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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11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류시화엮음 오래된미래 2005 03810 2
  2. 2011.09.10 서대문 형무소에 가다..(2010) 2
  3. 2011.09.09 어른으로 산다는 것 - 김혜남 갤리온 2006 03810
  4. 2011.09.06 2011년 8월에 참석한 4번의 독모
  5. 2011.09.04 백범 - 김별아 이룸 2008 03810
  6. 2011.09.03 가미가제 독고다이 - 김별아 해냄 2010 03810 1
  7. 2011.09.02 2011년 8월에 읽은 책
  8. 2011.09.01 9월 독서 모임 도서 입니다... 그리고 발제아닌.. 발제 입니다.
  9. 2011.08.31 간송 전형필 - 이충렬 김영사 2010 03990
  10. 2011.08.30 세계를 향한 무한도전 - 서경덕 종이책 2009 03800
  11. 2011.08.30 공부도둑 - 장회익 생각의나무 2008 03810
  12. 2011.08.11 2011년 7월에 참석한 5번의 독모
  13. 2011.08.11 생물과 무생물사이 - 후쿠오카 신이치 은행나무 2008 03470
  14. 2011.08.10 2011년 7월에 읽은 책
  15. 2011.07.31 바보 빅터 - 호아킴 데 포사다,레이먼드 조 한국경제신문 2011 13840
  16. 2011.07.29 책쓰기의 모든 것 - 송숙희 인더북스 2011 14320
  17. 2011.07.27 1만 페이지 독서력 - 윤성화 한스미디어 2011 13320
  18. 2011.07.22 고전, 끝나지 않는 울림 - 정진홍 도서출판 강 2003 03810
  19. 2011.07.16 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문예출판사 1988 03840
  20. 2011.07.15 갈매기의 꿈 - 리처드 바크 현문미디어 2003 03840
  21. 2011.07.07 2011년 6월에 참석한 5번의 독모
  22. 2011.07.05 미친 등록금의 나라 - 한국대학교육연구소 개마고원 2011 03300
  23. 2011.07.03 책 읽어주는 남편 - 허정도 예담 2009 03810
  24. 2011.07.01 2011년 6월에 읽은 책
  25. 2011.07.01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 -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 03330
  26. 2011.06.29 그리스인 조르바 - 니코스 카잔차키스 열린책들 2000 03890
  27. 2011.06.26 독모 후기(20110625)
  28. 2011.06.24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 - 톰 라비 돌베개 2011 03800
  29. 2011.06.23 특강 : 책 읽어주는 남편 -허정도 교수(부인 정미라)
  30. 2011.06.12 책여행책(Book Travel Book) - 박준 웅진윙스 2010 03810



초대 
당신이 생존을 위해 무엇을 하는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있고, 
자신의 가슴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꿈을 간직하고 있는가 나는 알고 싶다

....
 
당신의 이야기가 진실인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다른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자기 자신에게는 진실할 수 있는가
배신했다는 주위의 비난을 견디더라도
자신의 영혼을 배신하지 않을 수 있는가 알고 싶다.

어떤 것이 예쁘지 않더라도 당신이
그것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가
그것이 거기에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더 큰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가 나는 알고 싶다.

 당신이 누구를 알고 있고 어떻게 이곳까지 왔는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당신이 슬픔과 절망의 밤을 지샌 뒤
지치고 뼛속까지 멍든 밤이 지난 뒤
자리를 떨치고 일어날 수 있는가 알고 싶다.

....
      오리아 마운틴 드리머 


그때 왜
저 사람은 거짓말을 너무 좋아해.
저 사람과는 결별해야겠어.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나의 수많은 거짓말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저 사람은 남을 너무 미워해.
저 사람과는 헤어져야겠어.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내가 수많은 사람을 미워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저 사람은 너무 교만해.
그러니까 저 사람과 그만 만나야지.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나의 교만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저 사람은 너무 이해심이 없어.
그러니까 저 사람과 작별해야지.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내가 남을 이해하지 못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이 사람은 이래서, 
저 사람은 저래서 하며
모두 내 마음에서 떠나보냈는데
이젠 이곳에 나 홀로 남았네.
김남기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어느 날 페르시아의 왕이 신하들에게
마음이 슬플 때는 기쁘게
기쁠 때는 슬프게 만드는 물건을 
가져올 것을 명령했다.

신하들은 밤새 모여 앉아 토론한 끝에
마침내 반지 하나를 왕에게 바쳤다.
왕은 반지에 적힌 글귀를 읽고는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만족해 했다.
반지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슬픔이 그대의 삶으로 밀려와 마음을 흔들고
소중한 것들을 쓸어가 버릴 때면
그대 가슴에 대고 다만 말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행운이 그대에게 미소 짓고 기쁨과 환희로 가득할 때
근심 없는 날들이 스쳐갈 때면 
세속적인 것들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이 진실을 조용히 가슴에 새기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랜터 윌슨 스미스

나는 배웠다
나는 배웠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뿐임을.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에 달린 일.

나는 배웠다.
내가 아무리 마음을 쏟아 다른 사람을 돌보아도
그들은 때로 보답도 반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신뢰를 쌓는 데는 여러 해가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임을.

삶은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가 아니라
누가 곁에 있는가에 달려 있음을 나는 배웠다.
우리의 매력이라는 것은 15분을 넘지 못하고
그 다음은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함을.

다른 사람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하기보다는 
나 자신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해야 함을 나는 배웠다.
삶은 무슨 사건이 일어나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일어난 사건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달린 것임을.

또 나는 배웠다.
무엇을 아무리 얇게 베어 낸다 해도
거기에는 언제나 양면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사랑의 말을 남겨 놓아야 함을 나는 배웠다.
어느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 시간이 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므로.

두 사람이 서로 다툰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지 않는게 아님을 나는 배웠다.
그리고 두 사람이 서로 다투지 않는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는게 아니라는 것도.
두 사람이 한 가지 사물을 바라보면서도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를 수 있음을.

나는 배웠다.
나에게도 분노할 권리는 있으나
타인에 대해 몰인정하고 잔인하게 대할 권리는 없음을.
내가 바라는 방식대로 나를 사랑해 주지 않는다 해서
내 전부를 다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 아님을.

그리고 나는 배웠다.
아무리 내 마음이 아프다 하더라도 이 세상은
내 슬픔 때문에 운행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는 것과
내가 믿는 것을 위해 내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
이 두 가지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나는 배웠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을.
트라피스트 수도회 중신으로 예수의 작은 형제회를 설립한 샤를르 드 푸코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많은 이들이 자신의 시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막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오르텅스 블루
파리 지하철 공사에서 공모한 시 콩쿠르에서 8천 편의 응모작 중 1등 당선된 시


농담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이문재


삶이 하나의 놀이라면
삶이 하나의 놀이라면 이것이 그 놀이의 규칙이다.
당신에게는 육체가 주어질 것이다.
좋든 싫든 당신은 그 육체를 
이번 생 동안 갖고 다닐 것이다.

당신은 삶이라는 학교에 등록할 것이다.
수업 시간이 하루 스물네 시간인 학교에.
당신은 그 수업을 좋아할 수도 있고
쓸모없거나 어리석은 것이라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충분히 배우지 못하면 같은 수업이 반복될 것이다.
그런 후에 다음 과정으로 나아갈 것이다.
당신이 살아 있는 한 수업은 계속되리라.

당신은 경험을 통해 배우리라.
실패는 없다. 오직 배움만이 있을 뿐.
실패한 경험은 성공한 경험만큼
똑같이 중요한 과정이므로.

'이곳'보다 더 나은 '그곳'은 없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당신을 비추는 거울이다.
어떤 삶으 만들어 나갈 것인가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 있다.
필요한 해답은 모두 자신 안에 있다.

그리고 태어나는 순간
당신은 이 모든 규칙을 잊을 것이다.
체리 카터 스코트


여행
...
...
나는 알았다. 삶은 단순히 생존한 것 이상임을.
나의 성공은 도착이 아니라 그 여정에 있음을.
낸시 함멜


내가 알고 있는 것
내가 무엇을 행하고 있는지
나는 알고 있는가.
내가 나를 소유하는 순간은
숨을 들이마시는 동안인가,
아니면 내쉬는 동안인가.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다음에 무엇을 쓸지
연필이 알고 있는 정도,
또는 다음에 어디로 갈지
그 연필심이 짐작하는 정도.
잘랄루딘 루미


 세상의 미친 자들
세상의 미친 자들에게 붙여지는 이름이 있다.
현실 부적응자,
반항아,
문제아,
부적함 판정을 받은 자.
사물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자들,
이들은 규칙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현상 유지를 별로 존중하지 않는다.

당신은 그들의 말을 인용할 수 있고,
그들에게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들을 칭찬하거나 비난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에 대해 당신이 할 수 없는 단 한 가지는 
그들을 무시하는 일.
왜냐하면 그들은 사물을 바꿔 놓기 때문이다.

그들은 발명하고, 상상하고, 치료한다.
탐험하고, 창조하고, 영감을 불어넣는다.
그들은 인류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어쩌면 그들은 미쳐야만 하는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고 어떻게 텅 빈 화폭에서 그름을 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침묵 속에 앉아
결코 씌어진 적이 없는 노래를 들을 수 있겠는가.
또는 붉은 행성들을 응시하면서
우주 정거장을 떠올릴 수 있겠는가.

어떤 사람들은 그들을 미치광이라 부르지만,
우리는 그들을 천재라 부른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미친 사람들만이
결국 세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어느 고등학교 교사가 썼다고 전해지는 이 시는
애플 컴튜너 사의 텔레비전 광고에 사용되었다.


뒤에야
고요히 앉아 본 뒤에야 평상시의 마음이 경박했음을 알았네.
침묵을 지킨 뒤에야 지난날의 언어가 소란스러웠음을 알았네.
일을 돌아본 뒤에야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냈음을 알았네.
문을 닫아건 뒤에야 앞서의 사귐이 지나쳤음을 알았네.
욕심을 줄인 뒤에야 이전의 잘못이 많았음을 알았네.
마음을 쏟은 뒤에야 평소에 마음씀이 각박했음을 알았네.
중국 명나라 문인 진계유


옳은 말
제발 내가 그것을 극복했는지 묻지 말아 주세요.
난 그것을 영원히 극복하지 못할 테니까요.
지금 그가 있는 곳이 이곳보다 더 낫다고 말하지 말아 주세요.
그는 지금 내 곁에 없으니까요.
더 이상 그가 고통받지 않을 거라고는 말하지 말아 주세요.
그가 고통받았다고 난 생각한 적이 없으니까요.
내가 느끼는 것을 당신도 알고 있다고는 말하지 말아 주세요. 
당신 또한 아이를 잃었다면 모를까요.
내게 아픔에서 회복되기를 빈다고 말하지 말아 주세요.
잃은 슬픔은 병이 아니니까요/
내가 적어도 그와 함께 많은 해들을 보냈다고는 말하지 말아주세요.
당신은, 당신의 아이가 몇 살에 죽어야 한다는 건가요?
내게 다만 당신이 내 아이를 기억하고 있다고만 말해 주세요.
만일 당신이 그를 잊지 않았다면.
신은 인간에게 극복할 수 있는 만큼의 형벌만 내린다고는 말하지 말아 주세요.
다만 내게 가슴이 아프다고만 말해 주세요.
내가 내 아리에 대해 말할 수 있도록 단지 들어만 주세요.
그리고 내 아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
제발 내가 마음껏 울도록 
지금은 다만 나를 내버려둬 주세요.
(아이를 읽은 엄마의 시)
리타 모란


진정한 여행
....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나짐 히크메트, 감옥에서 쓴 시


신과의 인터뷰
어느 날 나는 신과 인터뷰하는 꿈을 꾸었다.
신이 말했다.
'그래, 나를 인터뷰하고 싶다구?'
내가 말했다.
'네, 시간이 있으시다면.'

신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나의 시간은 영원, 
내게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
무슨 질문을 마음속에 품고 있는가?'

내가 물었다.
'인간에게는 가장 놀라운 점이 무엇인가요?'

신이 대답했다.
'어린 시절이 지루하다고 서둘러 어른이 되는 것
그리고는 다시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기를 갈망하는것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잃어버리는 것
그리고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돈을 다 잃는 것

미래를 염려하느라 현재를 놓쳐 버리는 것
그리하여 결국 현재에도 미래에도 살지 못하는 것

결코 죽지 않을 것처럼 사는 것
그리고는 결코 살아 본 적이 없는 듯 무의미하게 죽는 것'

신이 나의 손을 잡았다.
우리는 잠시 침묵에 잠겼다.
그런 다음 내가 겸허하게 말했다.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자식들에게 그 밖에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신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내가 이곳에 있음을 기억하기를.
언제나, 모든 방식으로'
작자미상


또 다른 충고들
고통에 찬 당팽이를 보게 되거든 충고하려 들지 말라.
그 스스로 고통에서 벗어나올 것이다.
너의 충고는 그를 화나게 하거나 상처 입게 만들 것이다.
하늘의 선반 위로 제자리에 있지 않은 별을 보게 되거든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말라.
풀과 돌, 새와 바람, 그리고 대지 위의 모든 것들처럼
강물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시계추에게 달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지 말라.
너의 말이 그의 마음을 상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너의 문제들을 가지고 
너의 개를 귀찮게 하지 말라.
그는 그만의 문제들을 가지고 있으니까.
장 루슬로


힘과 용기의 차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고
부드러워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힘이
방어 자세를 버리기 위해서는 용기가

이기기 위해서는 힘이
져주기 위해서는 용기가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고
의문을 갖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힘이 
전체의 뜻에 따르지 않기 위해서는 용기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느끼기 위해서는 힘이
자신의 고통과 마주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학대를 견디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고
그것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홀로 서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고
누군가에게 기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힘이
사랑받기 위해서는 용기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힘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데이비드 그리피스



....
당신의 가슴속에 온 세상을 담고 싶다고 말하지 말라.
다만 당신이 상처를 받고 사랑받지 못하는 것이 두려웠을 때
어떻게 자신을 버리지 않고 
또 다른 실수를 저지르는 일로부터 드을 돌렸는가 말해 달라.

....

영웅적인 행동을 한 전사 같은 이야기는 충분히 들었다.
하지만 벽에 부딪쳤을 때 당신이 어떻게 무너져 내렸는가,
당신의 힘만으론 도저히 넘을 수 없었던 벽에 부딪쳤을 때
무엇이 당신을 벽 건너편으로 데려갔는가를 
내게 말해 달라,
무엇이 자신의 연약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었는가를.
....
오리아 마운틴 드리머 

삶을 하나의 무늬로 바라보라 - 류시화
시는 인간 영혼의 자연스런 목소리다.
그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잠시 멈추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삶을 멈추고 듣는 것'이 곧 시다.  138

5백년 전 북인도 바라나시 갠지스 강변에 살았던 시인 까비르는 '죽기 전에 아무리 많은 책을 읽을지라도 이 한 단어를 알지 못하면 그는 아직 진정한 인간이 아니다. 그 단어는 사랑이다.'라고 말했다.  139

자비의 어원은 '함께 상처를 나눈다.'는 뜻이다.  140

상처는 치유될 수 있다. 왜냐하면 상처받는 것은 영혼이 아니라 감정이기 때문이다.
힌두교도들은 영혼을 '가슴 안의 가슴'이라고 표현한다.  141

좋은 시는 어느날 문득 자신과 세상을 보는 방식을 새롭게 한다.  142

이 삶 속에 태어났다면, 당신은 거친 세파를 견딜 각오를 해야만 한다. 온갖 불필요한 충고와 소음을 들을 각오를 해야만 한다. 수많은 병고와 사건이 밀려오리라. 그것이 삶이다. 하지만 더불어 자신의 존재를 지켜낼 만반의 준비도 해야만 한다. 그리고 사랑이 당신을 정화하리라는 것도. 사랑은 '당신은 누구예요?' 하고 물을 때 '나는 당신입니다.'라고 대답해야 문이 열린다.(이븐 하라비)


Posted by WN1
,
한 10여년 만에 가본 서대문 형무소 .. 지나온 시간만큼 가슴저린 사연들이 묻혀있는곳이다.
10년이란 시간동안 내가 여러번 접하던 일제 강점기 시절의 옥고를 지내신분들의 표현들을 통해 다시금 떠올릴 수밖에 없는 곳..
그곳에 다시금가서 나라를 찾기위해 고통을 마다하던 분들을 떠올려 본다..
가슴이 저려온다는 표현이 맞을까.. 그분들의 고통과 시련을 머릿속에서 조금이나마 그려본다.
아련한 아픔이여...

 
Posted by WN1
,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한 것의 진실을 알고 이해하고 싶어 하지만 반면 그것을 피하고 싶어하는 욕구도 갖고 있다. 그런데 과거에 슬프고 괴로운 기억이 있는 경우 사람들은 대부분 진실을 회피하며 침묵해 버린다. 그러나 침묵은 상처를 치유하기는 커녕 마음속 상처 입은 아이의 분노만을 키운다.... 마음껏 울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프롤로그에서 한 저자의 표현이다.

근래 꽤나 많이 알려지고 있는 '독서치료', '자가치유' 의 리스트에 있는 도서이기도 하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해야 하는 이 시대에 많은 사람들과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감정을 이해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공감을 하기에 앞서 그것을 잘 하기 위해서는 우선은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감정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남을 어찌 알겠는가...!!
그리고 남을 어찌 알겠는가...!!

저자는 어른으로 산다는것의 의미를 자신의 내면 아이를 이해하고 인정하며, 그들의 상처를 알아주고 울어버림으로 떨쳐버리면서 성장시키는 과정과 방법들을 알려 주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무석 교수나 김형경씨..., 외국에서 빅터 프랭클 박사같은 많은 사람들이 정신치료와 자가치유의 필요성에 대해 많이 독려한다.
책을 통해 우리의 어린아이가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것이라 생각한다.

 
1부 내 맘 같지 않은 사람들, 내 뜻대로 안 되는 세상
세상은 나에게 먹은 밥값을 하듯 나잇값을 하라고 독촉한다.  17
내가 먹고 싶어서 먹은 것도 아니고, 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세월은 자기 멋대로 내 안에 들어와 놓고 이제 그 값을 내라고 나를 옥죈다.  18
우리는 흔히 "아이는 아이다워야 하고, 어른은 어른다워야 한다"라고 말한다. 이 둘을 가르는 가장 큰 기준은 자기중심적인가, 현실 중심적인가하는 행동방식에 있다. 다시 말하면 쾌락원칙에 따라 행동하면 아이이고, 현실원칙에 따라 행동하면 어른이다.  18
어른이 되는 순간부터 우리에게는 많은 규제가 뒤따른다.... 세상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말하면서도 모든 것에 조건을 단다.... 도대체 어른이라는 게 뭘까?  20

감정이 메마른 게 아니라 감정이 두려워 억누르고 있는 상태.  25
이솝우화에서 포도를 따먹으려다 실패한 여우가 '저따위 신 포도를 누가 먹어'라며 도아서는 것과 같다. .. 권태다. 권태는 우리의 이상이 너무 높을 때 생기는 감정이다.   26
인생의 가장 중요한 진리를 놓치고 있다. 행복은 아주 사소한 것으로부터 오며, 아주 작은 일에 웃고 울 수 있는 사람이 인생을 더 풍요롭고 재미있게 만든다는 사실을.
만약 당신이 사는것에 별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모든 일이 심드렁하게만 여겨진다면 한번쯤 자신의 마음속을 가만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내가 인생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화려하게 성공해서 남들에게 갈채를 받는 것만이 기쁨이라고 생각하은 것은 아닌지...  26-27

우리의 무의식은 서로 사랑한다면 완벽하게 일치하여 조금도 차이가 없기를 바란다. 그래서 아주 가까운 관계일수록 별것 아닌 일로 목숨 걸고 싸운다.  30
그러므로 내 맘 같지 않은 사람들과 살아가기. 그것은 삶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즐기는 것이다.  31

자아가 약해진 상태.  35
우리나라처럼 집단문화가 발달한 사회에서는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창피당하고 쫓겨나는 것에 대한 공포가 크다.  35
아무리 불안해도 죽지는 않는다. 
불안의 근원은 분명 우리의 마음속에 있으며, 그것을 알아내는 것만으로도 불안은 줄어들 수 있다.  36
불안은 두려워하지 않는것, 그것이 불안을 달래는 첫 번째 발걸음이다.  37

우리는 아주 어릴 적 엄마 품에서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으며 엄마와 하나인 듯한 느낌을 가졌었다.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이 느낌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불꽃처럼 다시 살아난다.  39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을 보고 상대가 실망하고 떠나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41
상대를 배려하면 우리는 내 안의 공격성이 상대에게 직접적으로 치닫는 것을 조절하게 된다.  42

사회심리학자 엘렌 버셰이드는 열정적인 사랑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면 결혼이 파탄에 이르기 쉽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결혼을 했는데도 낭만적인 사랑 타령을 하고 있으면 그만큼 이혼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44
결혼 생활의 양식이 어떻게 변하든 여자와 남자는 서로에게 기뻐하는 것만큼 서로에게 계속 실망할 것이다.  45
결혼은 본질적으로 비극적인 관계다.  
만약 늘 행복하다고 말하는 부부가 있다면 그들은 현실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미움이 없는 사랑은 없다. 좀더 유쾌하게 미워할 수 있다면 더 나은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46

포기란 때로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자신의 능력이나 자격마저 내던져 버리는 것을 뜻하지만, 체념은 자신은 버리지 않고 자신이 잃어버린 것만을 깨끗하게 단념하는 것을 의미한다.  50-51
이제껏 내가 살아온 방식과 내가 추구해 온 것들이 좋은 의도와 선한 측면도 많았지만, 그 위에 욕심과 집착, 시기심과 경쟁심이 덕지덕지 앉아 있었음도 새로이 알게 되었다. ...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받아들인 다음에야 비로소 겸손해진다는 것을, 체념은 영혼을 자유롭게 한다는 것을...  52-53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은, 그것이 고통이든 기쁨이든 우리에게 뭔가를 말해 준다. 물론 우리가 그것을 들으려 한다면 말이다.  53


2부 혹시 당신도 어른으로 사는게 두려운가?
복잡한 걸 싫어하고 책임지는 걸 싫어하며, 가볍게 즐길 수 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어른아이(Man child)'라고 부른다....'피터 팬 신드롬'
현대판 피터 팬은 대부분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 자라고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서 많이 보인다.  59

피터 팬 신드롬의 특징  61-67
  1. 무책임하다. 
  2. 불안하고 외롭다.(막연한 불안감과 깊은 외로움)
  3.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다.
  4. 나르시시즘에 빠져 있다.(자기 모습과 사랑에 빠진 나르시소스와 닮아 있다.)
  5. 환상과 현실을 잘 구분하지 못 한다.
  6. 맹목적인 이상화를 추구한다.
  7. 자신에 대한 확고한 정체성이 없다. 
피터 팬 신드롬은 1970년대 후반부터 미국에서 어른들의 사회에 끼어 들지 못하는 수많은 '어른아이'가 생겨나면서 전 세계적인 사회문제로 발전했다. 이는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서로 믿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개인의 무력감 등 현대 사회의 특성들이 모여 생긴 것이라 할 수 있다.  68
현대판 피터 팬들이 우울증에 바지게 되는 것은 결국 그 자신도 젊음과 귀염성을 잃게 되고, 스스로의 삶을 책임질 수밖에 없는 냉엄한 현실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70

영원한 젊음의 세계인 네버랜드로 가는 방법이 있다면 파우스트처럼 영혼을 팔아서라도 가고 싶은 게 당연한 심리다.
그러나 영혼을 파는 것은 내 모든 감정과 사고능력과 기억들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기억을 잃어버리면 과거도 미래도 사라진다.... 어쩌면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일 수도 있다.  73-74

'출생의 충격'...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산다는 것은 내게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는 과정, 혹은 스스로 체념해야 하는 고통들로 점철된다.... 그러고 보면 삶은 상실에서 시작해 상실로 끝난다.  75
인류학자인 어니스트 베커는 "사람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을 사용한다. 자신만의 재능을 살리고, 남들과 다른 존재로서의 자신을 만들고, 자신의 기호를 넓히고 발달시키며, 삶의 실망스러운 것들을 견디는 법을 배우고, 성숙하고 단련되어, 마침내는 동물의 상태를 초월하여 위엄과 존엄성을 지닌 자연의 유일한 존재로서 우뚝 선다. 이처럼 고귀한 개인이 되기 위해 60여 년 동안 믿을 수 없는 고난과 노력을 다한 뒤에는, 죽을 수밖에 없다."  78
인생이라는 상실의 강... 좋은 경험이든 나쁜 경험이든 그 경험으로부터 우리가 무엇을 배우느냐에 따라 우리에게 미소를 지을 수도 있고 외면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상실은 새로운 만남과 출발을 의미하기도 한다.  79

우리의 마음속에 상처받은 아이가 살고 있다.  81
인생이란 평생을 걸려 '나'라는 집을 짓는 과정과도 같다.  82
기초 공사가 잘못된 집을 고치려면 돈과 노력이 많이 드는 것처럼, 우리의 삶 또한 초기에 잘못 된 것을 고치려면 그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문제는 상처 없는 삶은 없다는 데 있다.  83
과거를 떠나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전에 먼저 울음을 참고 있던 아이가 마음껏 울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어디가 아팠는지 아이가 말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과거의 상처가 아무는데 필요한 제2의 성장통을 겪는다. 이것은 어떤 특정 시기에만 올 수 이쓴 것은 아니다.  85

정신분석가 비온은, 사람에게는 자신이 경험한 것의 진실을 알고 이해하고 싶은 욕구와 그것을 알고 싶지 않고 피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과거를 추억하면서도 한편 과거의 상처들에 침묵하려고도 하는 것이다.  90
마음의 고통을 씻어내기 위해서는 우선 내 마음을 열 수 있어야 한다.  91
마음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려면 먼저 과거와 만나 과거와 화해해야 한다.  92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이 세상에 태어나지는 않았다. 태어난 것은 내 뜻과는 무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생명을 얻고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행복해지길 원한다.  95
행복은 오히려 덜어냄으로써 찾아온다.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욕심을 덜어내는 것. 나에 대한 지나친 이상화를 포기하는 것, 세상은 이래야 하고 나는 이래야 된다는 규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그것이 바로 있는 그대로의 나와 세상을 똑바로 보고, 내 인생의 주인이 되며 그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95
어른이 된다는 것을 결코 슬픈 일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인생에서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과정이며,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삶을 깊게 이해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96
성장의 목적은 바로 우리 삶에서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이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배우는 데 있다.  96

마르셀 프루스트는 "슬픔을 이겨낸 뒤에는 관념이 찾아온다. 슬픔이 관념으로 바뀔 때, 우리의 심장을 후벼 파는 슬픔은 그 힘의 일부를 상실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 자체는 비록 순간적이라 해도 약간의 즐거움을 내뿜게 된다."
애도란 슬픔이요 고통이지만, 떠나보냄이자 동시에 새로운 만남이다.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다리이며, 떠나보낸 것들이 내 안에 내면화되어 나의 정신과 사고를 형성해 가는 작업장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애도할 수 있는 능력이 꼭 필요하다.  104

아이가 말을 못하는게 아니라, 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106
가만히 있어도 주위 어른들이 자신의 표정을 읽고 척척 다 해주는데 굳이 말하거나 소리 내어 울 이유도 없었던 것이다. 
이 아이처럼 모든 것이 충족되는 상황에서는 아이 스스로 어떤 것이든 배우고 경험할 필요가 없어진다.  107
상흔을 통해 우리의 한계를 깨닫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게 되며, 세상을 배우고 인생을 이해하게 된다.  107
상처 없는 삶은 앞에서 소개한 아이처럼 우리의 사고능력을 마비시키고 성장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하여 오히려 불구자로 만들 수 있다. 
우리가 견딜 수 있는 범위 안에서의 상처는 오히려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108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것도 우리 자신이요, 상처를 통해 강해지는 것도 바로 자신이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고 쓰러지는 것도 자신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가 무엇을 듣고 싶어 하며 무엇을 원하는가에 달려 있다.  111


3부 제2의 성장통을 겪고 있다면
윌리엄 골딩의 소설 <파리대왕>  115
21세기는 당장 내일 세상이 어떻헤 변할지 예측하기 힘든 시대다. 날마다 새로운 지식이 엄청나게 쏟아지며 그것을 누가 먼저 쥐느냐가 성공을 좌우한다. 그러다 보니 어른들이 알고 있던 과거의 지식과 정보들은 쓸모없어서 버려야 할 것으로 취급받기 일쑤다. 심지어 빨리 과거를 잊어버리고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라는 압력을 받는다. 앞서가기는 커녕 뒤쳐지지 않으려면 말이다. 그런 가운데 어른들의 지혜와 삶의 경험까지도 무시당하는 게 현실이다.  119

당신을 알고 있는 사람들 중 30%가 당신을 좋아하고, 50%가 당신을 보통으로 생각하고, 20%가 당신을 싫어한다면 대성공이다. 그리고 당신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이 부족하거나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서로의 성격과 가치관이 맞지 않을 뿐이다. 당신이 모든 사람들을 다 좋아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123
사람들은 대부분 이기적이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다른 사람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모두들 자기 일에 몰두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래서 아주 이상한 일을 목격해도 3일 정도만 지나면 그 일을 까마득히 잊어버린다. 그러니 만약 당신이 실수를 했더라도 그것을 두고두고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가끔의 실수는 당신을 더욱 인간적으로 느끼게 하고 친근하게 만든다.  124
당신 인생의 주인은 바로 당신 자신이다.  125

부모는 자신들이 보고 싶은 아들의 모습만을 보려고 했다. 그는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자신은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대단한 사람이라는 '거짓 자아(false self)'를 발달시켰고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 가볍게 행동하고 가벼운 관계만을 쫓아왔다. 외롭고 상처받기 쉬운 그의 '참 자아(true self)'를 마음 깊이 숨겨 둔 채 말이다.  128
상처입기 두려워 진지한 관계가 싫다며 애써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무엇보다 당신에게 필요한 건 당신의 참 자아와 마주할 용기다. '내가 많이 외롭고 사랑을 바라던 아이였구나'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사랑받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 그냥 솔직해지는 것이다.  
당신이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살펴보고,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라.  129

과거의 기억에서 오는 분노는 만족을 모르고 끝없이 파괴하려 드는 속성이 있다.  133
과거에 대한 분노를 해결하는 것이 결코 모든 것을 다 용서하라는 말은 아니다. 단지 세삿에는 불합리하고 이해하지 못할 일도 일어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134

당신의 느낌에 집중하라. 무언가를 느끼고 싶다면 세상으로 뛰어들어가 온몸으로 부딪혀 보라. 138

인터넷 같은 가상세계에 빠진 사람들은 현실 속에서 살아갈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현실감'이라고 부르는 것은 좌절을 통해 얻어진다. 아무리 소망한다고 해도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실제적으로 따뜻해지지도, 편안해지지도, 배부르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우리는 좌절하게 되고 현실이 어떤지를 알게 된다.  141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기다려야 한다. 그 기다림의 시간동안 많은 일을 만나고 더 넓은 어른들의 세상과 부딪히게 된다. 그 속에서 좌절과 실망도 경험하고,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 않으며, 어른들이 그다지 힘이 센 것도 뭐든지 할 수있는 살마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무거운 현실의 짐들을 등에 짊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주어진 현실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지혜와 기술을 익히는것이다.  144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 꿈과 현실 사이의 차이를 인정하고 고통을 이겨내는 것이다.
아무리 어른으로서의 지혜와 힘을 가져도, 또 어른으로서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 있다 해도, 진정으로 '건강한 어른'은 가끔 어린아이로 되돌아 갈 수 있어야 한다. 
건강한 어른은 떠날 수도 있고 혼자 남겨질 수도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드로가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사랑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기댈 수 있어야 한다. 
건강한 어른은 자신이 사랑스럽고 가치 있으며 성실하다고 느낀다. 어떤 상황에 있든 늘 흔들리지 않을 자아 정체성이 있음을 믿는다. 
다양한 세상 경험을 거치면서 여러 각도에서 인생을 폭넓게 바라본다. 또한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것도 중요한 지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145
건강한 어른은 양심과 죄책감을 느끼고, 후회하는 능력과 자신을 용서할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다. 
원하는 것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배우며, 이룰 수 없는 것은 과감히 포기할 줄도 안다.
건강한 어른은 인생이란 완벽하지 않으며, 사람은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결국, 세상은 내가 바라는 대로 움직인다는 어린시절의 전지전능함을 포기해 가는 과정이다.  146
성장한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며, 현실과 부딪치면서 이러한 꿈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하나씩 하나씩 경험하고, 포기하면서 꿈과 현실 사이의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이다.  147


4부 슬픔 앞에서는 굳이 어른인 척하지 마라.
죽은 사람을 따라 자살을 하는 사람들, 살아 있으되 마치 죽은 것처럼 사는 사람들, 더 이상의 이별이 두려워 이별을 할 수 없게 된 사람들, 그들은 모두 애도를 못하는 사람들이다. 떠나보내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잃어버린 것은 떠나간 그 사람이나 대상이 아니라 혼자서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없었던 자기 자신인 경우가 많다.  161

장례식을 떠들썩하게 하는 것도 바로 이 이별 예식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164

슬픔을 나누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그저 곁에 같이 있어 주면 된다. 곁에서 손을 꼭 잡아 주면 된다. 울고 있는 사람을 가만히 안아 주고 등을 토닥여 주면 된다. 그렇게 같이 슬퍼해 주면 된다. 
슬픔 안에서 굳이 어른인 척하지 말자. 어릴 적에 우리가 울고 있으면 어른들은 "많이 아프니?"라는 말보다 "뚝 그치지 못해?", "울면 못 써" 라는 말을 먼저 했다. 우리는 슬픔은 감출 줄 알아야지 그걸 다 드러내면 나약하고 못난 사람이라고 배우며 자란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괜히 씩씩하게 잘 견디는 척하지 말자. 그럴수록 내 마음의 상처만 깊어질 뿐이다.  172

잊고 싶어도 잘 잊혀지지 않는 게 있다. 그럴 때는 억지로 잊으려 애쓰기보다는 오히려 잃어버린 사람에 대해 회상하는 게 더 좋다. 사진이나 초상화, 일기장 등을 펼쳐 보면서 떠나가 버린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그것은 우리에게 그가 실제로 살아 있었음을 확인시켜 준다. 그리고 실제로 그가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를 위로하고 안심시킨다.  177

슬픔은 이겨야 할 감정이 아니라 우리가 온몸으로 감당하면서 흘러가게 해야 할 삶의 하나의 조건인 셈이다.
어쩌면 머무는 것은 슬픔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다.  180


