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지 않아도 상관없다. 아무튼 손님이 읽고 싶은 책이 그곳에 놓여 있는 계기와 상황을 서점원이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POP는 그것을 연출하는 하나의 방법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이토 씨는 잡지 판매대를 아침, 저녁으로 다르게 새로 진열했다. 서점을 찾는 손님의 연령층이 아침, 저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32-33


이미 잘 팔리고 있는 책을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팔릴 수 있는 책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 매장에서 일구는 단계를 밟지 않은 것은 진짜 판 책이라고 할 수 없다.  46


서점원이 직접 책을 읽고 매장에서 가장 큰 효과를 기대할만한 시기를 가늠해 어떤 책에 어떤 의견을 첨부해서 홍보를 전개할지 고민해야 한다. .. 페잔점 매장에서 팻말과 POP를 동원해 소개하는 책은 우리가 팔고 싶은 책이다. 만일 그럴 생각이 없는 서점에 POP만 가져댜 놓는다면 그곳 서점원에게는 자신들이 팔고 싶은 책이 아니라 '팔아주는 책'이 되어 버린다.  47


차근차근 일궈서 우리 서점에서는 그 책이 달리 보이는 POP를 매장에 걸면 어떻게 될까. 정말 책이 움직인다.  48


책 한 권을 팔기 위해 필사적으로 생각해야.. 서비스도 신경 쓰고 서가 관리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그야말로 손님 입에서 한 번 "이건 아닌데."라는 말이 나오면 그 손님은 더 이상 서점에 오지 않는다. 그래서 매장 관리에 항상 신중을 기해왔다. 그 일을 게을리한 순간 동네 서점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 어떻게 손님에게 지지받을까, 한 권 한 권 어떻게 팔까. 오로지 그 생각뿐이다. 그리고 나에게는 그런 시간이 그 무엇보다 즐거운 시간이다.  57


단순히 책을 진열하는 것만으로는 절대 팔리지 않는다. 이거다 싶은 책에 어떠헥 시간과 열정을 쏟을까. 그 책을 어느 정도의 시간 간격으로 팔지, 시간의 추세를 생각해야 한다. 손님이 그 책과 어떤 식으로 만나면 그 책의 매력을 최대한 느낄 수 있을까. 그것은 서가를 만드는 서점원이 추측해야 한다.  64


사람들로부터 "책을 파는 즐거움이 뭐예요?"하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늘 느끼는 일인데, 책은 읽은 사람에게 상호작용을 유발해 변화를 일으킨다. 꼭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싶다는 생각은 없지만 독자인 손님 안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만한 책을 제공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 손님이 어떤 책이 필요할지 상상해서 스스로 책을 만날 수 있도록 여러 길을 만드는 것이 서점의 역할이자 즐거움이다.  69


서점의 개성에는 그 동네의 개성이 녹아 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한다. 그 동네 사람들이 어떤 책을 얼마나 사느냐로 서점에서 우선하는 책이 다랄지고 구색을 갖추는 상품의 폭도 넓어진다. 그 지역만의 서가가 만들어지는 것이고, 동네가 서점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78-79


지금은 데이터로 반품이 자동으로 가능하다. 며칠 팔리지 않으면 며칠 후에 반품한다고 데이터화되었다. 이래서는 서점원에게 한 권 한 권 그 책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팔리는 이유와 팔리지 않는 이유를 생각할 필요도 없어진다. 데이터가 매장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없도록 만들어버릴 우려가 있다. 그리고 데이터의 조종을 받을면 책은 결국 그것들이 '팔아주는' 것이 되어 버린다. 거기에 서점원의 판단이 개입할 수 없어서 '판다'라는 의식이 사라진다. 이래서는 일이 재미있을 수 없다. '책이 좋다'는 단순한 생각이나 데이터에 휩쓸려서가 아니라 자기 생각으로 책을 팔고, 팔리면 그 이유를 파악한다. 매장에서 일어나는 일에 늘 주목하고 늘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114


- 홋카이도의 이와타 서점에는 전국에서 주문이 쇄도하는 '1만 엔 선서' 서비스가 있다. 서점 주인 이와타 씨가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진지하게 선정한 '책'을 1만 엔어치 골라 담아주는 독자적인 기획인데, 책을 고르기 전에 주문한 사람의 가족구성과 직업, 지금까지 살면서 즐거웠던 일, 슬펐던 일, 읽은 책의 평가 등에 관한 대화를 나눠 그 사람이 가장 기뻐할 책을 보낸다고 한다.  121


이전에는 가능했는데 이제는 할 수 없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려도 앞으로 이런 것을 해볼 수 있을까 하며 제안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앞이 보이지 않는, 긴 시간을 두고 생각해야 하는 물음의 답을 찾기는 어려운 일이다.  129


독서의 즐거움은 독자가 직접 책을 선택하는 데서부터 시작 된다. 그렇게 스스로 선택하는 즐거움과 기쁨을 맛보는 것 또한 독서의 일부다.

책을 읽는 이유에는 기능적인 독서, 오락적인 독서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독서는 마음을 일구어 자신 안에서 자라난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생각들을 결실로 수확한다. 독서로 자신이 변화하고, 마음에 새롭게 생겨난 무언가를 키우고, 읽은 내용을 일상과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책 한 권 한 권을 어떻게 만날까. 또 읽고 싶은 책을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그런 체험의 축적이 독서에 대한 욕구로 이어진다. 책과의 만남의 장은 어디든 상관없다. 인터넷, 서점의 매장, 텔레비전, 잡지, 어느 누군가의 추천 등 한 권의 책에서 또 다른 책으로 이어지며 읽어보고 싶다는 자극을 주는 계기는 많을수록 좋다. 하나의 흥미와 호기심에서 다른 책으로이어지는 여정을 생각했을 때 그 가능성은 무한하다. 그것이 책의 매력이다.  165


그 서점의 얼굴을 확실히 드러내지 않으면 소규모 서점은 침몰한다.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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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재발명되어야 하는데... 안락한 자리만을 바라지. 그런 자리를 차지하고 나면 마음은, 아름다움은 사라지고 말지." - 아르튀르 랭보, <지옥에서 보낸 한 철>  9


프랑스의 철학자 알랭 바디우는 <사랑 예찬>에서 시인 아르튀르 랭보의 시집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의 [착란 1]에 나온 시구를 빌려 와 이렇게 적었다. "사랑은 재발명되어야 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어디 사랑만이 그러하겠는가. 랭보의 시 역시 시의 재발명이었고, 오늘날 하염없이 스러져 가는 세월 속에서도 놀라운 자태를 뽐내는 동서고금의 미술 작품 역시 재발명된 회화, 조각들이다. 영화 또한 재발명되어야 한다. 재발명된 것들이 모여 있을 때 비로소 '삶의 재발명'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오시마 나기사의 <감각의 제국>, 루이스 부뉴엘의 <비리디아나>, 피에르 파솔리니의 <살로, 소돔의 120>, 스탠리 큐브릭의 <시계태엽 오렌지>는 모두 (우리의 삶을 둘러싼) 기존의 영역을 재발명한 영화들이다. 이들 감독의 재발명 방법은 매우 강력하다. 그들은 사랑에 대해, 종교에 대해, 사디즘과 카니발리즘에 대해, 폭력과 도덕에 대해 극단적인 지점까지 밀고 나갔다. 저 영화들은 관객으로 하여금 구토하게 하고, 혐오감에 빠지게 하며, 심지어 영화에 대한 생각 자체를 바꾸어 놓았다

. 우리는 이러한 재발명을 꿈꾼다.  10


여기서 다워진 영화들은 기존 영화가 지닌 통념과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다. 새롭게 구현된 재발명은 우리들 스스로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할 뿐만 아니라, 인간은 무엇인지, 사랑은 무엇인자, 성은 무엇인지, 폭력은 무엇인지, 종교는 무엇인지, 나와 너는 누구인지를 질문하게 한다. 새로운 예술은 항상 재발명의 방식을 통해 재질문하고, 재사유하게 한다.

이 책이 단순히 '교양'이나 '입문' 수준에서 읽히기를 바라지 않는다. 우리는 이 책이 삶을 재발명하고, 섹스를 재발명하고, 사유를 재발명하게 하는 '본격적인 재발명 도구'가 되기를 원했다.  11


오늘날 우리는 재발명된 영화와 점점 더 만나기 어려워지고 있다. 그 까닭은 영화가 더 이상 재발며으이 영역이 아닌, 산업 시스템에 사로잡혀 기성품 복제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발명이 아니라 통속적 반복을 되풀이하고 있다. 진정으로 재발명된 영화는, 쾌적한 극장의 안락한 의자에 앉아 달콤한 시간을 누리고 싶어 하는 관객의 기대감을 배신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이러한 배신(영화의 대중 배신)은 위험천만한 일로 여겨지고 있으며, 사람들 또한 안온한 극장이 제공하는 향락을 즐기다가 더욱 안전한 집으로 귀가하기를 선택한다. 강렬함을 잃은 영화는 금세 잊힌다. 물론, 영화는 아무것도 구원하지 못한다. 다만 하나의 충격파로서 우리를 흔들어 깨울 것이며, 그것을 통해 새로운 길을 내다볼 수 있는 작은 틈을 보여 주리라. 그럴 때 영화는 친구가 된다.  12





전체적으로 그런 기운이 느껴지는 섹스 - <감각의 제국> 1976 일본, 프랑스 108분, 오시마 나기사


<감각의 제국>은 1976년에 만든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작품입니다. .. '감각'이라는 말은 작지만 큰 울림을 지녔어요.  21


동시대를 대표하는 괴물은 '좀비'예요. 좀비의 가장 큰 특징은 감각이 없다는 것이지요. 

여러분은 지금 어떤 고통을 느끼고 있나요. 혹은 어떤 무감각에 빠져 있나요.  22


<감각의 제국>은 1936년도에 실제 일본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었어요. 일본을 떠들썩하게 했던 치정 사건을 재현하면서도(내부를 들여다보면서도), 바깥의 시스템(국제 합작)을 통해 주제 의식에 다가선 셈이니까요.  27


많은 이들이 사랑은 금기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사랑의 형태에 대해서만큼은 엄격한 잣대를 갖고 있어요. 불륜이 대표적인 사례죠. 

그런데 사랑과 불륜 중 어떤 것이 더 큰 범주에 속합니까.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사랑이 더 큰 범주에 속할 겁니다. 상위 범주에 해당하는 사랑은 금기가 아닌데, 그 하위 개념인 불륜이 금기에 속한다는 건 좀 아이러니하지 않은가요.  29


현실을 들여다보면 사랑에 대한 금기가 참으로 많아요. 불륜도 그렇고,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커플로 잏상한 눈으로 바라봐요. 동성애에 대한 갑론을박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사랑이 금기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금기들을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은 대단히 협소한 것'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습니다. 금기를 넘어서지 않을 때에만 우리는 사랑을 '사랑'이라고 여기게 되는 겁니다. ..

인간의 자유를 품은 사랑은 '모든 것을 무릅쓰고' 실천하는 행위예요. 이 영화가 위험하고도 지독한 사랑을 다루는 건 협소한 통념을 까발리기 위함이에요.  30


<감각의 제국>이 누군가에겐 '불편한 사랑 이야기'라는 점이 중요한 겁니다. 이들의 강렬한 러브 스토리는 통념에 의해 마비된 감각을 흔들어 깨우니까요.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사다는 기치의 성기를 자릅니다. 흔히 상대를 파괴하는 건 사랑이 아니라고 말할 겁니다. 그런데 기치는 기꺼이 그 순간을 용인합니다. ..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까지 상대를 용인할 수 있을까요. .. 저로서는 감히 못 할 일이기에, 이들의 사랑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게 바로 <감각의 제국>의 출발점입니다. 타인의 사랑을 함부로 판단하지 마라!  31


나의 알몸은 상대에 대한 솔집함과 사랑을 드러낸다고 생각하는 반면, 전적으로 타인인 누군가의 알몸은 정상적인 것을 벗어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타인이 '옷'으로서 드러나기를 바라죠.

왜 그럴까요. 이것은 인간 사회가 지닌 인식의 문제와도 깊이 연관돼 있어요. 옷은 타인의 경제력, 신분, 직업, 성별 등을 나타내는 기호입니다. 벌거벗은 몸은 '존재 그 자체'로 다가오기에, 우리는 그 타인이 누구인지 분별할 수 없어요. 그게 불편한 겁니다.  32


'벌거벗음'은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삼아요. 일종의 평등주의적 태도죠. 어쩌면 '복면 시위'도 이와 같은 맥락이겠죠.  32-33


그들의 나체는 불편한 게 아니라 오히려 불쌍한 것일 수도 있어요. 벗은 몸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니까요. 항상 그 벗은 몸으로 시대의 흐름에서 벗어나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존재인 거죠.  34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이 말했던 유명한 '무인도 농담'이 있어요. 한 농부가 무인도에 아름다운 슈퍼 모델과 단둘이 갇혔어요. 상황이 좀 그렇다 보니, 결국 두 사람은 성관계를 갖게 됐죠. 그 후 슈퍼 모델이 농부에게 좋았느냐고 물어봐요. 그러자 농부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좋았지만, 딱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 부탁을 하나 들어줄 수 있느냐.'라고 대꾸하죠. 그는 슈퍼 모델에게, 얼굴에 수염을 그리고 밀짚모자를 쓴 채 곁에 와 달라고 부탁해요. 슈퍼 모델은 그 청을 들어줍니다. 그녀는 약속한 대로 남장을 하고 농부의 곁에 와 앉죠. 그러자 농부가 슈퍼 모델을 툭 치며 말을 걸죠. '어이, 친구! 방금 내가 멀 했는지 알아? 그 유명한 슈퍼 모델과 잤다고!'

기치와 사다. 이들 두 사람도 그래요. 끊임없이 자신들의 결합을 과시하고 싶어 해요. .. 페이스북에 '아무개와 연애 중'이라고 자신의 '상태'를 공개하는 것도 같은 심리예요... 사람들은 기꺼이 자신의 상태를 노출합니다. 자신들의 관계가 은밀하기를 원하는 듯하지만, 동시에 노출되기를 원하는 거죠.

사다와 기치를 변태라고 욕하지 마세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자신을 노출하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노출한 신체를 누군가가 봐 주기를 강렬히 희망합니다.  34-35


<감각의 제국>에 등장하는 사다와 기치의 벗은 몸에 대해 부끄러움이나 불편함을 느끼셨다면, 그건 분명 자신의 벌거벗은 몸을 응시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 그 누구보다도 정열적으로 사랑했던 사람들. 우리도 이만큼 나아가 볼 수 있을까, 사랑의 자유를 극단적으로 밀고 가 볼 수 있을까? 부끄럽게도 그러지 못할 겁니다. 수치심은 아주 끈질기게 인간의 판단과 사유의 발목을 붙잡고 있으니까요.  37


조르주 바타유가 쓴 <에로티즘>을 참고 문헌.


왜 인간은 이토록 섹스를 하고, 일체감을 얻으려고 할까요. 바타유는 동물과 인간의 섹스를 구분합니다. 동물의 섹스는 후손을 남기기 위한 생산성을 무엇보다도 중시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섹스는 생산에 관심이 없어요. 우리들 모두 '자손을 꼭 남기고 말겠어!'라고 생각하며 섹스를 하지 않잖아요. 오히려 섹스를 통해 쾌락을 추구하죠. 바타유에 따르면 인간은 에로티즘을 통해 쾌락을 추구하는 유일무이한 동물이에요.  40-41


인간은 쾌락을 위해 죽음 직전에까지 이르는 격한 에로티즘을 추구하기도 해요. .. 단지 벗는 행위뿐 아니라 성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금기가 존재하고, 질서를 부여하기 위해 제도화하죠. 에로티즘이 야기하는 '쾌락의 혼돈'을 억누르기 위함이에요. 동시에 미묘한 건, '에로티즘은 금기가 없으면 추구될 수 없다.'라는 바타유이 말입니다. 금기를 위반하는 것만큼 짜릿한 쾌락이 없거든요. 그래서 에로티즘과 금기는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붙어 있습니다.  41


에로티즘의 관점에서 보자면 <감각의 제국>은 두 사람 사이의 쾌락을 극단적으로 밀고가는 영화예요. 그들을 둘러싼 금기가 강렬하면 강렬할수록 이들은 더 강한 쾌락에 중독될 수밖에 없죠.  42


아무리 사랑이라도, 그 본모습을 정면으로 응시하기는 힘들죠.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는 쓰고 맛이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 포장하면 이보다 더 달콤할 수 없죠.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사랑은 금기인가?'라는 질문을 드렸죠. 사랑이 금기가 아니라고 여기는 건 우리가 '포장된 사랑'을 주로 봐왔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 영화가 보여 주듯, 날것 그대로의 사랑을 마주하면 사실 역겨워요.  43


종교의 금기가 공동체의 금기를 깨는 영화보다 더 자극적인것은 섹스라는 금기를 다루는 영화라고 할 수 있어요. .. 섹스는 여전히 거부감과 결합된 묘한 흥분을 줄 것입니다.  49


들뢰즈처럼 '개념의 창조'를 해보자면 이 영화는 '섹시힐리즘', 즉 '섹스'와 '니힐리즘'을 합친 새로운 개념으로 읽을 수 있어요. 사실 아주 쉽죠. 소유욕의 화신인 사다와 인생이 허무한 남자 기치의 이이기예요.  50


사다의 상황은 빤해요. 그녀는 어린 나이에 남편과 헤어졌고요. 건강하죠. 나이도 분명 20대 초반일 것 같아요. 사다는 갈 데까지 가려고 하고, 소유하고 독점하려고 하죠. .. 사다는 알아요. 이 남자의 허무를 채울 수 없다는 걸요. 그래허 계속 섹스를 원하죠.  .. 진짜 슬픈 건 기치가 사정하고 난 다음이에요. 더 큰 허무가 그를 덮치고 말겠죠. ..

단도직입적으로 섹스가 허무일 수도 있다는 걸 말하고 있어요. 이 영화의 지침은 거기에 있어요. 섹스로 허무를 달랠 수 있지만, 없애지는 못해요.  51


첫 경험을 하고 나면 누구나 섹스에 대해 품고 있던 큰 판타지가 깨져요. 그래도 그 허무를 채우려고 섹스를 계속 이어 가죠. 인간의 섹스는 그래요. 동물의 발정기와 다르기 때문에 매번 더 몰입하죠. 그 순간적인 충만감을 느끼려고요.  52-53


사실 우리가 금기라고 하는 건 말초적인 것들이에요. 어찌 보면 유치하죠.  53


제가 정의를 잘하지 않았나요? '섹시힐리즘', 섹스+니힐리즘이에요. 허무한 남자를 사랑하는, 허무를 잡으려고 했던 한 여자의 이약. 마지막에 사다는 이 남자를 잡을 수 없다는 걸 깨닫죠. 딱 한 번뿐인 사랑, 목을 조르고 성기를 자르기 직전의 그 마지막 사랑이 그들의 유일한 섹스였을지도 몰라요.  54


결국 중요한 것은 섹시힐리즘에 대한 통찰이 아닐까 해요. 우리는 때때로 허무주의를 달래기 위해 섹스에 몰입합니다. .. 섹시힐리즘은 섹스가 가진 강도와 충만감으로 자신이 느끼는 허무를 채우려는 정신 상태라고 정의할 수 있을 듯해요. 허무는 일종의 무기력입니다. ..

치명적인 섹시힐리즘은 자신의 허무를 오직 섹스로만 채우려고 할 때 작동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행동이든 자꾸 반복하게 되면, 매너리즘에 젖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더 새로운 섹스, 더 기묘한 섹스, 심지어 엽기적이기까지 한 변태적 섹스가 나타나게 되는 거죠. 이럴때 섹스는 이제 그 자체의 즐거움을 잃고, 일종의 절대적인 수단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마침내 섹스마저도 허무주의의 먹이가 되는 거죠.  55


어쩌면 사랑은 기꺼이 더러워지는 것, 타자와 섞이는 일인지도 몰라요. 타액을 섞고, 피부를 어루만져야 정신적으로도 더 많은 걸 공유할 수 있어요. 텔레파시같이 정신적으로, 아무런 접촉도 없이 교감할 수 있는 건 실상 없어요. .. 

롤랑 바르트도 서로의 대화가 애무라고 했죠.  58


한 사람이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주는 모습, 이미 그 자체로 에로틱한 사건'이라고요! ..

섹스를 말초적인 것으로만 생각하지 마세요. 대화는 더 섹시한 성기일 수 있어요. 더 육감적인 향기일 수도 있고요. .. 플라토닉러브? 웃기지 마세요. 플라토닉에 집중하지 말고, 러브에 집중해요. 자신감 없는 사람들이 하는 게 플라토닉러브예요. ..

사랑과 불륜이 구별되는 지점은 어디일까요. 사랑이라 생각하면 밀어붙이고, 불륜이라고 느껴지면 관계를 포기할 준비를 하는 건 아닐까요. 수차례 말씀드렸다시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불륜은 매우 흔한 테마일뿐 아니라 거의 모든 인류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관계 유형 중 하나예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죄악은 아닌 거죠.  59-60


본인의 마음속 울림이 더 중요하잖아요. 제가 하라고 한들, 하지 말라고 한들 뭐가 대수겠어요?

불륜이라는 단어를 살펴보세요. 이 단어는 '아니 불(不)' 에 '무리 륜(倫)'자로 이뤄져 있어요. 사랑의 핵심에는 늘 불륜성이 도사리고 있어요. .. 불륜이라는 건 무리에서 떠나는 행위입니다. 그 땜ㄴ에 우리가 불륜을 저주하는 건 고착화된 욕망이에요. 기존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욕망이 있기 때문이죠.  60


사랑의 핵심은 기성의 해체와 새로운 것을 향한 전망이죠. 그걸 감당할 것이냐 말 것이냐, 그 문제예요. 예전 관계에 너무 많이 의존해 있으면 해체하지 못해요. 그건 아무나 하는게 아니에요.  61


즉각적인 혐오에 따라 판단하지 말고, 무엇이든 숙고해 봐야 해요.  63


회자정리(會者定離 모을회 사람자 정할정 떠날리). 만난 것들은 반드시 이별해요.  66


음란한 사람일수록 섹스를 지나치게 신성시해요. 차라리 매춘부들이 가장 플라토닉한 사랑을 하지요.  69



제 주변엔 안타까운 여자 선배들이 많아요 페미니즘으로 무장하고 있었는데, 돌연 어떤 남자랑 한 번 자고 나더니 결혼해 버리고 말았어요. 그게 성숙한 걸까요? 유치한 사람일수록 자기 수준을 모르면서 성숙한 줄 알아요.  72





비정상적 영혼의 정상화를 위한 폭력 - <시계태엽 오렌지> 1971 영국 137분, 스탠리 큐브릭


"사람에게 자유 의지가 없다면, 그는 이미 사림이 아니지." - 등장인물 신부의 대사  87


1971년에 선보인 <시계태엽 오렌지>는 앤서니 버지스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죠.  91


큐브릭은 '미래3부작'을 선보입니다.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인류가 달에 가기 1년 전에 만든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그리고 <시계태엽 오렌지>가 그것입니다.  92


폭력은 단순히 폭력으로만 끝나지 않죠. 결국 섹스와도 연결이 되고, 정치와도 연결돼요.  96


금기는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는 명령이에요.  97


루드비코 프로그램은 실제로 폭력을 행사하지 않아도, 마음속에 그러한 욕망을 품기만 해도 고통받도록 만들어 버린 거예요. 즉, 루드비코 프로그램은 '욕망'을 처벌합니다.  98


이 영화가 논란을 일으킨 건 '우리는 모두 선이 긍정적이고 아름답다고 배웠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야. 인간은 악이든 선이든 스스로 선택할 권리를 가져야 해. 그것이 인간이야!'라고 주장했기 때문이에요. 약물을 주사하든 거세를 하든 따져 보아야 할 것은 자유 의지를 박탈당한 인간이 과연 인간인가, 하는 거예요.  98-99


무엇을 금기하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선뜻 선택할 수 없을 때 바로 금기가 되는 거예요. 선택 할 수 없는 것, 그게 다 금기예요 고를 수 있는 게 단 한 가지뿐이라, 선택이 배제된 것 말이죠. 그래서 이 영화의 주제가 금기인 거예요. 인간은 금기조차도 금기가 아닌 듯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이 영화가 보여 주는 핵심적 주제거든요.  99


인간이 가진 가장 일반적인 특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망하는 게 가장 쉽거든요. 그 순간 나는 뭐가 되느냐 하면 바로 선한 자가 되는 겁니다. 니체는 이걸 '노예 감정'이라고 말했어요.

