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대한 참을 수 엇는 욕망으로 삶을 불태워버리거나 아니면 '무소유'라는 초월적 장으로 도피해 버린다. 이 책은 이 양변을 떠나 제3의 길을 찾고자 하는 갈증의 소산이다.

프롤로그 - 돈에 대한 '아주 원초적' 질문 셋
하나 - 청춘의 꿈, 10억?
그냥 고액의 연봉, 다시 말해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뜻일 뿐이다.
대체 그 돈으로 뭘 할 건데?  그러면 갑자기 표정들이 멍해진다.  12
둘 - 미워하거나 무관심하거나!
돈에 대한 적대 혹은 무관심.
돈의 새로운 용법을 배우거나 그것을 일상적으로 실천할 생각은 도통 하질 않는다는 뜻이다.  13
셋 - 낙타와 포대화상.
예수는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불교 - 북한산의 도선사에 가면 불상이 하나있는데, 이름이 포대화상!
몸매가 통통한데 2.5등신 정도이며 얼굴표정은 천진난만 그 자체.
커다란 포대를 짊어지고 다니면서 여기저기 탁발하여 포대가 꽉 차면 사람드에게 나누어주고 다시 탁발하였다.   16
'진정한 경제학은 최상의 윤리적 기준과 갈등하지 않는다.' 마하트마 간디.


1부 문제는 돈이다? - 돈타령 '천태만상'
고등학생들이 대학과 학과를 고르는 기준은 절대적으로 돈이다.  24
전 계층의 돈에 대한 태도는 거의 동질화되어 간다. - 한방에 다다익선!  이것은 전적으로 신자유주의가 유포한 정서적 기제다.  32
대중들은 부에 대한 판타지를 결코 멈추지 않는다. 왜? 성공의 이미지가 늘 미디어를 통해 재생산되기 때문이다.
미디어에는 언제나 벼락부자 혹은 미다스의 손들이 화려하게 무대를 장식한다. 무대를 채우는 배우는 끊임없이 바뀌지만, 대중들은 그걸 감지하지 못한다. 달빛만 보고 그 이면을 보지 못하듯이. 
다시말해서, 부의 정점, 그 다음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다.  65
자본주의는 사적 소유에 기초하고 있다. 즉, 신분적 차별이 사라진 대신, 소유가 곧 인격이자 정체성이 되어 버린 시대다. 그런 점에서 자본주의란 '사적 소유와 자아'가 그대로 '혼연일체'를 이루는 체제라 할 수 있다.  65