5부 정신분석에서 배우는 나이 듦의 지혜
영국 시인 사무엘 울만의 시 <청춘>에서 
젊음은 나이가 아니라 마음이다.
장미 빛 두 뺨 앵두 같은 입술,
탄력 잇는 두 다리가 곧 젊음은 아니다.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시들지 않는 열정이 곧 젊음이다.  186
미국의 작가이자 문화평론가인 수잔 손탁은 
"대부분의 남성은 늙어간다는 것을 후회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은 늙어가는 것을 더 고통스럽고 어쩌면 수치스럽게 느낀다. 나이 든다는 것이 남성들에게는 인간이기 때문에 겪어야 할 운명이다. 그러나 여성들에게 나이 든다는 것은 운명만은 아니다. 그것은 여자들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188
나이가 들면서 내적 성숙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는 과거에 이루지 못한 것을 다시 시작하느라 분주한 사람들은 적극적이고 활력 잇는 삶을 산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이것이 지나칠 경우 치러야 할 대가가 커진다. 늙어가는 자신을 부정하느라 자신을 소진시켜 버리는 아이러니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잃어버린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일은 무척이나 힘들다. 그러나 다시 찾을 수 없는 것에 매달리다 보면 결국 더 많은 것을 잃게 된다. 내가 의미 있게 써야 할 시간, 내가 더 사랑해야 할 사람들 그리고 나 자신까지도.  191

남녀 사이의 사랑처럼 부모 자식 사이의 사랑 역시 사랑과 미움이라는 양면성을 가진다.  1945
사람이 성장하려면 어느 정도의 결핍과 좌절을 경험해야 한다. 결핍되고 상실한 것을 스스로 찾아 메우려는 노력이 바로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이다. 부모가 모든 것을 다 충족시켜 주면 아이는 성장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부모가 아이에게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좌절을 주면 아이는 서서히 좌절을 견디는 법을 배워 나가고, 현실감을 얻게 되며, 스스로 필요한 것을 찾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러면서 한 살마의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196

아이가 나와는 다른 독립된 인간이며, 언젠가 내 품을 떠날 존재인 줄 알면서도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결코 쉽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아이가 혼자 설 수 있는 법을 가르쳐야 할 시간에 아이와 제대로 떨어지는 법을 몰라 부모와 아이 모두 상처입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이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결국 아이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선택할 권리가 있음을 존중해 주는 것이다.  200

늙어간다는 것의 가장 큰 문제는 신체적 기능을 상실해 가는 데 있다. 
자신이 가진 결함을 분명히 알지만 그러한 결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선다.  207
늙는다는 것의 두 번째 문제는 노인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이다.
늙는다는 것의 세 번째 문제는 직작으로부터의 은퇴다.  208
노인은 결코 '끝나 버린 존재'가 아니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순간순간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과제를 부여받는다. 
우리는 늙어서도 변할 수 있다.  209-210

좀더 유쾌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는 자기를 초월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나 이외의 남에게 관심을 갖고 이 세상을 향해 시선을 돌리는 것을 말한다. 이는 다른 사람들의 기쁨을 내 기쁨처럼 느낄 수 있는 능력이며, 나의 흥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들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이며, 비록 내가 살 세상은 아니지 만 다음 세대를 위해 미래에 투자할 수 잇는 능력을 말한다.  213
중요한 것은 두려워 하지 말아야 한다.  215

죽음은 모든 것의 끝이다. 삶이라는 긴 여행의 끝이며, 그동안 누려온 모든 기쁨과 행복의 끝임과 동시에 그동안 나를 괴롭혔던 모든 고통과 슬픔의 끝이다.  
죽음은 두려움이다. 내가 이 세상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혼자서 죽음의 고통과 외로움을 견뎌내야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데 대한 두려움이다.  216
죽음은 가르침이다. 그것은 남은 시간도 별로 없는데 비로소 왜,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가르쳐 주는 잔인한 스승이다.
죽음은 이어짐이다. 그것은 내가 차지하고 있던 공간을 다음 사람에게 넘겨 줌으로써 세상이란 이 공간을 영속시키는 자연의 확고한 의지요, 무한한 자비로움이다.  217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바로 순간순간의 삶 속에 있다.  222
죽음은 끝이 아니라 삶의 연속된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죽어가는 나에게 '사랑한다'라고 속삭여 줄 사람과 내가 '사랑한다'라고 작별의 인사를 나눌 사람이 있다면 죽음은 끝이 아니라 오히려 내 인생을 최종적으로 완성시키는 과정이 될 것이다.  223

학창시절의 친구들 : 내 마음을 이해해주는 친구를 통해 내 안의 충동적이고 위험한 에너지를 완화시키고 해소하며 승화시키는 법을 배움으로써 나와 남을 파괴하는 불상사를 막게 된다.
청소년기에 친구는 힘들고 충격적인 일들을 함께 극복해 나가는 동반자 역할을 한다.  225
우리는 친구라는 거울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 자아 존중감을 쌓아 나간다. 친구는 나의 일부분인 것처럼 '보조자아' 역할을 한다.
비슷한 옷을 입고 혹은 비슷하게 머리를 물들이고 쌍둥이처럼 꼭 붙어 다니는 '베스트 프랜드'는 서로의 자아를 강화시켜 주는 서로의 보조자이다.  226
어른이 된 후의 친구들 : 어른이 되고 나서 만나는 친구들은 내 자유 의사에 따라 내가 선택한 친구들이다. 그래서 이때의 우정은 기본적으로 자유를 토대로 자라난다.  226
아무리 어른이 되었다 할지라도 인간은 모두 삶 앞에서 무력한 존재이기 때문에 내 삶의 무게를 함게 나눌 친구가 꼭 필요하다.  227
친구는 공허함에 시달리는 나의 삶을 긍정해 주고 나의 삶에 의미를 부여해 준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 방향을 모색할 때 기꺼이 동반자가 되어 준다.  228
인디언 속담 중에 '친구는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라는 말이 있다.  228
이해인 수녀의 시 <벗에게>
울고 싶다고 했을 때 충분히 거두어 줄 수 있고
네가 기뻐할 때 진심으로 기뻐해 줄 수 있는 친구이고 싶다.

비록 외모가 초라해도 
눈부신 내면을 아껴줄 수 있는 친구이고 싶다.

'안녕'이란 말 한마디가 너와 나에게는 섭섭하지 않을
그런 친구이고 싶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배려해 주는 것. 모든 관계에는 때가 있고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 우정에 대한 지나친 이상을 버리는 것. 이 모든 것을 배우고 난 뒤에야 우리는 비로소 서로에게 더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
친구는 나를 참 잘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  229


6부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면 기억하라.
우리는 자존심에 상처입을 때 분노한다. 또 신체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부당한 손상을 입을 때, 불공평하다고 느낄 때, 무엇보다도 절실히 원하던 것을 얻지 못했을 때 분노한다. 그렇기에 분노는 어디에나 있다. 삶은 상실과 결핍과 부재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으며, 세상은 이기적인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고, 삶은 공평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236
용서는 결국 상대도 나와 똑같은 어쩔 수 없는 인간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비록 내 마음속에 미움의 찌꺼기는 남을지라도 나의 정신적인 에너지를 나의 행복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237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루게릭병으로 죽어가던 모리 교수가 미치에게 남긴 말.
"우리가 용서해야 할 사람은 타인만이 아니라네, 미치. 우리 자신도 용서할 수 있어야 해. 여러 가지 이유로 했어야 했는데 하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도 용서해야 하네. 일이 이리저리하게 되지 않았다고 탓할 수만은 없지. 나 같은 상황에 빠지면 그런 태도는 아무런 도움도 안 되네. 나는 언제나 '연구를 더 많이 했으면 좋았을 텐데' 또 '책을 더 많이 썼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했네. 그 생각 때문에 나 자신을 질타하곤 했어. 이제와 돌이켜보면 그런 질타가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알겠어. 화해하게. 자기 자신과 주위의 모두와.... 자신을 용서하고 그리고 타인을 용서하게. 시간을 끌지 말게, 미치. 누구나 나처럼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건 아니야. 누구나 다 이런 행운을 누리는 게 아니지."  238-239

때로는 우리가 상대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오히려 상대에게 상처가 되기도 한다. 내 딴에는 사랑으로 한 행동이 배우자나 가족, 친구들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241
프랑스의 한 사회학자는 '사람은 어떠한 증오나 분노 혹은 상처를 주려는 의도가 없이 단지 자신의 존재를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이런 어쩔 수 없는 상처로부터 서로를 보호하려면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고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공감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슬픔이나 기쁨을 같이 느끼고 그 감정을 통해 상대를 이해하게 된다는 뜻이다.
공감은 삼차원적인 감정이다.  242

유머는 단순한 웃음 이상의 것이다. 유머는 인생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나온다.
유머는 인간에게 있는 불합리한 부분들을 이해하는 태도다.  245
자신과 세상에 대해 너그럽고 유머러스한 태도를 가지려면 먼저 심리적으로 안정돼 있어야 한다. 스스로를 길들일 수 있고 좌절을 견딜 수 있는 힘도 있어야 한다. 
모순과 상실을 잘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자아의 힘이 있어야 자신의 충동과 좌절을 그리고 희망과 절망을 인정할 수 있고, 그러한 고통의 쓴맛을 유머를 통해 줄 일 수 있게 된다.  246
'인간에게 가장 큰 재앙은 죽음이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 내면에서 죽어가는 것들이다.'라고 한 슈바이처.
웃음을 잃어버리면 감정적인 여유마저 잃게 된다. 건강한 어른으로 살아가려면 유머를 사용하고 즐길 줄 알아야 한다.  247
유머러스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248

놀 수 없는 사람은 불행하다. 그는 더 이상 아픙로 나아가지 못화고 자기 자신 안에 갇혀 있는 사람이다. 그는 인생이 주는 가장 큰 즐거움 가운데 하나를 놓쳐 버린 사람이ㅏㄷ. 그리고 결국 나중에는 웃음마저 잃어버리게 된다.  252

어른들은 어른으로서 어른 다워야 한다는 명제에 스스로 갇혀 있다. 그래서 어른들은 자신의 판타지를 유치한 것으로 생각하여 창피하게 여기거나, 두렵고 위험한 것으로 생각하여 꼭꼭 숨겨 둘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어른들이야 말로 판타지가 필요하다. 어른들은 아이들보다 참고 인내해야 할 일이 더 많고, 생활 속에서 겪어야 하는 갈등과 좌절이 더 많으며, 살면서 잃어버리는 게 더 많다. 그런데 이러한 갈등이나 상실의 고통을 풀 수 있는 방법이 벼로 없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판타지다.  256

자기만의 방에서 홀로 있는 시간을 갖는 것. 그것은 커다란 상실에 직면했을 때 꼭 필요한 일이다. 혼자 조용히 슬픔에 빠져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혼자 슬퍼하는 동안 마음은 과거의 기억을 정리하고, 자신이 맞이한 상실의 의미를 파악하며, 떠나간 대상을 마음속에 영원히 담아 두는 작업을 하게 된다. 실연을 당했거나 사별한 사람들이 한동안 방안에서 나오지 않고 폐인 같은 몰골로 누워만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러고 나면 사람들은 대부분 그 슬픔을 잘 추스르고 일어나 더욱 성숙해진 모습으로 다시 자신의 길을 가기 시작한다.
혼자 있는 것이 두려워 슬픔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하고, 금방 새로운 사람을 찾아 나서거나 재빨리 다른 일에 몰두해 버리면 오히려 슬픔은 더 길어진다.
평소에도 혼자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쏟아져 들어온 자극이 순간적인 감각이나 느낌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의 사고로 발전되려면 그것들을 생각하고 정히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258
이런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인생을 좀더 폭넓고 깊게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역사를 가진 의미 있는 인간으로 미래를 향해 다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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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아의 <가미가제 독고다이>를 읽고 저자의 책을 더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계획을 수정하여 선택한 책이다.

대체 실제 인물을 소설로 옮겨 놓은 것은 어떻게 접근했을까 생각하며 책을 들었다.
책을 보기전에 검색을 해보지 않는 편이다. 이 책은 접근방식이 궁금하여 살짝 검색을 해보았다. 
저자는 이미 백범일기를 읽는 사람도, 읽지 않은 사람도 읽을 수 있도록 집필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읽으면서 생각한 점은 이미 읽은 사람들이 더 이해하기가 수월하리라 생각을 하였다.(이 생각은 중반부분 이전에 하던 생각이고, 중반 이후에는 그러한 생각을 할 수 없었다.)

한국사람이라면 백범 김구선생을 모를 수 있을까..
누구나 최소한 여러번은 들었을 이름이다. 그래서 한국사람에게는 매우 친근한 사람이다. 그러나 백범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러한 사람중에 하나이다.

이 책은 백범선생의 일생을 '슬픔'이란 단어로 연결하여 전개하였다.
소설이지만 사실적인 내용이다. 실제일어났던 일이기에 이것을 소설화 시키는 것보다는 소설적 표현을 빌려와 서술했다고 하는게 더 어울릴까..

목차에서는 '이륙'에서 시작하여 '착륙'으로 마친다.
즉 해방이 되어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국내로 들어오기 위한 항공기로 시작하여 국내로 들어오는 것으로 마친다.
그간 백범 선생의 회고처럼 전개되는 각 장들은 '냉혹한슬픔, 쓰라린 슬픔, 아련한 슬픔, 슬픈 밥, 자욱한 슬픔, 고독한 슬픔, 뜨거운 슬픔, 흐르는 슬픔, 거룩한 슬픔, 슬픔의 축제'

왜 우리의 역사는 슬픔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을까....ㅡ.ㅜ
내용중에 '침략자 일본도 밉지만 조국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팔아먹은 조상들이 더 미웠습니다. 그러하기에 우리만은 못난 조상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자손들에게는 절대로 이런 고생을 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했습니다. 또다시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 위해 피눈물을 삼키며 투쟁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라는 내용이 있다.
쓰라린 아픔의 시절 일제강점기 동안 우리의 선조들은 말로는 다 못할 고통을 겪었다. 그것은 표현에서처럼 조국을 귀히 여기고 후손을 위하는 것 보다는 현재의 자신만의 이익을 바라본 조상들이 있었기에 그러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이렇게 생활하게 된것은 그렇지 않은 그리 많지 않은 조상들이 있었기에 .. 그들의 자신의 모든것을 버리고 고통과 인내와 끈기가 우리에게 그나마 지금의 모습을 가지게 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가 가슴을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느낌을 뜨거운 눈물을 아련한 아픔을 주었다.
오랜만에 백범 선생을 마음에 새겨본다.. 무거운 마음으로 울컥하는 마음으로..


스승은 말씀하셨다. 나라가 망할 때 망하더라도 백성들이 의로써 힘껏 싸우다가 힘이 다하여 망하는 것은 거룩한 것이요, 사분오열하여 제각각 외국에 아첨하고 동포와 다투어 망하는 것은 더럽게 망하는 것이라고,,  41

양반의 자식은 고양이 새끼요 상놈의 자식은 돼지 새끼라, 고양이는 크면서 고와지고 돼지는 클수록 추물이 된다지만, 돼지 새끼가 호랑이로 자라지 말란 법이 어디 있으랴? 암만, 어느 구름에서 비가 올지는 지켜봐야 알지!  57
신분제는 왕조를 뒷받침하는 가장 근본적인 체계였다. 그리고 과거는 이러한 신분제를 정당한 명분으로 유지하는 선발의 수단이었다.....   십만 냥을 상납하면 대과 급제란다. 명주 한 필에 권문제가의 추천편지 한통, 수청기생을 밀어넣어주면 진사 급제는 따놓은 당상이란다. 글을 모라도 된단다. 돈만 많으면 장땡이란다. 하하, 우습다. 배알이 뒤틀리도록 우습다.  58

믿음으로 큰 아이는 두려움을 모른다.  60
동학당이 되어도, 살안자에 탈옥수, 땡땡이중이 되어도 나를 맞는 아버지의 태도는 변함없었다. 남들이 나를 어떤 이름으로 부르든 상관없었다.  62
옛 시에서 부모란 목숨이 붙어 있는 동안은 자식의 몸을 대신하길 바라고, 죽은 뒤에는 혼령이 되어서라도 자식의 몸을 지키길 바라는 존재라고 했던가.  66

스스로 높아지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그것은 자기가 가진 것을 버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
꿰어찬 주머니의 금덩이를 동멩이로 여겨 풀어놓고서야 가볍게 솟구칠 수 있는 법이었다.  67

백범(白凡), 가장 천한 신분인 백정이자 가장 평범한 사내인 범부로서 그보다 더 낮아질 수 없었으므로,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장 드높은 꿈을 꾸었으므로...  68

나는 대단한 신동도 천재도 아니었다. 못난 생김만큼 타고난 재주도 허름했다. 하지만 외워 기억하고 익혀 풀어내는 일에는 자신이 있었다. 남들이 열을 할 때 나는 백을 하고, 남들이 백을 한다면 나는 천만을 할 테니까.  82

두 분의 귀한 스승 - 안태훈 진사, 고능선 선생
사람이 자기를 알기도 쉽지 않거늘, 하물며 남을 어찌 판단하고 평가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꾸준히 성현의 말씀을 쫓아 그 발자취를 밟아가도록 하게. 자네가 진정으로 마음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그 마음을 곧추세워 끊임없이 고치며 나아가게. 지금까지 길을 잘못 들어 실패와 곤란을 경험했더라도 상심하지 말게.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달하는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요, 고민은 즐거움의 뿌리라네.
진정한 스승은 삶을 가르친다. 나는 재능보다는 그 재능을 바르게 쓰는 의리를, 사업의 성취보다는 그것이 정당한가를 판단해 실행하고 계속하는 근기를 배웠다.  84

잘나고 똑똑한 사람만 선생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자란 사람도 가르칠 수 있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나눌 수 있다. 그러니 배우려는 자라면 누구라도 학생이 될 수 있다.  85

조금이라도 긴장이 풀렬 게을러진다 싶으면 서대문감옥에서 맞았던 그 새벽을 돌이켰다. 높들이 밤새워 일하고 있다. 온힘을 다해 조지고 지르며 제 나라를 위한 사무에 충실하고 있다. 남의 나라를 송두리째 삼킨 놈들이 그러할진대 망국민인 나는 어찌해야 하겠는가? 잠을 줄이고 시각을 쪼개서라도 놈들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하지 않겠는가? 슬렁슬렁 대충해서는 안된다.  130

동학군에서 무례하게 군다는 비난을 받는 선비들을 직접 만나 군의 기율을 세우는 법을 얻었고, 스승에게서 사업을 함께하기에 앞서 사람됨을 먼저 살피는 방법을 배웠다. 서대문감옥에서는 죄수들을 상대로 인격을 평가하는 훈련을 했고, 그곳에서 만난 불한당의 괴수 김진사에게서 비밀결사의 동지를 구하는 법을 얻었다. 임시정부의 경무국장 시절에도 사람공부는 끝이 없었다.  168

사람의 문제에는 법칙이 없다.  168

믿음은 텅 빈 것이다. 여분을 남기지 않는 것이다. 믿음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것은 오직 더 큰 믿음뿐이다. 어떤 손해를 보고 어떤 위해를 당할지라도, 나는 이런 천성을 평생 고치지 않을 작정이었다.  169

사람은 지극히 약한 존재다. 옆 사람이 흔들리면 부지중에 따라 흔들린다. 하지만 사람이란 약하고도 강한 존재다. 선봉에 선 누군가의 의로운 인도가 흔들리던 이들을 곧추세운다. 힘없고 억눌린 자들에게 희생은 희망이다. 죽음이야말로 불멸의 약속이다.  181

동경의거... 이봉창이 꺼져가던 잉걸불을 풀무질했다. 절망 속에 고립되어 있던 젊은이들이 하나둘 임시정부의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일제 총독부가 규정한 '불령선인 제1호'인 내게 어찌하면 더 불온하고 속속들이 불량할 수 있는가를 물어왔다. 내게는 돈이 없었다. 대단한 병력도 없었다. 하지만 싸우는 데 꼭 필요한 한 가지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 한없이 약하고도 더없이 강한, 나의 유일한 무기는 사람이었다.  182

다른 존재와 구별하라고 지어진 것이 이름이지만, 여러츠으이 삶만큼이나 나는 다양한 이름을 지녀왔다. 동학에 입문하면서 아버지가 지어준 창암이라는 이름을 창수로 바꿨다. 출가해서는 원종이라는 법명을 받았고, 삼남을 방랑하면서는 김두래라고 자처하였다. 연하 김구(金龜)에서 백범 김구(金九)가 된 것은 서대문감옥의 쇠창살 속이었고, 백정선이라는 이름으로 이봉창을 사지로 떠나보냈다. 그리고 쫓기는 몸이 되어 떠도는 지금, 나는 장진구(張震球), 중국인으로 가장한 장쩐치우였다.  200

피부라도 고우면 미모는 아니더라도 박색은 면할 텐데, 사춘기의 아들이 책망하며 엉두덜대는 소리를 듣고 어머니는 아예 한술 더 떴다. 호랑이보다 오랑캐보다 더 무서운 게 두창인데, 그깟 얼굴 좀 얽은게 무슨 대수냐? 그리고 네 못난 얼굴을 보는 사람이 괴롭지, 달고 다니면서 보지도 못하는 네가 괴로울 게 무엇이더냐?(곽낙원 여사)
아무튼 어머니에게 맞대들어서 한 번도 본전치기를 해본 적이 없다.  230

'어비, 자꾸 울면 에비가 와서 업어간다!'
'말썽 피우고 떼를 쓰면 에비에게 잡혀간다!'
두려움이 두려움을 가르친다. 아이들에게 무슨 일인가를 하지 못하게 하려고 어른들은 세상에도 없는 무서운 것을 지어낸다. 고작 울음을 그치고 성가시게 보채는 것을 막기 위해 현실에 없는 가상의 공포를 만들어 낸다. 두려움까지도 물려받는 것이다. 어머니는 내가 어려서부터 무서운 것도 모르고 아픈 줄도 모르는 별종이었다고 근댔지만, 나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아이가 아니었다. 어머니는 내가 어렸을 때 에비, 이것이 무섭고 저것이 겁나다 장난으로나마 으른 적이 없었다. 뱀이며 박쥐며 문둥이 따위에 놀라 호들갑을 떠는 어머니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어머니는 <삼국지>의 맹장 조자룡 마냥 작은 몸 전체가 담(膽) 덩어리였다. 단단하고 옹골찬 여장부였다.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어머니의 아들은 헛것에 질려 뒷걸음치지 않았다. 온몸을 밀어 그것을 깨부수고 나갔다. 나는 다만 두려움 없는 어머니의 두려움 모르는 아들이었다.  237-238

어머니는 타고나길 좋은 학생이었다. 자기가 배운 알량한 지식으로 삶을 재단하지 않고 자신의 삶으로부터 끊임없이 배웠다.  240

옛사람들은 자식을 기르는 일을 연날리기 같다고 하였다 .연을 띄울 때는 무작정 잡아당기거나 허투루 풀어서는 안 된다. 연을 키우는 것은 하늘이다. 바람의 흐름으로 하늘의 호흡을 읽는다. 연줄에 돌가루와 아교를 먹여 끊어지거나 엉키지 않게 다독이고, 때로 얼레를 감아 팽팽히 당기고 때로 느슨히 풀어야 한다. 하지만 연날리기의 알속은 언젠가 그 연을 하늘로 놓아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까마득한 점이 되어 날아오르도록, 미련을 버리고 연줄을 끊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나를 위해 나를 버렸다. 자식을 햔항 고집스럽고 끈질긴 집착을 끊고, 자유롭게 하늘을 쏘도록 풀어주었다.  241

어머니는 작고 못난 여인이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지혜로 세상을 넉넉히 품었다. 어머니는 못 배워 무식한 여인이었다. 그러나 원칙을 모르면서도 올곧았고 맹세 없이도 굳건했다.  249

누구도 이완용보다 현실적일 수 없고, 안중근만큼 비현실적일 수 없다. 그리하여 나는 바보를 자처했다. 처음부터 현실적이냐 비현실적이냐는 따지지 않았다. 오직 정도냐 사도냐를 기준으로 삼았다.  265

침략자 일본도 밉지만 조국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팔아먹은 조상들이 더 미웠습니다. 그러하기에 우리만은 못난 조상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자손들에게는 절대로 이런 고생을 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했습니다. 또다시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 위해 피눈물을 삼키며 투쟁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268-269

이십육 년의 세월이 그렇게 흘러 백범 김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되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백범 김구가 되었다 . 그리하여 아무리 초라한 개인이 되어도 김구는 담담하고 의연하였다. 지나온 길들이 갈 길을 이끌 것이다. 민족과 민중 앞에 그를 바칠 일밖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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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를 배경으로 아들이 할아버지 대 부터의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소설이다.
친할아버지인 쇠날이 할아버지의 어린시절로 시작하여 증조할아버지의 인정을 받지 못하다가 같은 백정마을에서 잘나가는 올미 할머니가 고사리캐러갔다가 양반자제들에게 집단 겁탈을 당한후 어린시절 소꿉친구였던 할아버지와 어쩔수 없이 결혼하면서 쇠날이 할아버지는 집안의 가업이던 소잡이를 잘 하게 되고, 첫 아들로 태어난 아버지는 모습이 할아버지와 달랐지만 할아버지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자라게 된다. 
그런 아버지는 수근대는 소리와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친아버지는 따로 있을것이란 생각을 늘 갖게 되고 임종을 눈앞에 둔 어머니 앞에서 친아버지가 누군지를 묻는 불효까지 하면서도 아버지는 끝까지 자신의 현실을 믿지 못해 집을 나가게 되고..
철저히 돈을 벌기위해 친일까지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으고, 돈을 모으니 가문을 사고 집안을 바꾸기 위해 신여성과 결혼을 한다. 그렇게 소설의 나(윤식)는 태어나는데, 나는 형이 있고 형은 언제나 따뜻하게 동생을 보살핀다. 

사랑으로도 살기 힘든데 사랑없이 조건을 가지고 한 결혼은 늘 화목한 가정이라는 연극을 하게 되고, 연극속에서 미치지 않을 수 있었던건 언제나 형(경식) 덕분이었다.
그런 형이 일본 유학을 하고 집으로 온후로는 독립을 위한 주의자가 되어 다른사람이 되는 것을 보게 되고 결국 형은 형무소에 들어가고, 형을 면회가는 날 형을 사모하는 이쁘지도 않고 집안도 좋지 않은 현옥을 만나 첫눈에 반하게 된다.

지금까지 한량으로 살던 나는 진정한 마음으로 하는 사랑을 알게 되고 형을 핑계로 1년을 넘게 만나면서 그녀에 대한 순정을 키워나간다.
어느날 형은 결국 사상을 바꿔 전향(지금까지 가족임을 한번도 의심하지 않았는데, 아버지는 친아버지이나 친어머니는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하면서 풀려나고 그런 형과 아버지는 친일 연설을 하다가 결국은 일본인들에 의해 입대를 강요받는다.
그 무렵 현옥은 아버지의 노름빛을 탕감하는 조건으로 일본공장으로 간다는데, 신청서는 여성 정신대 지원서.

결국 나는 형이 아닌 현옥을 위해 형대신 입대를 자청하고, 형에게는 현옥의 상황을 이야기하며 방법은 빛을 탕감해주고 형과 결혼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말을 남긴다.
입대전 현옥과의 마지막 만남에서 그는 새 고무신을 선물한다. 그리고 현옥은 그에게 날카로운 첫 키스를 선물한다. 
그리고 그는 삶에 대한 의지를 태우며 살아돌아오리라 각오하게 된다. 

자신의 가슴으로 하는 사랑을 위해 죽음을 선택한 나는 아버지가 일본에게 바치는 비행기의 조종사가 되기 위해 육군 조종사 훈련을 받게 되는데, 혹독한 훈련에 많은 수가 죽거나 자살하지만 나는 특유의 적응력으로 그 조직에서 튀지 않으면서 적응해 나가게 된다....그리고 살아야 한다는 의무때문에 라도...
전세는 바뀌어 일본은 다급해 지고 결국 조종수들은 천황을 위한 가미가제로 개죽음을 당하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이미 전쟁을 통해 실력있는 조종수들은 남아있지 않고 훈련중인 나를 포함한 동료들은 하나하나 자살특공대로 죽어나가고 피하다피하다 결국은 나도 출병하게 된다. 
나는 3조.. 1조가 날아오르고, 뒤이어 2조가 날아오른다.. 이제 3조..
그런데 2조 비행기 한대가 진로를 바꿔 격납고로 향하고 활주로의 모든 것들을 폭파시키게 된다.
출병직전 폭발을 피해 달려... 결국 주인공이 나 즉 윤식은 살아난다.

출병전날 소모품으로 전락한 인간이 되기 싫다던 동료의 희생으로 살아난다.
그리고 소설은 끝이난다.


할아버지는 집단성폭행을 당한 할머니와 결혼하면서 순정을 다했지만 할머니는 이쁘고 생각도 깊은 자신이 놀림만받던 할아버지와 어쩔수 없이 결혼하면서 자신의 희망과 삶을 포기하게 된다.
아버지는 혈통을 바꾸기 위해 교육을 많이받은 좋은 집안의 어머니와 결혼하였으나, 가난에 찌들렸던 어머니는 가난의 탈출구로 아버지를 선택하고 둘은 모종의 협약관계가 되어, 좋은 가정인척 연기만 하는 삶에 의미가 없는 생을 살아간다.
그런 선조들의 모습을 바라고 자란 윤식은 전쟁에서 살아돌아와서 현옥을 보살피는 내용이 이어졌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윤식은 연극속에서 사는 자신의 삶 때문에라도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 별다른 삶의 이유 없이 살아가던 그가 사람들을 통해 순간순간 느껴지는 본심들을 통해 '성악설'을 믿지 않게 된건 왜일까...

소설을 통해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보게 되고, 지나온 역사를 통해 한국인의 감정과 삶을 대하는 태도를 생각해 보게 된다.


진정한 위협은 가까운데 있다. 모두에게 익숙한 것, 익숙하여 방심하는 것이 더 무서운 법이다.  26
양갓집 여자들이 목숨보다 더 중시한다는 정조라는 것이 죽음과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는가는 아무래도 의심쩍었다.  28

아버지는 조선어를 말할 때 일부러 서투른 척 더듬거렸다. 허울로나마 일본어를 하는 조선인보다는 조선어를 할 줄 아는 일본인 취급을 받고 싶었던 것이다.  69
돈에는 피가 흐르지 않는다. 민족도 계급도 없다.  79
아버지는 지금껏 인생에서 '진짜'를 찾아 헤매었다. 진짜 아버지, 진짜 양갓집 규수, 진짜 부와 명예와 권력.... 하지만 진짜를 찾아 헤매는 아버지는 가짜였다. 그래서 아버지가 '진짜'를 찾아다닌 여정은 다만 자신이 얼마나 '가짜'인가를 증명하고 다닌것에 불과했다.  144
아버지는 자신의 실수에 대한 후회와, 형사 나카무라에 대한 당혹감과, 난생처음 경험한 돈의 무력함에 대한 실망감을 뒤섞어 ... 162

경성역이라면 으레 흰 빵과 샐러드 접시가 즐비한 양식당 경성역 그릴과 갓 볶은 커피 맛이 좋은 티-룸과 일등석 객실 의자의 푹신한 쿠션만이 떠올랐다. 그런데 현옥을 따라 약현고개를 오르며 나는 주변에 펼쳐진 풍경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최신식 모던 건물인 경성 역사의 코앞에 이처럼 지저분하고 초라하고 궁핍한 빈촌이 있으리라곤 상상조차 못했던 것이다.  177
구질구질한 건 딱 질색이었다. 비참한 모습 앞에서는 눈을 질끈 감아버리는 편이 나았다. 내일이 아니었다. 남의 삶이었다. 싫다. 정말 싫다! 그런데도 입안에서 들끓는 악다구니를 차마 내뱉지 못한 채 나는 난전에 걸터앉아 현옥이 사주는 돼지죽 같은 밥을 꾸역꾸역 퍼 먹고 있었다.  177

또 하나의 진리를 새롭게 배웠다. 사랑은 어찌해도 계획적일 수 없다.  194

미치지 않기 위해 웃기도 하지만 울 수 없어서 웃기도 한다.  198

"끔찍해요, 전쟁이란 거...."
조선인들을 빈사지경으로 몰아붙이는 공출과 징용, 날로 늘어나는 군수 공장과 인력 차출, 하루에 2합 3작으로 제한된 식량 배급... 하지만 국방 헌금을 열심히 내는 친일파 아버지를 둔 덕택에 그 모두가 딴 세상 이야기 같기만 한 나로서는 그저 현옥이 무언가를 안타까워한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하며 비탈땅에 늘어선 헐벗은 나무들을 멀거니 바라볼 뿐이었다.  224

뽀얀 피부야 수형 생활에 망가졌다 해도 깎은 듯한 이목구비와 가지런한 치열은 그대로인데 미소만은 주위를 다 환하게 하던 예전의 그것이 아니었다. 푸른 죄수복 대신 빳빳하게 다린 새 와이셔츠를 입었는데도 왜지 후줄근했다. 상처의 흔적은 온데간데없고 텁수룩하게 자랐던 수염도 깔끔히 면도했지만 산뜻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229

본능에 솔직한 건 죄가 아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그걸 속이려다가 죄를 짓는다.  262

나는 본래 '최선'이라는 걸 모르는 인간이다. '대충'이나 '그럭저럭'이 전부인 인생에서 무슨 일에도 최선을 다해본 경험이 없다. 그런데 막상 겪어보니 '최선'을 다하는것도 제법 할 만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미련도 후회도 없었다.  264

어떻게 삶의 욕망을 움켜잡고 앙버티는 사람이 죽음의 문전을 서성이는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겠는가?  266

새 고무신 한 켤레....  272
현옥이 읽어보라며 권해준 한용운이라는 땡중 출신 시인의 시집에서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  274
현옥과의 잛은 입맞춤은 날카오웠다. 달콤한 독침에 쏘인 듯 아프고 황홀했다. 내 첫 키스의 추억은 그러하였다.  275

"윤식아....!"
"날 용서해 줄 수 있니?"
"용서 같은 거 할 일이 뭐 있어요?"
".... 고맙다."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하고 꿀꺽 삼킨 말은. 어머니가 진정으로 용서를 구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바로 어머니 자신이라는 말이었다.  279

현옥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는 순간 갑자기 삶과 죽음에 대한 분별심이 솟구쳤다. 죽기 싫어졌다. 맹렬하게 살고 싶어졌다. 나 자신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삶의 의지가 퐁퐁 샘솟았다. 물론 현옥을 위해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은 변함없었다.  283

죽겠노라 자청하여 죽으로 가는 마당에 돌연 죽기 싫어진 것 역시 현옥 때문이었다. 그녀는 어머니와 아버지와 형과 요네하치와 친구들이 하나같이 숨 쉬는 송장으로 취급하는 나를 살아 있는 사람으로 보아준 세상의 단 한 사람이었다.  284

당신은 우연의 운명을 믿느냐고.. 나는 믿는다고 했다.  303

"너의 마차를 별에 걸어라!"  
".....초월주의자 에머슨의 말이지. 현실의 노예가 되지 말고 드높은 이상을 추구하라고! 하지만 비이성적인 광기가 뒤덮인 세상에서 이상 따윈 기대할 수 없지. 소모품으로 전락한 인간이 출구가 없는 곳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희생뿐이야. 누군가 자기희생을 해야만 죽음의 사실을 끊을 수 있어. 비록 그 과정이 비극일지라도, 결과는 조금이나마 이상에 가까워지겠지..."  358


작가의 말
비극이다. 우리 근현대사를 쓴다는 것 자체가 거대한 비극에 맞대면하여 슬픔을 감내하는 일이다. 하지만 비장하고 엄숙한 방식만으론 그 비극 속에서도 징그럽도록 끈질기게 존재했던 삶을 온전히 그려낼 수 없다. 기실 소수의 큰 사람을 제외한 평범한 인간들의 삶이란 너덜너덜한 일상을 가까스로 짜깁기한 남루한 누더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362
이 소설은 '역사'가 아닌 '시대'를 쓰기 위한 첫 시도다.  363





개인적으로 마지막 장 표지의 그림은 책의 표지와 같은 그림인데도 보면서 주인공의 달관한 표정이 가슴에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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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물과 무생물사이 후쿠오카 신이치 은행나무 2008 470 251
2. 정자전쟁 로빈베이커 이학사 2007 470 405
3. 간송 전형필 이충렬 김영사 2010 990 408
4. 세계를 향한 무한도전 서경덕 종이책 2009 800 259
5. 어린왕자 생떽쥐베리 북팔 2011 800 272
6. 공부도둑 장회익 생각의나무 2008 810 425
7. 가미가제 독고다이 김별아 해냄 2010 810 363


그 외
열정과 기질
생각의 탄생
지식경영법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죄 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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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알기 전까지 간송이 누군지도 몰랐다. 그만큼 문화재에 대한 관심도 없었다.
그리고 책에 재미를 기대하지 않았다. 그냥 일제시대 문화재 보호를 위한 삶을 산 일대기 정도로 생각하고 보았다.

