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면서 낭비한 시간은 낭비한 것이 아니다.


"재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라"

재미는 가볍고 생각 없는게 아니니까.


위대함의 근본은 사소함.

사소한 일상,

사소한 순간,

사소한 주변,

사소한 사람들.

사진작가 구본창은 

위대함을 찾기 위해 

사소함을 본다.


마들렌에서 위대함을 찾아낸 소설가 프루스트

'침울했던 하루와 서글픈 내일에 대한 전망으로 마음이 울적해진 나는 마들렌 조각이 녹아든 홍차 한 숟가락을 기계적으로 입술로 가져갔다. 그런데 과자 조각이 섞인 홍차 한 모금이 내 입천장에 닿는 순간, 나는 깜짝 놀라 내 몸속에서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어떤 감미로운 기쁨이 나를 사로잡으며 고립시켰다. 이 기쁨은 마치 사랑이 그러하듯 귀중한 본질로 나를 채우면서 삶의 변전에 무관심하게 만들었고, 삶의 재난을 무해한 것으로, 그 짧음을 착각으로 여기게 했다. 아니, 그 본질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이 초라하고 우연적이고 죽어야만 하는 존재라고 느끼지 않게 되었다. 도대체 이 강렬한 기쁨은 어디서 온 것일까?' -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우리에게 뭔가 시도할 용기가 없다면 삶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니?"


인간은 자기가 상상한 모습대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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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 독서는 나만의 해석이다


- <문장론 >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독서에 관하여> 마르셀 프루스트



'다독(多讀 많을다 읽을독)은 인간의 정신에서 탄력을 빼앗는 일종의 자해(自害 스스로자 해칠해)다. 압력이 너무 높아도 용수철은 탄력을 잃는다.' ..

쇼펜하우어는 무분별한 지식으로 생각할 여력이 없어지는 사람의 모습을 용수철로 표현한 게 아닌가 싶어요. 읽기만 하지 말고 읽은 걸 느껴야 합니다.  17-18


'진정 스스로 사색하는 자가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 그 소재를 현실세계에서 찾아야 한다. 그런데 독서는 어디까지나 작가에 의해 가공된, 인공적인 현실이다.'

즉, 내가 경험한 것으로부터 나만의 지혜를 찾아야 하는데, 남 얘기나 내가 직접 보지 않은 것에서 내 것을 찾는다는 말입니다. .. 독서가 내 주변의 제대로 봐야 할 것들을 보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까닭에서 쇼펜하우어는 독서를 반대합니다.  18-19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을 빌려 지금 내가 있는 곳으 살피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겠다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 읽기가 내 생활에 들어와야 합니다. 쇼펜하우어도 아마 이런 부분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책을 읽지 말라고 반문한 게 아닐까요?  19


'많은 지식을 섭렵해도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면 그 가치는 불분명해지고, 양적으로는 조금 부족해 보여도 자신의 주관적인 이성을 통해 여러 번 고찰한 결과라면 매우 소중한 지적 자산이 될 수 있다.' ..

'호학심사 심지기의(好學深思 心知基意 좋을호 배울학 깊을심 생각할사 마음심 알지 터기 뜻의), 즐겨 배우고 깊이 생각해서 마음으로 그 뜻을 안다'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우리에게는 심사, 깊이 생각함이 빠져 있는 듯합니다.  20


'알기 위해서는 물론 배워야 한다. 그러나 안다는 것과 여러 조건을 통해 스스로 깨달은 것은 엄연히 다르다. 앎은 깨닫기 위한 조건에 불과하다.'

내가 안 것을 깨닫기 위해서 '학(學 배울학)'도 필요하고 '호학(好學 좋을호 배울학)'도 필요합니다... 우리 내부에서는 바깥에서 들어온 정보를 내 것으로 만드는 작업읗 해야 합니다.

나만의 단어를 만들어야 합니다.  21


최근에 자주하는 생각인데 지혜란 것은 크고 넓은 것, 많이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한 움큼인 것 같아요.  22


'독서와 학습은 객관적인 앎이다. (중략) 사색은 주관적인 깨달음이다.'

책에 쓰여 있는 것은 객관적인 앎입니다. 사색은 주관적인 깨달음인거죠. 이게 지식과 지혜의 차이 같아요. 독서는 주관적인 깨달음을 지향해야 합니다.  22


'나만의 고유한 사색에 의해 어떤 진리에 도달했으면, 비록 그 내용이 앞서 다른 책에 기재되었을지라도 타인의 사상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체험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사색을 통해 기대하는 결과는 단순히 산 정사엥 도달했다는 물리적 결과만이 아니라 정상에 도달하는 동안 겪었던 체험도 포함되어 있다.'  23


'그대의 조상이 남긴 유물을 그대 스스로의 힘으로 획득하라.'  24


언제까지 읽기를 끝내야지 하고 목표를 정하지 마시고, 얼마만큼 내 것으로 만들 것인지에 방점을 찍으셨으면 합니다.  24


'읽기 쉽고 정확하게 이해되는 문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주장하고 싶은 사상을 소유'해야 한다.'

너무나 상식적인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게 없이 원고지 12매를 채우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25


'학식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쉽게 말하고, 학식이 부족할수록 더욱 어렵게 말한다.'  26


'"...(상략) 보는 법을 배우라!" 바로 그 순간 작가는 모습을 감춘다. 바로 이것이 독서의 가치이자 한계이다. 시작임에 불과한 것을 마치 규범인 것으로 여기는 것은 독서에 지나치게 큰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다. 독서는 정신적인 삶의 도입부에 있다. 독서는 그러한 삶에 안내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구성하지는 않는다.'

나와 다른 영혼이 개입하도록 허용하되, 그때 들어온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어내는 과정도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28


책을 통해 알았으면 그것을 내 삶을 변화시키는 연료로 써야 하는 것이고, 삶에서 앎을 행하면서 바꿔나가야 된다는 말입니다. ..

알랭 드 보통도 비슷한 얘기를 했어요. "모든 독자는 자기가 읽은 책의 저자다."  29


책이 중요한 이유는 새로운 시선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33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는 말재주와 옷뿐인, 예술가인 체하는 사람들은 자연 속에서만 조화로운 비율을 한 대상을 찾는다. 하지만 진정한 예술가에게는 주변의 모든 것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작은 근육 하나조차 의미를 가진다.'

주변의 것을 아름답게 보는 시선, 예술의 역할이기도 해요.  38


처음 보는 사람한텐 정말 엄청난 물건인 거죠. 그러나 익숙한 우리에겐 그것이 전혀 새롭지 않아요. 흥미도 없고요. 관습 안에 갇혀 아름다움이 약해진겁니다. 그걸 일깨워주는 것이 예술이고 독서라는 게 프루스트의 이야기죠.  40





2강 관찰과 사유의 힘에 대하여


- <곽재구의 포구 기행> <길귀신의 노래>  곽재구

  <시를 어루만지다> 김사인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 법인


'나란히 누워 서로의 살갗을 부비는 집들, 담장들, 빤히 들여다보이는 이웃들의 꿈, 가난, 숨결들.'

별 볼일 없는 풍경, 그것을 주목하는 힘. 그게 삶의 지혜이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방법이자, 시인의 재능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문장이에요.  53-54


'짧은 길을 긴 시간을 들여 여행한 사람은 경험상 행복한 사람입니다.' ..

짧은 길을 긴 시간을 들여서 여행하려고 노력하는 것, 많이 보려고 하지 말고 자세히 보려고 하는 것이 중요해요. 책 읽는 것도 마찬가지 같아요. 제가 다독 콤플렉스를 버리자고 자주 말하는데요. 자랑하려고 많이 읽는 게 핵심이 아니죠. 얼마나 체화했느냐, 얼마나 내 인생에 좋은 영향을 미쳤느냐 이런 것들이 중요합니다.  57


우리의 삶은 모호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명료한 답을 원해요..."어떠한 일반론도 각자 삶의 특수성 앞에서는 무력하다"  61

'한국의 나폴리 ..(중략).. 이런 비유 당신도 좋아하나요. 소박하고 따뜻하고 성실한 자신의 무엇인가를 바보스럽게 위축시키는..'

우리가 무심히 쓰는 말들이죠. 들을 때마다 어딘가 좀 불편한, 한국의 스티브 잡스, 한국의 빌 게이츠, 한국의 누구누구, 이런 표현 속에는 언급하고 있는 그 개인의 존재감에 대한 배려가 없는것 같아요.  63


'살아 있음이란 내게 햇살을 드에 얹고 흙냄새를 맡으며 터벅터벅 걷는 일입니다.'

이 글을 보고 저는 '나이가 한 살 더 든다는 건, 봄을 한 번 더 본다는 것'이라고 썼습니다.  66


거듭 말하지만 많이 읽는 것보다 제대로 읽는 게 저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71


'시를 쓰고 읽기 위해서는 개념의 운용 능력보다는 실물적 상상력의 운용 능력이, 공감과 일치의 능력이 더 긴요하게 연습되어야 한다.'

개념을 운용하는 능력은 법전 해석이나 논리적인 이야기에서는 중요하겠죠. 철학에서는 아주 엄밀하게 중요하겠죠. 철학에서는 이런 실물적 상상력은 배제해야 합니다. 그런데 문학은요, 실물적 상상을 해야 하고, 정서적 공감을 하며, 거기에 내 마음을 일치시키는 능력이 있어야 해요.  73


문학에 임하는 상상력은 이러한 표피적 사실 진술에 잘 만족하지 못한다. 그날 새벽 이순신의 조반상 위에는 어떤 음식이 올랐는지, 그의 심경이 어떠했을 것인지, 그날 바다 빛깔은 어땠는지, 세수는 제대로 했을 것인지, 옷차림은 어땠을 것인지, 방문을 나서는 그의 수염발이 동짓달의 바닷바람에 어떻게 쓸렸을 것인지, 휘하 병사들 하나 하나는 그 심경과 얼굴 표정이 어땠을 것인지 등등 까지를 궁금해한다.

쉽게 말해 4D 영화입니다. 시를 4D로 읽으라는 거예요. 2D로 읽지 말고 문장을 일으켜 세워서 바람도 느끼고, 물방울 튀는 것도 느끼면서 읽으라는 거죠.  74


법정스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지식은 밖에서 들어오지만 지혜는 안에서 우러나온다고요. 사유하는 시간을 갖기 않으면 내 안에서 자생적으로 우러나오는 것들을 못 건져냅니다.  84


'목표가 곧 인생의 목적이고 꿈이라고 착각하는 세상.'

'수행은 늘 깨어 있는 삶을 사는 일이다. 깨어 있다는 것은 늘 자신을 성찰하고 생각을 높이며 끊임없이 성숙시키는 것이다. 성찰은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살피는 것이다. 사색은 사물과 일에서 참되고 깊은 의미를 찾는 일이다.'  86


'달은 어디에나 있지만 보려는 사람에게만 뜬다.'

친구가 되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조지아 오키프의 말처럼, 노력해야 해요.  89






3강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미성의 시간이다 


-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레프 톨스토이

  <미크로메가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볼테르



'세상사에 시선이 따뜻한 사람이 시인이다. 

시를 안 써도 시인이다.'  97


토스토이는 작품마다 자신이 살던 시대의 흐름, 당대를 살아가는 인간 군상을 등장인물들을 통해 투영해놨습니다. 저는 책을 읽을 때 스토리 중심으로 보기보다는 문장을 구석구석 살피며 작가가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 하며 읽습니다.  102


'인간이란 흐르는 강물과 같다.'

저는 '사람은 물이다'라는 얘기를 자주 합니다. 사람은 고여 있지 않죠.  103


'식사를 준비하고 집을 청소하고 빨래를 하고

 일상적 노도을 무시하고서는

 훌륭한 삶을 살 수 없다.'

알랭드 보통은 "우리는 아이를 위해 빵에 버터를 바르고 이부자리를 펴는 것이 경이로운 일임을 잊어버린다"고 말했습니다. 행복은 거기 있는 건데 말이죠.  104


'육체노동이 정신적인 삶을 가로막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은 정반대이다.

  육체노동을 할 때만이 지적이고 영적인 삶이 가능하다.'

그래서 몸을 번잡하게 만들어야 해요. 잘 살려면 몸을 번잡하게 하고 마음을 평화롭게 해야 합니다.  109


'다른 사람에게서 배운 진리는 그저 몸에 살짝 붙어 있는 데 그치지만 스스로 발견한 진리는 몸의 진정한 일부가 된다.'  117





4강 시대를 바꾼 질문, 시대를 품은 미술


- <1417년, 근대의 탄생> 스티븐 그린블랫

  <시대를 훔친 미술> 이진숙



소크라테스는 젊은이들에게 끊임없이 토론을 요청하며 질문을 던졌어요.  144


오직 하나만의 목적을 위해 질문을 내려놓은 시대, 중세와 닮아 있지 않나요?  146


불교에서 수행의 최종 목적은 황새잉 아니라 멸(滅 멸망할멸)이랍니다. 다시는 무엇으로도 태어나지 않는 것이죠. 더 좋은 무엇으로 태어나도 연(緣 인연연)은 필시 생길 따름이고 그러면 삶은 또 다시 무거워질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영원히 태어나지 않는게 목적이랍니다.  149


'모두들 기성 제도와 관습, 관행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기에 새로워져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이것에 예술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친부살해의 욕망입니다. 자기 아버지를 죽여야 하는 거예요. 자기 아버지를 죽여야 비로소 새로운 가치가 태어나는 거니까요.  173


시대가 너무 물질적인 가치만 따르며 가다 보니까 나는 다른 길을 찾겠어 한 거죠. 또 다시 친부살해이지요.

'미래를 얻기 위해서 현실과는 단절이 필수적이다. 추상은 구상의 억압과 배제 위에서 탄생한다.'

추상은 두 가지예요. 구상이 비구상화 되는 추상이 있고 시작부터 완전한 추사으로 출발하는 추상이 있어요.  174





5강 희망을 극복한 자유인,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기행문


- <스페인 기행> <영국 기행> <카잔차키스의 천상의 두 나라>(<일본 중국 기행>개정판) 니코스 카잔차키스


소재보다는 그 소재를 해석해내는 카잔차키스의 역량을 높이 봤스빈다. 카잔차키스의 기행문을 읽으면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이 그 부분입니다. 여행지 자체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여행지를 소재로 한 작가의 생각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말이죠. .. 

카잔차키스의 기행문은 '대상에 대한 저자의 사색'이 주제가 됩니다. ..

카잔차키스의 기행문은 '어떻게 삶을 대할 것인가?'라는 한 가지 방향으로 흐릅니다. 그는 온몸이 촉수인 사람으로 살고 싶었습니다. 순간순간 예민하고 싶어 했죠. 

'나는 그런 영혼이오. 세계를 만지는 촉수가 다섯 개 달린 덧없는 동물.'  182-183


왜 온몸이 촉수인 삶을 살아야 할까요?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어디에도 완벽한 것은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현명하게 사는 방법은 그 순간을 온전하게 사는 것뿐이죠.  184


'행복은 하늘이나 땅의 딸이 아니라 인간의 딸이다.'

행복은 어디 다른 곳에 있는 게 아니므로 우리가 찾아내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장자 얘기를 하나 인용해요.

'하늘 아래에는 가을의 작은 나뭇잎 이상 위대한 것은 없다!'

이것은 소재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입니다.  185


'보고 듣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서둘러서는 안 된다. 서두르면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아무것도 듣지 못할 것이다.'

한 사물을 오랫동안 바라보면 영혼이 훈련이 된 사람들은 그 한 장면을 보고도 그 장면 속에서 많으 이야기들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반면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비행기를 타고 여러 나라르 다녔다 할지라도 아무것도보지 않은 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작가는 속도에 대한 이야기를 한 다음에 이런 말을 합니다.

'나는 성급함과 초조함과 서두름을 극복했다.'

'예술품의 완전한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예술품이 태어난 나무와 물과 언덕 사이에서 그것을 보아야 한다.'  188


아무런 감정도 없고 깊은 접촉도 없이 세상을 냉담한 시선으로 보는 영혼에게는 '객관적인' 진리 - 그것은 얼마나 하찬ㅎ은 것인가! - 만이 존재할 뿐이다. 고통스럽게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은 신비로운 교접을 통해 자신이 보는 풍경과, 마주치는 사람과, 선택하는 사건과 소통한다. 따라서 모든 완벽한 여행자는 항상 자신이 여행하는 나라를 창조하는 것이다.'

풍경들을 객관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들어가서 온전히 느껴야 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만의 여행을 할 수 있어요. ..내가 읽고 내 속에서 해석되어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되면 비로소 그때에 좋은 책이 되겠지요. 

모두 똑같은 여행은 없습니다.  189


'다른 사람들 앞에서 미소를 지으며 서 있게나.

자신 앞에서는 엄격한 얼굴로 서 있게나.

절망적인 상황에서는 용감하게 서 있게나.

일상 생활에서는 기분 좋은 얼굴을 하게나.

사람들이 자네를 칭찬할 때면 무심하게나.

사람들이 자네는 야유할 때면 꼼짝도 하지 말게나.'  189-191



인류사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나예요.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내 인생이니까 그런 겁니다. 세상의 모든 잘난 것들도 내 안의 입법자와 협의해서 동의가 되면 그때 받아들이는 거예요.  197


'사람이 책을 읽으면서 자기가 읽는 대목의 의미를 알고 싶다면 오직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단단하든 부드럽든 단어들의 껍질을 깨고, 그 단어 속으로 들어가 그곳에 응축되어 있는 의미가 자신의 가슴속에서 폭발하게끔 해야 하는 것이다. 작가의 기술이란 인간의 정수를 알파벳 문자들에 압축해 넣는 마술,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독자의 기술은 그 마술적 장치들을 열고 그 속에 갇혀 있는 뜨거운 불이나 부드러운 숨결을 느끼는 것이다.'

김사인 선생이 떠오르지 않습니까? 작가는 인간의 정수라 할 만한 무언가를 몇 개의 알파벳 속에 집어넣었어요. 그걸 우리가 제대로 읽으려면 그 문자를 풀어야 해요. 봉인을 해제해야 합니다. 이것은 문장을 일으켜 세운다는 것과 같은 의미죠.  202-203


'나는 이 세상에 왔던 것에 만족합니다. 내가 무수한 고난을 겪었음에, 중대한 실수들을 저질렀음에, 만족합니다.'

실수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겠지만, 실수를 했다고 해도 결과를 받아들이며 다시 살아가죠. 아모르 파티(Amor fati)입니다.  203


'순간이 온전하기 위해서는 

그 순간이 완벽해야 한다.

부족함 없어야 하고 바라는 게 없어야 한다.

모든 희망의 극복이 필요하다.'

