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것을 최고로 치는 세태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건만, 기죽지 않고 책 읽으며 당당하게 살아온 삶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5

책을 읽어 오지 않았던 이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개종하여 채그이 세계에 입문할 터입니다. 이토록 지극하고 그윽한, 책에 대한 찬양을 듣고 오찌 책을 읽지 않으려 하겠습니까. 책을 좋아하긴 하는데 아직 남에게 내세울 만큼 읽지 못했다 자책하는 분들에게는 이 책이 훌륭한 내비게애션이 될 터입니다. 책을 정복하는 흥미롭고 다양한 길을 친절하게 일러주니 말입니다.  6

우리 사회가 책 읽는 공동체가 되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야 진짜 책읽기의 달인입니다.  7



책머리에

포드주의 체제에서는 표준화된 공부가 사회적 자본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 탈 포드주의 시대에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은 사회가 시켜 주는 표준화된 공부가 아니라 개별적으로 찾아가는 독서인 셈이다.  13

<88만원 세대>가 변화된 경제체제의 실체를 드러내고 나서 독서의 중요성을 말했다는 것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서둘러 말하자면, 88만원 세대에서 탈출하려면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해서 그러하다.  15

'사오정' 신세.. 유쾌한 말은 아니지만, 이제 생존하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런데 읽는 책이 그저 재미잇고 감동적이고 도움 되고 실용적이면 소용없다. 은밀히, 그러나 거대하게 변화하는 세계를 꿰뚫어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귀띔해 주는 책을 읽어야 한다. 바른 길이 결국 지름길이다. 

에둘러 가는 듯싶지만 그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17-18


누가 감히 책을 속(俗 풍속 속)된 것이라 말하는가. 책은 우리를 성(聖 성스러울 성)의 세계로 이끄는 전령이다. 그러니, 책을 읽는 행위는 기도하는 것과 같을지니, 보라, 한 명민한 화가는 책 읽는 소녀의 모습을 이토록 경건하게 그려내지 않았던가. 묵상하며 책 읽는 자, 어린아이처럼 책 읽는 자. 

순결한 마음으로 책 읽는 자. 홀연히 나타난 참되고 거룩한 세계를 볼지니!





'15분 토막 독서', 직장인 호모 부커스의 책읽기 - 안광복

나에게는 하루 종일 공부만 하는 생활이 허락되지 않았다. 할 수 없는 일은 더 하고 싶은 법, 책보고싶은 욕망은 이내 틈새를 찾아냈다. 지하철에서 


책읽기는 말라가는 영혼을 위해 내가 찾았던 최초의 해법이다.

자기관리 잘하는 이들에게는 억지가 없다. 그들은 자기 마음의 결을 따라갈 줄 알기 때문이다. 밀어붙이지 말고 가슴이 원하는 대로하라.  23



책 읽는 자유에 빠져 - 이종환

나는 '나만의 철학을 갖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  36

철학 없이 사는 사람은 없으니까.

책에는 저자의 철학이 담겨 있게 마련이다

타인의 생각들을 받아들여 나의 생각에 융합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만의 철학이 이루어진다. 나의 주체성이 확고해진다면 더 이상 외부조건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가 없다.  37


책, 가장 강력한 호주머니 - 권혜린

소중한 사람을 잃을 때나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할 때, 절망 때문에 마음이 않아누운 상태에서도 나는 끊임없이 책을 읽었다. 인심이나 사회가 변하는 동안에도 책은 자기의 생각을 담은 채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며 한결같은 믿음을 주었다. 책을 읽으며 그렇게 책을 닮은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48

혼자 책을 읽는 모습은 홀로 아름답다. 그리고 함께 책을 읽는 모습은 아름다움을 넘어 호주머니에 서로의 손을 넣어 주는 것처럼 참으로 따뜻해 보인다.  50

