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달인 호모 로?스

저자
윤세진 지음
출판사
그린비 | 2007-05-1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삶을 만난 언어, 호모 로퀜스 언어의 달인, 호모 로퀜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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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인생 역전 프로젝트 시리즈로.. 앞서 읽었던 호모 코뮤니타스, 호모 에로스호모 쿵푸스호모 루덴스에 이어 읽었다.

고미숙씨의 책에 맛을 느껴 전체를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 아~!! 하는 감탄사를 자아냈다.
또한 고미숙씨의 글에 늘 나오는 수유너머에 대한 설명도 없이 글을 우직하게 전개해 나간다...
물론 당연한 말이기도 하겠지만, 이 책은 고미숙씨의 책보다 더 맛을 느끼게 해주었다고 표현하고 싶다..

읽어보면 안다..!!

언어가 춤을 춘다..언어의 달인...이러한 표현보다는 독서는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대해 설명하는데.. 그의 글에 매료되었다..

'왜?' 와 '어떻게?' 의 해답을 적절하게 그리고 강력하게 설파해 놓은 내용이 나는 좋았다..
이 시리즈 중 읽은 책중에는 가장 많은 줄을 친것 같다.. 
저자의 글이 좋아.. 저자가 펴낸 또다른 책 예술의 달인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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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저자인 김재기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그리고 그에 대해서 알게 되고 그가 여행서적을 썼다는 것도 알았다.
읽어야지 하다가 이제서야 읽었다.
철학과 교수인 그는 여러 철학서들을 썼었고... 오랜기간 여러나라를 다니며 그가 보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에서 여행관련 내용을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는 책이었다.

재미있게 즐겁게 생각도 해가며 읽었다.
좋은 시간이었다.

여행..그것은 자신에게 자유를 그러면서도  인생을, 그리고 경험과 가치를, 본질을 깨닫게 해준다.
내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봤을때 그랬다..때론 설레게도 하였고, 즐겁게, 그리고 함께라는 단어도 접하게도 하였다.
또한 행복하게 가슴아프게 미어지는, 그러면서도 감탄을하고 동질감을 느낄 수 있게도 하였다.
난 그래서 여행을 좋아한다. 
저자는 내가 느낀 그리고 내가 단편적인 생각만을 하던것들에 대해 기술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당신도 여행의 숲을 여행해 보기를 바란다.


머리글 여행의 숲을 여행하는 나침반
사람은 누구나 어떤 원칙에 따라 자신의 삶을 정당화해야 하고,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히면 삶을 되돌아봐야 하며, 어떤 식으로든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9
여행길에서 느끼고 얻었던 것들, 한마디로 나의 사유를 통해 재발견된 '여행' 그 자체를 여행 좋아하는 익명의 동호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것이다.  
이 책이 '여행'이라는 더 큰 숲 전체를 내려다 보게 해주는 헬리콥터가 되었으면 좋겠다.
필로소피(Philosophy), 즉 '철학'이라는 말이 그리스어의 '사랑(Philos) + 지혜(Sophia)'에서 왔다는 건 고등학교 윤리교과서에도 나오는 얘기다. 
그러니까 철학이란 '지혜사랑'인 셈인데, 어찌 보면 여행 또한 '길사랑'이 아닌가?
그래서 난 '필로소피'라는 말에 빗대어 그리스어로 '사랑(Philos) + 길(Hodos)' 즉 '필로도스(Philodos)' 라는 말도 만들어 보았다.  10


1부 꿈꾸는 자 여행에 매혹되다.

사람들은 왜 여행을 꿈꾸는 것일까? 도대체 무엇 때문에 현실의 모든 것을 뛰어넘고 자기 존재를 던져가면서까지 길고 힘든 여행을 하려는 것일까? 시험점수와 학벌, 각종 스펙과 연봉, 재테크와 아파트 평수와 자동차 배기량이 삶의 모든 가치를 결정하는 현실 속에서, 여행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어쩌면 진정한 여행자란 다른 무엇보다도 꿈을 꾸는 사람일지 모르겠다.
꿈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순응하는 꿈과 일탈하는 꿈.  18
여행이란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지도 못하고 삶의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해 주지도 못하지만, 제대로만 한다면 우린 여행하는 동안 새로운 영감과 따뜻한 위안과 예리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19

여행하는 동안 우리는 꿈을 이룸과 동시에 꿈에서 깨어난다. 27
환상만 가지고 좋은 여행을 하기는 힘들지만, 환상 엇는 여행은 이미 우리를 설레고 달뜨게 하는 마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30

여행지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첫 번째 요소가 '사람'이라는 건 동서고금의 진실이요.  32
누구나 자기 주관에 따랄 아무 얘기든 자유롭게 할 수 가 있으나, 여행을 진정 좋아하고 여행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여행지에 대해 얘기할 때 적어도 신중해야 한다.  33
우리는 실체를 알기 어려운 다른 삶의 진실을 손끝으로 일부분이라도 만져보기 위해 길을 떠나는 게 아닐가?
여행자의 숙명적인 한계는 현지의 삶과 완전히 동화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래서 여행자는 언제나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떠도는 불안한 나그네다.  35


2부 나는 준비한다, 고로 나는 떠난다.

좋은 여행과 여행준비
어떤 준비를 얼마만큼 하고 가는게 좋으냐에 대한 절대적 기준이나 답은 있을 수 없다.  43

호모 프레파란스
인간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흐름을 의식하고 있는 유일한 존재이기 때무네 미래를 향해 자신의 현재를 내던질 수 있으며, 이런 의미에서 인간의 실존에는 시간성이 침투해 있다.
미래란 아직 오지 않은 시간, 즉 존재하지 않는 그 무엇이다. 그러나 인간은 이 존재하지 않는 그 무엇을 지금 존재하는 현실 속에 끌어들이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52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는 본래 '호모 프레파란스(Homo praeparans(준비하는 인간)' 이기도 하다.  53
여행은 세 번 다녀온다는 말이 있다. 떠나기 전에 준비하면서 한 번, 실제로 여행 가서 다시 한 번, 그리고 마지막으로 돌아온 뒤에 지난 여행을 추억하면서 다시 한 번.  55
여행가 프레야 스타크는 '자신을 해방시키고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그것을 자신에게 친숙한 양식으로 바꾸려 하지 말고 이쓴 그대로 받아들일 때, 그때야 비로소 진짜ㅏ 여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는 이것이 여행과 관광의 차이다.'  58
계획과 준비가 인간 정신에 내재한 본성이기도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여행지와 그곳의 사람들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자세가 되어 있어야함 여행의 진정한 가치와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준비를 하는 것이다. 
여행자로서 좋은 여행은 우리 자신을 성장시키고 삶의 태도를 변화시킨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여행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60