책은 여러가지 나의 생각을 무참하게 깨 주었다.
첫 장부터 너무 흥미있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문화재를 진정으로 생각하고, 조건없이 자신이 가진것으로 후대에 남기려는 자신만의 독립운동을 한 사람을 보게 되었다.
그의 고민과 노력과 행동들이 지금 내가 무엇을 하는게 더 옳바름에 가까울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단지 젊은 갑부 였던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것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고 그것에 자신의 많은 부분을 희생하면서 일구어낸 간송을 통해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감사합니다. 그러나 위창 선생님게서 서화는 제값을 주고 구득해야 한다고 하셨으니, 너무 신경 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하하하! 위창 선생님께서 저희 같은 서화점 주인들을 크게 생각해주시는 말씀을 하셨군요. 그러나 결국에는 간송을 위한 말씀이십니다. 앞으로 많이 겪으시겠지만, 그렇게 하시면 오히려 조심해서 값을 부르고 좋은 물건이 나오면 제일 먼저 연락을 드리는 게 저희 사화상들입니다. 결국 돈보다 중요한 게 마음이니까요!"  111

전형필이 유명 화가의 그림보다는, 조선 시대 미술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작품을 수집하고자 함을 알 수 있었던 것이다. 마구잡이로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자료를 찾고 공부하면서 체계가 있는 수집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 대견했다.  117

힘들게 수장한 물건을 절대 다시 내놓지 않아도 될 만큼만 모으게나,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자네가 오랫동안 애써서 모은 수장품이 자네 스스로 또는 자손들에 의해 뿔뿔이 흩어지고 말 것이니, 내 말을 명심하고 또 명심하게.  121

"나는 조선의 독립을 확신하고 또 확신하네. 그러니 자네도 그 희망을 잃지 말고,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이를 악물고 참고 넘기기 바라네. 지금 변절하는 이들은 그 희망의 끈을 놓은 사람들이지. 그러나 우리 조선은 꼭 독립되네. 동서고금에 묺;ㅘ수준이 높은 나라가 낮은 나라에 영원히 합병된 역사는 없고, 그것이 바로 문화의 힘이지. 그렇기 때문에 일제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리의 문화유적을 자기네 나라로 가져가려고 하는 것일세. 물론 일본에 있다고 해서 우리의 문화가 왜놈의 문화가 되는 건 아니지만, 우리 민족의 눈앞에서 자꾸 사라지면 남은 문화가 초라해질 테니, 지킬 수 있는 만큼은 지켜야 하네. 아직 어린 자네에게 이렇게 막중한 소임을 맡겨서 마음이 편치 않네만. 이 일이 자네가 할 일임을 잊지 말아주기 바라네."
"오늘 선생님게서 해주신 말씀을 평생 가슴에 간직하겠습니다."  124

전형필이 지금의 간송미술관 터를 구입한 것은 1933년 봄, 돈이 있다고 할 수 잇는 결심이 아니었다. 일본이 박물관과 수장품을 강제로 빼앗으면 고스란히 넘겨줘야 했다. 그런데도 전형필은 큰돈을 들여 박물관을 짓고 일본인들이 탐내는 것들을 수장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독립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결심이었다.  159

"재산이란 지키고 싶다고 지켜지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재산을 물려주기보다는 박물관을 남겨주는 게 수집품을 지킬 수 있는 길일 것 같아 그렇게 결심한 겁니다."  184

친일파의 후손이지만 그래도 글줄이나 읽었을 터인데, 조상이 남겨준 귀중한 옛책과 서화를 불쏘시개로 여기는 것은, 무식해서가 아니라 우리 문화 아니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답답한 마음에 긴 한숨이 새어나왔다.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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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씨는 가수 김장훈과 독도 광고를 내면서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그리고 무릎팍도사에 출연하였고, 무한도전에서 비빔밥 광고를 제작할때 나왔었다.
내가 아는 서경덕의 내용이었다.
물론 무릎팍에서 자신의 행적들을 이야기하면서 작으나마 감동을 받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계속 한국 홍보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의 책을 통해 그가 어떻게 지금의 자리에 서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책이기에 조금은 미화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의 무한 도전 ...아니 무모한 도전이 지금의 그를 있게 했을 것이다.
이 책을 본 사람들중에 꽤 많은 수가 '이런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런 사람은 많지 않아야 하지만 소수는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표현을 들으면서 속으로는 매우 놀랬다.
그리고 함께 든 생각은 '대체로 평범한 우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미쳐 있는 사람을 부정적으로 대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긍정적으로 대하는 것도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일은 다른이가 했을때 그것을 인정하는 마음을 수치로 나타내면 얼마나 될까...
100?? 80?? 70?? 50?? 30?? ... 정확한 수치를 나타낼 수 없을지는 모르지만 위의 생각들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30도 인정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는 그가 자신의 지나온 시간들을 통해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하기위해 안간힘을 썼는지,,, 그리고 그것이 무엇을 위해서 였는지에 대해서도 썼다.
'미쳤다'는 표현은 분명 좋지 않은 어감을 가지고 있긴 하다. 하지만 어느 상황에 쓰느냐에 따라 그것은 매우 좋은 표현이 될 수 있다.
'사람은 무엇엔가 미쳐야만 하고 계속 미쳐 있어야만 한다'는 표현처럼...
책 제목 중에도 미쳐야 미친다, 1년만 미쳐라...등 좋은 의미의 미쳤다가 있다.

이처럼 저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았고, 그것에 미쳐 있기에 자신의 길이 즐거울 수 있을 것이다.
즐거워 즐거운게 아니라 그것이 힘들어도 좋기에 즐거울 것이다.
저자의 의도는 분명 자신은 어떠한 경험들을 통해 무언가를 찾았는지 보여주며 그렇기에 너도 경험하고 생각하고 부딪혀 보라는 메시지를 주는것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가 돈에 미쳐 있는 이 세상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나아가는 그렇기에 돈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만으로도 매우 고무적인 본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물론 그 외에도 그를 통해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었다.


인터넷으로 보니 해외 언론에서는 한국의 과도한 대응이 더 이상하다는 분위기였다. '일본에 정정당당하게 대응하지 않고 왜 저렇게 감정적으로 대하느냐.'면서 한국 사람을 더 의아하게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146

'모든 일에 있어서 역시 진정성을 가지고 성실하게 대하면 누구든 언젠가는 이해를 해 주는구나.' 하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155

"세계를 다니면서 개인이 어떻게 한국 홍보를 한다는 것인가?"
"돈은 어디서 생기며 어떻게 먹고 사나?"
나는 지난 15년간 한 길만을 걸어왔다. 사람마다 삶의 방식이 다르고 가는 길이 다르듯 나에게는 스스로 개척해온 인생이 있고, 또 앞으로 개척해 나가야 할 인생이 있다. 누가 봐도 내 인생이 보통 사람들처럼 평범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남들보다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나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무척 좋아하고 새로운 일을 스스로 잘 벌이는 성격이다. 사주에 역마살을 타고 났는지 무슨 일만 생기면 외국을 이웃집 나들이하듯 들락거렸다. 마치 돌아다니기 위해 일을 만드는 사람처럼 말이다. 그 일이란 것도 남들 다 하는 것 말고 나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펼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나는 늘 머리를 싸매고 다녔다. 기획을 하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그 시간이 내겐 성취감과 자아실현의 순간들이었다. 곰곰 생각해 보면 일을 만들기 좋아하는 성격은 내 유년시절과 학창시절에 시작된 것이 아닌가 싶다.  204

사회 공헌이란 것이 돈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꼭 필요한 곳에 꼭 필요한 방법으로 쓰여지도록 창의적인 방향을 제시해 줄 기획자가 필요하다.  241
세상에는 수많은 개인과 조직이 있다. 개인과 개인, 조직과 조직을 연결할 때는 몇 개의 다리를 거쳐야 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 누군가가 나서서 연결 고리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제3의 기획자가 나서서 창의적인 방향을 제시해 줄 수도 있다.  242

인생을 너무 조금하게 바라보지 말라. 젊은 시절 어느 한순간 자기가 좋아하는 일, 보람 있는 일에 열정을 바치는 것이 인생을 길게 봤을 때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다.  256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러 분야에 도전을 해보는 것이 젊은이의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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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생명을 주장한 장회익 교수의 공부에 대한 이야기였다.
장회익 교수를 알게된건 인문학콘서트에서 였다.
당시 온생명, 낱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논리적으로 타당한 표현이며, 우리에게 필요한 말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었다.

이번에 장회익 교수가 2008년에 자신의 공부하는 삶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다시금 공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2011년에 출간된 공부의 즐거움이란 도서역시도 조만간 읽어볼 계획을 한다.


"예나 지금이나 학문한다는 사람치고 학문 같은 학문 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나요? 다들 옛사람들 말이나 되뇌고 있지."  28

"삼씨도 삼밭에 떨어지면 인삼이 되지만 더 척박한 산에 떨어지면 산삼이 된다는 거 명심해 두어라."  48
"인삼밭에 들어가 주는 대로 받아 먹고 자란 희멀건 인삼뿌리가 되고 싶으냐, 아니면 빈 산속에 들어가 먹을 거 제 손으로 챙겨 먹은 산삼뿌리가 되고 싶으냐?"  91

사실 무엇이든지 지나치게 하고 나면 비록 당시에는 느끼지 못하지만 무의식중에 피로를 느껴 싫은 감정이 몸에 베어들게 된다. 반대로 즐겁게 하던 일은 그만둔 뒤에도 오랫동안 그 즐거웠던 감정이 그 일과 연과되어 자기도 모르게 몸속 어디에 배어 있게된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당시 책 몇 쪽을 더 읽느냐 덜 읽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읽음에 대한 내 감정을 어느 쪽으로 간직 하느냐 하는 데에 있다. 즐거운 감정을 불어넣게 되면 당장 다음번에 또 읽을 생각이 나게 할 뿐 아니라 두고두고 그 내용이 내 기억 속에 즐겁게 부각될 것이고, 우선 좀 재미있다 하여 무리해서 지치게 만들면 지친 몸이 이걸 기억하였다가 자기도 모르게 싫은 감정을 불어넣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아버지가 비교적 딱딱한 과학책과 수학택을 붙들고 씨름하면서 나름대로 터득해낸 지혜가 아닌가 생각한다.  71

옛 선비인 사숙재(私淑齋) 강희맹(姜希孟, 1424~1483) 선생이 쓴 [도자설(盜子設)]에, 그가 아들을 훈계하려고 쓴 글 다섯 편 가운데 하나의 개략을 말하면.. '도둑질을 업으로 삼는 아비와 아들이 있었다. 어느날 밤 아비 도둑은 아들을 데리고 어느 부잣집에 들어갔다. 아들을 보물창고로 들어가게 하고는 아들이 보물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을 때쯤 밖에서 문을 닫고 자물쇠를 건 다음 주인이 들을 수 있게 자물통을 흔들어댔다. 주인이 달려와 쫓아가다가 돌아보니 창고 자물쇠는 그대로 잠겨 있었다. 주인은 방으로 되돌아갔지만 아들 도둑은 창고에 갇힌 채 빠져나올 방도가 없었다.
그래서 손톰으로 박박 쥐가 문짝을 긁는 소리를 냈다. 주인이 소리를 듣고 "창고 속에 쥐가 들었나보군, 물건을 망치겠다. 쫓아버려야지." 하고는 등불을 들고 나와 자물쇠를 열고 살펴보려는 순간 아들 도둑이 쏜살같이 빠져나와 달아났다. 주인집 식구들이 모두 나와 쫓아오자 그는 연못가에서 큰 돌을 들어 못에 빠뜨렸다. 사람들이 "도둑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고 하며 그곳을 살피는 동안 그는 얼른 뒤로 숨어 그 집을 빠져나갔다. 
집에 돌아온 아들은 아비에게 "새나 짐승도 제 새끼를 보홓라 줄 아는데 제가 무슨 큰 잘못을 했다고 이렇게 욕을 보이십니까?" 하며 원망했다. 그러자 아비 도둑이 말했다.
"남에게 배운 것은 한계가 있게 마련이지만 스스로 터득한 것은 그 응용이 무궁한 법이다. 더구나 곤궁하고 어려운 일은 사람의 심지를 굳게 하고 솜씨를 원숙하게 만드는 법이다. 네가 창고에 갇히고 다급하게 쫓기지 않았던들 어떻게 쥐가 긁은 시늉을 내고 못에 돌을 던지는 꾀를 냈겠느냐. 이제 지혜의 샘이 트였으니 다시는 큰 어려움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제 천하의 독보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
후에 과연 그는 천하제일의 도둑이 되었다.  85-86

120% 이해하라고 했다. 여기서 120%라는 것은 저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20%까지 더 얹어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은 자기가 주체가 되어 학습해야 한다는것으로, 이후 내 학습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161

독자적 학습습관  164

학문의 요체는 자유이다. 생각의 실마리가 그 어떤 구애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펼쳐져야 하고, 성취나 보상 따위의 생각은 끼어들 틈이 없어야 한다. 물론 좋은 책을 읽고 새로운 정보를 얻으며 동료 혹은 스승, 제자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람이 어떻게 자연스런 성취감이나 보상 심리를 피해가겠는가? 이들이 모두 갖추어진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자유로운 사색의 펼침인 만큼 일것이 방해를 받는다면 이미 죽은 학문이나 다름없다.  190

나는 처음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가만히 눈을 감고 내가 정말 물리학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한번 깊이 되살펴봤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대로라면 그저 교재에 나와 있는 것을 내가 몇 시간 먼저 읽고 그 내용을 뇌까릴 참이엇다. '이것은 아니다. 적어도 내 입으로 강의할 때에는 교과서와 무관하게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내뱉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곧 물리학 그 자체에 대한 내 나름의 정리작업에 들어갔다. 이것은 물론 교과서에 없는 것을 가르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먼저 그 내용을 알고 마치 내가 교과서의 저자나 되는 양 그 내용을 내가 내 언어로 재구성하여 가르치자는 것이었다. 이것은 그때까지 내가 주로 받아왔던 '교과서에 읜존한 평면적 교육'에 대한 반발이기도 했다. 만족스럽지 않은 교육을 받은 사람은 자기가 교육자 자리에 설때 그와 반대되는 교육방식을 택하게 된다.  193-194
여기서 내가 제일 먼저 착수한 작업은 물리학 전체를 한눈에 내다볼 수 있는 통합적 시각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결코 '수준 높은' 책을 읽어서는 되지 않는다. 많은 곁가지를 걷어내어 굵은 줄거리만 명료하게 연결된, 그러면서도 되도록 평이하게 서술된 책을 구해야 한다.  194

자기가 현재 알고 있는 수준에 맞추어 자기가 알고 싶은 것을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서술한 책이 가장 좋은 책이다. 
학문하는 사람은 이런 점에서 '책 냄새'를 잘 맡을 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한 것이 다 아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아는 것은 다시 음미하여 더 깊은 이해를 도모하는 것이 모르는 것을 보고 알려고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195

되새김질  196

스님 방에서 받은 '깨달음' 수업...
"혹시, 깨달음을 얻을 말씀을 들을 수 있을까 해서 찾아뵈었습니다."
"깨달음을 얻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지요."
"그게 무엇인지요?"
"하나는 즉석에서 깨닫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조금씩 학습해가며 깨닫는 방법이지요. 어느 쪽을 말해드릴까요?"
...
"즉석에서 깨닫는 방법을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러자 스님이 훌쩍 일어서시더니 선반 위에서 먼지떨이 같이 생긴 막대를 하나 꺼내들고는 예고도 없이 우리들 머리를 한 대씩 세차게 내려치는 것이었다. 얼떨결에 한 댔기 얻어맞고 얼얼해 하고 있는데 스님이 우리 앞에 몸을 곧추세우고 앉더니 조용히 말하셨다.
"좀 깨달아지는 것이 있습니까?" ...  198

이후에 알게 된 일이지만 스님이 말해주려 했던 두 길은 불가에서 말하는 이른바 돈오(頓悟)와 점오(漸悟)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우리에게 그 중 한가지인 돈오(頓悟)의 방법을 알려주려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막대로 내려치는 의외의 상황을 조성함으로써 돈오, 즉 순간적으로 깨달음에 이르게 하려는 것이었는데, 내공이 별로 없었던 우리가 그날 이를 통해 깨우침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던 것이다.  199

사람이 사물을 이해한다는 것은 두 가지 요소가 결합된다는것을 의미한다. 그 한 요소가 '이해의 틀'이고 다른 한 요소가 이 틀에 담길 '내용'이다. 우리가 오감이나 언어 등으로 그 어떤 정보를 입수하게 되면 이것은 곧 기왕에 형성된 이해의 틀 안에서 검토되어 적절한 위치를 배정받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이해의 틀 안에서 '내용'이 자리잡게 되는 과정이다. 그런데 이때 만일 이해의 틀이 너무 협소하여 이 정보를 합당하게 정리하지 못할 상황이 되면 우리 사고는 다시 이 이해의 틀 자체를 넓히려고 노력하게 된다. 틀을 키우지 않고는 사물을 더는 의미를 지닌 형태로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 틀 자체를 의식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오직 틀 안에 정리된 내용만을 의식할 뿐이다. 
그러므로 두뇌에서는 내용을 합당하게 담아낼 여러 새로운 틀이 시도되지만 이것 또한 우리는 의식하지 못한다. 오직 우연히 어떤 틀이 구성되어 이 안에서 새로 입수된 정보와 함께 기왕에 있던 내용이 산뜻하게 새로 정리될 때 우리는 이것을 의식하게 되며, 이렇게 정리된 내용이 기왕에 이해했던 내용과 크게 달라질 때 우리는 이것을 '깨달음'이라 부르게 된다.
이것은 대체로 내가 이해한 깨달음의 구조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깨달음을 돈오라고 해야 할까 혹은 점오라고 해야 할까? 이것은 아마도 이해의 바탕이 되는 틀이 중간에서 작은 변화를 겪지 않고 한꺼번에 크게 바뀌느냐 아니면 중간에 여러 변화를 겪어 최종단계에 이르느냐에 달렸을 것이다.
지금까지 자리를 잡지 못하고 헤매던 수많은 정보나 의문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이해의 틀 속에서 어느 순간 확연히 그 의미를 드러내게 될 때 이를 돈오라 할 수 있을 것이고, 중간 중간에 비교적 소폭의 여러 변화를 겪으며 이해의 폭을 점차 넓혀 나가다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 그 모든 것이 분명해질 때 이를 점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이해의 틀이 연속적인 변화를 허용하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불가에서 말하는 깨달음이 어떠한 것인지 분명히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불가의 깨달음이 어떠한 형태를 지녀야 할지에 대해 감히 뭐라고 말 할 수 없다.
하지만 학문, 특히 과학이라는 과정을 거쳐 깨달음에 이르는 길에 대해서는 그 간의 경험을 통해 몇 가지 이야기할 수 있다. 굳이 돈오-점오의 틀을 빌려 말한다면, 그간 많은 사람은 과학에서의 깨달음을 점오에 해당한다고 보아온 듯하다. 새로운 지식은 기왕의 지식 위에 차곡차곡 쌓여 그 폭과 깊이가 넓어지고 깊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토마스 쿤(Thomas Kuhn)이 등장하면서 과학에서 중요한 깨달음은 오히려 돈오에 가깝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혁명적인 새 아이디어는 기존의 틀에서는 전혀 수용할 수 없고, 이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이해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쿤의 이러한 이론은 한 개인이 겪게 되는 지적 편력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과학이 역사적으로 발전해가는 과정을 주로 서술한 것이지만, 과학을 수행하는 주체는 다름 아닌 개개의 과학자들이므로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비슷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실제로 나 자신이 과학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러한 경험을 해왔으며, 따라서 과학을 하는 데서도 돈오에 해당하는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적어도 내 경우에는 단 한 번의 깨우침으로 앎의 모든 내용이 선명해지는 경험을 얻지는 못했으며, 과학에 관한 한 어느 누구도 이러한 깨우침에 이르렀다는 말을 들어본 일이 없다. 오히려 과학에서의 깨달음은 작은 규모의 깨달음을 여러번 거쳐가면서 점진적으로 전체를 파악하게 되는 성격을 지닌다고 보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과학에서의 깨달음은 결국 '작은 돈오로 구성되는 하나의 큰 점오'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서는 우선 물음을 던지는 일이 필요하다. 물음이라는 것이 꼭 명시적 질문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마음 한구석 그 어딘가 답답함을 느끼거나 찜찜함을 느끼는 형태로 오기도 한다. 이것이 이미 해명을 요구하는 마음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며, 이렇게 요구된 해명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문득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  200-202

그런데 참 이상스러운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이 의문투성이이면서도 실제로는 이러한 물음을 별로 던지지 않고 살아간다는 사실이다.  202
실제 깨달음에 이르느냐 아니냐 하는 것은 둘째 치고 우선 여기에 적합한 물음을 가지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203

제도권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는 끝내 이해가 무엇인지 모르고 지나는 경우가 많다. 학습과정에서 우선 '수용부터 해놓을 것'이 강요되자 수용부터 했다가 끝내 재음미할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되는 것이 오히려 정상이기 때문이다.  207

내가 외국 유학을 위해 학교를 선정한 기준은 다른 사람들과 많이 달랐다. 나는 대도시 대신 소도시를 택했고, 경쟁이 높은 곳보다는 경쟁이 낮은 곳을 택했으며, 주변의 사회문화적 여건보다 자연환경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나는 처음부터 학교에 이끌려 공부하겠다는 생각보다는 학교가 나에게 좀더 조용히 그리고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공부할 수 있게 허용해 주기만을 바랐다.
이러할 경우 당연히 명성이 그리 높지 않은 학교가 될 가능성이 컸지만 나는 그것에 별로 개의치 않았다. 학교의 명성에 기대어 혹은 학교의 권위에 이끌려 이를 좀더 유리한 진출의 발판으로 삼을 생각은 처음부터 아예 없었다. 학교가 나에게 공부할 기회만 제공해준다면 내 힘으로 역량을 키우고 내 역량을 바탕으로 활동하면 되지 그 이상 바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내 생애에서 오직 한 번, 이른바 명문이라는 학교에 들어가 보았지만 그것이 내게 해준 것은 별로 없지 않은가?  227

제도권 학계의 평가 잣대에 나를 맞추기보다는 내 가치기준에 따라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나뿐 아니라 우리 사회를 가장 잘 위하는 일이라는 게 내 생각이고, 이를 위해 내 활동의 방향을 잡아왔다.  271

실제로 경쟁대상이 되는 것은 학문이 아니라 학문 성취에 부수되는 영예와 보상이다. 그 무엇을 '누가' 했느냐를 중시하는 풍토에서 그 '누가'를 빼앗겼다는 아쉬움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것은 원칙적으로 학문과는 무관한 일이다. 오히려 학문을 타락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제사에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젯밥에 마음을 두는 것이다.... 현대문명의 위기가 학문의 부족에서 온 것이 아니라 타락한 학문의 만연에서 온다는 사실을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한다.  274

학문이야말로 인류 공유의 자산이지 어느 국가의 것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국가의 생존이 아니라 인류 그리고 생명 전체의 생존이다.  275

다른 한편 이른바 '자기와의 경쟁'을 말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부단히 자기를 넘어서는 싸움을 해야 하며 이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것 또한 경쟁이니 싸움이니 하는 관념에 지나치게 묶여 있는 데서 나오는 언사이다. 왜 자기가 최선을 다하면 될 일을 굳이 경쟁이니 싸움이니 하는 언사를 동원해서 표현해야 하는가? 이는 이를 통해 경쟁심리, 싸움심리를 최대한 동원해서 있는 모든 힘을 짜내게 하자는 취지로 읽힌다. 그러나 이것 또한 학문에 대해서는 현명하지 못한 자세이다. 학문은 필생의 과제이지 결코 단기적으로 무리한 힘을 동원해 이루어 낼 일이 아니다. 학문이 곧 삶이 되어야 하는데, 삶 자체를 항상 싸움으로만 생각하고서야 어떻게 원한만 삶이 이루어지겠는가?
흔히 야생은 무자비한 경쟁의 세계로 묘사되지만 사실 야생에서는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어진 여건과 조화를 이루어나갈 분 경쟁을 위한 경쟁은 하지 않는다. 야생의 세계에는 '길들여진 경쟁'이 없다. 강아지나 야생동물을 길들이는 과정을 생각해보라. 하나같이 미끼를 활용하고 경쟁을 조장한다.

교육에서도 마찬가지다. 경쟁 학습에 길들여진 학자들이 다시 경쟁 연구를 해나가는 것이 제도권 학계의 이지러진 모습이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많이 인정받으려고 서로 물고 뜯는다. 아직 정신적으로 미숙한 어린 단계에서 학습을 조장하기 위해 일정 범위 안에서 이러한 방식을 사용할 수는 있다. 인간이 지닌 원초적 경쟁심리와 보상심리를 교육적으로 활용하여 어려운 고비를 쉽게 넘어가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것은 성인의 단계. 심지어 사후까지 연장된다면 이것이야말로 추한 일이다. 학문은 어디까지나 그 자체가 보상이다. 배우는 즐거움, 아는 즐거움이 우리를 이끌어가는 것이며, 이것이 인류 문명에 어떤 기능을 할지가 작업선정의 기준이어야 하는 것이다. 야생에서 경쟁에 덜 길들여지고 인위적인 미끼에 덜 물든 자세가 그래서 소중하다.  275-276

학문은 말하자면 일생을 두고 오르는 등산길이다. 빨리 올라가 멋진 조망을 보고 남이 오르지 못한 새 봉우리에 첫발을 디뎠다는 영예를 누리고 싶은 마음이 어찌 없겠는가? 그러나 이것을 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길게 보면 이것은 곧 자신의 잠재력을 소진시켜 더는 진전을 어렵게 하고, 성급한 나머지 발을 잘못 디뎌 다칠 위험을 가중시킨다. 오직 자기 몸과 학무느이 세계를 하나로 조화시켜 그 안에서 지속적인 즐거움을 찾아나가는 길만이 장기적인 성취를 가능케 하며, 설혹 특별한 성취가 없더라도 그 삶 자체로 값지다.  289

스승의 손가락을 보지 마라
가르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보상은 자기 자신이 깨달음에 다가갈 좋은 여건에 놓인다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책을 읽거나 깨달음에 다가갈 좋은 여건에 놓인다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들으면 그 무엇을 '알게' 된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경우 그것은 착각이다. 그 착각은 스승(또는 책)의 말과 스승(또는 책)에 대한 신뢰에서 온다. 그 말을 알아듣고 그 말을 기억하면 그것으로 안다고 생각하며, 스승(또는 책)에 대한 신뢰를 통해 스스로 검증해 보지 않고도 그 말이 옳을 것이라고 믿어버린다.
그러나 이것은 '달을 보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스스의 손가락만 보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 손가락의 방향만 기억하면서 마치 달을 본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자기가 막상 가르치는 자리에 서게 될 때, 즉 자기가 직접 손가락질을 해야 할 때 비로소 정말 허둥지둥 달을 살피게 된다. 그러니까 많은 경우 가르치는 자리에 서보지 않으면 진정한 앎에 이르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293

물론 사이비 교사도 많다. 이들은 스스의 손가락질만 기억하고 있다가 자기도 같은 손가락질만 하는 사람들이다. 사실 우리 주위에 달은 보지도 않고 손가락질만 하는 교사들이 얼마나 많은가?  294

우리가 학문의 내용을 제대로 알고 보면 훨씬 가깝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알게 된다. 그러니까 교사는 이 길을 찾아내어 그곳으로 학생을 안내해야 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그 학문 내용을 입체적으로 훤히 꿰뚫어 알 필요가 있다. 이 앎은 처음 발견자가 우연히 알고 찾아낸 것을 훨씬 능가할 수 있고, 또 그렇게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295-296

옛사람들이 "백번 들은 것이 한 번 본 것만 못하다"고 했다지만 사실은 "백번 본 것이 한 번 깨달은 것만 못하다"고 해야 한다. 오히려 격언을 뒤집어 "백번 본 것이 한 번 듣는 것만 못하다"는 말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
사실 현대문명의 위기는 바로 깨달음의 위기이기도 하다. 현대문명의 위험은 과학이 제공해 주는 깨달음을 외면하고 과학이 제공해주는 힘, 곧 그 기술적 능력만을 받아들여 개체로서 인간 안에 각인된 눈먼 본능만을 끝없이 만족시키려는 데서 오는 필연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위험의 고리에서 벗어나는 첫 번째 작업은 자신들이 얼마나 어리석을 수 있는지를 아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334-335

"공부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이냐? 너무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바른 공부를 해나가기 바란다."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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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정의할 때 속성을 열거하며 기술하는 것은 비교적 쉽다. 그러나 대상의 본질을 명시적으로 기술하는 일은 절대 쉽지 않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자기를 복제하는 시스템이다. 20세기의 생명과학이 도달한 답 중 하나가 이것이었다.  5
생물을 무생물과 구별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인류의 생명관의 변천과 함께 고찰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9

바이러스를 단순한 물질과는 분명히 구분 짓는 유일한, 그러고 가장 큰 특성이 있으니 바로 스스로를 증식한다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세포에 기생해야만 복제가 가능하다.  34
바이러스는 생물과 무생물 사이에서 방황하는 그 무엇이다. 만약 생명을 '자기를 복제하는 것'이라고 정의 내린다면 바이러스는 틀림없이 생명체다. 바이러스가 세포에 달라붙어 그 시스템을 이용하여 스스로를 증식시키는 모습은 기생충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바이러스 입자 단위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것은 무기질적이고 딱딱한 기계적 오브제에 지나지 않아, 생명으로서의 움직임은 전혀 느쪄지지 않는다. 
바이러스를 생물의 범주에 넣어야 하느냐 무생물의 범주에 넣어야 하느냐 하는 문제는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다.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봐도 좋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에는 도대체 어떤 경계선이 있는 것일까?
짧게 결론을 말하자면 나는 바이러스를 생물이라 정의하지 않는다. 즉 "생명이란 자기 복제를 하는 시스템이다."라는 정의로는 불충분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35

당시 과학자들은 어차피 DNA는 세포 내의 구조를 지지하는 밧줄 정도의 역할밖에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세포에서 DNA를 추출하는 일은 간단하다. 세포를 싸고 있는 막을 알칼리 용액으로 녹인 후 휘에 뜬 맑은 액체를 중화시켜 염과 알코올을 첨가하면 시험관 안에 하얀 실 모양의 물질이 나타난다. 이것이 DNA다. 유리 막대로 이 실을 돌돌 말아 올리면 DNA를 추출하는 게 된다.  45
A, C, G, T로 표현되는 알파멧은 화학 용어로 말하자면 뉴클레오티드라고 불리는 DNA의 구성 단위다. 이러한 구성 단위(알파벳)와 그 연결이라는 원리는 생명현상 전반에 걸친 공통적 구조이기도 하다.  53

과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자기의 생각에 집착한다. 가령 자신의 생각과 다른 데이터가 나왔을 때 일단은 관특 방법이 틀렸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때문에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데이터를 얻기 위해 관측(혹은 실험)을 반복한다. 그러나 그렇게 집착하던 자신의 생각은 거의가 환상이다.  60
DNA는 자외선이나 산화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열이 깨지는 경우가 있다. ATAA라는 부분 배열이 없어졌다 해도 상보적인 다른 한쪽의 사슬에 TATT라는 구조가 보존되어 있다면 자동적으로 구멍을 메울 수 있다. 사실 DNA는 일상적으로 손상되고 있으며 일상적으로 복구되고 있다. 이렇게 정보를 보유하고 유지하기 위해 생명은 일부러 DNA를 쌍으로 갖고 있는 것이다.  64
DNA가 스스로 전체를 복제하는 역할도 한다.
하나의 세포가 분열하여 생긴 두 개의 딸세포에 이 DNA를 한 쌍씩 분배하면 생명은 자손을 남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생명이란 자기를 복제하는 시스템이다."라고 정의 할 수 있는 것이다.  65

오래된 대학의 교수실은 어느 곳이나 죽은 새 냄새가 난다.  76

DNA를 구성하는 요소인 네 종류의 뉴클레오티드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살려보면 항상 A(아데닌)의 함량과 T(티민)의 함량이 같고, G(구아닌)와 C(시토신)의 함량이 같다.(샤가프의 법칙)  94

원자의 지름은 대체로 1에서 2옹스트롬이다. 옹스트롬이란 1미터의 100억 분의 1이다. 생명현상을 관장하는 최소 단위인 세포조차 그 지름은 거의 30만~40만 옹스트롬.  120
우리의 몸은 가운데로 척추가 지나가고 그 척추를 중심선으로 좌우 대칭 구조르 하고 있다. 척추에는 분절 구조가 있고, 신경 배선도 이 분절을 따라 분류되어 있다. 이것이 축추 동물의 기본 구조다.  126
분절에 의한 기능의 분담이나 반복 구조에 따르는 물질 이용의 효율화 혹은 손상을 입었을 때 그 분절 범위 내로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점, 그로인한 빠른 회복 속도 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분절을 갖는 생물은 보다 더 잘 환경에 적응하고 분절을 갖지 않는 생물과의 생존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다.  127
슈뢰딩거는 생명이 엔트로피 증대의 법칙을 거스르고 질서를 구축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부의 엔트로피'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엔트로피가 불규칙성의 척도라면 부의 엔트로피란 불규칙성의 반대, 즉 '질서' 그 자체인 것이다.
살아있는 생명은 끊임없이 엔트로피를 늘린다.  131

우리는 종종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인사할 때 "여전하네."라는 말을 하는데, 반년 혹은 1년 정도 만나지 않았다면 분자 차원에서 우리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너무나도 여전하지 않은 게 되고 만다.  142
루돌프 쇤하이머 - 질서는 유지되기 위해 끊임없이 파괴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는 모든 물리 현상에서 나타나는 엔트로피(난잡함) 증대의 법칙에서 벗어나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생명의 특질임을 지적했다.... 증명하지는 못했다.  45

