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 - 당신은 표류하지 않고 항해하는 삶을 살기를

"출항과 동시에 사나운 폭풍에 밀려다니다가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같은 자리를 빙빙 표류했다고 해서, 그 선원을 긴 항해를 마친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긴 항해를 한 것이 아니라 그저 오랜 시간을 수면 위에 떠 있었을 뿐이다.

기원전 1세기,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남긴 말이다.

"그렇기에 노년의 무성한 백발과 깊은 주름을 보고 그가 오랜 인생을 살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 백발의 노인은 오랜 인생을 산 것이 아니라 다만 오래 생존한 것일지 모른다." 4


인생을 산 다는 것. 그것은 무엇일까? ...

어떻게 성장에 이를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은 우선 표류하는 자신을 깨뜨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을 개뜨리기 위해서는 외부의 힘이 필요하다. 그 외부의 힘이란 나를 불편하게 하는 오래된 지혜다. ..

일상에서 표류하는 자신을 멈춰 세우고 깨달음으로 밀어 올리는 불편한 지식들을 만나야 한다. 그 지식들은 지혜가 되어 우리를 성장하게 할 것이다. 5



소년, 불편함의 계단 앞에 서다

계단을 오르는 길에는 사람들이 있다. 나를 앞서가는 사람, 내 뒤를 따르는 사람. 어떤 이는 계단 중간 어딘가에서 이미 자리를 잡았다. 그 계단의 높이가 그는 가장 마음에 들었으리라.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더 오른다. 불편함을 감내하면서, 불안함을 감수하면서, 다른 세계를 보고자 한다. 그는 성장하는 사람이다.

어떤 삶도 괜찮다. 13


내가 전혀 알지 못함에도 이미 거짓이라고 믿고 있던 세계, 그렇게 피해왔던 세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책은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17-18



다섯 번째 계단, 과학

사회와 국가는 당신의 영혼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사회와 국가는 오직 당신의 노동력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전문성의 요구에 저항해야 한다. 그때 우리는 비로소 노동자가 아니라 나 자신으로, 구각와 사회가 규정해주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를 규정해나가는 주체적인 조재로 변모하게 될것이다. 168



여섯 번째 계단, 이상 - 체 게바라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 외에는 타인을 평가할 줄 모르거든. .. 사람들이 보기에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서오가를 낸 사람들만이 칭송의 대상이 되지. 238


이상적인 인간은 대주으이 평가, 혹은 사회의 인정과는 무관해. ..

타자의 평가는 이상적인 인간에게 불필요하다. 239



일곱 번째 계단, 현실 - 공산당 선언

낯선 시스템에 던져진 초기에는 누구나 그 시스템의 단점과 문제점을 쉽게 발견한다. 열정적인 그는 저항하고 좌절하면서 내적인 갈등을 겪는다. 하지만 그런 시간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시스템에 적응하기 마련이다. 곧 시스템이 생각보다 효율적이었음을 이해하게 된다. 그는 말한다.

단점과 문제점이 없는 완벽한 시스템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그때부터 그는 시스템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규칙성 속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우리는 한 가지에만 집중한 사람들의 한계를 쉽게 본다. 책만 본 사람들과, 현실에 적응하기만 한 사람들의 한계. 우선 책만 본 사람들의 한계는 타인에게 엄격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세상이 쉽다. 왜냐하면 책의 울타리 속에서 안전하게 보호 받으며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실제 세상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는 까닭에 현실의 폭력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다른 사람들이 나약할 것이라고 상상한다. 그리고 자신이 그들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는다.하지만 막상 현실에 발을 디디면 이들은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당황한다. 그리고 스스로의 나약함을 부정하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람이 된다. 모든 일에서 불평 불만거리를 찾아내는 사람, 타인의 잘못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 선과 도덕과 정의를 습관적으로 강조하는 사람.

다음으로 현실에 적응하기만 한 사람들의 한계는 자신에게 너무도 너그럽다는 것이다. 이들은 세상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내 뜻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으며, 계획과 일정에 따라 정확하게 진행되는 일 따위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음을 정확히 알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문제에 봉착했을 때, 옳고 그름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타협과 조율을 통해서만 상황에 따라 문제를 봉합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사람이 된다. 선과 도덕에 대해 하찮게 여기는 사람, 모든 것을 손익으로 판단하는 사람, 심연의 깊은 대화가 불 가능한 사람.

두 가지가 병행되어야 한다. 250-251


삶은 받아들이는 방식으로만 당신에게 말을 건넵니다. 314


우리는 자신이 체험한 만큼의 시야 안에서 세상을 해석하며 살아갑니다. 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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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세상에는 끝없이 무한한 것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우주고, 다른 하나는 인간의 어리석음이다. 하지만 우주가 실제로 끝이 없는지에 대해서 나는 여전히 확신할 수 없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7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 본질적으로 인간은 여러 가지 면에서 완전한 바보다.  8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즉 인간은 본질적으로 아주 결함이 많은 존재이며 어리석음 때문에 그 결함을 장점으로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라는, 또한 이미 한계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분야에서 더 많은 성과를 올리기 위해 죽어라 노력하고 잇다고 말이다.  8-9


지난 몇십 년에 걸친 지식의 폭발적 증가는 인간이 기본적으로 어리석은 존재라는 우리의 확신을 깨는 데 아무런 반증이 되지 못했다.  9


지난 천 년 동안 인간 개개인의 지적 능력은 크게 즈악되지 않았고 단지 지식이 널리 보급되었을 뿐이다.  10





1장 지식 중독


우리는 왜 지능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할까?  22


교과과정을 만든 사람들이 학생 평가의 기준을 잘못 설정한 것은 아닐까?

정해진 교육 계획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을 위한 자리는 없다. 

어리석은 교과과정으로 인해 수많은 가능성들이 묻히고 있다.

이러한 어리석음은 분명히 두 가지의 형태를 지닌다. 하나는 어리석은 교과 형식으로 인해 학생들이 받아야 할 괴로우모가 그 결과로 얻는 저조한 성적이다. 그 성적은 IQ와는 그다지 상관도 없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한 사람이 가진 약점이나 장점, 한계와 가능성을 포함하여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이로 인해 파괴되는 것은 학교 생활뿐이 아니다.  28


인간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영향을 받는 사회적 동물이다. 우리는 어떤 행동이 옳고 또 어떤 행동이 그른지를 알려주는 타인에 의해 형성되며 많은 시도와 실패를 겪는 가운데 사회에 적응한다.  30


로베르트 무질(Robert Musil, 오스트리아 작가)은 1937년 어리석음에 관한 대담에서 이렇게 말햇다. 방금 이야기한 두 종류의 어리석음은 사실 근본적으로 다르다. 첫번째 예는 낮은 지능지수가 문제였는데, 현대의 교육이론에서는 이로 인한 사회적 낙인을 우려해 지능이 낮다고 해서 더 이상 '멍청하다'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두 번째의 사례는 분명히 존재하는 것을 인식하기를 거부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무질은 "정직하고 단순한 어리석음이 있는 반면 역설적인 어리석음이 있는데, 이것은 일면 똑똑함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전자는 낮은 지능으로 인한 것이며 후자는 오히려 지능은 높지만 무엇인가가 결여된 것으로서 이런 종류의 어리석음이 훨씬 더 위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31


모든 것이 비교 가능한 수치와 가치로 평가될 때 오히려 교육은 어리석음으로 물들고 잘못된 길로 들어서는 게 아닐까?  32


푀펠 교수는 "PISA(Programmes for Internationally Student Assessment, 국제학업성취도 프로그램)의 상위 순위에 올리기 위한 방식으로 교육을 전환시킨다는 것은 인간의 수많은 다른 재능들은 썩어가도록 방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것은 사회를 망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

교육적 관점에서 에른스트 푀펠은 누구나 자신의 영역에서만큼은 남에게 조롱당하지 않을 정도의 깊이 있는 지식을 갖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자기 분야와 동떨어진 영역에서도 위축되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의 식견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인문학에 조예가 깊고 그 방면에 전문적이고 심오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연과학이나 수학 혹은 통계학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이는 지향적 지식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이러한 지향적 지식을 거의 가르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대학 당국의 나태함도 문제지만 가르치는 이들이 어리석은 탓도 크다.  34-35


학생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분석하는 대신 선다형 문제의 답을 찾는 것을 배운다.  40


사람은 제각기 다른 성향과 능력과 재능을 갖고 있다. 따라서 다른 방식으로 그 능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44


사과와 배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다만 기준이 확실할 때 어떤 것이 더 나은지는 말할 수 있다. 과즙으로 따지면 배가 더 맛있다. 식감에서는 사과가 더 나을 수 있다. 하지만 순위를 매기기 시작하면 이 명백한 원칙이 무시된다. 최고의 의사와 최고의 대학, 최고의 휴양지와 최고의 여행 코스 등 실제로 있지도 않은 비교 기준이 활개를 친다. 신경과학을 연구하는 창의적인 연구진이 많은 대학과 시장에 적합한 현실적 지식으로 무장한 엔지니어들을 배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을 어떻게 서로 비교할 수 있겠는가?  45


사회의 시스템은 알게 모르게 속임수를 부추긴다. 우리는 일정 선을 벗어나지 않는 규격화된 사고 방향으로 헤엄치고 있으며 그러다 보면 진정으로 새로운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그것을 타인에게 알려주기란 거의 불가능해진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개척해 나가는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기존 견해를 단순히 반복하기보다는 스스로를 단련시키기고 한 단계 앞서 사고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을 하듯이 일단 기존 사고에 대한 반대의 논점을 개진해보라. 창의성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50-51


창조의 과저에서 생겨나는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는 비판과 창조하를 두 가지 측면을 두 개의 창구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 우선 새로운 생각과 정의를 정리해서 끝까지 저술한다. 이때는 자유롭고 창의적이며 비정상적인 생각도 과감하게 기술한다. 그런 다음 자신이 저술한 부분을 비판적으로 검토해보거나 가까운 친구들에게 보여주어라. 이런 식으로 분리해놓으면 창의성을 발휘할 때에는 비판적 사고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  51


칸트가 말한 '자기 마음을 주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요기를 가져라!' 다른 책에서 칸트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스스로 생각한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 진실의 정점을 찾아가는 것과 같다. 또한 언제든지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바로 계몽의 핵심이다.'  57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는 것이 많아진다고 무식함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이상하리만큼 무지함이 증가한다. 지식이 진보할수록 인간이 알아야 할 근본적인 지식과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기만 한다. 그렇다면 연구 작업을 일절 중단하고 새로운 지식을 철저히 멀리하는 게 좋을까? 이것이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58





2장 속도 증가


컴퓨터의 신속한 거래 방식은 이 사회에 어떠한 이익도 가져다주지 않는다. 이로 인해 엄청난 돈을 버는 거래자가 생기기는 했지만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은 아무런 이익도 챙기지 못했다.  67


시간의 속도와 압력이 지나치게 되면.. '극도의 무기력'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다. 이것을 '만성 피로로 인한 우울 상태' 혹은 '번아웃'상태라고 부른다.  69


지나치게 패턴화된 행동으로 바쁘다 보니 결국은 쓸데없는 행동만 하는 셈이다. 이는 또한 '극도의 무기력 상태'이기도 하다.  70


극도의 무기력 상태를 경험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복잡함을 줄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수많은 가능성 중에서 몇 개만 골라 거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멈춤의 시간을 가져야 가능하다.  71


빨리 빨리 해서 시간을 절약하는 동안 더 많은 시간이 파괴된다는 것을. .. 20분을 걷는 대신 택시를 타면 시간을 쪼개게 된다. 택시를 잡고 택시에 오르고 운전사에게 목적지를 이야기하고 돈을 지불하고 내리고 이 모든 행동들이 필요하다.  72-73


달리는 사람은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이동하는 것밖에 못한다. .. 현재에 충실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사람이 되었다. 다시 말해 걸으면서 그 걸음에 집중하는 것이다.  74


사람이 지금 이 순간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며, 어리석기 짝이 없는 속도광의 반대 지점에 서 있다는 뜻이다.  77


이미 2000년 전에 로마의 호라티우스는 송시 11번에 그 유명한 '카르페 디엠' 즉 '오늘을 즐겨라'라는 문장을 남겼다. 오늘은 제대로 쓰고 하루를 창조적으로 보내라. 창조적 생산은 속도에 미친 어리석음에 대항할 수 있는 멋진 방법이기 때문이다.  77


즉각적이건, 시간을 두고 천천히 쌓인 것이건, 감정적 반응에는 공통된 부분이 있다. 즉 두뇌 속에 이미 정형화된 패턴으로 기억된다는 것이다. 항상 두뇌 속에 각인되어 있으면서 특정 자극에 의해 분출되는 것이다. 이 분출은 어느 정도의 한계치가 작용한다. 다정한 말 한마디에 곧바로 사랑이 생기지 않듯이 거친 말 한마디가 곧 바로 분노를 야기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특정 자극이 어느 정도로 계속 쌓이면 감정의 분출이 시작되는 것이다. 생존에 필요한 감정의 경우에는 약간의 자극만으로도 곧바로 반응이 분출된다. 하지만 그다지 속도가 중요하지 않은 감정의 경우, 분출하는 데는 많은 자극이 필요하다.  82


두뇌 구조가 외부 세계에 적응하는 과정을 각인이라고 부른다. 이 두뇌의 각인은 감정을 분출하는 한계치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어떤 상황은 편하게 받아들이지만 또 어떤 상황은 충동적으로 강하게 받아들인다. 또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에 따라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 즉 두뇌에 각인된 것 이외에도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83


세상에 즉석 행복이란 없다. 자기 행동을 후회하고 있다면 상대방의 눈을 들여다보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당연하다. 

감정적 안정은 시간을 들여야 얻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조급함은 진실한 감정의 친밀도를 파괴한다.  86


우리는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마음에 호소하며 먼 미래에 경고장을 보내는 것은 무의미한 짓이다. 오히려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즉 미래의 모습을 현재에 대입시켜 감정적으로 느껴보는 것이다.  93





3장 편견 


두뇌는 도전을 받는 영역만 발전한다.  103


중요한 문제든 작고 사소한 문제든, 관점을 바꿔볼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공고한 위치나 확심을 버리기란 쉽지 않다. 또한 자기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생각의 든든한 초석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종종 우리는 자신의 지평을 넘어서서 보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결국 고집스럽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109-110


관점 바꾸기 훈련은 나이 든 사람뿐 아니라 젊은이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입장에 서서 그 관점을 옹호하는 토론을 해보는 것이다...

저이는 어떻게 저런 생각을 갖게 되었을까? 거기에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 또 그 생각들은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122


중요한 것은 자기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 한번 서보는 것이다.

한번 해보시라. 인간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창조적 활동의 새로운 원천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123


관점을 바꾸려면 우선 자신이 그 관점을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자신에게서 한 발짝 물러나서 자신을 새로운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면 자신의 견해와 편견이 객관적으로 보일 것이다. 그런 다음에야 보다 효과적이고 정직하게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할 수 있다. 

이는 스스로 생각하기를 거부하고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다른 사람의 견해를 따르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127





4장 친구 중독


다른 사람과 함께할 때의 내 모습이 여러 가지로 다르다는 것은 타인이 내 감정과 인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타인은 내 안에 있는 나의 모습을 보완해주고 내 안의 또 다른 모습이 형성되는 데 많은 역할을 한다...

에른스트 푀펠에 따르면 언제 어디서나 똑같은 행동을 한다는 건, 고집스럽다기보다는 오히려 편협함의 신호에 가깝다. 다른 사람이 우리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라는 사실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136


사람의 경험은 후성유전학적 관점에서 볼 때 크게 세 시기로 나누어 각인된다. 태아기와 세 살에서 열 살까지, 그리고 사춘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때 겪은 경험과 부모 혹은 조부모의 경험이 한 사람의 유전자가 활성화 혹은 불활성화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 외에도 일생을 살며 겪은 트라우마는 후성유전학적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친다. 후성유전학을 통해 우리는 같은 세포 속에 같은 유전자를 지니고 있음에도 마치 다른 생을 사는 타인처럼 우리의 도플갱어들이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이유를 알 수 있다.  141


당신의 선택이 무엇이건, 둘 중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지만 더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당신이 선택한 것이 무엇이건, 당신의 자아는 그로 인해 변화되었다.  141-142


지나친 자기반성은 과잉이다. 자신을 지나치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라. 자신의 변화를 유머러스하게 바라보고 현재를 즐겨야 한다. 자신 속에 있는 여러 면들, 사랑받지 못하는 모습들과 싸워봤자 소용없다. 그저 그것을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 의미 있고 나를 더 자유롭게 만드는 길이다.  142


친구 맺기에 대한 욕망의 이면에는 사회적 존재라는 인간의 본성이 도사리고 있다. 진화론적 유산에 의해 우리 인간은 안정감을 위해 친구와 소속 단체를 필요로 한다. 정기적으로 같이 훈련하고 모임을 갖는 스포츠 동호회가 필요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다. 또 어떤 사람들은 늘 같은 사람이 모이는 길모퉁이의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선호한다. 나이 든 남자들에게는 정기적으로 앉아 있을 자리가 중요한데 외부인의 눈으로 보면 부족 간의 친밀함으로 보이기도 한다.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안전함을 느끼는 것이다.  146


진정한 우정은 서로에게 자신을 보여주고 상대의 신뢰를 얻는 데 필요한 내적 교류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서로를 알아가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시간들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다 관계가 지속되면서 서로에게 유연해지는 시기가 온다. 두뇌는 서로를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받아들이고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낸다.  153


패스트푸드 식의 우정...  167





5장 완벽에의 강박


어째서 사람들은 결정하기를 두려워하는가? 매우 간단하다. 결정한다는 것은 주어진 가능성 중에 하나 혹은 여러 개를 포기해야 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174-175


일을 시작하거나 끝맺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은 단지 게으름 탓만은 아니다. 실패에 대한 극단적인 두려움이 그 이면에 숨어 있다.  177


우리는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하나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직관이다.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은 모두 잘 알고 있듯이 장점과 단점을 사로 비교해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직관은 떠오르는 생각이나 영감 혹은 내면의 소리를 바탕으로 한 것이므로 사실과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178


우리가 뭔가를 가슴속에서부터 느낀다는 것은 그 속에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정신적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179


머리와 가슴 중 어떤 것이 더 나은 선택일지를 결정하는 데는 그동안 우리가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이 큰 역할을 한다.  ...

경험이 풍부할 때 직관은 아주 유용하지만 경험이 적을 때는 그렇지 않다.  180


사이코패스는 외부의 관점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186


결정이란 늘 합리적이면서도 감정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때론 강하고 때론 약하게 서로 결부돼 있다. 이때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여러 고려사항이나 요소들이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모든 사항을 의식적으로 일일이 확인하고 지각하기란, 우리 인간의 능력으로는 무리다.

물론 그 과정이 복잡하다고 해서 결정을 내리지 않는 건 더욱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는 합리성과 느낌이 서로 일치할 경우 대체로 올바른 결정이 내려진다는 것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이 둘이 서로 다른 결론을 내놓을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때에는 시간이라는 제3의 요인을 고려해 봐야 한다.  187


우리 스스로가 결정을 내리는 것일까, 아니면 결정이 스스로의 방향을 정하는 것일까? 두뇌 연구의 관점에서 볼 때 대답은 명확하다. 결정이 스스로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의식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의 '무엇'인가가 결정하는 것이다. 결정의 크고 작음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 모두는 무의식적인 결정의 과정에 굴복하는 것이다.  194


하나의 결정은 언제나 복잡한 관계의 그물망을 통해 이루어진다. 에른트 푀펠 교수는 이것을 2008년에 펴낸 저서 <타고난 결정자. 기업 운영자의 두뇌 연구>에서 결정에 대한 E-피라미드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198




전략적 목표는 모든 결정을 관통하는 기본 목표를 말하며, 개인적 삶이나 사회생활에서 균형을 찾는 것일 수 있다...

전략적 목표는 분명하게 제시될 수 있어야 한다.  199


맨 윗부분이 가장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라면 피라미드의 가장 낮은 부분은 인간의 기본적인 조건, 개인적 사회적으로 안정감을 얻을 수 잇는 조건을 가리킨다.  201


E-피라미드의 바탕에는 경제적 이해 부분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돈을 중시하는 사회에 살고 있으며, 이런 외부 요인과 동떨어진 삶을 살 수 없다.  203


결정을 못함으로써 병이 생기고 불만이 늘어나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꾸려가는 데 방해가 된다.  204-205






6장 전문성에 대한 맹신


오늘날 대부분의 주제는 아주 복잡해서 전문가들조차 자기 영역에 속하는 지식의 일부분밖에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229


두뇌 연구 분야의 경우 매년 10만 건 가량의 학술물이 출간된다. ..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해도 겨우 1% 정도밖에 읽을 수 없다.  234


전문가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단지 만나보는 것만으로 그 사람의 실수나 속임수를 간파할 수 있을까? 대답은 예스다. 재정문제나 보험 혹은 인테리어 문제로 전문가를 만나 상담할 때 당신이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자세히 캐물어보라.  240





7장 독서 중독


어째서 독서가 사람을 멍청하게 만단다는 걸까? 

인간에게 내재된 능력이 아닌 인공적인 능력이기 때문이다. 읽기 능력은 인간에게 자연스럽게 유전되지 않는다. 읽기 능력을 개발시키기 위해서는 두뇌의 특정 부위가 원래의 목적에서 이탈해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바로 시각적인 것을 해석하는 후두엽의 시각 피질 부분이다. ..

알파벳 글자를 읽든 그림글자(픽토그램)을 읽든 두뇌에서는 항상 같은 영역이 원래의 목적과 상관없이 사용된다. 이것을 통해 두뇌는 최선을 다해 개인에 맞도록 최대한의 업적을 달성하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본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두뇌는 독서를 위해 혹사당하고 있다고, 독서 기능을 위해 두뇌는 본래의 감각 정보를 지각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착취당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247-248


책벌레인 푀펠 교수는 "독서는 사람을 지적으로 풍요롭게 만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순수한 관점을 앗아가고 그 자리에 간접 경험이 대신 들어앉게 되지요."

"눈앞에 펼쳐진 세상을 더 이상 예전처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해요. 시각적으로 내 앞에 열려 있는 다채롭고 풍요로운 세상에 눈을 감은 채 무딘 채로 살아가는 일이 많아요. 눈앞의 색채를 알아보지만 더 이상 경험하지 못하는 겁니다."  249


이자르(뮌헨 지역에 있는 계곡과 강) 계곡의 아름다음을 설명해놓은 가이드북을 들여다보느라고 실제 경관을 놓쳐버리는 관광객과 똑같은 것이다. 이 세상을 간접적이고 보조적인 장치를 통해서 접하는 것이다.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직접 세상을 경험하지 않고 묘사해놓은 것들을 읽기만 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무엇인가를 할 때도 사람들은 주위를 돌아보는 것을 잊어버린다. 보조 수단이 우리의 눈과 귀, 코를 비롯한 다른 감각들이 제대로 활동하는 것을 막아버리는 것이다.  251


어째서 운전자들은 자기 마음보다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었을까? 아마 그것은 신호와 시각적 보조 장치에 의존해 세상을 보기 시작한 습관의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맹목적으로 주어진 질서에만 순응할 뿐 '직접' 자신의 눈으로 마주보려고 하지 않는다.  253


인간의 지식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하나는 명백하게 활자화된 의미론적 지식으로, 쓰기라는 형식을 통해 전달될 수 있다. 이러한 지식은 순수한 사실만을 다루기 때문에 다른 이들과 별다른 문제없이 공유될 수 있는 지식이다. 하지만 인간의 지식은 또한 그림 지식이라는 형태로도 표현될 수 있다. 살아가는 동안 감정적 인상을 바탕으로 중요한 사건에 대한 그림이 머릿속에 저장된다. 이는 언어로 전달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마지막으로 암시 혹은 직관적 지식이 있는데, 이는 언어를 넘어서는 부분이다. 우리가 표현할 수 없는 형태의 몸 언어나 두뇌의 알 수 없는 곳에서 진행되는 지식의 유형이기도 하다.  262


우리가 무엇인가를 읽는다는 것은 개인적인 경험으로 그 텍스트에 접근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독자들이 읽는 것은 쓰인 그대로의 내용이 아니라 자신이 세운 뼈대 속의 내용인 것이다. 이러한 뼈대는 독자의 기대나 의견, 편견 등을 먹고 자란다.  269


우리는 작가가 쓴 것과는 달리 자신의 경험과 생각에 비추어 텍스트의 내용을 읽는다. 독자들은 책에 쓰인 내용을 읽는 것이 객관적인 지식을 전달받는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착각이야말로 독서의 과정에서 생겨난 것일 뿐이다.  269-270


'책의 운명은 독자의 손에 놓인다.'라는 말이 있듯이 모든 이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기 때문이다.  271





8장 인간


왜, 어째서 왜인가?


1000킬로그램은 왜 1톤인가?

3 곱하기 3은 왜 7이 아닌가?

왜 지구는 태양의 주위를 도는가?

에르나는 어째서 요네가 아니라 에르나인가?

어째서 그 녀석은 나에게 편지를 보내지 않는가?


어째서 교수는 모든 것을 잘 알고 있는가?

어째서 연미복에는 검정 넥타이를 할 수 없는가?

왜 우린 모든 것을 알 수 없는가?

왜 신은 눈에 보이지 않는가?

왜 남자들은 지저분한 농담을 좋아하는가?


왜 우리는 돈을 스스로 만들지 못하는가?

어째서 가끔씩 자살을 하면 안 되는가?

왜 우린 겨울에 겨울옷을 입는가?

왜 누가 죽으면 웃으면 안 되는가?

왜 사람들은 항상 왜, 라고 묻는가?

 

                             - 에리히 캐스트너  291


집착


아이는 엄마한테 목을 매고

농부는 땅에 

청교도는 루터에

유화는 벽에 

포도송이는 포도덩굴에

개는 주인의 시선에

어떤 사람은 삶에 목을 매고

또 어떤 사람은 밧줄에 목을 맨다.

   

                             - 하인츠 에르하르트  292



누가 알겠는가


열정의 시를 쓰는 사람이라도 

그 마음속에 깃든 것이 다 표현되지 못하듯

신이라 할지라도

그가 상상한 세계는

창조한 세계보다 더 멋진 것이 아니었을지.

            

                              - 에우겐 로스  296


생명의 시작에 대해서는 역시 자연 과학자들도 답변할 수 없다. 인간을 인간으로 만든 첫 번째 단계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또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아직까지도 커다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300


모든 두뇌에는 크게 세 종류의 신경 세포가 있다. 첫 번째는 외부에서 정보를 받아들이고 투입된 정보를 책임지는 세포다(감각세포 혹은 수용세포), 그 다음에는 근육과 내부기관을 통제하고 관리하면서 외부에 정보를 내보내는 세포로, 이들은 정보의 출력을 책임진다. 마지막으로 이 두 가지 세포 사이에서 정보를 조정하고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는 세포가 있다. 일부 신경 해부학자들은 이 신경세포들을 '거대한 중개 정보망'이라고 부른다.  317


관찰의 추상적인 단계(영혼을 움직이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찰하는 단계)에서 우리는 정신의 레퍼토리를 단 네 개의 기능적 영역으로 묘사할 수 있다. 즉 인식과 기억, 느낌과 의도라는 영역이다. 그 이상은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생각 또한 앞서 말한 네 범주에 기초한 것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이 네 가지 영역이 우리가 '생각'하는 내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331


모듈 형태의 정보 처리 방식은 두뇌의 모든 영역에 해당되며, 이는 배움과 기억에도 적용된다. 어떤 정보를 받아들여 오래도록 기억 저장소에 두려 할 때 두뇌에 자리 잡은 특정 장소의 신경프로그램이 새로운 정보의 저장을 책임진다. 가령 우리가 의식적으로 인용하려는 참고지식의 저장을 위해서는 측두엽 해마부의 기능이 중요하다.  333


여러 문화의 비교 연구를 통해 우리는 세계 어디에서나 인류 공통으로 표정을 통해 드러나는 여섯 가지 기본 감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여섯 가지 감정은 모든 문화에 동일하게 표현되는데, 인간의 유전자 속에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당신의 표정을 보면 알겠지만 그것은 기쁨과 놀람, 공포와 귀찮음, 환멸 그리고 슬픔이다.  335


정신세계를 더 잘 이해하려면 신경학적으로 서로 다르게 자리 잡은 두 가지 기능 영역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 그 두 가지란 '무엇이 기능하는가'라는 내용적 측면과 '어떻게 기능하는가'라는 형식적 측면이다.

내용적 측면은 다시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지는데 활동과 집중, 시간적 구성이다. 활동은 소위 두뇌에 '전력 공급'이 됨으로써 정신 활동이 가능해지고 우리가 의식이라는 것을 갖게 되는 것을 말한다. 전력 공급이 없으면 보거나 듣는 것, 기억이나 느낌, 의도나 희망 등을 갖는 것도 불가능하다. 아무것도 안 되는 것이다.  340-341


정신건강을 위해 주의 집중을 통제하고 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는 한 번에 한 가지씩의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정신적 사건의 경로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사라지게 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우리는 어떤 대상에 집중할 수 있는 반면 집중하는 대상에서 마음의 눈을 분리시킬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343


우리 인간에게는 이 세상에서 자기 길을 찾아가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드는 문제가 있는데 바로 단선적 인과관계라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문제의 원인을 찾으면서도 하나의 원인을 발견하면 그것에 만족해버린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가진 '병'은 두 모습을 보인다. 하나는 이유에 대한 갈망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의 원인을 찾았을 때 그것에 만족하는 모습이다.  365


하나의 원인 혹은 하나의 해석 안에 모든 것을 귀결시키는 태도야말로 단선적 인과관계의 좋은 예일 뿐 아니라 학문적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예다.

물론 상황을 단순하게 설명하는 작업은 필요하다. 하지만 너무 단순화시키는 것이 문제다.  366


어리석음이 인간 모두가 도달하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가 아니라면 이 전 세계적 질병과 싸우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하나의 강구책으로 '상호보완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2500여 년 전에 상호보완을 일종의 생성원리로 설명했다. 그는 모든 만물은 하나이며 서로 반대되는 것도 하나에 속한다고 생각했다...

고대 중국에서도 음양의 개념.  367



우리는 어째서 모든 것에 '왜'라는 질문을 해야 하며 

사물을 '왜'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가?

인간은 어리석게 태어난 존재여서 

아무리 열심히 배운다 하더라도 어느 날 갑자기

똑똑해지거나 하지 않는다.

인간이 결코 알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

그리고 항상 모른 채로 남아 있는 것이 

바로 인간의 본성 중 한 부분이다.  373




옮기고 나서 - 어리석음을 위한 변명


저자들에 의하면 인간의 어리석음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선천적이고 생물학적인 한계에 의한 어리석음이며, 다른 하나는 인간 스스로가 만들고 쌓아온 경험적, 후천적 어리석음이다.  402


생물학적 한계를 완전히 뛰어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노력을 통해 어리석음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 수는 잇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고 명상이나 자기 반성을 통해 지나치게 외부의 자극에 의존하고 통제받는 삶으로부터 벗어나는 것도 좋다. 또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들여다보고 조롱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되면 어리석음의 함정에 거듭 빠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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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았으리라.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인생을 어떻게 발꿀 것인지에 대해.

인생을 다시 쓸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실수를 바로잡고 싶어질까?

우리 인생에서 어떤 고통을, 어떤 회한을, 어떤 후회를 지워버리고 싶을까?

진정 무엇으로 우리 존재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되기 위함인가?

어디로 가기 위함인가?

그리고 누구와 동행하기 위함인가?