우리는 물론 계속해서 무언가를 읽고, 말하고, 쓰고 있다. 시험을 통한 평가 방식에는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이와 같은 과정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성찰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인 것이다. 베스트셀러 목록에 자리 잡고 있는 실용서와 처세술 책, 논술 교재들은 비슷한 내용을 다른 말로 포장하여 읽는 이에게 떠먹여준다. 사람들은 스스로 사고하지 않은 채 이 것을 허겁지걱ㅂ 받아먹으면서 무언가 달라질 것을 기대하지만, 이미 너무나 많은 이들이 그 책을 읽고 똑같이 따라하고 있다는 점에서 방법만 달라질 뿐 인격이나 사고 등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 그러나 나를 성장시키는 책들은 확실하고 단순한 기술로 처세하는 것을 알려 주는 것이아니라 오히려 복잡하게 고민하면서 어떻게 처세할지 모르도록 만들어 준다. 세부적인 방법을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렇게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곧 삶을 읽는 것이기에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제대로 책을 읽어야 한다. 스스로 사고하면서 온전한 내 자신으로 살아가려는 삶과 책은 결코 동떨어질 수 없다.  51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의 송곳'인데 주머니 속에 넣은 뾰족한 송곳은 가만히 있어도 그 끝이 주머니를 뚫고 나온다는 뜻이다. 이는 능력과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스스로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마천의 <사기> 중 [평원군전]에는 "평원권이 말하기를 모름지기 현사(賢士)가 세상에 처함에는 송곳이 주머니 속에 있는 거소가 같아 곧 그 인격이 알려지게 도니다"라고 나와 있다. 우리 시대의 현사는 책을 읽는 사람이다. 뚫고 나올 호주머니가 없다면 송곳의 뾰족함도 보지 못할 것이니, 책은 곧 나의 능력과 재주를 발견하게 해주는 매개체가 된다. 책이라는 호주머니를 갖고 있다면 인격과 사고라는 송곳이 뾰족해져 결국 주머니를 뚫고 나의 밖으로 빠져나올 것이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않고 뭉툭한 송곳을 갈면서 힘을 기르면 된다. 아니, 책을 읽는 동안 저절로 그 힘은 길러질 것이다.  53



책을 펴는 곳에...

스승이 없다 말하지 말라. 책에서 찾으면 많은 스승이 있을 것이다. 벗이 없다 말하지 말라. 조용히 책을 펼치면 그곳에 벗이 있을 것이다. - 이선 <지호집>



책읽기, 세상으로 나가는 길 - 박은희

거창하게 생각할 것 없이 독서는 그 자체로 이미 우리에게 즐거움을 준다. 

과거의 역사 속에서 치열한 삶을 살다 간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또는 나와 동시대를 살고 있지만 나와 다른 삶을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하며 살아가는지를 공유하면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내가 경험하는 것만을 기계적으로 되풀이하는 것만큼 지루하고 불행한 삶도 없다. 세상에는 다양한 가치, 다양한 삶,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과 이것들을 아우르는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이 바로 독서의 즐거움이다.  84-85

교육만큼 훌륭한 훈련도 없다. 습관은 교육에서 비롯된다.

독서가 수단이 되어도 좋은 유일한 경우는 소통을 위한 독서였을 때이다.  87


우물 안 개구리가 드넓은 바다를 꿈꾸다 - 곽동운

독서의 대가들은 독서를 할 때 편견 없이 읽는 듯싶었다. 그들은 책을 읽으며 작자의 의중까지도 읽어 내는 듯싶었다. 책벌레들의 독서습성.  92

모든 것을 담고 있으려면 당연히 아래에 있어야 한다. 

세한고절(歲寒孤節)이나 아취고절(雅趣孤節)이란 말으 되뇌며 위로만 향했던 책읽기에서 벗어나니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졌다. 