'주인'은 원망하지 않아요. 주인은 문제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원망하기보다 해결하고 타계할 길을 궁구하죠. ..

우리에게 자유로운 선택이 얼마나 허용됐는지를 살펴보면, 우리 안의 금기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어요. .. 알렉스가 악마였던 이유는(영화 전반부에 나오듯) 그가 욕망을 '행했기' 때문이에요. 우리 역시 다양한 욕망을 갖고 있어요. 다만 그걸 다 표출하지 않을 뿐이죠. 꿈은 자유롭게 꿀 수 있지만, 모든 꿈을 행하지는 않잖아요. 현실에서는 어느 정도 금기가 작동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오직 금기만 남는다거나 강력한 금기에 붙들리면 문제가 돼요. 자유를 빼앗기게 되니까요.  100


금기의 문제. 첫째, 우리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을 때 금기가 우리 내부에서 작동하기 시작해요. 둘재, 모든 것을 원망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노예'가 되고 말죠. 도덕은 태곳적부터 정해진게 아니에요. 단지 그것이 쌓이고 두터워져 금기가 되는 거예요. 한데 보통 대중매체는 이런 금기를 건드리지 않아요. 불편하니까요. 

예술은 금기를 건드리면서 인간의 자유를 드러내는 영역이에요. ..

사유는 쾌락이 아니라 불쾌함의 여지, 즉 '부정성'을 통해 찾아옵니다. 부정성은 왜 이 영화가 불편한지 묻게 하죠.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사유하게 합니다. .. 그것은 금기에 순종하는 게 아니라 금기를 거부함으로써 새로운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드러나는 부정성입니다.  104


타인에 대해 너무 쉽게 정죄하지 말고, 함부로 판단하지 맙시다. 그것이야말로 오늘날 벌어지는 만악의 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니체의 <도덕의 계보>를 이야기했습니다. 윤리적, 도덕적 잣대는 대개 약자들이 맹싢는 거예요. '나는 순수하다.'라고 믿는 거죠. 가난한 자는 순수해요. 힘이 없어 큰 죄를 저지를 수 없거든요.  106


선은 영원한 선이고 악은 영원한 악이라고 보는 시선이 있어요. 그런데 니체는 <선악의 저편>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나에게 선(good)과 악(evil)은 없다. 단지 좋은 것(good)과 나쁜 것(bad)만 있다."라고요. 나한테 어떤지가 중요해요. 독을 써서 죽는 사람이 있고 치료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근원적인 선과 악은 존재하지 않아요. 존재한다면 선생님, 아버지, 체제, 사회가 주장하는 선악일 뿐이죠. 따라서 우리에겐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을 따름입니다. 이걸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끊임없이 뭐가 맞는지 물어보죠. 그러다가는 평생 남의 명령만 받다가 죽는 거예요.  106-107


우리 모두 '폭력'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어요. 그런데 그 뉘앙스는 다 다르죠. 명확히 규정해야 해요. '오십보백보 모두 다 폭력이다.'라고 말하면 잘못된 거예요. 권력자가 사용하는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에요. 폭력이 나쁘다는 교육을 받다 보니, 정당방위마저 폭력이라고 생각해요. 균형 감각이 필요합니다. 물론 최소한의 폭력에도 균형 감각은 꼭 필요하죠.  108


정신분석학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딱 한 가지예요. 외적인 지배가 모든 개인에게 금기나 금지를 내면화시킨다는 것! 그 내면화가 완성되는 순간, 한 생명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새로 태어나게 되는 거죠. '나는 고유한 나'라고 생각하는 건 헛소리예요. 잘 생각해 보세요. 우리들 모두 전부 비슷하게 살고 있잖아요. 누가 누군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요.  113


학창 시절만 봐도 '성적 일등'과 '주먹질 일등'이 학교의 권력을 양분해요. 그들은 서로이 영역을 나눠 갖고 침범하지도, 치고받지도 않아요. 상대의 권력을 인정하는 거죠. 흥미롭지 않나요? 경쟁을 강요해서 일등을 상찬하는 사회 구조에서는 일등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걸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 말이에요. 주먹 일등, 게임 일등, 저항 일등, 공부 일등, 섹스 일등 ... 일등만이 모든 인정과 존경을 독점하는 사회! 아렉스는 바로 이런 사회가 길러 낸 괴물, 아니 이런 사회가 낳은 적장자라고 할 수 있지요.  115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으느 우리 시대에 대한 비판이 될 수도 있어요. 정치권력에는 개기지 못하니 성적 쾌락에만 몰입하는 시대잖아요. 본디 '코미디'란 금기 체계를 건드려서 희열을 주는 거예요. 광대들은 그 옛날에도, 지엄한 왕에게조차 마음대로 시비를 걸 수 있었어요. 그게 광대(피에로)의 역할이었죠. 결국 코미디는 정치와 성(性), 이 모든 것을 건드려야 재미있어져요.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정치적 비판을 제대로 할 수 없어요. 그러니 <SNL>등 온갖 개그 프로그램에 오직 '섹스 코미디'만 오르내리는 겁니다. 알렉스의 경우, <베토벤 교향곡 9번>을 통해 정치적 검열을 당한 거죠. 이제 그는 쫄아서 아무것도 못 할 거예요. 따라서 그에게 남은 건 <싱잉 인 더 레인>의 세계뿐이죠. 미국적 자본주의의 세계, 뮤지컬의 세계 말이에요. 어쩌면 스탠리 큐브릭은 이러한 부분들을 건드리고자 했던 것일 수도 있어요. 어쨌든 알렉스는 정치적 영역에서 거의 '거세'를 당한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그는 섹스를 꿈꿀 수 있게 되면서 '나는 치유됐다.'라고 선언하죠. 정말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도 이렇게 탄생한 것이구나.'하고 깨달았어요.  121


세뇌는 곧 마비입니다. 자기 스스로 어떤 대상에 다가갈 수 없게, 욕망할 수 없게 하는 거예요. 각종 매체를 통해 획일화된 문화가 대량으로 살포되면서 우리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지 잊게 돼요.  127


폭력에 무감각해지는 것은 그것에 반복적으로 노출됐기 때문이 아닙니다. 상처 난 데를 또 다치면 아프지, 무감각해지지는 않잖아요. 단지 매체의 힘으로 무감각해질 뿐입니다. 현실의 폭력과 매체가 다루는 폭력은 질적으로 다릅니다. 물론 현실의 폭력에 대해서도 무각각해질 수는 있어요. 그러나 이때의 무감각은, 매체를 통해 습득한 무감각과는 완연히 다릅니다.  128


검열의 가장 기본적인 단계가 '타인의 눈을 의식하는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해요. 그래서 남의 눈치를 보기 시작하면 자신의 솔직한 모습, 진솔한 욕망을 방출하거나 표현하지 못하게 되는 겁니다.  129


선택을 할 때는 두 갖를 고려해야 해요. 하나, 내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방향.

둘, 내 삶을 지금처럼 그대로 유지하는 방향. .. 어떤것을 선택하려면 그 선택의 단점을 모두 감당할 것, 그리고 버린 선택의 장점을 전부 포기할 것! 이 정도는 각오해야 해요.  131





배신하지 않는 동물의 왕국을 꿈꾸는 정치 - <살로, 소돔의 120일> 1975 이탈리아 114분,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


파솔리니 감독의 논문 <시의 영화>는 오늘날에도 영화 이론을 연구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문헌으로 통해요.  153


금기라는 주제를 다룰 때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사드 후작이죠.  154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대사라 할 수 있는 걸 인용해 보겠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쾌락을 느낄 수 있는 건 단순히 육체적 쾌락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 속에서 내가 어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들의 말은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성욕, 식욕을 능가하는, 즉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쾌락이라는 점을 노골적으로 보여 주죠.  160-161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는 <성의 역사: 앎의 의지>에서 권력의 문제를 흥미롭게 성찰합니다. 군주의 주권적 힘을 '생살여탈권'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왕이나 군주가 타인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 인간이 타인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면, 그런 권력은 분명 신적인 쾌락을 줄 겁니다. 파시스트들은 이러한 상황에 흥분합니다. 그래서 파시스트가 행하는 권력과 폭력의 강도는 점점 더 세질 수밖에 없어요. 마치 무언가에 중독된 것처럼 말이죠. 맞아요. 그들은 자신들의 권력에, 그것이 주는 쾌락에 중독되어 가는 거예요.

자본주의도 비슷하죠. 돈이 곧 권력이 되는 시대인 겁니다. 돈이면 못 할게 없다는, 즉 갑질의 야망을 품게 돼요. 타인에 대한 배려는 사라지고,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해지죠. 파시즘이 인종주의로 모든 사유를 차단했듯, 자본주의는 돈을 통해 모든 생각을 단순화합니다. "돈 주면 될 것 아니야!" 파시즘과 자본주의는 모두 '한 가지'로 세상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재편하는, 권력의 놀라운 횡포를 보여 줍니다.  162


파시스트들은 소년과 소녀들을 사물로 취급합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가 아름다은 엉덩이를 선별하는 장면입니다. 인간을 상품으로 보는 거이죠. 이러한 시선은 파싯트만 지닌 게 아니에요. 돈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강력하게 드러나는 부분이죠.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사물화해요. 그런 면에서 파시즘과 자본주의는 서로 연결됩니다. 인간을 사물처럼 대하는 파시즘은, 생며을 돈으로 환산하는 자본주의와 등가를 이루죠.  165


<살로, 소돔의 120일>은 파시즘의 행태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예요. 그런데 이걸 정면으로 보지 못한다면 진짜 세상에 대해선 아예 편히 눈감아 버리게 되지 않을까요.  171


'리베르탱(libertin)'이라는 말입니다. 이걸 검색해 보면 '자유연애주의자'라고 나올겁니다.  174 


우리는 열심히 사랑해야 저항할 수 있어요. 남자가 손을 의연히 들어 올리는 장면, 그게 파솔리니가 말하려고 했던 것의 전부라고 봐요. 파시즘에 저항하지 않으면 우리는 강간당하고 똥을 먹게 되고, 누군가를 고발해 가며 죽여야 해요.  178


온몸으로 체험해 본 우여곡절이 없으니, 남의 이야기만 앵무새처럼 읊조리는 거예요.  186


'절차적 민주주의'라는게 있죠? 이 절차들이 우리를 죽여요. 가령 우리가 시위를 한다고 해 봐요. 헌법에 '집회와 결사의 자유'가 있으니, 당당하게 해도 될 것 같아요. 그런데 놀랍게도 '도로 교통법'을 더 우선시하죠. 씨발, 이게 뭐야? 그래서 불만을 제기했더니, 옳다구나 하면서 소송을 걸어 보래요. 지금 시위하기도 바쁜데, 대법원까지 가야겠어요? 절차를 복잡 미묘하게 만드는 게, 바로 부르주아 사회의 특징이에요. 

소송이 발생하면 대기업이나 자본가들은 당장 변호사를 사죠. 하지만 대다수의 가난한 사람들은 변호사를 만날 수조차 없어요. 그러니 소송 과정에서 우리는, 약자들은 진이 빠질 수밖에요. 대기업은 변호사에게 소송을 맡기고 다른 일을 하는데, 우리는 생업을 제쳐 두고 재판에 몰입해야 해요. 설령 소송에서 이기도라도 우리는 망한 거죠. 그중 제일 치사한 게 파업했다고 업무 방해죄로 고소하는 놈들이죠. 정말 법대로 끝까지 가면 결국 노동자가 이길 테지만, 법정에서 소송을 이어 가는 수년 동안 그 사람은 뭘 먹고살겠어요? 어느 광고 문구처럼 '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하는 거죠.  187-188


이탈리아 철학자 중에 그람시라는 사람이 있어요. 그람시가 가장 문제시했던 게 바로 '투표를 통해' 무솔리니를 뽑았다는 사실이었어요. 뻔히 전쟁을 일으킬 미친놈을, 무려 선거로 뽑은 거예요! 우리로 따지면 이명박이나 박근혜를 왜 대통령으로 뽑았느냐, 하는 수준의 문제랄까요. 누가 봐도 정리 해고를 하고 임금 피크제를 시행할 사람들인데도 찍잖아요. 그가 또 지적한 게 있었는데, 이탈리아 대중이 크로체라는 작가를 좋아한다는 사실이었어요. 우리나라에 맞게 말하자면, 왜 사람들이 이문열과 신경숙을 그리도 좋아하는지, 의문을 품었던 거죠. 그러니까 좀 진보적이고 삶에 진짜 도움이 되는 쓰디쓴 이야기는 싫어하고, 보수적이고 대중적이기만 한 글을 좋아하느냐는 거였어요.  193-194


사실 우리가 보는 많은 영화들, 그중에서도 '수직적 관계'를 강조하는 영화들은 몽땅 파시즘적이에요. 남편이 부인을 때리고, 아버지가 자식의 결혼에 반대하는 것도 일종의 파시즘이에요. 파시즘이 아닌 건 '수평적 관계'예요. 가령 파시즘의 허구성을 다룬 게 있다면, 바로 홍상수의 영화예요. 가부장적 권력을 휘두르려는 남자 주인공들이 정말 보잘것없이 그려지잖아요. 그러니까 직접적으로 정치를 다루지 않더라도 제대로 된 감독들은 다 그런 걸 만든다고요. ..

예술과 인문학의 궁극적 귀결은 자유와 사랑이에요. ..

홍상수 감독은 누가 보든 안 보든, 생활 속의 파시즘을 고발하는 작업을 멈추지 않아요. 반면 이문열과 신경숙의 문학은 비난을 피할 수 없죠. 이문열에게는 뿌리 깊은 영웅주의가 있고, 신경숙에게는 남성에게 복종하며 정신 승리만 해 대는 태도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그런 이야기만 읽으려고 해요. 자신의 얘기, 나를 위로해 주는 이야기만 듣고 싶은 거예요. 비정규직이 많다. 취업이 불안하다. 통탄하면서 오히려 그런 책을 읽죠. 가슴을 후벼 파는 작품은 외면하고요. 결국 똥을 던질 수밖에!  194-195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주길 바라는 종교 - <비리디아나> 1961 스페인 90분, 루이스 부뉴엘


그가 극도로 혐오한 것은 종교적 도그마, 맹신주의, 교회의 위선과 억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14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본 건 '줄넘기'예요. 

첫 번째 장면에서 하녀의 딸이 혼자 줄넘기를 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장면에서는, 비리디아나가 소녀와 함께 줄넘기를 합니다. 

그런데 이 줄넘기는 숙부가 자살할 때 목을 매는 도구로 쓰입니다. 숙부의 집으로 돌아온 비리디아나가 줄넘기를 목격하고, 곧장 장면이 바뀌더니 다시 줄넘기를 넘는 소녀가 나옵니다. 그때 영기 관리를 돕는 남자 하인이 나타나 소녀를 나무라지요. "왜 죽은 사람이 쓴 줄넘기를 가지고 노느냐."라며 말이죠. 그러자 소녀는 "그건 제 것이니까요."라고 당돌하게 대꾸합니다. 결국 소녀는 아랑곳없이 줄넘기를 넘죠. ..

영화 후반부에 갑작스럽게 줄넘기가 다시 등장합니다. 비리디아나는 숙부의 유산을 가지고, 마을 걸인들과 부랑자들을 모아 일종의 생활 공동체를 만듭니다. 그들 중 한 명이 부엌에 있던 줄넘기를 가져다가 자신의 허리끈으로 사용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후 이 줄넘기(혹은 허리끈)는 비리디아나가 부랑자들에게 추행을 당하는 장면에서 또다시 등장합니다. 비리디아나가 완력을 쓰는 부랑자들에게 저항하며 붙드는 것이 바로 그 줄넘기인 겁니다.  221-222


한 사회가 경직되고 금기를 강하게 통제할수록 '이건 꼭 이 방법으로만 써야 한다.'라고 규정을 내려 버립니다. 법의 적용도 마찬가지죠. 사회가 강퍅해지루록 원칙만 강조해 댑니다. 여하튼 사물에는, 근본적으로 맥락이 없어요.  223


줄넘기는 단순한 놀이 기구였어요. 그런데 숙부가 그걸로 목을 매단뒤부터, 줄넘기는 죽음과 관련된 하나의 터부가 됩니다. 이제 줄넘기는 죽음을 암시하는 불길한 대상이 된 겁니다. 하지만 소녀로서는 황당했을 겁니다. 줄넘기는 분명 자신의 소유물이었으니까요. 그러니 무엇이 문제냐며 반문하는 거죠. 이 저항은 뭔가 불쾌하고 미묘한 

느낌을 주는 장면입니다. 이런 느낌은, 영화 후반부에 줄넘기가 부랑자의 허리띠로 전용(轉用 구를전 쓸용)되면서 더 큰 불쾌감으로 증폭됩니다.

줄넘기가 소녀의 손에 들어갔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그저 잠깐의 놀이 기구였겠죠. 자살의 도구도, 성폭력의 도구도 아니에요. 그저 하나의 줄일 뿐인데 우리는 이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상한 용도로 사용하지요. 이건 부뉴엘이 사물을 통해 우리의 통념을 흔드는 방식입니다. '줄넘기는 놀이 도구에 불과해.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당신이 장면 장면마다 얼마나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 보라고. 당신은 줄넘기를 제대로 가지고 놀 줄도 모르잖아. 줄넘기는 한 사람의 자살 도구이면서, 성적 뉘앙스를 지닌 폭력의 흉기이기도 해. 그게 사물의 본성이야. 사물은 사용하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 애초에 부여된 본성은 아무것도 없어.  223-224


부뉴엘은 사물에 대한 의미 부여로부터 자유로워지라고, 소녀와 같은 아이가 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흔히 사물에 대한 집착을 페티시라고 합니다. 이 말에는 물건을 신격화하는 미신, 중독적인 욕망까지 아우르는 꽤 광범위한 의미가 들어 있어요. 흔히 페티시즘을 변태 성욕쯤으로 여기는데요. 가령 여성의 팬티에만 유독 집착하는 남자가 있다면 우리는 그의 욕망을 가리켜 페티시즘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사실 페티시즘은 사물에 집착하는 모든 욕망을 가리켜요. 

비리디아나는 예수의 가시 면류관, 십자가, 칼 같은 것들에 집차과죠. 종교적 집착, 성물(聖物 성스러울성 만물물)에 대한 집착도 페티시즘이에요. 

페티시즘은 단순히 변태 성욕이 아니에요. 어떤 사람이 돈을 숭배한다면, 돈에 페티시가 있는 거죠.  ..

페티시는 특정 사물에 집착함으로써 발생하는 다양한 우상화 작업이에요. 

부뉴엘은 이러한 페티시즘이야말로 현대인의 본질이라는 점을 보여준 거죠. 동시에 이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덧없고 무의미한 일인지를 보여 주기도 합니다. 

숙부가 지닌 여자 다리에 대한 집착도 당연히 페티시즘이지요. 페티시에 사로잡힌 인간들은, 결국 자기만의 우상을 품고 있는 겁니다. .. 줄넘기하는 소녀를 달아야 해요. 사물엔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그저 사물일 뿐이에요.  224-225


비리디아나가 집을 비운 사이에 부랑자들이 만찬을 벌이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기념사진을 찍는다며 포즈를 취했을 때 나타난 화면 구도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과 똑같습니다. ..

인간은 원본을 훼손시키는 걸 참지 못하죠. 그런데 패러디를 활용하는 예술의 가장 놀라운 점은 원본을 '모독'하면서 전혀 새로운 흥미와 가치를 유발한다는 데 있습니다. 

초현실주의가 기치로 내걸었던 것 중 하나가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수많은 예술적, 미적 영역을 훼손하고 모독하는 것이었어요. 모독이 왜 중요하냐고요? 모독은 우리를 원본주의나 절대주의로부터 자유럽게 해 주거든요. 그래서 대통령을 희화한 작품이 많은 곳일수록 민주적 사회인 겁니다.  225-226


일단 어떤 대상을 비판하려면 거기에 매혹돼야 해요. 대뜸 보자마자 생리적으로 '저건 무조건 싫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 대상을 제대로 비판할 수 있을까요? 어떤 대상에 흠뻑 빠져 본 사람만이 안팎을 넘나들며 잘 비판할 수 있어요. .. 최악의 비평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무작정 호불호만 던지는 거예요.  228


우리는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은 무조건 착하다.'라는 테제에 빠지기 쉬워요. 부자가 나쁘다는 통념처럼, 가난하고 힘없으면 무조건 착하다는 생각 또한 통념이라는 사실을 부뉴엘은 건드리고 있는 거예요. ..

성직자든 누구든 인간이라면 누구나 위선적인 모습을 가진다는 겁니다.

약자나 소수자는 (약하고 소수이기 때문에) 선할 수밖에 없다는 진영 논리가 생기기도 해요. 그런데 이러한 논리가 더 위험할 수 있죠. 그들을 위하는 게 아니라, 그들을 비좁은 테두리 안에 가두는 일이니까요.  231


라캉은 '여자는 히스테리 환자고 남자는 강박증 환자다.'라고 말했어요. 히스테리라는 단어의 어원은 '자궁'이에요. 엄마 말을 잘 듣던 아이가 갑자기 짜증을 내는 거 있죠. 그런 게 바로 히스테리입니다. 히스테리에 걸리는 사람의 특징은 타인의 욕망만 중시하고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는 데에 있어요. 참고 참다가 갑자기 자신의 욕망이 확 올라오는 거예요. 바로 이럴 때를 가리켜 '히스테리를 부린다.'라고 말하는 겁니다. 히스테리가 유독 여자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타인의 욕망을 자신의 욕망이라고 굳게 믿다가 갑자기 자신의 진짜 욕망을 발견하는 거예요. 