언젠가 노트에 적어놓은 메모입니다.  210






6강 장막을 걷고 소설을 만나는 길


- <커튼> 밀란 쿤데라


밀란 쿤데라는 들라크루아의 유명한 그림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예로 드는데요. 그 그림은 철저한 해석입니다. 들라크루아가 생각한 자유의 여신의 이데아를 그려놓은 작품이죠.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이 유명한 그림은 들라크루아가 선해석의 커튼에 있는 장면을 그대로 베낀 것이다. 바리케이드 위에서 한 젊은 여자가 심각한 얼굴로 가슴을 드러내놓고 겁을 주고 있다. 그 여자 옆에는 권총 한 자루를 손에 쥔 코흘리개가 있다.'

쿤데라가 보기에 이 그림은 키치의 전형입니다. 자유의 여신이 깃발을 들고 있는 바로 옆을 보세요. 옆에서 죽어가는 살마들의 비명소리나 피비린내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자유의 여신의 가슴은 전쟁터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깨끗하잖아요. 이런 것들이 전부 키치인 거예요. 쿤데라는 이렇게 말을 잇습니다. 

'내가 이 그림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렇다고 이 그림이 명화의 대열에서 제외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226-228











''말 그대로의' 역사, 즉 인류의 역사는 이제는 없는 것들, 직접적으로 우리의 삶에 참여하지 않는 것들의 역사다. 예술의 역사는 가치의 역사이므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 항상 현존하는 것, 항상 우리와 함께 있는 것의 역사다. ..'

마차를 생각해보세요. 요즘 누가 마차를 타요. 없어졌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하면 지금 우리는 아직도 몬테베르디라는 16세기의 작곡가도 만나고 스트라빈스키라는 20세기의 작곡가도 만나고 있어요. 이들은 각자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만약 진보의 역사를 잣대로 두고 판단한다면 몬케베르디의 음악은 없어졌어야죠. 과학이 추구하는 것이 '더 나은(better)'의 세계라면 예술이 추구하는 것은 '다른(different)'의 세계입니다. 남들과 어떻게 다를 것이냐.  234-235


키치는 앞에서도 언급했는데요, 다시 말하자면 편집입니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겠다는 겆. 로맨티스트는 모두 키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입니다. 로맨티스트는 어떤 상황이든 낭만적으로 해석하는 사람이거든요. 지극히 주관적이죠. 로맨틱한 상황에 방귀 냄새가 나서 되겠어요? 로맨틱한 사람은 그 순간 농담을 던지면 뺨을 때리겠죠. 정신 못 차린다고 말입니다. 그렇지 때문에 재치라는 것이 매 순간 좋기만 한건 아니에요.  241


'그러나 몽상은 그만! 우리 모두는 출생의 날짜와 장소에 절망적으로 못박혀 있다. 우리의 '자아'는 우리 삶의 구체적이고 유일한 상황을 벗어나서 생각할 수 없으며, 이러한 상황에서만 그리고 그를 통해서만 이해될 수 있다.'

우리는 우리가 처한 조건을 벗어나서 우리의 자아를 생각할 수 없어요. 상황이 중요한 거죠. 내가 어느 나라에서, 어느 시대에 태어나, 어떤 상황 속에 살고 있느냐에 못 박혀 있는 겁니다. 이런 것들을 주목한 사람이 프란츠 카프카입니다. 카프카는 이 사람이 귀족이든 아니든, 성격이 좋든 그렇지 ㅇ낳든,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고 당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소설을 씁니다. <성>과 같은 소설이 그렇습니다.  252-253



니체가 이런 말을 했죠.

'16세기에 교회의 타락이 가장 덜한 곳은 독일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바로 그곳에서 종교개혁이 일어났음을 지적한다. 오직 "타락의 초기에만 타락을 참을 수 없다고 느끼기"때문이다.'

이탈리아의 교회가 더 많이 타락했지만 독일에서 종교개혁이 일어난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거죠. 타락이 몸에 배면 익숙해지고 무뎌지게 되거든요.  

'카프카 시대의 관료주의는 오늘날과 비교할 때 순진한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카프파는 관료주의의 끔찍함을 간파했고 그 후로 관료주의는 일상적이 되어 이제는 아무도 과심을 갖지 않는다.'

카프카가 그 시대의 관료주의를 주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초기 관료주의의 끔찍한 모습을 예민하게 감지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현실이 전혀 부끄러움 없이 되풀이된다면, 그 반복되는 현실에 직면한 사상은 결국 언제나 입을 다물게 되는 법이다.'

이게 참 무서운 것 같아요. 조심해야 할 거고요. 예를 들어서 약자를 대상으로 한 폭력들이 이 사회에 계속 존재하고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런 문제들에 무덤덤해지는 거죠. 우리는 아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들이지만, 제3자의 시선에서 잡히는 문제들도 분명히 있죠. 시스템의 사회, 관료주의적 사회는 익명성의 시대로 이어집니다.

'예전에 우리 부모들이 휴가를 떠날 때면 기차가 출발하기 십 분 전에 역에서 표를 샀다. 그들은 시골 호텔에 묵었고 마지막 낳 주인에게 현금으로 숙박료를 지불했다. 그들은 아직 슈티프터의 세상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나의 휴가는 다른 세상에서 일어난다.'

오늘날 그런 시대는 끝났죠. 나의 휴가는 다른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어요. 우리가 먹는 고기를 생각해보세요. 옛날에는 내가 먹는 고기가 어디서 온 건지 다 알고 먹었는데 지금은 모르죠. 익명성의 시대니까요.

'에어프랑스의 관리들과 노조 관리들 사이에 일어났던 분쟁이 파업으로 이어진다. 전화를 수없이 돌리고 난 후에야 에어프랑스에서 한마디 사과도 없이(K에게 사과를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행정은 예의범절 저 너머에 있다.)환불을 받고, 기차표를 산다.'

이게 상황입니다. 누구를 욕하겠어요. 시스템 때문에 어쩔 수없는 거잖아요. 내가 에어프랑스 티켓을 샀으니 비행기를 타고 가는 건 내 권리예요. 그런데 내가 전혀 손을 쓸 수 없는 노조 문제가 생겼대요. 이때 나의 민원을 접수한 창구의 사람들은 나에게 미안해 하지 않아요. 그저 환불해주겠다고 간단히 말할 뿐이죠. 이런 얘기들이 이미 카프카의 소설에서 K를 둘러싼 상황을 통해 묘사되면서 예측됐던 것이죠.  254-256


익명성뿐만이 아닙니다. 자유의 개념도 예외 없이 바뀌었죠.

'자유의 개념. 측량사 K에게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기관은 없다. 그러나 정말로 완전히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을까? 모든 권리를 가진 시민이라 해도, 가장 가까운 자기의 환경, 자기 집 밑에 지어진 주차장과 창문 바로 맞은편에서 웅웅거리는 확성기를 과연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그의 자유는 무한하지만 그만큼 무력하다.'

지금 우리의 모습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행동을 금지하는 기관은 없어요. 그러나 우리는 정말 자유로워졌나요? 사생활도 마찬가지예요. 우리는 법으로 사생활을 보장받고 있어요. 그러나 SNS를 통해 우리의 모든 것이 기록되고 있지 않나요? 진짜 사생활이 있는 건가요? 무력할 수밖에 없죠. 이런 시대로 들어섰어요. 시간의 개념도 변화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의 개념. 한 인간이 다른 인간과 대립할 때는 동등한 시간 두 개가 대립한다. 덧없는 인생의 제한된 시간 두 개.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더 이상 사람 대 사람으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과 맞닥뜨린다. 젊음도, 노화도, 피곤도, 죽음도 모르는 존재. 인간의 시간을 초월하는 존재. 인간과 행정은 서로 다른 시간을 산다.'

지난겨울 폭설로 무더기 결항이 된 제주공항 사태 때처럼 책임지는 사람 없이 개인이 바로 행정이라는 거대한 시스템과 맞닥뜨리는 거예요. 결국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아요.

'측량 기사 K를 짓누르는 것은 잔인성이 아니라 성의 비인간적 시간이다. 인간은 면담을 요청하고 성은 그것을 뒤로 미룬다. 소송은 길어지고 삶은 끝이 난다.'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가 겪는 일들이에요. 모험도 개념이 바뀌었답니다. 그 옛날의 모험은 내가 모험을 떠나겠어 하고 결심하면서 시작이 되었는데요.

'모험의 개념. 예전에 이 단어는 자유와 마찬가지로 삶에 대한 찬미를 나타냈다. 개인의 용감한 결정으로 자유롭고 확고한, 놀라운 일련의 사건이 시작되는 것이다.'

세월호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들은 지금 모험의 길에 올랐습니다. 그전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시민이 됐어요. 그 사람드의 성격이나 성향이 바뀌었습니까? 아닙니다. 이것은 상황입니다. 모험에 들어선 것은 그 사람의 의지인가요? 상황 때문이잖아요. 어쩔 수 없는 상황, 그것은 존재론적으로 돈키호테의 모험과는 전혀 다르죠. 그렇다면 그 모험은 특정한 누군가에게만 찾아오는 일입니까? 아니죠. 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지만 나에게도 생기지 말라는 법은 없어요. 어쩔 수 없는 그 상황이 우리에게도 생긱고 나면 우리의 삶 역시 완전히 바뀔 겁니다. 이런 시대에 대한 이야기들은 <커튼>에 들어 있어요.

'싸움의 개념 역시 모험과 비슷하다. (중략) 몸 대 몸의 싸움은 없다. 보험, 사회보장, 상업조합, 법원, 국세청, 경찰, 도청, 시청, 우리의 적에게는 몸이 없다.'

어느 순간 다 우리의 적이 될 수 있는 것들이죠.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 적이 될 수 있죠.

'그 모든 소동 후에 K는 지쳐서 죽는다.'

K에 우리 이름을 대입하면 딱 들어맞을 것 같지 않으십니까? 대단한 통찰이에요. 이게 바로 카프카입니다. 놀라울 정도로 지금 우리들이 사는 시대와 꼭 들어맞습니다. 시대를 앞서 읽은 소설이네요.  256-258






7강 소설이 말하는 우리들의 마술 같은 삶


- <콜레라 시대의 사랑>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한밤의 아이들> 살만 루슈디







8강 나만을 위한 괴테의 선물, 파우스트


-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라.'

방황하지 않는다는 건 노력하지 않는 거죠. 삶을 향한 어떤 노력들과 그로 인한 방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풀어가야 하는지, 이 한 문장에 잘 나와 있어요.  329


'그러면 고서(古書 옛고 글서)들이 신성한 샘물과 같아서,

 그걸 한 모금 마시면 갈증을 영원히 진정시켜준단 말인가?

 그것이 자네 자신의 영혼에서 솟아나지 않는다면,

 결코 상쾌한 마음을 얻지는 못할 것일세.'

체화되지 않는 지식들은 무용합니다. 좀 더 자세히 들어가볼까요? 고서에 적힌 훌륭한 말들이 신성한 샘물처럼 여겨지겠지만 그것들이 갈증을 영원히 진정시켜줄 순 없습니다. 그 말이 내 내면 속에서 영혼속에서 계속해서 솟아나야만 갈증이 가랑앉겠죠. 책을 읽었으면 그걸 내 것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겁니다.  333


'그러나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지 않는다면,

 결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할걸세.'

인생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노자가 말했죠. 진실한 말에는 꾸밈이 없고, 꾸미는 말에는 진실이 없다고요. 이걸 <파우스트> 버전으로 볼까요?

'이성이 있고 올바른 생각만 있으면,

 기교를 부리지 않아도 연설은 저절로 나오는 법일세.

 자네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진지하다면, 

 말마디를 꾸미려고 애쓸 필요가 있겠는가?'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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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 울림의 공유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개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 1904년 1월, 카프카, [저자의 말] <변신> 중에서 


인간에게는 공유의 본능이 있다. 울림을 공유하고 싶다.



1강 시작은 울림이다


- 이철수 <산벚나무, 꽃피었는데-이철수 신작 판과 100선전>

  이철수 <마른풀의 노래>

  이철수 <이렇게 좋은 날>

  최인훈 전집 1

  이오덕 <나도 쓸모 있을걸>



저는 여느 독서가들과 비교했을 때 독서량이 평균에 미치지 못할 겁니다. 매번 읽은 책들을 메모해놓는데, 통계를 내보면 일 년에 읽는 책이 서른 권에서 마흔 권 사이입니다. 한 달에 세 권 정도 읽는 건데 독서량이 많은 건 절대 아니죠. 대신 저는 책을 깊이 읽는 편입니다. 한 문장 한 문장을 꼭꼭 눌러 읽습니다. 여기 제가 써놓은 것들을 프린트해왔습니다. 

우선 저는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좋은 부분들, 감동받은 부분들에 줄을 치고, 한 권의 책 읽기가 끝나면 따로 옮겨놓는 작업을 합니다. 이 강의의 목표는 이런 방식의 책 읽기를 통해 제가 느낀 '울림'을 여러분께 전달하는 것입니다.  14


'땅콩을 거두었다

덜 익은 놈일수록 줄기를 놓지 않는다

덜된 놈! 덜떨어진 놈!'


이 한 줄만으로도 덜된다는 게 이런 얘기구나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익으면 떨어지는데, 익지 않아 '덜 떨어진다'는 겁니다. 이 한 줄이 자연 현상이 인간사로 넘어오는 순간입니다. 현기증 나는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그냥 자연현상인데 순식간에 사람의 것으로 이입이 됩니다.

이철수는 또 저에게 동양철학과 서양철학, 동양의 삶의 태도와 서양의 삶의 태도를 가장 극명하게 비교하게 해주었는데요, 그것은 역시 판화 [가을사과]에 쓴 한 줄의 글이었습니다.


'사과가 떨어졌다

만유인력 때문이란다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사과가 떨어진 걸 만유인력 때문이라고 기거이 과학적으로 밝혀내고야 마는 것은 서양의 장점입니다. 그리고 동양의 장점은 때가 되어서 떨어지는 걸 왜 안달복달 난리들이야 하며 자연을 아우르는 철학입니다... 서양의 장점이 가져다준 문명적인 혜택, 충분히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의 자연적 재앙도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이제 자연현상을 '때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파악하는 동양의 지예가 다시 힘을 발휘해야 할 때가 되었구나 생각합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런 것이 통찰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저에게 창의력이 무엇이냐고 자주 묻는데, 저는 이런 통찰이 창의력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사과를 많이 봤지만, 뉴턴이나 이철수와 같은 생각은 한 번도 못해봤습니다. 같은 것을 보고 다른 것을 생각할 줄 아는 것이 이 사람의 힘인 것이죠.  22-23


소설가 김훈에 따르면 글쓰기는 자연현상에 대한 인문적인 말 걸기라고 합니다. 자연은 자연이고 인간의 글은 인문(人文)이잖아요. 그런데 자연을 해석하려고 인문이 노력을 하는 겁니다. 쉽지 않죠? 조금 설명을 덧붙인다면, 

'산에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예전에는 김소월의 [산유화]라는 시를 좋은 줄 모르고 들었습니다. '그게 뭐야, 당연히 산에 꽃이 피지 뭐'하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김훈이 이렇게 안내해줬습니다. "이 노래는 말을 걸수 없는 자연을 향해 기어이 말을 걸어야 하는 인간의 슬픔과 그리움의 노래로 나는 들린다"라고 말이죠. 멋진 걸 보고 '우와'라는 표현밖에 못 하는 사람과 다르게 그들은 기어이 말을 걸고 싶은 인문적인 갈증이 있는 것입니다.  25


'깊은데 

 마음을 열고 들으면

 개가 짖어도 

 법문이다' - [개소리] 전문 26


어른들은 .. '지식'으로 세상을 봅니다.

아이들이 .. '감성'으로 본 겁니다.  36


'시골집 선반 위에

 메주가 달렸다.

 메주는 간장, 된장이 되려고

 몸에 곰팡이가 

 피어도 가만히 있는데,

 우리 사람들은

 메주의 고마움도 모르고

 못난 사람들만 보면

 메주라고 한다.' - 부산 감전국교 6년 이경애, [메주]


'껌은 빳빳하지요.

 그러나 입속에 넣으면

 사르르 녹지요.

 아무리 나쁜 사람도

 껌과 같지요.


 모두가 나쁜 사람이라고 

 팽개쳐버려도

 누군가 사랑하는 마음으로

 감싸 주면

 껌과 같이 사르르 녹겠지요.

 딱딱한 마음이

 껌과 같이 되겠지요.' - 부산 감전국교 6년 김경숙 [껌 같은 사람]  39-40


사람은 물입니다. 조용한 데 이르면 조용히 흐르고, 돌을 만나면 피해가고, 폭포를 만나면 떨어지고, 규정된 성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톨스토이 소설에 악당이 없다..  40


창의성과 아이디어의 바탕이 되는 것은 '일상'입니다. 일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고, 대처 능력이 커지는 것이죠. 

요즘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 고수들이 일상의 중요성에 대해 깨달았구나 싶습니다. 박재삼이, 존 러스킨이, 헬렌 켈러가 같은 생각을 했어요. 사과가 떨어져 있는 걸 본 최초의 사람이 뉴턴이 아니잖아요. 사과는 늘 떨어져 있지만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은 겁니다. 상황에 대한 다른 시선, 절박함이 사과를 보고 이론을 정리하게 했죠. 답은 일상 속에 있습니다. 나한테 모든 것들이 말을 걸고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 들을 마음이 없죠. 그런데 들을 마음이 생겼다면, 그 사람은 창의적인 사람입니다.  45



행복은 지금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삶은 순간의 합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삶을 레이스로 생각합니다.  46


레이스가 된 삶은 피폐하기 이를 데 없죠. 왜 이렇게 살아야 합니까. 그래서 저는 순간순간 행복을 찾아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행복은 삶을 풍요롭게 해줍니다. 그러나 풍요롭기 위해서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같은 것을 보고 얼마만큼 감상할 수 있느냐에 따라 풍요와 빈곤이 나뉩니다. 그러니까 삶의 풍요는 감상의 폭이지요.  47


중요한 것은 휘슬러의 <화가의 어머니>를 보면서 소름이 돋으려면 훈련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이 "문화미와 예술미는 훈련한 만큼 보인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47-49


시이불견 청이불문(視而不見 聽而不聞 볼시 말이을이 아닐불 볼견 들을청 말이을이 아닐불 들을문). 제가 좋아하는 말입니다. 시청은 흘려 보고 듣는 것이고 견문은 깊이 보고 듣는 거죠. 비발디의 [사계]를 들으면서 그저 지겹다고 하는 것은 시청을 하는 것이고요, 사계의 한 대목에서 소름이 돋는 건 견문이 된 거죠. [모나리자] 앞에서 '얼른 사진 찍고 가자'는 시청이 된 거고요, 휘슬러 [화가의 어머니]에 얼어붙은 건 견문을 한 거죠. 어떻게 하면 흘려보지 않고 제대로 볼 수 있는가가 저에게는 풍요로운 삶이냐 아니냐를 나누는 겁니다. 존 러스킨은 "당신이 보고 난 것을 말로 다 표현해보라"라고 했습니다. 나뭇잎을 봤다면, 나뭇잎의 균형감각이 어떻게 되어 있고, 앞뒷면의 촉감이 어떻게 다르고, 끝부분은 어떤 모양이고, 햇살이 떨어진 각도에 따라 나뭇잎의 색깔이 어떻게 다른지 볼 줄 알면 창의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49-50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동받는 것이라고 합니다.  51





2강 김훈의 힘, 들여다보기


- <자전거 여행>

  <'너는 어느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자전거 여행2>

  <개-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화장]<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바다의 기별>


구어가 곧 문어(文語 글월문 말씀어)라는 겁니다. 말로 나오는 문장을 그냥 받아적으면 글로 쓸 수 있는 정도입니다.

