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여행/여행'에 해당되는 글 77건

  1. 2012.09.07 인도방랑 - 후지와라 신야 작가정신 2009 03830
  2. 2012.09.03 떠나라, 외로움도 그리움도 어쩔 수 없다면 - 이하람 중앙books 2011 13910
  3. 2012.08.30 라다크의 미소를 찾아서 - 여태동 이른아침 2005 03900
  4. 2012.08.23 로맨틱 인디아 - 채유희 문학동네 2008 03980
  5. 2012.08.18 신들의 땅에서 찾은 행복 한 줌 - 문윤정 바움 2006 03810
  6. 2012.08.14 러브 앤 프리(Love & Free) - 다카하시 아유무 동아시아 2002 03830
  7. 2012.08.04 인도오지기행 - 조현 한겨레출판사 2008
  8. 2012.08.04 영혼의 순례자 - 조연현 한겨레신문사 2004 03810
  9. 2012.07.28 신들의 나라, 인간의 땅(고진하의 우파니샤드 기행) - 고진하 비채 2009 03810
  10. 2012.07.18 차도 대신 인도로 간 열여덟살 미니 - 추훈민 심미안 2008 03910
  11. 2012.07.17 헬로 인도(Hello India):세번째 인도 그리고 첫사랑 - 강래우 에디터 2007 03810
  12. 2012.06.15 떠나는 자만이 인도를 꿈꿀 수 있다 - 임헌갑 경당 2001 03810 1
  13. 2012.04.10 (나는 이런 여행을 해 왔다)사색기행 - 다치바나 다카시 청어람미디어 2005 03800
  14. 2011.10.28 여행의 기술 - 알랭 드 보통 도서출판이레 2004 03840
  15. 2011.06.09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 - 박준 웅진윙스 2008 03810
  16. 2011.06.04 on the Road 카오산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 박준 넥서스books 2006 03810
  17. 2011.05.02 80만원으로 세계여행 - 정상근 두리미디어 2008 03810



걸을 때마다 나 자신과 내가 배워온 세계의 허위가 보였다.


그러나 나는 다른 좋은 것도 보았다. 거대한 바냔나무에 깃들인 숱한 삶을 보았다. 그 뒤로 솟아오르는 거대한 비구름을 보았다 인간들에게 덤벼드는 사나운 코끼리를 보았다. '코끼리'를 정복한 기품 있는 소년을 보았다. 코끼리와 소년을 감싸 안은 높다란 '숲'을 보았다. 

세계는 좋았다. 대지와 바람은 거칠었다. 꽃과 나비는 아름다웠다.


나는 걸었다. 

만나는 사람들은 슬프도록 못나고 어리석었다. 

만나는 사람들은 비참했다.

만나는 사람들은 우스꽝스러웠다. 

만나는 사람들은 경쾌했다.

만나는 사람들은 화려했다. 만나는 사람들은 고귀했다.

만나는 사람들은 거칠었다.

세계는 좋았다.


'여행'은 무언의 바이블이었다.

'자연'은 도덕이었다.

'침묵'은 나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침묵에서 나온 '말'이 나를 사로잡았다.

좋게도 나쁘게도, 모든 것은 좋았다.

나는 모든 것을 관찰했다.

그리고 내 몸에 그것을 옮겨 적어보았다.


<인도방랑>은 내가 스물넷의 나이에 대학을 뛰쳐나와 세계 방랑길에 오른 최초의 여행 기록이다. 일본에서는 1972년, 그러니까 꽤 오래전에 출간되었다.  15


저 인도의 자연을 접한다는 건 평온을 얻는 게 아니라 반대로 엄청나게 아나키적 정신이 되어가는 겁니다. 인도의 자연을 모방하면 인간 사회의 관리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버리지요. 사실은 대단히 위험한 겁니다.  36


유유상종이란 말을 하는데 여행이 바로 그런 겁니다. 시시한 여행을 할 때는 시시한 사람을 사귀지요. 얽매인 데 없이 좋은 여행을 할 때는 열에 여덟아홉 정도로 격이 높은 사람을 사귀게 됩니다. 나는 최고의 인간을 만나진 못했는지 몰라요. 하지만 높은 인격의 사람을 만나는 여행이 곧 좋은 여행은 아닙니다. 더없이 시시한 녀석부터 차원 높은 사람까지, 오히려 여행 중에 얼마나 다양하게 만났느냐가 중요하지요. 그것이 여행의 풍성함이라고 생각합니다.  37


명상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겁니다.  48


화장하는 광경을 이십 일쯤 내리 촬영한 적이 있습니다. 불타고 있는 시신 근처에 가면 불길 때문에 엄청나게 뜨거워요. 나중에 보면 눈썹이 고불고불 그슬려 있기도 해요. 광각 카메라를 들고 머리 같은 게 불타오르는 곳으로 다가갑니다. 연기 속으로 들어가지요. 그렇게 이십 일쯤 기나면 시신 냄새가 몸에 배어버립니다.... 사진을 찍는 것과는 관계없이 모르는 사이에 죽음의 냄새가 들러붙어버립니다. 그런 것도 하나의 명상이지요. 모르는 사이에 한다는 게 좋아요.  49


오랜 여행은 여자와 음식을 좋아하지 않으면 못할 것 같아요. 그런 실감을 근거로 추측해보면 그토록 오랜 세월 여행을 한 마르코 폴로는 분명 호색한이었을 거라고, 친구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그 말을 들은 친구가 마르코 폴로에 관한 역사 기록을 살펴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사실이었어요. 베네치아에서 창부와 싸움을 벌여 재판에 부쳐지자 마지못해 국외로 도망쳤다는 겁니다. 호색한이었던 까닭에 그런 위대한 여행이 가능햇다고 할 수 있어요. 역시 마르코 폴로의 여행은 정통이었던 거지요.(웃음)  62

  

질문 : 후지와라 씨의 사진에는 분명 사물이 찍혀 있지만, 그게 자신의 눈 속 스크린과 바깥 세계의 피사체가 이중으로 찍혀 있는 느낌을 줍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카메라를 사용하는데 어떻게 그런 사진이 찍히는 건가요?

--> 보통은 오른쪽 눈으로 찍는 게 표준입니다. 카메라 역시 그렇게 설계되어 있어서 왼쪽 눈으로 찍으면 와인딩 레버가 얼굴에 부딪히게 되지요. 그런데 나는 철저히 왼쪽 눈입니다. 처음부터..  74



비르바탈은 여름굴만 한 크기에 껍질이 플라스틱처럼 단단하고 매끈하다. 속에는 형태가 분명치 않은 끈적끈적한 주황색 과육이 들어차 있는데, 이것이 설사나 그 밖의 위장병에 직방이다.  125


인도에 온 히피는 처음부터 생각하고 화내고 고민하기를 포기한 채 바람에 나불거리는 꽃잎처럼 인도 곳곳을 떠돌아다니고 있다. 그것은 흡사 울음을 그친 아이가 바람에 눈물이 마르는 것이 기분 좋아 까불며 뛰어다니는 모습 같다.  161


화장터를 이르는 말 .. 일본어는 가소바, 영어는 크리머토리, 힌디어는 스마산.

힌디어는 그 말소리에서 오는 느낌이 실로 상스럽다. 

앗차(좋아)

나힝(아니오)

다히(요구르트)

짤로 짤로(가자 가자, 비켜 비켜)

싸합(선생님, 어르신).  188


<인도방랑>은 열에 들떴던 내 젊은 날의 부끄러운 첫 기록이다.  357










Posted by WN1
,



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한 적이 있는가.

실패에 좌졸하고 몇 날 며칠을 서럽게 울어본 적 있는가.

사랑에 절만하고, 사랑에 절실해 본 적이 있는가.

상처를 받는다는 것.

그것은 청춘이 누릴 수 있는 행복한 비명이다.

더 아파하고 더 슬퍼하기. 

우리는 그만큼 단단해지고 평온해질 것이다.  37


가난은 발버둥 쳐도 헤어나올 수 없는 굴레이고, 그 굴레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인도라는 나라의 법칙.  61

인도 여행을 하면서 내가 외면했던 그들의 가난. 엄마의 품에 안겨 3등석에 탄 아기는 어른이 되어서도 3등석을 타야 하는 정해진 인생.  66


우리는 둘 다 모서리였다. 누구 하나는 사포가 되어 상대방의 날선 모서리를 문질러줘야 했지만 나만큼 그도 예민한 직업이었고, 오히려 나보다 더 날이 선 하루하루를, 절벽 끝에 매달린 심정으로 살아가고있었다. 둘 다 모서리라 서로 부딪히며 흠집만 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몇 번 부딪혀 보지도 않고 우리는 너무도 일찍 서로를 포기해 버렸다.  94-95


인도 대륙을 돌며 새로운 도시에 도착할 때마다 전혀 다른 세상에 떨어진 기분이다. 사람들의 옷차림과 표정도, 공기의 감촉과 냄새도 기차와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낯설다. 새로운 지역데 도착할 때마다 나는 수없이 인도에 대한 정의를 다시 써내려갔다. 도무지 이 나라는 각 도시들 사이의 닮은꼴이 없다. 그것이 나를 계속 긴장하게 만들었다.

사람을 처음 만날 때, 첫인상이 거의 모든 것을 좌우하듯이,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시간과 돈을 들여 애써 떠나왔다는 이유 때문에 여행자들은 웬만하면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려고 한다. 거리의 소음에도 '이거 익사이팅할걸?' 맛없는 음식에도 '참 흥미로운 맛인걸?' 사기를 당해도 '참 좋은 경험하는구먼'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 정도로 온화한 여행자의 마음이건만, 첫 느낌부터 잘못 왔다 느끼게 만드는 장소라면, 그곳은 마른 하늘에 쌍무지개가 뜨고 우중충한 밤 하늘에 별똥별이 떨어진다고 해도 여행자의 마음을 되돌리기 힘들다.  121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소비하는 국가는 언제나 인도이고, 명품보다 보석으로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유일한 나라가 바로 인도이다. 세계 명품시장이 유독 인도를 뚫지 못하는 이유는 인도인들이 자국의 역사가 담긴 보석과 자수, 수공예품에 더 큰 가치를 두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니 나는 인도의 뭄바이나 방갈로르의 소위 잘나가는 부자 거리에서도 루이뷔통이나 에르메스, 베르사체 같은 명품 간판을 본 적이 없다.  138-139


인도에서 일주일만 보내도, 굳이 극장에 가서 인도 영화를 보지 않아도 당신은 인도 영화에 흠뻑 빠지고 이들의 팬이 될 것이다. 호텔이나 식당의 TV에서는 언제나 지나간 옛 인도 영화가 나오고 있고, 영화의 하이라니트는 잘 편집된 뮤직비디오로 상영된다. 인도의 인기 배우들은 길거리 광고 전광판에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고 TV광고에서도 철철 넘치는 매력을 발휘한다. 우리는 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인도 영화가 흡수되고 말아 어린 시절 유덕화와 주윤발에 빠졌던 것처럼 인도 배우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152


인도는 여행하기 쉽지 않은 나라이다.

하지만 인도 여행의 매력은 예상할 수 없는 행복이 찾아왔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법정 스님은 저서 <인도기행>을 통해 인도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건이 넘쳐나지만, 어느 한순간 다시 눌러앉게 만드는 참으로 알 수 없는 나라라고 말씀하신다.  162


상상할 수 없는 날들의 연속.

3일 고생하면 하루는 반드시 보상이 뒤따른다. 이를테면 온통 채식뿐인 도시에서 고기냄새가 절실해질 때쯤, 내일은 먹음직스러운 양고기와 치킨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비족고 불편한 숙소에서 디스크에 걸릴 정도로 불편한 잠자리에 뒤척였다면, 다음날은 흰 모래사장에 놓인 방갈로와 바람 솔솔 맞으며 몸을 뉘일 수 있는 해먹이 짠하고 등장한다. 숙소를 못 찾아 무거운 배낭을 이고 한 시간 넘게 땀을 뻘뻘 흘리고 헤매면, 그곳엔 기다렸다는 듯 얼음통에 한가득 시원한 맥주를 팔고 있다. 

인도 특유의 향신료 마살라가 지긋지긋해질 때쯤, 어느새 나는 바닷가 마을에 도착해 그릴에 구운 생선요리를 먹고 있었다. 인도는 이렇듯, 도저히 못 견디겠다 싶을 때마다 놀라운 반전을 선물하는 것이다.  162-163


이별을 해도 더 이상 심장을 쿵쿵 찧는 고통이 없어요. 이별을 할수록 머리만 지끈거려요. 머리만 쥐어뜯을 뿐 더 이상 아프려하지 않아요. 자존심인가봐요.  196


많은 인연을 거치고 이별을 할수록 깨달음은 많아지는데 그렇다고 안목이 높아지는 것 같지는 않아요. 당신도 그런가요? 더 형편없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러다 결혼이나 할 수 있을까, 나도 당신처럼 내 나이에 맞는 고민을 해요.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건, 사랑은 사치가 아니라는 거예요. 우리는 그럼에도 펄펄 끓는 사랑을 해야 해요. 그러니 더 이상 사랑에 고개 돌리지 말아요. 지난 사랑에 얽매이지도 말고요.  197


난 내가 그토록 끔찍이 여겼던 맨 바닥에 철퍼덕 앉아버렸다.

그 순간 내게 평온이 찾아왔다. 나도 그들처럼 바닥에 엉덩이를 깔고 풀썩 앉아버리니 그보다 편하고 행복할 수 없었다. 어깨를 누르던 걱정도,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슬픔도 아물어가고 있었다.  203


당신이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다면 온 마음을 내려놓고 그 자리에 철퍼덕 앉길 바란다. 

인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쉽게 풀리기도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단순하고 명쾌하다. 기다림이 지긋지긋하게 느껴진다면 기다린 후의 행복도 오지 않는 것이다.

불편하고 괴롭고 힘들기만 했던 인도가 그렇게 내 품에 들어와 살포시 앉았다.  205


여행과 음악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잠깐 외출할 때도 음악을 챙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유독 여행을 할때만 음악을 듣는 사람도 있다.  209


여행은 단순해지려고 떠나는 것이다. 열심히 일한 그대들이 몇 달을 기다리고, 몇 주일을 계획해서 떠나는 것이 진짜 여행이다. 

그런데 나는 글만 쓰는 단조로운 일상을 피해 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떠날 때만 마음 구석구석이 복잡해지고 심란해진다. 잡다한 생각들은 한국으로 돌아와 소재가 되어 낱장의 글이 되고 책이 된다.  213


인도에서 친절은 돈에 비례하지 않는다.

인도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내게 화두를 던진다. 모든 게 뒤엉킨 실타래 같지만, 실 하나만 잘 잡으면 모든 게 스르륵 풀리는 나라.  225


평상시에 수다를 즐겨하지 않는다는 것은 다시 말해 혼자 잘 논다는 뜻이다. 이것이야말로 혼자 여행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 혼자 있어도 지루하지 않고, 누군가와 대화를 하지 않아도 시간은 참 잘도 간다.  244


여행을 하면 진짜 어른이 된다는 말.

세상을 넓게 보고 성숙해진다는 말.

그게 사실이라면 난 지금쯤 세상만사에 도가 터 있겠죠.