여행(Travel)에 꼭 필요한 물리적 자원은 시간(time), 돈(money) 그리고 체력(stamina)인데, 여행이란 이 세가지 변수에 따라 복합적으로 결정되는 함수라는 뜻이다.(여행의 하드웨어)  61
'최소자원의 결정 법칙' - 세 가지 자원 중에서 여행자가 가장 적게 갖고 있는 자원, 즉 최소자원이 전체 여행의 틀을 결정한다는 법칙이다.  64

여행의 소프트웨어 1 : 정보
여행의 질과 품격을 결정하는 소프트웨어도 있다. 
정보(information), 언어(Language) 그리고 태도(attitude)다.  65

색칠된 부분이 '좋은 여행'이 되지 않을까..  66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소프트웨어는 단연 정보다.  71
여행자들이 정보에 기대고 정보를 필요로 하는 것은 거의 숙명적이다. 다만 우리는 정보의 늪에 빠져 익사하거나 정작 중요한 걸 놓치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77

여행의 소프트웨어 2 : 언어
두말할 필요도 없이 오늘날 영어는 세계인의 가장 기본적인 공통의 의사소통수단이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건 미국이나 영국 사람처럼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계인과 가장 손쉽게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이다.
이미 알고 있는 영어 표현들을 의사소통에 적절히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 훈련을 받지 못하는 게 더 큰 문제이다.  84
우리는 여행자다. 여행하면서 생존에 필요한 만큼, 또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과 원활하게 교류하고 친분을 맺을 만큼, 또 현지의 사정이나 문화를 조금이라도 배우고 이해할 만큼만 영어를 하면 되는 것이다.  86
여행을 사랑한다면,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을 좀 더 이해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도전해 볼 일이다.  87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 그건 여행자에게 꼭 필요한 소프트웨어이며, 제2의 여권이고 제2의 지갑이다.  89
다시금 강조하고 싶지만, '외국어를 못해도 여행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여행만 하면 되니까 '외국어 같은 건 신경 안 써도 된다'는 돈리가 성립하는 건 아니다.  90

여행의 소프트웨어 3 : 태도
진정으로 좋은 여행을 하고 싶다면, 먼저 너 스스로 좋은 여행자가 되어라.  91
모든 외적 조건들은 여행의 질과 품격을 결정하는데 결국 부차적인 변수일 뿐이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바로 자신이다.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의 명언 '바다를 건너간다 해도, 기후는 바뀌지만 영혼이 바뀌는 건 아니다.'  93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 이론에 따르면 '모든 인간의 삶의 목표는 행복인데, 그 행복을 얻으려면 무엇보다도 인간의 본성인 지혜를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훈련을 쌓아야 하고, 또 그러한 지혜가 반복도니 실천을 통해 인격, 즉 덕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94
(아리스토텔레스가 강조했던 것은 인간 존재 자체, 즉 삶 자체의 객관적으로 좋은 상태였다.)  여행정보를 얻는 데에는 몇 주면 충분하고, 경비를 마련하는 데에는 몇 달이나 몇 년이면 충분하다. 또 외국어를 배우는 데에도 비슷한 시간이면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여행에 필요한 자세, 태도와 품성을 갖추는 데에는 평새을 투자해도 부족할지 모른다. 단지 여행을 좋아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여행의 의미와 가치를 곰곰이 되새겨보고 자신의 여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싶은 사람이라면, 우선 자기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려는 노력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101-102
엘리자베스 드루(Elizabeth Drew)는 '마음을 넓히지 않고 여행만 너무 많이 해봐야 수다만 늘어날 뿐이다.'  102


3부 여행 프로젝트
여행을 맛있는 요리에 비유해 본다면, 풀코스 여행 메뉴는 일단 그 외형만 놓고 볼 때, '어디로(where), 언제(when), 누구와(with whom), 왜(why), 어떻게(how), 얼마(how much)'라는 여섯 가지 코스로 구성된다.  105

어디로(where)
세계는 넓고 갈 곳은 많다. 어차피 한 번의 여행으로 그 모든 곳을 다 가볼 수 없는 바에야, 차근차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한두 군데씩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108
멋진, 아름다운, 웅장한 풍경을 보면서 얻게 되는 억스터시와 정신적 카타르시스는 다른 그 무엇으로도 대체하기 힘든 소중한 감동이다.  
일반적인 여행이 공간의 이동이라면, 역사에 대한 탐색은 시간의 이동이다.  110
여행지에서 우리는 때론 우리 자신의 과거를, 때론 미래를 보게 되며, 따라서 굳이 유적지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여행 그 자체가 어던 면에서는 역사 탐방이기도 하다.
여행이라는게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을 떠나 자신의 삶을 한 발짝 떨어져 돌아보는 것일진대, 우리가 여행지에서 겪게 되는 역사와의 조우를 애써 멀리할 필요는 없다.  111
배움도 그 형식과 내용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그러나 모든 배움의 가장 중요한 바탕은 학습자 자신의 태도 변화와 인격적 성장이며, 이게 가능하려면 모범정답을 보여주는 식의 교육이 아니라 더 다양한 시련과 도전의 무대가 필요하다.  117
우리가 여행에서 배워야 할 진짜 알맹이는 낯설고 이질적인 세계를 체험하면서 인간과 삶과 세계에 대해 다시 한 번 깊게 성찰할 기회를 갖는 것.  118
여행지 선택에 순서 따위는 없다! 마음이 끌리는 곳, 필이 꽂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최우선의 목적지가 될 수 있다. 무심코 펼쳐든 한 권의 책 때문에 우연히 마주친 한 장의 사진 때문에, 먼저 여행을 다녀온 친구의 자랑 석인 조언 때문에, 우리는 어떤 곳을 용감하게 선택할 수 있다. 
다만 그 전에 눈을 크게 뜨고 지구촌을 좀 둘러보는게 좋을 것 같다.  120

언제(when)
거의 모든 여행고수들이 입을 모아 충고하는 불문율 중 하나가 '많이 보는 게 중요하지 않다.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여행하라.'이다.  122
많은 것을 희생하고 엄청난 결단을 내려야만, 또 상당히 전문적인 식견을 갖추고 훈련을 받아야만, 심지어는 무슨 도인(道人)의 풍모를 지녀야만 여행을 즐길 수 있다면, 그런 여행은 또 하나의 특권적 전문영역일 뿐이다.  130
하나의 '좋은 여행(the Good Travel)'이 있는게 아니고, '여러 종류의 더 나은 여행들(many kinds of better travels)'이 있을 뿐이다.  131