김훈의 특징은 사실적인 글쓰기를 한다는 겁니다.  59


'탐사취재' 

정밀탐사 ...

김훈의 글은 형용사나 부사를 별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객관적인 사실만 불러내서 정서를 전달하는데, 생각보다 그 힘이 굉장히 큽니다.  60


김훈은 무엇을 보든 천천히 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64


'디자인은 단순한 멋 부리기가 아니다.

 디자인은 깊은 생각의 반영이고

 공간에 대한 배려다.'  68


니코스 카잔차키스도 그의 소설 속 주인공인 조르바를 통해 "그에게 두려웟던 것은 낯선 것이 아니라 익숙한 것이었다"라고 얘기합니다. 우리는 익숙한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있습니다. 익숙한 것 속에 정말 좋은 것들이 주변에 있고, 끊임없이 말을 거는데 듣지 못한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90


'식물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나무밑동에서 살아 있는 부분은 지름의 10분의 1정도에 해당하느 바깥쪽이고, 그 안쪽은 대부분 생명의 기능을 소멸한 상태라고 한다. 동심원의 중심부는 물기가 닿지 않아 무기물로 변해 있고, 이 중심부는 나무가 사는 일에 간여하지 않는다. 이 중심부는 무위와 적막의 나라인데 이 무위의 중심이 나무의 전 존재를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버티어준다.'

지금 생명활동에는 아무런 관여를 하고 있지 않지만, 중심부가 있지 않으면 나무가 서 있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92


<바다의 기별>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내가 쓴 장편소설 <칼의 노래> 첫 문장은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입니다. (...) 나는 처음에 이것을 "꽃은 피었다"라고 썼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있다가 담배를 한 갑 피면서 고민고민 끝에 "꽃이 피었다"라고 고쳐놨어요. 그러면 "꽃은 피었다"와 "꽃이 피었다"는 어떻게 다른가. 이것은 하늘과 당의 차이가 있습니다. "꽃이 피었다"는 꽃이 핀 물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진술한 언어입니다. "꽃은 피었다"는 꽃이 피었다는 객관적 사실에 그것을 들여다보는 자의 주관적 정서를 섞어 넣은 것이죠. "꽃이 피었다"는 사실의 세계를 진술한 언어이고, "꽃은 피었다"는 의견과 정서의 세계를 진술한 언어입니다. 이것을 구별하지 못하면 나의 문장과 서술은 몽매해집니다.'  93


'보편적 죽음이 개별적 죽음을 설명하거나 위로하지는 못한다.'

왜군들은 군인으로 오지만 죽을 때는 개인으로 죽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왜군들이 올 때는 군인이라는 집단명사로 옵니다. 나라를 위해서, 국가의 명예를 위해서 오는데 죽을 때는 일본 군인으로 죽는 게 아니라 가족과 헤어져 외롭고 고통스러운 슬픈 개인으로 죽습니다. 죽음은 전부 개별적이라는 이야기죠. 보편적 죽음이 개별적 죽음을 설명할 수 없어요. 그리고 위로할 수도 없고요. 그래서

'인간은 보편적 죽음 속에서, 그 보편서오가는 사소한 관련도 없이 혼자서 죽는 것이다. 모든 죽음은 끝끝태 개별적이다. 다들 죽지만 다들 혼자서 저 자신의 죽음을 죽어야 하는 것이다.'

맞아요. [화장]에 아무리 사랑을 해도 아픔은 전이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픔도 개별적이에요. 냉정하지만 사실이죠. 아무리 자식이 아프다고 해도, 아파하는 걸 보면서 마음이 아플 뿐이지 그 아픔을 진짜 느낄 수는 없어요. 철저히 개별적인 객체입니다. 평소에 너무 아프거나 추해서 의도적으로 보려 하지 않는 것들을 김훈은 날것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렇게 각성과 새로운 시선을 전져주죠. 김훈은 말합니다.

'나는 사실만을 가지런하게 챙기는 문장이 마음에 듭니다.'  96-97





3강 알랭 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통찰


- <불안>

  <우리는 사랑일까>

  <동물원에 가기>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개정판으로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오스카 와일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우리 모두는 불충분한 자료에 기초해서 사랑에 빠지며, 우리의 무지를 욕망으로 보충한다.'

사실 상대에 대한 전체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사랑에 빠지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대상이 있으면 그 사람의 어떤 한 면을 봅니다. 말 한마디의 한 컷, 그 사람이 나에게 얘기했던 한순간만 보고 사랑에 빠집니다. 그리고 예쁘다, 멋지다. 매력적이고 좋다고 생각한 뒤 나머지 부분은 다 상상으로 채우죠. 그 상상은 나의 욕망으로 채워집니다.  105


우리는 워홀이 통조림에 했던 발견을 자신에게 해주는 사람을 사랑하게 됩니다. 아마 통조림은 워홀을 사랑하고 평생의 연인으로 삼을 겁니다. 눈물을 흘릴지도 몰라요. 자기를 그렇게 아름답게 봐준 사람이 처음이니까요. 아무도 자기를 중요하게 혹은 예쁘게 안 봐줬어요. 그런데 워홀은 '너 대단히 예쁘다'라고 끌어서 액자 속에 걸어놓아줬어요. 사랑의 감정이 싹트는 것이 다르지 않다는 얘기예요.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것은 상대가 다른 누구도 주목해주지 않았던 어떤 부분을 주목해주거나 다른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던 진가를 알아줬을 때 사랑에 빠진다는 거죠. 그걸 연결해서 알랭 드 보통은 워홀이 물감으로 한 일과 사라의 유사점에 대해 또 하나의 이야기를 합니다.

'워홀이 물감으로 한 일과, 오랫동안 있는 줄도 몰랐던, 

코나 손의 점들을 애인이 칭찬해주는 일은 비슷하지 않을까?

애인이 "당신처럼 사랑스런 손목/사마귀/속눈썹/발톱을 가진 사람을

본 적이 없다는 거 알아? 라고 속삭이는 것과 예술가가 

수프 통조림이나 세제 상자의 미적인 성질을 드러내는 것은 구조적으로 같은 과정이 아닐까?'

대단한 통찰이죠? 우리가 사람에게 하는 것이나 예술가들이 사물에 하는 것이 같은 과정이라는 메시지가 이 소설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또 공감할 만한 건 사랑이라는 게임에서 드러나는 '권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보통 권력이라는 건 '뭔가 할 수 있는 힘'입니다. 그런데 사랑이란 게임에서만큼은 '아무것도 안 할 수 있는 것', 그게 권력입니다. 만약에 사랑하는 연인이 있는데, 둘 중 영화를 보고 싶거나 여행을 가고 싶거나 뭘 더 하고 싶은 쪽이 상대를 더 사랑한다는 겁니다. 사실 덜 사랑하는 쪽은 상관이 없는 거죠. "하고 싶은 거 해, 뭘 하든 상관 없어"라고 적당히 무관심한 듯 물러서서 아무 의견을 내지 않아요. 그래서 사랑에서의 권력은 무엇을 할 수 있는 느엵이 아니라,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것이 능력이라는 뜻입니다.

'다른 영역에서와는 달리, 사랑에서는 상대에게 아무 의도도 없고, 바라는 것도 구하는 것도 없는 사람이 강자다.'  115-116


옛날에는 시인을 볼 견(見 볼견)자를 써서 견자(見者 볼견 사람자)라고 했다죠. 들여다보는 사람, 삶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들이 못보는 것을 발견하는 사람이 바로 시인이라는 뜻일 겁니다.  123


카프카가 한 말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냐.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  129


책을 많이 읽고 인문적인 소양을 갖춘 사람들은 촉수가 민감해지죠.  130


<인문학으로 광고하다>에 존 러스킨의 "말로 그림을 그려보라"라는 말을 인용했는데요. 그런 것이죠. 말로 그림을 그리듯 자세히 볼 줄 알아야 합니다.  134





5강 햇살의 철학, 지중해의 문학


- 김화영 <행복의 충격-지중해, 내 푸른 영혼> <바람을 담는 집>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김화영 예술기행>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천상의 두 나라>

  로버트 카플란 <지중해 오디세이>

  알베르 카뮈 <이방인>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장 그르니에 <섬>

  릴케 <말테의 수기>


영혼을 구원한다는 이유로 신부가 당신을 위해서 기도하겠다고 하자 뫼르소는 처음으로 불같이 화를 내며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너는 죽은 사람처럼 살고 있으니, 살아 있는 것에 대한 확신조차 너에게는 없지 않느냐? 나는 보기에는 맨주먹 같을지 모르나 나에게는 확신이 있어. 나 자신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한 확신.'  217





6강 결코 가볍지 않은 사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키치의 세계는 보고 싶은 것만 골라서 보기 때문이죠. 체제가 다를 뿐 모든 세계에 키치가 존재하는 겁니다. 작가는 키치에 의해 유발된 느낌은 가장 많은 사람들에 의해 공감될 수 있어야만 하기 때문에 과감한 짓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

'그녀는 일생 동안 자신의 적은 키치라고 단언했었다. 그러나 그녀 자신조차도 자신의 존재 깊숙한 곳에 키치를 품고 살았던 것을 아닐까? (...) 텔레비전의 멜로드라마 속에서 배은망덕한 딸이 버림받은 아버지를 품 안에 껴안는 모습이나 행복한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의 창문이 황혼 속에서 반짝이는 것을 보면, 그녀는 두 눈이 축축해지는 것을 느꼈다.'  266





7강 불안과 외로움에서 당신을 지켜주리니, 안나 카레니나


- 레프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1,2,3


'기계적 인문'. 기계적 인문은 제가 만든 말인데, 땅에 발을 디딘 현실적인 인문학이 아니라 기계적으로 이론만 가지고 사회를 파악하려고 하는 인문을 말합니다. 기계적인 인문을 하는 사람들은 현실과 부딪혀 문제를 풀지 않아요. 책으로만 배운 인문은 민중의 해방을 위해 민중을 교육시켜야해요. 그런데 민중이 일을 해야 하니 일을 하게 둬요. 그리고 밤늦게 일이 다 끝난 후 학습을 시켜요. 그 학습은 민중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시간 투자이기 때문에 절대 빠져서도 안 돼요. 그러니까 잠을 못 자게 하고, 술 한 잔도 정신이 흐트러져 안 된다고 금지하는 거예요. 민중은 그게 싫어요. 사실 그들은 대단한 미래를 바라지도 않아요. 현재도 충분히 행복하니까요.  286






8강 삶의 속도를 늦추고 바라보다


- 법정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손철주 <인생이 그림 같다-미술에 홀리느 손철주 미셀러니>(<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 재출간)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미술이야기>

  오주석 <한국의 미 특강> ㅡ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1, 2 권 <그림 속에 노닐다>

  최순우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프리초프 카프라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한형조 <붓다의 치명적 농담>



'뼈빠지는 수고를 감당하는 나의 삶도 남이 보면 풍경이다.'

모든 삶이 그 사람한테는 감당하기 힘든 것이지만 멀리서 보면 행복해 보인다는 것이죠. 그러고 보니까 모든 근경은 전쟁이고, 모든 원경은 풍경 같습니다.  322-323


벗나무 아래 엄숙할 것 없는 문명사. 자연사보다 결코 대단할 것 없는 문명사. 예술을 한 번도 동경한 적 없는 자연.  327


'형상이 드러나지 않은 여백을 바라보는 것은 아무것도 보지 않는 것과는 다르다. 거기에는 마치 위대한 음악의 중간에 침묵의 몇 초를 기다리는 순간과 같은 마음 졸임이 있는 까닭이다.'

'침묵의 위대함은 앞뒤의 음향이 만든다. 그림 속 여백의 의미심장함은 주위의 형상이 조성한다.'  329


'예술의 격조란 정확히 감상자의 수준과 자세만큼 올라간다.'  334


우리는 책에 대한 긍정적인 편견이 있습니다. 책이면 다 좋다는 편견이죠. 하지만 읽는 시간이 아까운 글들도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점수의 삶의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돈오하려면 깨달음을 줄 만한 좋은 책들을 찾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45


호학심사 심지기의(好學深思 心知基意 좋을호 배울학 깊을심 생각할사 마음심 알지 터기 뜻의), 즐겨 배우고 깊이 생각해서 마음으로 그 뜻을 안다는 뜻입니다. 비단 책뿐 아니라 안테나를 높이 세우고 촉수를 모두 열어놓으면 풍요롭고 행복한 인생을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행복은 선택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잔디이론으로 봅니다. 저쪽 잔디가 더 푸르네, 저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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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좀 더 올바른 시각으로 삶을 대하는 것.  7


頓悟漸修(돈오점수) - 돈오, 갑작스럽게 깨닫고 그 깨달은바를 점수, 점차적으로 수행해가다.  8

(돈오돈수, 점오점수, 점오돈수, ..)


1강 자존(自尊) - 당신 안의 별을 찾으셨나요?

'아모르 파티(Amor fati)', 네 운명을 사랑하라.

'모멘토 모리(Mo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메멘토 모리와 아모르 파티. '죽음을 기억하라'와 '운명을 사랑하라'는 죽음과 삶이라는 상반된 의미의 조합이지만 결국 같은 방향을 바라봅니다. 내가 언젠가 죽을 것이니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라는 것이고, 그러니 지금 네가 처한 너의 운명을 사랑하는 것이죠.  17-20


(한국 교육은) 기준점을 바깥에 찍죠... 이렇게 교육받은 우리는 '다름'을 두려워해요. 기준점이 되는 누군가와 다른 내 모습을 상상하지 못합니다.  20

남과 다르면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밀려드는 환경에서 자존감을 가지고 살려면 스스로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21

기준점을 바깥에 두고 남을 따라가느냐, 아니면 안에 두고 나를 존중하느냐일 겁니다.  22


[어느 대학 교수는 미국 사람과 한국 사람의 차이를 이질 문화와 동질 문화라는 말로 해석한다. 미국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너와 나는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는 전제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객관적인 정보를 준다. 반면, 우리는 '너와 내가 생각하는 바가 비슷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내가 "저어~기"라고 이야기하면 듣는 사람도 "음, 저기를 이야기하는구나!"라고 알아들을 것이라는 전제에서 시작한다는 이야기. 미국이 인종 전시장이라는 말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세계에서 흔치 않은 단일 민족 국가라는 점을 고려할 때 공감이 가는 설명이다. 

이질 문화를 가장 단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역시 거리 풍경이다. 거리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피부색이 다르고 입는 옷이 다르고 하는 말이 다르다. 그것뿐만 아니다. 너와 내가 다른 사회에서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을 쓸 일이 별로 없다.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내가 사는 방식은 이런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뿐.  ...

가끔은 틀을 벗어나는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23-25


우리는 아직도 각자의 상자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십 대가 살아야 할 상자, 삼십 대가 살아야 할 상자, 사십 대가 살아야 할 상자. 그 상자의 바깥으로 벗어나면 매년 명절마다 고문을 당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측은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패한 인생이라고 손가락질 받죠. 다른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자존을 싹 틔우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25


칭찬은 자존감을 키워주는데, 가진 것에 대한 칭찬이 아닌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질타는 눈치를 자라게 합니다.  27


정신과전문의 정혜신 박사는 "모든 사람은 완벽하게 불완전하다"라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28


제가 좋아하는 부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존중해야 하는 것이죠. 단점을 인정하되 그것이 나를 지배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러니 못났다고 외로워하지도 마세요. 모든 인간은 다 못났고 완벽하게 불완전하니까.  29


자기의 길을 무시하지 않는 것. 바로 이게 인생입니다. 

각기 다른 자신의 인생이 있어요. 그러니 기회다 다르겠죠. 그러니까 아모르 파티, 자기 인생을 사랑해야 하는 겁니다. 

우리에겐 오직 각자의 점과 각자의 별이 있을 뿐입니다.  

모든 인생은 전인미답(前人未踏)이에요. 인생에 공짜는 없어요.

준비해야 하죠. 내가 뭘 봐야 하는지, 다른 사람과 어떻게 다른지.  33-34


Be yourself. 너 자신이 되어라. 34


'다르다'와 '틀리다'는 다릅니다.  37


You should take me as I am.  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여야 해.(브리트니 스피어스의 What you see)

Take me as I am.(나를 그대로 받아들여)!  38




2강 본질(本質) - Every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


<생각의 탄생>에서 리처드 파인먼은 '현상은 복잡하다. 법칙은 단순하다... 버릴게 무엇인지 알아내라.'  43


Every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 모든 것은 변하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브랜드 에르메스(HERMES)의 지면 광고)

모든 것은 변합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요. 모든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47


저는 게으른 사람입니다. 그럼 제가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변하지 않는 것, 본질을 보겠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본질일까요? 바로 콘텐츠입니다. 콘텐츠는 '사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한 메커니즘입니다. 이것만 확실하면 페이스북에서, 트위터에서 퍼갑니다.  52


급변하는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게 있고, 그걸 잡는 게 나의 유일한 돌파구입니다.  55


본질은 결국 자기 판단입니다. 나한테 진짜 무엇이 도움이 될 것인가를 중심에 놓고 봐야 합니다.  60


시간의 세월을 잘 견뎌낸 것들은 본질적인 것들이에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영국 기행>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소속 칼리지들의 주요 목표는 학식이나 지식을 두뇌에 채워 넣는 것만이 아니다. 이곳 졸업생은 의사나 변호사, 신학자, 물리학자, 운동선수 같은 전문가가 되어 나가지 않는다. 여기에는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어느 한 방면의 전문성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는다. 그레이트브리튼 최고의 젊은이들이 고등학교를 마치고 와서 2,3년 머무르며 <조화>를 배운다. 육체, 정신, 심리가 고루 단련된 완벽한 인간이 유일한 목표이다. 이 기간이 지난 후에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종합 대학이나 법학 대학원, 종합 기술 전문대학, 병원 등 어디서나 전문적인 공부를 계속한다.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에서는 전공 분야에 대한 증서를 받지 않는다. 그들이 받는 것은 <인간의 증서>이다.'  