그런더ㅔ 나는 돌아오면 똑같은 이유로 고민을 하고, 똑같은 일들에 부딪혀요.

유치한 문제로 친구와 다투고, 엄마의 잔소리에 까칠하게 맞서고, 친구들의 고민에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하죠.

인도에서 간 감기약은 인도에서만 낫는 것처럼,

일상으로 돌아오면 여기에 맞는 처방전은 따로 있나 봐요.

그래도 확실한 건 떠나기 전과 후가 조금은 달라져 있다는 거.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라 나만 알고 있긴 하지만요.  285


꼭 멀리 떠나지 않아도 여행을 할 수 있어요. 

아는 후배는 얼마 전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다녀왔대요. 그곳 제주도의 풍경을, 처음으로 혼자 길을 찾아 나섰던 그 설렘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었다고.

내 친구는 여름휴가를 아껴뒀다 추석연휴까지 합쳐서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왔어요.

이미 20개국은 여행해 본 그녀에게 이제 진짜 여행은 자신의 체력과 한계에 도전해 보는 일이 된 거예요.

열 여덟 살 소녀에게는 공항에 가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될 수 있어요. 

소녀에게는 그곳이 세상에서 가장 먼 곳을 테니까요.

내게는 인도가 가장 먼 나라였어요.

서른에 떠나는 여행은 유럽도 일본도 아닌 꼭 인도여야만 했거든요. 가장 멀리 왔다고 생각하면 그게 여행이에요.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나도 내 주변도 그대로라고 느껴져도 실망하지 말아요.

말했잖아요. 누구나 아주 조금은 달라져 있어요.  286

Posted by WN1
,


마날리는 인도 여행을 한 뒤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37


무굴제국 샤자한 왕의 두 번째 아내 '뭄타지(Mumtaz, 일명 아르마주드)'를 위한 무덤이었지만, 무덤 이상의 의미를 담아 '궁전'이라고 표현한다. 인도 사람들은 타지마할을 종교의 성전으로 여기기도 한다.

샤자한 왕은 아내를 잃고 하룻밤 사이에 머리카락이 백발이 될 정도로 슬픔에 잠겼다고 한다.  53-54


인류가 남긴 가장 완벽한 '균형과 대칭의 조화'를 이룬 건축물 타지마할. 무덤 중앙에 서면 온 우주가 그곳으로부터 시작되고 그곳은 온 우주의 중심이 된다.

이 무덤 궁전은 음력 보름 만월(滿月)아래서 보면 대리석 안에 조성된 꽃들이 붉게 피어난다고 한다.  55


갠지스 강은 죽음에 대해 초연함과 비장감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바라나시 갠지스 강으로 향하는 길은 미로(迷路)의 연속이다. 처음 온 여행객은 좁은 길을 이리저리 헤매는 것이 다반사다. 한참을 걸어 들어가다 보면 마치 쥐가 미로를 뱅뱅 돌아다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도대체 언제 가트가 나올까 조바심까지 난다. 그렇지만 가트까지는 먼 길이 아니다. 계속 따라 들어가다 보면 갠지스 강에 접해 있는 가트가 불쑥 나타난다.  59


인도 여행에는 몇 가지 목적이 있었다. 

하나는 여름철에만 여행길이 열리는 라다크를 돌아보는 일이었다. 세계에서 고도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한곳인 라다크는 티베트 불교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작은 티베트'로 불린다. '곰파'라고 불리는 사원과 불탑 '쵸르텐'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다. 여기에 '탕카'로 불리는 불화도 살펴볼 작정이었다.

또 다른 목적은 불자로서 불교의 발상지를 직접 발로 밟고 성지를 순례해볼 심산이었다. 인도에 가기 전 수많은 로드맵을 그리면서 어떻게 갈까하는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북부 인도를 순례하고 돌아오는 나머지 시간, 즉 자유 여행 시간에 불교 성지를 순례하기로 마음먹었다.

또 한 가지는 우리보다 30배나 넓은 '인도'라는 나라의 정신적인 영역의 깊이를 느껴보고 싶었다. 예를 들면 바라나시의 갠지스 강에서 기도하는 힌두교도들도 만나보고 싶고, 숲에서 수행하는 흰 수염을 길게 기른 사두의 정신 세계는 어떠한지도 알고 싶었다.  202


인도 배낭 여행은 누차 말했지만 순탄하지가 않다. 그렇다고 아주 위험한 것도 아니다.  246

Posted by WN1
,



언젠가 인도 사람들은 왜 그렇게 다 나쁘냐고 묻자 한 인도 청년은 이렇게 대답했었다.

"사람의 열 손가락은 모두 같은 손가락이지만 다 다르게 생겼어. 인도 사람들도 모두 같은 사람이지만 다 다르기 마련이야. 인도에는 사람을 속이는 사람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아."

나중에 인도를 떠나게 될 즈음에는 나도 알게 되었다. 인도에는 곪고 거친 손가락도 있지만 예쁘고 곧은 손가락도 많이 있다는 사실을.  39


죽음을 접하는 순간이 죽기만큼이나 싫었다.  57


언제부턴가 나는 더이상 꿈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현실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아마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서가 아니었을까. 정해진 길이 아닌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한 두려움.

하지만 지금 나는 인도에 있다. 나를 아는 이도 없고, 나에게 어떤 길을 가야한다고 말하는 이도 없이 완전 백지상태의 나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시간. 내 가슴이 원하는 대로 가슴 뛰는 삶을 살아 볼 수 있는 온전히 나만의 시간. 내 가슴에 활활 바람을 지필 수 있는 시간.  291-292


내 삶이 길을 잃은 것 같으면 길을 떠나봐.

내 삶이 꿈을 잃은 것 같으면 길을 떠나봐.

길 위에서 잃어버린 나를 다시 만나게 될 테니.


휴지를 하찮은 것쯤으로 생각하는 살마도 있겠지만 휴지 없이 단 하루를 편히 살 수 있겠는가.

내가 인도를 휴지 쪽에 가깝다고 한 이유는 인도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웃고, 울며, 사랑하고, 미워하면서 살아가는 삶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깨끗하기도 하지만 지저분해지기도 하고 또 그렇게 버려지기도 하는 우리의 삶처럼.

휴지는 우리가 우러러보고 아껴주는 나무이기를 포기하고, 항상 우리 곁에 있고 싶어서 휴지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우리 주변에는 휴지처럼 항상 우리 옆에 있기 때문에 그 소중함을 모르는 것들이 참 많다. 깨끗한 물 한 잔부터 친구의 농담 한 조각, 그리고 식탁에 떨어지지 않는 엄마표 김치 한 접시까지.

여행을 하다보면 그런 것들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현재 주어진 것에 감사하게 된다. 그 하나만 깨닫더라도 그 여행은 이미 헛된 것이 아니다.  296


인도의 길 위에는 이 찝찝함을 무릅쓰고도 길을 걷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301


길 위에서 무엇을 만나고, 무엇을 듣고, 무엇을 보게 될지 예측할 수 없는 곳.

인도인이라고 인도를 다 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도가 어떤 나라인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이것만은 알 수 있었다.

인도의 길 위에는 오물만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꽃도 떨어져 있다.  302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분명 사람을 감상에 젖게 하지만 그렇다고 오늘밤이 특별할 건 없었어.  305

Posted by WN1
,



시간과 공간이 만나는 접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면, 

어느 시공간에서 벌어진 일들이 하나하나의 점이 되어

생에 대한 흔적이 한 장의 점묘화(點描畵)로 완성되는 것이다.

우리의 영혼 또한 한 장의 점묘화가 아닐까.



델리 


양개 선사에게 한 스님이 물었다. "뱀이 개구리를 잡아 먹으려 하고 있을 때 개구리를 구해줘야 합니까, 가만히 내버려둬야 합니까?"

"구해준다면 도를 보지 못하게 되고, 구해주지 않는다면 생명을 저버리는 일이 될 것이다."  15


여행자 숙소가 몰려 있다는 파르간지의 메인 바자르(시장)을 찾았다.  16

시크교도들은 힌두교 전통을 따르면서도 카스트의 차별과 모든 의식을 무시하고, 이슬람의 유일신 사상을 강조해 우상숭배를 금하고 있다. 그들은 경전인 <그란트(Granth)>를 구루로 삼아 날마다 암송한다.  21


인도의 명동이라고 할 수 있는 코넛 플레이스는 내가 생각한 인도와는 달랐다. 빌딩들이 숲을 이루고 있고, 대형 백화점도 있었다. 쇼핑몰답게 밖에서 봐도 조명의 화려함이 극에 달했다.  26


가네샤는 고난과 재난을 없애는 신으로 숭배되고 있으며, 가게나 버스의 앞유리에는 락슈미 여신의 사진과 함께 가네샤의 사진이 부착되어 있다.

인도의 신들을 알면 인도의 문화를 알게 되고, 그 사람들의 생활방식도 이해하게 된다.  30-31


<바가바드기타>는 인도 문학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마하바라타>의 한 부분이다.  44



아그라


<우파니샤드>에 '우유는 그 안에 소리를 갖고 있어 마시는 사람에게 좋은 소리를 내게 한다'고 쓰여 있다.


타지마할의 입장료로 가난한 인도를 먹여살린다고 한다. 외국 관광객은 950루피, 인도 사람은 15루피.  53

안으로 들어가면 곽을 둘러싼 대리석 판으로 외어 있는 흰 격자창살이 보인다. 격자창살 위는 영원히 지지 않는 튤립이나 작은 꽃들로 장식되어 있다. 여러가지 보석으로 상감한 이 꽅들은 화병에 꽂혀 있으니 샤 자한은 날마다 부인에게 꽃을 바치고 싶었던 것이다. 

영묘 건물은 세 겹의 벽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나는 이곳에서 죽은 영혼 마저 자기 곁을 떠날 수 없게 세 겹의 벽 속에 가두어버린 한 남자의 소유욕을 보았다. 다음 생에 또다시 만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왕의 애끓는 사랑이 느껴진다.


달밤에 왕이 여인과 산책하는 그림을 보면, 그 주변의 사물들까지 자세히 화푝에 옮겨놓았기에 두 사람이 나누는 농밀한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질 정도다. 한 가지 재미있느 사실은 이집트의 그림들처럼 사람들의 얼굴을 대부분 측면으로 그려놓았다는 것이다. 고대 이집트에서 사람을 측면으로 그린 이유가 정면 모습을 그리기 어려워서였다고..  54-55


아그라 성의 왕의 알현장은 하얀 대리석으로 되어 있고 그 앞에는 깊은 우물이 있다. 그 우물은 식수 공급을 위한 것이 아니라 처형을 위한 곳이다.  56


아버지를 유폐시키고 형제들을 모두 죽이고 왕이 된 아우랑제브는 왕좌에 오르면서 엄격한 고행에 전념했다. 생명이 있는 것은 먹지 않았고 야채와 과일 졸임만 먹었다. 또한 자주 단식을 행했고 아그라에서 큰 혜성이 나타났을 때는 소량의 물과 기장으로 만든 빵만 먹었는데, 자칫 죽을 뻔하기도 했다고 한다. 아우랑제브는 호랑이 가죽 하나만 덮고 땅 위에서 잠잤다고 전할 만큼 금욕적인 생활을 햇다. 그런 금욕적인 생활로 자신의 죄가 씻어지리라 생각했을까? 이러한 인간의 이중성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57-58



파테푸르시크리


무굴 제국의 악바르는 8백여 명의 여인들로 채워진 아방궁을 지녔음에도 자신의 뒤를 이을 아들이 없었다. 아들이 없던 악바르 대왕은 이슬람 수피성자 셰이크 살림 치스티를 찾아가 아들을 점지해달라고 부탁했다. 래서 그는 성자로부터 아들을 갖게 되리라는 예언을 받는다. 성자의 예언대로 1569년 시크리 근방에서 아들 자한기르가 태어나자 크게 기뻐한 악바르 대왕은 황량하게 버려진 억덕이었던 이곳에 도시를 건설할 계획을 세운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파테푸르 시크리로, 14년간 무굴 제국의 수도였다. 악바르 대왕은 인도의 여러 종교를 아우르는 통치철학을 갖고 있었는데, 파테푸르 시크리는 힌두와 이슬람 양식이 혼합되어 있다. 악바르는 자신의 무덤을 살아 있을 때부터 조성하기 시작했는데, 들어가는 네 개의 문마다 힌두, 기독교, 이슬람 등의 양식을 상징해 세웠다고 하니, 그가 각 민족과 여러 종교의 화합을 꾀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 자신의 색깔을 죽인다는 것, 그것을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67-68


악바르 왕이 아홉 개 보석 중 하나로 꼽는 비르발 재상을 위해 지은 건물이 있다. 일설에 의하면, 악바르 왕은 글자를 모르는 문맹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혜로운 비르발 재상을 항상 옆에 두고 모든 일을 의논했는지도 모른다. 악바르 왕과 비르발 재상 사이에는 수많은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71

 

파테푸르 시크리의 왕궁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다.  72



오르차


오르차는 인도의 비경 중 하나다. 이곳은 폐허가 된 낡은 성을 보러 오기보다는 작은 마을의 고즈넉함과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75


자한기르 성은 비밀통로가 많아 자칫하면 길을 잃을 정도로 미로다.  77



카주라호

남녀의 교합상을 미투나 상어라고 하는데, 카주라호 사원 외벽에는 온통 미투나상이 조각되어 있다.  85


신은 왜 이런 미투나 상이 필요했을까? 

우리의 거친 에너지를 명상과 기도를 통해 맑은 기운으로 승화시키듯, 탄트라에서는 우리의 에너지를 성행위를 통해 깨달음의 에너지로 변형하려는 것이다. 두 개의 육체를 통한 만남은 깊은 영적 결합으로 승화되어야 하고 궁극에는 빛으로 변형되어 신비의 절정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86  


자이나교에서는 무소유를 철저히 지키기 위해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앟고 나체로 수행하기도 한다.  91



바라나시


인도에는 여러 들급의 기차가 있다. 가장 빠르고 시설이 좋은 초특급열차와 특급열차가 있다. 특급열차에도 여섯 등급이 잇어 일등칸부터 삼등칸에는 에어컨이 설치 되어 있다. 배낭여행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특급열차 SL(Sleeper Class) 객실에는 에어컨은 없지만 가격이 저렴한데다 각 칸마다 양쪽으로 세 개의 침대가 있어 장거리 여행을 하는 데 별다른 불편이 없었다.  99


사두들은 죽으면 화장을 하지 않고 오렌지색 천으로 감아 수장시킨다고 한다.  106


아씨 가트에서 가까운 힌두 대학에 갔다. 규모가 워낙 커 걸어서는 다 둘러보지도 못할 정도다  110


저녁 6시가 되면 날마나 갠지스 강변에서 신을 위한 푸자가 행해진다.  112


두르가 사원은 시바의 부인인 두르가 여신을 모신 곳으로, '원숭이 사원'이라 부르기도 한다.  116


바랏트 마타 사원은 영국 식민지 통치 아래서 독립 그리고 종교적인 갈등과 빈부의 격차를 넘어 한 민족으로서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네루가 세웠다.  116


아소카 왕은 최초로 인도의 통일을 완성시킨 왕이며, 인도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 한 사람이다. <삼국유사>에는 아육왕이라고 기록.