누구와(with whom)
우리네 삶에 부침과 굴곡이 있고 좋은 시절과 어려운 때가 있듯이, 여행도 마찬가지다.  133
동행(同行) - companion 은 라틴어 'con(함께) + pan(빵)'에서 나온 말이다.
한마디로 '빵을 함께 먹는 사람', 우리식으로 말하면 식구에 가까운 개념인 것이다.
여행은 그야말로 한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종합검진센터다.  140

왜(why)
여행엔 미리 정해진 목적이라는 게 잘 어울리지 않는다. 목적이 정해진 여행이 있다면, 그건 여행이라기보다 일종의 변형된 비즈니스에 가까워질 수도 있다.  143
'여행을 위한 여행'은 21세기 개인여행자들의 꿈이다.
목적이 없는게 아니라 너무 많은 것이며,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끊임엇이 변화하고 움직이고 자랄 뿐이다.  144
대화의 철학자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출신 유대인 철학자 마틴 부버(Martin Buber, 1878-1965)는 '모든 여행은 여행자 자신도 모르는 비밀의 목적지를 갖고 있다.'  150

어떻게(how)
여행 스타일.
우리가 삶의 과정을 단축하고 건너뛰며 지혜로워질 수 없듯이, 여행자 또한 겪어보기도 전에 진정한 고수의 경지에 오를 수는 없는 것이다.  162
여행한다는 것은 길을 떠난다는 것이다. - 길사랑(Philodos)  164
여행은 '적은 투입(input)으로 많은 산출(output)을 얻는 게 목표'인 경제활동이 아니다.  
여행을 가도 우리의 삶은 지속되며, 살기 위해서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

얼마(how much)
우리의 삶은 '습관의 산물(product of habits)'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스타일이 생기고 패턴이 굳어지며, 여행지에서 반복되는 행동과 생각들이 어느샌가 자신의 여행을 지배하고 규정해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무섭다. 
처음에는 합리적 계산에 다라 불가피하게 선택했던 것들이 나중에는 그냥, 절대적인 틀이 되어 자신을 가두게 되는 것이다.
돈 때문에 다른 중요한 것들은 늘 뒷전으로 밀리고, 결국 돈이 모든 걸 지배하는 여행이 되고 마는 것이다.  171
여행을 좋아하여 자주하는 살마들에게도 여행지에서의 시간은 분명 흔하게 스쳐가는 일상의 시간이 아니다. 기회는 늘 오는 게 아니며, 흘러가는 시간 또한 모두 다 균질적이지는 않다는 말이다.  173
여행경비는 결국 여행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므로 정말 중요한 순간에는 팍팍 쓸 수도 있다.  177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게 있다면, 돈 때문에 너무 주눅 들거나 망설이지는 말자.
무조건 돈만 많이 쓴다고 좋은 여행을 할 수 없듯이, 무턱대고 돈만 아낀다고 해서 여행을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니라는 평범한 진실을 다시금 가슴에 새겨둘 필요가 있다.
'여행? 그거 얼마면 되겠니?'라 묻는다면...'그건 당신 꿈이 얼마짜리냐에 따라 다르죠.'  178


4부 여행, 일곱 빛깔 무지개
여행이란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무엇이 머릿속에 떠오르는가? 모든 계획과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여행이라는 강물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우리가 마주치는 것은 무엇인가? 여행을 하는 동안, 또 여행에서 돌아와서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여행이 단순한 휴식이나 오락, 관광을 넘어서서 삶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자극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진정으로 여행을 값지게 만들어 주고, 여행을 여행답게 만드는 '여행의 혼'은 무엇인가?
이 물음은 오랫동안 내 뇌리를 떠나지 않았던 난문이었다.
답을 다 알고 있는 듯하면서도, 막상 깔끔하게 정리하려 들면 오히려 더욱 아리송하고 알쏭달쏭해지는 난제 말이다.
남들은 여행 몇 번만 하고 나면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여행 전반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잘도 이야기하는데, 난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일수록 점점 확신도 없어지고 두려워졌다.  181
세상에 새로운 미지의 것들은 많지만, 사람들은 유난히 여행이갸기가 제공하는 '공간의 새로움'에 열광한다. 역사책은 우리가 모르는 '미지의 시간들'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역사에 열광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흥미로운 현상이다.  183
여행은 뭔가를 얻기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뭔가를 버리기 위해서 하는 거라는 고상한 말슴도 있지만, 난 아직 그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 여행을 계속 할수록 갈증은 커지고 욕심만 늘어날 뿐. 그렇다고 매번 뭔가 대단한 걸 얻고 깨달아서 돌아오는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185
나는 이제부터 '여행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 물음에 도전해 볼까 한다.
여행의 일곱 가지 빛깔 '여행의 혼'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다.

Adventure(모험)
굳이 틀별한 체험이나 도전이 아니더라도 여행은 이미 그 자체가 충분히 모험적이다. 
국어사전에서 모험을 '위험을 무릅쓰고 어떤 일을 하는 것, 또는 그 일'  188
위험은 대개 불확실성이나 새로움과 비례하고, 반대로 확실성이나 친숙함과는 반비례하게 마련이다.  189
여행에서 진자 필요한 모험정신은, 새로운 세상을 향해 자신을 활짝 여는 것이 아닐까 싶다.  191
여행 초기에는 바짝 긴장해서 교과서대로 행동하다가도 현지에서의 생활에 조금 익숙해지거나 시간이 지나 해이해지면서 자기도 모르게 방심하여 '뭐 별일 없구만, 괜스레 호들갑을 떨고 난리들이야' 하고 기본안준수칙을 어기는 일이 종종 일어나는데, 사고는 바로 이럴 때 터지는 것이다.  194
매슬로의 유명한 '욕구5단계설(생리적욕구, 안전욕구, 사회적욕구, 존중욕구, 자아실현욕구로 나누고 아래 단계가 충족되어야 위 단계의 욕구가 생겨난다는 주장)'이 아니더라도 안전이 모든 인간, 모든 생명체의 기본욕구라는건 주지의 사실이다. 우린 그 어느 누구도 위험을 좋아하지 않으며, 위험 그 자체가 우리 행위의 목표가 될 수도 없다.  195
모릇 모든 새로움은 위험한 법이다. 새롭고 낯선 곳일수록, 즉 위험도가 증가할수록 여행이 가져다주는 짜릿함과 흥분 또한 커지기도 하며, 또 어떤 여행자들은 맛보기 힘든 금단의 열매를 따기 위해 위험한 걸 알면서도 무리를 하기도 한다.  
시간이 흐르고 우리가 그렇게 어렵사리 얻은 안정 속에 파묻힘에 따라, 친숙하고 편안한 주변의 모든 것들은 우리의영혼을 부패시키고 우리의 육신을 습관과 관행이라는 강철족쇄에 묶어버린다. 우리는 새로운 것이 두려운, 혁명과 변화가 두려운, 모험과 불확실성이 두려운 좀팽이들이 되어버리는데, 세상은 그걸 '성숙'이라고도 하고 '철들었다'고도 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게 늙어가고 그렇게 침몰하고 그렇게 소멸해 가는 게 아닐가?  196-197
변화가 없다는 건 발전과 성장이 없다는것이고,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에게 그건 곧 죽음을 의미한다.  197
헬렌 켈러는 '안전이란 일종의 미신이다. 안전 같은 건 본래 없으며, 삶이란 과감한 모험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200

