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동화처럼 살고 싶다(voglio vivere una favola) - 피렌체의 산타크로체 성당 계단에서 본 익명의 낙서에서



서문


1989년 11월 16일.. 나는 한 해 전에 모스크바, 트빌리시, 레닌그라드를 여행하는 작가들의 모임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우리 여행의 수행역을 맡고 있었다. 우리는 레닌그라드에서의 마지막 밤을 함께 보냈다. 프랑스로 돌아온 후, 우리는 관계를 지속했다. 우리의 행위는 의식처럼 일정했다. 그는 내게 전화를 걸어 그날 오후나 저녁, 드물게는 그 다음날이나 이틀 후에 만날 수 있는지를 물었다. 그리고는 와서 단 몇 시간 동안만 머물렀다. 우리는 그 시간에 섹스를 했다. 그가 떠난 후, 나의 일과는 다음번 전화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그는 서른다섯 살이었다.  9-10


(그는) 고르바초프와 페레스트로이카의 지지자라고는 했지만 술에 취하면 브레주네프(구소련의 정치가, 스탈린 이후 최장기인 18년 동안 소련을 통치함) 시대에 대한 향수와 스탈린에 대한 흠모를 감추지 않았다.  10


이 기간 동안, 나는 잡지사에서 청탁해오 ㄴ원고 외에는 아무 글도 쓰지 않았다. 사춘기 때부터 불규칙적으로 적어오던 일기가 나의 유일한 글쓰기의 장이 되었다. 그것은 다음 만남을 기다리며 견디는 방법이었고 동시에 에로틱한 몸짓과 말들을 기록함으로써 쾌락을 배가하는 방식이기도 했다. .. 

그가 프랑스를 떠난 후, 나는 내 온 존재를 기배했고 그때까지도 계속 내 안에 살아 있던 그 열정에 관해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것은 간헐적으로 집필되었고 1991년에 쓰기를 마쳐 1992년 '단순한 열정'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11


2000년 1월인가 2월, 나는 5년 전부터 들춰보지 않았던, S에 대한 나의 열정의 시간에 해당되는 일기장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

나는 컴퓨터에 텍스트를 입력하면서 수정하거나 삭제하지 않았다. 생각이나 느낌들을 포착하기 위해 순간순간 종이 위에 나열해놓은 단어들은 나에게 시간만큼이나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이다. 한마디로 그 단어들은 시간 그 자체다.  12




1988년


9월 


27일 화요일

S ... 이 모든 아름다움. 지난 1958년, 1963년, 그리고 P때와 똑같은 욕망, 똑같은 행위, 몽롱함과 무력감마저 똑같다.  17


나는 옛날과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하지만 이제 그것은 잘못이 아니다. 단지 아름다움, 열정, 욕망일 뿐.  19



10월 


3일 월요일

그는 나의 가장 '유치한' 부분, 그리고 가장 사춘기적인 부분을 대변한다. 별로 지적이지 않고, 큰 자동차를 좋아하고, 운전하면서 음악을 틀어놓고, '과시하기'를 좋아하는 그는 '내 젊은 시절의 남자'이며, 금발이 약간 촌스럽다(손과 네모난 손톱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죽음으로 인한 슬픔과 사랑은 나의 머리와 육체 속에서 한 가지일 뿐이다.  24


4일 화요일

그가 관계를 지속하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

얼마나 기다렸던가! '예쁘게' 치장하고, 준비하고, 그러나 아무것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내게 알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존재다.  25


5일 수요일

아직도 내 안에 그가 남아 있다. 나의 모든 비극이 바로 거기 있다. 그를 잊을 수도, 홀로 설 수도 없다. 나는 그의 말, 몸짓을 빨아들인다. 나의 육체는 그의 육체를 흡수한다. 이런 밤을 보낸 후에는 일하는 것이 쉽지 않다.  26


6일 목요일

그는 여자를 우습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여성 정치가들에 대해 비웃음을 금치 못한다. 그 여자들은 제대로 하는 게 없어, 등등. 그리고 나는 그런 것들을 재미있어 한다... 이 모든 것에 대한 나의 이해할 수 없는 즐거움. 그는 점점 <빈 장롱>에서 내가 묘사했던 이상형, '내 젊은 날의 남자'가 되어가고 있다...

나는 로제르 골목에 세워놓은 자동차 안에서 그가 절정에 이를 때까지 입으로 그를 애무했다. 그런 후, 우리는 끝없이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오늘 아침 눈을 뜨며 나느 ㄴ어제의 장면들을 끊임없이 되새김질했다.  27


8일 토요일

"다음주에 전화할게." 이것은 '이번 주말에 당신을 만날 수 없어'라는 뜻이다. 나는 미소지었다. "알았어." 만남의 간격을 좀 두는 게 낫다는 것을 알면서도 질투로 고통스럽다. 육체의 향연 후에 나는 다시 혼란 속에 빠진다. 내가 너무 달라붙는 것처럼 보일까봐, 너무 늙어 보일까봐(늙었기 때문에 다라붙는 것이다) 겁난다.  29


12일 수요일

나는 단순한 생물로서 이것이 언제나 마지막인 것처럼-게다가 그렇지 않다는 법이 또 어디 있나- 사랑을 나눈다.  30


18일 화요일, 19일 수요일

그(아니 우리)는 점점 더 강렬하고 격렬한 욕망으로 사랑을 한다. 말하고 보드카를 마시고 또 사랑을 하고... 네 시간 동안 세 번. ..

간간이 사랑의 순간들을 다시 생각한다(그는 나에게 돌아누우라고 요구한다. 누워서 오럴 섹스로 절정에 오른 순간, 그는 신음 소리를 낸다. 그리고 내게 말한다. "당신 정말 기가 막히게 해." 그는 부드럽게 나를 자기 배 쪽으로 끌어당겨 사랑의 행위를 시작한다). 기억, 마비 상태, 이런 것들이 사라지면 나는 다시 그가 필요하다. 하지만 혼자다. 다시 기다리기 시작한다.  33-34


25일 화요일

요즘처럼 내가 아름다웠던 적이 없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고, 어제 오샹(대형 슈퍼마켓 상호)에서도 그랬듯이 나를 유혹하려는 남자들은 수도 없이 많다. 스무 살, 서른 살 때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  37


27일 목요일

한밤에 불리는 내 이름, 쾌락의 신음 소리, 그의 성기에 대한 숭배. 그를 열렬히 애무하는 나를 보려고 그가 몸을 반쯤 일으켰을 때(우리가 처음 관계 맺기 시작했을 때는 그러지 않았다). 나는 십자가에서 떼어낸 나신의 예수 그림을 생각했다. 너무나 나른하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에 관해서 쓰는 것, 너무나 신비롭고 짜릿한 '그것'에 관해 쓰는 것 말고는.

이제 나는 사랑 속에서 진실을 찾지 않는다. 관계의 완벽성, 아름다움, 쾌락을 찾을 뿐이다. 상처주는 것을 피할 것, 즉 그에게 기분좋은 말만 할 것.  40



11월


15일 화요일 

눈을 뜨면서 기다림이 시작된다. '그후에'라는 것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삶은 그가 벨을 누르고 들어오는 순간에 정지한다는 말이다. 그가 오직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끊이없이 나를 괴롭힌다. 끝없는 불안감 때문에 이 이야기는 아름답다.  52


25일 금요일

호우헤 프랭탕 백화점의 '섹스 코너'에 가서 책들을 들춰보았다... 나는 를뢰 박사의 <애무에 관하여>, 그리고 75개의 사진이 수록되어 있고 80만 권이 팔렸다는 <부부와 사랑> <육체적 사랑의 테크닉>을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내 뒤에 여자들이 서 있다. 나는 태연하다. 점원이 책을 포장했다. 나는 사람들이 내 이름을 알지 못하도록 은행 카드로 지불하지 않는다. 전철 안에서는 이 책들을 읽지 말아야지. 나는 완벽한 육욕과 승화를 위해 이 책들을 구입했다.  60



12월


6일 화요일

내게 세상에서 견딜 수 있는 두 가지는 오로지 사랑과 글쓰기다. 나머지는 암흑이다. 오늘 저녁에는 둘 중 아무것도 없다.  66


9일 금요일

내가 아름답게 보이지 않을까봐, 특히 그에게 충분한 즐거움을 주지 못할가봐 두렵다. 하지만 이런 모든 두려움이 없다면 그것은 내가 무관심하다는 것을 의미하리라.  67


15일 목요일

너무 견디기가 힘들어 지금과 비슷했던 때를 떠올려본다. 어쩔 수 없이 1958년과 1963년이 떠오른다. 삶에 대한 흥미를 되찾기 위해서는 전화벨 하나면 충분하다. 언젠가 이 일기장을 읽게 된다면, "아니 에르노 작품에 나타난 상실감"이라는 말이 정확한 표현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작품 속에서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로, 나는 남자들과의 관계에서 예외 없이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a) 초기에는 무관심, 더 나아가 혐오감까지도.

b) 주로 외모에 대한 '놀라운 발견'.

c) 잘 절제된 즐거운 관계. 가끔 싫증을 느끼는 시기도 있지만.

d) 고통, 중독으로 인한 끝없는 결핍감. 그러고는 극심한 고통(나의 현재 상태). 행복한 순간들은 미래의 고통일 뿐. 고통을 가중시키기만 함. 

e) 끝으로 이별. 가장 완벽한 단계인 무관심에 도달.  71-72


그를 생각하면, 내 방에 있었던 그의 나신이 보인다. 나는 그의 옷을 벗긴다. 그의 발기한 성기와 욕정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이렇게밖에 말할 수 없다.  73


20일 화요일

혼외관계라는 틀 속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정형화'되지는 않은 것 같다. 성적 집착도 있고, 약간 미친 듯도 하다. 그에게 내가 어떤 존재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것-P와 사귀었을 때보다 어렵다-은 매우 도발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75


24일 토요일

나는 어머니가 노인병원에 있었을 때 그랬던 것처럼 끊임없이 이 노트에 기록하고 있다.  77


27일 화요일 

물론(나는 기다렸지만...) 예상대로 그는 '내일이나 모레'에 전화히자 않았다. 울고 싶고 구토가 난다. .. 오늘밤, 그의 부재와 혐오감이 엄청난 무게로 나를 누른다. 잠을 자야지, 자야지.  79


28일 수요일

한숨도 못 잤다. 끔찍한 상태다...

