어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보자.

'학습(learning)' 이란 새로운 지식과 역량을 습득하는 과정이다... 학습 욕구를 계속 북돋우는 일이야말로 교육 혁신의 열쇠다.

'교육(education)'이란 체계적인 학습 프로그램이다. 정규교육의 전제는, 청소년들 스스로에게 맡겨두면 터득하지 못할 것들을 알고, 이해하고, 실천하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훈련(training)'은 교육의 한 종류로서 특정한 기술의 습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가 말하는 '학교(school)'는 으레 아이들과 십대들을 위한 곳으로 여겨지는 전통적 시설으로만 제한되지 않는다. 서로 배우기 위해 사람들이 한데 모인 공동체라면 뭐든 학교다. 즉 이 책에서 학교란 홈스쿨링, 언스쿨링(un-schooling : 집이나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찾아 배우는 것- 옮긴이), 직접적 대면 형태나 온라인 형태의 비공식적 모임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12-13


좋은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은 보수가 높고 자기만의 사무실이 있는 전문직 일자리를 보장받는다. 한편 지능이 비교적 떨어지는 학생들은 당연히 학교 성적도 떨어진다... 나름의 재능에 맞게 그런대로 괜찮은 서비스직이나 노동직에 들어가기도 한다. ..

전세계의 수많은 정책 입안자들이 실제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곰곰이 따져보면 이들 학교와 학부모와 정책 입안자들은 이런 상황을 외면한 채 현재의 교육제도가 건전하다고 믿는 듯하다.  14


이 이야기는 위험한 허상이다. 그토록 많은 개혁이 성공하지 못한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허상 때문이다. ..

하지만 문제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오히려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 왜일까? 이런 문제들은 대개 제도 자체가 원인이기 때문이다.  15


문제를 해결하려면 증상과 원인을 구별해야 한다. 현재 교육 침체를 보여주는 수많은 증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런 증상들은 그 근본적인 문제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해결할 도리가 없다. 그런 문제 중에 하나는 공교육의 산업저 특징이다. 사실 대다수의 선진국은 19세기 중반에야 대규모의 공교육제도를 만들었다. 이런 제도의 발전은 산업혁명에 따른 노동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측면이커서 대량생산의 원칙에 따라 구성됐다. 표준화운동(정부 주도로 표준 교육과정을 보급하려는 운동-옮긴이) ..  16


전통적 표준을 높이는 식의 교육 개선으로는 지금 우리가 직면한 도전을 충족시키기 힘들다. .. 

표준화운동에 탄력이 붙으면서 훨씬 많은 학생들이 낙제의 희생을 치르고 있다.  17


어떤 식으로든 교육에 관련돼 있다면 변화에 동참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 가지를 이해해야 한다. 현재의 상황에 대한 비평, 바람직한 모습에 대한 비전, 다른 방향으로 이동할 변화론이다.  18


혁명은 입법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

당신이 어떤 식으로든 교육에 연관돼 있다면 당신에게는 세 가지의 선택이 가능하다. 제도 내에서 변화를 일구거나, 제도에 대해 변화를 촉구하거나, 앞장서서 제도의 틀을 깨거나.  19-20





우리 교사들은 교실에 들어가면 아이들 앞에서 '다들 수학 시험에 통과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아요.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이런 식으로 말하죠. '밴드 활동을 하고 싶지? 수석 자리에서 연주하고 싶지? 수학을 잘하면 도움이 될 거야.' 부탁조로 말하는 게 좋아요.  35


과거에는 국가 교육정책이 주로 국내적 문제였는데 요즘에는 정부들이 각국의 교육제도를 국방정책만큼이나 눈에 불을 켜고 주시하고 있다.  36-37


교육이 이렇게 뜨거운 정치적 이슈오 오르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지난 25년 사이에 기업 형태에 혁신이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제조, 서비스 부문에서 경쟁이 심화됐다. ..

두 번째는 문화적 이유다. 교육은 공동체가 고유의 가치와 전통을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주된 수단이다. 또한 경우에 따라 교육이 외부 세력에 맞서 문화를 지키는 수단이 되거나 문화적 관용을 촉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

세 번째는 사회적 이유다. 공교육의 공공연한 목표 가운데 하나는 배경과 환경의 차별 없이 모든 학생에게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시민으로 성공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공교육에는 정부에서 바라는 실질적 목표도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사회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태도와 행동을 장려하는 것이다. ..

네 번째 이유는 사적인 것이다.

실제로 교육의 공공정책 관련 문구를 보면 그것이 무슨 의식이라도 되듯, 모든 학생이 자신의 잠재성을 깨달아 만족스럽고 생산적인 삶은 살아야 한다는 등의 구절이 들어가 있기 일쑤이지 않은가.  39-40


학업이 국가 경제의 구세주로 부상한 것은 흥미로운 현상이다.  43


정규교육을 구성하는 3대 요소는 커리큘럼, 지도, 평가다.  44


표준화운동이 지도의 측면에서 선호하는 방식은 조별 활동보다는 학급 전체를 모아놓고 사실에 입각한 지식과 기술을 직접적으로 가르치는 방식이다. .. 정형화된 필기시험과 객관식 문제의 포괄적 활용을 중시한다.  45


시헙의 목표 중에 하나는 학생, 교사, 학교 간의 경쟁 강화다. 이는 경쟁이 높아지면 자연히 표준도 올라갈 것이라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45


2014년 4~6년 만에 대학을 졸업한 미국의 대학 졸업생은 평균 2만~10만 달러의 빚을 떠안고 있었다.  50


학력적, 직업적 카스트제도는 교육에서 가장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다.  51


리더들이 직원들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질은 변화에 대한 '적응성'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창의성' 이었다.  54


미국은 세계에서 투옥률이 가장 높은 나라다. 대략 성인 35명당 한 명이 수감, 보호관찰, 가석방의 형태로 교정제도의 관리 대상이다. ..

미국에서 한 명의 고등학생을 교육시키는 데 매년 평균 1만 1,000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 그런데 교도소에 수감시킬 경우 1인당 연간 2만 달러 이상이 들어간다.  58


당신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매년 고객의 3분의 1 이상이 빠져나간다고 치자. 이쯤 되면 진짜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즉 고객이 문제인지 당신의 회사가 문제인지 의문을 가져봐야 하지 않을까?  59


표준화운동은 낮은 학업 성적에 대한 우려에서 시작됐다.  60


아무튼 원인이 무엇이든 여러 조사와 실질적 경험을 통해 거듭 드러난 바에 따르면,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높여주는 결정적 요소는 학생 자신의 동기와 기대다. 학업성취도를 높일 최선의 방법은 지도의 질을 향상하고, 균형 잡힌 커리큘럼을 마련하고, 유익한 평가제도를 구축하는 것이다. 정치적 대응은 이와는 반대 방향을 향해왔다. 다시 말해 커리큘럼을 편협하게 짜고 교육 내용, 지도법, 평가를 최대한 표준화시켜 왔지만 이런 대응이 잘못됐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다.  61


표준화운동은 대부분 실패 중이며 문제를 해결하기는 커녕 더 많은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

표준화운동이 추진 중인 원칙과는 다른 원칙에 기초한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이런 교육이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인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기본이란 특정 과목도, 특정 지도법이나 평가 전략도 아니다. 원래 역할에 충실한 교육의 근원적 목적을 가리킨다.  62


대안교육 프로그램에서는 .. 자기가 똑똑하지 못하가도 생각했던 학생이 자신이 똑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어른들의 관심, 열정, 전문지식 그리고 학생들의 신뢰, 의지, 헌신이 함께 필요하다.  71


대체로 유럽에서는 100여 년 전에 추진됐던 산업혁명의 일환으로 19세기 중반에야 공교육이 출현했다.  72


애초부터 대중 교육은 사회적 목적성도 높았다. ..토머스 제퍼슨은 "문명국가에서 국민들이 무지하면서도 자유롭게 살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존재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삶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렇듯 대중 교육을 사회 통제의 한 방법으로 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다수 사람들에게 교육은 사회적 기회와 공평성을 촉구하는 수단이었다.  75


산업주의에서는 대학 졸업자보다 육체 근로자가 더 많이 필요했다.  76


산업 제조의 목적은 똑같은 상품을 동일한 형태로 생산하는 것이다. 

대중 교육제도도 학생들을 특정 조건의 틀에 짜 맞추려는 의도로 설계됐다... 산없적 방법에서는 특정 규칙과 표준에 따른 획일성을 요구한다. . 표준화운동만 해도 커리큘럼, 지도법, 평가에 대한 순응을 바탕으로 삼고 있지 않은가. 

산업적 방법은 '선형(線形 줄선 형상형) 구조'를 띤다. 원재료가 연속적 단계를 통해 상품으로 만들어지고, 각각의 단계마다 다음 단계로 이어지는 관문으로서 일정 형태의 테스트를 거친다. 대중 교육도 일련의 단계로 설계돼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를 거쳐 그 상위 단계의 교육까지 쭉 이어진다. 학생들은 전형적으로 출생일에 따라 별개의 학년으로 나뉘어 일괄적인 제도에 따라 진학한다. ..

산업 생산은 '시장 수요'와 결부돼 있다. 시장 수요가 높아지거나 낮아지면 제조업자는 그에 맞춰 생산량을 조정한다. 산업 경제에서는 행정직과 전문직 근로자가 비교적 소수만 필요했기 때문에 대학 정원이 엄격히 통제됐다. 반면에 현재는 지적 근로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대학 진입의 문이 활짝 열리고 대졸자가 사회로 진입하는 물결이 증가 추세다. ..

학교, 특히 고등학교와 고등교육은 공장에서 흔히 그렇듯이 '분업' 중심의 구조로 짜여 있다. 고등학교는 일과가 대개 일정 간격으로 나뉘어 있다. 종이 울리면 모든 학생이 다른 과목을 공부하거나 종종 교실을 바꿔 다른 수업을 받는다. 교사들은 특정 과목을 담당해 하루 종일 이 학급 저 학급을 가르친다.

이런 원칙은 상품을 제조하는 분야에서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사람을 교육하는 분야에서는 온갖 문제를 유발하기 십상이다.  77-78


교육의 획일성이 문제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애초부터 표준화돼 있지 않다는 사실 때문이다.   78


내가 획일성에서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교육에서의 제도화된 경향, 즉 하나의 표준 능력으로 학생들을 판단하고 그 표준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을 '저능아'나 '부진아'라는 낙인을 찍으며 정상이 아닌 것으로 취급하는 경향이다. 이런 의미에서 획일성에 맞설 대안은 사회 분열을 묵과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양성을 살리는 방식이 되어야 맞다. ..

획일성이라는 편협한 관점을 들이대면 필연적으로 제도로부터 퇴짜 맞거나 구제 대상자로 낙인찍히는 비순응자들이 다수 양산되게 마련이다.  79


우리 인간은 적절한 환경만 갖춰진다면 상상력과 창의력이 대단히 풍부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획일성의 문화에서는 이런 상상력과 창의력이 적극적으로 억제되며, 심지어 괘씸하게 여겨지기까지 한다.

선형 원칙은 제조 분야에서는 효과적이지만 사람에게 대입하면 그렇지 못하다. 연령별로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것은 아이들의 가장 중요한 공통점이 '제조일'이라는 가정에 따르는 셈이다.  80


산업적 농업과 마찬가지로 산업적 교육에서도 생산성과 수확이 중요시돼왔고 현재는 그 강도가 더 높아지는 추세다.  89


교육을 개선하려면 반드시 이해해야 할 부분이 있다. 교육 역시 살아 있는 제도라는 점과 사람은 성장 환경에 따라 잘 자라기도 하고 그러지 못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90


학교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어 살아 있는 문화로 끌어올려야 한다. .. 문화를 실현시키려면 무엇을 교육의 목적으로 삼아야 할까? 내 생각에는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개인적 목적의 네 가지다.  91


경제적 목적 - 교육은 학생들이 경제적으로 책임감 있고 독립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 학교가 교육의 경제적 목적에 제대로 관여하기 위헤서는 청소년의 재능과 관심사를 아주 다양하게 길러줘야 한다. 학업과 직업훈련 사이의 경계를 없애고 두 분야를 똑같이 중요시해야 한다. 또한 청소년들이 여러 종류의 직업 환경을 직접 체험해보도록 직업 세계와의 실용적 파트너십을 촉진해야 한다.  91-94


문화적 목적 - 교육은 학생들이 자신이 속한 문화를 이해하고 소중히 여기는 동시에 다른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게 이끌어야 한다... 문화적 다양성은 인간을 더욱 영광스러운 존재로 만들어주는 요소다. 모든 공동체는 자신의 문화와 더불어 다른 문화의 관행과 전통을 기림으로써 좀 더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 ..

학교가 문화적으로 우선시해야 할 세 가지는 학생들 자신의 문화를 이해시키고 나아가 다른 문화들을 이해시킴으로써 문화적 관용과 공존에 대한 인식을 장려하는 것이다. 학교들이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은 편협하고 빈약한 커리큘럼이 아니라 광범위하고 다채로운 커리큘럼이다. 

94-97


사회적 목적 - 교육은 청소년이 능동적이고 온정적인 시민으로 성장하게 해줘야 한다.  97


개인적 목적 - 교육은 청소년이 주변의 세계뿐만 아니라 내면의 세계에소 관심을 갖게 해줘야 한다. .. 교육이 살아 있는 사람의 정신과 마음을 풍성하게 채워주는 것이라는 점을 잊으면 다른 목적들도 충족될 수가 없다. .. 인간으로서 우리는 누구나 두 개의 세계에 산다. 먼저 당신의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존재하는 세계가 있다. 그 세계는 당신이 오기전부터 있었고 당신이 떠난 후에도 남아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사물, 사건, 다른 사람들로 이뤄진 당신 주변의 세계다. 또 하나의 세계는 당신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존재하는 세계다. 당신 자신의 생각, 감정, 지각의 사적인 세계, 즉 당신 내면의 세계다. 이 세계는 당신이 태어나는 순간 탄생됐고 당신이 숨을 거두는 순간 소멸된다. 우리는 우리 내면의 세계를 통해서만 우리 주변의 세계를 이해하게 된다. 다시 말해 감각과 생각을 통해 주변의 세계를 지각하고 분간하면서 비로소 그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100



원칙적으로 노스 스타는 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절망을 느끼고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십대들을 위한 곳입니다...

사람을 그냥 내버려주는 것, 스스로 선택하게 해주는 일에는 뭔가 심오함이 배어 있어요. 

이제 저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제가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를 물어봅니다. 아이들도 아직은 잘 모르기 때문에 답을 찾기 위해 갖가지 시도를 해봐야 합니다. 그중 하나가 모든 것에 '아니요'라고 말하며 삶을 철저히 비워낸 다음 한동안 아무것도 안 하면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는 방법이에요 해보면 정말 재미있습니다.  107-108


켄과 노스 스타는 다양한 형태와 규모의 학습 방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아이들 모두를 똑같은 방식으로 가르칠 수 없으며, 가장 잘 맞는 학습 방법으로 가장 흥미를 느끼는 것을 가르쳐 줄 때 학생들은 비약적으로 도약한다는 것을 잘 안다.  109


어떤 상황을 혁신시키려면 세 가지를 이해해야 한다. 현재의 방법에 대한 비평, 바람직한 모습에 대한 비전, 다른 방향으로 이동할 방법에 대한 변화론이다.  111


핀란드의 모든 학교는 의무적으로 예술, 과학, 수학, 언어, 인문과학, 체육 등을 포괄하는 광범위하고 균형 잡힌 커리큘럼을 따라야 하지만 그 수행 방법에 관해서는 학교와 교육구에 상당한 재량권이 주어진다. 핀란드에서는 학교들이 실용적 프로그램, 직업훈련 프로그램, 창의성 양성에 높은 우선순위를 둔다. 또한 교사들의 훈련과 발전을 위해 그동안 막대한 투자를 해왔소 덕분에 교직은 위상이 높고 안정적인 직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학교 교장들은 학교 운영에 폭넓은 재량권을 갖는 한편 전문적인 지원도 받는다. 핀란드는 학교와 교사들에게 경쟁보다는 협력을 장려하면서 자원, 아이디어, 전문 지식을 서로 공유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교들이 지역 공동체와 학부모를 비롯한 학생의 다른 가족들과 긴밀한 유대를 맺도록 장려한다.

핀란드는 모든 국제적 평가에서 꾸준히 높은 표준 성취도를 보이고 있지만 고등학교 말에 딱 한 번 실시되는 시험 말고는 표준화된 시험이 없다.  113-114


교육은 산업적 제도가 아니라 유기적 제도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116




아이들의 타고난 학습 능력은 얼마나 대단할까? 수가타 미트라는 1999년에 이 의문을 풀기 위해 뉴델리 빈민가에서 실험을 실시했다. 그는 벽에 컴퓨터를 설치하고 전원을 켜서 인터넷을 연결해놓은 다음 아이들이 이 컴퓨터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봤다. 그곳 아이들은 모두 컴퓨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웹브라우저는 아이들이 알지도 못하는 언어인 영어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컴퓨터 다루는 법을 아주 금세 뚝딱 배우더니 자기들끼리 서로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불과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아이들은 게임을 하고 자기들만의 음악을 녹음하고 능숙하게 인터넷 서핑을 즐겼다. 당시에 트위터가 있었다면 그 달 만쯤에는 아이들에게 50만 명의 팔로워가 생겼을지도 모를 일이다.

수가타는 더 야심찬 실험을 시도했다. 이번엔 컴퓨터에 음성-문자 변환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텔루구족 억양이 강한 영어를 구사하는 인도 아이들에게 주었다. 아이들은 컴퓨터에게 자신들의 말을 해독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요령을 몰랐다. 수가타는 자기도 잘 모르겠다고 말한 뒤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주고 떠났다가 두 달 뒤에 다시 찾아갔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컴퓨터가 이해하도록 프로그램돼 있던 영국의 억양에 맞춰 자기들의 억양을 교정한 상태였다.

얼마 후에 수가타는 인도 타밀어를 말하는 12ㅅ의 아이들이 영어로 생물공학을 독학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이번에도 그는 두 달의 시간을 주었고 그 자신조차 결과에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저는 이렇게 생각했죠. '가서 시험을 보게 하면 당연히 0점을 받겠지. 교재를 주고 나중에 다시 가서 시험을 봐도 똑같이 0점이 나올 거야. 그러면 나는 다시 돌아와서 이렇게 생각하겠지. 경우에 따라서는 교사가 필요하다고.'

두 달 후에 다시 가봤더니 26명의 아이들이 아주 아주 얌전한 표정으로 걸어왔어요. 제가 먼저 물었어요. '그래, 좀 봤니?' 아이들은 이렇게 대답했죠. '네, 봤어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었니?' '아니요, 전혀요.' '그랬구나, 얼마나 연습하다가 정말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매일 봤어요.' '두달 동안 아해도 안 되는 내용을 계속 봤다고?' 그 말에 한 여자아이가 손을 들더니'DNA 분자의 부적절한 복제가 유전병을 유발한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이해를 못했어요'라고 말하더군요."

수가타는 정말로 많은 아이들이 효율적인 도구만 주어지면 혼자서도 학습할 수 있다는 증거를 그뒤로도 계속 발견하게 되었다.  134-136


아이들이 이처럼 타고난 학습자라면 학교에서 잘 따라오지 못하고 쩔쩔매는 아이들이 왜 그렇게 많은 걸까? 학교 공부에 지루해하기만 하는 아이들은 왜 또 그렇게 많을까? 여러 면에서 볼 때 학교에 만연된 제도와 관습이 문제다.  136


현재의 학업은 크게 세 요소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는 철학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명제적 지식'으로 통하는 지식, 이른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다. 미국의 독립선언서가 1776년에 서명됐던 사실이 이런 명제적 지식의 예에 해당된다. 두 번째 요소는 개념, 절차, 가정, 추측 등의 이론적 분석의 강조다. 예를 들어 민주주의와 자유의 본질, 운동의 법칙 소네트의 구조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세 번째 요소는 손재주, 신체적 기술, 눈과 손의 협응 능력, 도구의 사용 등이 수반되는 기술적이고 실용적이며 응용적인 공부 보다는 주로 읽기, 쓰기, 수리가 수반되는 책상머리 공부의 강조다. 

명제적 지식은 때때로 '노잉 댓(knowing that: 방법을 아는 것-옮긴이)'와 구별된다. 절차적 지식은 뭔가를 만들고 실질적 일을 할 때 활용하는 것이다. 그림을 그릴 줄 몰라도 미술사를 학문적으로 공부하고, 악기를 연주할 줄 몰라도 음악 이론을 학문적으로 공부할 수는 있다. 미술 활동이나 음악 활동도 사실상 공부해야 할 부분이 있으므로, 방법을 아는 것뿐만 아니라 사실을 아는 것도 필요하다. 절차적 지식은 공학에서부터 의학과 무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실용적 분야에서 필수적이다. 사람에 따라 학문적 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특정 분야의 학문에 열정을 느끼기도 하며 아이디어와 기술의 실용적 응용에 흥미를 느끼면서 특정 실용 분야에 열정을 갖기도 한다.  137-138


모든 학생에게는 학문적 공부가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138


우리의 학교제도를 떠받치는 조직적 의식과 지적 습관이 학생들의 다양한 재능을 적절히 반영해주지 못하는 탓이다.

단지 이런 식의 제도에 잘 맞지 않을 뿐인데도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거나, 자신이 별로 똑똑하지 못하다거나, 학습에 결함이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다.  139


가족의 지지는 받았지만, 온전한 관심은 받지 못한..  142


개인 맞춤형 교육이란 어떤 교육일까?

 - 인간의 지능이 다양하고 다각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 학생들이 자신만의 특별한 관심사와 장점을 살릴 수 있게 해주기.

 - 시간표를 학생들의 저마다 다른 학습 속도에 맞춰주기.

 - 개인별 진도와 성취도를 격려해주는 방식으로 학생들을 평가하기.  147


우리 인간은 다른 종들처럼 세상을 직접적으로 살지 않는다. 즉 인간은 세상을 개념과 가치라는 틀을 통해 바라본다. 세상에 대한 개념과 이론을 세우고 그에 따라 세상을 해석하며 그에 따라 스스로나 서로를 바라본다. 이런 상상과 창의성은 지구상의 다른 생물과 인간을 구별짓는 몇 가지 안 되는 특징이지만, 바로 그 특징이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148


집에 새 가전기기를 들여놓고 모든 가족에게 작동법을 알아내보라고 하자. 당신의 배우자는 바로 제품 사용설명서부터 들여다보고, 한 아이는 온라인에 접속해 그 기기와 관련된 유튜브 동영상을 검색하고, 또 다른 아이는 기기를 켜서 무작정 조작해볼지 모른다 이처럼 새로운 물건을 터득하는 방식이 제각각인 것은 각자가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렇게 제각각인 모든 사람을 똑같은 방법으로 그것은 아무리 좋게 표현해도 비효율적이다.  153-154


개개인의 학업성취도를 높이려면 학생들을 개개인으로서 수업에 참여시켜야 한다.  155


느린 교육 운동의 핵심은 어떤 방식이건 학습 과정을 개별화시키고 학습자에게 자신의 열정과 장점을 발견할 여지와 시간을 허용해주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느린 교육 운동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를 끌어내기 위한 진심 어린 학습이 중요합니다. 교사와 학습자의 참여의 질이 학생을 재능과 시험 성적만으로 판단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이 포인트예요."  159


여러 형태의 놀이는 삶의 모든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 놀이의 추방은 표준화교육이 밎은 대비극 중 하나다. 

생물 진화적 관점에서 놀이를 연구해온 보스턴대학교의 심리학 연구교수 피터 그레이에 따르면 아이들은 다른 책임들에 얽매이지 않으면 다른 포유동물과 비교해 훨씬 많이 놀며, 이런 놀이로부터 엄청난 혜택을 얻는다.  160-161


피터 그레이는 "아이들은 본래부터 어른의 간섭 없이 혼자 힘으로 놀고 탐험하도록 태어난 존재다. 아이들이 성장하려면 자유가 필요하다. 자유가 없으면 괴로워한다. 자유롭게 놀고 싶은 충동은 기본적이고 생물학적인 충동이다."

그레이 박사의 말마따나 자유로운 놀이의 결핍은 음식, 공기, 물의 결핍처럼 육체를 죽이지는 않는다 해도 영혼을 죽이고 정신적 성장을 방해한다.

"자유로운 놀이는 아이들에게 학습 수단이다. 자유로운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친구를 사귀고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의 삶을 전반적으로 통제하는 요령을 배운다. 또한 놀이를 통해 자신이 자라는 문화에서 성공을 위해 필수적인 신체적, 지능적 기술을 연습하고 습득하기도 한다. 그 무엇을 해준다 해도 빼앗은 자유를 보상해줄 수는 없다. .. 아이들이 자유로운 놀이 속에서 스스로 터득하는 것들은 다른 식으로는 가르칠 수 없는 것들이다."  162-163


'지름길은 없다'

"제가 아이들에게 열심히 공부하길 바란다면 저 자신이 가장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편이 좋습니다."  169


정규 교육의 3대 요소는 커리큘럼, 지도, 평가다. 대체로 표준화운동은 커리큘럼과 평가에 초점이 집중돼 있다. 지도는 표준을 전하는 역할쯤으로 치부되고 있다. 우선순위가 완전히 거꾸로 뒤집힌 것이다. 커리큘럼이 얼마나 상세한지, 시험에 얼마나 비용을 들이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교육 혁신에서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지도의 질이다.  172


표준화운동은 교사들에게 서비스직 종사자의 역할을 맡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교사들이 택배기사나 되는 듯이 표준을 '배달'하는 역할에 치중돼 있다.  173


아이들이 타고난 학습자라면 굳이 교사들이 필요할까? ..

교육은 살아 있는 과정으로서 농업이 가장 적절한 비유가 된다. 농부들은 자신들이 식물을 자라게 해주는 것이 아님을 안다. 농부들이 식물에 뿌리나 잎사귀를 붙여주거나 꽃잎에 색을 칠해주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식물은 스스로 자란다. 농부가 할 일은 식물이 스스로 자랄 최적이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174


아이들은 원래 호기심이 많다. 학습 의욕을 자극하려면 아이들의 호기심을 북돋워야 한다. 질문 중심의 실용적인 지도법이 큰 효과를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노련한 교사는 학생들이 묻지도 않은 질문에 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의문을 품도록 자극해서 탐구 의욕을 부추긴다.  181


학생들은 유대감을 주는 교사를 필요호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을 믿어주는 교사를 필요로 한다.  184




커리큘럼은 정규 커리큘럼과 비정규 컬리큘럼으로 구분되는데 정규 커리큘럼은 의무적인 과정인 만큼 시험을 치르고 평가받는 절차가 수반된다. 비정규 커리큘럼에는 모든 자발적 활동이 포함된다. 

커리큘럼의 목적은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들에 대해 일종이 지침을 제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커리큘럼에는 또 다른 목적도 있다. 학교들이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 모든 구성원의 시간과 공간의 이용을 어떻게 배열할지를 결정하는 데도 커리큘럼이 필요하다.  217


내 생각에 교육의 4대 기본 목적에 비추어 학교가 정말로 학생들의 성공적 삶을 돕고 싶다면 여덟 가지 핵심 능력을 개발해 주어야 한다. 

 - 호기심(curiosity)

   인간이 이뤄낸 성취는 탐구하고 시험해보고 싶은 욕망,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하고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알고 싶은 욕망, '왜'라는 의문과 '만약'이라는 의문을 풀고 싶은 욕망이 그 동력이다.

 - 창의성(creativity)

 - 비평(criticism)

   비평적 사고는 형식논리만으로 갖춰지는 능력이 아니다. 의도의 해석, 맥락의 이해, 감춰진 가치와 감정의 간파 동기 판단, 편견 간파, 간결하고 타당한 결론 제시 등도 갖춰야 할 능력이며 이 모두는 연습과 지도가 필요하다.

 - 소통(communication)

   우수한 읽기, 쓰기, 산술 능력. 이와 더불어 분명하고 자신 있게 말하는 능력,, 일명 '구술 능력(oracy)' 역시 중요하다.

 - 협력(collaboration)

   학교 밖에서는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 능력이 지역 공동체를 강화시키고 집단적 도전에 맞서는 데 중요한 요소다... 청소년에게 협력 능력을 키워주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호기심이 자극되며 창의성과 성취도가 긍정적인 사회적 행동이 촉진 된다.

 - 연민(compassion)

   연민의 뿌리는 감정이입이다. 단순한 감정이입만은 아니다.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에게 대접하라'는 황금률을 실제로 표현하는 것이다. 감정이입의 실천이기도 하다.

 - 평정(composure)

 - 시민성(citizenship)

   청소년이 사회의 작동 방식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특히 법적, 경제적, 정치적 제도가 어떻게 운영되고 그런 제도가 자신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 시민성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획일성과 현상 유지가 아니다. 그보다는 평화롭게 살기 위해 동등한 권리, 의견 차이의 가치, 자신의 자유와 타인의 권리 사이에서 균형잡기 등을 장려해야 한다.  222-230


학교의 커리큘럼 구상에 관해 나는 학과라는 개념을 훤씬 선호한다. 학과는 이론과 실용이 조합된 개념이기 때문이다.  231-232


내 견해로는 균형 잡힌 커리큘럼이 되려면 예술, 인문, 언어, 수학, 체육, 과학에 대해 공평한 자격과 자원을 부여해야 한다.  232


표준화시험이 교육의 주된 책무가 되면 커리큘럼을 정하고 지도의 초점을 맞추는 기준으로서 시험을 활용하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교과목의 테스트 방법은 교과목을 가르치는 방법의 모델이 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학교가 시험 준비 프로그램으로 전락하는 셈이죠."  260


시험을 강조하다 보니 아이들에게 타고난 창의성과 모험가적 재능을 어떻게 활용할지 가르쳐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61


전체 성적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시험 성적이 좋지 못할 것 같은 학생들을 낙제시킬 소지도 있다.  262


평가란 학생들의 발전과 성취의 정도를 판단하는 과정이다. 내가 <내 안의 창의력을 깨우는 일곱 가지 법칙>에서도 주장했듯이 평가는 서술과 평가의 두 가지로 나뉜다. 어떤 사람이 1마일(약1.6km)을 4분 만에 달릴 수 있다거나 불어를 말할 줄 안다고 하면, 이것은 그 사람의 실력에 대한 중립적 서술이다. 반면 어떤 여학생이 그 교육구에서 달리기를 가장 잘한다거나 원어민 뺨치게 불어를 잘한다고 말할 경우에는 평가가 된다. 평가가 서술과 다른 점은 개인의 실력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특정 기준에 대비해 판단한다는 것이다.

평가는 여러 가지 역할을 한다. 우선 진단적 역할을 해서 교사가 학생들의 적성과 발달 수준을 파악하게 해준다. 또한 발달 형성적 역할을 통해 교사가 학생들의 공부와 활동에 대한 정보를 모아 발달을 북돋우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학업 프로그램 말기에 전반적 수행 능력을 판단하게 해주는 총괄적 역할을 한다. 

문자와 성적을 활용하는 평가제도의 문제는 대체로 서술의 비중이 약하고 비교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때때로 그 의미도 잘 모른 채 성적을 받고 교사들은 때때로 그 이유를 확신하지 못한 채 성적을 매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단 하나의 문자나 숫자로는 복합적 평가를 총괄적으로 담아내지 못한다는 점 또한 문제다. 게다가 일부 성과는 이런 식으로는 적절히 표시할 수가 없다. 저명한 교육자 엘리엇 아이즈너(Elliot Eisner)는 말했다.

