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머리에
중요한 건, 자신의 언어를 갖는 것, 부지런히 무언가를 하는 것, 그 과정에서 친구를 사귀는 것이다. 7
프롤로그
언어가 사회적이라는 말은, 물질적인 조건과 계층, 그리고 당대 문화의 속도로부터 유리된 채 객관적(과학적)으로 존재하는 무엇일 수 없음을 의미한다. 언어는 우리의 활동에서 나오고, 우리의 활동에 작용하는, 그 자체로 하나의 활동이다. 13
법칙을 강조하는 사람들에게는 법칙에 어긋나는 모든 것이 예외이고 그른 것이지만, 작동하고 변화하는 실재 언어의 차원에서 보자면 '올바른 언어'와 '순수한 언어'라는 개념이야말로 예외적인 것에 불과하다. '모국어'나 '표준어'는 언어의 절대적인 표준이 될 수 없을 뿐더러, 말하는 주체의 지표가 될 수도 없다. 중요한 거느 어떤 언어냐가 아니라, 어떻게 표현하고 어떻게 소통하고, 어떻게 공명하느냐이다. 14
책은 책의 속도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책은 다른 매체를 배척하는 게 아니라 다른 매체와 접속하는 능력을 증대시킨다. 15
책보다 더 다양한 속도를 품은 세계는 경험한 적이 없다.
매체가 뭐든, 우리를 때리고 찌그로 움직이게 만드는 글들은 우리 안의 언어를 꿈틀거리게 만든다. 16
다른 사람들의 언어활동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나의 언어를 만들어낼 것인가? 이것이 이 책의 질문이다.
마우스를 눌러 오리고 복사하고 붙인 누더기 글 말고, 여러분 안에서 꿈틀거리는 언어, 목구멍 밖으로 비집고 올라오는 생생한 언어로 구성된, 여러분 자신의 '진심'이 담긴 글을 보고 싶은 맘 간절하다. 16
1부 언어의 삶, 삶의 언어
내가 하는 말, 내가 쓰는 글, 그리고 다른 누군가의 말과 글, 그 모든 것들이 겹치고, 가로지르고, 부딪히면서 만들어내는, 언어의 여러 지층들. 그 공간을 여행하고 나서 전혀 다른 목소리로 말을 하고, 새롭고 된 손으로 글을 쓰는 것. 한마디로, 다른 존재가 되는 것! 그게 이 여행의 목표이다. 21
우리의 언어생활은 다양한 규칙들을 알고 각각의 상황 속에서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을 때에만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언어활동은 일종의 게임이다. 경우마다 공유하는 언어 규칙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23
똑같은 얘기를 해도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얘기를 하는지에 따라 다른 음색과 어조로 얘기한다. 27
언어는 단지 언어의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발화되는 상황에서 언제나 우리의 행위를 문제 삼는다. 언어가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36
언어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행위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기도 하다. 37
따라서 내게 명령하고 나의 행위를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강제하는 언어에 얽매여 눈물을 흘리거나 분노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그러한 명령들을 가벼운 것으로 만들고, 명령 자체를 변형시키며, 그리하여 마침내 새로운 삶의 방식들을 노래할 수 있는 수 많은 언어들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이다. 39
내 안에서 흘러나오는 그 목소리들을 하나하나 꺼내서 따져보면, 어떤 것은 내가 끔찍이도 싫어하는 '공부해!'를 외치는 엄마의 목소리를 닮았고, 또 어떤 것은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이 살 길이다!'라고 외치는 자본주의의 목소리를 닮았다. 47
"우리는 어떻게 새로운 언어를 통해 명령을 가볍게 만들 수 있는가?"