나는 굶주린 여인이다. 이것이 나에 관해 거의 유일하게 정확한 표현이다.  79-81


30일 금요일

이런 생각들로 꽉 찬 "나는 안나 카레니나다". 브론스키에게 미친 안나. 두려움.  82-83




1989년


1월 


1일 일요일

가끔 그랬듯이, S에게 편지를 쓸지도 모르겠다. 그가 오면 그 편지를 줄 것이다. 전화와 마찬가지로 편지도 보낼 수 없다! 좋은 소설감이다.  88


4일 수요일

나를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연애편지를 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왜 사랑을 바라는가? 그는 내게 아무것도 약속한 적이 없고 나 자신도 아름다움밖에 바라는 것이 없는데, 그러나 더이상 아름다움은 없다. 이제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90


6일 금요일

소유권을 나타내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 공세를 하는 심리를 이해할 수 있다(프루스트 <갇힌 여인>).  92


8일 일요일

S에 대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관점 중에서 확실히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 첫째, 지적으로 더 우월하고 약간의 질투심을 가진 여자와 함께 있는, 젊고 잘생긴 바람둥이(내 남편과 나의 경우). 둘째, 약간 내성적이고, 자기 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별로 바람을 피우지 않는 남자. 섹스할 때의 그의 태도나 경험 부족으로 봐서는 둘재 경우가 맞을 거라고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를 아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기 전에 나 혼자서는 결코 정확히 알 수 없으리라.  


9일 월요일

간절한 기다림. 내가 이런 세세한 것까지 기록하는 이유는 기억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다.  93


12일 목요일 

서로 못 본 지 벌써 1주일이 넘었다. 나에겐 다음 약속 날짜말고는 다른 미래가 업삳. 그리고 다음 약속이 정해지지 않는 한, 미래도 없다.  97


28일 토요일

독일에서 돌아옴. 그곳에서는 고통 없이 지낼 수 있었다. 그런데 파리가 가까워올수록, 기다림과 욕망이 되살아난다.  104


31일 화요일

그가 결별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징조들을 모두 모으려는 순간, 전화가 왔다. 5시에 온단다...

21시. 그가 막 떠났다. 기진맥진한 육체. 이보다 피곤할 수 없다. 다른 애인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그의 웃음. 어린애 같은 웃음.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언제나 소파에서 이루어진다. 나는 그가 그것을 좋아하는 것을 안다. 그는 반쯤 옷을 벗고 눕는다. 나는 무릎을 꿇고 그의 머리서부터 성기까지 천천히 애무하고 나서 입을 맞춘다.  107



2월


1일 수요일

상대방의 몸을 배우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109


5일 일요일 

나는 전화로 그에게 "당신을 원해"라고 말했다. 그는 거북한 어투로 "아!"라고만 대답했다. 말해선 안 되는 것을 그가 드덱 하는 이상한 대화. "당신에게 말하는 게 나아, 안 그래?" "그래." 그가 대답한다. "말하는 게 나아, 아니면 말하지 않는 게 나아?" "말하는 거." 하지만 그가 전화로 그런 소리를 듣는 것이 처음인 게 확실하다. 어쩌면 그는 내가 에로틱한 대화를 주도하기를 무의식적으로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110


10일 금요일

글은 욕망을 유지하게 한다.  112


24일 금요일

<안나 카레니나>를 다시 읽는다.  120


27일 월요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S와의 오늘 저녁은 너무나 열정적이어서, 마치 내가 용서받은 것 같았다. 다섯 달이 지난 후 또 새로운 쾌락을 발견했다(발견하는 사람은 언제나 나다...). 부드러운 애무와 육체에 취한 나머지 아무 생각이 없다. 우리는 텔레비전 앞에서 함께 얕은 잠이 들었다. 그는 남성다움과 나르시시즘을 부각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 좋아한다.(나는 그의 뒤에서 손으로 그의 성기를 잡고 자위행위를 대신해준다. 그는 내 손만 볼 뿐, 나는 보지 못한다.) 에로티시즘과 많은 가능성을 발견해가면서...  122


28일 화요일

오후 내내 그를 용두질시키는 내 손을 보기 위해 몸을 숙이고 있던 장면이 계속해서 떠올랐다(나는 그의 뒤에 있었다). 그는 사춘기였을 때의 행동을 되새기거나, 어쩌면 좀더 어렸을 때의 환상을 반추하는 듯하다. 그의 추억을 되살리고 그와 함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갔음에 행복감을 느낀다.  123



3월


10일 금요일

지나가는 푀조 405 또는 505 자동차를 볼 때면, S가 이런 유의 남자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대형 승용차를 선호하고 출세에 몰두하는 나르시시스트, 그리고 내가 작가라는 사실이 제일 중요하고, 그 다음으로 섹스 생각이 날 때마다 만날 수 있는, 그의 물건을 불끈 달아오르게 해서 사정하게 해주는 예쁘장한 여자라고만 생각하는 남자.  127


18일 토요일

오직 나만의 내적 결핍, 나를 사랑하지 않았지만 내가 필요로 했기 때문에 시작된 필립과의 결혼생활... S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는 나를 결코 사랑한 적이 없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것은 그의 젊음이며, 언제나 나를 매혹시키는 사람이며, 현 세계의 가장 큰 수수께끼인 소련이라는 나라에서 온 사람이라는 점이다.  132


21일 화요일

내 의사와 관계없이 3주 동안 그를 만나지 못한다는 사실이 나를 냉정하고 무관심하게 한다.  133


27일 월요일

노트 한 권에 다섯 달분의 일기밖에 적지 못했다... 이것은 내가 분석을 많이 할수록 글을 더 많이 쓰는 습관을 가졌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다. 하지만 집착의 괴력, 그 자체에 관해서는 어떤 분석도 할 수 없다.  135-136


28일 화요일

내가 이 노트에 일기를 쓰기 시작할 때부터 필연적으로 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욕망의 종말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거역할 수 없는 순서를 따라서.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나는 아직도 이 열정으로부터 빠져나올 힘이 없다. 그러므로 내가 현재 매달리고 있는 것보다 좀더 확실하고 명확한 신호들이 있어야 한다. 모험을 하듯 결별의 편지를 써야 한나? 현재 상태는 필립 때와 비슷한 S의 무관심, 우유부단한 태도인 것 같다. 나를 버리려고? 그래.

편지를 쓰면 끝날 것이다. 그래서 쓸 용기가 나지 않는다.  137


30일 목요일

이 일기 속에서 그는 나에게 무엇인가? 나는 S에 대해 '계속' 쓰고 싶다. 가능할까? 나의 꿈은 휴가를 모스크바에서 보내는 것. 그곳은 S와 휴가를 보내기에 가장 '이상적인 곳'이다.  138



4월


4일 화요일

그가 방에서 옷을 다시 챙겨입는 끔찍한 침묵의 순간. 옷가지들 하나하나-내가 네 시간 전에 벗겼던 옷들-를 천천히 다시 입는다. 처음에 팬티, 메리야스, 그 다음은 바지, 혁대, 셔츠, 넥타이, 구두(양말은 절대 벗지 않는다). 이 의식을 보는 내 가슴은 찢어진다. 이별, 무한히 느릿한 슬로 모션...

그의 기둥서방 성향. 시바스리갈 위스키 반 병을 마시고, 뜯은 말보로 담배를 보루째 가져간다. 나는 어머니와 창녀를 겸한다. 나는 언제나 모든 역할을 다 맡는 걸 좋아했다.  141


13일 목요이

코펜하겐 넵튠 호텔의 방(1985년과 같은 호텔), 침대 옆 탁자 위에는 신약성서가 있고 텔레비전 위에는 포르노 영화 비디오테이프가 놓여 있다. 호기심에서 '언제' 볼까 망성인다(계산서에 포함되어 드러날 테니까!). 결핍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직도 배우기 위해서.  143-144


28일 금요일

그는 어제 11시쯤 왔다. 욕정. 그는 무릎을 꿇고 내 성기에 입맞추었다. 크리스마스 이후 처음이다. 다정한 사랑의 표현.  151



5월


3일 수요일

결심 : 내가 저지(Jersey)로 떠나기 전에 그가 세르지에 오지 않는다면, 한 번만 더 만나고 결별을 한다. 아니면 전화로 끝낸다.  153


6일 토요일

오직 S만이 나의 관심사다. 나를 그에게 밀착시키는 이 힘은 아마도 그의 비밀스런 성격, 예측 불가능함, '기이함' 속에 있는 것 같다.

그가 침묵하는 원인에 대한 검토 :

1) 대사관 영화 시사회-나는 참석했고 그녀는 불참했던-와 관련해서 자기 부인과 다툼. 만약 내가 온 사실을 그가 감췄다면.

2) 내가 차로 데려다 주겠다고 제의한 알렝N에 대한 질투심.

3) 권태(내 꿈에서처럼), 그리고 만나는 간격을 늘여가면서 나를 버린다.

4) 업무, 내가 알지 못하는 일들(KGB가 아닐까?).  155


8일 월요일

저녁. 전화가 왔다. 아주 '평상시처럼'. 내 상상의 날개가 한꺼번에 꺾인다. 잠이 온다. 그와 결별하고 싶지 않다. 다음번까지..  157


12일 금요일

11시 445분. 그가 와서 다섯 시간쯤 머물렀다. 오래 전부터 이렇게 완벽한 시간, 이처럼 조화로운 시간이 없었다. 매번 다른 바업ㅂ으로 네 번의 정사를 나누다. (침실, 애널 섹스, 아주 부드럽고 오랜 애무 후에 아래층 소파에서 다정하게 남성 상위 체위로, 침실에서는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내 정액을 당신 배 위에 쏟을 거야." 소파에서, 완벽한 일체를 이루었던 애널 섹스.) 우리 둘의 육체, 존재에 대한 끝없는 갈망.  158-159


13일 토요일

그가 8월에 떠나는 것이 확실하다는 사실에 처음으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오늘 아침 시내에서 운전하는 동안 끝없이 눈물이 흘렀다. 어머니가 세상을 떴을 때처럼. 그리고 낙태 후 루앙 거리에서 그랬던 것처럼. 내 삶에서 비밀스런 의미를 지닌 굵직한 선들. 아직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한 동일한 상실, 오직 글을 통해서만 그것을 진정으로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159-160


16일 화요일

지금에야 나는 사랑을 사랑하고, 섹스를 사랑한다. 더이상 슬프고 고독한 것이 아닌 사랑을 사랑한다.  161


20일 토요일

나는 결코 사랑이라는 감정의 힘을 믿은 적이 없다. 보통 사회적인 여러 요인들이 다분히 작용하기 때문이다.  163


21일 일요일

도서박람회. 그를 보지 못했다. 저녁에도 무소식. 그가 목요일대사관 영화 시사회에도 가지 않는다면? 혹 다른 여자라도 생겼다면? 이 고통스런 기다림은 그가 또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다는 쪽으로 결론이 난다. 수많은 여자들과.  164


27일 토요일

2년 전부터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다. 더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 남자와 글 사이를 오가는 지옥 같은 순환.  170



6월


3일 토요일

지금 내 가슴을 뭉크랗게 만드는, 정액을 연상시키는 어떤 것-그전에는 혐오하던 냄새-들이 있다. 5월 12일에 그가 내게 한 말. "당신 배 위에 사정해도 돼?" 그후로 엄청난 세월이 흐른 것 같다. 이런 추억들은 매번 생각할 때마다 나를 전율케 한다. 그는 이제 오지도 않고, 이런 말들을 다시 하지도 않을 것이다. 러시아 식으로 짤막하게 발음하는 말들. 정액에 대한 혐오감이 그리움으로 변한 것으로 그에 대한 내 애착의 강도를 가늠할 수 있다..