사르나트 박물관은 작지만 볼 만한 것들이 많았다.  120



라즈기르


인도에서도 몇 개밖에 없다는 온천장.  137


Posted by WN1
,



몇 해전 간단소개로 책을 알게 되고 읽은 소감을 올려달라고 하여 간단히 작성하여 올린글이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책을 보게되어 블로그 이전글을 검색해 보니 올리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지금 올려놓는다.

가벼운 마음에 빨리 글을 올린것이라 더 가볍게 다가온다....


.

.


사랑과 자유..
그의 삶이 존경스럽다. 동경의 대상이기에 그럴까?

사실 별 관심이 없었다.
허나...
페이지가 없었다.
일단 글이 작았다.
사진이 있었다.
여행기 였다.(지금 읽은것을 후회하고 있다..이유는 우리조는 알걸..쩝)
표지의 아이가 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나는 저자의 자유에 대해 알고 싶었다.

결론을 말한다면 나는 아직도 그의 자유를 해석해 내지 못했다.
(누군가는 무슨소리냐..책에 뭍어나는데..라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책을 읽어가며 .. 시적인 표현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는것을 느꼈다.
(나는 시를 잘 읽는 편이 아니다.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실용주의, 현실주의를 주장하는 부류에 가깝다.)
그러기에 이 책은 꽤나 흥미로웠다.
짧지만 강렬하게 나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기에...
지금까지 길게 살아온것은 아니지만 그간 좋아하는 책도 있었고, 매우 좋아하는 책도 있었고, 싫어 하는 책도 있었고, 별것없는 주제에 감히 판단하여 증오하는 책도 있었고, 사랑하는 책도 있었으며, 매우 사랑하는 책도 있었다...
이 책은 .... 매우 좋아하는 책과 사랑하는 책의 사이라고 하고 싶다.. 
이렇게 부류를 나누지 못한 책이 없었던것 같다.

'여행은 걸어다니며 하는 독서이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다.'
그럼 .. 여행기를 다룬 책은 무엇이라 표현해야 하나.... 

엄마야.... 그래서 이렇게... 분류가 안되나? 

아무튼 나는 이 책을 사랑하고 싶다.. 사랑의 책은 아니라 평하면서도.. 사랑하고 싶다.
아직 깨닫지 못한 그의 자유와 그 현재의 사랑.. 그리고 감성... 그리고 또 다른..

.
.
.


나는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 걸까.
나라는 생명이 갈 수 있는 그 끝까지 끝없는 성장을 향해 달리고 싶다.
응 그래 나도 나도

'한 사람'에 대한 깊고 강렬한 사랑이 가져다 주는 열정으로 많은 사람들과 손잡고 싶다.
'모두를 사랑하는 것보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싶다'... 우리는 어쩌면 그 한 사람을 찾기 위해 사랑을 아끼고 고독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마음을 넣어 만든 작품에는 하찮은 와인 한 병에도 '혼'이 있다.
혼...마음... 진정성이라 할까... 
마음을 다하는 것이라면 어떠한 것이라도 작품이라 표현할 수 있겠지.. 
그렇다면 나는 지금도 작품을 가지고 있는것이다.
지금 바로 현재에.. (에이 정말?? ... 그러면서 골방에서 미드나 보고 있냐..쩝..ㅡ.ㅡ)

사랑의 표현방법에 규칙은 없다.
(근데 내 방법은 사람들이 싫어한다.. ㅡ.ㅜ)

자, 이제 슬슬 길 위를 달려보는 게 어때?
느려도 좋아. 지쳐 걸어도 좋아. 꼴찌면 또 어때?
한 발 내딛을 때마다 다른 세상을 보게 될 거야. 
제 자리 걸음도 구두 바닥이 닳긴 마찬가진 걸.
'어차피 시간은 가고 있어.
가만히 있어도 시간은 가고 있어.
무언가를 쳐다 보다도 시간은 가고 있어.
어딘가를 다녀도 시간은 가고 있어.
시간은 가고 있어. 
내가 무엇을 해도...'
비교가 낳은 최대의 파괴는 사람이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목적? .........  그저 지구에 태어났으니까 조금이라도 지구가 더 보고 싶어서..

'LifeWork'

직접 와서 보고 만지고 나서야, 벽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슬프다.. 나 자신도 이렇게 하고 있다는 현실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건 자기이기에...
나는 나와 관련 없으면 큰 의미를 두지 않기에.. 
나 역시 직접 보고 만지고서야... 그 아픔을 조금은 이해하는 듯 하다..
이런 것들이 슬프다..시리다.. 내가 불쌍하다.. 

진실을 보기 위해서는 착색된 안경을 벗어야 한다.
사실.. 진실을 보기 위해서는 안경보다 그것을 보는 안목이 필요한것 아닐까..
그런 표현이 더 좋지 않냐는 뜻이다.. 
사실 이면의 진실은 누구에게나 보이는 것이 아니기에...나는 오늘도...

내가 기다리는 것은 '누군가와 함께 마음을 나누는 시간.'
내가 여행을 하는 이유는...그리고 좋아하는 이유는.. 갈망하는 이유는..
그들을 보면서 알아가고 경험하고 달리 생각해 나가기 위해서이고... '인정함'을 배우기 위해서이다..
이것이 마음을 나누는 시간...즉... 소통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사랑하고 싶은건지도...

너는 무엇을 하고 싶니?
이 물음에 대답할 수 있다면 여행을 하지 마라.
어라.. 나는 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렇지만 여행은 할것이다..왜냐고?
나는 무엇을 더 하고 싶은지를 알아가기 위해서...

마음이 없는 독지가보다 마음이 있는 바텐더가 세상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마음이 없는 정치가보다 마음이 있는 청소부가 세상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마음이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모두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다.
세상을 떠돌며,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마음'이 뭘까...???

진지하게  내 말을 들어줘서 고마워. 그렇지만 내가 알고 싶었던 건'너의 대답'이 아닌 것 같다. 사실은'내게 필요한 도움'을 받고 싶었을 뿐.....  너의 눈동자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람의 눈에는 그의 마음이 있는것일까...
나는 말을 하고 싶다.. 
나는 듣고 싶다..
나는 그가 필요한 도움을 주고 싶다..
그럼 나는 해결을 하려 하고 있다.. 
나는 듣고만 있고 싶다.. 
나는 들어주고만 있고 싶다.. 
나는 눈을 바라만 봐 주고 싶다..
평온한 표정으로.. 

지브롤터 해협
유럽에서 아프리카로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는 여객선의 갑판,
선원 아저씨가 말했다.
'나는 20년 동안 세계 이곳저곳을 항해했지. 매일 반족되는 일상이 싫어서. 그런데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고 부터 나는 변했어. 지금은 사랑하는 그녀와 아이들과 함께 살기 위해 이 지브롤터 해협을 하루 두 번 왕복하는,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 하지만 하늘에 맹세해도 좋아. 난 지금 제일 행복하다구. 그녀라는 보석을 만난 순간, 내 모험은 끝난 거야.'
아니꼽게 멋있는 이 아저씨는 내게 물었다.
'자넨, 사랑스런 여자라는 보석을 이미 찾았잖나. 그런데 또 무슨 보석을 찾아 여행을 계속하는 건가?'
난 보석을 찾지 못해서 여행을 다니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보석을 찾으면 여행을 다니지 않을 것인가..
모험이 모두 여행이라 할 수 있는가..
당신은 당신의 생각에서 의미를 두었기에 멈추는 것이고..
나는 나의 의미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당신의 표현은 너무 멋지다..
하지만 나는 나의 보석과 함께 그녀보다 못하지만 또다른 보석을 함께 보며 느끼며 즐기고 싶다...책과 여행.. 

핵(核)
많이 먹을 필요는 없어.
생성 한 마리라도 뼈까지 맛보렴.
그 편이 진짜 '맛'을 느낄 수 있으니까.
많이 읽을 필요는 없어.
한 권의 책이라도 책장이 뚫어질 때까지 읽어보렴. 
그 편이 진자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니까.
많이 살아할 필요는 없어.
한 사람이라도 마음 구석구석 사랑해보렴.
그 편이 진자 '사랑'을 느낄 수 있으니까.
가난한 나라의 넉넉한 사람들이
나에게 살며시 미소짓는다.
아... 우리 엄마...의 말쌈이 뒤통수를 때린다..'사람은 깊어져야 한다.'
아... 우리 아부지의 모습이 떠오른다..무언가를 하시면서도 엄마의 그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시던 모습이..
어떤 책에서 읽은 구절이 생각난다..
사람은 크든 작든 누구나 시련은 있다. 고독도 있고, 느끼든 못느끼든 아픔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디며 노력하는 사람은 '성취'라는 기쁨을 알게 된다고..
ㅎㅎ...난...
그럼에도 불구하고 깊은 사람이 아니네... 그래서 모르는것일까...ㅜ.ㅜ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
왜 여행을 하냐고.. 여행을 하면 뭐가 좋으냐고.. 무얼 얻냐고.. 일은 어떻게 하냐고.. 어떻게 하면 여행을 잘 할 수 있냐고.. 여행의 기쁨은 뭐냐고.. 정보는 어디서 얻냐고.. 외국인과 어떻게 소통을 하냐고.. 무섭지 않냐고.. 위험하지 않냐고.. 어떻게 잘 놀고 오냐고.. 무엇을 봐야 되냐고.. 가서 뭘해야 하냐고.. 돈은 얼마나 드냐고.. 이동은 어떻게 하냐고.. 잠은 어디서 자냐고.. 아~~~~~~~~~~~이~~~~~~~고~~~~~~~~~
,

미래를 위하여 오늘을 견디는 것이 아니고
미래를 위하여 오늘을 즐기며 사는 것이다.

서로의 몸 안에 있는 
'절대 바뀌지 않는 것'을 서로 존중하고 사랑한다면
우리는 영원히 함께 할 것이다.

정말로 필요한 것을 발견할 때까지, 영혼은 여행을 계속합니다. 막연히 기다리기만 해서는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또, 불필요한 것을 버릴 수 없다면,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없습니다.
변화할때는 언제나 힘이 들지만,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는 결단을 내릴 수 없는 사람의 영혼은 결코 충족되지 않습니다.
책을 읽는 것은 채우기 위해서 읽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버리기 위해서 읽는 것이라 합니다.
여행을 하는 이유는 채우기 위해서 다니는 것이 아닙니다.. 버리기 위해서 읽는 것이라 합니다.
언제부턴가 누군가가 책을 왜 읽느냐고 물으면... 저는 읽을 수록 나의 부족함을 더욱 느끼게 되어 읽는다고 답합니다....ㅋㅋㅋㅋ 
과연 그럴까요?????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
그것은 반드시 자신을 알아야 한다는 것.

자기를 알기 위해서는 
자기와 이야기를 해야 한다.
자기와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에게 질문을 해야 한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모든 대답은 반드시 네 안에 있으므로.
맞아맞아...ㅎㅎㅎ
코칭을 받아야해..ㅎㅎㅎ
이 두 페이지의 사진만 다르다..왜...

선택...

내 마음의 소리가 이끄는 그대로..

Posted by WN1
,



내용 보기 클릭


위와 아래의 표지와 제목은 다르나 내용에 있어서는 다르지 않다.




Posted by WN1
,



삶은 예고편이 없다. 그날 그 순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우리는 다시는 맛보지 못할 순간들을 맛보고 있다. 여행 또한 마찬가지다.  14


지금은 자극의 시대다. 진한 조미료로 미각을 자극하지 않은 음식은 찾는 이가 없고, 테크노나 뽕짝의 고음으로 가막을 자극해야 음악을 들었다고 할 뿐 물이 흐르고 산들바람이 불고 곤충이 우는 것을 천지의 교향악으로 여기지 않는다. 음료수도 톡 쏘는 콜라는 '바로 이 맛'이라고 하면서, 톡 쏘지 않는 물 맛이 제 맛인줄 모른다. 어둠 속에 빝나는 폭죽에 환호하고, 일출과 석양빛엔 감격하면서도 변함없이 밝게 빛나는 낮 동안 햇빛의 고마움은 잊는다. 

단맛을 탐닉하면 달지 않은 것을 대할 때마다 불쾌해지고, 자극에 맛을 들이면 자극적이지 않을 때 늘 지루해져. 괴로움에 휩싸이는 과보를 받는다는 사실을 모른다.  61-62


'범소유상(凡所有相)이 개시허망(皆是虛妄)이니, 약견제상(若見諸相)이 비상(非相)이면 즉견여래(卽見如來)라.'

'모든 형상들은 다 거짓이고 헛된 것이니, 만약 모든 형상이 그 형상이 아님을 알면 바로 여래의 참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금강경 게송(偈頌)  101


신이 나를 안내한 토굴은 밀교의 고행승이 비밀 수행을 하는 곳이 아니라 인간이 따사움을 나누는 바로 이곳이었다.  113


눈이 게으르지 발은 게으르지 않았다.  121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는 것만큼 큰 행복은 없다.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다운 사람과 마시는 차 한 잔의 맛. 그것은 맛을 넘어서는 멋이다.  136


2008년판 부터 책의 제목이 <인도오지기행>으로 변경되었다. 

저자의 이름도 조연현에서 조현으로 변경되었다. 하지만 목차는 변경이 없다. 

 




Posted by WN1
,




인도 여행이 내 인생의 한 변곡점이 될 줄은 몰랐다.  6


인도의 신화와 종교, 사원, 자연, 그리고 사람들의 삶 속으로 스며들어 인도의 영성이랄까 그 뿌리를 더듬어보고 싶었다.  7


'우파니샤드'란 말에는 '가까이' '아래로' '앉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러니까 우파니샤드는 스승이 아끼는 제자를 무릎이 닿도록 가까이 앉히고 은밀히 전해주는 지혜인 것이다.  10


인도의 4대 성지 가운데 하나인 오리사 주의 푸리. 오리사 주는 유난히 힌두교 사원이 많이 '인도의 영혼'으로 불린다.  20


인도의 신들은 사람들의 삶에 자연스레 스며들어 그들 삶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것 같았다.  29


인도의 신들은 대체로 두 종류로 구분된다. 베다(힌두교 법전)에 나오는 신들과 힌두교의 브라흐만의 신들이 그것이다.

베다에 나오는 신들은 자연의 힘을 의인화한 신으로, 태양신 수리아, 바람의 신 바유, 불의신 아그니등 자연이 곧 신으로 숭배된다.

한편 브라흐만의 신들은 <우파니샤드>가 확립되면서 베다시대의 자연신을 대히한 힌두교 신들이다.

물론 <우파니샤드>는 철학적 성격이 강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실재인 브라흐만을 우주와 존재의 궁극적 원리로 인식한다. 따라서 브라흐만은 노자가 말하는 도(道)처럼 비인격적인 존재이다.  30


브라흐만은 산스크리트어로 '넓게 퍼져 있다'는 뜻이다.  34


가난한 농사꾼의 집안에서 태어난 카틱에게 "당신은 행복하오?" 하고 물었다.

"집에는 닷새쯤 먹을 수 있는 쌀과 감자가 있답니다. 그리고 아내는 매일 아침 숲에서 땔감을 구해다가 차를 끓여 줍니다. 아내가 끓여주는 차는 아주 맛있습니다. 그걸로 나는 만족합니다."