Battle(전투)
여행을 즐기기에 앞서 우선 여행지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싸워야 하는것이다. 여행지에 가면 사소한 것 하나까지 우리를 가로막는 장해물이 되곤한다.  201
<여행자의 로망 백서> 에서는 '여행은 고향 땅에서는 거의 만날 수 없는 위기상황을 시시때때로 만들어낸다. 우리는 그것을 일종의 '서바이벌 게임'으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몸과 마음을 짜낸다. 내가 가진 가이드북, 기차패스, 얼마간의 현금, 외국어실력, 남아 있는 체력과 같은 것이 그 게임을 수행할 카드가 된다. 아무도 맞설 수 없는 막강한 카드를 가지고 편안하게 게임을 이길 수도 잇다. 그러나 진짜 재미는 최소한의 카드를 가지고 간발의 차이로 문제를 해결하는 그 짜릿함에 있지 않을까?'  203
여행을 전투라고 부른 일차적 이유는 언제든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여행자들의 생존투쟁을 지적하기 위해서이지만, 꼭 그 때문만은 아니다. 여행자들은 온갖 위험과 어려움에 맞서 싸우는 동안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여행자로 성장해 가는 동시에, 여행길에서 만나는 현지인들의 삶을 거울삼아 자신의 삶 또한 되돌아보게 된다.  205
여행이 전투라는게 어디까지나 비유일 뿐,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제로섬게임'이라는 뜻은 아니다.  208
잊기 쉬운 게 있다. 여행자는 여행자일 뿐이라는 평범한 진실 말이다!! 여행자는 아무리 많은 지식과 정보와 경험과 배짱으로 무장하고 현지에 적응해도 결국 여행자일 뿐이다.  209
가능하면 바가지를 적게 쓰려고 애쓰는 것이 여행자들의 전투라면, 그런 여행자들로부터 한 푼이라도 더 뜯어내려 애쓰는 것 또한 장사꾼들의 전투이다.  210
싸움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싸우더라도 머릿속에서는 지나친 흥분을 자제시킬 수 있는 이성이 작동하고 있어야 한다. 
적절한 선엣 싸움을 마무리해야 한다. 싸움의 목표는 압도적 완승이 아니라 재발방지를 위한 적절한 수준의 경고와 약간의 손실보상에 있기 때문이다.  214

Communication(소통)
인류가 이룩한 문명의 모든 성과들은 치열한 경쟁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지속적인 협동이 가져다준 선물이다. '진정으로 고독을 즐기는 존재가 있다면, 그는 신이거나 악마'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우리는 누군가에게 의존하거나 누군가와 교류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존재다. 그리고 이러한 상호의조노가 상호교류의 출발점이 소통과 이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일방적 비판이나 찬양은 그 어느 쪽이든 소통과는 거리가 멀다. 소통하려면 내가 그들 속으로 들어가야 할 뿐만 아니라, 그들 또한 내 안으로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소통이 배제된 단순한 물리적 만남이 오해와 속임수, 차별과 증오, 심지어 살육과 약탈로 귀결된 사례는 무수하다.  216
가장 먼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소통의 기술이나 방식이 아니라 소통해 보려는 마음과 자세다.  217
소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인류애다. 모든 인류를 동등하게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류애.
낯선 타자들과의 사심 없는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인류애.
우리느 왜 여행 중에 현지인들이나 다른 여행자들과 소통하려고 해를 써야 하는가?
첫째, 소통은 문자 그대로 감동(感動)을 준다.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감동 중의 감동은 역시 사람에게서 오는 것. '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사람의 가치를 알지 못한다.' 무어인(북아프리카에 사는 아랍계 이슬람교도들을 가리킨다.)의 속담.
둘째, 소통은 모든 만남의 완성이다.   218-219
여행지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교류를 하게 될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건 그야말로 우연과 가변성의 영역이며, 바로 거기서 여행의 진정한 경이로움이 나오는게 아닐까?  227

Discovery(발견)
꿈과 호기심이 여행을 낳는 산파라면, 새로운 '발견'과 체험을 통해 얻은 지식은 여행이 낳은 아이들이다.  228
공부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학습의욕과 동기라는 건 웬만한 학부모들도 다 아는 교육학의 상식이지만, 세계에 대해 경이로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의욕이 생길 리 없다.  229
우리가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배우는 것은 단순한 실용적 목적 때문만이 아니다. 모드 ㄴ지식을 현찰로 환산하고 현금가치가 없는 지식은 다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진정한 발견이 가져다주는 소박한 즐거움을 외면하기 쉽지만, 우리가 여행을 통해서 발견하느 것들의 가치는 그런 식의 자잘한 계산을 훨씬 넘어서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발견의 성과는 우리의 지갑을 두툼하ㅔ 만들어주지는 못할지언정, 세상을 보고 듣는 우리의 눈과 귀를 더 날카롭게 벼려준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행지를 돌아다니면서,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얻게 된 갖가지 지식의 단편들은 발로 뛰고 모으로 부딪치는 체험과 어우러져 삶의 씨줄과 날줄이 되며, 책상머리에서 주운 지식과는 달리 육화된 앎, 살아 숨쉬는 앎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앎이야말로 인류가 오랫동안 추구해 온 인문적 교양, 즉 휴머니티의 살아 있는 표본인지도 모른다.  231
어쩌면 단순히 지식만을 쌓는게 목적이라면 여행보다 도서고나을 찾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여행은 오감의직접적 체험을 통해서 평소 모르던 것들에 대한 관심을 일깨울 뿐만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244