바다에 도달하려면 아래로 내려가야 하니깐.  94


책은 영향소 - 임진옥

사람에게 필요한 6대 영양소

탄수화물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주로 사람이 필요한 에너지를 내를 데에 쓰이고 간혹 에너지를 내고 남은 것은 몸에 축적된다. 어린 시절부터 접하는 동화책과 위인전, 자서전은 탄수화물과 같다.  96

지방은 탄수화무로가 단백질보다 약 두 배의 열량을 내고 영양을 저장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양소이다. 소설이나 시 같은 문학은 책에서의 지방이라고 할 수 있다.  97

단백질은 생체를 구성하고 신진대사에 관여한다. 책의 종류 중에서 단백질의 기능을 하는 것은 전공도서이다.  98

물은 우리 몸의 약 70%를 구성하고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사람들은 다른 영양송에 비해 물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우리가 물을 쉽게 여기듯 신문도 대부분 날짜가 지나면 버려질 종잇조각쯤으로 여긴다. 이런 면에서 신문은 물과 같다.  99

비타민은 지용성 비타민과 수용성 비타민으로 분류되는데, 소량으로 몸의 여러 기능을 조절한다. 쓰이고 남은 비타민은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체외로 배출되기 때문에 한번에 많이 섭취하는 것은 효과가 없고 대신 일정한 양을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사전은 비타민 같은 역할을 한다.

무기질은 종류가 매우 많다. 미량으로도 몸의 생리적 기능에 도움을 주지만, 부족할 때 결핍증이 생긴다. 나는 무기질이 '다양한 독서'의 기능을 잘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101

책은 영양소와 같이 각각 꼭 필요한 기능이 있다.  


세상을 바꾸는, 생계형 책읽기 - 강양구

"지금 여러분의 책상을 한구석에 붙여 놓고, 글을 쓰려고 그 자리에 앉을 때마다 책상을 방 한복판에 놓지 않은 이유를 상기하도록 하자. 인생은 예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스티븐 킹)  117

생계형 책읽기의 첫번째 원칙은 '다독'이다.

책을 읽을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특정 분야의 서지에 일가견이 있는 '고수'를 파악해 두라!

<자유시장의 정치> 이 책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네 나라의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의 형성 과정을 추적, 비교하면서 답을 찾아나간다.

신문, 잡지에 실린 좋은 서평을 활용하라.  118-120

생계형 책읽기의 두번째 원칙은 '잡식'이다. 

미리 책 읽는 순서를 정해 놓고, 가능한 한 그것을 자신에게 강제하라!

어휘력, 문장력을 가르는 데 잘 쓴 소설과 같은 문학 작품을 읽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한국 사회의 여러가지 문제를 다룬 책 중에서 최고의 책 중 하나로 꼽을 만한 발레리 줄레조의 <아파트 공화국>은 일본 소설가 미야베 미유키의 <이유>와 일촌 관계이다.

알베르트 망구엘은 <독서의 역사>에서 아르헨티나으 ㅣ작가 에스트라다의 말을 인용해 "책을 읽으며 그전에 다른 책을 읽었을 때를 회상하고 서로 비교하면서 그때의 감정을 불러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세련된 형태의 간통"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121-125

생계형 책읽기의 마지막 원칙은 '수다'이다.

책읽기는 책을 덮는 순간이 아니라, 읽었던 것을 '서로' 공유함으로써 끝난다.  125



책 읽기는 열매다.