밤에 르 루아레에서 온 S의 전화로 행복이 절정에 이른다.  173


11일 일요일

불면의 밤. 또 한 번 레닌그라드를 떠올린다. 그때의 기쁨, 그때의 감각들을 되살려본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그는 내게 별로 대수롭지 않은 존재였다. 그저 하룻밤 상대였을 뿐. 내가 레닌그라드의 밤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우리가 그후 섹스를 한 수십번의 밤과 오후 때문이다... 요즘 나는 반쯤 마취 상태에 있다. 글을 쓸 의욕도 책을 읽을 의욕도 없고, 이제는 습관 같은 그의 무소식에도 걱정조차 되지 않는다.


15일 목요일

반쯤 의식이 들면서 깨어나는 순간에 끼어드는 진실들. S에게 나는 그저 섹스를 잘해서 가끔씩 만나볼 만한 여자일 뿐이다.  178 


17일 토요일

육체는 숨결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무성(無性 없을무 성품성)의 생명이자 욕망이다.  180


19일 월요일

전화가 없는 날들에 점점 더 부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날짜를 꼽는다. 하지만 그는 아마도 시간에 대하여 나와는 다른 개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181


29일 목요일

두 가지 시간 속에서 살고 있다. 하나는 약속 없는 고통의 시간, 다른 하나는 오늘처럼 아무 생각 없이 곧 실현될,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실현될, 망연자실한 욕망의 시간이다.  188



7월


15일 토요일

그는 15시 25분, 30분경에 왔다가 20시 15분에 떠났다. 다섯 시간. 지난 겨울(11월)보다 약간 덜해진 그에 대한 욕정. 하지만 언제나 거듭되는 우리의 애무에 경이로움을 느낀다. 어제 그에게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이럴 땐 대화가 더 많아진다. 비극은 가눌 수 없는 피로감이었다. 어젯밤, 나는 침대에서 움직일 수 없는 돌같이 누워 있었다. 그가 스며든 내 몸은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특히 글쓰기 작업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는 보름 만에 만났다. 이제 이게 평균적인 간격이다. 1주일 정도면 좋겠다. 부인이 그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나... 아니면 다른 여자인가? "여자들은 힘들어"라는 그의 말은 무슨 의미인가? 그가 비록 성공하지 못했지만 애썼다는 말인가, 아니면 힘들게 다른 여자와 성공했다는 말인가? 일반적으로 그가 여자를 쉽게 유혹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199-200


27일 목요일

나는 그에게 말한다. "Ta tebya lioubliou.(러시아어로 '당신을 사랑해'라는 뜻.)" 그가 내게 러시아 마로 대답했다. 나는 이해하지 못해서 그에게 다시 한번 말해보라고 한다. "단지 마샤만 사랑해?" "응". 내가 대답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당신을 떠날 거야. 하지만 당신은 슬퍼하지 않겠지. 강한 남자니까." 그가 대답한다. "그래 맞아." 그가 떠날 시간이었다. 어떤 말로도 덮을 수 없는 그 말이 내 가슴을 찢어놓았다. "다음주에 당신에게 전화할게. 집에 있을 거야?" 라는 말뿐. 일순간에 정신이 번쩍 든다. 그를 거칠고(그리 심하지는 않지만), 즐기기만 하는(나쁠 것도 없지) 플레이보이 또를 고르비보이로 봐야 한다. 떠나며 탁자 위에 있는 말보로 담배 보루를 가져가도 되겠냐고 묻는 그 남자를위해 내가 1년이란 시간과 돈을 잃었음을 확인했다. 스무 살에나 마흔여덟 살에나, 언제나 원점으로 되돌아온다. 하지만 남자 없이, 삶 없이 무엇을 하겠는가?  205-206



8월 


3일 목요일

이런 일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그는 3일인 오늘 오후 16시 15분에 왔다(그리고 밤 10시에 떠났다). 육체적, 심리적으로 완전히 지쳐 있다. 광적인 섹스로 얼이 빠져 있다. 예외적으로 그가 만난 지 1주일 만에 왔다.(과거보다는 미래, 즉 내가 전혀 확신할 수 없는 것과 비교해보기 위해 이런 것들을 기록한다.) 처음으로 내 베개 밑에 그의 것으로 젖은 팬티를 하나 간직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는 예전과 달리 내 젖가슴을 삼킬 듯이 온 입으로 애무하고, 부끄러움 없이 벗은 채로 돌아다녔고, 지난번 내가 준 편지에 대해 얘기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내게는 아직도 불투명하고, 사랑을 증명하지 못한다. 물론 사랑은 증명할 수 없는 것이지만.  209


11일 금요일

우리는 사랑하고, 먹고, 애무했다. 땀이 범벅이 되어도 떨어지지 않는 입술. 그래,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긴가. 나는 어제 쾌락에 꽌한 나의 한계들을 또 한 번 넘었다. 그에게는 아마 퍼포먼스 같기도 했으리라.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오직 욕망만이 중요할 뿐...

흐린 날씨다. 머릿속도, 가슴도 나는 언제나 스물두 살이다.  212-213


18일 금요일

카날 플뤼스(유료 텔레비전 채널. 시청하기 위해서는 디코더가 필요한데, 이 장치 없이 보면 화면이 흐릿하고 음향이 없다)에서 디코더 없이 포르노 영화를 봤다. 처음엔 클로즈업된 성기들을 보고 놀랐다(특히 카메라를 가까이 접근시켰을 때가 매우 좋았다). 하지만 너무 기계적이라 별로 흥분되지 않았다. 그리고 음향이 없어서 책보다 덜 에로틱했다. 끝까지 다 보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 아침 그 영상들은 나를 쫓아다닌다. 그것들은 명백한 '사용법'을 보여준다. 행위를 보는 것은 언어를 통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수행적(遂行的 드디어수 다닐행 과녁적)이다. 가장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는 장면은 남자가 여자 배 위에 사정하는 장면이다. "나는 그녀 위에 평화와 정액을 강물처럼 흐르게 하리라."(성경)  216-217



9월


1일 금요일

생일이 온다. 마흔아홉 살. 곧 끔찍한 '50대'가 된다.  223


5일 화요일

그에게 그가 태어난 날에 발행된 신문을 선물했다. 이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것이 그를 얼마나 행복하고 다정하게 만드는지. 이제 순조롭게 되어가는 건가?... "당신은 멋져"라고 그가 말했다. 그때처럼 우리는 서로 입술로 애무했다. 우리는 깊은 합일을 이뤘다. 나는 그가 나를 완전히 정복하여 내가 순종의 자세를 취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는 나를 등쪽에서 보고, 나는 그를 보지 못한다. 그리고 오럴 섹스. 아직도 그의 얼굴에 대한 기억들을 모으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고도 금방 잊어버린다...

곧 1년이 된다. 새로운 키스 방법과 욕망을 해소하는 새로운 방법들을 끝없이 고안해야겠다.  224-225


7일 목요일

피렌체. .. 열정의 추억들을 남겨놓고 이제 곧 프랑스를 떠나려는 한 남자가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오늘밤에도 나는 기차 안에서 끊임없이 지난 월요일의 장면들을, 그리고 내가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장면들을 떠올렸다.  226


16일 토요일

돌아온 후로 계속되는 이틀간의 침묵. 그가 목요일에 전화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바로 죽음이고 암흑이다. 지금 이 순간 그가 떠났다는 확신이 미친 듯이 나를 휘감으며, 그를 다시 볼 거라고 생각했던 피렌체에서 품었던 나의 기대가 혐오스러워진다.  240-241


28일 목요일

그를 보기 위해 이렇게 기다리는 것은 하나의 소유이고 재산이며, 그 나머지 시간들은 내게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이다. 그저 '존재하기만 하면' 된다. 물론 그게 너무 어렵지만. 지금 나는 평소에 나를 사로잡고 있던 것들에 대해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에게 다른 여자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이번이 마지막은 아닐까? 등등.  247


29일 금요일

어제, 그와 함께 TF 1(프랑스 최대의 민영 방송국)의 멍청한 오락 프로그램들, 예를 들면 <정확한 가격 알아맞히기> 따위를 보면서 나 자신에 대한 혐오감과 절망감을 느꼈다. 그가 얼마나 지적인 것과 거리가 있는지를 발견했다. 저녁에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본 영화는 끝까지 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그런데 그가 어찌나 지루해하는지, 끊임없이 몸을 뒤틀며 보기 드물게 신경질적으로 굴었다.  249



10월


1일 일요일

이달이 가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다. 침묵. 다시는 러시아 악센트의 '아-니'도, 자동차 소리를 기다리는 것도, 오후의 발소리도 들을 수 없겠지.  250


10일 화요일

"현재란 무엇인가?" 현재는 이곳에 존재한다. 그것은 버거운 미래와 두려움이다. 그를 볼 것이라는 행복감과 서너 시간의 만남이 흐른 후에 그를 더이상 볼 수 없을 것이라는 공포감. 멍청한 노래 한 곡이 머릿속을 맴돈다.  253


12일 목요일

약간의 시간이 더 나아 있다... 그는 러시아 혁명 기념식 후에 떠난다. 사도마조히즘적 체험을 했다. 하지만 거칠지 않고 부드러웠다(애널 섹스와 '정상 체위'의 혼합으로. 완전히 녹초가 됨. 한순간, 그 부분이 찡어지는 줄 알았다). 그가 말했다. "아니(Annie), 사랑해." 하지만 나는 그 말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자히 않는다. 섹스를 할 때 한 말이니까. 그러나 어쩌면 유일한 진실은 거기에 있는 것일지도.  254


19일 목요일

아직 샴페인 병은 가득 차 있고 위스키도 지난번보다 덜 마셨다. 사랑의 몸짓과 체위에 대한 끝없는 발명. 그의 성기 위에 샴페인을 부었다. 그런 것은 그가 해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거의 확신하면서. 애널 섹스. "언제 어디서건, 당신이 무엇을 요구하건, 나는 당신을 위해 그걸 할 거야. 당신을 위해서 그걸 할 거야" 라는 나의 말에 당환항 그의 모습을 기억하고 싶다. 그의 눈에 눈물이 고인 듯했다. 그가 먹고 있던 음식 조각을 내 입 안에 넣었을 때 그는 감동했다.