생명이란 동적 평형산에 있는 흐름이다. 생명을 구성하는 단백질은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파괴되기 시작한다. 이는 생명이 그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생명은 끊임없이 파괴되면서 어떻게 원래의 평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 그 답은 단백질의 형태가 몸소 보여주는 상보성에 있다. 상보적으로 인해 끊임없는 흐름 속에서 동적인 평형 상태를 유지한다.  154
늘 합성과 분해를 반복함으로써 상처가 난 단백질, 변성된 단백질을 제거하고 이들이 축적되는 것을 방어할 수 있는 것이다...
동적 평형은 이러한 이상 단백질을 제거하고 재빨리 새로운 부품으로 대체하도록 한다.
폐기물의 축적 속도가 배출 속도보다 빨라... 전형적인 예가 구조적인 단백질병으로 요즘 주목받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이나 광우병, 야콥병으로 대표되는 프리온병이다.  158

위상기하학이란 한마디로 하면 '사물을 입체적으로 생각하는 센스'라 할 수 있다.  165

세포막의 안과 밖 혹은 그 주변에는 미세한 단백질이 다수 존재하는데, 항상 세포막과 상호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단백질은 각각 고유의 구조에서 유래하는 상보성이 있다. 그 상보성으로 인해 어떤 단백질이 링 모양의 환을 형성하면 부드러운 세포막은 잘록해질 것이다. 소포체막과 결합한 단백질 A가 세포막과 결합한 단백질 B와의 사이에서 열쇠와 열쇠구멍 같은 특이한 결합을 일으킨다면 소포체막의 그 부분은 세포막의 특정 부분으로 쏙 들어갈 것이다. 또한 또 다른 막 결합형 단백질군이 세포막의 안쪽을 따라 그 상보적 관계에 기초한 소쿠리 모양의 네트워크 구조를 형성하면 세포박은 소쿠리 곳곳에 실로 꿰매서 덮어씌운 얇은 천처럼, 어떤 경우에는 구면으로, 어떤 경우에는 아메바 같은 부정형으로, 때로는 적혈구처럼 옴폭 들어간 곡면을 만들 것이다.  181

세포는 자기 자신의 내부에 또 다른 내부를 만들어 그것을 외부로 삼는다. 이러한 구획 책정은 그것마으로도 질서의 창출이 된다. 구획 안과 밖에서 개개의 환경을 만들어내고 각각 개별적으로 반응하고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5

요즘 세상에는 유전자공학 기술이 발달해 이런 작은 DNA 세공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유전자를 자르고 붙이고 잇고 교환하는 일은 문자 그대로 풀과 가위로 종이 공예를 하는 것처럼 간단하다.  226
우리의 생명은 수정란이 만들어진 그 순간부터 행진이 시작된다. 그것은 시간의 축에 따라 흘러가며 후퇴할 수 없는 일방통행이다. 
그런 과정에서 특정 장소, 특정 타이밍에 만들어져야 할 조각 중에 한 종류가 출현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동적인 평형 상태는 가능한 한 그 결함을 메우기 위해 자신의 평형점을 이동시켜 조절하려 한다. 그런 완충 능력이 동적 평형이라는 시스템의 본딜이기 때문이다. 평형은 자신의 요소에 결함이 생기면 그것은 메우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과잉 상태가 되면 그것은 흡수하는 방향으로 이동한다.  228
동적 평형이 그 발걸음을 멈췄을 때 엔트로피의 법칙은 가차없이 엄습한다. 세포 덩어리는 스스로 용해되어 눈 깜짝할 사이에 모체로 흡수되어 사라진다. 즉 이런 치명적인 유전자 녹아웃 실험의 결과는 눈으로 확인할 수가 없다는 얘기다.  229

기계에는 시간이 없다.
생물에는 시간이 있다. 그 내부에는 항상 불가역적인 시간의 흐름이 있고, 그 흐름에 따라 접히고, 한 번 접히면 다시는 펼실 수 없는 존재가 생물이다. 생명이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한 개의 유전자를 잃은 마우스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낙담할 것이 아니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워해야 한다. 동적 평형이 갖는 유연한 적응력과 자연스러운 복원력에 감탄해야 한다.
결국 우리가 밝혀낼 수 있었던 것은 생명을 기계적으로 조작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었다.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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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읽어주는 남편 허정도 예담 2009 810 248
2. 미친 등록금의 나라 한국대학교육연구소 개마고원 2011 300 310
3.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문예출판사 1988 840 339
4. 갈매기의 꿈 리처드 바크 현문미디어 2003 840 105
5. 1984 조지오웰 민음사 2003 840 444
6. 리미트리스 앨런글린 스크린셀러 2011 840 518
7. 고전, 끝나지 않는 울림 정진홍 도서출판 감 2003 810 381
8. 책쓰기의 모든것 송숙희 인더북스 2011 320 296
9. 1만 페이지 독서력 윤성화 한스미디어 2011 320 247
10. 바보빅터 호아킴 데 포사다 한국경제신문사 2011 840 207  



그 외 
역사란 무엇인가?(E.H 카)
역사란 무엇인가?(김현식)
문학이란 무엇인가(장폴 사르트르) 
마지막 강의(랜디 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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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이야기>로 유명한 저자의 책이다. 
마시멜로 이야기도 실제 있었던 연구를 바탕으로 지었고, 이 책 역시 실제 인물 모델을 토대로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실제와 책의 내용은 차이를 가지고 있지만, 저자의 발상은 사람들에게 자극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얼마전 <무한도전>이라는 TV프로그램에서 유재석과 이적은 '말하는대로'라는 노래를 통해 실제 자신이 겪은 일을 노래로 만들어 불렀다.
이 책을 보면서 그 노래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자기계발서는 분명 자극을 준다. 그렇지만 너무 바른 소리만 하고 쉽지않은 길만 제시하기에 무시하는 이들도 많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이 책의 평가는 달라지겠지만,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 무시할 수 없는 내용이다.

우리는 아니 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믿음'이란것을 가지기 정말 어렵다.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간다는 표현이 맞을 지도 모르겠다.

책에 나오는 빅터와 로라 둘다 자기 믿음의 부재가 자신들의 인생에 벽을 치고 있던다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을 다룬다. 우리역시 자기를 믿어야 한다는 결론을 준다.
많은 성공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이 말을 하기도 한다.



우리 인생에서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진실'을 말하고 있는 책입니다.  5
"누가 뭐래도 너는 이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아이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 알았지?"  15


로라의 가족들이 로라를 부르는 별명(못난이), 그녀가 하고 싶어하는 꿈을 예전의 경험대로 해석해버려 폄하시키는 것들.
이러한 것들이 모두 그녀를 주눅들게 하고 무력감에 사로잡히게 한다.
빅터의 칭찬에 수치심을 느낄 정도의 무력감(38)

사람의 동조성향 심리검사(43) - 자신을 믿느냐 남을 믿느냐의 차이
백만장자들의 비결은 바로 자기믿음, 무엇보다 자신의 가능성을 믿었다. 최후까지 자신을 믿는다.(44)

레이첼 선생님의 사소한 것에도 관심을 가져주는 애정 - 빅터의 소리나는 리모컨(46)
발명반 담당 교서 로널드의 편견, 단정.

"빅터야, 항상 무언가를 관찰하고 배워야 더 나은 사람이 된단다. 어른이 되어 배우는 공부가 진짜 공부야. 포기해선 안돼."(빅터가 학교를 그만두는 날 레이첼의 조언)
"고...고마워요... 바보에게 잘해... 주셔서."  51

조각상 기둥에 글귀가 새겨져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다. 짧은 한 문장. Be Yourself(너 자신이 되어라).  51

로라는 성인이 되어서, 어릴때의 계획은 하나도 이루지 못한채 주변의 권유로 적당한 직장에서 맞춰 살아가는 모습이 많은 사람들의 삶과 너무도 동일한 구석이 많음에 마음이 좋지 않다.(53)

월트 디즈니는 잡지사에 투고하고 퇴짜맞은 이유가 재미없다는 것이었고, 광고대행사에서 쫓겨난 이유는 그림을 못 그린다는 이유였다. 
"... 방해자의 목소리를 잊어버려. 우리 주변에는 긍정적인 정보와 부정적인 정보가 혼재되어 이써. 성공하는 사람은 긍정적인 정보를 믿지."  57-58

자기믿음  59
자기 믿음은 결코 외적인 것에서 나오는 게 아냐.  72
고귀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은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아. 고귀한 목표는 비교급이 아니니까. 그것은 우리를 당당하게 만들어. 그리고 우리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게 하지.  73

빅터는 바보로 사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도 바보에게는 어려운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가져오라는 것을 가져다주고, 옮기라는 걸 옮기며 시키는 대로 하면 됐다.  61

"빅터야. 난 무식해서 정확히 뭐라 말해야 할지는 모르겠다만, 음.. 그래. 여기 자동차가 보이지? 자동차를 구경만 하는 것과 직접 타보는 것은 분명 다르단다. 수만 번 구경을 했어도 단 한 번 타보는 것과 비교할 수가 없지. 직접 운전하는 것하고는 더 비교할 수 없고."  62

사람들은 정신의 힘을 과소평가한다. 정신은 정신일 뿐이고 현실에서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신은 행동을 지배한다. 당신이 무엇을 믿느냐에 따라 당신의 현실이 결정된다.  85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활에서 무너가 이상한 점을 느껴도 그것을 알아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상한 점을 당연하게 여기기까지 하죠. 호기심이 왕성한 사람들은 그냥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들은 질문을 하죠. 왜? 왜? 왜? 언제 어디서나 질문을 하는 사람.  88

평범한 사람들이 무언가를 만들 때는 대부분 기존의 것에서 디자인을 살짝 고치거나 몇 가지 기능을 추가하죠. 이른바 지루한 덧칠작업이죠. 그에 반해 천재들은 사물의 결정적인 요소를 바꿉니다. 새로운 물건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만들죠.  89

강철왕 카네기는 지리도 모르는 곳에서 전보 배달 사원을 자청했다...
누구나 미래에 대해 두려워하지. 사실 사람들이 자신을 믿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두려움이란다. 조롱을 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실패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우리를 위축시키고 주저하게 만들지.  94

이 세상에 완벽하게 준비된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아. 또 완벽한 환경도 존재하지 않고, 존재하는 건 가능성뿐이야. 시도하지 않고는 알 수가 없어. 그러니 두려움 따윈 던져버리고 부딪쳐보렴. 너희들은 잘할 수 있어 스스로를 믿어봐.  98
 
학벌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야. 세상의 기준이지 내 기준은 아니니까...
세..상의 기준이 오옳..은 것 아닌가요?
전혀 그렇지 않네.  102

대부분 사람들은 세상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지. 학력, 직업, 패션, 자동차.. 심지어는 인생의 동반자까지. 그들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산다고 안도하지만, 결국 세상의 기준에 끌려 다니는 것에 불과해. 이런 정신으로는 혁신적인 것을 만들 수가 없지.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나만의 기준을 딸라야 하네.  104

자신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세상이 비웃더라도 자신이 옳다고 믿어야 한다. 허허벌판에 표지판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 앞서갈 수 있다. 여기에는 물론 엄청난 자신감이 필요하다. 과연 내가 그런 대단한 일을 해낼 수 있을까?  105

성공의 법칙이란 게 참으로 허망했다. 얼마 전까지 성공의 법칙이었던 테일러 회장의 모험 정신이 이제는 반대로 실패를 의미했다. 사람들은 오직 현재의 결과만을 믿었다.  128
(그래서 멀리 내다 보는 것이 힘든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멀리 보지 않고 앞만 보는데, 멀리보게되면 결과 역시 멀리 보고 있어야 하니 인정받기 어려운 현실.)

충고를 하자면, 글은 아무나 쓸 수 있지만 작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닙니다.  137 
(출판 에이전트의 말, 편견에 대한 약자의 패배감은 아무것도 아닌 점으로만 살아가게 하는 동력을 준다.)

누구나 일이 안 풀릴 때가 있단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지. 그리고 꿈을 포기하려고 이런 저런 이유를 만들어. 하지만 모두 변명일 뿐이야. 사람들이 포기를 하는 이유는 그것이 편하기 때문이야. 정신적인 게으름뱅이기 때문이야. 너의 고귀한 목표를 되새겨보렴.  139

고대 인도나 페르시아에서는 경전을 통째로 외우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다 인쇄술이 발달해 책이 대중화되자 사람들의 기억력이 점점 쇠퇴했지요. 인간의 능력이란 사용하지 않으면 녹슬게 마련입니다.(암기왕 잭의 말)  155

자신을 과소평가하면 절대로 잠재 능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자기비하는 재능을 좀먹어요.  156

인간은 각자의 그릇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로라는 확신하고 있었다. 자신의 그릇은 웨이트리스 정도였다. 그게 현실이었다. 로라는 더 이상 높은 곳을 올려다보며 열등감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157
(평생을 비판받고 자라왔고, 어렵게 선택한 꿈도 좌절을 맛보면서 뿌리깊게 자리잡는 패배주의.. 잘 생각해보면 그녀는 이유야 어떻든 최선을 다해 길을 뚫을 노력을 하지 않았다. 레이첼이 길을 찾으려했을때 그녀는 안된다고 자리를 박찼다. 그렇기에 한 번의 실수나 실패나 잘못에 패배감은 씻기 어렵게 되는것 아닐까..)

레이첼.. 세상엔 자신을 받아주는 회사가 없다고 절망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기가 그런 곳을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164

애프리의 CEO로 복귀한 테일러 회장은 "나는 한때 패배자의 상징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나를 믿었습니다. 세상은 나를 믿지 않았지만, 나는 나를 믿었습니다."  170

'왜 자신을 혐오하느냐?'는 질문에 로라는 "아니오, 나는 나를 혐오하지 않아요. 단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거죠."  174

로라가 어릴 때 백화점에서 유괴당했을 때 부모는 로라가 너무 예뻐 유괴당한 것이라고 생각하여 그때부터 ..딸아이에게 못난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예쁜 옷도 입혀주지 않았어요. 세월이 흘러 점점 커가는 로라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생각이 옳았다고 믿게 되었지요. 확실히 아무도 로라에게 공연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우리 부부는 어차피 로라가 어른이 되면 모든 게 다 정상으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181

'어떤 불행도 우리의 두려움만큼 크지는 않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두려움은 더 큰 불행을 낳지요. 부모님께서 가지신 그 두려움의 결과가 따님의 인생에 어떤 불행을 가져다줄지 생각하지 못하셨나요?  182

당신이 남의 말을 듣고 꿈을 포기했다면, 성공할 자격이 애초에 없었던 겁니다.  192

콘래드 힐튼은 '벨보이 시절에 나보다 일을 잘하는 사람도 많았고, 나보다 경영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자신이 호텔을 경영하게 되리라 믿은 사람은 나 혼자 뿐이었다.' 이것이 그의 성공 비결이었다.
그는 한 강연에서 '이 쇠를 두들겨 말굽으로 만들면 10달러 50센트의 가치가 된다. 이것으로 못을 만들면 3,250달러의 가치가 된다. 그리고 이것을 시계의 부속품으로 만들면 250만 달러의 가치가 된다.'라고 했다.  196-197

우리는 숫자로 가늠할 수 없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보지도 않고 절대 자신의 능력을 재단하지 마십시오. 자신을 믿으십시오. 스스로 위대한 존재라고 생각하십시오. 
몇 번의 고배를 마실 것이고, 그때마다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이 밀려올 것입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자신의 가능성을 의심해서는 안 됩니다.  199

"우리 둘 다 엉뚱한 기준(바보, 못난이)에 사로 잡혀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는 공통점이 있구나."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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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책쓰기와 관련한 책은 여러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책을 쓰는데 무엇이 필요한가?'하는 생각보다는 '책을 쓰려면 엄청나게 많이 알아야 한다'는 중압감이 먼저 드는게 사실이다.
그러한 막연함에 조금은 다가설 수 있는 책이려니 한다.
틀린 표현이 어디 있을까.. 저자 자신의 경험과 코칭을 하면서 느낀점들을 녹아 내렸으니 맞는 말이다.
3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을 통해 막연함이 조금은 걷힐것임에는 인정한다.
막연함이 걷히는 반면 조금은 한숨나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무엇에서든지 부지런하고 끈기를 가지면 이루어 낼 수 있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새삼 느껴서 일까...
책을 쓰려면 꽤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나하나 풀어서 써주기에 무엇인지 알지만 그것을 하기에도 사실은 쉽지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것또한 해보지 않고 하는 막연함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종종 책을쓰기 위해 대체 무엇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해보는데, 한 마디로 정의한다는것이 쉽지가 않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어려운것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다.
다시말해 한 마디로 정의 내리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워서 정의가 필요 없는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무슨 말도 안되는 억지처럼 보일지도 모르나, 자신을 녹아내는 과정들을 거치게 되면 어느새 그것이 많은 양이 되고 그것이 책이 되기도 하기에 그런생각을 하는것 같다.

책쓰기와 관련한 여러 책들에서도, 이 책에서도 나오는 공통점 중에 하나는 일단 쓰라는 것이다.
무엇이든 자신이 생각하는 것들을 쓰다보면 자연스럽게 내용도 정리되고 좋은 표현들이 나오게 되며 잘 가꾸어진 글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꼭 책 쓰기에만 그런것이 아니다. 
사람이 무엇을 하든 그렇게 시작하여 하다보면 실력이 쌓이고 질높은 것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만고불변의 진리??!!!
연습하고 연습하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며, 성의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기술보다는 자신의 기본기와 실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해본다.

그런데 책에서 저자는 팔리는 책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상업성만을 강조한 것은 아니다. 
다만 저자는 이미 자신의 이야깃거리가 충분한 사람들이 책을 쓸 때 분명 팔릴 수 있는 컨셉과 핵심적인 내용들을 잘 풀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충분히 책을 쓸 정도의 성공을 이루어본 사람들이 책을 쓸 때 그냥 쓰는 것 보다 좋은 컨셉으로 독자들과 소통하는 것은 바람직할 것이다.
이뿐 아니라 독자들이 읽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그러한 읽고 싶은 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그 삶과 마음속에 책이 몇 권씩 들어 있다.  13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사이 알프스 지역인 세머링은 경사가 말도 못하게 가파른 곳이라지요. 
그런데도 아주 오래전, 알프스 산맥에서도 아주 높은 이곳에 세머링 사람들은 기차가 다니기 전부터 비엔나와 배니스를 잇는 철로를 만들었답니다. 언젠가 기차가 들어오리라 생각했지 때문이지요.
당신은 지금 어떤 꿈을 꾸고 계신가요?
때가 되면 그 꿈의 열차가 당신을 향해 돌진하기 쉽도록 당신도 철로부터 깔지 않으시겠어요?
당신이 쓴 책으로 철로부터 만드세요. 
당신 이름 석 자로 만들어진 브랜드란 기차를 부르기 위해서!  15

다른 삶을 모색하고 있다면 반드시 책부터 써야 한다.  32
책을 쓰면 좋은 7가지 이유.  32
  - 책 쓰기는 퍼스널 브랜딩의 핵무기를 갖는 일이다. 당신이 주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얘기다.
  - 책 쓰기는 고객의 마음에 닻을 내리는 일이다. 닻을 의미하는 앵커(anchor)에서 유래된 앵커링(anchoring:자극심기)은 특정한 자극을 가하여 특정한 감각과 연결된 심리적 경험이나 반응을 이끌어 내는 행위를 말한다.
  - 책 쓰기는 당신이란 기업을 공개하는 일이다.
  - 책 쓰기는 삶을 거침없이 쑥쑥 밀어올리는 촉매제다. 모멘텀(momentum)이란 물리학 용어로, 첫 힘을 가하면 추가로 히을 가하지 않아도 저절로 계속 움직이는 현상을 말한다. 책이야말로 당신의 모멘텀이다.
스티븐 코기 박사는 '위대한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공개하고 공유하고 공감하고 공명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 책 쓰기는 창조전사의 면허를 얻는 것이다. 책을 써본 이는 안다. 연결하고 관찰하여 흐름을 포착하고 끊임없이 혁신하며 교류하는 능력은 책을 쓸 때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란 것을. 당신이 책을 썼다는 것은 이러한 창조능력을 지녔다는 증거라는 얘기다.
  - 책 쓰기는 평생 현역을 보장받는 일이다.
  - 책 쓰기는 화수분을 갖는 일이다. 책을 쓰면 그전에는 모르고 있던 다양한 수입원이 발생한다. 책이 팔리는 대로 받는 인세, 특강이나 워크숍, 세미나 등의 진행비는 물론 기업들로부터 받는 컨설팅이나 카운슬링 요금 등 항목이 다양하다.
책을 자주 쓰는 사람들은 삶에 있어 책 쓰기가 미치는 영향력을 알아버린 사람들이다. 도약과 역전의 한판승이 필요하다면 책을 쓰고 볼 일이다. 책 쓸 시간을 내가가 쉽지 않다고 한다. 백분 이해한다. 하지만 나는 그럴수록 책부터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39
핵폭탄 같은 실력, 능력, 경력, 이력을 가졌어도 이를 실어 나를 미사일이 없으면 그야말로 깡통에 불과하지 않은가. 당신의 재능, 경험, 기술, 사유를 묻어두지 말고 씨앗으로 심어라.  40

독자를 전제로 한 책 쓰기.
당신이 '쓰고 싶언 책'이 아니라 독자들이 '읽고 싶어 하는 책'을 써야 한다.  45
가장 먼저 할 일은 독자가 어떤 책을 원하는가를 파악하는 일이다.  46

그 사람만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  66
쓸거리가 있으면 쓰기는 문제되지 않는다. 쓸거리가 없으면 쓰기는 문제조차 되지 않는다.  68
이야기탐험(storyspotting)은 각자의 삶이 보듬고 있는 이야기를 탐색하여 그 속에 내재된 단서를 포착하고 연결하여 그것만의 의미를 발견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을 말한다.
앞으로 쓰게 될 책의 등뼈가 되는 아이디어를 탐색학 구상하는 작업이다. 이른바 3Rs프로그램으로 리마인딩(Reminding:자기발견), 리프레임(Reframe:의미의 재구성), 리크리에이팅(Recreating:새로운 가치의 창조)이라는 3단계 R로 시작되는 단계를 거쳐 완성된다.  69



지행용훈평(知行用訓評)은 원래 삼성그룹에서 CEO를 임명할때 평가하던 기준으로 CEO라면 해당 분야에 대해 많이 알고(知), 아는 것을 실행하며(行), 시킬 줄 알고(用), 그것을 가르칠 줄 알며(訓), 그것에 대해 평가할 줄 아는(評) 덕목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지행용훈평은 어느 한 가지를 무의식적으로도 최고로 잘할 수 있고 그것을 다른 이에게 가르칠 수 있으며 결과를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초능력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72



당신 것이 아니면 쓰지마라. 독자는 저자와 하나의 메시지를 공유하고 공감하며 교감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당신의 경험이 진짜인지 아닌지 금방 알아낸다. 반면, 당신의 경험이 진짜라면 아무리 어눌하게 쓰였더라도 독자는 행간을 금방 읽어내고 반가워한다.  81
다른 사람의 지혜로는 멀리 갈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지혜는 당신의 것이어야 한다. 경험자처럼 말하지 말고 경험한 것만 쓰고 느낀 것만 써라.  82
경험에 대해 쓰더라도 경험의 전부를 나열하지는 말자. 경험하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일이 닥쳤을 때 당신이 얻은 것이 무엇인가. 그것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가, 그것을 써라.  83
'존재의 메타스테이트'란 노력과 과정이 하나의 에너지로 통합되어 일을 해내는 능력이 향상되는 경지를 말한다. 또 어떤 과업이든 달성을 쉽게 해주는 힘의 원천에 접속된 지경이며, 아이디어가 내면을 관통하여 외부로 분출되는 자유롭고 진실된 느낌의 무아지경인 상태다.
당신이 책으로 써야 할 거리는 창문 바꺼 저 먼곳에 있지 않다. 바로 당신이 경험한 것 속에 있고 바로 당신의 발밑에 있다 당신이 지금까지 해온 일들의 가치와 그 속에 내재된 당신의 능력을 당시 들여다보자. 당연시하지 말고, 하찮게 여기지 말며, 앞에서 언급한 3Rs 프로그램을 거쳐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창출해보자.  84

독자들이 당신의 책이 '나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잇는가(What's in it for me?'라고 물었을 때 독자의 궁금증을 그 자리에서 해소할 수 있는 분명한 답이 제시된 책을 쓴 것이다.  95
독자가 원하는 책(WIFM이 분명한 책)은 한 마디로 임팩트(IMPACT)가 있는 책이다. 
  Irresistible : 저항할 수 없는 끌림을 가진
  bMind :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Personality : 당신만이 가능한 개성이 빛나는
  Attractive : 거절할 수 없는 매혹적인 가치를 지닌
  Contents : 경쟁력 있는 콘텐츠, 유려한 스토리텔링
  Truly : 진정성이 살아 있는  97
 책을 쓴다는 것은 당신이 주장하고 싶은 메시지를 한 권이나 되는 콘텐츠로 풀어 독자를 설득하는 작업이다. 효율적인 설득을 위해서는 메시지를 단번에 어필하는 콘셉트를 변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야 독자들은 시키지 않아도 콘셉트화된 당신 메시지를 자신들의

블로그에 퍼다 나르며 입소문의 발원지가 되어준다.  106


나는 같은 책을 적어도 서너 번은 읽는다. 처음엔 순전한 독자로서 읽고, 그 다음부터는 저자로서, 책 쓰기 코치로서, 출판프로듀서로서 각각 읽는다. 그러므로 처음엔 내용에 빠져 있고 그 다음부터는 책을 일일이 분석해가며 읽는다. 어떠한 콘셉트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냈는지, 설득력을 위해 어떤 사례나 에피소드를 사용했는지, 은유의 방식은 어떠한지 뜯어보며 읽는다.  140



책 쓰기 특강을 가면 많은 이들이 묻는다. 그 많은 책을 일하며 살림하며 어떻게 쓰는가 하고. 내 대답은 단순하다. "꾸역꾸역 씁니다." 정말이지 책은 꾸역꾸역 쓸 수밖에 없다.  157
책 쓰는 시간을 확보했더라도 행동지침이 엄격하지 않으면 일찍 일어나 딴청만 하는 수가 생긴다.
매일 약속한 시간에 집필을 시작하고 약속한 시간까지 무조건 쓴다. 설령 한 줄도 못쓰는 일이 생기더라도 정해진 시간이 되면 일단 자리에 앉아 약속한 시간동안 버텨야 한다. 그래야 근육에 그 습관이 기록된다.  159
매일 쓰지 않으면 콘셉트와 콘텐츠의 맥락 속에서 통을 유지하기 어렵다.  160

책 쓰기는 나만이 할 수 있는 내 식대로의 '도전'이다.  163
정보는 정보일 뿐, 자료는 자료일 뿐이다. 당신의 메시지를 풀어쓰는 문장 속에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모습으로 등장해야만 비로소 의미와 제 가치를 갖게 되어 독자와 통하게 된다.  169
처칠은 영국에서도 알아주는 명문 귀족가문 출신이다. 그의 주위에는 집사와 일꾼으로 넘쳐났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문장력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게을리 하지 않았다. 대충 흉내를 내는 정도도 아니었다. 노벨 문학상을 탈 만큼 애썼다. 그에게 글쓰기는 도구였다. 험난한 정치인으로 살아가는 전쟁과도 같은 현실 속에서 문장력은 그를 지켜주는 무기였다. 정치판을 물러나서도 그는 기자로 작가로 연명하며 때를 기다렸다. 문장력의 힘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작정하고 링컨을 벤치마킹햇다. 링컨은 의도적으로 필사적으로 글쓰기를 훈련해왔다. 열등한 지위를 글로써 대중과 교감하는 것으로 상쇄했다. 그는 인간의 발명품 가운데 글쓰기가 최고라고 말하곤 했다.
우리 시대 성공한 리더로 인정받는 이들의 리더십의 핵심은 무엇일까? 무엇으로 인하여 이들의 리더십이 이토록 빛나는 것일까? 이들 모두 글쓰기의 중요성을 알고 훈련하기에 매달려온 이들이다. 글로써 대중을 설득하는 데 성공한 이들이다. 또한 이들은 그 이름을 더욱 빛나게 하는 저서를 가진 이들이다.  170

글쓰기 초보일수록 A4 도구가 유용하다.
  메시지를 주장하고(Appoint)
  그에 대한 근거를 대며(reAson)
  예를 들어 설명하고(Argument)
  메시지를 한 번 더 주장하는(Appoint)
경영의 루구 피터 드러커 선생도 애용하던 형식이다. 
하버드대학에서 신입생을 1년 동안 가르치는 글쓰기 프로그램인 엑스포스(Expos:Expository Writing Program)이기도 하다.  176
A4에서 한 단계 나아간 것이 A5도구다.
  주의를 집중하게 하고(Attention)
  메시지를 주장하고(Appoint)
  그에 대한 근거를 대며(reAson)
  예를 들어 설명하고(Argument)
  메시지를 한 번 더 주장하는(Appoint)  177

매순간 급증하는 지식정보를 모두 꿰찰 수는 없다. 그 욕심은 이 세상 모든 지식들이 다 창출된 다음에난 책을 쓸 수 있다는 것과 같다. 정보에 있어서 내용이나 분량이나 유효기간보다 중요한 것은 책의 지주가 되는 개념과 논리를 세우기에 충분할 만큼만 읽고 생각하고 숙성시키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선 정보에 대한 안목이 중요한데, 일간지에 실린 한 줄짜리 사소한 정보에서도 거대한 상수리나무로 자라날 도토리의 모습을 발견하는 능력이 기본이라는 얘기다.  186
책 쓰기는 사고의 과정이자 흔적이다. 치열하게 사고하되 당신만의 필터와 프리즘으로 하라.  189
하루에 3억 번씩이나 전 세계의 소비자들과 접촉하는 브랜드 P&G는 여느 기업들이 고객에 대해 알고 싶을 때 부산떨며 시행하는 '시장조사'를 하지 않는다. 대신 관찰한다. 살아보기, 일해보기, 가종방문, 함께 쇼핑하기 등의 방법으로 소비자의 옆에서 그들의 하는 양을 보면서 구매와 직결되는 소비자의 본 마음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다. 또 겉으로 드러난 소비자의 니즈와 드러나지 않은 니즈가 어떻게 다르고 같은지를 알아내려 함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고객을 위해서 상품을 개발하고 고객을 위해서 유통하고 고객을 위해서 애프터서비스를 기획할 때 P&G는 고객과 같은 눈높이로 고객과 같은 방향을 보며 고객과 같은 체험을 한다.
이처럼 '관찰'은 기술이 아니라 자세다.  191
알랭 드 보통은 호수가 예쁘다는 생각이 들면 그저 '예쁘다'는 관념에 그치지 말고 '이 넓은 호수에서 매력적인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거기서 연상되는 것은 무엇인가', '크다는 말보다 더 좋은 말은 없을까'를 천착하라고 한다.  192
영화 <셜록홈즈>를 보면 홈즈는 소지품이나 생활공간에 널려 있는 단서를 통해 누군가의 성향 등을 알아내는 데 천재다. 
TV시리즈 <하우스>에서 하우스 박사는 모든 사람은 거짓말을 아주 잘한다고 확신하며 단지 관찰하고 검사하고 채집한 근거만을 믿을 뿐이다.  193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인 김난도 교수는 학생들의 고민을 알아내기 위해 전국의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까지 했다. 그 결과 서울대나 지방대나 전문대나 학생들의 고민에는 별 차이가 없음을 알아낼 수 있었다. 이 책은 학생들과의 만남이라는 경험을 창조한 끝에 쓰인 책이었고, 책 속에 담긴 김난도 교수의 메시지는 그래서 독자들의 가슴 깊은 곳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194
저절로 경험되지 않거든 경험을 창조하라. 직업이나 일상, 관계 등 우연히 달려드는 경험뿐 아니라 어쩌면 이것일지 몰라, 라는 생각이 들면 가설을 세우고 그것이 맞는지 아닌지 끝장을 내보자.  195
앨빈 토플러는 "나는 아침마다 신문을 읽느라 손끝이 까맣게 된다"
워런 버핏 회장은 "세상을 알려면 신문부터 읽어라.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빨아들이면 당신이 좋아하는 게 뭔지 알게 된다. 알면 알수록 더 많은 것을 알게 된다."  196
뉴턴이 말했다.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먼 곳을 볼 수 있었던 이유는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맹세코 책읽기를 게을리 하는 사람은 절대 책을 쓸 수없다. 그것도 많이 아주 많이, 미친 듯이 읽어대야 한다.  197

가지지 못한 귀한 것을 얻기 위해 마법사를 찾아 떠난 오즈와 그 일행에게 마법사는 이렇게 말한다. "생각할 수 있는 뇌와 사랑하는 마음의 심장과 두려움을 잊을 수 있는 용기는 이미 너희들 속에 있다. 그래도 원한다면 내가 만들어주지. 하지만 사용하는 법은 알려줄 수 없다. 그건 너희들 스스로 터득해야 하니까."
코칭은 그 스스로 할 수 있다고 믿고 하도록 돕는 것이며 그가 지치지 않고 잘 달리도록 그의 옆에서 함께 달려주는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이다. 돕는 척 하지만 실은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코칭이다.  211
끌어내려는 목표를 위해 빈틈없이 생각하도록 이끄는 방향과 틀을 프레임워크시트라 하는데, 막연하고 모호한 생각을 정리하여 전체 모습을 파악하고 논리를 전개하는 데 결정적으로 도움을 준다.  212
프레임 워크시트는 질문의 힘을 이용하는 도구다. 질문은 생각을 자극한다. 
프터 드러커는 한 인물을 만드는 힘은 그가 받는, 그가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에 있다고 갈파했다.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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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들리면 서가에서 늘 들리는 곳이 독서와 관련한 도서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여러가지 독서법에 대해 말하는 책도 있고, 자신의 독서 이력을 통해 소통하는 책도 있고, 책을 소개하는 책도 있고, 책에 대한 담론을 하는 책도 있다.
많은 책들을 보았다.
이번에도 도서관에 들린김에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그곳부터 들렸다.
눈에 안보이던 책이 이 책이다.

한 눈에 봐도 책읽기를 원하지만 잘 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완벽한 타겟팅인가.. 
앞날개에 낯익은 책이 있다. <2주에 1권 책 읽기>의 저자이다. 그 책을 읽을때는 그냥 흘렸는지 저자의 이력이 새롭게 보였다.
인터넷 서점에서 MD를 한 이력이 눈에 들어왔다.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은 어떻게 책을 녹아내리는지 보고 싶어 졌다.

1년에 10,000 페이지를 읽을 수 있는 방법,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조금더 효율적으로 책을 읽기위해 필요한 것들, 독서의 확장 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재밌었다. 쉽게 읽히고, 빨리 읽히고...
책들에 대한 소개와 추천들도 있었다.
기본 개념서들인데도 아직 보지 않았던 책들도 꽤나 있었다.
그리고 관심을 가지지 않은 분야들에 대한 추천과 도서들을 보면서 조금더 관심을 가지게 되기도 하였다.