"중요한 것이라고 해서 모두 측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측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서 모두 중요한 것은 아니다."  272-273


실질적 학습은 상당히 다루기 힘든 일이다. .. 학교의 주된 초점을 성적이 아니라 학습에 맞추려면 학습과 사람들을 숫자로 전락시키지 못해 안달하는 강박을 버려야 한다.  274


현재 전세계적으로 몇몇 교육구들이 문자와 숫자로 표시되는 성적을 폐지하고 보다 통합적인 평가 방식을 채택하는 시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283


학교에서 쩔쩔매는 학생들이 그렇게 많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학생들이 개인으로서 대우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학생들 특유의 장점이 발견되지 못하거나 고려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의 깊게 살펴보는 부모라면 담임 교사를 비롯한 대다수 사람들보다도 자신의 자녀를 더 잘 알기 마련이다.  326


인생은 일직선이 아니다  327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참여는 사회경제적 위치나 문화적 배경과 상관없이 동기부여와 성취에 직결된다. <증거의 새로운 물결>에 따르면 부모가 "아이들과 학교 문제를 얘기하고, 아이가 잘할 거라고 기대해주고, 대학 진학 계획을 도와주고, 과외 활동을 건설적으로 하도록 확인해주면 아이들은 학교에서 더욱 실력 발휘를 한다.  328


홈스쿨링은 지난 수년 사이에 탄력을 얻으면서 한때는 별난 사람들의 전유물로 취급됐으나 이제를 주류로 들어서고 있다. 미국 교육부에 따르면 2011~2012학기에 학령기 아동의 약 3퍼센트가 홈스쿨링을 받았다고 한다. 홈스쿨링을 매력적 대안으로 선택하게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 중 한 가지만 들어보면, 앞에서 교육의 개인 맞춤화에 대해 이야기하며 다뤘던 여러 가지 문제를 홈스쿨링이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즉 표준화시험에 매달리지 않으면서 아이들이 가장 끌리는 열정과 관심사를 발견할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아슬아슬한 학습의 해>에서 저자 퀸 커밍스는 그녀의 딸 앨리스에게 홈스쿨링을 했던 체험담을 풀어놓았다. ' .. 딸이 지성을 한껏 과시하며 자신감을 펼치길 바라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딱히 가야 할 곳도 할 일도 없이 멍하니 긴 우호의 따분함을 기분 좋게 즐기기도 바랐다.'  346-347




"저는 아이들이 세 유형으로 나뉜다고 봅니다. 먼저 기술의 수동적 소비자형이 있어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그런 프로그램을 소비만 할 뿐, 기술은 이해하지 못하는 유형이죠. 그다음으로 똑똑한 소비자형이 있어요. 분별력 있게 웹을 활용할 줄 아는 아이들이죠. 기술에 대해 더 잘 알지만 실천은 하지 않아요. 마지막 유형은 생산자형 아이들이에요. 오픈소스 활용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유형이죠. 아이가 창의성을 갖길 바란다면 프로그램 짜는 요령을 가르쳐줘야 해요. 컴퓨터가 없는 아이에게 컴퓨터는 정보기술 외 다른 학습으로의 활용 면이나,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우는 면으로 활용도가 뛰어난 기구예요."  371


창의성의 풍토를 촉진시키기 위해 활용하는 한 가지 방법은 모든 관련자들을 찬찬히 살피며 "어떤 제안거리가 있는지 알아주고,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저마다의 독특한 재능을 발견해주면서 성장을 유도해주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도 있다.  376




나오는 글 - 모든 사람을 위한 혁명


마리아 몬테소리는 의사이자 교육자였다... 다음과 같이 개인 맞춤형 교육을 강조했다. "교사는 아이가 흥미를 갖는지 안 갖는지 유심히 살펴야 한다. 어떻게 관심을 보이고 얼마나 오래 관심을 보이는지 관심을 기울이며 얼굴에 드러난 표정까지도 잘 살펴봐야 한다. 교사는 자유의 원칙을 어기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아이에게 부자연스러운 활동을 부추길 경우 아이의 자연스러운 활동이 뭔지를 더 이상 분간하지 못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390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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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독창성은 새로운 방법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에서 나온다. - 이디스 워턴



추천사

침체의 늪에 빠져 고전 중인 작가든, 아직 시작하지 않은 작가든 작가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 자신과 소통할 수 있는 '비법'이다.  9


그녀는 줄곧 작가의 생각과 마음에 초점을 맞춘다.  12


그녀는 진정한 독창성은 오로지 자기 안에서만 나올 수 있다고 거듭 역설한다.  13

                                  1980년 10월 25일 존 가드너




내가 이 책을 쓰는 목적은 자신의 양식과 지성을 믿는 사람들이 문장과 단락의 구조를 익히도록 하고, 글을 쓰기로 결심한 순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써야 하는 의무를 독자에게 진다는 점을 깨닫도록 하고, (영어)산문의 거장들을 공부할 기회를 갖도록 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부단히 매진해 나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기준을 스스로 세우도록 하는 데 있다.  28


글을 잘 쓴다는 것과 작가가 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39


작가는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자발성과 아이처럼 예민한 감수성과 화가 못지않게 '순수한 시각'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참신하고 신속하게 반응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환경도 마치 처음 대하는 환경처럼 대한다...

작가는 아리스토텔레스가 2천년 전에 말한 '사물의 연관관계'에 늘 주목한다. 이런 신선한 시각이야말로 작가에게 반드시 필요한 재능이다.  41


작가가 성공을 거두려면 위에서 말한 특징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또 있다. 다름 아니라 어른스러움과 분별력과 절제와 공평함이다.  42


침묵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57


오래된 습관일수록 끈질기고 질투가 심하다. 미리 선전포고를 할 경우 오래된 습관은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교묘한 설득력을 앞세워 맞서려 든다. 그런가 하면 너무 철저하게 공격할 경우에는 복수를 해온다. 하루나 이틀쯤 노력이 기가 막히게 먹히고 나서 우리는 새로운 방법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온갖 이유나, 이런저런 오래된 습관과 보조를 맞추면서 변화를 꾀해야 하거나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 온갖 이유를 들이댄다. 그러다 결국에는 새로운 충고가 아무 소용이 엇어지게 도니다. 대신 시도는 좋았지만 실패했다는 생각이 고개를 쳐든다. 그 이유는 계획이 자신에게 맞는지 아닌지 미처 파악하기도 전에 기력이고 목적 의식이고 모두 써버리기 때문이다.  70


글을 쓰려면 길들지 않는 근육을 써야 할 뿐만 아니라 고독과 칩거를 감수해야 한다.  78


무의식의 비옥한 자양분이 주는 혜택을 온전히 누리려면 무의식이 기선을 잡았을 때 힘들이지 않고 쉽게 글을 쓰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러한 방법을 터득하려면 평소보다 30분이나 한 시간 일찍 일어나는 것이 가장 좋다. 일어나자마자 말을 하거나, 조간 신문을 읽거나, 전날 밤 치워두었던 책을 집어들지 말고 글을 쓰기 시작하라.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아무 내용이나 쓰라. 기억할 수 있다면 간밤에 꾼 꿈도 좋고, 전날 했던 활동도 좋고, (실제든 상상의 산물이든) 대화도 좋고, 양심의 성찰도 좋다. 어떤 종류든 상관없으니 이른 아침의 공상을 비판의 시각을 들이대지 않고 빨리 쓰는 것이 관건이다. 글의 우수성이나 궁극적인 가치는 아직 중요하지 않다. 나중에는 이러한 내용 속에서 기대 이상의 가치를 발견하게 되겠지만 지금 단계에서 일차 목적은 불후의 명구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헛소리만 아니면 되는 글을 쓰는 데 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행동을 기록하면서 수면 상태와 깨어 있는 상태의 중간 지대에서 쉽게 글을 쓸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문단이 일정한 틀 없이 중구난방으로 흐르든, 생각이 모호하거나 터무니없든 훈련의 성패에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비평 능력일랑 모두 잊어버리라. 일부러 보여주지 않는 이상 무엇을 쓰든 그 글을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점에 주목하라. 각자의 편리에 따라 침대에 앉아 공책에 글을 써도 상관없다. 이 기간에 타자기 사용법을 배울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비는 시간만큼, 또는 충분히 썼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가능한 한 오래 쓰는 것이 좋다.  

다음날 아침 전날 써놓은 글을 다시 읽지 말고 시작하라. 글을 다 쓸 때까지는 읽기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 훈련의 효과는 나중에 분명하게 나타날 것이다. 지금은 그저 훈련에만 충실하라.  79-81


마음을 정했으면 하고 싶은 일이 있든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든 상관없이 그 시간은 반드시 비워두어야 한다.  85


4시에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으면 4시에 꼭 글을 써야 한다! 변명은 있을 수 없다. 4시에 대화에 깊이 빠져 있다면 양해를 구하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빚을 졌으면 갚아야 한다. 자신에게 한 약속도 물릴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아침에 글을 쓸 때처럼 소재는 아무것이든 상관없다. 말이 되든 되지 않든 오행시든 무운시든 무조건 쓰라.  86


이른 아침에 글을 쓰는 훈련과 아무 때고 글을 쓰는 훈련은 글을 자유자재로 거침없이 쓸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이루어져야 한다.  88


모방의 유혹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취향과 장점을 최대한 빨리 찾아내는 것이다. 습관을 들이는 이 기간에 써놓은 글에는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한 실험 재료가 들어 있다. 자리에 앉아 맨 처음 떠오르는 것들을 쓸 때 대체로 무엇을 쓰는가? 이제 자신이 쓴 글을 마치 낯선 사람의 작품을 읽듯 읽어나가면서 이 낯선 작가의 취향과 장점은 무엇인지 살펴보라. 자신의 작품에 대한 선입견은 모두 한쪽으로 치워두라. 지금까지 붙들고 있었던 야망이나 희망이나 두려움이 있다면 모두 잊고 이 낯선 작가가 조언을 청해온다면 그에게 가장 잘 맞는 분야는 무엇이라고 말해줄지 생각해보라.

그 동안 써둔 그렝서 발견되는 반복, 거듭 나타나는 생각, 자주 나오는 산문 형식이 실마리를 제시해줄 것이다. 그런 요소들은 그대의 타고난 재능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줄 것이다. 그대의 장점을 더욱 갈고 닦는 것은 좋지만 자신은 오로지 한 가지 유형의 글만 쓸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유형의 글은 그만큼 잘 쓰지 못랄 것이라고 생각해선 곤란하다. 하지만 이 검토를 통해, 가장 풍성하고 가장 쉽게 흘러나오는 그대의 재능이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93-94


의심스러운 점은 뭐든 하나도 빼놓지 말고 따져보아야 한다. 짧은 평서문을 너무 많이 사용하거나 감탄 부호를 남발하지는 않는가? 표현이 미사여구로 흐르거나, 아니면 그 반대로 지나치게 간결하지는 않은가? 말을 너무 아껴서 감동적인 장면을 너무 빨리 지나가는 바람에 그대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독자가 놓칠 위험은 없는가? 신빙성이 떨어질 정도로 과장에 치우치지는 않는가? 그렇다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말 수가 적은 작가는 앨저넌 찰스 스윈번(1837~1909, 영국의 시인겸 평론가)이나 토머스 칼라일(1975~1881, 영국의 사상가 겸 작가)처럼 근엄하기보다 화려한 말솜씨를 자랑하는 작가의 작품을 읽는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감정에 지나치게 호소하는 작가에게는 그 반대의 충고가 적용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18세기 영국의 작가들이나 윌리엄 딘 하월스(1837~1920, 미국의 소설가 겸 평론가), 윌라 캐더(1873~1947, 미국 소설가), 아그네스 레플리어(1855~1950, 미국 수필가) 같은 작가를 읽어보라. 단조로운 문체 때문에 고민이라면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1874~1936, 영국의 소설가 겸 평론가)의 소설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제안에는 거의 끝이 없지만 자신의 문제를 정확히 진단해 자신에게 가장 좋은 약을 처방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처방전을 찾았다면 겸허하게 읽으면서 자신과는 정반대의 성향을 보이는 작가들의 장점을 보도록 노력해야 한다. 문체를 단련하는 동안에는 스스로에게 사정을 봐주어선 안 된다. 관심이 끌리는 책은 철저히 멀리해야 한다.  105-106


다음으로 전날 저녁의 상황이 아침의 글쓰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봐야 한다. 활동을 많이 한 날 다음에 좋은 글이 나오는가, 아니면 조용하게 지낸 날 다음에 좋은 글이 나오는가? 글이 쉽게 써졌다면 일찍 잠자리에 들고 난 다음인가, 아니면 짧게 자고 난 다음인가? 친구들을 만나는 것과 다음날 아침의 글쓰기가 활기를 띠거나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 사이에 어떤 연관관계가 있지는 않은가? 극장이나 미술 전시회, 무용 발표회에 갔다오고 나서 그 이튿날 아침의 글쓰기는 어땠는가? 이런 점에 유의하면서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도록 노력하라  106


다음으로 일상의 규칙에 주목해야 한다. 대부분의 작가는 기분 전환을 위해 가끔 쉬면서 단순하고도 건강한 일상을 꾸려나갈 때 크게 발전한다. 여기서 다루는 내용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어떤 음식이 자신에게 맞고 어떤 음식을 멀리해야 할지와 같은 사안들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생 글을 쓰며 살 생각이라면 자극제에 계속 기대지 않고도 일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경우에 따라선 적절하게 사용해도 되는 자극제가 있는 반면, 완전히 끊어야 하는 자극제도 있다. 일을 몰아서 하는 습관은 좋지 않다. 꾸준하고 착실하게 흐름을 타면서 생산성을 고르게 유지해야 한다. 그럴 경우 가끔 평균 수준을 훨씬 웃도는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하지만 생산성이 평균 이하로 떨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 두세 달에 한 번, 아니면 적어도 일 년에 두 번은 자신의 상태를 솔직하게 평가해야 한다. 자신의 글쓰기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 풍작을 거두려면 이러한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자신을 평가할 때는 기질적인 면이 일상의 행동에 너무 많이 관여하게 내버려두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해야 한다. 냉정하고 공정하게 처신해야 하는 상황에서 감정에 치우쳐 제멋대로 굴지는 않는가? 욱하는 기질이나 질투심, 쉽게 낙담하는 성격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지는 않은가? 차분히 생각해보면 문제점이 뚜렷이 보이기 마련이다. 질투, 낙심, 분노는 글이 흘러나오는 샘을 오염시킬 뿐이다. 좋은 글을 쓰려면 한시라도 빨리 오염 요인을 찾아 흔적조차 남지 않게 완전히 없애야 한다.

자신을 평가할 때는 철저해야 한다. 자신을 주도면밀하게 분석하는 작업은 그저 '잘'의 수준이 아니라 '아주 잘' 이루어져야 한다. 스스로 엄격하면서 공정해야 한다. 터무니없는 비난은 근거 없는 자화자찬만큼이나 나쁘다. 자신이 잘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점을 인정하고 더 잘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격려해야 한다. 잘하는 일을 기준 삼아 다른 데서도 그와 똑같은 수준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107-108


작가가 되는 데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책을 단순히 오락거리가 아니라 본보기로 바라보는 경향이 어느 정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독서를 통해 효과를 얻으려면 자신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하며 책을 읽어야 한다.  112


작가 입장에서 책을 읽는 법을 터득하려면 처음에는 뭐든 두 번 읽는 길밖에 없다...

다 읽었으면 당분간 책을 한쪽으로 치워두고 연필과 메모장을 꺼내라.  

우선 방금 읽은 책의 개요를 짤막하게 작성하라. 마음에 들었는지 아닌지, 믿음이 갔는지 아닌지, 마음에 들었던 부분과 그렇지 않았던 부분은 무엇인지에 비추어 대강의 판단을 내리라. (나중에는 도덕적 판단도 내릴 수 있겠지만 지금의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진술 내용을 계속 늘려나가라. 책이 마음에 들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여기에 대한 대답이 처음에는 모호하더라도 기죽지 말라. 책을 다시 읽어보면 그러한 반응의 원인을 찾게 될 것이다. 책 내용 가운데 더러는 훌륭해 보였던 반면 나머지는 설득력이 부족해 보였다면 작가가 언제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되짚어보라. 등장인물들이 한결같은 솜씨로 그려졌는가, 형편없이 그려졌는가, 아니면 어쩌다 가끔만 일관성 있게 그려졌는가? 이렇게 느낀 이유를 알겠는가?

특별히 마음에 남는 장면이 있는가? 만약 있다면 그 이유가 장면 처리가 뛰어났기 때문인가, 아니면 어이없게도 좋은 기회를 놓쳤기 때문인가? 어떤 이유에서든 자신의 관심을 끌었던 구절이 있는가? 대화가 자연스러운가, 아니면 틀에 박혀 있는가? 만약 후자라면 그런 딱딱한 형식이 작가의 의도 때문인가, 아니면 작가의 능력 부족 때문인가?  113-114


처음부터 다시 천천히 꼼꼼하게 읽어나가면서 분명해 보이는 대답을 찾는 대로 메모장에 기록하라. 특별히 잘 처리된 구절을 발견하거나, 작가는 솜씨 있게 다루고 있지만 자신이 다루기에는 어려울 것 같은 소재가 눈에 띄면 표시해두라. 이렇게 해두면 나중에 다시 읽을 때 그 부분을 좀더 심도 있게 분석해 본보기로 활용할 수 있다.  115


비판 어린 시선으로 책을 읽을 때 얻을 수 있는 자극과 유익함은 끝이 없다. 온 신경을 집중하고 읽어야 한다. 작가가 강조하고자 하는 대목에서 책의 호흡이 빨라지는지 느려지는지에 주목하라. 작가가 버릇처럼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 훈련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아니면 너무나 명백히 그 작가만의 것이라 구조를 배워 봐야 헛수고에 그칠지 결정해야 한다. 장면이 바뀔 경우 등장인물이나 시간의 흐름은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가? 관심의 중심이 어느 한 인물에 이어 다른 인물에게 옮겨 갈 때마다 어휘와 강조점도 달라지는가? 작가가 모든 일에 개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가. 아니면 특정 등장인물의 의식을 따라가는 가운데 그 인물이 보기에 분명한 것만 말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가? 아니면 처음에는 이 사람, 다음에는 저 사람, 그 다음에는 또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글을 쓰는가? 대비는 어떤 식으로 하고 있는가?  116


이런 식으로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다 보면 배울만한 점들이 눈에 띌 것이다. 다른 작가의 작품을 활용할 수 있으려면 최소한 두 번은 읽어야 한다.  117


기술적 장점은 얼마든지 모방할 수 있으며, 돌아오는 이득도 아주 크다. 단락이 길든 짧든 자신이 구사할 수 있는 그 어떤 기술보다 훨씬 더 나아 보이는 기술이 눈에 띈다면 자리에 앉아 그 기술을 배우라. 

기술을 공부할 때는 본보기로 삼은 책이나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공부할 때보다 훨씬 더 주의를 기울여아 한다. 단어를 하나하나 찢어발기듯 그 단락을 철저히 분석하라.  121


당연하게만 여기지 않는다면 약국 진열창도, 우리를 일터로 데려다주는 버스도, 북적이는 지하철도 도원경처럼 신기해 보일 수 있다. 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거리를 지날 때 15분만 시간을 내서 눈에 띄는 사물 하나하나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듯 자신에게 말해보라. 버스는 겉이 무슨 색깔인가?(단지 녹색이나 빨간색이 아니라 샐비어 색이나 올리브 그린, 자주색이나 주홍색처럼 구체적으로.) 입구는 어디인가? 차장과 운전사가 따로 있는가, 아니면 한 사람이 차장 겸 운전사 역할을 모두 하고 있는가? 버스 내부, 예를 들어 벽, 바닥, 좌석, 광고 포스터는 무슨 색깔인가? 좌석은 어느 쪽을 향하고 있는가? 맞은편에 누가 앉아 있는가? 옆사람들은 어떤 옷차림을 하고 있는가, 서 있는가, 앉아 있는가, 독서를 하고 있는가, 아니면 졸고 있는가? 어떤 소리가 들리는가, 어떤 냄새가 나는가, 손잡이 가죽이나 스쳐 지나가는 외투 자락의 느낌은 어떤가? 잠시후 집중력이 떨어지겠지만 장면이 바뀔 때마다 집중력을 다시 회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음으로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사람을 관찰하라. 어디서 탔으며, 행선지는 어디일 것 같은가? 얼굴, 태도, 옷차림에서 그 사람에 대해 무엇을 짐작할 수 있는가? 고향은 어디일 것 같은가?(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집 <월요일 또는 화요일(Monday or Tuesday)>에 수록된 단편 [쓰지 않은 소설(Unwritten Novel)] 을 참조하라.)  132-133


정말로 글을 쓰고 싶다면 이런 간단하고 사소한 훈련이 크게 도움이 된다...

물론 알맞은 표현이 쉽게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단지 그 이유 때문에 새로운 느낌에 딱 어울리는 단어를 찾는 작업을 포기해선 안 된다. 올바른 표현을 찾으려 끈질기게 노력하다 보면 정말 필요할 때 바로 이거다 싶은 문구가 저절로 생각날 것이다.  134-135


이런 식으로 자신을 바라보기 시작하면 곧 아침에 쓰는 글이 전보다 더 원숙하고 수준이 높아졌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매일 새로운 소재를 쉽게 발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음속에 숨어 있는 기억을 불러낼 수 있다. 새로운 사실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신의 본성 깊숙이 내려가 감각과 경험, 지나간 기쁨과 슬픔, 자신의 기억 깊은 곳에 자리하는 옛 시절과 완전히 잊고 지냈던 일화를 남김없이 끄집어 낸다.  135


그 동안의 경험을 들어 오늘의 신념이 내일의 신념이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확신하며 자신을 송두리째 내던지길 망설이는 초보 작가가 너무나 흔하다. 이런 초보 작가는 일종의 주문 같은 것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는 궁극적인 지혜가 저절로 모습을 드러내주길 기다리다가 그 시기가 너무 늦어지면 자신은 글을 쓰긴 글렀나 보다고 지레 판단해버린다. 이러한 기다림이 (가끔 그렇듯이) 단지 글쓰기를 막연히 미루는 신경과민성 핑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어려움으로 작용할 경우 그는 전력투구하지 않고 건성으로 반쯤 이야기를 쓰다가 거기서 그치고 만다.

이런 작가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혼자만 그런 일을 겪는게 아니라는 점을 깨닫는 것이다.  143



- 신을 믿는가? 믿는다면 어떤 측면에서?(영국 소설가 토머스 하디(1840~1928)의 '불멸의 수호신'(<테스>중에서)이라는 측면에서, 아니면 H. G. 웰스의 '현현하는 신'이라는 측면에서?)

- 자유 의지를 믿는가, 아니면 결정론자인가?(예술가가 결정론자라는 생각은 너무도 모순이라 상상하기가 어렵다 하더라도.)

- 남자를 좋아하는가? 아니면 여자? 아니면 어린아이?

- 결혼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 낭만적인 사랑은 미망이자 올가미라고 생각하는가?

- "백 년이 지나도 모두 똑같을 것이다."라는 말을 심오한 진리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얄팍한 속임수라고 생각하는가?

-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은 무엇인가? 또 가장 큰 불행은? 


이런 굵직한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목한다면 중요한 사안을 다루는 소설을 쓸 준비가 아직 안 된 상태다.  150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여가 활동을 찾으려면 직접 실험해보는 길밖에 없다. 하지만 끝내야 할 작품이 있을 때는 책이나 연극이나 영화는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책이나 연극의 내용이 좋을수록 정신이 흐트러질 뿐만 아니라 실제로 기분이 변해 생각이 바뀐 상태에서 다시 글을 쓰게 된다.  155


열정이 넘치는 작가만이 '기분 전환'이라는 매혹적인 이름으로 부를 자격이 있다. 그리고 성공한 작가일수록 작가로서 스스로에 대해 말할 때 좋은 책을 들고 구석을 찾는다는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물론 성공한 작가들은 책 읽기를 좋아한다.(사실 모든 작가는 먹는 것보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아무리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정신을 깨어 있게 하는 것은 말 없는 활동이라는 사실을 이미 깨달았다.  156-157


다른 사람의 문체에 얼마나 쉽게 빠질 수 있는지 예를 통해 알아보자. 어조와 문체에서 강한 개성을 자랑하는 작가를 한 명 고르라...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라면 누구든 상관없다. 피로가 약간 느껴지면서 처음의 관심이 시들해질 때까지 그 작가의 작품을 읽어라. 이제 책을 한쪽으로 치워놓고 아무 주제든 글을 몇 쪽 쓰라. 그런 다음 그 글과 아침에 쓴 글을 비교해보라. 필시 그 둘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마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자신이 고른 작가의 방향대로 강조저모가 어조를 바꾸었을 것이다. 패러디의 의도가 전혀 없었고, 심지어는 되도록 독자적으로 글을 쓰려고 했는데도 너무나 비슷해서 어처구니가 없을 때도 더러 있다.  161-162


무엇보다도 자신만의 문제, 자신만의 주제, 자신만의 어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162


천재(여기서 '천재'는 '비범한 사람'이 아니라 '하늘이 내린 재능'이라는 의미-옮긴이)의 뿌리는 의식이 아니라 무의식 안에 있다.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천재를 갈고 닦는다고 해서 위대한 예술 작품이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 재능은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나며, 의식의 영역 바깥에 기원을 두고 있다.  174


무의식을 흐릿학 우중충하고 형체도 없는 개념들이 어지럽게 떠다니는 지옥의 변방쯤으로 여겨선 곤란하다. 오히려 그 반대로 무의식은 형식에 민감하다. 뮤의식은 우리의 이성보다 유형, 양상, 목적을 훨씬 더 빨리 포착해낸다. 하지만 무의식의 활동이 너무 왕성할 경우에는 경로에서 이탈할 수도 있으므로 늘 조심해야 한다. 무의식이 제시하는 자료가 감당 못할 정도로 넘쳐나지 않도록 늘 올바른 방향을 잡아주고 통제해야 한다. 하지만 글을 잘 쓰려면 당면한 지식의 문지방 뒤에 자리하는 우리 본성의 거대하고 강력한 이 부분과 타협해야 한다.  176


계획하고 있는 작품의 형식과 주제를 결정하는 것은 무의식이며, 무의식에 의지하는 법을 터득할 수 있다면 훨씬 더 훌륭하고 확실한 결실을 거두게 될 것이다. 그러려면 무의식의 활동에 시도 때도 없이 간섭해선 안 된다.  177


진정한 천재는 자신이 어떻게 일하는지 미처 깨닫지 못한채로 평생을 살아간다.  177


재능이라는 자원은 그 양이 아무리 미미하다 하더라도 평생을 가도 다 쓸 수 없을 만큼 충만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타고난 재능을 더 늘리는 것이 아니라 활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시대와 인종을 초월해 위대한 사람들은, 마치 처음부터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그야말로 순수한 재능을 타고나기라도 한 듯 너무나 위대해서 편의상 우리가 '천재'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삶과 예술 작업에서 나머지 인간들보다 그러한 기능을 좀더 자유롭게 발휘했을 뿐이다.  181-182


어떤 면에서 작가는 요행을 통해서든 오랜 모색을 통해서든 가벼운 상태의 최면에 스스로 빠져든다. 최면 상태에서도 관심은 여전히 유지되지만 그저 유지될 뿐이다. 굳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 이때 작가는 마음의 수면 저 뒤편에 너무 깊이 가라앉아 있어(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마침내 자신을 일깨우지 않는 한) 뭔가 활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자신의 이야기가 하나의 통합된 작업 속으로 녹아들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185


집중해서 생각하려면 몸을 움직여선 안 된다. 사람들은 생각을 집중할 때 기껏해야 가볍고 기계적인 일만 한다. 행동에 들어가게 하려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야 한다.

주기성을 띠면서 단조롭고 말 없는 활동이 바로 거기에 해당한다...

몸을 가만히 놔두듯 마음을 가만히 놔두는 법을 익히라.  188-189


이런 방법을 사용해보라. 즉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회색 고무공처럼 단순한 물체를 선택하라.(밝은 색깔의 물체나 눈에 확 띄는 물체는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공을 잡고 가만히 들여다보라. 공에 관심을 집중하고 마음이 어지럽게 돌아다닐 때마다 마음을 다독여 차분히 지정시키라. 한동안 그 물체에만 집중할 수 있다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라. 눈을 감고 계속 공만 생각하라. 그러고 나서는 그 단순한 생각마저 마음에서 빠져나가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마음이 가는 대로 그저 지켜보면서 거침없이 질주하도록 내러려두라. 머잖아 마음이 점차 차분해질 것이다. 서두르지 말라. 완전히 차분해지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아마 충분히 고요한 상태에 이를 것이다.  191




옮긴이의 말

도러시아 브랜디의 <작가 수업>이 처음 출간된 연도는 1934년이다. 그 후 한때 절판됐다가 1981년에 다시 빛을 보게 됐다.  206


브랜디는 그 비결을 터득하려면 먼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자신의 참 모습과 마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려면 글쓰기 기교를 둘러싼 잡다한 방법론이나 다른 사람들의 평가는 물론 스스로를 판단하려는 경향도 한동안 멀찍이 치워두어야 한다. 다시 말해 우리의 안팎을 끊임없이 들락거리며 이런저런 정보를 실어나르는 의식에 연연하지 말고 가공하기전의 다이아몬드 원석처럼 자신의 참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무의식과 친해져야 한다.  

그렇게 자신의 무의식과 친해지면서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속속들이 파악했을 때 비로소 생산성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의지대로 글을 쓸 수 있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브랜디도 이 점을 인정한다.  207-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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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으로 내세운 의식적 꿈과 실질적으로 욕망하는 자신의 무의식적 꿈은 전혀 딴판일 수도 있다.  20


우리는 수시로 자기 자신이 의식적으로 표방하는 꿈과 무의식적으로 욕망하는 실질적 내용이 같은지 다른지를 점검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스스로 속고 속이는 기만을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여기며 살게 된다.  21


성철은 동정일여, 몽중일려, 숙면일여가 되어야 실제 견성이란다.

'불교에서 수행하여 공부하는 단계를 보면, 첫째 동정일여(動靜一如 움직일동 고요할정 한일 같을여) 즉 일상생활에서 가고 오고 할 때나 가만히 있을 때나 말을 하거나 안 하거나, 변함 없이 공부가 되어야 합니다. 여여불변(如如不變 같을여 아닐불 변할변)하여야 합니다.

동정일여가 되어도 잠이 들어 꿈을 꾸면 공부는 없어지고 꿈속에서 딴짓하며 놀고 있는데, 꿈에서도 일여한 것을 몽중일여(夢中一如 꿈몽 가운데중 한일 같은여)라 합니다.

몽중일여가 되어도 앞에서 말했듯이 잠이 깊이 들면 아무것도 없습니다. 잠이 푹 들었을 때도 여여한 것을 숙면일여(熟眠一如 익을숙 쉴면 한일 같을여)라 합니다.

숙면이여가 되어도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더욱 나아가야 합니다. 백척간두(百尺竿頭 일백백 자척 장대간 머리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된다 말입니다. 그리하여 깨쳐야만 그것이 실제 견성입니다.' (성철의 <자기를 바로 봅시다> 127쪽)  23


흔히 사람들은 다른 사람드에게 나쁜 의도로 거짓말하거나사기를 치지 않으면 자신은 정직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자부한다. 일반적으로 보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무릇 필부필녀가 아닌 예술가 혹은 자유인으로 살아가려면, 다른 사람들에게 나쁜 의도로 거짓말하거나 사기를 치기 이전에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하거나 사기를 치고 있지나 않은지 스스로 점검해 보아야 한다. 

이 점이야말로 타인들과 적당히 얽혀 만수산 드렁칡처럼 살아가려는 '일반인'과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살아가려는 '예술인/자유인'의 중요한 변별점이 아닐까 싶다(글쓰기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모든 사람은 창의적 탐색을 시작한 예술가이자 자유인이어야 한다). 일반 필부필녀에겐 타자와의 무난한 관계가 매우 중요핟다. 그래서 그들에게 정직과 부정을 가르는 잣대는 '타자에게 피해를 주었느냐, 아니냐'이다. 그들은 타자의 이해로써 나의 행동을 조절하며 살아간다. 소위 타자의 욕망을 내면화하면서 살기.

그렇다 보니 매우 도덕적인 규율들 가령, 도둑질하지 마라, 거짓말하지 마라, 사기치지 마라, 강간하지 마라 등과 같은 규율을 우선 중시한다. 그런데 이들 도덕적 규율이란, 말이 좋아서 윤리적 도덕적 규율일 뿐, 알고보면 죄수들 혹은 범법자들이나 주입받을 만한 규율들 아닌가? 도둑질하고 싶은 인간, 거짓말하고 싶은 인간, 사기치거나 강간하고 싶은 인간, 다시 말해 죄수의 감수성이 몸 안에 들끓는 인간들에게나 강요할 만한 규율이 아닌가?

이렇듯 우리 일반 시민들의 도덕적 기준이란, 가령 푸코의 '팬옵티콘'이 적절하게 보여 주듯, 죄인의 감수성을 기초로 세워진 규율이다. 반대로 자유를 꿈꾸는 예술가는, 앞서 김수영의 시세계에서 보았듯, 자기 내면의 정직을 우선시한다. '일반인'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 시선을 중시하며 살아가지만, '예술가'는 스스로를 들여다보며 스스로의 시선과 생각을 중시하며 살아가는 존재다. 이것이 내가 <구름의 파수병>에서 "만약에 나라는 사람을 유심히 들여다본다고 하자/ 그러면 나는 내가 시와는 반역된 생화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라는 구절을 접하며 받은 충격이었다. 

자기 내면의 정직을 우선시하게 되면, 역설적이게도 윤리적 도덕적 차원의 선택에 앞서 자신의 욕망에 먼저 충실해질 수밖에 없다. '타자적 욕망을 내면화하면서 살기' 보다는 자기 안의 꿈틀거리는 욕망을 먼저 인정하고 존중하게 된다. 물론 도덕이나 윤리를 중시하기도 하지만, 그조차 자신의 욕망일 경우게 중시한다.  31-32


'도덕적 정직'은 행동 결과와 타자의 평가를 중시한다. 하지만 '실질적 정직'은 행동 과정의 실질적 내용을 중시한다. 자기 마음결에 교차하는 여러 다양한 이질적 느낌들 모두를 중시한다. 이러한 실질적 정직을 견지해야만, 도덕적 도그마에 갇히지 앟고 비로소 풍요로운 진실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34


살아 있는 글쓰기 또한 실질적 정직을 통해서야 비로소 가능해진다. 

산문이란, 말그대로, 풀어헤치는 방식의 글이다.

실질적 정직의 자세를 유지하면, 특별히 공부나 지식이 대단치 않더라도 그리고 경험이나 재능이 유별나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개성적인 목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자기 자신의 실질적 느낌과 기분, 감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만의 개성을 확보할 수 있다.  35


나는 과연 정말로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으로 하루의 계획표를 짜고 있는가.  41


꿈꾸는 사람은 반드시 변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미미하게라도 자신이 꿈꾸는 방향으로 변하지 않을 수 없다.

전념.  43


대부분이 여러 가지 형태의 의식과 무의식의 꿈으로 소망이 분산 되어 있고, 분산되어 있는 비율에 맞게 각각의 꿈들이 그 나름대로 성취되고 있는 식이다. 커피 마시고 싶은 꿈+데이트 하고 싶은 꿈+취업하고 싶은 꿈+친구 만나고 싶은 꿈... 그렇다면 세상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실질적 꿈은 이미 모두 실질적으로 이루어져 잇는, 참으로 놀랍고도 아름다운, 꿈이 이루어져야 할 세상이 아니라 꿈이 이루어지고 있는, 기이한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47




그냥 자기 자신의 느낌을 일단은 느낀 그대로 솔직하고 정직하게 옮겨야 한다.  51


창조적인 글쓰기를 하려면 일단 섬세하고 민감한 감각, 낌새, 눈치만으로 문제를 간파하고 파고들어야 한다. 관련 담론은 다만 참조만 해야 한다.  60


살아오는 동안 나의 느낌은 언제나 옳았다. 다만 그 느낌을 다루는 나의 방법이 적절치 못하거나 서툴렀을 뿐이다.  61


우리의 말실수가 종종 무의식적 욕망을 드러내듯, 글쓰기로 나타난 문제점은 글 쓰던 순간의 자기 모습을 속절없을 만큼 정확하게 드러내 준다. 이들 문제점은 모두 감추고 해결해야 할 자신의 결점으로 느껴지지만, 그러나 바로 그러한 결점 속에 자신의 장점과 잠재성이 내재해 있다는 점에서 드러내 놓고 살펴야 한다.  67



최근에 자신이 읽은 책들 중에 감동을 받고 밑줄을 그어 둔 문장이 있으면 그 문장을 재삼 음미해 보자. 그 문장의 어떤 부분이 내 마음과 공명을 일으켜 나로 하여금 밑줄을 긋게 만들었을 것이므로, 내가 우선 읽어야 할 줄탁의 인연이 되어 줄 '씨앗 도서'를 찾는 그 문장 속에 들어 있을 것이 틀림없다. 