본질은 탄탄하게 만들어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거죠. 

미국의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컬럼비아 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학교는 전공을 2년 동안 정하지 않아요. 2년 동안 교양만 가르치는데, 학생들은 총 8개의 교양을 배웁니다. 고대와 현대 그리고 비영미권의 문학, 사학, 철학 그리고 이과 과목 두 가지, 쓰기, 음악, 미술. 1905년도에 컬럼비아는 이 제도를 만들었고 한 번도 고치지 않았다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교육의 본질은 교양과 삶의 태도를 가르치는 전인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62-63


지식은 본질은 익힌 후에 있어야 합니다.

본질이 아닌 것 같다면 놓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63


그리고 자기를 믿는 고집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피카소의 연작. 이 작품을 그리면서 피카소가 했던 일은 아이디어를 더하는 게 아니라 빼는 것이었습니다. 빼고 또 빼서 본질만 남기는 것이었죠.  64



복잡한 사물의 색심이 무엇인지 보려는 노력, 어떤 것을 보고 달려가느냐가 세상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커다란 무기입니다.  68




3강 고전(古典) - Classic, 그 견고한 영혼의 성(城)


김용택 시인의 <첫사랑>

바다에서 막 건져 올린

해 같은 처녀의 얼굴도 

새봄에 피어나는 산중의 진달래꽃도 

설날 입은 새 옷도


아, 꿈같던 그때

이 세상 전부 같던 사랑도 

다 낡아간다네

나무가 하늘을 향해 커가는 것처럼

새로 피는 깊은 산중의 진달래처럼

아, 그렇게 놀라운 세상이 

내게 새로 열렸으면

그러나 자주 찾지 않는

시골의 낡은 찻집처럼

사랑은 낡아가고 시들어만 가네


이보게, 잊지는 말게나 

산중의 진달래꽃은 

해마다 새로 핀다네

거기 가보게나 

삶에 지친 다리를 이끌고

그 꽃을 보러 깊은 산중 거기 가보게나

놀랄걸세

첫사랑 그 여자 옷 빛깔 같은

그 꽃 빛에 놀랄 걸세

그렇다네

인생은, 사랑은 시든게 아니라네

다만 우린 놀라움을 잊었네

우린 사랑을 잃었을 뿐이네.  71-72


얼마 전에 경기 지역의 교사 4백 분에게 강연을 했습니다. 선생님들이 어떻게 하면 창의력이 있는 아이들로 기를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 물음에 저는 느끼게 해달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82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을 가리고 있다는 말을 자주합니다.

진짜 알려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면 궁금해질 겁니다. 그 대상의 본질에 대해서, 그리고 그걸 알기 전에는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위험합니다. 모르면 모른다로 해야 합니다.

정보는 인터넷으로 조금만 찾아보면 다 나옵니다. 알려고 하기 전에 우선 느끼세요. 고전을 몸으로 받아들이고 느껴야 해요. 그러다 보면 문이 열려요. 그 다음에는 막힘 없이 모모가 영혼을 타고 흐를 겁니다.  86


처음 그림을 볼 때는 감동을 짜내려고 미간에 힘을 주기도 했었는데, 아무리 해도 감동이 안 와요. 그래서 책을 몇 권 살펴 읽었고, 조금 알고 나니까 이런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감동을 받을 수 있게 됐죠. 조금 더 덧붙이자면 그날의 감동은 제일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보다 컸어요. 죽음의 냄새를 맡고 그림 한 장이 주는 스토리를 읽고 화가의 천재성을 발견할 때 짜릿하죠.(뭉크의 The Death Bed 와 The Three Stages of Woman)  89




4강 견(見) - 이 단어의 대단함에 대하여


기술이나 이론은 만들 수 있어요. 법도 판례를 남겨 참고가 되도록 하죠. 그런데 창의력은 지난 번 것이 참고가 되지 않습니다. 만약 상자안에 넣을 수 있는 것이라면 더 이상 창의력이 아니겠죠. 그러니 창의력은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죠.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단 하나의 교실이 있다면 바로 현장입니다.  103


심부재언 시이불견 청이불문 식이부지기미(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 마음에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그 맛을 모른다는 뜻으로 유교 경전 중 <대학>에 나오는 말.

흘려 보고 듣느냐, 깊이 보고 듣느냐의 차이.  110


존 러스킨이라는 영국의 시인은 "네가 창의적이 되고 싶다면 말로 그림을 그려라"라고 했습니다. 누군가가 "뭘 봤니?"라고 물었을 때 그저 "풀"이라고 대답하지 말고, 풀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었고, 잎이 몇 개 있었는데 길이는 어느 정도였고, 햇살은 어떻게 받고 있었으며 앞과 뒤의 색깔은 어땠고, 줄기와 잎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었는지 등 자세하고 소상히 그림 그리듯 말하라는 것이었죠. 이것은 즉, 들여다보라는 겁니다. 

앙드레 지드도 <지상의 양식>에서 "시인의 재능은 자두를 보고도 감동할 줄 아는 재능이다"라고 했습니다. 시인의 재능은 자두를 보고도 감동하고, 간장게장을 보고도 감동하는 겁니다.  113


영화<시>에서 김용택 시인이 김용탁 시인으로 출연을 하는데요. 그 김용탁 시인이 할머니들에게 시에 대해 수업을 합니다.

'여러분, 사과를 몇 번이나 봤어요? 백 번? 천 번? 백만 번? 여러분들은 사과를 한 번도 본 적 없어요. 사과라는 것을 정말 알고 싶어서, 관심을 갖고 이해하고 싶어서, 대화하고 싶어서 보는 것이 진짜로 보는 거예요. 오래오래 바라보면서, 사과의 그림자도 관찰하고, 이리저리 만져도 보고 뒤집어도 보고, 한 입 베어 물어도 보고, 사과의 스민 햇볕도 상상해보고, 그렇게 보는 게 진짜로 보는 거예요.'  116


<생각의 탄생>에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발견은 모든 사람들이 보는 것을 보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두가 보는 것을 보는 것, 시청.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는 것, 견문(見聞)이죠.  117


아이디어는 깔려 있습니다. 어디에나 있어요. 없는 것은 그것을 볼 줄 아는 내 눈이에요. Beauty is in the beholder.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들의 눈 속에 있는 법입니다. 


보기 위해서는 투자를 좀 해야 합니다. 시간과 애정을 아낌없이 쏟아야 해요.

우리가 못 보는 이유는 우리가 늘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핍이 결핍된 세상이니까요.  118


수많은 시간을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꽃들이 햇살을 어떻게 받는지 

꽃들이 어둠을 어떻게 익히는지 

외면한 채 한 곳을 바라보며

고작 버스나 기다렸다는 기억에 

목이 멜 것이다.              - 조은 <언젠가는>중에서  119


떠나서 보는 건 정말 중요합니다. 제대로 볼 수 있는 게 곧 풍요니까요.  123


순간을 온전히 살려면 촉수를 예민하게 만드세요

見. 본다는 것은 사실 시간을 들여야 하고 낯설게 봐야 합니다.

익숙함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Surprise me(나를 놀라게 해!)

놀라는 것이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능력은 놀라는 거예요. 놀란다는 건 감정이입이 됐다는 거고요. 그리고 다른 사람보다 더 그 현상을 뇌리에 박으면서 경험하는 거죠.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동받는 것입니다.  124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너무 많은 것을 보려 하지 않는 겁니다. 

호학심사(好學深思), 즐거이 배우고 깊이 생각하라. 이 말에서 더욱 깊이 새겨야 할 것은 심사(深思)입니다. 너무 많이 보려 하지 말고, 본것들을 천천히 먹고, 천천히 걷고, 천천히 말하는 삶. 어느 책에서 '참된 지혜는 모든 것들을 다 해보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개별적인 것들의 본질을 이해하려고 끝까지 탐구하면서 생겨나는 것이다'라는 문장을 읽었습니다. 이게 지금의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 같습니다.  126




5강 현재(現在) - 개처럼 살자


어떤 선택을 하든 간에 선택을 하고 나면 답은 그 자리에 있습니다. 아니면 없습니다.  131


박경철씨와의 TV인터뷰에서 마지막 질문이 "박CD님은 계획이 뭡니까?"였습니다. 저는 "없습니다. 개처럼 삽니다"라고 대답했어요. 부연 설명을 부탁해서 "개는 밥을 먹으면서 어제의 공놀이를 후회하지 않고 잠을 자면서 내일의 꼬리치기를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죠.

저도 개를 길러봐서 아주 잘 압니다. 오랫동안 데리고 있다가 묻어준, 이제는 딸아이가 그린 초상화 한 장으로 기억하는 개가 있는데요. 그 개를 키울 때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가방을 내려놓고, 안경과 모자를 멋고 침대에 눕는 거였습니다. 제가 집에 돌아오면 그 개는 반갑다고 5분 동안은 제 얼굴을 핥고 나서야 짖기를 멈췄기 때문이었는에요. 그때 보면 핥는 일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요. 그리고 밥을 주면, 이 세상에서 밥을 처음 먹어보는 것처럼 먹죠. 잠 잘 때도 보면, '아, 아까 주인이 왔을 때 꼬리 쳤던 게 좀 아쉬운데 어쩌지?' 그런 고민은 추호도 없어요. 그냥 잡니다. 공놀이 할 때는 그 공이 우주예요. 하나하나를 온전하게 즐기면서 집중하죠.

밀란 쿤데라도 똑같은 걸 느꼈는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카레닌이라는 개를 이야기하면서 '개들은 원형의 시간을 살고 있다. 행복은 원형의 시간 속에 있다'라는 말을 합니다. 여러분, 직선의 시간 속에서는 행복을 알 수 없습니다. 길을 지나다가 평생 동안 찾던 그 사람을 만날지 모르는 일입니다. 어떻게 알겠습니까? 안다면 행복을 준비하겠죠. 이렇듯 직선의 시간은 행복을 정확히 알 수 없어요.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개들은 원형의 시간을 살아요. 그래서 늘 행복합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이런 문장이 나와요.

'카레닌은 집에서 깨어나는 시간은 순수한 행복이었다. 그는 천진난만하게도 아직도 이 세상에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진심으로 이에 즐거워했다.'

개들은 잘 때 죽은 듯 잡니다. 눈을 뜨면 해가 떠 있는 사실에 놀라요. 밥을 먹을 때에는 '세상에나! 나에게 밥이 있다니!'하고 먹습니다. 산책을 나가면 온 세상을 가진 듯 뛰어다녀요. 그리고 집에 돌아오면 다시자요. 그리고 다시 눈을 뜨죠. '우와, 해가 떠 있어!' 다시 놀라는 겁니다 그 원형의 시간 속에서 행복을 보는 겁니다 순간에 집중하면서 사는 개 처럼 살자. 'Seiza the Moment, Carpe diem(순간을 잡아라, 현재를 즐겨라)'의 박웅현식 표현이자, 제 삶의 목표입니다.

Seiza the Moment, Carpe diem. 이 말은 '현재를 살아라, 순간의 쾌락을 즐겨라'가 아니라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뜻입니다.  132-134


한형조의 <붓다의 치명적 농담>을 보면 어느 선사에게 누가 묻습니다. 

"스님도 도를 닦고 있습니까?"

"닦고 있지."

"어떻게 하시는 데요?"

"베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잔다."

"에이, 그거야 아무나 하는것 아닙니까? 도 닦는 게 그런 거라면, 아무나 도를 닦고 있다고 하겠군요."

"그렇지 않아. 그들은 밥 먹을 때 밥은 안 먹고 이런저런 잡 생각을 하고 있고, 잠 잘 때 잠은 안 자고 이런 걱정에 시달리고 있지."

현재에 집중하라는 말입니다.  135


나이 마흔이면 이 정도는 살아야 하지 않아? 뭘 그렇게까지 하고 살아? 여기저기서 제 인생을 흔들었습니다.  139

저의 마흔은 그렇게 흔들림으로 가득 찼어요.  140


다른 답은 내 답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의 인정, 현재에 집중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결국 이것은 자존과 연결됩니다.  140


완벽한 선택이란 없습니다. 옳은 선택은 없는 겁니다. 선택을 하고 옳게 만드는 과정이 있을 뿐입니다.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고민하지 말고 선택을 해봤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을 옳게 만드는 겁니다.  141


우린 순간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어떤 순간이 보배로운 순간인지 모릅니다. 그러니 그 순간을 우리가 보배롭게 보면 됩니다.  143


<생각의 탄생>에 나온 말을 빌리자면 '세속적인 것들의 장엄함'을 깨달은 겁니다. '우리는 아이를 위해 빵에 버터를 바르고 이부자리를 펴는 것이 경이로운 일임을 잊어버린다'고 알랭 드 보통이 이야기 했던, 이불개는 것처럼 평범한 일이 소중해지기 시작한 겁니다. 장자의 '하늘 아래 가을의 작은 나뭇잎 이상 위대한 것은 없다'는 지혜의 말을 이해한 거예요. 이 세상에 아무리 위대한 것들이 많다고 해도 지금 내 눈앞에 나타난 이 가을 나뭇잎만 못 하다는 지혜를 얻은 겁니다.  144-145


Verweilee doch, du bist so schon! (머물러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145




6강 권위(權威) - 동의되지 않는 권위에 굴복하지 말고 불합리한 권위에 복종하지 말자


문턱증후군, 즉 그 문턱만 들어서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믿음에서 시작되는 잘못된 증상이죠.  153


동의되지 않은 권위에 대한 굴복.  156


한 기자가 비틀스 멤버들 중 폴 매카트니에게 질문했어요. "당신에게는 엄청난 유산이 있다. 그 유산에 주눅들지 않느냐?"라고요. 이 물음에 폴 매카트니의 답은 "무슨 이야기인지 잘 압니다. 나는 그래서 안정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매카트니라는 스타 입장에서도 그리고 '나'라는 입장에서도 매카트니는 자기 이름을 딴 별도 가진 사람입니다. 이런 대중적인 스타와 나를 분리시킬 필요가 있어요. 사람들은 그걸 잘 못하는데, 나는 나를 그렇게 놔두지 않습니다. 스타로서의 업적에 대해서는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때로는 감격합니다. 하지만 집으로 가면서 '난 내 이름을 딴 행성도 있지'라고 하지는 않죠. 난 여전히 리버풀에서 버스를 타고 다니던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 <빅 이슈> 6월호 폴매카트니 인터뷰 중에서  158-159


먼저 검증을 하세요. 박웅현의 말이 얼마나 옳은지 보고, 옳은 부분은 좋아하되 그렇지 않은 부분은 반면교사로 삼으세요. 박웅현만이 아니라, 선배, 교수, 부모님 모두를 상대로 그렇게 하세요. 이게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160


광고회사 TBWA의 월드 와이드 CEO가 '장 마리드루'라는 사람이에요. 업계 사람들 모두가 존경하는 사람입니다.

전사 팀장 회의에서 잠깐 스피치를 했어요. 

"다른 문화를 접할 때 우리에겐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호기심과 존중, 그리고 윗사람이 될수록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재능을 사는 일입니다. 프랑스 속담에 '재능은 다른 사람들의 재능을 발견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죠."  162


사회는, 기득권 세력은 고분고분한 사람을 원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죠.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도발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될 테니까요. 때문에 권위를 보이면서 복종하고 따라오라고 무언의 협박을 하죠. 우리는 그런 가짜 권위들을 검증하는 태도를 취해야 합니다.

우리를 무서워하게 해야 해요. 무조건 복종하는 사람들을 무서워하진 않아요. 회장님에게도 건의할 수 있는 거예요.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요. 상대 눈치를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을 주는 사람이라는 생각 때문일 텐데, 우리는 공짜로 일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쪽의 시혜를 받는 게 아니란 말이죠. 정당하게 일을 하고,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는 것이니 할 말은 해야 하는 겁니다.  163-164


권위는 우러나와야 하는 거예요. 내가 이야기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상대가 인격적으로 감화가 돼서 알아줘야 하는 거예요. 그게 권위입니다.  166




7강 소통(疎通) - 마음을 움직이는 말의 힘


개와 남자의 공통점

 - 털이 많다.

 - 먹이를 일일이 챙겨줘야 한다.

 - 시간 내서 놀아줘야 한다.

 - 복잡한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 버릇을 잘못 들이면 평생 고생한다.

남자가 개보다 편한 점

 - 돈을 번다.

 -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출입제한을 받지 않는다.

 - 약간의 난이도가 있는 심부름을 시킬 수 있다.

 - 혼자 두고 놀러 다녀도 상관 없다.

 - 생리적 욕구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가 남자보다 좋은 이유

 - 두 마리를 함께 키워도 뒤탈이 없다.

 - 강아지의 부모가 간섭하지 않는다.

 - 이유 없이 외박하고 돌아오와도 꼬리 치면서 반겨준다.


고양이와 여자의 공통점

 - 세수를 잘한다.

 - 배고프면 혼자 챙겨 먹는다.

 - 낮보다 밤을 더 좋아한다.

 - 열 받으면 할퀸다.

 - 하루에 열두 번 삐친다.

 - 변덕이 팥죽 끓듯 한다.

여자가 고양이보다 편한점

 - 밥을 할 줄 안다.

 - 데리고 다니면 재채기 하는 사람 없다.

 - 나의 분신을 만들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가 여자보다 좋은 이유

 - 목만 ㅆ다듬어 주면 행복해 한다.

 - 무섭고 징그러운 쥐를 잡아준다. 

 - 꼬리만 밟지 않으면 조용하다.

 - 여자는 종일 잔소리를 하지만 고양이는 종종 애교를 부려 심심하지 않다.

 - 처갓집 개도 날 무시하는데 고양이의 어미는 나를 무시하지 않는다.


다르다는 걸 인정하면 소통이 조금 쉬워집니다.  182-184


{인정(역지사지)하고 배려(문맥파악, 본질파악)하며, 이해할 수 있게 전달(생각의디자인, 표현의 디자인, 아름다움)하라.}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바탕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이겁니다.

Sender -> Message -> Receiver

즉, 커뮤니케이션이란 전하는 사람이 던지고 싶은 메시지를 받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에요. 그러니 그냥 주는 게 아니라 리시버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 거죠. 그러니까 소통을 위해서는 화살표 방향이 바뀌어야 하는 거예요.