"자네는 알고 싶지 않은거야, 그렇지 않은가?"

"뭘 알고 싶지 않다는 거죠?"

"진실"  66


"매력적인 여자라면 적어도 대화상대로 모자람이 없는 지식 정도는 갖추고 있어야지."

매트가 어깨를 으쓱했다.

"대화가 필요하면 자네한테 전화를 걸면 되잖아. 골치 아프게 노벨상 수상자하고 데이트할 이유는 없어."  88-89


"내 사랑은 그렇게 날아가 버릴 만큼 가볍지 않아."

"그래도 너무 믿지는 마. 사랑은 절대로 거저 얻어지지 않는 거니까."  150


우리는 누구나 인생의 부족한 짐을 채워줄 수 있는 단 하나뿐인 사람을 찾고 있다.

우리가 그를 찾지 못하면 그가 우리를 발견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방법밖에 없다. - 위기의 주부들  171



우리는 두 눈에 붕대를 감고 현재를 통과한다. 시간이 흘러, 붕대가 벗겨지고 과거를 자세히 들여다보게 될 때가 되어서야 우리는 비로소 살아온 날들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깨닫는다. - 밀란 쿤데라  185


"자네는 인생이 한탐이나 남은 것처럼 일리나를 대했지. 하지만 사랑은 그런 식으로 하는게 아니라네."  188


당신이 아무리 피하려고 애써도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당신이 아무리 간절히 원해도 일어나지 않을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 라마나 미하르쉬  194



어떤 경험으로 최악의 상황을 겪었다고 생각하기 일쑤지만 사실 최악은 미래형일 뿐이다.  198


사방이 막힌 수족관에 갇힌 채 화학약품을 처리한 물속에서 철퍼덕거리며 비타미노가 항생제를 달고 살아야 하는 고래의 삶은 관광객들이 무심코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이상적이지 않았다.  203


수족관 생활이 결국 고래의 머리를 돌게 만든 게 분명했다.  205


사람들은 이제 무엇을 알아가는 데 쓸 시간이 엇다. 그들은 가게에서 완성품을 산다. 하지만 친구를 파는 가게가 없기 때문에, 인간에게는 이제 친구가 없다. - 생텍쥐페리  218



마음이 차분할 때는 항상 그것을 무력화시켰다고 믿는다.

끝내 그것들을 없애버리고 말았다고 생각한다.

그것들을 완전히 떼어버렸다고. 아주, 영원히.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 우리의 악마들은 어둠 속 어딘가에서 항상 웅크리고 있다. 

우리가 경계를 늦추는 순간을 끈덕지게 엿보며, 

그러다 사랑이 떠나는 순간이 오면...  220-221


우리는 책만 읽어서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시련을 통해서만 배운다. - 스와미 프라난파드  226



당신의 은신처는 당신 자신이다.

다른 곳은 없다.

당신은 다른 사람을 구원할 수 없다.

당신 자신만 구원할 수 있을 뿐이다. - 싯다르타  235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는데, 운명은 오히려 그를 혹독하게 짓밟았다. 자유롭게 운명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 운명에 영향을 미칠 힘이 있다는 생각이 얼마나 부질없는 환상이엇는지 명백히 인정해야만 했다. 실제로 인간의 운명은 미리 프로그래밍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인생에서 아무리 싸워도 불가항력인 일들이 있는 것이다. 죽음의 시간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의 미래란 점진적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이미 나있는 길을 따라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의 과거, 현재, 미래는 숙명이라는 끔찍한 이름앞에 처절하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미 운명이 다 쓰여 있다면 그 펜은 대체 누가 쥐고 있을까? 어떤 절대적인 힘이, 신이? 그렇다면 절대자는 나를 어디로 데려가려 하는가?'  254-255


스무 살에, 우리는 세상의 중심에서 춤춘다.

서른 살에, 우리는 원 안을 떠돈다.

쉰 살에, 우리는 안쪽으로든 바깥쪽으로든 쳐다보지 않고

원 주위를 걸어 다닌다. 이후에는, 중요하지도 않다.

아이들과 노인들의 특권, 우리는 투명 인간이다. - 크리스티앙 보뱅  269



우리에게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하기 때문이다. - 세네카  298



당신 앞에 여러 갈래 길이 펼쳐지는데, 어떤 길을 선택할지 모를 때, 무턱대로 아무 길이나 택하지 마라.

차분히 앉아라. 그리고 기다려라. 기다리고 또 기다려라. 꼼짝하지 마라. 입을 다물고 가슴의 소리를 들어라. 그러다가 가슴이 당신에게 말할 때, 그때 일어나 가슴이 이끄는 길로 가라. - 수잔나 타미로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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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책을 시작하며 .. 8

1부 시작하기

  1장 습작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하는가? ..22

  2장 여행 떠나기 .. 48

  3장 내용에 관한 생각 일깨우기:기초훈련 .. 55

2부 작가의 역량

  4장 창조력 .. 92

  5장 기억과 전문 지식 .. 108

  6장 관찰력 .. 121

  7장 상상력 .. 142

  8장 잠재의식 .. 168

  9장 호기심 .. 177

  10장 셜록 홈스의 글쓰기 학교 .. 203


하버드 글쓰기 강의 (下) 보러가기 


책을 시작하며

이 책은 그 흔한 출판 전략 하나 일러주지 않고 독자의 심리를 깊이 파고드는 기술을 알려주지도 않는다. 글 쓰는 데 필요한 문법도 가르쳐주지 않고, 어떻게 하면 불티나게 잘 팔리는 베스트 셀러 소설을 쓸 수 있는지 그 방법 역시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 대신 이 책은 글을 쓰는 모든 작가에게 꼭 필요한, 가장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기술을 어덯게 하면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다. 또한 작가라는 사람들은 글을 쓸 때 아무 거리낌 없이 그저 쓰기부터 시작하는지 아니면 글을 쓰는 내내 보통 사람처럼 답답함을 느끼거나 혼란을 겪는지 그런저런 것들을 함께 보여줄 것이다.  8-9


글을 쓰는 데에는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

첫째, 글을 쓰려면 한 편의 글에 담길 내용을 찾아내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주제를 찾아내고, 주제에 관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발견하는 능력이 없으면 글을 쓸 수 없지 때문이다.

둘째,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독자를 헤아리는 능력이 필요하다. 

셋째, 글을 쓰려면 자신이 소통을 위해 다루고자 하는 장르나 형식에 관해 알 필요가 있다. 

넷째, 글을 쓰려면 내 마음속 생각을 독자의 마음속에 집어넣기 위해 언어를 사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10-11


그런 지식을 타고나는 작가는 없다. 종이 위의 소통을 위해 필요한 기술은 기본적으로 학습된 기술이다.  11



습작은 타격 연습이나 악보 연습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반복적인 행동이다.

습작이 단지 맹목적인 반복이란 뜻은 아니다. 훌륭한 야구선수라면 타격 훈련을 할 때 무작정 방망이를 반복해서 휘두르기만 하지는 않는다. 타격을 할 땐 한 순간에 온 정신을 한데 모은다. 한 예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순간, 방망이를 잡은 손에 온 정신을 집중한다. 또 공을 치는 순간, 공을 바라보는 눈에 온 정신을 집중할 수도 있다. 종이에 글을 쓰는 것 역시 한 순간, 한 가지 대상에 온 정신을 집중하는 행위다. 바로 이것이 글쓰기으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27


습작을 시작할 때면 자기도 모르게 학창 시절의 사고방식에 빠지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모든 것을 '올바로' 했는지 알고 싶어한다.  28

'이 글은 지난번 것처럼 좋지는 않아. 더 이상 그런 글을 쓸 수는 없을것 같아'하고 생각하게 된다.

습작할 때 마음속으로 평가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30


훈련은 학습을 위한 도구다.

평가하는 태도를 버려라. 그 대신 '이렇게 쓰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군' 하는 식으로 자신에게 속삭이는 것이다.  33


습작은 놀이 같은 것이다.

훈련을 할 때 놀이처럼 하기 위해서는 발견을 통해 배우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 

스스로 다음번에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34


무엇이든 상관없이 계속 펜으로 끼적거리는 것이다. 이 말은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이며, 앞으로 돌아가 단어에 밑줄을 긋거나 단어를 고치거나 바꾸지 않는다는 뜻이다.  35


프리라이팅(freewriting) - 10분 동안 작가가 되는 훈련을 한다는 것.

이제 몇 분의 시간을 더 들여-자신이 원하는 만큼-종이를 찬찬히 들여다본다. 그리고 과연 이 훈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스스로 골라 쓴 어휘를 볼 때 무엇이 눈에 띄는가? 어떻게 그 단어가 생각났는가? 글을 쓸 때 마음속의 어떤 생각에 주목했는가?  36


훈련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흔히 글을 쓸 때 마음을 편히 먹었다고 주장한다. 어떤 사람은 글을 쓰면서 새로운 생각이 끊임없이 떠오르는 것에 놀랐다고 말하기도 한다. 때로는 한동안 생각해두었던 것에 깊이 빠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는 사람도 있다.  37


창조적인 기능은 누구에게나 있다.  39

훈련의 요점은 연습 자체에 있지 즉각적인 결과에 있지 않다.  40



프리라이팅을 위한 지침

- 무슨 일이 있어도 적어도 10분 동안은 계속 펜을 놀려라. 시계를 보지 말고 대신 자명종이나 스톱워치를 활용하라.

- 멈추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도 이 욕구에 따르면 안 된다. 말하고 싶은 것이 생각날 때까지 똑같은 것을 반복하더라도 끝까지 멈추지 말고 펜을 놀려라. 쓰는 도중에 다른 표현이 생각나도 먼저 쓴 것에 줄을 긋거나 편집하지 마라.

- 어디까지나 사적인 일이라는 생각을 분명히 하라. 무엇을 쓰고 싶든지 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 원한다면 한 가지 주제로 시작할 수 있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 그리고 한 가지 주제로 시작했더라도 얼마든지 다른 주제로 바꿀 수 있다. 다만 계속 펜을 놀려라. 순서나 단어 선책, 문법의 정확성에 관해서는 걱정하지 마라. 이것을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 원하지 않는 부분에서 생각이 뱅뱅 맴돌 때는 방향을 바꿔라. 이 훈련의 주제는 여러분 자신이다.

- 이 글에 대해 아무런 기대를 하지 마라. 원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아무 상관도 없다. '이번에는 어떤 아이디어나 이미지가 떠오를지 궁금하다'는 태도만 유지하라.

-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과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종이에 옮겨라. 마음속에 '이건 끔찍해! 무슨 생각이 나든 그걸 쓸 수 있을 것 같아?'라든가 '와우, 대단한데! 곧 스티븐 킹 같은 자가가 될거야'하는 목소리가 들리더라도 무조건 무시하라. 계속 펜만 움직여라.

- 처음에는 자신이 쓴 것을 읽어보지 않는 게 가장 좋을 것이다. 읽고 싶어도 잠시 기다리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행여 읽더라도 너그러운 자세로 읽어라. 편집하거나 비평하지 마라. 단지 종이 위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만 주목하라.  43-44



기초 훈련은 실망스러울 정도로 단순하다.  46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 즉 "재능이란 다른 사람에게만 있다고 생각하는 가정, 그런 생각이야말로 자신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글쓰기 능력이 있다.  50


습작을 위한 준비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갖기 바란다. 먼저 다음 질문에 답해보라. 여러분은 어느 시간대에 에너지가 가장 충만한가? 여러분은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고 싶은가 아니면 원할때면 아무 때나 쓰고 싶은가? 혹시 이 두 가지 경우 모두에 해당되는가?

이제 여러분의 이상적인 글쓰기 장소를 상상해보라. 그곳은 어디인가? 하루 중 어느 시간대에 그곳을 이용하는가? 그곳은 어떻게 생겼는가? 그곳에서는 어떤 소리가 들리는가? 당신이 거기서 보거나 냄새 맡거나 만지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은 어떤 옷을 입었는가? 혼자 있는가 아니면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가? 무릎에서 고양이가 자고 있는가? 발치에 개가 누워 있는가? 그곳은 조용한가 아니면 음악이 들리는가? 음악이 있다면 어떤 음악인가? 당신 주위에 있는 이 모든 것은 편안한 느낌을 주는가 아니면 어떤 영감을 불러일으키는가?

이 모든 것을 마음속에 담고 그것을 그림으로 바꾸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52-53


어떻게 하면 가장 편안한 환경을 만들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른 조명이나 다른 의자, 다른 배치로 실험하고 싶을 수도 있다. 꼭 이런 형태는 아니겠지만 사실 글쓰기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는 육체적인 활동이다. 육체적으로 편안할 때 글쓰기에 더 많은 힘과 정력을 쏟을 수 있다.

단지 펜과 종이만 준비하고... 시작해 보는 것이다.  54



작가의 정신 : 내용에 관한 생각과 기교에 관한 생각

내용에 관한 생각이란 무엇인가? 글로 쓸 생각과 활용할 재료를 찾아내는 작가의 정신과 관련한 부분이다. 내용에 관한 생각을 잘 단련한, 노련한 작가는 흥미로운 아이디어와 정보, 장면, 이야기, 인물, 세부적인 묘사 같은 내용을 잘 포착해 독자의 관심을 이끌어낼 줄 안다.

기교에 관한 생각이란 무엇인가? 말해야 할 내용을 전달하는 작가의 정신과 관련한 부분이다. 기교적인 생각은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큰 기교, 예를 들어 소설을 어떻게 쓸 것인가 또는 기명 칼럼은 어떠해야 하는가 따위이고, 또 하나는 작은 기교, 이를테면 어휘를 선택해서 그것을 문장과 문단에 조합하는 기교다.

각각의 부분을 잘 익히기 위해서는 둘을 분리해서 훈련하는 것이 좋다.  58


프리라이팅의 진정한 목적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번째 목적은 내용에 관한 생각과 친숙해지고 그 생각을 다루는 법을 익히는 데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두번째 목적은 규칙적인 훈련으로 내용에 관한 생각을 강화해서-특정한 정신의 근육을 단련하는 것-재료 제공을 원활하게 하자는 것이다. 

어휘보다 재료에 집중하는 훈련을 하면 할수록 말하고 싶은 것을 찾아내는 것도 그만큼 더 쉬워질 것이다. 

이 훈련을 꾸준히 한다면 자신이 불러낸 재료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라도 결국에는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다.  64



자료 없이 글을 쓸 수없는 사람은 없다.

풍부한 재료.. 재료가 풍부하다면 그 많은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고르기만 하면 된다.  66


자료 모으기에는 내부 모으기와 외부 모으기 두 가지가 있다.

내부 모으기란 자기 마음속에 있는 재료를 모으는 것이다. 여러분의 경험과 생각, 꿈, 읽은 책, 시청한 영화를 불러 모으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기 머릿속에 저장된 것을 떠올린다고 보면 된다.

외부 모으기는 자기 주변에서 불러 모으는 것이다. 읽기로 마음먹은 책이나 관심 있는 것에 대한 조사, 우연히 듣게 된 대화 같은 것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기록하는 일임을 명심하라.  67


사실상 자료를 모으는 순간에 그 자료가 훗날 소용이 될지. 안 될지 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저 자신의 직관을 믿고 뭔가 매혹적이거나 중요하다고 여겨지면 그것을 적는 것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여러분은 필경 그 느낌을 잊고  말 것이다.   69



연습 : 프리라이팅에서 모으기

온힘을 내용에 집중해서 프리라이팅을 많이 하다 보면 싫증이 날 수도 있다. 이때는 원한다면 자신이 쓴 것을 훑어보고 눈에 띄는 대목에 표시를 할 수도 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 전체 구절 등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뭐든지 표시를 한다. 컴퓨터로 프리라이팅 연습을 했다면 새 문서를 열고 표시한 모든글을 붗이기 하면 된다. 펜과 종이를 사용했을 경우에는 마음에 드는 구절이나 요절에 동그라미를 친다든가 해서 자신이 원하는 방법으로 표시를 하면 된다. 원한다면 또한 표시한 자료를 새로 작성해 컴퓨터에 자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여러분은 작가의 또 다른 필수적 훈련인 새로운 차우너의 모으기를 경험해볼 기회를 자기 자신에게 부여한 것이다.  72



나는 학생들에게 분명히 말한다. 많은 독서를 하지 않고서는 작가가, 또는 유능한 작가가 될 수 없다고.

여러분은 작가로서 독서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이 말의 뜻은, 가장 중요하고 우선되는 것으로서 즐거움을 위해 독서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74


어떤 것으든 좋으면 읽는 것이다.

기쁨을 위한 독서를 한다면 무의식중에 작가의 문체자 기술을 흡수하게 될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에 대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책을 읽을 때 자기 자신을 사로잡는 것에 주목하라.  75


책읽기는 그 어떤 행위보다도 내용에 관한 생각을 키워줄 것이다.  78


연습 : 내용에 관한 생각과 더불어 하는 책읽기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이나 시, 수필을 읽어라(어떤 종류의 글을 좋아하든). 이제 그 글의 내용을 생각해 보고 마음에 떠오르는 것을 적어보라.

이 작가는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가?(예를 들면 어떤 인물이나 사건, 어떤 상세한 묘사, 어떤 아이디어를 사용했는가?) 이 재료의 무엇이 마음에 드는가? 작가는 이 재료를 어떻게 얻었다고 생각하는가? 작가가 이 특정한 재료를 사용한 까닭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79



습작을 할 때 일어나는 멋진 일 중 하나는 이 훈련이 작가로서의 자신을 아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여기서 쓰는 글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완전히 개인적인 것이어서 글을 쓸 때 마음속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주목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은 단순히 종이에 단어를 나열하는 훈련으로 자신이 매우 자유로워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훈련을 할 때 머릿속에서 어떤 커다란 목소리가 '훈련을 방해한다는 것도 알 것이다. 바로 '어떻게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라거나 '어쨌든 프리라이팅이라는 이 한심한 훈련을 왜 하는 거야?' 같은 목소리들 말이다. 또는 글쓰기를 할 때 아침 일찍 쓰거나 라디오를 켜고 쓰거나 조용한 데서 쓰는 것이 더 좋다는 여러 가지 사실도 알게 될 것이다. 또는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는 거라든가 그들의 대화를 엿듣는 것 역시 좋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노트보다는 컴퓨터로 쓰는 것이 더 낫다는 거라든가 자신의 내용에 관한 생각이 더 이상 써줄 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 주제들로 꽉 차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이처럼 글쓰기와 작가로서의 자신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것은 한도 끝도 없다. 무엇보다 실습 작가가 되려면 배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81


작가가 되기를 원한다면 또는 훌륭한 작가가 되기를 원한다면 배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말은 자신에게 시간을 제공하여 배울 기회를 허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82


자신의 습작을 돌아볼 때 평가하는 태도를 취하지 않는 것이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주요한 것은 자신이 하지 못한 것에초점을 맞추기 보다, 또 그 이상 성취하지 못한 자신을 비판하기보다 훈련 중에 자신이 성취한 것을 주목하고 그 진가를 아는 것이다. 자기가 해낸것, 자기가 배운 것에 주목하고 제대로 인식할 때만이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고, 그것은 우리의 일부가 된다. 바로 이것이 피상적이 아닌, 깊은 의미에서의 진정한 배움이다.  83-84



연습 : 자신의 글쓰기 돌아보기

이 연습은 프리라이팅 훈련처럼 한다. 10분간 또는 그 이상 계속 펜을 놀리는 것이다. 글을 쓰며 지난 몇 주간 글쓰기를 하는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반성해본다. 

자신의 글쓰기 내용이나 자기 자신의 내부에서 또는 이 두 가지 모두에게 무엇을 주목했는가? 자신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훈련 중에 무엇이 도움이 되었나? 또는 무엇이 도움이 되지 않았는가? 다음 단계로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이든 생각나는 것을 적어보라.

자신을 돌아볼 때에는 평가의 생각은 멀리한 채 습작을 하고 또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주목하고 어떤 칭찬이나 비난을 배재한 상채에서 단순하게 그 일을 적는다. 아마 여러분은 스스로 이런 물음을 제기할지도 모른다. 이 훈련은 나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 나는 글쓰기에 대해서 또는 작가로서의 나 자신이ㅔ 대해서 무엇을 배우는가? 다음 단계의 글쓰기로 나가고 싶거나 나갈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부분은 어디인가? 오늘 작가로서의 나의 직관은 무엇을 말하는가?

이렇게 하면 자신이 배운 것을 의식하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그러면 이 여행의 어느 지점까지 왔는지 또 다음 단계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자신의 훈련을 돌아본다면 '작가의 직관'으로 자신의 생각을 듣는 데 도움이 된다. 작가의 직관이란 보통 의식적인 생각보다 작가로서 발전하는 데 필요한 거을 더 잘 아는 내면의 목소리다.  85-86


나는 작가가 되는 데 재능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끝없이 초보자의 자세를 유지하면서- 기꺼이 배우는 사람이 되겠다는 자세라고 굳게 믿는다. 

배움을 돌아보는 훈련이 글을 쓰는 나 자신을 마치 어린애처럼 생각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어린아이가 자라고 발전하는 데 필요한 것은 비판이나 지나친 칭찬이 아니라 격려와 지원이다. 

자신을 돌아보는 훈련은 특정 주체에 대한 글쓰기를 계획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된다. 때로 어떻게 자신을 돌아볼지 성찰하고, 특정 문제에 관해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놀라운 통찰과 해결방법을 찾기도 한다.  87



연습 목록을 관리하는 법

연습하고 싶은 목록을 작성한다면 훈련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1.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지금 하고 싶은 연습은 무엇인가?"라고 자신에게 물어보면서 훈련 돌아보기를 연습한다.

2. 연습하고 싶은 것 서너 가지를 골라서 목록으로 작성한다.

3. 이 목록을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는다. 컴퓨터에 자장하거나 노트 맨 앞쪽 계획표에 붙일 수 있다.

4. 글쓰기를 할 시간이 조금이라도 잇다면 -단 10분이라도- 이 목록에 적힌 훈련 한 가지를 골라서 한다. 

5. 새 훈련을 시작하면서 친숙한 것을 반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될 때에는 목록을 다시 작성한다.  89



창조적이란 말은 ... 나 자신이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거나 상상하지 목한 것을 찾아낸다는 뜻이다.  93


글쓰기에서의 창조력이란 (또는 다른 행위에서도) 이보다는 재료를 모으고 모은 재료의 '조각'을 선택하고 각 조각을 서로 연결하는 과정을 말한다. 우리의 내용에 관한 생각을 많은 재료로 채우지 않는 한 우리는 창조적일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재료를 모으는 훈련에 많은 시간을 들일 필요가 있다.  94


자신이 쓰고 싶은 것을 찾는다는 것은 작가가 되기 위해 중요한 부분이다.

자신의 주제는 어떻게 찾아내는가?

1. 질문을 제기하라. - 창조적인 기능을 향해 질문을 던지고 거기서 들리는 대답을 적음으로써 주제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 시작에 필요한 몇 가지 질문을 예시해보겠다. 이 연습이 마음에 든다면 자신만의 주제를 편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대답이 들릴 때에는 계속 펜을 놀린다. 첫 질문으로 시작하되 싫증이 날 때까지 이 물음에 매달리고 나서 다음번 물음으로 넘어간다. 쓰려고 할 때 뭔가 들리는 소리가 있으면 10분 정도 지날 때까지 편한 마음으로 소리를 듣는다. 이런 질문에 대해서는 딱히 정답이 없다. 어쩌면 조잉 위로 옮겨지는 글을 보고 깜짝 놀랄 수 있다. 동시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영역을 참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간단히 방향만 바꾸면 된다. 원한다면 그때그때 다른 질문을 선태갛고 대답하면서 이 훈련을 한 번 이상 하도록 한다. 

 -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가?

 - 최근에 어떤 생각을 했는가?

 - 계속 마음을 사로잡은 생각은 무엇인가?

 - 고민거리가 있는가?

 - 무엇에 관심이 있는가?

 - 무엇을 아는가?

 - 확고한 의견을 지닌 주제가 있는가? 그렇다면 그 의견은 무엇인가?

 - 마음속에 담아둔 장소나 사람이 있는가? 그 장소는 어디고 그 사람은 누구인가?

 -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이 과정이 끝나면 자신이 쓴 것을 읽어보고 한 편의 글을 쓸 수 있는 주제로 보이는 것에 동그라미를 치거나 밑줄을 긋는다.

2. 노트를 활용하라. - 작가노트를 활용한다면 노트가 쓸 거리에 관해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해줄 것이다. 가끔씩 거기에 기록된 내용을 훑어보고 '이것에 대해 더 쓰고 싶어'하고 생각나는 항목이나 구절이 있으며 옆에 체크를 해둔다. 간혹 그 중요성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이 어떤 특정 주제에 관해 반복해서 써왔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도 있다. "나는 정말 산에 관심이 많군"이라거나 "할머니에 대한 글을 많이 쓰고 있다. 계속 쓰고 싶은 생각이 든다"하는 식으로 두드러진 주제가 나오면 이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 주제로 쓰고 싶다고 생각되는 것을 적어본다.  95-97


글쓰기란 하나의 과정이다. 이것은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단번에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97


초첨화된 프리라이팅  99



연습 : 내부 모으기를 하기 위한 초점화된 프리라이팅

앞서 연습한 '자신의 주제를 찾아라'에서 찾아낸 주제 하나를 고른다. 이것을 새 페이지의 맨 위에 기록한다. 프리라이팅 기초훈련처럼 초점화된 프리라이팅도 아주 간단하다. 적어도 10분간 계속 쓰고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한 아무도 이 글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또 훈련을 하면서 지금 쓰는 것이 완성된 글도 아니요 초고도 아니라는 시실을 염두에 둔다. 그러므로 서론, 본론, 결론 같은 것은 필요 없다. 글의 구성에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이 글을 이해할 필요도 없다. 여러분이 지금 하는 것은 자신의 내부에서 지금 자신의 주제가 될 것을 모으는 일이다. 정보 조각이라든가 이야깃거리, 사람, 이미지, 아이디어, 어휘, 구절, 질문 등 어떤 것이라도 좋다. 내부 모으기는 수년간 창고 깊숙이 처박아놓고 열어보지 않은 상자를 들여다보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 사용하고 싶은 주제를 당장 성택하지는 않는다. 단지 거기에 뭐가 들었는지 알아보는 거이다. 마음속에 떠오른 것을 검열하려고 하면 안 된다. 그것이 자신의 주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면-아무리 낯설고 연결고리가 미약해 보이더라도-노트에 적는다. 생각이 또렷하지 않을 때에는 뭔가 말할 생각이 날 때까지 단어 하나나 구절 하나를 계속 반복한다. 

'어디든지 제한 없이 가는' 기초적인 프리라이팅과 초점화된 프리라이팅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이 차이는 창조적 기능에 제공할 방이 몇 개나 되는가와 관꼐가 있다. '제한 없이 가는' 프리라이팅으로는 자신의 창조적 기능이 어디든 향할 수 있다. 초점화된 프리라이팅을 할 때에는 활도을 펼칠 특정 공간을 제공하고-자신이 선택한 주제 영역-그곳에 머무르도록 한다. 여러분이 지금쯤은 알고 있을 창조적 기능은 이곳저곳 거침없이 뛰어다니면서 제 맘대로 놀고 제 맘대로 돌아다니는 길들이지 않은 강아지와 같다. 따라서 여러분은 자신의 창조적 기능이 마치 강아지처럼 지정해준 '뜰'을 벗어나서 밖으로 나가고 싶어한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때로 창조적 기능이 이렇게 할 때에는 여러분이 지정해준 것과는 다른 주제에 대해 놀라운 아이디어를 줄 때도 있다. 이런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면 노트 여백에 아이디어를 적거나 한 줄 띄고서 아이디어를 적기도 하고, 아니면 몇 줄 건너뛰고 적도록 한다. 그런 다음에는 곧장 선택 주제에 대한 프리라이팅으로 다시 돌아가면 된다. 하지만 때로는 창조적 기능이 갈팡질팡하며 주제와는 아무 상관없는 방향으로 이끌 때도 있다. 그렇다고 다른 주제에 대해 신통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저녁 식사로 무엇을 먹을까 하는 생각이나 잡다한 공상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창조적 기능을 달래며 살며시 주제로 돌려 놓으면 된다. 마음이 주제를 벗어날 때에는 "그래, 잘했어"라고 일단 쓴다. "저녁식사는 생선요리가 좋겠어. 하지만 지금은 할머니에 관한 얘기를 쓰려고 했잖아. 할머니에 관해 말하고 싶은 것이 또 뭐가 있지?..."하는 식으로 주제로 돌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성급하게 주제를 벗어났다는 판단을 내리면 안 된다. 때로 창조적 기능은 가치 잇는 통찰이나 정보 조각으로 안내하기까지 구불구불한 긴 경로를 거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저녁 식사로 생선요리'라는 생각이 생선을 잡아 요리하는 할머니의 모습 같은, 평소 같으면 찾아낼 수도 없는 놀라운 기억을 되살려줄지도 모른다. 어떻게 해서든 적어도 10분간은 계속 펜을 놀려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그런 다음 이 연습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잠시 돌아보는 것이다. 이 연습을 했을 때 무엇이 눈에 띄는가? '제한 없이 가는' 프리라치팅 기초훈련보다 '초점을 맞춘' 프리라이팅이 더 어려웠는가? 아니면 더 쉬웠는가?

이 연습이 마음에 든다면 잘 보이는 노트 한쪽에 쓰기 목록을 기록할 수도 있다. 그러면 다음 기회에 글쓰기를 하려고 자리에 앉았을 때 이 목록에서 하나를 골라 초점화된 프리라이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00-102


어떤 성과보다는 훈련 자체에 몰두할 때 재료를 탐사하는 데 있어 완벽한 자유를 맛볼 수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대로 그 재료를 가지고 즐기면 된다.  106


완성된 글을 시도하기 전에 될 수 있으면 많은 재료를 모을 것을 권한다.  107



연습 : 질문하기

재미있게 재료를 기억할 수 없다는 느낌이 들더라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면 아주 유용한 재료로 들어가는 문이 열릴 수도 있다. 아래의 질문을 자신에게 제기하면서 답을 적어보거나 자신만의 질문을 해보라. 첫 번째 질문에 답을 적으면서 쓰기를 시작한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 때까지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한 가지 질문이 여러분의 마음을 특정 방향으로 이끌 때에는 반드시 원하는 만큼 그 방향을 유지하라.

 - 어떤 재로를 기억에 담아두는가? 기억이 일종의 배낭이라면 거기서 어떤 재료를 꺼내고 싶은가?

마음에 어떤 장소가 들어 있는가? 좋아하는 곳인가? 아니면 차라리 잊고 싶은 곳인가? 도시나 집, 방 같은 곳인가? 아니면 산이나 숲, 은밀한 상상속의 장소인가?

 - 기억에 어떤 사람들이 들어 있는가? 기억하고 싶은 사람인가? 당신을 귀찮게 따라다니는 사람인가? 책이나 영화에서 본 인물인가? 만나고 싶은 유명 인사인가?

 - 마음속에 특별한 장면이나 기념품이 들어 있는가? (내가 ~~ 할 때)

 - 기억에 어떤 이야기가 들어 있는가? 그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을 아는가? 그 사람은 무슨 일을 했는가?

 - 즐겨 떠올리는 기억이 있는가? 아니면 별로 없는가?

 - 과거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충분한 문답을 했다는 생각이 들면 아무 때나 편하게 중단하라.  110-111



연습 : '나는 ~~을 기억한다'

'나는 ~~을 기억한다'는 말로 프리라이팅 훈련을 시작한다. 한 가지 기억에 대해 싫증이 날 때까지 쓴다. 그러다 생각이 막히면 '나는 ~~을 기억한다'는 말을 다시 쓴다. 훈련 시간이 끝날 때까지 이것을 반복한다. 