반면 남자는 강박증이에요. 자기 욕망만 중요하다고 여기죠. 가족끼리 산에 가 보면 정확히 알 수 있죠. 오히려 딸들이 항상 산을 잘 올라요. 가족들한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그러는 거예요. .. 남자들은 등산을 하다가 힘들면 중간에 퍼져요. 그러고는 아버지한테 이러겠죠. '아우 씨발, 존나 힘들잖아!' 그러면 가족들이 달래요. 그렇게 법석을 놓아도 남자는 쫓겨나지 않아요. 그게 다 가부장제 때문이에요. 그래서 여자들은 집안일을 도우며 부모의 욕망을 잘 맞춰요. 하지만 아들은 안 그래요.  241


비리디아나의 운명도 행복할 것 같지 않아요. 언제쯤 그녀는 자각하게 될까요? 남자와 자고 싶다는 자신의 욕망을, 힘 있는 남자로부터 안전을 확보하려는 자신의 욕망을... 그래서 비리디나아는 숙부가 가장 원하는 모습에 계속  맞춰 주려고 하고, 호르헤가 바라는 모습에 결국 자신을 맞추고 마는 히스테릭한 면모를 보이는 겁니다. 그래요. 우리 모두는 성별에 관계없이 비리디아나인지도 모릅니다. 모 두가 히스테리 증상을 가지고 있는 거지요.  243-244


결혼을 왜 해요? 결혼은 '부르주아 제도'예요. 상대의 '성기'에 대한 독점적 소유권을 주장하는 거예요. 차라리 연애만 하든가, 쿨하게 헤어지든 해야죠. 나중에 이혼하더라도 위자료를 받으면 괜찮다고요? 여러분의 10년, 20년 세월을 1억, 2억에 팔래요? 그런데 대부분 팔아 버리고 말죠. 지금까지 자신의 성기를 사용해 온 사용료를 모두 받아 내는 겁니다. '애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면서요. 이게 마지막 자존심인데도 품위를 지키긴 힘들죠. 오만 가지 얘기를 다 하죠. 돈 몇 푼으로 뭘 하려고 그래요? 순간적으로 보면 돈을 받는 게 좋긴 해요. 그게 바로 자본주의 사회의 딜레마입니다. ..

독실한 종교인이라면 결혼하지 마세요. 그냥 하나님과 순수한 사랑이나 나누세요. 아가페를 하며 살아요. 모든 신은 강한 남성성을 가져요. 내 남자 친구는 늘 바쁘다 하고, 다른 사람한테 눈도 돌려요. 사람이니까. 그러니 인간한테는 아무리 기도를 해도, 내게 완전히 오지 않죠. 그런데 신은 기도만 하면 내 옆에 있어 줘요.  246


순수가 유지되리라는 생각을 하지 마세요! 순수는 순간적인 것일 뿐이에요. 그게 영원할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지나치게 깨끗함만 추구하려다 보니, 아예 자기 영역에 아무도 안 들이는 사람조차 있어요. 오직 자기만의 만족을 위해 순수를 지향하는 건 미친 짓이에요. 환대를 위해 순수를 추구해야 맞죠. '집을 깨끗하게 청소해서 친구가 편하게 지내도록 해야지.'라고 생각해야지, '집이 깨끗이 청소되었으니, 너는 함부로 어지럽히면 안 돼!'라고 하는게 말이 되나요? 누군가가 오면 처오를 해야지 나 혼자 깨끗하게 있으려고 노상 쓸고 닦는다면 미친 거 아닌가요?  248


나를 위한 청소만 하지 말고, 타인을 위해 청소하세요. 그러지 않으면 그때부터 종교가 탄생하는 거예요. 나만을 위한 총소, 나만을 위한 순수, 그것이 바로 종교의 감각이니까요...

또 아이가 새로운 마음으로 집 안을 어지럽히길 바라며 청소를 하는 부모가 돼야 해요. 아이한테 집에 오자마자 '발 씻어! 손 씻어!'하면 그 애가 집에 오고 싶겠어요? 괴로울 뿐이죠. 타인을 위한 순수가, 결국 사랑이 아닐까 싶어요. 사랑엔 분명 순수의 요소가 들어가지만, 사랑 자체가 순수인건 아닌 셈이지요. ..

단순하게 정리해 보자면, 사랑이 싹트는 과정은 '더러워지는 것'이에요. 만지고 더듬고, 키스하고 침을 섞는 과정인 거죠. .. 감염되고 섞여야 해요. .. 표백된 사랑을 순수하고 보면 안 돼요.  248-249


인간은 적당히 위선적이고 적절히 위악한 게 맞아요. 관념이 앞서면 힘들죠. 관념이 생긴다는 건, 사실 인간은 선하지만 않다는 걸 반증하는 거예요.  250


필요한 건 솔직해지는 거예요. 위선적이라는 말 자체가 솔직하지 않다는 뜻이죠. 어떤 질문에 답하기 어려울 땐 어렵다고 말하면 돼요. 솔직한 게 제일 좋아요. 위선적으로 살지 않으려면 '나는 못 생겼다.' '엄청 무식하다.' 그냥 있는 그대로 시인하면 돼요. 순간순간 닥쳐오는 감정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더 나아가 그대로 행동할 수 있다면 정말 괜찮은 사람인 거죠. 어쨌든 완벽하게 위선적이지 않은 사람이 되긴 정말 어려워요.  250-251


남한테 욕을 들어도 되고 인정을 안 받아도 되면 위선적이지 않게 돼요. 타인의 인정, 점수, 평가에 민감할수록 약자이고, 미성숙한 겁니다. '누가 감히 날 평가해?' 라는 생각을 품고 있다면, 여러분은 완전한 자아를 가진 거예요. 불교에서는 이것을 가리켜 해탈이라고 하죠. .. 국가와 체제가 우리를 조련하는 방법이 무엇인 줄 아세요? 상과 벌입니다. 칭찬받고 싶어하고 욕먹는 걸 싫어한다는 점을 이용하는 거예요. 지금까지 그렇게 배워 왔잖아요. 부모, 국가가 원하는 것만 죽어라 하고 살잖아요. 미셸 푸코라면 이렇게 말했을 거예요. 타인의 칭찬에 기뻐하지 말고 남의 욕에 화내지 말라고요. 그럼 정말 완벽한 거죠. 이게 말처럼 쉽진 않지만요.

칭찬과 비판, 이 모든 것에 너무 큰 의미를 두면 안 돼요. 나보다 힘이 센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하는 게 위선이에요.  251


좌우지간 욕먹었다고 상처받지 말아요. 전부 잊어야 해요. 무슨 말을 들었든 거기에 휘둘리면 안 돼요.  252





마치 그곳에서 영원히 살 것처럼 낯선 곳을 찾아 들어가야 한다. 여행이 주는 달콤함은 우리 내면을 지배하던 신이 사라진 그 자리에 살냄새가 나는 사람들을 맞이할 수 있다는 데 있다.  260




OUTRO - 시험해 보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착한 사람은 남의 말을 그대로 듣는 사람이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을 가리켜 착하고 선량하다고 말한다. 결국 착한 사람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남의 의지에 따라 혹은 남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규칙을 잘 따르는 사람, 혹은 부모든 선생이든 경찰이든 타인이 금지하는 걸 어기지 않는 사람! 바로 이런 사람이 착한 사람이다. 부당한 조건인데도 계약서만 믿고 묵묵히 일하는 사람, 어른들의 몰상식한 대우에도 참고 따르는 고등학생, 갑작스러운 멀미와 현기증이 찾아왔는데도 노약자 지정석에 앉지 못하고 식은땀을 줄줄 흘리는 여고생, 후미진 곳에서 오줌을 누라고 해도 화장실이 없다며 고추를 잡고 서 있는 어린아이... 정말 착한 사람들이다. 

사실 착한 사람은 길들여진 사람일 뿐이다. 외부에서 강제한 규칙, 혹은 금기가 아예 한 살마의 내면을 장악하게 된 것이다. 이제 외부에서 누군가가 완력으로 강제하지 않아도, 내면에 자리를 잡은 규칙이 착한 사람의 행동을 착하게끔 강제하게 된 것이다. 겉으로 보면 외부의 직접적인 강제가 없기에, 착한 사람은 스스로 양심껏 행동하고 있다고 믿기 쉽다. ..결국 착한 사람은 남이 하라는 것만을 하고, 하지 말라는 건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런 인생을 주체적인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느 누구도 그렇다고 이야기하지 못할 것이다. '자발적 복종' 상태의 핵심은, 바로 '복종'에 있으니까 말이다. 심지어 처음 자신에게 규칙을 강요했던 부모님, 선생님, 혹은 국가 기구가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착한 사람은 자신의 내면에 각인된 초자아의 명령에 기꺼이 복종하며 살 것이다. 다니엘 디포가 쓴 소설 <로빈슨 크루소>에 등장하는 로빈슨 크루소가 무인도에 갇히고 나서도 영국에서 통용되던 여러 격식들을 자발적으로 수행했던 것처럼 말이다.  267-268


타인들이 나쁘다고 했을 때에만, 우리의 행동은 타자의 이익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행동이 된다. 오직 그럴 때에만 우리는 타인의 평가가 아니라 진정한 자기 평가에 따라 행동하게 될 테다. 자신의 삶에 진짜 좋은 건지 나쁜 것인지, 혹은 자신에게 유쾌한지 불쾌한 일인지를 알려면, 우리는 어떤 규칙이나 금기에 연연하지 말고 직접 도전하고 행동해야만 한다. .. 우리는 더 당당하게 외쳐야 하지 않을까. '시험해 보지 않은 삶은 살 가치가 없다.'라고.  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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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거대한 물음표였고, 나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질문을 멈추고 싶지 않았다.  4


겨울만 되면 따뜻한 곳으로 '피한'을 떠나고 싶었다. 치안이 좋아서 혼자라도 안심하고 지낼 수 있고, 감수성을 자극할 만한 자연이나 전통이 남아 있는 곳이었으면 했다. 사철 꽅이 피는 곳에서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산책도 하면서 한껏 게을러지고 싶었다. 딱히 만날 사람도 없고, 꼭 사고 싶은 물건도 없고, 꼭 봐야만 하는 것도 없는 곳, 덜 쓰고, 덜 가지고, 덜 만남으로써 느긋해지고 싶었다. 여행이 주는 긴장감은 덜고, 일상이 주는 지루함은 벗어나 여행과 일상 사이에 머무를 수는 없는 걸까.  5


마치 현지인이라도 된 듯 슬렁슬렁 돌아다녔다. 매일 산책을 했고, 책도 많이 읽었고, 제법 글을 쓰기도 했다. 만날 사람도 없고, 할 일도 적다 보니 나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8


여행과 일상의 중간지대에 머물며 덜 쓰고 덜 갖되 더 충만한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 ...

자기만의 속도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좇아 떠나는 여해으, 공부하고 준비해서 떠나지만 가이드북에 의지하지 않는 여행, 여행 안에 여백을 두는 여행, 무엇보다 여행지의 삶과 사람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여행..  9




발리


온갖 조건을 따지다 보니 여행을 시작도 하기 전에 피곤해졌다.  20


누군가와 함께하는 여행은 익숙했던 상대를 재발견하게 만든다. 내 안에 단단하게 굳어있던 상대에 대한 이미지를 녹여준다.  29


발리에서는 자식이 태어나면 이름 짓는라 고민할 필요가 없다. 태어난 순서에 따라 이름이 정해져 있으니까. 먼저 남자 이름 앞에는 I를, 여자 이름 앞에는 Ni를 붙인다. 첫째는 발리어로 와얀 혹은 뿌뚜, 둘째는 마데 혹은 까덱, 셋째는 뇨만 혹은 꼬망, 넷째는 끄뜻이 된다. 다섯 번째 후는 어떻게 하느냐고? 그때는 이름 뒤에 발릭(되돌아간다는 뜻)만 붙여 다시 돌아가면 된다. 마데 발릭, 뇨만 발릭 이런 식으로, 사실 이 뒤에 진짜 개인 이름이 하나씩 더 있는데, 이상하게도 다들 저렇게 부르고 소개를 한다.  36-37


돌아가면 입지도 못할 옷을 굳이 사 입는 이유는 뭘까. 현지인 혹은 다른 여행자들과 섞이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곳에서 조금 더 과감하게 나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도 있을 것이다. 물론 단지 편안해 보여서 일수도 있다. 어쨌든 여행지에서 옷은 나를 좀 더 자유롭게 만들어주는 수단이 되어준다.  52


여행이 우리가 품은 질문에 답을 주진 않지만 어딘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등을 떠밀어주긴 하지. 일단 나아가면 결국 답도 찾을 수 있으리라. 아니, 평생 답을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생의 의미는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던져진 질문과 마주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닐까.  74


놀이와 노동이 분리되지 않은 삶..  97


남이 만들어놓은 것을 소비만 하는 삶에서 잠시 벗어나 스스로 창조하는 기쁨을 온전히 누린다. 

내 손으로 만든 무언가를 들고 ..

인간이 정서적으로나 지적으로 충분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손을 쓰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헨리 소로가 그랬다. 소박한 삶의 기본 원치기 가운데 하나는 불필요한 것들을 소비하기 위해 돈을 버는 대신, 꼭 필요한 것들을 구하기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조금 버는 대신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 쓰는 일상을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핸드메이드 라이프를 산다는 것은 시간의 주인으로 사는 일의 은유 같기도 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온전히 몰입해본 사람은 안다. 그때 흘러가는 시간의 속도가 얼마나 다른지를.  98


마사지는 자신의 좋은 기운을 상대에게 나눠주는 행위라는 것.  103


자연에 의지해 살아가는 사람들일수록 시간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세탁기, 청소기, 전기밥솥 등등 시간을 벌어주는 온갖 기계문명의 혜택을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시간은 늘 부족하기만 하다. 

생각해보면 시간이란 얼마나 다양한 속도를 가지고 잇는 것인지!  112


발리인들은 보기보다 영리하고 강인하다. 며칠 전 이브의 남동생이 이런 말을 했다. "너희 한국인들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면 여행 가는 데 쓰지? 우리는 돈만 생기면 종교의식에 다 써. 그래서 어떤 외국인들은 우리를 비웃지. 하지만 이런 걸 하지 않으면 외국인들이 발리에 오겠어? 발리가 다른 나라와 똑같아지면 누가 여기에 오려고 하겠어?"

외국인이 무엇 때문에 발리를 사랑하는지 이곳 사람들은 잘 안다. 그래서 대대로 지켜온 무화를 외국인에게 비싸게 팔아먹는다. 이들은 우붓 중심가에 들어오려던 맥도널드 매장을 막아낸 경험도 있다. 발리에 개발 바람이 불던 1970년대, 발리 사람들이 정부에 요구했다. 야자 나무보다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도록, 모든 건물은 전통 가옥의 구조를 따르도록 법을 만들어달라고. '5층 이하'라거나 '지상 20미터' 따위가 아닌 '야자나무보다 낮게'라니. 거기 깃든 시적인 마음과 유연함이 사랑스럽다. 그래서 발리에는 3층 이상의 건물이 거의 없어 어디서나 논과 야자나무가 보이고 숲과 계곡이 몸을 드러낸다.

개발과 성장을 추구하다 전통적인 가치를 잃어버린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과 발리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플란플란'하게 흘러가는 삶의 속도 속에서 지킬 것은 지키는 의연함이 엿보이니. 한마디로 발리는 자연을 파괴하며 돈에 영혼을 판 그런 흔한 휴양지가 아니다. 농지 정리라며 계단식 논을 싹 밀어버리고, 주택 현대화라며 초가집을 죄다 없애고, 무조건 개발만을 외치며 살아온 나라에서 온 나는 발리 사람들이 부럽기만 한다.  113-116





스리랑카


낯선 나라를 여행하다 우리는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장면과 마주친다. 내가 살아온 세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 내 상식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런 순간에 단정적으로 평가하고 불평하는 것은 쉽지만 왜, 어째서라는 질문을 던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감수해야 지금 여기에서 유럽에는 없고 스리랑카에만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좋은 여행자의 기본은 질문하는 능력과 겸허한 태도라는 사실도.  154


그날의 기분에 따라 차와 찻잔을 골라 물을 끓이고, 찻잎을 넣고, 차가 우러나기를 기다리는 시간. 그 아무것도 아닌 일에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이 나는 좋다. 그렇게 차를 우리다 보면 내가 세상의 속도와는 상관없이 살고 있다는 기분까지 든다. 우리 모두에게는 저마다의 차우리는 시간이 있을 것이다.  162


폐허에 관한 근사한 글을 쓴 영국의 자각 제프 다이어는 이렇게 말했다. "무언가를 배우는 최고의 방법은 그냥 바라보는 것,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말하는 것을 듣는 것뿐이었다."  222





치앙마이


내 몸에 마지막 도시의 바람 냄새가 남아 있고  253


일상처럼 여행에도 지루한 순간, 쓸쓸한 순간이 찾아온다. 그런 순간에 책은 나를 구원한다. ..

생각해보면 여행과 책은 서로 닮아 있다. 질문을 던짐으로써 일상과 그 일상을 둘러싼 세계에 균열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그렇게 가장 온순한 방법으로 자신이 쌓아온 세계를 부수고 더 넓은 세계를 열어 준다는 점에서.  254





라오스


'좋은 여행이란 무엇일까.' '나는 좋은 여행자인가.' 이런 질문에 천착해왔지만 내가 좋은 여행자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  375-377


한 도시도 생명을 가진 유기체와 같다. 생겨나고, 번성하고, 쇠락하기도 한다. 나는 변해가는 어떤 장소의 짧은 순간을 함께할 뿐이다. 여행지가 보여주는 찰나의 얼굴. 그 얼굴이 때로는 내가 보고 싶지 않은 민낯이라 해도 사랑하는 사람을 대할 때처럼 그렇게 바라보고 싶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까지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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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는 말했다. "고독이 두려우면 결혼하지 마라."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고독이 두려우면 여행하지 마라."  9


이야기꾼의 의도는 언제나 듣는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에 사로 잡히도록 하는 것이며, 그의 눈을 반짝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햄릿>의 서두에서, 햄릿의 아버지 유령이 한 말은 여행 작가의 이런 의도를 이상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가볍디가벼운 한마디로 네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젊은 피를 얼게 하며, 

네 두 눈을 궤도 이탈한 별처럼 만들고,

땋아서 묶어놓은 머리채를 풀어놓고,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을 세울 수 있으리라.'  10-11


여행의 기쁨, 그리고 그것에 대한 글들이 이 모음집의 주제이다. 무론 여행의 고통도 일부 포함될 것이다. 그러나 기억 속의 고통은 서정적인 향수를 자아내기도 한다.  12


일단 움직여야하고 또 어디로 갈지를 알아야 한다. - D. H. 로렌스 <바다와 사르디니아>  16


관점은 여행을 떠나야 비로소 변화한다. 길이 아주 갑자기, 전혀 예상치 못하게, 변명의 여지도 없이 아주 단호하게 방향을 틀거나 급경사로 바뀔 때, 비로소 우리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 모든 것들을 보게 된다. - 제임스 볼드윈 <산 위에 가서 말하라>


오랫동안 떠난 당신은 다른 사람으로 돌아온다. 당신은 결코 갔던 길을 되돌아오지 않는다. - <아프리카 방랑>  17


여행은 마음의 상태이다.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얼마나 이국적인 곳에 있는지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여행은 거의 전적으로 내적인 경험이다. - <신선한 공기의 마니아>  18


여행이 무엇이든 그것은 꿈꾸고 기억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낯선 풍경 속에 앉아 있으면, 그동안 무시무시하게 여겨졌던 온갖 사람들이 나를 찾아온다. 때로는 낯선 침대에서 악몽을 꾸기도 하고, 수년 동안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는 사건들을 머릿속에 다시 떠올리기도 한다. 그러나 거리에서 들려오는 소음 때문에, 혹은 재스민의 강렬한 향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다시 잊는 것인지도 모른다. - <신선한 공기의 마니아>


인생의 다른 경험들도 그렇듯이, 여행에서도 한 번으로 족할 때가 많다. - 헤라클레스의 원주>


여행을 하다 보면 나를 붙잡으려 하고 부모처럼 굴면서 나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에게 등을 돌리고,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이 떠날 수 있는 것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 <바다에 면한 왕국>  19


모든 여행은 순환적이다.. 장대한 여행이란 영감을 얻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일 뿐이다.- <유라시아 횡단 기행>


내가 방금 도착한 장소에 대해 어느 누구도 이야기한 적이 없다는 것, 바로 이 감정 때문에 나는 여행을 하고 싶어 한다. 이것은 내가 어디론가 떠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다. - <헤라클레스의 원주>  20


여행에는 삶을 바꿔놓는 마술적 가능성이 있다. 어떤 장소에 홀딱 빠져 그곳에서 새 삶을 시작하고,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동방의 별로 가는 유령 기차>


행복은 바람직한 것이지만 여행자에겐 진부한 주제일 뿐이다. - <아프리카 방랑>  21


여행 중에 발명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가 [기쁨]이라는 시에서 아름답게 표현한 견해와도 같다. 우리가 세상과 마주할 때 "모든 것은 처음으로 생겨난다." "여성을 끌어안는 남자는 모두가 아담이며" "어둠 속에서 성냠을 켜는 사람은 모두가 불을 발명하고 있다"라고 한 것처럼, 스핑크스를 처음으로 보는 사람은 모두가 그것을 새롭게 보고 있다. "사막에서 나는 방금 조각된 젊은 스핑크스를 보았다... 모든 것은 처음으로, 그러나 영원히 생겨난다." - <아프리카 방랑>


여행은 살면서 경험하느 가장 슬픈 기쁨 중 하나이다. - 슈타엘 부인 <코린느 혹은 이탈리아>  22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크든 작든 두 힘 사이의 갈등이 존재한다. 하나는 은밀한 자유에 대한 갈망이고 다른 하나는 넓은 장소로 나아가려는 충동이다. 하나는 내향성, 다시 말해 왕성한 사고와 환상의 내면세계로 향한 관심이고 다른 하나는 외향성, 다시 말해 사람들과 구체적인 가치들이 존재하는 바깥 세계로 향한 관심이다.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러시아 문학 강의>  23


최상의 여행은 혼자 하는 여행이다. 보고 조사하고 평가하기 위해 여행자는 홀로여야 하고 또 홀가분해야 한다. 여행자에게 타인은 방해가 될 수 있다. 타인은 자신의 두서없는 인상들을 여행자에게 밀어 넣기 때문이다. 말동무가 될 만한 사람들은 여행자의 견해에 방해가 될 것이다. 반면에 지루한 사람들은 "이것 봐, 비가 내리네" 또는 "여기 나무가 굉장히 많은데" 같은 허튼소리로 침묵을 망치고 주의를 흩뜨릴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곁에 있으면 사물을 분명히 보고 똑바로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중요한 것은 다소 진부하더라도 자신의 감정에 비추어 특별하고 흥미로운 비전을 포착하기 위한 고독의 투명함이다. - <낡은 파타고니아 특급>  23-24


최고의 여해을 위해서는 단절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 있는 곳에 집중하라. 집에 돌아갈 채비를 하지 마라. 어떤 일거리도 떠맡지 마라. 연락 두절의 상태로 있어라. 떨어져 있어라.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당신과 어떻게 접촉할 수 있는지 사람들이 모른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당신이 지금 있는 곳만을 생각하라. 이것이 여행의 이론이다. - <동방의 별로 가는 유령 기차>  24