Sender <- Message <- Receiver  196


이것을 아주 극적으로 실천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쓴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예요. 프루스트는 대인공포증이 있었다고 합니다. 사람들한테 따돌림을 당할 지 모른다는 공포가 있어서, 본인이 대화할 때 집중했던 것이 하나 있었는데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걸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상대의 머릿속에 있는 걸 끌어내라고 했대요.

그런데 이것은 소통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더 강하죠.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까 소통이 어려워집니다.

요즘 영화는 뭐가 재미있니? 어제 드라마는 어땠어? 그래? 그렇구나. 하고 맞장구쳐주는 노력이 필요해요.  197


말을 디자인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언어의 집을 지어줘야 해요.

아카데미 시상식을 볼 때 가장 큰 즐거움은 그들의 수상소감을 듣는 겁니다. 2012년 시상식에서는 작품상, 남우주연상, 감독상 등 다섯 개의 상을 탄 영화 <아티스트>가 단연 화제였죠. 192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흑백 무성영화인 <아티스트>는 그 시절을 대표하는 감독 빌리 와일더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감독 미셸 하자나비시우스는 수상소감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세 사람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네요. 빌리 와일더, 빌리 와일더, 그리고 빌리 와일더에게요. 감사합니다."라고.

같은 자리에서 <철의 여인>으로 여우주연상을 탄 메릴 스트립도 "마지막에 이야기하면 음악에 묻힐 수 있으니 먼저 남편에게 감사하고 싶어요"라고 유머를 던졌습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아직은 좀 뻔하죠? 꿈만 같고, 영광이고, 감사하고 말이죠.

오래 전에 영화 <타이타닉>이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었을 때, 함께 노미네이트 됐던 영화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였습니다. 그 영화의 주인공이 잭 니콜슨이었는데 마지막에 남우주연상으로 호명됐어요. 그때 잭 니콜슨이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르자마자 "조금 전까지 나는 침몰하는 줄 알았다"고 말해서 모두들 웃음을 터뜨리고 환호했던 기억이 납니다. 숀 펜이 <밀크>라는 영화로 상을 받았을 때도, 그 영화가 동성애자인 상원의원 이야기인데 로버트 드니로가 시상을 하면서 "<밀크>봤나요? 나는 그 영화를 보기 전까지 숀 펜이 이성애자인 줄 알았어요"라며 아주 위트 있게 이야기하죠. 객석의 모든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고요. 디자인된 말들은 이렇게 여러 사람을 즐겁게 해주기도 합니다.  203-204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할지 먼저 헤아릴 줄 아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해 말함과 동시에 어떤 문맥으로 해야 하는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는 거예요. 여기에 힘을 싣기 위해서 지혜롭게, 생각을 디자인을 해서 말하는 것이 필요하고요.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소통을 잘하고 싶으면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합니다. 역지사지, 문맥파악,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는 습관, 스케치를 할 때 형태를 잡는 데생이 필요하듯 자기 생각을 데생해야 해요. 연습하고 말을 만들어보는 거죠.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리해보고, 어떻게 하면 내 말이 설득력이 있을까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206-207


할리우드에는 '7 Words Rule'이라는 게 있습니다. 하도 많은 사람들이 시나리오를 가져오니까, 투자를 받고 싶으면 시나리오를 단 일곱 단어로 설명해보라는 건데, '결혼을 했는데 마누라가 조폭이네? 조폭 마누라' 이런 식으로 그림이 확 그려지도록 설명하라는 이야깁니다.

이 훈련을 한번 해보세요.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미국에서 대학원에 다닐 때 논문을 쓰기 전에 우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딱 한 줄로 정리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걸 세 개의 패러그래프로 써보고, 그걸 다시 챕터 별로 나눠서 논문을 만들죠. 예외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보면 됩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게 일곱 단어로 정리되지 않는 건 아직 내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207


'맥킨지 룰'도 7 Words Rule과 비슷한데요. 만약에 내가 타고 있는 엘리베이터에 CEO가 탔는데 엘리베이터는 15초 후에 문이 열린다고 가정하고, 거기서 내 생각을 어떻게 말해서 CEO의 마음을 끌 것인지 생각해보라는 거죠. 예를 들어 "왜 지역별로 마케팅을 하십니까? 타깃별로 하십시오. 자세한 건 나중에 보고드리겠습니다"라고 하면 누가 궁금해하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냥 둥글게 가지고 있는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을 기르고, 그걸 더 정리해서 증류해보세요. 거기에서 나오는 엑기스가 나의 진짜 생각이 되어줄 겁니다.  208




8강 인생(人生) - 급한 물에 떠내려가다 닿은 곳에 싹 틔우는 땅버들 씨앗처럼


인생은 자존, 본질, 고전, 견(見), 현재, 권위, 소통이라는 싱싱한 재료를 담아낼 아름다운 그릇입니다.  213


전인미답(前人未踏)-어떤 일 또는 수준에 아무도 손대거나 다다라 본 적이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 걸어가야 하는 위험한 나이 20대. 그리고 30대, 40대, 50대, 아마도 아니생은 젊음이건 아니건 누구에게나 전인미답이 아닐까요? 그래서 늘 위험하지만 또 한편으로 매 순간이 흥미진진한 것이 바로 인생일 겁니다.  214


전인미답의 길을 즐기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 우리들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실수에 휘둘리지 않는 겁니다. 실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실수를 못 견디고 좌절하지 마세요. 나만 그런게 아닙니다.{공원의 잔디는 내 자리만 듬성듬성해 보인다}  215


중국 명나라 때 묘협이라는 스님이 불자들에게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어떻게 마음을 써야 할 지에 대해 쓴 글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몸에 병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그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우리 몸은 유기체인데, 바이러스가 들어오고 나가고 나이 먹으면서 노화가 오는데 어떻게 병이 없겠습니까? 그런데 대부분 병이 없는 상태를 자기의 기본값으로 잡아놔요. 병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자기가 정한대로 설정해놓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생은 마음대로 만질 수 있는 게 아니죠. 점잖은 어른들이 들으면 쓸데없이 젊은 사람들 패기 꺾는 이야기한다고 노여워할지 모르겠지만 먼저 그 시절을 살아낸 사람으로 고백하는데 인생은 절대 내 마음대로 주무를 수 없습니다.  218


모든 인생은 의도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남들의 영웅담은 내 이야기가 될 수 없죠.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수많은 영웅담을 들어왔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나도 영웅이 되고 싶어지죠. 그런데 그 영웅이 쓴 무기는 이미 없거나,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이에요. 이순신은 물살을 보고 그것을 이용해 한산대첩에서 승리합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도 이순신의 물살이 나타날까요? 인생은 똑같이 반복되지 않습니다. 모든 인생은 전인미답이에요. 인생에 공짜는 없어요. 하지만 어떤 인생이든 어떤 형태가 될지 모르지만 반드시 기회가 찾아옵니다. 그러니 이들처럼 내가 가진 것을 들여다보고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준비해야 하죠. 나만 가질 수 있는 무기 하나쯤 마련해놓는 것, 거기서 인생의 승부가 갈리는 겁니다.  224-225


"기필(期必)을 버려라"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살면서 늘 기필코 이루어내라는 말만 들어본 제게 기필을 버리라는 말은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래요. 인생은 기필코 되는 게 아닙니다. 뭔가를 이루려 하지 말고 흘러가세요.

영화평론가 이동진 씨는 자신의 책 <밤은 책이다>에서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살고 싶고,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살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건 말 그대로 지혜입니다.  226


중간중간 말씀드렸듯 무엇이 본질적인 것인지, 고전이 왜 중요한지, 발견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를 생각하며 지혜롭게 하루하루를 쌓아나가야 합니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꽉 채워 살다가 돌아보면 펼쳐져 있는게 인생이지, 단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를 허술하게 보내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227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는 세 가지 팁

첫째, 인생에 공짜 없습니다.

불환인지불기지 환기무능야(不患人之不己知 患其無能也) <논어>에 나오는 말입니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걱정하지 말고, 내가 능력이 없음을 걱정하라는 뜻입니다.  

살아가다 보면 기회는 분명히 옵니다. 믿으세요. 그러니까 한탄하지 말고 준비해놓으세요. 그러면 빛을 발할 때가 옵니다.

내가 준비만 잘하고 있다면 남들이 알아줍니다.  

둘째, 인생은 마라톤입니다.

셋째, 인생에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정답으로 만들어가는 과정만 있을 뿐입니다.  228-234


선택하지 않은 답은 이미 내 답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사는 것이 맞다 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답은 여기 있다. 아니면 없다'가 아니라 '답은 여기 없다. 어떠면 저기에 있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235


여러분, 우리 되는 대로 삽시다. 되는 대로 살되, 인생에는 공짜가 없으니 본질적으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살피고, 질 때 지더라도 언제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모든 답이 정답이니 아무거나 선택하는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면서, 그것을 옳게 만들면서 삽시다.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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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

저자
하승창 지음
출판사
상상너머 | 2011-11-17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참된 삶과 세상, 사람에 대한 아주 특별한 멘토링!『지금 우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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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기록 보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란 무엇일까?

시대의 가치관과 일반화에 근거한 공부일 것이다. 무작정 따라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평가하여 더 나은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꽤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공부는 우리의 사회 전반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찾아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공부들을 하는것이 어려운 현실이다.

그럼에도 기득권층은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하기 위해 더 많은 세뇌와 노동력을 착취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쉬운 일도 아니고 감추어진 것이긴 하지만 조금의 노력만으로도 우리는 세상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다.

때론 매체를 통해 때론 책을 통해 때론 소셜미디어를 통해 ... 여러가지 방법으로 우리는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어느정도 조종을 당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 <멋진 신세계>에서 처럼 태어나기 전부터 조작이 되고 어린시절부터 세뇌되어 가는 정도는 아닐테지만, 우리는 어린시절부터 길들여져 가고 있는 것만은 부인하기 어렵다.

무엇에 길들여져 가고 있을까?

돈, 이기심, 독자적존재, ... 

속된말로 '있는놈'들이 그들의 영역을 침해 받지 않기 위해 쳐 놓은 범주안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슨 그런 모함성 발언인가하는 생각이 들지는 모르지만 실제 사회전체를 관찰하게 되면 발견하게 되는 진실이다.

현 시대의 '신자유주의'는 무엇을 위한 것인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경제강국들이 자국의 기업들을 살리기 위해 주창하는 정책이지 않은가?

지금 우리 대한민국이 한미FTA를 해서 득을 보는것은 서민들의 생활에서 가장 쉽게 접하는 소소한 몇 가지 득을 보고, 큰 것들을 내 주고 있는데, 관심을 두지 않고 보면 좋아 보일 뿐이다.

시간이 지나갈 수록 그들의 영역 안에서 우리는 허우적 거릴 수밖에 없어지는 구조.

생활을 하기 위해 직장에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기업의 상품을 사면서 기업에 다시 건네야 하는구조.

'당연히 생활에 필요한 것을 사야하는것 아닌가?' 맞다. 사야 한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것은 얼마나 되는가를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보다 더 큰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길들여져 간다는 점이다.

그들 원하는데로 변해가는 세상 결국은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멋진 신세계>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주체적인 삶이 아니라 신도 아닌 그들을 신처럼 만들어 부조리한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일조하는 우리 자신들의 모습.

그래서 책에서는 말한다.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힘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낼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꿈꾸는 순간 변화를 향한 우리의 열망은 현실이 될 수 있다.

변화와 공존, 정의와 행복이라는 우리 시대 가장 뜨거운 쟁점과 화두에 대해 함게 고민하는 시도.'가 필요한 것이라고.


우리가 변해가야 하는것과 변해가서는 안 되는것을 생각해야 한다.

진짜 대학에서 우리가 무엇을 알아가야 할 것인가 생각해 보기를 원한다.

사회적 이슈가 왜 일어나게 되는것인지 내면을 볼 수 있는것이 중요하지, 정치 핑계만 대고 있는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정의는 함께이지 나만이 아니란 사실을 기억하자고 한다.

우리는 행복해 보이고 싶은지 행복할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한다.

소통이 필요한데 어떠한 소통이 필요한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자고 한다.


왜 우리는 우리 스스로 그런 세력이 되기를 주저하고 새로운 세력을 기다리고만 있는 걸까?


무기력한 것은 우리의 원래 모습이 아니라 세상에 치여가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도덕적인 관점에서 우리가 주위를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기르는것이 기계적인 공부보다 필요한 것은 누구나 알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것이 우리의 인성이 변해서인가 아니면 그렇게 변하도록 만든 세상의 조종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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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창 - 세상을 바꾸자, 언제? 롸잇나우!(공부의 장을 열며)

다른 정치 세력이라고 해도 차이는 별반 없어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지는 못하다. 몇몇 정치인들이 몸으로 함께 부딪히는 '고마운' 정치 활동을 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위로는 될지언정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지는 못하다. 영향력이 약해진 시민단체들은 나름 열심히 한다고 해도 그렇게 과거처럼 돋보이지도 않는다.

누가 대신해주지 않는다. 우리가 몸담고 사는 세상의 문제를 우리 스스로 말하고 우리 스스로 매듭을 풀어가야 한다.  7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힘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낼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꿈꾸는 순간 변화를 향한 우리의 열망은 현실이 될 수 있다.

변화와 공존, 정의와 행복이라는 우리 시대 가장 뜨거운 쟁점과 화두에 대해 함게 고민하는 시도.  8



"모든 것의 시작은 위험하다. 그러나 무엇을 막론하고,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 - 프리드리히 니체



신영복 - 변화와 불변, 강물처럼 

"삶은 흐르는 강물입니다.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흐름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부딪치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마음을 여는 것입니다. 사랑은 언제나 텅 빈 사랑입니다." - 수많은 소리와 풍경을 담은 잠들지 않는 물처럼, 신영복  14

우선 변화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뼈대를 지키자', '사람'  17

미셸 푸코는 감옥이란 건 물론 범죄자들을 격리 구금하는 공간이나 시설로 알고 있지만 사실 감옥은 감옥 바깥에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들은 갇히지 않았다는 착각을 하게 하는 그런 정치적 장치라고 말입니다.(미셸푸코는 감옥이 문명의 기초가 되는 가장 기본적인 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책<감시와 처벌>에서 감옥을 정점으로 하는 감시, 처벌 기구인 가정, 학교, 군대, 병원, 공장 등을 분석하고 사실상 근대사회를 감금사회, 관리사회, 처벌사회, 감시사회로 바라보았다. 푸코에 따르면 우리를 길들여 사회가 바라는 인간으로 탈바꿈시키는 학교나 군대, 아니 사회 전체는 하나의 거대한 감옥이라고 할 수 있다.)  21

'역사는 변방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중심부에 대한 콤플렉스가 없어야 한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25

중요한 것은 광대한 변방 영역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여럿이 같이 가는 것입니다. 여럿이 함께 가되 속도, 목표, 효율보다는, 그 과정 자체가 인간적이고 아름답고 가치 있어야 됩니다. 

길의 마음이 중요합니다. '도로'가 속도와 효율 자본의 논리라면, '길'은 인간적인 논리 아닐까요? 도로는 직선이지만 길이 직선으로 되어 있는 건 없습니다. 동물들도 대개는 곡선으로 나아갑니다. 냄새도 맡고, 소변도 남기면서 그렇게 가거든요.  26



신영복 - 새로운 변화, 새로운 창조성은 변방에서

새로운 변화, 새로운 창조성은 늘 변방에서 나타납니다. 중심부는 언제나 기득권 세력들이 장악하고 있는 영역입니다. 중심부에서는 창조적인 변화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인류 역사의 전개 과정을 보더라도 문명의 중심부는 늘 변방으로, 변방으로 옮아갔어요. 왜 그러냐면 중심부의 저항이 완고할 뿐 아니라 변방은 정신적으로 자유롭고 새로운 것이 태동할 수 있는 창조의 지반이거든요.

하지만 지금 논의되고 있는 연대연합에 관한 이야기는 주로 기존의 집단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일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연합이 그 바깥에서 이루어져야 된다고 봐요. 바깥이라는 것은 반드시 공간적, 물리적인 외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존의 이해관계 집단이 자기 영역들을 과감하게 개방하고 제거하는 작업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봐요.

알랭 바디우는 탈근대 철학자 가운데 주체 문제를 고민한 사상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의 탈근대 담론의 핵심은 '주체해체'입니다. 바디우는 주체해체가 가져오는 무정부성, 무장해제에 대한 위험성을 간파하고 있지요. 주체는 기존의 주체를 승계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원래 주체는 후사건적 실천 과정에서 형성된다고 주장해요. 기존의 진리 체계의 바깥에서 사건으로 돌출하고 그 사건에 충실한 실천가들의 꾸준한 노력이 사후적으로 주체를 만들어낸다는 거죠.(알랭 바디우는 현대 프랑스 철학의 주류가 된 들뢰즈에 반대하여 '진리'와 '보편성'을 주장하는 플라톤주의적 전통과 이성적 합리주의를 표방하는 데카르트주의적 전통을 잇는 프랑스 철학자이다. 알랭 바디우는 주체를 일컬어 '진리의 투사'라고 말한다. 즉, 주체는 진리라고 믿는 것에 대해 충실성을 다하는 상태이며 주체는 존재론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투쟁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34

외부와 바깥, 변방과 마이너리티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35

먼저 우리 인식의 틀이라든가 우리의 정서를 바꾸어야 해요. 사람이란 게 자기 경험에 갇히기 쉽지요. 우리가 자주 듣는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수사는 한마디로 자기 경험 지상주의죠. 좁은 틀에 갇혀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자기의 개인적인 경험, 또 우리 시대가 갇혀 있는 문맥, 이걸 깨뜨리는 게 필요합니다. 그게 아주 중요합니다.  37



백낙청 - 원(願 원할 원)을 말하다

"사람들의 공통된 약점은 희망함이 적다는 것이다." - 전태일

"기본적인 상식이랄까 교양이랄까 인간적인 예의나 염치, 이런 것이 회복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복지도 되고 평화도 되지 않겠느냐는 얘기지요." - 새로운 시대의 열쇠란, 백낙청



천준호 - 우리가 꿈꾸는 나라

한국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 정치가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굉장히 넓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치는 변화시키고자 하는 시민들의 열망은 높은데, 현재의 정당들이 정치를 바꾸는 과저에선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그 때문에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개입해서 정치를 변화시킬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게 아닐까요?  54



정수현 - 진짜 대학이란 무엇인가?

어떤 지점들을 Re디지인해야 하나?

사회 안에서 대학의 가장 바람직한 역할은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대학 시절만큼은 우리 시대의 바람직한 '가치'에 대해서 끊임없이 묻고 배우고 관계를 맺는 학문의 장이 되어야 해요.