"어떻게 다양한 규칙들이 작동하는 언어게임의 공간들을 활주할 것인가?" 48
언어를 새롭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이 수많은 '나들'의 동일성을 보증하는 단 하나의 '나'를 버리는 것에서 시작한다. 51
내 말은 내 것이 아니다. 그 안엔 이미 우리가 만난 여러 사람들이, 우리가 경험한 세계가 담겨 있다. 따라서 여러 가지 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은 여려 개의 목소리를 배우고 담게 된다. 54
실제 언어생황에서 의미와 정의가 일치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정의'는 단어에 경계를 부여하는 것이지만, 의미는 경계 밖에서 매번 다른 방식으로 불쑥 솟아오르기 때문이다. 64
불교에서의 '선문답(禪問答)'이라는 언어게임은 말 자체에 집착해서는 의미에 닿을 수 없다.
의미는 말로 완전히 포착될 수 없는, 말을 매개로 하지만 말을 멋어나 있는 것이다. 67
의미는 항상 이쪽과 저쪽의 경계 위에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나 갈 수 있다. 73
의미가 생성되는 것은 다양한 우연과 해석이 침입하는 사건들 속에서다. 즉, 언어는 특정한 맥락 속에서 다른 요소들과 마주치고 접속될 때 비로소 하나의 의미를 갖게 된다. 77
누군가의 행동을 어떤 식으로도 의미화 할 수 없는 경우, 우리는 대개 그것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간주해버린다. 79
어딘가 깊숙이 숨어 있을 '하나의' 의미를 찾는 언어게임, 모든 행위를 명쾌하게 분류하고 의미화하며, 그 체계에서 벗어나는 것들은 가차 없이 제거해버리는 언어게임은 우리의 사고와 행위를 고착 시킨다.
우리의 언어게임은 이 게이모가 저 게임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지배적 의미들을 교란시키고 우리만의 새로운 의미, 짓궂고 가볍지만 진지한, 우리만의 '멋진' 의미들을 생성해낼 수 있는 그런 게임이어야 하지 않을까? 즐겁고 떠들썩한 언어게임! 82
언어 활동은 언어만으로 국한되지 않는 하나의 행위이며, 의미는 이 모든 요소들의 화학반응 속에서 매번 다르게 생산된다. 다시 말해서 의미는 결코 언어기호에 고유한, 숨겨진 '비밀'이 아니다. 의미는 언어 아닌 것들이 언어를 감싸고 그 언어에 침입할 때, 그때 비로소 발생한다. 91
언어를 버려야 한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하나의 언어, 하나의 규칙, 하나의 목소리를 버리자는 얘기다. 91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떻게 의미를 찾아낼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의미를 여러 방향으로 튀게 만들 것인가'이다. 92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을 향해 귀를 열고, 변신을 즐겨라! 고정된 의미를 의심하고, 언어의 명령을 의심하기, 말하지 않는 자들의 언어, 말할 수 없는 자들의 언어를 듣고, 말할 수 없는 것, 말해선 안 되는 것을 말하기. 내 목소리 안에 세계를 담기! '언어의 탈주'란 그런 의미다. 언어를 버리라는 게 아니라, 언어를 통해 다르게 되라는 것! 95
언어는 단순히 사고의 표현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행위다. 95
2부 국어의 빗장을 열어라!
다수어란 많은 사람들이 쓰는 언어가 아니라 '보편적'이라고 가정되는, 권력의 언어다. 99
필요하다면 그 얻너 것도 우리말과 섞어 쓸 수 있어야 한다. 우리말을 풍부하게 하는 것은 다른 말들로부터 우리말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말들을 우리말 속에 포용하는 것이 아닐까? 122
3부 행복한 책읽기
난 여러분에게 '책을 읽어야 한다'고 무섭게 강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책을 읽는 행복함을 함께 나누고 싶을 뿐이다. 161
우리는 모니터에 '뜬' 글을 '읽는다'기 보다는 '본다'. 책을 읽을 때는 한 단락을 건너뛴다든지 쓱 '훑을' 수가 없기 때문에, 한 글자 한 글자에 시선을 고정시키면서 뜻을 음미하게 된다.그래서 속도는 더디지만 내용은 눈과 머리에 새겨진다.