씨앗 도서 지도를 만드는 가장 간단하고 손쉬운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최근 자신이 가장 즐겁고 유익하게 경험한 '씨앗 도서'를 가운데 놓자. 그리고 그 '씨앗 도서'의 이웃 책들을 찾아가 보자. 일단 해당 저자의 다른 책들이 그 책의 가까운 이웃일 것이다. 그리고 그 책과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같은 분야의 책들이 그 책과 가까운 또 다른 이웃일 것이다. 또한 그 책이 참고하거나 언급한 다른 책이나 작가가 있다면 그 책들 또한 이웃 책이다.  87


'씨앗 도서' 혹은 '씨앗 문장'을 몸과 마음에 심어 두는 첫번째 방법은 씨앗 표시를 해두는 일이다. 즉 공명이 우리는 문장에 밑줄을 긋는 일일 것이다. 

일독하고 나면 이렇게 표시해 둔 부분만을 , 재독한다. 이때 따라 써 두면 더욱 좋을 것이다. 따라 쓰기에는 너무 많은 분량일 경우엔 다만 눈을 감고 소리 내어 문장을 읽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재독과 따라 쓰기 외에 밑줄 부분을 묵상하는 방법도 있다. 문장을 읽은 다음 침묵의 상태로 연상되는 이미지나 이야기, 변형 문장, 궁극적 의미 등을 떠올려 보는 것이다.  96


책을 읽을 때는 언제나 책을 그만 접고 많은 생각에 잠기는 상황과 맞닥뜨리기를 원해야 한다. 

알고 보면 우리가 작가가 되려고 하는 이유 역시 마음의 순간적 공명에서 비롯되었다...

글을 쓰려고 하는 사람들은 묵상을 통해 비슷한 새로운 문장으로 변주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씨앗 문장을 인용하지 않은 채로, 씨앗 문장과 같은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구절을 만들어 보거나, 이미지나 사건을 만들어 보는 것도 글쓰기 훈련의 한 방법이다.  97


재독, 따라 쓰기, 묵상, 변주 외에 아예 '씨앗 문장'을 암송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98


독서는 양적 문제가 아니다.

질이 아니라 양에 치우치는 독서라면 그만 멈추는 것이 더 낫다.  100


독서 방법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자신에게 적합한 책을 스스로 찾는 것이다. 최대한 방대한 자료조사를 한 뒤, 숙고와 발품과 비용을 아끼지 말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줄탁 인연의 '씨앗 도서'를 찾되, 이 모든 과정으 ㄹ스스로 이끌어 가야 한다.  100-101


미리 정해 놓은 진리란 있을 수 없다.  104


모든 이론이란, 다만 보다 보편적이고 평균적인 통계를 바탕으로 만든 일종의 가설일 뿐이다. 그것이 아무리 훌륭한 이론일지라도 그것을 권위로 삼아서 글쓰기 방법을 탐색하는 것은 신발에 발을 맞추려는 것만큼 어리석다. 더구나창조적 행위인 글쓰기에 있어서 일반적이고 표준적인 잣대란 있을 수 없다.  109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베란다로 나간다. 유리창을 덮고 있는 하늘색 버티칼을 벗기고 그리고, 아주 잠깐 유리문을 열고 창 밖으로 고개를 내미는데 이것은 나의 오래된 습관이다.


①은 앞서 말한 대로 생략가능하고, ②와 ⑥은 지나치게 강조되어 있는 부분으로, 각각 '먼저'와 '잠깐' 정도로만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제일 먼저'라고 말하면 너무 서두르는 느낌이 들고, '아주 잠깐' 역시 순간적으로 매우 빠르게 벌어지는 사건처럼 연상되기 때문이다. ③은 '가리고 있는'이라고 해야 알맞고, ④는 불필요하다. ⑤는 떼어 낸다는 뜻에 가까우므로 '젖히고'가 적절하다. ⑦은 앞서 지적한 대로 '창을 열고' 정도가 알맞고, ⑧은 '살펴보는데' 정도의 표현이 보다 타당하다.  126


언어적 감수성이란, 언어가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감서오가 상상력을 뜻한다.  129


언어적 감수성을 키우는 데 다른 지름길은 없다. 우선은 언어와 가깝게 지내야 한다. 또한 언어를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우리가 어떤 대상을 사랑하게 되면, 그 대상의 여러 가지 모습에 대해 다른 누구보다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감수성을 얻게 되듯이, 우리가 언어를 가까이 대하고 사랑하면, 그 과정을 통해 언어에 대한 남다른 풍요로운 감성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139



일상언어는 언제나 화자와 청자 간의 직접적인 접촉성, 지시성, 상호관계성 속에서 사용된다. 화자와 청자가 상황을 함께 공유하며 얼굴을 맞대로 있는 것이다. 

언어 외에 독특한 음색이나 억양과 같은 자기만의 만투를 사용하는가 하면 의당 눈빛, 제스터, 손짓 발짓의 바디랭귀지 등을 함께 동원한다. 

덕분에 '그것', '사랑' 등과 같은 추상적인 언어를 구사해도 청자는 눈치껏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다.

반면에 글재주가 필요한 출판언어에서는 직접적인 접촉성이나 지시성, 화자와 청자 간 상호관계성이 모두 박탈당한다. 저자와 독자는 직접 접촉하지 않는다. 따라서 지시성은 모호해져서 텍스트 위를 미끄러지며 떠돈다. 관계성은 사라지고, 독자의 적극적인 상상력만이 긴요해진다. 출판언어에서는 오로지 언어 그 자체가 전부다.  145


일상언어와 출판언어는 모양은 같지만 울림은 판이하다. 20%의 일상 언어와달라, 출판에서 쓰는 언어는 100% 언어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일상언어를 글쓰기에 그대로 사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일상언어는 일상을 매끄럽게 영위하기 위해 언어를 관용적, 관습적, 상투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출판언어에서 그대로 쓰면 독자는 지루해하거나 고루해하거나 아예 공감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일상어를 우선적으로 경계해야 한다.  152


글을 쓸 때는 보다 명료하게 표현되는 순간까지 문장을 풀어서 정확하게 서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을 쓸 때는 일상에서처럼 애매한 어휘나 문장으로 대충 넘어가지 말아야 하며, 뿐만 아니라 보다 명확하게 서술하려는 노력을 통해 화자나 인물의 특성이 보다 명징하게 살아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확인시켜 준다. 우리가 언어를 섬세하고 정확하게 사용하려고 하면 할수록, 언어는 우리에게 보다 섬세하고 정확한 인물과 상황과 인식을 답례로서 선물한다. 마치 화가와 붓이 함께 그림을 그리듯, 연주가와 악기가 함께 연주를 하듯, 글쓰기란 작가와 언어가 공동으로 함께 도모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160-161


문장을 대충대충 넘어가지 않고, 보다 명확하게 구체적으로 진술하려고 애를 쓰게 되면 그러한 긴장을 통해 다루고자 하는 내용이 보다 명료해지고 생생해진다.  162


고급 식당에서의 식사가 마냥 즐거운 것만도 아니고 가난이 마냥 괴로운 것만도 아니듯, 경험한 사실보다는 그것을 겪는 화자나 인물의 정서 및 느낌 같은 실질적 내용이 중요하다. 우리가 다루려는 것은 단순한 표면적 사실이 아니라 그 사실을 겪는 심층적 진실이다. 따라서 모든 경험 사실은 실질적 내용에 의해 재편집할 필요가 있다.  

가량 '그가 그녀에게 장갑을 빌려 주었다'는 똑같은 경험사실을 글로 쓸때조차 주체에 맞게 전혀 다른 정서 느낌 기분 분위기 등의 실질적 내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보기 33>

① 호감을 갖고 있는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기운을 표현하고 싶을 때

 → 나는 장갑을 벗어 그녀에게 주었다. 날씨가 제법 쌀쌀했지만, 그러나 구태여 장갑을 껴야 할 만큼 추운 날씨는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굳이 그렇게 했고, 그녀 역시 거절하지 않았다.


② 불편한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기운을 표현하고 싶을 때

 → 준석은 장갑을 벗어 그녀에게 주었다. 날씨가 제법 쌀쌀했지만, 그러나 구태여 장갑을 껴야 할 만큼 주운 날시는 아니었다. 그녀가 괜찮다며 사양했지만, 그러나 준석은 굳이 고집을 부렸다. 그녀는 준석의 그러한 친절이 불편했다. 막상 껴 보니 따뜻하긴 했지만 돌려주기 위해 다시 만나야 할 걱정부터 앞섰다. 그러한 그녀 심사를 눈치 챘는지 돌려주지 않아도 돼요. 라고 준석이 말했다. 하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처지에 함부로 베푸는 남자의 친절은, 무뚝뚝한 남자들의 침묵 못지않게 그녀로서는 불편했다.


①과②가 모두 준석이 그녀에게 장갑을 빌려 준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읽어 보면 두 사람의 정서와 관계가 판이하다. 줄거리나 사건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주제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서술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인물, 장갑, 빌려 주는 행위 모두가 경험하지 않은 일이어도 무방하다. 

이러한 설정이 주제에 알맞으면 얼마든지 거기에 맞게 만들 필요가 있다. 이렇게 상상으로 만들어 냄으로써 위의 이야기는 사실이라기보다 허구이지만, 그러나 주제에 걸맞은 허구여서 한결 리얼하게 읽힌다.  166-168


형식적 측면에서 보자면 교정 작업은 크게 세 가지뿐이다.

① 빼기     ② 보태기     ③ 다듬기

① 주제에 걸맞지 않거나 가독성을 떨어트리는 불필요한 군더더기 부분을 제거하고, ② 너무 생략되었거나 보충해야 할 내용을 더해 준 다음, ③ 표현이나 내용이 애매하거나 부적절할 경우 명료하고 정확하게 다듬는다. 이러한 교정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잣대가 바로 '일상언어를 출판언어로 옮겨 놓기'(구어체를 문어채로 옮겨 놓기)라는 사실.


이제까지 지적한 내용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상 수다 수준의 문장을 구사하면 애매하거나 과장되게 느껴지고 독자들은 화자에 대한 신뢰감을 잃는다.

둘째, 일상에서 아무렇게나 즐겨 사용하는 간투사, 관용구, 관습어, 상투적 문장을 그대로 사용하면 의미의 명료성과 진실성이 떨어지면서 효율적 의미 전달도 불가능해지며 독자들은 긴장감을 잃는다.

셋째, 아무렇게나 대충 넘어가 버리면 그만큼 의미가 불충분해지고 독다들 역시 초점 흐린 렌즈로 찍은 사진을 보듯이 읽게 된다.

넷째, 화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면, 문장은 그만큼 거칠어지거나 꼬이거나 불필요하게 복잡한 구조를 갖게 된다.

다섯째, 보다 정확하고 세밀한 언어 문장을 구사하려고 노력하면, 언어 문장은 이러한 노력에 대한 답례로서 보다 명확하고 풍요로운 형상이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여섯째, 자신의 경험을 그대로 옮겨 놓기보다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에 맞게 경험과 기억을 재편집하고 허구화해야만 리얼리티가 더 강렬해진다.


결국 글쓰기는 자신이 경험하거나 상상한 것을 그대로 옮겨 적는 과정이 아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경험이나 상상을 오로지 언어를 통해 보다 명료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도록 애써야 하는 과정이다. 그러다 보면 처음 쓰고자 한 경허모가 상상을, 언어가 보다 명료하고 정확한 내용으로 허구화하여 떠올리도록 도와준다. 글쓰기는 이처럼 인간과 언어의 상호협력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게 되면 글을 쓰기 전에 떠올린 내용보다 글을 쓰고 난 뒤의 내용이 한결 명징하고 풍요로워진다. 심지어는 이러한 글쓰기 과정을 통해 처음 떠올린 것과는 전혀 판이하게 다른, 그렇지만 한결 더 나은 사유나 상상이 가능해지는 즐거움을 누릴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글쓰기는 내가 언어라는 도구를 마음껏 사용하는 것이라기보다, 언어를 최대한 존중하는 과정을 통해, 언어와 내가 함께 서로를 돕는 평등한 협력의 과정이다. 땅에 삽질할 때조차 삽의 생김새와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면 힘만 들고 아무런 효과도 발생하지 않듯, 글쓴이는 언어의 생김새와 특성을 철저하게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만, 수소와 산소의 결합이 물이라고 하는 독특한 물질을 만들어 내듯이, 단지 문장과 문장의 연쇄가 아니라 결합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감동과 의미가 담겨 있는 독특한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다.  168-169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내용과 작가가 표현한 문장, 즉 독자가 읽은 문장, 그리고 독자가 해석한 내용 사이에느 ㄴ언제나 틈이 있다. 따라서 겉멋을 부리기보다는 먼저 정확하고 세밀한 서술을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생각과 문장이 합치되어야 한다. 자신이 의도한 내용과 독자가 읽게 될 내용이 일치하도록 글을 써야 한다. 적어도 '자신이 표현하고자 한 내용'과 '자신이 언어로 표현한 내용'은 같아야 한다.  173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과 원고지에 표현된 내용을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작가인 동시에 독자 입장에서, 표현된 문장의 의미를 읽어 낼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 사건, 인물 등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동화되어야만,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진의에 충실할 수 있다.  177


작가는 결코 어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위치에서 글을 쓸 수가 없다. 미리 객괒적 거리를 두게 되면 가리감 그 자체가 하나의 가치 판단으로 읽히게 된다. 그런 점에서 작가는 언제나 일정한 각도와 방향을 갖고 글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철학이나 논설, 과학 논문조차 마찬가지다.

모든 글은 일정한 초점과 논의 방향을 전제해야 비로소 전개가 가능해진다. 문학작품인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178-179



<보기 40>

ⓐ 그녀는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쭉쭉 빵빵해. 세다가 돈도 꽤 잘 벌어.

ⓑ 그녀는 어디를 가든 주변의 이목을 끌 만큼 아름다운 편이다. 동네 슈퍼에 잠깐 나온 듯한 허름하고 편한 평상복 차림을 즐겨 입지만 그러한 차림보차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를 감추지는 못했다. 게다가 취향 때문이라면 모를까, 가격 때문에 쇼핑을 주저하지는 않을 만큼 부유했다. 

ⓒ 아름다운 외모와 넉넉한 경제적 현편에도 불구하고 무엇이든 겁부터 내고 두려워하는 그녀의 성격은, 그녀의 행동을 매우 편협하게 할 뿐만 아니라, 처신의 폭이 언제나 제한되면서 업무에 치여 신경질적인 박봉의 샐러리맨보다 더 옹졸한 생각 속에 갇히게 했다.


ⓐ, ⓑ, ⓒ 모두 동일한 인물 '그녀'를 묘사한 문장이다. 전달하는 기본 메시지(예쁜 얼굴, 좋은 몸매, 부유한 경제 사정)는 동일하다. 이렇듯 주인공은 동일한데, 주인공을 서술하는 방식, 주인공에 대해 말하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즉 화자는 서로 다르다. 특히 ⓒ에서는 아예 다른 관점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 외모보다도 성격에 초점을 두어 서술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는 단순하게 즉물적으로 외모만 중시하는 화자, ⓑ는 외모를 중시하되 정확한 관찰력을 갖춘 화자, ⓒ는 외모보다도 외모와 성격 간의 간극을 문제 삼는 화자이다. 결국 ⓐ, ⓑ, ⓒ 모두 주인공 모습과 동시에 화자의 정체성 역시도 드러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화자(話者)는 이렇듯 말하는 방식으로서 존재한다. 마치 부족한 부분이 많은 사람에 대해서 얘기하더라도, 아니 그런 사람에 대해 말할 때일수록 사려 깊게 말을 하면, 도리어 말하는 그 사람의 품위가 달라 보이듯, 이야기 주인공과 이야기 화자는 명백하게 구분된다. 

이것은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일테면 ①"나는 막내여서 장난기가 많아"라고 말한 경우와 ②"나는 막내로 자란 때문인지 장난기가 많은 편이야"라고 말하는 경우, ③"평소 막내는 장난기가 심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조차 단지 막내여서 저럴까 싶을 만큼 나의 장난기는 유다른 편이지"라고 말한 경우, 화자는 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①의 화자보다는 ②의 화자가 더 신중하게 사고하는 듯이 읽히고, ③의 화자는 같은 사건을 회고해도 한결 익살스럽게 서술할 듯한 기대감을 준다.

'주인공-되기'는 말 그대로 작가가 주인공 인물에 감정이입 혹은 동일화하여 주인공 특유의 표정, 성격, 행동, 대사 등을 나타내는 경우를 일컫는다. 하지만 1인칭 주인공 시점과 같이 주인공이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에조차 '주인공-되기'만으로는 글쓰기가 이루어질 수 없다. 주인공의 모습, 심리, 행동, 결과 등을 서술하는 화자가 동시에 존재해야 한다. 

주인공 외에 주인공의 모습을 설명하는 화자의 목소리가 언제나 필요하기 때문에, '주인공-되기'는 언제나 '화자-되기'를 통해 이루어진다. '주인공-되기'는 '화자-되기'와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는 마치, 어떻게 말할지를 결정하지 못한 경험은 그 경험 내용이 아무리 생생하더라도 입밖에 내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183-185



<보기 41>

ⓐ 나는 다시는 그를 만나지 않을 거야!

ⓑ 나는 다시는 그를 만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러자 웃음보다 한숨이 나왔다.

ⓒ 나는 다시는 그를 만나지 않기로 단단히 결심했다. 하지만 이내 단단히 결심해야 할 만큼 이미 마음을 빼앗긴 사실 또한 인정해야 했다.

ⓓ 나는 다시는 그를 만나지 않기로 결심했지만, 한순간도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스스로에 대한 조소 또한 감추지 못했다. 급기야 핸드폰을 내팽개치기는 했지만 행여 손상이 갈까 봐 이불 위에 던지곤 이내 다시 신호를 제대로 받는지 확인부터 해보았다.

ⓔ 나는 다시는 그를 만나지 않기로 결심했지만, 다시는 그를 만나지 않기로 결심하고도 한순간도 핸드폰을 손에서 떼지 않았을뿐더러, 혹시나 핸드폰이 꺼져 있는 것은 아닐까 수시로 폴더를 열어 확인해 보앗다. 그러곤 그때마다 어디 한번 연락해 봐라, 내가 받나! 하고 투덜거렸지만, 다만 어째 한번 연락도 오지 않나, 하고 속상해서 내보는 신경질일 뿐이었다.


ⓐ의 문장은 단호한 결심이 주인공 목소리를 통해 직접적으로 제시되고 있으므로, '주인공-되기'라 할 만하다. 그에 비해 ⓑ는 주인공의 결심 및 결심과는 상이한 심리상태가 함께 제시되고 있는 '주인공-되기'이고 ⓒ는 주인공의 결심 및 심리, 자기 성찰까지 진행하고 있어서 더욱 강렬한 '주인공-되기'이지만, 어쨌든 ⓑ와ⓒ 모두 특정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화자-되기'가 함께 수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주인공 및 화자 되기'로 볼 수 있다.

ⓓ는 주인공의 결심 및 심리, 행동 등을 자세히 제시하는 동시에, 주인공의 모순된 처신을 관찰하는 화자의 시점이 한결 강하게 제시된다는 점에서 ⓑ나 ⓒ보다 한결 강하게 '주인공 및 화자 되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역시 한결 강한 '주인공 및 화자 되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일정한 문구를 반복하는 화자 특유의 어투와 리듬감이 한결 강하게 인물의 행동을 희화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화자-되기'가 앞서의 경우들보다 한결 더 강화된 문장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주인공-되기'와 '화자-되기'가 동시에 이루어질 때만 글쓰기는 가능해진다. 글쓰기는 언제나 '주인공 및 화자 되기'인 것이다. 그러나 글을 쓰기까지의 과정으로 보자면 '주인공-되기', '주인공 및 화자 되기'로 나뉠 수 있다. 적어도 글쓰는 창작자의 내면적 경험 층위에서는 세 가지의 구분이 가능하다. '주인공-되기'는 하나의 인물이 되는 것이고, '화자-되기'는 그 주인공에 대해 서술하는 관점과 태도이다. 그리고 '주인공 및 화자 되기'는 하나의 인물이자 동시에 그에 대한 나름의 인식과 관점을 갖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창작자 자신의 입장에서 보면, 글쓰기란 마치 삶에서 한 사람의 주인공으로 사는 동시에, 그러한 자신의 장단점을 인식하고 성찰하는 과정을 통해, 보다 바람직하고 자유로운 인물로 성장하는 과정과 흡사하다.  185-186



<보기 42>

ⓐ 배고파 죽겠어.

ⓑ 배가 너무 고픈 나머지 돌이라도 삼킬 것 같았어.

ⓒ 배가 너무 고픈 나머지 돌멩이라도 입에 넣고 빨아서 생기는 침이라도 삼켜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

ⓓ 저 돌멩이 꼭 송편처럼 생겼네.


ⓐ, ⓑ, ⓒ, ⓓ 모두 공복 상태를 전달하고 있다. 네 경우 모두 허기진 상태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의 경우 사실 전달만 행해지고 있으며, 그에비해 ⓑ는 돌이라도 삼킬 것만 같은 과장된 심정을 통해 보다 강렬하게 공복감을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돌이라도 삼킬 것 같다'는 비유는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다소 상투적인 비유에 속한다. 따라서 강도가 다소 상쇄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표현보다는 ⓒ처럼 보다 참신하게 서술하는 것이 한결 효과적이다.

반면 ⓓ는 단순한 비유에 불과하지만 돌멩이조차 먹을 것으로만 보이는 심경의 전달을 통해 공복감을 한결 강하게 전달하고 있다. 현재 시제로만 보면, 의당 ⓓ의 인물이 가장 강렬한 공복감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데, 이는 ⓐ나 ⓑ와 달리 ⓓ의 문장이 공복감이 심한 사람이나 느끼는 환각 상태의 말투나 감성을 그대로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보다는 ⓑ가. ⓑ보다는 ⓒ와 ⓓ가 더욱 강도 높은 '주인공-되기'를 성취하고 있다. ⓒ는 '주인공 및 화자 되기'에 성공하고 있고, ⓓ는 강렬하게 '주인공-되기'를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190-191


'주인공 및 화자 되기'를 성공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어떤 문제나 사건에 대해 남다르게 깊이 고민하는 자기만의 시점(視點)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주제나 이야기,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고 고민하고 있고, 절실히 겪은 소재나 이야기, 자신에게 가장 절박하고 절급한 이야기를 꺼내 놓는 방법밖에 없다. 스스로의 싸움에 정직해지는 수밖에 없다.  205


대중들에 의해 자주 사용되는 관습어와 상투구일수록 본연의 뜻에서 한참이나 멀어지고 오염된 언어인 것이다. 언어 의미의 오염은 관습어나 관용어, 상투구뿐 아니라 과다하게 사용되는 언어라면 결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사람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어휘일수록 도리어 가장 모호해지고 식상해지면서 오염된 언어가 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언어가 자신 본래의 순연한 뜻을 잃고 너무 광범위하게 쓰이면서 모호해지고 무디어지고 애매해지는 것, 그리하여 본연의 의미망이 너무 광범위해지는 현상을 의미론적 관점에서 보자면 '언어의 타락'이라 일컬을 만하다.  209


관습어, 관용어, 상투구, 유행어, 사용빈도수가 높은 어휘 등은 모두 오염과 타락이 심한 어휘들이어서, 바람직한 글쓰기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지양되어야 할 것들이다..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욕망이지만, 사람들을 일상에서 언어를 쉽고 간소하고 편리하게만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자기만의 개성이 돋보이는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은 의당 이러한 시대적 통념으로부터 자유롭게 벗어나 자기만의 개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해야 하는데, 이러한 노력은 먼저 위에서 언급한 일상인들의 언어습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210


글쓰기란, '기성질서, 기성언어, 인상언어'와는 또 다르게 감각하고 사유하고 상상하는 사람들의 언어작업이어서, 내적 치유의 작업이자 사회운동의 전위가 된다. 또한 다르게 언어행위를 한다는 것은, 우선 기성 문법을 충분히 익히면서, 동시에 더듬거리듯 비틀고 분절하고 절합하여 새로운 변형문법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므로, 단순한 분리와 대립을 너머 포월과 탈주까지 가능하다. 

무엇보다 기성질서에 익숙한 대다수 사람들 혹은 기성질서를 답습해 온 자신의 대다수 시간들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글쓰기는 적극적으로 소수자가 되는 길이고, 창작언어로서 소수언어를 구사하는 일일 수밖에 없다.  234-235


우리는 온전히 자유롭게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성질서 혹은 주류문법이 일정 방향으로 의미화하고 계열화한 코드들을 따라 살아간다. 우리의 평소 직업 선택이나 배우자 선택뿐 아니라, 우리의 감각과 사유와 상상 모두가, 대개 이들 기성코드에 속수무책으로 포획되기 일쑤다. 그러면서 우리의 언어 역시 일상적, 상투적, 감상적, 통념적, 관습적, 기성적 언어에 매몰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실질적 정직과 명철한 성찰과 지금 여기의 주시를 통해 창출해낸, 낯설지만 새로운, 보다 정확하고 풍요로운 감각과 사유와 상상을 통해, 새로운 언어문법을 구사해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창조적 글쓰기가 가능해진다. 따라서 동일한 언어권 안에서, 심지어 동일한 자신의 언어 안에서, 마치 이방인의 외국어같이 더듬거려 가며 즐거이 새로운 감각, 새로운 사유, 새로운 상상의 언어문법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창조가 가능할 때 비로소 우리는 소수자가 되고 우리의 문장은 소수언어가 된다. 이때 소수 / 다수의 구분은, 양적 가늠이 아니라 언어를 다루는 방식에 의한 구분이다.

양적 소수자(여성, 장애인, 소수인종, 빈민층) 중에도 다수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으며, 또한 양적으로 소수만 사용하는 언어(사투리, 은어, 특정집단이나 소수민족 언어)라고 해서 소수언어인 것은 아니다. 소수언어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기성언어와 주류문법으로부터 벗어나거나 가로지르거나 비틀거나 전복하면서 새롭게 변형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만의 낯설고도 새로운 감각, 사유, 상상의 문장 즉 창작언어를 만들어야 한다. 글쓰기 영역에 있어서는, 스스로 창작언어를 구사할 때만이 진정으로 소수자이다.

이렇게 창작언어를 구사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강력한 내적 실질적 정직을 통한 끝없는 자기 감각과 인식의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그런 점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약자들의 모양새가 아니라, 도리어 강자의 특징이다. 니체의 구분처럼, 고귀하고 자유로운 자로서, 무엇보다 스스로 가치를 결정하는 자이며, 가치를 창조하는 자로서의 강자다.

'고귀한 부류의 인간은 스스로를 가치 결정하는 자라고 느낀다. 그에게는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이 필요하지 않다. 그는 "나에게 해로운 것은 그 자체로 해로운 것이다"라고 판단한다. 그는 대체로 자신을 사물에 처음으로 영예를 부여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 그는 가치를 창조하는 자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선악의 저편> 276쪽)  236


글쓰기 역시 마찬가지다. 감상적, 도식적, 윤리적, 일상적, 상투적, 통념적 언어질서에 복종하는 글쓰기는 약자의 글쓰기다. 반면 스스로의 감각과 사유와 상상을 생성해 내고 즐기며 기성문법을 넘어서는 새롭고 낯선 소수언어를 만드는 자가 비로소 작가고 예술가다. 그런 점에서 글쓰기란 언제나 소수언어로서의 창작 언어를 탄생시키는 일이다. 창작 언어를 탄생시키는 일이란, 기성질서와 언어보다 더 강해지고 넉넉해진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창작언어는 자연스레 글쓴이의 개성이 묻어나는 언어이고 저항의 언어이고 전복의 언어이고 강자의 언어이고 난장(亂場 어지러울난, 마당장)의 언어다.  238


플롯에 대해 가장 널리 인용되는설명은 포스터가 밝힌 스토리와 플롯의 비교구절이다. 그의 <소설의 이해>를 보면

''스토리'는 '시간의 연속에 따라 정리된 사건의 서술'.

 '플롯'은 '역시 사건의 서술이지만 인과관계를 강조하는 서술''

이 구절 때문에 흔히들 플롯을 '인과관계를 짜는 것'이라 오해하며, 매우 거친 인과관계를 설정해 놓곤 한다. 가령, 어렸을 때 술꾼 아버지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남자 주인공의 성격이 난폭하다고 설명을 한다거나, 고생하며 자라서 성격이 어둡다거나 하는 설명들을 단다. 하지만 이 같은 설정은 지나치게 기계론적이어서 언제나 역설적이며 역동적 존재인 인간을 설명하기에는 한참 부족하다. 술꾼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들 역시 술꾼일수도 있지만, 도리어 술을 삼갈 수도 있다. 고생하며 자라서 성격이 어두울 수도 있지만 적극적일 수도 있다. 플롯에서 인과란 기계적 인과론과는 무관하며, 차라리 내용 및 주제의 일관성을 의미한다. 

플롯을 설명한 부분을 좀 더 정확하게 인용해 보자.

''왕이 죽자 왕비도 죽었다' 이것은 스토리이다. '왕이 죽자 슬픔을 못 이겨 왕비도 죽었다.' 이것은 플롯이다. 시간의 연속이 보존되고 있지만 인과감이 거기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또 '왕비가 죽었다. 사인을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더니 왕이 죽은 슬픔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것은 신비를 안고 있는 플롯이며 고도의 발전이 가능한 형식이다.'

작가 입장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스토리와 플롯의 차이보다, '신비를 안고 있는 플롯이며 고도의 발전이 가능한 형식' 부분이다. 시간 순서의 '스토리'를 인과관계로 연결시켜 놓으면 '플롯'이 되지만, 그러나 그렇게 한다고 해서 '발전이 가능한 형식의 플롯'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발전 가능한 형식으로서의 플롯이다.  


ⓐ 왕이 죽자 왕비도 죽었다.(이야기)

ⓑ 왕이 죽자 슬픔을 못 이겨 왕비도 죽었다.(플롯)

ⓒ 왕비가 죽었다. 사인을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더니 왕이 죽은 슬픔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발전 가능한 형식의 플롯)

ⓐ는 다만 사건이 일어난 것을 시간 순서대로 기술하고 있다. 그레 비해 ⓑ는 두 사건에 인과성을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에 이르면 '사인을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더니... 발혀졌다' 식의 복문구조를 첨가함으로써 의문과 미스터리를 암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리하여 '신비를 안은 보다 발전한 형식의 플롯'이 되었다. 이처럼 '스토리'가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기록하는 방법이라면, '발달된 형식으로서의 플롯'은 말하고자 하는 의도나 주제에 부합하는 사건 내용 중심으로 짜임새 있게 서술하는 방식이다.

포스터의 설명은 아리스토텔레시의 <시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시학>에서 플롯에 대해 언급한 부분만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보기 61>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의 결합, 즉 플롯이다.(6장)... 전체는 시초와 중간과 종말을 가지고 있다. 시초는 그 자체가 필연적으로 다른 것 다음에 오는 것이 아니라 그것 다음에 다른 것이 존재하거나 생성되는 성질의 것이다. 반대로 종말은 그 자체가 필연적으로 또는 대개 다른 것 다음에 존재하고, 그것 다음에는 다른 것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성질의 것이다. 중간은 그 자체가 다른 것 다음에 존재하고, 또 그것 다음에 다른 것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플롯을 훌륭하게 구성하려면 아무 데서나 시작하거나 끝내서는 안 된다. 앞서 말한 원칙을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 왜냐하면 아름다움은 크기와 질서에 있기 때문이다. (7장) ... 플롯의 통일은 어떤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듯이 한 사람을 취급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무수히 많은 사건이 한 사람에게 일어나는데 그중에는 통일을 이룰 수 없는 것도 있다. 마찬가지로 한 사람의 행동이라 하더라도 하나의 통일된 행동을 이룰 수 없는 것이 허다하다. ... 그 [호메로스]는 <오디세이아>를 쓸때 주인공에게 일어난 사건을 모두 취급하지 않았다. 이를테면 오디세우스가 파르나소스 산에서 부상당한 일이라든지, 출전 소집을 받았을 때 광증(狂症 미칠광 병증세증)을 가장한 사건은 취급하지 않았다. 그것은 두 사건 사이에 필연적 또는 개연적 인과관계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는 대신 그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은 통일성이 있는 행동을 주제로 하여 <오디세이아>를 구성했던 것이다. (8장) ... 단순한 플롯과 행동 중에서 최악의 것은 삽화적인 것이다. 나는 여러 가지 삽화들이 상호간에 개연적 또는 필연적 인과관계도 없이 잇달아 일어날 때, 이를 삽화적 플롯이라고 부른다. (9장) ... 행동이 앞서 규정한 바와 같이, 연속성과 통일성을 가지고 진행된다 하더라도, 주인공의 운명의 변화가 급전이나 발견 없이 이루어질 때 나는 이를 단순한 행동이라 부르고, 주인공의 운명의 변화가 급전이나 발견, 또는 이 양자를 다 수반하여 이루어질 때 복잡한 행동이라 부른다. 그런데 급전이나 발견은 플롯의 구성 그 자체로부터 발생해야만 하므로, 선행 사건의 필연적 또는 개연적 결과라야 한다. 한 사건이 다른 사건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것과, 다른 사건에 '이어서' 일어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11장)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강조한 부분에서 보듯, 플롯은 단순히 사건들 간 인과성으로 인해 획득되는 것이 아니라 필연성, 개연성, 통일성 등을 통해 구성하는 것이다. 스토리가 플롯이 되려면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기보다는 인과적으로 구성하되, 단순히 '원인+결과'의 논리적 인과보다는 하나의 인관된 통일성 있는 주제를 바탕으로, 즉 유기적 짜임새로 서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44-247



실제로 일어난 일인 듯이 글을 쓸 수는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일어난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놓을 수는 없다. 재현은 불가능하다. 다만 구현(具顯 갖출구 나타날현)을 추구할 수 있을 뿐이다.