어쩌면 한 번 더, 단 한 번이라도 더... 모든 것, 애무, 희ㅣ한 말들, 또는 애정을 표현하는 구체적인 각각의 신호를 다 기억할 수가 없다. 가죽 의자 위에서 머리를 아래로 늘어뜨리고 하는, 놀라운 서커스 같은 체위. 나에게는 완벽주의적이고 창의적인 면이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내가 골몰하는 대상은 사랑이다.  258



11월


1일 수요일

5년 전부터 즐거움과 자신감(섹스, 질투심, 사회적 출신 성분 역시)을 가지고 살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더는 수치심을 갖고 살지 않기로 했다. 수치심은 모든 것을 덮어버리고 앞으로 더 나아가는 것을 방해한다.

또한 내게 글 쓰는 작업은 도덕적 기능을 지닌다는 생각을 했다. 때문에 예전에는 글쓰기에 대한 집념을 잃지 않기 위해서 사랑의 모험을 원치 않았다. 오랫동안-아직도 그렇지만-글을 써왔기 때문에 쾌락적인 삶은 내게 불가능해 보였다. 나는 내 남편이 쾌락을 추구하는 것을, 그가 글을 쓰지 않기 때문에 용서했다. 글을 쓰지 않는 인생이 다른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먹고, 마시고, 섹스하는 걸 빼고는.  266-267


3일 금요일

내가 한 남자를 위해 러시아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기가 막힌다!  268


7일 화요일

"다시 돌아올 거야." "나는 늙어빠졌을 거야." "내게 당신은 결코 늙지 않는 사람이야." "늙지 않도록 노력할게."

나는 왜 내가 작가이기 때문에 더 고통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일까?(나는 작가가 아니다. 나는 글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일 뿐.)  273


9일 목요일

"언제부터 언제까지 나는 열정적인 사랑을 했다"로 시작하는 책을 쓰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그 사랑을 상세하게 묘사할 수 있으리라. 그렇게 할 경우 S를 다시 볼 수 없을 것이고, 어쩌면 그에게 누를 끼칠지도 모른다. 어쨌든 다분히 한계가 있는 저술 계획뿐.  274


14일 화요일

아직 하루가 남았다. 나는 그의 좁은 미간과, 약간은 잔인해 보이는 치아로 거의 확실히 예견할 수 있었던 사실을 부정해보려고 애쓴다. 내가 그저 쾌락의 대상이었을 뿐이었다는 사실. 그렇다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잊으려고 애썼다. 남편과 보낸 18년보다 1년을 지우는 것이 더 힘들까? 증오는 그 세월을 지우는 걸 쉽게 하지만 사랑은 그것을 복잡하게 만든다.  277-278


15일 수요일

확실히 최악이다. 예전에 "아냐, 더이상 만나지 않을래, 더는 만나지 말자"라고 말하지 못했던 나의 나약함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내가 그에게 준 모든 것을 따져본다. 아주 치사하게. 뒤퐁 라이터, 파리에 관한 책, 고판화, 그가 태어난 날 발행된 신문, 말보로 담배 보루들, 수많은 위스키... 아마도 스무 병쯤, 최근에는 훈제 연어와 샴페인. 그는 세르지에 서른네 번, 스튜디오에 다섯 번 왔다. 아무 소용 없는 계산이다. 마흔 번이고 백 번이고 지금에 와서 변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끝났다는 것, '다시는 오지 않는다는 사실'만이, 맑은 의식이 주는 고통만이 남았을 뿐이다.  279-280


16일 목요일

한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가 거기 있는 것, 그리고 섹스하고, 꿈을 꾸고, 그가 또 오고, 섹스하고, 모든 것이 기다림일 뿐이다...

오샹 슈퍼마켓 정면 모퉁이에 있는 속옥 가게에서 보라색 브래지어와 가터벨트를 본다. 은행. 여자들이 내 앞에서 기다린다. 이 여자들은 한 남자를 잃는다는 것, 광적인 사랑을 잃는다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을까. "아니(Annie), 당신을 사랑해." "당신 정말 멋져." "아니(Annie), 나 사정할 거야." 그녀들은 느긋하게 기다리지 못한다. 나도 그냥 습관적으로 시계를 들여다본다. 하지만 나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어떻게도 할 수 없이 많은 시간을, 내겐 미래가 없다...

니콜에게 전화를 했다. 나 : "그놈은 나쁜 자식이야!" 그녀 : "아냐, 그는 불행한 거야. 그래서 일부러 전화 안 한 거야." 내가 화조차 낼 수 없게 하고 가당치 않은 미미한 희망을 갖도록 해석하는 그녀가 원망스럽다. 이건 더욱더 가당치 않은 해석이다.  281-283


18일 토요일

살아남는다는 것은 참혹하다. 전화벨 소리에 잠이 깼다. 잘못 걸려온 전화다. 이상한 말투를 쓰는 여자였다. 사는 동안은 희망을 가져야 한다, 아무리 황당한 순간에라도. 니콜과 한 소녀에 관한 꿈을 꾸다. 아버지도 꿈에 보인다. 우리가 읽는 에로틱하고 노골적인 책들에 반발하는 아직 젊은 아버지의 모습. 아마도 오이디푸스 콜플렉스일 것이다.

나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상태가 얼마나 계속될 것인가이다. 유일하게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어머니의 죽음이리라. 나를 구한 것은 그녀에 대한 책이었다. 지금 나는 그에 관해 쓸 '권리'가 없다. 그러나 여러 면에서, 1982년 10~11월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난다. 쓰게 될 책과 상실의 결합...

내가 그를 사랑했던 것만큼 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때문에, 그를 위해 나는 멋진 책을 쓰고 싶다.  285-286


24일 금요일

마지막으로 그를 본 지 18일이 지났다. 4월과 9월 가운데 24일간을 보지 않은 최고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기다리는 대상이 없다. 날짜를 꼽는 것이 이젠 아무 의미가 없다. 언젠가는 그를 본지 두 달, 석 달, 여섯 달이 되겠지. 우리가 마지막 만난 날 서재의 이중 커튼을 직접 치고 싶어한 그의 모습을 요즘 매일 저녁 커튼을 칠 때마다 생각하지만, 그것도 언젠가는 생각나지 않을 것이다. 나 : "커튼 치는 게 어려워..." 그 : "내가 할 수 있어!"  290


28일 화요일 

오늘도 아무 희망 없이 보낸 하루. 옛날 에는 내게 아무 감흥도 주지 않았던 노래를 듣는다. "그래, 나야 제롬이야. 아냐, 난 변하지 않았어/나는 너를 사랑했던 그때 그 사람이야..."(누가 불렀지? 클로드 프랑수아?) 아침식사를 하다가 운다. 그 노래가 돌아온 사람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이제 나는 언제나 S의 모습을 생각한다. 키가 크고, 부드럽고, 발가벗은, 말하자면 우리가 만나는 동안 내게 고정된 그 이미지 그대로, 그가 모든 것을, 눈부시게 에로틱했던 날들을 모두 잊었으리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것은 내게 위로가 되지 못한다. 모든 것이 부재, 추억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유일하게 긍정적인 점은, 내가S가 떠날 때처럼 차리고 있으면-내가 그를 언제나 입으려고 했던 이 검은 정장-아직도 남자들을 흥분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때다.  292-293



12월


1일 금요일

잊기 위해서 재미있는 관계를 갖고 살고 싶은 욕망, 그냥 재미있는 관계(콘돔을 사는 것이 그 증상).  293


14일 목요일

문득문득, 끊임없이 떠오르는 S 생각, 솟구치는 눈물. 한 달이 지났는데, 아직 너무 힘들다. 물론 아무 희망도 없다. 그러나 이것을 쓴다는 것은 내가 희망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이성적 판단과 마지막 몇 달을 관찰한 바에 의하면, 그가 떠난 시점이 우리 관계의 확실한 종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98


15일 금요일

거의 한 달이 되어가는 지금, '내가 그에게 어떤 존재였나'라는 의문을 점점 더 냉정한 시선으로 볼 수 있다. 언제나 똑같은 이야기, 근본적으로 그는 어떤 사람이었나? 그 이야기를 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지난 1년 동안 내 관심을 끌었던 짧은 장면들이 생각난다. 로시아 호텔에서의 첫날 그의 얼굴과 미소, 그가 나를 포옹하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때까진 나를 모르고 있었는데, 그러니까 그는 바람둥이 기질이 있는 것... 1988년 11월, '프랑스-소련 친선의 밤'에서 그가 대사관 여직원 일행과 떠나면서 의도적으로 짓던 표정.  299





1990년


1월


19일 금요일 

한 남자를 잃는다는 것은 한꺼번에 몇 해를 늙는다는것, 그가 있었을 때는 흐르지 않았던 그 모든 시간을 한꺼번에 늙는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상상속의 시간들을 한꺼번에 늙는 것이다. 이 욕망은 내가 어쩌면 다른 누군가와 똑같은 동화 같은 사랑에 빠질 준비가 되어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315


31일 수요일

내일이면 2월이다. 월 초마다, 매달 15일마다-은행에서 잊를 챙기듯-S가 서유럽으로 다시 와서 내게 전화하길 막연히 기다린다. 이제 곧 석 달이 된다. 어쩌면 이렇게 회복이 더딜까, 모든 것이 느리고 무가치하다.  317



2월


2일 금요일

글 쓰기 행위는 나에게 언제나 도덕적 가치를 지닌다. S에게 품은 것과 같은 그 열정과 글쓰기가 절대적 가치라는 것에 대하여 나는 강한 확신을 품고 있다. 그것들이 순수함과 아름다움에 결부되어 있다는 생각과 함께.  319


29일 목요일

예전에는 '안정된 생활'을 위해, 그리고 '형제애'를 위해 남자를 찾았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지금은 오로지 사랑만을 위해 남자를 원한다. 즉, 글쓰기와 가장 가까운, 나 자신의 상실을 위해, 빈 곳이 채워지는 것을 경험하기 위해 남자를 찾는다.  341





옮긴이의 말 - 고통과 열정의 외침

당시 35세, 아니 에르노는 48세였다.  346


자신의 애인이 작가라는 사실이 제일 중요한, 속물 같은 남자와의 육체의 향연에 에르노는 혼신의 정열을 기울인다.  346-347


그에게서 전화가 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거리의 거지에게 적선을 베풀기도 하고, 애인과의 완벽한 육체적 합일을 위해 포르노 영화나 사랑의 기교에 관한 책을 보고 연구하여 창조적이고 서커스 같은 체위를 직접 연출하기도 한다. 매번의 만남이 '쾌락의 한계를 넓혀가는' 시간이다.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그녀는 욕망과 에로티시즘에 '굶주린 여인'이다.  347


그런에도 점점 식어갈 수밖에 없는 열정에 대한 안타까움, 결별에 대한 두려움, 젊은 애인이 하눈팔지도 모른다는 조바심, 그의 아내에게 어쩔 수 없이 느끼게 되는 질투심... 그녀의 일기에는 사랑에 빠진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껴봤을 고통과 열정의 외마디가 낱낱이 기록되어 있다.  347-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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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별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우리 이야기를 글로 옮겨야만 할 것 같다.  8


아버지는 일도 안 하고 잠도 안 자고 가끔 씻고 조금 먹고 하루 종일 소파에 웅크리고 앉아 현관만 바라보았다. 머릿속에서 이별의 장면을 끊임없이 되풀이하고 있거나 아니면 어머니가 돌아오길 하염없이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그 시절, 나는 아버지가 어떤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는데 아버지는 도무지 제목을 보여주려 하지 않았다. 나는 아버지의 깊은 상처를 다시 들쑤실까 두려워 더이상 캐묻지 않았다. 그 일을 입에 올리지 않는 것이 우리 두 사람 사이의 묵계였다. 아버지는 그 책을 구입한 뒤 외출할 때에는 윗도리 주머니에 넣고 나가고 소파에 앉아 있을 때에도 마치 알을 품고 있는 사람처럼 책을 깔고 앉았다. 그 책은 아버지의 슬픔을 자극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위로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숨을 붙이고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것 같았다.