여행에서 주용한 것은 홀로 도착하는 것, 유령처럼, 해 질 녘 낯선 지방에, 불이 훤한 중심지 대신에 뒷문으로, 대도시에서 수백 마일 떨어진 나무가 울창한 시골에, 주민들이 이방인을 본 적이 별로 없지만 친절히 맞이해주는 곳에, 그러나 주민들이 방문객을 다리 달린 돈으로 보지 않는 곳에 도착하는 것이다. - <동방의 별로 가는 유령 기차>  25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은 날에는 체중이 10킬로그램 이상은 줄어든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이틀 연속 말을 하지 않은 날에는 내가 사라져버릴 것 같은 두려움에 빠졌다. 침묵은 나를 투명인간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익명으로 남는 것은, 그런 상태로 흥미로운 장소를 여행하는 것은 떨쳐버릴 수 없는 유혹이다. 그것은 중독된다. - <바다에 면한 왕국>  26


여행자의 또 다른 자만은 자신이 본 것을 아무도 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자신이 지나간 길로 풍경을 대체하고 자신이 겪은 사건만을 중요하다 여긴다. 이 점에서 여행자는 착각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런 착각이 전혀 없다면 여행자는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것이다. - <바다에 면한 왕국>  28


여행이란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사는 것이다. - <동바의 별로 가는 유령 기차>  29


큰 도시들은 내게 도착지처럼 보인다. 여행자를 벽으로 둘러싸며 멈추게 하는 곳, 거대한 건물들이 여행자에게 "이제 도착했습니다"라고 속삭이는 종점의 의미 외에 아무것도 없는 곳처럼 보인다. - <헤라클레스의 원주>  30


내게 최고의 여행은 언제나 어느 정도의 침범을 포함하고 있다. 위험은 여행자에게 도전이자 초대이다. 모험을 파는 것은 여행 산업의 한 주제가 되었으며, 여행은 전리품이 되었다. - <신선한 공기의 마니아>  31


모든 장소는, 그곳이 어디든 무엇이든 상관없이 방문할 가치가 있다. 그러나 방문객이 뜸하고 사람들이 여전히 전통적인 삶을 살고 있는 장소가 내게는 가장 가치 있어 보였다. 왜냐하면 이런 곳은 가장 응집된 곳이기 때문이다. 이런 곳은 해독 가능했고, 거의 언제나 나를 고양시키는 것처럼 느껴졌다. - <헤라클레스의 원주>  32


소설을 쓰는 것과 가장 비슷한 일은 낯선 풍경 속을 여행하는 것이다. - <바다 괴물들을 지닌 일출>  35


보통 여행자들은 대담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의 죄스러운 비밀은 여행이 지상에서 시간을 보내는 가장 게으른 방법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여행은 뼛속까지 게으른 일이며, 교묘하고 빈둥거리는 회피이다. 다른 사람들의 사생활을 침범하면서 우리의 뚜렷한 부재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고, 방랑하는 식객으로서 아주 불쾌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 <동방의 별로 가는 유령 기차>  36-37


여행자는 낭만적인 관음증 환자 주에서도 가장 탐욕스러운 사람이다. 그리고 여행자의 인격 속 꼭꼭 숨겨진 부분에는 허영과 건방짐, 거의 병적이라고 할 수 있는 허언증이 있다. 여행자의 최악의 악몽이 비밀경찰이나 주술사, 말라리아가 아니라, 다른 여행자와 만나는 일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호기심도 있다. 심지어 가장 소심한 환상가들도 때때로 그들의 환상을 수행하는 만족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때때로 신속히 떠나야만 한다. 무단침입은 어떤 이들에게는 즐거움이다. 게으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목적 없는 기쁨이야말로 순수한 기쁨이다." - <동방의 별로 가는 유령 기차>  37


여행은 편견, 완고함, 편협함에 치명타를 날린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여행이 몹시 필요하다. 인간과 사물에 대한 광범위하고 건전하며 누그러운 견해를 일생 동안 지구의 한 작은 구석에서 무기력하게 지내는 것으로는 얻을 수 없다. - 마크 트웨인 <마크 트웨인 여행기>  38


여행자는 사람들의 누넹 그 본연의 모습으로 비쳐야만 한다. 하느님의 천국에 살 가치가 있는 사람이어야만 한다. 그리고 종교 없이도 살 수 있어야 한다. 그는 닳아빠진 셔츠를 입었지만 순수한 인간의 심장을 가졌으며 오래 고통받는 사람이다. 비록 길이 해악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할지라도, 그는 세계의 끝까지 여행할지도 모른다. - C. M. 다우티 <아라비아 사막에서의 여행>  39


여행기와 소설의 차이는 눈에 보이는 것을 기록하는 것과 상상으로 아는 것을 발견하는 것의 차이이다. - <유라시아 횡단 기행>


인간적인 어떤 것이 기록될 때, 훌륭한 여행기가 탄생한다. - <지구의 끝으로>  41


나는 개가 걷는 속도로 여행했을 때 내가 최고의 여행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가드너 맥케이 <지도 없는 여정>  43


모든 진정한 연애가 그 나라 말을 거의 모르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지만, 매혹적인 어둠으로 더 깊이 끄는 외국으로의 여행처럼 느껴진다면, 모든 외국 여행도 연애가 될 수 있다. 거기서 우리는 자신이 누구이며 누구와 사랑에 빠졌는지를 골똘히 생각한다.. 모든 훌륭한 여행은 사랑과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으로부터 옮겨져 공포와 경이의 한가운데에 놓이는 것이다. - 피코 아이어 <우리는 왜 여행하는가>  46


그는 자신을 관광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여행자였다. 그는 그 차이가 부분적으로는 시간의 차이라고 설명하곤 했다. 관광객이 일반적으로 몇 주 후나 몇 달 후에 집으로 서둘러서 되돌아가는 반면, 여행자는 한 장소나 그다음 장소에 똑같이 속해 있다. 여행자는 몇 년에 걸쳐 지구의 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으로 천천히 움직인다. - 폴 볼스 <셸터링 스카이>


관광객은 자신이 어디에 와 있는지 모르고, 여행자는 자신이 어디로 갈지를 모른다. - <오세아니아의 행복한 섬들>


관광은 진짜 게으른 사람을 즐겁게 하는 행위이다. 왜냐하면 관광은 고대를 유심히 들여다보고 엿듣는 학문과 매우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 <유라시아 횡단 기행>  47


여행은 휴가가 아니며, 대개는 휴식의 정반대이다. - <낡은 파타고니아 특급>  48


사치는 관찰의 적이며, 당신이 아무것도 의식하지 않는다는 좋은 기분을 불러일으키는, 비용이 많이 드는 탐닉이다. 사치는 우리를 망치고 어린애 취급하며 우리가 세계를 아는 것을 막는다. 이것이 사치의 목적이다. 또한 이것은 호화 유람선들이나 값비싼 호텔들이 마치 다른 별에서 온 것 같은 어리석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이유이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부자들은 결코 경청하지 않는다. 또한 그들은 비싼 생활비에 대해 끊임없이 투덜댄다. 실제로 부자들은 대개 자신이 가난하다고 불평했다. - <동방의 별로 가는 유령 기차>  48-49


관광은 정적인 사회에서 가장 활발하게 추구되며, 대개 기동력 있는 부자들이 기동력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저지르는 분별없고 서툰 방문이다. - 낡은 파타고니아 특급>


사람이 큰돈을 벌고 나면 좋지 않은 청취자가 되고, 참을성 없는 관광객이 된다. - <헤라클레스의 원주>  49


도보로 아프리카의 국경을 넘은 일이 없는 사람은 그 나라에 들어간 적이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수도의 공항은 단지 신뢰를 얻기 위한 속임수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나라의 가장자리에 있는 먼 국경은 이 나라의 중심을 이루는 현실이다. - <아프리카 방랑>  52


기차를 타고 가는 여정은 여행이다. 그 밖의 탈것들, 특히 비행기를 타고 가는 과정은 그저 이동일 뿐이다. 여행은 비행기가 착륙할 때에야 비로소 시작된다. - <유라시아 횡단 기행>  54


기차만큼 자세한 관찰을 유발하는 운송 수단은 없을 것이다. 비행기 여해에 대한 문학은 존재하지 않으며 버스 여행에 대한 문학도 그리 많지 않다.

기차는 누구든 그 안에서 마음 내키는 대로 자고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글을 쓸 수도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다. 지나치는 풍경과 기차 자체가 깊은 인상을 남긴다. 비행기 여행은 늘 똑같지만 기차 여행은 언제나 새롭다.  66


여행에서 해 질녘 기차에 올라 춥고 떠들썩한 도시에서 침대칸 문을 닫고는, 아침에 새로운 위도에 도착하리라는 것을 예감하는 것보다 멋진 일은 없는 것 같다. - <낡은 파타고니아 특급>


재즈의 반은 철도 음악이며, 기차의 운동과 소음은 재즈의 리듬을 갖고 있다. 이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재즈의 시대는 또한 철도의 시대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음악가들은 기차로 여행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예 여행을 하지 않았고, 약동하는 템포, 덜컹거리는 소시, 쓸쓸한 휘파람 소리가 노래들 속으로 들어왔다. 노선이 지나가는 철도 주변의 소도시들도 노래들 속으로 들어왔다. - <낡은 파타고니아 특급>  67-68


기차는 운송 수단이 아니라 그 지방의 일부이며 일종의 장소이다. - <중국 기행>


기차는 최소한의 위험으로 최대한의 기회를 제공한다. - <유라시아 횡단 기행>  70


즐거움을 주된 목적으로 삼는 글 중에서 아마도 여행기나 항해기보다 즐겁거나 유익한 것은 없을 것이다. 당연히 그래야 하듯이 그 글이 즐거움과 인류에 대한 정보라는 양 측면을 목적으로 쓰였다면 말이다. 거기에다가 여행자들의 대화가 열렬히 추구된다면, 전반적으로 더 교훈적이고 재미있어질 것이므로, 그들의 책은 훨씬 더 유쾌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 헨리 필딩 <리스본 항해기> 


인간의 관습과 풍속이 모든 곳에서 똑같다면, 언덕과 계곡과 강이 다르다고 해도, 여행만큼 따분한 일은 없을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가 지구의 얼굴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시점들은 여행자에게 그의 노동에 걸맞은 만족을 거의 주지 못할 것이다. - 헨리 필딩 <리스본 항해기> 85


내가 여행 생활을 하면서 내내 존경해온 여행가는 작가 더블라 머피이다. ..

그녀는 결혼한 적이 없었지만 레이첼이라는 딸이 있었다. 그녀는 딸을 홀로 키우면서 인도, 발티스탄, 남미, 마다가스카르 등 어디든지 데리고 다녔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썼다. "아이와 함께 있다는 것은 당신이 공동체의 선의를 신뢰한다는 점을 역설한다."  88-89


'여행할 나라를 선택하라

여행 안내서를 활용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들을 확인하라

그런 뒤 그 반대 방향으로 가라'

이 조언은 정치적 정당성에 어긋나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여행자와 관광객을 뚜렷하게 구분 짓는 것이 '속물적'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은 또한 현실적이기도 하다. 현실 도피적인 여행자는 공간, 고독, 침묵을 필요로 한다. 비극적이게도 나는 길이 나면서 자연 서식자가 사라져가는 것을 수차례 목격해왔다.  90


'역사를 열심히 공부하라'

어떤 종교의 역사에 대해 무지한 채 여행한다면 어떤 것이나 어떤 사람의 '이유'를 이해할 수 없게 된다... 당신의 여행에 새로운 차원을 더해 주리라고 믿는다 해도, 전문적인 사회학적 혹은 정치적인 연구는 불필요하다. 그러지 않아도 여행을 하다 보면 현 정치 상황이 충분히 드러날 것이다... 여행하기 전에 종교적이고 사회적인 금기 사항들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배워라. 그런 뒤 이 금기들을 성실하게 존중하라. 선물로 돈을 주는 것이 부적절한 곳에서 어떤 대체물이 그 역할을 행하는지를 알아내라.  91-92


'혼자 여행하거나 사춘기 이전의 아이와 함게 여행하라'

어린이의 존재는 공동체의 선의에 대한 당신의 신뢰를 강조할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인종이나 문화적인 차이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92


'주의하되 소심해지지 마라'

단지 용감하거나 무모한 사람들만이 지도에 표기되지 않은 곳을 혼자 여행한다는 것은 아무 근거가 없다. 사실 현실도피주의자들은 극도로 주의 깊다. 이것이 그들의 특징이며 생존 메커니즘의 본질적인 구성 요소이다. 그들은 출발 전에 가능한 위험들을 검토하고, 일어날 법한 위험에 대처할 준비를 한다. 

여기에 기질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병이 반쯤 비었는가 혹은 반쯤 찼는가? 왜 집에 편안히 있지 않고 외국에서 당신의 뼈를 부러뜨리려고 하는가? 낙천주의자들은 재앙이 발생할 때까지 믿지 않고, 그래서 두려워하지도 않는데, 이는 용감함의 반대라고 할 수 있다.  96


존 스타인벡 : 여행에 대한 글쓰기는 개미탑을 쌓는 행위이다. 

그것은 형태도, 모양도, 목적도 없고, 심지어 요점도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그것은 가장 예리한 사실주의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내 주위에서 보이는 것은 개미가 파낸 흙이 땅 위에 쌓인 개미탑처럼 목적과 요좀이 없기 때문이다. - 1961년 7월의 편지 <스타인벡:편지 속의 삶>  103


여행할 때, 지식을 집으로 가져오고 싶다면 몸에 지니고 와야 한다. - 새뮤얼 존슨의 말, 제임스 보즈웰의 <존슨의 생애>중에서  149


여행가의 조건 - 당신이 건강하고, 모험심이 강하며, 재산이 적당히 있고, 마음을 특정 대상에 집중할 수 있다면 여행하라. - 프랜시스 골턴  201


강력한 사람이 반드시 가장 뛰어난 여행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일을 최상으로 이루는 데 관심을 갖는 사람이 가장 뛰어난 여행가가 된다. - 프랜시스 골턴


따분한 여행은 일행을 서로 화나게 하기 쉽다. 그러나 여행가는 힘든 상황에서도 그의 의무에 최선을 다한다. 그는 두 배로 친절하게 대하고, 모욕적인 말을 점잖게 받아들이며, 응수하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하는 것을 의무라고 여긴다. 이러한 때에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너무 딱딱하게 구는 것은 과잉일 뿐이다. 왜냐하면 정작 어려운 것은 말다춤을 하는 것이 아니라 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프랜시스 골턴  202


한두 가지 시련은 대부분의 위대한 여행기들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여행자는 유쾌하고 수월한 여행으로부터 벗어나 운 나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런 뒤 시련은 책에 진지함과 깊이를 더해준다. 그 결과 우리는 여행자를, 자신의 한계를 시험당하는 한 사람의 본성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205


일반적으로 영국인의 여행의 역사는 햇빛을 찾아 떠난 역사이기도 하다.  220


여행자는 이방인이다.  228


이방인이 되는 것은 어렵다. 여행자는 아무 권력도 영향도 알려진 정체성도 없다. 이것은 여행자에게 낙천주의와 가슴이 필요한 이유이다. 왜냐하면 확신 없는 여행은 비참하게 끝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여행자는 익명이고 무지하고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에게 휘둘리거나 속기 쉽다. 여행자는 '미국인' 혹은 '외국인'으로 알려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거기에는 어떠한 권력도 없다.  230


나는 어떤 곳에 가기 위해 여행하지 않는다. 나는 단지 여행할 뿐이다. 나는 여행을 위해 여행한다. 중요한 일은 움직이는 것이다. 우리의 삶을 위해 필요한 것과 장애물을 좀 더 가까이에서 느끼기 위해, 문명의 이 깃털 침대로부터 내려오기 위해, 그리고 잘린 부싯돌들이 뿌려진 지구를 이 발밑에서 느끼기 위해.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당나귀와 함게한 세벤느 여행>


여행은 기껏해야 자서전의 단편일 뿐이다.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세벤느 일기:프랑스 고산 지대 여행에 대한 노트>  239


나는 기차 여행의 주된 매력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기차는 우리를 목적지로 데려간다. 기차는 스쳐 지나가는 장면을 거의 방해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은 그 지방의 차분함과 정적으로 가득 차게 된다. 그리고 날듯이 달리는 차량들 안에 우리가 머물러 있는 동안, 사념은 기분이 내키는 대로 인적이 드문 정거장에서 내린다.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질서 잡힌 남쪽>  240


모든 진지한 순례자는 순례의 장소를 발로 여행한다. 걷는다는 것은 정신적인 행위이다. 홀로 걷기는 우리를 명상으로 이끈다. 순례를 가리키는 한자는 '산에게 경의를 표함'이라는 뜻이다.  244


보행자는 사물을 명료하게 본다. 보행자의 머리 위의 태양, 보행자의 얼굴을 스치는 바람, 보행자의 발밑에 있는 땅 등.  253


신성화된 걷기는 육체적인 운동과 혼동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걷기는 요가나 정신적인 행위에 더 가깝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말하는 걷기는 병자가 정해진 시간에 약을 먹고 아령이나 의자를 드는 운동과 전혀 다르다. 걷기는 하루 일과이며 모험이다." 걷기는 사고의 과정과 분리될 수 없기 때문에, "걸을 때 반추하는 유일한 동물인 낙타처럼 걸어야 한다. 어떤 여행자가 워즈워스가 하인에게 그의 주인의 서재를 보여달라고 부탁했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여기가 그의 도서관이에요. 그러나 그의 서재는 야외랍니다.'"  261-262


모트 로젠블룸.. 나는 그가 40년 이상 먼 곳들을 여행할 때 도움이 되었던 몇 가지 여로의 규칙들을 제공해달라고 부탁했다..

셋 - 많은 메모를 하고, 해독할 수 없게 되기 전에 메모들을 재독하라. 아니면 그건 단지 나에게만 해당될지도 모른다. 지금은 녹음기가 신뢰할 만하다. 하나 가지고 다녀라. 당신이 놓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놀랄 것이다. 

열 - 어떤 먼 곳에 도착하자마자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빠져나가는 가장 빠른 길을 알아내는 것이다. 즉 버스나 기차나 비행기 시간표를 체크하라. 어떻게 떠나는지를 미리 알아야 한다.  355-358


레비스트로스는 그의 여행기인 <슬픈 열대>

그는 철학자로 훈련받았지만, 인류학과 언어학의 탁월한 이론가였다. 그는 또한 신화학의 해설자였고 구조주의의 서술자였다. ..

여행은 보통 공간의 이동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것은 부적절한 개념이다. 여행은 공간, 시간, 사회 계층에서 동시에 발생한다. 각각의 인상은 이 세 개의 축에 공동으로 연관될 때에만 규정될 수 있다. 그리고 공간은 본질적으로 3차원이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여행에 대해 적절한 묘사를 하려면 다섯 개의 축이 필요하다. - <슬픈 열대>


여행자가 여행을 통해 자신의 문며오가 근본적으로 다르고 이상하게 느껴지는 문명과 접촉했던 시대가 있었다. 지난 수 세기 동안 그러한 예는 점점 줄어들었다. 현대의 여행자는 인도를 방문하든 미국을 방문하든, 생각보다 덜 놀란다. - <슬픈 열대>


아마도 그때의 여행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이었을 것이다. 그것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막보단느 내 마음의 사막에 대한 탐험이었다. - <슬픈 열대>  359-360



하나 - 집을 떠나라.

둘 - 혼자 가라.

셋 - 가볍게 여행하라.

넷 - 지도를 가져가라. 

다섯 - 육로로 가라.

여섯 - 국경을 걸어서 넘어라.

일곱 - 일기를 써라.

여덟 - 지금 있는 곳과 아무 관계가 없는 소설을 읽어라.

아홉 - 굳이 휴대전화를 가져가야 한다면 되도록 사용하지 마라.

열 - 친구를 사귀어라.  488-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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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가 손이나 얼굴에서 완벽하게 그려지는 때가 있는가 하면, 

바다나 언덕에서 느끼는 어떤 감정이 그 무엇보다 우선할 때도 있다.

어쩔 때는 열정이나, 깨달음, 지적인 환희가

너무도 진실되고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경험의 결과가 아닌 경험 그 자체이다.

우리에겐 다채롭고 극적인 삶에 대해 

매우 한정된 시간만이 허락되었다.

어떻게 하면 그 속에서 최상의 조건으로

모든 것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삶의 에너지가 절정으로 타오르는 지점을 찾아 

계속, 끊임없이 움직일 수 있을까?

단단하고 보석 같은 불꽃으로 언제나 활활 타오르며 

이 환희를 유지한다면 

우리의 인생은 성공한 것이다. - 월터 페이터의 <르네상스 역사에 관한 연구> 중에서



최고의 벤처캐피털 투자자들은 선두주자가 될 만한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만 투자를 한다. 팽창하다 결국 균형을 찾아가는 대부분의 시장에서 흑자를 달성하고 주가가 오르게 되는 기업은 한 두 곳에 불과하다. 따라서 처음부터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사업계획을 세워야 한다.  55


"사업계획에 '최악의 경우'도 가정해서 담아요. 아마도 그 계획이 약간의 위험 가능성을 줄여줄 거에요. 그 정도의 시장 점유율로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가 없겠지만요. 모든 것을 고려해서 계획을 짜지 못할 거라면 이런 일은 하지 말아요. 경쟁업체가 생기더라도 선두를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투자를 기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

"레니, 왜 이 사업이 근사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죠?"

"시장도 크고 돈도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삶의 방식의 변화를 줄 수 있을까요?"

"세상을 변화시키는 부분 말인가요? 비탄에 빠진 사람들을 상대로 돈 버는 악덕업자들의 소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현재 시스템은 엉망이에요."

"오프라인에서의 중개 역할을 당신이 온라인으로 대체하면서 제품의 판매 방식만 바뀔 뿐이죠."

"그게 뭐가 잘못된 겁니까?"

"아뇨, 아마도 좋은 사업전략일지도 모르죠. 그런데, 5년 후에는 이 사업을 어떻게 전망하나요?"

"4억 달러? 5억 달러? 누가 알 수 있겠습니까?"

"결국 달라지는 것은 없는 거 아닌가요? 같은 제품을 같은 방식으로 판매하겠죠?"

"그렇습니다."

그는 뭔가를 놓친 것처럼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그게 문제가 될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부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보자면 말이죠."

"두 번째 질문으로 넘어가죠. 경쟁력은 얼마나 될까요? 유사업체들을 물리칠 만큼 독특하고 개성 있는 제품이나 세비스를 제공할 수 있나요? 시장을 다 차지한다고 해도 그 점유율을 지킬 수 있나요? 혹, 밤 새워 하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도 하루 아침에 모방할 수 있는 건 아닌가요?"  56-57


장례용품 마진율이 그렇게 높다면 일반 장례업자들이 어느 정도까지 가격을 인하할지 누가 알겠는가? 게다가 인터넷상에서의 경쟁 문제도 있다. 유사업체들이 진입을 막을 도리가 있을까?..

이 사업의 관건은 속도였다. 인터넷 사업 본질상 당연했다..