우리는 독서를 해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이 책을 많이 본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잘 되지 않는다. 책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알고 있다. 그래도 잘 읽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독서가 .... 독서가 ... 쉽지 않다.
책 내용중에 직장인들의 한 해 평균 독서량이 12권 정도라고 언급되어 있다.
그리고 CEO 들은 월 3권 이상을 읽는다고 한다.
역시 CEO들은 틀리네... 허나 조금더 생각해 보면 직장인들보다 훨씬 바쁜 CEO는 어째서 직장인들보다 더 많은 책을 읽을까..!!
마음이 중요하다. 마음먹기에 따라 산도 옮긴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책을 적게 읽는 편은 아닌데, 독서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내가 읽는 양과 질은 아래에 있다.
더 많이 더 깊이 읽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무섭기도 하고, 존경스러워서, 늘 본받으려는 자극을 받는다.
읽는것이 모든것이 될 수는 없겠지만, 읽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게 될 수 있다. 조금더 책을 통해 자극받고자하는 생각을 해본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을 정말 두려워해야 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책을 통해서 얻어가는 지식이 아니라 그 자세 때문이다. 독서는 최소한의 노력이자 준비다. 이것마저도 하고 있느냐, 하지 않고 있느냐는 그 사람의 깊이를 재는 첫 번째 척도가 된다. 책을 읽는 것 자체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자기계발 방법이다.  4
워렌 버핏은 한 가지 지혜를 구하는 편지에 답장으로 "Read, read, read." 읽고, 읽고, 또 읽으세요.  6
책을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읽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7
1만 페이지라는 독서량은 ... 단순 계산으로 매일 27~28페이지만 읽어도 1년이면 이룰 수 있다.  8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중에 어떻게 쓰일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맡은 일을 어떠한 태도로 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지식은 사라지지만 삶의 태도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CEO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73  23
책을 읽고 생각에 빠진 그들의 모습에는 계속 무언가를 갈망하고 변화하고자 하는 욕심이 자연스럽게 밖으로 드러난다.  29
그냥 술술 읽히는 책보다는 자꾸만 생각을 멈추게 하는 책이 좋다..
읽고 생각하고 메모하고 탐독한다. 책의 내용에 자신을 비추어 보며 지금의 삶에 부족한 점은 없는지, 방향을 제대로 잡고 있는지 고민해 본다.  32
다시 읽다 보면 같은 책, 같은 텍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처음 읽었을 때와 다른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35
사람의 의지는 그렇게 강하지 않다. 꾸준히 책을 읽기 위해서는, 마음먹는데 그치지 않고 구체성이 있어야 한다. 다짐만 해서는 운동을 죽어도 안하기 때문에 헬스장을 끊는 것이다. 독서 또한 그렇다. 눈에 보이는 목표를 정할 필요가 있다. '헬스장에 일주일에 3번은 꼭 가서 운동 한다. 아침에는 회사 출근하느라 바쁘니까 퇴근 후 집에 오는 길에 들려 1시간씩 운동 한다'처럼 구체적인 목표와 시간을 정해야 한다.  47
꼭 좋은 책을 골라 읽지 않더라도 독서 자체가 생각을 풍부하게 하는 힘이 된다.  57
일정한 실력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루 아침에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세상 이치가 다 그렇다. 오늘의 노력은 적지만 그런 노력이 하루 이틀 쌓이면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어서게 되고 자신 안에 몰라 보게 실력이 쌓여 있음을 느낄 수 있다.  60
그냥 책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읽어가는 것은 옳지 않다. 독서를 하는 동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비판적 사고다.  76
1만 페이지 독서법은 단순히 목표량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그 텍스트에 깊은 주의를 기울이고 사고하도록 유도한다.  83, 86

개그맨 이경규, 산전수전 다 겪으며 30년이 넘게 최고 개그맨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그는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성공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성공하려면 반복도니 생활을 계속하면 된다. 사실 나이가 들면 의지할 사람이 없다. 후배한테 의지하겠나, 선배를 찾아가겠나, 믿을 건 내 자신뿐이다.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나는 반복적인 생활에서 그 답을 찾는다. 일주일을 기준으로 똑같은 패턴을 반복하며 산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근육이 생기는 것처럼 똑같은 패턴으로 생활하면 어느 순간 '내가 발전했구나'라는 걸 느끼게 된다. 돈에 대한 욕심, 인기에 대한 욕심, 사람에 대한 욕심 다 버리고 생활의 달인처럼 살아가면 그게 성공인 거다."  101
독서도 처음에는 읽는 속도가 느리고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도 더디지만 자꾸 하면 할수록 독서 근육이 점점 불어나 어려운 책도 쉽게 읽어갈 수 있게 된다.  127

너무 바빠서 책을 읽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너무 바쁘기 때문에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이 맞다. 바쁠수록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 시간적 여유는 오히려 책을 읽으면서 생긴다.  152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글을 쓰고 싶을 때가 있다. ... 무엇인가 글로 써봐야겟다고 마음먹으면 그때부터는 책 읽는 자세가 달라진다. ... 기존에 알고 있는 내용, 지금 읽고 있는 책으로 글쓰기가 부족하다면 더 읽어야 한다.  186-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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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끌렸다. 그래서 내용을 보지도 않고 골랐다. 물론 도서관이니까...
고전.. 많은 사람들이 열망하지만, 열망하는 만큼 봐지지는 않는 책이 아닐까 싶다.
정보 홍수의 시대에 넘쳐나는 정보와 매일매일 새로이 출판되는 지식의 책들..
우리는 이 속에서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매우 버거울 정도이다.

우리는 농경시대로 시작하여 산업혁명을 거쳐 서비스산업에서 정보화 사회, 그리고 이제는 창조적인 상상력의 시대에 와 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정보화 사회라고 생각하는것이다.
정보화 시대는 이미 수년전에 마감하였다.
어느 정보학자에 의하면 2014년쯤에는 어느시점에서의 정보의 2배가 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그 날로부터 80여일 후 라고 한다.
정보의 양은 범람하고 있다. 그것들에서 우리가 찾아야 하는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고 가꾸어 새로운 자신만의 독창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 지금 우리시대의 요구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의 책 읽기는 정말 예전으로 돌아가야 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고전은 길고 긴 시간동안 살아남아 있는 만큼 세대를 아울러 시대에 맞는 생각꺼리를 가지고 있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정보에 힘겹게 따라갈때 깊은 지혜를 깨달을 수 있는 책이 더욱 필요한 건 아닐까...!!

이 책은 그런 생각에서 많이 접하지 못하지만 늘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고전이라는 단어에 끌려 골랐다.
종교학자의 고전읽기는 다분히 종교적인 색깔을 띠고 있기도 하지만, 저자의 생각들을 엮어놓은 부분들에서 다시읽기를 통해 자신이 더욱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였다.
비교적 젊은 편에 속하는 나에게 '되읽음'이라는 책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책이라면 어느것이든 되읽음이 필요하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그 책이 고전이라면 더욱 깊이 있을 것이다.

책은 8가지의 책의 되읽기를 통해 저자의 생각들이 정리되어 있다.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
일연 <삼국유사>
허먼 멜빌 <모비 딕>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귀스타브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
세르반테스 <돈 키호테>
노신 <아Q정전>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0년, 20년, 어느것은 40년의 간격을 두고 되읽은 것이었는데, 그것은 실은 '되읽음'이 아니었습니다. 역설적인 말입니다만 그것은 '되읽은 처음 읽음'이었습니다. 작품도 저도 모두 '이전의 작품. 이전의 나'가 아니었습니다.
회상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지난 과거를 지금 이 자리에 현존하게 하면서 그것을 새로운 처음이게 한다는 회상에 대한 존재론적 서술이 그대로 낯설지 않은 내 삶의 현실로 다가온 것입니다.  10
어떤 이야기가 '처음 읽기'와 '한 번 읽기'를 넘어 '되읽기'의 자리에 이르러 비로소 권위를 확보하고, 그로부터 경전이 출현한다는 사실.  11

경험은 만남에서 비롯합니다. 그런데 만남은 지녀지기도 하고 스쳐 지나가기도 합니다. 지녀지는 것은 경험으로 남지만 스친 것은 사라집니다. 그것은 만남이되 만남이 아니고 맙니다. 그런데 알 수 없습니다. 사라짐이 결코 무화(無化)일 수 없다는 사실을 터득 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지 않은 듯합니다. 우리는 흔히 그러한 일을 겪습니다. 언젠가 겪었던 것 같은 일을 지금 다시 겪는다고 느끼는 일은 누구나 당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것이 막연한 '그럴 것 같음'이 아니라 분명한 '그러함'이라고 말하고 싶어집니다.  25

책의 평가도 보는 이의 자리에 따라 높낮이와 무게가 서로 다릅니다.  69
삶이 '지금 여기'로 점철된 지평을 넘어서 지금 여기에 담을 수 없는 이상스러움에 담기기까지, 그렇다는 것이 기이하지 않을 때까지, 우리는 실은 역사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것과 다름없다. 역사를 역사이게 한 뿌리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96
사람들은 '큰 것'을 동경한다. 그러나 막상 커 빼어나게 되면 한 없이 외롭다. 짝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인류의 '이야기'속에는 이렇듯 '거인(巨人)' 또는 '거녀(巨女)'의 이야기가 어디, 어느 때나 자리잡고 있다. 무릇  사람들은 누구나 짝할 이가 없을 만큼 자기 나름의 빼어남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까? 그렇다고 믿기 때문일까?  99

고전을 권하는 것만으로도 '얻는 것'이 적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누구나 압니다. 그리고 쉽게 살면 편한데 누가 마다하겠습니까?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읽은 이들'이 고전을 '고전 읽기의 문화 틀'에 담지 않으려는 것은 그 고전들이 별로 귀하지 않음을 그분들이 '드디어' 터득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그분들이 저어하고 삼가는 것은 글의 숨쉽이 당위성으로 단단해진 권위의 벽 안에 갇혀 자칫 사람들이 '질식할 책'을만날지도 모른다는 사려 깊음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저는 이 사실을 '읽은 이는 고전 읽기를 고백의 언어'에 담지만 '읽지 않은 듯한 이는 그것을 인식의 언어'에 담는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125
우리는 무슨 말을 해야 하는가? 추억 앞에서조차 현존하지 못하는 말과 글의 얄팍함을 말해야 하는가? 아니면, 마로가 글이 감당할 수 없는 추억의 무게를 말해야 하는가? 그것도 아니라면 그 어떤 흔적도 없이 오로지 생을 지탱하려다 '흩날리는 물방울'로 사라져도 행복한 자의 뿌듯함을 말해야 하는가? 그것도 아니라면 '경이에 가득 찬 일' 과 '깊은 추억'이란 내 생에 속에 전혀 없었노라고 말해야 하는것인가?  152

범죄가 누구나 범할 수 있는 것이듯 참회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범죄를 누구나 미워하듯이 참회를 누구나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범죄자의 참회에 대한 분노는 이른바 의로운 자의 일상이다. 이것은 참 슬픈 그림이다.  199
잔인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냥 잔인하게 잔인해야 잔인해진다.  201

책을 쓴 사람은 그 모델이 있든 엇든 이러한 이야기를 쓰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절실한 동기가 있어 이 책을 썼을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소재가 시시하다고 이 책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209

그녀는 헤어진 레옹을 다시 만난다. 그리고 다시 몸과 모음을 태운다. 그러나 그 만남 역시 불꽃이 남겨 놓은 재임에는 아무 다름이 없다. 마지막 남은 일은 자신에게 스스로 '최면(催眠)'을 거는 일이다. "하지만 나는 그를 사랑하고 있어"라고.
욕망은 그러한 것인가? 기대와 절망을 넘나들면서 그녀는 여전히 완벽하게 욕망을 충족시켜줄 사람을 기다린다. 미소 뒤에 숨은 권태의 하품, 환희와 그 뒤에 이어지는 저주, 쾌락을 뒤쫓는 혐오, 황홀한 입맞춤이 끝나면 더 커지는 실현될 수 없는 관능, 그런 것에 대한 분명한 인식. 그러나 그녀는 달라지지 않는다.
욕망은, 일탈한 욕망은, 그런 것일까?
그녀는 그것도 모르지 않는다. 뒤에 그녀는 결혼 생활의 진부함을 간통 속에서도 그대로 발견하고 이렇게 말한다. "이러한 행복의 저속함에 굴욕을 느끼지만 어쩔 수 없다."
'어쩔 수 없음' 인간이 발언할 수 있는 마지막 정직. 욕망은 그 정직함 속에서 배태되고 또 소멸한다. 모든 도덕은 그 '어쩔 수 없음'의 정직을 억제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245
삶은 산문적 현실에 담기는 것이지 시적 진실에 담기는 것은 아닐지 모른다. 얼마나 전자를 견딜 수 없으면 후자로 채색하여 대강 보아 넘기려는 것일까? 그러나 끝내 간과되지 않는 현실, 웃고 끝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자신을 끝내 속일 수 없었던 정직을 '절망적'으로 웃는 일밖에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248

어쩌겠는가? 보고 싶은 대로 세상을 보는 사람 앞에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말은 "그저 마음대로 생각하십쇼" 뿐인 것을! 그런데 세상에는 그러한 사람이 너무 많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그저 마음대로 생각하라고 말하면서 산다. 우리는 모두 타인에게는 산초 빤사이고 자신에게는 돈 키호테이다.  287
'날조한 망상'을 현실로 생각하는 것처럼 현실적인 일이 또 어디 있을까? 현실에 대한 상상적 인식처럼 정직한 것이 또 어디 있을까? 
돈 키호테는 현실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다. 다만 '망상이 만든 현실'을 '상상이 만든 현실'을 정직하게 자신의 현실이라고 여겼을 뿐이다.  288
돈 키호테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를 자기의 심장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것은 세상에는 때로 돈 키호테와 같은 행운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를 그러한 행운아가 되도록 하는 산초 같은 종자도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행운아가 '돈 키호테이기 때문에'산초가 있었다는 사실은 잊고 있다.  292

노예 근성은 꿇어앉는 것이다. 설 수 없는데 서라고 하는 명령 앞에서는 누구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노예 근성은 불가항력이다. 힘 앞에서는.  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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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가 있을까...???
무엇이 멋진 신세계가 되는 것일까?
신세계가 아니라 멋진 세계가 될 수 없는것일까..?
여러가지 물음을 가지게 된다.

책에서 나오는 세계 정말 멋진 신세계가 될까..
읽으면서 먼저 들었던 생각은 생각없이 사는 그들이 과연 행복한가? 하는 의문이었고, 답은 '아니다'였다.
하지만 계속읽어가면서 어쩌면 생각이 없어도 철저하게 완전한 세뇌와 분류되어 있는 삶이 이루어진다면 그 외의 것은 아무것도 모르기에 행복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이러한 세계가 온다면 완벽하게 온다면 이 삶도 나쁘지 않을 수 있기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긴 한다.
그렇게 된다면 아무래도 상위 계급이 되어야...
모든 계급이 자신의 영역에서 행복을 느끼기는 하겠지만..

소마를 보면서 그들이 소마를 먹는 장면들을 보면 생각을 버리기 위해 먹게 된다.
소마를 먹으면 좋지 않은 감정은 날아가고 행복한 생각만이 드는... 어쩌면 마약과 같은 아니 부작용이 없는 마약같은 것인데...
지금의 우리는 어쩌면 내면의 소마를 복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좋지 않은 생각을 빨리 없애버리려 한다.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해야 할 때 조차도 많은 생각을 하면 골치아프다는 핑계로 생각을 하지않으려 내면의 소마를 복용하게 된다.
그렇게 되다보니 따라만 가는 삶을 살게 되고 그렇다고 만족은 할 수 없어 불평불만만 늘 있게 되는 악순환이 생기는 건 아닐까...

우리는 대가없이 이루려하는건 아닐까... 행복을 위해서 우리가 필히 치러야 하는 대가가 있을것임에도 사람들은 마냥 행복만을 바라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나만의 착각이라면 좋겠다.

과학의 발전으로 우리에게 오게될 지도 모를 비극적인 세계를 다루는 이 작품은 나에게 더 많은 생각을 자극하게 한다. 



"보카노프스키 법은 사회안전의 중요한 수단의 하나야!"
사회 안정의 중요한 수단의 하나.
표준형 남녀, 균등한 집단. 보카노프스키 과정을 거친 한 개의 난자로부터 태어난 인간으로 충원된 작은 공장.(전에는 한 인간이 자라던 곳에서 96명이 자라도록 한다.)
...
"인류 역사상 최초로.. 공유, 균등, 안정이 실현된 것입니다."
...
".. 우리의 임무는 현재의 인구를 안정되게 유지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사반 세기에 걸쳐 쌍생아들을 찔끔찔끔 만들어내고 있으니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12-13

우리는 여성 태아의 30%는 정상으로 발육시킵니다. 나머지에게는 남은 코스의 24 미터마다 남성 호르몬을 투입합니다. 그 결과 그들은 불임녀로 양육됩니다....
"자연을 노예적으로 모방하던 영역에서 인간적 발명성이라는 보다 흥미로운 세계로 발을 들여놓았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우리는 또한 계급을 미리 정하고 조건반사적 습성을 훈련시킵니다.."
...
"계급이 낮으면 낮을수록 산소를 조금 공급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제일 먼저 침범당하는 기관은 두뇌였다. 다음에는 골격이다. 통상 산소공급량의 70%만 공급하면 난쟁이가 된다. 70% 이하로 하면 눈이 없는 괴물이 된다.  20-21

"그러면 '부모'라는 말은 무슨 뜻이지?"
...
"인간들은 과거에 태아생식을 하였습니다."
.."
"그래서 아기가 배양되면..."
"태어난다고 표현하는 거야"
"그럴 때 그들을 부모라고 부릅니다. 물론 아기 쪽이 아니고 낳은 쪽을 말합니다."  32-33

"우리는 모두 유희의 규칙을 지켜야 해. 결국 만인은 만인의 소유물이니까."  57

"노령의 생리학적 특성은 이제 모두 근절되었지."
"일과 유희 - 예순이 되어도 우리의 능력과 기호는 열일곱 살 때와 전혀 다를 바 없게 되었지."  71

"확실한 것은 한 가지 있어. 지금 사라진 것이 누구였든 그 사람은 살아 있는 동안은 행복했던 거야. 지금 모든 인간은 행복하니까."
"그래요. 모든 인간은 지금 행복해야." 레니나가 맞장구쳤다. 그들은 그 말을 12년 동안 매일 밤 1백 50번씩 반복해서 들었던 것이다.  94

버나드는 생각에 잠기면서 반복했다. "아니, 진정한 문제는 내가 그렇게 될 수 없는 것이 어떤 이유에서인가 하는 것입니다. 아니 그보다 -내가 그렇게 될 수 없는 이유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 내가 혹시 그럴 수 있다면, 즉 내가 자유롭다면, 조건반사적 교육으로 노예화되지 않았다면 도대체 어떤 것이 되었을까 하는 의문입니다."  113

"그렇습니다. '오늘날에는 모든 사람이 행복합니다' 우리는 다섯 살때 그 문장을 아이들에게 가르칩니다. 하지만 레니나, 다른 방법으로 행복할 수 있는 자유를 원하지 않습니까? 예컨대 당신 자신만의 방법으로 말입니다. 타인드로가 같은 방법이 아닌 방법으로 말입니다."

"그렇게 끔찍한 생각이 드느 순간에 왜 당신은 소마를 먹지 않나 모르겠어요 먹으면 그런 생각을 말끔히 잊어버릴 텐데. 비참한 생각은 가시고 흥겨워질 것 아녜요? 아주 흥겨울 텐데."  114

"그대가 오늘 가질 수 있는 즐거움을 내일까지 미루지 말라." 레니나는 심각하게 말했다.
"열네 살부터 열여섯 살 육 개월이 될 때까지 매주 이 회씩 이백번 반복한 것이군요."
...
"개인이 감정을 가지면 사회는 동요하는 법이에요." 레니나가 확신에 차 말했다.  117

소마를 삼키게 했다. 5분이 지나자 뿌리도 결실의 열매도 소멸되고 단지 현재라는 꽃만이 장밋빛으로 피어났다.  131

한 계단 한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오는 늙은이였다. 그의 얼굴은 흑요석으로 만든 가면처럼 검고 깊은 주름이 깔려 있었다. 이가 없는 입은 움푹 들어가 있었다. 입술 언저리와 턱 양편에 난 몇 가닥의 긴 수염은 검은 피부 위에서 거의 희게 빛났다. 땋지 않은 긴 머리칼이 얼굴 주위에 회색 다발을 이루며 늘어져 있었다. 그의 몸통은 굽어 있었고 살이 전혀 붙지 않은 뼈다귀처럼 말라 있었다..
...
"늙은 노인입니다. 그것뿐입니다."
..
"하지만 소장도 늙었고 많은 사람들이 늙은이들인데. 그들은 저렇지 않아요."
"그건 노인들이 저렇게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노인들을 병으로부터 보호합니다. 그들의 내분비물이 인위적으로 청춘기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대비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마그네슘과 칼슘의 비율을 서른 살 때의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조절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젊은 피를 그들에게 수혈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의 신진대사를 항상 자극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노인들은 저렇게 보이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우리의 노인들은 대부분 이 노인의 나이에 도달하기 훨씬 전에 죽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예순살까지는 젊음이 원상 그대로 보존됩니다. 그러다가 꽝 하고 무너지듯 종말이 다가오는 겁니다."  138-139

"화학약품이 뭔가요?" 그는 질문하곤 했다.
"그건 염화마그네슘이라든가, 델타 계급이나 엡실론 계급이 성장하지 못하고 지능 발달이 되지 않도록 하는 데 사용하는 알코올이나, 뼈를 만드는 탄산칼슘이나 그와 비슷한 것들을 말한단다."
"하지만 린다, 화학약품은 어떻게 만들지? 그것들은 어디서 오는 거지?"
"글쎄, 그건 모르겟구나. 그건 병에서 꺼내는 물건이야. 병이 비면 화학약품 저장소로 보내서 더 채워 달라고 하면 되는 거야. ... 나도 잘 모르겠어. 나는 화학 같은 것은 해본 적이 없단다. 내 직책은 항상 태아들과 함께 있는 것이었으니까."  165

"여러분은 노예 신분이 좋습니까?"
...
"당신들은 자유롭고 인간답게 살고 싶지 않습니까? 인간다움과 자유가 무엇인지도 모릅니까?"  269-270

"세계는 이제 안정된 세계야. 인간들은 행복해. 그들은 원하는 것을 얻고 있단 말일세. 얻을 수 없는 것은 원하지도 않아. 그들은 잘 살고 있어. 생활이 안정되고 질병도 없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행복하게도 격정이니 노령이란 것을 모르고 살지. 모친이나 부친 때문에 괴로워하지도 않아. 아내라든가 자식이라든가 연인과 같은 격렬한 감정의 대상도 없어. 그들은 조건반사 교육을 받아서 사실상 마땅히 행동해야만 되는 것을 하지 않을 수 없어. 뭔가가 잘못되면 소마가 있지. 자네가 자유라는 이름으로 창밖으로 집어던진 것 말일세. 자유라!"
총통은 여기서 웃음을 터뜨렸다.
"델타 계급들이 자유가 무엇인지 알기를 기대하다니!"  279

"제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은" 하고 야만인(존)이 말했다. "부화병에서 무엇이나 만들 수 있으면서 도대체 왜 그런 것들을 제조해 내느냐 하는 것입니다. 인간제조를 수행할 때 왜 모든 인간을 알파 더블 플러스 계급으로 제조하지 않는 것입니까?"
무스타파 몬드가 웃었다.
"우리의 목이 잘리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야" 하고 그가 대답했다. 
"우리는 행복과 안정을 신봉하네. 알파 계급으로만 이루어진 사회는 불안정하고 비참해지지 않을 수 없는 걸세. 알파 노동자로 채워진 공장을 상상해보게 - 다시 말해서 좋은 유전인자를 지니고 자유로운 선택을 하고 책임을 떠맡는 일이(제한은 있겠지만) 가능하게끔 조건반사적으로 단련된 개별적이고 상호연관이 없는 인간들로 채워진 경우를 상상하란 말일세. 그것을 상상해보란 말일세!"  282

"그 지겨운 작업을 하면서도 행복하단 말입니까?"
"지겨워! 그들은 지겹다고 생각하지 않거든. 지겹기는 커녕 그들은 일을 좋아한단 말일세. 작업은 경쾌하고 어린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거든. 정신과 근육에 하등의 긴장을 가져오지 않는 작업이야. 하루 일곱 시간 반의 쉽고 피로하지 않은 작업을 끈태면 소마가 배급되고 게임이 있고 무제한의 성희와 촉감영화를 즐길 수 있단 말일세. 그들에게 더 이상 바랄 것이 뭐가 있겠나?"
"... 네 시간 노동제를 실시 했던 거야. 결과가 어떠했는지 알겠나? 다만 불안과 소마 소비량의 증가라는 결과가 따라왔었네. 단지 그것뿐이었지. 세 시간 반이나 늘어난 여가는 행복의 원천이 되기는 커녕 그 여가로부터 어떻게 하면 도피할 수 있을까 하는 강박관념이 사람들을 사로잡고 말았단 말일세."  284

우리의 기준이 아닌 다른 기준을 택한다면 인간은 타락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 그러나 일관성이 있는 기준을 고수해야 하네..  300

"문명은 고귀함이나 비장함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일세. 그러한 것은 정치적 비능률을 나타내는 징후일 뿐이야. 우리처럼 적절히 조절히 조직된 사회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고귀하고 영웅적이 될 기회란 있을 수 없는 걸세."  301

소마.. 이제 누구나 군자가 될 수 있다네. 그러니까 덕성(德性)의 반은 적어도 병 속에 지참하고 다닐 수 있다는 이야기야.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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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리빙스턴.. 
그의 희망은 우리의 희망이 될 수 있다. 
여러 곳에서 이 책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책에서도 강의에서도..
공통점은 계발에 관한 내용들에서 였다.
이 책은 계발서일것이라 생각했는데, 분류는 문학이었다.
내용은 소설형태이나 계발서이기도 하지만  영적인 체험과도 관련이 있다.

책은 꿈과 희망에 대한 강력한 의지, 과정에서의 고통을 뛰어넘는 모습들은 할 수 있다는  긍정을 심어주면서도, 희생과 나눔과 사랑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우리에게 메세지를 남기고 있었다.



"왜 넌 다른 갈매기들처럼 되는 게 그리도 힘든 거니? 저공 비행 따윈 펠리컨이나 알바트로스에게 맡길 수 없니?"
"엄마, 전 다만 공주에서 제가 무얼 할 수 있고, 무얼 할 수 없는가를 알고 싶을 뿐이에요. 그게 전부예요. 전 단지 알고 싶을 뿐이에요."
"... 물론 네가 원하는 비행 기술도 다 좋지만, 나는 것만으론 머고 살 수가 없다는 걸 너도 알 것이다. 네가 나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먹기 위해서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조나단은 반항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진정으로 마음을 다해 그렇게 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이건 정말 무의미한 짓이야.  11-12

갈매기떼 중의 다만 평범한 한 마리의 갈매기가 되기로 결심하니 마음이 한결 편했다. 이제부터는 그를 배움으로 몰아붙인 그 강박적인 힘의 구속 따윈 없을 것이다. 더 이상의 도전도 실패도 없을 것이다. 또한 생각에서 해방된다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었다.  19

"그대는 갈매기 족의 존엄성과 전통을 파괴하였으며...."
...
"무책임이라니요? 나의 형제들이여!"
그는 크게 외쳤다.
"삶의 의미와 더 차원 높은 목적을 추구하고 따르는 자보다 더 책임 있는 갈매기가 대체 누구란 말입니까? 우리는 수천 년 동안 물고기 대가리나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삶의 이유를 갖게 되었습니다. 배우고, 발견하고, 자유로워지는 것! 저에게 한 번 기회를 주십시오. 제가 발견한 것을 여러분들에게 보여줄 수 있게 해주십시오."
...
일제히 엄숙하게 귀를 막으며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이후의 날들을 조나단 시걸은 혼자서 외롭게 지냈다.  43

그는 나는 법을 배웠고, 그것을 위해 자신이 치러야 했던 대가를 조금도 후회하지 않았다. 조나단 시걸은 지루함과 두려움과 분노가 갈매기의 삶을 그토록 짧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44

각자에게 삶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가장 사랑하는 일을 추구하는 것이고, 그 일에 있어서 완전한 경지에 이르는 것이었다.  52

셜리반은  "... 우리는 지금 이 생에서 어떤 배움을 얻는가에 따라 우리의 다음 생을 선택한다는 것이지. 아무런 배움도 얻지 않는다면, 그 다음 생 역시 똑같은 것일 수밖에 없어. 똑같은 한계, 극복해야 할 똑같은 짐들로 고통받는."  53

천국은 하나의 장소가 아니다. 그것은 시간도 아니지. 천국은 완전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55

"처음 하늘을 날 때, 그대는 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다만 나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했었다. ..."  60

"조나단, 그대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진정으로 이해할 때, 그것은 언제든지 가능한 일이다."  61

"어떤 갈매기보다 배움을 두려워하지 않아."  62

"그대는 그대 자신이 될 수 있는 자유, 그대의 진정한 자아가 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다. 바로 지금 여기에서. 그 어떤 것도 그대의 길을 가로막을 수 없었다. 그것은 '위대한 갈매기의 법칙'이며, 존재의 법칙이다."  87

그(조나단)는 매우 단순한 것을 말했다. 나는 것은 갈매기의 권리라는 것, 자유는 모든 존재의 진정한 본질이라는 것, 그 자유를 구속하는 것은 무엇이든, 그것이 종교적인 의식이든 미신이든 어떤 형태의 제약이든 깨부수어야 한다는것을.  88

"조나단, 어떻게 당신은 우리가 당신처럼 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거죠?"
또 다른 목소리가 말했다. "당신은 다른 새들보다 특별하고, 재능을 타고났고, 성스런 갈매기입니다."
"... 그대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한 가지 차이, 오직 단 하나의 차이는 그들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이해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92

"중요한 건 우리가 우리의 한계를 차례로, 끈기있게 극복하기 위해 놀겨하고 있다는 것이지..."  94

"왜 그런 것일까?"
조나단이 고뇌에 차서 말했다. 
"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한 새에게 그가 자유롭다는 사실을 확신시키는 일, 그리고 그가 조금만 시간을 내어 연습한다면 그 자신 스스로 그것을 증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게 하는 일일까?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운 일이어야만 할까?"  96

한계가 없다고 했죠. 조나단? 그는 생각했다. 그리고 미소를 지었다. 배움을 향한 그의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다.  100


옮긴이의 말 - 모든 것은 하나의 꿈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하나의 꿈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더 높이 날고, 더 멀리 보려는 꿈. 먹이를 얻기 위해 다툼을 벌이기보다는 더 완전하게 나는 법을 배우려는 꿈. 그리하여 진정한 자유를 얻고, 더 높은 차원에 이르고자 하는 꿈 ...
내면을 흔드는 그 하나의 꿈...  101
세상은 그에게 경고를 보냈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으니 더 부지런히 먹이를 모으라고. 배움을 얻고자 한다면 먹이를 구하는 법부터 배우라고, 그리고기존 질서를 흐트러뜨리지 말라고.  102
리처드 바크. 그의 메시지는 의존보다는 자유를, 기존 질서에의 순응보다는 진정한 삶을 향한 껍질 깨기를, 몇몇 선택된 자만이 위대한 인물이 아니라 인간 모두가 위대함의 가능성을 내면에 간직하고 있다는 깨달음의 소식을 담고 있다.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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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의 등록금이 너무 올랐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런 영역에 별 관심이 없는 내가 알고 있을 정도이니까..
대한민국에서 등록금 천만원시대로 가고 있다는 소식은 참 많이 들었다.
어디대학이 500이니 어디는 600이니 어디는 700이니..

개인적으로 가족중에 한 명이 아직 대학원 박사과정 중이다.
'아직'이란 표현을 쓴 것은 나이가 좀 많기에...ㅎ
아무튼 대학원은 등록금이 더 비싸다. 듣기로는 대학원들은 이미 500넘어선지가 꽤 되었다.

얼마전 궁금해서 계산을 해 보았다.
내가 학교다니던 시절 등록금을 기준으로 5%씩 상향했을 때의 금액.
2011학번을 계산하니 4,584,037원이 나왔다. 아주 단순한 계산인데, 한 학기의 금액이다.
이런 단순한 계산으로 나온 금액을 보면 그럭저럭 오르는게 맞아 보였다.
그리고 다시 생각이 드는것은 그 동안의 물가상승률이 5%가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검색해 보니 3-3.8%사이의 상승률 이었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등록금이 과하게 올라가긴 한것 같다는 생각을 막연히 하였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나에게 그다지 관련이 없어서 였을까, 아니면 관심을 가지기 싫어서였을까. 그냥 호기심에서 계산 한번 해보고 말았다.
문제는 이것이 아닐까...!!
나와는 관련이 없으니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생각이 실은 나라의 방향을 잘못된 방향으로 향하게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더 등록금에 대한 내용을 알게 되고, 무엇이 잘못인지, 언론 플레이의 허와 실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비단 등록금만 문제일까... 우리는 알고도 또 모르고도 그냥 넘어가는 것이 얼마나 많을까..
개인이 자신과 관련이 있든 없든 관시을 가져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삶에 바빠고 치여서 관심 가지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큰 문제는 그러한 사실을 알고서 조종하는 악의적인 사람들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것을 바로잡는 방법이 그리 많지 않다. 슬픈 현실이다. 