주어진 여건을 달게 받아들이는 자족의 품성이 넉넉히 몸에 배어 있는 듯 싶었다.  55-56


소리'아움 또는 옴'(AUM, Om이라고도 말해진다)은 우주의 신성한 원음으로 여겨진다.  63


우파니샤드의 현자는 브라흐만을 '존재' '지성' '무한'이라고 일러준다.

첫째로 브라흐만은 불변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세상의 변하는 것들과 구별된다. 모든 피조물들에게는 '변화의 낙인'이 찍혀있다. 따라서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소위 변화를 겪는 것들은 지본재이고 불변하는 브라흐만은 존재인 것이다.

둘째로 브라흐만은 정신의 영역에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물질적인 것들과 구별된다. 따라서 물질적인 것은 비지성이고, 브라흐만은 지성이라는 것이다. 즉. 브라흐만은 앎의 대상이 아니라 앎의 근거이므로 참된 지성이라는 것이다.

셋째로 브라흐만은 불멸이기 때문에 소멸할 것들과는 구별된다. 따라서 소멸할 것들은 유한이고 불멸의 신비인 브라흐만은 무한이다. 브라흐만은 태어남도 죽음도 여읜 존재이며, 유한한 인간이 갇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존재이기에 무한이라 일컬어지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본질적 속성에 '희열'을 덧붙이기도 한다. 브라흐만은 절대적 기쁨인 '희열'의 존재이기도 한 것이다.  65


사람이 주인이 아니라 금화가 주인이 된 세상에서는 값없는 것들의 고마움을 모른다. 본말이 뒤집혀, 오로지 돈을 주인으로 섬기는 세상에선 값없는 것들의 소중함을 쉽게 망각한다. 쓸모는 오직 돈으로 환산된다. 돈이 안 되는 것은 쓸모없는 것이 된다. 쓸모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진정 쓸모 있는 것임을 모른다.  76-77


눈을 감고 자리를 틀고 앉아서도 질주 하듯이 살아간다. 그렇게 미친 경주마처럼 질주하고 질주한 결과는 무엇이던가.  78

밥벌이에 급급해 코끝의 숨을 잊고 산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79


숨이 인간의 육신을 지배하듯이 아트만은 인간의 생명을 존재하게 하는 어떤 불변의 원리이다. 숨이 끊어져 육신이 불에 태워져도 사라지지 않는 불멸의 영혼이 곧 아트만이다.  82


우파니샤드가 제시하는 아트만이라는 개념은 자기 바깥에서 삶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던 사람들의 시선을 자기 내면으로 향하도록 만든다.  86


우리가 '내가 아트만이다'라는 놀라운 신비를 깨닫게 되면 만물이 소중해진다고 한다.  87


"강들이 흘러흘러 바다에 도달하면 '강'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바다와 하나가 되듯 진리를 알게 된 사람은 '이름'과 '형태'의 구속에서 풀려나 신성한 푸루사에 도달하게 되리라." - 문다카 우파니샤드


<이샤 우파니샤드>는 세상을 '변하는 것들'이라 묘사하는데, 사실 산스크리트어로 '세상'이란 말 자체가 '변화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영속하는 것이 없으며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127


인도의 대표적인 신 시바는 '춤추는 자들의왕(나타라자)'이라고도 불린다.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시바상은 한쪽 다리를 쳐들고 다른 쪽 다리로는 악마의 머리를 밟고 있다. 네 개의 손 중 하나는 보호의 몸짓을 하고, 다른 손으로는 들어 올린 발을 가리키며, 또 다른 손에는 창조물의 심장 고동을 재기 위한 북을 들고, 마지막 한 손에는 분리의 횃불을 들고 있다. 춤추는 자들의 왕 나타라자의 춤은 정신적 재생과 신과의 합일에서 오는 황홀을 상징한다고 한다.  135


"나 이외에 아무도 없는데 도대체 나는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두려움이 있을 이유가 무엇인가. 두려움이란 다른 존재에 대해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 실제로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의 감정은 '나' 이외에 타자가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그러니까 두려움은 항상 그 무엇에 대한 두려움이다.  154


나 역시 젊은 날 구도자 행색을 하고 살아 왔지만, 솔직히 말하면 신에 대한 나의 사랑은 반쪽이었다. 신을 사랑하노라 하면서도 그 쏠쏠한 세상 재미에 언제나 한쪽 발을 걸치고 살아왔다. 그런 나에게 인도에서 만난 빈털터리 수행자들의 모습은 충격과 도전으로 다가왔다.  

나는 무엇을 제대로 버린 적이 있던가. 버리기는커녕 무얼 쌓으려고만 하지 않았던가.  168


힌두교인들은 인생의 단계를 성실히 실천하고 살아야 이상적인 삶이라 생각한다.

첫 단계는 학생기(學生期, 1~25세)로 금욕과 학습의 기간이다. 이 시기에는 경전(베다)을 공부하고 카스트의 구성원으로서 각자 해야 할 의무를 익히는 데 전념한다.

둘째 단계는 가주기(家住期, 26~50세)로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가족의 부양을 위해 전념하는 기간이다.

셋째 단꼐는 임서기(林棲期, 51~75세)로 앞의 두 단계를 통해 이룬 경제적 기반과 가업을 후손에게 물려주고 숲으로 들어가 명상에 임하는 시기이다.

마지막 단계는 유행기(遊行期, 76~100세)로 숲에서 나와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세상을 주유하는 시기이다. 이때는 탁발이 주요 생계수단이 되며, 세상의 모든 애착을 던져버리고, 지금까지 자기가 배우고 명상한 내용들을 현실 속에서 다시 몸으로 확인하는 단계이다. 이 인생의 네 단계는 인간이 점차 세속의 오염을 씻고 자신의 영적인 본향에 적합하게 되는 과정들을 나타낸다.(라다크리슈난)  169


사람들은 포식으로 자기 몸을 괴롭힐 줄은 알면서도 자기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금식은 하려 하지 않는다.  174


몇 차례의 여행, 짧은 식견으로 인도라는 거대한 나라를 규정하고 판단하고 싶지 않았다. 넓게 둘러보고, 더 깊이 들여다봐야 할 것 같았다. 사랑하면 보인다고 했으니 더 깊이 사랑해야 할 것 같았다.  213


기원전 1000년경에 씌어진 힌두 경전 <리그베다>에는 인간의 계급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에 대ㅐㅎ 인간의 신체에 비유하여 기록되어 있다. 태초에 우주의 보질을 상징하는 신 푸루사가 죽으면서 인간을 창조했는데, 푸루사의 입에서 사제 계급인 브라만이 나왔고, 파에서는 군인계급인 크샤트리아가, 허벅지에서는 상인계급인 바이샤가, 두 발에서는 노예계급인 수드라가 생겨났다고 한다. 상체로 올라갈수록 신분이 높고 하체로 내려갈수록 신분이 낮아진다. 소위 사성제라 부르는 것이다.

이 사성제에도 들지 못한 아웃카스트가 있는데, 그들이 바로 가장 밑바닥에 속하는 불가촉천민들이다. 이 불가촉천민의 수는 인도 인구의 16%인 1억 650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무려 3500년 동안 짐승 취급을 받으며 살아온 것이다.  234


'진실한 마음으로 진리를 찾으려는 사람은 카르마나 윤회 이론을 배우는데 시간을 소비하지 않는다. 다만 그것을 받아들이고 자기를 변형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따름이다.' 위대한 구루인 바바 하리다스의 말  247


빛을 비추는 건 태양의 자연스런 존재 방식이다. 그러나 자기 본성에서 멀어진 인간은 그렇지 못하다. '참자아'를 망각한 인간은 자기 행위의 결과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선을 행할 때도 행위 뒤의 결과를 생각한다. 은행에 예치한 돈이 있으면 돌아올 이자를 계산하듯이, 우리의 행위가 가져올 열매를 기대한다는 말이다.

사랑할 때도 손익을 따지고 남을 도울 때도 돌아올 보상을 계산한다. 행위의 순수성을 잃어버린 것이다. 순수성을 잃어버린 사랑은 소유욕에 불과하다. 순수성을 상실한 자선은 자기 이름을 세상에 드러내려는 욕심에 불과할 뿐이다.  269


행위의 결과에 집착하지 말라는 말은 행위 그 자체가 되라는 것이다.  270


해 지는 광경의 아름다움이나 산의 아름다움 앞에 잠시 멈춰 서서 '아!'하고 감탄하는 이는 벌써 신의 일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우파니샤드의 현자는 말했다.  279


'코함'이란 산스크리트어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뜻이다.  283


자신의 본질을  망각한 사람은 '나는 누구인가?'를 거듭해서 물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물론 세상에는 이런 물음조차 지니지 않고 사는 사람이 더 많다.  284


세속적인 것들과의 동일시로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없음을 알면서도 거기서 헤어나지 못하는 '나'는 누구일까?  285


Posted by WN1
,



체 게바라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쓰면서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다'라고 고백했다.

체가 표현했던 것처럼 나는 인도 여행기를 쓰면서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며, 나는 생각보다 더 많이 변했고, 예전의 나는 사라지고 없다.'


엄마는 인도에 꼴까따만 있는게 아니라면서 방학만 되면 배낭 하나만 걸치고 인도의 곳곳으로 나는 데리고 떠났다. 가까이는 타고르의 고향이자 이상향으로 삼았던 산티니케탄으로, 멀리는불교의 성지인 부다가야로, 차로 유면항 다르질링으로, 인도인들이 마지막 귀의처로 여기는 바라나시로, 인도의 수도인 델리로, 아시아의 스위스라고 불릴 만큼 멋진 곳이지만 분쟁과 테러가 끊이지 않는 스리나가르 주의 카슈미르로 돌아다녔다.


막막히 기다리다보면 시간은 어느새 형체를 잃고 내 몸 속에 천천히 고이는 것을 느끼게 된다.


류시화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에서 표현에 공감한다. '형이상학적 관념의 비약을 꾀하기 전에, 창문을 열어젖히고 아침의 인도와 마주하는 것이 좋았다. 아열대의 공기, 이상한 새들, 꽃과 차의 향기, 신전의 인상적인 지붕들, 사리를 휘감고 광활한 들판 너머로 신기루처럼 사라져가던 여인들, 그러한 것이 나는 좋았다. 내 인생의 황금기는 여행에 있었으며, 특히 인도 여행은 그 황금기의 열매와도 같은 것이었다. 그 속에서 나는 삶을 배웠고, 세상을 알았다.'


바울은 '바람처럼 떠도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왜 그렇게 옛날 언어를 힘들게 배우느냐고 나는 속없이 물어보았다. 마그다 이모(폴란드인)는 웃으면서 '쓸모'가 별로 없기 때문에 배운다는 말을 했다. 

쓸모가 없기 때문에 배운다니. 마그다 이모는 세상이 너무 쓸모 위주로만 흘러가고, 쓸모가 있는 것만 중시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탐욕을 부리고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고 했다. 쓸모없는 공부를 하는게 얼마나 재미있고 즐거운지 모른다고도 했다. 세상에는 별 쓸모없는 공부일지 모르지만 자신에게는 쓸모없는 공부를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도 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세상은 넓고, 그 넓고도 넓은 세상에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은 없다.


인도를 여행할 때는 물리적인 시간의 개념을 아예 마음속에서 내려놓거나 미리 포기하는게 좋다.


부다가야는 북동부에 위치한 비하르 주의 한 마을답게 조용했다. 비하르 주는 인도에서 가장 가난하고 낙후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말로 깨달음을 보디(Bodhi)라고 한다. 보디를 한자로 보리라고 음사해서 쓰게 되었는데, 깨달음을 얻은 나무여서 보리수라고 부른다고 한다.  


여러 각도에서 타지마할을 찍으라고 조언을 하기도 했다. 타지마할의 대리석은 각도에 따라, 시기에 따라, 계절에 따라, 전혀 다른 색감과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달빛에 비친 타지마할의 모습은 정말로 고혹적이라고 했다.


높은 곳에서 보니 시재 집들 지붕이 핑크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그래서 자이뿌르를 핑크시티라고 하나보다.


조드뿌르, 이곳은 블루 시티라고 한다.


인도 북서부에 위치한 잠무 카슈미르 주의 주도인 스리나가르는 아시아의 알프스로 소문난 아름다운 곳이지만, 지리적 위치 때문에 끊임없이 분쟁이 일어나 암살과 폭탄 테러가 끊이지 않는 위험지대라는 사실이 조금은 두려웠다.


사리는 보통 폭이 1미터 정도 되고, 길이는 지방과 개성에 따라 다 다르다. 하지만 보통 5~6미터 되는 길이인데 길면 12미터를 넘기도 한다.

바느질 한 번 되어 있지 않은 한 장의 천으로 몸을 가리고 맵시를 내는 매우 실용적인 옷이 사리이다.


사리의 끝을 앞에서 뒤로 넘기는 것은 남쪽 사람들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뒤에서 앞으로 넘기는 방법은 북부 지방의 방식으로 유명하다.




난은 밀가루에 물과 소금만 넣고 평평한 세모 모양으로 빚어 탄두리라는 화덕에 구워 만든 빵이다.


필라프라는 볶음밥도 인기가 많은 음식 중에 하나다.

 

커리라고 하거나 까리라고 해야 그제야 고개를 끄덕거린다.


맛살라라는 양념은 인도인들이 죽고 못 사는 음식 재료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김치 없이는 못 사는 것처럼 인도 사람들은 맛살라 없이는 못 살 정도.


달이라는 음식이 있는데 부드럽게 삶은 코에 맛살라는 넣은 음식이다.


인도식 치즈인 빠니르


간식 중에 하나는 만두피 같은 것에 야채나 고기, 치즈등을 듬뿍 얹어 삼각형 모양으로 만들어내는 인도식 만두 사모사가 있다.


짜이는 찻잎에 우유와 설탕을 넣어 끓인 음료다.


라시 라는 음료가 잇는데 요구르트에 설탕과 물을 넣어 걸죽하게 만든 음료다.



Posted by WN1
,



"왜 하필 인도야?"

나 역시도 자신에게 같은 질문을 덜졌지만 만족할 만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내가 인도로 떠나는 데 그럴싸한 이유는 없었다.

'손에서 나비가 나오는 수도승이 살고 있고, 전생을 볼 수도 있고, 코끼리도 탈 수 있는 나라.' 내가 읽어온 책에서 묘사된 인도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나라였고, 그 축제의 무대가 되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자소였다.

유치하리만치 1차원적이었지만, 난 그렇게 인도로 향했다.


인도와의 첫 만남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코를 찌르다 못해 머리까지 띵한 악취, 숨쉬기조차 버거운 더위와 습도에 벌써부터 내 몸은 인도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information 

뭄바이는 인구 1400만 명에 인도 100대 기업 가운데 52개의 본부가 자리잡고 있다.

동시에 이곳에는 아시아 최악의 슬럼가가 공존하고 있다. 인구의 60% 이상이 집 없이 거리를 떠돈다.



그들의 눈빛은 그저 시간은 물 흐르듯 흘러가는 것에 불과하다는 듯 고요했다. 억지로 잡으려 하지도 않고 억지로 거스르려고 하지도 않는 듯했다.  