모니터 상에서는 '생각하면서 읽기'를 허용하지 않는다. 163
속도는 빠름만의 문제가 아니라 느림의 문제 이기도 한 것이다.
한번 그 빠름에 중독되고 나면 다른 속도에 반응할 수도, 다른 속도를 즐길 수도 없게 된다.
책은 인터넷만큼 신속, 친절하지는 않지만 인터넷에 결여된 기다림의 지혜를 가지고 있다.
책은 알려줄 뿐 아니라 질문하고, 우리를 잡아 이끌 뿐 아니라 멈춰 세우며, 수다스럽기만 한게 아니라 침묵하기도 한다. 책은 책을 향해 걸어오는 모든 생각의 속도를 긍정한다. 164
인터넷의 빠름 만큼이나 책읽기의 느림이 주는 기쁨을 알 수 있다면 우리의 사고와 감각이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165
책읽기는 무엇보다도 우선 하나의 놀이여야 한다.
놀이란 기본적으로 자유로운 것이다. 그리고 즐거운 것이다. 171
'무슨 책'을 읽어야 하나? - 미식가들의 공통점
첫째, 그들은 먹는 걸 즐기고 그 순간 진심으로 행복해한다.
둘재, 그들은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처음 먹어보는 낯선 맛을 즐긴다. 각각의 음식들에서 고유한 맛을 뽑아낼 줄 알고, 각 재료들이 어떤 음식 속에서 어떤 맛을 발산하는지 그 미세한 차이를 긍정한다.
책 읽는 가장 좋은 태도는 이런 미식가가 되는 것이다. 183
어떻게 읽어야 하나? -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쉬우면 쉬운 대로 부지런히 책들을 여행하다 보면, 어느 순간 뒤통수를 내리치거나 가슴에 팍 꽂히는 책들을 만나게 될 테고, 그때 책은 즐거움이 되고 책읽기는 놀이가 될 것이다.
기다려라. 그러나 가만히 서서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그런 우연 역시 스스로가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되는 법이니까. 책의 주제나 의도는 숨겨진 보물 같은 게 아니라 독자 스스로 완성해야 하는 여백 같은 것이다. 185
이제 책의 정확한 내용과 정해진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워지자. 책의 의미는 그 책이 누구를 어디에서 만나는가, 측 어떤 기계와 접속되는가에 따라서 매번 달라지는 것이다. 196
이건 무거워 라고 탓하며 책을 던지기 전에, 먼저 배울 점을 찾아보자. 197
책은 물론이고 우리가 어떤 그림이나 영화를 보면서 지루함과 부담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텍스트를 읽는 우리 자신의 역할을 단순한 '기호 해독자'로 축소시키기 때문이다.
그건 결국 텍스트를 가지고 놀 수 없다는것, 즐길 수 없다는 것,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
'고전'이나 '걸작'은 모든 시대에, 모든 독자들에게 '열린'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열린 텍스트'란 그 안에 여러 가지 해석의 방향을 함축하고 있는, 즉 텍스트의 의미를 한 가지로 고정할 수 없는 텍스트를 의미한다. 204
책을 사랑하는 것은 연애편지를 읽듯이 책을 읽는 것이다. 내가 가진 최대의 능력을 발휘해서 책의 공간을 여행하는 것. 글자와 그 의미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여백을 읽고 그 여백을 나의 언어로 채우는 것.