어느 날 오후, 아버지가 책을 부엌 탁자에 놓고 나가서(일부러 내게 보여주려고 그랬을지 모른다) 나는 아버지의 비밀을 발견하게 되었다. <단순한 열정>이란 제목의 책이었다. 동구권 국가의 외교관이자 자기보다 연하인 A라는 유뷰남을 사랑한 여자가 자신의 열정을 토로하는 내용이었다. 작가는 자서전 형식을 빌려 하루하루 남자를 기다리는 심정을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었다.  10-11


우리는 곧바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외딴 장소를 찾았다. 한번은 소르본 대학 맨 꼭대기 층의 코쉬 대형 강의실 앞에서 누군가에게 들킬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위험 속에서 선 채로, 또 한번은 생 쉴피스 성당 안의 들라크루아의 그림 <천사와 야곱의 싸움> 아래에서, 그런 후에는 서로 앞 뒤로 멀찌감치 떨어져서 걸었다...

영화관이나 극장에 가면 그녀는 내 쪽은 보지 않은 채 무릎 위에 올려놓은 내 코트 밑으로 손을 집어넣고 바지 단추를 끌렀다...

그런 날 저녁에 우리가 자주 가던 극장에서 그녀가 느낀 것은 나에 대한 특별한 욕망이 아니라 상황이 만든 욕망이었다고 짐작된다.  34


나는 '성과 죽음'이란 제목으로 그녀의 작품에 대한 논문을 시작했다. 

<단순한 열정>에 관련된 인터뷰 내용을 찾기 위해 그녀의 책을 출간한 출판사에서 나온 홍보자료를 검토했다. 

또한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진실을 그녀의 말 속에서 찾아내길 기대하며 <단순한 열정>을 수사관의 독법으로 꼼꼼하게 읽어내려갔다. 너무 여러 번 읽다 보니 결국 전체 문장을 외우게 되었다. 나는 대화를 하다가 그녀의 반응을 실험해 보려고 그중 몇 문장을 인용해보았다. 그녀는 마치 내가 자기 기억의 한 부분에 폭행을 가했다는 듯 돌연 입을 다물더니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데"라는 표정을 짓고는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그거 혹시 내가 쓴 거 아니야? 그 책이 지독한 강박관념이 되었구나 그 책에 대해선 나보다 네가 더 잘아니 말이야." 지금까지 내가 쓴 것을 다시 읽어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혹은 의식적으로 내가 그녀의 문체와 표현을 되풀이하면서 그것에 물들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녀를 소유하지 못했는데 그녀의 모든 글쓰기가 내 안에서 나를 사로잡고 있었다. 나는 우리의 글쓰기가 이렇듯 얽혀서 서로 만나길 원했다.  87


우리 이야기는 책이 끝났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라, 그녀의 단어가 내 몸을 떠나 완전히 이질적인 것이 될 때 끝날 것이다.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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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이후로 나는 한 남자를 기다리는 일, 그 사람이 전화를 걸어주거나 내 집에 와주기를 바라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는 슈퍼마켓에 가고, 영화를 보고, 세탁소에 옷을 맡기러 가고, 책을 읽고, 원고를 손보기도 하며서 저노가 다름없이 생활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몸에 밴 급곤이 아니었다면, 그리고 끔찍스럽게 노력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상마저 내게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11


신문에서 그 사람의 나라에 관한 기사를 읽는다.  12


책을 읽을 때 나의 마음을 휘어잡는 문장은 남녀관계를 묘사한 대목이었다. 그런 내용은 내게 A에 관한 무언가를 가르쳐주었고, 사실이라고 믿고 싶었던 것들에 확신을 주었다. 가령, 그로스만의 <삶과 운명>에서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포옹할 때 눈을 지그시 감는다"라는 구절을 읽으면, A가 나를 안을 때 그렇게 하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그가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씌어 있는 그 밖의 다른 내용들은 그 사람과 다시 만날 때까지의 빈 시간을 메워주는 수단일 뿐이었다.

약속 시간을 알려올 그사람의 전화 외에 다른 미래란 내게 없었다. 내가 없을 때 그의 전화가 올까봐 그가 알고 있는 일정에 한해서, 일에 관계된 어쩔 수 없는 용건을 제외하고는 가능한 한 외출을 하지 않았다. 또 행여 전화벨 소리를 못 들을가 진공청소기나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는 일조차 피했다.  13


그 사람을 기다리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해서 우리의 약속이 깨지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에 시달렸다.  15


나는 이 남자와 함께 침대에서 보낸 오후 한나절의 뜨거운 순간이, 아이를 갖는 일이나 대회에서 입상하는 일, 혹은 멀리 여행을 떠나는 일보다 내 인새에서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얼음을 가지러 부엌에 들어가서 문 위에 걸려 있는 벽시계를 쳐다보며 "두 시간밖에 남지 않았어" "이제 한 시간..." 혹은 "한 시간 후면 저 사람은 가고 나만 혼자 남게 되겠지"하는 말들을 힘없이 중얼거렸다. 그러다가 문득 "도대체 현재란 어디에 있는 걸까?"하고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16


나는 그 사람이 내게 남겨놓은 정액을 하루라도 더 품고 있기 위해 다음 날까지 샤워를 하지 않았다.  17


그날 밤을 나는 그 사람의 품 안에 잠들어 있는 듯한 반수(半睡 반반 잘수) 상태로 지냈다. 날이 밝자 그 사람이 내게 해준 말과 애무를 한없이 되새기면서 마비 상태로 또 하루를 보냈다...PER(파리와 외곽을 잇는 고속 전철) 안에서나 슈퍼마켓에서도 그 사람이 "당신 입으로 거길 애무해줘"하고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이런 몽롱한 상태에서 서서히 벗어나면, 나는 다시 전화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만난 날짜에서 멀어질수록 고통과 불안은 점점 커졌다... 그의 전화를 받지 못한 채로 여러 날이 지나면 그 사람이 나를 떠난 게 틀림없다고 단정 짓곤 했다.  18


가끔, 이러한 열저을 누리는 일은 한 권의 책을 써내는 것과 똑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장면 하나하나를 완성해야 하는 필요성, 세세한 것까지 정성을 다한다는 점이 그랬다. 그리고 몇 달에 걸쳐서 글을 완성한 후에는 죽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이 열정이 끝까지 다하고 나면-'다하다'라는 표현에 정확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겠다-죽게 되더라도 상관없을 것만 같았다.  19-20


그 사람과 사귀는 동안에는 클래식 음악을 한 번도 듣지 않았다. 오히려 대중가요가 훨씬 마음에 들었다. 예전 같으면 관심도 갖지 않았을 감상적인 곡조와 가사가 내 마음을 뒤흔들었다.  23


일상생활에서 가끔 일어나는 귀찮고 짜증스러운 일에도 나는 무덤덤했다...

나는 도로가 막히거나 은행 창구가 붐벼도 조용히 기다렸고, 직원들이 불친절해도 화는 내지 않았다.  24


요즈음 나는 내가 매우 소설적인 형태의 열정을 지닌 채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25


그 사람의 전화만 기다리며 고통을 겪는 일이 너무 끔찍해서 그와 헤어지기를 원했던 적이 수도 없이 많았다. 그럴 때면 나는 그 사람과 헤어지는 순간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며 사는 나날들이 되풀이되겠지. 나는 결국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사람에게 다른 여자, 아니 여러 여자가 있다고 하더라도(그의 곁에 있는 여자가 한 명일 경우 내 고통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 사람과의 만남을 계속하기로 했다.  39


그 사람은 6개월 전 프랑스를 떠나 자기 나라로 돌아갔다. 다시는 그 사람을 만나지 못할 것이다.  45


몇 주 동안,

나는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나 아침까지 깨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슨 생각을 할 수도 없는 몽롱한 상태로 있곤 했다. 푹 자고 싶었지만 그가 계속 내 몸 아래에 있는 듯한 느낌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47


A가 떠난 지 두 달쯤 지난 후부터 "작년 9월 이후로 나는 한 남자를 기다리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나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A와의 관계에 관련된 것들은 무엇이든 정확히 기억할 수 있었다....

글을 쓰는 시간은 열정의 시간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그런데도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어떤 영화를 볼 것인지 선택하는 문제에서부터 립스틱을 고르는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이 오로지 한 사람만을 향해 이루어졌던 그때에 머물고 싶었기 때문이다. 첫 페이지부터 계속해서 반과거 시제를 쓴 이유는, 끝내고 싶지 않았던 '삶이 가장 아름다웠던 그 시절'의 영원한 반복을 말하기 위한 것이었다.  52


글에는 자신이 남겨놓고자 하는 것만 남는 법이다....

써 놓은 글을 찬찬히 읽어보니, 놀랍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59


그 사람이 돌아와주기를 간절히 기원했었다. 

그 사람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65


나는 내 온몸으로 남들과는 다르게 시간을 헤아리며 살았다. 나는 한 사람이 어떤 일에 대해 얼마만큼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지도 알게 되었다. 숭고하고 치명적이기까지 한 욕망, 위엄 따위는 없는 부재, 다른 사람들이 그랬다면 무분별하다고 생각했을 신념과 행동, 나는 이 모든 것들을 스스럼없이 행했다. 그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세상과 더욱 굳게 맺어주었다.  663


단지 그 사람의 존재 그 자체로 인해 내게로 온 단어들을 글로 표현했을 뿐이다.  66




해설 - 지난 세기말부터 현재까지 프랑스 문학의 흐름을 정리한 문학사는 이 시기의 주도적 현상을 '자아의 글쓰기'라는 용어로 요약했다.  69


문학사에 따르면 자전적 예술이 이토록 확대된 것은 두 가지 현상이 맞물려 작동한 결과이다. 우선 소위 거대 담론의 붕괴로 인해 작가의 시선이 집단에서 개인으로, 구조에서 주체로 이동한 것이 그 첫번째 현상이라면, 이와 더불어 그간 예술적 관심사에서 외면당했던 평범한 개인의 낮은 목소리와 사소한 몸짓이 부각되면서 일상의 의미가 새롭게 해석되는 현상이 그 두번째일 것이다.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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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권의 책에 인생을 묻다..
저자의 인새에 도움이 되었고, 그 중에서도 젊은 청춘에게 소개하고 싶었던 책들을  추천하고 있다. 
우선 소개된 책들중에 반정도는 읽은것 같다.
대체로 익히 들어봤음직한 책들 위주로 추천한 듯한 생각을 하였다.
다시말해 그렇게 어려운 책들은 배제시키고 읽기에 어렵지 않은 책들을 추천하였다는 생각을 한다.