말하고자 하는 의도나 주제에 맞게끔 그려 내는 구현적 글쓰기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247


어떤 작가에게 독특하고 강렬한 경험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좋은 글감이 되겠지만. 그에게 독특하고 강렬한 주제의식이 없다면 글은 기껏해야 기록에 그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작가에게 독특하고 강렬한 주제의식만 있다면 그는 그에 걸맞은 경험을 얼마든지 창조할 수 있다. 경험 중심으로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실제 경험만이 글감으로 사용되지만, 주제 중심으로 글을 쓴느 사람에게는 자신이 실제로 경험한 것 외에 주변 사람들의 경험이나 책이나 텔레빚너에서 접한 경험까지도, 그리고 상상해 본 경험까지도 주제에 걸맞기만 하면 변용해서 사용할 수가 있기에 무한한 글감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254



하나의 줄거리로 이어지는 이야기 연쇄를 '환유'라 하고, 의미 혹은 주제가 중첩되어 있는 경우를 '은유'라고 일컫는다. 기호학적 관점으로 볼 때 문학작품이란 환유의 연쇄축과 은유의 중첩축이 각각 씨줄과 날줄로 엮여져 있는 모양에 불과하다.  254-255



작품 속에서 은유의 축은 동일한 의미군에 속하는 내용들이 반복, 변주 되면서 중첩적으로 만들어진다. 이렇듯 반복되어 나타나는 동일한 또는 유사한 낱말, 문구, 내용으로서 작품에 쓰인 최소 의미 단위를 일컬어 모티프(motif)라 한다. 주제와 관련되어 작품 속에 처음 나타나는 사건의 시발 부분을 '발단 모티프'라 정의할 수 있다.  259-260


플롯은 이야기를 구성하는 형식이며, 문장은 플롯으 ㄹ통해 사건의 줄거리를 쫓아가는 환유와 사건의 의미가 반복, 변주되는 은유을 날줄과 씨줄로 삼아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작품의 분석 과정이 창작 방법일 수는 없다. 작품을 환유와 은유로 나누어 분석하는 방법은 작가의 창작 방법이 아니라, 독자 혹은 비평가의 감상 및 분석 방법이다.  261


친구들 세 명이 동해로 여행간 이야기를 글로 쓴다고 치자.

'우리 셋은 동해로 갔다'라고 쓸 수 있다. '희영과 준석, 그리고 나는 동해로 갔다'라고 쓸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준석 그리고 희영과 함께, 나는 동해로 갔다'라고 쓸 수도 있다. 또 얼마든지 다른 서서루 방식도 가능할 것이다. 작가는 실로 무수한 서술 방식 주에서 단 하나의 방식을 택해야 하는데, 이 하나의 방식이란 결국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와 주제에 걸맞은 방식이어야 할 것이다. 결국 자신만의 문제의식, 강렬한 주제의식 없이는 첫 문장조차 쓸 수 없는 것이다.  262


창작 과정과 관련해서는 차라리 '구현하고자 하는 강렬한 문제의식'과 '정밀한 언어기술 능력', 이 두가지 요소가 필수적이고, 두 가지 요소만 갖추면 충분하다...

머리로 대충의 얼개를 짤 수는 있어도 어휘, 어순, 길이 등등을 하나하나 정교하게 선택할 수는 없다...

결국 자신의 전 감각을 동원하여 온몸으로, 온몸으로, 온몸으로, 자신의 중심 혹은 바깥까지 밀고 나가는 수밖에 없다.  263



창작을 하려면 마땅히 새로운 미지를 향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창작은 이제까지는 없던 것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므로 마땅히 자기만의 개성, 실험, 모험을 추구하는 자세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글쓰기는 외로운 작업이다. 그리고 그만큼 자유롭다.  266


글쓰기의 발원지는 침묵이다. 다만 삶을 살아가는 중에, 고요히 침묵하는주엥, 그렇다고 해서 다만 말 없는 상태가 아니라 차차 수많은 말이 마음속에서 웅성거리며 쌓여 들끓는 침묵 속에서 비로소 언어는 태어난다. 문득 무엇인가 쓰고 싶어지는 욕망이 생겨난다. 이렇게 생겨나는 글쓰기의 가장 우선적인 형태는 낙서나 메모다. 

낙서나 메모는 한 개 이상의 단어로 가능하다. 그래서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은 의당 낙서와 메모로부터 출발한다. 아무렇게나 적어도 되는 낙서는, 아무렇게나 적어도 되기 때문에 대개 화장실 낙서처럼 비속하고 조잡하지만, 그만큼 솔직해질 수 있는 기회이고, 솔직해지면서 자기 무의식 속에 숨어 있는 뜻밖의 이질적 자신과 대면할 수 있는 단초이기도 하다.

거기에 비해 메모는 우리 의식에서 끝없이 피어오르는 수많은 망상 중에서 가치 있다고 판단되는 정보나 아이디어들을 적어 두는 글쓰기이다. 인간의 의식은 끝없이 망상을 펼친다. 그리고 거기에 집착한다. 망상 주엥는 근거 없는 연상이어서 참으로 망상에 불과한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때로 멋진 사유나 영감으로 치닫는 아이디어도 있다. "쉴 새 없이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망상의 새를 막을 수 는 없지만 그 새가 머리에 둥지를 트는 것은 막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메모와 글쓰기를 통해 때로 멋진 새를 잡을 수도 있다!

낙서와 메모, 더 나아가 낙서 같은 메모, 메모 같은 낙서를 평소 꾸준히 활용해야 한다. 자유로운 글쓰기를 하려면, 그 어떤 금기도 깨고 낙서로 마구 배설을 해보거나, 메모로써 목표를 분명하게 해두거나, 아이디어나 친구의 재치 있는 농담, 문화 정보 등을 놓치지 않고 메모해 두는 것에서부터 먼저 부지런해야 한다.  269


우리가 일상에서 관습적으로 넘어가는 문제들, 대충 뭉뚱그려 생각하는 문제들, 혹은 순간적인 불편, 짜증, 고통 정도로만 여기며 스쳐 지나가는 문제들, 혹은 너무 두렵거나 난해하거나 복잡해서 마주하지 않던 문제들을 언어로 촘촘히 풀어헤침으로써, 그 문제들이나 감정들 속에 숨어 있던 실질적 진실을 발견하고, 사유하고, 상상하는 것이 '산문'이고, 이러한 행위 정신을 '산문정신'이라 부를 수 있다.  277


① 산문정신은 이런저런 일상의 느낌을 보다 정직하게, 보다 또렷하게, 보다 깊이있게, 보다 다양하게 들여다보려는 노력으로부터 시작된다.

자기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통념이나 관습과는 또 다른 여러 이질적인 느낌들을 감지하는 실질적 정직의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면, 무엇이든 매력적인 글감이 될 수 있다...

평소 일반인들이 통념적, 관습적 차원에서 일상을 뭉뚱그려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글쓰기를 시작한 사람은 모든 것을 마치 난생 처음 보는 것처럼 실질적 차원에서 정직하게 들여다보려 애쓰는 사람이며, 이러한 실질적 직시를 통해 통념적으로 여겨 왔던 일상이나 관점과는 다른 진실들을 발견하게 된다.  278-279


② 실질적 정직으로서의 산문정신은, 근대적 글쓰기에서 가장 중시하는 글쓰기 자세다.

근대란 신(神)이나 도리[道]와 같은 중세의 보편원리로부터 벗어나 인간의 주체적 관점에서 세상을 직시하려는 노력이었다. 데카르트는 <방법서설>에서 다음과 같은 구체적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는 내가 명증적으로 참되다고 안 것 외에는 어떤 것도 참된 것으로서 받아들이지 않을 것, 즉 속단과 편견을 조심하여 피할 것, 그리고 의심할 여지가 조금도 없을 정도로 아주 명석하게 또 아주 판명(判明 판단할판 밝을명)하게 내 정신에 나타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내 판단 속에 넣지 않을 것.

둘째는 내가 검토할 난제의 하나하나를 될 수 있는 대로 그것들을 가장 잘 해결하기에 필요한 만큼의 소부분으로 나눌 것.

셋째는 내 생각들을 순서를 따라 이끌어 나아가되, 가장 단순하고 가장 알기 쉬운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꼐단을 올라가듯 조금씩 위로 올라가, 가장 복잡한 것들의 인식에까지 이를 것. 그리고 자연대로는 피차 아무런 순서도 없는 것들 간에도 순서가 있는 듯이 단정하고 나아갈 것.

그리고 끝으로, 하나도 빠뜨리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완전한 매거(枚擧 낱매 들거)와 전체에 걸친 통관(通觀 통할통 볼관)을 어디서나 행할 것.

기하학자들이 그들의 가장 어려운 증명에 도달하기 위하여 늘 사용하는 아주 단순하고 쉬운, 저 추리의 긴 연쇄는 나에게 다음과 같은 것을 상상하는 기회를 주엇다. 즉, 인간이 알 수 있는 모든 것은 이와 똑같은 모양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그릭 참이 아닌 어느 것도 참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으며, 또 어떤 것을 다른 어떤 것에서 연역할 때에 언제나 올바른 순서를 지키기만 하면, 아무리 멀다 해도 마침내 도달하지 못할 것이 없고, 아무리 숨겨 있다 해도 찾아낼 수 없는 것이 없다는것. 그리고 나는 어느 것부터 시작할 것인가를 찾는 데 있어 많은 고생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가장 단순하고 가장 알기 쉬운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됨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데카르트 <방법서설> 1983 20쪽)  279-280


산문정신은 정직하게, 혹은 정확하게, 혹은 면밀하게, 혹은 또렷하게, 혹은 진지하게, 혹은 통렬하게 바라보는 글쓰기 방식이다. 이러한 '바라봄'은 의당 관습적, 일상적, 통념적 질서 등과 마찰을 겪기 때문에 갈등을 만들어 내고 문제의식을 만들어 내고 비로소 새로운 주제의식을 만들어 낸다.  283



사생글은 사람이나 사건, 사물을 눈앞에서 보면서 그림 그리듯이 쓰는 글을 뜻한다. 주로 처음 글쓰기를 배우는 초등학생들에게 장려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매우 초보적인 습작 훈련 방법이다. 하지만 대상을 눈앞에서 꼼꼼히 바라보며 그림 그리듯이 글을 쓰는 방식은 앞서 언급한 '실질적 정직', '방법적 성찰', '위파사나의 주시'등의 태도와도 맥상통한다.

그런 점에서 사생글은 일반인들도 글감이 막혀 있을 때 연습 삼아 써 볼만하다. 억지로라도, 사생을 하다 보면 자신이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장면이나 문장을 발견하기도 하고, 막혀 버렸던 글감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매일 일정한 글쓰기 훈련을 하고 싶은 학생이나 글감이 떨어져서 한 줄도 쓰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강력하게 권고하는 글쓰기 방식이다.  284


사생글은 대상을 면밀하게 주시하는 습관을 키우는 동시에, 새롭게 인식하는 문장 혹은 글감을 찾게 해준다.  287



산문이란, 일상 너머 진실을 주시, 성찰하여 풀어쓰는 글이다. 단지 운문에 반하는 개념이어서, 따로 익혀야 할 장르규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통념적 수준을 넘어서는 새로운 상상력을 담은 문장이 펼쳐지는 순간, 산문쓰기는 가능해진다.  292



산문은 면밀하게 풀었는 작업이므로 우선은 무엇보다 문장이 정확해야 하고 전하고자 하는 정보나 의미를 명료하게 담고 있어야 한다...

산문 문장은 기존 인식과는 다른 각도로 바라볼 수밖에 없고, 기존 인식을 해체, 분절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낯설게 바라보는 가장 기본적인 두 가지 방법으로 비유와 서술을 들 수 있다. 비유는 자신이 다루고자 하는 대상을 낯설고 이질적인 비교를 통해 명징하게 서술하는 방식이다.  321


비유는 실질적 느낌을 명징한 이미지로 전달할 때 효과적이다. 압축적이어서 시적 묘사에 즐겨 사용된다. 반면에 대상을 그대로 풀어쓸 때는 말 그대로, '그대로 풀어서 서술'해야 하는데, 무작정 서술하기만 할 경우, 자칫 문장이 늘어지면서 산만해질 우려가 있다. 이때는 대구 및 대구의 변조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보기 82> 대구의 일례들

ⓐ 하늘은 푸르고 구름은 희다.

ⓑ 하늘은 대숲 위로 더욱 높고 푸른데, 강물은 하늘 속 구름을 받아 더욱 깊고 푸르다.

ⓒ 이마에 닿는 볕은 눈살이 찌푸려질 만큼 따뜻한데, 어개로 파고드는 바람은 팔짱을 끼며 움츠리고 싶을 만큼 쌀쌀했다.

ⓓ 그 도서관엔 비록 내가 읽을 만한 책은 없었지만 혼자 골똘히 생각에 잠길 편안함이 있었다.

ⓔ 선한 행위란 승화된 나쁜 행위이며, 나쁜 행위란 다듬어지지 않고 어리석은 선한 행위이다.


인식 대상을 둘 이상으로 나누고 그들의 공통저모가 차이점을 비교하듯이 서술하는 문장 방식은, 풀어헤치면서도 일관되게 엮어 나가는 가장 기본적인 기술 방식일 것이다. 이러한 대구 문장 혹은 분석 인식은 사물을 보다 촘촘히 나누어 설명할 수 있게끔 해주며, 대상을 단순하게 바라보지 않고 복수적으로 바라보게끔 해준다.  324



단락 = 주제문장 + 구체적 뒷받침문장

단락의 단위는 주제다. 하나의 단락엔 하나의 주제가 담겨야 효율적이며, 특히 그 주제를 뒷받침하는 문장들이 반드시 보태져야 한다.  327


뒷받침문장은 구체적인 관찰, 일례 제시, 에피소드와 사건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야기하고자 하는 대상을 실질적으로 주시하지 않는 한, 만들어지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거꾸로 실질적 정직이 자세로 주시하는 한 자연스럽게 덧보태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329


마치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다만 선물만으로 자기 진심을 전달해야 할 경우와 같다. 상대방은 선물 자체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것이다. 따라서 선물 고르기와 포자에 온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글 역시도 그 자체로 완결되어야 한다. 내용 자체로서 유기적 완결미를 이루면 좋은데, 이것이 용이하지 않을 때 글을 완결짓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는 장르규칙을 따르는 것이다. 글쓰기는 각 장르에 맞춰 일정한 규칙이 암암리에 만들어져 있는데, 이러한 장르규칙은 매듭을 깨끗이 할 수 있는 포장기술과 같아서, 글쓰기를 한결 쉽게 해준다. 

르포나 기사 같은 기록문일 경우 기본적인 장르규칙은 육하원칙이다.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에 맞추어 글을 쓰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하지만 단지 기록 이상의 의미를 담은 생활글을 쓰고자 할때는 일기문, 기행문, 서간문 양식을 차용하는 것이 알맞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무척이나 단순하고 사소한 사건들의 연속이지만, 살펴보면 수많은 인연과 관점에 따라, 문제의식에 따라, 아주 사소한 물건이나 사건일지라도 언제나 n개의 의미를 띤다.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 한일 곧즉 많을다)이어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어떤한 각도에서 얘기해야 할지 언제나 헷갈리고 어지럽기 마련이다. 

일기문, 기행문, 서간문은 이러한 복잡다단한 일상 상황을 효과적으로 일정하게 분절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이다. 먼저 일기문은 시간을 분절한다. 시간을 하루 단위로 분절하여 글을 쓰는 것이다. 기행문은 공간을 분절한다. 공간을 인물의 장소 이동에 맞춰 분절하여 글을 쓴다. 서간문은 인간에 의해 분절된다. 수신자, 발신자의 성격과 관계에 따라 다룰 내용을 가늠한다.


<보기 90> 일기문, 기행문, 서간문의 장르규칙

ⓐ 일기문(시간의 흐름에 따라)

  ① 시작 : 오늘에 대한 정보들(날씨, 분위기, 특징, 전날과 비교등)

  ② 중간 : 오늘의 핵심 사건(오늘 있었던 가장 핵심 사건들의 계열화)

  ③ 끝 : 오늘의 의미(오늘 사건의 의미 및 내일에 대한 결심등)


ⓑ 기행문(공간의 이동에 따라)

  ① 시작 : 공간 이동의 동기, 사연, 기대

  ② 중간 : 장소 이동에 따른 정보, 관찰, 사건, 느낌, 회상

  ③ 끝 : 공간 이동이 끝나고 남는 느낌, 반성, 또 다른 계획


ⓒ 서간문(인간 - 수신자와 발신자 - 에 따라)

  ① 시작 : 수신자에 대한 인사, 회고, 안부, 발신자의 근황

  ② 중간 : 수신자와 발신자의 관계, 정보, 갈등, 용건 등

  ③ 끝 : 수신자에 대한 인사, 기대, 혹은 첨언 등


일기문, 기행문, 서간문 양식은 우리의 생활을 분절하여 다루는 가장 기본적인 내적 장르라 할 수 있다. 평소 일기나 편지는 실용적으로 활용되는 방식이지만, 생활 수단으로서의 글쓰기와 무관하게, 자신이 다루고자 하는 사건 내용을 적절히 부각시킬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응용해도 좋을 글쓰기 양식이다.  333-334



서사적 글쓰기는 생활글과 달리 단지 생활 내용에 한정을 두지 않고, 자아와 세계 간의 대립, 갈등을 다루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341


일기문, 기행문, 서간문이 각각 '하루치의 시간', '한 번의 여행', '한 명의 수신자'에게 한정하여 서술하는 반면, 서사적 글쓰기의 구성 단위는 대립, 갈등이어서, 대립, 갈등의 길이에 따라 얼마든지 더 많은 시간, 공간, 인물을 다룰 수 있다. 다루고자 하는 하나의 대립, 갈등이 아직 끝나지 않는 한, 시공간과 인물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342


표면 사건보다 실질적으로 겪은 내적 갈등이 더 강할 때, 경험 내용보다 실질적 갈등의 깊이와 폭이 더 강하게 들끓을 때, 경험한 사실보다 내적 주제의식이 더 강렬해질 때, 우리는 경험 사실 그대로 기록하기보다는, 허구적 장치를 본능적으로 동원하여 보다 극적으로 이야기하게 된다. 이 지점부터 사실이나 경험의 기록을 넘어서는, 문제, 갈등, 주제에 걸맞은 허구적 글쓰기, 서사적 창작이 가능해진다.  343



에필로그 - 본질적 감수성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다만 적극적인 좌충우돌의 방황과 온몸으로으 탐색을 멈추지 말아야 하며, 또한 그 자체를 즐겨야 한다. 다른 방법이 없다. 많이 읽고 쓰고 생각하고, 그럼에도 좋은 글이 쉽게 나와 주지는 않지만, 또 다시 열심히 읽고, 계속해서 써 보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한편으로 두루 학인들을 만나 배우고, 격정적 열애나 혼자만의 칩거를 해보기도 하고, 혹은 힘겹고 고된 경험을 해보거나 현실참여를 하는 등과 같은, 글쓰기 훈련의 가장 기초적이고도 정석에 가까운 방법들을 통해, 자기 삶에 대한 강도 높은 애정을 꾸준히 실천하는 길밖에 없다.  363


문제는 천천히 운전하는 것과 여유있게 운전하는 것, 신속하게 운전하는 것과 조급하게 운전하는 것, 열심히 읽는 것과 초조하게 읽는 것, 깐깐하게 공부하는 것과 소심하게 공부하는 것. 치열하게 쓰는 것과 욕심을 부려 쓰는 것,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과 고지식하게 고민하는 것, 자부심을 갖고 행동하는 것과 자만심을 갖고 행동하는 것, 게으르게 시간을 지체하는 것과 여유롭게 때를 기다리는 것... 등을 나누어 분별하기가 좀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다. 

호흡지간(呼吸之間 부를호 숨들이쉴흡 갈지 사이간)에 생사가 갈린다고 했다. 숨 한 번 돌리자 사랑이 욕정으로 바뀌는가 하면 욕심이 노력으로 바뀌기도 한다. 숨 한번 돌리는 사이에 무욕이 게으름으로 변하느낙 하면 순정이 맹목으로 변하기도 한다...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대, 참으로 많은 학생들이, 그리고 나 자신조차도 참으로 자주, '열심히'와 '조급히'를 혼동하고, '최선을 다해'와 '욕심을 다해'를 혼동한다. '자기만의 생각'과 '자기만의 고집'을 혼동하고 '독창적인 글쓰기'와 '독선적인 글쓰기'를 혼동한다. '고독한 창작생활'과 '고립된 창작생활'을 혼동한다.  365


좋은 글은 좋은 글대로 기쁘지만, 그렇지 못한 글은 그렇지 못한 대로 스스로에게 무척이나 의미심장한 거울이다. 글쓴이의 느낌만 좋으면 그만인 상태에서 읽는 이의 공감 상태로 옮겨 가는 과정이 글쓰기지만, 읽는 이가 공감하든 않든 정직하고 치열한 글쓰기는 글쓴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로든 도움이 된다는 의미에서 좋은 글일 수밖에 없다.

자기 글에 대해 일희일비할 것도 없다. 아니 얼마든지 일희일비해도 좋다. 적극적으로 일희일비할수록 좋고, 스스로 더욱 강렬하게 일희일비하고 싶어진다.  367


독창성에도 불구하고 사사로운 소유에 갇히지 않고, 누구나 공감하고 공명하게 만드는, 무한히 열린 힘이 들어 있다. 

이러한 힘이 내재하지 않는 글쓰기는 죽은 글쓰기다. 단지 사적인 이야기여서도 곤란하고, 일반진리를 떠벌이는 글 또한 곤란하다. 사사로운 욕심이 있어야 하지만, 마침내는 누구나 공감하는 열린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그런 점에서 글쓰기는 또한 사사로운 개인으로 출발하여 누구나 공감하고 공명하는 열린 개인으로 접속하는 과정이 틀림없다.  369


다소 심하게 억압되거나 투사되거나 고착된 사람에게는 다독, 다작, 다상량의 글쓰기 공부가 소용없다. 아무리 많이 읽고 쓰고 생각해도, 그러한 공부 과정이 자기 확장으로 이어지지 않고, 자의식이나 욕심만 강화하는 방식으로 소유, 고착되어 버린다. 안타깝게도(아니, 다행스럽게도) 이런 폐쇄적 욕심에 갇힌 글은 끝내 꽃을 피우지 못한다...

이러한 왜곡과 고착은, 자의식이나 욕심이 유달리 심한 사람에게서만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정도의 차이가 잇지만, 나름의 왜곡과 고착으로 인해 책을 읽어도 있는 그대로 읽지 못하고, 글을 써도 쓰고 싶은 그대로 쓰지를 못하고, 생각을 해도 겪은 그대로 생각하지를 못한다.  370


이제라도 시작하는 모든 행동은 언제나 가장 빠른 행동이기에, 행동은 또한 언제나 즐거울 수밖에 없다. 변화를 꿈꾸는 사람에게 모든 행동은, 언제나 가장 빠른 미래이기에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혼자 외로이 여행을 떠나고, 어제와는 달리 진지하게 사람을 만나고, 미칠 듯이 자신을 볶아 대고, 술에 만취해서 자기안의 또 다른 자신을 끄집어내 보는, 일체의 행동들이 즐거울 수밖에 없고 짜릿할 수밖에 없다. 마치 최선의 지름길을 알고 시작하는 탐험가처럼, 자기 행동이 가장 빠른 길임을 확신하고 있으니 즐겁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무엇인가를 후회한다는 것은, 혹은 무엇인가를 아쉬워한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사실 지금, 여기 현실에 대해서 결핍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보다 더 나은 현실을 욕망하는 것이다. 지금, 여기보다 더 나은 현실을 욕망하기 때문에 지금, 여기의 현실의 무언가가 결핍된 듯이 느껴지는 것일 뿐이다. 그런 점엣 무엇인가를 후회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아쉬워할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욕망하는 힘이 잉여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어서, 후회와 아쉽움은, 욕망과 희망의 첫 느낌일 뿐 절망할 근거가 될 수 없다.  383


모든 행동은 그것이 가져올 미래에 대해서는 늦지 않습니다. 언제나 후회만이 늦을 뿐, 행동은 결코 늦지 않습니다.  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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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저자와 독자의 두뇌를 이어주는 끈이다. 책을 통해 저자의 두뇌 속 경험이 독자의 두뇌 속으로 흘러 들어간다. 그래서 잘 쓴 책은 독자의 두뇌를 크게 뒤흔든다.  40


사실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먼저 말씀드리자면 너무 많은 책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글 쓰는 것 자체가 업인 작가분들은 경우가 다르겠지만, 그냥 자기의 경험을 남기고 싶은 살마이 내 얘기를 반드시 책이라는 형태로 써야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자기의 추억을 남기고 싶으면 블로그를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책이 될 만한 내용이 명확하게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과시욕이나, 이런 것도 해봤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생각으로는 책이 안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굳이 말씀드리자면 저희 아버지께서 저에게 해주신 조언을 그대로 전해 드리고 싶어요. 솔직하고 진정성 있게 쓰는 것.(<3650일, 하드코어 세계일주>저자 고은초 인터뷰)  45


아르바이트로 보습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칠 때, 같은 학원의 나이 지긋한 문학 선생님께 상담을 받았다. 

"제가 머릿속에 생각은 많은데 막상 글을 쓰면 분량이 너무 적습니다. 솔직히 머릿속에는 이런저런 멋진 아이디어가 넘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솟아오르는 거 같은데 왜 글은 다섯 줄을 못 넘을까요?"

"승수 씨, 머릿속에 쓸 거리가 많은데 글이 안 나오는 것이 아니에요. 승수 씨가 글로 쓸 수 있는 딱 그만큼만 머릿속에 들어 있는겁니다."  47


글의 재료는 '경험'이다. 고로 글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경험의 부재에 있다.  49


'당신은 책이 나올 만한 삶을 살고 있는가?'

글은 '살아지는' 삶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삶에서 나온다는 것을 명심하라.  53


상상 가능한, 아니 상상을 초월하는 거의 모든 소재가 책이 된다.

글의 소재가 될 수 있는 것들.

첫째, 자기만의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인문사회 편집자로서 최고의 실력자로 꼽히는 한 편집자와 만나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유행에 상관없이 누가 뭐라 하든 자기 관심사를 가지고 얘기하는 사람은 결국 주위에 사람이 모입니다."

둘째, 자기만의 관점과 시각이 있어야 한다.  55-58


독자가 왜 돈을 내고 내 책을 사야 하는가? 이 질문에 확실한 대답을 할 수 있어야 당신이 쓰는 원고가 책이 될 수 있다. 책의 콘셉트가 좋다는 말은 독자가 그 책을 살 이유가 확실하다는 뜻이다.  62-63



인터뷰 - 은수연 <눈물도 짗을 만나면 반짝인다> 저자

<죽음의 수용소에서>에 이런 얘기가 나와요. '감정, 고통스러운 감정은 우리가 그것을 명확하고 확실하게 묘사하는 바로 그 순간에 고통이기를 멈춘다.'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69

"저는 책을 쓰라고 하고 싶지는 않아요. 글을 쓰라고 하고 싶어요...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나의 삶을 정리하고 그냥 계속 글을 쓰다 보면 그 글이 묶여 책이 되더라고요.  73



글을 쓴다는 것을 그저 자신의 생각을 문자로 표현하는 것으로만 이해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런 사람들 대부분이 글을 쓰면서 똥을 싼다. 글을 써야지 왜 배설을 하는가.  78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필요한 것, 그것은 바로 '존중과 겸손'이다. 독자를 대하는 저자의 태도가 바로 그래야 한다.  92


책 작업할 때마다 출판사는 대체적으로 20자 원고지 1,000매 분량의 원고를 요구한다.  118


보통 A4 용지 1장에 원고지 8장 분량이 들어가니 원고지 1,000장은 A4 용지로 치자면 125장 내외가 된다.  119


원고지 1,000장이라는 거대한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설계도가 필요하다. 그게 바로 목차다.  120


대부분의 경우 책을 쓰기 전에 목차부터 짜는 것이 좋다. 목차를 제대로 짜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글을 쓰다 보면 책의 균형이 개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며, 특히 용두사미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121


A4 용지 4장 쓰는 비법.

첫째, 글의 재료를 늘어놓아라.

주제와 관련해 당신이 쓸 수있는 가능한 모든 재료를 늘어놓으시라. 

둘째, 글을 꼭 도입부부터 써야 한다는 강박을 버려라.

카레라이스를 하는데 꼭 당근 먼저 깍아놓을 필요가 있는가?  122-124


'30초 안에 소설을 잘 쓰는 법을 가르쳐 드리죠. '봄'에 대해 쓰고 싶다면 이번 봄에 무엇을 느꼈는지 말하지 말고 무슨 일을 했는지 말하세요. '사랑'에 대해 쓰지 말고 사랑할 때 연인과 함게 걸었던 길, 먹었던 음식, 봤던 영화에 대해 쓰세요. 감정은 절대로 직접 전달되지 않는다는 걸 기억하세요. 전달되는 건 오직 우리가 형식적이라고 부를 만한 것뿐이에요. 이러한 사실을 이해한다면 앞으로는 봄에 시간을 내 특정한 꽅을 보러 다니고 애인과 함께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그 맛이 어땠는지, 그날의 날씨는 어땠는지를 기억하려 애쓰세요. 강의끝.' - 김연수 <우리가 보낸 순간> 중에서  158


슬픔을 표현하려면 슬펐던 경험을 '디테일'을 살려 자세히 써야 한다..

사람이란 존재는 오감을 통해 세상의 정보를 얻고, 그 정보를 통해 감정의 변화를 겪는다. 그렇다면 내 글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내 글로 내가 본 것을 생생하게 보여줘야 한다. 내가 냄새 맡은 것을 냄새 맡게 해줘야 한다. 내가 느낀 촉감을 최대한 그대로 전달해야 한다. 그래서 글쓰기는 테크닉이 아니다. 글쓰기란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다.  159


올바른 사회질서란 뭐고, 알맞은 사회적 성장은 뭐냐? 1906년에, 훗날 스탠퍼드에서 교육대 학장이 도니 엘우드 커벌리가 대답을 내놓았다. 학교는 공장이어야 된다는 것이다. "그 공장에서는 원료인 학생들을 주무르고 틀에 부어 최종 생산물로 빚어내게 될 것이다.(중략) (학생들) 백 명 가운데 아흔아홉 명은 자동인형이고, 정해준 길로 주의를 기울여 걸어들어 가고, 정해준 관행을 주의해서 따른다. 이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라 효과적인 교육의 결과이다 그 교육이란, 전문용어로 정의하면, 개체의 포섭이다."  172


과연 '개성'이란 무엇인가? 그저 남과 다른 것 정도를 개성이라고 짐작하는 경우가 많다.. 

진정한 개성은 무엇인가? 그것은 '관점의 전환'에서 나온다.  174


개성이란 '사회화'와 '교육'을 통해 사건과 사물 및 현상을 한쪽 방향에서만 보도록 길들여진 상태, 바로 그것을 뛰어넘는 것이다.  175



인터뷰 - 김상태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저자

인생에서 자신의 책을 쓰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우선 완성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완성해보면 다릅니다. 달라요. 그리고 냉정하게 출판사 열 군데 백 군데에 돌려야 합니다. 그리고 출판사한테 모욕받는 겁니다. 기꺼이요. 그리고 또 쓰는 거죠. 하하하.

이게 자신감이죠. 솔직히 모욕받는 것이 당연합니다. 모욕받는 것은 대중들이 일상을 살아나가는 방법이에요. 바람이 불면 풀이 눕듯 대중은 눕는 거죠. 성숙한 대중은 모욕받는 것에 능란합니다. 회사 가면 모욕당하잖아요. 그러면서도 일 잘하거든요. 스트레스는 좀 받겠지만요. 자신감이란 건 뭐냐면 '모욕할 테면 해보라'는 자세예요. 이런 태도가 생기는 것을 지배자들은 제일 무서워해요. 모욕하는데 기가 안 죽거든요. 황석영 같은 대가가 원고를 쓰면 다들 빌면서 원고를 달라고 하겠죠. 대중이 원고를 쓰면 누가 예뻐하겠어요?

목표를 정확하게 설정하고, 자신의 역량을 명확하게 판단하고, 완성시키고, 그 다음에 책으로 안 나오면 그냥 원고를 베개로 베고 자는 겁니다. 기꺼이 모욕당하고 모욕당하는 것을 즐겨야죠. 출판사에 보낼 때 이메일로 보내는데 돈도 안 들잖아요? 막 보내요. 그래도 끝까지 연락이 안 오면, 뭐 딴 거 쓰는 거죠. 하하하. 자신감이 있어야 돼요. 깡다구 말이에요. 뭐 안 되면 그만이잖아요."  200-201

"제트가기 하늘을 지나가면 뒤에 연기가 남잖아요? 활동가는 지나가면 알 수 없는 흔적이 남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에리히 프롬이 그런 얘기를 했어요. 감정적 지식이 아닌 것은 지식이 아니라고요. 단순히 알기만 했다고 사람이 변하지는 않잖아요... 사람은 논리로 설득되지 않아요. 지나갔을 때 흔적이 남는 사람, 그런 사람이 변화를 일으키는 겁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데 자신감 있게 살아가는 모든 살마들이 활동가라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은 지나가면 흔적이 있어요. 영향을 주겠다. 어쩌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끊임없이 사는 거예요. 계속해서, 자기가 생각하기에 의미 있고 재미있는 것을 흥미롭게 열심히 생산하는 겁니다. 책을 쓰는 일 역시 흔적을 남기는 것이죠. 그리고 책이라는 흔적은 동시대에만 남는 것도 아닙니다." 203-204


글솜씨를 키우는 8가지 요령

글 솜씨는 단시일에 비약적으로 늘지 않는다. 꾸준히 쓰는 것 외에 다른 왕도는 없다. 