하지만 오늘날 대학들은 평가 시스템과 같은 성과주의나 순위 매기기(몸값 높이기)에 급급한 채 실용적이고 실무적인 과목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인문학의 위기나 기초과학 및 다양한 분야에서 고르게 인재들이 배출되지 못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대학이 '취업학원'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은 부끄럽지만 사실이 되어 가고 있어요.  62

Re디자인을 위한 주요한 의제로는?

첫 번째는 한국 대학들의 구조적 문제(대학생 당사자 권리찾기, 대학의 가치 철학과 경영 방식 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현재 대학이 배움의 장으로서 적절하게 기능하고 있는지, 학생 주체들이 설 곳이 얼마나 제대로 마련되어 있는지, 기업화된 대학들로 인해서 생길 미래의 문제들은 무엇인지 가감없이 이야기 나누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두 번째는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주체들의 역할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즉, 가장 중요한 대학 주체인 대학생들과 교수들, 대학 경영진들, 일반 시민사회, 언론, 정책결정자 등 각각이 대학이라는 공간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 필요한 방안을 다자적 접근으로 마련하는 것입니다.  64



조성주 - 청년에게 '빚'이 아닌 '빛'을

"아프면 아프다고 소리 질러!" 사람들은 아프니까 청춘이고, 청춘은 원래 방황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이런 말들은 사회구조적으로 청년들이 자연스레 연령이 높아지면서 취업도 되고 가족도 꾸리고 하는 것이 가능할 때 할 수 있는 위로입니다.  75



"스스로 배울 생각이 있는 한, 천지만물 중 하나도 스승이 아닌 것은 없다. 사람에게는 세 가지 스승이 있다. 하나는 대자연, 둘째는 인간, 셋째는 사물이다." - 장 자크 루소



박웅현 - 공존! 가슴의 울림으로

B.C. 10,000년부터 시작해서 수평을 달리던 인구곡선이 산업혁명 직후부터 해서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개체 수가 갑자기 확늘어나니 다른 데에 피해가 생길 수밖에 없는 거, 이건 너무나 당연한 사실인거 같습니다.  91



박웅현 - 인간과 자연에 대한 새로운 공부

전 인문학이 아직 뭔지 모르겠어요. 국문학자들이 들으면 "이놈!" 할지 모르겠지만, 문사철만 인문학인가요? 그럼 물리학 같은 건 인문학이 아닌가요? 결국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인문학은 이런 대화, 시장 아줌마의 살아나가는 모습, 요즘 뜨는 음악의 패턴, 현대 그림의 흐름 이런 게 다 인문학인 것 같아요.  105



이강오 - 한강변에 원전이 세워진다면

식량을 얻기 위해 한 방울의 석유도 필요치 않던 50년 전과 1칼로리의 음식을 섭취하는 데 10칼로리의 석유가 필요한 오늘날, 3억 년 전 석탄기의 태양이 422년 동안 보내준 빛 에너지를 소비하는 데 걸리는 시간, 단 1년.

지구 전체 에너지 소비가 공급을 앞질러 '에너지피크'에 도달할 2060년의 미래에 우리의 아들딸들에게 써야 하는 유서는?

1970년대 중반부터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가능에너지 기술에 관심을 기울여 온 독일은 1986년 체르노빌 사고 직후 본격적인 탈원전 계획을 세우고 2002년에는 탈원자력법을 시행했다. 그러나 산엽계의 반발과 고유가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대안으로 전 세계적으로 원전 르네상스가 일면서 독일 정부는 핵발전소 가동 시한을 평균 12년을 더 연장하려 했다. 그러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다시 탈원전 정책으로 돌아가 2022년까지 독일 내 모든 핵발전소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독일 그린피스는 '지나치게 느리다'고 반박하며 2015년까지 핵에너지로부터의 탈피가 가능하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2040년까지 모든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와 2050년까지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121

좀 더 근본주의적인 입방으로 보면 그린피스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더 빠르게 진보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져야만 문제해결이 가능할 것 같아요.

우리가 마시는 콜라 한 잔 같은 경우에도 1칼로리를 위해 20칼로리에 해당하는 석유를 쓰고 있다고 해요.

미국의 '커뮤니티솔루션'이라는 단체에서는 무한경쟁의 대량생산, 대량소비 체제를 지역공동체 경제 중심으로 바꾸어야만 문제해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영국 정부가 대안으로 제시하는 시스템은 소형 열병합발전소인데요. 대형 발전 시스템에서 소형 열병합발전소로 전환하면 기본적으로 에너지소비 30%를 줄일 수 있고, 소비를 감축하여 에너지믹스 체계를 단계적으로 신재생으로 바꾸면 에너지 문제에 충분히 대응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죠.  122



황윤옥 - 분단, 우리가 잊고 있던 불편한 진실

분단이나 통일이나 평화처럼 너무 커 보여서 일상의 나하고는 아무 관계없을 것 같았던 주제에 대해서, 그게 알고 보면 사실 일상과도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단 얘기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127

정치 핑계될 일이 아닙니다.  131



오관영 - 동네 땅값 올리는 게 지방자치?

지방자치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한 핵심적인 요소는 분권과 참여입니다. 중앙 정부가 독점하고 있는 재정, 인사 등의 권한이 지방자치 단체로 대폭 이양되어야 합니다. 이러함 분권이 지방자치의 필요조건이라면 참여는 충분조건입니다.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권한이 단체장에게만 집중되는 제왕적 단체장이 존재한다면 분둰은 오히려 지역의 민주주의를 후퇴시킵니다. '깨어 있는 시민'들이 자신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주민참여가 이루어져야 비로소 지방자치가 가능합니다.  138



조국 - 입은 자유롭고 밥은 공정하게!

"강자와 약자 사이에서 기계적 중립, 균형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약자에게 보다 유리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오히려 정의롭고 공정한 것이며, 진정한 '중용'을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강자가 손해 보며 약자를 배려하는 게 정의, 조국

제가 한국 사회의 법 현실과 법치의 문제점에 대한 얘기를 하면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즉, "악법도 법 아니냐? 당신이 현 체제와 현행 법률에 대해서 불만이 있다 하더라도 일단 실정법률은 지켜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반응입니다. 정부 측 인사는 물론 일반 대중도 이러한 질문을 많이 던집니다. 이에 이어서 "악법도 법이라고 소크라테스도 말을 하지 않았느냐?"라는 말이 나옵니다. 근래 들어 종종 정부는 '국격을 높이려면 법질서가 준수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하고 있기도 하지요.

법치에 대한 이러한 생각을 거칠게 요약하자면, "입 닥치고 법 지켜라"가 될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법치관이 우리 사회에 횡행하고 있지요. 저는 1982년에 법과 대학에 입학하여 1992년에 교수가 된 이후 줄곧 법을 공부하고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습니다마는 이러한 법치관은 완전히 잘못된 것입니다.

먼저 소크라테스가 그런 말을 했는가부터 확인해보겠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죽음을 두려워한 나머지 그릇된 또는 부정의한 일에 관해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복종하지 않을 것이며, 복종하기보다는 차라리 죽겠다."

그러고는 독배를 마시고 죽었지요. 소크라테스는 "국가가 자기에게 철학을 포기하라고 명하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에게 사형을 선도한 배심에 대해서는 "당신들은 현자를 사형에 처했다고 하는 악명과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러한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악법도 법이다"라고 누가 요약했냐 하면, 일제 시대 때 일본의 군국주의 법착자 오다카 도모오였어요. 소개한 소크라테스의 법사상을 "악법도 법이다"라고 요약한다면 이는 난독증 또는 의도적 왜곡일 것입니다. 대입 논술시험에 이런 식으로 요약한다면 저는 최하점을 줄 것 같습니다.("악법도 법이다"란 말과 소크라테스를 연관지은 가장 오래전의 학자는 일본의 오다카 도모오로, 그는 경성제국대학교, 동경대학교 법학부 교수이자 <실정법질서론>이라는 책을 쓴 일본의 유명 법철학자였다. 1930년대 '번역의 빈곤'이 낳은 이 말은 그 후 우리나라로 건너와 군사독재 시절 권위주의 정권의 억압적인 법 집행을 정당화하는 해석으로 악용되기도 했다.)  142-143

"악법도 법이다"라는 주장의 전제는 "존재하고 있는 것은 무조건 옳으니, 그 존재하는 것에 대하여 의문을 품지 말고 따르라"라는 주장입니다. 이러한 주장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지요.

질서, 중요합니다. 그러나 질서의 전제는 자유입니다.  144

자메이카(23위), 대만(48위), 아프리카 가나(54위), 대한민국(70위), 2011년 세계언론자유도에서 한국은 196개국 중 70위.

미국의 보수성향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마저 2011년 세계언론자유도에서 한국을 70위로 매겼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유지되어 왔던'자유국가'의 지위를 박탈하고, '부분 자유국가'로 강등시켰습니다. '부분 자유국가'인 때가 언제냐 하면 1980년대 때, 즉 전두환, 노태우 정권 시절이었습니다. 요컨대, 한국 언론의 자유 수준은 1980년대로 후퇴한 것입니다.  147

이명박 정부의 법치관은 'Rule by Law'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학자들은 'Rule by Law'와 'Rule of Law'를 엄격히 구별합니다. 'Rule by Law'는 실정법을 도구로 사용하는 지배, 즉 실정법의 정당성을 묻지 않고 그것의 준수를 요구하고 그것을 통한 지배를 강조하는 관념입니다. 그러나 전 세계의 민주주의 법학자들이 다 공유하고 있는 법치는 'Rule of Law'입니다. 이는 일정한 도덕적 요청과 정의의 요청에 충족하는 법에 의한 지배를 뜻합니다. 실정법의 내용과 실질을 따지는 것이지요.  148



박래군 - 죽음의 행렬, 무엇이 문제인가?

"모든 사람은 자기 생명을 지킬 권리, 자유를 누릴 권리, 그리고 자신의 안전을 지킬 권리가 있다." - 세계인권선언 제3조, 생존권

그러나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대한민국,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 25명, OECD 평균인 11.2명의 2배 이상 또한, OECD 국가 중 산업재해 1위, 근로자 10만 명당 산재사고 사망자 수 18명으로 미국 3.7명, 일본 2.7명에 비해 월등히 높음.(2010년 고용노동부 조사결과)

매년 150명 정도의 청소년들이 자살하고, 해고노동자와 비정규직, 철거민들이 사회적 타살을 당하는 나라, 거리에서는 노숙인이, 쪽방에서는 독거노인이, 시설에서는 장애인이 죽어가는 나라, 빚 독촉에 죽고, 생활고에 죽고, 온갖 차별과 멸시속에 죽음을 택하는 소수자들... 그런데도 너무나도 죽음에 무뎌진 사회.

얼어붙은 세상을 녹이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자살 혹은 타살, 죽음의 행렬'에서 이 죽음의 행렬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요?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 알죠. 근데 눈에 비치지 않는 일상화된 죽음의 행렬은 인지를 못 하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이 매년 평균적으로 150명씩 죽어갑니다. 거리의 노숙인은 또 얼마나 죽어갈까요? 생활고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많은 사람들도요. 우리나라 자살률이 OECD 1위잖아요. 그런데 이런 죽음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굉장히 무감각해져 있어요.

지금 우리 사회의 구조는 죽은의 구조인데, 이걸 어떻게 타파하고 삶의 구조로 바꿀 것인가가 저한테는 큰 화두거든요. 인권의 기본이 생명권인데,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사회적인 구조, 분위기, 문화가 만연해있어요.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자면 이런 죽음을 드러내 성찰해 보고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짚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71

'저 사람의 문제가 내 문제'라는 것이 인권의 가장 중심적인 원리인데, 예전에는 이것을 당위로 받아들였는데 요즘에는 연대의 의미부터 다시 설명해야 하죠. '저 사람의 문제에 내가 관심 갖고 개입하는 것이 나한테 왜 중요한가? 왜 필요한가?' 하는 것들부터 설명해 줘야 해요. 연대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끌어내고, 연대를 위해 필요한 정책돌도 얘기해야 하는 거죠... '인권 감수성'  172

사람들이 '이게 나만의 고통이 아니다' , '저 사람도 저런 고통이 있구나'하고 생각하면서 자신들의 연대를 찾아나가거든요.  173


오창익 -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은 내가 뽑았지만, 대법관이나 대법원장은 내가 뽑은 적이 없다. 뽑을 기회도 없었고, 얼굴도 모른다. 다시 말해 선출된 권력이 아니다. 그런데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법원이 어떻게 선출된 권력인 대통령과 국회의원처럼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느냐, 내가 뽑지 않았는데, 내가 그런 권한을 위임해 준 적이 없는데....'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게 바로 시민적 상상력인 것 같아요. 유감스럽게도 이런 상상력이 그 동안의 시민운동진영이나 학계에서는 잘 안 나왔습니다. 법원이 선출된 권력이 아니니까 법원 추천 몫을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는 생각 역시 법조계나 저희처럼 기존의 문법에 익숙한 사람들에게선 잘 안 나왔습니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은 국민이 뽑지만, 국민이 뽑지도 않은 검찰이 어떻게 입법부나 행정부와 같을 수 있나요?'라는 의문은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도 얼마든지 품을 수 있다고 봐요. 사실은 이런 의문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상상력이라고도 할 수 있죠. 바로 이 '시민적 상상력'이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는 권력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83



정란아 - 기업은 물건만 잘 만들면 땡인가?

기업이 경제를 끌고가는 큰 원동력이면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큰 힘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잘못을 해도 사회적으로 용인하거나 이해해주는 측면이 과해서는 안 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기업 활동을 하면서도, 사회의 근본적인 가치들을 존중하고 지키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인 겁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건 어려운 담론도 개념도 아닌, 인권이나 기본권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왜 안 지킬까 고민해보면, 기업이 권력화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오는 거죠.  188

소비자나 시민으로서 기업 권력에 맞서는 액션플랜을 제시해주신다면...

첫째, 일하는 사람을 무시하는 기업의 제품은 구매하지 말아야 합니다.

둘째, '우선은 벌어놓고, 나중에 베풀자'라는 생각을 가진 기업을 경계합니다.

셋째, 기업의 최우선 목적이 주주의 몫을 챙겨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을 경계합니다.

넷째, 국외와 국내의 모습이 다른 기업을 조심해야 합니다.  192



이희욱 - 표현이 자유와 권리침해의 충돌

인터넷을 정치적 저항 수단이나 공간으로만 보지는 않지만, 정치와 관련해 말씀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정치적 민주화운동이나 사회운동, NGO 활동을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펼칠 수 있는 공간이 지금, 인터넷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소셜네트워크와 스마트폰 덕분에 정보는 어느 때보다 빠르고 넓고 촘촘하게 퍼지고 있습니다. 정보 확산이 넓고 깊게 이뤄지면 대응도 다층적이고 다변화된 양상을 띠게 되겠죠. 돌이나 화염병 대신 트윗 한 줄, 문자메시지 한 통이 모이고 엮여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이런 변화를 막으려 투박한 둑이나 산성을 세운다 한들, 조그만 구멍까지 빈틈없이 메우진 못할 겁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보자면, 정치나 사회 변화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는 규제의 기억을 잊지 않고 각인하는게 중요하리라 봅니다. 정치적 격변기엔 규제가 강화되고, 사회적 대응도 거칠어집니다. 허나, 그 시점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쉽게 잊는 게 반복돼온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촘촘히 얽힌 보조기억장치를 갖고 있습니다. 집이든 사무실이든 이동 중이든, 시간 저편에 묻혀 있던 규제의 기억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내가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틀림없이 찾아냅니다. 이런 과거의 오류를 바로잡고 제대로 평가하는 게 인터넷 시대에 맞는 사회적 대응이 아닐까요?  198-199

부작용에만 애써 집착할 게 아니라, 이를 바로잡는 시민사회의 정화 능력도 믿어볼 일입니다.  200



"모두 자신의 행복을 바라고 있다. 그렇지만 기술적으로 하나가 된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자신의 행복을 바라더라도 남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과 하나가 되지 않는 한 그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 버트런드 러셀



김여진 - 무조건 행복!

"함께 살아야 합니다. 함께 행복해야 하구요. 하지만 그걸 함께 하는 우리의 마음이 무겁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을 내가 다 구할 수는 없어요. 한 가지만, 여러분들이 꽂히는 그 한 가지만, 그게 뭐든 한 가지만을 일주일에 그냥 한 두 시간만 내시면 될 거 같아요." - 혼자보다 함께여서 더 좋은 행복, 김여진(230)

우리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나만 행복해지는 법'을 찾기 때문이라고요.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옆에 누군가가 불행한데, 옆에 있는 누군가가 부당한데, 옆에 있는 누군가가 정말 도움이 필요한데, 그걸 모른 체 하고 나는 저런 걸 당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순간 내 마음에는 두려움이 생기죠. '내가 저렇게 되면 어떡하지?'라는 그 두려움이야말로 우리가 행복해지는 걸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생각합니다.  212

행복해 보일 것인가 아니면 행복할 것인가를요. 

주로는 행복해 보이기 위해 대부분의 인새을 쓰면서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행복해 보이려면 안정된 직장, 남들이 보기에 그럴듯한 직장이 있어야겠죠. 또 남들이 보기에 그럴듯한 배우자, 그럴듯한 집, 심지어 아이들한테도 1등하라 그러죠. 저희 어머니도 만날 그러셨어요. 왜? 남들 보기에 그럴듯하니까요. 우리가 평생 가장 많은 힘을 쓰고 있고, 추구하는 거의 모든 부분들은 행복해 보이기 위한 거죠. 남들한테...

그걸 위해 애쓰다 애쓰다 나는 과연 언제 행복한가?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자, 그럼 여기서 우리가 언제 정말 행복한가에 잠깐 집중을 해볼게요. 생각해보니까 저는 이거 같아요. 일단 재미가 있어야 돼요. 만화책 볼때 행복하고, 재밌는 드라마 볼 때 행복하고, 영화 볼때도 행복해요. 친구들하고 수다 떨 때도 행복해요. 근데 그건 잠깐인거 같아요. 그때가 지나면 다시 허무해지죠.

그래서 사람들은 의미를 찾는 거 같아요. 의미 있는 일 말이죠. 이게 어떤 의미가 있나, 어떤 결과를 갖고 오나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죠. 전 행복이란 재미가 있고 의미가 있는 일을 하면서 그때그때 사는게 행복한거지 돈이나 차나 좋은 집이 있다고 행복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돈이 필요가 없단 얘기냐? 그런 거 아닙니다 먹고는 살아야죠. 애도 키워야 되는데, 그럴만한 사회와 환경이 되어야죠. 물론 사회구조적인 문제라는 게 분명히 있어요. 그걸 함께 풀어나가는 것조차도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213

무기가 없는 곳에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229



김여진 - 세상을 바꾸는 행복의 힘

직접 가서 내 눈으로 보는 게 최고예요. 