고아의 석양이 그렇게 멋지다던데


인도에서는 전기를 아껴 쓰는 탓에 해가 떨어지면 이내 암흑천지로 변한다.  


인도에서 혼자 밤거리를 걷는 건 무척이나 위험한 일이지.


인도는 막연하게 생각하고 여행할 수 있는 호락호락한 나라는 아니었다.


"우리는 삶이 우리에게 주는 거친 파도들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것을 멋지게 타는 법을 배울 수는 있다." <미래에서 온 편지>에서


나는 인도를 위해 나의 처녀성을 바쳤다. 얼마나 많은 준비와 설레는 가슴을 안고 한국을 떠나왔는데... 그런데 돌아온 것은 아름다움이나 감동은 커녕 끝없는 슬픔과 배신감. 그리고 거센 파도가 주는 아픔이었다.  


신은 내 스스로 모든 것을 내려놓을 때까지 그 답을 주지 않았다.


아이들에게는 상처에 바를 약도 필요하고, 먹을 음식도 필요하고, 잠자리도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필요한 건 사람의 손길과 사랑이었던 것이다.


사랑이고, 희망이고, 절망이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잔뜩 늘여와 봤자 어차피 그것은 가진 자만 말할 수 있는 오만이었고, 내가 아이들에게 해준 것도, 해줄 수 있는 것도 없었다. 인도를 갈 때마다 잠깐이라도 그 학교에 들러서 아이들을 안아주고 손잡아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언제나 불행과 행복은 같은 선상에 존재하는 것 같다. 마치 세상의 알 수 없는 무언가가 그 힘의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힌두교는 인도인 모두를 위한 종교가 아니다. 절대적으로 기득권만을 위한 종교이다. 


인도에서는 쉽게 감성적으로 변하고 쉽게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경험상 그럴 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인도의 약탈자들이었다.  


우다이푸르 - 인도인들은 이 도시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아름다운 도시'라며 매번 허풍을 떨어댔다.

인공호수 피촐라 호수에는 아침마다 꿈에서나 봄직한 물안개가 피어올랐다.


"여행이란 우리가 사는 장소를 바꾸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편견을 바꾸어주는 것이다." - 아나톨 프랑스




Posted by WN1
,



삶이 너무 힘겨울 때면 니감보드 가트 화장터로 가서 죽은 자가 불길에 휩싸이는 것을 지켜보고, 그의 가족들이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며 한 시간을 보내기만 하면 된다. 그런 다음에는 집으로 돌아와 위스키를 두어 잔 털어넣는다. 델리에선 죽으모가 술이 인생을 살 만하게 해준다. - 쿠시완트 싱


오늘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 왜 나는 거리의 친구들과 먼저 우정을 나누게 되는가.

그렇다 인도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가족을 이끌고 아무데서나 노숙하는 걸인과 그들이 갈겨 놓은 배설물에 먼저 익숙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들의 더러운 손을 기꺼이 잡아 주고 입맞출 줄 알아야 한다. 그들의 가난까지도 포용하는 넉넉함이 필요한 것이다.  29


여기에선 아무도 걸인들에게 손가락질을 하지 않는다. 관리에겐 관리의 생활이 있고, 경찰에겐 걸인의 생활이 있다. 그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타인의 생활을 침범하지 않는다.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묵묵히 수긍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34


다질링의 한 게스트 하우스의 노트에는 '여행이란 정말로 깊은 병이지. 한국으로 돌아가기도 전에 벌써 다시 나올 생각을 하고 있으니 말이야.. 인도 전역을 돌아볼 마음이라면 남인도의 마하발리푸람이란 곳을 권하고 싶다... 라자스탄 주의 명물 우다이푸르는 만약 혼자라면 가지 않는 게 좋아. 로맨틱이라는 칼에 찔려 영원히 숨쉬지 못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61


떠나야 했다. 길을 나선 여행자들에게 특정한 지역에 대한 집착이야말로 얼마나 불경스럽고 위험 천만한 일인가. 그것은 그 동안 많은 여인들을 만나고, 사랑하고, 열병에 걸렸다가 빠져나오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한 이치이기도 했다.  66


인도인들의 '예'와 '아니오'는 몸짓만 보고는 잘 구별 할 수 없을 때가 많다. '예'를 뜻할 때 고개를 옆으로 살짝 흔드는데,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그것을 '아니오'라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순간의 표정과 '아체'라는 말에 귀를 기울이면 대체로 큰 어려움은 없다.  80


샨티 샨티 - 산스크리트어로 '온 우주와 그대에게 평화가 깃들이기를!'  90


어떤 의미에서 여행자들은 모두 바람둥이다. 그들은 특정한 장소에 안주하지 못하고 쉽게 실증내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머물던 장소로부터 계속 떠나는 거지. 한 여자에게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못하고 떠나는것과 여행자들의 심리가 유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그건 여자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91


나는 지금 무엇 때문에 길을 가고 있는가, 어디로 가는 것인가...  100


워낙 많은 여행자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바라나시엔 이들을 노리는 폭력 조직이 생겨났고 간혹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는 모양이었다.  106


청년은 설명을 했다. 화장이 끝나려면 세 시간이 걸리며, 드문 일이지만 장작 값이 모자라는 가난한 사람은 중간에 강으로 던져지기도 한다. 코브라에게 물려 죽은 사람은 화장하지 않는다. 코브라는 신성한 동물이어서 이미 신의 축복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두나 깨달은 사람도 화장을 시키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산과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도 화장을 하지 않은 채 돌에 매달아 갠지스게 그녕 수장시킨다. 그래서 강엔 아이나 태우다 만 시체가 간혹 떠다니기도 한다.  109-110


바라나시는 여행자들의 섣부른 해석을 용납하지 않는다. 해석이 아니라 겸손하게 수용하는 것만이 여행자들의 몫인 것이다.  116


불현듯 부다가야에 이어 다시 회의가 일었다. 인도가 아닌 나 자신에 대한 회의였다.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갈기를 세우고 미친 시간들 속으로 달려가고 있는가. 나는 무엇이고, 여기는 또 어디인가. 나는 지금 왜 여기에 있는가.  148


인도를 암울하게 만드는 슬픔의 근원은 3천년 전, 아리아인들이 만든 카스트에서 기인한다. 종교 의례를 담당하는 사제 계급인 브라만, 정치와 군사를 담당하는 왕족 및 무사 계급인 크샤트리아, 상공업 활동에 종사하는 평민인 바이샤, 그 밑의 노예 계급에 속하는 수드라가 그것이다. 그리고 이른바 접촉불가 천민으로 분류되는 하리잔이라는 불가촉천민.  180


힌두교도들의 신앙심은 확실히 남다른 데가 있었다. 그들은 현세보다는 내세의 삶을 위해 사는 것처럼 보였다.  200

평생 동안, 단 한 번 이라도 방문할 수 있다면 힌두교인들에겐 최고의 기쁨이 되는 리시케시, 고단한 인연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열망으로 죽기 위해 찾아가는 도시가 바라나시라면, 이곳 리시케시는 마음의 평화를 얻고 깨닫기 위해 방랑하는 성자인 사두들의 고향이었다.  202


여행은 때로 위험을 동반하는 모험이었다. 모험이 수반되지 않은 여행이란 사막처럼 지루하고 건조해서 별다른 감동도 없을 것이었다.  259


요이치와의 재담은 언제나 즐거웠다.. 내 별명을 가르쳐 줄까? 쓸모 없는 인간, 그것이 내 별명이다. 미국 친구가 공부하는 것 외엔 아무런 실용성이 없는 사람이라며 붙여 주었다. 나는 그 별명이 마음에 든다. 그럴듯하지 않니?  261


요즘 젊은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 가운데 하나이다. 그들은 돈보다 정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른다.  264


길을 나선 나그네에겐 떠나고 싶을 때 떠나는 게 상책이었다.  267


길을 끌어당기지 말고 다만 너의 길을 가라. 그러면 길이 네게로 올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물을 의식 속으로 끌어들이지 말고 그 품에 안겨라. 그것이 진정한 나그네의 길이다.  309


호텔이나 열차도 고급일수록 먼저 만원이 됩니다. 그것은 외국인들 때문이 아닙니다. 빈곤하고 가난한 사람들과 가은 자리에 앉는 것도 불결하다고 생각하는 고매한 인격을 지닌 기득권층 때문이지요. 그래서 인도의 물가는 싸도 싼 것이 아니며 비싸도 비싼 것이 아닙니다. 어디에 기준을 두고 판단하느냐에 따라 개념이 달라집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여행자들의 소비 패턴도 다양하게 결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333-334


현대 사회는 너무 복잡해서 집중이 어려운 시대이다. 그래서 정적인 명상으로는 목적을 이루기가 어렵다. 참선은 유럽인들에게 잘 맞지 않는다. 그래서 오쇼가 현대 시대에 맞는 새로운 명상법을 개발한 것이다.  421


문명은 신과 사제들에 의해 움직여 왔다. 그러나 사제는 신을 팔아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도덕이나 하나님을 구실로 민중을 지배하는 정치가들의 역할도 마찬가지이다. 사람의 내면은 도덕에 지배당하기 쉽다. 사제는 그들보다 더 교활하다. 사람으로 하여금 도덕을 구실로 죄책감을 느끼게 한 다음 정신적 노예로 길들이는 것이다.  427

진정으로 깨달은 사람이 되면 정치나 사제, 종교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설 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에 이 해결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권력을 원하는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질병을 앓거나 열등감을 가진 자이기 때문이다.  428

당신이 의자에 앉아 글을 쓰는 행위도 명상이 될 수 있다. 그 참맛을 알면 모든 게 명상이 될 수 있다. 삶 자체가 명상이다.  429


사람에 대한 경계와 두려움을 동반한 여행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519


길에서 태어나 길을 가다가 길에서 죽는 게 인생인 바에야 어느 길에서 고꾸라지든 그게 무슨 대수란 말인가. 여행을 중단하고 돌아가 본들 거기도 또한 길이 아니던가.  521


나는 노트를 펴들고 남인도를 찾을 경우 다시 들러야 할 곳으로 고아와 함피에 이어 귈론을 적어 넣었다.  522


정말로 나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인가. 닷새를 꼬박 굶고도 짐을 꾸리는 내 가슴은 신천지 첸나이에 대한 기대로 두근거리고 있었다. 아, 길에 미친 나그네여. 무엇이 이토록 아픈 몸을 이끌고 그대를 길 떠나게 하는가.  557


짐은 자유로운 삶의 훼방꾼일 뿐이다.  599

우정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602



Posted by WN1
,



서론 - 세계 인식은 여행에서 시작된다

여행을 계기로 펼쳤던 다양한 생각을 기록한 글이라고 해야 옳을지 모른다. 혹은 여해을 하고 한참 지나서 여행 체험이나 여행에서 얻은 인식, 지식을 소재로 쓴 글이라고 해야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사색 기행'인 것이다.  10


여행은(인생이라고 바꿔 말해도 좋겠지만) 결국 만남이다. 만남은 본질적으로 계산이라는 것과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니, 만남을 기대한다면 일정일랑 짜지 말고 되어 가는 대로 몸을 맡기는 것이 상책이다.  26


나는 여행의 가장 좋은 점이 모든 일상사의 속박에서 풀려난 정신의 자유로움에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좋은 여행을 하고 있으면 "아, 이 얼마나 자유롭단 말인가." 하고 나오 모르게 중얼거리게 될 만큼 자유로움이 주는 상쾌한 기분을 만끽하게 된다.  28


모든 사람의 현재는 결국 그 사람의 과거의 집대성이다. 그 사람이 일찍이 읽고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낀 모든 것, 누군가와 나눈 인상적인 대화의 전부, 마음속에서 자문자답한 모든 것이 그 사람의 가장 본질적인 현존재를 구성한다. 숙고한 끝에 했던, 혹은 깊은 생각 없이 했던 모든 행동, 그리고 그 행동들에서 얻은 결말에 반성과 성찰을 보탠 모든 것, 혹은 획득된 다양한 반사반응이 그 사람의 행동 패턴을 만들어 간다.

인간 존재를 이렇게 파악한다면, 한 사람을 전반적으로 형성하는 요인으로서 여행이 얼마나 커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일상성에 지배되는 패턴화된 행동(루틴 routine)의 반복에서는 새로운 것이 아무것도 생겨나지 않는다. 지성도 감성도 그저 잠들어 있을뿐이고, 의욕적인 행동도 생겨나지 않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지 정 의 (知情意) 모든 면에서, 일상화된 것은 의식 위로 올리지 않고 처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그렇게 처리된 것은 기억도 되지 않게끔 되어 있다. 의식 위로 올라가 기억에 남는 것은 '색다름(novelty)'의 요소가 있는 것뿐이다.

여행은 일상성의 탈피 그 자체이므로 그 과정에서 얻은 모든 자극이 '색다름'의 요소를 가지며, 따라서 기억이 되는 동시에 그 사람의 개성과 지 정 의 시스템에 독창적인 각인을 새겨 나간다. 그러므로 여행에서 경험하는 모든 일들이 그 사람을 바꾸어 나간다. 그 사람을 고쳐서 새롭게 만들어 나간다. 여행 전과 여행 후의 그 사람이 같은 사람일 수 없다.

여행의 의미를 조금 더 확장하여 우리의 일상생활조차 무수한 작은 여행의 집적으로 파악한다면, 사람은 무수한 작은 여행 혹은 '커다란 여행의 무수한 작은 구성요소'가 가져다주는 작은 변화의 집적체로서 부단히 변화하고 있는 존재라고 해도 좋다.  31-32


이 세계를 정말로 인식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육체의 여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63


여행의 패턴화는 여행의 자살이다.

여행의 본질은 발견에 있다. 일상성이라는 패턴을 벗어났을 때 내가 무엇을 발견하는지, 뭔가 전혀 새로운 것을 접했을 때 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데 있다.  79



Posted by WN1
,



저자의 책은 국내에서 매우 유명하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책을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그의 문체는 좋아하는 편이다.
아주 오랜만에 도서관에서 이 책을 잡았다.
이전에 읽었을 때도 그랬지만 책의 제목은 책의 호기심을 가지기에는 좋지만 분명 그의 책내용과는 거리가 있다는 생각은 여전하였다.
물론 책의 내용에 따라 저자가 여행을 해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안내자로 삼은 사람들의 여행기를 통해 소통해 나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그런것이 저자의 여행의 기술이라고 한다면 제목이 이해를 할 수는 있으나, 보통의 사람들이 제목을 보면서 기대하는 것은 여행을 해 나가는 좋은 기술쯤일것이란 점을 고려해 본다면 제목은 분명히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책 내용을 보면서 자신의 기대와 다르게 흘러가는 내용에 실망하게 되는 역효과가 나게 될 것이란 생각은 변함이 없다.
원제는 'The Art of Traver'이다. 초등학생도 해석을 할 수 있는 제목이다. 
직역하면 독자를 유혹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분명 원제에 충실하다.
제목만으로 내용을 짐작하는 사람이라면 원제를 보고 책의 내용을 짐작, 기대하고 접한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것이란 생각을 한다.