2부 돈 - 잘! 벌고 잘 쓰는! 실전 '노하우'
'잘' 번다는 건 돈을 버는 것과 나의 자존심이 오버랩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벌면 벌수록 자신에 대한 존중감이 높아지는 것, 그것이 제대로 잘 버는 것이다.
'쓴다'는 것은 돈은 쓰기 위해 버는 것이다. 쓰면 쓸수록 더더욱 삶이 풍요러워지고 자존감이 높아져야 하는 것이다.  71
<부자아빠 가난한아빠> 에서는 자신을 통제하는 능력이 없는 사람은 돈부터 벌지 말고 해병대나 명상센터에 가서 마음수련을 먼저 하라는 대목이 있다.  75
'경쟁, 경쟁'하지만 그 속내를 따져 보면 그 이면엔 서울 중산층의 삶이라는 기준이 떡하니 버티고 있다 그걸 기준점으로 삼으면 거의 대부분이 헐떡일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라이프스타일에선 왜 그토록 몰개성한가?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게 자신의 인생이라면 그에 걸맞은 개성을 연출해야 하지 않을까? 복잡할 것 없이 그냥 자기가 선 자리에서 시작하면 된다.  81
아기들이 걸음마를 배우는 이치가 딱 이렇다. 걸음을 떼기 위해선 일단 넘어져야 한다. 넘어지지 않고 걷는 법은 세상에 없다. 인생 또한 마찬가지다. 넘어져야 일어선다. - 이것이 우주의 법칙이다.  82
우주에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 있듯이 한 사람이 평생 감당해야 하는 고생의 양과 질도 대강 정해져 있다. 그러니 이왕이면 젊었을 때 겪는 것이 낫지 않을까. 젊었을 때 요리조리 피해 가거나 부모의 덕으로 대충 넘어가면 결국 중년이나 노년에 그 고난의 문턱을 다시 마주치게 된다.  82
고생의 핵심은 몸이다  83
돈을 벌어서 외로움을 극복하려 하지 말고 그냥 어렸을 적부터 우정과 친밀감을 터득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98
돈을 버느라 친구를 다 잃어버리고 나서 그 외로움을 달래기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붓는 그런 멍청한 짓을 하지 말라는 의미다. 친구와 돈 - 이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라는 뜻이다.  99
좋은 친구를 얻을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 자신이 먼저 좋은 친구가 되는 것뿐이다.  100
사람과 배움에 대한 열정, 문제는 그것이다.
친구들 사이의 일상적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돈은 저절로 이 루트를 따라 흐르게 되어 있다.  106
무지는 불안을 낳고 불안은 동요를 낳는 법. 이런 '몽메한'상황을 타파하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공부가 그렇지만, 돈에 대한 공부 역시 '절차탁마'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113
터놓고 말하기! - 자기 안에서 분열이나 간극이 없어야 타인과도 소통이 가능한 법. 안팎이 서로 '통'한다는 건 이런 의미일 터이다. 평소에 툭 터놓고 말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필요한 건 오직 일상에서의 끈기 있는 훈련뿐이다.  115
최소한의 화폐로 다양한 삶을 연출해 낸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그 가치와 효용성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돈놀이'의 진수다.  121
돈의 달인이 되려면 돈 대신 몸을 잘 쓰면 된다. 그래야 불필요한 소비행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  125
젊은이가 고용주의 마음에 들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는 설명에 한마디로 역겨움을 느낀다.... 우리 인간의 삶이란 고귀한 것이어서 취업시장에 나가기 위해, 또는 인생을 고용주를 위해 바치느라 커버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것이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 325쪽  138
인간은 원초적으로 프리랜서다. 평생 동안 한 직장에서 쳇바퀴처럼 살기를 원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노릇 아닌가.  138
미국의 유명한 대체의학자 크리스티안 노스럽은 '창의적이고 풍요러워진다는 것은 돈과 일에 대한 생각을 바꾼다는 뜻이다... 돈은 우리가 생명에너지와 바꾸고 있는 물질이다. 따라서... 당신의 일을 생명 에너지로 환산할 때 어느 정도의 대가르 치러야 하는지를 계산해 본다. 고된 노동으로 고갈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서 값비싼 휴가와 빈번한 병치레를 요구한다면 결국 당신은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422-423쪽  140
현대인들은 운명을 극복한다는 말을 좋아한다. 그런데 그 내용을 잘 따져 보면 출세해서 부귀를 누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부귀의 내용은 대부분 쾌락 아니면 방탕이고, 여기에 본선의 문제는 빠져 있다. 이런 경우 그걸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부귀를 위해 내 몸과 삶을 바친 것일 뿐! 성공이란 무엇을 얻었느냐가 아니라, 본성과 경제가 얼마나 일치되는가에 있다. 그리고 그것이 진짜 경제학이다.  143

3부 돈에대한 우주적 상상력 - 카오스 경제학을 향하여!

























아래는 저자의 인터뷰 내용들과 동영상이다.

어떤 사람들은 더 좋은 직장, 더 좋은 차, 더 좋은 집을 소유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또, 제대로 쓰는 것은 충분히 벌고 난 다음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늘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대로 쓸 겨를없이 계속 벌어야 합니다. 돈을 버는 동안 행복하게 쓰면서 살 수는 없을까요? 돈을 '잘 쓰는 법'에 대한 이야기는 왜 없을까요?

『돈의 달인, 호모 코뮤니타스』의 저자 고미숙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돈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돈에 대한 일반적인 잣대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돈으로부터 더욱 자유로울 수 있지 않을까요?


책에도 나왔지만, 강연요청을 받을 때 미리 금액을 물어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까운 사이여도 돈 이야기를 꺼내기 쉽지 않은데, 왜 돈 이야기는 특히 투명하게 말하기 어려울까?

돈에 대해 투명하게 말하는 것을 꺼리는 정서는 근대 이전, 자본주의 이전에는 돈 외의 다른 가치가 있었고, 이러한 가치가 돈으로 환원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컸던 것 같다. 지금 돈에 대해 투명하지 않은 것은 자기 소유에 대한 욕망을 남에게 숨기고자 하는 은밀함이라서 인성에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강연요청을 할 때 강연료를 숨기는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탐색하는 느낌이 들고, 그런 경우는 늘 강연료가 적다. 스스로 적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떳떳하지 않은 것이다. 돈을 떠나서 더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 자신들의 입장만 생각하고 돈과 상관없이 해주기를 바라거나 자기들 입장만 이해해달라고 시작하면 안 되는 거다. 돈의 액수를 떠나서 돈의 용법을 모르는 것이다. 