"사람들에게 인터넷 장례업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릴 생각이죠? Funerals.com의 브랜드를 어떤 식으로 확립하고 존재를 알릴 계획인가요?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것은 전파, 인지도 형성, 노출입니다. 게다가 인터넷의 포턱 역할을 하는 사람들의 텃세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58


"세 번째 질문으로 가죠."

다시 레니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팀원들 문제입니다. 선점하기 위해서는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냐가 중요하죠. 업무를 익힐 시간이 없으니 말입니다."  60


".. 사업을 진행시키면서 학습하려면 융통성이 있어야 하고 늘 깨어 있어야 하죠.."  63


투자자들은 다른 무엇보다도 사람을 보고 투자한다. 따라서, 팀원은 똑똑하고 지칠 줄 모르는 사람이어야 하며, 맡은 분야에 경력이 있고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 또한, 빠른 지식 흡수력을 필요로 한다. 일단 창업을 하고 나면 시장에 대한 정보와 경쟁업체들이 넘쳐날 것이다. 이를 훑어 가면서 흐름과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심지어 대폭적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팀원은 불확실성과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63-64


나는 레니에게 벤처기업을 부화시키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벤처기업에게 리더십과 경험을 제공하고, 아이디어를 성공적인 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용된 인력이 아니라 파트너이지 팀원의 입장에서, 주인이자 지휘봉을 잡은 입장에서 회사를 지원한다. 그 대가로 동등한 관계를 부여받는다. 그런 관계하에 팀원처럼 생각하고 창립 멤버들과 함께 침몰하거나 헤엄치기도 한다.  75


벤처 사업을 시작하려면 과감한 실행력과 끊임없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때 내 역할은 회오리바람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통찰력과 방향 감각, 안정감을 제시하는 것이다. 나는 각 기업을 도울 때마다 자금 확보, 전략 수립, 팀 구성 및 지휘, 중요한 관계 수립, 상품 및 서비스 개발, 상품 및 서비스 시장화, 계약 성사 면에서 내가 알고 있는 경험을 모두 쏟아 붇고 모든 인맥을 총동원한다.  76


인터넷 벤처기업의 열풍 속에서 선발 주자가 기득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어느 누구도 장담 할 수 없다. 먼저 시작하는 것보다는 알맞은 시장을 골라서 제대로 시작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할지 모른다.  82


창업을 할때, 아주 신중하게 걸음을 옮겨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전혀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고 도전하는 회사라면 더욱 그렇다. 그들을 이끌어 줄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한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그들만의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시장을 가까이 접할 수 있고 잠재 고객들로부터 의견을 들을 수 있으며 몇 번의 실수 정도는 감당 할 수 있도록, 당분간은 작은 규모와 융통성 있는 태도를 유지하라고 충고할 것이다.  83


교훈을 얻으려면실수를 딛고 일어설 줄 알아야 하고, 성공을 거두려면 그 교훈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84


레니에게는 사업가다운 기질이 있었다. 거대한 장애물을 과속 방지턱 정도로 바꿀만한 꿋꿋한 의지와 정신력이 있었다.  85


세월을 거치면서 나는 사업이라는 것이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창의력을 펼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회화나 조각처럼 개인의 재능을 표현하는 캔버스와 같은 것이라고 말이다. 왜냐고? 사업의 핵심은 변화이기 때문이다. 사업과 관련이 있는 것들 중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시장은 달라지고 제품은 발전하며 경쟁사는 동지가 되고 직원들은 들어 왔다가 나간다.. 기업은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몇 안 되는 사회기관이다...

미국에서 기업의 법칙은 물리학의 법칙과 같아서, 태생적으로 선악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적용하기 나름이다. 기업을 건설적인 방향으로 몰고 갈지, 파괴적인 방향으로 몰고 갈지를 결정하는 주체는 바로 인간이다.  87


인생을 두 부분으로 확실히 나눠야만 한다.

1단계 : 해야만 하는 것을 해라.

(그렇게 미룬 후, 궁극적으로)

2단계 :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해라.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비슷한 말을 수없이 들으며 자란다. '뛰기 전에 걷는 것부터 배워라' '첫 술에 배부르랴'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  99


열정이란, 저항할 수 조차 없이 어떤 것으로 당신 자신을 끌어가는 것을 말한다. 반면 의자란, 책임감 또는 해야만 한다고 생각되는 일에 의해 떠밀려가는 것이다.

조금이나마 자기 인식을 하고 있는 사람은 내가 어떤 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가 있다.

'미뤄놓은 인생 설계'의 삶에서 1단계에 발휘되는 것은 의지이다. 잠시 보류시켜 놓은 2단계야 말로 열정이 담겨 있는 시기이다.  121


'내일 당장 숨을 거두게 된다면 오늘 어떤 일을 하고 싶을지 생각해보라는 뜻이었습니다. 의지와 열정을 혼동하지 마십시오. 의지는 떠밀려가는 것을 말합니다. 의무감과 책임감 때문에 말입니다. 열정은 본래의 자신과 일치되는 일을 하고 있을 때 느끼는 유대감 같은 것이지요. 열정이 있어야 어려운 시기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131


사업을 할 때 조금은 눈도 멀고 귀가 막힌 것도 좋지만, 완전히 눈이 멀고 귀가 막히면(사실 많은 사업가들이 그렇지만) 시장을 파악하고 조언을 들으며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작업을 할 수가 없다.  139


비전을 담고 일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열정과 책임감을 불어넣는다. 이는 조직 목표와 열정을 연결시키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불가능한 것을 이루고, 큰 사람이 되려 하는 사람들에게는 재정적 보상보다 감동이 필요하다..

애착을 느낄 무엇인가.  146


비즈니스 환경은 늘 변한다. 사람들은 전략과 수익 모델을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지속적으로 재검토하고 필요에 따라 수정해야 한다. 하지만 수정할 때마다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기업의 큰 비전이다. 긴급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구성권의 감동을 읶르어 내는 비전을 포기하면, 나침반 없이 남겨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나는 기업의 위치를 돌아볼 때 현재 상황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목표와 방향 점검도 병행돼야 한다는 충고를 늘 하고 있다.

나침반을 맞추고 길을 따라 나아가라. 그래야,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더라도 방향 감각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149


실리콘밸리의 베테랑이라면 누구나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사실이 있다. 바로 벤처기업에는 단계별로 세 명의 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간과 가장 절친한 친구인 개를 존경하는 의미에서 나는 그것을 개에 비유하곤 한다. 첫 번째 단계의 대표는 '리트리버'같아야 한다. 그의 역할은 일관성 있는 비전 하에 핵심 팀을 구성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며 시장의 방향을 결정한다. 또한 초기 자금을 유치하고, 고객과 협력업체를 확보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끈기와 창의력이 빛을 바란다. 두 번째 단계의 대표는 '블러드하운드'같아야 하낟. 그의 역할은 시장의 냄새를 맡고 기업의 입지를 다지는 것으로서, 경영진을 구성하고 시장에 진출할 교두보를 확보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예리한 방향 감각과 기업의 규모 확장에 필요한 기술이 중요하다. 세 번째 단계의 대표는 '허스키'같아야 한다. 사람들과 함께 상장사의 책임성을 가지고 매일 비중 있게 성장하는 팀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일관성 있는 태도와 결단력이 중요하다. 중요성의 관점에서 이들 세 역할 모두가 중요하다. 대표의 기질과 능력에 있어서만 차이가 있을 뿐이다.  177


관리는 체계적인 과정을 말하는데 그 목적은 정해진 시간과 예산 내에서 원하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리더십은 인격과 비전으로 다른 사람을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도록 만든다. 관리는 리더십을 보완하고 지원하지만, 리더십을 내포하지 않은 관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리더는 아랫사람들의 의혹을 해소시키고 불완전한 정보를 가지고도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181


리더의 묘미는 계산기를 두드리고 생산라인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는 것에 있지 않았다. 사람들이 한계를 넘어설 수 있도록 용기를북돋고, 사람들이 위대해 질 수 있도록 자극을 주며 나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사람에게 그 일을 맡기는 데 있었다. 또한 사람들이 조화롭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었다. 그게 수준 높다 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  187


나는 창업 지망생들에게 사업상의 위험부담과 성공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면 이런 말을 한다.

'만약 당신이 똑똑하면 위험부담이 15~20% 정도 감소한다. 하루에 24시간 일한다면 15~20% 정도 감소한다. 나머지 60~70%의 위험 부담은 당신이 절대로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201-202


사업의 묘미란 바로 텅 빈 캔버스 하나를 들고서 현상을 무너뜨리고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206





에필로그 - 길

여행은 그 자체가 주어지는 보상과 같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다.  225




역자의 글

안철수 교수님은 '기업가정신' 수업시간에 바로 이 책, '승려와 수수께끼'를 교재로 삼았다. '선택'의 의미가 무엇이고, 내 삶 속에서 본질적인 '우선순위'가 무엇이며, 그것이 사업이든 내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는 일이든 어떤 생각이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하는지를 공감하도록 추천하신 책이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라. 해야만 하는 것 보다... 그래야 진지해 질 수 있고, 오래 갈 수 있으며, 이를 지속함으로써 그 분야에서 뭔가 이루고 마침내 성과를 낼 수 있다."

늘 지키려 하면서도 매일 무너지는 원칙들이 있지만, 내가 사라앟고 즐거운 일에 몰두해야 한다는 것만큼은 흔들리지 않으려 나를 담금질한다.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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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겉돌지 않겠다는 다짐은 눈빛을 살아 있게 한다

무구한 눈빛은 사람을 사로잡는다. 그 눈빛과 마주하는 순간 살고 싶어서 일순간 발바닥에 힘이 들어가기도 한다. 그 눈빛이 내가 잃은 지 오래된 것이기도 하고 그 눈빛으로 내가 씻겨지는 기분마저 들기도 해서 마치 좋은 바람 앞에 서 있는 것만 같은 것이다.

커피를 맛있게 내리는 사람은 커피콩을 갈고 뜨거운 물로 커피를 내리는 동안 그 옆을 떠나지 않는다. 좋은 눈빛으로 주시하고 집중한다. 그런 사람이 내주는 커피는 이미 마시기도 전에 맛있다는 생각을 머릿속 가득 채워준다. 어떻게 보면 그 좋은 눈빛이 커피에 닿아서일 거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음식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좋은 눈빛을 가진 사람은 잘되게 되어 있다. 잘하겟다는 그 마음이 눈빛으로 옮겨가면서 마침내 좋을 수밖에 없는 결과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눈빛은 그 사람을 가장 절묘하게 드러내주는 설명서이자 안내서 같다...

좋은 눈빛에 흔들렸으면 한다. 그것이 살아가는 것이다. 쉬지 않는 눈빛과 마주쳤으면 한다. 그것이 다행한 일이다.  




다시는 이런 시간이 오지 않을 것 같아서요

우리가 한 편의 시를, 한 명의 좋아하는 시인을 가슴 안에 키울 때 얼마나 '사람 냄새 나는 사람'일 수 있는지 절감하게 되기를 바랐다.  




사랑이 여행이랑 닮은 것은

사랑이 여행이랑 닮은 것은 꼭 이십대에 첫 단추를 끼워야 한다는 점이다. 이십대에 사랑을 해보지 않으면 골조가 약한 상태에서 집을 짓는 것처럼 불안한 그 이후를 보내게 될 것이며 살면서 안개를 맞닥뜨리는 일이 잦게 된다. 여행도 마찬가지. 이십대에 혼자 여행을 해보지 않는다면 삼십대에는 자주 허물어질 것이다.

그리고 또 닮은 것은, 사랑도 여행도 하고 나면 서투르게나마 내가 누구인지 보인다는 것이다.

한번 빠지게 되면 중독처럼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도 닮았다.

또 사랑을 하거나 여행을 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많은 사진을 찍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소중한 것을 남기고 간직하고 싶어하는 자연스런 욕구가 그 무엇으로 대체될 수 없듯 사랑의 대상과 사랑의 순간을 찍는 일이나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순간순간들을 담는 일, 그 둘은 차곡차곡 쌓여간다.

행복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며 그 욕구 또한 강렬해지는 것, 그 또한 사랑이 여행이랑 닮은 점이다. 그리고 왜 물질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져야 하는지를 절실히 느끼게 해준다.

사랑과 여행이 닮은 또하나는 사랑이 끝나고 나면 여행이 끝나고 나면 다음번엔 장말 제대로 잘하고 싶어진다는 것, 그것이다.  




이 말들은 누구의 가슴에서 시작됐을까

단풍이 말이다, 계속해서 남쪽으로 남쪽으로 물들어가는 속도가 사람이 걷는 속도하고 똑같단다. 낮밤으로 사람이 걸어 도착하는 속도와 단풍이 남쪽으로 물들어 내려가는 속도가 일치한단다. 어떻고 어떤 계산법으로 헤어리는 수도 있다는데 도대체 이런 말은 누가 낳아가지고 이 가을, 집 바깥으로 나올 때마다 문득문득 나뭇가지들을 올려보게 한단 말인가. 말과 말 사이에 호흡이 배어 있는 것 같은 이 말은, 이 근거는 누구의 가슴에서 시작됐을까.

또하나의 믿을 수 없는 것은 식물의 이름에 관련되어 있다. 백리향이라는 풀의 이름에도 그만한 쉼표와 호흡이 장치되어 있다. 백리향은 낮게 자라는 나무의 일종으로 주로 높은 산에서 볼 수 있는데, 이 식물의 향은 가을 풀 향 중에서 단연 으뜸이다. 단지 식물의 냄새만이 아닌 동물적인 냄새까지도 포함하고 있는데다 진하고 또 강렬하여 늦은 밤 책상에 앉은 사람, 마음이 허전한 사람, 종일초록 기력이 없는 사람, 사는 것이 지옥 같아서 자꾸 먼 데만 보는 사람을 자극하는 데 직방이다. 백리향도 발끝에 붙은 향기가 백 리를 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세상에나, 다른 데 넣어둔 향기도 아니고 그저 발끝에 붙은 향기라니, 표현 참 아찔하다. 이름에 과감히 비과학을 이어붙인 것은 또 누구일까, 잘 모르긴 해도 감정의 물결이 꾸미고 벌이는 일일 터.




지금으로부터 우리는 더 멀어져야

불을 켜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거나, 불을 켜지 않은 채 가만히 사위가 어슬해지는 바깥에 눈길을 주고 있으면 다가오는 무언가가 있다. 알지 못할 것이기도 하려니와 알 것만 같은 그 무언가이기도 한 것이 한순간 몰려온다. 그것으로 인해 그 시간이 채워지기도 하며 비워지기도 하는 그 무언가는 맛이 있지 않은, 퉁퉁 부은 눈가 같은, 처방을 허락하지 않는 시간이면서도 어떤 구체적인 덩어리가 아니어서 달리 설명할 길은 없다. 그럼에도 탁 하고 불을 켜면 이내 사라지고 마는 그것의 정체는 느리고 아주 묽은 것임에는 분명하다. 굳이 덧붙이자면 세상의 가치와 속도와는 전혀 다른 화학물질을 닮았다는 정도밖에는 설명할 능력도 없다.




만약 누군가는 사랑하게 되거든

만약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거든.

많이 먹지 말고 속을 조금 비워두라.

잠깐의 창백한 시간을 두라.

혼자 있고 싶었던 때가 있었음을 분명히 기억하라.

어쩌면 그 사람이 누군가를 마음에 둘 수도 있음을,

그리고 둘 가운데 한 사람이

사랑의 이사를 떠나갈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라.

다 말하지 말고 비밀 하나쯤은 남겨 간직하라.

그가 없는 빈집 앞을 서성거려보라.

우리의 만남을 생의 몇 번 안 되는 짧은 면회라고 생각하라.

그 사람으로 채워진 행복을 

다시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함으로써 되갚으라.

외로움은 무게지만 사랑은 부피라는 진실 앞에서 실험을 완성하라.

이 사람이 아니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예감과 함께 맡아지는 

운명의 냄새를 모른 체하지 마라.

함게 마시는 커피와 함께 먹는 케이크가 

이 사람과 함께가 아니라면 이런 맛이 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만날 때마다 선물 상자를 열 듯 그 사람을 만나라.

만약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거든.




명장면 하나쯤 간직하기 위해 여행을 떠납니다

두 사람은 기차에서 만났습니다. 

여자는 몸이 조금 불편했고 남자는 무심했습니다.

모르는 사이니 괜찮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여자와 남자는 

기차에서 조각 같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는 더 이어지지 않았고 기차에서 내릴 때

남자가 여자를 조금 도와준 것을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헤어졌습니다.

흐르는 시간도 흐르는 풍경도 여행자라서 괜찮았습니다.


여자와 남자는 숙소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우연이었습니다.

다시 만난 것은 처음과는 달랐습니다.

남자는 여자의 눈 입자만큼 각진 인생 이야기를 들었고

남자는 여자가 만든 뜨거운 감자 수프를 나란히 나눠 먻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물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들게 했던 시간의 냄새도 떠올렸습니다.


주관적인 모든 것들은 사이를 두고 객관화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같은 기류 속에 있어서 같았고

지금 존재하는 모든 것을 고스란히 담아 떠날 수 없다는 사실이 또 달랐습니다.

두 사람은 다시 헤어져야 합니다.

여행자이기에 그쯤이야 괜찮을 것이었습니다.


여자가 가방을 끌고 길을 나섭니다.

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남자가 2층 창문을 열고 발코니에 나와 서서 손을 흔듭니다.

여자는 주섬주섬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 

남자의 손 흔드는 모습을 찍었습니다.

남자는 여자에게 잠깐만 기다리라 햇습니다.

이번에는 남자가 자기 카메라를 가져와

오래 손 흔드는 여자의 모습을 찍었습니다.


우산처럼 기억될 것입니다.

멀어지지만 괜찮을 것이었습니다.




매일 기적을 가르쳐주는 사람에게

사람은 그 자체로 기적이에요.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마음 안에 그 한 사람을 들여놓는다는 것은 더 기적이지요.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 또한 황홀합니다. 혼자서는 결코 그 어떤 꽃도 피울 수 없다는 것도 황홀입니다.

우리가 기대는 것은 왜 사람이어야 할까요. 왜 사람을 거쳐서 성장하고 우리는 완성되어야 할까요. 혼자여서 불안한 것은 마땅히 이해되는 불안이지만 옆에 아무도 없어서 불안한 것은 왜 그토록 무서운가요.

나는 세상 모든 관계를 사랑으로 풀려는 사람입니다. 사랑이 밑에 깔려 있으면 안 되는 일이 없고, 얼굴 붉힐 일도 마음이 뭉치는 일도 없어지거든요. 일도 사람도 사랑한다고 주문을 걸고 사랑을 앞세우면 일도 사람 관계도 나아지는 것을 수도 없이 목격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지금 당신에게 전달하고픈 마음은 그렇고 그런 사랑의 감정이 아니라 인생에 몇 번 올까 말까 한 감정임을 알아주세요.


가능하면 사람 안에서, 사람 틈에서 살려고 합니다. 사람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닐 것 같아서지요. 선뜻 사랑까지는 바라지 않지요. 사랑은 사람보다 훨씬 불오나전하니까요. 아, 불완전한 것으로도 모자라 안전하지 않기까지 하네요, 사랑은.

사람만 보고 살려고 하는데 그것도 어렵지요. 사람 냄새 참 좋은데, 사람 냄새 때문에 사람답게 살고 있는데 결국은 사람 냄새 때문에 골병이 들지요. 결국 우리는 아무도 없는 곳으로 숨으려 하지만 사람이 없는 곳에서의 삶, 그게 어디 가능하기나 한가요. 우리는 사람이 그리워 사람 없는 그곳을 탈출하고 맙니다.

나는 대중적으로 압도하는 풍경 앞에 서서 사진 찍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한 번 본 것으로 강렬했다면 그것은 사진보다 오래 남는 법이지요. 차라리 그게 영원할 수도 있지요. 마찬가지로 좋은 사람과도 함께 사진 찍고 싶지가 않아요. 좋은 사람이라는 사실은 오래가지 못할 거라는 불안을 포함하고 있고 나중에라도 그 좋은 사람과 같이 찍은 사진을 보는 순간 감정이 그전 같지 않으면 어떡하나 무서워서 그래요. 하지만 이 모든 불안과 실망들이 당신 앞에서는 아무 일도 아닌 게  되었어요. 당신으로 잘 살 수 있고 당신으로 잘 일어날 수 있어요.


사람으로 우리는 집을 지어요. 강렬한 사람에 대한 기억을 가져다 뼈대를 짓고, 품이 넓은 사람에 대한 기억을 가져다 지붕을 올리고, 마음이 따뜻했던 사람에 대한 기억을 데려다 실내를 데웁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는 것은 인생의 중심을 받칠 만한 사건이 없다는 것이지요. 그것으로 지은 집은 바람에도 약할뿐더러 곧 녹아내리지요. 

그러니 눈을 감지는 말지요. 그건 세상과 친해지지 않겠다는 이야기니까. 세상은 그런 당신에게 아무것도 보여줄 게 없어요. 아무것도 보지 않겠다고 눈을 감은 당신에게. 세상은 사람한테로 나 있는 계단을 내 줄 수 없어요.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시간은 있습니다.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새에게도 나무에게도. 모두에게 아름다운 시간은 있는 법입니다. 아무리 별것 아닌 풍경이고 시간이라 해도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기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시간입니다.

사람이 그래요.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고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그것만으로 아름다운 사람.

나에게 그만큼인 사람이 바로 당신입니다. 물이 닿은 글씨처럼 번져버릴까. 혹여 인연이 아닐까 나는 목이 마르고 안절부절입니다. 부디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되어주세요. 이 간절함으로 그래도 된다면 당신을 세상에 고소할 것이고, 나는 세상이 당신을 가둬놓은 아름다운 감옥으로 이사할 겁니다. 

그러니 내가 밑줄 친 사람이 되어주세요. 어떤 일이 있더라도 감히 당신에게 그어놓은 그 밑줄을 길게길게 이어갈 것입니다.  




이토록 서서히 퍼지는 광채

처음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살아온 시간들을 켜켜이 낱장으로 들어내 펼쳐 놓아보면 일대의 사건이라 할 만한 일들은 모두 처음 일어난 일들이었다.

처음 마셨던 것치고는 잘 마셨다는 생각이다. 처음 저지른 것치고는 그나마 잘한 일이었던 것 같다. 그토록 처음이어서 강렬한 것이, 그만큼 강력한 것이 내 생에서 나를 몇 번 더 뒤흔들 것인지를 너무 이른 그때여서 알지 못했던 것이다.




여행은 인생에있어 분명한 태도를 가지게하지

여행을 하지 않아도 살아지는 너와, 여행을 다녀야 살아지는 나 같은 사람의 간극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그래, 너는 여행의 조각이 아닌 다른 것들을 맞추면서 살아온 것일 거야.  

알고 있겠지만, 여행은 사람을 혼자이게 해. 모든 관계로부터, 모든 끈으로부터 떨어져 분리되는 순간, 마치 아주 미량의 전류가 몸에 흐르는 것처럼 사람을 흥분시키지. 그러면서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겠다는 풍성한 상태로 흡수를 기다리는 마른 종이가 돼.

그렇다면 무엇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먼 곳에서, 그 낯선 곳에서. 