그냥 기사로 보고 책으로 봐서 분노하고 화내는 것은 정말 얼마 안 가요.  233

내가 정말 언제 행복한지 따져보면 돼요. 잠 푹 잤을 때, 맛있는 것 먹었을 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이런 때잖아요. 사실 그 과정에 세상을 바꿔야 하는 것들이 분명히 들어가요. 내 옆의 누군가가 부당한 일로, 또는 먹지 못해서 울고 힘들어하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 그걸 외면한 단 말이죠. 외면하는 게 편할 것 같아서 도망가요. 두려워요. '내가 저렇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두려움이 생겨서 더 움츠러들어요. 그게 지금의 우리 모습인것 같아요. 부당하고 힘들고 어려운 일은 세상에 굉장히 많은데, 나는 못 하겠다는 거죠. 왜? 무서워서. 내 코가 석 자라서. 모든 사람들의 코가 석 자예요. 모두 다 같이, 개별로 떨어져서 각자 두려움에 떨게 되는 거죠. 정말 단순하게, 배고픈 사람과 빵 나눠 먹고, '너 억울한 일 당했어? 같이 가줄게' 하는 게 훨씬 마음이 편한 거죠. 하지만 그 순간 '내가 나서서 일이 잘 안 되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하면 다시 움츠러들어요. 그게 욕심이라는 거죠. 내가 한다고 꼭 잘되리란 보장은 없어요. 그저 최선을 다하는 거죠. 실패하면 방법을 바꿔서 또 해보는 거죠. 

저는 모든 국민이 세상에 기여할 한 가지 문제를 자기 과제로 삼으면 좋겠어요. 한 가지를 정해서 평생 그것만 하는 거예요. 일주일에 한두 시간이라도 내서 그걸 했을 때 자기 마음이 얼마나 부자가 되겠어요? 세상의 주인으로 서는 거잖아요.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는 거잖아요.  237



김창난 - 소통부재의 시대, 행복을 위한 소통

소통의 열쇠, 공감(共感, sympathy)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또는 그렇게 느끼는 기분.

"인간은 홉스가 말했듯 경쟁적, 이기적인 동물이 아니다.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나? 물질 소유가 아니다. 공감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협력할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 삶은 스트레스 덩어리다. 우리는 서로에게 공감하며, 서로에게 위로받고자 프로그램되어 있는 존재다. 공감의 유전자가 이것을 도와준다. 이것이 우리 인간의 본서이다. 공감의 감수성이 인간뿐 아니라 생태계 전체를 향해 확장돼야 한다. 모든 생물권을 존중하며 살아갈 때 지구상에서 우리의 삶이 지속될 수 있다." - <공감의 시대> 작가 제레미 러프킨의 인터뷰 중

프로가 아니고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더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거지요. 우리가 프로라고 나선다면 그 순간 우리가 가진 장점들은 다 사라지는 거죠. 그러니까 우린 영원한 아마추어인 거예요.  241

'모 아니면 도'라는 거. 그걸 바꿔야죠. 다양하고 풍부한 마이너리그가 존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거죠. 그런 게 풍부해야 메리저리그 주류도 끊임없이 새로운 자양분을 공급받으면서 버텨낼 수 있다는 거죠.  243

누가 이 뽑아서 군대 면제 받았다고 해서 나도 이 뽑아야겠다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누가 음주 운전했다고 나도 해야겠다는 사람도 별로 없구요. 근데 긍정적인 역할 모델이 된다면 그 영향력은 무척 커요. 그런면에서 긍정적 역할 모델이 될 수 잇는 셀러브리티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고, 한국 사회의 변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거죠.  245

'공감'입니다.

김제동, 김미화, 김여진, 박혜경, 권해효, 강풀 같은 셀러브리티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게 공감과 연민의 능력이죠. 그분들이 그렇다고 대단한 진보적 신념을 가졌거나 이념에 따라 행동하는 분들은 아니거든요. 다만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면서 그들의 문제를 자기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거죠. 이게 중요한 거예요.

공감의 힘이란 예컨대 이런 거죠. 혁명이든 사회변화든, 이론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에요. 대중들에게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이론적으로 설명해 봐야 설득이 쉽지 않아요. 그거보다는 "저기 굶어 죽어가는 아이를 보십시오"라고 말할 때 확실히 공감의 폭이 넓어지는 거죠. 변화의 동력도 생기고요.  246



노민영 - 총체적 삶의 운동과 맛있는 혁명

달팽이를 상징으로 하는 슬로푸드 운동이 중시하는 것은 먹거리와 생물다양성 보호와 미각 교육의 확대 그리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대!

지킴(사라질 우려가 있는 전통적인 식재료나 요리법. 질 좋은 식품과 전통주를 지킨다)

가르침(성장하는 아이들은 물론 음식 소비자에게 미각 교육을 진행한다)

지지함(질 좋은 식재료를 제공하는 생산자를 보호한다) - 1996년에 발표된 슬로푸드 법렬 중



김지수 - 행복은 과연 성적순일까?

서울시 교육청이 초중고교 65곳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체개발한 '학생행복지수'를 측정한 결과, 성적이 상위권인 학생들의 행복지수 평균은 100점 만점에 71점, 중위권은 62점, 하위권 학생들은 54점으로 나타났다.

경쟁 내몰린 학생들 "행복은 성적순이 맞잖아요."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7명(69.6%)은 생활 전반에서 스트레스를 호소, 청소년들의 고민거리 중 가장 큰 부분은 공부(38.6%)와 직업(22.9%)문제.

청소년 8.8%는 "1년간 자살 생각해본 적 있다." - 통계청 2011 청소년 통계


우리 교육은 지금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학생으로 보지 말고 한 인격으로 보면 좋겠어요. 요즘 아이들은 자기 삶에 대해 굉장히 성실하게 고민하고, 자원봉사 같은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세상에 대해 다양하게 경험하고 싶다고 말해요. '교육은 곧 배움'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배움은 그 어디에도 있는 거죠.

성적이 아닌 행복을 키우는 교육,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고, 또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무엇일까요?

행복은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문제이기에 나름대로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행복을 키우는 교육은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지속적으로 자기가 살아가고 싶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도록 힘을 북돋아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이 아이들에게 '가슴 떨림'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이 가슴 떨림을 느낄 수 있게 하느냐가 문제인 거지요. 가슴 떨림은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을 행동하게 만들고, 그 행동 하나하나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도록 만들어줍니다. 기적과 같은 힘인 거죠.

그런데 지금의 교육은 이상을 꿈꾸는 아이들에게 "현실적으로 그게 가능하겠어?" 라는 말로 아이들의 이상을 현실로 끌어내리고 있어요. 꿈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신념을 가지고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신념으로 만들어진 이상이 현실로 끌려 내려오면 세상은 그만큼 발전하지 못하겠지요. 더 큰 문제는 아이들의 신념도 함께 사라진다는 겁니다. 아이들의 이상이 자유롭고 꿈꿔지고 실천되어질 수 있는 세상, 아이들의 신념이 지속가능하게 유지될 수 있는 세상, 그것을 위해 더 늦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60



공부를 바치며 - 변화가 만들어낼 우리의 미래

한 가지 묻고 싶다. 왜 우리는 우리 스스로 그런 세력이 되기를 주저하고 새로운 세력을 기다리고만 있는 걸까?  261

이제 우리는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새로운 시작의 기로에 서있다.

정의와 상식이 통하는 건강한 사회를 위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함께 꿈꾸고 공부하여 깨어 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내는 우리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마침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 나는 그리고 또 우리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 상상력이 바꾸는 세상을 꿈꾸며 하승창  262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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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책장들을 돌아다니다.
제목을 보고는 이런 제목은 자기계발서에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하고 빼 보았다. 
표지에 보이는 문장이 나의 마음을 움직였다.

'두 번째 스무 살,
 삶의 고비에 맞서는 
 인생 고수들의 이야기'

잉? 왠 두번째 스무 살? 혹..40을 말하는건가 생각하면서 책장을 넘겨 보았다. 
생각했던 것이 맞았다. 
40을 바라보는 나로서는 매우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인생의 고수들은 40을 무엇으로 보았는지 궁금했다.
근래들어 인터뷰집들을 꽤 많이 보게 되는것 같다.
그런데 그런 인터뷰 집들이 끌리기도 한다.

이 책은 2008년 6월부터 2009년 8월까지 14개월 동안 방송사 뉴스에서 '人터뷰'라는 코너로 제작하여, 베스트셀러작가에서부터 만화가, 영화배우, 스포츠스타, 화가, 연주가 등 시의성 있는 인물을  인터뷰 한 내용이다. 저자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우리 시대의 명사라 할 수 있는 대상자들에게 인생의 고민을 묻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고 한다. 방송 제약상 하지 못했던 내용들이 책을 통해 내용을 담고 있다는 소개를 하였다.
나는 이 책을 쉽게 읽었다. 하지만 내용하나하나는 쉬운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경험해 보지 못한것들에 대해서, 깊이 있는 지식이 없는 경우, 내면의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에서 그 의미를 다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랬을까. 쉽게 읽혔다. 하지만 하나하나 음미해 보면서 곧 경험하게 될 40대를 그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두 번째 스무 살 즈음이라면 더 큰틀에서 인생을 보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해 볼 시기다. 지금 같은 혼란기, 전화기일수록 더 그렇다. 변하지 않는 가치를 추구해야만 자아가 흔들리지 않는다.  8
신영복 선생은 고전은 삼독(三讀)이라면서 처음에는 텍스트를 읽고, 다음에는 저자를 읽고, 마지막으로 자신을 읽는 것이라고 했다. 
공감한다. 돌아보니 나는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남긴 말의 의미를 읽고, 다음에는 그들을 읽고, 마지막으로 그 모든 것을 통해 나를 읽으려고 했던 것 같다.  11


1장 세상의 눈과 기준이 나와 다를지라도
더 많이, 더 깊이, 더 자주 감동하라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웅현
생각하는 사람이라야 산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새로운 시각, 새로운 생각이 있을 뿐이다."
현상을 어떻게 보느냐는 관점과 사물을 새로운 각도에서 볼 수 있는 생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23
관찰은 '생각'이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하든 멍하니 늘 똑같은 시각으로 늘 하던대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사물과 현상을 새롭게 볼 수 있도록 새악의 촉수를 예민하게 뻗치는 일이다.
어떤 프로젝트가 주어졌을 때 최종 결과물을 어떻게 더 잘 꾸밀까를 생각하지 말고 먼저 그걸 왜 하는지부터 생각하고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표현 방법을 찾으라.  24
창의력은 답을 잘 내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잘 던지는 사람에게 있다. 근원적으로 생각하는 사람.  25
많이 감동받은 사람이 좋은 아이디어를 냅니다.  28
창의성이란 무엇인가를 진심으로 좋아해 거기에 열정적으로 빠지고, 그 재미와 가치를 온몸으로 느끼고, 감동하고, 그래서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러면서 조금씩 성취를 이워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나타나는 것이다.  30

무엇을 하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 - 소설가 박완서
영감이 있는 언어를 만남으로써 제 안의 어떤 것을 불러일으키는 거죠. 그렇게 동시대인과 호흡하는  느낌을 갖죠.  36
무엇을 하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 20대 초반에 시작하지 않았다고 해서 성공할 수 없는 건 아니다. 단, 그 일을 꾸준히 해왔거나 혹은 직업적으로 하지는 않았더라도 아마추어로서 또 마니아로서 그 분야에 천착해 왔을 때 얘기다.  40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인생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 그 자체이다. 인생이 결과라면 과정의 결과일 따름이다. 서른이든 마흔이든 우리는 언제나 그 과정에 있다. 늦은 나이란 없다.  42

진심을 다하면 내가 변하고,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 - 줄리어드 음대 교수 강효
겸손함과 따뜻한 마음 씀씀이.  47
강 교수는 학생들이 스스로 발전하고 있지 않다. 가능성이 없다는 느낌을 조금도 받지 않도록 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포커스를 전적으로 학생들에게 맞춘다. 
지금 이 학생에게 뭐가 필요한지, 어느 부분을 얼마만큼 도와주어야 하는지 고민한다는 것이다.
수평적으로 양이 쌓여야 수직적으로 질이 높아진다. 그걸 참아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교육자나 피교육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50
도로시 딜레이(줄리어드에 50년 넘게 재직하면서 미국 국가예술상을 받은 명교수)는 '어떤 선생이든간에 학생들에게 자신을 과시하려고 하는 순간 그 사람은 선생으로서 끝난다.'라고 하였다.
<더 리더(The Leader)>를 쓴 제임스 M. 쿠제스는 '사람들이 리더를 기억하는 것은 그가 그 자신을 우해 한 일 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해 한 일 때문'이라 했다.  52
후배는 현재에 살지 선배의 과거에 살지 않는다.  
내가 잘나서 가르치는 것이라는 생각을 넘어 그 사람을 진심으로 위하는 태도로 가르치는 것이다.  53

당신이 맞다. 그래도 당신이 맞다 - 화가 육심원
개성 없는 예술은 존재 가치가 없다고 말하는 선생은 여든을 앞둔 나이에도 나모가 달라지기 위해 그린다고 했다. 
무슨 일이든 남들처럼, 남들만큼만 하면 욕은 안 먹는다. 하지만 개성을 살리려고 할 경우, 아주 잘하지 않으면 욕을 먹게 돼 있다.  60
누구에게나 흔들리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이 다 나에게 틀렸다고 할 때도 태산처럼 끄덕없이 버티고 서야 할 때도 있다.  63

나는 아직도 밥이 맛있다 - 시인 고은
시인은 무용의 지식임을 알면서도 몸에 쌓는다. 언젠가는 그 무용의 지식이 자신을 빌려 언어로 튀어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시인은 조급하게 지식을 구하지 않았다. 
나머지 지식들이야 그때그때 취재하고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해결되지만 세월이 흘러 어느 정도 자신의 일에 익숙해질 즈음 필요한 지식과 노하우는 그런 식으로 해결할 수 없다. 그때쯤이면 가장 시급한 게 고전 공부요, 인문학적 토대라는 역설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런 공부는 급하게 되는게 아닌데 말이다.  68
공부도 공부지만 늙어도 늙지 않는 '내면의 어린이'가 그의 안에 있다. 고은 선생은 천진난만한 소년처럼 모든 변화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다.  69
늙은이들은 걱정이 많고 신중하여 어디로든 잘 움직이지 않는다. 
반면 젊은이들은 자신의 취향도 내세우지 않으며 낯선 곳에서 받는 새로운 감흥을 거리낌 없이, 아무 거부감 없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사람들이다.  73


2장 때로는 한계가 찾아와도
그냥 썼다. 계속 썼다. 잘 쓸 때까지 - 소설가 조정래
잘하는 것을 남들이 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더 잘하는 것보다는 완벽하거나 매끈하지 않아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해내는 사람들에게 질투를 느낄 수밖에 없다.  88
그냥 썼다. 계속 썼다. 잘 쓸때까지. 글은 대개 뜻대로 될 때보다 안 될 때가 더 많은 법이다. 선생은 글이 안 써지면 기분 전환한다고 술을 마시거나 여행을 떠나기보다 더욱 책상에 바짝 붙어 앉아 마음먹은 대로 쓰일 때까지 썼다.  90
위대함은 평범함 속에 있었다.  
막막함을 돌파하는 데 특별한 비결 따위는 없으니 그냥 계속 해나가야 한다는 것.  92

체력을 안배하라, '복서 12회전 뛰듯' - 만화가 허영만
자신의 하루를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인생 또한 통제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흔히 만화가 같은 프래랜서들은 자유분방하고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리라고 지레 짐작한다. 또 그래야만 뭐가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여긴다. 
창조적인 일이란 생활의 방종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규칙적인 생활과 자기 절제, 끊임없는 노력에서잉태된다. 체력은 기본이다.  96
'연습이 근육의 지능을 만든다.'
'천하지사 부진즉퇴( 天下之事 不進卽退) : 세상 모든 일이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뒤로 밀려나게 된다는 뜻.  99

너 그거 왜 하니? - 소프라노 유현아
아픔은 누구 한테나 있어요. 살아서 숨 쉬는 이상은 아픔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어요. 사람들마다 모양과 농도가 조금씩 다를 뿐 다 상처가 있는 거죠. 내가 마음을 조금만 열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겪는 아픔을 볼 수 있어요.  108-109
중요한 건 꼭 뭐가 되어야 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녀는 아들에게도 "무슨 일을 하든 네가 거기서 보람을 느낄 수 있으면, 네가 그걸 왜 하는지만 정확히 알 수 있으면 된다."고 말하곤 한다.  111
구글의 모토는 바로 '악해지지 말자(don'j be evil)'이다.   114

배우는 건 스스로 배우는 것이고, 싸우는 건 자신과 싸우는 것이다 - 국수 조훈현
깊은 것은 넓은 것이다. 넓게 파지 않으면 깊게 팔 수 없다.  117
조훈현 국수는 바둑은 배우는 것도 스스로 배우는 거지만 싸우는 것도 반상 맞은편의 상대가 아니라기 자신과 싸우는 것이라 말했다.  122
'승부는 적과의 싸움이지만 바둑 자체는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얼마나 몰두하느냐, 끝날 때까지 얼마나 최선을 다할 수 있느냐. 스스로 첫 수부터 끝날 때까지 무너지지 않고 상태를 유지하고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한 거지, 상대방이 나한테 어떻게 나오는 건 중요한 게 아니에요.'  123

나의 인생은 결코 '여기까지만' 일 수 없다 - 디자이너 최범석
스스로 '나는 여기까지'라고 규정해 버리면 편한 구석도 있다. 하지만 창의적인 일을 할 사람은 규정하는 그 무엇을 뛰어넘어야만 한다.  133
어디선가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궁지에 처했을 때 모든 것이 당신에게서 등을 돌릴 때, 더 이상 한순간도 버티지 못할 것처럼 보일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마라. 그 순간이 바로 조수가 바뀌는 시간과 장소다.'
길지 않은 인생을 살았지만 뒤돌아보건대, 지겹더라도, 힘들더라도, 꾀가 나더라도, 미련할 정도로 끝까지 견디며 뭔가에 몰두했을 때 한 단계 성장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또 그런 것만이 추억으로  남았다.  136
더 이상은 한 발짝도 못 나가겠다 싶을 정도로 정말 힘들 때가 있다. 어릴 때는 의욕이 넘치고 체력이 받쳐주고 흥미와 집중력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버틸 수 있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포기할 가능성이 커지기도 한다. 의욕은 쇠퇴하고, 체력은 달리고, 걱정거리는 늘어 생각은 분산되기 일쑤다.
하지만 나이가 많든 적든, 경험이 많든 적든, 질적 전환이 일어나려면 양이 쌓여야 한다. 그 절대량이 쌓일 때까지 견디지 못하면, 그때를 놓치면, 영영 놓치고 만다.  138