돈을 쓰는 용법에 대해 아직 막막하다. 기억에 남은 ‘돈 쓴’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 달라.
미국에서 생활할 때 센트까지 나눠서 더치페이를 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서로 부담을 안 주겠다는 호의가 담겨 있는 건 알겠는데, 그 자체로 너무 각박한 느낌이었다. 그러면 관계가 계약적인 것 이상을 넘어갈 수가 없다. 누군가는 그 관계를 넘어야 되는데,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서 만날 외롭고, 이해해 주는 사람이 없고, 소외당했다고 말하는 건 너무 모순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때 여러 가지 실험을 했고, 그 중 하나가 더치페이 습관을 깨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후배들뿐 아니라, 거기에 있던 지식인들과도 다양한 교류를 하게 되었고, 돌아올 때는 미국에서 번 돈을 다 털고 왔다.

『돈의 달인, 호모 코뮤니타스』의 뒷부분에 부록에 있는 44만 원 세대 청소년, 88만 원 세대 직장인, 청년백수 세 사람의 이야기를 싣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처음에는 내가 할당을 해서 글을 쓰라고 했다. 해완이에게는 44만 원 세대는 어떻게 돈을 쓰는지 인터뷰를 해봐라, 88만 원 세대인 임군과 대학 졸업한 지 한참 된 청년 백수는 왜 여기서 이렇게 살고 있느냐 이 이야기를 물어본 건데, 본인들도 그 테마가 궁금해진 거다. 그래서 해완이도 열심히 인터뷰를 하고, 시성(졸업한 지 한참 된 청년 백수)이도 어떻게 ‘수유+너머 구로’에서 활동하게 됐는지 정리하게 됐다. 임군이 쓴 이야기는 정말 내게 소나기 같았는데, 나는 그런 88만 원 세대를 만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글들을 보고 ‘아 이제 글을 쓸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책의 전체적인 구도와 내가 돈을 쓰고 실험했던 건 있는데, 구체적인 현장이 너무 없어서 그게 항상 목말랐다. 그 글들을 보고 현장감이 생기게 된 것이다.

삶과 괴리되지 않고, 삶을 풍족하게 할 수 있는 돈 쓰는 ‘용법’을 어떻게 발명해야 할까?
돈에 대해 생각하면서 참 놀랐던 것이 다른 분야는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강조하면서, 돈의 용법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너무나 획일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무조건 많이 버는 것, 또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화폐와 교환한다 그런 거 말고는 없다. 자본주의에 찬성하는 사람이건, 자본주의와 평생을 걸고 싸우겠다고 하는 사람이건, 젊은이건, 노인이건 다 똑같다는 점인데 이게 너무 신기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참 돈을 좋아하고, 백만 원이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그걸 어떻게 쓸지 궁리하느라 잠을 못 잔 적도 있다. 그래서 수유+너머 연구실을 시작하기 전에 돈을 모으는 동력이 되기도 했다. 지금은 비정규직이건, 정규직이건 돈을 잘 모으지도 않지만 모아서 거침없이 쓴다고 하면 명품매장에 가서 그냥 덜커덕 구매하는 게 기본모드가 됐다고 들었다. 이렇게 쓰는 방식이라면 공정한 분배가 이루어지고 빈부의 격차가 줄어든다고 한들 결국 제도의 코스를 따라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돈의 액수가 얼마로 바뀌느냐지, 돈을 통해서 행복해지는 길은 있을 수가 없다. 백만 원을 가지고 천만 원, 일억을 가진 사람들보다 더 다양하게 쓰는 법. 돈의 달인! 정말! 그래서 이제 ‘쓰는 것이 버는 것을 규정한다’는 말처럼 어떻게 쓸지에 대해 상상력을 작동시켜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달인 시리즈’ 세 권을 냈다. 공부, 사랑, 돈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전하려고 한 메시지는 무엇인가?
공부와 사랑, 돈. 모두 자유와 행복을 위한 기술로 써야 된다. 존재의 명령은 하나다. “행복해라.” 근데 행복은 그냥 들으면 닭살 돋는 감상적인 가치처럼 보이는데,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유를 얻어야 한다. 자유는 뭐냐 하면 나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공부가 나를 가로막는다면 공부법이 잘못된 것이고, 연애 때문에 허덕인다면 당연히 벗어나야 된다. 돈이 나를 억압한다면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그런 과정만이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는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다. 그래서 “행복해라.” 이것은 “스스로 자유를 터득하라”고 하는 존재의 명령이다.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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