텍스트에 빛깔과 향기와 무게를 담는 것.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독서, 행복하도고 강렬한 독서는 '연애편지 읽기'다! 225
독서는 자유다. 그것은 맞아들이고, 승낙하고, 나와 다른 것을 긍정하는 자유다. 231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하나 - 시험이나 이념 때문이 아니라 거기 담긴 '오래된 지혜' 때문이다. 234
고전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는게 답답하게 느껴지거나, 자신의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 고전 텍스트 한 권을 펼쳐 들어라. 237
카프카는 말한다. "우리가 읽는 책이 단 한주먹으로 정수리를 갈겨 우리를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엇하러 책을 읽겠는가? .... 한 권의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만 한다." 238
읽어야 하는 책과 읽어선 안 되는 책이 아니라, 익숙함으로 유혹하는 책과 새로운 사유를 자극하는 책, 순종하는 책과 위험한 책, 딱 한 번 작동하고 전사하는 책과 끊임엇이 작동하는 책, 우리로부터 '할 수 있는 힘'을 뺏으면서 한자리에 머무르도록 하는 책과 우리의 에너지를 배가시키면서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책이 있을 뿐이다. 241
우리가 책 읽기를 통해 진정으로 어떤 기쁨을 느끼고자 한다면, 우리에게 익숙한 것을 찾아 헤맬 것이 아니라, 나의 감각을 불편하게 만들고 혼란시키며 그럼으로써 모든 감각들을 한꺼번에 열어젖히는 새로운 일탈을 찾아나서야 한다. 242
책을 사랑하는 세 가지 방식이 있다.
첫번째는 같은 책을 여러 번 읽는 것이고,
두번째는 그 책에 대해 비평하는 것이며,
마지막은 책을 쓰는 것이다. 243
4부 펜을 들고 세상 속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특별한 능력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가진 것들을 밖으로 표현하는 여러 활동 중 하나다. 말을 쏟고, 땀을 쏟고, 배설물을 쏟는 것처럼, 글 역시 내 안에서 넘쳐나는 그 무엇인 것, 즉 글쓰기는 나 자신을 드러내고, 내 존재를 확인하는 자연스러운 인간 행위 중 하나이다. 248
글은 자신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떠날 수 있을 때 시작 된다. 251
글을 잘 쓴다는 건 완벽하게 쓰는 걸 의미하는게 아니라 글쓰기를 통해 매번 달라지는 자신을 긍정한다는 걸 의미한다.
글을 잘쓰는 첫번째 방법 - 글에서 자신을 보고, 자신을 떠나라! 253
목구멍 사이에 토해내고 싶지만 감히 토해내지 못하는 수많은 것이 있으며, 그의 입에 또한 때때로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는 수많은 것이 있어, 이것이 오랫동안 쌓이고 쌓여 도저히 막을 수 없는 형세가 되는 것이다. 254
글을 잘쓰는 두번째 방법 - 생각이 고여 넘쳐나기를 기다려라. 단, 사방을 향해 촉수를 곤두세우고,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연암 박지원에게 글쓰기(<소단적치인>에서)란 제목이라는 적국과 벌이는 한판 전투다. 예컨대 '행복론'이라는 글을 쓴다고 생각해보자. '행복'이라는 적국을 쓰러뜨리려면 먼저 그 적국의 지형도를 파악하고 난 다음(다른 사람들은 행복에 대해 뭐라고 말했나, 우리는 행복을 뭐라고 생각하나 등등), 적국을 가장 효과적으로 정복할 수 있는 병사를 뽑아 배치하고, 진지를 구축하고, 북을 울리며 출정한다.(어떤 글자를 쓸 것인가, 무슨 글을 인용할 것인가, 문장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그리고 싸운다. 최선을 다해(써내려간다. 진심으로). 물론 싸움에서 패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아무도 죽지 않는 싸움인 걸, 또 다시 병사를 모아 진지를 구축하고 적국을 향해 돌진하면 그만이다. 세상에서 가장 즐겁고 위험한 전투! 256-257
글쓰기에서 형식이나 규칙이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다. 257
글을 잘쓰는 세번째 방법 - 자신만의 병법을 짜라. 그리고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
알고 있는 대로가 아니라 느끼는 대로, 그렇게 말해야 하는 대로가 아니라 자기 안에서 길어올린 말들로 세상을 표현하는 대로가 아니라 자기 안에서 길어올린 말들로 세상을 표현하는 어린아이가 진부한 글의 권위를 강요하는 작가들보다 더 좋은 글쓰기 스승이다. 263
자기만 아는 비유와 맥락없는 인용들, 현학적인 어휘들로 가득찬 글을 보여주면서 이해 못화는 사람들을 원망하거나, 남들이 지적하는 단점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신의 글만을 고집하는 건, 글쓰기에 있어서 치명적인 병통이다.