단순히 '나는 ~~을 기억한다'는 말로 문장을 끝낼 수도 있다. 그런 다음 구체적인 기억으로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이 끝날 때까지 계속 반복해서 이것만 쓸 수도 있다.  111



연습 : 사진 활용하기

과거의 기억이나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사진 또는 기념품을 꺼내서 훈련하는 동안 앞에 내려놓는다. 그리고 그 사진이나 기념품에 대해 생각나는 것을 적어본다. 원한다면 각 대상에 목소리를 주어 대상이 여러분을 향해 말하게 할 수도 있다.


연습 : 기억을 활용해 모으기

앞의 연습에서 쓴 것을 모두 읽어본다. 눈에 띄는 것은 모두 표시한다. 이제 여러분이 표시한 항목 중에서 탐사하고 싶은 주제를 선택하라. 그 주제를 새 페이지의 맨 위에 써본다.

이제 지난 장에서 설명한 초점화된 프리라이팅을 활용하여 선택한 주제에 대해 10분간 쓴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기억하는 사람이나 장소, 경허에 대해 세부적인 내요을 모으려고 노력하라. 그때는 하루 중 어느 때였나? 사람들은 어떤 옷을 입고 있었나? 그들은 무엇을 했거나 또는 말했는가?

이 기억훈련을 할 때 사람들은 때로 자신의 기억이 '올바른' 것인지 걱정한다. 수업 중에 한 학생이 이렇게 물었다. "내가 기억하는 내용이 실제로 일어났던 일과 똑같다고 확신해야 합니까?" 그러자 다른 학생은 또 이렇게 물었다. "저도 계속 그런 생각이 들어요. 같은 경험을 한 다른 사람도 저와 똑같이 기억할까요?" 그러면서 덧붙였다. "이런 생각이 들면 아치 '삭제 버튼'처럼 쓴 것을 지우게 되거든요."

지금 하는 것은 노트에 기억을 모으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그것을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잘 알다시피 기억이라는 것은 주관적이고 불명확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라. 일어난 사실을 있느 그대로 기억하지 못한다고 잡아갈 '기억의 경찰'은 없다. 토론 수업 중 한 여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기억은 꿈과 같은 특성이 있어요. 팬웨이 파크 경기장에서 본 할렘 글로브트로터(Haelem Glibtrotter, 농구경기와 연극, 코미디를 섞어 관중에게 보여주는 농구단)의 농구경기를 쓰려고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잘 쓸 수가 없는 거예요. 머릿속에는 야구의 3루 베이스라인에서 휘날리는 분필가루만 또렷하게 보였거든요." 여러분이 언젠가 회고록을 발간하기로 결심했다면 여러분의 소재가 기억에 의존한 경험일 뿐 입증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독자들에게 분명히 밝힐 수 있을 것이다.  112-113


"마음속에 모든 재료가 잇다고 생각하지 않아요."라고 주장하는 학생들에게 나는 이렇게 답한다. "우리가 성인이 된 후 20~30년이 넘는 세월을 살면서 말할 거리를 엄청나게 모으지 않고서는 이 지구상에서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기억은 글쓰기 재료를 위한 거대한 원천이다.  114


작가의 꿈을 키우는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이 아는 것을 쓰라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아는 것은 자신의 경험이나 감정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기억은 자기 자신의 삶에 관한 이야기보다 더 재미있는 또 다른 재료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내가 한층 더 재미있는 것이라고 표현하곤 하는 이 재료는 바로 우리의 전문적인 지식이다.  115



연습 : 무엇을 아는가?

"여러분이 아는 것은 무엇입니까?" 나는 때로 학생들에게 묻는다. "혹시 증권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나요? 또는 알려지지 않은 르네상스 화가에 관해서는 알고 있나요? 백파이프 연주법을 아나요? 악기의 역사에 담겨 있는 많은 이야기라든가 야구 팬으로서 여러분이 응원하는 팀의 수많은 기록을 아나요?"

10분 정도 시간을 들여 자신이 아는 것을 모두 목록으로 작성해보라.(이런 전문 지식 영역은 꼭 학술적인 주제이거나 '중요한' 주제일 필요는 없다. 여러분은 10대를 양육하는 문제에 관해 아는 것이 있는가? 또는 바(bar) 관리 방법을 아는가? 이런 것들을 목록으로 작성해보라.) 프리라이팅 훈련을 할 때처럼 마음을 편히 먹고 생각나는 것을 검열하려고 하지 마라. 생각이 막히면 그냥 '나는 ~~을 안다' 또는 '나는 ~~하는 법을 안다' 하는 식으로 쓰면서 문장을 완성한다. 생각이 나지 않ㅇ르 때 물결 표시를 채울 필요는 없다. 계속 펜을 놀려라.  116



연습 : 전문 지식을 활용해 모으기

목록을 모두 읽어보면서 눈에 띄는 항목에 표시를 한다. 그중 한 가지 주제를 골라서 노트의 새로운 페이지의 맨 위에 쓴다. 이제 초점화된 프리라이팅 기술을 활용하여 지금 선택한 주제에 관해 생각나는 것은 모두 페이지에 모은다.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어도 뭔가 새로운 것이 생각날 때까지 쉬지 않고 펜을 놀린다. 주제에 대한 지식 사이사이에 빈틈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 제2부 '작가의 역량'의 제9장 '오기심'에서는 더 많은 재료를 모으는 데 도움이 되는 주제에 관해 더 잘 알려면 어떤게 필요한지 알아볼 것이다.  117


아는 것을 진지하게 살펴보라. 그것이 엄청난 재료를 제공해 줄 것이다.  119



내부 모으기를 활용하여 재료 모으는 법

 - 자신의 노트를 쭉 훑어본다. 또는 작가의 역량을 발휘해서 주제가 될 만한 목록을 나열해 본다.

 - 목록을 읽어보고 눈에 띄는 항목에 표시를 한다.

 - 표시된 항ㅁ고에서 하나를 골라 그 주제를 새 페이지의 맨 위에 적는다.

 - 초점화된 프리라이팅 기술을 활용하여 지금 이 주제에 관해 생각나는 것을 모두 적는다.

 - 이것은 완성된 글을 쓰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라. 여러분은 단순히 재료를 제공하느 ㄴ내용에 관한 새악에 용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어떤 조각을 사용할 것인지는 이후에 결정할 수 있다. 

 - 모으기 훈련을 많이 할수록 내용에 관한 생각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120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고 주목하는 관찰력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지니는 인간 본래의 능력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관찰력을 별로 사용하지 않아 이 기능이 퇴화된 사람들이 많다. 그렇더라도 관찰력은 훈련으로 언제든지 다시 소생시킬 수 있는 기능이다.  122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주목하기만 하면 된다. 오늘 본 구름의 모습은 무엇을 닮았나? 지하철에서 옆에 앉은 사람은 어떤 옷을 입었는가? 기차의 소음은 얼마나 시끄러운가? 샌드위치는 맛이 어떤가?

관찰은 판단이 아니다.

관찰하는 법을 배우기 위한 첫 단계는 속도를 낮추는 것이다.  123


외부 모으기는 작가가 해야 할 또 다른 필수 훈련이다. 외부 모으기에는 두 가지 이점이 있다. 사람들의 관찰력을 단련시켜주고 써야 할 것에 관한 아이디어와 단편적인 대화, 이미지, 세부 묘사 등 글쓰기에 사용할 재료 또한 제공해준다.  125


특수한 관찰력을 발달시키려면, 할 수 있는 한, 완전히 현재의 시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지능이나 기억력 대신 감각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오로지 감각만을 유지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126



연습 : 감각을 사용하라

노트와 펜을 준비하고 20분 정도 앉아 있을 만한 곳을 찾아보라. 원한다면 집안이라도 상관없다. 하지만 카페라든가 공원 벤치, 즐겨 찻는 강변의 어느 한 곳 등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것이다. 이국적인 나비나 식물을 채집하기 위해 야생의 자연을 찾아나서는 과학 탐험가처럼 자신이 탐험여행을 한다고 상상할 수도 잇다. 하지만 여러분이 하는 이 탐험은 단순히 노트에 탐험한 것을 기록하기 위해, 감각으로 세계를 탐험하는 것이므로 집으로 표본을 가지고 올 수는 없다.

장소가 정해지면 그곳을 앉아 관찰하라. 사람에게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오감이 있다는 사실을 염두게 둔다.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감각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나무를 본다면 가까이 다가간 다음 어떤 느낌인지 알아보기 위해 손가락으로 나무 껍질을 만져 볼 수 있다. 또 나무 냄새를 맡아보기 위해 나무에 코를 대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히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가지를 꺾어 맛을 보면 안 될 것이다. 또 이와는 달리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다면 커피의 맛은 확실히 모을 수 있는 세부적인 감각이 될 것이다. 

'완벽하게' 관찰하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때의 관찰이 흔히 하는 행동이 아니라면 처음에는 어렵게 생각될 수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 이것은 단순한 훈련이라는 것을 염두에 인내를 가지고 자신의 관찰 기능을 단련하면 된다. 훈련을 하면서 발생하는 일의 하나는 세부적인 감각이 제공하는 것을 여러분이 배우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여러분은 세부적인 색깔과 빛, 모양, 틀, 크기, 거리, 동작과 시각적 구조에 대해 눈이 제공하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또 귀는 소리의 강약과 거칠고 부드러움, 속도, 지속 기간, 리듬, 음의 고저처럼 소리의 질을 주목한다. 손가락과 피부는 무엇보다 대상의 따뜻함과 차가움 같은 구조를 알아낸다. 코와 입은 단막과 쓴맛, 열기와 냉기 같은 질적 특성을 알기 위해 흔히 협동작용을 할 때가 많다.

훈련을 하는 동안 통일성 있는 문장과 문단을 구성하려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하게 재료를 모을 뿐이다. 그것도 오직 자신의 외부에서 모으는 것이다.

정확한 어휘를 찾는 일로 고심하지 마라. 어떤 단어가 생각나든 관찰한 것을 적으면 된다. 문장을 쓰려 하지 말고 그저 세부적인 것을 수집하라. 지금 무엇을 관찰하는가? 될 수 있는 한 특별하고 세부적인 관찰을 시도하라. 또 지금 판단을 하는 게 아니라 관찰을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그러므로 '못생긴 게'라든가 '짜증스러운 소리'같은 말을 썼다면 '못샌긴'과 '짜증스러운'이라는 단어가 판단이 개입된 표현이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마음속에 그런 판단을 내리게 한 개와 소리의 특성을 찾아보라. 그 개가 긴 몸에 다리와 머리는 작고 침을 입 밖으로 흘리고 있는가? 소리는 끊임없이 날카로운 기계음향을 내고 있는가?

이 훈련을 적어도 20분 가량 했다면(원한다면 그 이상) 그만 멈추고 휴식한다. 

이 외부 모으기 훈련을 하면서 수집한 것은 모두 잠재적으로 언젠가 여러분이 한 편의 글을 쓸 때 필요로 하게 될지 모르는 재료들이다. 하지만 여러분이 모으기 참험을 하면서 수집한 세부 묘사가 언제쯤 한 편의 시나 소설, 수필에 꼭 필요한 재료가 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127-129



연습 : 기억 속의 관찰

기억 목록에서 하나를 고른다. 정신을 내부로 집중해서 장소나 사람, 사건의 중심으로 들어가 본다. 그런 다음 앞선 훈련에서 한 것처럼 세부적인 감각을 모으기 위해 관찰력을 활용한다.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감각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세부적인 감각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모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모을 때까지 마음속에 그려진 그림과 노트 사이를 계속 왕래한다.  131


'블랑시는 추한 옷을 입었다.' .. 옷에 관해 말한 것이지 옷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

'블랑시는 오렌지색 바탕에 빨강과 노랑 점이 박힌 옷을 입고 있었다.' 또는 '블랑시는 오렌지색 바탕에 빨강과 노랑 점이 박힌 아주 추한 옷을 입고 있었다.'

세부 묘사를 활용해 독자의 마음에 생생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문장(몇몇 이미지나 시 한 줄)을 한두 개 만들어보라.  132


다양한 세부 묘사로 실험해보라. 시각적인 묘사뿐 아니라 촉각이나 청각, 후각의 묘사를 시도해보는 것이다.  133


한 편의 연설이나 글에서 소통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정보, 특수한 사례, 특후한 세부 묘사처럼 특수성이 필요하다. 

특수성을 얻기 위해서는 관찰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다. 특수성은 기억에서 나올 수도 잇고 상상력 또는 책읽기, 자신이 수집한 장소에서 나올 수도 있다.  134



연습 : 특수성의 시선

'그것은 아주 좋은 영화였다' 또는 '파티는 즐거웠다'하는 식으로 될 수 있으면 보편적인 서술을 많이 써본다. 적어도 열 개 정도는 써보라. 그리고 자신을 다른 사람이라고 상상하면서 이것을 큰 소리로 읽어본다. 무엇이 눈에 띄는가? 상상 속의 청취자처럼 거의 자기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의심스러울 것이다. '이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이야?' 보편적인 진술은 흔히 공허한 진술이다. 글을 읽어보다도 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보편적인 진술을 하나씩 골라서 무엇이든 적절해 보이는 세부 묘사를 동원해 특수한 진술로 다듬어보라. '그것은 아주 좋은 영화엿다. 두 번의 자동차 추격 장면과 세 차례의 살인사건이 들어갔다.'(이러면 좋은 영화라고 할 수 있는가? 보편적인 진술을 좀더 특수하게 다듬을 때 작가가 말하려는 것을 독자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보편적인 진술은 독자에게 의미하는 것과 다를 수도 있다.)

큰 소리로 먼저 보편적인 진술을 읽어보고 이어 특수한 진술을 읽어보라. 차이를 느낄 수 있는가?

창조적인 글, 업무적인 글, 학술적인 글을 막론하고 어떤 종류의 글이라 하더라도 특수성에 기초할 필요가 있다. 무심결에 하는 대화에서도, 특히 아는 사람과 이야기할 때에는 보편적인 진술을 피할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의 의미는 목소리의 음조나 몸짓으로 강조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글쓰기에서 우리가 전달하는 것은 마르이 내용이 전부다.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논쟁을 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자 할 때에는 보편적인 진술만 할 수는 없다. 보편적인 말은 독자의 마음에 아무런 인상도 주지 못하고 그냥 사라져버릴 것이다. 예를 들든가 통계를 제시하든가 일화를 들러줌으로써 자신이 의미하는 것을 독자에게 보여주기 위해 무엇이든 특수한 것을 시도하라.  135-136



연습 : 세부적인 감각으로 피르라이팅하기

자신의 주변세계 또는 기억에서 세부적인 감각을 모은다. 아니면 이미 모아 놓은 것을 적은 노트를 훑어본다. 눈에 띄는 것이 있으면 표시를 하고 현재 시점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추가한다. 이어 프리라이팅을 하면서-초점을 맞춘것이든 '초점을 맞추지 않은 것'이든 원하는 대로- 이 세부 묘사를 가지고 창조적 기능을 발휘하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기억이든 상상의 세계든 아니면 내면의 성찰이든 원하는 것이 어떤 방향이든 한 발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해 이 세부 묘사를 스프링보드처럼 활용하라.  139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라!" 관찰훈련에 몰두한다면 그 길은 관찰이 가능한 곳으로 여러분을 잘 이끌어줄 것이며, 글쓰기와 일상생활 두 가지에서 모두 풍요로워지게 해줄 것이다.  140



관찰하는 법 : 기초훈련

 - 생활의 속도를 줄여라. 마음을 편하게 먹고 심호흡을 한다. 숨을 쉴 때마다 마음을 어수선하게 하는 정신적인 잡담을 잊어버려라.

 - 이제 머릿속의 생각을 벗어나 관심을 외부세계로 돌린다. 사물이든 사람이든 동물이든 자신의 주변세계로 관심을 돌리는 것이다.

 - 한 번에 한 가지 감각을 사용하면서 관찰을 위해 선택한 것에 대하여 어던 세부 내용을 모을 수 있는지 확인한다.

 - 관찰을 할 때 판단을 내리지 말고 색깔이나 소리 같은 세부적인 감각을 주목한다.

 - 세부적인 감각에 어울리는 정확한 어휘를 고르려고 애쓰지 마라. 관찰 행위에만 정신을 집중하라. 어휘를 찾는 대신 더 가까이 다가가 관찰하라. 

 - 원한다면 이런 세부적인 내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노트에 모은다.  141


사람들은 상상력이 단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거나 환상을 창조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상상력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아니다. 상상력은 감각세계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마음속에 그림으로 그려주는 정신적인 기능이다.  143


많은 사람들은 상상력을 활용하고 단련하는 데 시간을 별로 들이지 않는다. 

외부 대상에 관심을 돌리지 않으면 우리의 두뇌에는 감각적인 이미지가 새겨지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상상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다른 이유는 일상의 여러 가지 활동으로 빈틈없이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을 하면서 상상력을 단련하거나 발전시킬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145-146


동물학자 템플 그랜딘은 자신의 명저 <동물과의 대화(Animals in Transation)>에서 1960년대 미국 정부의 행정 계획을 언급하면서 가축을 공격하는 치명적인 벌레를 효과적으로 퇴치한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이어 그랜딘은 오늘날에는 이런 행정이 매우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요즘 정부 당국에서 근무하는 관리들이 대개 대학을 나오기는 했지만, 육류를 포장하는 공장 같은 곳에서 일하면서 혼자 전체를 관리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관리들은 자신의 감각으로 동물을 아는 것이 아니라 동물에 관한 추상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그랜딘은 말한다. 그랜딘은 한 술 더 떠서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상황에 빠져 '추상화'되었다는 진단까지 내린다. 여기서 그랜딘이 말하는 의미는 사람들 대부분이 현실세계를 직접 알기보다 주변세계에 관한 자신의 아이디어에 매몰되었다는 말이다.  147


상상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는 대부분 교묘하게 짜인 가공된 이미지로 끊임없이 우리를 폭격하는 문화 속에서 살고 있다. 광고판이나 잡지에 쏟아붓는 각종 광고와 빠르게 움직이는 텔레비전과 영화의 이미지를 보면 그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149


상상력을 단련시키려면 먼저 상상력을 해방시켜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러므로 나는 가능하면 대중매체 이미지의 무차별적인 습격에서 여러분 자신을 보호하라고 권하고 싶다. 텔레지번을 보는 습관을 버려라. 영화감상도 제한해야 한다. 사교계 동정을 다루는 잡지도 구독을 아예 끊거나 줄여라. 인터넷 브라우저의 이미지도 차단하라. 

대중매체 이미지로부터 여러분의 정신을 해방시키면 자신의 상상력을 갈고닦을 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151



연습 : 시각적인 상상력 활용하기

눈을 감는다. 머릿속에 백지 한 장을 떠올린다. 이제 검은 줄로 그 종이에 네모 칸을 그려보라. 정확하게 네모를 그리려고 애쓸 것도, 걱정할 필요도 없다. 그러면 네모 안을 빨강으로 채운다. 잘되는가? 이제 색깔을 초록으로 바꿔보라. 이어 노랑으로 바꾼다. 

노랑을 유지한 상태로 네모를 원으로 바꾼다. 원의 색깔을 파랑으로 바꿔보라. 이어 어떤 형태든 색깔을 파랑과 노랑으로 채운다. 

다음에는 그 상태에서 다시 네모로 형태를 바꿔보라. 그런 다음 다시 네모 칸을 비우고 백지으 이미지를 지운다. 그리고 눈을 떠보라.

어떻게 되었는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이 연습을 할 수 있다면 여러분은 상상력을 활용한 것이며 눈앞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 특정 색깔을 칠하는 것이 더 수비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상관없다. 이 연습을 완벽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 또 이 연습이 어려워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 연습을 규칙적으로 자주 하다보면 여러분의 상상력은 어렵지 않게 되살아날 것이다.  154



연습 : 다른 감각 사용하기

우리가 이미지를 시각적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는 해도 사실 어떤 감각이든 나름대로의 상상력을 발휘한다. 훌륭한 요리사는 음식 성분의 맛을 상상할 수 있으며, 음악가는 소리를 상상하기도 한다. 여러분도 훈련을 거쳐 이런 특면의 상상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

- 소리

고요한 상태를 상상해본다. 이 상태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를 상상해보라. 그리고 이 소리를 개가 짖는 소리로 바꿔본다. 다시 이 소리를 지우고 흐르는 물소리로 바꾼다. 물소리를 누군가 노래 부르는 소리로 바꿔보라. 그리고 다시 고요한 상태로 돌아온다. 눈을 떠보라. 이 연습은 어떤가?

- 촉감

이제 꽃잎을 만진다고 상상해보라. 손가락 끝으로 꽃잎을 느껴본다. 그 느낌을 주목하라. 이제 그 이미지를 지우고 두꺼운 털실로 만든 뭔가를 만지는 이미지로 바꾼다.그리고 그 늒미을 지우고 이번에는 얼음조각처럼 차가운 것을 만지는 이미지로 들어가보라. 얼음이 녹으면 녹은 물을 덥혀보라. 그리고 상상으로 그 물이 피부에 닿는 감각을 느껴본다. 이 느낌이 어떤지 주목해본다. 그 이미지를 지우고 나무로 만든 물건을 만진다고 상상해보라. 다시 이미지를 지우고 눈을 뜬다. 어떻게 되었는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 냄새 

눈을 감는다. 비누 향기를 상상해본다. 이 이미지를 나무가 타는 냄새로 바꾸고 이어 다시 자동차 배기가스로 바꿔본다. 이제 여러분이 좋아하는 꽃 향기로 냄새를 바꾸고 다시 좋아하는 음식 냄새로 바꿔본다. 이 연습을 하면서 무엇을 주목했는가?

- 맛

스크램블드에그의 맛(구조를 포함해서)을 상상해보라. 아몬드나 초콜릿, 커피와 차, 무엇이든 여러분이 좋아하는 음식을 상상해보라. 어떠면 특정 감각에서 상상력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원한다면 약한 감각을 강화할 수도 있다. 관찰하는 동안-또는 실생활에서-여러분의 감각이 말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인다. 사물을 바라보면서 똑바로 보는 연습을 하라. 좀더 가까이 보라. 그런 다음 눈을 감고 상상 속에서 재창조할 수 있는 것을 주목하라. 마음속 아미지에 만족할 때까지 관찰과 상상을 계속 왕복한다. 다른 감각도 이렇게 연습할 수 있다.  155-156



연습 : 말 없이 상상하라

상상력으 활용하는 연습을 하면서 말이 필요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사실 상상력을 훈련할 때에는 이미지에 관한 말이 아니라 이미지 자체를 만드는데 관심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연습을 하다보면 나중에 가서 정신적인 이미지를 말로 바꾸는 데 시간을 들이고 싶을 수도 잇다. 하지만 지금은 상상력을 활요하고 강화하는 데만 정신을 집중하라.

원할 때에는 언제든지 상상력을 활용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그저 편한 마음으로 눈을 감고 상상력으로 그림을 그리기만 하면 된다. 그림은 자신이 원하는 어떤 방향에서도 찾아올 수 있다. 개읹거인 경험이라든가 곤찰에서 그림을 그릴 수도 잇고 책읽기에서도 그릴 수 있다. 자신이 훈련 중임을 명심하라. 마음속에 원하지 않는 이미지가 그려지면 단순하게 털어버리면 그만이다. 처음에는 이웃집 고양이처럼 간단한 이미지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마음속에 그림을 그리고 여러 가지 감각으로 그 그림을 참험해보라. 그림에 관한 말을 찾으려고 하지 마라. 단지 상상력으로 점점 더 이미질르 자세하게 그리려고 해보라. 햇빛이 고양이의 털 하나하나를 비추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는가? 털의 빛깔은 제각기 다른가? 고양이를 쓰다듬는다고 상상해보라. 느낌이 어떤가? 고양이가 기분이 좋아 가르랑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가?

원한다면 간단한 그림으로 잠시 연습을 해본 다음 하나를 골라서 상상력으로 좀더 자세한 그림을 그려보든가 아니면 다른 대상으로 바꾸든가 아니면 배경그림으로 그려보라. 그리고 단 한 번에 상사으로 얼마나 자세하게 그릴 수 있는지 확인해보라. 일단 정적인 이미지로 마음이 편안했다면 이제 마음속의 그림이 어떻게든 움직이는 상상을 해본다.(고양이가 개에게 쫓기는 상상을 할 수 있는가?)

이런 식으로 상상력 훈련을 많이 할수록 상상력은 더 강화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원할 때마다 언제라도 이미지를 그릴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굳이 이미지에 관한 말을 찾아내려고 애쓰지 않을 때 상상력 훈련이 주는 이점이 또 있다. 이 훈련은 정신적인 안정과 긴장 해소 상태를 읶르어내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여겨질 것이다.  157-158



연습 : 모으기와 그림 그리기

상상력의 활용으로 일단 마음이 안정되었다면 상상력이 제공하는 것을 노트에 적으면서 모으기 훈련을 추가할 수 있다. 자신이 관찰할 것 또는 기억에서 모은 재료를 되돌아보면서 상상력 훈련에 사용하고 싶은 것을 고른다. 지금은 간단한 것이 좋다. 경험 전체가 아니라 간단한 장소나 사람, 짦은 순간이면 된다. 

이제 상상력을 활용해서 자신을 그 장소나 사람, 순간에 투입한다.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상상 속에서 그 사람이나 장소, 순간을 재창조한다. 그리고 밖에서 외부 모으기를 할 때처럼 특수한 세부 내용의 중요성을 기억하면서 세부적인 감각을 가능한 한 만힝 적어본다. 그리고 상사에서 본 것과 기록한 것을 계속 왕복한다. 어희 사용에 집중하기보다는 좀더 명확한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도록 상상력을 홛대하는 데 정신을 집중하라.

지금 여기서 모은 것은 관찰훈련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세부적인 감각이다. 하지만 주변 세계에서 모으는 대신 상상력으로 모은 것이다(기억력이나 관찰력과 협동으로)

이제 모은 것을 훑어보고 상상 속의 그림을 노트에 말로 표현하려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세부적인 것들을 몇 개 골라본다. 필요한 언어를 찾아낼 수 없을것 같으면 정확한 말을 골르려고 애쓰기보다 마음속 그림을 좀더 명확하게 그릴 수 있는지 확인해보라.

어떤가? 여러분이 연습한 과정을 주목해보라. 처음에는 마음속에 그림을 그리고, 이어 가능한 많은 세붖거인 내용을 모은 다음, 그것들 중에서 자신의 것을 표현하기 위해 하나를 선택했다. 아마 이 훈련을 반복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이번에는 움직이는 사람(동물이나 사물)을 그려본다. 세부적인 감각을 모은 다음 그중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골라 그림을 말로 표현해본다.  158-159



연습 : 그림을 위한 독서

사람들은 학교에서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읽으라고 배웠고, 또 읽은 것을 분석하는 것도 배웠다. 하지만 상상력을 활용하는 것은 배우지 못했다. 러시아 출신의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코넬대학에서 문학 강의를 할 때 학자로서가 아니라 작가로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래서 기말고사를 치를 때면 "<안나 카레리나>에 나오는 기차의 좌석은 무슨 색깔이었는가?"와 같은 질문을 했다. 나보코프가 원한 것은 학생들이 그들 자신의 상상력으로 작가의 글에 참여하는 것이엇다. 현역 작가로서 나보코프는 학생들이 단순한 분석으로는 결코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책을 읽을 때 제대로 책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오늘날 이렇게 감성적인 방식으로 문학을 가르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은 범죄나 다름없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여러분 스스로 이런 방식으로 문학을 이해하는 것이 쉽다는 점이다. 아마 여러분은 벌써 대부분 이렇게 책읽기를 하고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한 훈련이 여기에 이삳. 독서를 할 때에는 책에서 나온 말이 상상 속에서 살아 움직이게 하라. 그리고 그 글이 마음속에서 감각적인 그림을 그리는지 확인하라. 생생한 그림을 그리는 구절을 찾으면 어떻게 작가가 그런 글을 쓰게 되었는지 파악해본다. 작가는 어떤 종류의 세부적인 감각을 사용했는가? 어떤 순서로 사용했는가? 아마 여러분은 그 구절을 모방하는 글을 쓰고 싶을지도 모른다.(원한다면 소설이나 시, 연극을 테이프나 CD로 들으면서 자신의 상상력을 단련할 수 있다.)  161-162



상상하는 법 : 기초훈련 

1. 몸의 긴장을 푼다.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심호흡을 하라. 숨을 쉬면서 마음의 긴장을 완전히 풀고 다른 생각을 떨쳐버린다. 

2. 작가의 능력을 발휘해서 노트에 적은 재료를 읽어본다. 상상하고 싶은 것을 목록으로 작성하라. 한 사람이나 한 장소, 한 가지 사물처럼 간단하게 시작하라. 훗날 전체적인 장면을 상상하는 연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3. 목록을 검토하면서 눈에 띄는 항목에 표시를 하라. 하나를 골라서 새로운 페이지의 맨 위에 써본다.

4. 이제 눈을 감고 선택한 주제를 상상하라. 필요한 감각을 모두 동원해서 그 주제가 마음속에서 살아 움직이게 한다. 가능하면 그 이미지를 자세하게 만들어본다. 그리고 원한다면 그 그림을 다듬거나 자세하게 묘사할 수 있는 다른 재료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5. 정적인 이미지로 시작하라. - 예를들어 한 사람의 모습이 어떤지와 같은 - 이어 원한다면 그 이미지에 동작을 입혀본다. 그 사람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가? 그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가? 

6. 원한다면 자신에게 떠오른 상상르 자세하게 적어본다. 생각이 막히면 적당한 말을 찾아내려고 고심하지 마라. 대신 눈을 감고 그 그림을 다시 떠올리면 된다.  163



연습 : 만들어내기

1. 가고 싶은 장소를 상상해본다. 실제로 가본 곳이 아니라 상상력으로 꾸며낸 장소여야 한다. 그곳의 감각적인 세부 내용을 상상하기 위해 협동가능을 활용한다. 상상한 것을 적어보라. 상상의 내용과 토느 사이를 계속 왕복하면서 마음에 드는 세부 내용을 골라 노트에 그 장소를 묘사한다. 이것은 상상력과 창조적 기능이 협동작용을 하는 하나의 예다. 저장된 이미지를 불러 모은 다음 새로운 방식으로 그것들을 조합한다. 어쩌면 나뭇잎이 자줏빛으로 조합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분의 상상력이 나무와 나뭇잎, 자주색에 익숙해 있지 않다면 이렇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2. 개를 상상해보라. 뼈다귀를 먹는 개를 상상한다. 그리고 거리를 건너가는 상상을 한다. 거리의 모습은 어떤가? 거기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가? 이제 개가 달리는 상상을 한다. 개가 거리를 따라 내려가며 사람들 사이를 빠져 나가더니 차를 뛰어넘는다고 상상해보라. 이제는 버스도 뛰어넘는다. 집도 뛰어넘고 10층짜리 건물도 뛰어넘는다. 

이렇게 상상하는 것이 어려운가? 대부분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의 상상력과 창조력은 아마 수월하게 협동하여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상상력과 창조력이 결합한 힘은 먼저 우리 마음속에서 발휘도리 수 있고, 자신이 원한다면 이전에는 결코 존재하지 않던 것을 노트로 옮길 수도 있다. 자신이 선택한 사람이나 동물, 사물과 함께 이 연습을 다시 해보고 이어서 거기에 원하는 동작을 입혀보라. 마음속에 한 사람의 입술이 미소로 움직이는 동작을 볼 수 있는가? 강도 사건의 현장에서 도망치는 차 소리를 들을 수 있는가?