책읽기는 열매다. 한 시인의 말대로 대추 한 알 저절로 붉어질 리 없다. 그 안에 태풍, 천둥, 벼락 몇 개 있어야 하는 법이다. 우리가 변화하고 성장하려면 무수한 책읽기를 거름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야 삶이 어찌 영글 수 있겠는가. 상처받을 적마다 읽어야 한다. 외로워질 때마다 읽어야 한다. 우쭐해지면 읽어야 한다. 그러므로 책읽기는 빛이다. 영글어지되 홀로 뽐내지 아니하고, 그늘지고 어두운 곳을 비추려 하기 때문이다. 익어 저절로 빛나는 탐스러운 열매, 그것이 바로 책읽기가 지향하는 바이다. 나를 성숙케 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124



생각하고 기록하기

"학자가 글을 읽으면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으니, 생각을 하면 얻어지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지 못하게 된다. 또 생각이 있으면 기록을 하지 않을 수 없으니, 기록을 하면 남게 되고 기록하지 않으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각하여 기록하고 또 생각하여 연구를 거듭하면 식견과 사려가 자라나서 언행이 통달하게 되는 것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식견과 사려가 없어져서 언행이 막히게 되는 것이지, 비록 얻었다 하더라도 반드시 잃게 되는 것이다." - 윤휴 <백호전서>  131



넘나들기, 혹은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감자줄기를 뽑아들다 - 최은희

'어떻게 살아야 하죠?' '어떻게 하면 요리를 잘할 수 있나요?' 역시 모든 '어떻게'에는 고통과 노동이 수반된다. 솔직히 '어떻게 책을 읽으라'는 사용설명서가 존재할 수는 없다. 물론 이미 그 한계를 넘어 본 사람으로서의 생생한 경험담이 있을 뿐이다. 책읽기의 재미를 알아가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기꺼이 진정으로 책읽기를 즐기기 위해 어떠한 고통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허나 너무 겁먹지는 마시기를, 그 고통을 넘어 책읽기를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을 누릴 벗이 당신과 함께라면 말이다.  159


호락하지 않은 예비승무원의 호락호락한 책읽기 - 하은혜

UN교육과정 스텝을 지원하기 위해 면접을 보러 가게 되었다. 그때 면접관이셨던 교수님은 "나는 하루에 책을 적어도 한 권 그리고 세 권까지 꼭 읽어요. 그렇다면, 한 달에는 거의 백 권의 책을 읽죠."  192


지글지글 보글보글, 맛있는 책 레시피 - 이선영

책읽기에는 얼마나 많은 양의 책을 읽었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책을 어떻게 제대로 읽었냐는 것이다  199

독서는 감기약처럼 바로바로 효과를 보여 주지 않는다. 인내심을 갖고 한권 한권의 책을 읽으면서 효과적인 독서법을 실천하며 기다려야 한다. 이것이 쌓이고 쌓이면 내 눈에서 그 효과가 빛을 발할 날이 올 것이다. 그러니 책이 전해 주는 많은 지식들을 하나씩 발견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기다려 보자.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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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의달인호모부커스
카테고리 인문 > 독서/글쓰기
지은이 이권우 (그린비,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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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꽤나 오래 전부터 읽어보고자 생각을 하였으나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읽고싶은 이유는 책 표지에 '인문학'이라는 표현을 보았기에 그러하였다.
허나 두껍지 않은 책인데도 쉽게 손이 가지가 않았다. 인문학이라해서 왠지 어렵지 않을까하는 생각 이었는지, 아니면 두껍지 않아서 그리 많은 내용이 없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에 손이 가지 않았는지 다른 이유가 있는건지.. 아무튼 읽어보려는 마음은 있으나 손이 잘 가지를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 이권우교수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되어 강의 듣기전에 읽어봐야겠다는 마음에 읽게 되었다.

표지 날개의 설명부터 인문학적이다.
'책에 눈멀어 책만 읽으며 살아가려는 한심한 영혼.'으로 시작하여 저자의 설명을 간략히 다루는데, 이것도 여느 책과는 좀더 다른 표현과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교양도서로 선정되었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차례가 마음에 든다.
지극히 개인적이긴한데, 내 생각과 비슷하게 주제들이 정해져 있기에 그러하다. 그렇다고 내가 인문학을 파고 드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 책은 2부로 구성되었는데, 1부는 '왜' 읽어야 하는가? 이고 
                                        2부는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이다.
개인적으로 늘 염두에 두는 것 중의 하나인데, 무엇을 하든지 '왜'해야 하는지를 먼저 알면 동기부여가 되고, 그 다음에 '어떻게'는 방법들을 제시한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 책은 그에 맞게 차례가 구성되어 있다.