'젊음'.. 이것이 주는 특권은 그 어떤 것으로도 살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을 지나봐야지만이 알 수 있는것이 사람이며, 저자는 그것을 지나지 않고도 알차게 보낼 수 있기 위한 자신을 찾으라는 메시지를 띄운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아직 내 나이로도 젊은 시절이긴 하지만 .. 문득문득... 좀더 젊었을때 왜 안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내가 몇 년정도 더 어렸다면... 이런 생각자체가 의미없음에도 나는 하고 있다.

그럼 지금부터 하면 되지 않겠느냐...ㅎㅎ

근래 들어 독서광들의 독서에 관한 책들을 관찰하고 있다.
이 책역시 그렇게 읽게 되었다. 이 뿐 아니라 몇몇의 책들을 읽어볼 생각이다.
그들의 젊음의 책이 어떻게 읽혔는지 그리고 그들에게 끼친 영향은 어떤것인지에 대해 알고 싶고, 그 책들을 나도 읽어 보려한다.
어째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걸까?
내가 읽는 책들이 형편없다는 생각에서일까?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전혀 없지도 않을 것이다.
또한 읽어야 겠다는 고전에 대해 막연하게 손이 잘 가지 않아서 일지도 모른다.


프롤로그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청춘에 대한 배반이다!
좌절학 있는 젊음의 생존법은 과연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독서라고 감히 단언한다.
읽고, 읽고, 또 읽어라. 당신만의 대학을 세우고 이 세상 어떤 명문대학에서도 가르쳐 주지 않는 당신만의 지식으로 무장하라.  5
당신의 심장과 영혼을 두드릴 독서목록을, 당신 영혼의 연대기가 될 당신만의 독서목록을 작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  7


1부 넘어지고 깨지는 것은 젊음의 특권이다.
1.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청춘은 청춘이 아니다.
'부끄러움 없는 청춘, 실패 없는 청춘을 청춘이라 부를 수 있을까?  17
..시간을 따져 물어 언제부터 언제까지가 청춘이라고 정의내릴 수는 없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모색하는 시간이 청춘의 시간인 것이다.'  18
'인생에서 가장 큰 회한은 자신이 살고 싶은 대로 인생을 살아가지 못할 때 생긴다.'
모든 성공의 가능성에는 모든 실패의가능성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  19
'일단 가보자고 결심했죠. 얼핏 보면 불가능해 보여도, 어딘가에 길이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21
방황에도 종류가 있다. 나를 좀더 성장시키는 생산적인 방황이 있는가 하면, 시간낭비일 뿐인 소모적인 방황도 있다.  23
하루키의 20대는 도서관에서 고전들과 함께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온몸을 부딪쳐 방황하며 세상을 알아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진짜배움, 진짜대학'이 되었다.  25
'나는 사물을 머리로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 실제로 몸을 움직여서 생각하는 사람이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고, 아무것도 쓸 수 없는 사람이다.  26
다치바나 다카시<청춘표류>, 무라카미 하루키<슬픈 외국어>

2. 잃어버린 꿈을 찾는 몇 가지 방법
'어떤 사람들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왜 그럴까?"하고 묻는다. 반면에 나는 예전에는 없었던 것들을 꿈꾸면서 "그건 왜 안 되지?"하고 묻는다.'
'진정한 결단을 내린다는 것은 "담배를 끊고 싶은데..."처럼 말하는것이 아니라, 다른 선택의 가능성을 아예 배제시키는 것이다. 진정한 결단을 내린다는 것은 어떤 결과를 도출하기로 결정을 내려서 다른 선택의 가능성을 잘라버린다는 뜻이다. 더 좋은 결단을 내리는 방법은 결단을 많이 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결단에서 확실하게 배워라.'  33
우리는 모든 불가능한 요소들을 먼저 따지고 꿈을 다듬고 깎는데 반해 아이들은 어떠한 한계도 생각하지 않고 가능성의 모든 것을 자유롭게 탐험한다. 당신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것, 다른 사람이 자신의 꿈을 듣고 비웃지나 않을까 고민하지 않고 진정으로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것, 그것을 모두 적어야 한다.
위대하지 않아도 시작할 수 있고, 위대해지려면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35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이다.'  37
헨리무어는 '당신의 모든 것을 바칠 만한 일을 찾는것이 삶의 비결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이루지 못할 만한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슴 뛰는 일을 끝내 발견하지 못한다 해서 조바심내거나 괴로워할 필요는 엇다는 것이다. 반드시 '무엇'이 될 필요는 없다.  39
파울로 코엘료는 정신의 길을 나아가는데 가장 힘든 두 가지 시험은 제때를 기다리는 '인내'와 자신이 찾은 것에 실망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라 했다.  40
앤서니 라빈스<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한비야<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스튜어트 에이버리 골드<핑!>

3. 지상 최대의 발견은 나를 알아내는 것이다.
소로는 왜 숲속으로 들어간 것일까? 그는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고 말한다.  43
자신과 마주치는 것은 진정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44
'어떤 사람이 불행한 것은 바로 게으름 때문이라고요.'  45
가장 중요한 '나'를 알지 못한다면 우리는 자신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도, 꿈과 소망도 찾지 못할 것이다.  46
읽을 때마다 나를 눈물짓게 만든 소로의 구절이 있었다. 그는 말한다. 당신은 언제나 옳다고.
그것을 믿어라. 당신이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당신 자신을 잃게 되는 것, 그뿐이다.  47
'너는 안이하게 살고자 하는가?  그렇다면 항상 군중 속에 머물러 있으라. 그리고 군중에 섞여 너 자신을 잃어버려라.  51
나를 연기하는 일은 어쩌면 가장 쉬운 일이다. 나를 잃어버리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간단한 일이다.  52
헨리 데이빗 소로<월든>, 공지영<상처 없는 영혼>, 전혜린<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 모든 괴로움을 또 다시>

4. 당신은 영원한 청춘이다.
법정 스님의 말씀처럼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늙음이나 죽음이 아닌 녹슨 삶이다.  61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이 세상에 인간의 힘으로 이해 못할 인간의 일이 별로 없음을 알게 된다는 뜻이다.'  65
잉게보르크 바하만<삼십세>, 정이현<달콤한 나의 도시>, 김연수<청춘의문장들>

5. 진짜 공부는 지금부터다.
'사람은 왜 배우는가?  ... 인간의 두뇌는 과거에 습득한 것의 극히 일부밖에 기억해내지 못하게 되어 있다. .. 배워 나가는 과정에서 지혜라고 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살아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71-72
언제나 그렇듯 출발의 시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출발선상에서 발을 뗐다는  그 사실이다.
'꿈이란 참으로 이상한 것이다. 실현하기에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그것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으면 은연중에 꿈을 이루어 보려고 하는 힘이 생기거나, 또 그런 꿈을 가지고 잇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이 가치있어 보이기도 한다.'  73
'목표를 확실히 갖고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사람의 성장은 상당히 달라진다. 그 목표에 도달하는 자체가 중요해서가 아니라 목표가 그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되어, 일을 하게하고 발전, 진보시키기 때문이다.'  
결과를 함부로 예측하기에 앞서 더욱 중요한 것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아닐까.  75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공부법
첫째, 보다 큰 관점, 즉 인생이라는 거다란 숲의 관점에서 '공부'의 목표를 정할 것!
둘째, 불절불굴의 끈질긴 노력을 할 것! 
셋째, 살아있는 내내 부단히 배울 것을 찾을 것!  76-77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배우는 것이다.  
'지금 이 삶에서 어떤 배움을 얻는가에 따라 우리는 우리의 다음 삶을 선택한다.'  77
배우면 배울수록 배워야 할 것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78
히로나카 헤이스케<학문의 즐거움>, 홍정욱<7막 7장>, 신창호<함양과 체찰>


2부 우리가 가진 전부는 '지금, 이순간' 뿐이다.
6. 인생의 형식은 끝이 없는 현재이다.
'저마다 무거운 짐을 짊어진 채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소중한 '지금 이 순간'을 무시하고 조롱합니다. 마음속에만 존재하며 실재하지 않는 미래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금'을 축소해 버리면서 매번 그 짐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시간 속에 살면서 잠깐씩만 '지금 이 순간'에 들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살면서 실제로 필요한 경우에만 과거와 미래를 잠깐씩 방문하도록 하십시오.'  86
'시간은 전혀 귀중한 것이 아닙닏. 환상에 불과하기 대문입니다... '지금'만이 마음이 제한하는 범위 너머로 우리를 데리고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87
에크하르트 톨레는 놀랍게도 서른살이 될 때까지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리던 사람이다.  88
'여기'에 있으면서 '거기' 있기를 바라는 모순으로 시간을 낭비해선 안 된다. 무수한 '지금'들이 모여 내일이 되고 미래가 된다. 
사소한 시간들일지라도 그것을 함부로 여긴다면 우리 인생 전체가 걷잡을 수 없이 사소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89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거나 신이 나에게만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느껴질 때,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까마득할 때 고전은 이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놓고 우리를 기다린다.  91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이 책을 통해 계속해서 이야기하는것은 다름아닌 '현재'의 소중함이다.  91
'너에게 닥친 일, 그리고 너의 행동, 원칙, 말의 의미에 정신을 집중하라. 너는 마땅히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너는 오늘 올바른 사람이 되려고 하기보다는 내일 올바른 사람이 되기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가진 가장 큰 취약점이 바로 이 점이다.  93
에크하르트 톨레<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명상록>

7. 자발적 아웃사이더가 되어라.
'당신은 자신의 내면이 아닌 바깥을 보고 있습니다. .. 자기 자신 속으로 파고들어 보세요.'
타인의 충고나 도움을 기대하지 말라. 내 마음을 울릴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99
릴케는 가볍고 즐겁기만 한 삶을 경계할 것을 당부한다.
'예술가가 된다는 것은 계산을 하지도, 햇수를 세지도 않는다는 뜻입니다. 나무처럼 무성하도록 하십시오, 나무는 억지로 수액을 내지 않으며, 봄의 폭풍속에서도 의연하게 서 있습니다. 혹시나 그 푹풍 뒤에 여름이 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을 갖지도 않습니다.'  100
조지 버나드 쇼는 '이성적인 사람은 그 자신을 세상에 적응시킨다. 비이성적인 사람은 세상을 자신에게 적응스키려고 꾸준히 노력한다. 그러므로 모든 진전은 비이성적인 사람에게 달려있다.'  102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에는 '미친 사람이란 자기 세계 속에서 사는 사람이야.'
미쳤다느 건 다시 말해 나 자신이 걸어 갈 수 있는 길의 끝까지 닿아보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미쳣다는 말을 좋아한다. 무언가에 미쳤다. 누군가에 미쳤다. 어딘가에 미쳤다.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으니까. 미쳐야만 미칠 수 있기 때문에..  107
세상이 명령하는 대로 따르거나 맞추지 말고 당신 자신의 길을 걸어라.  108
라이너 마리아 릴케<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빈센트 반 고흐<반 고흐, 영혼의 편지> <반 고흐, 우정의 대화> 