3장 다시 일어나 도전하고
진정한 삶의 주연은 조연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 배우 이병헌
주변에서 나이와 체면의 벽에 가로막혀 벽창호가 된 사람들을 많이 본다. '이 나이에 뭘 하겠어' , '이 나이에 괜히 나섰다가 망신만 당하는 거 아냐?' , '내가 체면이 있지......'.
그 사람 앞에만 가면 뭐든지 그 나이의 잣대에 맞춰야 한다. 세상을 자신의 사고 틀안에 밀어 넣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딱한 사람들이다.  147
'자신이 벌써 완성품(finished product)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끝난(finished) 사람이다.'  149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 :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고 그걸 받아들이지 않고는 내가 한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없을 터였다.
비움으로써 채우는 것이 인생을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생각.  151
사람이 언제나 잘할 수는 없다. 기대치와 정면으로 맞서면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신적 부담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나아가는 것이다. 매사에 너무 큰 기대도, 너무 큰 실망도 하지 않도록 마인드 컨트롤 하는 것이다.  156
인생은 도전이다. 도전이 인생 그 자체다. 따라서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 오르듯이 인생이 잘 풀리든  안 풀리든 일희일비하지 않고 나아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매사에 지나친 기대도 실망도 하지 않고 덤덤하게 내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  158

배우고 또 배워도, 인생 최고의 명작은 언제 나올지 모른다 - 도예 명장 임향택
어느 정도 공부를 하고 나니 이제 물어볼 데가 없잖아요. 예를 들어서 지금은 궁금한 게 생기면 스스로 연구해 풀어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166
어느 분야에서 일을 하건 10년차쯤 되면 일에 익숙해져서 더 공부하지 않아도 그럭저럭 버틸 수 있다. 괜찮은 실적도 낸다. 그러다보니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은 자꾸 멀어져만 가고 기존의 생각과 방식을 답습한다. 그렇게 지내왔으니 앞으로도 그럴 수 있으리라는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167
우리는 자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통제할 수 없는 것에 통제당해서는 안 된다. 바로 이런 통제할 수 없는 변수때문에 우리가 하는 일들은 늘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매번 다르다.  169

괜찮다, 또 실패하라, 더 잘 실패하라 - 미술품 컬렉터 씨 킴(Ci Kim)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우리가 어떤 이리에 도전할 때 실패를 전제로 하는 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실패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지요. 그러나 저는 실패는 두렵지 않습니다. 제 앞에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게 가장 두렵습니다.  178
김 회장은 실패 경험이 많지 않은 이는 언젠가는 무너질 수 있다고 했다. 열심히 실패하고 넘어지는 경험 없이는 꿈을 이룰 수 없다고 한다.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하라. 실패 경험이 없는 사람이 위기에게 흔들리는 건 실패를 그저 한 번의 실패로 받아들이지 않고 인생의 실패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180
"Can't be happy without a Dream.(꿈 없이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I am hungry. I wanna eat a dream(배고프다. 나는 꿈이 먹고 싶다.)"
이건 단순한 꿈이 아니라 절대적인 꿈이죠.  184
'살아서 이뤄질 수 있는 건 하나의 욕망이고 욕구일 뿐이지 꿈이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갖고 있는 꿈은 분명히 이루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그 꿈의 어느 정도까지 올라갔느냐, 거기에 접근했느냐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185

더 이상 즐길 수 없다면, 그만둬도 괜찮아 -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
사람이 살아가면서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라고 생가해요... 그 일을 즐기지 않으면 절대 퀄리티(quality) 있는 일은 안 나오지요.
1등 아니라 10등, 100등, 1000등이어도 하고 싶은 일을 하니까 행복하게 할 수 있습니다.  190
한 가지만 하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렇게 살면 되는 거지만, 저는 그런 틀은 너무 작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인생 이모작도 모자라 삼모작을 해야 하는 시대다. 만물이 변하는 것처럼 사람도 늘 변하게 마련이므로 한 가지 일에만 관심을 쏟으란 법도 없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무엇을 하느냐'보다는 '어떻게 하느냐' , '나는 이 일에거 어떤 의미를 찾을 것이냐'로 서서히 관심을 옮겨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194
프로는 자신의 명함이 곧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아무추어는 자신의 직위나 직책으로 자기 자신을 규정하고 성공에 너무 집착하고 실패를 지나치게 두려워 한다는 것이다.  196

지더라도 다시 전진할 수 있다면 - 테니스 선수 이형택
다른 사람의 장점이 부러워지는 순간 나의 장점은 까맣게 잊고 어떻게든 단점을 보완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서게 마련이다. 
잘 못하는 것은 잘 보와해 봤자 평균 정도밖에 만들 수 없다. 그러나 자신이 잘하는 것에 집중하면 특출 나게 잘하게 만들 수 있다.  204
오늘 패배했더라도, 오늘 물먹었더라도 계속 나아가야 하는게 인생이다. 살다 보면 늘 이길 수 만은 없다. 오히려 지는 때가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래서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지더라도 꿋꿋이 일어서 다시 정진할 수 있는 정신력과 체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형택 선수의 말마따나 프로의 세계에서는 몸을 늘 100펴센트 만족한 상태로 만드어 놓아야 경기에 나설 수 있다.  206-207
영화<록키 발보아>에서 록키는 아들에게 말한다. "얼마나 세게 때리느냐가 아니라 세게 맞아도 계속 전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거야.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거야. 그렇게 해야 이기는 거야."  207
꿈을 이루고 싶다면 자기 시간을 가지라고 충고한다. 
어떻게? '악착같이'
집이나 카페에서 혼자 책을 보는 것, 혼자 음악을 듣는 것, 아직 옛 정취가 남은 동네 골목길을 혼자 산책하며 사진을 찍는 것, 혼자 수영하는것, 혼자 인왕산에 오르는 것....내게는 너무도 소중한 시간들이다.  210
나 혼자 뉴스나 신문을 보며 다른 기자들의 리포트와 기사를 분석하고 스크랩하는 시간, 그리고 좋은 글을 만나 필사하는 시간이야말로 나의 발전에 가장 바탕이 되는 시간이다.  211


4장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 그래도 계속 가라
나의 인생을 살 것인가, 남의 인생을 살 것인가 - 만화가 백성민
나이가 들수록 남의 이목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내가 이렇게하면 저 사람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걱정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끌려다니며 살게 된다. 특히 요즘처럼 이른바 '스펙'을 따지는 세상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스펙'이란 게 기본적으로 내가 평가하는 나라기보다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므로.
좋은 '스펙'을 쌓아서 남들 이목에 따라 사는 삶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안온한 삶은 타인의 시선을 만족시키는 데서 보장되기도 하니까. 하지만 이렇게 오래 살다 보면 어느덧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위항 나는 종을 울리는지 모르는 지경에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  223
'비난은 비난에게 맡기고 칭찬은 칭찬에게 맡겨두라. 나는 여기 언제나 변함없으니.'
<양육 쇼크>라는 책에 따르면 너무 많은 칭찬은 아이들에게 오히려 독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칭찬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실수할까 봐 모험에는 나서지 않으며 단지 칭찬을 듣기 위해 뭔가를 할 뿐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이 아닌 타인의 시선에 기대게 된다는 것이다.  224

자기를 속이면 길이 없다 - 국순당 회장 배상면
'백시천개(百試千改)' 백번 실험하고 천 번 개량해야 한다.
우리는 보통 자신의 일과 주어진 업무에 익숙해지면 그걸 더 개선해보려는 노력을 슬그머니 거둬들인다. 그래 봤자 별거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32
김성든 감독은 사람은 결과가 좋으면 자신을 속이게 된다고 말한다.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그럴 경우, 길은 없다."고 말한다.  235

세상의 알고 모름, 그 무슨 상관인가 - 사진가 김대벽
'인쟁 투쟁'이라는 말도 있지만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상상 외로 강하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할 때가 있다. 내 할 일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되, 남이 몰라줘도 크게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살아야 한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지금 할 일에 오롯이 집중하고 그 이상의 것은 바라지 않는 반듯함...  242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사이에서 나만의 답을 찾기 - '뽀로로의 아버지' 최종일
주위를 보면 잘된다는 업종을 좇아다니는 분들이 있고 그것과 관계없이 자신이 선택한 분야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분들이 있는데 반드시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대부분 한 우물을 판 전문가들이 승리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252
프로는 자기를 만족시키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그런가 하면 남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에 그쳐서도 안 된다.
프로는 냉철하다. 자기만족을 위해 일하지 않으며 대중의 요구를 분명하게 인식한다.  260
뭔가 하겠다는 꿈이 있다면 단기간에 이루려고 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꾸준하게 노력하고 공부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 노력의 대가를 받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262

3,000 이닝의 승리, 꾸준한 게 진짜다 - 투수 송진우
꾸준한 것만이 진짜다.
실력을 유지 하기 위해 자기 관리를 철저히 했다는 뜻.  269
선동렬 감독은 잘하는 선수와 보통 선수의 차이는 종이 한 장에 불과하다면서 결국 잘하는 선수란 자기 플레이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갖는 선수이고, 그런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느냐 없느냐는 결국 얼마나 스스로 노력해서 터득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한다.  274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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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웅현의 창의성과 소통의 기술이라는 부제로 책이 출간되었다. 
강창래 씨가 박웅현ECD(Executive Creative Director) 와의 인터뷰와 박ECD의 강의들을 듣고 글을 적어 나갔다.
둘다 인문에 대한 믿음과 통찰로 잘 통한듯하고 그들의 생각에 공감도 하며, 재밌게 글을 읽었다.
당신도 이 내용들에 자신만의 글을 달아 보라... 재밌을 것이다.




프롤로그
이 책의 목적은 '박웅현이 가진 창의성의 비밀'을 캐내는 것이다. 16

창의성의 원천 가운데 하나가 인문학적인 소양이고, 그것은 좋은 책잘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다. 17

<보보스> '고대 그리스 용어인 메티스는 실천적인 지식이나 수완 혹은 육감적인 능력같은 것이다....메티스를 얻으려면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이해심으로 보아야 한다. 자세하게 관찰해서 사물의 실제적인 현상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과정에 대한, 사물의 상호관계에 대한 감각을 길러야 한다. 이것은 이론이 아닌 행동으로 배워야 한다.' 19

책을 가장 잘 읽는 방법도 읽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19

보보스의 시대에는 조직이 아니라 개인이 중요하고, 강압이 아니라 자발 적인 참여가 중요하고, 시스템이 아니라 관계가 중요하다.  21

1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웅현

감동은 특별한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누구나'가진 이타적인 유전자 때문이라고 말한다. 26

오늘날 모든 리더들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어야 할 겁니다. 31

박웅현은 소통(communication)에 대해 '수신자 → 메시지 → 발신자'의 경로가 맞다고 한다. 제대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발신자가 하고 싶은 말을 한다고 되질 않는다. 수신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소통이 쉬워진다. 36

2부 광고, 잘 말해진 진실

현대적인 광고는 설득하려는 것이 아니라 참여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46
<광고, 욕망의 연금술> 377-378쪽 '사라고 설득할 필요가 없다. 다만 대중과 이야기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상품의 철학을 판다.' 48
광고는  한 기업이 그 시대와 사회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49
어떤 광고가 성공한다면 그 사회가 그 광고의 메시지에 공감한 것입니다. 72

우리는 자주, 잘못된 본질은 두고 그 잘못된 본질의 현상을 희생양으로 삼습니다. 73

박웅현은 "사실 광고는 잘 말해진 진실입니다. 진실이 아니면 그처럼 사회적인 호응을 크게 얻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인문학적인 소양이 필요하고, 통찰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74

부시는 대통령 후보로 나섰을 때까지도 알코올 중독자였습니다. 그것을 알게 된 한 기자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당신이 20대 때 음주운전으로 단속된 적이 있다. 그것에 대해 할 말이 있느냐? 한국의 정치인이라면 아마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실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83


3부 창의성의 비밀
확산적인 사고력을 가진 아이는 아이큐가 낮을지 모른다... 창의성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니 어떤 생각이, 또는 어떤 생각의 결과물이 창의적인지 아닌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를 규정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109


창의성은 새로운 시선 찾기다. 
사람들은 자기가 보는 것을 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듣고 싶은 것을 듣는다. 117
눈은 생각만큼 외부의 정보만으로 이미지를 만들지 않는다. 외부만큼이나 내부의 지배를 받는다 . 우리는 현실에 고정관념을 버무려서 만든 상상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118


창의력은 직관에서 나온다.
창의적인 사고의 시작은 느낌에서 온다. 122
아인슈타인도 창의성은 "면밀한 의도나 계획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부터 나온다."고 말했다. 123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건 없습니다. 뭘 하든 안테나를 세우고 '잘' 하면 됩니다.... 책을 읽더라도 '잘 읽어야' 합니다. 잘 읽지 않으면 책이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들을 수가 없으니까요. 126

창의력은 경탄에서 나온다. 자주 경탄할수록 더 많은 창의력이 생긴다. "저는 제가 나를 놀라게 만들고 싶습니다." 133

"나를 놀라게 해봐!(Astonish me!) 언제나 이 말을 떠올리게. 그러면 자네가 하는 모든 일은 창의적인 것이 될 걸세."

스티브 제이 굴드는 <인간에 대한 오해(The Mismeasure of  Man)>에서 아이큐는 미국에서 발명된 것이라고 말한다. 단서는 프랑스 심리학자 알프레드 비네가 만들었지만 미국으로 건너가 완전히 다른 것이 되었다는 말이다. 
비네는 자신의 테스트 방법을 이용할 때 새겨야 할 점으로 세 가지를 강조했다.
첫째, 수치는 어떤 지능이론도 뒷받침하지 않는다. 그러니 인간의 지능과 같은 어떤 실체의 우수성을 재는 도구로 쓰일 수 없다. 
둘째, 이 테스트는 지체아들이나 학습불능아들을 식별하기 위한 조잡하고 경험적인 지침이다. 
셋째,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찾아내면 훈련을 통해 개선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그러므로 선천적 무능을 나타내는 데 쓰여서는 안 된다.
그러나 비네의 아이디어는 미국으로 건너가 유전적 결정론과 사회적 서열화에 쓰이는 척도가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오늘날 쓰이는 아이큐는 미국산이라는 것이다. 140

우리는 지능이라 불리는 것을 측정하는 법을 안다. 하지만 무엇이 측정되는지는 알지 못한다. 143

천재성은 그들의 한 부분, 그것도 아주 작은 한 부분일 것이다. ..우리에게도 그 정도의 작은 천재성 정도는 있을 법하지 않은가?
천재성은 천재적인 영감이 아니었다. 자기에 대한 철저한 믿음과 그것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힘이었다. 그런 천재성이라면 우리에게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146

메모는 기억하지 않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억하기위한 것이다. 150

인문학적이라는 말은 인간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가치지향적이라는 뜻 153

미니멀리즘(minimalism)이란 모든 장식이나 가교, 각색을 최소화하고 본질만을 보여줌으로써 표현된 것과 실제와의 차이를 최소화하려는 생각이다. 177

현실은 냉정해요. 기업은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기업의 입장입니다. 대중들은 자기가 알고 싶은 것 말고는 관심이 없어요. 181

하나의 목적에 자신의 온 힘과 정신을 다해 몰두하는 사람만이 진정 탁월한 사람이다. 이런 까닭에 탁월해지는 데는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요구된다. <e=mc2> 185

박웅현의 광고를 보면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모두 '우리'다... 차이를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영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89

천재나 영웅은 보통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일 뿐이다. 그리고 세상은 보통 사람들이 바꾸어 나가는 것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190


광고에 생활을 담지 않으면 무엇을 담는단 말인가! 일상생활은 창의성의 보고(寶庫)다. 196

특별한 기술이나 특별한 재료를 쓰지 않고도 설득력 있는 광고를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창의력의 힘이 아니겠는가. 200

창의성도 상황과 맥락을 고려할 때 제대로 느낄 수 있다. 201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 아직 나 있지 않은 길을 가서 길을 만들어 낸다는 뜻이다. 창의성은 새로운 길을 내는 것이다. 가끔 절벽을 만나기도 한다. 그렇지만 새로운 길을 찾으려면 그런 위험을 무릅쓰는 수밖에 없다. 
"아무런 위험부담을 지지 않으면 모든 것이 위험해진다." 추락하고 날개가 꺾이더라도 날개를 펴서 날아보아야 한다. 207

인문학적인 차으이력을 키우는 방법은? 박웅현의 말처럼 "책을 잘 읽는 수밖에 없죠, 뭐." 220

4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웅현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절묘한 조합이 맛난 창의성을 만들어 준다. 그 절묘한 조합은 그때그때 다르다. 225

최선을 다해 결정하고, 결정한 일은 더 이상의 대안이 없는 것처럼 집중한다. 설사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해도 좋은 결과를 이우러 옳은 결정이 될 수 있도록. 254

행운은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도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저는 '준비'를 하겠다고 생각하고 해본 적은 거의 없어요. 제가 가진 문화적이 ㄴ갈증이 독서와 음악, 미술, 영화로 이끌었던 것이고 영어 공부는 <타임>지 같은 새로운 문화의 접점을 잃고 싶지 않아서 계속했을 따름입니다. 255

저는 제가 생각한 방향이 옳다고 생각하면 그 방향대로 만들어내기 위해 극단적인 상황까지도 각오하고 광고주를 설득하려고 합니다. 그러지 못하고 합리적이지 않은 요구와 타협하게 되면 좋은 결과를 얻기는 어렵지요. 259

저는 일단 선택하고 나면 그것이 옳은 것이 되도록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260

박웅현은 꼭 윤리적이거나 사회적으로 옳은 광고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잇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기업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생각뿐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결국 가치지향적인 광고를 만들어 낸다. 267



wn1 - 인문학적인 소양은 창의성의 원천이며, 이것을 좋은 책을 잘 읽음으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잘 읽는 것은 읽으며 느낄 수 있어야 하고, 공감하며, 본질을 꿰어, 경탄할 수 있다면 행동으로 이어지게 되어 창의성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글로 표현하면 꾀나 많아보일 수 있으나 그렇지만은 않다.

사람은 누구나 좋아하는것은 늘 생각하게 마련이고, 모든것을 그것과 연결하기도 하는데, 이러면서 창의적인 것은 나오게 되는것이다.
여기에 더해 인문학적인 책을 읽으면 사람에 대한 통찰력이 더욱 배가 되기에 많은 도움을 얻게 될 수 있다.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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