첫장부터 인문학적으로 시작한다.. 책읽기와 공자되기..

책을 읽으면서 두 가지로 분류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인문학과 고전을 섭렵한 사람의 책과, 왠지 아닌것 같은 사람의 책이다.
확실히 인문학 책을 섭렵하고 있는 저자들의 책은 내용의 무게와 생각의 자극이 다름을 느낀다.
물론 예전부터 그래왔겠지만, 개인적으로 그나마 최근들어 인문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려 하다보니 그렇게 보이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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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 
이권우 그린비 


이 책은 꽤나 오래 전부터 읽어보고자 생각을 하였으나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읽고싶은 이유는 책 표지에 '인문학'이라는 표현을 보았기에 그러하였다.
허나 두껍지 않은 책인데도 쉽게 손이 가지가 않았다. 인문학이라해서 왠지 어렵지 않을까하는 생각 이었는지, 아니면 두껍지 않아서 그리 많은 내용이 없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에 손이 가지 않았는지 다른 이유가 있는건지.. 아무튼 읽어보려는 마음은 있으나 손이 잘 가지를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 이권우교수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되어 강의 듣기전에 읽어봐야겠다는 마음에 읽게 되었다.

표지 날개의 설명부터 인문학적이다.
'책에 눈멀어 책만 읽으며 살아가려는 한심한 영혼.'으로 시작하여 저자의 설명을 간략히 다루는데, 이것도 여느 책과는 좀더 다른 표현과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교양도서로 선정되었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차례가 마음에 든다.
지극히 개인적이긴한데, 내 생각과 비슷하게 주제들이 정해져 있기에 그러하다. 그렇다고 내가 인문학을 파고 드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 책은 2부로 구성되었는데, 1부는 '왜' 읽어야 하는가? 이고 
                                        2부는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이다.
개인적으로 늘 염두에 두는 것 중의 하나인데, 무엇을 하든지 '왜'해야 하는지를 먼저 알면 동기부여가 되고, 그 다음에 '어떻게'는 방법들을 제시한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 책은 그에 맞게 차례가 구성되어 있다.

첫장부터 인문학적으로 시작한다.. 책읽기와 공자되기..

책을 읽으면서 두 가지로 분류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인문학과 고전을 섭렵한 사람의 책과, 왠지 아닌것 같은 사람의 책이다.
확실히 인문학 책을 섭렵하고 있는 저자들의 책은 내용의 무게와 생각의 자극이 다름을 느낀다.
물론 예전부터 그래왔겠지만, 개인적으로 그나마 최근들어 인문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려 하다보니 그렇게 보이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우선 1부에서는 감히 철학자의 고찰이라 표현하는 것이 맞을까..

溫故而知新(온고이지신)이라,옛것을 익혀야 새것을 배울 수 있다.

法古創新(법고창신)이라, 옛것에 충실하되 새것을 만들어 낼 줄 알아야 한다.

앞 세대가 이룬 빛나는 학문적 성취를 배우고 익혀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함을 강조하는듯 인문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1부에서 인상적인 것이 많이 있지만 한두가지만 적어보면,

'쏟아져 나오는 새책들에 신물이 나고 반복되는 주제를 새롭게 포장해 내놓은 듯한 느낌이 들때 고전을 읽어야 한다.... 고전은 한 시대 공동체 구성원들이 지적 화두를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다....가슴이 불타고 있는 사람들만이 고전을 읽을 수 있다.... 늘 지적 갈증에 허덕이는 사람들만이 고전을 읽을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만이 고전을 읽을 수 있다.'