행복을 찾는 일이 우리 삶을 지배한다면, 여행은 그 일의 역동성을 그 열의에서부터 역설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활동보다 풍부하게 드러내준다. 여행은 비록 모호한 방식이기는 하지만, 일과 생존 투쟁의 제약을 받지 안흔 삶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여행에서 철학적 문제들, 즉 시리용적인 영역을 넘어서는 사고를 요구하는 쟁점들이 제기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여행할 장소에 대한 조언은 어디에나 널려 있지만, 우리가 가야 하는 이유와 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듣기 힘들다. 하지만 실제로 여행의 기술은 그렇게 간단하지도 않고 또 그렇게 사소하지도 않은 수많은 문제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또 여행을 연구하게 되면 그리스 철학자들이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렀던 것, 즉 '인간적 번영'을 이해하는 데도 대단치는 않지만 도움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18-19

우리는 세상에 우리가 기대하는 것 외에도 많은 것이 있다는 사실을 흔히 잊곤 한다.  25

인간은 호텔을 건축하고, 만을 준설하는 등 엄청난 프로젝트들을 이루어내면서도, 기본적인 심리적 매듭 몇 개로 그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울화가 치밀 때면 문명의 이점들이란 것이 얼마나 하찮게 여겨지는지! 이런 정신적 매듭들이 얼마나 처치 곤란인지 생각하다 보면, 고대 철학자들의 준엄하면서도 비꼬는 식의 지혜가 떠오른다. 그들은 번영과 세련으로부터 물러나 통이나 진흙 오두막 속에 살면서, 행보그이 핵심적 요소는 물질적인 것이나 미학적인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만 심리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42

여행은 생각의 산파다.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숩게 이끌어내는 장소는 찾기 힘들다.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것과 우리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 사이에는 기묘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상관관계가 있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관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다른 경우라면 멈칫거리기 일쑤인 내적인 사유도 흘러가는 풍경의 도움을 얻으면 술술 진행되어나간다.  83

모든 운송 수단 가운데 생각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은 아마 기차일 것이다. 배나 비행기이ㅔ서 보는 풍경은 단조로워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만, 열차에서 보는 풍경은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다. 열차 밖의 풍경은 안달이 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그러면서도 사물을 분간할 수 있을 정도로 느리게 움직인다. 이 풍경을 통해 우리는 잠깐 사적인 영역들을 보고 영감을 얻기도 한다. 기차는 여떤 여자가 부엌 찬장에서 컵을 꺼내는 순간을 보여주었다가, 이어 테라스에서 어떤 남자가 자고 있는 모습을 구경시켜주었다가, 공원에서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인물이 던진 공을 잡으려는 아이의 움직임을 드러내기도 한다. 
평야를 가로질러 여행하면서 나는 모처럼 아무런 억제 없이 아버지의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고, 집필 중인 스탕달론에 대하여 생각하고, 나의 두 친구 사이에 형성된 불신 관계에 대하여 생각한다. 내 정신이 어려운 관념에 부딪혀 텅 비어버릴 때마다 의식의 흐름은 ㅈ창밖의 대상에 고정되어 몇 초 동안 그것을 따라간다. 그러다 보면 또 새로운 생각의 똬리가 형성 되어 아무런 어려움 없이 술술 풀려나가곤 한다.  84

18세기 말부터는 공동체의 관행이 아니라 방랑자가 되는 것에서 동료 의식이 생긴다. 따라서 자연과 공동체의 매개는 일반적인 사회의 엄격함, 냉혹한 금욕, 이기적인 편안함이 아니라 본질적인 고립과 침묵과 외로움에 맡겨지게 된다.  - 레이먼드 윌리엄스,<시골과 도시(The Country and the City)>
우리가 휴게소와 모텔에서 시를 발견한다면, 공항이나 열차에 끌린다면, 그것은 아마도 그 건축학적인 불안전함과 불편에도 불구하고, 그 야한 색깔과 피로한 조명에도 불구하고, 이런 고립된 장소에서는 이미 터가 잡힌 일반적인 세상의 이기적인 편안함이나 습관이나 제약과는 다른 어떤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은연중에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86-87

플러그 소켓, 욕실의 수도꼭지, 잼을 담는 병, 공항의 안내판은 디자이너가 의도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해 줄 수 있다. 심지어 그것을 만든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 수도 있다.  96

왜 다른 나라에서 현관문 같은 사소한 것에 유혹을 느낄까? 왜 전차가 있고 사람들이 집에 커튼을 달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떤 장소에 사랑을 느낄까? 그런 사소한 (또 말 없는) 외국적 요소들이 강렬한 반응을 일으킨다는 걳이 터무니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다른 삶에서도 비슷한 반응 양식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우리는 사랑의 감정이 상대가 빵에 버터를 바르는 방식에 닻을 내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도하고, 또 상대가 구두를 고르는 취향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움찔하기도 한다. 이런 자잘한 일에 영향을 받는다고 우리 자신을 비난하는 것은 세밀한 것들도 그 속에 풍부한 의미를 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이다.  107-108

우리가 외국에서 이국적이라고 여기는 것은 우리가 고향에서 갈망했으나 얻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109

호기심은 몇 가지 크게 뭉뚱그려진 질문듥로 이루어진 중추로부터 밖으로, 때로는 아주 먼 곳까지 확장되는 작은 질문들의 사슬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어린 시절에 우리는 이렇게 묻는다. '왜 선과 악이 있을까?' , '자연은 어떻게 움직일까?' , '나는 왜 나일까?' 상황과 기질이 허락한다면, 우리는 어른이 되어서도 이런 질문들을 중심에 놓고 살아간다. 우리는 호기심은 세계의 점점 더 많은 부분들 포괄하다가,  마침내 어느 지점에서는 어떤 것에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 오묘한 경지에 이를 수도 있다. 뭉뚱그려진 커다란 질문들은 어뜻 보기에는 남의 관심을 끌 수 없을 것 같은 작은 질문들과 관련을 맺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산속에서 파리에 대해 궁금해하기도 하고, 16세기 궁전의 벽에 그려진 특정한 벽화에 대해 궁금해하기도 한다. 우리는 오래전에 사라진 이베리아 군주의 외교 정책이나 30년 전쟁에호 토탄(土炭)의 역할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기도 한다.  165 

여행자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대부분의 사물을 볼 때는 질문이 떠오르지 않으며, 질문이 없으므로 흥분도 일어나지 않는다. 보통은 질문만이 아니라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게다가 뭔가가 떠오를 때는, 엉뚱한 것이 떠오르는 경향이 있다.  169

여행의 위험은 우리가 적절하지 않은 시기에, 즉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물을 볼 수도 잇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정보는 꿸 사슬이 없는 목걸링 구슬처럼 쓸모없고 잃어버리기 쉬운 것이 된다.  172

여행은 피상적인 지리적 논리에 따라 우리의 호기심을 왜곡한다. 이것은 대학 강좌에서 주제가 아닌 크기에 따라 책을 권하는 것만큼이나 피상적이다. 
아름다움을 만나면 그것을 붙들고, 소유하고, 삶 속에서 거기에 무게를 부여하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끼게 된다. "왔노라. 보았노라. 의미가 있었노라"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그러나 아름다움은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우리가 결코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르는 곳에서만 자주 나타나곤 한다. 사진이 방법이 될 수 있다.  296

러스킨은 여행을 하면서 스케치를 하라고 권했을 뿐 아니라, 아름다움에 대한 우리의 인상을 굳히려면 글을 써야 한다고, 그의 말로 하자면 "말로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생전에 그가 데생으로 아무리 존경을 받았다 하더라도, 대중의 상상력을 사로잡은 것, 그리고 그가 빅토리아 여왕 시대 말기에 명성을 떨치게 된 것은 그의 '말 그림'때문이었다.  313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 - 하찮고 일상적인 경험 - 을 잘 관리함으로써 그것을 경작 가능한 땅으로 만들어 1년에 세 번 열매를 맺게 한다. 반면 어떤 사람들 - 그 숫자는 얼마나 많은지! - 은 운명의 솟구치는 파도에 휩쓸리거나 시대와 나라가 만들어내는 혼란스러운 물줄기 속으로 밀려들어가면서도 늘 그 위에 코르크처럼 까닥거리며 떠 있다. 이런 것을 관찰하다 보면, 우리는 결국 인류를 둘로 구분하고 싶은 유혹, 즉 적은 것을 가지고 많은 것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아는 소수(극소수)와 많은 것을 가지고 적은 것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아는 다수로 구분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된다.  343


Posted by WN1
,

저자의 책 <On the Road>를 통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카오산 로드의 인터뷰를 통해 자유로운 영혼에 대한 갈망이 더욱 증폭되는 기운과 여행자들의 철학적인 사고에 대해 공감하며 저자의 책을 더 읽고 싶어졌다.

이 책은 온더로드와는 인터뷰집이라는 공통점은 가지고 있으나, 인터뷰 대상자들의 선택이 다르다는 점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손을 잡으며 웃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한것처럼, 캄보디아의 빈민가에서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인터뷰한 내용이다.

NGO단체를 이용했든 그렇지 않았든 간에 그들은 그들의 재능을 아낌없이 발휘하면서도 보람과 즐거움과 만족을 ... 그것들을 통해 행복감을 영위하고 있었다.

개인적인 기억을 더듬어 봐도 나의것을 누군가에게 기분 좋게 나누어 준다는 것은 보통의 즐거움과는 분명히 달랐다.
동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칸트는 타인을 도울 의무를 인식하고 그에 따라 행동했다면, 거기서 쾌락을 느낀다고 해서 도덕적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꼭 이런 철학적인 표현이 아니더라도 진정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다른이들에게 보이려고 하는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족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나온 인물들은 그러했다. 
그들이 캄보디아로 간 동기가 어떠하든 간에 그들은 그곳에서 자신을 나누어 주면서도 더 많이 얻고 있는 기분을 느낄 것이다.
이것을 알수 있으려면 자신이 직접 이러한 일들을 해보게 되면 알 수 있다. 꼭 이런 오지가 아니더라도 한국 내에서도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활동을 진정으로 해본다면 이들이 느끼는 복잡 미묘하면서도 통쾌한 기분을 알게 될 것이다.

사실 이런 표현보다는 꼭 하고 싶은 표현은 '정말 한 번 해봐라. 당신이 삶을 대하는 방식은 분명히 틀려질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면서도 잘 안되는 이유는 이러한 경험들에서 분명히 알게 될 수 있다. ..'

내용을 읽으면서 가슴뭉클한 내용들도 있었고, 웃음을 짓게 하는 내용들도 있었다. 분명한 사실 하나는 이들의 삶에 대한 만족감을 전달 받았다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나에게 만족감이 전염되는 느낌이 든다. 


프롤로그 - 마음으로 여행을 떠난다.

나에게 캄보디아 여행은 내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On the Road>가 일상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여행의 꿈’을 이야기 했다면, <네 멋대로 행복하라>는 일상에서 나를 지키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열정을 말했다. 이제 세 번째 책에서는, 나를 부인하듯 잠시 내려놓고 누군가의 손을 잡으며 웃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9

사람들은 대개 나의 감정, 나의 욕망, 나의 관계 위주의 삶을 산다. 세상은 ‘나’만 생각하며 살라고 부추긴다. 아무래도 나, 나의 욕망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어쩌면 벗어날 수 없는 게 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바로 그 욕망 때문에 살아가면서 자신의 길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10

남을 돌보는 일이 자아를 찾아가는 길일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을 통해 알았다. 이들은 남을 돕는 일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 대신 평범하고 단순한 삶을 산다. 그런데 풍성하다. “남을 돕는다고 하지만 실은 내가 얻는 게 더 많다.”면서, “여기서 사는 게 괴로웠다면 진작 한국으로 돌아갔을 것”이라고 말한다. 12



1부
어느날, 캄보디아라는 간이역에 내렸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가난한 대로 자연스럽게 살아간다. 그 무더운 나라에서 냉장고 없이도 잘 산다. 냉정고는 없지만 냉장고를 꼭 가져야 한다는 생각도 없다. 그들은 냉장고가 없는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냉정고가 있으면 음식을 오래 보관할 수 있다고 말하면, 음식은 매일 필요한 만큼만 사다 먹으면 되지, 왜 오래 보관하느냐고 되묻는다. 39



2부
길 위의 또 다른 여행자들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 - 박경미(28)

(한국에서는 섬유회사 디자이너로 일했다. 지금은 코이카 단원으로, 프놈펜에서 세 시간 정도 떨어진 캄퐁치낭 주립직업훈련원에서 봉제를 가르친다. 국외자원봉사가 꿈이었지만 캄보다이가 어떤 나라인지 전혀 모르고 온 탓에 처음에는 적응을 못해 울기도 많이 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요즘은 회사 가기 싫다고 고민하는 동생에게 캄보디아에 한번 와보라고 권한다.)

“까미, 요즘 밥은 뭐 해먹어?” 아, 경미라는 발음이 어려워서 까미라고 불러요. “물은 꼭 끓여먹어!” 물 사서 먹는지 모르거든요. “까미, 넌 외국인이니까 이렇게 힘든 일 안 봤지? 까미, 우리 도와주러 왔는데 빨래까지 하면 힘들잖아. 빨래도 내가 해줄게.” 세탁기 있는 줄도 몰라요. 54

내가 여기서 알게 된 것 중 가장 큰 건 마음이에요. 난 한국에서 27년을 살았지만 내가 이렇게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게 고마운 적이 없었어요. 여기서 아이들과 지내면서 내가 자꾸자꾸 순수해지고 어떨 때는 좀 바보가 되는 것도 같고 어려지는 것 같기도 해요. 57

사람들은 항상 “써바이 써바이” 해요. 써바이는 행복하다. 즐겁다는 말이에요. 58


시간아, 넌 가라 - 백지윤(29)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대학 1학년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다. 때로는 새벽 6시부터 밤 12시까지 과외를 하고 학원에서 일했다. 자신이 돈 버는 기계로 느껴지던 어느 날, 그녀는 캄보디아로 도망쳤다. 한국에서는 가족과 함께 있어도 외로웠는데 이곳에 와서는 오히려 덜 외롭다고 한다. 코이카 단원으로, 프놈펜의 놈대학에서 2년째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한국어를 왜 배우려고 하느냐니까 취직해서 돈을 많이 벌고 싶대요. 그런 말을 하는 눈빛이 당당했어요. 가난한 나라 학생들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어요. 그런데 아니에요. 당당하고 꾸밈없이 말해요. 74

난 시간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남과 비교해서 늦는다는 것도, 비슷하게 추구하는 가치가 있어야 비교가 가능한데 난 그런 게 없어요. 78

사람들은 나누는 것을 어렵게 생각한다. - 내 것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부담스러운 건데, 나는 내가 희생하고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내가 내주는 만큼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을 여기서 찾고 싶은 것뿐이에요. 78

한국에서 내가 제일 좋아한 말이 ‘괜찮다’였어요. 힘든 일이 있으면 친구한테 전화해서 ‘괜찮다’는 말 세 번만 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런데 여기 와서 진짜 괜찮은 게 뭔지 알았어요. 날씨가 더워도, 아프고 돈이 없어도, 사람들이 약속을 어겨도 다 괜찮아요. 전에는 괜찮아지고 싶어서 괜찮다는 말을 했다면, 지금은 괜찮아서 괜찮다고 말해요. 무엇을 해도 다 괜찮은 내가 됐어요. 80


내가 천사? 천사가 다 죽었다! - 이기원(33)

(이기원을 소개해준 사람은 반농담조로 그가 조폭 같은 사람이라 했다. 공고를 졸업하고 술집 기도, 단란주점 주방장, 티켓다방 꼬마사장을 거친 이력 때문일까? 이곳에서 그는 무대포 같은 사람으로 통하는 듯하다. 그는 프놈펜 빈민가 아이들에게 2년 6개월째 점심 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3년째 빈민가에서 구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완전 자갈밭 인생을 살던 자신이 캄보디아 와서 인생 폈다고 한다.)