- 짧은 문장이 바람직하다.

- 주어와 서술어는 호응해야 한다.

'내 목표는 우리 회사에서 가장 높은 실적을 올리려고 한다.'

'내 목표'가 도대체 누구이기에 '나'를 제치고 가장 높은 실적을 올리려 한단 말인가. 다음과 같이 고쳐야 한다.

'내 목표는 우리 회사에서 가장 높은 실적을 올리는 것이다.'

주어-서술어뿐만 아니라 목적어-서술어도 맞춰야 한다. 이런 문장은 어떤가? 

'겨울철에는 가습기나 빨래를 널어 실내 습도를 조절해야 한다.' 

빨래만 널면 됐지, 가습기까지 너는 것은 좀 곤란하지 않은가. 이렇게 수정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가습기를 틀거나 빨래를 널어 실내 습도를 조절해야 한다.'

- 수동태보다 능동태가 좋다. 

'맥주는 보리로 만들어진다' 

많은 사람이 이 문장을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 문장은 '맥주는 보리로 만든다'로 바꾸는 것이 훨씬 더 매끄럽고 자연스럽다. 

'대학 전공을 결정할 때는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번잡스럽게 '신중한 선택이 요구될'것까지도 없다. 다음과 같이 바꾸자. '대학 전공을 결정할 때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이런 경우는 어떨까?

'무상의료, 무상교육 같은 복지정택이 수립되어야 한다.'

언제까지 수동태로 쓸 것인가? 이렇게 바꾸자.

'무상의료, 무상교육 같은 복지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 지시어를 남용하지 마라.

'그는 그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말했다.'

동생은 형이 자기 아내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형수에게 알렸다는 뜻인가? 이런 '막장' 문장은 의외로 흔하다. 지시어 남용은 뻥 뚫린 고속도로를 놔두고 일부러 좁고 구불구불한 길로 돌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바꿔야 한다.

'이몽룡은 변학도가 춘향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월매에게 말했다.'

- 단락은 글의 호흡이다.

- 접속사는 글의 윤활유

- 궁극의 비법, 소리 내서 읽기

인간의 문명 진화 과정을 보면 문자 언어보다 음성 언어가 먼저 등장했다. 

문자 언어는 우리가 사용하는 음성 언어를 시각화한 것이다. 때문에 소리 내어 읽었을 때 자연스러운 글이 좋은 글이다.   205-225



인터뷰 - 권미경 편집자 

"비슷비슷한 원고를 주시는 분들의 가장 큰 공통점이 있어요. 별로 자기 점검을 안 한다는 거예요."  243

수많은 투고자들이 다들 자기 이야기 하는 데만 바쁠 뿐, 정작 책을 내줄 출판사가 어떤 원고를 요구하는지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얘기다.  244



인터뷰 - 이원석 <거대한 사기극> 저자

"대중은 일반적으로 현재 주어진 사회 속, 그러니까 현실 속에서만 살아갑니다. 마르쿠제가 얘기했던 1차원적 사회인 거죠. 그 속에서 남들을 기준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남들이 좋아하는 대학, 남들이 좋아하는 직정을 추구하게 되죠. 우리 집이 강남에 있으면 자랑스럽고 평수가 50평이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요. 저는 한국 사회에서 대중들의 '욕망'이 바뀌기를 바랍니다. 입맛이 달라져서 맵지 않고 짜지 않고 달지 않은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욕망이 달라져서 큰 평수, 많은 배기량, 좋은 학벌 같은 것에 휘둘리지 ㅇ낳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어요. 시간이라는 테스트를 거쳐 살아남은 고전은 현 사회를 넘어서는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 스스로를 점검해졸 수 있게 만듭니다. 

인문고전을 열심히 읽으면 우리의 입맛과 욕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것이 사회를 바꾸는 첫 발걸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 다음은 사람들끼리 연대를 해야 합니다. 혼자만 인문고전 읽고만다면 의미가 없어요."  284-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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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책을 시작하며 .. 8

1부 시작하기

  1장 습작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하는가? ..22

  2장 여행 떠나기 .. 48

  3장 내용에 관한 생각 일깨우기:기초훈련 .. 55

2부 작가의 역량

  4장 창조력 .. 92

  5장 기억과 전문 지식 .. 108

  6장 관찰력 .. 121

  7장 상상력 .. 142

  8장 잠재의식 .. 168

  9장 호기심 .. 177

  10장 셜록 홈스의 글쓰기 학교 .. 203


하버드 글쓰기 강의 (下) 보러가기 


책을 시작하며

이 책은 그 흔한 출판 전략 하나 일러주지 않고 독자의 심리를 깊이 파고드는 기술을 알려주지도 않는다. 글 쓰는 데 필요한 문법도 가르쳐주지 않고, 어떻게 하면 불티나게 잘 팔리는 베스트 셀러 소설을 쓸 수 있는지 그 방법 역시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 대신 이 책은 글을 쓰는 모든 작가에게 꼭 필요한, 가장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기술을 어덯게 하면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다. 또한 작가라는 사람들은 글을 쓸 때 아무 거리낌 없이 그저 쓰기부터 시작하는지 아니면 글을 쓰는 내내 보통 사람처럼 답답함을 느끼거나 혼란을 겪는지 그런저런 것들을 함께 보여줄 것이다.  8-9


글을 쓰는 데에는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

첫째, 글을 쓰려면 한 편의 글에 담길 내용을 찾아내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주제를 찾아내고, 주제에 관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발견하는 능력이 없으면 글을 쓸 수 없지 때문이다.

둘째,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독자를 헤아리는 능력이 필요하다. 

셋째, 글을 쓰려면 자신이 소통을 위해 다루고자 하는 장르나 형식에 관해 알 필요가 있다. 

넷째, 글을 쓰려면 내 마음속 생각을 독자의 마음속에 집어넣기 위해 언어를 사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10-11


그런 지식을 타고나는 작가는 없다. 종이 위의 소통을 위해 필요한 기술은 기본적으로 학습된 기술이다.  11



습작은 타격 연습이나 악보 연습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반복적인 행동이다.

습작이 단지 맹목적인 반복이란 뜻은 아니다. 훌륭한 야구선수라면 타격 훈련을 할 때 무작정 방망이를 반복해서 휘두르기만 하지는 않는다. 타격을 할 땐 한 순간에 온 정신을 한데 모은다. 한 예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순간, 방망이를 잡은 손에 온 정신을 집중한다. 또 공을 치는 순간, 공을 바라보는 눈에 온 정신을 집중할 수도 있다. 종이에 글을 쓰는 것 역시 한 순간, 한 가지 대상에 온 정신을 집중하는 행위다. 바로 이것이 글쓰기으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27


습작을 시작할 때면 자기도 모르게 학창 시절의 사고방식에 빠지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모든 것을 '올바로' 했는지 알고 싶어한다.  28

'이 글은 지난번 것처럼 좋지는 않아. 더 이상 그런 글을 쓸 수는 없을것 같아'하고 생각하게 된다.

습작할 때 마음속으로 평가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30


훈련은 학습을 위한 도구다.

평가하는 태도를 버려라. 그 대신 '이렇게 쓰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군' 하는 식으로 자신에게 속삭이는 것이다.  33


습작은 놀이 같은 것이다.

훈련을 할 때 놀이처럼 하기 위해서는 발견을 통해 배우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 

스스로 다음번에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34


무엇이든 상관없이 계속 펜으로 끼적거리는 것이다. 이 말은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이며, 앞으로 돌아가 단어에 밑줄을 긋거나 단어를 고치거나 바꾸지 않는다는 뜻이다.  35


프리라이팅(freewriting) - 10분 동안 작가가 되는 훈련을 한다는 것.

이제 몇 분의 시간을 더 들여-자신이 원하는 만큼-종이를 찬찬히 들여다본다. 그리고 과연 이 훈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스스로 골라 쓴 어휘를 볼 때 무엇이 눈에 띄는가? 어떻게 그 단어가 생각났는가? 글을 쓸 때 마음속의 어떤 생각에 주목했는가?  36


훈련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흔히 글을 쓸 때 마음을 편히 먹었다고 주장한다. 어떤 사람은 글을 쓰면서 새로운 생각이 끊임없이 떠오르는 것에 놀랐다고 말하기도 한다. 때로는 한동안 생각해두었던 것에 깊이 빠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는 사람도 있다.  37


창조적인 기능은 누구에게나 있다.  39

훈련의 요점은 연습 자체에 있지 즉각적인 결과에 있지 않다.  40



프리라이팅을 위한 지침

- 무슨 일이 있어도 적어도 10분 동안은 계속 펜을 놀려라. 시계를 보지 말고 대신 자명종이나 스톱워치를 활용하라.

- 멈추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도 이 욕구에 따르면 안 된다. 말하고 싶은 것이 생각날 때까지 똑같은 것을 반복하더라도 끝까지 멈추지 말고 펜을 놀려라. 쓰는 도중에 다른 표현이 생각나도 먼저 쓴 것에 줄을 긋거나 편집하지 마라.

- 어디까지나 사적인 일이라는 생각을 분명히 하라. 무엇을 쓰고 싶든지 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 원한다면 한 가지 주제로 시작할 수 있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 그리고 한 가지 주제로 시작했더라도 얼마든지 다른 주제로 바꿀 수 있다. 다만 계속 펜을 놀려라. 순서나 단어 선책, 문법의 정확성에 관해서는 걱정하지 마라. 이것을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 원하지 않는 부분에서 생각이 뱅뱅 맴돌 때는 방향을 바꿔라. 이 훈련의 주제는 여러분 자신이다.

- 이 글에 대해 아무런 기대를 하지 마라. 원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아무 상관도 없다. '이번에는 어떤 아이디어나 이미지가 떠오를지 궁금하다'는 태도만 유지하라.

-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과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종이에 옮겨라. 마음속에 '이건 끔찍해! 무슨 생각이 나든 그걸 쓸 수 있을 것 같아?'라든가 '와우, 대단한데! 곧 스티븐 킹 같은 자가가 될거야'하는 목소리가 들리더라도 무조건 무시하라. 계속 펜만 움직여라.

- 처음에는 자신이 쓴 것을 읽어보지 않는 게 가장 좋을 것이다. 읽고 싶어도 잠시 기다리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행여 읽더라도 너그러운 자세로 읽어라. 편집하거나 비평하지 마라. 단지 종이 위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만 주목하라.  43-44



기초 훈련은 실망스러울 정도로 단순하다.  46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 즉 "재능이란 다른 사람에게만 있다고 생각하는 가정, 그런 생각이야말로 자신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글쓰기 능력이 있다.  50


습작을 위한 준비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갖기 바란다. 먼저 다음 질문에 답해보라. 여러분은 어느 시간대에 에너지가 가장 충만한가? 여러분은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고 싶은가 아니면 원할때면 아무 때나 쓰고 싶은가? 혹시 이 두 가지 경우 모두에 해당되는가?

이제 여러분의 이상적인 글쓰기 장소를 상상해보라. 그곳은 어디인가? 하루 중 어느 시간대에 그곳을 이용하는가? 그곳은 어떻게 생겼는가? 그곳에서는 어떤 소리가 들리는가? 당신이 거기서 보거나 냄새 맡거나 만지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은 어떤 옷을 입었는가? 혼자 있는가 아니면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가? 무릎에서 고양이가 자고 있는가? 발치에 개가 누워 있는가? 그곳은 조용한가 아니면 음악이 들리는가? 음악이 있다면 어떤 음악인가? 당신 주위에 있는 이 모든 것은 편안한 느낌을 주는가 아니면 어떤 영감을 불러일으키는가?

이 모든 것을 마음속에 담고 그것을 그림으로 바꾸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52-53


어떻게 하면 가장 편안한 환경을 만들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른 조명이나 다른 의자, 다른 배치로 실험하고 싶을 수도 있다. 꼭 이런 형태는 아니겠지만 사실 글쓰기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는 육체적인 활동이다. 육체적으로 편안할 때 글쓰기에 더 많은 힘과 정력을 쏟을 수 있다.

단지 펜과 종이만 준비하고... 시작해 보는 것이다.  54



작가의 정신 : 내용에 관한 생각과 기교에 관한 생각

내용에 관한 생각이란 무엇인가? 글로 쓸 생각과 활용할 재료를 찾아내는 작가의 정신과 관련한 부분이다. 내용에 관한 생각을 잘 단련한, 노련한 작가는 흥미로운 아이디어와 정보, 장면, 이야기, 인물, 세부적인 묘사 같은 내용을 잘 포착해 독자의 관심을 이끌어낼 줄 안다.

기교에 관한 생각이란 무엇인가? 말해야 할 내용을 전달하는 작가의 정신과 관련한 부분이다. 기교적인 생각은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큰 기교, 예를 들어 소설을 어떻게 쓸 것인가 또는 기명 칼럼은 어떠해야 하는가 따위이고, 또 하나는 작은 기교, 이를테면 어휘를 선택해서 그것을 문장과 문단에 조합하는 기교다.

각각의 부분을 잘 익히기 위해서는 둘을 분리해서 훈련하는 것이 좋다.  58


프리라이팅의 진정한 목적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번째 목적은 내용에 관한 생각과 친숙해지고 그 생각을 다루는 법을 익히는 데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두번째 목적은 규칙적인 훈련으로 내용에 관한 생각을 강화해서-특정한 정신의 근육을 단련하는 것-재료 제공을 원활하게 하자는 것이다. 

어휘보다 재료에 집중하는 훈련을 하면 할수록 말하고 싶은 것을 찾아내는 것도 그만큼 더 쉬워질 것이다. 

이 훈련을 꾸준히 한다면 자신이 불러낸 재료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라도 결국에는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다.  64



자료 없이 글을 쓸 수없는 사람은 없다.

풍부한 재료.. 재료가 풍부하다면 그 많은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고르기만 하면 된다.  66


자료 모으기에는 내부 모으기와 외부 모으기 두 가지가 있다.

내부 모으기란 자기 마음속에 있는 재료를 모으는 것이다. 여러분의 경험과 생각, 꿈, 읽은 책, 시청한 영화를 불러 모으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기 머릿속에 저장된 것을 떠올린다고 보면 된다.

외부 모으기는 자기 주변에서 불러 모으는 것이다. 읽기로 마음먹은 책이나 관심 있는 것에 대한 조사, 우연히 듣게 된 대화 같은 것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기록하는 일임을 명심하라.  67


사실상 자료를 모으는 순간에 그 자료가 훗날 소용이 될지. 안 될지 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저 자신의 직관을 믿고 뭔가 매혹적이거나 중요하다고 여겨지면 그것을 적는 것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여러분은 필경 그 느낌을 잊고  말 것이다.   69



연습 : 프리라이팅에서 모으기

온힘을 내용에 집중해서 프리라이팅을 많이 하다 보면 싫증이 날 수도 있다. 이때는 원한다면 자신이 쓴 것을 훑어보고 눈에 띄는 대목에 표시를 할 수도 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 전체 구절 등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뭐든지 표시를 한다. 컴퓨터로 프리라이팅 연습을 했다면 새 문서를 열고 표시한 모든글을 붗이기 하면 된다. 펜과 종이를 사용했을 경우에는 마음에 드는 구절이나 요절에 동그라미를 친다든가 해서 자신이 원하는 방법으로 표시를 하면 된다. 원한다면 또한 표시한 자료를 새로 작성해 컴퓨터에 자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여러분은 작가의 또 다른 필수적 훈련인 새로운 차우너의 모으기를 경험해볼 기회를 자기 자신에게 부여한 것이다.  72



나는 학생들에게 분명히 말한다. 많은 독서를 하지 않고서는 작가가, 또는 유능한 작가가 될 수 없다고.

여러분은 작가로서 독서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이 말의 뜻은, 가장 중요하고 우선되는 것으로서 즐거움을 위해 독서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74


어떤 것으든 좋으면 읽는 것이다.

기쁨을 위한 독서를 한다면 무의식중에 작가의 문체자 기술을 흡수하게 될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에 대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책을 읽을 때 자기 자신을 사로잡는 것에 주목하라.  75


책읽기는 그 어떤 행위보다도 내용에 관한 생각을 키워줄 것이다.  78


연습 : 내용에 관한 생각과 더불어 하는 책읽기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이나 시, 수필을 읽어라(어떤 종류의 글을 좋아하든). 이제 그 글의 내용을 생각해 보고 마음에 떠오르는 것을 적어보라.

이 작가는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가?(예를 들면 어떤 인물이나 사건, 어떤 상세한 묘사, 어떤 아이디어를 사용했는가?) 이 재료의 무엇이 마음에 드는가? 작가는 이 재료를 어떻게 얻었다고 생각하는가? 작가가 이 특정한 재료를 사용한 까닭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79



습작을 할 때 일어나는 멋진 일 중 하나는 이 훈련이 작가로서의 자신을 아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여기서 쓰는 글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완전히 개인적인 것이어서 글을 쓸 때 마음속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주목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은 단순히 종이에 단어를 나열하는 훈련으로 자신이 매우 자유로워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훈련을 할 때 머릿속에서 어떤 커다란 목소리가 '훈련을 방해한다는 것도 알 것이다. 바로 '어떻게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라거나 '어쨌든 프리라이팅이라는 이 한심한 훈련을 왜 하는 거야?' 같은 목소리들 말이다. 또는 글쓰기를 할 때 아침 일찍 쓰거나 라디오를 켜고 쓰거나 조용한 데서 쓰는 것이 더 좋다는 여러 가지 사실도 알게 될 것이다. 또는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는 거라든가 그들의 대화를 엿듣는 것 역시 좋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노트보다는 컴퓨터로 쓰는 것이 더 낫다는 거라든가 자신의 내용에 관한 생각이 더 이상 써줄 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 주제들로 꽉 차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이처럼 글쓰기와 작가로서의 자신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것은 한도 끝도 없다. 무엇보다 실습 작가가 되려면 배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81


작가가 되기를 원한다면 또는 훌륭한 작가가 되기를 원한다면 배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말은 자신에게 시간을 제공하여 배울 기회를 허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82


자신의 습작을 돌아볼 때 평가하는 태도를 취하지 않는 것이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주요한 것은 자신이 하지 못한 것에초점을 맞추기 보다, 또 그 이상 성취하지 못한 자신을 비판하기보다 훈련 중에 자신이 성취한 것을 주목하고 그 진가를 아는 것이다. 자기가 해낸것, 자기가 배운 것에 주목하고 제대로 인식할 때만이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고, 그것은 우리의 일부가 된다. 바로 이것이 피상적이 아닌, 깊은 의미에서의 진정한 배움이다.  83-84



연습 : 자신의 글쓰기 돌아보기

이 연습은 프리라이팅 훈련처럼 한다. 10분간 또는 그 이상 계속 펜을 놀리는 것이다. 글을 쓰며 지난 몇 주간 글쓰기를 하는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반성해본다. 

자신의 글쓰기 내용이나 자기 자신의 내부에서 또는 이 두 가지 모두에게 무엇을 주목했는가? 자신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훈련 중에 무엇이 도움이 되었나? 또는 무엇이 도움이 되지 않았는가? 다음 단계로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이든 생각나는 것을 적어보라.

자신을 돌아볼 때에는 평가의 생각은 멀리한 채 습작을 하고 또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주목하고 어떤 칭찬이나 비난을 배재한 상채에서 단순하게 그 일을 적는다. 아마 여러분은 스스로 이런 물음을 제기할지도 모른다. 이 훈련은 나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 나는 글쓰기에 대해서 또는 작가로서의 나 자신이ㅔ 대해서 무엇을 배우는가? 다음 단계의 글쓰기로 나가고 싶거나 나갈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부분은 어디인가? 오늘 작가로서의 나의 직관은 무엇을 말하는가?

이렇게 하면 자신이 배운 것을 의식하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그러면 이 여행의 어느 지점까지 왔는지 또 다음 단계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자신의 훈련을 돌아본다면 '작가의 직관'으로 자신의 생각을 듣는 데 도움이 된다. 작가의 직관이란 보통 의식적인 생각보다 작가로서 발전하는 데 필요한 거을 더 잘 아는 내면의 목소리다.  85-86


나는 작가가 되는 데 재능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끝없이 초보자의 자세를 유지하면서- 기꺼이 배우는 사람이 되겠다는 자세라고 굳게 믿는다. 

배움을 돌아보는 훈련이 글을 쓰는 나 자신을 마치 어린애처럼 생각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어린아이가 자라고 발전하는 데 필요한 것은 비판이나 지나친 칭찬이 아니라 격려와 지원이다. 

자신을 돌아보는 훈련은 특정 주체에 대한 글쓰기를 계획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된다. 때로 어떻게 자신을 돌아볼지 성찰하고, 특정 문제에 관해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놀라운 통찰과 해결방법을 찾기도 한다.  87



연습 목록을 관리하는 법

연습하고 싶은 목록을 작성한다면 훈련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1.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지금 하고 싶은 연습은 무엇인가?"라고 자신에게 물어보면서 훈련 돌아보기를 연습한다.

2. 연습하고 싶은 것 서너 가지를 골라서 목록으로 작성한다.

3. 이 목록을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는다. 컴퓨터에 자장하거나 노트 맨 앞쪽 계획표에 붙일 수 있다.

4. 글쓰기를 할 시간이 조금이라도 잇다면 -단 10분이라도- 이 목록에 적힌 훈련 한 가지를 골라서 한다. 

5. 새 훈련을 시작하면서 친숙한 것을 반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될 때에는 목록을 다시 작성한다.  89



창조적이란 말은 ... 나 자신이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거나 상상하지 목한 것을 찾아낸다는 뜻이다.  93


글쓰기에서의 창조력이란 (또는 다른 행위에서도) 이보다는 재료를 모으고 모은 재료의 '조각'을 선택하고 각 조각을 서로 연결하는 과정을 말한다. 우리의 내용에 관한 생각을 많은 재료로 채우지 않는 한 우리는 창조적일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재료를 모으는 훈련에 많은 시간을 들일 필요가 있다.  94


자신이 쓰고 싶은 것을 찾는다는 것은 작가가 되기 위해 중요한 부분이다.

자신의 주제는 어떻게 찾아내는가?

1. 질문을 제기하라. - 창조적인 기능을 향해 질문을 던지고 거기서 들리는 대답을 적음으로써 주제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 시작에 필요한 몇 가지 질문을 예시해보겠다. 이 연습이 마음에 든다면 자신만의 주제를 편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대답이 들릴 때에는 계속 펜을 놀린다. 첫 질문으로 시작하되 싫증이 날 때까지 이 물음에 매달리고 나서 다음번 물음으로 넘어간다. 쓰려고 할 때 뭔가 들리는 소리가 있으면 10분 정도 지날 때까지 편한 마음으로 소리를 듣는다. 이런 질문에 대해서는 딱히 정답이 없다. 어쩌면 조잉 위로 옮겨지는 글을 보고 깜짝 놀랄 수 있다. 동시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영역을 참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간단히 방향만 바꾸면 된다. 원한다면 그때그때 다른 질문을 선태갛고 대답하면서 이 훈련을 한 번 이상 하도록 한다. 

 -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가?

 - 최근에 어떤 생각을 했는가?

 - 계속 마음을 사로잡은 생각은 무엇인가?

 - 고민거리가 있는가?

 - 무엇에 관심이 있는가?

 - 무엇을 아는가?

 - 확고한 의견을 지닌 주제가 있는가? 그렇다면 그 의견은 무엇인가?

 - 마음속에 담아둔 장소나 사람이 있는가? 그 장소는 어디고 그 사람은 누구인가?

 -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이 과정이 끝나면 자신이 쓴 것을 읽어보고 한 편의 글을 쓸 수 있는 주제로 보이는 것에 동그라미를 치거나 밑줄을 긋는다.

2. 노트를 활용하라. - 작가노트를 활용한다면 노트가 쓸 거리에 관해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해줄 것이다. 가끔씩 거기에 기록된 내용을 훑어보고 '이것에 대해 더 쓰고 싶어'하고 생각나는 항목이나 구절이 있으며 옆에 체크를 해둔다. 간혹 그 중요성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이 어떤 특정 주제에 관해 반복해서 써왔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도 있다. "나는 정말 산에 관심이 많군"이라거나 "할머니에 대한 글을 많이 쓰고 있다. 계속 쓰고 싶은 생각이 든다"하는 식으로 두드러진 주제가 나오면 이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 주제로 쓰고 싶다고 생각되는 것을 적어본다.  95-97


글쓰기란 하나의 과정이다. 이것은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단번에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97


초첨화된 프리라이팅  99



연습 : 내부 모으기를 하기 위한 초점화된 프리라이팅

앞서 연습한 '자신의 주제를 찾아라'에서 찾아낸 주제 하나를 고른다. 이것을 새 페이지의 맨 위에 기록한다. 프리라이팅 기초훈련처럼 초점화된 프리라이팅도 아주 간단하다. 적어도 10분간 계속 쓰고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한 아무도 이 글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또 훈련을 하면서 지금 쓰는 것이 완성된 글도 아니요 초고도 아니라는 시실을 염두에 둔다. 그러므로 서론, 본론, 결론 같은 것은 필요 없다. 글의 구성에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이 글을 이해할 필요도 없다. 여러분이 지금 하는 것은 자신의 내부에서 지금 자신의 주제가 될 것을 모으는 일이다. 정보 조각이라든가 이야깃거리, 사람, 이미지, 아이디어, 어휘, 구절, 질문 등 어떤 것이라도 좋다. 내부 모으기는 수년간 창고 깊숙이 처박아놓고 열어보지 않은 상자를 들여다보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 사용하고 싶은 주제를 당장 성택하지는 않는다. 단지 거기에 뭐가 들었는지 알아보는 거이다. 마음속에 떠오른 것을 검열하려고 하면 안 된다. 그것이 자신의 주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면-아무리 낯설고 연결고리가 미약해 보이더라도-노트에 적는다. 생각이 또렷하지 않을 때에는 뭔가 말할 생각이 날 때까지 단어 하나나 구절 하나를 계속 반복한다. 

'어디든지 제한 없이 가는' 기초적인 프리라이팅과 초점화된 프리라이팅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이 차이는 창조적 기능에 제공할 방이 몇 개나 되는가와 관꼐가 있다. '제한 없이 가는' 프리라이팅으로는 자신의 창조적 기능이 어디든 향할 수 있다. 초점화된 프리라이팅을 할 때에는 활도을 펼칠 특정 공간을 제공하고-자신이 선택한 주제 영역-그곳에 머무르도록 한다. 여러분이 지금쯤은 알고 있을 창조적 기능은 이곳저곳 거침없이 뛰어다니면서 제 맘대로 놀고 제 맘대로 돌아다니는 길들이지 않은 강아지와 같다. 따라서 여러분은 자신의 창조적 기능이 마치 강아지처럼 지정해준 '뜰'을 벗어나서 밖으로 나가고 싶어한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때로 창조적 기능이 이렇게 할 때에는 여러분이 지정해준 것과는 다른 주제에 대해 놀라운 아이디어를 줄 때도 있다. 이런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면 노트 여백에 아이디어를 적거나 한 줄 띄고서 아이디어를 적기도 하고, 아니면 몇 줄 건너뛰고 적도록 한다. 그런 다음에는 곧장 선택 주제에 대한 프리라이팅으로 다시 돌아가면 된다. 하지만 때로는 창조적 기능이 갈팡질팡하며 주제와는 아무 상관없는 방향으로 이끌 때도 있다. 그렇다고 다른 주제에 대해 신통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저녁 식사로 무엇을 먹을까 하는 생각이나 잡다한 공상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창조적 기능을 달래며 살며시 주제로 돌려 놓으면 된다. 마음이 주제를 벗어날 때에는 "그래, 잘했어"라고 일단 쓴다. "저녁식사는 생선요리가 좋겠어. 하지만 지금은 할머니에 관한 얘기를 쓰려고 했잖아. 할머니에 관해 말하고 싶은 것이 또 뭐가 있지?..."하는 식으로 주제로 돌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성급하게 주제를 벗어났다는 판단을 내리면 안 된다. 때로 창조적 기능은 가치 잇는 통찰이나 정보 조각으로 안내하기까지 구불구불한 긴 경로를 거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저녁 식사로 생선요리'라는 생각이 생선을 잡아 요리하는 할머니의 모습 같은, 평소 같으면 찾아낼 수도 없는 놀라운 기억을 되살려줄지도 모른다. 어떻게 해서든 적어도 10분간은 계속 펜을 놀려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그런 다음 이 연습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잠시 돌아보는 것이다. 이 연습을 했을 때 무엇이 눈에 띄는가? '제한 없이 가는' 프리라치팅 기초훈련보다 '초점을 맞춘' 프리라이팅이 더 어려웠는가? 아니면 더 쉬웠는가?

이 연습이 마음에 든다면 잘 보이는 노트 한쪽에 쓰기 목록을 기록할 수도 있다. 그러면 다음 기회에 글쓰기를 하려고 자리에 앉았을 때 이 목록에서 하나를 골라 초점화된 프리라이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00-102


어떤 성과보다는 훈련 자체에 몰두할 때 재료를 탐사하는 데 있어 완벽한 자유를 맛볼 수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대로 그 재료를 가지고 즐기면 된다.  106


완성된 글을 시도하기 전에 될 수 있으면 많은 재료를 모을 것을 권한다.  107



연습 : 질문하기

재미있게 재료를 기억할 수 없다는 느낌이 들더라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면 아주 유용한 재료로 들어가는 문이 열릴 수도 있다. 아래의 질문을 자신에게 제기하면서 답을 적어보거나 자신만의 질문을 해보라. 첫 번째 질문에 답을 적으면서 쓰기를 시작한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 때까지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한 가지 질문이 여러분의 마음을 특정 방향으로 이끌 때에는 반드시 원하는 만큼 그 방향을 유지하라.

 - 어떤 재로를 기억에 담아두는가? 기억이 일종의 배낭이라면 거기서 어떤 재료를 꺼내고 싶은가?

마음에 어떤 장소가 들어 있는가? 좋아하는 곳인가? 아니면 차라리 잊고 싶은 곳인가? 도시나 집, 방 같은 곳인가? 아니면 산이나 숲, 은밀한 상상속의 장소인가?

 - 기억에 어떤 사람들이 들어 있는가? 기억하고 싶은 사람인가? 당신을 귀찮게 따라다니는 사람인가? 책이나 영화에서 본 인물인가? 만나고 싶은 유명 인사인가?

 - 마음속에 특별한 장면이나 기념품이 들어 있는가? (내가 ~~ 할 때)

 - 기억에 어떤 이야기가 들어 있는가? 그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을 아는가? 그 사람은 무슨 일을 했는가?

 - 즐겨 떠올리는 기억이 있는가? 아니면 별로 없는가?

 - 과거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충분한 문답을 했다는 생각이 들면 아무 때나 편하게 중단하라.  110-111



연습 : '나는 ~~을 기억한다'

'나는 ~~을 기억한다'는 말로 프리라이팅 훈련을 시작한다. 한 가지 기억에 대해 싫증이 날 때까지 쓴다. 그러다 생각이 막히면 '나는 ~~을 기억한다'는 말을 다시 쓴다. 훈련 시간이 끝날 때까지 이것을 반복한다. 

단순히 '나는 ~~을 기억한다'는 말로 문장을 끝낼 수도 있다. 그런 다음 구체적인 기억으로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이 끝날 때까지 계속 반복해서 이것만 쓸 수도 있다.  111



연습 : 사진 활용하기

과거의 기억이나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사진 또는 기념품을 꺼내서 훈련하는 동안 앞에 내려놓는다. 그리고 그 사진이나 기념품에 대해 생각나는 것을 적어본다. 원한다면 각 대상에 목소리를 주어 대상이 여러분을 향해 말하게 할 수도 있다.


연습 : 기억을 활용해 모으기

앞의 연습에서 쓴 것을 모두 읽어본다. 눈에 띄는 것은 모두 표시한다. 이제 여러분이 표시한 항목 중에서 탐사하고 싶은 주제를 선택하라. 그 주제를 새 페이지의 맨 위에 써본다.

이제 지난 장에서 설명한 초점화된 프리라이팅을 활용하여 선택한 주제에 대해 10분간 쓴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기억하는 사람이나 장소, 경허에 대해 세부적인 내요을 모으려고 노력하라. 그때는 하루 중 어느 때였나? 사람들은 어떤 옷을 입고 있었나? 그들은 무엇을 했거나 또는 말했는가?

이 기억훈련을 할 때 사람들은 때로 자신의 기억이 '올바른' 것인지 걱정한다. 수업 중에 한 학생이 이렇게 물었다. "내가 기억하는 내용이 실제로 일어났던 일과 똑같다고 확신해야 합니까?" 그러자 다른 학생은 또 이렇게 물었다. "저도 계속 그런 생각이 들어요. 같은 경험을 한 다른 사람도 저와 똑같이 기억할까요?" 그러면서 덧붙였다. "이런 생각이 들면 아치 '삭제 버튼'처럼 쓴 것을 지우게 되거든요."

지금 하는 것은 노트에 기억을 모으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그것을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잘 알다시피 기억이라는 것은 주관적이고 불명확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라. 일어난 사실을 있느 그대로 기억하지 못한다고 잡아갈 '기억의 경찰'은 없다. 토론 수업 중 한 여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기억은 꿈과 같은 특성이 있어요. 팬웨이 파크 경기장에서 본 할렘 글로브트로터(Haelem Glibtrotter, 농구경기와 연극, 코미디를 섞어 관중에게 보여주는 농구단)의 농구경기를 쓰려고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잘 쓸 수가 없는 거예요. 머릿속에는 야구의 3루 베이스라인에서 휘날리는 분필가루만 또렷하게 보였거든요." 여러분이 언젠가 회고록을 발간하기로 결심했다면 여러분의 소재가 기억에 의존한 경험일 뿐 입증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독자들에게 분명히 밝힐 수 있을 것이다.  112-113


"마음속에 모든 재료가 잇다고 생각하지 않아요."라고 주장하는 학생들에게 나는 이렇게 답한다. "우리가 성인이 된 후 20~30년이 넘는 세월을 살면서 말할 거리를 엄청나게 모으지 않고서는 이 지구상에서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기억은 글쓰기 재료를 위한 거대한 원천이다.  114


작가의 꿈을 키우는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이 아는 것을 쓰라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아는 것은 자신의 경험이나 감정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기억은 자기 자신의 삶에 관한 이야기보다 더 재미있는 또 다른 재료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내가 한층 더 재미있는 것이라고 표현하곤 하는 이 재료는 바로 우리의 전문적인 지식이다.  115



연습 : 무엇을 아는가?