Enlightenment(깨달음)
마크 트웨인은 '선입견, 편협함, 움루 안 개구리 근성을 없애는 데는 여행이 최고다. 그리고 우리들 중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점에서 여행이 꼭 필요하다. 평생을 지구상의 좁은 구석에 처박혀 살면서 인간과 사물에 대한 폭넓고 건전하며 관대한 견해를 가질 수는 없다.'  244
길을 가리키느 한자 '도(道)' 또한 본래는 '천천히 걸으며 생각한다'는 뜻이다. 
길 '도(道)'라는 글자는 머리를 나타내는 '수(首)'와 천천히 걷는 모양을 그린 '착(辵 = 辶)'이 합해져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245
파울루 코엘류의 말처럼 '여행을 하게 되면 아주 실제적으로 다시 태어나느 것을 경험하게'되는 것이다.
마이클 크라이튼(쥐라기 공원등 많은 SF소설과 의학소설을 쓴 작가)은 '나는 종종 내가 진정으로 누구인지 상기하기 위해 머나먼 세상으로 떠난다. 일상적인 환경, 친구들, 매일매일의 판에 박힌 생활, 음식이 가득한 냉장고, 옷으로 가득 찬 옷장을 벗어나면 생생한 경험의 세계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런 생생한 경험을 하고 나면 당신은 그런 경험을 하는 자신이 누구인지 깨달을 수밖에 없다.'  246
반복되는 훈련은 나의 무지를 조금씩 깨우쳤고, 결국 나느 간단하게 짐을 싸는 요령, 뭔가를 채우는 게 아니라 뭔가를 버리는 요령을 터득했다.  253
<그래도 나에겐 로맨틱>을 쓴 하정아는 여행은 '언젠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사는 게 아니라 지금 바로 행복하게 사는' 삶을 가능하게 한다.  255

Freedom(자유)
자유의 본질이 무엇이든 간에,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건 인간성 안에 내재된 불멸의 경향이며, 모든 행복의 필수조건이다.  256
진정한 놀이는 자유를 요구한다.  
자유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어느 것도 될 수 있는 일종의 무한가능성인 셈이다. 사물들의 본질은 미리 정해져 있다. 돌멩이의 본질, 나무의 본질, 물의 본질 등등. 그러나 인간의 본질은 정해져 있지 않다.  
텅 빈 무(無)의 상태, 역설적으로 말하면 그게 바로 자유다. 그리고 이 텅 빈 상태는 무한한 가능성으로서 우리를 설레게 하지만, 동시에 끝을 알 수 없는 불확실함과 모호함으로 우리를 불안하게 하기도 한다.  264-265
자유는 양날의 칼처럼 위험하다. 우린 누구나 자유롭고 싶지만, 자유를 위해서는 위험과 불확실성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하며 자유를 제대로 누리려면 그에 어울리는 자격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266
안정만을 추구하는 삶에 진정한 자유는 없다. 자유란 본래 '아직 결정되지 않은 불확실성'을 함축하기 때문이다.
안정을 원하면서도 자유를 잊지 못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유를 갈구하면서도 안정을 버리지 못하는 딜레마! 이게 바로 인간 삶의 최대 아이러니이지 모순이다.  267
난 여행이 무한한 자유를 가져다준다거나 여행만 가면 모든 것에서 해방되어 지유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동화는 믿지 않는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가 얼마 만큼의 자유를 실제로 누릴 수 있는가가 아니라, 그가 어떤 자유를 꿈꿀 수 있는가?'일지도 모른다. 여행은 실제로 우리를 자유롭게 만들어준다기보다는 평소 까맣게 잊고 지내던 자유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재고하게 만들어 준다.  269
많은 여행자들이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을 여행의 가장 큰 매력으로 손꼽는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270

Grace(은총)
'세계여행'이라는 말을 중립적으로 놓고 보면 '전 세계 사람들이 전 세계로 여행 다닌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상은 몇몇 잘사는 나라 사람들이 전 세계로 여행을 다닐 뿐 그 반대는 아니다.  285
여행윤리 - 나와 직접적으로는 아무 상관도 없고 내가 어떤 의무를 지고 있느 상대가 아니라 해도, 여행지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간적인 배려의 마음을 가질 때, 그 여행은 '공정여행(Fair Travel)' 또는 '책임여행(Responsible Travel)'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여행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자세는 우리가 혜택받은 소수의 사람들이라는 자각에서 온다.  286


5부 기록, 기억, 그리고 추억
인간이란 기억의 동물이며, 삶 또한 어차피 기억의 집적일 뿐이다. 나의 존재는 나의 기억이다.  295
기억이란 보존된 과거이므로, 기억이 있는 한 과거는 사라진 게 아니다.  297
시간은 끊임없이 흘러가므로, 매 순간순간은 곧 과거가 되어 시간의 저편으로 사라진다. 그렇다고 과거가 단순히 없어져서 무가 되는 건 아니다. 기억이 과거를 보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이 과거를 자동으로 보존해 주는 것도 아니고, 보존된 과거가 자동으로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여행의 소중한 순간들, 그 값지고 멋진 시간을 보존하고 저장하려면, 또 그렇게 보존되고 저장된 기억들을 언제고 재생하여 향유하려면, 일정한 노력과 장치가 필요하다.  298
그건 바로 기록이다. 여행 중의 기록은 두 가지 중요한 기능을 한다.
하나는 우리의 직접적인 경험을 물질적인 그 무엇으로 바꿔서 좀더 선명하게 보존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시간이 지난 뒤에 우리의 기억을 불러내는 초인종의 역할이다.  299-300
잘 쓴 일기는 훗날 다른 사람을 감동시키는 멋진 여행기로 재탄생하기도 하지만, 그럴 일이 없다 하더라도 내 일기는 이 세상에 단 한 권 밖에 없는 책이며 나는 그 책의 둘도 없는 독자가 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303
여행이 끝나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내가 쓴 일기를 다시 읽어보는 것 또한 특별한 경험이다. 빛바랜 일기장을 펼쳐들고 과거의 기록을 마주하느 순간 무의식 속에 묻혀 그 존재마저 상실되었던 기억들을 끄집어내게 된다.  304
어차피 삶이란 기억이다 기억이 사라지면 시간의 지층도 유실되고 우리의 삶 전체가 무(無)로 돌아가는 법. 그것이 두려워서 우리는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기념품을 사고 잡동사니들을 모으는 지도 모른다.  305