3. 현실 속에 잇는 것이든 만들어낸 것이든 사람이나 장소, 사물 주에서 하나를 고른다. 상상력을 활용해서 그 대상을 그려보고 세부적인 내용을 모은다. 이어 상상력을 동원해 자신을 그 사람(또는 장소나 사물)의 내부로 집어넣고 말하게 한다. 그 대상은 주변세계에서 무엇을 주목하는가? 그 대상은 무엇을 보고 들으며 무엇을 만지는가? 그 대상은 이밖에 무슨 할 말이 있는가?

4. 대화 중인 두 사람을 상상한다. 이들이 주고받는 말을 듣는 상상을 하면서 청중의 이미지를 만드는 연습을 하라. 원한다면 그들의 말을 적어볼 수도 있다.

상상력과 창조력이 협동하는 이 훈련이 재미있다면 자기 자신만의 새로운 상상을 만들어보라.  165-166


시인 A. E. 하우스만은 시를 위한 재료를 마음에 채운 뒤 나무 밑으로 가서 낮잠을 자곤 했다. 그리고 나무 밑에서 잠을 깬 뒤에 보면 마음속에 시가 완성되어 있었다고 한다. 존 업다이크는 글을 쓰던 서재를 자주 비운 채 정원으로 나가 하늘을 바라보곤 했다. 그때 그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을 보고 가족들이 집안일을 부탁하자. 업다이크는 "지금은 일하는 중이라 안 돼"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소설가 루이스 브롬필드는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는 중에 잠재의식을 단련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앗따. 브롬필드는 "아침에 잠을 깨보면 오랫동안 나를 괴롭히던 기법이나 구성, 등장인물의 문제가 잠을 자는 동안에 완벽하게 해결된 경우가 아주 많았다."라고 말햇다. 이런 작가들은 창조적 기능의 활동적 리듬과 수동적 리듬을 활용하는 법을 알았으며, 의식과 무의식 두 가지를 활용하는 법도 알았다고 볼 수 있다. 

잠재의식이 여러분에게 선물을 안겨주기를 바란다면 먼저 잠재의식으로 뭔가를 불어넣어야 한다. 잠재의식은 원활한 활동을 위해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유력한 방법의 하나는 작가 능력의 일부나 전부를 활용해서 재료를 모으는 일이다.  171-172


연습 : 관찰에 관해 곰곰이 생각하기

밖으로 나가 관찰훈련을 한 다음 관찰한 것에 대해 여러분의 잠재의식이 숙고해볼 시간을 준다. 또는 기억훈련이나 상상룬련을 한 다음 잠시 쉬었다가 무엇이 떠오르는지 살펴보라. 잠재의식이 여러분에게 제공하는 것을 적는다.



연습 : 수용 상태로 들어가기

주제를 하나 고른다. 주제에 대한 재료를 모으기 위해 초점을 맞춘 프리라이팅을 활용해 적어도 10분간 쓴다. (어느 것이든 여러분이 선택한 작가의 능력을 활용한다) 이렇게 하면 여러분의 잠재의식은 여러분이 이 주제에 대한 재료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다음 자리에 눕거나 산책을 나가거나 집안일을 하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정신이 수용 상태에 들도록 한다. 잠재 읫기이 뭔가 새로운 재료나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그것을 적는다.



연습 : 꾸물대는 습관을 활용하라

여러분이 글쓰기에 대해 꾸물대는 성향이라면 이렇게 하라. 재료 모으기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이 고른 주제에 대해 프리라이팅을 조금 해본다. 그 주제를 고르게 한 자신의 경험에 관해 쓰고, 그 주제에 관해 의문 나는 것을 쓰고, 어떻게 그 주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써본다. 펜을 계속 놀리기만 한다면 무엇을 쓰든 상관없다. 이렇게 '너절한' 글쓰기로 잠재의식을 위한 준비를 하면서 홍차를 만들거나 집 앞 공원에 다녀와도 좋다. 꾸물대면서 무엇을 하든 상관없다. 그러다가 어느 한순간 여러분의 머릿속에 어떤 아이디어가 번쩍 하고 떠오르는 것을 알고는 놀라운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174



궁금한 일이 있을 때, 답을 알 수 없어 질문을 할 때, 여러분은 작가의 또 다른 능력인 호기심을 훈련하는 거나 마찬가디다. 

호기심은 욕구에서 나온다.  178



연습 : 호기심을 깨워라 

몇 분간 시간을 들여 여러분이 관심을 갖거나 호기심을 느끼는 모든 것을 목록으로 작성해본다. 계속 펜을 놀리다. 여러분은 무엇을 알고 싶은가? 또는 무엇을 더 알고 싶은가? 작성을 마치면 목록을 쭉 훑어보고 당장 눈에 띄는 항목들을 고른다. 이 가운데 어떤 항목이라도 쓰고 싶은 주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억나는 것이나 관찰한 것에 호기심을 품으면 잠재적인 주제를 찾을 수 있고, 이미 쓰기 시작한 주제에 대해서도 더 많은 재료를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관찰 참험' 주엥 거리예술가가 횃불로 곡예를 부리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가정해보자. 그 장면을 보며넛 여러분의 호기심은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저렇게 하면 위험하지 않을까?' , '어떻게 저런 묘기를 부리지?' , '무엇 때문에 저런 위험한 곡예를 하고 싶어할까?' 

그러면 그것들을 적어보는 것이다 아마 이런 의문이 여러분을 소설이나 시, 기사 거리로 이끌어줄지도 모른다.  180


자신의 호기심을 믿는 법을 배워라. 

사물에 대해 의문을 품고 그 궁금증을 써보라.  181



연습 : 내부 모으기로 자신의 주제를 탐험하라

더 알고 싶은 주제가 생각날 때 첫 번째 할 일은 무엇일까? 아마 여러분은 그것에 대한 재료를 찾아 탐험을 싲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첫걸음의 방향을 바꿔, 그 주제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밝히는 일이 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을 연습하려면 자신의 관심 사항을 적은 목록에서 하나를 고른다. 그런 다음 적어도 10분간 이 주제에 대해 내부 모으기를 하라(초점화된 프리라이팅 기술을 활용). 예를 들면 그 주제에 대해 여러분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 주제에 대해 어떤 경험이 있는가? 그 주제에 관한 생각이나 의견은 무엇인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서 그 주제에 대한 자신의 의문은 무엇인가? 무엇을 알고 싶은가? 등등.

기억이나 관찰력, 상상력을 활용해 자신이 수집한 재료에 대해 호기심을 발동하게 할 수 있다. 기억으로 이 훈련을 하려면, 기억을 활용해 초점화된 프리라이틴을 한 것 중 하나를 읽는다. 오직 자신이 쓴 것에 대해서만 호기심을 돌린다. 마음속에 떠오르는 의문을 모두 적어보라. 자신이 관찰한 것 또는 상상력에서 나온 재료에 호기심을 돌리고 싶을 때에도 똑같이 한다. 흥미를 느끼는 주제에 대해 처음 초점화된 프리라이팅을 한 뒤에는 이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일반적으로 여러분의 주제는 어떻게든 더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이때는 호기심을 활용하는 것이 발전을 위한 유력한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재료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다 보면 그 다음에느 ㄴ어느 방향으로 나가야 할 지 알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단 재료에 대한 의문이 생긴 다움에는 그 의문의 일부 또는 전부에 대해 답을 할 필요가 있다.

여러분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작가가 자신의 할머니에 대한 재료를 모으고 '왜 할머니는 그렇게 말씀하셨을까?'하는 의문을 품었다면, 이 작가는 자신의 경험이나 회상에서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 작가는 그 재료를 활용해서 소설의 인물을 창조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때로는 인물 설정에 도움이 되는 대답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물론 스스로 답을 찾지 못할 때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는 외부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182-183


연구 조사는 개개인의 목적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학술적 훈련 과정이기 때문에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것은 참으로 비극적인 일이다. 왜냐하면 알고 싶은 것을 조사하는 일이야말로 인생의 커다란 즐거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185


연구조사는 외부 모으기의 다른 이름으로서 관찰력보다는 호기심에 이끌릴 때가 많다. 그리고 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하고 싶기 때문에 무언가를 찾고 있다면 이 조사는 짜릿한 모험이 될 것이다.  186



연습 : 외부 모으기로 자신으 주제를 탐험하라

좀더 알고 싶은 주제를 골라서 의문 나는 것을 모은다. 이어서 의문 사항들을 하나하나 검토하면서 어떻게 답을 구할지 생각해 본다. 여러분의 의문은 백과 사전이나 온라인 검색에서 해당 주제를 찾으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인가? 아니면 탐험이 필요한 좀더 폭넓은 의문인가? 가능한 탐사 자원을 생각해보라. 필요한 답을 어디서 찾고 싶은가? 아마 여러분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답을 구하기 시작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할머니에 관한 정보나 생각이 어머니에게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어머니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의문 나는 것을 미리 적은 다음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고 싶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자 할 때는 미리 인터뷰 연습을 하고 싶을지 모른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생활에 관한 것이든 아니면 정보를 공유하거나 전문적인 의견을 나누는 것이든 자신에 관해 말하기를 즐긴다. 대다수의 논픽션 책은 적어도 얼마간은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소설을 쓰는 사람도 인터뷰를 할 수 있다. 내가 아는 어떠 ㄴ소설가는 자신이 쓰는 작품의 주인공을 수의사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소설가는 수의사에 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지만 인물 설정에 필요한 재료를 모으기 위해 어떤 수의사를 찾아가 그와 인터뷰를 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존 그리샴은 재료 모으는 일은 질색이라고 주장했지만 그 역시 변호사와 인터뷰를 해서 작품을 위한 재료를 수집하기도 했다.  187



연습 : 지식을 넓히기 위해 인터뷰를 활용하라

이 훈련을 하려면 파트너가 필요하다. 인터뷰에서 여러분은 질문자 역할을 하고 다른 한 사람은 답변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한 차례 연습을 하고 나면 역할을 바꿔서 한다. 답변하게 될 사람은 자신이 아는 몇몇 주제를 골라서 파트너에게 이 주제 목록을 보여준다. 답변자는 원하는 목록에서 어떤 주제를 배울지 결정하고 '나는 이 주제에 대해 무엇을 알고 싶은가?' 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런 다음, 잠시 인터뷰의 질문 내용을 적는다. 이 질문을 길잡이 삼아, 파트너에게 다시 인터뷰를 하면서 그 질문에 대한 파트너의 대답을 적고 또 관심 분야에 관해 파트너가 말하는 것도 적는다.

인터뷰는 단순히 정중한 대화가 아니다. 그것은 호기심을 활용하는 훈련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능숙하게 진행하는 살마은 분명한 '예' '아니오'라는 대답을 포함해서 기본적인 사실관계에 대해 답변자가 자세히 대답하도록 유도하려고 애쓴다. 또 인터뷰 진행자는 가능한 한 많은 재료를 모으려고 한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인터뷰 진행자라면 답변자의 대답을 들으면서 계속 호기심이 발동할 것이다. 답변자가 새롭게 의문을 주는 말을 할 때에는 그것을 놓치지 않고 질문해야 한다. 물로 ㄴ상대가 명확하게 밝히길 꺼리는 화제로 답변자를 몰아붙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분은 계속 관심을 유지하면서 인터뷰 도중이나 다른 시간에 더 많은 질문을 해서 관심을 보여주면 된다.

이 훈련을 더 하고 싶다면 여러분이 모은 재료를 쭉 읽어보고 새로 의문이 드는 것을 적는다. 호기심이 충족될 때까지 더 많은 질문을 하고 더 많은 대답을 구하라. 이 훈련이 마음에 든다면 또 다른 인터뷰 상대를 찾고 싶을 것이다.  188-189


학습여행의 첫 단계는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어떤 책을 읽어야하지?' 또는 '자료가 너무 많아!'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발견해나가는 과정이 즐겁다면(결국 이것이 진정한 학습의 전부다) 처음의 혼란을 견디고 학습여행을 계속할 것을 권한다. 

학습여행 중에는 도보여행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한 번에 한 발짝씩만 뗄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자신만의 독립된 학습여행을 한다면 여러분은 다음에 무엇을 배울 필요가 있는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학습해본 경험이 한 번도 없다면 처음에 여러분은 선택 방향이 너무도 다양한 탓에 움츠러들 수도 있다. 이때 글쓰기가 여러 갈래 중에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자신만의 길을 밟도록 해줄 것이다.  192-193


지금은 노트를 컴퓨터 파일로 보관한다. 따라서 노트에 스크랩할 때마다 타자를 치는 시간을 들인다.

인용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구절을 한 자 한 자 그대로 따올 때는 옮겨온 구절에 인용 부호를 찍어야 한다. 자신의 글에 해당 정보를 집어 넣을 수도 있다. 어떤 방식이든 그 구절이 들어간 해당 저서나 기사의 페이지를 밝혀야 한다.  194



연습 : 글쓰기로 배우기

글쓰기는 학습에 훨씬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렇게 해보라. 자신으 주제에 대해 일정한 정보를 모았다면 방금 배운 것을 프리라이팅 한다. 프리라이팅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 이미 주목한 정보는 어떤 것이든 반복하고 요약하면서 학습한 모든 것을 적는다. 그런 다음 배운 것을 음미한다. 방금 배운것에 관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적어라.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는가? 학습한 다른 재료와 더불어 이 정보는 자신으 주제에 꼭 들어맞는가? 학습한 다른 재료와 더불어 이 정보는 자신의 주제에 꼭 들어맞는가? 여러분이 품은 새로운 의문은 무엇인가? 이런 식의 성찰은 그 원자료에서 진정 무엇을 얻엇는지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단순하게 인용할 수 없게 되어 있는 재료를 하나로 묶는 데도 도움을 준다. 또 단순하게 인용할 수 없게 되어 있는 재료를 하나로 묶는 데도 도움을 준다. 그리고 다음 단계는 어디로 향할 필요가 있는지, 자신은 어느 방향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195



연습 : 잠재의식으로 불러 모으기

일단 일정한 외부 모으기를 하고 이에 대해 (원할 경우) 일정한 성찰을 했다면 이 재료에 대해 작업을 하도록 잠재의식에 시간을 부여하라. 사실 여러분은 자신이 수집한 것에 대한 탐사를 시작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잠시 쉬면서 잠재의식이 수집한 것에 대해 활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 다음 그 주제에 대해 초점화된 프리라이팅을 한다. 아마 여러분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배웠는지 알고 깜짝 놀랄 것이다.  196



연습 : 상상력으로 불러 모으기

여러분은 또 이 학습과정에 상상력을 불러들이고 싶을지 모른다. 처음에는 학습 도구로서의 상상력을 활용하는 것이 어쩌면 낯선 느낌을 줄 것이다. 상상력은 지적 능력을 선호하는 교육 풍토에서 추방되어 왔다. 지적 능력은 인간의 유용한 일종의 지식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므로 주제에 관해 일정한 조사를 마친 뒤에는 자신이 학습한 것에 대해 단순히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길을 찾을 수 있는지 확인하라. 예를 들어 남극 대륙에 관해 읽은 것을 상상해보는 것이다. 여러분은 모든 감각을 동원해 남극이 어떤 곳인지 상상할 수 있는가? 또 섀클턴이나 아문센처럼 초기의 남극 탐험가들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 상상할 수 있는가? 아니면 과학 탐사를 위해 펭귄에게 표식을 다는 일이 어떤 것인지 상상할 수 있는가? 그 느낌을 적을 때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싶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추위를 느끼게 해줄 묘사를 해보라. 아니면 탐험가에 관한 이야기를 쓰든가 펭귄의 표식을 바착하는 느낌이 어떤지 써보라.

이런 식으로 상상력과 호기심을 결합하면 자신의 주제를 학습하는 데 학술적인 접근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다채로운 결과를 안겨줄 것이다.  197



연습 : 자신이 배운 것을 공유하라

자신만의 주제를 만드는 또 하나의 방법은 다른 사람들-친구나 친구의 자녀들-에게 자신이 배운 것을 말하는 것이다. 다른 누군가에게 뭔가를 설명해야 할 때는 자기 혼자 힘으로 그것을 명확하게 들려줘야 한다.(아인슈타인은 '당신이 아는 것을 다섯 살배기 아이에게 설명할 수 없다면 실제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아마 자신이 아는 것을 가르칠 기회도 생길 것이다. 한 가지 주제를 배울 때 가르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배우는 것이 모험적일 때는 배우는 내용에 흥이 나기 마련이다. 이럴 때는 자신으 배움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진다. 이런 기회를 모색하라. 어쩌면 초등학교나 교회, 노숙자 합숙소에서 자신으 주제에 대해 자발적으로 말하고 싶어질지 모른다.

또한 글쓰기를 활용해 자신이 모은 자료뿐 아니라 자신의 학습과정에 대해서도 성찰할 수 있다. 여러분의 학습여행은 얼마나 진행되었는가? 다음 단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읽고 싶은 책이나 탐험하고 싶은 주제의 특정 부분에 대해 간단한 목록을 만들고 싶은가? 이렇게 성찰할 시간을 가질 때 진정으로 자신만의 배움을 갖게 되는 것이다. 자신만의 학습 계획을 짤 수 있고 원할 때는 이 과정을 아무 때나 바꿀 수 있다.  198



연구조사를 위한 조언

- 연구조사는 낯선 영역으로 들어가는 여행이다. 출발할 때 현재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언제나 좋은 생각이다. 자신의 주제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것과 밝혀내고 싶은 것을 분명히 하려면 내부 모으기를 활용하라.

- 여행 계획을 미리 자세하게 짜는 사람이라면 이 조사여행을 위해서도 같은 계획을 짜고 싶을 것이다. 이 여행이 아니라 자신만의 여해을 떠나고 싶다면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 길을 찾아도 좋다.

- 이 여행에서 어디로 향할 것인지, 도움이 되는 책이나 웹사이트를 참고하는 것도 좋다. 이렇게 하면 이미 조사한 자료를 다시 찾는 시간 낭비를 막아준다.

- 이 탐사여행이 일정한 장소를 방문하거나 사람들과 대화하는 형태가 아니라면 여러분은 기록된 원자료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이때 그 정보가 믿을 만한 것인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저자의 자격증이나 전문적인 식견을 확인하라. 그 책에서 저자가 이용한 자료의 출초를 확인하라. 연구조사를 많이 할수록 해당 저자가 제대로 알고 하는 말인지 더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다. 

- 자료의 신뢰성을 확인하는 또 다른 방법은 동네 도서관의 유능한 사서와 친해지는 것이다.  199


학습여행은 본질상 언제나 능동적인 학습이다.

능동적인 학습자가 되면 자신의 글쓰기에 변화를 줄 수 있고 개인적인 경험의 한계를 뛰어넘을 정도로 시야가 넓어지기도 한다.  201


열정적인 학습에 참여할 때는 - 사랑할 때의 정열과 마찬가지로 - 자신이 진정 살아 있다는 느낌으로 진한 흥분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자신과 타인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을 스스로를 느낌으로써 흥분을 맛볼 수 있다. 사랑의 감정은 지속적이지 않다. 반면 작가로서의 여러분은 평생 열정적인 학습자가 될 수 있다.  202


홈스는 대학을 나오지 않았지만 자신으 임무에 도움이 될 만한 분야를 스스로 공부했다. 화학실험을 하는 가 하면 발자국에 관한 공부를 열심히 했다. 파이프와 시가, 파이프용 담배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연구를 했다. 그결과 홈스는 사건 현장에 남겨진 재의 의미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홈스는 사람과 사물에 관한 정보를 냉혹할 정도로 수집했으며 그의 거실에는 개인의 백과사전이나 다름없는 자료의 보고(寶庫 보배 보. 창고 고)가 있었다.  204



연습 : 셜록 홈스가 되라-자신의 모든 능력을 활용하라

일정한 장소에서 관찰하는 것으로 훈련을 시작한다.(관찰 내용을 노트에 적는다) 이어 노트를 보며 생각하라. 여러분의 관찰은 관찰한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예를 들어 거리를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을 관찰햇다면 여러분은 그 사람이 몹시 급하거나 약속 시간에 늦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관찰했든 이에 대해 말해줄 정보를 기억이나 전문 지식에서 찾아보라. 또 계속 호기심을 발동하게 한다. 관찰한 것에 대해 마음에 어떤 의문들이 드는가? 그 의문들에 대한 답을 어떻게 할 것인가?(아마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보앗다면 아직도 금연을 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고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뒤질 수도 있다.) 또 관찰한 것에 대해 상상력을 동원할 수도 있다. 여러분의 상상력은 수집한 세부 재료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일단 이런 식으로 여러 기능을 결합해 본 뒤에 잠시 잠재의식이 활동하게 하라. 편한 마음으로 쉬면서 여러분이 제공한 모든 재료를 수용할 기회를 잠재의식에 주는 것이다. 그런 다음 노트로 눈을 돌려 뭔가를 적으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하라. 글쓰기는 어떤 방향이라도 상관없다. 그리고 탐험하고 싶은 특별한 방향에 관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계속 그 방향의 글쓰기를 한다. 여기서의 목표는 완성된 글쓰기 재료를 찾는 것이 아니라-이런 생각이 들어도-여러분이 지닌 여러 개의 작가 능력을 결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206-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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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단련법

저자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출판사
청어람미디어 | 2009-02-1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지의 거장 다치바나 다카시를 형성한 지적 생산의 방법론!『지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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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식의 거장이라 불리는 저자의 30여년 전 쯤의 책이다.

제목자체가 눈길을 끈다. 단련이란 단어와 지식이란 단어를 붙여 놓으니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책의 서두에서 '어떤 주제든 최적의 일반론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제목에서 풍기는 호기심을 무참히 짓밟는다. 뒤이어 쓸데없는 시행착오를 피하는 방법으로 타인의 경험을 배우는것에 초점을 맞추고 읽기를 원하고 있다.

책의 부제는 '다치바나 식 지적 생산의 기술'이다. 표현처럼 저자의 입력방법과 그에 따른 분류방법 그리고 출력을 위한 방법 그리고 그 사이 즉 입력된 정보가 무의식중에 어떻게 생산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다.


우선 30여년 쯤 전의 책이기에 전자산업이 발전하기 전의 내용들이 꽤 들어있다. 그 부분은 참고만 해도 될 만한 부면들이었다.

신문과 잡지 스크랩과 같은 방법들은 지금도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지금은 각 신문사들에 접속하여 기사를 검색, 스크랩등을 해서 분류해 놓을 수 있다.

그 외의 부면들은 충분히 참고할 만한 내용들이 있고, 직접 적용해 보고 싶은 점들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뷰에 관한 내용들이나 재료 메모에 관한 부면들은 최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면들이라 더 집중하여 읽었다.


개인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글을 쓰거나 강의를 위한 글을 작성할 때 거의 매번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재료 메모와 근접한데. 

개인적으로는 그것은 '단서'라고 부른다. 자료와 정보들을 수집하면서 매번 핵심 단어들을 정리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단서'라 부르며 그것으로 맵을 만들어가면서 내용들을 머릿속에서 정리해 나간다.

그리고 어느정도 맵이 형성되면 그 중에 포인트로 두어야 할 것들을 정한 뒤 단서들을 합치거나 지우기 그리고 순서를 잡는다. 

언제나 늘 느끼는 것이지만 글에서 핵심 단서가 많으면 많을 수록 읽으면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게 된다.

그렇기에 단서들을 합치시키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그것을 뼈대로 살을 붙이는 서술을 한다.


저자는 어떤 식으로 하는지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나오지 않아서 모르겠으나 어느정도는 비슷하리라 생각을 한다.


우리는 누구나 지적 성장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지(知)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

특히나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을 부추기는 세상에서는 지의 성장이 없으면 안될것으로 강조받고 있다. 그것이 옳든 아니든, 어쩌면 인간은 앎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책은 그 앎에 대해 자신만의 기술이 필요한데, 저자는 기술 이전에 기본적인 바탕은 있어야 함을 간접적으로 속독에 비유하여 표현한다.

'속독에 필요한 것은 오로지 정신의 집중뿐이다. 그 이외에 어떤 훈련도 필요치 않다' 라고 함으로 그점을 기술적인 면에 앞서 우리의 자세와 욕구의 필요성을 지적한다.

기술이 필요하긴 하지만 바탕적인 요소가 있을때 기술도 먹혀든다. 이런 기본적인 진실은 어떠한 것에든 당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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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주제든 최적의 일반론이란 존재치 않는다.  10

기본적으로는 시행착오를 피할 수 없다고 해도, 쓸데없는 시행착오는 가능한 한 피하는 편이 좋다. 그 때문에 타인의 경험을 배우는게 자주 도움이 되는 것이다.  12

속독에 필요한 것은 오로지 정신의 집중뿐이다. 그 이외에 어떤 훈련도 필요치 않다.  15


입력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는 출력의 목적이 분명하여 그 목적을 만족시키기 위한 입력이라는 점이 확실한 경우, 둘째는 입력을 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지 등은 전혀 생각지 않고 그저 즐겁게 입력하는 경우, 이렇게 두 가지다. 

'출력선행형'과 '입력선행형'이라고 부를 수도 있고, '지적생산형'과 '지적생활형'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전자의 경우 입력은 수단이고, 후자의 경우는 입력 그 자체가 목적이다.  18

어디가 필요하고 어디가 불필요한가를 어떻게 분간할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인식해두는 일이다. 목차, 작은 표제, 색인만을 활용해도 대체적인 감을 얻을 수 있다.  20


목적 없는 스크랩은 그만둬라

나중에 자신이 다시 한 번 입력할 가능성이 없는 정보는 보존해 두어봤자 의미가 없다. 미래의 출력(넓은 의미의 출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수준의 출력도 포함된다)에 도움이 될 성싶지 않은 정보 같은 것도 보존해둘 의미가 없다.  36

목적이 확실한 경우에도, 그 목적에 비추어볼 때 기사를 스크랩해두는 것이 가장 유효한 방법인지 아닌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37


분류는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독자적인 분류법을 고안하는 게 제일 좋다.  42

새로운 분류항목을 생각해 내려고 할 때는 기존의 분류항목과 동일한 평면에 서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분류라는 것은 대체로 하나의 평면에 주목하여 그 평면을 분할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새로운 분류를 생각한다는 것은 눈앞의 대상을 기존의 분류평면과는 다른 평면 위에서 새로이 포착해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47

사고의 유연선을 기르는 데 좋은 훈련으로는 인간을 둘로 분할하는 기준을 잇달아 생각해보는 방법이 있다.  48

 

개인으로서 해야 할 정보정리는 어디까지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하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따위의 일은 하면 할수록 어리석은 짓이다.  87


입문서의 선택법

서점에서 원하는 분야의 서가 앞에 서면 책을 한 권 한 권 꺼내보는 것이 좋다. 목차를 슬쩍 보고 서문을 휘리릭 훑고 본문을 훌훌 넘겨가면서 군데군데 발췌해서 읽는다. 권말의 참고문헌, 색인, 후기 등을 훑어본다. 발행연월일과 지금까지 몇 판을 찍어왔는지, 그리고 저자약력 등도 봐둔다. 이만한 절차만으로도 자꾸 하다벼면 상당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97

좋은 입문서는 다음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첫째, 읽기 쉽고 알기 쉬울 것.

둘째, 그 세계의 전체상을 적확히 전해줄 것.

셋째, 기초개념 기초적 방법론 등이 깔끔하게 정리 및 세지되어 있을 것.

넷째, 장차 중급, 상급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공부해가면 되는지, 무엇을 읽으면 되는 지가 제시되어 있을 것 등이다.

입문서는 한 권만이 아니라 몇 권은 사는 편이 좋다.  98


선을 그을 때 자기 나름대로 몇 종류의 선을 긋는 방법과 선을 그은 페이지의 여백 부분에 붙이는 부호 등을 고안하여, 중요도를 구별하고 의미부여 등도 해두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해두면 두 번째 읽게 될때나 나중에 필요한 대목을 참조할 때 편리하다. 좀 더 확실한 기억을 남겨두고 싶을 때는 표지(겉표지든 속표지든)의 속지에 페이지와 사항을 간단히 메모해두는 것도 좋다.  103



인터뷰 취재란 한마디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문제가 정확히 설정되면 반은 답을 찾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흔히들 말한다. 인터뷰에서도 뭘 들어야 하는지 이해하고 이싿면 반은 알아낸 것과 마찬가지다.

자신이 무엇을 들어야 하는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이다.  122

"어떻습니까?"

"느끼신 바를 좀....."

이라고 질문을 하기만 하면 상대가 뭔가 정리된 의견을 당연히 지껄여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는 어수룩한 저널리스트가 너무나도 많은 것이다.  123


너무 안이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질문할 때는 반드시 그 문제에 대해 자신도 질문을 받고 있는 것이다.  125

구체적으로 말하면 첫째, 알려고 하는 것이 어떤 사실에 대한 것인가, 아니면 사실 이외의 것, 예컨대 상대의 의견이나 판단 같은 것인가를 구별하는 게 중요하다.

사실을 알려고 할 경우, 그것이 객관적 사실인가, 아니면 주관적이고 내적인 사실인가를 구별한다. 심경이나 심정 같은 것은 후자에 해당한다.

객관적 사실은 나아가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한다. 역사적, 경험적 사실이든가 아니면 보편적, 추상적 사실이다. 기억과 지식이라고 분류해도 좋다.

범주를 구별해둘 필요가 있다.  126


질문 메모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 상대방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언제라도 잽싸게 참조할 수 있도록 만든다. 예컨대 별지로 갖고 있든가, 노트나 메모장의 첫 페이지 등 언제나 넘겨볼 수 있는 곳에 개재해 둔다. 그렇지만 가능한 한 보이지 않는 편이 좋다. 질문요강은 최대한 머릿속에 주입해 넣어둔다. 그리고 임기응변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준비한 질문항목을 순차적으로 소화해나간다.  127


첫째는 준비, 둘째는 상상력

반복하지만 좋은 질문을 하룻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인터뷰의 성패가 50% 이상 결정된다. 과연  어떻게 하면 좋은 질문을 할 수 있을까.

첫째는 준비, 둘째는 상상력이다.

준비는 아무리 많이 해도 지나치지 않다. 준비란 자신이 듣고자 하는 것에 관한 예비지식을 얻는 것, 그리고 자신이 듣고 싶은 내용을 머릿속에서 정리해 메모를 해두는 것이다. 특별한 예비지식을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 메모도 작성해두는 게 좋다. 특히 역사적 사실 관계에 대해 인터부할 때는 관련 사실의 시간적 선후 관계가 확실히 정리된 연표 같은 것을 작성해두는 게 필수다. 연표를 만들어보면 기존의 지식에서는 어디가 누락되어 있는지가 드러난다. 

상상력은 '사실적 상상력'과 '논리적 상상력'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가 흔히 말하는 상상력이고 후자는 내가 만든 용어다. 사실적 상상력은 역사적, 경험적 사실을 물을 때 특히 중요하다. 처음에 질문 요강을 만들 때가 아니라 그 요강에 입각하여 구체적 질문을 거듭해가는 과정에서 상상력이 중요하다.