"여러분이 아는 것은 무엇입니까?" 나는 때로 학생들에게 묻는다. "혹시 증권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나요? 또는 알려지지 않은 르네상스 화가에 관해서는 알고 있나요? 백파이프 연주법을 아나요? 악기의 역사에 담겨 있는 많은 이야기라든가 야구 팬으로서 여러분이 응원하는 팀의 수많은 기록을 아나요?"

10분 정도 시간을 들여 자신이 아는 것을 모두 목록으로 작성해보라.(이런 전문 지식 영역은 꼭 학술적인 주제이거나 '중요한' 주제일 필요는 없다. 여러분은 10대를 양육하는 문제에 관해 아는 것이 있는가? 또는 바(bar) 관리 방법을 아는가? 이런 것들을 목록으로 작성해보라.) 프리라이팅 훈련을 할 때처럼 마음을 편히 먹고 생각나는 것을 검열하려고 하지 마라. 생각이 막히면 그냥 '나는 ~~을 안다' 또는 '나는 ~~하는 법을 안다' 하는 식으로 쓰면서 문장을 완성한다. 생각이 나지 않ㅇ르 때 물결 표시를 채울 필요는 없다. 계속 펜을 놀려라.  116



연습 : 전문 지식을 활용해 모으기

목록을 모두 읽어보면서 눈에 띄는 항목에 표시를 한다. 그중 한 가지 주제를 골라서 노트의 새로운 페이지의 맨 위에 쓴다. 이제 초점화된 프리라이팅 기술을 활용하여 지금 선택한 주제에 관해 생각나는 것은 모두 페이지에 모은다.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어도 뭔가 새로운 것이 생각날 때까지 쉬지 않고 펜을 놀린다. 주제에 대한 지식 사이사이에 빈틈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 제2부 '작가의 역량'의 제9장 '오기심'에서는 더 많은 재료를 모으는 데 도움이 되는 주제에 관해 더 잘 알려면 어떤게 필요한지 알아볼 것이다.  117


아는 것을 진지하게 살펴보라. 그것이 엄청난 재료를 제공해 줄 것이다.  119



내부 모으기를 활용하여 재료 모으는 법

 - 자신의 노트를 쭉 훑어본다. 또는 작가의 역량을 발휘해서 주제가 될 만한 목록을 나열해 본다.

 - 목록을 읽어보고 눈에 띄는 항목에 표시를 한다.

 - 표시된 항ㅁ고에서 하나를 골라 그 주제를 새 페이지의 맨 위에 적는다.

 - 초점화된 프리라이팅 기술을 활용하여 지금 이 주제에 관해 생각나는 것을 모두 적는다.

 - 이것은 완성된 글을 쓰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라. 여러분은 단순히 재료를 제공하느 ㄴ내용에 관한 새악에 용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어떤 조각을 사용할 것인지는 이후에 결정할 수 있다. 

 - 모으기 훈련을 많이 할수록 내용에 관한 생각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120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고 주목하는 관찰력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지니는 인간 본래의 능력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관찰력을 별로 사용하지 않아 이 기능이 퇴화된 사람들이 많다. 그렇더라도 관찰력은 훈련으로 언제든지 다시 소생시킬 수 있는 기능이다.  122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주목하기만 하면 된다. 오늘 본 구름의 모습은 무엇을 닮았나? 지하철에서 옆에 앉은 사람은 어떤 옷을 입었는가? 기차의 소음은 얼마나 시끄러운가? 샌드위치는 맛이 어떤가?

관찰은 판단이 아니다.

관찰하는 법을 배우기 위한 첫 단계는 속도를 낮추는 것이다.  123


외부 모으기는 작가가 해야 할 또 다른 필수 훈련이다. 외부 모으기에는 두 가지 이점이 있다. 사람들의 관찰력을 단련시켜주고 써야 할 것에 관한 아이디어와 단편적인 대화, 이미지, 세부 묘사 등 글쓰기에 사용할 재료 또한 제공해준다.  125


특수한 관찰력을 발달시키려면, 할 수 있는 한, 완전히 현재의 시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지능이나 기억력 대신 감각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오로지 감각만을 유지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126



연습 : 감각을 사용하라

노트와 펜을 준비하고 20분 정도 앉아 있을 만한 곳을 찾아보라. 원한다면 집안이라도 상관없다. 하지만 카페라든가 공원 벤치, 즐겨 찻는 강변의 어느 한 곳 등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것이다. 이국적인 나비나 식물을 채집하기 위해 야생의 자연을 찾아나서는 과학 탐험가처럼 자신이 탐험여행을 한다고 상상할 수도 잇다. 하지만 여러분이 하는 이 탐험은 단순히 노트에 탐험한 것을 기록하기 위해, 감각으로 세계를 탐험하는 것이므로 집으로 표본을 가지고 올 수는 없다.

장소가 정해지면 그곳을 앉아 관찰하라. 사람에게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오감이 있다는 사실을 염두게 둔다.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감각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나무를 본다면 가까이 다가간 다음 어떤 느낌인지 알아보기 위해 손가락으로 나무 껍질을 만져 볼 수 있다. 또 나무 냄새를 맡아보기 위해 나무에 코를 대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히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가지를 꺾어 맛을 보면 안 될 것이다. 또 이와는 달리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다면 커피의 맛은 확실히 모을 수 있는 세부적인 감각이 될 것이다. 

'완벽하게' 관찰하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때의 관찰이 흔히 하는 행동이 아니라면 처음에는 어렵게 생각될 수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 이것은 단순한 훈련이라는 것을 염두에 인내를 가지고 자신의 관찰 기능을 단련하면 된다. 훈련을 하면서 발생하는 일의 하나는 세부적인 감각이 제공하는 것을 여러분이 배우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여러분은 세부적인 색깔과 빛, 모양, 틀, 크기, 거리, 동작과 시각적 구조에 대해 눈이 제공하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또 귀는 소리의 강약과 거칠고 부드러움, 속도, 지속 기간, 리듬, 음의 고저처럼 소리의 질을 주목한다. 손가락과 피부는 무엇보다 대상의 따뜻함과 차가움 같은 구조를 알아낸다. 코와 입은 단막과 쓴맛, 열기와 냉기 같은 질적 특성을 알기 위해 흔히 협동작용을 할 때가 많다.

훈련을 하는 동안 통일성 있는 문장과 문단을 구성하려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하게 재료를 모을 뿐이다. 그것도 오직 자신의 외부에서 모으는 것이다.

정확한 어휘를 찾는 일로 고심하지 마라. 어떤 단어가 생각나든 관찰한 것을 적으면 된다. 문장을 쓰려 하지 말고 그저 세부적인 것을 수집하라. 지금 무엇을 관찰하는가? 될 수 있는 한 특별하고 세부적인 관찰을 시도하라. 또 지금 판단을 하는 게 아니라 관찰을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그러므로 '못생긴 게'라든가 '짜증스러운 소리'같은 말을 썼다면 '못샌긴'과 '짜증스러운'이라는 단어가 판단이 개입된 표현이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마음속에 그런 판단을 내리게 한 개와 소리의 특성을 찾아보라. 그 개가 긴 몸에 다리와 머리는 작고 침을 입 밖으로 흘리고 있는가? 소리는 끊임없이 날카로운 기계음향을 내고 있는가?

이 훈련을 적어도 20분 가량 했다면(원한다면 그 이상) 그만 멈추고 휴식한다. 

이 외부 모으기 훈련을 하면서 수집한 것은 모두 잠재적으로 언젠가 여러분이 한 편의 글을 쓸 때 필요로 하게 될지 모르는 재료들이다. 하지만 여러분이 모으기 참험을 하면서 수집한 세부 묘사가 언제쯤 한 편의 시나 소설, 수필에 꼭 필요한 재료가 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127-129



연습 : 기억 속의 관찰

기억 목록에서 하나를 고른다. 정신을 내부로 집중해서 장소나 사람, 사건의 중심으로 들어가 본다. 그런 다음 앞선 훈련에서 한 것처럼 세부적인 감각을 모으기 위해 관찰력을 활용한다.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감각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세부적인 감각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모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모을 때까지 마음속에 그려진 그림과 노트 사이를 계속 왕래한다.  131


'블랑시는 추한 옷을 입었다.' .. 옷에 관해 말한 것이지 옷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

'블랑시는 오렌지색 바탕에 빨강과 노랑 점이 박힌 옷을 입고 있었다.' 또는 '블랑시는 오렌지색 바탕에 빨강과 노랑 점이 박힌 아주 추한 옷을 입고 있었다.'

세부 묘사를 활용해 독자의 마음에 생생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문장(몇몇 이미지나 시 한 줄)을 한두 개 만들어보라.  132


다양한 세부 묘사로 실험해보라. 시각적인 묘사뿐 아니라 촉각이나 청각, 후각의 묘사를 시도해보는 것이다.  133


한 편의 연설이나 글에서 소통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정보, 특수한 사례, 특후한 세부 묘사처럼 특수성이 필요하다. 

특수성을 얻기 위해서는 관찰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다. 특수성은 기억에서 나올 수도 잇고 상상력 또는 책읽기, 자신이 수집한 장소에서 나올 수도 있다.  134



연습 : 특수성의 시선

'그것은 아주 좋은 영화였다' 또는 '파티는 즐거웠다'하는 식으로 될 수 있으면 보편적인 서술을 많이 써본다. 적어도 열 개 정도는 써보라. 그리고 자신을 다른 사람이라고 상상하면서 이것을 큰 소리로 읽어본다. 무엇이 눈에 띄는가? 상상 속의 청취자처럼 거의 자기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의심스러울 것이다. '이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이야?' 보편적인 진술은 흔히 공허한 진술이다. 글을 읽어보다도 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보편적인 진술을 하나씩 골라서 무엇이든 적절해 보이는 세부 묘사를 동원해 특수한 진술로 다듬어보라. '그것은 아주 좋은 영화엿다. 두 번의 자동차 추격 장면과 세 차례의 살인사건이 들어갔다.'(이러면 좋은 영화라고 할 수 있는가? 보편적인 진술을 좀더 특수하게 다듬을 때 작가가 말하려는 것을 독자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보편적인 진술은 독자에게 의미하는 것과 다를 수도 있다.)

큰 소리로 먼저 보편적인 진술을 읽어보고 이어 특수한 진술을 읽어보라. 차이를 느낄 수 있는가?

창조적인 글, 업무적인 글, 학술적인 글을 막론하고 어떤 종류의 글이라 하더라도 특수성에 기초할 필요가 있다. 무심결에 하는 대화에서도, 특히 아는 사람과 이야기할 때에는 보편적인 진술을 피할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의 의미는 목소리의 음조나 몸짓으로 강조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글쓰기에서 우리가 전달하는 것은 마르이 내용이 전부다.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논쟁을 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자 할 때에는 보편적인 진술만 할 수는 없다. 보편적인 말은 독자의 마음에 아무런 인상도 주지 못하고 그냥 사라져버릴 것이다. 예를 들든가 통계를 제시하든가 일화를 들러줌으로써 자신이 의미하는 것을 독자에게 보여주기 위해 무엇이든 특수한 것을 시도하라.  135-136



연습 : 세부적인 감각으로 피르라이팅하기

자신의 주변세계 또는 기억에서 세부적인 감각을 모은다. 아니면 이미 모아 놓은 것을 적은 노트를 훑어본다. 눈에 띄는 것이 있으면 표시를 하고 현재 시점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추가한다. 이어 프리라이팅을 하면서-초점을 맞춘것이든 '초점을 맞추지 않은 것'이든 원하는 대로- 이 세부 묘사를 가지고 창조적 기능을 발휘하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기억이든 상상의 세계든 아니면 내면의 성찰이든 원하는 것이 어떤 방향이든 한 발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해 이 세부 묘사를 스프링보드처럼 활용하라.  139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라!" 관찰훈련에 몰두한다면 그 길은 관찰이 가능한 곳으로 여러분을 잘 이끌어줄 것이며, 글쓰기와 일상생활 두 가지에서 모두 풍요로워지게 해줄 것이다.  140



관찰하는 법 : 기초훈련

 - 생활의 속도를 줄여라. 마음을 편하게 먹고 심호흡을 한다. 숨을 쉴 때마다 마음을 어수선하게 하는 정신적인 잡담을 잊어버려라.

 - 이제 머릿속의 생각을 벗어나 관심을 외부세계로 돌린다. 사물이든 사람이든 동물이든 자신의 주변세계로 관심을 돌리는 것이다.

 - 한 번에 한 가지 감각을 사용하면서 관찰을 위해 선택한 것에 대하여 어던 세부 내용을 모을 수 있는지 확인한다.

 - 관찰을 할 때 판단을 내리지 말고 색깔이나 소리 같은 세부적인 감각을 주목한다.

 - 세부적인 감각에 어울리는 정확한 어휘를 고르려고 애쓰지 마라. 관찰 행위에만 정신을 집중하라. 어휘를 찾는 대신 더 가까이 다가가 관찰하라. 

 - 원한다면 이런 세부적인 내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노트에 모은다.  141


사람들은 상상력이 단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거나 환상을 창조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상상력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아니다. 상상력은 감각세계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마음속에 그림으로 그려주는 정신적인 기능이다.  143


많은 사람들은 상상력을 활용하고 단련하는 데 시간을 별로 들이지 않는다. 

외부 대상에 관심을 돌리지 않으면 우리의 두뇌에는 감각적인 이미지가 새겨지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상상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다른 이유는 일상의 여러 가지 활동으로 빈틈없이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을 하면서 상상력을 단련하거나 발전시킬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145-146


동물학자 템플 그랜딘은 자신의 명저 <동물과의 대화(Animals in Transation)>에서 1960년대 미국 정부의 행정 계획을 언급하면서 가축을 공격하는 치명적인 벌레를 효과적으로 퇴치한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이어 그랜딘은 오늘날에는 이런 행정이 매우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요즘 정부 당국에서 근무하는 관리들이 대개 대학을 나오기는 했지만, 육류를 포장하는 공장 같은 곳에서 일하면서 혼자 전체를 관리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관리들은 자신의 감각으로 동물을 아는 것이 아니라 동물에 관한 추상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그랜딘은 말한다. 그랜딘은 한 술 더 떠서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상황에 빠져 '추상화'되었다는 진단까지 내린다. 여기서 그랜딘이 말하는 의미는 사람들 대부분이 현실세계를 직접 알기보다 주변세계에 관한 자신의 아이디어에 매몰되었다는 말이다.  147


상상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는 대부분 교묘하게 짜인 가공된 이미지로 끊임없이 우리를 폭격하는 문화 속에서 살고 있다. 광고판이나 잡지에 쏟아붓는 각종 광고와 빠르게 움직이는 텔레비전과 영화의 이미지를 보면 그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149


상상력을 단련시키려면 먼저 상상력을 해방시켜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러므로 나는 가능하면 대중매체 이미지의 무차별적인 습격에서 여러분 자신을 보호하라고 권하고 싶다. 텔레지번을 보는 습관을 버려라. 영화감상도 제한해야 한다. 사교계 동정을 다루는 잡지도 구독을 아예 끊거나 줄여라. 인터넷 브라우저의 이미지도 차단하라. 

대중매체 이미지로부터 여러분의 정신을 해방시키면 자신의 상상력을 갈고닦을 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151



연습 : 시각적인 상상력 활용하기

눈을 감는다. 머릿속에 백지 한 장을 떠올린다. 이제 검은 줄로 그 종이에 네모 칸을 그려보라. 정확하게 네모를 그리려고 애쓸 것도, 걱정할 필요도 없다. 그러면 네모 안을 빨강으로 채운다. 잘되는가? 이제 색깔을 초록으로 바꿔보라. 이어 노랑으로 바꾼다. 

노랑을 유지한 상태로 네모를 원으로 바꾼다. 원의 색깔을 파랑으로 바꿔보라. 이어 어떤 형태든 색깔을 파랑과 노랑으로 채운다. 

다음에는 그 상태에서 다시 네모로 형태를 바꿔보라. 그런 다음 다시 네모 칸을 비우고 백지으 이미지를 지운다. 그리고 눈을 떠보라.

어떻게 되었는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이 연습을 할 수 있다면 여러분은 상상력을 활용한 것이며 눈앞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 특정 색깔을 칠하는 것이 더 수비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상관없다. 이 연습을 완벽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 또 이 연습이 어려워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 연습을 규칙적으로 자주 하다보면 여러분의 상상력은 어렵지 않게 되살아날 것이다.  154



연습 : 다른 감각 사용하기

우리가 이미지를 시각적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는 해도 사실 어떤 감각이든 나름대로의 상상력을 발휘한다. 훌륭한 요리사는 음식 성분의 맛을 상상할 수 있으며, 음악가는 소리를 상상하기도 한다. 여러분도 훈련을 거쳐 이런 특면의 상상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

- 소리

고요한 상태를 상상해본다. 이 상태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를 상상해보라. 그리고 이 소리를 개가 짖는 소리로 바꿔본다. 다시 이 소리를 지우고 흐르는 물소리로 바꾼다. 물소리를 누군가 노래 부르는 소리로 바꿔보라. 그리고 다시 고요한 상태로 돌아온다. 눈을 떠보라. 이 연습은 어떤가?

- 촉감

이제 꽃잎을 만진다고 상상해보라. 손가락 끝으로 꽃잎을 느껴본다. 그 느낌을 주목하라. 이제 그 이미지를 지우고 두꺼운 털실로 만든 뭔가를 만지는 이미지로 바꾼다.그리고 그 늒미을 지우고 이번에는 얼음조각처럼 차가운 것을 만지는 이미지로 들어가보라. 얼음이 녹으면 녹은 물을 덥혀보라. 그리고 상상으로 그 물이 피부에 닿는 감각을 느껴본다. 이 느낌이 어떤지 주목해본다. 그 이미지를 지우고 나무로 만든 물건을 만진다고 상상해보라. 다시 이미지를 지우고 눈을 뜬다. 어떻게 되었는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 냄새 

눈을 감는다. 비누 향기를 상상해본다. 이 이미지를 나무가 타는 냄새로 바꾸고 이어 다시 자동차 배기가스로 바꿔본다. 이제 여러분이 좋아하는 꽃 향기로 냄새를 바꾸고 다시 좋아하는 음식 냄새로 바꿔본다. 이 연습을 하면서 무엇을 주목했는가?

- 맛

스크램블드에그의 맛(구조를 포함해서)을 상상해보라. 아몬드나 초콜릿, 커피와 차, 무엇이든 여러분이 좋아하는 음식을 상상해보라. 어떠면 특정 감각에서 상상력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원한다면 약한 감각을 강화할 수도 있다. 관찰하는 동안-또는 실생활에서-여러분의 감각이 말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인다. 사물을 바라보면서 똑바로 보는 연습을 하라. 좀더 가까이 보라. 그런 다음 눈을 감고 상상 속에서 재창조할 수 있는 것을 주목하라. 마음속 아미지에 만족할 때까지 관찰과 상상을 계속 왕복한다. 다른 감각도 이렇게 연습할 수 있다.  155-156



연습 : 말 없이 상상하라

상상력으 활용하는 연습을 하면서 말이 필요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사실 상상력을 훈련할 때에는 이미지에 관한 말이 아니라 이미지 자체를 만드는데 관심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연습을 하다보면 나중에 가서 정신적인 이미지를 말로 바꾸는 데 시간을 들이고 싶을 수도 잇다. 하지만 지금은 상상력을 활요하고 강화하는 데만 정신을 집중하라.

원할 때에는 언제든지 상상력을 활용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그저 편한 마음으로 눈을 감고 상상력으로 그림을 그리기만 하면 된다. 그림은 자신이 원하는 어떤 방향에서도 찾아올 수 있다. 개읹거인 경험이라든가 곤찰에서 그림을 그릴 수도 잇고 책읽기에서도 그릴 수 있다. 자신이 훈련 중임을 명심하라. 마음속에 원하지 않는 이미지가 그려지면 단순하게 털어버리면 그만이다. 처음에는 이웃집 고양이처럼 간단한 이미지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마음속에 그림을 그리고 여러 가지 감각으로 그 그림을 참험해보라. 그림에 관한 말을 찾으려고 하지 마라. 단지 상상력으로 점점 더 이미질르 자세하게 그리려고 해보라. 햇빛이 고양이의 털 하나하나를 비추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는가? 털의 빛깔은 제각기 다른가? 고양이를 쓰다듬는다고 상상해보라. 느낌이 어떤가? 고양이가 기분이 좋아 가르랑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가?

원한다면 간단한 그림으로 잠시 연습을 해본 다음 하나를 골라서 상상력으로 좀더 자세한 그림을 그려보든가 아니면 다른 대상으로 바꾸든가 아니면 배경그림으로 그려보라. 그리고 단 한 번에 상사으로 얼마나 자세하게 그릴 수 있는지 확인해보라. 일단 정적인 이미지로 마음이 편안했다면 이제 마음속의 그림이 어떻게든 움직이는 상상을 해본다.(고양이가 개에게 쫓기는 상상을 할 수 있는가?)

이런 식으로 상상력 훈련을 많이 할수록 상상력은 더 강화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원할 때마다 언제라도 이미지를 그릴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굳이 이미지에 관한 말을 찾아내려고 애쓰지 않을 때 상상력 훈련이 주는 이점이 또 있다. 이 훈련은 정신적인 안정과 긴장 해소 상태를 읶르어내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여겨질 것이다.  157-158



연습 : 모으기와 그림 그리기

상상력의 활용으로 일단 마음이 안정되었다면 상상력이 제공하는 것을 노트에 적으면서 모으기 훈련을 추가할 수 있다. 자신이 관찰할 것 또는 기억에서 모은 재료를 되돌아보면서 상상력 훈련에 사용하고 싶은 것을 고른다. 지금은 간단한 것이 좋다. 경험 전체가 아니라 간단한 장소나 사람, 짦은 순간이면 된다. 

이제 상상력을 활용해서 자신을 그 장소나 사람, 순간에 투입한다.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상상 속에서 그 사람이나 장소, 순간을 재창조한다. 그리고 밖에서 외부 모으기를 할 때처럼 특수한 세부 내용의 중요성을 기억하면서 세부적인 감각을 가능한 한 만힝 적어본다. 그리고 상사에서 본 것과 기록한 것을 계속 왕복한다. 어희 사용에 집중하기보다는 좀더 명확한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도록 상상력을 홛대하는 데 정신을 집중하라.

지금 여기서 모은 것은 관찰훈련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세부적인 감각이다. 하지만 주변 세계에서 모으는 대신 상상력으로 모은 것이다(기억력이나 관찰력과 협동으로)

이제 모은 것을 훑어보고 상상 속의 그림을 노트에 말로 표현하려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세부적인 것들을 몇 개 골라본다. 필요한 언어를 찾아낼 수 없을것 같으면 정확한 말을 골르려고 애쓰기보다 마음속 그림을 좀더 명확하게 그릴 수 있는지 확인해보라.

어떤가? 여러분이 연습한 과정을 주목해보라. 처음에는 마음속에 그림을 그리고, 이어 가능한 많은 세붖거인 내용을 모은 다음, 그것들 중에서 자신의 것을 표현하기 위해 하나를 선택했다. 아마 이 훈련을 반복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이번에는 움직이는 사람(동물이나 사물)을 그려본다. 세부적인 감각을 모은 다음 그중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골라 그림을 말로 표현해본다.  158-159



연습 : 그림을 위한 독서

사람들은 학교에서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읽으라고 배웠고, 또 읽은 것을 분석하는 것도 배웠다. 하지만 상상력을 활용하는 것은 배우지 못했다. 러시아 출신의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코넬대학에서 문학 강의를 할 때 학자로서가 아니라 작가로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래서 기말고사를 치를 때면 "<안나 카레리나>에 나오는 기차의 좌석은 무슨 색깔이었는가?"와 같은 질문을 했다. 나보코프가 원한 것은 학생들이 그들 자신의 상상력으로 작가의 글에 참여하는 것이엇다. 현역 작가로서 나보코프는 학생들이 단순한 분석으로는 결코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책을 읽을 때 제대로 책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오늘날 이렇게 감성적인 방식으로 문학을 가르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은 범죄나 다름없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여러분 스스로 이런 방식으로 문학을 이해하는 것이 쉽다는 점이다. 아마 여러분은 벌써 대부분 이렇게 책읽기를 하고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한 훈련이 여기에 이삳. 독서를 할 때에는 책에서 나온 말이 상상 속에서 살아 움직이게 하라. 그리고 그 글이 마음속에서 감각적인 그림을 그리는지 확인하라. 생생한 그림을 그리는 구절을 찾으면 어떻게 작가가 그런 글을 쓰게 되었는지 파악해본다. 작가는 어떤 종류의 세부적인 감각을 사용했는가? 어떤 순서로 사용했는가? 아마 여러분은 그 구절을 모방하는 글을 쓰고 싶을지도 모른다.(원한다면 소설이나 시, 연극을 테이프나 CD로 들으면서 자신의 상상력을 단련할 수 있다.)  161-162



상상하는 법 : 기초훈련 

1. 몸의 긴장을 푼다.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심호흡을 하라. 숨을 쉬면서 마음의 긴장을 완전히 풀고 다른 생각을 떨쳐버린다. 

2. 작가의 능력을 발휘해서 노트에 적은 재료를 읽어본다. 상상하고 싶은 것을 목록으로 작성하라. 한 사람이나 한 장소, 한 가지 사물처럼 간단하게 시작하라. 훗날 전체적인 장면을 상상하는 연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3. 목록을 검토하면서 눈에 띄는 항목에 표시를 하라. 하나를 골라서 새로운 페이지의 맨 위에 써본다.

4. 이제 눈을 감고 선택한 주제를 상상하라. 필요한 감각을 모두 동원해서 그 주제가 마음속에서 살아 움직이게 한다. 가능하면 그 이미지를 자세하게 만들어본다. 그리고 원한다면 그 그림을 다듬거나 자세하게 묘사할 수 있는 다른 재료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5. 정적인 이미지로 시작하라. - 예를들어 한 사람의 모습이 어떤지와 같은 - 이어 원한다면 그 이미지에 동작을 입혀본다. 그 사람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가? 그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가? 

6. 원한다면 자신에게 떠오른 상상르 자세하게 적어본다. 생각이 막히면 적당한 말을 찾아내려고 고심하지 마라. 대신 눈을 감고 그 그림을 다시 떠올리면 된다.  163



연습 : 만들어내기

1. 가고 싶은 장소를 상상해본다. 실제로 가본 곳이 아니라 상상력으로 꾸며낸 장소여야 한다. 그곳의 감각적인 세부 내용을 상상하기 위해 협동가능을 활용한다. 상상한 것을 적어보라. 상상의 내용과 토느 사이를 계속 왕복하면서 마음에 드는 세부 내용을 골라 노트에 그 장소를 묘사한다. 이것은 상상력과 창조적 기능이 협동작용을 하는 하나의 예다. 저장된 이미지를 불러 모은 다음 새로운 방식으로 그것들을 조합한다. 어쩌면 나뭇잎이 자줏빛으로 조합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분의 상상력이 나무와 나뭇잎, 자주색에 익숙해 있지 않다면 이렇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2. 개를 상상해보라. 뼈다귀를 먹는 개를 상상한다. 그리고 거리를 건너가는 상상을 한다. 거리의 모습은 어떤가? 거기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가? 이제 개가 달리는 상상을 한다. 개가 거리를 따라 내려가며 사람들 사이를 빠져 나가더니 차를 뛰어넘는다고 상상해보라. 이제는 버스도 뛰어넘는다. 집도 뛰어넘고 10층짜리 건물도 뛰어넘는다. 

이렇게 상상하는 것이 어려운가? 대부분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의 상상력과 창조력은 아마 수월하게 협동하여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상상력과 창조력이 결합한 힘은 먼저 우리 마음속에서 발휘도리 수 있고, 자신이 원한다면 이전에는 결코 존재하지 않던 것을 노트로 옮길 수도 있다. 자신이 선택한 사람이나 동물, 사물과 함께 이 연습을 다시 해보고 이어서 거기에 원하는 동작을 입혀보라. 마음속에 한 사람의 입술이 미소로 움직이는 동작을 볼 수 있는가? 강도 사건의 현장에서 도망치는 차 소리를 들을 수 있는가?

3. 현실 속에 잇는 것이든 만들어낸 것이든 사람이나 장소, 사물 주에서 하나를 고른다. 상상력을 활용해서 그 대상을 그려보고 세부적인 내용을 모은다. 이어 상상력을 동원해 자신을 그 사람(또는 장소나 사물)의 내부로 집어넣고 말하게 한다. 그 대상은 주변세계에서 무엇을 주목하는가? 그 대상은 무엇을 보고 들으며 무엇을 만지는가? 그 대상은 이밖에 무슨 할 말이 있는가?

4. 대화 중인 두 사람을 상상한다. 이들이 주고받는 말을 듣는 상상을 하면서 청중의 이미지를 만드는 연습을 하라. 원한다면 그들의 말을 적어볼 수도 있다.

상상력과 창조력이 협동하는 이 훈련이 재미있다면 자기 자신만의 새로운 상상을 만들어보라.  165-166


시인 A. E. 하우스만은 시를 위한 재료를 마음에 채운 뒤 나무 밑으로 가서 낮잠을 자곤 했다. 그리고 나무 밑에서 잠을 깬 뒤에 보면 마음속에 시가 완성되어 있었다고 한다. 존 업다이크는 글을 쓰던 서재를 자주 비운 채 정원으로 나가 하늘을 바라보곤 했다. 그때 그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을 보고 가족들이 집안일을 부탁하자. 업다이크는 "지금은 일하는 중이라 안 돼"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소설가 루이스 브롬필드는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는 중에 잠재의식을 단련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앗따. 브롬필드는 "아침에 잠을 깨보면 오랫동안 나를 괴롭히던 기법이나 구성, 등장인물의 문제가 잠을 자는 동안에 완벽하게 해결된 경우가 아주 많았다."라고 말햇다. 이런 작가들은 창조적 기능의 활동적 리듬과 수동적 리듬을 활용하는 법을 알았으며, 의식과 무의식 두 가지를 활용하는 법도 알았다고 볼 수 있다. 

잠재의식이 여러분에게 선물을 안겨주기를 바란다면 먼저 잠재의식으로 뭔가를 불어넣어야 한다. 잠재의식은 원활한 활동을 위해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유력한 방법의 하나는 작가 능력의 일부나 전부를 활용해서 재료를 모으는 일이다.  171-172


연습 : 관찰에 관해 곰곰이 생각하기

밖으로 나가 관찰훈련을 한 다음 관찰한 것에 대해 여러분의 잠재의식이 숙고해볼 시간을 준다. 또는 기억훈련이나 상상룬련을 한 다음 잠시 쉬었다가 무엇이 떠오르는지 살펴보라. 잠재의식이 여러분에게 제공하는 것을 적는다.



연습 : 수용 상태로 들어가기

주제를 하나 고른다. 주제에 대한 재료를 모으기 위해 초점을 맞춘 프리라이팅을 활용해 적어도 10분간 쓴다. (어느 것이든 여러분이 선택한 작가의 능력을 활용한다) 이렇게 하면 여러분의 잠재의식은 여러분이 이 주제에 대한 재료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다음 자리에 눕거나 산책을 나가거나 집안일을 하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정신이 수용 상태에 들도록 한다. 잠재 읫기이 뭔가 새로운 재료나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그것을 적는다.



연습 : 꾸물대는 습관을 활용하라

여러분이 글쓰기에 대해 꾸물대는 성향이라면 이렇게 하라. 재료 모으기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이 고른 주제에 대해 프리라이팅을 조금 해본다. 그 주제를 고르게 한 자신의 경험에 관해 쓰고, 그 주제에 관해 의문 나는 것을 쓰고, 어떻게 그 주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써본다. 펜을 계속 놀리기만 한다면 무엇을 쓰든 상관없다. 이렇게 '너절한' 글쓰기로 잠재의식을 위한 준비를 하면서 홍차를 만들거나 집 앞 공원에 다녀와도 좋다. 꾸물대면서 무엇을 하든 상관없다. 그러다가 어느 한순간 여러분의 머릿속에 어떤 아이디어가 번쩍 하고 떠오르는 것을 알고는 놀라운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174



궁금한 일이 있을 때, 답을 알 수 없어 질문을 할 때, 여러분은 작가의 또 다른 능력인 호기심을 훈련하는 거나 마찬가디다. 

호기심은 욕구에서 나온다.  178



연습 : 호기심을 깨워라 

몇 분간 시간을 들여 여러분이 관심을 갖거나 호기심을 느끼는 모든 것을 목록으로 작성해본다. 계속 펜을 놀리다. 여러분은 무엇을 알고 싶은가? 또는 무엇을 더 알고 싶은가? 작성을 마치면 목록을 쭉 훑어보고 당장 눈에 띄는 항목들을 고른다. 이 가운데 어떤 항목이라도 쓰고 싶은 주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억나는 것이나 관찰한 것에 호기심을 품으면 잠재적인 주제를 찾을 수 있고, 이미 쓰기 시작한 주제에 대해서도 더 많은 재료를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관찰 참험' 주엥 거리예술가가 횃불로 곡예를 부리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가정해보자. 그 장면을 보며넛 여러분의 호기심은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저렇게 하면 위험하지 않을까?' , '어떻게 저런 묘기를 부리지?' , '무엇 때문에 저런 위험한 곡예를 하고 싶어할까?' 