슴봉짬.. 여기 사람들도 무섭다고 못가는 동네에요. 낮에는 매춘, 밤에는 마약거래. 범죄자들도 동네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잡지를 못해요. 아이들이 비둘기를 괴롭히고 있더라고요. 비둘기는 아파서 발버둥치는데 아이들은 웃고 있어요. 한쪽에서는 아빠가 아이를 발고 때리고, 그게 뭐예요. 부끄러웠어요. 아이들한테 밥을 나눠주고 앉아 있는데 그냥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동안 우울증 비슷한 게 누르고 있던게 뻥 뚫리는 느낌이랄까..

기도를 하면서 눈물 콧물 흘리고 있는데 누가 내 얼굴을 만져요. 웬 꼬마애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눈물을 닦아주는 거예요. 눈이 마주쳤는데 그애가 울더라고요. 아니, 이 새끼가 왜 우나? 나야 내 인생이 한심히야 울지만 넌 왜 우니? 말은 안 통하지만, “삼촌이 다시 올게. 다시 오고 싶다. 너 보러 꼭 올게.” 그랬어요. 90

내가 밥 줘야 할 것 같아서 줄 뿐이에요. 아이들이니까. 마빡이처럼 아무 의미 없어요. 밥 주는 것에 거창한 의미부여 안해요. 97

여기 온지 서너 달 지났을 때 슴봉짬 빈민가 철거를 앞두고 매일 가구 수 체크하러 다녔는데 아이들이 항상 따라다녔어요.

그날도 ‘마약동네’지나 ‘사탕수수동네’ 지나 ‘매춘동네’ 지나서 ‘전과자동네’를 지나가는데. 어떤 남자가 칼을 들고 서 있어요. 마약에 취한 것 같은데 갑자기 나한테로 달려오지 뭐예요.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도망갈 생각도 못하고 서 있는데,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세요? 아이들이 막아서는 거예요. 나를 자기들 몸으로 에워싸고, 그 위로 다른 아이들이 손을 뻗어 공간을 만들면서. 어떤 아이는 달려오는 남자의 다리를 잡고 늘어졌어요. 칼 무섭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전에 총으로 위협당한 적도 있지만, 그것과는 달랐어요.

그날 많이 울었어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죠. 그게 내가 여기 존재하는 이유인지도 몰라요. 그 후로는 아이들한테 90도로 인사했어요. 내가 밥을 주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밥을 드시러 오는 거에요. 100

팔 부러진 아이들 당장 깁스 하고 꿰매주는 일만 필요한 아니에요. 손톱 깎아주고, 안아주고, 바라봐주고, 손잡고 가는 것도 큰 힘이돼요. 뭔가 대단한 일을 해야 하는 게 아니라, 수십 가지 일 중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돼요. 사람들은 대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밥 주는 것만 봉사가 아니에요. 아이들 손잡고 쎄쎄쎄 하는 것도 꼭 필요한 봉사예요. 106


쵸코파이 실종사건 - 한정민(37)

(미국으로 유학가 3년 8개월을 살았고, 귀국 후 회사를 다니다 어느 날 갑자기 캄보디아로 왔다. 캄보디아에서 우연히 아내를 만나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연애를 하다가 결혼했다. 현지인들과 한집에서 먹고 자고 일하며 산다. 먹고 살 것 없는 가난한 시골마을에 염색한 실을 줘 베를 짜게 하고, 다시 그 베를 사다 옷을 만들어 판다. 타케오 지방의 트나웃마을 88가구가 그와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주는 게 아니고 나눠요. 주는 게 상대방 마음에 상관없이 내것을 던져주는 거라면, 나누는 것은 마음이 오가는 커뮤니케이션이죠.  115
현재 나누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나누지 않을 가능성이 커요. 그래서 지금 나누려고 해요.  116
어떤 사람에게는 살면서 누릴 수 있는 것 다 누리고 많이 쓰고 즐겁게 지내는 게 최선의 삶일 거예요. 그렇게 살기 위해서 돈을 버는 게 옳은 일이겠죠. 하지만 그것만이 삶의 전부가 아닐지도 몰라요.  117
한국에서는 버스가 있으니까 버스타고 다니지만, 그게 감사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잖아요. 한국에 있으면 너무 많은 것을 누리기 때문에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여기 와서는 아주 특별하게 느껴져요.  121

치과 의사 부부의 전재산은 달랑 천 만원 - 최정규(40)
(스물아홉게 한국을 떠나 러시아로 갔다. 최사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그만두고 1년정도 놀다 오려고 떠난 여행이었다. 러시아로 떠나는 날 공항에서 우연히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그녀와 함께 모스크바에서 언어를 배우고 치대를 다니며 8년을 지낸 후 베트남을 거쳐 캄보디아로 와 3년을 살았다. 캄보디아에서는 무료진료를 한다. '치과 의사 아빠'가 아닌 '무료진료하는 아빠'덕분에,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다는 딸 솔빈이는 국제학교에 가지 못하고 학력인정도 안 되는 학원에 다닌다.)
친구들은 이렇게 사는거 보고 뭐라고 하나? 내가 있어서 재미있지 않을까요? 다 똑같이 살면 재미없잖아요.  129
지금도 거리에 나가보면 신발 신지 않은 애들많잔아요. 발이 성할 리가 없죠. 퉁퉁 부어 있어요. 옷도 제대로 안 입었고, 처음 왔을 때는 그런 거 보기만 해도 눈물이 났어요. 그런데 지금은 안 그래요. 이 사람들도 우리처럼 사랑하고 미워하고 다 느끼며 살아요. 자전거 하나 사면 우리가 자동차 산 것처럼 좋아하죠. 우리와 단순하게 비교할 수 없어요. 분명 우리가 도와줘야 하는 면은 있지만, 그렇다고 이 사람들이 완전히 불행하다고 할 수는 없어요. 어떨 때는 내가 더 불행해요.  131
일을 하려는데 진료실이 없었어요. 친구들한테 부탁했더니 고등학교, 대학교, 고향 친구들이 만들어줬어요. 내가 가진 것 없어도 하려고 하니까 돈이 생기더라고요. 나 쓸 데 쓰고 남은 돈으로 좋은 일 할 수 있으면 좋겠죠.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해요. 내가 돈을 1억 원쯤 가지고 있어도, 10억 원이 내 손에 있어도 지금 못하면 나중에도 못한다고.  133
무료진료를 하고 있지만 무슨 대단한 마음 갖고 하는 건 아니에요.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해요.  134
캄보디아 아이들 보면 밝다니까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데 그렇게 밝은 이유가 뭐겠어요? 그래도 행복할 수 있으니까. 캄보디아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데 내가 행복하지 못하다면 말이 안 되는 거죠. 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조건은 이미 다 갖고 있어요. 내가 만족하지 못하고, 내가 기뻐하지 못하고, 내가 즐겁지 못하고, 지금보다 더 가져야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그건 신이 인간을 잘못 만든 거지. 
캄보디아 아이들은 행복이 물질에 있지 않다는 확실한 증거죠.  138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면 돼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뒤죽박죽되어 있을 때, 지금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묻고 계속 그 길을 선택해 나가는 거죠. 
그렇게 살아왔나? 언제나 잘 선택하면 내가 도사게요?(웃음) 지금은 그 길을 연습하고 있어요.  139
이제와 생각해보면 내가 대가를 바라지 않고 정성을 쏟은 그 시간이 다른 시간보다 훨씬 풍요롭게 남아 있어요. 효과나 결과, 인풋-아웃풋으로 생각하면 낭비해버린 시간이겠지만, 사실은 안 그래요. 그래서 취미생활이랑 똑같아요. 내가 기타를 치는 건 가수가 되려는게 아니고 그냥 그 자체가 좋아서 치는 거잖아요. 그런 시간이 인생을 풍요롭게 하잖아요.  141-142

삶을 가리고 있던 안개가 걷혔다 - 양영란(32)
(캄보디아에 오기 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일했다. 시골에서 태어난 그녀가 대학에 입학한 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대출받아 공부를 했고, 졸업 후 일을 하며 학비를 갚았다. 집과 직장만 오가며 살던 그녀가 어느날 돌연 캄보디아로 와 지낸 게 벌 써 3년이 넘었다. 캄보디아 남부 해안도시 시아누크빌에 있는 라이프대학 간호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라지만, 기숙사의 좁은 방 하나를 다른 두 사람과 함께 쓰고 있다.)
그들도 나름대로 자기들 삶이 있어요. 가난해서 불편하지만 불행한 건 아닌지도 몰라요.  152
어렸을 때 집안형편이 어려워서 오빠들이 공부를 못했어요. 오빠가 나더러 그러더라고요. "우리집도 살기 힘든데 뭘 남들까지 도와주느냐?" 그렇지만 나누면서 살면 더 행복하고, 자기 것에 집착하고 더 가지려고 하면 힘들어져요. 오히려 나누는게 행복의 비결 아닐까 싶어요.  157

우물 파주고 받는 바나나가 백만 원보다 좋다 - 김형기(48)
(프놈펜의 패스트푸드점 럭키버거에서 슬리퍼를 끌고 나온 그를 처음 만나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었다. 그는 대학시절 수원교도소에 1년간 수감되기도 한 운동권 출신 목사다. 한국에서의 안락한 생활이 '과연 예수를 따라가는 건가' 고민하다가 캄보디아로 와 우물을파고 있다. 부모가 에이즈에 걸렸거나, 부모가 없는 아이 10여 명을 데려와 보살핀다. 1년 8개월째 이곳에 살고 있다.)
어떤 종류의 즐거움일까? 그냥 좋아요. 설명하기 힘들어요. 우물 파주고 받는 바나나 하나가 백만 원보다 좋아요. 사람들이 깨끗한 물 쓰며 깔깔대는 모습 보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174
자기게 어디있어요? 모두 빈 몸으로 와서 빈 몸으로 가는데.... 내가 무슨 희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베풀려고 온게 아니고 일을 하러 온 거거든요. 
개인적인 변화라면 어떤게 있나? 삶을 더 긍정적으로 보게 됐어요. 난 이 사람들보다는 많은 걸 받아왔으니까 감사해야 할 삶이었는데 불평불만만 하고 살아온 거 아닌가? 
모든 일에는 두 가지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리는 항상 나쁜 생각만 하죠. 다른 면을 보는 게 중요해요. 그렇게 생각하면 딛고 일어설 수 있어요.  176

살면서 한 번은 좋은 일 해야지 - 여인찬(55)
(한국에서 25년간 회사를 다니다 명퇴하고 캄보디아에 왔다. 아내는 공무원이고, 아들은 뉴욕에 산다. 회사를 그만두고 외국에서 사업을 하려다가 우연히 코이카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캄포트의 주립직업 훈련원에서 자동차정비를 가르친다. 처음 현지인 집에서 홈스테이할 때는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돌아가고 싶었는데, 그 고비를 넘기자 느긋해졌다. 자기가 아는 걸 열심히 전해주기만 하면 되니 마음이 편할 수 밖에 없단다.)
한국어를 6개월 정도 가르쳤는데, 숙제를 내면요! 우리는 숙제 내주면 다는 못해도 조금이라도 하려고 하잖아요. 그런데 여기 학생들은 하나도 안 해와요. 왜 안 해왔냐고 물어보면, "로볼!" 바쁘대요. 바빠서 못했대요. 뭐가 그렇게 바쁘냐고 물으면, 집에 가서 밥 먹고 얘기하고 잠자고 그러면 시간이 없대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스무 명 중 한두 명은 잘하는데 나머지는 안 해요. 우리는 목적이 있으면 이루려고 하는 의욕 같은 게 있잖아요. 학교에 일부러 나와서 공부하는건데 악착같이 배우려고 하는게 없어요.  185

네 인생에 소중한 시간이 될거야 - 안연지(25)
(친구들은 종종 간호사 월급이 많다고 부러워했지만 정작 그녀는 그게 좋은 줄 몰랐단다. 숨 쉴 틈 없이 스트레스 받아가며 일해야 했다. 어느 날 문득 자기가 변해가는 걸 느끼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마음이 편하고 즐거울 텐데 왜 이렇게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프놈펜에서 차로 몉 시간 떨어진 프레이벵이라는 아주 작은 마을에 살면서 시골마을 사람들을 돌보도 있다.)
이들에게 행복의 기준은 무엇일까? 삶을 즐기는 것 아닐까요? 우리는 뭘 해야 한다는 강박이 심하잖아요. 이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요.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인정하고 상관하지 않는달까. 욕심이 없고 뭘 해야겠다는 삶의 목표 같은 것도 없어요. 그런 걸 많이 생각히지 않기 때문에 없어도 행복한 거 아닐까요?  204

틀에 박힌 삶을 살지 않아도 되겠구나 - 위호성(33)
(군의관으로 복무하는 대신 '국제협력의사'로 캄보디아에 왔다.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처럼 듣기에도 참편해 보이는 보직을 마다한 셈이다. 그가 속해 있던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들 중 이런 선택을 한 살마은 하나도 없다. 4개월 된 갓난아기를 데리고 캄보디아로 간다 하니 모두가 반대하고 나섰다. 하지만 그는 이곳에 왔기에 대부분의 의사들이 가는 길로 자신도 꼭 가야 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 와서 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알게 됐어요. 내가 너무 좁게 살았구나. 다른 세상도 있구나. 비교가 많이 되면서 시각이 넓어지더라고요. 
전에는 내가 갈길이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유니세프 같은 NGO에서 일하는 의사도 있고, 항공의학을 하는 의사도 있어요. 제3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병원을 짓는데 어떤 병원이 좋은지 수요조사 하는 의사도 있고요. 이런 건 한국에서 늘 똑같은 친구들과 있으면 전혀 들을 수 없는 얘기거든요.  215
모든 힘을 다해서 모든 사랑을 주는 것만이 봉사하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람마다 한계가 있어요. 그 한계를 넘으면 만용이 되더라고요. 분명히 남을 돕고 있는데 즐겁지가 않은 거예요. 내가 진심으로 하는게 아니니 즐거울 수가 없죠.
자기 한계 안에서 도와줄 수 있으면 그게 건전한 봉사하고 생각해요.  217
어느날 책을 읽다가 좋은 구절을 발견했어요. '정당한 삶의 목적이 없다면, 내가 아무리 돈을 많이 벌건 세상에 이름을 날리건 진정한 성공에 이를 수 없다.' 이 구절을 보고 내 인생의 목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인생이라는 긴 시간으로 봤을 때는 일등을 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 같지는 않아요. 다리가 불편한 사람들과 천천히 걸어서 완주하는 것에도 인생의 목적이 있다고 생각해요. 혼자 뛰기보다는 함께 손잡고 걸어가자, 다짐하죠.  219