역사적 사실(넓은 의미에서 과거에 일어난 일 모두)을 물을 때 필요한 기초적 사실 관계는 누구라도 알 수 있게 5W1H(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 형식으로 요약할 수 있다. 누구라도 형시적으로는 그런 질문을 할 것이다. 그렇지만 5W1H의 하나하나에 대해 얼마나 구체적으로 사실을 끌어내어 깊이 파고들 수 있느냐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어디서 차이가 생기는가 하면 바로 질문자의 상상력에 의해서다.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피상적인 답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보다 구체적인 디테일을 요구하며 질무넹 질문을 거듭한다. 하지만 상상력이 결핍된 사람은 상대의 피상적인 답변에 만족하여 그 이상의 물음이 나오지 않는다.  131-132


체험적 사실인가, 전달이나 추측인가

역사적 사실 관계에 대해 인터뷰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그 사람이 직접 체험한 사실과 단순한 전달 내지는 추측을 구별하는 것이다.  132


논리적 상상력

논리적 상상력이라는 것은 사실들을 연결하는 논리를 찾아내는 능력, 혹은 다른 사람의 추론을 듣고 거기에서 논리적 결함을 발견하는 능력이다. 생각을 조리 있게 하는 능력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상상력이 결여된 사람은 자신이 경험한 사실을 이야기할 때도 여기저기 구멍이 숭숭 둟린 이야기밖에는 할 수 없듯이, 논리적 상상력이 결여된 사람은 허점투성이의 논리밖에는 전개하지 못한다. 그리고 논리적 상상력이 결핍된 질문자는 그 결핍을 찾아내지 못한다.

그래서 논리적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면, 전혀 논리가 서지 않는 대화를 나누고는 서로 만족하며 끝난다. 그것이 개인적 대화에 그친다면 제3자가 크게 불평을 늘어놓을 이유도 없지만 전문적인 인터뷰라면 완전히 낙제점이다.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 인터뷰어라면 상대에게 논리적 상상력이 결여된 경우에도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고 또 던져서 상대가 조금이라도 조리 있는 얘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만 그 경우 과잉유도에 의해 상대의 본의가 아닌 것을 내뱉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또한 상대방의 논리에 허점이 없나, 지나치게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이치만을 앞세워 따져 묻는 것도 좋지 않다. 일상언어의 세계에서 논리학적 엄밀성을 가지고 이야기의 논리를 추적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조리 있는 이야기라면 논리 전개의 절차 같은 것은 다소 뛰어넘어도 전혀 문제가 안 되며 보통 그렇게들 뛰어넘는다. 그런 것은 논리의 결여가 아니다. 논리의 결여라는 것으 ㄴ본질적으로 이야기의 조리가 서 있지 않은 경우를 가리킨다. 어떤 전제로부터 유도될 수 없는 결론을 억지로 유도해버리는 식의 논법이다.

논리 전개를 다소간 뛰어넘은 것인지 아니면 논리의 결여인지는 논리적 상상력이 결여된 사람에게는 좀처럼 분간이 잘 안되는 문제다. 전자라면 생략화법이지만, 후자는 만약 악의적인 것이라면 궤변이요, 선의에서 나온 것이라면 오류다. 양자는 엄밀하게 구별되어야만 하는데 그게 그리 간단치가 않다. 구변이 좋은 사람이 수비게 남을 구워삶을 수 있는 것은 교묘하게 전자와 후자를 슬쩍 바꿔치기 하기 때문이다. 정치가는 특히 이런 데 능한 사람들이다.  136-137

(거짓 논리를 간파하기 위해 논리학을 조금 공부해보면 도움이 된다)


실례를 범하는 게 아닐까 너무 걱정한 나머지, 묻고 싶은 것도 묻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의미가 없다. 아무리 묻기 어려운 것이라도 묻고 싶은 것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야 한다. 에두른 표현은 삼가는게 좋다. 에둘러 표현했을 경우, 쌍방이 서로 질문을 다른 뜻으로 해석한 채 이야기가 진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중함을 잃어선 안 된다. '정중하게 정곡을!'이 가장 좋다. 경험을 쌓지 않으면 안 된다.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이해될 때까지 묻는다.  140

부끄럽더라도 모르는 것은 잘 모른다고 말하고 그 자리에서 묻는 편이 좋다. 게다가 그런 부분을 따져 물었을 때, 의외로 이야기가 재미있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일도 종종 생긴다. 알은 체를 하면 그런 발전 가능성을 죽여 버릴 수도 있다.

또한 보충취재는 귀찮아하지 말고 몇 번이고 해야 한다.

누두든 한 번의 인터뷰로 완벽한 취재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

좋은 이야기를 듣기 위한 조건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 녀석은 이야기를 나눠볼 만한 놈이군, 하는 생각을 상대방이 갖게 만드는 것이다. "이야기를 나눠볼 만한 놈"이란 이야기가 통하는 상대라는 말이다. 지적으로 이야기가 통하기 위해서는 이쪽이 충분한 예비지식과 이해력을 갖추고 있다는 느낌을 상대방이 갖게 해야 한다. 정서적으로 이야기가 통하기 위해서는 '내 기분을 잘 알아주는군' 하는 느낌을 상대방이 갖게 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인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녀석이군'하는 마음을 먹게 해야 한다.  141-142


출력 중에서도 주로 글쓰기에 관해서다.

'입력과 출력 사이'라는 제목으로 오로지 '사이'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까 구상하기도 했다.  

   입력        - 사이 -     출력

원재료 공급 - 공정 - 상품출하  144

가장 중요한 부분, 즉 머릿속의 발효 과정, 머릿속에서 생각이 정리되어가는 과정 그 자체에 대해서는 어떤 방법론도 없다.  146


어떻게 하면 좋은 문장을 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무의식의 능력을 고양시킬 수 있을까?

가능한 한 양질의 입력을 가능한 한 다량으로 해주어야 한다. 그 이외의 수단은 아무것도 없다.

좋은 문장을 쓰고 싶으면 가능한 한 좋은 문장을 가능한 한 많이 읽어야 한다. 그 이외에 왕도는 없다. 문장을 쓰는 방식에 대해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  153-154

좋은 문장을 즐기면서 읽는 게 최고다. 

어떤 게 좋은 문장인지 스스로는 판단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좋은 문장에 대한 고정된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이 좋은 문장이라고 생각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많이 읽어가는 중에 판단 기준이 저절로 높아져 갈 것이다.  154


실용적인 주의를 한 가지 상기시켜 두자면, 문장을 쓰면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집요할 정도로자기 머릿속에서 반복하여 새로 읽어보는 것이다. 실용적인 주의는 이것 하나로 충분하다.

매끄럽게 읽히지 않는다면 매끄러워질 때까지 손을 본다. 손을 보는 가운데 머리가 혼란스러워져서 무엇이 좋을지 자신도 알 수 없게 되어버리는 일이 간혹 생긴다. 그럴 때는 과감히 쳐내는 방향으로 손을 댄다. 매끄럽지 않은 부분은 반드시 긴 문장이다. 그러니 우선 수식어(수식어구)를 덜어내고 연문(連文), 복문은 단문화 하여, 가능한 한 단순하고 짧은 문장으로 만들어본다. 그래도 매끄럽게 읽히지 않으면 문장구조를 바꿔본다. 구체적으로 주어를 바꿔본다. 주어를 바꾸면 문장 전체가 바뀌지 않을 수 없다. 주어를 바꾸자마자 지금까지의 신음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문장이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일이 흔히 있다.

또 하나의 방법은 동사적 표현의 문장은 명사적 표현으로, 명사적 표현의 문장은 도앗적 표현으로 바꿔보는 것이다. 어절이든, 구절이든, 문장 전체든 아무거나 좋다. 어떤 문장의 어떤 부분이라도 이렇게 바꿔쓰기가 가능하다.  155


예컨대 요 앞에 쓴 문장 말미의 '바꿔쓰기가 가능하다'라는 명사적 표현 부분은 '바꿔쓸 수 있다'라는 동사적 표현으로 바꿀 수 있다. 이 바꿔쓰기는 조금 훈련을 하면 누구라도 할 수 있게 된다. 어떤 문장이라도 괜찮으니 그 문장의 명사적 표현 부분을 동사적 표현으로, 동사적 표현 부분을 명사적 표현으로 전부 바꿔 써보는 연습을 해보시라. 

혹은 주어를 전부 변경해보는 연습도 해본다. 그러한 연습을 해보면 어떤 문장이라도 다양한 바꿔쓰기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문장을 바꿔써도 매끄럽게 읽히지 않으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을 과감히 전문 삭제해 버린다. 그러면 그대로 뒷문장으로 부드럽게 이어지면서 전체가 산뜻해지는 일이 자주 있다.  156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재료를 정리하여 콘티를 짜서 그 콘티대로 글을 쓸 수 있다면 그편이 틀림없이 좋을 것이다. 다만 말이 그렇지 실제로는 콘티를 제대로 못 짜서 아무리 여러번 애를 써도 잘 안 된다든가, 콘티를 짜봤자 아무리해도 펜이 그대로 움직여주질 않는 습성을 가진 사람은 나 말고도 적지 않을 것 같다. 그런 사람에게는 굳이 콘티에 구애받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161

헌데 콘티가 없는 경우에는 과연 무엇을 의지처로 삼아 쓰는 걸까. 내 경우는 흐름이다. 흐름을 따라가며 쓴다.  162

콘티를 짠다는 것은 말하자면 집필 전에 미리 흐름을 짜는 것이다. 콘티를 짜지 않고 흐름에 맡겨 써간다는 것은 쓰면서 시행착오를 의지처 삼아 단락마다 콘티를 모색해가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163


내 경우에도 전혀 아무것도 없이 글을 쓰는 일은 거의 없다. 보통은 간단한 메모를 사전에 한다. 메모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현재 가지고 있는 재료를 잊지 않기 위해서고, 또 하나는 그때그때 떠오르는 반짝 아이디어를 잊지 않기 위해서다.  169


콘티 없이 글을 쓸 경우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이 바로 '재료 메모'다. 쓰기 시작하기 전에 다시 한번 모은 재료들을 훑어본다. 그때 미리 준비해둔 메모를 본다. 이것이 '재료 메모'다.

재료를 메모하기 위해서는 메모 내용을 최대한 잘라내야 한다. 문장을 써서는 안 된다. 단어를 쓰든가 기껏 길어야 어절까지가 고작이다. 한 단어 한 단어에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담는다.  174

메모의 메모를 작성한다. 

메모의 메모를 작성해도 여전히 양이 너무 많을 것 같으면, 이번에는 메모의 메모를 다시 읽고 메모의 메모의 메모를 작성해보면 어떨까.  175

서두를 어떻게 쓸지는 아무리 고뇌해도 부족하지 않다.  176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재료를 새로 모아보는 것도 좋다.

시간적 여유가 없으면 근본적으로 발상을 바꿔보는 것이 좋다.  177

좋은 차트를 그리는 게 그리 간단치는 않다. 첫째, 모은 재료를 개념적으로 분석하고 정리한다는 게 좀체 쉽지가 않다. 다음으로 컨셉트와 컨셉트 사이의 착종된 연관 관계를 발견하고 그걸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또 어렵다. 이것 또한 일단 그려보는 게 좋다. 그러보면 자기 생각의 결함을 눈으로 볼 수 있다. 몇 번이고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보다 좋은 차트를 작성해갈 수밖에 없다.  190




문체는 개성이다. 어딘가에서 읽은 듯한 스타일의 문장밖에 쓸 수 없는 사람은 개성을 아직 확립하지 못했든가, 개성을 상실해버였든가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문제는 만들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ㅏ. 자연스레 현성되는 것이다. 나도 젊었을 때는 의식적으로 다양한 스타일로 써본 일이 있다. 다양한 저술가의 스타일을 흉내 내 써본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당 최 내 몸에 붙질 않았다. 결국 어떤 문체로 쓸지를 완전히 망각해버리고자연체로 썼을 때 그 사람의 문체가 태어나는 것이다.  192

문체는 물론 중요한 것이지만문학작품이 아니라면 문체에 너무 마음을 쓰는 것은그다지 권장할 일이 못된다. 문체는 옷이다. 문체에 의해 표면을 장식할 수는 있어도 실질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자신의 문체에 대해 방황하는 동안은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것이 좋겠다.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으면 사라은 좀체 납득하지 않는 법이다.  193

문체에서 또 하나 말해두어야 할 것은 독자에게 아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독자에게 아첨하는 것은 문장을 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이 흔히 사로잡히기 쉬운 유혹이다. 왜 그렇게 되느냐하면 필요 이상으로 독자를 의식하기 때문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독자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은 텔레비전 시스템 저편에 있는 시청자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텔레비전 카메라를 향하여 만인을 향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바로 그와 같은 심리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195


설명 미숙의 근본원인을 살펴보면 대체로 설명 순서가 잘못된 경우가 많다. 설명 순서를 바꾸기만 해도 명료해지는 예가 많다. 그러면 올바른 설명 순서는 어떠해야 할까? 그것을 생각하기 위해서는 모름지기 설명이란 어떠한 프로세스인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202

논리학에서 말하는 '충족이유율'이 만족되었는가를 확인하라는 말이다. 어떤 것을 말하기 위해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제시되었는지를 보라는 것이다. 그걸 확인하는 좋은 방법은, 자신이 누군가와 한 창 논쟁을 하고 있고 그래서 조금이라도 빈틈이 있으면 내 쪽의 어떤 약한 부분이라도 상대방이 물고 늘어질 것이라 가정하는 것이다. 그렇게 가정하고 나서 자신이 쓴 것을 새로 읽어보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내가 저쪽 논쟁 상대라는 생각으로 다시 읽어보라는 말이다.  203


회의정신이 필요하다. 저널리스트 등과 같이 정보를 취급하기를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은 직업적 회의정신이 몸에 배지 않으면 안 된다.  208

확인이 되기 전까지는 그것이 미확인 정보임을 잊지 말고 그에 걸맞은 처리를 하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은 쉽사기 믿어버린다. 믿고 싶은 거라면 마확인 정보라도 그만 진실이라고 믿고 만다. 역으로 믿고 싶지 않은 것은 어떻게든 그 정보가 진실이 아니라는 증거를 찾으려 한다. 누구라도 그러한 편견으로부터 100% 자유롭긴 어렵다. 자신이 믿고 싶은 것에 딱 들어맞는 미확인 정보를 얻었을 때야말로 안전한 확증을 잊지 말자, 라고 평소부터 자신에게 타일러두는 것 말고 다른 예방법은 없다.  209

어쨌거나 어떤 정보든 수용하기 전에 반드시 음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과를 사기 전에 혹시나 상한 사과가 아닐까, 누구나 조금은 살펴보듯이, 정보도 받아들이기 전에 상한 것이 아닌지 좀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정보 음미의 기본은 그 정보의 출처를 생각하는 일이다. 

그 정보를 그 정보 제공자가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오리지널 정보원으로부터 그 정보 제공자에게 정보가 흘러들기까지의 프로세스 전체를 상상한다든가, 따져 묻는다든가 해서 그 프로세스에 뭔가 의심쩍은 부분은 없는지, 정보전달 과정에 문제는 없는지 등을 숙고해본다.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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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애니멀

저자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출판사
흐름출판 | 2011-12-15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관계가 사람을 창조한다!사랑과 성공, 성격을 결정짓는 관계의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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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기록 보기


아마존 42주 연속 베스트 셀러인 책이라 한다. 10년쯤 전에 한국에서도 반향을 일으킨 '보보스'라는 표현으로 책을 내었던 저자이다.

지인의 추천을 통해 접하게 되고, 책을 읽었다.

첫 번째 눈에 띈것은 앞서 언급한 '보보스'의 저자이라는 점과 심리학적인 접근을 통해 일생을 관찰해 본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두 번째로는 책의 두께이다. 

세 번째는 책의 색이다. 무슨이유인지는 알 수 없지만 표지의 색이 마음에 들었다. 어쩌면 나의 무의식속에 색이 긍정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책은 '무의식'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지에 대해 책 전체를 통해 강조하고 있다. 

그러한 무의식은 '관계'를 통해 형성되는데, 우리는 학교에서 배운 첫 번째 교육기관인 가정내에서 형성된 관계를 통해 어린시절의 무의식 생성과, 성장해 가면서 두 번째의 교육기관인 학교를 통해 배움과 소통으로 형성된 무의식이 사람의 일생을 통해 나타나게 되고, 성인기의 생활속에서 추구하는 대부분의 생각을 좌우하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점을 방대한 심리학적 자료와 소설적인 전개 방식으로 서술하였다.

에리카와 해럴드라는 두 주인공이 태어나면서 부터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의 환경과 교육이 성인이되어 가는 그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사회 생활에서 어떻게 나타나게 되며, 그들의 자의식이 어떤 작용을 통해 전개되어가는지에 많은 심리학자와 철학자들의 표현을 통해 서술한다.

또한 그들이 서로다른 환경과 가치관속에서 일을 통해 만나게 되고 사랑하고 결혼하게 되는 과정에서 사람의 사랑이 어떤 작용들을 해 주는지.

사회생활에서 열정이 나타나는 방식, 노인기에 그들의 심리적인 상태와 해럴드의 죽음까지를 그려내면서 인간이 무의식을 통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으며, 관계의 소통이 사람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한다.


개인적으로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을 접하기 전에 일일이 수를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심리학 서적들을 꽤나 읽었다.  

이 책은 방대한 자료를 통해 서술하였기에 낯 익은 표현들이 많이 있었다. 

이러한 내용을 꾸미면서 소설형식을 빌리지 않았다면 매우 딱딱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인데 그렇더라도 내용은 매우 흥미로웠을 거라 생각된다. 책의 판매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다소 딱딱한 내용을 소설형식으로 인생전체를 다루어 줌으로 독자에게 가까이 그리고 따라가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해 주고 있다.


우리는 흔히 이성을 보려할 때 그의 부모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도 그렇다.

사랑에 눈이 멀면 잘 보이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부모를 만나고 그들의 생활을 보게 되면 이성이 어떻게 살아나갈 것인지 짐작할 수 있고, 실제로 그 범주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이 점을 보더라도 어린 시절의 환경은 한 사람의 거의 모든 일생을 통해 나타나게 된다는 사실이다.

학자들의 표현에 의하면 어린아이들은 4살 이전에 태도를 거의 습득하게 되고, 초등학교 입학전에 부모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해 줄때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두뇌의 발달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 말을 들어서 일까 .. 관찰해 보면 분명 틀리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태도를 보면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만 최소한 어린시절에 그들이 부모와의 교류가 많았는지 적었는지는 알 수 있다.

책의 내용에서도 해럴드는 여유있는 집안에서 부모와의 소중한 관계를 형성해 나가고 그들의 관심과 보살핌이 훌륭한 교육이 되었던 시절을 보낸다. 

그에 반해 에리카는 관심과 돌봄을 거의 받지 못한 유년시절을 가졌다.

누가 옳고 그른가의 판단은 뒤로하고, 그들의 성인기의 전반에서 심리적 안정감과 평정은 틀리게 작동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해럴드는 학교에서 좋은 교사를 만나게 됨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체계적인 방법을 알게 되지만, 에리카는 반대였다.

물론 에리카가 무기력한 삶을 살지는 않았다.(여기서 생각해 볼 점이.. 우리의 현실에서 에리카와 비슷한 경험을 하면서 자라온 사람들의 대다수는 무력감에 휩싸여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기대하지 못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스스로 삶을 꾸려가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성공에의 열망이 있었다.


성인이 된 그들이 에리카의 사업아이템으로 만나고 사랑을 하게 되고 함께 하면서 사업을 운영하고 환경의 변화로 사업을 접게 되어 가는 과정에서도 우리가 사랑을 하게 되는 부면에서 생각하게 될 점을 생각해 보게 된다.

그들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만나 살아가게 되면서 공통된 목표가 있음으로 크게 틀어지지 않았던것 같다. 또한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었다.

에리카는 사업을 접고, 회사를 들어가면서 회사의 엘리트들의 사고와 생활에서 잘 못된 부면들을 관찰하게 되는 점들은 책에서 언급되지는 않지만 해럴드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았을거라는 생각을 한다.

책에서는 도덕관념은 교육이 아니라 사람의 본성에 내재되어 있다고 하였지만, 개인적으론 그렇기도 하지만 해럴드와의 생활에서 해럴드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운 부면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무의식의 장점과 단점을 언급한다. 그것이 우리에게 좋은 작용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부면들이 많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스스로가 장점을 극대화하기위해 조심해야할 부면들을 점검하고 성장시켜 나갈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학자들에 따르면 어린 시절 좋지 않은 영향을 많이 받고 자라 성인이 되어도 많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좋은 스승관계를 통해 그는 발전하고 안정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런 스승의 관계로는 친구도 있으며 선생도 있고, 선배나 이성일 수 도 있다. 그리고 자신의 자녀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인간의 본성이 좋고 나쁨을 떠나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인생의 어느 시점이든 성장 발전의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누구나 좋은 삶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계몽주의와 영국 계몽주의의 차이를 언급하면서 우리에게 이성과 열정이 있으며 그것을 변화 발전하려는 의지는 무의식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말한다.


저자는 전반적으로 교육을 통해 인간은 발전 가능하다는 심리학자들의 의견에 동의 한다.

물론 자신이 본성이 정해져 있기에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이 책의 내용들이 꽤나 불편해 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본성이 있는 반면에 교육을 통해 변화 발전의 가능성도 열어둔다면, 적어도 50:50정도의 비중을 둔다면 이 책은 심리학적인 관점에서의 인간의 환경과 교육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은 해럴드의 죽음으로 끝난다. 그 전에 해럴드는 삶을 마무리하면서 4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다.

인간이 끊임없이 추구하는 것들이며,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만 하는 것들이다.

자신의 깊이, 무엇을 남기는지, 세상을 초월해보았는지, 그리고 깊은 사랑을 해보았는지..

인생을 마감하는 나이가 아니라 이런 질문들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삶을 통해 진지하게 늘 고민해 보아야 할 부면이라 생각이 든다.


책의 내용에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가공의 인물이 살아가면서 접하게 되는 많은 것들이 내면에 남아 어떻게 작용하게 될 수 있는지에 대해 공감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그들의 희로애락을 통해 과학적으로 밝혀진 내용들의 작용을 관찰해 보라고는 하지만 결코 쉽게만 생각하고 넘어갈 부면들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삶은 진지하고 충실하기를 원한다. 그러면서도 즐거움과 행복을 추구하고자 한다.

그럴때 무엇이 나에게 영향을 행사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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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아동문학 연구센터' 주최 제 10회 문화 세미나 '읽기, 듣기'(2005년 11월 20일)의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이 책은 다치바나 다카시를 검색하여 알게 되었다.
그의 여러 책들 중에 읽은 책도 몇 권 있지만 읽지 않은 책이 더 많기에 다시금 정리하면서 여러권을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찾아본 후에 제목에 끌려 잡았다.

읽는것과 듣는것, 우리는 무의식중에서도 이 두가지를 계속하면서 생활한다.
그처럼 무의식중에 입력된 것들이 우리의 의식에 자리잡아 나를 만들기도 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것은 의식중에 입력되는 것들일 수 있는데, 우리는 단편적으로 읽는 것과 듣는것으로 그치는 것의 무의미함을 지적해 주고 있기도 한다.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자주 언급하는 표현가운데 '아는 것이 진정 아는 것인가?'가 있다.
어딘가에서 들어서 또는 보아서 아는것은 진정 자신이 아는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한 두 번 얼굴을 봐온 사람의 이름을 알고 있을 때, 우리는 이 사람을 안다. 
하지만 무엇을 아는가?
진정 알고 있다고 표현할 수 는 없다.
우리가 '안다'고 표현할 때는 진정 자신이 경험하여 체득한 것이 포함되어야 진정 안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의 내용에서도 그 점을 언급해주고 있었다.

우리가 어떻게 읽고, 들어야 하는지 세 명의 대화와 강의 가운데서 잘 말해 주고 있었다.
쉽게 읽혀 페이지가 넘어가지만 결코 쉽게만 읽고 넘어가서는 안 될 내용들이 그들의 70년이 넘는 삶과 경험의 축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읽으면서 여러 정보를 듣는 셈입니다. 무언가를 읽을 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니까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닐까? 저렇게 한느 것이 낫지 않을까? 하며 '행간 읽어내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행간 읽기' 속에 자기 자신을 온전히 몰입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모두들 이 점을 잊고 있습니다. 
이 사람이 어떻다가 아니라, 이 사람과 만난 나는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또는 나의 무의식은 어떤 변화를 보이고 있는지...  35-36
단지 책 자체만 읽고서 "이 책은 별로야"라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몰입해 읽어야 합니다.  37
책도 스스로를 몰입해 읽다 보면 몸이 반응을 보입니다.  38
진짜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읽어내는 일'이 필요하며, '읽어내기'위해서는 언어의 감춰진 부분, 즉 배후를 읽어내야 합니다.  45

글을 쓰려면 그에 앞서 다양한 자료를 확보해 놓아야 하는 단계가 있습니다. 그 단계 중 하나가 책을 읽는 것이며, 또다른 하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입니다.  49
글을 쓴다는 작업은 먼저 자료 확보가 있은 다음에 그 자료를 통해 스스로 무언가를 생성하여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컨대 나 자신에게 '정보를 투입하는 과정(Input)'과 '밖으로 꺼내는 과정(Output)'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 '인풋'과 '아웃풋'의 비율을 일반적으로 'IO비'라고 합니다.
IO비가 높을수록, 다시 말해 자료를 최대한 많이 투입하여 적게 배출하면 그 압박비가 높은 만큼 많은 정보가 쌓여 좋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50

굶주림과 책
몇 만 명이나 되는 인간이 무리를 지으려 하고 
책 한 권 없는 곳이 있다
사람이 한 사람밖에 없고
몇 만 권이나 되는 책이 있는 곳이 있다 
다 읽으면 먹을 수 있는 
책이 있어야 한다고 존은 말하지만
굶주려 있으면 읽기도 전에 먹어치울 것이다
내가 있고 싶은 곳은 깎아지른 절벽 위
그곳에 책 한 권만 가져가
소리내어 읽는다
바다와 하늘에게 인간이 쓴 책이라는 녀석을 
읽어준다
  - <시를 보낸다는 것은> 중에서  74

숲에게
읽는 사람의 눈은
꿈틀거리는 문자의 숲을 헤집고 들어간다
읽는 사람의 귀는 페이지마다 가만히 내리는 빗소리를 듣는다
읽는 사람의 입은 
반쯤 벌어진 채 할 말을 잃고
읽는 사람의 손은
어느새 주인공의 팔을 잡고 있다
읽는 사람의 발은 
돌아가려다 이야기의 미로에 길을 잃고 읽는 사람의 마음은 
어느덧 보이지 않는 지평선을 넘는다  80

바람
잡목 숲
낙엽 위
외발 등나무 의자
당신은 그곳에 앉아 있었다
그날

다리를 꼬고 무릎 위에 책 한 권을 펼치고
고개를 약간 기울인 채
당신은 책을 읽고 있었다
부드러운 가을 햇빛을 받으며

그리고....
문득 얼굴을 들어 나는 향한다
그러나 당신은
나를 보고 있지 않았다
오늘 색 바랜 사진 속에서

당신은 젊은 모습 그대로
나이든 나를 응시한다
그리고 나는 읽는다
그날 당신이 보고 있던 세계를 
나도 보고 싶다는 바람을 계속 가져보면서  82

사랑에 빠진 남자
연인의 짓궂은, 미소 띤 얼굴의 의미를 알 수 없어서 
그는 연애론을 읽는다
펼쳐든 페이지 위에 있는 사랑은 
향도 감촉도 없지만
의미들로 넘쳐난다

그는 책을 덮고 한숨을 짓는다
그러고 나서 유도 연습시간에 맞춰 나간다
'상대의 움직임을 읽어!'
코치의 질타가 날아든다

그날 밤 연인에게 키스를 거절당하고 그는 생각한다
이 세상은 읽어야 하는 것투성이야
사람의 마음 읽기에 비해
책 읽기는 누워서 떡먹기군

그러나 언어가 아닌 것을 읽어내기 때문에 비로소
사람은 언어를 읽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던가
그는 다시 연애론을 펼쳐든다
한숨을 쉬면서
콘돔을 서표(書標) 대신 삼아  86

독서라는 것은 어떤 문제에 관심을 가졌을 때 그 문제에 대해 선인들이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찾아 파고드는 세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144
책만 읽어서는 알 수 없는, 실제로 몸을 움직여 보아야 알 수 있는 것이 주변에 가득합니다.  147
뇌의 본능을 고려해 볼 때, 지나치게 많은 것을 생각하면 대개 실패하고 맙니다. 다시 말해 반사신경이 움직이는 대로 행동하면 정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72


후기
'읽기'와 '듣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다채롭고 다양하며 우리 인생에 풍요와 깊이를 가져다준다.  174
"전체를 조망하는 능력이란 실제로 삶을 살아온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의 경험에 의한 지혜와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지혜를 신뢰하지 않는다면 지식을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없습니다."(다치바나 다카시)
'읽는다는 것'과 '듣는다는 것'의 배후에는 '산다는 것'이 자리하고 있다.  176
"우리가 사는 이 현실세계는 언제나 만남의 연속입니다."(다치바나 다카시)  177

옮기고 나서
세 사람은 인간의 지적 도구인 언어를 구성하는 문자가 그 편리성만큼 인간의 심적 움직임을 제한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어 감성이 쇠퇴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문자가 가진 우수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머리로만 무언가를 읽거나 듣는 행동에서 벗어나 감성을 되살려, 언어 이상의 것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합니다.  181
우리 인생이 만남의 연속이듯, 정보 또한 삶 속에서 갖게 되는 하나의 만남으로 여기고 그 안에서 자기 나름의 선택 기준을 마련해 인간이 쌓아온 지혜를 믿고 활용한다면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지식을 컨트롤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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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우리가 분노를 해야 하는 시대에 있다는것이 가슴아픈 일이다. 94세의 할아버지가 현재를 사는 젊은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젊은 시절 사르트르를 선배로 만났고 독일인으로서 자신의 신념으로 레지스탕스로 활동하고 유대계 독일인이라 유대인 강제수용소에서 사형선고까지 받은 사람. 
전쟁이 끝나고는 외교관으로 대사로 인권위원회 대표로 다방면에서 활동하면서 쌓아온 자신의 열정과 경험으로 세상에서의 삶을 정리하는 그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인권과 환경문제에 끊임없는 관심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일까. 이정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열정이 살아 숨쉬는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은..
저자는 '분노'라고 표현한다. 막연하게 분노를 느끼고 원초적인 방식의 폭력적 분노가 아니라, 삶을 올바로 바라보고 배우고 관찰하여 마땅히 분노해야 하는것에 인도적인 분노를 나타내라는 것이다. 
2차 대전때 레지스탕스는 분노때문에 일어난것이라 한다. 자유를 위한 동력으로 분노를 일으키고 투쟁을 한것. 지금의 시대에 총대를 넘겨 받아. 정치 경제 지성계에서의 사명을 다 해나가는 면에서 부당함이 있을때, 인류가 아닌 개인의 이기심을 볼 때...마땅한 분노는 역사의 흐름을 올바르게 바꾸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지금 분노할 것은 있는가? 있다면 얼마나 있는가? 
사실 우리는 잘 모른다. 
이유는 가리워져 있어서이다. 알아도 생활에 끌려가고 있어서 신경쓸 여유가 없다. 
'나'만 생각하는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기득권의 노림수에 빠져 있어서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우리의 눈은 가리워져 있고, 귀는 닫혀져 있으며, 그도 아니면 삶에 치이게 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유야 어떻든 사실이 아닌 진실은 분명히 존재한다. 
어쩌면 실제 아픔을 느끼지 않으려 고통을 피해 아름다운 것만 보려고 하는 안타까운 현실일지도 모른다.