무작정 쉬러 떠나는 사람도, 지금이 불안해서 떠나는 사람도 있겠지만 결국 사람이 먼길을 떠나는 건 '도달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보겠다는 작은 의지와 연결되어 있어. 일상에서는 절대로 만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저기 어느 한켠에 있을 거라고 믿거든.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다보니 내가 최근에 본 어떤 아름다운 풍경 하나가 떠올라. 혼자라서 밋밋하기만 한 밤을 겨우 보내고 아침을 맞았는데 숙소 앞에 누군가 여러 개의 눈사람을 만들어놓은 거야. 나도 모르는 사이 밤 동안 눈이 내린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누군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존재가 아침 일찍 일어나 눈을 굴려 눈사람들을 만들었다는 건, '그냥'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아름다움이 관여한 '기적'인 거지. 과연 그 사람은 혼자 보려고 눈사람을 만들었을까. 아니지. 단지 그냥 차가운 눈을 굴린 게 아니라 기쁨이며 온기 따위를 굴린 거야. 어쩌면  사람다운 것에 더 가까워지는 연습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지.

그 사람은 자기 인생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가진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자기 인생에 대한 분명한 태도를 갖는것, 그건 여행이 사람을 자라게 하기 때문이야.

사람은 원래 약하고 여리고 결핍되게 만들어졌어. 그건 왜 그런가 하면 그 상태로부터 뭐든 하라고, 뭐든 느끼라고 신은 인간을 적당히 만들어놓은 거야. 그러니까 스스로 약한 게 싫거나 힘에 부치는 게 싫은 사람들은 자신을 그렇게 방치하면 안 되는 몇몇 순간을 만나는 거지. 그래서 불완전한 자신을 데리고 먼길을 떠나. 그걸 순례라고 치자구.

나에게 순례는, 내가 나를 데리고 간 그 길에서 나에게 말을 걸고, 나와 화해하며, 나에게 잘해주는 일이야. 

높은 산으로 해 지는 풍경을 보러 올라가 넋을 놓고 세상을 내려다보면서 알 수 없이 차오르는 마음 안쪽의 부드러움을 대면하는 순간, 맨발로 돌길을 걷고 걷다가 문득 푸른 잔디를 만나 발이 고마워하게 되는 순간, 낯선 방에 가방을 내려놓으며 이 방은 어떤 사람들의 어떤 이야기들이 거쳐갔을까 하고 낭만을 상상해보는 순간, 그 자잘한 순간들은 모이고 모여 한 장의 그림이 돼. 그 그림이 중요한 것을 우리가 안절부절하고 아옹다옹하는 일상하고는 전혀 다른 재료로 그려진 것이라는 것. 

이런 작은 느낌들은 한꺼번에 광채로 다가오지. 아무렇게나 살다가 그대로 죽을 수는 없다는 사실까지도 알게 해주지. 그래, 그로 인해 사람이든 풍경이든 얼마나 사랑스러운지를, 사랑이 쓰다듬는 세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주는 것. 그것이 여행인 거야.

걷지 않고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야. 보지 않고 더 많은 것을 상상할 수 있다는 것도 마찬가지. 그러니까 여행을 떠나더라도 살아서 꿈틀거리는 상태가 아니라면 아무것도 획득할 수 없게 돼. 여행은 신이 대충 만들어놓은 나 같은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손을 뻗어야 하는 진실이야. 그 진실이 우리 삶을 뒤엉켜 놓고 말지라도, 그래서 그것이 말짱 소용없는 일이라 대접받을지라도, 그것은 그만큼의 진실인 거야.  




그나저나 당신은 무엇을 좋아했습니까

그나저나 당신은 무엇을 좋아했습니까. 무엇으로 얼굴이 붉어졌습니까. 그런데도 그 좋아했던 것조차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실 앞에서 당신은 얼마나 떳떳할 수 있을지요.

이토록 둔탁하고 뻔뻔해지는 것은 그만큼 대체되는 것들이 많아서겠지요. 이토록 꿈을, 방향을 방해하는 것들의 정체는 무엇일는지요. 이기고자 한다면 좋아하는 것을 늘려야 합니다. 좋아하는 것들과 춤춰야 합니다. 좋아하는 것은 포기해야 하는 것과 밀당하지 않습니다.

잘 사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면 작은 수첩 하나를 구해 좋아하는 것들의 목록을 채워나가면 됩니다. 수첩에는 <작고 허름한 가게 장부>라는 제목을 달아놓고 말이지요.




사랑은 어디로부터 왔을까

점선처럼 만나 실선처럼 하루를 보냈습니다.




잊지 못한다면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이해하는 방식이란 건 자신이 살아온 범위 안에서지. 자신이 고개 끄덕이고 싶은 방향대로일 걸세. 내가 한 사랑이 어떠했노라고 누구에게 말하려는 순간 나 스스로도 쏟아지는 것들을 다 받아내지 못할까봐 말하지 못한 것도 있지 않겠는가.




겨울나라

겨울만 있는 시간을, 겨울만 있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찬 온도에서 뜨겁게 사는 것, 그것은 두 배로 사는 삶일 거라는 환상이 내겐 있다...

나는 '이 사람은 왜 이토록 나를 도와주고 있지?' '이 사람은 그저 내가 무사히 이 골목을 빠져나가기만을 바라는 사람일까?' 하는 의문의 힘으로 핸들을 돌려야 했다. '이런 일에 이렇게 나설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아무리 내가 이 지경이라도 이렇게까지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는 마음으로 후진해 나오던 끝에 삼거리를 만났고 그곳에서 나는 사내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남기고 떠나는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보탬이 되려고 그랬던 건 아닌데

하는 일이 잘되지 않을 때나 되는 일이 없을 때, 할 일이 없을 때도 마찬가지. 그때 시인이 하는 일은 영감을 부르는 일이다. 영감이라는 것이 불러서 오는 것도 아니고 기다려서 제때 맞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시인이 하는 일이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이 들거나 왜 그래야 하는 지 모르지만 마땅히 그래야겠어서' 영감은 이런저런 일들을 지시하고 시킨다. 

영감이라고 해서 늘 굉장한 확신으로 도착하지는 않는다. 명중은 커녕 꽂히지 못할 때도 많으려니와 뭐라도 잡을 듯이 전속력으로 달려오다가 속도를 잃고 그만 숨이 죽어버리는 경우, 또 매혹적으로 다가오더라도 그걸 제대로 받아낼 수 없는 상태인 경우도 허다하다.

그래도 가만히 기다리는 일이 커다란 일이기도 한 것이 예술하는 사람의 일이다. 무슨 일 하세요, 라고 물으면 절박하게 군색하게 영감의 무엇과 직감의 무엇과 육감의 무엇을 기다리는 일을 합니다, 라고 말해야겠는데 제정신으로는 그 대답을 못하겠으니 직업적 고충이 참 말이 아니다.

그래서 오던 길을 문득 멈춰 서서 한참 뒤를 돌아다보기도 하고, 불쑥 먹던 밥을 중단하고 신발을 신기도 하며, 사람을 앞에 두고 앉아 한없이 아무 말 하지 않기도 하고, 영원히 일어나지 않을 사람처럼 탁자에 얼굴을 묻고 앉아 있기도 하는 것이다.

한 예술가가 이상히도 그러고 있는 것은 급히 바꿔놓거나 정돈해야 할 세계가 있어서 잠시 파도를 맞고 있는 중이라 생각해주시길. 그렇다고 '잠시 파도를 맞고 있는 중입니다'라고 이마에 써붙이고 있을 수는 없어서.




오늘 비행기는 전면 결항입니다

제주.. <내 옆에 있는 사람>이라고 씌어 있는 카페..




사람이 꽃

"카페 하실 거면 어떤 카페 하실 건데요?"

상인이 나에게 물었다. 두번째 만나던 어느 날 밤, 서로 나눈 이야기가 떠오른 모양이었다.

"음, 사람이 많이 오지 않는 카페요."

삐딱하게 말했지만 상인에게 삐딱한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네, 이해합니다."

"뭘요?"

"자기 공간을 가졌단느 게 중요한 것이지 수입 올리는 건 부차적이란 말씀이잖아요? 책도 읽으시고 음악도 듣고 싶은 거죠? 혼자사서요."

"어떻게 그렇게 잘 알죠? 사람 마음을?"

"누구나 그런 커페를 갖고 싶어하죠. 누구나요."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말에 슬쩍 귀가 열렸다. 저렇게 일방적인 말을 하면서도 어쩌면 그렇게 예의를 갖출 수 있는지. 상인은 처음부터 남다른 데가 있었다. 이번엔 내가 물었다.

"사람을 좋아하나봐요."

"조금 관심만 있어요. 왜 제가 사람을 좋아한다고 생각하셨어요?"

"사람을 좋아하니 사람을 잘 읽는 거겠다 싶어서요."

"사람을 좋아한 적은 있었어요. 한때는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어쩌면 나는 수도사나 스님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너무 좋아하면 안 되니까, 사람은..."

사람이 아니면 무엇을 좋아해야 할까....


아름다웠던 낮과 밤은 그대로 두어야 한다. 사랑하지 ㅇ낳는 사랑이라면 다른 세계로 옮겨가야 한다. 더이상 감정을 위조할 수 없다면 새로운 시간과 새로운 사람으로부터 새로운 충격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에 사랑을 사려드는 이는 있지만 이별은 값이 엄청나서 감히 살 수도 없다. 그래서 이별은 사랑보다 한 발자국 더 경이에 가깝다...


땅만 바라보고 살았던 살마에게 어느 밤의 별들은 그 사람을 다른 세계로 이끌어준다. 이 세계가 아니면 다른 세계는 절대 존재하지 않을거라고 믿게 하는 사랑. 그 사랑은 몇 번의 세계를 거치고 훈련하면서 먼 우주로 나아갈 수 있다. 작은 물이 모여 바다로 간다는 그 말처럼 사랑은 고통을 치른 만큼만 사랑이 된다.  




내 옆에 있는 사람

이 사실을 알기까지 오래 걸렸습니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지 않으면

절대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을요.


내가 사람으로 행복한 적이 없다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는 것을요.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왜 그 사람이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내가 얼만큼의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서라는 것을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으나 나는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한다. 조만간 다시 보자는 말은 했지만 같이 여행을 가자고 말하기엔 이르다...


정신적인 건강도가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강한 호감을 느끼게 된다는 말이 있다.(이 말은 지금의 감정과 그 감정에 따라붙는 불안에 대해 잘 설명해 준다.) 내 정신적인 건강도가 만약 B라면 그 사람 또한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닮은 점이 있다는 것은 좋아하기에 충분하지만 그렇다면 사랑하는 것이 바로 그 'B'인지도 모른다. 사랑은 완벽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 불온에 가깝다는 말을 하려는 것인데 쓸쓸히 여기까지 왔다.

사랑은 0 이다. 사랑은 감정으로 숫자를 늘리는 일이지만 결국엔 0 이 된다. 0 하고는 상관없는 듯 우리는 100처럼 사랑하지만 결국엔 시간에 의해 바람에 의해 요지부동의 0 에 도착하고 만다. 아무 감정이 없는, 아주 무심한 진공의 상태.

지금 그 사람을 사랑하면서도 먼 훗날의 0 에 대해 생각한다. 아픈 0 에 대해 생각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들로 허무에 이르고 마는 그 0 에 대고 얼굴을 부빈다...


사랑은 0 의 그림자다. 사랑 자체로는 그림자를 만들 수 없는데다가 사랑이 0 의 뿌리에 단단히 붙어 있으니 그렇다. 우리가 사랑을 하면서도 끝없이 외로운 것은 0의 그림자를 껴안고 있어서다. 무인도에 같이 가자 해놓고 무인도에 그 사람을 남겨두고 오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랑을 하면서 0 의 그림자를 데리고 다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나는 사랑을 조금만 멀리 두려 한다. 너무 멀리는 두지 말고 가까이 있고 싶을 때, 냄새 맡고 싶을 때 달려가려 한다. 느슨한 감정에 숨겨놓은 긴장이 가져다주는 멀리를 당분간 즐기려 한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하지만 나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좋아한다 말하지 못한다. 말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사랑은 0 이라느니 사랑은 0 의 그림자라느니 또 무엇이라느니 이렇게 멀미를 참지 못하고 허튼소리만 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은 무엇으로도 침묵하지 않는다

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사람, 사랑을 통해 인간적인 완성을 이루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명백히 다를 수밖에 없다. 사랑은 사람의 색깔을 더욱 선명하고 강렬하게 만들어 사람의 결을 더욱 사람답게 한다. 사랑은 인간을 퇴보시킨 적이 없다. 사랑은 인간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


우리는 사랑에게 엄청난 많은 것을 배웠으므로 그만큼의 빚을 지고 산다. 그것도 갚을 수 없는 아주아주 큰 빚을.




지금 어느 계절을 살고 있습니까

'당신은 지금 어떤 계절이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지금 어떤 계절을 어떻게 살고 있다고 술술 답하는 상태에 있으면 좋게싿. 적어도 계절은 지금 우리가 어디에 와 있는지를, 어디를 살고 있는지를 조금 많이 알게 해주니까.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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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풍상을 견뎌내고 몇 백년간 잘 살아남은 주택은 대부분 각자의 개성과 집안의 내력과 희망을 건축에 불어넣은 집들이었습니다.  6



'살다'라는 말은 생명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고, 어느 곳에 거주하거나 거처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사람과 삶과 살림은 모두 비슷한 뿌리에서 나온 말입니다. '살림'은 한 집안을 이루며 살아가는 모양을 뜻합니다. 죽지 않고 살게 만드는 것도 '살림'이고, 집안의 세간조차도 '살림'이라고 합니다. 결국 살림은 삶이고, 삶을 영위하는 구체적이고 기본적인 공간은 살림집이 되며, 흔히 집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므로 집이라고 하면, 사람이 전제가 되고 살아있음이 전제가 되는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12


누구에게든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라면, 세상의 사람 수만큼 많은 이야기들이 나올 것이빈다. 그러나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보편적인 가치는 아마 '행복'이라는 단어로 모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7


과연 미래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혹은 우리가 쌓아놓은 여러가지 유형과 무형의 재산만큼 행복을 줄까요.

우리는 얼마나 갖추면 행복해질까요.  18


행복이란 때와 시간을 정해놓고 찾아오는 계획된 미래가 아니라, 은행 이자처럼 순차적으로 쌓였다가 우리에게 돌아오는 약속이 아니라, 우리가 만족을 느끼고 기쁨을 느끼는 예기치 못했던 순간순간마다 찾아오는 것 아닐까요. 가령 피곤한 하루를 마감하고 집의 현관을 여는 순간 코끝에 훅 다가오는 따뜻한 집의 냄새와 온기와 익숙한 목소리로 안기는 가족의 살갗과 웃음, 그런 것들이 우리가 미워두었던 행복의 모습이 아닐까요. 나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나는 '지금', 그리고 '여기서' 행복한가?  19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몇 달 만에 그림 실력을 확 늘려줄 입시 마술에서의 요령 같은 가르침이 아니라 자신의 그림에 대한 믿음, 자신의 생각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집을 설계하면서 처음의 생각과 머릿속에 떠올렸던 그림이 하나하나 실현되는 과정에서 행복해했던 건축주들이, 막상 집 공사에 들어가자 주변의 참견과 간섭과 조언들로 인해 흔들리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내가 지어봤더니..." 혹은 "살아봤더니..."하는 사공들로 인해 갑자기 선택했던 자재에 의심이 생기고 창의 크기가 늘었다 줄었다 하고 난방 방식이 바뀌기도 하면서, 점점 집은 산으로 올라갑니다. 끝나고 보면 나의 생각으로 지은 집도 아니고, 남의 생각으로 지은 집도 아닌 어정쩡한 집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남이 재단해준 옷에 자신의 몸을 맞추는 것과 같습니다.

'나를 살리는 일'은 다른 사람의 취향과 판단에 좌우되지 않고 내 마음 속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부터 시작됩니다. 나를 믿고 나를 지키는 일이야말로 나를 위한 삶의 출발점입니다.  27


고독은 사색을 불러오고 사색은 필연코 스스로에 대한 자각을 불러옵니다. 철학적인 은유라기보다는 누구나 겪는, 환경에 따른 인간적인 반응일 뿐입니다.  78


집에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구멍'들이 있습니다. 사람이 들락거리는 구멍이 있고, 바람이 들락거리는 구멍이 있고, 시선과 풍경이 들락거리는 구멍이 있습니다. 그런 구멍을 '개구부'라고 하기도 하고 문이라고 하기도 하고 창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 기능들이 불리되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뭉뚱그려 모여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85


사실 건축의 가장 좋은 재료는 빛입니다. 빛은 세상 어디에나 있는 것이지만, 또 세상 어디에나 있는 것이 아니기도 합니다. 빛이란 존재를 의미하기도 하고, 깨어있음을 의미하기도 하고, 관심을 의미하기도 하고, 사랑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빛이란 집의 자세에 따라 다양한 느낌과 정서를 부여합니다. 동쪽 창으로 온 방을 적나라하게 비추는 아침 햇살은 사람을 건강하고 부지런하게 하고 희망을 줍니다. 남쪽 창으로 종일 비추는 겨울나절의 빛은 따스함과 노곤함과 생애 대한 신뢰를 주고 긍정을 줍니다. 서쪽으로 기울어가며 황금빛으로 울컥하게 하는 석양은 사람을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혹은 밤에 불을 끄고 잠에 들려는데, 어둠이 눈에 익고 서걱서걱 이불 쓸리는 소릴 듣고 있다가 문득 창을 통해 들어오는 예상치도 못했던 달빛은 황홀하기까지 합니다.

또한 빛은 빛으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빛은 그 빛을 받아비추이는 것이 있어야 존재의 의미가 생겨납니다. 그런 의미에서 빛이란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8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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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어느 날 펼쳐즌 <론리 플래닛>의 라오스 편에는 이런 구절이 있었습니다. 

'남방 불교를 받는 라오스인들은 미래를 위해 지나치게 일하지 않는다. 고된 노동보다 카르카가 생의 중요한 요소가 되는 까닭이다. 프랑스인들은 이렇게 말했다. "베트남인들은 쌀을 심는다. 캄보디아인들은 쌀이 자라는 것을 본다. 라오스인들은 쌀이 자라는 소리에 귀 기울인다." 라오스인들은 일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은 당신의 머리에 좋지 않다고 믿는다. 또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사람들을 흔히 가엾게 여기곤 한다.'


여행은 완전히 새로운 외계의 무엇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수만 번 우리의 마음곁을 쓸고 지나갔던, 그러나 또 쉽게 잊고 지냈던, 세상 모든 존재들의 파장과 울림을 다시금 알현하는 일임을 소중하게 깨닫는다.  12


비록 여행 중이라 해도, 혹은 지루한 일상 중이라 해도, 아무리 바쁘다 해도, 혹은 가진 것이 넉넉지 않다 해도, <언제나>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깊숙이 선의를 가지고 관여할 수 있는 것이 <반드시> 있다는 것을.  21


 

우리가 내리는 잠깐의 선택, 손끝을 지나쳐갈 뿐인 동전 하나의 용고, 잠시 마음을 사로잡은 범박한 생각... 

이 모두를 아우르는 우리의 한 순간, 소중하다. 그 사소한 순간의 마디 마디가 하나의 결정(結晶)을 이루기 때문이다. 

그러하니 너의 삶. 아껴라.



에어컨이 있는 버스에서 차창 밖으로 풍경을 바라본다면 풍경은 그저 사진일 뿐이다. 길은 그저 평면일 뿐이다. 나는 직육면체의 공간 속에 보호받는 간접체험자일 뿐이다.

그러나 이렇게 이곳 땅에서 나고 자라. 이 땅의 푸성귀 냄새를 풍기는 이들과 꼼지락대는 발가락을 맞대고 들키지 않게 탐색하는 수줍은 눈빛을 마주하며 달리는 이 길은 나를 사랑에 빠진 여인이게 한다.

바람은 여과 없이 다가와 신선함의 직격탄을 날리고 머리카락은 훨훨 날아 하늘에 닿을 듯하다. 나는 뒤따라오는 오토바이의 낯선 남자에게도 미소를 짓고 길가의 아이들에게도 일일이 손을 흔든다.  33


우리는 익숙한 것에 대해 질문하지 않는다. 익숙한 것에 대해 웃지도 않는다. 그러나 진정한 질문과 웃음은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 속에 흔하게 숨어 있다.  84


우리는 언제나 winner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에게 차분한 기다림이란 나태함을 의미한다.

라오스인들은 언제나 loser가 되기를 서슴지 않는다.


인생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순서의 문제일 뿐이라고 그들은 생각한다.

진정한 winner도 loser도 없는 것이다. 

혹은 모두 다가 winner이며 모두 다가 loser인 것이다.

서두르거나 불편한다고 해서 인간의 힘으로 본질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없으며 오직 변하는 것은 마음의 균형이 깨어지는 일뿐이라는 것을 이미 터득하고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우리가 오랜 명상과 고도의 훈련을 통해 도달하는 정신의 경지에 이미 생태적으로 도달해 버린 사람들인 것이다.  93-94


주어진 것이 적다 쉽게 지치지 말라. 삶의 고단함이란 지극히 상대적인 것. 그대에게 적게 주어진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크게 주어진 것일지니, 두말없이 가진 것을 보듬은 것만이 그대를 나아가게 하리라.  105



이곳에서 밤길을 떠도는 여행자는 묻게 된다. 우리의 생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 없으면 안 되는 것의 목록은 과연 몇 가지나 될까?

어두운 길가를 향해 열려 있는 문, 낡은 기타와 달빛에 젖은 그림자, 보았으나 보지 않은 척 하는 타인의 온유한 시선, 손 안에 쥐어진 다른 손의 온기, 어둠의 끝에서 변함없이 기다리고 있는 아침. 

어쩌면 그런 것들, 그 단 몇 가지 것들.  



라오스 인들은 묘비명을 쓰지 않아요. 그들은 믿지요. 

사람이란 글로써 흔적을 남길 수 없는 존재라고.



여행이란, 의도적으로 길을 잃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행위니까요. 그러나 당신이 이들의 불우함으로부터 당신의 자리가 우월하다는 것을 깨닫는데 그친다면 여행의 힘은 오래가지 못할 거예요. 당신보다 양적으로 더 우월한 자들은 세사으이 저편에 얼마든지 있느이까요. 이들의 존재가 쉽게 당신을 일으켜 세웠듯 그들의 존재는 또 쉽게 당신을 넘어뜨리겠지요. 당신의 질문은 그 너머에 있어야 해요. 내 삶은 어찌하여 훨씬 더 나은 조건 속에서도 초조해하는가,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원하는가, 쉽게 지치고 자신과 불화하는가. 그 이유에 대해서 말이에요. 진정한 여행의 힘, 그것은 주는 깨달음이란, 떠나 있을 동안만 당신을 부축하는 것이 아니라 제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당신을 부축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해요.  133


나라면 말할 것이다. 흔들리는 짐 꾸러미 위에서 아이를 키워야 하므로 낳고 싶지 않아요.

당신이라면 말할 것이다. 아직 나무집 한채 변변히 없으므로 결혼하지 않겠어요.