8. 이 세계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그런 사람과는 달라야 한다.
한때는 세상 모든 것에 관해 의문을 품으며 살았던 것 같다. 어쩌면 책 읽는 습관을 갖게 된 계기는 세상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110
'네게 중요한 것은, 네가 이 세계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그런 사람과 달라야 한다는 사실이다.... 슬픈 사실은 우리가 자라면서 ...  이 세계 자체에 길들고 있는 거다.'
모든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이 가진 가치만이 절대적이고 옳은 것이라 여기며 살다보면 어느 순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이 된다.  111
단 한 시간이라도 조용히 홀로 앉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 것이 언제인지를 고민해보자.
자신만의 대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113
요슈타인 가아더는 우리에게 훌륭한 철학자가 되는데 필요한 오직 한 가지는 놀라워할 줄 아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114
요슈타인 가아더<소피의 세계>, 공자<논어>, 에릭 호퍼<에릭 호퍼, 길 위의 철학자>

9. 고통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고통 속을 통과하는 것이다.
'당신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당신은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이제 당신이 죽을 때는 세상은 울고 당신은 미소 지을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  121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 자기 자신의 길을 선책할 수 잇는 자유만은 빼앗아 갈 수 없다.'  124
'당신의 인생을 두 번재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당신은 첫 번째 인생을 형편없이 행동함으로써 망쳐버렸는데, 이제 두 번째 인생을 살면서 지난 번의 과오를 지금 막 다시 되풀이라혀 하고 잇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행동하라.'  127
나느 새롭게 할 수 있는 순간은 5분마다 한 번씩 찾아온다고 했다. 그말은 곧 최고의 내가 될 수 있는 기회는 매순간마다 찾아온다는 말이다.  128
빅터 프랭클<죽음의 수용소에서>, 헤이든 헤레라<프리다 칼로>, 알프레드 뮈세<오월의 밤>

10. 죽어라, 그대라 죽기 전에
여행도 하고, 독서모임도 갖고, 허접하고 후지지만 어쨌든 일자리도 찾으며 주어진 삶으로 돌아온다. 자살하기 직전에 비해 아주아주 조금 더 행복해졌을 뿐이지만 마치 그 정도면 삶으로 복귀하는데 충분하다는 듯이  137
과거의 내가 의심할 여지없이 실패한 인생을 살았단, 방황만 하며 꽃 같은 청춘을 탕진했든, 그런 것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지금 이 순간부터의 삶 전체를 온전히 껴안고, 음악을 연주하는 기분으로 순간순간 온 마음을 다해 살아가면 되는 거니까.  138
우리는 많은 시간을 쉽게쉽게, 설렁설렁, 어영부영 살아가는데 익숙해져 있다. 그러면서도 성공이나 행복을 순전히 '날로' 먹기를 원한다. 한번도 진정으로 살아보지 못한 채 삶이 나를 스쳐 지나가도록 내버려두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140
앤소드 드 메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든 채 태어나고 잠든 채 살며, 잠 속엣 혼인하고 잠 속에서 자녀를 낳으며, 깨어나 본 적이라곤 없이 잠 속에서 죽는다고 이야기한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도 스스로가 잠들어 있는지도 모르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죽은 듯 살지 말고, 죽을 듯 열심히 살아라.  143
닉 혼비<딱 90일만 더 살아볼까>, 앤소니 드 멜로<일분 헛소리>, 파울로 코엘료<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11. 가끔은 멈춰 서라.
자장면이 맛없는 건 참을 수 있어도 배달이 늦는 건 못 참는다는 우리 한국인들. 우리는 어려서부터 쟁취하고 경쟁하는 법은 배웠어도 삶을 즐기며 느리게 걷는 법은 모른다.  146
'느림이란 시간을 급하게 다루지 않고, 시간의 재촉에 떠밀려가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심에서 나오는 것이며, 또한 삶의 길을 가는 동안 나 자신을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는 능력과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겠다는 확고한 의지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147
'모든 인류에게 똑같이 부여된 이 삶이라는 특권을 참되게 누리기 위해서, 나는 나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 오직 시간에 쫓기는 괴로움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149
피에르 쌍소<느리게 산다는것의 의미>, 헬렌 니어링, 스코트 니어링<조화로운 삶: 헬렌과 스코트 니어링이 버몬트 숲속에서 산 스무해의 기록>


3부 생이 당신에게 허락한 모든 것을 경험하라.
12. 할 수 있는 만큼 높이, 멀리 날아라.
'우리를 제약하는 모든 것을 우리는 제거해야만 한다... 너는 여기서, 지금, 네 자신이 되는 자유, 즉 너의진정한 자아가 될 자유를 가지고 있는거야. 그리고 아무것도 너의길을 방해할 수는 없어. 그것이 바로 '위대한 갈매기의 법칙'이야. 존재하는 '법칙'말일세.'  160
리처드 바크<갈매기의 꿈>, 강영우<우리가 오르지 못할 산은 없다>

13. 여행은 나만의 파랑새를 찾아 나서는 일!
법정 스님은 '여행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자기 정리의 엄숙한 도정이요, 생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이다. .. 가끔은 자기가 살던 집을 떠아볼 일이다.'  164
'사막에 숨어 있는 비밀의 오아시스처럼 인생에서 가장 달콤한 오아시스는 표시가 되어 있지 않고, 기대하지 않은 순간에 발견된다.'  
진짜 여행이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우박이 섞인 비를 만나기도 하고, 진탕에 빠져 울먹이고 잇는데 톰 크루즈 같은 남자의도움으로 쉴 곳을 찾기도 하다가, 알고 보니 그 남자가 사기꾼임을 알고 또 다시 기차를 타고 낯선 도시로 떠나는, 뭐 그런 예측할 수 없는 순간들로 이루어진 여행이 아닐까 싶다. 그런 순간들을 최대한 즐기고 느끼는 것, 그것이 사막과 닮은 우리 인생 여행의 해답일 것이다.  168
여행지에서의 나는 날마다 새로운 인생을 맞는 것 같은 기분이다. 
사탕 하나를 사는 것도 처음 하는 기분으로 하게 되고, 이정표 보는 법도 다시 배우게 되고, 짐을 정리하는 법도 새로 익히고... 그렇게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무얼하며 있는지를 깨닫기 위해 애쓰는 것이다.  171
이 세상에 정답은 없다는 사실도 나는 여행을 통해서 배웠다.  172
나느 생이 내게 허락한 모든 것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다. 책상머리에 앉아 죽어있는 지식만 머릿속에 집어넣는 공부가 아닌, 생생히 살아있는 '진짜공부'를 해보고 싶다.  174
'항상 불안정한 상태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것이 여행이라면,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길을 걸어가는 여정은 인생과 같다.'
당신은 세계지도를 보면 심장이 두근거리는가?  175
스티브 도나휴<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 박준<On the Road: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알랭 드 보통<여행의 기술-알랭 드 보콘의 여행 에세이>, 무라카미 하루키<먼 북소리>

14. 나와의 로맨스르 즐겨라.
숨막히게 황홀한 나와의 연애를 시작하라.  179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에만 맞춰 나를 판단한다면 나는 어쩌면 2등급, 혹은 3등급쯤의 인간일 수도 있다.  181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꼬리표를 선택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어떤 식으로든 꼬리표를 붙일 작정을 했다는 사실이다.'  182
다른 사람과 세상이 만들어 놓은 잣대로 자신을 점수 매기는 어리석은 행동을 당장 멈추어야 한다.  186
웨인 다이어<행복한 이기주의자>, 쉐럴 리차드슨<나는 좀 더 이기적일 필요가 있다>

15. 죽은 뒤의 모습을 계획하라.
'어떻게 죽어야 좋을지 배우게,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우게 되니까.'  192
모든 '척'을 그만두라.  196
미치 앨봄<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데이비드 퀘슬러,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상실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안녕이라고 말하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 있어라>

16. 인간이 만들어 낸 가장 위대한 세계는 책의 세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독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며, 왜 책을 읽는지조차 정확히 모른다.'  201
'책은 오직 삶으로 이끌어 주고 삶에 이바지하고 소용이 될 때에만 가치가 있다.'  202
뻐기기용 독서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깨닫게 해주지 못한 독서는 모두 허탕이다.  203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타인의 존재와 사고방식을 접해 그것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그를 친구로 삼는 것을 뜻한다.'  204
헤르만 헤세<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 애너 퀸들런<독서가 어떻게 나의 인생을 바꾸었나?>

17. 긍정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긍정적인 마인드도 습관이다.
'우리의 '분수'는 끊임없이 성장하는 것이다.'  215
조엘 오스틴<긍정의 힘>, 니코스 카잔차키스<그리스인 조르바>


4부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다.
18. 완벽은 없다 할지라도 나는 언제나 완벽을 추구하리라.
주세페 베르디의 나이는 여든 살. 새벽 4시부터 오후 4시까지 커피 한 잔만을 마신 채 작곡에만 열중하는 무서운 노력파이기도 했다. '음악가로서 나는 일생동안 완벽을 추구해 왔다. 완벽하게 작곡하려고 애썻지만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늘 아쉬움이 남았다. 그렇기 때문에 내게는 분명 한 번 더 도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228
'살아가는 동안 완벽은 늘 나를 피해가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늘 완벽을 추구하리라.' 피터 드러커
10분 후와 10년 후의 모습을 동시에 떠올리며 순간을 완성해 나가기.  229
중요한 것은 '오나벽' 그 자체가 아니다. '완벽에의 추구'가 중요한 것이다. 위대한 잠재력을 깨우는 힘이다.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단지 최선을 다하는 정도가 아니다. 그것은 목숨을 걸고 하고자 하는 일에 자신의 전부를 바치는 것이다. - 지금 하고 있는 일에 과연 목숨을 바칠 각오로 임했는가?  230
'실패했더라도 더 높이 올라가고자 하는 용기만 있다면 실패를 발판으로 새로운 단계로 오를 수 있다. .. 한가지 대죄(大罪)가 있다면 그건 범용(mediocrity)이다.'
범용이란 '평범함'을 말한다.  235
피터 드러커<피터 드러커 자서전>,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 하워드 가드너<열정과 기질>