글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만물과 접속하려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고 공명할 수 있는 글을 써야 한다. 267
같은 말이라도 어떤 방식으로 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와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처럼, 같은 내용이라도 그걸 어떤 방식으로 표현할 것인가, 어떤 색깔로 표현할 것인가에 따라 전혀 다른 글이 될 수 있다. 생기 있는 글, 살아 있는 글이란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진 글이다. 274
어떤 문자을, 어떤 길이로, 어떤 단어를 사용해서,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따라 글은 전혀 다른 것이 된다.
자신만의 색채를 표현하기 위해 고심하는 화가처럼, 여러분 자신만의 리듬과 색을 갖는 문체를 창조해보시길! 280
하나. 참고서나 교과서에 실린 현대어 해석을 보라. 그러면 이 '외국말' 같은 글이 무슨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둘. 그런 다음에 다시 원문으로 돌아와서, 이번 기회에 한자 공부나 한 번 해보는 셈치고 한자어에 독음을 달도록 하라.
셋. 목소리를 가다듬고, 처음부터 큰 소리로 읽기 시작하라. 읽을 때는 자신이 마치 무슨 독립운동가라도 되는 양 감정을 잡고 읽을 수록 효과가 크다.
넷. 다시 한 번 읽어라. 이번에는 한 번 읽은 경험을 살려 문장의 강약과 단어의 길이까지도 고려하면서 읽는 것이 좋다. 281
자신만의 언어 리듬을 살려라!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접속하기! 글 쓰는 데 그 이상의 왕도는 없다. 285
글을 바꾸고 싶은 사람은 먼저 자신의 신체를 바꾸시라! 자신의 신체가 바뀌고 리듬이 바뀌고 삶이 바뀌면, 글은 꼭 그만큼 바뀐다. 글은 삶이다.!! 293
글쓰기에서 '글의 종류' 즉 '미리 정해진 형식'이라는 건 없다. 우리가 지금까지 백지 앞에서 느껴왔던 공포는 글의 경계 안에 머물러야 했던 데서 오는 일종의 '폐소공포증'이다. 300
하나의 현실, 하나의 진실이란 없다. 표현된 다양한 현실이 있을 뿐이다.
현실은 그렇게 '포착된' 어떤 것이지 '객관적인' 어떤 것으로 존재하면서 누군가가 참모습을 찾아주기를 기다릭 있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어떤 눈으로 어떻게 이 세계를 나만의 스타일로 그려낼 것인가, 어떤 형식에 그 세계를 담아낼 것인가'다. 내가 본 세계를 표현하는 하나의 무기가, 노래가, 시가, 그리고 그림이 되는 글쓰기.
그런 글을 쓰기 위해선 먼저, 우리들의 눈과 귀가 좀더 크게 열려야 하고, 손은 좀더 날렵해야 하며, 사고는 좀더 다채로워질 필요가 있다. 305
우리는 글쓰기를 통해서 자신을 볼 수 있고, 자신을 바로 볼 수 있는 자라야 비로소 자신을 떠날 수 있다.
글쓰기는 무언가를 드러내고 싶은 하나의 욕망이지만 더 나아가서 나를 바꾸는 힘이기도 하다. 306
에필로그 - 언어를 통해 세상 속으로
언어활돌에서 중요한 건 언어 자체의 체계나 규칙이 아니라 언어를 작동시키는 실제적인 맥락, 그리고 의미를 생성시키는 비언어적 요소들이다. 308
중요한 건, 자신의 언어(혹은 언어를 대체할 자신만의 표현무기)를 가지고 세상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고, 세상의 모든 존재들로부터 자신의 언어를 길어내는 것이다.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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