흔들리는 짐 꾸러미나 나무집 한 채는 당신과 내가 <폼>으로 생각하는 제약조건들이다.

우리는 항상 <어디에서>에 집중한다.

물질이 넘쳐나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그 물질의 우아한 배치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하지만 라오스의 그녀라면 말할 것이다. 흔들리는 짐 꾸러미 위에서도 아이는 자란답니다. 

라오스의 그라면 말할 것이다. 뒷간 곁이라도 좋아요. 함께 있을 수 있으면 되는 거죠.

결코 넘치지 않으며, 나아가 종종 모자라기 때문에 그들은 항상 <무엇을>에 집중한다.  

오직 <무엇을>에 집중하는 자들만이 다 끌어안고 갈 수 있다. 솎아내지 않고, 어리광부리지 않고.

삶이란 불가해한 것이다. 

통째로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순순히 살아갈 수 없는 그 무조건성의 원칙이 라오스에서는 착실히 준수된다.  137-138


음식이란, 그 지역의 기후, 그 기후가 주관하는 농작물, 종교 혹은 터부나 미신, 뜨겁거나 차가운 민족적 기질, 색감이나 모양에 대한 고유한 미적 감각 등 그곳 문화의 총화이다.

그러하니 당신이 낯선 곳에 도착했을 때 당신의 낯선 신념을 아무런 맥락도 없이 그들 앞에서 펼쳐 보이지 말라.

당신이 채식주의자든, 동물애호가든, 유난히 민감한 후각을 지녔든, 귀족적인 미각을 지녔든, 한 그릇의 음식을 향해 인상을 찌푸리지 말라.  178


라오스인들의 특징이에요.

예부터 라오스인들은 하루에 세 가지만 걱정했어요.

아침으로 먹을 게 있을까?

점심으로 먹을 게 있을까?

저녁으로 먹을 게 있을까?

그렇게 세끼를 먹고 나면, '다 되었다'고 생각하죠.

나머지 걱정들은 모두 다음 날로 넘어가는 거예요.  183


물질화는 어쩔 수 없이 전통과 자연을 파괴해요. 그동안 자신들이 수호해온 전통과 자연이 자신들을 가난하게 했다고 믿게 되니까요. 그러나 물질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 이들은 더 이상 자여노가 전통이 파괴된다면 더 이상의 물질화도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깨달을 거예요. 그리고 다시 라오스다운 것을 지켜나가는 방법에 대해 골몰하게 되겠지요. 그것이 물질에 목마른 후진국들이 역사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수순이었으니까요.

그럴까요? 먼 미래에 이들이 자신의 본 모습으로 되돌아올 수 있을까요? 나는 방비엥이 저렇게 추한 외국인 거리가 되기 전에 여기 왔으면 좋았을 거라 생각해요. 또 한편으로는 더 나빠지기 전에 이곳에 온게 다행이란 생각도 들고요. 이다음에 아이를 낳아서 함께 이곳에 왔을 때에도 지금처럼 이곳의 자연이 아름다웠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TGV를 타고 나는 KTX를 탄다. 

라오스인들만이 계속해서 원시의 불편함과 순수함을 간진하기를 바라는 것은 이미 가져 편안한 자의 이기심일 것이다.

비록 물고기가 그녀의 남자친구를 행복하게 하듯이 TGV와 KTX가 소피와 나의 삶을 행복하게 하느냐고 그들이 묻는다면 고개를 끄덕이지 못할 지라도...  184-185


'how'는 늘 나눌 것이 있는 자들의 고민이다. 가진 자들은 책상에 앉아 how에 대해 'talk'하지만, 정작 이들이 원하는 것은 'just do it' 이다.  208


소통하지 않는 것들은 모두 문을 닫는다. 몸과 마음 사이의 절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나와 타인의 몸을 충분히 탐색하지 않은 유년은 반드시 뒤틀린 인간관으로 이어진다. 

판에 박힌 이미지로서의 성, 획인화된 미의 기준, 그것의 그릇되고 위험한 적용.

아이들은 '스스로' 몸을 터득해야 한다. 시간과 공간만 충분히 주어진다면 그들 누구라도 가르침 없이 비밀을 깨칠 수 있으므로.  230


남자들은 사랑을 <한다>. 면도를 <하고> 사업을 <하고> 산책을 <하>듯. 

그러나 여자들은 사랑에 생을 건다. <하는>것이 아니라 그저 그녀의 전부가 <된다>.

호흡을 하고 걸음을 내딛는 순간순간이 사랑과 결부된다.

사랑이 있는 여자와 없는 여자는 같은 여자여도 다른 여자이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렇게 진화되어 왔다. 일단 사랑에 빠지면 다른 것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도록. 오직 사랑하는 대상만이 존재하도록.  243


여행에는 연습이 없다. 가장 격한 체험을 가장 극적인 순간에 한다. 

이거될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거 된다! 싶어도 이미 늦었다. 가보는 거다. 본전 생각 없이. 예행연습은 일상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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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노바의 실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고
사랑을 사랑했다는 것이다.


사랑이란?   함께있는것, 같은곳을 보는것, 함께라는 것, 특별한 관심을 가진것, 갖고 싶은것, ....

어떠한 표현으로도 사랑을 표현하기는 어렵다. 

그건 그만큼 단순한것이 아니라는 뜻이기에..


어쩌면 카사노바는 그것을 고민하다 '사랑'이라는 것과 사랑에 빠진건지도 모른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닌 사랑 자체을 사랑한다는것은 이상하지만, 이상한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사람마다 사랑에 대한 기분과 느낌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그는 그것에 심취해 버린걸지도 모른다.


사랑을 사랑하는것이 잘못인가?

잘못이라기 보다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뭔가가 있다.


우리는 사람이기에 사람을 사랑하는데 사랑을 사랑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보인다. 진정 이상한 것이기도 하다.

사람과 사랑은 틀리다. 

우리는 사람이기에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과연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이기에 ...





사랑은 느낌이고 감정이며, 공상이다. 

그것으로 우리는 평온함을 애정을 애틋함을 즐거움을 느낀다. 물론 부정적인 것들도 열거하기 힘들만큼 많지만...

사랑이라는 것은 그래서 좋은 것이다.

사랑은 받는것이기도 하지만, 주는 것이기도 하다. 

주었는데 내가 더 좋은것. 그것이 사랑이다.


통상적으로 사랑을 4가지로 분류한다. 

그 중에서도 이성간의 사랑을 가장 먼저 떠 올린다.

문제는 그 사랑이 크게 나누어서 4가지 라는것이지 그 이상의 종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카사노바의 사랑에 대한 사랑은 이해를 못하는 것이 아니다. 다름일 뿐이다.



무슨 횡설수설인가 싶은가? 

사실 사랑은 자신을 이렇게 만드는것이 정상이다. 그렇기에 기쁘고 즐겁기도 하지만 고통도 따라 오게 되는것이다.

사랑은 만병통치가 아니다. 하지만 열정적인 사랑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일지 모른다. 

사람을 사랑하든 사랑을 사랑하든... 열정은 자신을 살아 숨쉬게 하는 원동력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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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두드림 콘서트

저자
유재원 지음
출판사
한국경제신문사 | 2010-06-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인문학에서 삶의 지혜를 찾는다! 인문학과 문화, 예술의 영역을 ...
가격비교


책 내용 기록 보기


흥미롭고 쉽게 읽히는 인문학 책이다.
사람과 음악과 미술과 문학과 소통이라는 다섯가지 화두를 두고 총 15가지 내용의 글을 전개해 나갔다. 그러기에 한 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이라기보다는 인문에 대한 여러가지 분야를 즐겁게 접할 수 있게 한 책이라 평하고 싶다.

하나의 분야에 깊은 내용은 아니지만 대충알고 있던 내용이나 전혀 몰랐던 지식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해 주었고 거기에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내용들에 대해 다시금 정리해 줌으로 인문학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이라면 쉽게 접근하게 해준다.
그러기에 제목에서 '두드림'이라는 표현은 꽤나 잘 표현된 주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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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이나 우유는 물론 운전면허증에도 유효기간이 있다.
신용카드나 할인쿠폰에도 유효기간이 있다.
그러나 지갑 속 주민등록증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유효기간이 지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는 뜻이다.

 

주민증에는 유효기간이 없지만 사라에게는 유효기간이 있다.
허나 그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인간은 누구나 죽게 된다. 하지만 시점이 정해져 있지 않을 뿐이다.
죽음에 이르면 유효기간이 도래하는 것이다.
문제는 죽지 않았는데도 유효기간이 다 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살아는 있으나 유효기간 된 사람처럼.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닌게 아닐까...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죽은 것이나 진배없는 생활을 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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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먹는 사람, 못 입는 사람, 못 자는 사람, 못 보는 사람 그리고 못 잊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그렇게 불쌍한 사람이 아닙니다.
진짜 불쌍한 사람은 이런 사람들입니다.
더 먹으려는 사람, 더 입으려는 사람, 더 자려는 사람, 더 보려는 사람 그리고 잊을 추억도 없는 사람.


나는 진짜 불쌍한 사람이다. 더 먹으려 하지 않는다. 더 입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잊을 추억도 많이 가지고 있다. 더 자려고 하지도 않는다. 다만....
다만 더 보려한다. 
여행을 가도 호기심에 뽈뽈거리고 돌아다닌다. 다리가 아플만큼 아니 그 이상 아플만큼 다니며 보려한다.
쓸데 있는지 없는지도 아직은 모르겠으나 이 호기심이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이 보게 한다. 남들이 가지 않는길도 궁금하면 본다. 일상에서도 나는 보려한다. 많이 보려하는 호기심이 좋은 것도 그렇게 좋지 않은 것도 보려고 시킨다. 나는 그런것에는 별말없이 잘도 따른다. 그러니 진짜 불쌍한 사람이 많다. 표현대로라면 ...
하지만 나는 이런 진짜 불쌍한 사람으로 계속 남고 싶다. 아직은 그런 생각이다. 
당분간은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근데 내꺼 말고 다른 것들은 정말 불쌍해 보인다.
'더'라는 글자가 이럴땐 정말 불쌍해 보인다.
'욕심'이란 단어를 사용해야 하지 않겠나... 욕심은 끝이 없다.
나도 경험해 보았고, 경험하는 그리고 했던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지금도 보고 있다.
하나를 선택하면 여러가지를 잃게 된다. 

내가 불쌍한데 다른 불쌍함을 걱정하는 것이 이상하다.
역시 난 불쌍한게 맞다. '똥묻은 놈이 겨묻은 놈 나무란다'
                                 '빵구 낀놈이 성질낸다'는 말처럼...


과연 우리는 얼마나 불쌍하게 살아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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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이란 단어는 전쟁을 통해서 나온 단어이다.
또한 '전략'이란 단어 역시 전쟁을 통해서 나오고, 전쟁을 통해서 개발되어 오늘날에는 사회 전반에 걸쳐서 사용되는 단어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저자는 전쟁파트를 시작하는 첫 머리에 '전쟁은 하나의 경영이다.'라고 시작한다.
사람을 다루고 변화에 대응하고 목표에 전진하고 승리를 추구하며, 인간을 탐구해야 하는것. 시대가 바뀌면서 전쟁양식이 변해왔듯이 경영 또한 변하고 있다고 적고있다.
그렇기에 경영인이라면 누구나 전쟁에서 승리한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설파한다.(솔직히 경영전략연구도 전쟁에서 시작되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전쟁을 잘모르고 별로 관심도 없다.. 그런데도 전략연구를 할 수는 있다...그렇게 보면 전쟁과 경영이 동떨어져있다고 볼 수도 있을텐데...ㅎㅎ 하지만 전쟁역사와 전술을 잘 알면 분명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는 완전 동감한다.)

책에서는 2차 세계대전을 통해 영웅으로 떠오른 4명의 장군, 오성장군인 조지 마셜, 더글러스 맥아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그리고 사성장군인 조지 패튼을 언급하며 그들을 통해 핵심을 말하고 있다.
그들의 별의 개수를 합하면 19개, 지금도 사람들은 이들을 '나인틴 스타즈(Nineteen Stars)'라 부른다.. 이런걸 보면 분명 이들의 공통점에서 배울것은 크리라 생각이 된다.

더딘 진급을 견뎌낸 조지 마셜
우리로 따지면 제3사관학교쯤 되는 버지니아 주립사관학교 출신인데, 주류는 웨스트포인트 출신들이었다.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진급은 매우 더뎠다. 소위에서 중위로 진급하는데만도 5년이 걸렸고, 35살이 될때까지 중위에 머물러 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속에서 18년 만에 준장을 달았고 육군 참모총장이 되는 기간은 준장이 된지 단 3년이 걸렸다. 
승리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라
조지 마셜은 사람을 대하는 데 3가지 원칙을 갖고 있었다.
첫째, 상대방을 명예롭게 하라.
둘째, 일을 맡겼다면 끝까지 믿고 기다리며 배려하라.
셋째, 정직한 실수라면 관용을 베푸는 데 인색치 말라.
그는 1927~1932 동안 포트베닝 보병학교 부교장으로 근무할때, 강당마다의 이름을 강당을 짓는데 목수로 동원된 부사관들의 이름을 붙였다. 또한 그는 육군참모총장으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는 "내가 한 일은 그저 승리할 수 있는 사람들을 선택한 것 뿐이다."라고 하였다.
이때 그가 발탁한 여러명 중에 아이젠하워 대통령도 있었다. 
조지 마셜이 한 말처럼 승리할 수 잇는 사람을 선택한 것뿐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이다.
마셜이 워싱턴에 없으면 편히 잘 수 없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렵에서 오버로드 작전(일명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지휘할 최고사령관을 뽑아야 할때, 스탈린과 처칠은 마셜을 점찍었다. 
하지만 워싱턴 의회의 군사위원회 의원들은 쌍수를 들고 반대했다. 이유는 그의 공백때문이었다. 루스벨트도 "마셜이 워싱턴에 없으면 편히 잘 수 없다"며 마셜을 참모총장에 두고, 대신 아이젠하워를 유럽 지역 연합군 최고사령관에 올려 노르망디 상륙작전 등을 지휘하도록 했다.
진정한 리더십은 승리의 어머니다.
중대장 시절 마셜은 부대원들의 이름을 철자 하나까지 외우고 다녔다. 또한 부하들의 말뿐만 아니라 그들이 말하지 못한 생각까지도 들을 줄 아는 상관이었다. 
게다가 일희일비하지 않는 평상심을 유지하는 강한 인내심의 소유자였다.

가장 어려울 때 미래를 준비하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의 이름 앞에는 항상 '최고, 최대, 유일'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그는 높은 성적으로 수석졸업했고, 최연소 준장, 최연소 육군사관학교장, 최연소 오성장군, 최연소 참모총장, 타국의 원수가 된 최초의 미국인 이었으며, 장성이 된 후 3번의 전쟁에 참여한 유일한 군인이었다.
맥아더가 참모총장으로 임명된 해는 1930년, 대공황 직후엿다. 먹고사는 것 자체가 정쟁이던 시절이었지만, 지난에도 불구하고 그는 육군의 현대화를 추진했다. 그랬기에 39년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미국이 41년 12월에 전쟁을 개시할때, 빠르게 모든것을 동원할 수 있었다.
그의 탁월한 미래예측과 준비의 리더십이었다.
패배를 패배시킬 수 있는 힘을 키워라
퇴역했던 그가 4년만인 41년에 군에 복귀하여 바탄에 있을때, 어쩔수 없이 후퇴를 하였으나 그는 늘 바탄을 생각하며 다시금 진격했다. 그리고 바탄을 장악했을때, 본재보다 맥아더는 15마일이나 앞서 나가고 있었다. 참모들이 사방에 저격수들이 잇으니 자칫 심장이 뚫릴 수 있다고 경고하였을때 "지난 3년 동안 내 심장이 아팠던 것보다 더 아프지는 않겠지!"하며 구출된 병사들에게 달려가 "꼭 돌아오겟다고 약속했는데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리더십은 치욕을 뒤집어 패배를 패배시킬 수 있는 힘이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져라
"헬멧을 쓰면 안전할지는 몰라도 리더로서의 이미지는 망치게 된다. 또한 허리에 무기를 휴대하지 않는건, 내 임무는 직접 싸우는 것이 아니라 전쟁터에서 사람들을 싸우도록 독려하고 지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었다. 또한 맥아더 하면 카키색 제복과 금테를 두른 모자, 옥수수 파이프, 짙은 선글라스가 떠오르도록 독보적인 스타일을 만들기도 했다.
동시에 그는 탁월한 연설가였다. 죽은 병사들을 애도하면서 "그의 탄생이 어떠했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죽음이 영광스러웠다는 사실만큼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하며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시켰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져 갈 뿐이다."
그런 그를 두고 로버트 맥나마라의 조사는 "그는 성품과 용기 잇는 리더십 면에서 가히 당대의 전설로 남을 위대한 장군이었습니다."라고 압축하였다.

감동한 병사가 적을 이긴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는 경험에 의한 실력을 갖추기도 하였지만'아이크의 미소'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웃으과 유머감각을 가지고 있어 사람들과 빠른시간내에 깊은 관계를 맺을 줄 알았다.
또한 경청과 몰입 그리고 균형을 잡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결코 병사들을 기다리게 하지 않았고 그들과 직접 접촉함으로 '부대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었다. 다시말하면 그는 부대원들을 감동시킬줄 알았다는 것이다. 
아이젠하워 원칙, 문제를 단순화하라
그는 책상위나 공간에 4등분하여 번호를 매기고 1번 공간에는 버릴 것을, 2번 공간에는 다른 사람에게 지시해 처리할 것을, 3번 공간에는 연락할 것들을, 4번 공간에는 지금 당장 직접 처리할 것을 배치한다. 이렇게하여 문제를 간단하게 정리하여 처리함으로 지시역시도 명확하게 전달하여 제대로 진행을 시킬 수 있었다.
그는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도 '아이젠하워 원칙'을 활용하여 정확하게 구분하여 처리함으로 일을 일사분란하게 진행시킬 수 있었다.

열정의 리더, 조지 패튼
조지 패튼(George S. Patton, Jr.)은 독일군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장군이었을 정도로 도발적이고 부하들을 몰아붙이기도 하였지만, 야전변원을 방문할 때마다 눈물을 글썽일 정도로 부하들을 아꼈다. 병사들이 잘 먹는지, 옷은 따뜻하게 입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지 늘 관심을 가질 만큼 정 많은 리더 였다.
그에 더해 그가 하는 일에는 매우 열정적으로 임했기에 지장(智將)이면서도, 자신감을 고취하는 용장(勇壯)이기도 하였다.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서 정맥이 늘어지고 옷 꼬리가 구겨지는 장교는 필요 없다."
"손과 무릎을로 기어서라도 목표를 달성하라."
"1파인트의 땀이 1갤런의 피를 구한다."
"죽을 힘을 다해 전진하고 최상의 속력과 전투력으로 나아가라."
조지 패튼의 7가지 리더십
1. 열정을 불어넣어라.
열정을 고취시킴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곤 했다.
2. 병사들과 함께 뒤엉켜라.
병사들과 함께 공급 물자를 운반하고, 진차에 빠진 트럭을 병사들과 함께 밀어 올리고, 탱크 밑으로 기어 들어가 기름때를 묻혀가며 고장난 곳을 수리하느 솔선수범형 상관이었다.
3. 끊임없이 신뢰를 확인시켜 주어라.
자심감 있고 늘 당당한 태도는 불안에 떠는 병사들에게 오히려 믿음을 심어 주었다.
4. 병사들을 아껴라.
군인을 만들어내려면 적어도 18년 이상이 걸리지만, 탄약을 만드는 것은 단지 몇 달 아니, 며칠이면 된다고 생각하였다. 
5. 지체 없이 포상하라.
포상과 관련해서는 행정 절차를 생략하곤 하엿다. 
6. 무자비하게 진군하라.
"우리는 멈추지 말고 진군해야 한다. 가솔린이 떨어지면 훔쳐서라도 진군하라. 그 탓에 적이 후미에 놓이게 되는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이미 그들은 패잔병일 뿐이다. 참호르 파느라 괜한 힘 빼지 말라." , "내게 방어를 맡기려면 차라리 해임시켜 달라"
7. 번쩍번쩍 광나게 닦고 손질하라.
그는 구두 철모 관리에 신경을 썼고, 병사들에게도 주지시켰다. 심지어는 넥타이까지 매고 전투하라고 명령했다. 이것은 자신을 다듬어야만, 그 안에서 자긍심도 넘치기 때문이다. 자기긍정, 자기존중은 리더십의 기초이자 출발점이다. 자긍심을 가진 사람은 모든 일에 죽도록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위대한 장군의 10가지 조건
마셜, 맥아더, 아이젠하워, 패튼의 공통된 자질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인격
"리더십이란 성실하고 고결한 성품 그 자체다. 리더십이란 잘못된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지고, 잘된 것에 대한 모든 공로는 부하에게 돌리 줄 아는 것이다." 아이젠하워 장군
2. 결정력
아이젠하워가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결정할때 그의 결정으로 모든 병사들의 생사가 걸려 있었다. 결정을 사심없이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사(私)가 끼면 망조가 든다.
3. 낙관
맥아더의 참모는 "그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비관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은 최고의 사령관 이었다."라고 하였고, 아이젠하워는 "나느 치료 불가능한 낙관론자다."라고 하였다.
4. 준비
1,2차 세계대전에 모두 참전한 4명의 장군들은 1차 세계대전 후 20년 동안 무엇을 했을까?  그들은 '준비'를 하고 있었다.
5. 용기
패튼은 "네 자신의 두려움과 타협하지 말라." 말했다.
6. 운(運)
어쩌면 운은 둔한 맛이 있는 사람에게, 끈기를 갖고 근성으로 버티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또 하나의 실력'인지 모른다. 그들은 모두 가지고 있었다.
7. 최고 지향
그들은 하나같이 모든 계급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직무에 임했다. 최고가 되기를 꿈꾸어야만, 최고가 될 수 있다.
8. 믿음
매순간 삶과 죽음의 문제에 직면하는 전쟁터에서의 믿음이란, 그것 없이는 삶도 없다는 숭고한 존재에 대한 믿음과 의존을 의미한다.
9. 사랑
진정한 리더는 부하를 사랑하고 다시 그드리의 사랑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마셜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병사들의 가족까지 배려했고, 지그스와 크리스가 낡은 강의실 개축에 헌신했을 때는 그 강의실에 고작 부사관이었던 그들의 이름을 명예롭게 붙여 주었다. 맥어다늬 부하 사랑은 가히 전설적이라 할 만했으며, 아이젠하워도 그 못지않았다. 겉으론 거칠고 도발적이었던 패튼 또한 사실은 정 많고 자상한 장군이었다.
10. 상징
자신만의 상징과 스타일이 있었다. 조지 마셜은 정통파였다. 그는 오리지널 복장을 고수하고, 훈장과 기장까지 모두 달았다. 맥아더는 담배를 피우지 않을 때도 파이프를 입에 물고 있었다. 정복보다는 깃 열린 셔츠를 주로 입었고, 원수 계급장을 단 절묘하게 각이 잡힌 모자를 썼다. 아이젠하워는 허리춤까지 오는 짧은 재킷을 즐겨 입었다. 그의 미소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트레이드 마크였다. 패튼은 항상 발목까지 올라오는 광이 번쩍번쩍 나는 기병대 구두를 신었다. 특이한 진주 장식이 달린 권총을 차고, 승마용 채찍을 가지고 다녔으려, 잘 닦인 헬멧을 썼다. 