큰 조직일수록 힘이 강하다. 소비자가 협동하여 크기를 키우지 않으면 우리는 우리의 당연한 권리를 늘 침해 당하면서 살 수 밖에 없다.... 정말 침울한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고교 졸업생의 81.9%가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2010년 현재 고액의 등록금을 내야 하는 학생수가 모두 350만 명(전문대학과 대학, 그리고 대학원)에 이른다. 19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한국 사회에서 '정상적인 사람'취급 받기도 어려울뿐더러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거의 없어서 등록금이 비싸다고 대학에 안 갈 수 없는 현실 아닌가. 이런 판에 대학이 '선택'이나 '필수'를 너머 그냥 '기본'으로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노릇이다. 20
정작 등록금이 그렇게 비싸야 하는 이유가 있는 건지, 또 그 비싼 등록금은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 건지, 게다가 등록금이 싸다는 나라들은 도대체 어째서 그럴 수 있는 건지, 우리는 왜 못 그러는지 등등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23
수익자 부담 원칙은 좀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교육이라는 상품을 구매하는 학생들이 그 비용을 지불하라는 의미이다. 24
아무리 난리를 쳐봐야 결국 해결되는 건 없더라는 패배주의적인 생각에서부터, 다소 부담스럽긴 해도 기본적으로 교육비도 시장에서 수요,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건데 그게 시비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생각, 더 나아가 국가경쟁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세상인데 비교우위를 위해선 지금보다 더 높은 등록금 인상도 때로 필요하다는 생각까지 다양하게 얽혀 있다. 
도대체 그런 생각들이 타당한 건지 꼼꼼히 따져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단 얘기다. 25
인재를 키워내여 할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그 책임은 바로 인재를 필요로 하는 국가나 기업체 등 우리 사회 전체에 있다..... 즉 학생-국가-기업-사회 모두가 함께 부담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행 등록금 제도는 수혜자를 오로지 학생으로만 국한시킨 채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27
우리의 현실은 사립대학 운영에서 학생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2/3에 달하고, 정부가 운영한다는 국립대학의 경우도 수입의 2/5가 등록금이다. 28
공공의 이익을 위한 공동체 교육관을 바로 세워 국가의 책임 아래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교육의 기회균등이 보장되도록 하는 사회, 이것이 국가 복지의 최소 기준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45
지금과 같은 고액의 등록금은 가정경제 붕괴, 사회적 양극화 심화, 새로운 빈곤층 발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46

국민적 공감대는 형성되었지만, 정작 등록금 액수를 결정하는 대학 당국자들이 여전히 우리나라 등록금이 비싸지 않다고 주장하며 버틴다. 52
대학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도서관 형황을 보면, 우리나라 대학당 평균 장서수는 56만 권으로 북미지역 대학 평균(442만 권)의 1/8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대학 중에는 서울대(400만 권)만이 간신히 북미지역 대학 평균 수준이며, 고려대(262만 권), 연세대(243만 권), 한양대(180만 권), 성균관대(172만 권) 모두 북미지역 대학 평균에도 턱없이 못 미친다. 63
지난 수십 년간 지속되어온 학벌주의 탓에 '교육의 질=대학 서열'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머릿속에 콱 박혀 있다. 66
다들 등록금이 비싸다고 비판하면서도 속으로는 비싼 등록금을 내도 덜 아까운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이 돈재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학벌주의에 따른 기득권의 차이가 실제 교육의 질 차이로 착각되기도 한다. 69
2010 세계대학평가원에서 우리나라 대학 중 가장 높은 순위에 랭크된 대학은 서울대(50위)였으며, 그 다음으로 카이스트(79위), 포스텍(112위), 연세대(142위), 고려대(191위), 성균관대(343위), 경희대(345위), 이화여대(348위) 순이었다. 70
사립대학들의 해마다 반복되는 부정, 비리 사건들.... 한마디로 구조적인 고질적 병폐다. 102
우리나라 사립대학은 독점적 의사결정 구조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104
개방이사제와 대학평의원회가 도입된 지 4년째 접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사립대학들은 이를 전혀 준수하지 않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105
국립대학 법인화란, 특별법 제정을 통해 개별 국립대학이 각기 '법률상 권리, 의무의 주체'가 되도록 하여 국가로부터 법인격을 분리하는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국립대학을 '사립대학화'한다는 얘기다. 국립대학이 법인화되면 대학은 예산 편성을 자체적으로 할 수 있고, 제원 조다을 위해 수익하업도 할 수 있다. 112
서울대학교 조차 '2007~2025 서울대학교 장기발전계획'에 재정확충 방안의 하나로 연 20%씩의 등록금 인상 계획을 제시 한 바 있다. 법인화를 전제로 할 경우 '저렴한 등록금'은 더 이상 지속가능한 원칙이 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 2011년부터 직전 3개년도 평균 물가상승률의 1.5배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등록금 상한제'가 도입되면서 서울대의 이런 기대는 깨졌다. 115
국립대학들이 법인화 이후 사립대학들과 함께 '등록금 상한제' 폐지를 위해 맹렬히 나서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 116
종합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 .. 대학들이 제시하는 틀에 갇혀 생각하기 시작하면 언제나 지출이 늘어나는 요인만 있어서 정말 등록금 인상 말고는 답이 없어 보인다. 118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률을 책정하는 과정을 보면, 구체적인 근거에 따른 것이라기 보다는 인상률을 먼저 정해놓고 여기에 인상 요인을 맞춰가는 모습이다. 결국 대학들이 말하는 '올릴 만한'이유란 '어떻게든 올려야 하는' 이유일 뿐이다. 122
부당한 등록금 인상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면 당장은 내 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내게, 혹은 내 동생이나 조카에게, 또는 내 자식에게 돌아올 그 고리를 한 번은 끊고 가야 하지 않겠는가. 127
등록금을 책정할 때 대학들이 고려해야 할 것은 남들이 얼마나 받고 있는지가 아니다. 우리 대학 재정 상태가 어떤지, 올해 사업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떤지, 정부 지원은 얼마나 되는지 등등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134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그나마도 없으면 그럴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137
대학진학률이 1999년 66.6%에서 2009년 81.9%로 급상승했다... 국민 대다수가 받는 교육으로 치자면 이미 대학교육은 의무교육 단계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138
우리나라 대학교육은 질적인 준비 없이 양적으로만 급팽창하면서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141
'민자 기숙사'... 대학들 입장에서는 남의 돈으로 학교시설을 신축할 수 있으니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일지 모르지만, 그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149
결론적으로 말해 등록금 부담을 낮춘다 해도 대학교육을 유럽대학 수준으로 받을 수 있게 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등록금 말고도 부담해야 할 게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150


자율은 뭔가? 자율은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방종과는 다르다.  
어떤 조직이 자율성을 가진다고 하는 것은 남의 지배나 간섭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의 원칙에 따라 일을 수행하고, 통헤하며 절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적어도 대학들이 '자율선 보장'을 요구하려면 대학 스스로 대학구성원이나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원칙에 따라 등록금을 책정하고, 그레 따라 스스로 과도한 인상을 절제해왔어야 한다.  165
우리 정부는 한마디로 손을 놓은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 당국들이 모범으로 떠받드는 미국도, 사립대학의 등록금 책정 권한이 대학 이사회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필요할 때 특별법이나 규정을 통해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170
2006년 3월, 연방 하원에서 과도한 대학 학비 인상을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경우가 그렇다. 이 법안에 따르면, 연방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지원 받는 대학이 지난 3년간 물가상승률의 평균치보다 2배 이상으로 등록금을 올릴 경우 그 사유를 밝히도록 강제하고 있다. 
가장 높은 비율로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 가운데 상위 10%를 지정하여 재정과 지출을 규제할 수 있는 연구팀을 만들도록 강제하고, 이를 어기면 2만 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게 했다.  171
법인의 재정기여도가 4%미만인 대학들(113개교) 가운데 절반 이상은 법인이 대학에 지원한 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법인 이월, 적립금으로 남기고 있다. 즉, 법인살림에서 이월시키거나 적립금으로 축적할 돈은 있어도 대학에 지원할 돈은 없다는 것이다.  177
사립대학 법인은 ... 대학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일정 규모의 수익용 기본재산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학교법인은 수익용 기본 재산에서 생긴 수익의 80% 이상을 대학게 운영 경비로 내놓아야 한다... 학교법인은 ...실질적으로 세금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178
2009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 대학등록금 총액이 약 14조 원.  186
지난 6월 23일, 2010 하계 대학총장 세미나에서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은 "오늘날 사회가 급속히 변화하는데 우리 대학은 여기에 따라오지 못하고 상아탑이라는 틀에 갖혀 안주하면서 과거처럼 사회의 리더가 아니고 팔로워 역할을 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대학을 질타했다.  193
2009년 초 취업코털 인크루트가 기업 인사담당자 337명을 대상으로 대학교육 만족도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점 만점에 5.6점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입사한 대졸자들을 최소 2년은 재교육시켜야 한다며, 도대체 대학게어 무얼 가르치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한다.  194
취업코털 '잡 코리아'의 조사(2009년 9월)에 따르면, 20~30대 직장인 867명 가운데 대학시절 학자금을 대출받아본 사람의 비융ㄹ이 53.7%에 달했다. 그 가운데 84%는 아직 그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했거나 상환중에 있다고 응답했다.  220
오늘의 고통을 내일로 미뤄주는 모르핀 정책에 불과하다는 사실.  222

단칼에 끝내버릴 수 있는 대책이 존재하는 그런 종류의 '문제'란 거의 없다. 대개는 온갖 요인들이 복잡하게 뒤얽혀 있어서 한쪽 측면만을 고려해 대책을 세우는 건 별 해결책이 못 된다.  244
근본적인 해결의 핵심은 지금과 같은 기형적인 고등교육 체제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데 있다.  146
대학별 등록금 차등제는 모든 대학 등록금을 현재 수준에서 인상하되, 상위 서열 대학의 등록금 인상 폭은 더 높게 하자는 것이 이 주장의 핵심이다.  154
무엇보다도 대학을 가고 안 가고의 기준이 부모의 경제력이어서는 안 된다. 교육기회는 돈이 있든 없든 능력에 따라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져야 한다.  261
무상교육은 우리가 국가에 낸 세금을 대학교육 비용으로 돌려받는 것이지 정부가 '공짜'로 특별한 시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다.  262
교육의 기회균등이란 무엇인가? 바로 지난 60여 년간 우리나라의 '힘 있고, 돈 있는' 기득권층은 이런 기초적인 상식을 온갖 궤변으로 훼손시켜왔다.  270
잘사는 나라는 잘살기 때무넹 국민 복지 혜택을 늘리는 것이고, 못사는 나라는 못사니까 등록금 부담을 낮추어주는 것이다. 경제력 수준이 대학등록금 액수를 결정짓는 게 아니란 얘기다. 그런데 우리는 잘살지 못했을 때 는 잘 살지 못해서 등록금이 비쌌고, 결제 규모가 켜지고 국민소득이 늘어 과거에 비해 잘 살게 된 지금에는 잘사니까 비싼 등록금을 내야 한단 얘기다. 무슨 X 같은 경우란 말인가?  273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 여건이면 대학까지도 충분히 무상교육이 가능하다.  275
이명박 정부가 부자 감세를 통해 깎아준 소득세와 법인세는 전체 대학 무상교육을 5년 이상 할 수 있는 만큼의 금액이었다.  279
최상의 삶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생활만이라도 꾸려갈 수 있게 하는 데 무상교육은 꼭 필요하다.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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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으로 '읽어주는'이라는 책이 여러권 있는것으로 안다.
시리즈 처럼 보일수도 있겠으나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에 읽어주는 이가 있으면 설명적인 이해가 있기에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것과도 거리가 좀 있다. 

이 책을 알게 된건 저자의 강연회를 통해서다. 얼핏 지나가다 들었을 법한 제목이긴 한데,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던 제목이다.
강연을 통해 저자와 책이 어떻게 나온것인지를 알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부인의 질병인 눈주위의 '안부대상포진'... 고통스러워 하던 부인을 위해 '그냥' 읽어줄까? 로 시작된 책 읽어주기.
아내의 고통도 조금은 덜어주는 듯한 표정을 보면서 계속 읽어주어야 겠다는 생각.
눈으로 읽을때보다는 시간이 배로 걸리긴 하나 편안히 들어주는 사람이 있고, 경청해 주는 사람을 위해 감정도 썩어보고 내용중에 서로간의 지나온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깃거리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감사.

현대의 화두 중 하나인 '소통' 
30년이나 함께 살아온 부부로써 소통의 연결이 없는 시기에 소통의 고리가 되어주는 내용들을 함께 읽어가며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정답고 아름다워 보인다.
내용중에는 나오지 않지만 읽어준다는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분명 저자에게는 그러한 특성적인 부면도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내용중에는 자신이 듣는 것은 정말 못하겠더라고 한다. 5분, 10분이면 잠에 빠져든다고..

부부가 공감하며 서로를 이야기하며 성찰해 나가고 이해해 나가는 시간은 평생을 투자해도 모자르지 않을 것이란 막연한 생각이 든다.
정말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일 듯하다.
저자의 강연에서도 강력한 추천이 '같은 시간에 같은 자리에서 같은 책을 함께 읽어나가는 것'이다.
같은 시간에 같은 자리에서 다른 책을 읽으면 서로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같은 시간에 같은 자리에서 같은 책을 따로 읽어도 서로 다른 내용을 보게 된다.
같은 시간에 다른 자리에서 같은 책을 읽어도 순간의 생각들은 나눌 수 없다.
결국 저자는 자신이 했던 방법으로 두 사람이 또는 여러사람이 모여 함께 읽어나갈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순간 순간 드는 생각들을 서로 공유하다보면 평화와 화해와 편안함이 생기게 된다고 한다.

저자는 2011년 현재 5년이 넘게 함께 읽어가고 있다고 한다. 
참 끈질기다. 분명 사회생활을 하면 여러가지 이유로 어려운 상황이 생길 것인데도 불구하고 이어져 온 것은 그의 끈기도 있었겠지만 내가 생각이 드는 것은 그만큼 좋은 것이 더 컸을 거라는 점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인 부면을 가지고 있기에 재밌거나 이득이 없으면 오래 하기 힘들어 한다. 
부부가 함께 긴 시간동안 할 수 있었다면 분명 더 큰 즐거움과 만족이 있었을 것이다.
꼭 부부가 아니어도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해보는 시간들을 가지고 싶다.


들어가는 글
그동안 책을 읽으면서 느끼고 얻은 것들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적고자 노력했습니다.  10
책을 함께 읽고 들으면서 산다는 것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습니다.  11

설흔과 박현찬의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아내에게 뭔가 기쁜 일을 해주고 있다는 우쭐한 마음에 더욱 열심히 읽었습니다. 조금 더 멋있게 읽어보려고 목소리를 차분하게 깔기도 했고, 발음을 똑똑히 하기 위해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할 수 있는 힘껏 분위기를 잡았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아내의 얼굴을 힐끗 보았습니다. 표정은 여전히 맑고 잔잔했습니다. 그렇게 하기를 여러 번, 책 읽는 시간이 길었으니 아내의 얼굴을 쳐다본 횟수도 꽤 여러번이었을 겁니다.
그러다 한순간, 지난 세월 내가 아내에게 해준 것이 무엇이었던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내 가슴이 먹먹해지며 스스로 부끄러웠습니다. 나는 아내에게, 아내는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18
'좋은 글을 쓰고 싶으면 좋은 글을 읽어라. 읽되 푹 젖도록 정밀히 읽어라. 모든 사물을 관찰하고 통찰하라. 원칙을 지키지만 적절히 변통하라. 자신의 의중을 정확히 전달하라. 양쪽을 고려하되 새로운 시각을 창출하라. 사마천처럼 분발심을 기억하라.'
평범한 주장이 아니냐 반문할지 모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욱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0
'자기만 알고 남들이 모르는 것이 이명(鳴)이고, 자기만 모르고 남들이 다 아는 것이 코골이다. 둘 다 잘못된 것이다. 이명을 가진 이나 코를 고는 이나 답답하기는 매한가지다. 그러니 글을 아무리 잘 썼다 해도 그 뜻이 제대로 전달 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글은 내 생각을 다른 이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무릎을 탁 쳤습니다. 글쓰기의 요령을 알았기 때문이 아니라 삶의 방법을 깨우쳤기 때문입니다.
소통...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온갖 다툼과 갈등이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22
박제가가 지문에게 "이는 살에서 생기는가, 옷에서 생기는가?"질문하자, 지문이 황희 정승의 말을 빌려 대답한다.
'무릇 이는 살이 없으면 생길 수 없고 옷이 없으면 붙어 있지 못하는 법, 이는 옷과 살을 떠나 있는 것도 아니고 꼭 옷과 살에 붙어 있는 것도 아니니, 바로 옷과 살 '사이'에서 생긴다고 해야 겠지요.' 

'사이'라는 개념으로 양분 논리를 뛰어넘을 것을 당부하는 부분입니다. 이것이냐 저것이냐 하는 이분법적인 논리에서 저지른 수많은 오류들이 있었습니다.  23
그저 습관처럼 책장을 넘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용을 잊어버린 채 또 다른 책을 집어들곤 했습니다. 몇 권이나 읽었는지가 무슨 대수라고.... 책 읽기가 헌혈도 아닌데 말입니다.  24
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를 앓았던 사람의 몸에 바이러스가 남았다가 다시 일으키는 질환이랍니다. 한 번 걸렸던 사람은 평생 다시 걸리지 않는다 하니 딱 한 번 아내에게 찾아온 기회를 우리 부부가 잘 살린 셈입니다.  25

신경숙의 <리진>
리진은 조선 말기의 궁중 무희로 서양으로 건너간 최초의 조선 여인입니다.  28
같은 책이라도 읽는 사람에 따라 느끼는 감동이 제각각이라는 사실을 잘 압니다. 우리 부부에게는 이 책이 '사람과의 만남'이라는 평범한 삶의 과정을 묵직하게 내밀었습니다.  34
유랑걸식으로 행색이 말이 아닌 강연이 블랑 신부를 따라 서씨의 집에 온 첫날, 서씨가 강연을 씻기기 위해 큰솥에 물을 부어 데우는 동안, 리진은 강연을 피해 몸을 숨겼습니다. 그런 리진에게 서씨가 묻습니다.
"싫으냐?"
".... 더러워요."
"더러운 건 씻으면 되는 것이지."
"......"
"씻어서 깨끗해지는 건 더러운 게 아니다. 그냥 뭐가 묻은 것이야. 누더기를 입은 사람을 더럽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더러운 게 아니라 가난한 것이지. 가난한 것은 그 사람 허물이 아니다."
"......"
"하지만 마음이 더러워지면 씻을 수가 없는 법이다. 그것은 죄가 되지."  36-37
많이 배운 사람들이 대접받는 세상입니다. 많이 배워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배운 지식을 어디에 어떻게 이용하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단지 얼마나 많이 배웠느냐를 따지는 잣대만 있습니다. 
많이 가진 사람들이 대접받는 세상입니다. 어떻게 벌어서 많이 가지게 되었는지는 묻지도 않고 개같이 벌더라도 정승같이 쓰면 된다는 말로 모든 것을 묵인합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은 재산은 끝내 개같이 쓸 수밖에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말입니다.
이런 세상에 "몸이 더러운 건 씻으면 되지만 마음이 더러우면 씻을 수 없다. 그것은 죄다"라고 한 서씨의 말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남보다 앞서기만 하면 선(善)이 되고 마는 세태를 향한 작가의 한탄으로 들렸습니다.  37

조두진의 <능소화>
1998년 4월, 경북 안동에서 한 장의 편지가 발굴되었습니다. 고성 이씨 이응태의 부인, 원이 엄마가 서른한 살 젊은 나이에 떠난 남편을 그리며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삼은 미투리 짚신과 함께 넣어둔 편지입니다. 이 편지가 작가 조두진의 문학적 상상혁이라는 날개를 달고 소설로 재탄생되었습니다.  38
능소화는 잎 떨어지는 덩굴나무로 잠이나 나무에 붙어 자랍니다. 깔때기 모양을 한 꽅은 7, 89월 한여름에 피는데, 화려하고 진한 주황색이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시들기도 전에 송이재 떨어지면서 처연한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꽃입니다.  39

원이 아바님께 
병슐 뉴월 초하룻날 
집에서 

자내 샹해 날드려 닐오되 
둘히 머리 셰도록 사다가 함께 죽자 하시더니 
엇디하야 나를 두고 자내 몬져 가시노 
날하고 자식하며 뉘긔 걸하야 
엇디하야 살라하야 
다 더디고 자내 몬져 가시는고 

자내 날 향해 마음을 엇디 가지며 
나는 자내 향해 마음을 엇디 가지런고 
매양 자내드려 내 닐오되 
한데 누어 새기보소 
남도 우리같이 서로 어엿비 녀겨 사랑호리 
남도 우리 같은가 하야 
자내드러 닐렀더니 
엇디 그런 일을 생각지 아녀 
나를 버리고 몬져 가시난고 

자내 여히고 아무려 
내 살 셰 업스니 
수이 자내한테 가고져 하니 
날 데려가소 
자내 향해 마음을 차승(此乘)니 
찾즐리 업스니 
아마래 션운 뜻이 가이 업스니 
이 내 안밖은 어데다가 두고 
자식 데리고 자내를 그려 살려뇨 하노

이따 이 내 유묵(遺墨) 보시고 
내 꿈에 자셰 와 니르소 
내 꿈에 이 보신 말 자세 듣고져 하야 
이리 써녔네 
자셰 보시고 날드려 니르소 

자내 내 밴 자식 나거든 
보고 사뢸 일하고 그리 가시지 
밴 자식 놓거든 누를 
아바 하라 하시논고 

아무리 한들 내 안 같을까 
이런 텬디(天地)같은 한(恨)이라 
하늘아래 또 이실가 

자내는 한갓 그리 가 겨실 뿐이거니와 
아무려 한들 내 안 같이 셜울가 
그지 그지 끝이 업서 
다 못 써 대강만 적네 
이 유무(遺墨) 자셰 보시고 
내 꿈에 자셰히 뵈고 
자셰 니르소 
나는 다만 자내 보려 믿고있뇌 
이따 몰래 뵈쇼셔 
하 
그지 그지 업서 
이만 적소이다 


원이 아바님께
병술(1586)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 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 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 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사랑도 '쿨'하게 생각하는 우리 시대 메마른 가슴을 눈물짓게 하는 아름다운 이야기였습니다.  41
책을 함께 읽기 시작한 뒤 아내와의 관계가 더욱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책이 우리 부부를 잇는 새로운 매개 역할을 해준 덕도 있겠지만 함게 있는 시간이 늘었고, 무엇보다 듣는 사람과 읽는 사람 모두 상대방을 배려하기 때문일 겁니다.  46
<능소화>의 4백년 전 사랑이야기가 우리의 청춘을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우리 두 사람이 어디서 어떻게 만났고 왜 서로를 선택하여 그렇게 사랑하게 됐는지, 잊고 살았던 '우리의 시작'을 회상했습니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탄 것 같았습니다. 
좋은 음식은 한 시간, 좋은 차는 할 달, 좋은 집은 일 년, 좋은 사람은 평생이 즐겁다고 합니다.  47
'... 처음 당신이 우리 집 담 너머에 핀 소화를 보고 저를 알아보셨듯, 이제 제 무덤에 핀 능소화를 보고 저인 줄 알아주세요. 우리는 만났고 헤어지지 않았습니다.'  48

존 우드의 <히말라야 도서관>
저자 존 우드(John Wood)는 네팔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3천여 개의 도서관을 짓고 150만 권의 책을 기증한 자선사업가입니다. .. 성공 가도를 달리던 한 남자가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한 뒤, 모든 부와 명예를 아낌없이 내던지고 자신의 이상을 실현한 열정적인 고백입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촉망받는 임원이었습니다. 30대에 중국지사 서열 2위에 오르는 주목을 받았습니다.  52
네팔의 한 숙소에서 디네슈라는 교육재정 담당관을 우연히 만난 존 우드는 한 학교를 방문하면서 삶의 전환기를 맞습니다.
존 우드는 시설과 책이 부족해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고, 그 아이들을 위해 교실을 짓고 책을 선사하는 일이 수백만 달러짜리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보다 훨씬 보람 있고 가치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54
존 우드의 아버지는 '얘야, 네 인생을 만족시킬 단 한 사람은 너 자신뿐이다. 엄마와 나를 기쁘게 만들려 애쓰지 마라. 오직 너 자신에게만 질문하고 대답하도록 해라.'
"지금은 누군가를 위해 일하기보다는 너 자신을 위해 일할 때가 된 거야"라고 격려하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습니다. 평범하면서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아버지였습니다. 
친구 마이크의 진정한 우정도 돋보였습니다. 퇴사 문제를 놓고 고민하는 우드에게 마이크는 최고의 답을 줍니다. 
'반창고를 떼어내는 두 가지 방법이 있지. 천천히 고통스럽게, 또는 빠르고 고통스럽게, 어떻게 할 거냐는 너의 선택이야.'  55
<히말라야 도서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교욱 기회사 상대적으로 적은 여자아이들에게 우선적으로 장학금을 지원하겠다는 존 우드의 원칙이었습니다. 그는 남자 아이들과 달리 여자아이가 배움의 기회를 얻을 때, 그 가족은 물론, 다음 세대에까지 교육의 효과가 이어진다고 믿었습니다. 존 우드의 이러한 판단은 옳았습니다. 그리고 우드의 지원 덕분에 어린 나이에 공부를 그만두고 시집을 가거나, 돈 때문에 사창가로 팔려가야 했던 많은 여자아이들을 구해낼 수 있었습니다.  58
아이들은 어머니의 말투, 어머니의 행동, 어머니의 식습관, 심지어 가치관까지도 대부분 어머니를 닮습니다. 회수 이남에 심은 귤은 달콤한 맛이 나지만 회수 이북에 심은 귤은 작고 떫고 시고 써서 먹을 수 없게 된다는 중국 고사처럼, 환경이 사람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59

랜디 포시의 <마지막 강의>
말만 들어도 가슴 저리게 하는 당신, 나의 아버지입니다.
결혼 하기 전날, 아버지가 내게 한 말씀 주셨습니다. 
"장가 들면 부인에게 말을 높여라."
"......?"
"반말하면 욕하기 쉽고 욕하면 손 가기 쉬우니 처음부터 말을 높여라."
"아, 예..."
나도 아이들에게 똑 같은 말을 해줄 생각입니다.  63
가장 뭉클했던 대목은, 아버지 없이 살아가야 할 아들과 딸에게 마음쓰는 부분이었습니다. 책의 곳곳에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게 된 아버지로서의 고통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절절하게 배어납니다. 
그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그 어떤 것도 살아서 곁을 지켜주는 부모를 대실할 수 없다는 것을.
포시는 자신이 사랑했던 조카 로라와 크리스에게 이런 부탁을 합니다.
'내가 죽고 나면 주말마다 우리 아이들을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면서 무엇이든 함께 해달라고, 생각나는 대로, 재미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 그리고 내가 얼마나 살아남으려고 열심히 싸웠는지도 아이들에게 설명해주었으면 한다. 나는 내가 받을 수 있는 가장 강한 치료에 동의했다. 아이드로가 가능한 한 길게 같이 있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세 아이에게 당부합니다.
'얘들아, 아버지가 너희들이 무엇이 되기 바랐는지 알려고 하지 마라. 나는 너희들이 되고 싶은 것이면 그게 무엇이든, 바로 그것을 이루기를 바랄 뿐이다.'  68
포시는 재이를 무대 위로 불러냈고 그녀가 걸어 나왔습니다. 억누를 수 없는 충동에 휩싸인 채.
'우리는 서로 끌어안은 채 키스를 나누었다. 처음에는 입술에, 그러고는 볼에. 청중은 계속해서 박수를 보냈다. 우리에게도 박수소리가 들렸지만 마치 그들이 여기 말고 어디 먼 곳에 있는 듯이 여겨졌다. 서로에게 안겨 있던 그 순간, 재이가 무언가 내 귀에 속삭였다. "제발 죽지 말아요." 영화에서나 나옴직한 대사였다. 하지만 그게 그녀가 한 말이었다. 나는 그저 그녀를 더 세게 껴안을 뿐이었다.'  69-70

황석영의 <바리데기>
통일문학을 모색해 온 작가 황석영의 장편소설입니다.
이 책의 주제는 갈등하는 세계가 만들어낸 '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79
'수많은 도시드로가 찬란한 불빝들과 넘텨나는 사람들의 활기를 보면서, 우리가 그렇게 굶주리며 죽어가고 있었을 때 이들 모두가 우리를 버렸고 모른 척한 것에 섭섭하고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81

법정의 <아름다운 마무리>
산다는 것은 등수를 가리는 운동경기가 아닙니다. 일등만능과 강자독식은 정글에나 있지, 사람으로서 취할 법칙은 아닙니다. 은메달 받는 선수보다 동메달 받는 선수가 더 환하게 웃는 까닭은 벼랑 끝에 서본 사람만이 진정한 기쁨을 알기 때문입니다.  86
'지난날 어렵게 살아온 시절에는 남이 무엇을 가졌다고 해서 그렇게 기가 죽거나 불안해하지는 않았다.... 물질적으로는 비교적 풍요롭게 살아가는 자본주의 사회의 구성원들이 종종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평온하고 느긋한 환경에서도 이따금 삶에 대한 회의에 빠진다. 
부는 욕구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것이다. 차지하거나 얻을 수 없는 것을 가지려 할 때 우리는 가난해진다. 그러나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한다면 실제로 소유한 것이 적더라도 안으로 넉넉해질 수 있다.'
'한 해가 다 지나도록 손대지 않고 쓰지 않는 물건이 쌓여 있다면 그것은 내게 소용없는 것들이니 아낌없이 새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대목을 읽으면서는, 우리 부부에게도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이 많음을 생각하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머쓱하게 바라보았습니다.  88

고혜정의 <친정엄마>
활자로 되살아난 독특한 저자의 입담에 웃음을 참지 못하다가도, 어느새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가슴 뭉클한 책입니다.
'너는 모를 것이다. 엄마 맘을, 너도 나중에 새끼 나서 키워봐. 그때 엄마 생각 날 것인 게. 나, 너 서울로 올라간 후로는 한 번도 니가 좋아허는 반찬은 안 히먹었어야. 내 새끼 좋아허는 거, 차마 내 새끼 빼놓고 못 먹겄대. 나, 너 서울 올라간 후로는 내 손으로 한 번도 과일 안 사먹었어야. 너랑 같이 먹을 라고. 새끼는 다 그런 것이다.... 나도 다 안다. 엄마의 마음...'  97
나무가 가만히 있고자 해도 바람이 그냥 두지 않고,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려 했으나 부모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98
중고생 시절, 어머니는 수많은 날들을 버스 정류장 옆 전봇대 밑에 서서 귀가 하는 막내딸을 기다렸습니다. 비가 오면 우산을 들고, 추운 날에는 겉옷을 들고 기다렸습니다. 집이 정류장에서 멀지도 않은데 어머니는 무거운 책가 방 이리 내라며 언제나 대신 들어주셨답니다. 
겨울에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막내딸의 얼음장 같은 두 손을 어머니의 가슴 생살에 품어 녹여주었습니다. 그럴때마다 아내는 어머니가 마뜩찮고 불편했답니다. 세월이 흘러 아내도 딸아이를 키우면서 옛날의 그 어머니처럼 꽁꽁 언 딸의 손을 가슴 생살에 넣었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빼낸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얼음 같은 손을 미동도 않고 생살에 품었다니..."  100
아낌없이 준다. 가슴이 먹먹하다. 억장이 무너진다... 왜 우리의 어머니들은 한결같이 이런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요.  103
'그때는 몰랐다.
 아버지가 이렇게 그리울 줄...
 그때는 몰랐다.
 아버지가 이렇게 나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주신 것을...
 그리고 ... 그때는 정말 몰랐다.
 내가 ... 아버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나는 내가 아버지를 미워하는 줄로만 알았다.
 나는 내가 아버지를 싫어하는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아버지에 대한 추억도 그리움도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내가 얼마나 아버지에게 사랑받으며 컸는지 알게 되었고,
 내가 얼마나 아버지를 의지하며 좋아했는지 알게 되었다...'  104

현기영의 <지상에 숟가락 하나>
현기영 선생이 자신의 유년기 추억을 더듬어가며 쓴 소설.  122
책을 읽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상징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123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금, 나의 얼굴은 점점 내 방에 걸린 아버지의 영정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그러니까 내 얼굴이 영정 속의 아버지를 닮아간다는 것은 그 다음의 죽음은 내 차례라는 뜻이기도 하다.'  129

김남희의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4>
장작불을 지핀 식당의 난로 옆에 앉아 저녁 식사를 기다리며 <간디 자서전>을 읽었다는 그 넉넉함은 또 얼마나 부럽던지요.  135
세계를 누비는 이 당찬 여인이 스스로를 왜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럽다'고 했는지 책을 읽고서야 알았습니다. 그녀 역시 여자였습니다. 작은 일에도 안절부절 못하고 한없이 나약했으며 때로는 섬세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사람을 믿고 자연을 믿었습니다.  136
나도 저자처럼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안나푸르나의 베이스캠프 테라스에서 빛나는 만년설산을 바라보며 천계의 여유를 만끽하고 싶었습니다.  137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프랑스의 법률가이자 정치가이면서 식도락가로 더 유명한 브리야 사바랭(Brillat-Savarin)은 '먹는 즐거움'과 '식탁의 즐거움'을 구분했습니다. 식욕이 충족될 때 느끼는 실질적인 즐거움이자, 인간이 동물과 공유하는 감각이 '먹는 즐거움'인 반면 '식탁의 즐거움'은 오직 인간만이 누리는 고유한 것으로, 대화를 통해 서로 교감하면서 즐거움을 한껏 나누는 감각이라고 했습니다.  144
작가는 자의식은 없고 타인의 눈초리만 살피는 데 급급한 딸 위녕에게 '해방되라'고 충고합니다.
"나는 이제 피고석을 떠나겠어! 오늘부터 내 배심원들 다 해고야." 거리낌없이 나뭇가지 사이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자유로워지라고 공지영, 아니 우리들의 어머니가 당부합니다.  147
'위녕, 너는 아직 젊고 많은 날들이 남아 있단다. 그것을 믿어라... 네가 달리고 있을 대에도 설사, 네가 멈추어 울고 서 있을 때에도 나는 너를 응원할 거야.'  149
공지영은 '쿨한 사람이란 정신적으로 결함이 많은 사람들일 뿐'이라고 치부합니다. 나도 작가와 똑같이 생각합니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쿨'하게 잘라버릴 수 있을 만큼 가볍고 시시한 것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사랑하는 젊은 남녀가 흔한 말로 '쿨'하게 헤어질 수 있었다면, 그때까지 둘이 나누었던 사랑은 가짜입니다. 헛것을 쥐고서 그것이 사랑이고 진실인 것처럼 스스로는 속여 왔음을 '쿨'이 입증한 것입니다. 남녀 간의 사랑이란 '쿨'하게 단박에 끊어버릴 수 없는 고래 심줄같이 질기고 질긴 인연입니다.  150

김병종의 <라틴 화첩기행>
서울대 미대 김병종 교수가 남미대륙을 샅샅이 훑으면서 받았던 감동을 글과 그림으로 엮은 책입니다.  157
'쿠바의 아이들은 말레콘 너머 바다에서 수영을 하며 자라고, 말레콘에서 사랑의 언어를 속삭이며 청년기를 보내고, 손자 손녀의 손을 잡고 말레콘에서 노년을 맞을 것이다. 싯다르타의 뱃사공 바스데바가 자신은 강에서 모든 것을 배웠다고 한것처럼.'  159

마이클 폴란의 <잡식동물의 딜레마>
미국 버클리에 있는 캘리포니아대학교 저널리즘 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는 저자 마이클 폴란(Michael Pollan)은 '우리가 저녁 식사로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진지하고도 통찰력 있는 답변을 제시합니다.  167
저자 자신이 미국의 식품 생산과정을 몸소 체험한 뒤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밝히고, 특정한 음식과 맛에 대한 취향이 우리의 입맛을 길들이는 현상에 대해서도 속속들이 밝혀줍니다.  168
폴란은 자본주의 논리에 망가지고 있는 우리의 먹을거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것을 권합니다. 음식을 입에 넣기 전에 그것의 생산과정과 이동경로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170
유배중인 다산이 양계를 갓 시작한 아들 학유를 가르친 정신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싶어 인용해 봅니다.
'양계에도 품위 있는 것과 비천한 것, 깨끗한 것과 더러운 것의 차이가 있다. 농서를 잘 읽어서 좋은 방법을 골라 시험해 보아라. 색깔을 나누어 길러도 보고, 닭이 앉는 홰를 다르게도 만들어 보면서 다른 집보다 살지고 알을 잘 낳을 수 있도록 길러야 한다. ... 이(利)만 보고 의(義)를 보지 못하며, 가축을 기를 줄만 알지 그 취미를 모르면, 이는 못난 사람들이 하는 양계다.'  171
'주택 풀장의 물을 하루에 한 번씩 갈아가며 사용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물 한 동이를 얻기 위해 어린아이들이 몇 시간씩 물을 길러가야 하는 나라가 있다. 하루 한 끼 먹을 식량이 없어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너무 많이 먹어 성인병이 국가적 위기로 선포되는 나라가 있다. 오페라와 교향악단의 향긋한 분위기에 취해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잇는가 하면 어디서 폭탄이 날아올까 두려워 잠을 못 이루는 사람들도 있다.'
너무 배부르게, 너무 많은 것을 낭비하며 사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지금가지 이룬 것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우애와 평화를 누리며 살 수 있을 텐데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174-175
이 책이 진자 전하고 자 하는 메시지는 식탁의 즐거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음식 맛은 오로지 앎을 통해서 깊어지는 즐거움이기 때문입니다.  175