그러면 그것들을 적어보는 것이다 아마 이런 의문이 여러분을 소설이나 시, 기사 거리로 이끌어줄지도 모른다.  180


자신의 호기심을 믿는 법을 배워라. 

사물에 대해 의문을 품고 그 궁금증을 써보라.  181



연습 : 내부 모으기로 자신의 주제를 탐험하라

더 알고 싶은 주제가 생각날 때 첫 번째 할 일은 무엇일까? 아마 여러분은 그것에 대한 재료를 찾아 탐험을 싲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첫걸음의 방향을 바꿔, 그 주제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밝히는 일이 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을 연습하려면 자신의 관심 사항을 적은 목록에서 하나를 고른다. 그런 다음 적어도 10분간 이 주제에 대해 내부 모으기를 하라(초점화된 프리라이팅 기술을 활용). 예를 들면 그 주제에 대해 여러분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 주제에 대해 어떤 경험이 있는가? 그 주제에 관한 생각이나 의견은 무엇인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서 그 주제에 대한 자신의 의문은 무엇인가? 무엇을 알고 싶은가? 등등.

기억이나 관찰력, 상상력을 활용해 자신이 수집한 재료에 대해 호기심을 발동하게 할 수 있다. 기억으로 이 훈련을 하려면, 기억을 활용해 초점화된 프리라이틴을 한 것 중 하나를 읽는다. 오직 자신이 쓴 것에 대해서만 호기심을 돌린다. 마음속에 떠오르는 의문을 모두 적어보라. 자신이 관찰한 것 또는 상상력에서 나온 재료에 호기심을 돌리고 싶을 때에도 똑같이 한다. 흥미를 느끼는 주제에 대해 처음 초점화된 프리라이팅을 한 뒤에는 이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일반적으로 여러분의 주제는 어떻게든 더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이때는 호기심을 활용하는 것이 발전을 위한 유력한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재료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다 보면 그 다음에느 ㄴ어느 방향으로 나가야 할 지 알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단 재료에 대한 의문이 생긴 다움에는 그 의문의 일부 또는 전부에 대해 답을 할 필요가 있다.

여러분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작가가 자신의 할머니에 대한 재료를 모으고 '왜 할머니는 그렇게 말씀하셨을까?'하는 의문을 품었다면, 이 작가는 자신의 경험이나 회상에서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 작가는 그 재료를 활용해서 소설의 인물을 창조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때로는 인물 설정에 도움이 되는 대답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물론 스스로 답을 찾지 못할 때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는 외부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182-183


연구 조사는 개개인의 목적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학술적 훈련 과정이기 때문에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것은 참으로 비극적인 일이다. 왜냐하면 알고 싶은 것을 조사하는 일이야말로 인생의 커다란 즐거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185


연구조사는 외부 모으기의 다른 이름으로서 관찰력보다는 호기심에 이끌릴 때가 많다. 그리고 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하고 싶기 때문에 무언가를 찾고 있다면 이 조사는 짜릿한 모험이 될 것이다.  186



연습 : 외부 모으기로 자신으 주제를 탐험하라

좀더 알고 싶은 주제를 골라서 의문 나는 것을 모은다. 이어서 의문 사항들을 하나하나 검토하면서 어떻게 답을 구할지 생각해 본다. 여러분의 의문은 백과 사전이나 온라인 검색에서 해당 주제를 찾으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인가? 아니면 탐험이 필요한 좀더 폭넓은 의문인가? 가능한 탐사 자원을 생각해보라. 필요한 답을 어디서 찾고 싶은가? 아마 여러분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답을 구하기 시작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할머니에 관한 정보나 생각이 어머니에게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어머니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의문 나는 것을 미리 적은 다음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고 싶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자 할 때는 미리 인터뷰 연습을 하고 싶을지 모른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생활에 관한 것이든 아니면 정보를 공유하거나 전문적인 의견을 나누는 것이든 자신에 관해 말하기를 즐긴다. 대다수의 논픽션 책은 적어도 얼마간은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소설을 쓰는 사람도 인터뷰를 할 수 있다. 내가 아는 어떠 ㄴ소설가는 자신이 쓰는 작품의 주인공을 수의사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소설가는 수의사에 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지만 인물 설정에 필요한 재료를 모으기 위해 어떤 수의사를 찾아가 그와 인터뷰를 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존 그리샴은 재료 모으는 일은 질색이라고 주장했지만 그 역시 변호사와 인터뷰를 해서 작품을 위한 재료를 수집하기도 했다.  187



연습 : 지식을 넓히기 위해 인터뷰를 활용하라

이 훈련을 하려면 파트너가 필요하다. 인터뷰에서 여러분은 질문자 역할을 하고 다른 한 사람은 답변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한 차례 연습을 하고 나면 역할을 바꿔서 한다. 답변하게 될 사람은 자신이 아는 몇몇 주제를 골라서 파트너에게 이 주제 목록을 보여준다. 답변자는 원하는 목록에서 어떤 주제를 배울지 결정하고 '나는 이 주제에 대해 무엇을 알고 싶은가?' 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런 다음, 잠시 인터뷰의 질문 내용을 적는다. 이 질문을 길잡이 삼아, 파트너에게 다시 인터뷰를 하면서 그 질문에 대한 파트너의 대답을 적고 또 관심 분야에 관해 파트너가 말하는 것도 적는다.

인터뷰는 단순히 정중한 대화가 아니다. 그것은 호기심을 활용하는 훈련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능숙하게 진행하는 살마은 분명한 '예' '아니오'라는 대답을 포함해서 기본적인 사실관계에 대해 답변자가 자세히 대답하도록 유도하려고 애쓴다. 또 인터뷰 진행자는 가능한 한 많은 재료를 모으려고 한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인터뷰 진행자라면 답변자의 대답을 들으면서 계속 호기심이 발동할 것이다. 답변자가 새롭게 의문을 주는 말을 할 때에는 그것을 놓치지 않고 질문해야 한다. 물로 ㄴ상대가 명확하게 밝히길 꺼리는 화제로 답변자를 몰아붙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분은 계속 관심을 유지하면서 인터뷰 도중이나 다른 시간에 더 많은 질문을 해서 관심을 보여주면 된다.

이 훈련을 더 하고 싶다면 여러분이 모은 재료를 쭉 읽어보고 새로 의문이 드는 것을 적는다. 호기심이 충족될 때까지 더 많은 질문을 하고 더 많은 대답을 구하라. 이 훈련이 마음에 든다면 또 다른 인터뷰 상대를 찾고 싶을 것이다.  188-189


학습여행의 첫 단계는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어떤 책을 읽어야하지?' 또는 '자료가 너무 많아!'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발견해나가는 과정이 즐겁다면(결국 이것이 진정한 학습의 전부다) 처음의 혼란을 견디고 학습여행을 계속할 것을 권한다. 

학습여행 중에는 도보여행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한 번에 한 발짝씩만 뗄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자신만의 독립된 학습여행을 한다면 여러분은 다음에 무엇을 배울 필요가 있는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학습해본 경험이 한 번도 없다면 처음에 여러분은 선택 방향이 너무도 다양한 탓에 움츠러들 수도 있다. 이때 글쓰기가 여러 갈래 중에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자신만의 길을 밟도록 해줄 것이다.  192-193


지금은 노트를 컴퓨터 파일로 보관한다. 따라서 노트에 스크랩할 때마다 타자를 치는 시간을 들인다.

인용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구절을 한 자 한 자 그대로 따올 때는 옮겨온 구절에 인용 부호를 찍어야 한다. 자신의 글에 해당 정보를 집어 넣을 수도 있다. 어떤 방식이든 그 구절이 들어간 해당 저서나 기사의 페이지를 밝혀야 한다.  194



연습 : 글쓰기로 배우기

글쓰기는 학습에 훨씬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렇게 해보라. 자신으 주제에 대해 일정한 정보를 모았다면 방금 배운 것을 프리라이팅 한다. 프리라이팅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 이미 주목한 정보는 어떤 것이든 반복하고 요약하면서 학습한 모든 것을 적는다. 그런 다음 배운 것을 음미한다. 방금 배운것에 관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적어라.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는가? 학습한 다른 재료와 더불어 이 정보는 자신으 주제에 꼭 들어맞는가? 학습한 다른 재료와 더불어 이 정보는 자신의 주제에 꼭 들어맞는가? 여러분이 품은 새로운 의문은 무엇인가? 이런 식의 성찰은 그 원자료에서 진정 무엇을 얻엇는지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단순하게 인용할 수 없게 되어 있는 재료를 하나로 묶는 데도 도움을 준다. 또 단순하게 인용할 수 없게 되어 있는 재료를 하나로 묶는 데도 도움을 준다. 그리고 다음 단계는 어디로 향할 필요가 있는지, 자신은 어느 방향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195



연습 : 잠재의식으로 불러 모으기

일단 일정한 외부 모으기를 하고 이에 대해 (원할 경우) 일정한 성찰을 했다면 이 재료에 대해 작업을 하도록 잠재의식에 시간을 부여하라. 사실 여러분은 자신이 수집한 것에 대한 탐사를 시작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잠시 쉬면서 잠재의식이 수집한 것에 대해 활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 다음 그 주제에 대해 초점화된 프리라이팅을 한다. 아마 여러분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배웠는지 알고 깜짝 놀랄 것이다.  196



연습 : 상상력으로 불러 모으기

여러분은 또 이 학습과정에 상상력을 불러들이고 싶을지 모른다. 처음에는 학습 도구로서의 상상력을 활용하는 것이 어쩌면 낯선 느낌을 줄 것이다. 상상력은 지적 능력을 선호하는 교육 풍토에서 추방되어 왔다. 지적 능력은 인간의 유용한 일종의 지식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므로 주제에 관해 일정한 조사를 마친 뒤에는 자신이 학습한 것에 대해 단순히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길을 찾을 수 있는지 확인하라. 예를 들어 남극 대륙에 관해 읽은 것을 상상해보는 것이다. 여러분은 모든 감각을 동원해 남극이 어떤 곳인지 상상할 수 있는가? 또 섀클턴이나 아문센처럼 초기의 남극 탐험가들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 상상할 수 있는가? 아니면 과학 탐사를 위해 펭귄에게 표식을 다는 일이 어떤 것인지 상상할 수 있는가? 그 느낌을 적을 때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싶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추위를 느끼게 해줄 묘사를 해보라. 아니면 탐험가에 관한 이야기를 쓰든가 펭귄의 표식을 바착하는 느낌이 어떤지 써보라.

이런 식으로 상상력과 호기심을 결합하면 자신의 주제를 학습하는 데 학술적인 접근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다채로운 결과를 안겨줄 것이다.  197



연습 : 자신이 배운 것을 공유하라

자신만의 주제를 만드는 또 하나의 방법은 다른 사람들-친구나 친구의 자녀들-에게 자신이 배운 것을 말하는 것이다. 다른 누군가에게 뭔가를 설명해야 할 때는 자기 혼자 힘으로 그것을 명확하게 들려줘야 한다.(아인슈타인은 '당신이 아는 것을 다섯 살배기 아이에게 설명할 수 없다면 실제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아마 자신이 아는 것을 가르칠 기회도 생길 것이다. 한 가지 주제를 배울 때 가르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배우는 것이 모험적일 때는 배우는 내용에 흥이 나기 마련이다. 이럴 때는 자신으 배움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진다. 이런 기회를 모색하라. 어쩌면 초등학교나 교회, 노숙자 합숙소에서 자신으 주제에 대해 자발적으로 말하고 싶어질지 모른다.

또한 글쓰기를 활용해 자신이 모은 자료뿐 아니라 자신의 학습과정에 대해서도 성찰할 수 있다. 여러분의 학습여행은 얼마나 진행되었는가? 다음 단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읽고 싶은 책이나 탐험하고 싶은 주제의 특정 부분에 대해 간단한 목록을 만들고 싶은가? 이렇게 성찰할 시간을 가질 때 진정으로 자신만의 배움을 갖게 되는 것이다. 자신만의 학습 계획을 짤 수 있고 원할 때는 이 과정을 아무 때나 바꿀 수 있다.  198



연구조사를 위한 조언

- 연구조사는 낯선 영역으로 들어가는 여행이다. 출발할 때 현재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언제나 좋은 생각이다. 자신의 주제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것과 밝혀내고 싶은 것을 분명히 하려면 내부 모으기를 활용하라.

- 여행 계획을 미리 자세하게 짜는 사람이라면 이 조사여행을 위해서도 같은 계획을 짜고 싶을 것이다. 이 여행이 아니라 자신만의 여해을 떠나고 싶다면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 길을 찾아도 좋다.

- 이 여행에서 어디로 향할 것인지, 도움이 되는 책이나 웹사이트를 참고하는 것도 좋다. 이렇게 하면 이미 조사한 자료를 다시 찾는 시간 낭비를 막아준다.

- 이 탐사여행이 일정한 장소를 방문하거나 사람들과 대화하는 형태가 아니라면 여러분은 기록된 원자료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이때 그 정보가 믿을 만한 것인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저자의 자격증이나 전문적인 식견을 확인하라. 그 책에서 저자가 이용한 자료의 출초를 확인하라. 연구조사를 많이 할수록 해당 저자가 제대로 알고 하는 말인지 더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다. 

- 자료의 신뢰성을 확인하는 또 다른 방법은 동네 도서관의 유능한 사서와 친해지는 것이다.  199


학습여행은 본질상 언제나 능동적인 학습이다.

능동적인 학습자가 되면 자신의 글쓰기에 변화를 줄 수 있고 개인적인 경험의 한계를 뛰어넘을 정도로 시야가 넓어지기도 한다.  201


열정적인 학습에 참여할 때는 - 사랑할 때의 정열과 마찬가지로 - 자신이 진정 살아 있다는 느낌으로 진한 흥분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자신과 타인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을 스스로를 느낌으로써 흥분을 맛볼 수 있다. 사랑의 감정은 지속적이지 않다. 반면 작가로서의 여러분은 평생 열정적인 학습자가 될 수 있다.  202


홈스는 대학을 나오지 않았지만 자신으 임무에 도움이 될 만한 분야를 스스로 공부했다. 화학실험을 하는 가 하면 발자국에 관한 공부를 열심히 했다. 파이프와 시가, 파이프용 담배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연구를 했다. 그결과 홈스는 사건 현장에 남겨진 재의 의미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홈스는 사람과 사물에 관한 정보를 냉혹할 정도로 수집했으며 그의 거실에는 개인의 백과사전이나 다름없는 자료의 보고(寶庫 보배 보. 창고 고)가 있었다.  204



연습 : 셜록 홈스가 되라-자신의 모든 능력을 활용하라

일정한 장소에서 관찰하는 것으로 훈련을 시작한다.(관찰 내용을 노트에 적는다) 이어 노트를 보며 생각하라. 여러분의 관찰은 관찰한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예를 들어 거리를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을 관찰햇다면 여러분은 그 사람이 몹시 급하거나 약속 시간에 늦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관찰했든 이에 대해 말해줄 정보를 기억이나 전문 지식에서 찾아보라. 또 계속 호기심을 발동하게 한다. 관찰한 것에 대해 마음에 어떤 의문들이 드는가? 그 의문들에 대한 답을 어떻게 할 것인가?(아마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보앗다면 아직도 금연을 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고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뒤질 수도 있다.) 또 관찰한 것에 대해 상상력을 동원할 수도 있다. 여러분의 상상력은 수집한 세부 재료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일단 이런 식으로 여러 기능을 결합해 본 뒤에 잠시 잠재의식이 활동하게 하라. 편한 마음으로 쉬면서 여러분이 제공한 모든 재료를 수용할 기회를 잠재의식에 주는 것이다. 그런 다음 노트로 눈을 돌려 뭔가를 적으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하라. 글쓰기는 어떤 방향이라도 상관없다. 그리고 탐험하고 싶은 특별한 방향에 관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계속 그 방향의 글쓰기를 한다. 여기서의 목표는 완성된 글쓰기 재료를 찾는 것이 아니라-이런 생각이 들어도-여러분이 지닌 여러 개의 작가 능력을 결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206-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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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단련법

저자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출판사
청어람미디어 | 2009-02-1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지의 거장 다치바나 다카시를 형성한 지적 생산의 방법론!『지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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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기록 보기


일본 지식의 거장이라 불리는 저자의 30여년 전 쯤의 책이다.

제목자체가 눈길을 끈다. 단련이란 단어와 지식이란 단어를 붙여 놓으니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책의 서두에서 '어떤 주제든 최적의 일반론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제목에서 풍기는 호기심을 무참히 짓밟는다. 뒤이어 쓸데없는 시행착오를 피하는 방법으로 타인의 경험을 배우는것에 초점을 맞추고 읽기를 원하고 있다.

책의 부제는 '다치바나 식 지적 생산의 기술'이다. 표현처럼 저자의 입력방법과 그에 따른 분류방법 그리고 출력을 위한 방법 그리고 그 사이 즉 입력된 정보가 무의식중에 어떻게 생산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다.


우선 30여년 쯤 전의 책이기에 전자산업이 발전하기 전의 내용들이 꽤 들어있다. 그 부분은 참고만 해도 될 만한 부면들이었다.

신문과 잡지 스크랩과 같은 방법들은 지금도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지금은 각 신문사들에 접속하여 기사를 검색, 스크랩등을 해서 분류해 놓을 수 있다.

그 외의 부면들은 충분히 참고할 만한 내용들이 있고, 직접 적용해 보고 싶은 점들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뷰에 관한 내용들이나 재료 메모에 관한 부면들은 최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면들이라 더 집중하여 읽었다.


개인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글을 쓰거나 강의를 위한 글을 작성할 때 거의 매번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재료 메모와 근접한데. 

개인적으로는 그것은 '단서'라고 부른다. 자료와 정보들을 수집하면서 매번 핵심 단어들을 정리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단서'라 부르며 그것으로 맵을 만들어가면서 내용들을 머릿속에서 정리해 나간다.

그리고 어느정도 맵이 형성되면 그 중에 포인트로 두어야 할 것들을 정한 뒤 단서들을 합치거나 지우기 그리고 순서를 잡는다. 

언제나 늘 느끼는 것이지만 글에서 핵심 단서가 많으면 많을 수록 읽으면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게 된다.

그렇기에 단서들을 합치시키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그것을 뼈대로 살을 붙이는 서술을 한다.


저자는 어떤 식으로 하는지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나오지 않아서 모르겠으나 어느정도는 비슷하리라 생각을 한다.


우리는 누구나 지적 성장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지(知)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

특히나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을 부추기는 세상에서는 지의 성장이 없으면 안될것으로 강조받고 있다. 그것이 옳든 아니든, 어쩌면 인간은 앎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책은 그 앎에 대해 자신만의 기술이 필요한데, 저자는 기술 이전에 기본적인 바탕은 있어야 함을 간접적으로 속독에 비유하여 표현한다.

'속독에 필요한 것은 오로지 정신의 집중뿐이다. 그 이외에 어떤 훈련도 필요치 않다' 라고 함으로 그점을 기술적인 면에 앞서 우리의 자세와 욕구의 필요성을 지적한다.

기술이 필요하긴 하지만 바탕적인 요소가 있을때 기술도 먹혀든다. 이런 기본적인 진실은 어떠한 것에든 당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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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결과

마음에 2010. 12. 2. 17:39


"인간은 어떤 한 순간의 노력으로 특징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행동에 의하여 규정된다. 그러므로  위대한 것은 습관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왜 어떤 사람은 성공하고 또 어떤 사람은 실패할까? 무엇이 성공과 실패의 차이를 낳는 것일까?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질문을 해보았을 것이다. 특히 다른 사람들은 다 잘나가는 것 같은데 자신만 뭘 해도 되는 일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 능력 없는 부모를 탓하기도 하고, 머리가 나빠서라거나, 내가 운이 없다고 푸념도 하게 된다. 

물론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 은수저를 물고 나온 사람도 있겠지만(요즘엔 이조차 완전한 성공의 보증수표는 아니지만) 그런 선택 받은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 의문에 대해 25개국 200만 비즈니스맨의 대부 브라이언 트레이시가 내린 결론은 '성공의 근본요인은 습관'이라는 것이다. 학습과정을 통해 실패하는 습관을 성공하는 습관으로 고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좋은 습관은 형성하기까지의 과정은 어렵지만 반드시 성공을 부르고, 나쁜 습관은 쉽게 형성되지만 실패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성공을 부르는 습관 '자기훈련' 

그렇다면 성공과 성취, 행복을 위해 길러야 할 가장 중요한 습관은 무엇일까? 바로 자기훈련이다. 사람의 힘의 원천은 자기훈련이라고 주장하는 앨버트 허버드는 자기훈련이란 좋아하건, 그렇지 않건 해야 할 때 스스로 할 일을 하는 능력이라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끈기 있는 성격을 개발해야 하고, 자신이 원하는 바와 미래의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자기훈련의 과정이 일상화되기 위해서는 부단히 자신을 추스르는 과정이 필요하다. 

최근에 필자는 이러한 위대한 습관의 소유자인 후보자 한 사람과 인터뷰하는 즐거운 경험을 했다. 현재 국내 유통사의 마케팅팀에 근무하고 있는 A과장은 미래에 해외근무를 목표로 현재 글로벌 기업으로의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해외근무에 대비한 영어공부와 더불어 자신이 관심 있는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 및 시장상황을 분석해왔다. 이력서를 뒷받침하기 위해 가져온 그의 커리어 리포트에는 지난 몇 년간 그가 자신의 업무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처리해왔는지가 잘 정리돼 있었고, 그는 자신이 희망하는 기업에 대한 사전조사도 철저히 마친 상태였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이 갑작스러운 이직활동이 아닌 일상처럼 습관화 되어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최근 경력직들의 이직이 보편화되면서 나름대로 잘 준비된 후보자들을 꽤 보아왔던 필자지만 이렇게 체계적으로 자신의 커리어 관리를 습관화시킨 후보자는 드물었기에 필자에게도 큰 자극이 되었다. 

모든 습관은 학습 가능하다 

정말 다행인 것은 '모든 습관은 학습가능하다'는 것이다. 당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원하는 어떠한 습관도 배울 수 있다. 의지와 훈련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인격과 개성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우리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건강과 행복, 진정한 발전을 가져오는 습관을 익히는 것이 아닐까?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자신의 책 '백만불짜리 습관'에서 익히기는 무척 어렵지만 삶에 든든한 도움이 되는 좋은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단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단계 - 결심하라 
2단계 - 예외를 인정하지 말라 
3단계 - 다른 사람에게 말하라 
4단계 - 새로운 자신을 시각화 하라 
5단계 - 확언하라 
6단계 - 굳은 결심으로 밀어 붙여라 
7단계 - 자신에게 보상하라 

미국 빈민가 브룩클린 태생으로 고등학교만 졸업한 채 우체국 직원을 포함한 각종 떠돌이 직업을 거쳐 토크쇼의 황제이자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방송인으로 50년 넘게 최고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래리 킹만 보더라도, 습관이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오늘날 토크쇼의 황제가 된 그의 입담은 그가 다섯 살 때부터 습관처럼 야구게임을 중계하는 아나운서 흉내를 낸 것에서 비롯됐다. 

결국 전문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그가 세계적 정치인, 기업인, 학자 등 4만명을 인터뷰하는 라이브 토크쇼의 대부가 되도록 가능케 한 것이 바로 그의 습관이었다. 마이애미의 작은 라디오방송국 사환으로 일했던 그가 담당아나운서가 아파서 펑크를 낸 방송에 대타로 출연하게 된 기회를, 결국 야구 중계 캐스터 흉내를 통해 오랫동안 쌓아놓았던 기술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게 된 것이다. 

많은 미국인에게 있어 래리 킹 라이브는 생활의 일부이다. 시사주간지 타임이 '마이크의 거장'이라고 칭한 올해로 여든이 된 이 할아버지는 오늘날 자신을 있게 해준 좋은 습관은 간직한 채 나쁜 언어 습관을 고치려는 노력을 지금도 쉬지 않고 하고 있다. 

심리학과 성공학의 가장 중요한 발견이 ‘당신이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고 성취하는 모든 것의 95%가 습관의 결과’라는 사실이라고 한다. 래리킹의 성공스토리만 보더라도 습관의 위력은 이렇듯 대단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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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힘

마음에 2010. 8. 19. 23:26




습관의 힘

 

성공한 사람들은

남보다 더 노력하고, 인내하고,

효과적으로 준비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우리 내부의 낯선 것을 일깨우고

변화시키려면 습관부터 바꾸어야 하는데

그 습관을 변화시키는 것은 사람입니다.

 

생각하고, 말하고, 계획하고, 액션하고, 체크하는

그 모두를 행동으로 옮기고 실천하는 사람을 성공으로 이끌고,

꿈만 꾸는 사람을 실패로 끄는 힘은 바로 습관입니다.

 

목표를 세웠다면

당장 실천하고 꾸준히 반복하십시오

새 습관이 몸에 배려면 꾸준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신중하게 새로운 좋은 습관을 찾으십시오

습관은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교체되는 것입니다.

최고가 되는 것은 재능보다 연습하는 습관에서 비롯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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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시원한 소통을 위한 10가지 법칙


1. 미국의 앰뷸런스를 기억해라


미국의 응급차는 ‘ambulance’란 말을 옆구리에는 제대로 써 놓았지만 앞 범퍼에는 뒤집어 놓았다. 앞선 차량은 백미러를 통해 뒤에 사물을 인식한다. 앞선 차량에 대한 배려, 즉 소비자 중심의 철학 때문이다. 소통이란 무릇 화자(話者) 중심이 아닌 청자(聽者) 중심이 기본이다.


2. 디즈니랜드처럼 재미있게 해라


뻔한 이야기는 귀머거리만 만든다. 펀(fun)한 이야기를 해야 귀가 열린다. 같은 표현이라도 재미나게 해라. 인삼을 ‘조선시대의 반도체’라 하고 껌을 ‘입속의 애인’이라 하면 다르게 들린다. 법정용어 같은 딱딱한 말 보다 시골 할아버지의 구수한 입답이 오래 기억된다. 소통은 뻔뻔한 이야기 보다 펀펀(fun fun)한 이야기를 하는데서 뚫린다.


3. 식당 아줌마처럼 아부해라


서당훈장의 훈계를 좋아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미 대통령이었던 레이건은 말했다. “미 국민들의 지혜를 믿었을 때 저는 한 번도 실패한 일이 없었습니다.” 고품격의 아부는 밥맛나게 한다. 삶을 윤택하게 해 주는 보약과 같다. 작은 것 하나라도 칭찬해라. 칭찬에 삐진 사람 없다.


4. 뱀 장수(약장수)의 말을 써라


선생의 말보다는 뱀 장수의 말이 약발(?)이 먹힌다. 왜? 정답을 가르치기 위해 설명하려는 선생과 달리 뱀 장수는 신념을 전달하기 위해 설득한다. 설명은 논리에 의존하지만 설득은 감성을 터치한다. 교사가 되지 말고 카운슬러가 되라는 말의 핵심은 ‘감정이입(empathy)’에 있다.


5.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아라


권투선수 알리는 말했다. 나의 승리의 반은 주먹이었고 반은 말이었다. 말하려 하지 말고 그림을 그려 주어라. 모던 시대는 말에 근거(word-based)하지만 포스트모던 시대는 이미지 지향적(image-driven)세계다. 그림을 그리듯 말해라.


6. 양치는 목동이 되지 마라


한 사람은 속일 수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못 속인다. 더구나 국민을 속일 수는 없다. 거기다 한번은 속일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은 못 속인다. 변명과 핑계는 또 다른 거짓말을 만들게 된다. 잘못한 것은 그 자리에서 솔직히 사과해라. 그래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7. 치마길이처럼 짧아야 좋다


무릇 미니스커트와 말은 짧을수록 좋다는 말이 있다. 역사상 최고의 명연설로 기록된 에이브러햄 링컨 미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도 불과 282개 단어에 3분을 넘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하라. 비결은 간단하다. 첫째, 쉽게 하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쉽게 하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쉽게 하라’다.


8. 외국어를 구사하듯 말해라


모국어처럼 말하지 말고 외국어를 구사하듯 말해라. 적게 말하고 많이 들어라. ‘말’을 독점하면 ‘적’이 많아진다. 2% 모자란 소통이 제격이다. 말하는 것과 듣는 것을 49대 51로 해라. 들을수록 내편이 많아진다.


9. 긍정의 힘을 믿어라


부정적인 백 마디 보다 긍정적 한 마디를 해라. 우리 조상들은 ‘그 사람 죽었다’고 하지 않고 ‘산 지키러 갔다’고 했다. 스포츠 심리학에서도 이를 적극 활용한다. ‘볼을 놓치지 마라’는 말보다 ‘볼을 붙잡아라!’ 는 말이 선수들의 경기의욕을 심고 사기를 북돋는 것을 알아서다. 사람은 말 하는 대로 된다. 머피 박사는 말한다. ‘말이 곧 신(神)’이라고. 부정적인 용어는 불에 덴 아이처럼 피해라.


10. 연습 벌레가 되라


무대공연자들에게는 ‘사전 연습’(run through)이 실제공연만큼 중요하다. 말에 있어 즉흥곡은 없다. 우연을 바라지도 말고 무모한 모험 따위는 거둬라. 순발력이나 재치도 아니다. 말하기 전 철두철미한 리허설을 미리 해 보라. 그래서 연습은 실전처럼 하고 실전은 연습하는 마음으로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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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Parent Effectiveness Training)

양철북 토머스 고든 2002

1장 부모 역할에도 훈련이 필요하다.

- 부모 역할 훈련(Parent Effectiveness Training) 십대의 반항기는 당연하고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P.E.T.를 통해 우리가 얻은 경험은 이러한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보여 주었다.

Q. 이 방식은 자유방임주의 교육법의 일종인가?

A. 그렇지 않다. 지나치게 관대한 부모들은 지나치게 엄격한 부모만큼이나 문제가 될 수 있다.

- P.E.T.는 혁명적이다. 하지만 혁명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부모들이 자기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하고, 가정의 불화를 방지하고, 부모는 부모들끼리,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결탁하여 적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더욱 친밀하게 만드는 것이다.

- 부모는 '승자형', '패자형', '동요형' 이렇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 부류는 아이에게 권위나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구속하고, 한계를 정하고, 특정 행동을 요구하며 명령을 내리고 복종을 요구한다. 부모가 원하는 것과 아이가 원하는 것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면 부모는 늘 부모의 의견을 관철하는 쪽으로 갈등을 해결한다.


두 번째 유형 '패자형' 부모는 거의 언제나 아이들이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는 타입이다.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이 두가지 방법중 하나만을 꾸준히 사용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다. 엄격함과 관대함, 까다로움과 편안함, 구속과 자유, 이기기와 지기 사이에서 계속 왔다 갔다 하게 된다.

세 번째 유형인 '동요형' 인 부모들이야 말로 가장 많은 혼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며, 이런 부모의 자녀들이 문제를 가질 가능성이 가장 높기도 하다.

2장 부모도 감정을 지닌 사람이다.

- 어떻게 하면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사람'일 수 있을까? 어떻게 아이들에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 줄 수 있을까?

- 아이가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다음과 같은 직사각형(행동의 창-Behavior Window)안에 넣어 보자.

사각형 안에 금을 그어 이 둘을 구분하기로 하자. 사각형 위쪽에는 수용할 수 있는 행동을, 아래쪽에는 그렇지 않은 행동을 넣는다. 수용할 수 있는 행동이 많다면 상대적으로 '너그러운'부모이고, 수용할 수 없는 행동이 많다면 상대적으로 '너그럽지 않은' 부모이다.

부모는 때로는 이랬다저랬다 할 수밖에 없다. 늘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일 수 없다. 부모 양쪽이 아이에게 같은 입장을 취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엄마가 실제로는 수용하지 않으면서도 수용하는 것처럼 행동할 때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을까? 아이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행동으로는 자지 않고 있어도 좋다고 말하면서 표정을 보면 엄마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아이는 혼란에 빠졌다. 자고 싶지는 않지만, 또 한편으로 사랑도 받고 싶다. 아이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아이의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부모는 늘 말을 부드럽게 하고 너그럽고 잔소리를 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수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은연중에 드러내면서 수용하는 듯이 행동하는 부모이다. 거짓 수용을 할 때에는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며, 길게보면 아이와 부모의 관계를 오히려 악화시킬 소지가 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처럼 친밀하고 오래 지속되는 관계에서 진짜 감정을 숨기기란 어려운 일이다. 실제 감정과 태도 이상으로 수용의 범위를 넓혀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부모는 솔직한 감정을 감출 수도 있지만 감추어서도 안된다.
wn1 - 한국인 부모에게 가장 많은 것 중에 하나이지 않을까..!!
굳이 한국의 부모만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국의 부모에게 사실 많은 편이다.
이것은 사회적인 요인들과 현상들로 인해 그럴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이젠 변화될 수 있고 변화되어야 하기도 한다. 지금까지의 한국은 식민시절과 남북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나라안에서 전체의 어려움을 극복하는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고..
그 부모님들을 통해 교육을 받기 어려운 시절을 겪어낸 50-60대의 부모 그리고 그 자녀들 역시도 안정을 찾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는 부모님에게서는 많은 부모역할을 받지 못하였다.. 하지만 지금의 어린 자녀를 둔 30대 정도라고 보았을때 부모에 대한 역할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깊게 고찰해 보아야 할 시기이다.
혹 외국 영화를 보면서 우리내와는 다른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찾아 보았는가?
그들과 여러가지 다르긴 하지만 큰 한 가지는 자녀의 독립정신을 부모가 길러준다는 것이다. 그것이 생활에서 보이는 것은 .. 부모가 자녀를 어린자녀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한 개인으로서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것이다.
잘 관찰해 보면 볼 수 있다... 그들은 자녀를 복종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그들 역시도 한 개인으로서 인정하고 그들의 생활을 인정해 줌으로 다원화된 사회에서 자녀들이 자신의 가치관을 확립시킬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다..
물론 유교의식이 아직도 자리잡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그것이 좋지 않아 보일 수도 있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자녀들과의 대화에서도 부모로서 복종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어른으로서 생각하는 바를 말해주고 결정은 가능하면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물론 이러한 일은 가정만이 아니라 학교와 사회에서도 그러한 문화의 가치를 같이 교육하기에 가능해 보일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우리의 부모 역할은 자녀가 가치관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기에 ... 가정에서부터 그러한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P.E.T. 모델의 핵심 개념은 누가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하는 원칙이다. 먼저 수용할 수 없는 행동은 부모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부모가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방해해서 부모가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을 가리킨다. 나머지 수용할수 있는 행동은 아이가 해결해야 할 문제의 영역에 속한다. 문제가 아닌 행동은 아이와 부모 모두 아무런 문제 없이 함께 있을 수 있고, 같이 놀고 이야기하고 일할 수 있는 행복한 순간들이다.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자기 것으로 인식하고 해결하게 한다. 때로는 아이가 문제 해결에 도움을 필요로 할 때도 있지만, 멀리보면 가장 좋은 형태의 도움은 역설적이게도 돕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스스로 문제를 찾을 수 있게끔 책임을 지게 돕는 방법이다. 이것을 '듣는기술(Iistening skills)'이라한다. 부모에게 문제가 된다면 '대면 기술(confrontation skills)'이라고 한다. 부모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얘야, 문제가 있으니 좀 도와주렴." 아이가 문제를 안고 있을 경우엔 "너한테 문제가 있는 것 같구나. 도움이 필요하니?"라고 말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의 관계에서 각각의 상황을 구분하여 적극적으로 아이의 말을 들을 것인지, 아니면 대면하여 해결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것은 누가 해결해야 할 문제인가?'라는 질문을 지속적으로 스스로에게 던지는 습관을 기르면 아주 좋을 것이다.