'몸소 터득하게 될 터이고 직접 경험하게 될 것이니'

고전을 철학을 읽는 이들의 생각의 힘은 가치 근접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래서 나도 한 번 해보자는 생각에 호기를 부려보기도 여러번 번번이 잘 안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시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은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아직 막막함이 가시질 않고 있다. 어떠한 방법이 있는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도 고전의 즐거움이 제일 눈에 들어오더라.. 그리고 창조적 상상력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생각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 책은 잘 설파하고 있었다.


2부에서는 '어떻게'이다.

저자는 우선 막연히 읽는 것에 대해 경계를 가져야 함을 강조하였다. 무작정 따라하는것이 아니라 좀더 비판적으로 읽고, 문제를 찾고 대안을 생각하면서 읽으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곳저곳에서 읽은 내용을 짜집기해 자기만의 지식인 양 설레발쳐도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책을 읽어 그것이 자기안에서 경험을 이루고 느껴 자기것이 되고 난 후에 표현할 것을 말하고도 있다.

그러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을 말하는데, 

'천천히 읽기' - 즐거운 마음으로 오랫동안 책을 읽다보면 나름의 방법이 생겨나게 마련.. 천천히 읽어야 분석이 되고, 게으르게 읽어야 상상이 되고, 느긋하게 읽어야 비판할 거리가 보이는 법이라 말한다.

개인적으로도 책을 읽어가다보니 빨리읽혀진다. 책에 따라 다르긴하지만 계발서들중에 정말 쉽게 빨리 읽는 책이 있다. 하지만 아무책이나 빨리 읽게 되면 저자의 표현처럼 '읽는 것이 아니라 보는것일 뿐'이라는 느낌이 드는 책도 있다.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정말 천천히 읽어야 할 책이 분명 있음에 동감한다.

'읽고 토론하기' - 대화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임으로써 내 생각을 발전시켜 나가는 재미있는 작업이라는 표현처럼 동일한 책을 읽고 서로간의 상황에 맞는 해석이 다름을 받아들이고 지식과 지혜의 폭을 넓히는 과정이 필요한듯하다.

최근에 독서토론 모임 몇 군데를 찾아다녀보고 있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도 되고, 생각은 하였으나 지나쳐간 것들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한 사람들의 표현을 들으며 나의 성의없음을 느끼기도 한다. 아쉬운것은 내 마음같지 않아 자주하는곳을 아직은 발견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많은 곳을 찾아다니며 참석하고 공유하고 정기적으로 다닐 생각이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주에 한 번 달에 4번 정도 하면 좋을 듯 하다. 솔직히 시간이 많은 편이라 그런지 많이 했으면 한다... 이글을 보는 분중에 시간이 별로 없는 분이라면 죄송..^^

'왕도는 없으나 방법은 있다' - 무슨 일이든 왕도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공부든 일이든 취미든 무엇이든지 과정들이 쌓여 하나의 방법이 되듯이 독서 역시도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저자도 '꾸준히 책을 읽어 나가며 방법을 바꾸다 보면 자신에게 딱 맞는 것을 찾아내게 된다'고 하고, 독서법에 대한 책들이 발간되는것을 긍정적으로 보고있다.

나 역시 독서방법에 대한 책은 거의 보고 있다. 그러면서 적용해 볼것들을 해보면 맞는 것도 있고 아닌것도 있다...따라쟁이가 되어 해볼것들을 해보다보면 어느새 나에게 맞는 것으로 변형이 되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깊이 읽기와 겹쳐읽기' - 나 역시 종종 하는 방법인데, 한 권의 책이 마음에 들면 그 저자의 다른 책들도 같이 읽어버리는 경우와 읽는책과 비슷한 내용의 책들을 같이 읽어나가는 방법들이다.

개인적으로 느끼는것은 매우 유용하다는 것이다. 특히 겹쳐읽기의 경우는 하나의 주제를 정하면 보통 30-50권 정도를 우선 읽는다. 그리고 그 중에 인상적인 책들을 다시금 읽어보거나 내용을 정리한다. 이렇게 되면 전혀 모르던 분야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지식을 보유하게 되더라.