힐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
 그는 1965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태어났습니다. 지금은 유연난민국에서 NGO활동을 하면서 글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연을 쫓는 아이>는 아프가니스탄 사람이 쓴 최초의 영어소설입니다.  180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종교를 꼽으라면 그것은 화해와 평화일 것입니다. 전쟁. 어떤 말로도 합리화할 수 없는 그것은 힘센 자의 교만과 힘없는 자의 절망이 이루어낸 지옥입니다.  165

강판권의 <나무열전>  

특이한 책입니다. 식물서도, 인문서도, 한문서도 아니면서 세 가지를 전부 담고 있는 책이니 말입니다.  188
흔히들 나무의 상대어로 '꽃'을 듭니다만 실제 나무의 상대어는 '풀'이라고 정리해 줍니다. 꽃은 나무에도 있고, 풀에도 있지만 스스로 존재할 수는 없으니 '꽃 심기'라는 말은 애당초 성립될 수 없는 말이라고 합니다.  189
저자는 자신이 한자를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학습이든 한자를 이해해야 수준 높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190

안대회의 <조선의 프로페셔널>
인물평전입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지금까지 역사의 주목을 받지 못한 인물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204
이들 열 명이 걸어간 길은 각각 달랐지만 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자신이 최고라는 자부심과 자존심, 궁지에 몰릴수록 더욱 강하게 엉겨 붙는 오기만큼은 열 명 모두가 똑같았습니다.
연봉의 액수로 프로의 가치가 평가되는 현실입니다만 이들이 추구한 삶의 방식이 나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거웠습니다.  206
위대한 첼로 연주가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가 95세 되던 해, 근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요즈음도 하루에 여섯 시간씩 연습합니다."
이미 세계 최고의 첼로 주자가 되었지만 그는 그때까지도 날마나 조금씩 연주 실력이 향상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으며, 그 사실이 자신을 매우 행복하게 해준다고 했습니다. 
젊다는 것은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 쓸 수 있는 시간이 조금 적다고 해서 일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평생을 걸고 자신의 길을 걷는 삶이 진정한 프로페셔널이라면, 삶은 누리는 것이 아니라 소모하는 것이 아닐런지요.  210

조정래의 <오 하느님>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4년, 프랑스 노르망디의 해안에서 종군기자의 카메라에 잡힌 빛바랜 흑배가진 한 장. 미군 포로가 되어 조사를 받는 그는 독일 나치군복을 입은 앳된 얼굴의 동양인입니다. 그는 바로 조선 사람이었습니다.
사진의 주인공은 일본군에 징집되었다가 1939년 만주 국경 분쟁 시 소련군에 체포되어 붉은군에 편입되었고, 다시 독일군의 포로가 되어 나치군복을 입고 대서양 방어선에 강제로 투입된, 기구한 운명의 조선인 사내였습니다. 신의주 출신의 '양경종'이라는 인물로 전쟁이 끝난 뒤 포로수용소에서 석방되어 미국으로 이민, 그곳에서 편안하게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주장도 있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한국문학의 거장 조정래가 '나치군복을 입고 있는 한국 사람'의 수수께끼를 <오 하느님>이라는 소설로 풀어 엮었습니다.  217
어느 비평가의 말처럼, 그들은 역사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그 자리에 있었으나 역사가 그들을 위해 허락해준 자리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219
이 책을 다 쓴 뒤에 그가 남긴 말이 무겁습니다.
'인간이란 무엇일까.
 사림이란 과연 믿을 수 있는 존재일까.
 사람과 짐승의 차이는 무엇일까...'  221

김구의 <백범일지>
으레 허물은 덮고 좋은 것은 과장하기 일수인데 백범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담담하고 때로는 격렬하게 쓰인 책 내용의 가장 큰 흐름은 내면의 진정성이었습니다.  224
백범에게도 스승이 있었습니다. 고능선 선생입니다.
'고 선생이 나를 겪어보시고 가장 큰 결점으로 생각한 것이 과단력 부족인 듯했다. 항상 무슨 일이나 밝히 보고 잘 판단하여 놓고도 실행의 첫 출발점이 되는 과단성이 없으면 다 쓸데 없다는 말을 하시면서 '가지 잡고 나무를 오르는 것은 기이한 일이 아니나 병랑에 매달려 잡은 손을 놓는 것이 가히 장부로다'라는 구절을 힘 있게 설명해 주었다.'  225
백범은 일본헌병들이 자시의 자백을 받아내겠다는 목표로 밤잠도 자지 않고 침략국 헌병직무에 충실한 모습을 보며 자괴감으로 통한의 눈물을 삼켰습니다.
'나는 평소에 무슨 일이든지 성심껏 보거니 하는 자신도 있었다. 그러나 나라를 남에게 먹히지 않게 구원하겠다는 내가, 남의 나라를 한꺼번에 삼키고 되씹는 저 왜구와 같이 밤을 새워 일 한 적이 몇 번이었는가? 스스로 물어보니, 온몸이 바늘방석에 누운 듯이 고통스런 와중에도, 내가 과연 망국노(亡國奴)의 근성이 있지 않은가 하여 부끄러운 눈물이 눈시울에 가득 찼다.'  227

김훈의 <강산무진>
이름 없는 생명은 세상에 없다면서 '이름 모른다고 싸잡아 잡초가 부르면, 우리는 잡놈이 된다'던 등산 친구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237
여덟 편의 소설 모두 등장하는 인물들의 전문적인 직업세계를 사실적이고도 정밀하게 묘사한 점이 돋보입니다.  239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렵혀지지 않는 연꽅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숫타니타파>중에서'  242


마치는 글
좋은 책을 읽으면 그 책 내용이 자신의 삶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책은 그저 책일 뿐 나의 모습은 아직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책을 재미로만 읽는 데서 한발 나아가 삶의 변화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읽는 수준에는 아직 이르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을 통해 마음이 정갈해짐을 더러 느꼈고, 책에 젖어 행복했음은 자신 있게 고백할 수 있습니다.  245
막상 글을 써보니 겉핥기로 읽은 책이 많았음을 알게 되었고 차분하게 내용을 음미하면서 깊이 읽는 버릇도 생겼습니다.
책 읽는 즐거움, 책을 통한 교감, 이만한 재기아 또 어디 있겠습니까...!!  246





지금은 길을 헤매고 있지만 내일이면 찾겠지. 내가 아직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해?
p.s. 물론 사랑하고 있지.  
-미국 전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이 부인 낸시 레이건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21

제 주위엔 저를 보호하는 튼튼한 벽이 있습니다. 당신이 제게 해주신 말들로 쌓여진 벽이지요.  - M.C. 데이비즈  30

별이 불이 아닌지 의심이 간다. 태양이 움직이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간다. 진실이 거짓말인지 의심이 간다. 하지만 내가 사랑한다는 사실은 의심이가지 않는다. 사랑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본다. - 셰익스피어  42

우리가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 얼마나 좋으냐. 우리가 서로에게 속해 있다는 것, 얼마나 아름다우냐! - 레오 브로만  53

어떤 이는 우리 가슴속에 잠시 머물렀다가 발자국을 남긴다. 하여 우리는 이전의 우리가 아니다. - 모우스  76

생각해보면 내게는 길만이 길이 아니고 내가 만난 모든 사람이 길이었다. - 신경림, <길 이야기>중에서  91

엄마는 날마다 나에게 전화해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한테 전화했었니?" 내가 아니라고 대답하면 "바쁘지 않으면 내가 살아있는 동안 전화해주렴"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전화를 끊으셨다. - 에이미 봄벡  101

지상에서 천국을 찾지 못한 자는 하늘에서도 천국을 찾지 못한다. 우리가 어디로 가든 간에 천사들이 우리 옆집을 빌리기 때문이다. 에밀리 디킨슨  161

이룰 수 없는 꿈을 이루는 것, 싸울 수 없는 적과 싸우는 것, 참을 수엇는 슬픔을 견디는 것, 용감한 사람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가보는 것, 닿을 수 없는 별에 이르는 것, 이것이 나의 순례라오. 그 별을 따라가는것이 나의 길이라고. 아무리 희망이 없을 지라도, 아무리 멀리 있을지라도 -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중에서  207

모든 사람은 삶에서 바로 '그 사람'을 만난다. 그러나 단지 몇 사람만이 그를 제때에 알아볼 뿐이다. - G. 카우스  231

옛날이 좋다고들 하지만 오늘이 더 좋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내일이 다가옵니다. 우리들의 가장 위대한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습니다. - 험프리, <가장 위대한 노래> 중에서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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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 남자의 비블리오필리 허연 해냄 2008 810
 2. on the Road(카오산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박준 넥서스books 2006 810
 3. 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부엔리브로 2007 920
 4.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 박준 웅진윙스 2008 810
 5.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 330
 6. 생명의 윤리를 말하다 마이클 샌델 동녘 2010 100
 7. 책 여행 책 박준 웅진윙스 2010 810
 8. 로마인에게 묻는 20가지 질문 시오노 나나미 한길사 2000 900
 9. 부자되는 세금이야기 고성춘 21세기북스 2010 320
10. answer 운 고쿠사이 알렉스앤북 2011 320
11.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 톰라비 돌베개 2011 800
12.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열린책들 2000 890  


그 외
행복의 역사
여행의 숲을 여행하다
양반가문의 쓴소리
로마 황제의 발견
셰익스피어 배케이션
지구별 워커홀릭 : 360일간의 세계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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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60만권이나 팔렸다는 이 책은 그렇게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자기계발서나 실용서가 아니다. 역사책도 아니다. 소설도 아니다. 
이 책은 철학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중에 '이러한 책이 어떻게 많이 팔릴 수 있었을까?'였다.
내용이 재미있고 없고를 떠나서 쉽게 읽기 어려운 책을 많은 사람이 보았다는 것이 핵심이다.
하버드 20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 라는 부제 때문일까?
단순하게 정의(Justice)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였을까...
출판사의 과감하면서도 자극적인 마케팅 때문이었을까...

아무튼 이 책은 철학적인 내용.. 제러미 벤담의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 존 스튜어트 밀, 칸트, 존 롤스, 아리스토텔레스... 
유명한 철학자들의 생각들을 토대로 정의에 대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생각들과 함정들과 잘못들, 그리고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들에 대해 거론하고 있다.

책이 유명해지고 EBS에서 마이클 샌델 교수의 하버드 강의 수업동영상을 방송하기도 하였다. 

과연 정의란 무엇일까...
우리는 정의란 것을 영웅들이 나오는 영화들에서 종종 접하게 된다.
그렇기에 정의롭다는 것은 약자를 도와주는 느낌이 들기도 하다.  그렇다면 사회적 약자들을 도와주는 것만으로 정의가 실현되는 걸까.. 사회 구조 자체의 인식이 인간으로서 우리가 공동선을 추구해야 한다는 샌델 교수의 말이 정의일까..
이 책의 서두에서 부터 시작하는 가장 큰 세 가지 줄기 '행복, 자유, 미덕' 중에 하나로 선택될 수 있을까...

책에서는 정의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하고 있지 않다. 다만 샌델 교수의 방식대로 우리가 생각해보는 것들에 반박들을 통해서 좀 더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통해 각자가 어느정도 정의를 실현하게 되기를 바라는 걸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 지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그렇기 위해서는 자유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공동체로서의 미덕을 유지해야만 가능할 것이다. 
사실 이것들 외에도 우리에게는 여러가지가 더 필요할 것이다. 
하나의 단편적인 사실만으로 모든 결정을 내리지 말고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통해 우리는 한발 더 나아갈 것이며, 좀더 나은 세계를 꾸려 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허리케인 찰리가 지나간 뒤에 일어난 가격폭리 논쟁은 도덕과 법에 관한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재화와 용역을 판매하는 사람이 자연 재해를 이용해, 시장이 견디기만 한다면 어떤 가격을 불러도 상관없는가? 이때 법이 조금이라도 힘을 쓸 수 있다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가격폭리 금지가 구매자와 판매자의 자유로운 거래를 방해할지라도 주정부는 가격폭리를 금지해야 하는가?  16
가격폭리처벌법에 찬성 또는 반대하는 주장은 세 가지 항목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행복 극대화, 자유 존중, 미덕추구이다. 이 셋은 서로 다른 각도에서 정의를 바라본다.  17

고대의 정의론은 미덕에서 출발하는 반면 근현대의 정의론은 자유에서 출발한다.  21
민주 사회에서의 삶은 옳고 그름, 정의와 부정에 관한 이견으로 가득하게 마련이다.  
공적인 삶에서 도덕문제를 놓고 열정적이고 격렬하게 논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도덕적 신념이 이성과는 무관하게 가정교육이나 신앙으로 정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44

혼란의 힘과 그것을 정리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것이 바로 철학의 출발점이다.  45

도덕적 사고란 혼자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노력해 얻는 것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  46
독자들이 정의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고민하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47

구명보트 사건을 바라보는 두 사고방식은... 어떤 행위의 도덕성은 전적으로 그것이 초래하는 결과에 달렸다는 시각이다.... 도덕적으로 볼 때, 결과가 전부는 아니라는 시각이다.  54
공리주의의 핵심은 도덕의 최고 원칙은 행복을 극대화하는 것, 쾌락이 고통을 넘어서도록 하여 전반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는 주장.  55
공리주의의 가장 두드러진 약점은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직 만족의 총합에만 관심을 두는 탓에 개인을 짓밟을 수 있다.  58
밀은 쾌락과 고통이 전부라고 주장하면서도, "더 바람직하고 더 가치 있는 쾌락이 있다."고 덧붙인다.  79
밀은 가장 뛰어난 사람도 "더러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고급 쾌락을 제쳐두고 저급쾌락을 사실을 인정한다.  81
욕구는 더이상 무엇이 고상하고 무엇이 저급인지를 판단하는 유일한 기준이 못 된다.  82

자유지상주의자들은 규제 없는 시장을 옹호하면서 정부 규제에 반대하는데, 그 명분은 경제 효율성이 아니라 인간의 자유다.  89
로버트 노직은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1974)에서 자유지상주의 원칙을 철학적으로 옹호.. 노직에 따르면, 경제 불평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는 분재 정의가 구현되려면 두 가지 필수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나는 초기 소유물에 구현된 정의이고, 또 하나는 소유물 이전에 구현된 정의다. 
첫 번째 조건은 돈을 벌 때 사용한 자원이 애초에 합법적인 소유물이었는가를 묻는다. 두 번째 조건은 시장에서 자유로운 교환으로 또는 다른 사람이 자발적으로 건네준 선물로 돈을 벌었는가를 묻는다.
두 질문에 모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면 현재의 소유물을 가질 자격이 있으며, 국가는 소유자의 동의 없이 그것을 빼앗을 수 없다.  92-93

자유시장 옹호는 전형적으로 두 가지 주장에 근거한다. 하나는 자유에 관한 주장(자유지상주의자)이고, 또 하나는 행복에 관한 주장(공리주의자)이다.  111

도덕철학자인 엘리자베스 앤더슨(Elizabeth Anderson)은 (대리출산관련내용에서) 핵심은 재화라고 해서 다 같은 재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모든 재화의 가치를 이익의 수단의나 물건의 효용만을 따져 평가해서는 안 된다. 주장.  138

이마누엘 칸트는 의무와 권리에 대해서 우리는 자신을 소유한다거나 우리 목숨과 자유는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주장에 근거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우리는 존중받아야 하는 존엄성을 지닌 이성적 존재라는 생각에 기초한다.  148
칸트는 쉰일곱이던 1781년 <순수이성비판>을 출간하고 4년 뒤에 <도덕 형이상학의 기초>를 출간하면서 공리주의를 통렬하게 비판한다.  149
자유에 대한 그의 설명은 정의를 주제로한 오늘날의 논쟁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이 책 도입주에서,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을 구별해 소개했다. 그중 하나가 공리주의 시각으로, 이에 따르면 정의의 개념을 규정하고 무엇이 옳은 일인가를 결정하려면 사회전체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물어야 한다. 두 번재는 정의를 자유와 연관시키는 시각으로, 자유지상주의자들이 관련 예시를 제시한다. 이들은 소득과 부의 공정한 분배란 규제 없는 시장에서 재화와 용역의 자유로운 교환이라고 말한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시장을 규제하는 행위는 개인의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기에 부당하다. 세 번째는 정의란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마땅히 받아야 할 몫을 받는 것, 즉 재화를 분배해 미덕을 포상하고 장려하는 것이라는 시각이다. 
칸트는 첫 번째 시각(행복 극대화)과 세 번째 시각(미덕 장려)을 거부한다. 정의와 도덕을 자유와 연관시키는 두 번째 시각을 열렬히 옹호한다.  150
칸트는 공리주의를 거부한다. 공리주의는 권리를 따질 때도 최대 행복에 기여하는지 계산기를 두드려보는 탓에 권리를 무기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151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그를 선하게 만드는 거소가는 사뭇 다른 일이며, 이익 추구에 신중하거나 약삭빠르게 만드는 것은 덕이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과는 다른 일이다.
칸트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는 '순수 실천 이성'을 연습하여 도덕의 최고 원칙에 도달할 수 있다.  152
그는 우리가 이성적 동물일 뿐 아니라 지각력 있는 동물이라고 말한다. 칸트가 말하는 '지각력'이란 감각과 느낌에 반응하는 능력이다.  153
칸트는 기호를 충족하는 행위를 문제삼지 않는다. 다만 이때 우리는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이미 결정된 내용에 따라 행동할 뿐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내가 선택한게 아니라 이미 갖고 있는 욕구일 뿐이다.(아이스크림 선택문제에서.. 쵸코 바닐라 딸기)  154
칸트는 '타율'이라는 말을 만들어.. 내가 타율적으로 행동한다면, 내 밖에 주어진 결정에 따라 행동한다는 뜻이다.  155
우리가 자율적으로, 즉 자신에게 부여한 법칙대로 행동한다는 것은 행동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저 밖에 주어진 목적의 도구가 되지 않는다.  156
칸트에 따르면, 어떤 행동의 도덕적 가치는 그 결과가 아니라 동기에 있다. 중요한 것은 동기이며, 그것은 특정한 종류라야 한다. 중요한 것은 옳은 일을 하는 것이며, 그 이유는 옳기 때문이라야지, 이면에 숨은 동기 때문이어서는 안 된다.  157
옳은 일을 하며 쾌락을 느낀다고 해서 그 행동의 도덕적 가치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중요한 점은 선행의 동기가 그 행동이 옳기 때문이라야지, 쾌락을 주기 때문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162
칸트에 따르면, 내 의지가 자율적으로 결정될 때만이, 그러니까 내 의지가 내가 나에게 부여한 법칙에 지배될 때만이 나는 자유롭다.  165
정언명령 ... 어떤 행동이 다른 것의 수단으로만 바람직하다면, 이때의 명령은 가언명령이다. 어떤 행동이 그 자체로 바람직하다면, 따라서 이성에 부합하는 의지에 꼭 필요하다면, 이때의 명령은 정언명령이다. ... 칸트가 말하는 '정언'은 조건이 없다는 뜻이다.  167
그는 오직 정언명령만이 도덕적인 명령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168
정언명령의 공식 1. 당신의 행동준칙을 보편화하라.(모순없이)
                       2. 인간을 목적으로 대하라.(수단이 아니라, 한결같은 목적으로 대하라)  168-171
칸트식 존중은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존중이며, 우리 모두에게 비차별적으로 존재하는 이성적 능력에 대한 존중이다.
우리는 상대가 어디에 살든, 우리가 상대를 얼마나 잘 알든, 모든 사람의 인권을 옹호해야 한다.  173
'이성적 존재는 ...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그리고 자신의 모든 행동을 ... 지배하는 법칙을 알 수 있는 두 가지 관점을 갖는다. 첫째, 감각적 세계에 속해 있는 한, 자신이 자연법칙(타율)에 지배된다고 생각 할 수 있으며, 둘째, 지적 세계에 속해 있는 한, 자연법칙과는 독립되어 경험이 아닌 오직 이성을 토대로 한 법에 지배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177
타인이나 우리 자신을 단순히 물건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다. 자유지상주의의 자기 소유 개념과는 정반대로, 칸트는 우리는 자신을 소유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181

존 롤스는 자신의 저서 <정의론>에서 정의를 고민하는 올바른 방법은 원초적으로 평등한 상황에서 어떤 원칙에 동의해야 하는가를 묻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198
롤스가 생각한 사회계약은 원초적으로 평등한 위치에서 이루어지는 가언합의다.  199
자발적 행위로서 계약은 자율을 표현한다. 계약으로 생긴 의무는 자발적으로 부과한 것이기에 중요하다. 상호 이익을 위한 도구로서 계약은 호혜원칙이라는 이상에서 나온다. 상대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이익에 대가를 지불해야 하기에 계약을 이행한다. 
현실에서 자율과 호혜라는 이상은 불완전하게 실현된다. 어떤 약속은 비록 자발적이지만 상호이익을 실현하지 않는다. 또 어떤 때는 계약을 하지 않았더라도 호혜원칙을 근거로 내가 얻은 이익에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의무가 생길 수 있다. 여기서 합의의 도덕적 한계가 드러난다. 즉 어떤 경우엔 합의만으로는 도덕적 의무가 생기지 않고, 또 어떤 경우에는 합의가 반드시 필요치 않을 수도 있다.  203
계약의 도덕적 한계 두 가지. 첫째, 동의했다고 해서 그 합의가 공정하다는 보장은 없다. 둘째, 합의만으로는 도덕적 의무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204
한쪽으로 치우친 거래는 상호 이익과는 거리가 멀어서, 아무리 자발적인 거래라도 정당성을 주장할 수 없다.  205
정의에 관한 자유지상주의 이로노가 능력 위주 이론에서 모두 발견되는 도덕적 임의성이라는 오점에 주목하면, 평등주의를 더욱 강조하는 개념이 아니고서는 어느 것에도 만족할 수 없다고 롤스는 주장한다. 하지만 그것은 대체 어떤 개념일까? 교육 기회 불평등을 수정하는 것과 타고난 재능 불평등을 수정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어떤 주자가 다른 주자에 비해 빠르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린다면, 그 빠른 주자에게 납덩이 신발이라도 신겨야 하는가? 평등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능력 위주 시장사회의 유일한 대안이라면 재는 있는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어 강제로 평등을 달성하는 일뿐이라고 말한다.  217
롤스가 내 놓은 대안은 차등원칙이라 부르는 것으로, 재능 있는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으면서 재능과 소질의 불공정한 분배를 바로잡는다. 어떻게? 재능 있는 사람을 격려해 그 재능을 개발하고 이용하게 하되, 그 재능으로 시장에서 거둬들인 대가는 공동체 전체에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가장 빠른 주자에게 족쇄를 채우지 말고 최선을 다해 달리게 하라. 단, 우승은 그만의 것이 아니라 재능이 부족한 사람드로가 함게 나누어야 한다는 점을 미리 알려준다.  218
롤스는 차등원칙도 격려 차원의 보상금으로 생긴 소득 불균형은 허용한다고 말한다. 단, 그 격려금은 매우 어려운 환경에 놓인 살마들의 운명을 개선하는 데 쓰여야 한다.  220
<정의론>에서 '재능이 분배되는 방식과 사회 환경의 우연성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제도를 강제하는 것은 언제나 문제가 있게 마련이며, 그러한 부당함은 인간의 합의에도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거부해야 한다. 더러 부당함을 간과하는 구실로도 이용되는 그 주장은 부당함을 묵인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태도와 똑같이 취급한다. 자연의 분배 방식은 공정하지도, 불공정하지도 않다. 인간이 태어나면서 특정한 사회적 위치에 놓이는 것 역시 부당하지 않다. 그것은 단지 타고나는 요소일 뿐이다. 공정이나 불공정은 제도가 그러한 요소들을 다루는 방식에서 생겨난다.'
롤스는 우리가 그러한 요소를 다룰 때 "서로의 운명을 공유하고" "우연히 주어진 선천적이거나 사회적인 환경을 [자신을 위해] 이용하려면 그 행위가 반드시 공동의 이익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자고 제안한다. 롤스는 좀더 평등한 사회를 옹호하는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임에 분명하다.  230-231

아리스토텔레스 정의론의 핵심은 두 가지 인데,
1. 정의는 목적론에 근거한다. 권리를 정의하려면 문제가 되는 사회적 행위의 '텔로스(telos : 목적, 목표, 본질)'를 이해해야 한다.
2. 정의는 영광을 안겨주는 것이다. 어떤 행위의 텔로스를 이성적으로 판단하거나 논한다는 것은, 적어도 어느 정도는, 그 행위가 어떤 미덕에 영광과 포상을 안겨줄 것인가를 추론하거나 논의하는 것이다.  262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가 중립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의에 관한 논쟁은 영광, 미덕, 그리고 좋은 삶의 본질에 관한 논쟁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262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정의란 사람들에게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무엇이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인가? 능력이나 자격의 근거는 무엇인가?  263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권력을 요구하는 주요한 두 세력을 비난한다. 과두정치를 행하는 독재자들과 민주주의자들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보기에 정치의 목적은 시민의 미덕을 키우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정치는 그보다 숭고한 행위인 좋은 삶을 사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정치의 목적은, 사람들이 고유의 능력과 미덕을 개발하게 만드는 것, 즉 공동선을 고민하고, 판단력을 기르며, 시민자치에 참여하고, 공동체 전체의 운명을 걱정하게 하는 것이다.  271
"도덕적 미덕은 습관의 결과로 생긴다." 행동으로 터득하는 것이다.
"미덕은 우선 그것을 연습해야 얻을 수 있다. 예술이 그러하듯이." 
미덕 갖추기란 플루트를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276
도덕적 미덕이 행동으로 배우는 것이라면, 처음부터 올바른 습관을 키워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보기에는 이것이 법의 일차목표다.
습관은 도덕 교육의 첫 단계다.  277
문제는 "적절한 사람에게, 적절한 정도로, 적절한 때에, 적절한 동기를 가지고, 적절한 방법으로"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습관이 아무리 필수라 해도 도덕적 미덕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늘 새로운 상황이 생기고, 특정 상황에서 어떤 습관이 적절한지 알아야 한다. 따라서 도덕적 미덕에는 판단이 필요하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실천적 지혜"라 부르는 지식이다.  178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정의는 적합성의 문제다.  280
정의와 권리에 관한 논쟁은 사회 제도나 조직의 목적, 그것이 나누어 주는 제화, 그리고 영광과 포상을 안겨주는 미덕에 관한 논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법을 만들 때 이런 문제에 중립을 지키려 노력하지만, 좋은 삶의 본질을 논하지 않고는 공정성을 말하기가 불가능해 보인다.  289

역사적 부당 행위에 대한 사죄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흔히 내세우는 논리는 앞선 세대가 저지른 잘못을 현 세대가 사죄해서는 안 되며, 사죄할 수도 없다는 내용이다. 사죄는 결국 부당 행위를 어느정도 책임지는 것이며, 내가 하지 않은 행위는 사죄할 수 없다.  297
내 책임은 내가 떠맡은 일에 한정된다는 생각은 자유주의적 사고다.  299
합의와 자유로운 선택이라는 개념은 오늘날의 정치뿐만 아니라 근현대의 정의론에서도 크게 부각된다.  300
칸트와 롤스는 자신들이 특정한 도덕적 이상을 지지한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선을 이야기하면서 권리를 배제하는 이론에 대항한다. 공리주의도 그중 하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선에 관해 사뭇 다른 이론을 제시한다. 그가 말하는 선은 쾌락을 극대화하는 게 아니라 우리 본송을 실현하고 인간 고유의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다. 인간의 선을 미리 정해놓고 그것을 바탕으로 추론한다는 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추론은 목적론적이다. 이는 칸트와 롤스가 거부하는 추론법이다.  303
정의는 좋은 삶을 단정하지 않고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인간을 도덕적 선입견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를 지닌 자아로 본다는 뜻이다.  306
선택의 자유는, 공정한 조건에서 이루어질 경우에도, 정의로운 사회의 기초로는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308
자유주의적 사고에 따르면, 의무는 오로지 두 가지다. 인간이기에 생기는 자연적 의무와 합의에서 생기는 자발적 의무다.
자연적 의무는 보편적이다. 자발적 의무는 보편적이지 않고 특수하며, 합의에서 생긴다.  313



학생들을 딜레마에 빠뜨리는 수업 방식이다.  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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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행지에서 어느 영국인 친구를 통해 알게 되어 읽게 되었다.
당시 그 친구는 자신의 반팔티 셔츠에 '조르바'라고 써 놓았었고, 이야기 하던 중에 자신의 진짜 이름은 조르바가 아니지만 자신은 조르바라는 사람처럼 살고 싶어서 여행중에는 조르바라고 불리기를 원하였다.
나는 그때 까지 조르바가 누구인지를 모르고 있었다..
열변을 토하는 그 친구를 통해 이 책을 알게 되고 추천받아 읽게 되었었다.
그리고 근래 다시금 책을 읽었다.

일원적인 사고의 조르바와 다원적인 사고의 '나'의 상반된 스타일을 통해 나는 조르바에게 영향을 받게 된다.
단순하게 일원적인 사고에 의해서가 아니라 고민할 필요없는 것은 고민하고 않고 고민해야 할 것은 고민하는 단순함과 그것을 통해 할 수 있었던 수많은 경험들을 통해 녹아내린 지혜는 '나'에게 신선한 충격과 즐거움과 희열을 안겨준다. 

조르바는 '나'에게 무수히 잔소리를 한다. 
현재를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잡다한 고민과 생각들을 버리고 현재를 관찰하고 감상하라. 
책으로만 세상을 보려하지 말고 움직여서 직접 세상을 보라. 
어정쩡하게 하지 말고 할 것은 확실하게 하라.
......

이런 조르바의 지혜를 '나'는 열렬히 환호하고 영향을 받지만 결국은 조르바와 헤어지고는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가 버린다.

사람은 변하기가 어렵다. 매우 어렵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이 변할 수 있는 것도 단 5%정도 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 5%로 인해 삶이 달라진다고 한다.

우리는 '나'와 많이 닮아있다.
해야하는지 알면서도 좋은지 알면서도 미적거린다. 그리고 자극이 조금만 멀어져도 회귀본능에 의해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간다.