'더 나은 여행'을 위한 열 가지 팁
하나. 왜 떠나는지 생각하고 떠나라!
둘. 열심히 준비하되, 준비한 것에 얽매이지 마라!
셋. 조금만 더 투자하라!
넷. 가감하게 새로운 것을 시도하라!
다섯. 집은 잊어버리고 현지에 동화되도록 애써라!
여섯. 위험에 대비하고 늘 안전에 신경 써라!
일곱. 누구나 다니는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보라!
여덟. 눈과 귀와 마음을 열고 겸손해져라!
아홉. 늘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
열. 기록하고 정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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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머리에
중요한 건, 자신의 언어를 갖는 것, 부지런히 무언가를 하는 것, 그 과정에서 친구를 사귀는 것이다.  7

프롤로그
언어가 사회적이라는 말은, 물질적인 조건과 계층, 그리고 당대 문화의 속도로부터 유리된 채 객관적(과학적)으로 존재하는 무엇일 수 없음을 의미한다. 언어는 우리의 활동에서 나오고, 우리의 활동에 작용하는, 그 자체로 하나의 활동이다.  13
법칙을 강조하는 사람들에게는 법칙에 어긋나는 모든 것이 예외이고 그른 것이지만, 작동하고 변화하는 실재 언어의 차원에서 보자면 '올바른 언어'와 '순수한 언어'라는 개념이야말로 예외적인 것에 불과하다. '모국어'나 '표준어'는 언어의 절대적인 표준이 될 수 없을 뿐더러, 말하는 주체의 지표가 될 수도 없다. 중요한 거느 어떤 언어냐가 아니라, 어떻게 표현하고 어떻게 소통하고, 어떻게 공명하느냐이다.  14
책은 책의 속도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책은 다른 매체를 배척하는 게 아니라 다른 매체와 접속하는 능력을 증대시킨다.  15
책보다 더 다양한 속도를 품은 세계는 경험한 적이 없다.
매체가 뭐든, 우리를 때리고 찌그로 움직이게 만드는 글들은 우리 안의 언어를 꿈틀거리게 만든다.  16

다른 사람들의 언어활동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나의 언어를 만들어낼 것인가? 이것이 이 책의 질문이다.
마우스를 눌러 오리고 복사하고 붙인 누더기 글 말고, 여러분 안에서 꿈틀거리는 언어, 목구멍 밖으로 비집고 올라오는 생생한 언어로 구성된, 여러분 자신의 '진심'이 담긴 글을 보고 싶은 맘 간절하다.  16


1부 언어의 삶, 삶의 언어
내가 하는 말, 내가 쓰는 글, 그리고 다른 누군가의 말과 글, 그 모든 것들이 겹치고, 가로지르고, 부딪히면서 만들어내는, 언어의 여러 지층들. 그 공간을 여행하고 나서 전혀 다른 목소리로 말을 하고, 새롭고 된 손으로 글을 쓰는 것. 한마디로, 다른 존재가 되는 것! 그게 이 여행의 목표이다.  21
우리의 언어생활은 다양한 규칙들을 알고 각각의 상황 속에서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을 때에만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언어활동은 일종의 게임이다. 경우마다 공유하는 언어 규칙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23
똑같은 얘기를 해도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얘기를 하는지에 따라 다른 음색과 어조로 얘기한다.  27

언어는 단지 언어의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발화되는 상황에서 언제나 우리의 행위를 문제 삼는다.  언어가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36
언어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행위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기도 하다.  37
따라서 내게 명령하고 나의 행위를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강제하는 언어에 얽매여 눈물을 흘리거나 분노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그러한 명령들을 가벼운 것으로 만들고, 명령 자체를 변형시키며, 그리하여 마침내 새로운 삶의 방식들을 노래할 수 있는 수 많은 언어들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이다.  39
내 안에서 흘러나오는 그 목소리들을 하나하나 꺼내서 따져보면, 어떤 것은 내가 끔찍이도 싫어하는 '공부해!'를 외치는 엄마의 목소리를 닮았고, 또 어떤 것은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이 살 길이다!'라고 외치는 자본주의의 목소리를 닮았다.  47
"우리는 어떻게 새로운 언어를 통해 명령을 가볍게 만들 수 있는가?"
"어떻게 다양한 규칙들이 작동하는 언어게임의 공간들을 활주할 것인가?"  48
언어를 새롭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이 수많은 '나들'의 동일성을 보증하는 단 하나의 '나'를 버리는 것에서 시작한다.  51
내 말은 내 것이 아니다. 그 안엔 이미 우리가 만난 여러 사람들이, 우리가 경험한 세계가 담겨 있다. 따라서 여러 가지 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은 여려 개의 목소리를 배우고 담게 된다.  54
실제 언어생황에서 의미와 정의가 일치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정의'는 단어에 경계를 부여하는 것이지만, 의미는 경계 밖에서 매번 다른 방식으로 불쑥 솟아오르기 때문이다.  64
불교에서의 '선문답(禪問答)'이라는 언어게임은 말 자체에 집착해서는 의미에 닿을 수 없다. 
의미는 말로 완전히 포착될 수 없는, 말을 매개로 하지만 말을 멋어나 있는 것이다.  67
의미는 항상 이쪽과 저쪽의 경계 위에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나 갈 수 있다.  73
의미가 생성되는 것은 다양한 우연과 해석이 침입하는 사건들 속에서다. 즉, 언어는 특정한 맥락 속에서 다른 요소들과 마주치고 접속될 때 비로소 하나의 의미를 갖게 된다.  77
누군가의 행동을 어떤 식으로도 의미화 할 수 없는 경우, 우리는 대개 그것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간주해버린다.  79
어딘가 깊숙이 숨어 있을 '하나의' 의미를 찾는 언어게임, 모든  행위를 명쾌하게 분류하고 의미화하며, 그 체계에서 벗어나는 것들은 가차 없이 제거해버리는 언어게임은 우리의 사고와 행위를 고착 시킨다.
우리의 언어게임은 이 게이모가 저 게임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지배적 의미들을 교란시키고 우리만의 새로운 의미, 짓궂고 가볍지만 진지한, 우리만의 '멋진' 의미들을 생성해낼 수 있는 그런 게임이어야 하지 않을까? 즐겁고 떠들썩한 언어게임!  82
언어 활동은 언어만으로 국한되지 않는 하나의 행위이며, 의미는 이 모든 요소들의 화학반응 속에서 매번 다르게 생산된다. 다시 말해서 의미는 결코 언어기호에 고유한, 숨겨진 '비밀'이 아니다. 의미는 언어 아닌 것들이 언어를 감싸고 그 언어에 침입할 때, 그때 비로소 발생한다.  91
언어를 버려야 한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하나의 언어, 하나의 규칙, 하나의 목소리를 버리자는 얘기다.  91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떻게 의미를 찾아낼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의미를 여러 방향으로 튀게 만들 것인가'이다.  92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을 향해 귀를 열고, 변신을 즐겨라! 고정된 의미를 의심하고, 언어의 명령을 의심하기, 말하지 않는 자들의 언어, 말할 수 없는 자들의 언어를 듣고, 말할 수 없는 것, 말해선 안 되는 것을 말하기. 내 목소리 안에 세계를 담기! '언어의 탈주'란 그런 의미다. 언어를 버리라는 게 아니라, 언어를 통해 다르게 되라는 것!  95
언어는 단순히 사고의 표현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행위다.  95