프랑스에서 200만부가 넘게 읽히고 많은 유럽으로 그리고 세계속으로 번역되어 가고 있는 이 책이 한국 사람들에게 얼마나 읽힐것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읽혀 그들이 곧 기득권이 되어 세상이 아닌 그들만이 변화되어 간다면 소용이 있는것일까..
뜬금없을지도 모를 이런 생각이 든다.

특히나 동양 문화권에서 참을성을 배워온 우리들은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는 이러한 문제를 받아들이는것이 쉽지 않을지 모른다. 사실은 생각하면 어렵지 않지만 생각하기 전이 문제이다. 매우 어려울것처럼만 보이는 두려움과 무력감이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책의 표현에도 나왔듯이 짧지만 강력한 내용(한국어판으로 40여 페이지에 불과하다)을 전달하는 이 책이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각할 계기를, 생각하면서 살아가지만 행동은 나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행동의 계기를, 행동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여러가지 방법의 길이 있음을 깨우치는 계기를,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방법으로 우리는 우리 주위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있음을 알아채는 계기를, 여러가지 이 시대에 필요한 것들이 드러나 보이게 할 수 있는 계기들을 주는 원동력이 된다면 아주아주아주 조금은 더 나은 내가 그리고 내 주위가 그리고 나라가 그리고 세계가 되지 않을까.
너무 과한 표현일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가 사는 그 지점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런 내용의 책을 읽어서 이런 표현을 막 내뱉고 잇는지도 모른다. '그래 그래야지. 그럼그럼 그렇게 되어야해. 시대를 거꾸로 가는 이 나라를 보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것이야.'
이러한 생각이 들어 내뱉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실제 돌아보면 나보다 못한 사람들은 많이도 있다. 내것도 없는데 그런것까지 신경쓸 수는 없다고 볼 수 도 있지만, 환경 파괴가 결국은 우리에게 아니 우리의 자손에게 돌아오는 것을 알고 있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그 사실 하나를 다시금 떠올려 한 번 더 생각하고 조심해 나가는 과정이 어쩌면 소시민이 할 수 있는 조그만 분노일지 몰라도 그것은 '나비효과'처럼 커져서 돌아온다. 
진정 불쌍한 사람들에게 말이 아니라 생각이 아니라 실제로 작은 도움을 베풀때 돌아오는 내 마음속의 편안함과 뿌듯함, 그것에 더해 한치 앞을 보지 못하는 미래에 어떤식으로라도 다시 돌아오는 고마움이 될 것이다.
사소하면서도 작은 따뜻한 분노부터, 인도적인 큰 분노까지 우리의 삶에 조금씩 자라 잡아가는 그러한 생각은 각박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 아닐까.
나 자신이 둘러볼 수 있는 여유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





프랑스 해방 이래로 창출되는 부의 양은 괄목할 만큼 증가했는데...
이제 민영화된 은행들은 우선 자기들의 이익배당과 경영진의 고액 연봉 액수에나 관심을 보일 뿐, 일반 대중의 이익 같은 것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극빈 층과 최상위 부유층의 격차가 이렇게 큰 적은 일찍이 없었다. 그리고 돈을 좇아 질주하는 경쟁을 사람들이 이토록 부추긴 적도 일찍이 없었다.
레지스탕스의 기본 동기는 분노였다.
나는 여러분 모두가, 한 사람 한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분노의 동기를 갖기 바란다. 이건 소중한 일이다. 내가 나치즘에 분노했듯이 여러분이 뭔가에 분노한다면, 그때 우리는 힘 있는 투사, 참여하는 투사가 된다. 이럴때 우리는 역사의 흐름에 합류하게 되며, 역사의 이 도도한 흐름은 우리들 각자의 노력에 힘입어 면면히 이어질 것이다. 이 강물은 더 큰 정의, 더 큰 자유의 방향으로 흘러간다. 여기서 자유란 닭장 속의 여우가 제멋대로 누리는 무제한의 자유가 아니다. 1948년 세계 인권 선언이 구체적으로 실천방안까지 명시한 이 권리는 보편적인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어느 누구라도 이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거든, 부디 그의 편을 들어주고, 그가 그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라.  14-16

어떤 권력에도, 어떤 신에게도 굴복할 수 없는 인간의 책임. 권력이나 신의 이름이 아니라 인간의 책임이라는 이름을 걸고 참여해야 한다.  19

맞다. 분노의 이유가 오늘날에는 예전보다 덜 확실해 보일 수도 있다. 아니면 세상이 너무 복잡해진 것일 수도 있다.
이제 우리의 상대는 광활한 세계이며, 그 세계가 상호의존적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절감하고 있다. 그 세계가 상호의존적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절감하고 있다.
그것이 무슨 일인지 알려면, 제대로 들여다 보고 제대로 찾아야 한다. 나는 젊은이들에게 말한다. "제발 좀 찾아보시오. 그러면 찾아질 것이오."라고, 최악의 태도는 무관심이다.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 내 앞가림이나 잘 할 수밖에.." 이런 식으로 말하는 태도다. 이렇게 행동하면 당신들은 인간을 이루는 기본 요고 하나를 잃어버리게 된다. 분노할 수 있는 힘, 그리고 그 결과인 '참여'의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미 우리가 식별할 수 있는 커다란 도전이 두 가지이다.
첫째, 극빈층과 최상위 부유층 사이에 가로놓인, 점점 더 커져만 가는 격차.
둘째, 인권, 그리고 지구의 현재 상태.  21-22
나는 젊은이드에게 말한다. "주변을 둘러봐요. 그러면 우리의 분노를 정당화하는 주제들 -이민자, 불법체류자,집시들을 이 나라가 어떻게 취급했는지 등등- 이 보일 겁니다. 강력한 시민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구체적 상황들이 보일 겁니다. 찾아요. 그러면 구할 것입니다."  26

'도에 넘치게 분노'해서는 안되며, 어쨌든 희망을 가져야 한다. 격분이란 희망을 부정하는 행위다. 격분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고, 당연한 일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용납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희망이 긍정적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 경우에, 격분 탓으로 그것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31

폭력은 희망에 등을 돌리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폭력보다는 희망을, 비폭력의 희망을 택해야 한다. 우리는 그 길을 따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인권을 침해하는 주체는 누구를 막론하고 우리의 분노를 촉발해 마땅하다.  34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오로지 대량 소비, 약자에 대한 멸시, 문화에 대한 경시(輕視), 일반화된 망각증, 만인의 만인에 대한 지나친 경쟁만을 앞날의 지평으로 제시하는 대중 언론매체에 맞서는 진정한 평화적 봉기"
"창조, 그것은 저항이며
 저항, 그것은 창조다."라고.  38-39




편집자 후기
그는 이렇게 단언했다.
"나는 언제나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 편에 서왔다."  50


저자와의 인터뷰
도덕이란 타인들과 사회가 만들고 우리에게 강요하는 규범에 순응하는 것일 터입니다. 또 윤리란 완성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만들어가야 할 것, 즉 발명이며 창조(말하자면 결국 각자 자기만의 자유를 얻어내는 일)일 테니까요.
아주 일찍부터 어머니는 나에게 어떤 의무라도 지우듯이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네가 행복해야 남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법이야. 그러니 항상 행복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행복 해지려고 참으로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언젠가는 정신분석 전문가한테서 이런 말까지 들었습니다. "당신은 자신이 신인 줄 아시나 보내요." 물론 이건 농담이겠고..  54
나의 비결, 그것은 물론 '분노할 일에 분노하는 것'이죠. 그리고 또 하나의 비결은 '기쁨'입니다.
따로 또 같이, 정의롭지 못한 일이 자행되는 곳에 압박을 가하는것이 우리 각자가 해야 할 일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제대로 인식하고 이해하려 애쓰는 것은 우리 각자의 몫입니다.  55
어쨌든 내 인생은 긍정적인 사건들의 연속이었다고 봅니다.
당시에야 끔찍했지만, 지나고 나서 보니 긍정적이라는 것이죠.
굉장한 연애도 해 보았고.. 남에게 베풀고 싶은 마음과 베푸는 기쁨을, 남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책임을 감수하는 것. 어떤 경우에도 나에게 베풁고 싶다는 마음, 이 마음을 북돋워야 합니다. 사람을 책임 있는 인간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그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지성과 감성을 키워주는 것이 바로 그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56
이 책은 프랑스에서만 200만 부 가까이 팔렸고, 유럽의 거의 모든 나라에서 번역본이 나왔거나 현재 준비 중입니다. 유럽 이외의 국가로는 한국, 일본, 브라질, 미국 등이 있고, 심지어 중국에서도 올해 6월에 이 책의 번역본이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59
우리는 시민 대중이 보기에도 매우 불안해진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59
바로 이 시점에 시민 대중은 묻습니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내게 닥치는 일들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겨우 본문 20쪽밖에 안 되는 제 책이 이렇게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둔것은 전 세계 시민들이 광범위하게 절감하고 있는 문제제기에 화답을 했기 때문입니다.  60
이 책을 잘 표현한 글이 최근 <르몽드> 지 서평 머리기사로 게재된 다으모가 같은 제목의 글입니다. "레지스탕스, 현재를 감전시키다 - '분노하라!' 는 현재의 우리들이 적절히 포착해 이용할 대상으로서, 전달의 몸짓으로서 더욱더 관심을 모으는 책이다." 왕년에 레지스탕스에 뛰어들었던 한 노인이 역사에, '그들의' 역사에 의미를 부여하기위해 노심초사하는 젊은이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인 것입니다.  61
잘 되어가는 사회란 무엇입니까? 모든 시민에게 생존의 방편이 보장되는 사회, 특정 개인의 이익보다 일반의 이익이 우선하는 사회, 금권에 휘둘리지 않고 부가 정의롭게 분배되는 사회입니다.
세 단어로 짧게 줄이면 여전히 이것입니다. '자유, 평등, 박애'!
그런데 역사의 어느 시기에는 이 가치들이 다른 때보다 더욱 심각하게 문제시됩니다. 지금의 현실이 그러합니다. 
유명한 작가이자 경제학자인 호세 루이스 삼페드로는 '설령 다시 살 수 있다 해도 나는 지금 여기서, 당신 앞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이 일을 할 것입니다. 우리는 자유롭게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자기 나름으로 자유롭게 생각하는 것, 광고 메시지나 언론이 전하는 말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 것, 이것이 중요합니다. 자유로운 사고를 해야만 자유롭게, 양심에 입각해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젊은이들은 옛날 레지스탕스 당시에 우리가 했던 것처럼 네트워크를 이용해야 합니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인터넷상의 각종 네트워크(SNS)를 자유 자재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62-63
나는 호소합니다. 우리의 정신을 완전히 개혁하자고, 폭력은 거부해야 합니다. 우선, 효과가 없기 때문에 그래야 합니다. 
폭력은 폭력의 악순환을 더욱 심화시킵니다. 미래로, 희망으로 향한 문을 닫아 버리게 합니다. 
비폭력이란 손 놓고 팔짱 끼고, 속수무책으로 따귀 때리는 자에게 빰이나 내밀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비폭력이란 우선 자기 자신을 정복하는 일, 그다음에 타인들의 폭력성향을 정복하는 일입니다.  65
참여의 방법은 다양합니다. 정당..
어떤 특별한 대의를 위해 활동하는 기구, 협회, 운동 등에도 참여를 해야 합니다. 예컨대 세계인권연맹,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또 그린피스 같은 환경운동 단체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조합(組合) 활동에도 참여해야 합니다.
일반인들이 항상 잘 깨닫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교육이 부족해서 그럴까요? 교육도 부족하지만 정치적 창의성도 부족합니다.  66
극도의 빈곤 문제가 생태 문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또 테러리즘 문제와도 연관됩니다.  68


'분노'와 '평화적 봉기'가 세상을 바꾼다(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분노는 삭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삶의 지혜가 널리 퍼져 있는 한국 사회에서 "분노하라!"라는 직설적, 선동적 메시지는 생경하게 들릴 수 있다.
'마음공부'를 통하여 수시로 일어나는 심화(心火)를 직시하고 가라앉히는 것의 중요함을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 '마음공부'가 '공분(公憤)'과 '의분(義憤)'의 불씨를 마음속에서 꺼버리는 것으로 귀결되어서는 안 된다. 화의 뿌리가 사적인 것이 아니라 공적인 것일 때는 그 공적인 원인을 해결할 때만 화는 사라진다.  71
1970~1980년대 우리는 군사독재에 맞서 '군사적'으로 싸웠다. 거칠었다고, 과격했다고 비난해도 좋다. 폭압적 정치권력과 천민 자본주의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민주화운동의 기본 동기는 실로 분노였다. 수많은 열사와 투사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현실은 처참하고 비통했다. 그리하여 각자가 방식으로 "인간의 책임이라는 이름을 걸고 참여"했다. '국가폭력'에 맞서 화염병을 던지고 짱돌을 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그 '대항폭력'의 행사는 '사회적 정당방위'라고 주장하면서도 그로 인해 사람이 다칠 때는 몹시 자괴하고 고민했다.
당시 우리는 무엇을 꿈꾸었는가. 자유로운 선거를 통해 대통령,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등 대표자를 직선으로 뽑는것, 시민의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 야당과 자유로운 언론의 존재가 보장되는 것, 국가권력이 시민의 인권을 자의적으로 박탈, 제약하지 못하게 하는 것 등이 당시 우리들의 절박한 꿈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 덕분에 정치적 민주화가 이루어졌고, 이후 이꿈의 상당 부분은 실현되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한국의 정치적 민주주의가 대거 그리고 급속히 후퇴하고 있기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네티즌을 감옥에 넣고, 정부 통상정책의 문제점과 광우병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한 작가, 기자, 피디와 G20 정상회의 홍보포스터에 쥐를 그려 놓은 대학강사를 처벌하려고 시도한다. 이러한 '과잉범죄화'의 칼을 휘두르는 것은 검찰이다. 한편 정부는 정보기관의 불법적 민간인 사찰을 폭로한 대표적 시민운동가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소송을 걸고, 국방부의 '불온문서' 지정에 의문을 품고 헌법재판소로 달려간 군법무관을 파면한다. 참으로 천박하고 한심하다. 권위주의가 좀비가 되고 유령이 되어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정치적 민주주의 근본은 무너지지 않고 있다. 민주화를 이끈 대중의 분노와 그에 기초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정치적 민주화로 대의민주주의가 확립되었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떠한가. 대의제 민주주의 안에 자신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없는 약자와 소수자 집단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지만, 현재의 대의제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잇다. 몇 년에 한 번씩 투표자를 뽑는 기회를 가졌다고 민주주의 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의제가 엘리트나 강자가 자신의 지배를 선거라는 절차를 통해 정당화하는 장치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한편 "이제 국가의 최고 영역까지 금권의 충복들이 장악한 상태"에서 "금권이 전에 없이 이기적이고 거대하고 오만방자"하게 위세를 부리고 있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인지 '삼성왕국'인지 헷갈리는 현실! 생물학적 기준에 따라 세세손손 시장권력을 대물림하면서도 견제와 통제로부터 자유로운 재벌의 모습은 '맘몬'(mammon)에 다름 아니다. "은행들은 우선 자기 들의 이익배당과 경영진의 고액 연봉 액수에나 관심을 보일 뿐, 일반 대중의 이익 같은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은행 문턱은 서민에게 그 얼마나 높은가. 그런데 은행은 고객의 예금을 어디에 쓰고 있는가. 은행은 재벌의 사금고가 되어버리지는 않았는가. "극빈층과 최상위 부유층의 격차가 이렇게 큰 적은 일찍이 없었다." 최저 임금 상태를 표시하는 '빅맥지수'를 사용하자면, OECD 최저 수준의 한국 최저 임금 시급 4,320원으로는 맥도널드 빅맥세트를 사 먹을 수조차 없다. 정규직과 동일한 양과 질의 노동을 해도 임금은 반 토막을 받는 비정규직이 무한정 양산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상위 20%가 부의 80%를 소유한다는 빌프레도 파레토의 '20대 80 법칙'은 확고히 자리를 잡앗다. 아니 한국 사회에서는 '10대 90 법칙' 또는 '5대 95 법칙'으로 변화하여 관철되고 있을지 모른다. 자산, 소득, 교육, 건강 등 여러 측ㅂ면에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약육강식, 승자독식의 논리가 기승을 부리는 정글이 되었다. 돌아보건대 "돈을 좇아 질주하는 경쟁을 사람들이 이토록 부추긴 적도 일찍이 없었"던 것 같다. 진보건 보수건 간에 민주공화국의 원칙과 가치에 입각한다면 이러한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의 민주공화국이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고소영' 및 '강부자'만을 위한 정책을 실현하는 데 여념이 없고, 이 정책을 비판하면 '좌파'라고 몰아세우기에 바쁘다. 이러하니 진보주의자 외에 합리적인 보수주의자, 상식을 존중하면서 성실히 살고 있는 중산층도 이명박 정권에 대하여 실망을 넘어 개탄을 표하고 있다. 이제 대중은 민주화운동의 후예들에게 시선을 옮기며 다시 기대를 걸고 있다.
과거 민주화운동 세력은 정치적 민주화를 위하여 싸우면서도, 동시에 "경제계, 금융계의 대재벌들이 경제 전체를 주도하지 못하게 하는 일까지 포함하는 진정한 경제적, 사회적 민주주의 정립" , "특정인의 이익보다 전체의 이익을 우선"하고 "노동계가 창출한 부를 정당하게 분배하는 일을 금권보다 중시"하는 체제의 수립을 꿈꾸었다. "모든 시민에게, 그들이 노동을 통해 스스로 살길을 확보할 수 없는 어떤 경우에도 생존방도를 보장해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회보장제도의 완벽한 구축, 늙고 병든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삶을 마칠 수 있게 해주는 퇴직연금제도" 역시 꿈꾸었다.
당시 권위주의 정권은 이러한 꿈에 대해 '급진좌경' , '친북좌빨' 등의 딱지를 붙이고 처벌했지만, 이 꿈은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 꿈은 다 어떻게 되었는가? 자유로운 투표권이 확보되면 민주주의는 그냥 완성되는 것이던가. 진보의 본역은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추구하는 데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 잊혀버린 꿈을 되살릴 때다. 사실 노동의 양과 질에 따른 정당한 대가의 확보, 부의 세습 방지, 일자리 주거 노후문제의 해결 등은 진보와 보수의 문제를 넘어서는 것이 아니던가.
한편 이러한 사회경제적 민주화 외에 어떠한 과제가 놓여 있는가. 수많은 과제가 있겠지만, 적어도 에셀이 언급한 세 가지는 해결해야 한다. 먼저 언론개혁이다. 현재 :언론매체가 부자들에게 장악"되어 있다고 하면 과장인가. 신문은 물론 종합편성 태널까지 확보한 주류 언론은 사주와 광고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급급하면서 빈자와 약자의 꿈과 고통을 외면하고 그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 공평무사한 정론직필을 스스로 포기하고 특정 당파의 선전도구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 금권, 외세로부터 언론의 독립"은 어느정도 수준인가. 독립은 커녕 정치권력, 시장권력 및 외세와의 공모와 공생을 질기고 있지는 않은가.
둘째, 교육개혁이다. 현재 교육체제는 "'학교'의 이상과 너무 거리가 멀며, 부유층만을 위한 것으로 더 이상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정신을 충분히 계발시킬 수 없"음은 대다수의 시민이 공감하고 있지 않은가. 초등학생 때부터 대학입시경쟁에 내몰려 이 학원, 저 학원을 뺑뺑이 돌아야 하는 현실은 참담하다. 이는 교육이 아니라 사육(飼育)이며 제도적 학대다. 학생이 성적에 따라 차별받고 '알짜-예비-잉여'로 등급화되는 학교 현실은 그 자체로 인권침해이며, 이러한 현실 속에서 자긍심과 연대의식이 키워질 리 없다. 그리고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는 방향으로 고착되고 있는 교육체제는 사회통합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셋째, 소수자의 인권 보장 수준을 높여야 한다 OECD 가입국이자 G20에 속하느 ㄴ나라임을 자랑하짐나, 한국 사회의 다수자의 마음에는 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소수자에는 여러 집단이 있지만, 여기서는 외국인 노동자만 언급하기로 하자. 올챙이 시절을 까맣게 잊어버린 개구리처럼, 한국은 "'불법체류자'들을 차별하는 사회, 이민자들을 의심하고 추방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 값싼 노동력이 다량 필요하기에 불법체류 여부를 가리지 않고 이주 노동자를 받아들이면서도, 이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거칠게 말해 단물을 빼먹은 후 추방하고 있는 것이 한국 경제체제 아닌가.
이러한 진보와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 첫 번째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즉, "'항상 더 많이'라고 외치며 앞으로만 질주하는 태도와 과감히 결별해야 한다." 과속경쟁 사회는 구성원을 항상 불안하고 불행하게 만든다. 구성원 다수를 패배자로 만드는 사회는 부정의한 사회다. 이제 '앞'만 아니라 '옆'과 '뒤'도 보는 사회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이때 "윤리, 정의, 지속가능한 균형의 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한다.
그렇다. 이제 "대량 소비, 약자에 대한 멸시, 문화에 대한 경시, 일반화된 망각증, 만인의 만인에 대한 지나친 경쟁"에 맞서서 "평화적 봉기"를 일으킬 때다. 이 '평화적 봉기'의 수단은 다름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각종 기본권이다.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자. 온라인에서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정치권력과 시장권력의 오만과 횡포, 불법과 탈법을 감시하고 비판하자. 단호하게 그리고 발랄하게, 또한 무조건 투표하자. 투포하지 않는 자는 "암묵적인 찬동자"다 "최악의 태도는 무관심이다" 무관심은 현재의 상태를 묵인, 방조하겠다는 의사의 다른 표현이다.
어떤 이는 '중용'과 '중도'를 조언한다. 자신의 사유와 행동을 성찰하고 반대편과 소통하고 그 입장을 존중하고 공유점을 확보하는 것은 진리를 찾아가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사람의 삶과 직결되는 가치와 정책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기계적 중립은 없다. 하워드 진은 말한다. "달리는 기차위에 중립은 없다" 존 F. 케네디 역시 단테의 <신곡>을 재해석하며 말한다. "지옥의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 위기의 시기에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예약되어 있다." 현실에 대한 냉소, 무관심, 거리두기만으로는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우리의 정당한 분노와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 각자의 영역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여 세상 바꾸기에 나서자.  72-79


옮긴이의 말 - 어느 행복한 투사의 분노
100세를 바라보는 노인의 목소리다.
기본이 존중되는 사회가 되도록 부디 분노하라고.  81
'레지스탕스(resistance)'는 동사 '저항하다(resister)'의 명사형이다. 분노할 실마리를 잡아서 분노할 줄 알고 정의롭지 못한 것에 저항할 줄 안되, 마음속에는 비폭력의 심지를 곧게 세우고 참여하여 새로운 현재와 미래를 창조하라는 것이다.  82
왜 하필 '분노'인가? 분노(憤努)란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여 벌컥 성냄이 아닌가? 여기에 번역의 어려움이 있었다. 사실 이 책의 제목인 명령문 '앵디녜부(Indignez-vous)!'를 처음에는 '분개하라!'로 번역하고자 했다. 프랑스어에서 '분노하다'를 의미하는 동사는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 's'indigner'라는 동사의 뜻은 평정을 잃지 않은 채 '분개'하는 쪽에 가깝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즉, 정의에 어긋난 일에 비분강개하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사적인 원한에 복받쳐 욱하는 것이 아니라 옳지 못한 일에 '의분'을 표출하는 것이다. 
다만 상황과 맞물리는 호소력이 적잖이 축소된다고 보아 분노하라고 하게 되었다.  84





아래는 2014년 5월에 이 책을 다시 읽고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우리가 몸담고 사는 사회가 자랑스러운 사회일 수 있도록 그 원칙과 가치들을 다 같이 지켜가는 것이 우리가 할 일잉다. 이른바 '불법체류자' 들을 차별하는 사회, 이민자들을 의심하고 추방하는 사회, 퇴직연금제도와 사회보장제도의 기존 성과를 새삼 문제 삼는 사회, 언론 매체가 부자들에게 장악된 사회, 결코 이런 사회가 되지 않도록.  10

특정인의 이익보다 전체의 이익을 우선해야 하며, 노동계가 창출한 부를 정당하게 분배하는 일을 금권(金權)보다 중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레지스탕스가 제안한 것은 '파시스트 국가들의 모습을 본떠 구축된 전문적 독재에서 놓여난, 일반의 이익을 특정인의 이익보다 확실히 존중할 합리적인 경제조직'이었다.  11

진정한 민주주의에 필요한 것은 독립된 언론이다.
모든 어린아이가 가장 발전된 교육의 혜택을 실질적으로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  12

레지스탕스의 기본 동기는 분노였다.
나는 여러분 모두가, 한사람 한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분노의 동기를 갖기 바란다. 이건 소중한 일이다. 내가 나치즘에 분노했듯이 여러분이 뭔가에 분노한다면, 그때 우리는 힘 있는 투사, 참여하는 투사가 된다. 이럴 때 우리는 역사의 흐름에 합류하게 되며, 역사의 이 도도한 흐름은 우리들 각자의 노력에 힘입업 면면히 이어질 것이다. 이 강물은 더 큰 정의, 더 큰 자유의 방향으로 흘러간다.  15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거든, 부디 그의 편을 들어주고, 그가 그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라.  16

무엇이 파시즘을 초래했는지, 프랑스가 무엇 때문에 파시즘의 침탈을 받았고 비시 정권이라는 괴뢰 정권이 세워졌는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이렇게 혼잣말을 하게 된다. '가진 자들은 이기적인지라 볼셰비키 혁명을 지독히 두려워했다'고. 그들은 그 두려움이 이끄는 대로 생각없이 행동했다. 그러나 만약 그때처럼 오늘날 행동하는 소수가 일어선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17

분노의 이유들은 어떤 감정에서라기보다는 참여의 의지로부터 생겨났다. 
사르트르의 저서 <구토> <벽> <존재와 무(無)>는 나의 사상 형성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르트르는 우리에게, 스스로를 향해 이렇게 말하라고 가르쳐주었다. "당신은 개인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이것은 절대자유주의의 메시지였다. 어떤 권력에도, 어떤 신에게도 굴복할 수 없는 인간의 책임. 권력이나 신의 이름이 아니라 인간의 책임이라는 이름을 걸고 참여해야 한다.  18-19

헤겔 철학은 인류의 기나긴 역사를 의미 있는 어떤 과정이라고 해석한다. 그 의미란 인간의 자유가 한 단계 한 단계씩 진보한다는 것이다. 역사가 연이은 충격들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수많은 도전을 염두에 둔 생각이다. 수많은 사회들의 역사는 좀더 나은 방향으로 진보하여 종국에는 인간이 완전한 자유에 이르게 됨으로써 이상적인 형태의 민주국가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역사를 이와 다르게 보는 관점도 있다. 자유, 경쟁, '언제나 더 많이' 갖기 위한 질주. 이런 것들로 이루어지는 진보란 마치 주위의 모든 것을 파괴하는 폭풍처럼 체험될 수도 있다.  19-20

분노의 이유가 오늘날에는 예전보다 덜 확실해 보일 수도 있다. 아니면 세상이 너무 복잡해진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세상에도 참아낼 수 없는 일들은 있다. 그것이 무슨 일인지 알려면, 제대로 들여다보고 제대로 찾아야 한다. 나는 젊은이들에게 말한다. "제발 좀 찾아보시오. 그러면 찾아질 것이오"라고. 최악의 태도는 무관심이다.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 내 앞가림이나 잘 할 수밖에.." 이런 식으로 말하는 태도다. 이렇게 행동하면 당신들은 인간을 이루는 기본 요소 하나를 잃어버리게 된다. 분노할 수 있는 힘. 그리고 그 결과인 '참여'의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는 것이다.  21-22

세계 인권 선언에 영어권 국가의 대표들이 제안한 '국제적(international)'이라는 말 대신 '보편적'이라는 말이 들어간 것은 르네 카생 덕분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 끝난 이 당시에는, 인류를 겁박하던 전체주의의 위협에서 해방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 위협에서 해방되려면 유엔 회원국들로부터 이 선언에 나오는 보편적 권리들을 존중하겠다는 서약을 받아내야 했다. 한 국가가 자국 영토에서 반인륜적 범죄를 자행하면서도 버젓이 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강변을 깨부수는 하나의 방법이 바로 이 인권 선언이었던 것이다.  24

겉으로는 동참한다고 공온하면서 실제로는 약소국 정복을 일삼는 국가들의 위선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되며, 신속히 행동에 옮겨야 한다는 것을 나는 절감하고 있었다.  25

어떤 민족이 자신의 역사에서 교휸을 얻은 예는 지금까지 찾아보기 힘들다.  30

분노가 끓어 넘치는 상태를 '격분'이라고 한다면, 폭력이란 도저히 용납 못할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내린 유감스러운 결론이라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이해한다면, 테러리즘이 격분을 표출하는 한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이 격분은 부정적 표현이다. '도에 넘치게 분노'해서는 안 되며, 어쨌든 희망을 가져야 한다. 격분이란 희망을 부정하는 행위다. 격북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고, 당연한 일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용납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희망이 긍정적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 경우에, 격분 탓으로 그것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31

우리는 여전히 호소하는 것이다.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오로지 대량 소비, 약자에 대한 멸시, 문화에 대한 경시(輕視), 일반화된 망각증, 만인의 만인에 대한 지나친 경쟁만을 앞날의 지평으로 제시하는 대중 언론매체에 맞서는 진정한 평화적 봉기"를.
21세기를 만들어갈 당신들에게 우리는 애정을 다해 말한다. 
"창조, 그것은 저항이며
 저항, 그것은 창조다."라고.  39



저자와의 인터뷰

우리 집안의 분위기는 관습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53

도덕이란 타인들과 사회가 만들고 우리에게 강요하는 규범에 순응하는 것일 터입니다. 또 윤리란 완성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만들어가야 할 것, 즉 발명이며 창조(말하자면 결국 각자 자기만의 자유를 얻어내는 일)일 테니까요....

어머니는 나에게 어떤 의무라도 지우듯이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네가 행복해야 남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법이야. 그러니 항상 행복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행복해지려고 참으로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언젠가는 정신분석 전문가한테서 이런 말까지 들었습니다. "당신은 자신이 신인줄 아시나 보네요라고.  54

인간의 핵심을 이루는 성품 중 하나가 '분노'입니다. 분노할 일에 분노하기를 결코 단념하지 않는 사람이라야 자신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고,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지킬 수 있으며, 자신의 행복을 지킬 수 있습니다. 따로 또 같이, 정의롭지 못한 일이 자행되는 곳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 우리 각자가 해야 할 일입니다.  55

"나 나름으로 어떻게 문제해결에 참여할 것인가" 이 참여가 사람을 행복하게 합니다.