저자는 이런 우리에게 자신의 경험을 통해 조르바의 충고를 전하려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살아 있는 가
슴과 커다랗고 푸짐한 언어를 쏟아 내는 입과 위대한 야성의 영혼을 가진 사나이, 아직 모태()인 대지에서 탯줄이 떨어지지 않은 사나이 였다.  19

"산투리는 짐승이오. 짐승에겐 자유가 있어야 해요.... "
"분명히 해둡시다. 나한테 윽박지르면 그때는 끝장이에요. 결국 당신은 내가 인간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겁니다."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21
 
우리가 살인자라고 부르는 것, 나쁜 짓이라고 부르는 것도 세계의 자유를 위한 투쟁에는 필요한 것이라고 해야 한단 말인가..  30

다른 정열, 보다 고상한 정열에 사로잡히기 위해 쏟아 왔던 정열을 버리는 것. 그러나 그것 역시 일종의 노예근성이 아닐까? 이상이나 종족이나 하느님을 위해 자기를 희생시키는 것은? 따르는 전형이 고상하면 고상할수록 우리가 묶이는 노예의 사슬이 길어지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우리는 좀더 넓은 경기장에서 찧고 까불다가 그 사슬을 벗어나 보지도 못하고 죽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가 자유라고 부르는 건 무엇일까?  32

할아버지가 고개를 돌리며, "오냐, 나는 죽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란다." 
내가 대꾸했죠. "저는 제가 금방이라도 죽을 것처럼 살고 있지요."
자, 누가 맞을까요, 두목?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 듯이 사는거나, 금방 죽을 것 같은 기분으로 사는 것은 어쩌면 똑같은 것인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각해 왔다.  43

여자란 건강에 해롭고 토라지기 잘하는 동물이랍니다. 누가, 사랑한다, 갖고 싶다고 하면 여자는 웃음을 터뜨립니다. 여자는 당신을 전혀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고, 당신이 여자에게 입맛이 없을 수도 있고, 또 여자가 싫다고 할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그건 문제가 안 됩니다. 여자를 보는 남자는 모두가 여자를 갖고 싶다고 말해야 합니다. 여자란 가엾게도 그걸 원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남자라면 여자에게 그렇게 말하고, 여자를 기쁘게 해줘야 하는 겁니다.  56

두목, 이 빨간 물이 대체 뭐요? ... 시간이 지나고 태양이 이 열매를 익히면 마침내 꿀처럼 달콤한 물건이 되지요. 이게 포도라고 하는 겁니다.... 나는 조르바의 말을 들으면서, 세상이 다시 태초의 신선한 활기를 되찾고 있는 기분을 느꼈다.  62

인생이란 오르탕스 부인처럼 단순하고, 살아 볼 만한 것이며, 진부하지만 느긋하고 너그러운 것인 듯했다.  64

아무것도 믿지 않아요. 오직 조르바만 믿지. 조르바가 딴 것들보다 나아서가 아니오. 나을 거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어요. 조르바 역시 딴 놈들과 마찬가지로 짐승이오! 그러나 내가 조르바를 믿는 건, 내가 아는 것 중에서 아직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조르바뿐이기 때문이오.  65

강인했기 때문에 그토록 인간을 경멸하면서도 동시에 그들과 함께 살고 일하려는 그를 나는 존경했다. 나라면 그런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려면 금용주의자가 되었거나 그들을 가짜 깃털로 꾸며 놓을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았다.  66

집은 일견 텅 빈 것 같지만 이 안에 필요한 건 다 있는 걸 보면 사람이 사는 데 필요한 것은 별로 많지 않나 보다.  67

조르바는 학교 문 앞에도 가보지 못했고 그 머리는 지식의 세례를 받은 일이 없다. 하지만 그는 만고풍상을 다겪은 사람이다. 그래서 그 마음은 열려 있고 가슴은 원시적인 배짱으로 고스란히 잔뜩 부풀어 있다. 우리가 복잡하고 난해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조르바는 칼로 자르듯,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고르디오스의 매듭을 자르듯이 풀어낸다.  74

원래 까마귀는 까마귀답게 점잖고 당당하게 걸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이 까마귀에게 비둘기처럼 거들먹거려 보겠다는 생각이 난 거지요. 그날로 이 가엾은 까마귀는 제 보법(
步法)을 몽땅 까먹어 버렸다지 뭡니까, 뒤죽박죽이 된 거예요. 기껏해야 어기적거릴 수밖에는 없었으니까 말이오.  79

인생이란 늙은 부불리나와 아주 똑같습니다. 늙었지요? 그래요. 하지만 양념 맞은 거기 다 있어요. 저 늙은 것은 사람을 미치게 하는 수작을 두어 가지 알고 있답니다. 눈을 감으면 스무살짜리 계집을 안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말지요. 맹세코 말하지만, 불끄고 그 짓 할 때 저 늙은것은 영락없는 스무 살이에요. 익어도 과하게 익었다고 해봐야 소용없어요. 사는 걸 좀 눈부시게 살다 보니 그렇게 된 거지요. 제독, 선원, 군인, 농부, 유랑 극단 단원, 목사, 신부, 경찰관, 교장 선생, 치안 판사들과 놀아나다 보니 그렇게 된 것뿐이지요. 그래서 어쨌다는 겁니까? 뭐가 남았다는 겁니까? 저 늙은 것은 금방 잊어버린답니다. 늙은 화냥년이라는 게 원래 그렇지요. 옛날 애인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할때마다(나는 농담을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저것은 앙증맞은 비둘기, 순진무구한 백조, 새끼 비둘기가 되어 얼굴을 붉히지요. 그래요. 처음하는 것인 양 낯빛을 붉히고 파르르 떨기까지 한대요! 두목, 여자라는 건 참 알다가도 모를 동물이지요? 천 번을 깔려도 처녀로 다시 일어서는 겁니다. 자, 그러니 어때요? 기억을 못 하는데.  91

행복이라는 것은 포도주 한 잔, 밤 한 알, 허름한 화덕, 바다 소리처럼 참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한 순간이 행복하다고 느껴지게 하는 데 필요한 것이라고는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뿐이었다.  94

여자가 별 것인줄 아는데...... 하기야 별것은 별것이지. 여자는 인간이 아니에요! 그런데 뭣 하러 감정을 품어? 여자는 불가사의한 거예요.  103

나더러 책벌레라고 했던 말 기억할 걸세... 종이에다 끼적거리는 버릇을 집어치우고 나 자신을 행동하는 삶 속에다 던져 넣을 결심을 했다네. -(카프카스로 떠난 친구에게 보낸 답장에서의 내용)  105 
인간의 영혼이란 기후, 침묵, 고독, 함께 있는 사람에 따라 눈부시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이네! -(카프카스로 떠난 친구에게 보낸 답장에서의 내용)  106

두목, 돌과 비와 꽃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부르고 있는지도, 우리를 부르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우리가 듣지 못하는 것일 거예요. 두목, 언제면 우리 귀가 뚫릴까요! 언제면 우리가 팔을 벌리고 만물(돌, 비, 꽃, 그리고 사람들)을 안을 수 있을까요? 두목, 어떻게 생각해요? 당신이 읽은 책에는 뭐라고 쓰여 있습디까?  109

두목, 당신, 산다는 게 뭘 의미하는지 아시오? 허리띠를 풀고 말썽거리를 만드는 게 바로 삶이오!  118

시간 낭비 하지 말고..... 두목, 이 세상일은 간단한 거예요. 몇 번이나 말씀드려야 해요? 간단한 걸 가지고 자꾸 복잡하게 만들어 헷갈리게 하지 말래도!  133

확대경으로 음료수를 들여다보면(언젠가 기술자 하나가 가르쳐 줍디다) 물에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쬐그만 벌레가 우글거린답디다. 보고는 못 마시지... 안 마시면 목이 마르지.... 두목, 확대경을 부숴 버려요. 그럼 벌레도 사라지고, 물도 마실 수 있고, 정신이 번쩍 들고!  136

최후의 인간(모든 믿음에서 모든 환상에서 해방된, 그래서 기대할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어진)은 자신의 원료가 되어 정신을 산출한 진흙이며, 이 정신이 뿌리내리고 수액을 빨아올릴 토양은 아무데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 인간이다. 최후의 인간은 자신을 비운 인간이다. 그 몸에는 씨앗도 똥도 피도 없다. 모든 것은 언어가 되고, 언어의 집합은 음악이 되어도 최후의 인간은 거기에서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그는 절대의 고독 속에서 음악을 침묵으로, 수학적인 방정식으로 환원시킨다.  155

친구여, 행동하기 싫어하는 내 스승이여. 행동, 행동 .... 구제의 길은 그것뿐이네.  163

모험은 건강에 아주 좋습니다.  174

나는 자유를 원하는 자만이 인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자는 자유를 원하지 않아요. 그런데 여자도 인간일까요?  175

그는 영원히 놀라고, 왜, 어째서 하고 캐묻는다. 만사가 그에게는 기적으로 온다.  176

그와 함께 있으면 일은 포도주가 되고 여자가 되고 노래가 되어 인부들을 취하게 했다.  207

두목, 반쯤 악마가 되지 않고 어떻게 악마를 다룰 수 있겠어요?  224

당신은 나를 그 잘난 머리로 이해합니다. 당신은 이렇게 말할 겁니다. '이건 옳고 저건 그르다. 이건 진실이고 저건 아니다. 그 사람은 옳고 딴 놈은 틀렸다...' 그래서 어떻게 된다는 겁니까? 당신이 그런 말을 할 때마다 나는 당신 팔과 가슴을 봅니다. 팔과 가슴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침묵한다 이겁니다. 한마디도 하지 않아요. 흡사 피 한 방울 흐르지 않는 것 같다 이겁니다. 그래, 무엇으로 이해한다는 건가요, 머리로? 웃기지 맙시다!  254

내게는, 저건 터키 놈, 저건 불가리아 놈, 이건 그리스 놈,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두목, 나는 당신이 들으면 머리카락이 쭈뼛할 짓도 조국을 위해서랍시고 태연하게 했습니다. 나는 사람의 멱도 따고 마을에 불도 지르고 강도 짓도 하고 강간도 하고 일가족을 몰살하기도 했습니다. 왜요? 불가리아 놈, 아니면 터키 놈이기 때문이지요. 나는 때로 자신을 이렇게 질책했습니다. '염병할 놈, 지옥에나 떨어져, 이 돼지 같은 놈! 싹 꺼져 버려. 이 병신아!'
요새 와서는 이 사람은 좋은 사람, 저 사람은 나쁜 놈, 이런 식입니다. 그리스인이든, 불가리아인이든 터키인이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좋은 사람이냐, 나쁜 놈이냐? 요새 내게 문제가 되는 건 이것뿐입니다. 나이를 더 먹으면 (마지막으로 입에 들어갈 빵 덩어리에다 놓고 맹세합니다만) 이것도 상관하지 않을 겁니다. 좋은 사람이든 나쁜 놈이든 나는 그것들이 불쌍해요. 모두가 한가집니다. 태연해야지 하고 생각해도 사람만 보면 가슴이 뭉클해요. 오, 여기 또 하나 불쌍한 것이 있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누군지도 모르지만 이자 역시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두려워한다. 이자 속에도 하느님과 악마가 있고, 때가 되면 뻗어 땅 밑에 널빤지처럼 꼿꼿하게 눕고, 구더기 밥이 된다. 불쌍한 것! 우리는 모두 한 형제간이지. 모두가 구더기 밥이니까.  258

조국 같은 게 있는 한 인간은 짐승, 그것도 앞뒤 헤아릴 줄 모르는 짐승 신세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259

일을 어정쩡하게 하면 끝장나는 겁니다. 말도 어정쩡하게 하고 선행도 어정쩡하게 하는 것, 세상이 이 모양 이 꼴이 된건 다 그 어정쩡한 것 때문입니다. 할 때는 화끈하게 하는 겁니다. 못 하나 박을 때마다 우리는 승리해 나가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악마 대장보다 반거충이 악마를 더 미워하십니다.  262-263

그렇다. 바다, 여자, 술, 그리고 힘든 노동! 일과 술과 사랑에 자신을 던져 넣고, 하느님과 악마를 두려워하지 말지어다... 그것이 젊음이란 것이다!  269

저항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필연을 극복하여 외부적 법칙을 영혼의 내부적 법칙으로 환치시키고 존재하는 것을 깡그리 부정하고 자기 정신의 법칙에 따른 새 세계를 창조하려는 인간의 긍지에 찬 돈키호테적 반동이 아닐까!  
나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었을 뿐, 그 따사로운 밤에 무엇인가가 내 내부에서 성숙하고 있음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을 뿐이었다.... 나는 변화하는 나 자신을 보았다.  307

조르바에 따르면, 인간이나 사물의 목적은 쾌락을 창조하는 것이었다. ...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면 영원불멸을 그리는 우리의 끝없는 염원은 우리가 영원불멸하다는 사실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짧디 짧은 우리 인생에서 무엇인가 영원불멸한 것을 섬기는 데서 유래하는 것은 아닐까?  308 


새 길을 닦으려면 새 계획을 세워야지요.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 안 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나는 자신에게 묻지요.
'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
'잠자고 있네.'
'그럼 잘 자게'
'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
'일하고 있네'
'잘해보게'
'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
'여자에게 키스하고 있네'
'조르바, 잘해보게. 키스할 동안 딴 일일랑 잊어버리게. 이세상에는 아무것도 없네. 자네와 그 여자밖에는. 키스나 실컷 하게.'  309

사람의 가슴에 상처를 내면 못쓰느니라!  316

조르바, 갑시다. 내 인생은 바뀌었어요. 자, 놉시다!  328

어느날 밤, 눈으로 덮인 마케도니아 산에는 굉장한 강풍이 일었지요. 내가 자고 있는 오두막을 뒤흔들며 뒤집어엎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나는 진작 이걸 비끄러매고 필요한 곳은 보강해 두었지요. 나는 불가에 홀로 앉아 웃으면서 바람의 약을 올렸어요. <이것 보게, 아무리 그래 봐야 우리 오두막에는 들어올 수 없어. 내가 문을 열어 주지 않을 거니까. 내 불을 끌 수도 없겠어. 내 오두막을 엎어? 그렇게는 안되네.>
 조르바의 이 몇 마디 안 되는 말에서 나는 인간이 취해야 할 도리와 강력하면서도 맹목적인 필연에 부딪혔을 때 우리가 맞서 대적할 어조를 감득했다.  331

조르바. 당신 덕택이에요. 나도 당신 방법을 채용해 볼까합니다. 당신은 버찌를 잔뜩 먹어 버찌를 정복했으니 나는 책으로 책을 정복할 참이에요. 종이를 잔뜩 먹으면 언젠가는 구역질이 날 테지요. 구역질이 나면 확 토해 버리고 영원히 손 끊는 거지요.  337

두목, 어려워요. 아주 어렵습니다. 그러려면 바보가 되어야 합니다. 바보, 아시겠어요? 모든 걸 도박에다 걸어야 합니다. 하지만 당신에게 좋은 머리가 있으니까 잘은 해나가겠지요.... 머리란 좀상스러운 가게 주인이지요. 가진 걸 다 걸어 볼 생각은 않고 꼭 예비금을 남겨 두니까. 이러니 줄을 자를 수 없지요. 아니, 아니야! 더 붙잡아 맬뿐이지..... 잘라야 인생을 제대로 보게 되는데!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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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모 후기(20110625)

2011. 6. 2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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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없인 못 살아!' 
책 제목부터 완전히 끌렸다. 제목한 보고도 책중독자의 조건이나 구분법등이 나올거라 생각하였고, 책이 무엇이어야 할지에 대한 내용을 기대하였다.
읽으면서 때론 황당하기도 하고, 때론 끄덕거리기도 하고, 때론 웃기도하고, 때론 감탄하기도 하였다.

우선 나는 책중독자가 아니었다. 굳이 따지자면 애서가(bibliophilia)에 가까웠다. 
책을 좋아한다. 그러나 책을 모으는 것에는 그다지 심열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유는 우선 금전적인 문제도 있고, 쌓을 곳의 부재도 있으며, 한동안 모아봤으나 책내용에서 실망스러운 책들은 ... 돈이 아까울 정도였으나 그렇다고 과감히 버리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삼천권쯤 모으니 둘 곳도 없어지고 결국은 박스에 넣어 여러곳에 분산시킬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은 내 주변엔 천여권의 책 밖에 있지 않다..
그러니 장서광(bibliomania)이 되지는 못한다.... 어쩌면 애서가가 되고 싶어하는 것일 수 도....

책에서는 정말 황당하리만치 독특한 내용들이 나오는데 정말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적은것일까 의문이 들 정도의 방법들도 있긴 했지만 대체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원서에서 삽화가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이 책에는 삽화가 있다. 재밌게 시도하여 책을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해 주었다. 삽화만 봐도 거의 이해될 정도였다.


책들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욕구를 채울 수가 있었다. 서가 사이의 통로를 어슬렁거리면서 책 제목을 읽어보고 책을 뽑아 페이지를 훌훌 넘겨보고는 책 표지에 감탄하면서 책 거죽을 구경했다.  13
이상해 보인다는 걸 알지만(병적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홀린 듯 걷잡을 수 없는 한결같은 열망이 책중독자의 영혼을 괴롭힌다. 한입에 두말하기로는 책을 사들이는 책중독자를 못 따라간다. 책 사들이는 걸 정당화하고 싶어 하는 책귀신들한테는 온갖 지적인 곡예와 도덕적인 요술이 '봉'이다. 나는 안다. 이 모든 걸 다 해봤으니까.  18
이런 일은 때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자기가 뭘 샀는지 기억 못하고, 헌책방에서 양팔 가득 책을 껴안고 나오고, 충분한 검토 없이 책을 사들이고, 사들인 책을 나르려면 외바퀴 손수레가 필요하면서, 정작 자기가 사는 책들을 읽을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맹세컨대 무분별한 중독자다. 이들은 책중독자, 다시말해 책을 사들이는 데 극성인 문제 있는 사람들이다.  29

삶의 온갖 경험들 가운데서 독서와 책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유익하고 교육적이고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 있는가? 책은 학식과 지성, 그리고 사회나 인생에서 좋고 적절한 모든 것을 대표하지 않는가? .... 이 끔찍한 병의 위험성을 합리화했다  32
이 병이 초기 단계일 때는 많은 장점이 있다. 아무튼 우리는 더 똑똑해질 테니까. 우리의 지평을 넓히고 시야를 확장해서 지적으로 가능한 모든 것 이 될 수 있으리라. 책과 함께한다면 지독히 취할 수 있으면서도 아침에 숙취를 느끼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기분이 더 좋으리라.  42
우리 책중독자들이 생각하는 완벽한 데이트란 이런 것이다. 두 사람이 무릎을 비추는 전등이 딸린 소파 두 개를 약간 떨어뜨려놓은 채로 앉아서 각자 다른 책을 읽는 것.  44
책중독자들은 칠색 팔색 하며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다.  46
책과도 이야기를 나눌지 모른다. 실베스트르 드 사시(Silvestre de Sacy, 19세기 프랑스의 언어학자이자 동양학자)는 "아, 내 사랑하는 책들! ..... 너의 모두를 사랑한다!"라고 부르짖곤 했다. 유진필드(Eugene Field, 19세기 미국 작가)는 "아침에 깨면 내 눈은 사랑스런 보물들이 잘 있는지 보려고 방을 더듬는다. 기분좋게 큰 소리로 '안녕, 귀여운 친구들!'이라고 하면 책들은 얼마나 사랑스럽게 나를 보고 싱글싱글 웃는지."  47-48

애서가는 책 고르는 법을 알아서, 다양하게 검토한 후 책을 늘려간다네. 장서광은 그저 첩첩이 책을 쌓아올리지, 때로는 그것을 들여다보지도 않고서, 애서가는 책을 음미하지만 장서관은 책 무게를 달거나 평가한다네.  87
장서광이 많은 책을 닥치는 대로 사거나 진귀한 책을 탐욕스럽게 찾아다닌다면, 애서가는 감수성 넘치는 자질로써 책을 고른다. 그들은 작가, 주제 또는 그 책의 어떤 다른 측면을 좋아하는경우라야 책을 산다.  90

어떤 사람은 생각하기 위해 책을 읽는데 이런 사람은 드물고, 쓰기 위해 책을 읽는 사람이 흔하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말하기 위해 책을 읽는데 이런 이들이 대다수다.  137
모든 점을 고려해볼 때 "책은 과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들은 헛되이 가득 찬 서재를 자랑하면서 텅 빈 머리를 가지고 사는 데 만족한다"고 말한 윌리엄 월러(William Waller, 청교도혁명 당시의 군인)경의 말에 공감한다.  151

책을 사는 온갖 이유 가운데 자기계발주의자들의 그것보다 더 솔직한 건 없다. 이들이 책방을 찾는 데는 기만도, 이중성도 없다. 합리화나 정당화도 없다. 모든 지출에 대해 도덕적으로 적절한지 아닌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심리 작전이나 내면에서 들끓는 목소리들의 미묘한 상호 작용도 없다.  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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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도서관에서 만났다. 그래서 사진에서 보이는 띠가 없었다. 
이 책의 이름만 보고서는 <책여행책>.. 막연히 여행을 자극하는 책들의 소개쯤으로 생각을 하였다.
이전의 책들인 <On the Road> 나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는 타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터뷰 집이었기에 이번엔 책들과의 만남을 전제로 하는 책이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하였다.
그러니 <책, 여행책>이라고 해석을 한것이다. 
책을 펼치고 나서야 내 생각은 착각일 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책여행'과 '여행책'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었고, 두 파트를 이어놓은 제목이었던 것이다.

신선했다. 막연한 생각을 넘어선 이유때문일지도 모르고, 표지의 흔들의자 때문일지도 모르며, 여행과 관련한 내용이 담겨있지만 사진이라곤 한 장도 없는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책의 부제처럼 '휴가없이 떠나는 어느 완벽한 세계일주에 관하여'..
매우 많은 사람들은 여행을 꿈꾸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힌다.
사실대로 표현하면 현실이라는 울타리에 자신을 가둔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은 시간이 있어야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을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여행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나 해외로는..
여행은 정말 시간이 있어야 갈 수 있는걸까?
개인적인 경험으로 비추면 아니였다. 여행은 시간을 내서 가는 것이었다. 배낭여행을 자주 가보기 전에는 가려할때마다 무언가의 발목을 잡는 일들이 있었던것 같고, 그때마다 어느정도 무시하고 떠나면 발목 잡을 것 같던 것들은 홀연히 사라졌었다.
 
이 책은 저자가 읽은 책을 통해 관심이 생기거나 알게 된 곳들을 가게 된다. 2부에서는 여행책이다. 말그대로 자신의 여행지중에 특정 지역들에대한 언급인데 개인적인 경험들을 통해 알게되고 느끼던 감정들을 풀어 놓았다.
매우 읽기 쉽게 그러면서도 그림을 그려볼 수 있게..

어쩌면 '여행'이라는 단어가 사람들마다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러한 생각이 다시금 들기도 하였다.
저자가 언급한 지역중에 내가 가본곳과 동일한 지역에 대한 글을 읽을때는 공통적으로 가진 느낌과 전혀 다른 느낌이 공존하고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있듯이, 그래서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할 것이다. 또한 가치기준의 차이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환경의 차이도 있을것이다. ..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는 있을것이고...
그래서 서로다른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책을 통해 새로운 것의 발견이 이루어지기도 하는것이라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행은 무엇일까?
여행은...


떠.나.고.싶.다. ... 아무 목적 없이 유랑 같은 여행을 하던 시절에는 목적을 가진 여행을 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했지만, 책을 쓰기 위한 여행을 하다 보니 다시 유랑의 시절이 그리워 졌다.  7
책여행은 책을 읽는 행위를 통해 산책하고, 생각하고, 사랑하며 '여행자'로서만이 아니라 삶을 가꾸는 '창조자'로 살아보는 일이다. 사실이건 몽상이건 이런 여행을 통해 세계와 좀더 가까워진다면, 다른 삶을 보면서 내가 되고 싶은 존재에 근접해간다면, 세상에 이만한 여행은 없다.
세계는 책으로 통하지 않던가. 책 속에 길이 있으니 안락의자에 앉아서도 떠날 수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세상은 한 권의 책, 여행하지 않는 자는 그 책의 한 페이지만 읽을 뿐"이라고 했다. 여행은 책을 읽는 일이다. 여행을 하지 않고 책을 읽지 않으면 세계의 한 구석만을 맴돌 뿐이다. 그럼 나는 지금 세계의 몇 페이지를 읽고 있을까.  9-10

우리는 참 모범적으로, 스탠더드하게 살아간다. 그렇게 살지도 않으면서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만 한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지만, 의문이 든다. 스탠더드라... 왜 그렇게 살아야 하지? 사실 '스탠더드하게 산다'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 눈총받기 싫으니 남들과 비슷하게, 똑같이 살려고 하는 것일 뿐!
한국에서 스탠더드는 모범으로 간주되는지 모르겠으나, 스탠더드는 모범이 아니다. 호텔의 객실 등급에서도 스탠더드는 최하위아닌가.  24

내 생각에 여행은 철학보다 몽상에 가깝다. 몽상가가 세계를 꿈꾸는 동안 철학자는 방 안에서 세계를 꿈꾸어야 할 이유에 대해 숙고한다. 물론 숙고도 필요하다. 하지만 난 그런 시간을 이미 너무 많이 보냈다. 그러니 지금은 부지런히 몽상가의 꿈을 꾸는 게 유익하다. 의외로 세상엔 몽상가가 많지 않다.  30
누군가는 "여행을 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으며 일상에서 벗어나는 충동 외에 여행의 목적은 없다"고 한다.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여행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변하는 건 아니다. 일상과 마찬가지로 여행도 '만들어가야'하기 때문이다. 필요한 변화는 자연스레 오지만, 그건 어떤 여행을 했는가에 달려 있다. 진짜 변화는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온다.  37

지하철 바뱅역 바로 앞, 몽파르나스대로와 바뱅거리가 만나는 코너에 카페 셀렉트가 있다. 1925년에 문을 열었으니 85년 된 카페다...  40
나이 지긋한 웨이터가 어디서 왔느냐고 묻더니 엽서를 한 장 가져다 준다. 셀렉트의 기념엽서다. 그에게 이곳에서 일한 지 얼마나 됐느냐고 물으니 10년째란다. 10년이란 말에 깜짝 놀라는 나를 보고 그가 말한다. 
"나뿐만이 아니에요. 저기 저 친구는 13년, 바에 있는 필립은 36년째 일하고 있어요. 카페에도 '영혼'이란 게 있죠. 셀렉트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  43
아침 7시 네온사인에 불을 밝히며 셀렉트가 문을 열면, 그때부터 카페로 와 몇 시간씩 글을 쓰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일광욕도 한다. 햇볕이 잘 들지 않는 집에 세들어 사는 파리 사람들에게 카페는 집 다음으로 중요하다. ..  45

내가 인도에 다녀와 인도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면, 인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라고 인도를 비난하지만, 정작 인도는 죄가 없다. 
내가 그랬듯 사람들은 모두 자기의 경험만 가지고 인도를 멋대로 재단한다. 
인도를 여행한다는 건 엄청나게 불편하고, 심지어 무정부주의적인 혼란을 경험하는 일이다. 인도의 혼란은 가공할 만하다. 극단적으로 이그저틱(exotic)하다. 인도에 가면 지겹게 듣게 되는 말, "이것이 바로 인도다(This is India)!"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나를 속이거나 하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니 화를 내거나 흥분할 필요 없다. 무슨 일이 생겨도 그저 "캬(그게 뭐냐)?" 하고 빈정 담아 한소리 해주거나 "앗차(좋아)!"하고 한마디 하고 잊으면 그만이다.  61
받아들이지 못하면 인도를 떠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인도에서는 그저 경험할 뿐이다. 카오스와 아나키즘적 정신을 경험하는 게 인도 여행의 백미다. 인도에서 봐야 할 것은 온갖 '혼란'이다.  63

여행은 일상과 일탈의 경계를 미묘하게 드러낸다. 일상은 일탈을 꿈꾸고, 일탈은 일상을 꿈꾼다.
누구나 일탈을 꿈꾸지만 행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몸도 마음도 무겁다.  66
"여행을 왜 하세요?"
"여행을 통해 무엇을 얻었나요?" 종종 받는 질문이다. 표현은 완곡하지만 실제로는 "도대체 뭐가 있기에 그렇게 오랜 시간 떠돌아다녔느냐"는 의문이다. 난 되묻는다. "여행을 해본 적이 있나요?"  71

처음엔 시간을 구별하려고 애썼다. 하루에는 아침과 저녁이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게 없어져 버리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조바심을 냈다. 하지만 열차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달릴 뿐이다. 시간은 구분되지 않는다. 어느 순간 체념에 빠진다. 기차의 흔들림, 소음마저도 시베리아 탓이려니....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는 건 차창 밖 빈 공간에 시간 밖으로 떠난 내 이야기를 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내게도 '새로운 시간'이 필요하다.  90

누군가 글을 쓰고 싶은데 밥벌이를 걱정하면 '일단 쓰는 게 먼저'라고 말한다. 무슨 일을 하는 데 신중한 것보다는 '그냥 하는 게' 언제나 유익하다. 세상에는 팔리건 안 팔리건 무조건 써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런 사람들은 대개 성공한다.  94
<보헤미안의 샌프란시스코>는 한가지 답을 준다. '삶을 오랫동안 생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감정적으로나 존재적으로 그 지지기반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 그 한 가지 방법은 보헤미안의 국제도로 위에 있는 한 정거장에 내려서 그 도시에 머물며 글을 쓰는 것이다. 이를테면 바르셀로나 또는 프라하의 거리를 어슬렁거리며 산책하다가 가끔씩 발길을 멈추고 글을 쓰는 삶의 방식, 그렇게 글 쓰는 인생을 축복하는 것이다.  95

독일에서 영화 공부를 한 몽골 여자 감독이 만든 <황구의 동굴>이란 영황에서 여섯 살 여자아이가 할머니에게 묻는다.
"할머니, 제가 다음 생에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나요?"
할머니는 그저 웃기만 한다. 그러고는 쌀을 한 줌 쥐더니 똑바로 세운 바늘 위로 떨어뜨린다. 펑펑 눈이 쏟아지듯 쌀알이 무수히 떨어져내린다. 쌀알들과 바늘은 아주 가까이 있지만 만나지 못한다. 
"잘 만나지 못하는 구나."
할머니는 다시 쌀을 한 줌 집어 뿌리고 또 뿌린다. 하지만 바늘 끝에는 쌀알이 머물지 못한다.
"다음 생에 사람으로 태어나기란 쌀알이 바늘 끝에 얹히는 것만큼이나 어렵단다. 얘야. 그래서 사람으로 살고 잇는 지금의 삶이 그토록 소중한 거란다."  116
"옴마니밧메훔, 옴마니밧메훔(모든 사람은 연꽃 위의 보석입니다. 모든 사람은 연꽃 위의 보석입니다.)"  116

알랭 드 보통은 레이크디스트릭트를 여행하면서 이렇게 썼다.
'도시의 떠들썩한 세상의 차량들 한가운데서 마음이 헛헛해지거나 수심에 잠기게 될 때, 우리 역시 자연을 여행할 때 만났던 이미지들, 냇가의 나무들이나 호숫가에 펼쳐진 수선화들에 의지하며, 그 덕분에 노여움과 천박한 욕망의 힘들을 약간은 무디게 할 수 있다.'  125

"왜 하필 그곳에 가려고 하죠?"
"스페인까지 가서 한 달 동안 걷기만 한다고요?"
산티아고에 간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물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보는 그들에게 흔쾌히 해줄 답이 없어 난감했다. 산티아고를 절반쯤 걸었을까, 길 위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나서야 알았다. 그토록 한심한 행색으로 왜 그 길을 걷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을. 하지만 카미노에서는 왜 걷는지를 아는 것보다는 그저 앞으로 걸어가는 게 중요했다. '엘 부르고 라네로'의 대피소 벽에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순례자여, 당신이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곧 길이다. 당신의 발걸음, 그것이 카미노다.'
나는 카미노에서 현재를 살았다. 하루하루를 어제와 다르게 보낸 그 시간은 모험이었다.
나는 내가 세운 계획대로 카미노를 걸으려 했고, 그러지 못할 때 스트레스를 받았다. 내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이었다.  136
카미노에서 걷는 속도를 늦추자 오히려 서두를 때보다 더 많이 걸었고 불안도 줄어들었다. 
나는 정신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이곳에 왔다. 하지만 내가 잊고 있는 게 있었다. 성장을 위해 치러야 할 대가, 그것은 어깨를 짓누르는 배낭의 무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138
카미노는 가르쳐주었다. 실망을 하더라도 집착하지 말며, 현재를 누리되 집착하지 말라고.  139

여행은 아름답다. 여행은 두렵다. 여행은 설렌다....
청춘은 아름답다. 청춘은 두렵다. 청춘은 설렌다....
헤어지고 다시 만나지 못해도 괜찮다. 어차피 구하고 싶은 걸 구할 수 없는 게 청춘이다. 방황을 아름답다고 용인하는 대가다. 청춘을 소유할 순 없다. 그래서 아름답다. 마치 흘러간 여행처럼....  
중년의 남자는 청춘을 그리워하고, 청춘만 되찾으면 될 것 같은 생각에 빠져든다. 하지만 그 시절로 돌아간다고 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눈물 없이 그 시절을 살아낼 수 있을까? 다시 아프고, 다시 눈물이 흐르고... 아물어갈 것이다. 청춘은 방황이니까.
우리는 다시 못 볼 길을 떠난 것이다. 일회용 카메라를 든 나이 많은 남자는 그걸 안다. 그의 사진이 무언가를 움켜잡고 있지 않은 이유다.<청춘·길> 
'우리가 떠나온 세계들은 멈추지 않고 계속 돌아간다. 몇 광년이 걸리는 여행에서는 우리가 떠나온 세계가 우리보다 빨리 늙어버리기 때문에 그 세계를 다시 찾을 수 없는 것과 같다. 라오스에는 "씨윗 코 펜법 니(사는게 그런거야, chivit ko pen bep ni)"라는 말이 있다. 머나먼 여행을 떠나면서 친구에게 남기는 말이다. 우리는 어쩌면 다시 못 볼지도 모른다. 그 사실을 우리는 출발할 때 이미 알고 있었다.'  146-147

"그래그래, 그게 세상이야. 맙소사! 그게 세상이야! 길이 있는 한 계속 어디든 갈 수 있어. 정말 굉장해! 맙소사! 너무 굉장하다고! 우리는 계속 달리는 거야!  155
나는 늘 자유를 꿈꾼다. 하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고, 매번 어디로 가야 할지 재기만 한다. 그렇게 신중한 나는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는 걸까?  157

알래스카에선 우리도 언젠가는 자연의 일부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며, 그렇기에 슬픈 일이 닥쳐도 자연을 보면서 견딜 수 있다고 했다.  177
변해가는 생활 속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 자기들이 누구인지를 항상 가르쳐주는 것이 있다. 에스키모들에게는 그것이 바로 고래잡이다.  178
알래스카에서 시간은 서울에서 보다 더 빠르게 흐르는 것 같다. 순간순간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의식하게 된 탓이다. 알래스카에 빠지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모든 생명에게 살날은 얼마 남지 않았고, 나도 예외는 아니라는....그러니 인디언섬머처럼 투명하게 살고 싶다는.... 물망초의 꽃말은 '나를 잊지 말아요(forget me not)'  179

일곱 살 때 소아마비로 오른쪽 다리를 절게 되고, 열여덟 살 때 교통사고로 척추와 골반이 부러진 프리다의 불행만을 떠올리고 있는 거라면, "그렇게 슬퍼하지 않아도 돼요."라고 말해주고 싶다. 프리다에 대해 말할 때 '그림으로 고통을 승화시켰다'는 식의 말이 상투적인 것처럼, 그녀가 당한 사고만으로 그녀를 불행한 여인으로 만드는 것은 당치 않다. 프리다는 한술 더 떠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나 때문에 눈물을 흘리나? 교통사고나 디에고의 외도로 인한 고통이 내 삶의 전부는 아니야. 기쁨과 절망이 공존하긴 했지만 나는 원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았어. 내가 당신보다 불행할 거라는 생각은 착각이야.  184-185

내 앞에 놓인 길만 보면 가슴이 설레고, 그 길로 가야만 할 것 같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불쑥불쑥 그럴 때가 잇다. 하지만 어딘가에 뿌리를 내리고, 조그만 집을 짓고, 거실의 통창과 테라스 너머 산과 들이 보이는 곳에서 낚시를 하고, 채소를 키우고, 글을 쓰며 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햇살이 따스한 날엔 바람을 맞을 수 있는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도시락을 들고 피크닉을 가면 좋겠다. 돈이 필요하다면 방을 두 개쯤 더 만들어 게스트하우스처럼 손님을 맞으며 살면 되지 않을까?  200
한국을 떠나야만 여행을 하는것이 아닌 것처럼 길은 집 밖에만 있지 않다. 길에는 시작과 끝이 있을까?  201


여행을 하는 데 나이는 상과없지만, 무엇을 느끼는가는 나이에 따라 다르다. 지금 여행을 하는 느낌과 스물일곱 살때 여행을 하는 느낌은 다르다. 스물일곱에 '청춘의 여행'을 한다면 이제는 '마흔의 여행'을 한다.
나는 이제 전보다 여행을 더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무엇을 봐야겠다고, 어디에 가야겠다고 안달하는 게 덜해졌다. 무엇을 보지 못하면 다음에 와야지, 사진을 찍지 못하면 마음에 담아야지, 순순히 수긍한다. 여행을 가서까지 속을 태우며 조급하게 굴 이유는 없다. 안달은 한국에서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길 위에서 지금 이 시간을 즐기려 한다.  334
배낭여행은 대개 청춘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배낭여행은 중장년 여행자들에게 더 잘 어울리는지도 모른다. 낯선 세상을 받아들이는 깊이가 오로지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할 순 없지만, 여행을 하면서 다른 세상을 대하는 시선만은 연륜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흔의 여행'이 좋다.  335
청춘의 시절에는 원하는 대로 여행을 즐겨라. 원하는 모든 것을 시도하라. 때로는 가이드북의 정형보다는 방종이 더 유익하다. 청춘에겐 더욱 그렇다.  337

<여기에 사는 즐거움>에서 '지구를 제집처럼 돌아다니며 목숨을 걸고 배우는 것도 의미 있는 삶의 방식의 하나다. 하지만 그런 삶을 대다수인 우리가, 더욱이 일생 동안 계속할 수는 없다. 인생의 어느 시기에 배움과 동경의 여행은 끝나고, 여기에 사는 게 시작된다. 여기에 산다고 하는 것은 인생여행의 참다운 시작이다.'
동시에 여기에 산다는 것은 '여기에 사는 슬픔과 괴로움'을 받아 안는 일이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은 가엾고 불쌍한지 모른다.
'여기에 산다고 하는 것은 호화로운 즐거움을 찾는 게 아니다. 그런 즐거움이 있어도 물론 나쁘지 않다. 그러나 내게는 일상 속에서 계속 되는 즐거움이야말로 가장 좋다.
좋은 땔감을 때면 자연스레 불길도 좋다. 좋은 기분으로 불을 때면 저절로 좋은 불길이 생긴다. 그날은 손수 골라온 좋은 땔감으로, 그리고 좋은 기분으로 불을 지폈기 때문에 흔히 볼 수 없는 불길이 조용히 타올랐다. 겨우 목욕물을 데우는 일뿐이기는 하지만, 그런 불을 바라보고 잇으면 인생은 완벽하고 무엇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듯 느껴지곤 한다.'  348-349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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