3장 부모와 자녀 사이에도 대화의 법칙이 있다. - 수용 화법

- '수용 화법(language of acceptance)'이란 상대방을 진정으로 받아들인다는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상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다른 사람이 자기를 진정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알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 성장하여 어떻게 좀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지를 궁리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받아들인다는 것을 흙을 제공하는 것처럼, 아이가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시킬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그래도 받아들이면 아이가 더 이상 성장하지 않고 지금 상태로 정체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발전하기를 기대한다면 아이에게 지금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해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 실제로 유능한 치료사와 상담가란 방문한 의뢰인에게 자기를 받아 주고 있다는 믿음을 주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을 개선시키고 변화시키는 '성공비결'이란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수용한다는 것이 진심으로 느껴질 수 전달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받아들인다는 것은 사랑에서 우러난 행동이며, 받아들여진다는 느낌을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감화시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표현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대화를 '대화 치료(therapeutic communication)라고 부른다. 먼저 부모들이 자신의 대화 습관을 해부하여 왜 이것이 해가 되거나 도움이 되는 방식이 되지 못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 비언어적 메시지로 의사를 전달하는 법

불간섭: 아이의 행동을 방해하지 않음으로써 수용을 표현할 수도 있다. 아이가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을 때 가만 두는 것만으로도,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수용한다는 것을 강력하게 전달 할 수 있는 것이다.

침묵, 소극적 듣기: 침묵, 혹은 소극적 듣기 역시 수용을 표현하는 강력한 비언어적 메시지의 하나이고 진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전문 상담가들도 환자와 면담할 때에 침묵을 자주 사용한다.


- 언어적 메시지로 의사를 전달하는 법

1) 명령, 지시

2) 경고, 주의, 위협

3) 훈계, 설교

4) 충고, 해결책 제시

5) 논리적으로 따지기

6) 비판, 비난

7) 칭찬, 동의

8) 매도, 조소, 모욕

9) 해석, 분석, 진단

10) 격려, 공감, 달래기, 편들기

11) 탐문, 질문

12) 한 발 물러서기, 비위 맞추기, 주의를 딴 데로 돌리기

이러한 방식으로 부모가 자기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이러한 방식으로 친구가 대응하면 친구와의 관계가 서먹해졌다고 밝혔다.

- 아이가 자기 감정이나 문제를 이야기할 때 응대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발전적인 방법 중 하나로 '말문열기'가 있다.

간단하고 별 뜻이 없는 표현들의 예

좀더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한 표현들의 예

"그렇구나."

"어."

"응."

"저런."

"정말?"

"그렇군."

"진짜?"

"그랬구나."

"그래?"

"그 얘기 좀 해 봐."

"듣고 싶은데."

"얘기 좀더 해 봐."

"그거 재미있는 생각이네."

"얘기 좀 해 보자."

"네 생각을 듣고 싶어."

"계속 해봐."

"그것에 대해 할 말이 있지?"

'"너한테 아주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이 말문을 트는 표현들은 아이에 대한 수용과 존중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어른들이라도 자기가 존중받고, 가치 있고, 중요하고, 받아들여지고 있고, 흥미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면 기분이 좋을 것이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청자(廳者-듣는 사람)'를 '화자(話者-말하는 사람)'와 연관시키는 방법인 적극적 듣기는 소극적 듣기(침묵)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대화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화자의 메시지가 청자에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청자나 화자 어느 쪽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처음에 자기가 이해한 것을 아이에게 말했을 때 아빠는 적극적 듣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적극적 듣기란 결국 청자가 화자의 감정이나 화자가 하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것을 말한다. 청자는 자기가 이해한 것을 자기의 말로 전단하여 화자가 확인하게 한다. 단지 자기가 받아들인 화자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만을 말하는 것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감정을 터놓고 표현할 수 있을 때 쉽게 괴로운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와 같은 감정해소를 적극적 듣기를 통해 유도할 수 있다. 누가 자기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고 이해해 주면 이야기를 한 사람은 굉장한 만족감을 느끼고 말을 들어준 사람에 대해 따뜻한 감정을 가지게 된다. 적극적 듣기는 편하게 말할 수 있게 해 주는 방법이기 때문에 문제의 실마리를 쉽게 찾아 준다. 적극적 듣기는 아이가 부모의 의견과 생각을 듣고 싶게끔 만드는 방법이다. 누군가 자기 입장에 귀 기울여 주면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 듣는 것도 쉬워지는 법이다. 적극적 듣기는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스스로 진단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내게 만든다. 적극적 듣기는 따라서 자발적이고, 책임감 있고, 독립적인 아이를 길러 내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 적극적 듣기는 몇 가지의 기본적 태도를 실행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1) 아이가 하려는 말을 듣고 싶어해야 한다.

2) 그 순간에 아이의 특정한 문제에 관해 진정으로 도움이 되기를 바라야 한다

3) 어떤 것이든 문제에 관해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4) 자기 감정을 다스리고 문제를 해결할 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5) 감정은 일시적인 것이지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밖으로 드러난 감정에 대해 염려할 필요가 없다. 이 감정들은 아이들의 마음에 영원히 남아 있을 감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6) 아이를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자신으로부터 아이를 분리해서 생각할 때에만이 아이에게 쓸 만한 조력자가 되어 줄 수 있는 것이다. '함께' 있어야 하지만, 아이와 '하나'가 되어 있어서는 안 된다.

감정을 억누를 필요가 있다 정확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 융통성 있는 사람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4장 듣는 것도 기술이 필요하다.

- 적극적 듣기를 시도해 보고, 그 효과에 스스로 감탄하는 부모가 많긴 하지만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정말 삶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실제로 뛰어들어 실천을 해야만 한다. "일단 최선을 다해 시도해 보세요. 노력이 아깝지 않은 성과가 있을 겁니다."

- 아이가 무언가 만족하지 못하고 있을 때에는 아이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가진 것임을 기억하자. 적극적 듣기는 아이에게 문제가 있을 때에는 유용하지만, 문제가 부모한테 속할 때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아이들의 좌절, 당황, 박탈감, 고민, 실패는 부모가 아니라 아이들 자신에게 속한 것이다. 대부분 부모들이 아이들 문제의 너무 많은 부분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인다. 전문 상담가들은 상담을 받는 아이들을 진정으로 염려하고 관심을 가진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 책임감은 온전히 아이에게 남겨 두는 것이다. 적극적 듣기는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의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찾도록' 영향을 주는 방법이다. 아이와 이런 종류의 대화를 할 때 부모들은 반드시 어떤 결론을 내리거나 마무리 지으면서 대화를 끝마쳐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 전문가들의 상담도 이처럼 미완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적극적 듣기가 일련의 사건들을 촉발할 수는 있지만, 그 결말이 어떻게 날지는 부모들도 짐작하기 어려울 것이고, 또 한참 동안은 결과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불평해봤자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누군가 공감하고 받아들여 주는 사람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쏟아 놓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감정을 존중해 주라. 자기가 얼마나 아픈지, 얼마나 놀랐는지 일단 부모가 알아준다는 것이 확실해지면 아이는 울음을 그치는 것이다.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자기 감정을 이렇게 이해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오직 자기가 얼마나 기분이 좋지 않은지를 부모가 알아주기를 바란다. 아이들이 보통 질문의 형태로 까다롭게 암호화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아이가 마음 속 깊이 고민하는 문제가 있음을 의미할 때가 많다. 선량한 의도에서 과시하기 위한 12가지 대화 방법을 한두 가지씩 사용할 수박에 없으며, 그러다 보면 아이가 대화에 관심을 잃게 되거나 말싸움이 시작되어서 서로 심한 말을 하고 감정을 다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적극적 듣기를 활용할 때 흔히 나타나는 실수들

1) 부모가 원하는 대로 이끌기 위해 적극적 듣기를 이용하는 경우

2)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미리 판단하는 경우

3) 적극적 듣기를 잘못 이해하고, 아이의 말만 앵무새처럼 따라 하는 경우

감정을 해석하지 않고 아이가 하는 말의 내용을 그래도 따로 읊다가 실패하는 부모들이 많이 있다. 그 의미는 부모가 해석해 내야 한다.

4) 듣는 것에만 치중하여 아이의 감정을 읽지 못하는 경우

모든 사람들은 이야기할 때 상대방이 자신의 이야기를 단지 듣기만 할 뿐 아니라 자신의 감정까지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감정은 삶의 필수불가결한 부분이지 비이성적이고 위험스러운 것이 아니다. 감정이 사라지게 하려면 부모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인식한다는 사실을(공감을 담은)적극적 듣기를 통해 아이에게 전달하는 것이 최선이다.

5) 적극적 듣기를 남발하는 경우

아이의 감정 세계에도 프라이버시가 필요하므로 말을 하라고 강요하면 안 된다. "모든 감정을 끝까지 다 들을 준비가 되어 있고, 시간이 있을 때가 아니라면 적극적 듣기를 시작하지 말라."고 말한다. 아이가 무언가 다른 형태의 도움을 바랄 때 적극적 듣기를 사용하려고 해서 아이가 저항하는 경우도 있다. 대게 아이를 관찰하면 언제 그만 두어야 할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전문 치료사들은 적극적 듣기는 단지 아이가 문제 해결의 첫 발을 디딜 수 있게 해줄 뿐이라고 한다. 감정을 분출하고 문제를 정의하는 것이 그 첫발인 것이다. 아이들은 거기에서 시작해서 결국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낸다.


5장 젖먹이 아이들과도 적극적 듣기를 할 수 있다.

- 아기를 가진 부모도 큰 아이의 부모가 그래야 하듯 아기의 말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아기들은 의사소통을 할 때 언어에 의존하지 않으므로 이것은 분명 다른 종류의 듣기 방법이 될 것이다.


6장 아이의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을 때 대처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 부모에게 아이가 문제를 안겨 줄 때에는 아이가 문제를 안고 있을 때와 전혀 다른 대화법이 필요하다.

- 문제가 부모에게 생길 때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1) 아이의 행동을 바로 잡으려 한다.

2) 환경을 바꾸어 보려 한다.

3) 자기 자신의 태도를 바꾸어 본다.

이 장에서는 첫 번째 방법만을 다룰 것이다. 행동을 바로 잡는 방법을 살펴보자

- 부모가 아이에게 해결책을 제시한다.

1) 명령, 지시

2) 경고, 주의, 으름장

3) 훈계, 설교

4) 조언, 제안, 해결책 제시

이러한 대꾸는 아이에게 부모의 해결책, 즉 아이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부모가 생각하는 바를 전달하는 방법이다. 부모가 주도권을 쥐고 지배하고 조정하고 명령한다.

아이에게 문제의 해결책을 직접 지시하면 아래와 같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

1) 아이들은 저항한다.

2) '나는 네가 스스로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과 같다.

3) 부모의 욕구가 아이의 욕구보다 더 중요하다고 느끼게 된다.

아이들이 반항하거나 방어적이거나 적대적으로 응하는 것도 당연하다. 아이들이 기가 꺾이고, 창피를 당한 것 같고, 억눌림을 당한 것처럼 느끼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체면이 깎였다고 생각하는 것도 마땅하다. 그리고 그러다 보면 누군가 다른 사람이 해결책을 제시해 주길 기대하는 순종적인 어른으로 자라나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 아이를 무시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1) 비판, 비난, 나무라기

2) 매도, 조소, 망신주기

3) 해석, 분석, 정신분석

4) 가르치기, 교육하기

이런 메시지들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

1) 죄책감과 가책을 느낀다.

2) 부모가 공정하지 않다고 느낀다.

3) "엄마가 날 미워해."라며 자기가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

4) 반항하는 경우가 많다.

5) 부모에게 화살을 돌리는 경우도 많이 있다.

6) 풀이 죽고 자응심을 잃는다.

- 너-메시지가 아닌 나-메시지로 전달한다.

"피곤해서 놀고 싶지가 않아." "너 데리러 갔을 때 거기 없으면 아빠는 힘이 빠진다."

"부엌을 깨끗이 치워 놓았는데, 금방 다시 그렇게 어질러 놓으면 엄마는 정말 기운이 쏙 빠져."

- 나- 메시지의 세 가지 구성요소

나-메시지가 아래의 세 가지 구성요소를 잦추고 있다면, 아이가 자발적으로 자기의 행동을 수정할 가능성도 더 높아진다. 첫째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의 설명, 둘째 부모의 감정,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의 행동이 부모에게 미치는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영향이 그것이다. (행동+감정+영향)

1)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만을 설명한다.

아이의 행동의 단순한 묘사를 말한다. 부모를 성가시게 하는 아이의 행동을 그냥 그래도 전달하는 것이고, 부모의 평가나 판단은 들어가면 안 된다.

야단치지 않고 행동을 설명하기: "바로 집에 돌아오지 않았는데, 전화해서 늦을 거라고 말해 주지 않았다."

2) 아이 행동에 부모 감정을 그대로 표현한다.

너-메시지로 이야기할 때에도 부모의 감정이 받아들일 수 없는 아이의 행동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인과 관계를 명확하게 하지 않는다. "바로 집에 돌아오지 않았는데 전화해서 늦을 거라고 말해 주지 않아서, 걱정했다."

3) 아이 행동이 부모에게 끼치는 문제를 설명한다

아이의 행동이 부모에게 미치는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영향에 대해 말해 줄 필요가 있다. "바로 집에 돌아오지 않았는데 전화해서 늦을 거라고 말해 주지 않아서 걱정했다 걱정이 되어서 엄마가 일을 못했어."

온전한 세 구성 요소를 갖춘 나-메시지는 부모에게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구체적 영향이 없다는 것을 발견할 때가 종종 있다. "나-메시지가 특히 유용하다고 느꼈던 것은 내가 아이들을 대할 때 얼마나 근거 없이 제멋대로였는지를 깨닫게 되었을 때였어요."

- 나-메시지는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을 바로 잡게끔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데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아이의 성장과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나-메시지는 솔직한 표현이기 때문에 아이 쪽에서도 마찬가지로 솔직하게 감정을 전달하도록 영향을 주기도 한다. 졸직한 나-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자기를 있는 그대로 드러낼 용기가 있는 사람이다.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상대방에게 자기를 열어 보인다는 의미이다. 정직성과 솔직함은 친근감을 높여 준다. 아이는 나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알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기 자신도 솔직하게 터놓게 된다.


7장 나-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 행하기 쉬운 실수들.

1) 나-메시지를 가장한 너-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는다.

'내가 어떻게 느낀다'라는 말만 앞뒤로 끼워 넣어서 너-메시지를 마치 나-메시지인양 포장해 전달하는 실수이다. 그냥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만 구체적으로 말하라고 한다.

2) 부정적인 감정을 강조하지 않는다.

'지금 현재'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하라. 얼마나 아이를 사랑하는지, 아이가 다치거나 아이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등 말이다. 약속한 것이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한 실망감은 먼저 솔직한 자기 감정을 표현하고 난 후에도 얼마든지 이야기할 수 있다.

3) 부모의 솔직한 감정을 전해야 한다.

4) 화를 내기에 앞서 자기 감정을 체크한다.

분노는 언제나 어떤 사람을 향하는 것이다. '나 화났어'라는 메시지는 대개 '너한테 화났어' 혹은 '너 때문에 화났어'라는 의미인 것이다. 거울을 앞에 놓고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 볼 것을 권한다. '지금 내 마음 속에 있는 것이 무엇인가?'라든가 '아이의 행동 때문에 나의 어떤 욕구와 필요가 위협받고 있는가?' 또는 '나의 일차 감정은 무엇인가?'

- 실례들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자기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모를 때가 많다.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하던 아이도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게 되면 바로 사려 깊은 아이가 되는 것이다. 어떻게 느끼는지 솔직하게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해 주면 아이들이 얼마나 부모의 욕구를 잘 헤아려 주는지, 우리가 아이들의 이런 면을 너무나 과소평가해 왔음을 일깨워 주었기 때문이다.

- 문제 해결 방법

아이들이 부모의 나-메시지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특히 처음 이 방법을 시도할 때 그렇다. 첫 번째 나-메시지에 아무 반응이 없다면 다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좋다. 두 번째 메시지는 좀더 강한 감정을 담고 좀더 확고하고, 강하고, 크게 말해야 할 것이다.

아이들이 나-메시지에 대해 자기 자신의 나-메시지를 보냄으로써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 행동을 바로 고치는 대신에 자기 감정은 무엇인지 부모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아이가 어떤 감정을 갖거나 문제를 가지고 있을 때는 적극적 듣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기어 변속'이라고 부른다. '맞서 대응하기'에서 '듣기'로 전환하는 것이다. 부모가 자기 감정을 알아준다는 것을 일단 알고 나면 아이가 자기 행동을 바로 잡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부모가 아이를 칭찬할 때에는 거의 예외 없이 너-메시지의 형태로 표현된다. 아이에 대한 판단과 평가를 담고 있음에 유의하자.


8장 환경 변화를 통해 아이의 행동을 바로 잡을 수 있다.

- 환경을 바꾸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아이와 함께 사는 삶이 점점 더 즐거워질 것이고, 아이와 부딪히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9장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불가피한 갈등이 있다. -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하나?

- 갈등은 관계에 있어서 사실 가장 결정의 순간이다. 갈등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실 어떤 관계에서 한 사람의 욕구가 다른 사람의 것과 충돌하지 않기란 정말 힘든 일이다.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갈등은 관계의 현실이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갈등이 일어나면 많은 부모들은 자기가 이기고 아이가 지는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부모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런 이기거나 지는 방법 밖에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방법1: 부모 뜻대로 밀어붙이는 방법

억지로 시키려고 하니 부모도 힘이 들고, 아이가 자율적으로 성장할 기회도 없게 된다. 이 방법은 복종과 순종을 이끌어낼 수는 있을지 모르나, 그에 대한 대가로 아이의 미움을 받게 되는 것이다. '방법1'을 쓰면 또 다른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것은 결정을 강제로 하고, 아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감시해야 하고, 잔소리를 하고, 재촉을 하기 위해 시간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힘과 권위를 이용해서 아이에게 무엇을 강요할 때마다 결국 자기 관리력과 책임감 있는 아이로 자라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 된다.

방법2: 아이의 뜻에 따르는 방법

이런 아이들은 거칠고, 제멋대로이며, 말을 듣지 않고 충동적이다. 자기 행동을 잘 통제할 줄 모르게 되고,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이고 바라는 것이 많은 아이로 자라난다. 또한 다른 사람의 물건이나 욕구를 존중할 줄 모른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아마 아이들이 부모의 사랑에 대해 마음 속 깊이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는 점이다.

한 쪽 부모는 '방법1'에 많이 의존하고, 다른 부모는 '방법2'쪽으로 기우는 가정도 많이 있다. 이런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들의 경우 심각한 정서적 문제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 극단적으로 어는 한 방법만 사용하는 것보다 일관성 없는 태도가 오히려 더 위험다다고 볼 수 있다.


10장 부모에게 권위가 반드시 필요한가?

- 아이들한테 결점이나 실수를 보여 주지 않으려고 하고, "너한테 가장 필요한 게 뭔지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엄마 아빠야."라든가 "너도 나이 들면 부모님 말씀이 다 옳았다는 걸 알거다."등의 말로 이런 믿음을 더 굳게 한다. 아이가 자라면서 덜 무력하고, 덜 의존적으로 되어감에 따라 부모는 점차로 힘을 잃게 된다.

- 부모의 권위 행사에 대처하기 위해 어떻게 했는지를 적어보라고 했다.

1. 저항, 반항, 거부

2. 분개, 분노, 적대

3. 공격, 보복, 앙갚음

4. 거짓말, 숨기기

5. 다른 사람에게 책임전가, 고자질, 빠져 나가기

6. 지배하고 대장하려 들고, 괴롭히기

7. 이기고 싶어하고, 지지 않으려 함

8. 연대해서 부모에 대항

9. 복종, 순종

10. 비위 맞추기, 조르기

11. 순응적, 창의력 부족,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를 두려워 함, 확인해주고 격려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함.

12. 도피, 물러서기, 공상에 빠지기, 퇴행

기성 세대의 권위에 대한 아이들의 도전과 반항은 수세대에 걸쳐 반복되어 왔다.

분개, 분노, 적대: 아이는 자기에게 힘을 행사하는 사람을 싫어한다.

- 아이들은 자기 행동에 대해 부모가 어떻게 느끼는가에 관한 정보를 필요로 한다. 그렇게 해야 부모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게끔 자기 행동을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기대하는 것은 어떤 행동에 대해 받아들이지 못할 때에는 항상 그렇다고 말해 주는 것이다. 부모가 일관성을 잃으면 아이는 '적합한'(보상을 받는)행동을 배우고 '바람직하지 않은'행동을 피할 기회를 가질 수 없다. 사실상 부모의 권력은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미리 지시한 방식으로 행동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더 힘센 사람에 강요당하거나 금지를 당하면, 그것은 설득된 것이 아니다. 권위나 권력이 사라지면 바로 아이는 원래의 행동으로 돌아갈 것이다. 힘을 사용하는 부모는 사실상 아이에 대한 영향력을 점차 상실하게 된다. 권력은 저항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11장 '무패 방법'이 왜 효과적인가?

- '방법3'은 서로 비슷한 힘을 가지고 있는 개인 간의 갈등을 해결할 때에 자주 사용된다. 사람은 다른 사람에 의해 강요된 결정 사항보다는 의사 결정과정에 함께 참여하고 결정한 사항에 대해 더 강한 실천 의지를 느낀다. '방법3'은 아이가 생각하게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여기 문제가 있으니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보자. 좋은 해결 방법을 생각해 보자?"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양쪽이 다 마음에 들어 하는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하고 나면 부모와 아이는 오히려 더욱 가까워진다. 갈등이 사라져서 기쁠 뿐 아니라, 자기가 손해 본 일이 없어서 또 기분이 좋다. 그리고 서로 욕구와 권리를 존중해 준 것에 대해 따뜻한 고마움의 감정이 샘솟게 된다. '방법3'을 사용하면 아이에게 억지로 시킬 필요가 없어진다. 일단 해결 방법에 동의하고 나면 아이들은 보통 결정된 사항대로 실천한다. 이기거나 지는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이 방법에서는 부모나 아이 어느 쪽도 힘을 쓸 필요가 없다. '방법3' 아이가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어떤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방법3'은 접근 방식을 통해 부모가 아이의 욕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아이에게 전달할 수 있으며, 대신 아이도 부모의 욕구를 배려할 것임을 믿는다는 것 또한 말해 주게 된다.


12장 '무패 방법'에 대한 부모들의 두려움과 걱정은 무엇인가?

- 방법3'은 '회의'가 아니라 '방법'이다. 이 방법은 갈등이 일어나자마자 사용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갈등은 보통 온 가족 모두와 연관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부모와 한 아이 사이에서 일어날 때가 많다. 다른 가족들은 옆에 있을 필요가 없다. 부모와 아이는 동등한 입장에서 참여하고, 그들 공동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는 것이다.

- 타협이란 한 걸음 물러서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어느 정도 포기하는, '무기력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협상하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하지만 두려워서 협상하지는 말라."는 존F.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사가 생각이 난다. '방법3'은 협상하는 방법이지만, 아이의 욕구뿐 아니라 부모의 욕구도 충족시키는 해결 방법을 찾도록 밀고 나갈 용기 없이 무기력하게 협상하는 방법은 아니다.

실제로 갈등의 대부분은 해결하는 데 십 분 이상이 걸리지 않는 즉시 해결해야 하는 '눈앞에 닥친', '당면한'문제들이다. 되풀이하고, 잔소리하고, 다그치고, 억지로 시킬 필요가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시간이 절약된다.

'방법3'은 부모와 아이가 각각 서로에 대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가지게 한다. 자녀가 욕구가 생기면 부모에게 그 욕구를 표현하고 부모는 서로 조정할 방법을 찾아보게 된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바꾸기 힘든 태도가 바로 부모가 권위를 사용하는 것이 마땅하고 심지어는 그것이 부모의 책무라고까지 생각하는 태도였다. 부모가 더 많이 알고, 더 현명하며, 더 성숙하고, 더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부모가 아이들보다 현명한가? 아이에 관계된 많은 문제에 있어서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취학 전 아이나 유아에게도 '방법3'이 놀랄 정도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아기들에게도 '방법3'을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실 이 방법은 아이가 어렸을 때에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빨리 시작하면 할수록 아이가 다른 사람과 민주적인 관계를 맺는 법, 다른 ㅏ람의 욕구를 존중하고 다른 사람이 자기 욕구를 존중해 줄 때 그것을 고맙게 받아들이는 법을 빨리 익히게 된다.

부모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지지 않을까? 이 사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면 존경은 요구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어떤 행동을 해서 얻어내야 하는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13장 '무패 방법'을 실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언제 시작하면 좋을까? 가장 무리 없이 시작하는 방법은 다 같이 둘러앉아서 아이들에게 이 방법이 어떤 방법인지를 먼저 설명해 주는 것이다. 아이에게 세 가지 방법을 모두 설명해 주고 차이점을 일러 준다.

'무패 방법'의 여섯 단계

1단계: 갈등을 확인하고 정의한다.

부모들은 실제 자신의 욕구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기 이전에 미리 머릿속에 들어 있는 해결책을 먼저 떠올리는 일이 많다. 욕구를 해결책과 구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술은 역시 적극적 듣기이다. 스스로 '나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까?'하고 질문을 던져 보자.

아이와 부모의 숨은 욕구가 명확히 이해하고 표현되지 않으면 문제 해결 과정은 교착되어 버릴 것이다.

1) 아이에게 분명하고 확실하게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한다.

2) 아이의 욕구가 분명해지도록 적극적 듣기를 충분히 활용한다.

3) 갈등이나 문제를 이야기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아이와 부모 모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2단계: 가능한 여러 해결책들을 생각해 낸다.

1) 아이의 해결 방법을 먼저 듣는다. 부모의 것은 나중에 덧붙이면 된다.

2) 평가는 다음 단계에서 진행될 것이다. 어떤 아이디어든 간에 받아들인다.

3) 더 이상 아무 것도 나올 것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까지 계속해서 다른 대안을 생각해 보게 격려한다.

3단계: 각 해결책을 평가한다.

보통 부모나 아이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지 않는 것들을 제거해나가다 보면 한두 개 정도로 좁혀지게 된다. 부모는 가지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4단계: 가장 좋고 만족스러운 해결책을 결정한다.

1) 결정된 것이 최종적이고, 다시는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좋아, 이렇게 한 번 해 보고, 효과가 있는지 살펴보자."

"이 방법에 모두 동의하는 것 같은데, 이제 모두 다 같이 실천해 보고 우리 문제가 정말 해결되는지 보자."

5단계: 결정된 것을 실천할 구체적 방법을 마련한다.

결정된 사항을 어떻게 시행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사안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에게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 '이것을 실천하려면 무슨 일을 해야 할까?'또는 '언제 시작하면 좋을까?' 등의 질문을 던져본다.

6단계: 이후에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확인한다.

이따금 아이에게 결정된 사항이 여전히 마음에 드는지 물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모든 갈등 해결 과정이 질서정연하게 여섯 단계를 거쳐 진행되지는 않는다.

부모는 적극적 듣기를 열심히 사용하고 나-메시지의 형태로 말해야 한다. 이 기술을 제대로 익히지 못했을 경우에는 무패방법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 이런 불신과 저항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은 일단 문제 해결은 잠시 미루어 두고 아이가 정말 하고 싶어하는 말이 무엇인지 공감하며 들으려 애쓰는 것이다.

'방법3'이 한계에 부딪혔을 때 '방법1'로 전환하는 경우 아이들은 속았다고 생각하고, 부모가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고 믿었던 것에 대해 분노한다. '방법1'로 돌아가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 '방법2'로 돌아가서 아이가 이기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위험하다.

'방법3'으로 결정된 것을 실행하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처벌을 연결시키지 않는 것이 훨씬 좋다. 아이가 먼저 벌을 정해 놓자고 제안하는 일이 있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벌보다는 신뢰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무패 방법을 사용할 때에는 아이가 결정된 사항을 실천할 것임을 의심 없이 당연하게 여겨야 한다.

아이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에는 직접적으로 솔직하게 아이와 대면하는 것이 좋다. 이때에는 아이를 비난하거나 깎아 내리거나 위협하지 말고 나-메시지로만 이야기한다. 책임을 바로 아이에게 넘겨주지 않으면 아이는 계속해서 미숙하고 무책임한 상태로 남아 있을 것이다.

어른이 옆에 있을 때에는 아이들은 어른에게 의존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어른의 권위를 이용해서 다른 아이를 누르고 자기가 이기려고 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아이들 사이의 다툼을 무패 방법으로 해결하도록 도와 주다 보면 말다툼이나 싸움이 생겼을 때에도 아이들이 부모에게 달려오는 일이 줄어든다.

세 가지 방법을 함께 사용하고 싶다고 하는 부모는 실제로는 정말 중요한 갈등이 있을 때에는 '방법1'을 사용할 권리를 유지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는 아이들 의견을 반영하겠지만, 정말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는 내 뜻대로 결정할 권리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wn1 - 13장에서의 내용을 비슷하게 적용하는 책이 있다..
앨리 골드렛 박사의 저서 'It's Not Luck'이다.
앨리 골드렛 박사는 물리학 박사이지만 경영학에 대한 실제적인 이론을 정리하고 실제 사용되고 있기도 한데.... 골이라는 책은 생산 시설에서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고 위에 언급한 행운은없다...는 사무직에서 갈등이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소설식으로 전개하면서 보여준다.. 그것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더라도 충분히 개인이 활용해 볼 수 있다. 



14장 부모로서의 자격을 박탈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아이가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부모를 해임하거나 자격을 박탈하고, 부모와의 관계를 아예 끊어 버리는 일이 생긴다. 어린 아이들은 부모가 자기를 괴롭히고 나무라서 자기가 소중히 여기는 생각과 가치관을 버리도록 할 때에 부모를 버린다. 청소년들은 기본적으로 인권을 무시당했을 때 부모를 버린다. 이러한 유형을 가치관 충돌이라고 한다.

이러한 가치관 충돌의 문제를 갈등 해결 과정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다보면 열이면 열 전부 실패할 것이다. 부모가 자기에게 실제로 방해가 되지 않는 행동을 바꾸어 보려고 영향력을 행사하다 보면 결국 실제로 자기를 괴롭히는 문제에 있어서도 영향을 미칠 수 없게 되고 만다.

-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우려고 드는 것은 어른이나 단체나 국가나 젊은이나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자유나 자유성을 침해하려는 시도에 대해 온 힘을 다해 저항할 것이다. 부모가 아이의 권리를 무시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부모가 아이를 '소유'한다고 행각하는 뿌리 깊은 관념 때문이다.

- 부모가 상담가 역할을 해야 한다. 상담가가 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에게 도움을 제공하듯이 아이들에게 생각과 지식과 경험을 나누어 주는 방법이다. 제대로 된 상담가라면 설교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나누고, 강요하는게 아니라 제안하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권한다. 상담가로 일할 때 가장 쓸모 있고 강력한 도구는 바로 적극적 듣기였다.

- 바꿀 수 없는 아이의 행동은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15장 부모가 변해야 한다.

- 부모의 양육이란 누구나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양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부모 스스로 성장하고 발달하는 일도 수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기 자신의 많은 부문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을 참지 못한다. '내가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가?'라고 질문을 던져보자. 독립적인 생산 활동을 통해 성취욕을 충족시키는 부모는 자신을 긍정하고 받아들일 뿐 아니라 아이를 통해서 자신의 성취욕을 충족시키려 들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자신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하고 아이를 뜻대로 조형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자기가 생각한 틀에 맞지 않게 아이가 행동할 때 못마땅해 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를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독립적이고, 자기와는 구별되는 인간으로 바라본다면 아이의 행동에 대해서도 더 관대해지기 마련이다. 독립성을 많이 인정하면 할수록 상대방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필요도 적게 느끼게 되고, 상대의 개성에 대해서도 관용적이 되며, 차이에 대해서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아이들이 있고, 이 아이들이 살아갈 얼마나 다양한 삶의 모습이 있는지를 깨닫는다면 아이에게서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이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경험은 최고의 선생'이지만 경험은 언제나 옳은 것만을 가르치지는 않는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하지만 많이 아는 사람이라고 해서 언제나 현명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가치와 신념이 옳다는 확신이 강하면 강할수록 아이에게(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것을 강요할 가능성이 높다.

- 효과적인 부모는 아이와 좀더 가벼운 관계를 맺는다. 이런 부모는 부부관계를 최우선에 둔다. 그러면 아이의 행동이나 성취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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