삶은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남에게 베풀고 싶은 마음과 베푸는 기쁨을, 남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책임을 감수하는 것. 어떤 경우에도 남에게 베풀고 싶다는 마음, 이 마음을 북돋워야 합니다. 사람을 책임 있는 인간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그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지성과 감성을 키워주는 것이 바로 그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끊임없이 교육을 통해 계발해야 하며, 마음 교육을 위해서는 상상력의 힘을 빌려야 합니다.  56

이미 10여 년 전부터 우리는 세계화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이 사회는 더 이상 개개인의 노력에 응분의 보답을 해주지 않는 사회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진정으로 신뢰하지도 않는 체계 속에 어느새 편입되어버렸습니다. 역사를 통해 볼 때,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이 우리의 관심을 끌고 우리의 믿음을 자아내는 시기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시대에는 사람들이 기꺼이 참여를 하고, 일들도 순조롭게 이루어져 갑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시기도 있습니다. 그런 시기에는 사람들이 이런 독백을 합니다. '아니 도대체 어디로 가자는 거야?'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시기가 바로 이런 시기입니다.  59-60

자기 나름으로 자유롭게 생각하는 것, 광고 메시지나 언론이 전하는 말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 것, 이것이 중요합니다. 자유로운 사고를 해야만 자유롭게, 양심에 입각해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63

튀니지아 이집트의 문제들은 바로 이런 문제들입니다. 사람들은 압제 속에 산다는 것을 알면서도 감히 행동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튀니지의 젊은이들, 이집트의 젊은이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압박을 받으면 저항할 줄 알아야 한다. 이슬람 문명이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는 문명이라면, 그 문명 속에 갇힌 채 무력하게만 있어서는 안 된다."  64

제 이야기는 혁명을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혁명은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고, 그 혁명들은 대개 안 좋은 방향으로 귀결되곤 했습니다. 
나는 호소합니다. 우리의 정신을 완전히 개혁하자고, 폭력은 거부해야 합니다. 우선, 효과가 없기 때문에 그래야 합니다. 폭력 행위로 말미암아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증오만이 더욱 깊이 뿌리내리며 복수심이 더욱 불타오를 뿐입니다. 폭력은 폭력의 악순환을 더욱 심화시킵니다. 미래로, 희망으로 향한 문을 닫아 버리게 합니다. 그래서 책에도 썼듯이 제가 보기엔, 혹시 폭력적일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희망뿐입니다.
하지만 꼭 알아두십시오! 비폭력이란 손 놓고 팔짱 끼고, 속수무책으로 따귀 때리는 자에게 뺨이나 내밀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비폭력이란 우선 자기 자신을 정복하는 일, 그 다음에 타인들의 폭력성향을 정복하는 일입니다. 참 어려운 구축(構築)작업입니다. 이 점, 우리 서양인들은 아시아 사회에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65

'창조적 저항의식'으로 무장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실천방법이 있을까요?
참여의 방법은 다양합니다. 그중에 간단한 방법은 어느 한 정당을 지지함으로 확실히 참여하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투표를 통해 지지를 표명해야 합니다. 이것이 첫 번째 형태의 참여 입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합니다. 어떤 특별한 대의를 위해 활동하는 기구, 협회, 운동 등에도 참여를 해야 합니다.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민주주의라는 미명하에 실은 만족스럽지 못한 현실들이 숱하게 존재하는 시대입니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투표하지 않고 기권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봅니다.
제도들이 민주적으로 잘 돌아가게 되기까지 시민들의 참여가 얼마나 절대적으로 필요한지를 일반인들이 항상 잘 깨닫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교육이 부족해서 그럴까요? 교육도 부족하지만 정치적 창의성도 부족합니다.  66-67



추천사 - '분노'와 '평화적 봉기'가 세상을 바꾼다.(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분노는 삭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삶의 지혜가 널리 퍼져 있는 한국 사회에서 "분노하라!"라는 직설적, 선동적 메시지는 생경하게 들릴 수 있다. '마음공부'를 통하여 수시로 일어나는 심화(心火)를 직시하고 가라앉히는 것의 중요함을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 '마음공부'가 '공분(公憤)'과 '의분(義憤)'의 불씨를 마음속에서 꺼버리는 것으로 귀결되어서는 안 된다.화의 뿌리가 사적인 것이 아니라 공적인 것일 때는 그 공적인 원인을 해결할 때만 화는 사라진다.  71

적어도 에셀이 언급한 세 가지는 해결해야 한다. 먼저 언론개혁이다. 현재 "언론매체가 부자들에게 장악"되어 있다고 하면 과장인가. 신문은 물론 종합편성 채널까지 확보한 주류 언론은 사주와 광고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급급하면서 빈자와 약자의 꿈과 고통을 외면하고 그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잇다. 공평무사한 정론직필을 스스로 포기하고 특정 당파의 선전도구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 금권, 외세로부터 언론의 독립"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독립은 커녕 정치권력, 시장권력 및 외세와의 공모와 공생을 즐기고 있지는 않은가.
둘째, 교육개혁이다. 현재 교육체제는 "'학교'의 이상과 너무 거리가 멀며, 부유층만을 위한 것으로 더 이상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정신을 충분히 계발시킬 수 없"음은 대다수의 시민이 공감하고 있지 않은가. 초등학생 때부터 대학입시경쟁에 내몰려 이 학원, 저 학원을 뺑뺑이 돌아야 하는 현실은 참담하다. 이는 교육이 아니라 사육(飼育)이며 제도적 학대다. 학생이 성적에 따라 차별박고 '알짜-예비-잉여'로 등급화되는 학교 현실은 그 자체로 인권침해이며, 이러한 현실 속에서 자긍심과 연대의식이 키워질리 없다. 그리고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는 방향으로 고착되고 있는 교육체제는 사회통합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셋째, 소수자의 인권 보장 수준을 옾여야 한다. OECD 가입국이자 G20에 속하는 나라임을 자랑하지만, 한국 사회의 다수자의 마음에는 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소수자에는 여러 집단이 있지만, 여기서는 외국인 노동자만 언급하기로 하자. 올챙이 시절을 까맟게 잊어버린 개구리처럼, 한국은 "'불법체류자'들을 차별하는 사회, 이민자들을 의심하고 추방하는 사회"가 되고 잇다 값싼 노동력이 다량 필요하기에 불법체류 여부를 가리지 앟고 이주 노동자를 받아들이면서도, 이드르이 인권을 침해하고, 거칠게 말해 단물을 빼먹은 후 추방하고 잇는 것이 한국 경제체제 아닌가.
이러한 진보와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 첫 번째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즉, "'항상 더 많이'라고 외치며 앞으로만 질주하는 태도와 과감히 결별해야 한다." 과속경쟁 사회는 구성원을 항상 불안하고 불행하게 만든다. 구성원 다수를 패배자로 만드는 사회는 부정의한 사회다. 이제 '앞'만 아니라 '옆'과 '뒤'도 보는 사회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이때 "윤리, 정의, 지속가능한 균형의 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 이제 "대량 소비, 약자에 대한 멸시, 문화에 대한 경시(輕視), 일반화된 망각증, 만인의 만인에 대한 지나친 경쟁"에 맞서서 "평화적 봉기"를 일으킬 때다. 이 '평화적 봉기'의 수단은 다름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각종 기본권이다.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자. 온라인에서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정치권력과 시장권력의 오만과 횡포, 불법과 탈법을 감시하고 비판하자. 단호하게 그리고 발랄하게, 또한 무조건 투표하자.  77-79

사람의 삶과 직결되는 가치와 정책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기계적 중립은 없다. 
하워드 진은 말한다.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존 F. 케네디 역시 단테의 <신곡>을 재해석하며 말한다. "지옥의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 위기의 시기에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예약되어 있다." 현실에 대한 냉소, 무관심, 거리두기만으로는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우리의 정당한 분노와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  79 



옮긴이의 말 - 어느 행복한 투사의 분노

"분노할 일을 넘겨버리지 말라. 찾아서 분노하고 참여하여. 반죽을 부풀리는 누룩이 되라"고, "어느 누구라도 인간의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거든, 부디 그의 편을 들어주고, 그가 그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라"고...
보편적인 권리, 기본이 존중되는 사회가 되도록 부디 분노하라고, 감정적인 외침이 아니라 '참여의 의지'로부터 자연스레 우러나는 결기 어린 외침이다....
재앙의 화근에 분노하라는 것이다.  81

레지스탕스 정신은... 분노할 실마리를 잡아서 분노할 줄 알고 정의롭지 못한 것에 저항할 줄 알되, 마음속에는 비폭력의 심지를 곧게 세우고 참여하여 새로운 현재와 미래를 창조하라는 것이다.  82

'앵디네부(Indignezvous)!'를 처음에는 '분개하라!'로 번역하고자 했다. 프랑스어에서 '분노하다'를 의미하는 동사는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 's'indigner'라는 동사의 뜻은 평정을 잃지 않은 채 '분개'하는 쪽에 가깝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즉, 정의에 어긋난 일에 비분강개하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사적인 원한에 북받쳐 욱하는 것이 아니라 옳지 못한 일에 '의분'을 표출하는 것이다.  84


스테판 에셀의 <참여하라> 내용

스테판 에셀의 <정신의 진보를 위하여> 내용

스테판 에셀의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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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식 글이다. 그렇기에 새로운 내용이 들어있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그렇게 느꼈다는 것이다.
저자는 조선후기, 그 중에도 정조 시대 유학자들에 대한 책을 꽤 내었었다.
그리고 이 책은 자신이 연구하고 종합 정리한 것을 엮은 것이다.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중간 결산이라고 한다.
저자의 책 중에 여러권을 읽었기에 이 책의 내용은 배경지식으로 도움이 되었다. 
18세기 조선에 중국에서 엄청난 서적들이 들어오고 사신행렬에 끼여 탐방한 사람들을 통해 많은 문물이 들어오고 경험하면서 이전의 조선 문화에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그럼에도 문체반정으로 대표되는 전통을 지키는것, 나라의 근간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핍박을 당하였으나, 깨어있는 지식인들을 통해 여러가지 많은 쟁이들이 생겨나고 발전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대략이라도 전반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당시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과 유사한 점이 많다. 다양한 책들을 통해 문물을 접할 수 있었는데 그렇기에 기준이 모호해져서 우왕좌왕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넘쳐 나는 정보들을 자신에 맞게 섭취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고집과 아집이 넘쳐 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올바름을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시킬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도 깨어있는 사람들은 올바름을 잃지 않고, 취할것은 취하고 버릴것은 버렸으며, 지금까지 잘못 생각하고 있던 것에 대한 인식도 나타내었다.
다양성과 독창성을 잃지 않으며 창조적인 생각과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를 바라보는 시각도 열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많은 것들이 오늘날과 비슷하다.
지금의 우리에게 무엇이 올바름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특히나 길거리에서 눈을 뜨게 된 장님의 우화는 저자도 여러번 강조한 것처럼 생각할 꺼리를 남겨주고 있었다.





서설
18세기 미친 바보들
18세기 조선에서는 갑자기 '벽(癖 적취 벽)' 예찬론이 쏟아져 나온다. 무언가에 미친다는 뜻의 '벽'.
박제가(1750-1805)는 "벽이 없는 인간은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공공연히 말했다. 
또 '치(癡 어리석을 치)', 즉 바보, 멍청이를 자처하고 나서는 경향도 생겨났다.
설치(雪癡), 치재(癡齋), 매치(梅癡), 간서치(看書癡), 석치(石癡) 등 치 자가 들어간 이름이나 호가 부쩍 많아지는 건 그 방영이다.  13
18세기의 이러한 변화를 가능케 한 힘은 정보화에 있다.  14
18세기에는 무언가에 단단히 미친 사람이 많았다. 이런 비 정상적인 몰두와 집착을 그들 스스로는 몹시 자랑스럽게 여겼다. 벽이 없는 인간과는 사귀지도 말라고 했고, 벽이 없는 인간은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벽은 확실히 이 시기 지식인들을 특징짓는 중요한 코드였다. 
김덕형의 <백화보(百花譜)>에 박제가는 서문을 이렇게 썼다.
'독창적인 정신을 갖추고 전문의 기예를 익히는 건 벽이 있는 사람만 가능하다. 아아! 저 벌벌 떨고 빌빌대며 천하의 큰일을 그르치면서도 스스로 지나친 병통이 없다고 여기는 자들은 이 책을 보고 경계로 삼을진저.' 벽도 없이 무언가에 미칠 줄도 모르면서, 나는 저런 멍청이가 아니어서 참 다행이라고 기뻐하는 자들에게 이 책을 보고 부끄러운 줄 좀 알라고 일갈한 것이다.  22-23
이 시기에는 이렇듯 백과전서적 지식 경영이 크게 성행했다. 주체와 목표만 정해지면 이들은 모든 정보를 조직화하고 편집해냈다.  25
이런 작업이 가능했던 것은 무엇보다 정보량의 폭발적 증가를 꼽지 않을 수 없다.  26
박지원이 들려주는 재맹아(再盲兒) 설화는 의미심장하다. 길 가다보니 웬 젊은이가 울고 섰다. 왜 우느냐고 물었다. 원래 어려서 장님이 되어 20년을 그렇게 살아왔는데, 갑자기 길 가다 눈이 떠졌다. 너무 기뻐 집으로 가려 하니 골목은 갈림길이 많고 대문은 다 같아 제 집을 못 찾아 운다고 했다. 처방은 이렇다. '도로 네 눈을 감아라.' 장님은 기뻐하며 지팡이를 더듬어 문제없이 제집을 찾아갔다. 
너는 그저 장님 주제로 살란 말이 아니다. 한번 떠진 눈은 다시 감기지 않는다. 문제는 집에서 눈 뜨기 않고 도중에 눈 뜬 데 있다. 그래서 눈을 뜨는 순간 다시 눈이 멀고 말았다. 박지원의 생각에 눈 뜬 장님은 당시 조선의 지식인들이었다. 눈만 뜨면 뭣 하는가? 정작 자아의 주체를 주체를 세울 수 없다면 눈을 뜬 기쁨은 새로운 비극의 시작일 뿐이다. 길 잃고 헤매지 않으려거든 도로 눈을 감아라. 본래의 시작일 뿐이다. 길 잃고 헤매지 않으려거든 도로 눈을 감아라.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라. 좌표축을 세워 출발하라. 확장된 세계, 혼돈스런 정보 앞에서 주체의 확립보다 절박한 건 없다. '나'없는 세계는 카오스일 뿐이다. 이 점은 인터넷 시대라고 다를 게 없다.  32
디드로가 <철학적 사고>에서 '사람들은 왜 정열에 대해 우호적으로 말하면 이성을 모욕하는 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인간의 영혼을 위대하게 고양시킬 수 있는 건 위대한 정열뿐이다.'  52
박제가는 '세상에 무언가에 미치지 않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53
 

18세기의 문화 개방과 조선 지식인의 세계화 대응
'무찌르자 오랑캐'의 북벌을 국시로 하던 세상에서 살다가 처음 북경에 도착한 조선의 젊은이들이 받은 문화적 충격은 실로 엄청났다. 사방으로 죽죽 뻗은 넓은 도로에 넘쳐나는 재화, 으리으리한 건축물들, 거리를 가득 메운 서점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할 정도로 쌓여 있는 서책들, 고딕식 서양 성당과 서구 과학기술 정보들까지 있었다. 그들이 직접 목격한 청나라는 애초에 조선이 무찌를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그들이 목숨만큼이나 소중하게 지켜왔던 성현의 이념가치들이 청나라에서는 이미 철 지난 유행가였다. 북벌의 강고한 이데올로기는 어느 순간 북학(北學)으로 방향을 선회한다.  58
18세기의 이러한 변화를 가능케 한 힘은 정보화, 세계화에 있다. 문화의 개방과 소통에 따라 취급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61
갑작스레 밀려드어온 선진문물 앞에서 주체를 확립하여 제정신을 차리기는 어려웠다. 박지원은 '눈 뜬 장님'의 유명한 비유를 들어 문화종속에 따른 주체의 실종을 경고했다. 장님이 눈을 뜨는 건 좋은 일이지만 집에서 뜨지 않고 길 가는 도중에 뜨게 되면 오히려 제집을 잃고 길에서 울게 되니, 집을 찾아가려면 도로 눈을 감아야 한다고 했다.  62
18세기는 정보 자체가 아니라 정보의 질이 문제가 되는 시대였다. 
모든 지식이 새롭게 편집되고 재배열되었다.
18세기 새로운 지식 경영에 의한 저작들 주에는 한 작가 안에도 실학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 공존한다.
이들 저작을 관통하는 저술 원리는 한 가지다. 널려 있는 정보를 수집 배열해서 체계적이고 활용 가능한 지식으로 탈바꿈한다는 것.  63
토론과 돌려 읽기를 통해 정보를 확충하고 관점을 조정해나가는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되었다.  65
모방은 어느새 창조의 에너지로 점화되었다.  74
중국의 학자들은 사신행차에 참여해 북경을 밟은 조선의 지식인들에게, 중국의 아류가 아닌 좀더 조선적인 저작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 과정을 거쳐, 진정한 경쟁력은 중국의 모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의 독자성에서 나오는 것임을 점차 절감하였다.  76
자고나면 모든 것이 바뀌어 있는 이 문명사적 전환의 시대에 우리는 지금까지 살펴본 18세기 지식인들의 지식 경영에서 여전히 배울 것이 많고 반성할 점도 많다.
첫째, 18세기 지식인들은 정보가치의 우선순위를 바꿔 지식 경영의 중요성을 강화했다.
변화의 맥락을 읽어내는 정확한 안목이 중요하다. 바꿔야 할 것을 과감히 바꾸고 바꿔선 안 될 것을 지켜나가야 한다. 이 둘을 혼동할 때 변화는 곧 파국을 의미한다. 무조건 바꾸고 보자는 식의 변화 지상주의는 오히려 회복 불능의 상태로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80
둘째, 18세기의 지식인들은 외국문화를 개방된 자세에서 주체적으로 수용했다.
중요한건 개방성이 아니라 주체성이다. 제대로 하고 나대로 하고 나름대로 해야지, 멋대로 하고 덩달아하고 따라해선 얻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셋째, 18세기 지식인들은 그들이 경험했던 정보화사회에서 지식 경영의 다양한 모델을 실천적으로 제시했다.  81
틀을 세워 정보를 선별하고 토론과 적용을 거쳐 목표에 도달하는 이들의 작업 방식은 귀감으로 삼을 만하다.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필연적인 과정의 결과여야 한다.
넷째, 18세기 지식인들은 다양한 문하 콘텐츠를 개발하여 주체적 문화역량을 강화했다. 
세계화란 우리 것을 버려 남을 따르는 데서 성취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만의 색깔과 개성을 지닐 때에만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역사는 되풀이된다. 문화는 변화할 뿐 발전하는 것이 아니다.  82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벽'과 '치' 추구 경향
'벽'과 '치'의 추구가 나타나는 점은 아주 흥미롭다. '벽'이나 '치'는 모두 병들어 기댄다는 뜻의 '녁(?)'자를 부수로 하는 글자이다. 이 밖에 의미의 '비(庇)' '비(?)' '고(痼)' 같은 어휘도 자주 사용되었다. '벽'은 의학적으론 오른쪽 갈비뼈 아래 비장(脾臟)에 나쁜 기운이 쌓여 있는 상태를 말한다. 
어떤 것에 대한 기호나 집착이 너무 지나쳐 이성적으로 도저히 억제할 수 없는 병적인 상태를 가리킬 때 흔히 사용하였다.
전 시기까지 이 '벽'은 군자가 경계하고 멀리해야 할 대상이었다.
벽이 '상지해기(喪志害己)' 즉 바른 뜻을 잃게 하여 마침내 몸을 해친다고 본 것이다. 이는 사물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경계하는 유가의 전통적인 '완물상지(玩物喪志)'의 논의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그런데 이러한 벽에 대한 인식이 18세기에 이르면 일부이기는 해도 지식인들에게 타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없어서는 안 될 미덕으로 변모하게 된다.  92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는 말처럼, 남이 미치지 못할 경지에 도달하려면 미치지 않고는 안 된다. 미쳐야 미친다. 미치려면[及] 미쳐라[狂]!
박제가는 <백화보서(百花譜序)>에서 '사람에게 벽이 없으면 쓸모없는 사람일 뿐이다. 대저 벽이란 글자는 '병(病)'이란 글자에서 나온 것이니, 지나친 데서 생긴 병이다. 그러나 홀로 걸어가는 정신을 갖추고 전문의 기예를 익히는 건 왕왕 벽이 있는 사람만이 능히 할 수 있다.'  93
정조의 사위였던 홍현주(1793-1865)는 <벽설증방군효량>에서 '벽이란 병이다. 어떤 물건이든 좋아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좋아함이 지나치면 '즐긴다[樂]'고 한다. 즐기은 사람이 있어 즐김이 지나치면 이를 '벽'이라고 한다.'
미친 듯 몰두하여 다른 것을 돌아보지 않는 몰입의 상태를 말한다.  95
홀로 걸어가는 정신이란, 남들이 손가락질을 하든 말든 출세에 보탬이 되든 말든 혼자 뚜벅뚜벅 걸어가는 정신이다 이리저리 재고, 이것저것 따지기만 해서는 어느 한 분야의 특출한 전문가가 될 수 없다. 그것을 가능케하는 힘이 바로 멱이다.  97
홍현주의 <벽설증방군효량>의 뒷부분에서 '내가 평소에 달리 좋아하는 바가 없지만, 오직 그림에 대해서는 벽이 있다. 옛 그림으로 마음에 차는 것을 한번이라도 보면, 비록 화폭이 온전치 않고 장정이 망가졌더라도 반드시 비쌍 값에 이를 구입하여, 목숨처럼 애호하였다. 아무개가 좋은 그림을 지녔다는 말을 들으면 문득 심력을 다해서 반드시 찾아가 눈으로 보고 마음에 녹여, 아침 내내 보고도 피곤한 줄 모르고, 밤을 새우고도 지칠 줄 모르며, 밥 먹는 것도 잊고 배고픈 줄도 알지 못하니, 심하도다 나의 벽이여! 앞서 말한 부스럼 딱지를 즐기거나 냄새를 쫓아다니는 자와 흡사한 부류라 하겠다.'  99
'치'에 대해서는 남경의(南景義)가 <치암설(癡庵說)>에서 정확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치라는 것은 멍청함이 좀 심한 것이다. 멍청함은 교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래서 전(傳)에서는 '비록 어리석어도 반드시 현명해질 것'이라고 햇고, 영무자의 어리석음을 두고 성인께서도 스스로 미칠 수가 없다고 여기셨다. 그렇지만 '치'같은 것은 사라에게 고칠 수 없는 고질이 된다. 그래서 그 글자가 '질(疾)' 자에서 나왔다. 어리석음이 심한 지경에까지 이르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감히 망령되이 '치'란 이름을 얹지 못한다. 대개 세속에서 서로 욕하는 말이다.'
그러니까 '치'란 상식적으로 볼 때 어리석은 정도가 지나쳐 바보로 보이는 상태다. '벽'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 사람의 눈에는 그들의 상태가 '치'로 밖에 보이지 않늗다.  100-101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자의식 변모와 그 방향성
문화환경의 변화는 새로운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이 시기 지식인들의 읫기을 강렬하게 지배한 변화의 축은 크게 세 방향으로 나타난다. 
첫째, '도(道)'를 추구하던 가치 지향이 '진실'을 추구하는 것으로 바뀐다. 그들은 변치 않을 도에 대한 맹복적 신뢰를 거두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눈앞의 진실에 더 큰 관심을 쏟았다. 변치 않을 진리란 것이 존재한다는 걸 그들은 회의했다. 
둘째, '옛날'로 향하던 가치 지향이 '지금'으로 선회했다. 추구해야 할 이상적 가치가 과거에 있다고 믿었던 퇴행적 역사관은 이제 힘을 잃었다. 대신 그 자리에 지금 눈앞의 세계를 중시하는 진보적 역사 인식이 자리 잡앗다. 지금과 무관한 어떤 옛날도 무의미하다고 그들은 생각했다.
셋째, '저기'에 대한 관심이 '여기'를 향한 관심으로 바뀌었다. 즉 중국을 기준으로 삼던 사고가 조선 중심의 사고로 변모한다. 이러한 변화는 겉으로 보아 사소하지만 그 으미는 크다.
가치관의 이러한 변화는 개인적인 문제제기에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전반적 변화에 기인한 것이었다. 그 결과, '그때 저기'의 '도'를 추구하던 이전의 가치관은 '지금 여기'의 '진실'을 추구하는 새로운 가치관과 갈등을 빚었다. 사람들의 의식은 빠르게 변모해간 반면 제도는 조금도 바뀌지 않았을 뿐더러, 오히려 더 보수화되어 갔다. 제도는 변모된 의식을 포용할 여유가 없었고, 지식인들은 변화를 포용하지 못하는 제도의 억압을 답답해했다.  111-112
당시 청나라로부터 물밀 듯 쏟아져 들어오던 신문물은 당시 조선의 지식인들에게 길 가다 눈 뜬 장님과도 같은 혼란을 부추겼다. 아예 눈을 감아 외면해버리거나, 눈을 크게 뜨고 휩쓸려버리거나 하는 건 어느 것도 문제의 바른 해결 방법일 수 없다. 눈을 뜬 것이 장님으로 살아가는 것보다 백배 낫다. 하지만 그것이 겆잡을 수 없는 자기정체성의 혼란을 수반한다면 문제는 다르다. 여기서 자기정체성 또는 주체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한 자세와 위치의 확보가 요구된다.  115
이러한 가치관의 혼돈 상황을 박지원은 <낭환집서>에서 다른 비유로 이어간다. 임제(林悌)가 술에 취해 신발을 짝짝이로 신고 나왔다. 하인이 그 사실을 지적하자, 그는 큰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길 오른편에서 나를 본 사람은 내가 가죽신을 신었다고 할 터이고, 길 왼편에서 본 사람은 내가 나막신을 신었다고 할 터이고, 길 왼편에서 본 사람은 내가 나막신을 신었다고 할 터이니 무엇이 문제인가?" 그냥 걸어가면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을 짝짝이 신발이, 말 위에 올라타자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결과, 역설적으로 그 사람의 짝짝이 신발은 달리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다.
당시는 저마다 자기가 본 것만을 진실로 여기는 상황이라고 박지원은 생각했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둘 다 틀렸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는데, 그 중간 지점에는 아무도 서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눈 뜬 장님은 길에서 울고 있고, 짝짝이 신을 신은 취객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활보하는 혼란스런 상황이 펼쳐진다.  116
박지원은 <녹천관집서>에서 제자 이서구와의 문답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이씨의 아들 낙서(洛瑞)가 나이 열여섯인데, 나를 좇아 배운지 여러 해이다. 심령이 맑게 열려 지혜가 구슬 같다. 한번은 자신의 <녹천고(綠天稿)>를 가지고 와 내게 물었다.  "아! 제가 글 지은 지 겨우 몇 해이지만 남의 노여움을 산 적이 많습니다 한 마디 말만 새롭고 한 글자만 이상해도 문득 '옛날에도 이런 것이 있었느냐?'하고 묻습니다. 아니라고 하면 낯빛을 발끈하여 '어찌 감히 이 따위를 하는 게야?' 합니다. 아아! 옛날에도 있었다면 제가 무엇하러 다시 합니까? 원컨대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십시오."
내가 두 손을 이마에 얹고 무릎 꿇고 세 번 절하며 말했다. 
"네 말이 참으로 옳다. 끊어진 학문을 일으킬 수 있겠구나. 창힐(蒼頡)이 처음 글자를 만들 때 어떤 옛날을 모방했던가? 안연(顔淵)은 배우기를 좋아했지만 유독 저서를 남기지 않았다. 진실로 옛것을 좋아하는 자로 하여금, 창힐이 글자 만들 때를 생각하면서 안자(顔子)가 비처 펴지 못했던 뜻을 짓게 한다면 글이 비로소 바르게 될 것이다. 네 나이 아직 어리니, 남이 성 내거든 '배움이 넓지 못해 미처 옛것을 살피지 못했습니다.'라고 공정히 사과하거라. 그런데도 힐문하기를 그치지 않고 성냄을 풀지 않거든 조심스레 이렇게 대답하여라. '<서경(書經)>의 은고(殷誥)와 주아(周雅)는 삼대(三代) 적의 당시 글이고, 이사(李斯)와 왕츼지도 진(秦)나라와 진(晋)나라의 시속(時俗) 글씨였습니다'라고 말이다."  122-123
<서경>은 성현이 남긴 경전이다. 여기서 우리가 배울 건 그 문체의 난삽함이나 필치의 난해함이 아니라, 그 당시엔 백성도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문장이요, 편한 글씨였다는 사실이다. 나아가 지금 내가 쓰는 글이 후대에 기림을 받으려면, 난삽한 옛 문체를 흉내 내지 말고 누구나 알아듣기 쉽게 지금 여기의 정서를 담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124
가짜 나를 버리고 참 나로 돌아오는 과정은 결국 '나만의 나'를 추구하는 개성론으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이덕무는 흔해빠진 '명숙(明叔)'이란 자를 '무관(懋官)'으로 바꾸면서 개명의 변을 이렇게 적었다.
'내 나이 16세 때 관례를 치르고 명숙을 자(字)로 하였으니, 명숙이란 자로 살아온 것이 12년이다. 하지만 자라는 건 본디 남과 나를 구별할 수 있어야지 서로 뒤섞여서는 안 되고, 하나뿐이어야지 서로 갈라져서는 안 된다. 같으면 혼동되고, 혼동되면 기피하게 되고, 기피하게 되면 갈라지게 마련이다. 옛날의 명현은 말할 것도 없고, 지위가 높은 재상, 늘 맞상대하는 벗들, 지위가 낮은 아전이나 백성 등 열 집 사는 마을이나 한 무리가 모인 곳에 명숙이란 자를 가진 사람이 너무도 많다. 한번은 과거 시험장에 들어갔는데 명숙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길래 불현듯 대답했더니 나를 부른 것이 아니었다. 거리를 자니는데 명숙이라고 부르는 자가 있어 언뜻 돌아보면 나를 부른 것이 아니었다. 혹 여러 번 불러도 일부러 대답하지 않았더니 이번에는 진짜로 나를 부른 것이었다. 대답해도 잘못되고, 대답하지 않아도 또한 잘못되니, 그 어디에 구별하여 서로 뒤섞이지 않음이 있겠는가?'  126-127
남종현(1783~1840)은 자신의 호를 버리겠다고 선언하는 글을 남겼다. <거호서(去號序)>이다. '배움은 나를 위한 것이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다. 알고 모르고는 남에게 달린 것이지만 부끄럽고 부끄럽지 않고는 내게 달린 문제다. 나는 내가 나를 닦아 부끄러움이 없고자 하는 사람이다. 어찌 세상 사람들처럼 간악하고 위선적이 ㄴ짓을 하여, 속으로는 마음에 부끄러우면서도 남이 알지 못하는 것만 다행으로 여기는 자이겠는가?'
이름을 바꾸는 것이나 이름을 버리는 것이나 모두 '남들의 나'가 아닌 '나만의 나'를 추구하겠다는 다짐에서 나온 행동이다.  129
정약용은 "나는 조선 사람이니, 즐겨 조선의 시를 짓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햇다. 박지원은 또 내 시를 읽은 사람이 내 시에서 조선 사람만의 체취와 풍습을 볼수 없다면 그런 글을 쓰나 마나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짜 나를 버리고 참 나를 찾겠다는 추구가, 이 시기 작가들에게 '지금 여기'의 현실에 눈을 돌리게 했다.'
다만 그들은 여전히 소수였고, 기득권을 쥔 계층의 폭력적 억압은 여전히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이 시기 지식인들의 담론에서 유난히 우정의 문제가 강조되는 건 이 때문이다.  131