그래서 늘 새로운 것을 보게되면 그와 관련된 도서를 몰아서 읽는다. 박성후씨의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있는데(물론 이 방법을 언급하는 사람들은 꽤 많다) 주제의 대표서적들 10권 정도를 선별하여 깊이 읽으라고 한다 반복해서..

난 좀 다르게 쉬운것부터 접근하여 대표적인 서적들로 나아가는 방법을 쓰고 있다.

방법이 다르면 어떠랴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는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저자는 겹쳐 읽기의 방법을 두 가지 설명하고도 있다.

'눈높이에 맞아야하지만 넘어서는' - 남들이 읽어보라는 책보다 지금의 내 눈높이에 맞는 책을 읽으라 한다. 그렇지만 제자리에 머무는 방식은 좋지 않으니 서서히 수준을 높이라 한다. 그는 '책 읽기의 가장 중요한 것은 습관'이라고 표현한다.

난 아직도 책 읽다가 종종 책 펴는것이 도전일 때가 있기도 하다. 아직 책 벌레가 아니어서 그런가?

'각주와 이크' - 이 책을 통해 처음 생각해 보는 방법이었다.

'자신의 세계관과 감성을 옹호하고 보충하고 지지하는 책을 읽는 행위가 각주의 책읽기'

'지적 충격을 함축한 이크의 책읽기'

생각을 넓히고 감탄하면서 책을 읽고 싶다..!!!!!!!!!!

'독후감' - '오랫동안 보아 온 것일수록 낯설게 보려 노력해야 그것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법이다'

'책과 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저자와 나누는 대화를 들 수 있다. 두번째는 대중매체를 통해 저자와 만날 수 있다. 세번째는 주위 사람들과 같은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다. 네번째는 바로 독후감쓰기다.'

'독후감은 말 그대로 읽고 나서 느낀 소감을 적는 것이다. 책의 내용이나 얼개만 정리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 책을 나의 삶이라는 문맥 속에 넣었을 때 어떤 감은이나 문제의식이 떠올랐는지가 주제가 되어야 한다. 좋은 독후감이 대체로 1인칭으로 쓰여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솔직히 독후감 쓰기가 매우 귀찮다. 그런데 책을 읽어가면 갈수록 더 기억하고 싶고 생각을 확장하고 싶은 욕구가 커지는데, 결국은 써봐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게으름을 정당화시켜 온갖 구실로 쓰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번에는 꼭 쓰자 하며 이렇게 쓰고 있다. 분명 다시 읽어보면 엉망이리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시작을 했다는것이 스스로는 대견하게 생각하자는것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않기로 한다..(부디 읽으시는 분들 말이 안맞거나 얼토당토 않은 말이라 생각되면 적나라하게 비판을 해주시길...그래야 완전 정신차리지 않을까 생각한다..진심으로...^^)


"창조하는 독자 만들기" - 쓰기를 위한 읽기교육을 말하며 교육으로 책읽기를 시키자는 말도 한다. 

저자는 감사의 글 마지막줄에서 '당신이 책벌레라면 언제든 도서평론가가 될 자격이 있답니다.' 란 표현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나는 이 문장이 마음에 확들어왔다.. 그리고 이 문장을 몇 번이고 더 보고는 책을 덮었다. 

나는 책 벌레의 수준이 아니다. 하지만 책벌레의 수준으로 향하려하고 그렇게 하고 있다. 그리고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책벌레가 되어 나의 책을 내고 싶기도 하다. 

"세상은 우직할 정도로 '변함없이' 노력하는 자에 의해 조금씩 변화 발전한다."고 하지 않는가... 이렇게 찬찬히 가더라도 책벌레 한번 되어 보고 싶다..^^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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