19. 가장 큰 실패는 도전하지 않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일생을 현실에 순응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행복하고 만족하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그들은 대부분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도 그다지 행복해 하지도 않는다.  246
'삶은 무모한 모험이거나 또는 아무것도 아니다.'  헬런 켈러  248
아베 피에르<피에르 신부의 고백>, 칼리 피오리나<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 힐러리 로댐 클린턴<살아있는 역사> 

20. 한계의 의미를 재정의하라.
'내가 포기하는 순간 불가능은 확정된다.'  253
성공에는 운, 인맥, 목표의 크기나 추진력, 열정 등 많은 다른 요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밑바탕은 바로 노력이다.
인생에서 딱 3년쯤 '아, 이러다 정말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을 만큼 어떤 일에 노력을 기울인다면 우리가 바라고 꿈꾸는 거의 모든 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257
고승덕<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 오토다케 히로타다<오체불만족>

21. 돈을 꽃으로 만들어야 한다.
돈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훈련. 무일푼으로 전락한대도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잇게 만드는 훈련.
기요사키의 말에 따르면 가난 한 사람이 평생 가난한 이유는 그것이 그들이 아는 유일한 세상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천성적으로 지루함을 싫어해 계속 더 흥미롭고 재미잇는 것을 찾으려 하는데 돈을 모으는 일은 지루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많은 인내와 배움을 요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루함의 반복을 참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자가 되지 못한다.  268
우리는 무엇보다도 돈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훈련을 평생 받아야 한다. 
돈에 의해 행복이 좌지우지되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 
돈은 가장 더러운 휴지조각이 될 수 있지만 또 가장 아름다운 꽃처럼 사용될 수도 있음을 기억하자.  272
로버트 프랭크<리치스탄: 새로운 백만장자의 탄생과 부의 비밀>, 로버트 기요사키<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22. 성공을 위해 갖추어야 할 습관들
나만의 성공의 정의도 갖고 있지 못하면서 성공하기를 바라는 것은 큰 모순.  
진정한 성공은 쉽게 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274
'우리가 자신의 태도와 행동에 지엽적인 변화만 주는 것을 그만 두고, 그 대산 자신의 태도나 행동의 근본 뿌리인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때라야 비로소 획기적 개선을 달성할 수 있다.'  276
'주도적으로 산다'는 말의 정의를 스티븐 코비는 '이것은 단순히 솔선해서 사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이 말의 의미는 스스로의 삶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의 행동은 우리가 하는 의사결정에 의한 것이지, 결코 우리를 둘러싼 여건들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감정보다 가치를 우위에 놓을 수 있다. 책임도 질 수 있다.'  277
당신 인생의 최후의 순간을 늘 마음에 간직하고 살아가라는 말이다.  278
우리 손에 쥐고 잇는 지도는 이미 완성된 지도가 아니라 길을 걸으며 끊임없니 고쳐서 완성해야 하는 지도라는 것을 말이다.  279
'성공적인 인간은 실패자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기꺼이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필요에 의해 해야 하는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대신 싫어하는 일도 목적이 분명하면 수행한다.'
삶의 가치관과 방향감각이 정확하면 '해야만 하는 일들'을 묵묵히 수행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280
우리는 보통 어떠한가? 진단하기 전에 처방부터 하지 않는가?  281
스티븐 코비<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M. 스캇 펙<아직도 가야 할 길>

23. 시간이 곧 삶이다.
삶을 즐길 때는 땀 방울이 맺히도록 즐기며 놀고, 공부나 일을 할 때는 옆집 공사를 해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몰두해서 하고, 또 잠을 잘 때도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잠에만 취하는것, 이것이 바로 '류비셰프식 시간관리법'이 아닌가 싶다.
매순간 최선을 다하여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시간관리법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292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사이쇼 히로시<아침형 인간>


5부 사랑하라, 목숨을 다해 사랑하라.
24. 당신이 행복하지 않은 진짜 이유
'진정한 행복은 원인이 없습니다.'  303
우리는 일생을 통해 이유 없이 행복해지는 법을 익혀야 한다.  306
세상이 프로그래밍해 놓은 행복의 조건에 당신을 맞추지 말라.  307
달라이 라마는 다른 모든 사람들 역시 나와 똑같이 고통 받고 있고, 똑같이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들임을 이해하는 일에서부터 출발하라고 이야기 한다.  308
엔소니 드 멜로<깨어나십시오>, 프리드리히 니체<프리드리히 니체 - 인생론 에세이 어떻게 살 것인가>, 앤소니 드 멜로<사랑에 이르는 길>, 달라이 라마<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25. 누군가의 영혼을 끌어안아본 적이 있는가?
겉만 맴도는 말과 허위의식만 가득한 제스처로 이루어진 '가짜 관계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떠올려 보자. 당신에게는 영혼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그 사람 앞에서는 미친 듯이 울어도 흠이 안 되고, 때론 이유 엇는 침묵도 이해해 주는 그런 사람이 있는가? 실수를 섣불리 비난히자도 않고 성공을 무턱대고 치켯우지도 않는사람. 진심으로 나의 성자오가 발전을 기도해주고 함께 성장하길 원하는 사람. 당신은 이런 사람을 가졌는가?  317
'세상의 슬픔에 자기의 슬픔 하나를 더 보태기 보다는 자기의 슬픔을 타인들의 수많은 비참함의 한 조각으로 생각하는 겸허함을 배우려 합니다.'  320
'관계를 맺는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을 서로 공유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픔'을 공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인가 봅니다.'  322
허울뿐인 관계들만 맺으며 가짜 인생을 살지 말자.  323
마누엘 푸의<거미여인의 키스>, 신영복<감옥으로부터의 사색>

26. 신은 우리가 얼마나 용서했는지에 따라 우리를 용서하신다.
달라이 라마는 '상처의 진정한 치유는 용서에서 오며, 용서란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큰 수행'이라고 말했다.  331
인생의 문제가 곧 선택의 문제이듯 용서 역시 선택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신은 우리에게 과거를 바꿀 수 잇는 능력은 허락하지 않았다. 이미 일어난 불행에 대한 기억을 삭제하는 기능도 우리 삶에는 없다. 용서밖에는 열쇠가 없다.  334
이청준<벌레이야기>, 루이스 스머즈<용서의 기술>

27. 덜 갖고 더 많이 존재하라.
'우리들은 필요게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도니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339
법정스님은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340
'잘 산다는 것은 결코 편리하게 사는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341
'필요하지 않은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었던 ... 필요하지 않는 것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으니 최고의 사람인 것이다.'  343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성공한 부모를 가져야 할 필요가 없듯이 행복하기 위해 반드시 돈이 많아야 하는것은 아니다.  345
아잔 브라흐마<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법정<무소유>, E.F. 슈마허<자발적 가난>

28. 우리가 태어난 이유는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다.
'사람들이 내게 "왜 우리는 이 땅에 태어나는 걸까요?" 라고 물으면 나는 그저 이렇게 대답한다.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이지요."'  349
톨스토이의 말처럼 우리는 악기 연주하는 법을 배우듯 사랑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351
남을 위해 자신의 것을 내놓고 스스로 행복하고 감사해 하는 것. 이것을 사회학자들은 '마더 데레사 효과(Teresa Effect)'라고 부른다.  352
'없어도 지장이 없는 것을 주는 게 아니라 그것 없이는 살 수 없는 것이나 살고 싶지 않은,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주십시오.'  354
피에르 신부<단순한 기쁨>, 마더 데레사<마더 데레사의 단순한 길>

29. 모든 사랑은 남는 장사다.
사랑을 위해 태어난 영혼은 사랑 이외의 것으로는 절대 구원받을 수 없다.  372
스탕달<스탕달의 연애론>, 장 그르니에<섬>, 아니 에르노<단순한 열정>, F. 스콧 피츠제럴드<위대한 개츠비>, 신경숙<깊은 슬픔>


에필로그 책은 지상에서 가장 위대한 세계다!
인생의 모든 길에서 답을 물을 수 있는 위대한 친구를 발견한 것이다.  377
독서를 단순히 취미 수준으로 여긴 것이 아니라 생존방법으로 받아들이며 훗날 세상을 움직일 위대한 사람이 될 내공을 쌓았다.  378
책 읽기를 멀리하고 위대한 꿈을 꾸는 당신의 모습은 마치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으면서 포부만 키우는 것처럼 커다란 모순이다.  
당신의 영혼에 좀 더 커다란 풍경을 보여주고 싶다면 당신이 취할 수 잇는 가장 탁월한 방법은 책을 읽는 것이다. 특별한 삶을 영위하며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리더를 꿈꾸고 있다면 당신은 책읽기를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379


책에 미친 바보, 이덕무
책을 읽으면서 네 가지 유익한 점을 깨달았다.
첫째, 조금 배고플 때 책을 읽으면 소리가 두 배로 낭랑해져서 책 속에 담긴 이치와 취지를 잘 맛보게 되니 배고픔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
둘째, 조금 추울 때 책을 읽으면 기운이 소리를 따라 몸 안으로 흘러 들어와 평안해져 추위도 잊을 수 있게 된다.
셋째, 근심 걱정으로 마음이 괴로울 때 책을 읽으면 눈은 글자와 함께 하나가 되고 마음은 이치와 더불어 모이게 되니, 천만 가지 생각이 일시에 사라져 버린다.
넷째, 기침이 심할 때 책을 읽으면 기운이 통하여 막히는것이 없게 되니 기침 소리가 순식간에 그쳐버린다.  384
책을 볼 때는 서문, 범례, 저자, 교정자 그리고 권질(卷帙)이 얼마 만큼니고, 몰록이 몇 조목인지를 먼저 살펴서 그 책으 체재를 구별해야지, 대충대충 넘기고서 책을 다 읽었다고 하면 안 된다.  385
공부하는 방법
첫째, 경문을 충분히 외워야 하고
둘째, 여러 사람의 학설을 다 참고하여 같은 점과 다른 점을 구별해서 장점과 단점을 비교해야 하며
셋째, 깊게 생각해서 의심나는 것을 풀이하되 자신감을 갖지 말고
넷째, 밝게 분별해서 그릇된 것을 버리되 감히 스스로만 옳다고 여기지 말아야 한다.  388
모름지기 벗이 없다고 한탄하지 말라. 책과 함께 노닐면 될 것이다.  390
당연함이란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것으로, 이치게 맞는 것을 말한다. 하늘의 이치를 잃지 않은 것, 이것을 이치에 맞는다고 하는 것.
내가 밤낮으로 당연함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 당연한 일로는 배우는 것만큼 당연한 것이 없었다.  394
빌려주지 않는 것은 인자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읽지 않는것은 지혜롭지 못하기 때문이며, 햇빛을 쏘이지 않는 것은 부리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395
비록 말은 잘하지 못하더라도 행실은 마땅히 말을 실천하고도 남음이 있어야 한다.  397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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