18,19세기 문인 지식인층의 통변 인식과 그 경로
도(道)가 아닌 진(眞)을, 고(古)가 아닌 금(今)을 , 피(彼)가 아닌 아(我)를 문학이 담아야 할 가치로 내세우는 주장이 보편적 설득력을 얻었다.  134
홍양호(1724~1802)가 <계고당기(稽古堂記)>에서 '옛날은 그때의 지금이요, 지금은 후세의 옛날이다. 옛날이 옛날로 되는 건 연대를 가지고 하는 말이 아니다. 대개 말로는 전할 수 없는 어떤 것이 있다. 만약 옛것만 귀하다 하여 지금 것을 천히 여기는 것은 도리를 아는 말이 아니다. 세상에서 옛것에 뜻이 있다는 자들은 그 이름만을 사모하여 그 자취에 빠지고 만다. 이는 비유컨대, 음악을 배우는 자가 상고 적의 악기인 쇠북 추려(追蠡)를 잡고 질장구 토고(土鼓)를 두드리면서도 순임금의 음악인 소(韶)와 주무왕(周武王)의 음악인 무(武)의 변화를 알지 못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또 맛을 좋아하는 자가 옛날식으로 땅을 파 술동이를 대신해 술잔질을 하고, 아무 조미도 하지 않은 대갱(大羹)을 마시면서 정작 음식의 간을 맞추는 건 모르는 것과 같다. 이러하면서도 남에게 외쳐 말하기를, 
나는 옛것을 잘 안다, 나는 옛것에 능하다"고 한다면 되겠는가?'  135-136
옛날에 대한 정의를 바꾸면 옛날만 옛날의 아니요, 지금도 옛날이 될 수 있다. '말로 전할 수 없는 어떤 것'이 바로 이것이다.  136
심노숭은<여신생천능(與愼生千能)>에서 '내가 일찍이 세상의 글한다는 자를 본건대, 문득 스스로 '고문이다 고문이다'라고 일컫는다. 지금 사람이 어찌하여 고문을 하겠는가. 옛사람의 이전에도 또한 고문은 있었으니, 옛사람이 어찌 옛것만 좋아하고 지금 것은 미워했겠는가? 만약 지금 사람이 지구의 껍데기 사이에 힘을 쏟아 그 비슷함을 추구하여 절절하게 스스로 좋아하더라도, 비슷함을 구하면 구할수록 더욱더 비슷하기 않게 될 것이다.'
지금 사람이 어째서 지금 글을 쓰지 않고 옛글을 쓰는가? 이것이 그가 정면에서 제기하고 있는 문제다. 옛사람은 옛사람을 흉내 내지 않았다. 그들이 더 옛날을 흉내 내싿면, 우리가 알고 있는 옛날은 모두 똑같아야 옳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하나도 같지 않고, 다 다르다. 내가 옛글을 배워 옛날과 같아진다면, 거기에는 옛사람의 껍데기만 있고, 비슷함만 있고, 나의 알맹이는 찾아볼 수 없다. 나는 나고 옛사람은 옛사람이다. 그러니 내가 옛사람과 같아질 이유가 없고, 같아져서도 안 된다.
박지원은 <녹천관집서>에서 옛날과 비슷해지려고만 드는 풍조를 매섭게 질타한 뒤, "대저 어찌 비슷함을 구하는가? 비슷함을 추구한다는 건 진짜가 아닌 것이다."
비슷한 것은 가짜다. 비슷해지려고 하지 말아라. 비슷한 것 속에 나는 없다. 겉모습만 같은 건 같은 것이 아니다. 겉모습은 전혀 달라도 알맹이가 같아야 한다.  137-138
말과 글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이것은 당연한 이치다. 중요한 건 옛날이냐 지금이냐의 구분이 아니라, 유용한가 아닌가의 문제일 뿐이다. 그런데 단순해 보이는 이 판단과 자각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 옛것을 모방해선 안 된다면 새것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옛것과 다르면서도 사실 그 알맹이는 같은 '새것'의 창조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141
도로 눈을 감으라는 처방은 눈을 뜬 맹인에게 계속 장님으로 살라는 주문이 아니다. 이 우화의 핵심은 길 가는 도중에 눈을 뜨는 바람에 자기 집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맹인이 비극적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놓여 있다. 그가 당면한 문제는 눈을 뜬 기쁨보다 눈을 뜸으로써 제집을 찾을 수 없게 된 비극적 현실에 있다. 지벵 있다가 눈이 떠졌다면 그가 길을 잃고 울 이유가 없다. 문제는 그의 눈이 길가는 도중에 문득 떠진 데 있다. 눈을 뜨는 순간 세계는 그에게 혼돈 그 자체였다. 방향도 좌표도 없이, 한 걸음도 더 뗄 수 없는 그런 상황에 놓인 것이다.
그러니 도로 눈을 감으라는 처방은 분수를 알아 소경 주제로 살라는 얘기가 아니라, 잃어버린 방향과 좌표를 되찾은 뒤에 눈을 다시 뜨라는 주문이다. 내가 내딛는 발걸음의 주인이 되지 못한다면 눈을 뜨는 건 더 큰 비극의 시작일 뿐이라는 이야기다.
한번 떠진 눈은 다시 감기지 않느다. 하지만 좌표를 상실한 맹인에게 눈을 똑바로 뜨고 정신을 바짝 차리라는 주문은 아무 소용이 없다. 그가 정신을 차리려 들면 들수록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가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도로 눈을 감으라는 것이 그에게 구시대에 안주하라는 요구일수 없다.
당시 청나라로부터 물밀 듯이 쏟아져 들어오던 신문물은 당시 조선의 지식인들에게 길 가다 눈을 뜬 장님과도 같은 혼란을 부추겼다. 아예 눈을 감아 외면해버리거나, 눈을 뜨고 휩쓸려버리거나 하는 건 어느 것도 문제의 바른 해결일 수 없다. 눈을 뜬 것이 장님으로 살아가는 것보다 백배 낫다. 하지만 그것이 걷잡을 수 없는 자기정체성의 혼란을 수반한다면 문제는 다르다. 여기서 자기 정체성 또는 주체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한 자세와 위치의 확보가 요구된다. 그 위치를 위의 이야기에서는 '본분'이란 말로 표현했고, '도로 눈을 감으라'는 방법을 제시했던 것이다. 
도로 눈을 감으라는 건 주체성을 회복하라는 말이다. 남 따라하지 말고 나름대로 하라는 주문이요, 그대로 하지 말고 제대로 하라는 요구다. 이 시기의 글 속에서 비대해진 자의식 앞에 막상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 고뇌하는 자아의 형상이 자주 보인다.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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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배우는가 ?
인간의 두뇌는 과거에 일어난 일이나 얻은 지식을느 정도는 잊어버리게끔 되어 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인산의 두뇌는 과거에 습득한 것의 극히 일부밖에억해 내지 못한다. 
그런데 왜 사람은 고생해서 배우고,
지식을 얻으려 하는가?

책의 첫 페이지의 내용이다.
이 책은 꽤나 유명한 책이다. 수학에서의 노벨상에 해당하는 필드상을 수상하였고, 하버드 교수로  생활하기도한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자서전이다.
자서전의 제목이 학문의 즐거움이라 붙인 이유는 그가 쓴 내용이 천재적인 사람의 일생도 아니고 뛰어난 특징이 있어서가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노력을 담고 있고, 그 노력들을 통해 자신이 얻게 된것들과 자신이 어떻게 그리고 누구에게서 얻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 적고 있다.

책을 읽으며 참 많은 곳에 줄을 그었다.
그만큼 그도 평범한 사람이며, 노력을 하면서 얻게 된것들이기에 더욱 마음에 와 닿았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그는 일본인과 미국인들과의 의식과 문화 사고방식 가치관의 차이를 설명하며 모두 일장일단이 있지만 현재에 부족한 것들에 대해서는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기술하였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정말 젊은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 이상은 읽어봐야 할것이라 생각한다.
 한 번이 아니라 한 번 이상 읽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공부가 즐거울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에 적용하면 공부도  즐거울 수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자라온 환경들과 과정들을 통해 즐거울 수 없는 공부를 어떻게 즐길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기록하였다.
분명 평범한 사람으로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열정을 어떻게 나타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머리말
사람은 왜 배우는가? 
나는 '지혜'를 얻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싶다. 배워 나가는 과정에서 지혜라고 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살아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9


1장 배움의 길 
꿈이란 참으로 이상한 것이다. 실현하기에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그것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으면 은연중에 꿈을 이루어 보려고 하는 힘이 생기거나, 또 그런 꿈을 가지고 잇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이 가치있어 보이기도 한다.  16
나는 기회 있을 때마다 젊은 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다. "창조하는 인생이야말로 최고의 인생이다."  22
창조하려면 먼저 배워야 한다. 이것은 비단 학문의 세계에만 한정된 말은 아닐 것이다.  23

책을 통해 위인의 삶을 접하는 것은 젊은이들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 못지않게 생활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 예를 들면 부모나 친구 가운데서도 소중한 인생의 스승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26

성장기에 있는 한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친근하고 구체적인 어른의 모델은 부모님이다.  27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주는 부모가 자식들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친다고 생각한다.  28
좋든 나쁘든 간에 부모는 자식에게 있어서 어떤 교과서에도 씌어져 있지 않은 살아 있는 본보기이며, 자식들은 무의식중에 부모의 인생관에서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그 누구보다도 가까운 부모의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무언가를 의식적·적극적으로 배우려고만 한다면훗날 인생을 뒷받침해 줄 소중한 것들을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32

<스폭(Spock) 박사의 육아서>에서는 '아이들의 성장에는 절대적으로 자기 편에 서 주는 사람이 가까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  35
무엇을 생각하든지 생각하는 그 자체가 뜻있고 가치가 있다.  38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항상 가까운 곳에서 존경할 만한 인물을 찾았고, 그 사람에게서 무언가를 배우려고 해 왔다.  40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해서 무엇이든지 무분별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모든 것을 깊이 생각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긴 인생에서 깊이 생각하애 하는 때가 몇 번 있게 마련이다.  43
어려움이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이때야말로 깊이 생각하는 힘이 요구된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써야 좋을지 전혀 알 수 없을 때, 혹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을 때,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깊은 사고력뿐이라고 생각한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지금이다' 하는 바로 그때에 더욱 깊이 생가할 수 있는 힘, 그러한 소양을 키우는 것은 부모님 곁을 떠나기 전에 반드시 길러야 하는 일이다.  44

공부하는 과정에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살아가는 데 있어 대단히 중요한 지혜라는 것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이 지혜가 만들어지는 한 공부한 것을 잊어버린다고 하더라도 그 가치는 여전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배우는 것은 낭비가 아니다. 그러므로 많이 배우고 많이 잊어버리고, 다시 많이 배우라고 말하고 싶다.  46
인간의 두뇌는 기억한 것의 극히 일부분밖에 끄집어내지 못한다. 그러나 뇌에 수많은 정보를 축적하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따라서 사람은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뇌에 축적한 후에 끄집어 내지 못할 뿐' 이라고 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47
'지혜의 깊이'는 공부를 통해서만이 비로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지 않은 사람의 두뇌는  인간 특유의 폭넓은 사고의 훈련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깊이 생각하는 힘, 즉 '지혜의 깊이'가 키워지지 않는다.  50
여기서 말하는 공부는 학생들이 하는 공부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것이다. 누구든 자신이 하는 것, 관심잇는 것에 대해 알고자 하는 모든 과정이 공부일 것이다. 이것은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듣거나, 아니면 실제 자신이 몸소 체험하는것 까지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생각하는 유형을 두 가지로 나누면, 짧은 시간에 결론을 내리는 형과 오랫동안 시간을 갖는 형.
현재의 중·고등학교 교육 환경은 후자에 해당되는 '오랜 시간 숙고하는 사고 방식'을 충분히 훈련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불행하고 불완전한 교육이다. 장시간 동안 생각하는 훈련이 안 되어 있는 사람은 깊이 생각할 수가 없다. 따라서 '지혜의 깊이'도 키워지지 않는다.  52-53
수학은 원래 '추상성', '보편성', '일반성'이 상당히 많이 요구되는 학문이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일정한 룰만 지키면 자기의 세계를 자유롭게 구축할 수 있는 학문이기도 하다. 집합론의 창시자로 유명한 독일의 수학자 칸토어(G. Cantor)는 '수학의 본질은 그 자유성에 있다.'라고 했다. 정해진 룰만키면 명예나 지위, 경제성, 정치성과 같은 것에 속박받지 않는 자유로운 학문이라는 것이다.  54
나는 문제를 해결하기까지에는 남보다 더 시간이 걸리지만 끝까지 관철하는 끈기는 뒤지지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한 시간에 해치우는 것을 두 시간이 걸리거나, 또 다른 사람이 1년에 하는 일을 2년이 걸리더라도 결국 하고야 만다.
이러한 신조가 몸에 배어서인지 나는 한 가지 문제를 택하면 처음부터 남보다 두 세 배의 시간을 들일 각오로 시작한다.  57

보통 사람의 인생은 직선적이라기보다 우여곡절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되풀이되는 시행착오는 절대로 낭비가 아니다.  69
불교에서 '인연(因緣)'이라는 말이 있다. '인'이라는 것은 '근원'이라는 뜻으로 내적인 것이다. 이 내적인 '인'에 대해서 외적인 것이 '연'이다. 내적인 조건인 '인'과 외적인 조건인 '연'이 결합해서 모드것이 생겨나고, 이 결합이 해소됨으로써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이다.
한 인간의 삶은 인연에 지배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부모에게서 이어받은 것, 가까운 친구에게서 배운 것, 또 몇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체험적 지식 등이 눈에 보이지 않는 덩어리로 자기 자신 속에 축적되어 '인'을 만든다. 그 '인'이 '연'을 얻어서 그 사람의 희망이 되고 행동이 되고 결단이 되고  길이 만들어진다. 지금까지의 나 자신을 돌이켜 보면 그렇게만 느껴진다. 
살아 있다는 것은 부단히 무엇인가를 배우고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바로 그 배우고 노력한 것이 인생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절실히 하게 된다.  69-70


2부 창조의 여행
배움에는 고통과 함께 기쁨이 있다. 배움이 괴로움의 연속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배워 나가는 과정에서 배움의 기쁨을 가끔씩은 맛볼 것이다. 단지 배우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너무 많기 때문에 기쁨이나 만족감이나 행복감을 느끼기 어려울 뿐이다.  73

경쟁의식을 가짐으로써 노력해야 할 목표의 초점이 보다 선명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먼저 상대방의 우수성을 솔직히 인정하고 있어야 한다. 상대를 인정하고 더 나아가 존경심까지 갖는다면 단적으로 말해서 상대가 성장하면 할수록 자기도 또한 클 수 있게 된다.  97-98

사람이 계속 배워 나가기 위해서는 작은 것이라도 '성공 경험'을 많이 쌓아 올릴 필요가 있다. 이것은 창조의 단계에 들어가서도 적용된다. 작은 것을 만드는 데 성공함으로써 기분이 좋아지고, 그 쾌감이 다음의 보다 큰 창조를 불러오는 일이 자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이 우수한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성공 경험만을 쌓아서는 안 된다. 때로는 성공에 필요한 만큼 노력을 했는데도 실패하는 경험을 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창조의 본질도, 창조의 구체적인 방법도, 또 그 바탕이 되는 핵심도 천재가 아닌 우리로서는 실패를 통하여 몸소 터득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패를 통하여 터득한 노하우를 가지고, 보다 좋은 창조에 도전하는 방법밖에 없다 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08

수학이라는 학문의 특징은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정확한 '기술'이 요구된다. 정확하게 풀지않으면 수학이 성립하지 않는다.
둘째, '사상'으로서의 측면을 가지고 있다. 수학은 모든 과학의 기본이다. 
셋째, 수학의 본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상성'이 강하다. 여러 가지 현상 그 자체가 아닌 그 속에  존재하는 공통된 개념이나 관점을 상당히 추상화시켜서 생각하는 것이 수학의 특징이다.
넷째, '국제성'이다. 수학의 세계는 궁극적으로 이해관계나 국력 등에 관계없는, 완전히 자유롭고 개방된 세계이다.  109-110

학문을 하는데 있어서 또 한 가지 대단히 중요한 것이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목표가 없으면 앞으로 밀고 나갈 정신 에너지가 만들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목표가 그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되어, 일을 하게 하고 발전·진보시키기 때문이다.  115
목표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목표를 향하여 밀고 나가는 에너지가 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117
미국 학생들의 사고방식은 먼저 가설을 세워서 그것으로부터 여러 가지를 연역해 보고, 안 되면 가설을 바꾸면 된다는 식이다. 반면 일본 학생들은 무언가를 먼저 공부해 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논문을 써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시해지면 방향을 바꾸거나 지금까지의 방법을 개선하는 식의 연구 태도를 가지고 있다.  118

여러 가지 필요한 것들이 통합되어 창조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단지 무엇을 배운다고 해서 창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125


3부 도전하는 정신
학문의 세계에 있어서 배우고 창조하는 기쁨은 곧 생각하는 기쁨이다. 
단순한 지식의 주고받음은 학문이라고 말할 수 없으며 평가할 가치도 없다. 여러 가지 지식은 생각하기 위한 자료이며, 독서는 생각하기 위한 계기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143
창조에는 먼저 송이 버섯처럼 땅밑에서 뿌리를 뻗어가는 축적의 단계가 있어야 한다.  145

이 세상에는 주어진 조건이 모두 가지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로 주어진 조건을 모두 가지에게 유리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147
마쓰시타 코노스케가 한 말, '호황도 좋고 불황도 좋다.'
이 말은 '행운도 좋고 역경도 좋다.'라는 뜻이다.  148
사람은 무엇인가에 열중하고 있을 때는 설사 고생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고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153

'성적이 이 정도니까 저 대학의 이러한 학과에 진한하자.'라든지, '이러한 직종이 유망하니까 이 기업에 취직하자.'라는 식으로 여러 가지 정보로부터 필요를 도출해서 진로를 결정하는 사람이 대단히  많다. 
그러나 그러한 방법으로 장래를 결정한 사람은 결정한 것이 욕망으로 바뀌지 않는 한 어디에서인가 좌절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나는 이 학문을 하고 싶다.', '나는 이 일에 종사하고 싶다.'라는 욕망이 있어야 한다.  156

느긋하게 기다리고, 기회를 잡을 행운이 오면, 나머지는 끈기이다. 
노력이란 말은 나에게는 남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인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187


4부 자기발견
미국 사람들은 질문하는 기술이 좋다는것이다. 사실은 기술이 좋다라기보다 모르는 것은 무엇이든지 질문하는 습성이 있는 것이다. 
이것과 관련하여 컬럼비아 대학에 있었을 때 만난 한 제자 생각이 난다. 멀리서 그의 모습이 보이면 교수들이 피해 갈 정도로 만날 때마다 질문을 해대는 학생이었다.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밤 늦은 시간에도 교수 집에 전화를해서 한 시간씩이나 질문을 하기도 했다. 외모는 뛰어났지만 컬럼비아 대학에 들어올 정도의 실력이 못 되는 학생이었기 때문에(경력이 특이하고, 면접시 추진력을 인정받아서 입학시킨 학생이었다.) 그의 질문은 대부분 전혀 조리가 안 맞고 초점이 없었다. 나도 대학이나 집으로 걸려 오는 전화를 통하여 그의 왕성하긴 하나 시시한 질문에 몇 번이나 손을 들었다.
그런데 입학해서 2년 정도 지나니까 그는 더 이상 시시한 질문만 하는 학생이 아니었다. 가끔 질문다운 질문을 할 때도 있었고 4학년이 되어서는 마침내 우수한 논문을 써내어 학계 일류의 논문지에 발표할 정도로까지 성장하였다. 그는 그 후 내가 하버드 대학으로 옮길때 강사로 따라왔다가, 스탠퍼드 대학의 조교수를 거쳐 지금은 캘리포니아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205-206
일봉 학생은 'why'라든가 'how'라고 질문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말할 것도 없이 'why'라는 것은 '왜'라는 것인데, 이것은 '진리(眞理)'를 물어 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미국 학생은 'what'이라는 형태의 질문을 많이 한다. "그것은 도대체 무엇이냐?"라는 식으로 물어 본다. 이것은 '사실(事實)'을 묻는 것이다.  207

학자는 자기 학문만을 연구하면 안 된다. 자기 학문을 중심으로 하여 다른 학문이나 경제 정세나 사회 현상 등과 관련시키는 다양성에 입각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나가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현대 사회는 바로 그 다양한 길로 나가려 하고 있다. 하나의 명제가 있어서 그것만 지키고 있으면 된다거나, 오직 그것을 향하여 노력하면 된다는 논리가 통하던 과거의 단순한 시대와는 다르다.  214-215

살아 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대단한 것이다. 그 값진 삶을 보다 멋지게 사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의 특권이다. 그 특권을 포기하는 것은 어떤 뜻에서는 죽은 사람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228
우리에게 앞으로 가장 많이 요구되는 것은 자기 자신의 판단력(다양한 인생을 살아가는 선택의 지혜)과 생각하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변동과 다양성에 대처하기 위한 교과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자기 자신이 소심(素心)으로 돌아가고, 깊이 생각하고, 그 결과 제일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만이 우리에게 남겨진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변동하고 다양화되는 시대야말로 개인이 자기의 가능성을 발휘하기 좋은 시대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가끔 이 다양성을 보지 않으려 한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안주하고 싶고, 고민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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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강건성세(康健盛世)는 강희제(康熙帝, 1661~1722), 옹정제(雍正帝, 1772~1735), 건륭제(乾隆帝, 1735~1795)로 이어지는 청나라의 3대 133년간의 세를 칭하는 말이다. 
청나라 제4대 황제인 강희제가 국가의 토대를 마련했다면, 제5대 황제 옹정제는 건전한 기풍을 확립했고, 제6대 황제 건륭제는 선대의 정신을 계승해 강건성세를 완성시켰다.

오늘날 중국의 지도부가 벤치마킹하려는 인물이 바로 강희제이다. 
중국 역사상 최고의 성군으로 불리는 강희제는 61년간이나 황휘를 지겼으며 청나라의 실질적인 창업주이기도 하다.
강희제 리더십의 원천은 무엇보다 이재를 중히 여기는 마음이었다. 
"천리마는 어느 시대, 어디에는 있었지만 천리마를 구별할 수 있는 눈을 가진 백락(伯樂 - 춘추시대 종자 좋은 말을 고를 때 귀신겉은 눈썰리믈 발휘했던 인물)은 언제나 드물다."
즉 인재는 어디에나 있지만 그를 알아보는 눈을 가진 이는 드물다 또한 알아본다 해도 그 인재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면 마음을 얻어야 한다.

강희제는 학구열이 높은 황제였다.
유학자들로부터 서양인 신부에게서도 배우는 등 학문의 분야를 가리지 않았고, 문화활동에 까지 관여하였다. 
그는 주자학과 수학, 자연과학 등에도 정통한 호학인이었다.

강희제는 대단한 호기심의 소유자 였다.
탐구를 즐기고 천문학, 지도제작, 광학, 의학, 대수학 등에도 관심을 보였으며, 개방적이고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러시아와의 네르친스크 조약 때 예수회 선교사들을 먼저 협상 테이블에 앉히며 이들에 대한 신임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는 한 손에는 서양 고전과 외국어를 무기로 든 탁월한 계몽군주였다.(개방적인 학구열을 지닌 인물)

그는 집무에 시달리면서도 삼번의 난을 진압하고 대만을 점령했으며 러시아 군대를 패퇴시켜 네르친스크 조약을 체결하기도 했고 티베트를 복속시키기도 하였다. 즉 강희제는 문무를 겸비한 군주였다.
강희제는 날마다 오늘이 끝일지 모른다는 각오로 살았다.

강희제는 가장 부유한 나라를 일구었으나 근검론을 쓰면서 근검절약하는 군주였다.
"모든 비용은 백성들의 피땀으로 얻어진 것이니 주인된 황제로서 절제하고 절제함은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또한 그는 "한 사람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이지, 천하가 한 사람을 받드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함으로 '이름병'에 걸리지 앟고 물욕이나 명예욕을 탐하지 않았다.

신기미(愼機微) :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잡념들을 제거하고 자신을 단속한다
덕승재(德勝才) : 덕이 재주를 이긴다.(백성들의 마음을 얻는 것은 덕이지 재주가 아니다.)
"천하의 위험을 구하는 자만이 천하를 편안하게 할 수 있고, 천하의 근심을 해결하는 자만이 천하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며, 천하의 화를 구제할 수 있는 사람만이 천하의 복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이 강희제의 통치 철학이다.

그는 고별 상유에서 "나는 천하를 보살피는 데 내 마음을 다 쏟아 부었노라"고 고백하였다.
강희제는 좋은 리더(good leader)를 넘어선 위대한 리더(great leader)였다.


옹정제 또한 끊임없이 학습하는 리더였다.
"인재를 찾는 것이 제왕의 제일가는 고충"이라 말하며 인재 확보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그는 현장의 소리에 귀를 여는 황제였다. 그는 찾아오지 말고 황제게게 주접(奏摺)을 쓰라 명하고, 매일 밤잠을 설쳐가며 각지의 주접을 읽고 주비를 작성하였다.
그리고 부국강병을 위해서라면 아무리 인기 없는 정책도 과감히 밀고 나가는 실천 의지로 충만한 군주이자 '실행하는 리더'였다.(주관을 가진 실천형 리더)
또한 그는 늑대 사냥을 통해 늑대 무리의 속성을 간파하고 이를 통치에 활용하기도 하였다.(이론보다는 경험에서 배우는 것이 클 수 있다.)


건륭제는 강희제 때부터 축적된 재정을 바탕으로, 안정되고 문화적으로도 원숙한 최고의 전성기를 이룩했다.
그는 지식과 경험이 풍부했을 뿐 아니라, 문무를 겸비하고 지혜와 용맹을 갖췄으며, 성격도 자유로운 편이라 18세기 지식혁명을 이끈 문화군주였다.
그는 아버지인 옹정제처럼 인재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고 보았다.
그는 역사서를 즐겨 읽고, 선대 황제를 깊이 연구하였다.
거안사위(居安思危) : 편안할 때 오히려 위태로움을 생각하라.
그는 또한 60년간 다스린 뒤 조부의 재위 기간을 고려해 자진 퇴위하고 태상황제가 되었다.

저자는 마지막에 '이제 필요한 것은 적절히 섞이는 것이다. 또 그 섞임이 자극이 되어야 한다. 낯선 것을 만들어 기존의 것에 머물거나 안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라고 챕터를 맺는다.

강희, 옹정, 건륭이 남긴 삼제(三題)
강희, 옹정, 건륭이 오늘날 리더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하지만 최소한 다음 삼제(三題)만큼은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신기미(愼機微)하여 국궁진력(鞠躬盡力)하라." - 마음속에 잡념들을 제거하고 스스로를 단속하면서 몸을 굽혀 온힘을 다하라.
"위군난(爲君難)이니 견인불발(堅忍不拔)하라." - 군주가 되는 일은 지극히 어려우니 굳게 참고 견디어 흔들리지 말라.
"대공지정(大公至正)하여 협화만방(協和萬邦)하라!" - 공평하고 지극히 바른 가운데 온 세상을 평화롭게 하라.




우리네 역사를 돌아보아도 자극이 발전을 주었다.
자극을 단절하였을 때 나라나 기업이나 개인이나 정체라도 되면 좋았을테지만, 퇴보하게 되었다.
우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도움을 베풀어야 한다.
그러기 위한 도움은 결코 안락함이나 편안함이 아니다. 
자신을 힘들게 하고 자극이 되기 위한 것들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편안한 것을 찾고 안락함을 찾는다. 특히나 한국은 더욱 그러한 상황을 요한다.
윗세대들과 지금 세대들은 발전의 차이가 극명한데도 불구하고 우리의 윗세대는 발전하는 시대를 살면서 안정적인것들의 최고라고 인식하고 있으나, 현재의 상태는 안정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지금의 시대는 지식의 시대가 아니다. 그렇다고 정보의 시대도 아니다.
이런 것들은 이미 밀레니엄 때나 했던 이야기들이다. 과거 100년동안 발전한 속도보다 지금의 5년 아니 3년의 발전의 속도가 더 빠르다.
지금의 많은 정보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그것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수 있어야 하는 '문화창조 상상의 시대'이다.

우리는 지나온 지혜는 받아들이되, 현재의 상태에서 잘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통찰의 힘을 발휘하는 길이기도 하다.

지금은 자극의 시대이다 라고 표현하는 것도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것은 자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야 하며, 그렇게 할때 부드러운 시각을 가지고 행동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 그들의 공통점 중에 하나는 끊임없이 학습을 하였다는 것이다.
그 시대에는 그리 많은 양이 없었음에도 그들은 학습의지를 나타냈다.
지금은 월간지 까지 합해서 하루에 나오는 책이 100여권이 된다고 한다.
일년이면 36500권이 된다. 
무수히 많은 양의 정보와 지식들이 쏟아지늗데, 그것을 선별하고 전략적으로 받아들이는 능력은 그것마저 학습에 의해 축적해 나갈 수 있다.

결국 우리가 무엇을 하든 자신을 자극해 나갈 때 자신에게 도움을 베푸는 것이며, 이러한 생각과 행동들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의 하나이지 않을까 한다.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경영의 핵심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강조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인재'이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라는 말은 우리가 너무 잘 아는 말이다. 그렇지만 그것보다도 우선해야 할 것이 리더라면 인재의 마음을 얻을 수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 필요한 거은 우선 리더의 마음가짐과 덕일 것이다.
능력, 열정 지략 관대.... 여러가지 요소들이 인재의 마음을 살 수 있느냐부터 고려한다면 리더는 그를 제대로 돌아보는 관점을 가질 수 있으며, 그에더해 강한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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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n1 - 위의 사진은 직장인들의 요일별 표정이라고 합니다..
요일마다의 얼굴을 보며 생각해보면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특히 월요일과 금요일이 마음에 와 닿네요..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는 표정이긴 하지만 꼭 이렇게 될 필요는 없겠지요..

누구나 자신이 짓는 표정은 자신이 선택한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꼭 사진의 표정이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표정은 매우 다양할 것입니다.


월요일 

월등히 나은 하루를 만드는 날.
자기 능력의 10% 밖에 활용하지 못하고 죽는 것이 인간. 
직장인은 그 속에서도 3분의 1밖에 자지 않는다. 
월요병에 걸리기 쉬운 날인 만큼 자기 자신의 일에 목숨을 걸어보자.
 





화요일 

화목한 분위기로 살아가는 날. 
꼭 즐겁고 신나는 일이 반드시 생기는 법. 
웃는 것도 습관이다. 






수요일 

수양과 자기 개발로 자신을 갈고 닦는 날. 
신 제품이 판을 치는데서 낡은 제품은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최근 무슨 책 읽으셨다구요? 라고 누가 물으면 
˝바빠서..˝라고 대답하지 않았는가?! 






목요일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날. 
도전 할 때 승부는 50대 50이지만 포기할때는 100% 패배만 있을 뿐.
 





금요일 

금빛 찬란한 미래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날.
하찮은 존재라고 느꼈던 자기가 위대한 존재라는 것을 발견했을 때부터 
자신의 역사는 달라진다. 






토요일 

토론과 대화로 문제를 풀어 가는 날.
한 주일 동안 한마디도 나누지 않은 동료가 있는가? 
사소한 문제로 껄끄러운 사이가 된 사람과 차 한잔의 시간을 가져 보자.
 





일요일

일체의 근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는 날. 
마음을 천소하고 무념무상으로 될 때 
마음의 길이 운명의 길이 됨을 기억하고 
자신감을 재충전하자.


wn1 -  요일마다의 자신만의 가치를 정해두고 그것들을 지켜 나가고자 노력한다면 매우 알찬 한주 한주를 만들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당신의 월요일을 어떻게 보내고 싶습니까?
화요일은요..?

이렇게 요일별 자신의 감정과 원하는 바를 기록하고 노력한다면 누구보다도 알찬 한주와 함께 자기가 자기에게 도움을 베푸는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현재는 정보화 시대를 지나 '문화 창조의 시대'에 있습니다.
무수한 정보를 취합하여 자신만의 창의적인 것들을 만들어 내어야 하는 지혜의 시대입니다.
그러기 위해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닌 자신이 만들어 낸것을 사용하고 활용하는 시간들을 가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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