2부 국어의 빗장을 열어라!
다수어란 많은 사람들이 쓰는 언어가 아니라 '보편적'이라고 가정되는, 권력의 언어다.  99
필요하다면 그 얻너 것도 우리말과 섞어 쓸 수 있어야 한다. 우리말을 풍부하게 하는 것은 다른 말들로부터 우리말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말들을 우리말 속에 포용하는 것이 아닐까?  122


3부 행복한 책읽기
난 여러분에게 '책을 읽어야 한다'고 무섭게 강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책을 읽는 행복함을 함께 나누고 싶을 뿐이다.  161
우리는 모니터에 '뜬' 글을 '읽는다'기 보다는 '본다'. 책을 읽을 때는 한 단락을 건너뛴다든지 쓱 '훑을' 수가 없기 때문에, 한 글자 한 글자에 시선을 고정시키면서 뜻을 음미하게 된다.그래서 속도는 더디지만 내용은 눈과 머리에 새겨진다.
모니터 상에서는 '생각하면서 읽기'를 허용하지 않는다.  163
속도는 빠름만의 문제가 아니라 느림의 문제 이기도 한 것이다.
한번 그 빠름에 중독되고 나면 다른 속도에 반응할 수도, 다른 속도를 즐길 수도 없게 된다. 
책은 인터넷만큼 신속, 친절하지는 않지만 인터넷에 결여된 기다림의 지혜를 가지고 있다.
책은 알려줄 뿐 아니라 질문하고, 우리를 잡아 이끌 뿐 아니라 멈춰 세우며, 수다스럽기만 한게 아니라 침묵하기도 한다. 책은 책을 향해 걸어오는 모든 생각의 속도를 긍정한다.  164
인터넷의 빠름 만큼이나 책읽기의 느림이 주는 기쁨을 알 수 있다면 우리의 사고와 감각이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165
책읽기는 무엇보다도 우선 하나의 놀이여야 한다.
놀이란 기본적으로 자유로운 것이다. 그리고 즐거운 것이다.  171
'무슨 책'을 읽어야 하나? - 미식가들의 공통점
첫째, 그들은 먹는 걸 즐기고 그 순간 진심으로 행복해한다. 
둘재, 그들은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처음 먹어보는 낯선 맛을 즐긴다. 각각의 음식들에서 고유한 맛을 뽑아낼 줄 알고, 각 재료들이 어떤 음식 속에서 어떤 맛을 발산하는지 그 미세한 차이를 긍정한다. 
책 읽는 가장 좋은 태도는 이런 미식가가 되는 것이다.  183
어떻게 읽어야 하나? -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쉬우면 쉬운 대로 부지런히 책들을 여행하다 보면, 어느 순간 뒤통수를 내리치거나 가슴에 팍 꽂히는 책들을 만나게 될 테고, 그때 책은 즐거움이 되고 책읽기는 놀이가 될 것이다.
기다려라. 그러나 가만히 서서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그런 우연 역시 스스로가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되는 법이니까. 책의 주제나 의도는 숨겨진 보물 같은 게 아니라 독자 스스로 완성해야 하는 여백 같은 것이다.  185
이제 책의 정확한 내용과 정해진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워지자. 책의 의미는 그 책이 누구를 어디에서 만나는가, 측 어떤 기계와 접속되는가에 따라서 매번 달라지는 것이다.  196
이건 무거워 라고 탓하며 책을 던지기 전에, 먼저 배울 점을 찾아보자.  197
책은 물론이고 우리가 어떤 그림이나 영화를 보면서 지루함과 부담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텍스트를 읽는 우리 자신의 역할을 단순한 '기호 해독자'로 축소시키기 때문이다.
그건 결국 텍스트를 가지고 놀 수 없다는것, 즐길 수 없다는 것,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
'고전'이나 '걸작'은 모든 시대에, 모든 독자들에게 '열린'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열린 텍스트'란 그 안에 여러 가지 해석의 방향을 함축하고 있는, 즉 텍스트의 의미를 한 가지로 고정할 수 없는 텍스트를 의미한다.  204
책을 사랑하는 것은 연애편지를 읽듯이 책을 읽는 것이다. 내가 가진 최대의 능력을 발휘해서 책의 공간을 여행하는 것. 글자와 그 의미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여백을 읽고 그 여백을 나의 언어로 채우는 것. 
텍스트에 빛깔과 향기와 무게를 담는 것.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독서, 행복하도고 강렬한 독서는 '연애편지 읽기'다!  225
독서는 자유다. 그것은 맞아들이고, 승낙하고, 나와 다른 것을 긍정하는 자유다.  231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하나 - 시험이나 이념 때문이 아니라 거기 담긴 '오래된 지혜' 때문이다.  234
고전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는게 답답하게 느껴지거나, 자신의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 고전 텍스트 한 권을 펼쳐 들어라.  237
카프카는 말한다. "우리가 읽는 책이 단 한주먹으로 정수리를 갈겨 우리를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엇하러 책을 읽겠는가? ....  한 권의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만 한다."  238
읽어야 하는 책과 읽어선 안 되는 책이 아니라, 익숙함으로 유혹하는 책과 새로운 사유를 자극하는 책, 순종하는 책과 위험한 책, 딱 한 번 작동하고 전사하는 책과 끊임엇이 작동하는 책, 우리로부터 '할 수 있는 힘'을 뺏으면서 한자리에 머무르도록 하는 책과 우리의 에너지를 배가시키면서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책이 있을 뿐이다.  241
우리가 책 읽기를 통해 진정으로 어떤 기쁨을 느끼고자 한다면, 우리에게 익숙한 것을 찾아 헤맬 것이 아니라, 나의 감각을 불편하게 만들고 혼란시키며 그럼으로써 모든 감각들을 한꺼번에 열어젖히는 새로운 일탈을 찾아나서야 한다.  242
책을 사랑하는 세 가지 방식이 있다. 
첫번째는 같은 책을 여러 번 읽는 것이고, 
두번째는 그 책에 대해 비평하는 것이며, 
마지막은 책을 쓰는 것이다.  243