마셜, 맥아더, 아이젠하워,패튼이 리더에게 보내는 4가지 메세지
1. 독서하라.
그들은 모두 읽는 데 이력이 난 사람들이었다. 마셜은 어릴때 부터 아버지 서재의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맥아더는 7000권이 넘는 장서를 보유하고 있었다. 패튼은 틈만 나면 알렉산더, 나폴레옹, 스키피오, 크롬웰, 리, 그랜트 등 위대한 장군의 전기를 탐독했다. 아이젠하워는 참호전에 관한 모든 책을 읽었다. 
즉 그들은 인문학적 베이스를 가지고 있었고, 덕부네 전쟁에서 승리는 바로 '인간'에게 달려 잇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읽어라. 읽어야 힘을 얻을 수 있다.
2. 자신부터 군기를 세워라.
병사가 군기 없이는 결코 움직이지 않는다. 패튼은 군기를 날 선 상태로 유지하고 강화하지 못하는 리더는 전쟁을 패배로 몰로 가는 잠재적 살인자와 다름 없다고 이야기했다.
3. 시간을 손에 넣어라.
제3군이 독일로 진격하기에 앞서, 패튼은 그의 부대원들을 가차 없이 강에 밀어 넣으며 말했다. "우리가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은 수백 명의 생명을 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즉시 횡단을 감행한다. 필요한 장비를 어디서 어떻게 구해야 할지 걱정되지만 어쨌든 구해야 한다. 훔치든지 구걸하든지, 아니면 만들어라. 나는 하루라도 더 늙기전에 라인 강을 건널 작정이다."
4. 과감하게 공격하라.
전쟁은 이기거나 지는것이아니라 '이기거나 죽는 것'이다. 끊임없이 주도권을 쥐려고 노력해야 한다. 좀더 과감해져야 하는것도 그래서다.



저자가 다루고자 한것은 역사적인 장군들에게서 그들이 사람을 얼마나 아꼈는지 그리고 사람을 위해 그들이 희생한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준다.
그는 사람을 죽여야 하는 전쟁을 통해서도 나의 사람들이 얼마나 중요하고 그것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을 강조하려 하였다.
비단 전쟁만 그러겠는가..
국가적으로 아니 기업경영에서 아니 자기 자신에게 적용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개인적으로 생활하면서 사람을 죽이는 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병사는 장수에게 마음을 줄 수 있다면 그 전쟁은 승리한다. 그렇지 못하더라고 끝까지 죽는한이 있어도 장수와 함께 하려 할것이다.
우리는 총없는 전쟁터에 살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더욱 사람을 대하는 면에 있어서 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을 얻기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이책 전체에서 그리고 2권과 3권에서 통합적으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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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人文學)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통찰의 힘이다.

'12년 전 빈곤에 대한 책을 쓰기 위해 취재 중이던 언론인 얼 쇼리스(Earl Shorris)는 뉴욕의 한 교도소에서 살인 사건에 연루돼 8년째 복역 중인 비니스 워커라는 여죄수와 마주 앉았다. "사람들이 왜 가난 하다고 생각하느냐"는 다소 판에 박힌 질문에 20대 초반의 여죄수는 "시내 중심가 사람들이 누리고 있는 정신적 삶이 없기 때문"이라는 의외의 답을 내놨다. 여죄수의 말이 종교적인 것을 뜻하겠거니 생각한 쇼리스가 "정신적 삶이 뭐냐"고 재차 묻자 "극장과 연주회, 박물관, 강연 같은 거죠. 그냥 인문학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얼 쇼리스는 '반성적이고 성찰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삶이 달라진다. 인문학을 통해 반성적이고 성찰적인 사고를 시작하고 다른 삶을 살고 싶은 소망을 갖게 하는것'이하 하였다.

인간의 학명(學名)은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다. '생각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사람은 생각만 하고 살지 않는다. 그래서 호모 파베르(homo faber)이면서 동시에 호모 루덴스(homo ludens)다. 뭔가를 끊임없이 '만드는 사람'이면서 쉼 없지 '놀이하는 사람'인 것이다. 그런가 하면 호모 로쿠엔스(homo loquens)이면서도 동시에 호모 섹스쿠스(homo sexcus)다. '말하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몸으로 교감하는 사람'이다.
인문학은 바로 그 사람의 다면체적이고 변화무쌍한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인문학의 숨은 힘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힘이다.

wn1 - 저자인 정진홍씨는 SERICEO 에서 <정진홍의 감성리더십>코너를 최장기간 진행하며 변화와 혁신 그리고 창조의 감성리더십 분야를 개척하였다.
이 책은 그의 내용을 정리해서 만들어 졌는데, 오래전부터 눈에 끄는 제목이었고 좀 늦은감은 있으나 읽기 시작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방대한 내용에 매료되어 책을 읽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하나의 주제를 따로 정리해 보는것도 매우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였다.

지금 서문을 시작으로 주제들을 다룰것이다.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일들을 경험하고 겪어야만 한다. 
종종 사람들을보고 있노라면 참 우리네가 생각없이 살아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연시 치부하는 일이기에 생각할 여지가 없이 보일 수 있으나,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측면에서는 이처럼 바보같은 행동도 없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세상의 변화를 꽤하는 것은 아닐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큰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것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EBS 에서 '인간의 두 얼굴'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한 적이 있다.
사람은 군중심리에 의해, 다수에 의해 생각없이 끌려가기도 하고, 심지어는 그것으로 인해 매우 큰 해를 입게됨에도 불구하고 따라가기도 한다.

우리가 그런 행동을 했더라도 그때그때 반성하는 시간을 갖거나 깊은 생각을 한 번만이라도 한다면 비슷한 잘못은 저지르지 않게 될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 반복된 잘못을 저지르기도 한다.

물론 그러한 것을 느끼지 못한다면 늘 불편을 감수해야 하겠지만 그것마저도 불쌍한 인간을 보이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저자의 글처럼 인간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존재이다. 동시에 놀고 만들고 말하고 교감하며 행동을 한다. 변화무쌍한 감정과 그러한 무리들에서 예상치 못한 행동이나 결과들이 나오게 된다.
그럴때 우리가 한번쯤은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이 얼마나 자신에게 필요한지를 기억해야 할것이다.

인문학은 우리가 사고의 통찰력을 가지도록 도움을 주는 분야이다.
사고의 힘!! 그것은 그냥 오는것이 아니다.
스스로 노력한 결과에 의해 나오는 것이며, 인과관계가 없는것처럼 보이는 것에서 공통점이나 관련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가 서문 첫 줄에서 말한 것처럼 통찰의 힘을 키워나가자.

그것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나 하나의 단어들을 통해 힘을 키워나가 보도록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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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보는 방법

마음에 2010. 9. 29. 15:22


사람을 보는 방법 / 공자

wn1 -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평가되기를 원합니다.
그렇기에 때로는 없음에도 있는듯, 그렇지 않음에도 그런듯... 싫으면서도 좋은듯한 표정을 짓고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실상은 정말 좋은 사람을 찾는것이 매우 어렵기도 합니다.
아래 공자님의 말씀처럼 사람이 좋은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해 보기위해 여러가지를 통해 알아 보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적으로 누가 누구를 평가한다는 것이 못마땅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본성보다는 '척'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조사가 필요할 것입니다.

사실 자신이 타인을 평가하기에 앞서 자기 자신에게 9가지 테스트에서 얼마나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는 작업부터 합시다.
자기를 잘 알때 남도 알 수 있는 법이며, 자신을 알아야 상대에게 좀더 나은 사람이라는 평을 들을 수 있기도 하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을 것입니다.


무릇 사람의 마음은 험하기가 산천보다 더하고,
마음속을 꿰뚫어 보기는 하늘보기 보다 더 어려운 것이다.

하늘에는 그래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과 
아침, 저녁의 구별이 있지만,
사람은 꾸미는 얼굴과 깊은 감정 때문에 알기가 어렵다.

외모는 진실한 듯하면서도, 마음은 교활한 사람이 있고
겉은 어른다운 듯하면서도, 속은 못된 사람이 있으며,
겉은 원만한 듯하면서도, 속은 강직한 사람이 있고,

겉은 진실한 듯하면서도, 속은 나태한 사람이 있으며,
겉은 너그러운 듯하면서도, 속은 조급한 사람이 있다.

또한, 의로 나아가기를 목말라 하는 사람은
의를 버리기도 뜨거운 불을 피하듯 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사람을 쓸 때에

1. 먼 곳에 심부름을 시켜 그 충성을 보고
2. 가까이 두고 써서 그 공경을 보며
3. 번거로운 일을 시켜 그 재능을 보고
4. 뜻밖의 질문을 던져 그 지혜를 보며
5. 급한 약속을 하여 그 신용을 보고
7. 위급한 일을 알리어 그 절개를 보고
8. 술에 취하게 하여 그 절도를 보며
9. 남녀를 섞여 있게 하여 그 이성에 대한
   자세를 보는 것이니

이 아홉 가지 결과를 종합해서 놓고 보면 사람을 바로 알아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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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해야 사람이 붙는다        

"네, 좋습니다."
"편한대로 하시지요."
좀처럼 자기 색깔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싫어도 좋은 것처럼, 좋아도 그저 그런 것처럼 자기 표현에 솔직하지 못한 것이다.
매사에 자기는 죽이고 타인을 배려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과연 이같은 언행이 좋은 것일까?
자신은 싫지만 상대를 편하게 해주기 위해 늘 타인의 입장에 서있는 것은 참으로 착한 삶이 아니겠느냐고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결코 그렇지가 않다.
인간관계에 대한 처세술을 연구하는 전문가들 중에는 '이 같은 유형의 사람들을 가까이 하지 말라.' 는 말을 하기도 한다.
자신이 싫으면 싫다고, 좋으면 좋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들을 두고 우리는 흔히 '뒤끝이 없는 사람이다' 라고 말하기도 한다.
자신의 감정을 속이지 않고 사실 그대로를 표현하기 때문에 순간적으로는 '매정하다.' 거나 '차갑다.' 라는 느낌을 가질수도 있지만 적어도 상대에게 피해 주는 일은 없는 게 이런 성격을 지닌 사람들의 장점이다.
일례로 시장에서 고객이 물건을 고르면서 가격을 의심할 경우 장사꾼이 말하기를, "최하가격이니 더 이상 깎을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라고 했다고 치자.
그런데도 불구하고 고객이 의심을 하고 계속해서 깎으려고 한다면 장사꾼은 화를 낸다.
솔직하게 털어놓았는데 고객이 믿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매력을 끈다. 이유는 성격이 화끈해서 숨기는 것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처음에는 5백원 빼준다고 하다가 고객이 조르니 천원을 빼주는 장사꾼들도 있다.
이럴때 고객은 물건을 구입한후 집에 가면서 내내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좀 더 깎을수도 있었는데 더 깎지 못한게 아쉽다.'
는 것이다. 그리고 장사꾼을 신뢰하지 않는다.
현대사회는 신용사회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 라고 솔직하게 보여줄때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믿음을 갖게 된다.
밀고 당기면서 상대를 재고 저울질을 하는 쪽보다는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장기적인 인간관계에서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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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남들보다 재미있게 살아라
    
    마음껏 웃음을 터뜨리면서 최상의 시간을 가지는 것보다 기분을 들뜨게 
    하고 기운을 솟구치게 하는 것이 없다. 
    가능한 이런 웃음을 생활화한다면 사는 동안 즐거움과 활력이 넘칠 
    것이다.
    wn1 - 재미있게 산다는 건 ..??
    누구나 재미있게 살고자 하지 않을까.. 
    그러나 현실의 벽은 즐거움을 잊어버리게 만들기도 하는것 같다.
    때론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살 수 있을지 생각을 해 본다.
    그때마다 늘 답이 나오는것도 아니고 비슷한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감정 상태에 따라 재미있는 것이 다를 수 있으리라.
    다시말하면 어떠한 상황이든 재미있게 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는 것 아니겠는가.!!
    늘 즐거울 수 없을지 모르지만 문득 재미에 대해 생각이 들때 지금 바로 
    재미있는것이 어떤것인지 찾아보는 것 부터 해 나가보자.
    
    2. 통찰력을 얻어라
    
    보려고 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며 자기 만족조차 얻지 
    못하는 공허하고 초라한 삶을 살게된다. 
    통찰력은 우리가 자신의 내면을 살피고 
    그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렴풋이나마 깨달을때 얻어진다.
    wn1 - 통찰력이란건 직관도 필요하다..그러기에 지식도 필요하다 거기에 지혜가 함께하면
    꿰뚫어 볼 수 있는 힘이 생기는데... 통찰력을 그리 해석하고 싶다.
    물론 통찰력에 대한 의미로는 지식이나 지혜가 필요 없어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건 사유의 깊이가 있는 사람이 가능할 것이고, 
    일반적이라면 어느정도 이상의 직관 지식 지혜들이 필요하다.
    쉽게 말해 어떠한 일에 오랜기간의 경험과 결과가 있는 사람은 경험없이 접하는 사람의 
    말을 듣는것만으로도 문제점이나 과정...그리고 결과까지도 그려볼 수 있게 된다.
    통찰력이란건 ..꼭 경험이 많아야 할 필요는 없을지 모르지만 ..그러한 것들이 모여 자신에게
    통찰력을 가지게 할 것이다.

 
    3.깊이를 얻어라
    
    통찰력으로 최선의 나를 발견한다면 깊이로는 최고의 신을 발견한다.
    궁극적으로는 지혜가 다가와 우리를 껴안으며
    통찰력과 깊이가 하나임을 보여준다.
    wn1 - 깊이는 '사유'에 의해 깊게 만들 수 있다.
    고대 철학자들은 이런 사유를 통해 많은 것들을 깨달을 수 있었고, 
    스스로 내린 좋은 결론에대해 스스로 비판까지 해가면서 정말 옳은지에 대해서도 고찰하였다.
    그렇기에 자신의 신념을 위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었고 스스로도 부끄럽지 않았을 것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역시도 그들까지는 아니어도 그들처럼은 하려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깊이는 점점더 깊어 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근래 인문학과 철학 책을 보면서 책을 읽엉낸 권수가 아닌 문장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들을 가짐으로 더 나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4. 도피처를 마련하라
    
    혼란스럽거나 부담스런 상황에 이르면 도피의 문을 연다.
    한계에 부딪혔다는 생각이들면 과감하게 떠나라. 
    그리고 돌아와도 괜찮을때까지 자신만이 즐겨찾는 도피처에서
    돌아오지마라. 
    자신의 영혼을 달래주고 채워주는 곳으로 멀리...
    wn1 - 여기서의 도피처는 문제가 생겼을때 해결을 하는것보다 도피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리라.
    여러가지 것들로 스트레스등을 받을 때 정리해 볼 수 있는 도피처를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5.매일 밤 글을 써라
    
    하루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위대한 침묵을 통해 자기 반성을 하고 그 느낌을 글로 쓴다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다.
    wn1 - 아무리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도 그것을 글로 표현하라고 하면 당황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다시 말하면 말은 하겠는데, 그걸 정리해서 쓰는 것은 매우 어렵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말을 한다는 것은 쓸 수 있다는 것인데.. 막상 써보라는 말을 들으면 스스로 
    정리가 안된다고 단정지어버리게 되어 쓸 수 없게 되는것이다.
    이것은 쓰는 연습을 해보지 않아서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형식없이 무엇이든 써보는것만 으로도 정리하여 쓰는것에 어려움을 덜 가질 수 있으며,
    써봄으로 더 생각을 체계적으로 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것이다.
    나 역시도 이렇게 쓰고 있다..
    솔직히 정리해서 쓰지 않는다. 생각나는대로 쓰고 있다...
    시간이 지나 글을 보면 매우 부끄럽기도 하다...
    하지만 그때보다 지금쓰는것은 더 나아지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너무 막연해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 스스로 봐도 조금씩은 나아지는것을 느낀다.

    
    6. 자신의 직업에 대해 생각하라
    
    내 직업에 영향을 준 고마운 사람에 대해서 생각하고 
    자신의 직업에 감사하는 마음을가져야 한다.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다른 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 본다.
    wn1 - 정말 지금의 내 직업이 즐거움을 주나?
    난 아직 모르겠다..??????
    감사한가? 그건 감사하다... 하지만 즐거운지는 모르겠다. 
    허나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쩝 아니.. 그러네..



 
    7.재미있는 사람이 되어라
    
    다양한 친구들과 교제를 통해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여야 한다. 
    그리고 최고의 자아를 실현할수 있는 길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일이다. 죽는 날까지 자신을 교육시키자.
     wn1 - 재미있게 사는것과 재미있는 사람이 되는것은 어느정도의 연관성이 있지만 다르기도 한것 같다.
    재미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여러가지 준비도 필요한듯하다..
    물론 원래부터 재미있는 사람이라면 관계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재미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자신을 교육시키는 것도 필요한듯하다.
    우리는 누구나 평생 공부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재미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도 공부가 어느정도는 필요한듯하다.
    솔직히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재미없는 사람이며 재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공부해 보자..!!

    8. 잠시동안 혼자 살아라
    
    혼자 사는 생활은 일상의 끊임없는 욕구에서 
    한발 물러서는 여유를 가짐으로 평화와 고요의만족을 느낄수 있다. 
    제안이나 경계없이 우리의 인생에 접근할수 있도록하며 자아와 새로운 
    인생을 발견하게 한다. 
    그러나 혼자 사는 외로움과 스트레스 등도 알아야 함을..
    wn1 - 현재 혼자 살고 있다. 혼자사는 것에 장단점은 누구보다 잘 느끼고 있다.
    시간이 갈 수록 게을러져서 더 힘들기도 하지만..때론 더 즐겁기도 하다..
    무엇을 하든 즐거울 수 있다고 말한 1번에서 처럼.. 혼자서의 생활에서
    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도 한듯하다.

 
    9. 자신을 소중히 대하라
    
    자신을 소중히 대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 역시 소중히 대할 줄을 안다.
    wn1 - 절대적으로 공감된다.
    자신이 소중하면 타인이 그 누구라도 소중한 사람이어야 한다.
    물론 자신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느끼지 않겠지만..
    우리는 모두가 자기의 인생에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조연이 받쳐주지 않으면 빛을 발하기 어렵다.
    잠시 발할 수 있을지모르지만 길게 가기 힘들다.
    예전엔 TV를 봐도 주연만이 부각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주연만큼 빛나는 조연들이 부각되고 있다.
    그러 더해 그러한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필하는 사람들까지도 인정받고 존중받고 있다.
    그처럼 지금 나의 인생의 조연들에게 그들이 있어 자신이 더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에 고마움을 갖자
    그렇게 한다면 누구도 무시되어서는 안될 것이다...겸손하게 되는 길이기도 한듯하다
    
    10. 아무것도 잃을게 없다는 생각으로 살아라
    
    무언가를 잃는것보다 더 나쁜 것은 인생에 없다. 
    그러나 잃어야할 것을 잃고 나면 신비스런
    죽음이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인생으로의 비밀스런 준비도 
    있음을 알아야한다. 그리될때 인생을 보는 시각은 더크고 넓어지며 
    삶의 모든 부분이 전보다 더 신성하게, 더 재미있게 드러나고 사는 
    법을 알게 되지 않을까...
    
    wn1 - 내 사유로서는 아직 따라가지 못하는 것들중의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잃을게 없다.. 
    근데 아직도 때때로는 잃는것에 대한 두렴움을 가지고 있는 나를 발견할때가 있다.
    그렇다면 잃는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정상일까?
    솔직히 그건 아니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아직 잃는것에 대한 두려움은 존재한다.
    깊이가 필요할 듯 한것 같다..



wn1 - 지금 당신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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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정계에 입문한 정치인이 있었다. 그에게는 재주가 뛰어난 조각가 친구가 있었는데, 친구의 손을 거쳐 다시 태어나는 돌은 하나의 살아 있는 생물처럼 생동감이 있었기에 사람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 정치인은 오랫동안 조각가 친구를 잊고 지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그가 생각나 그 친구를 찾아갔다. 소문으로는 여전히 시골에 묻혀서 예술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오랜만이네, 친구. 그동안 내가 너무 소홀했지?'

'아닐세. 바쁜 사람이 여기까지 오다니 정말 반갑네.'

'요즘 정세도 시끄럽고, 머리도 식힐 겸 찾아왔네. 자네가 일하는 모습을 보고 공기 좋은 곳에서 세상 시름을 잊고 싶어서 말일세.'

조각가는 친구와 담소를 나눈 후 하던 일을 계속했다. 하늘에서는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조각가는 쉴 새 없이 돌을 가다듬었다. 아무 형체가 없던 돌은 조금씩 모양이 갖춰지기 시작했다. 조각가의 이마에서는 굵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지만 그는 그것도 의식하지 못한 채 집중해서 열심히 돌을 쪼았다.

어느새 해가 기울자 조각가가 온종일 심혈을 기울여 매달렸던 돌이 뚜렷한 형체를 드러냈다. 그야말로 흔하디흔한 돌덩이에서 예술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야, 대단한걸. 자네는 이 돌을 하나의 생명력 있는 물체로 만들어냈네. 정말 부러워. 나도 자네처럼 이런 좋은 기술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들의 마음을 나의 바람에 맞게 정교하게 만들 수 있도록 말야.'

조각가는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이렇게 말했다.

'자네의 그 바람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닐세.
내가 돌을 대할 때 무릎을 꿇는 것처럼 자네도 사람을 대할 때 그런 자세로만 대하면 되는 것일세.' 

          
                                         (박성철, ‘가장 소중한 사람, 나에게 선물하는 책’ 중에서)

 

wn1 - 무릎을 꿇는 마음... 자세..
사람이 사람을 대할 때 가장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요.. 실제로 무릎을 꿇는 다면 어쩌면 더욱 좋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스스로 상대앞에서 자신을 낮추는 마음가짐으로 사람을 대한다면 소통이 필요한 시대에서 올바른 해결점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거나 무릎을 꿇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문턱이 낮으면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여야 하고.. 걸어가는 길에 나무가 가지를 내리고 있으면 고개를 자연스럽게 숙이고 지나가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 문화는 어려운 어른일수록 그리고 처음뵐 때는 자연스럽게 무릎을 꿇고 앉도록 배웠습니다..
그런 자연스러운 일상처럼... 사람들을 대할 때 그러한 자연스러운 마음가짐을 속으로라도 한 번 더 새악하고 만난다면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데 정말 좋을 것입니다.

물론 말이야 쉽지 .. 실제로 그렇게 쉽나요...맞습니다.
그러기에 남들보다 한번이라도 더 마음을 먹는다면 조금씩 더 나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겠지요...
한 번 더 생각하는것이 그다지 어려운 것은 아니니까요..

그리고 생각하고 만났지만 소통이 잘 안되더라도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돌이켜 보면서 이유나 잘못된 것을 찾아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을것이기에 더욱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하나만 기억합시다.. '누굴 만나든 ..만나기 직전에 무릎을 꿇는 자세로 사람을 대하자'하는 마음 먹기...!!  ^^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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