4부 펜을 들고 세상 속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특별한 능력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가진 것들을 밖으로 표현하는 여러 활동 중 하나다. 말을 쏟고, 땀을 쏟고, 배설물을 쏟는 것처럼, 글 역시 내 안에서 넘쳐나는 그 무엇인 것, 즉 글쓰기는 나 자신을 드러내고, 내 존재를 확인하는 자연스러운 인간 행위 중 하나이다.  248
글은 자신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떠날 수 있을 때 시작 된다.  251
글을 잘 쓴다는 건 완벽하게 쓰는 걸 의미하는게 아니라 글쓰기를 통해 매번 달라지는 자신을 긍정한다는 걸 의미한다. 
글을 잘쓰는 첫번째 방법 - 글에서 자신을 보고, 자신을 떠나라! 253
목구멍 사이에 토해내고 싶지만 감히 토해내지 못하는 수많은 것이 있으며, 그의 입에 또한 때때로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는 수많은 것이 있어, 이것이 오랫동안 쌓이고 쌓여 도저히 막을 수 없는 형세가 되는 것이다.  254
글을 잘쓰는 두번째 방법 - 생각이 고여 넘쳐나기를 기다려라. 단, 사방을 향해 촉수를 곤두세우고,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연암 박지원에게 글쓰기(<소단적치인>에서)란 제목이라는 적국과 벌이는 한판 전투다. 예컨대 '행복론'이라는 글을 쓴다고 생각해보자. '행복'이라는 적국을 쓰러뜨리려면 먼저 그 적국의 지형도를 파악하고 난 다음(다른 사람들은 행복에 대해 뭐라고 말했나, 우리는 행복을 뭐라고 생각하나 등등), 적국을 가장 효과적으로 정복할 수 있는 병사를 뽑아 배치하고, 진지를 구축하고, 북을 울리며 출정한다.(어떤 글자를 쓸 것인가, 무슨 글을 인용할 것인가, 문장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그리고 싸운다. 최선을 다해(써내려간다. 진심으로). 물론 싸움에서 패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아무도 죽지 않는 싸움인 걸, 또 다시 병사를 모아 진지를 구축하고 적국을 향해 돌진하면 그만이다. 세상에서 가장 즐겁고 위험한 전투!  256-257
글쓰기에서 형식이나 규칙이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다.  257
글을 잘쓰는 세번째 방법 - 자신만의 병법을 짜라. 그리고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
알고 있는 대로가 아니라 느끼는 대로, 그렇게 말해야 하는 대로가 아니라 자기 안에서 길어올린 말들로 세상을 표현하는 대로가 아니라 자기 안에서 길어올린 말들로 세상을 표현하는 어린아이가 진부한 글의 권위를 강요하는 작가들보다 더 좋은 글쓰기 스승이다.  263
자기만 아는 비유와 맥락없는 인용들, 현학적인 어휘들로 가득찬 글을 보여주면서 이해 못화는 사람들을 원망하거나, 남들이 지적하는 단점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신의 글만을 고집하는 건, 글쓰기에 있어서 치명적인 병통이다. 
글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만물과 접속하려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고 공명할 수 있는 글을 써야 한다.  267
같은 말이라도 어떤 방식으로 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와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처럼, 같은 내용이라도 그걸 어떤 방식으로 표현할 것인가, 어떤 색깔로 표현할 것인가에 따라 전혀 다른 글이 될 수 있다. 생기 있는 글, 살아 있는 글이란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진 글이다.  274
어떤 문자을, 어떤 길이로, 어떤 단어를 사용해서,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따라 글은 전혀 다른 것이 된다. 
자신만의 색채를 표현하기 위해 고심하는 화가처럼, 여러분 자신만의 리듬과 색을 갖는 문체를 창조해보시길!  280

하나. 참고서나 교과서에 실린 현대어 해석을 보라. 그러면 이 '외국말' 같은 글이 무슨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둘. 그런 다음에 다시 원문으로 돌아와서, 이번 기회에 한자 공부나 한 번 해보는 셈치고 한자어에 독음을 달도록 하라.
셋. 목소리를 가다듬고, 처음부터 큰 소리로 읽기 시작하라. 읽을 때는 자신이 마치 무슨 독립운동가라도 되는 양 감정을 잡고 읽을 수록 효과가 크다.
넷. 다시 한 번 읽어라. 이번에는 한 번 읽은 경험을 살려 문장의 강약과 단어의 길이까지도 고려하면서 읽는 것이 좋다.   281
자신만의 언어 리듬을 살려라!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접속하기!  글 쓰는 데 그 이상의 왕도는 없다.  285
글을 바꾸고 싶은 사람은 먼저 자신의 신체를 바꾸시라! 자신의 신체가 바뀌고 리듬이 바뀌고 삶이 바뀌면, 글은 꼭 그만큼 바뀐다.  글은 삶이.!!  293
글쓰기에서 '글의 종류' 즉 '미리 정해진 형식'이라는 건 없다. 우리가 지금까지 백지 앞에서 느껴왔던 공포는 글의 경계 안에 머물러야 했던 데서 오는 일종의 '폐소공포증'이다.  300
하나의 현실, 하나의 진실이란 없다. 표현된 다양한 현실이 있을 뿐이다.
현실은 그렇게 '포착된' 어떤 것이지 '객관적인' 어떤 것으로 존재하면서 누군가가 참모습을 찾아주기를 기다릭 있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어떤 눈으로 어떻게 이 세계를 나만의 스타일로 그려낼 것인가, 어떤 형식에 그 세계를 담아낼 것인가'다. 내가 본 세계를 표현하는 하나의 무기가, 노래가, 시가, 그리고 그림이 되는 글쓰기.
그런 글을 쓰기 위해선 먼저, 우리들의 눈과 귀가 좀더 크게 열려야 하고, 손은 좀더 날렵해야 하며, 사고는 좀더 다채로워질 필요가 있다.  305
우리는 글쓰기를 통해서 자신을 볼 수 있고, 자신을 바로 볼 수 있는 자라야 비로소 자신을 떠날 수 있다.
글쓰기는 무언가를 드러내고 싶은 하나의 욕망이지만 더 나아가서 나를 바꾸는 힘이기도 하다.  306


에필로그 - 언어를 통해 세상 속으로
언어활돌에서 중요한 건 언어 자체의 체계나 규칙이 아니라 언어를 작동시키는 실제적인 맥락, 그리고 의미를 생성시키는 비언어적 요소들이다.  308
중요한 건, 자신의 언어(혹은 언어를 대체할 자신만의 표현무기)를 가지고 세상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고, 세상의 모든 존재들로부터 자신의 언어를 길어내는 것이다.  309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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