난 여기서 필요한 존재다 - 김우정(55)
(20년 동안 몸이 아파도 진료를 한 시간도 빼먹지 않을 만큼 열심히 일했다. 4년 전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이곳에 와 며칠 동안 무료진료를 하고 돌아갔다. 숙제하듯 다녀간 캄보디아였는데, 그 후로 이상하게 자꾸 캄보디아가 생각났다. 마치 무슨 연애라도 빠진 것 같았다고. 만으로 쉰넷, 한국에서 의사로 안락하게 살던 그가 캄보디아에 와 연 무료병원에는 새벽 6시부터 환자들이 줄을 선다.)
난, 한국보다는 여기가 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어요. 처음에 와서 환자를 보는데 아내가 그래요. 뭐가 그렇게 좋으냐고. 난 몰랐는데, 환자를 보면서 너무 좋아한대요. 나중에 내 사진을 찍어 보여주는데, 난 내가 그렇게 웃고 있는지 몰랐어요.  235
연봉 1억이 넘는 사람도, 남들 보기에는 엄청나게 잘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자기가 잘 산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행복해하지 않아요. 돈을 버는 것도 힘들고 중요한 문제지만, 돈을 어떻게 쓰느냐 하는 문제도 많이 배우고 생가해야 할 문제인것 같아요.  239

언제 또 이런 날이 있을까 - 오수현(27)
(사범대를 졸업했지만 취업도 안 되고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많았다. 무언지도 알 수 없는 것에 속박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을 깨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우연히 코이카를 알게 됐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캄보디아로 도망쳣다. 프놈펜의 산토목중학교에서 체육을 가르치는데, 어느새 이곳에서 지낸지 2년이 흘렀다.)
나는 여기서 내가 하는 일이 하나의 일상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주는 거야, 베푸는 거야, 이런 생각 안 해요. 난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요. 이를테면 내가 가진 10달러 가지고 뭘 사주는 것만이 봉사가 아니라 내 행동을 보여주는 것도 봉사가 돼요. 학교에서 아이들은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려요. 하지만 난 항상 쓰레기통에 버려요. 내 생활을 보여주는 거예요. 외국인이니까 학생들 눈에 띄겠죠. 저 선생님은 꼭 쓰레기통에 버리네, 꼭 비누로 손을 씻네, 물을 쓰고 수도꼭지를 잠그네. 난 평소처럼 생활하는 거지만, 계속 그런 행동을 보여주면 교육이 돼요. 무슨 교육 차트를 만들어서 하는 게 아니라, 내 행동을 보여주고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깨닫게 하는 것, 이것도 봉사라고 생각해요. 내가 도구가 될 수도 있어요.  254-255
여기 와서 나를 잘 가꾸고 만족하며 사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내가 마음이 허해서 계속 다른 것을 쫓아다녔어요. 학생 때는 편했는데 졸업하면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돼버렸고, 자기관리도 제대로 못해 부족한 게 많아서 새로운 길을 찾는 게 힘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만족해요. 그게 나도 신통해요. 2년 동안 난 내가 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워가요. 급하지 않아서 생기는 여유가 마음을 편하게 하고 남들에게도 전해져요.  258

에필로그 - 바쁜 마음을 조금 쉬어가도 되지 않을까
캄보디아는 가난 속에 환희를 지녔다. 이상한 나라다. 캄보디아의 많은 사람은 가난하기에 힘겹게 살지만 잘 받아들이고 잘 견뎌낸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웃는다. TV가 없으니 자기들의 삶과 비교할 다른 삶의 기준도 없다. 그들에게는 전기도 수도도 화장실도 없이 사는 게 자연스럽다.
삶이 힘겨울 때 캄보디아에 한번 가 본다면, 전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올 것이다. 한국에서 사는게 어렵다 해도 그 힘겨운 삶마저 감사하게 될 것이다.  261
같이 살아가는 것만큼 큰 사랑은 없을 것이다.  263

Posted by WN1
,

'카오산 로드' 말만 들어도 흥분 되는 단어이다.
배낭여행 아니 책 내용에서 나온 표현대로 라면 자유여행을 해보거나 해보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알고 있는 카오산 로드.

흥분과 설레임이 있는 곳이다. 물론 번잡하다 태국같지 않다. 시끄럽다. 비싸졌다.. 등 많은 말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카오산 로드는 배낭여행자들의 안식처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나 장기여행장들의 시작점이기도 하고 마침표를 찍는 곳이기도 하며, 짧게 방콕을 여행하기 위해 머무는 사람들의 정보이용처로도 사용되며 교환의 장소로도 사용되고 있는 곳이다.

개인적으로 카오산 로드는 3번 정도 가보았다. 
첫 배낭여행의 설렘을 카오산 로드에서 경험했다. 벌써 10년이 넘어섰는데 그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장기여행을 위해 들렸던 적이 있다. 마지막으로는 2009년에 들렀던것 같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 10여일을 여행할때 카오산로드에서 있었다. 
2009년에 들렀을때 홍익인간은 공사중이었다. 완전 리모델링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의 생각은 내년쯤에 다시와서 바뀐 홍익인간을 가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2011년인 지금까지 태국은 들리지 못하고 있다.

카오산 은 배낭여행자들의 도시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의미있는 곳이다. 디디엠옆 건물 변호사의 집엔 자동차가 6대 있었다. 정말 우연찮게 그 집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고, 박물관에 무료로 들어가서는 전문 가이드에게 하나하나 설명도 들을 수 있었고, 시체 박물관가는 길에 길을 물어보면서 알게된 간호사를 통해 시내 구경도 했었고, ...
참 많은 추억이 깃들여 있는 곳인데... (아 이곳들은 방콕 시내이기도 하네...아무튼 카오산 로드에서의 하나하나는 즐거움의 시작이다.)
카오산 로드 하니 절로 흥분이 되어 주절주절대로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것마저도 즐겁다... ^^

이 책은 저자가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담고 있다.
방송국의 이벤트로 다큐를 제작하기 위해 인터뷰를 하고 그것을 책으로 발간했는데, 대체로 장기여행자들과 인터뷰를 한 내용들이 실려있다.
책 날개에 '살다보면 어느 순간 누구에세나 여행이 필요한 시간이 온다 무엇인가 참을 수 없을 때 단 며칠도 좋으니 여행을 떠나보라 망설일 이유는 없다. 자기 자신을 믿고 배만을 싸면 모든 일은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라는 표현이 있다.

'여행'... 이 단어는 참 많은 것을 담고 있지 않을까..
여행을 한 마디로 정의 내리라고 하면 사람들마다 다른 이유들로 정의가 내려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정의에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넣는 표현이나 느낌은 아마도 '행복'이라 생각한다.
여행은 늘 행복을 찾게 만들어 준다.
고생은 고생대로 즐거움은 즐거움대로 황당함은 황당함대로 화가남은 화남대로 ... 모든 경험이 기억이 추억이... 행복감을 주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의 단어는 '나를 찾다'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여행은 사실 자기 자신과의 만남의 시간을 제공해 준다. 많은 장기여행자들은 그렇게 표현한다. 책에서도 행복과 자아에 대한 표현들이 많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도 여행지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 해보면 자아에 대한 표현들을 많이 들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여행에서 늘 무언가 많이도 끄적거렸다.
그 내용들이 아직도 차곡차곡 쌓여 있는데, 매우 드물게 한번씩 열어볼 기회가 있으면, 거기에는 나와 내가 대화를 나누는 느낌을 갖게 하는 내용들이 많이 들어 있는것을 발견한다.

여행... 떠남.. 돌아옴.. 
여행은 어딘가에 가서만이 할 수 있는건 아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한다. 그래서 블로그 이름을 그렇게 지었기도 하다.
삶 자체가 하나의 여정이고 여행이기도 하다. 
책의 내용들에서도 내가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겹쳐지는 내용들이 참 많았다. 
그래서 더 생각도 해보게 되고 카오산 로드의 추억들이 하나하나 떠오르며 떠나야만 될 강렬한 이유를 또 하나 어깨에 올리게 한다. 
분명 올해 말에는 꼭 시간을 비우리라... 개인적인 다짐을 한다.
그 사이는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는 안타까움은 참 슬픈 현실이지만 연말에 떠난다는 설레임으로 극복한다.
그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라 생활을 즐겁게해주는 활력소이다....^^

<on the Road>는 평범한 일상에 지쳐 여행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6
왜 여행을 떠났고, 여행을 하면서 어떤 즐거운 일들이 있었고,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꿈꾸듯 들려주는 이야기다.  9
여행이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그건 돈과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다. 단지 여행하는 법을 잘 몰라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25







4년간 꿈꾸고 준비한 세계여행 - 심재동(34), 임정희(30)
언제부터인가 매일 실실거리고 다녀요. 여행을 하는 게 즐겁기 때문인것 같아요. 생각할 시간, 두 사람이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 좋아요. 시간이 여유로우니 불 필요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좋고, 예전에는 바빠서 미뤄두었던 생각들을 많이 해요.  37
원래 돈에 대한 집착이 없는 편인데 여행하면서 더 많이 없어진 것 같아요. 여기서 바가지 쓰면 막 안타까워하는 건 있지만 큰돈 벌어서 부귀영화를 누려야겠다는 생각은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아요.  40
물욕이 점점 없어지는게 한국 사회에서 마이너스일지 모르겠지만 내 삶에는 굉장히 플러스가 되고 있다고 느껴요.  41




여행은 나의 꿈이다
 - 윤지현(32)
2년간 해외여행을 했다고 하면 으레 몇천만 원은 썼을 거라 생각해서 돈이 그렇게 많냐고 물어요.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살면서 물질에 집착하고 갖고 싶은 거 다 가지려 하면 돈이 많이 들잖아요. 그렇데 거기서 한 걸음만 벗어나도 사는 데 돈 그렇게 안 들거든요. 여행도 마찬가지예요. 항상 새로운 것만 찾고, 꼭 좋은 데서 자고 먹고 하면 당연히 돈 많이 들죠. 대신 현지 음식에 잘 적응하고 허름한 게스트하우스에서도 잘 자면 돈 많이 안들어요.  61
어디에서나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건 없겠죠. 그러면 여행을 다니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어디에서나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을 배워가는 게 여행이니까.  63
<달과 6펜스>를 보니까 이런 대목이 있어요. 자기가 살아야 할 곳에서 태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곳을 찾아 여행을 하는 거라고...  65
제일 많이 바뀐 점은 그거다. 여행을 하다보니 내가 좋아졌어요. 그리고 사는 게 전보다 조금 더 즐거워졌어요.  66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또 얼마나 많은 거리를 걸어야 할까.
좀 떨린다. 다시 여행을 시작하는 기분이다. 
나는.... 이렇게 내 길을 만든다.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샨티 샨티(평화 평화)....   69

 
태국 시골에 온 맥도날드 소녀
- 루시 놀란(17, 미국)
루시의 부모는 함께 세계여행을 떠났고, 루시에게 많은 것을 보고 들으면서 다양한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무엇을 하라고 말하는 대신 많은 것을 보여주고 루시가 직접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78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시니컬 커플 - 코베 윈스(23, 벨기에), 키티 히터나흐(24, 벨기에)
여행을 하면 인생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게 되고, 또 이런 경험은 내 안의 불쾌한 잡념들을 모두 깨끗하게 없애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경험하자는 것이 여행 중에 찾은 내 모습이야.  
'Go With the flow' 모든 것을 흘러가는 대로 두고 따르라...  103





여자 혼자라서 힘든건 없다 - 문윤경(26)

경치는 볼 때는 좋다가도 금방 잊어버리는데 사람들은 계속 그리워지는 것 같아요.  123








행복해 질 수 있는 길을 찾고 싶었어
- 안야 로터스(38, 독일)
가끔 그런 회으가 들곤 해.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하는. 하지만 그런 불안과 혼란은 내 안에서 스스로 생기는 건 아니야. 여행을 마치고 독일에 돌아간 다음 도대체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묻는 사람들 때문에 생기지. 그런데 그런 문제를 그다지 걱정하지는 않아. 그건 사람들이 내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일 뿐이니까. 나는 나 자신을 믿어. 전과는 다른 모습이겠지만 돌아가야 할 때가 오면 언제든지 돌아갈 거야.  140



우린 항상 볶음밥만 먹어요
- 김민효(23), 김수영(21), 김민겸(18)
고등학생 민겸이 몇 개월 동안 여행을 간다고 하자 선생님들은 모두 반대했다. 하지만 부모님은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말고 '그냥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라'며 민겸이 여행 가는 걸 권하셨다. 세상 보는 눈을 키우고 잘못한 점도 생각해보라고 하셨단다.  153





이제 일하는게 그리워
- 요나스 테일러(28, 독일)
평소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다면 여행 중에라도 꼭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 낯선 경험이 여행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것 같거든.  170
나를 숨길 필요 없이 솔직해질 수 있는 게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우리 각자가 쓰고 있는 마스크를 과감히 벗어버릴 수 있다는 것... 어차피 모두가 서로에게 이방인이니까.  174
여행을 하면서 가슴 깊이 느낀 게 바로 그거야. 내가 사는 곳이 얼마나 좋은지... 
온갖 경치 좋은 곳들을 둘러봐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더 깊어지는 것 같아. 막상 그곳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말이야.  176
여행을 통해 난 스슷로 행복해질 수 잇는 방법을 알게 됐어. 그것은 조용히 나를 돌아볼 시간을 갖는 거였어.  178


쉰이 넘어 배낭 메고 떠난 여행
- 김선우(57), 서명희(55)
난생처음 가본 곳에서는 우리 몸의 모든 감각이 활짝 열린다. 이런 게 배낭여행이다. 배낭여행을 젊은 사람만 한다는 건 오해다. 그런 편견은 주로 젊은 사람들이 배낭여행을 하고 이들의 여행 스타일이 배낭여행의 전부인 것처럼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또 사람들은 배낭여행을 큰돈 들이지 않고 하는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배낭여행은 가난한 나라로 가는 여행이 아니다. 여행의 한 가지 스타일일 뿐이다. 꼭 배낭을 메고 가야 배낭여행인 것도 아니다. 슈트케이스보다는 어깨에 메는 배낭이 자유롭고 편하기에 배낭을 선호하는 것뿐이다. 이런 의미에서는 배낭여행이라는 말보다 자유여행이란 말이 더 적당하다. 
배낭여행을 패키지 여행과 구별되게 하는 건 여행 일정을 스스로 결정한다는 점이다. 오늘 어디 가서 무엇을 하고 어디에서 잠을 잘지 내가 스스로 결정한다. 가이드와 함께 전용차량을 타고 다같이 몰려다니는 패키지 여행과 다르게 배낭여행은 나를 낯선 사람들 속으로 던져버린다.  182-183







내 멋대로 산다 - 디미트리스 찰코스(30, 그리스)

내가 모르는 나를 보고 싶었을 뿐 - 캐런 샤피르(25, 이스라엘)

여행을 할 때마다 시작과 끝은 항상 같은 질문의 반복이야. 내가 왜 여행을 하고 있을까...
여행은 자유로워지길 바라기 때문에 하는 게 아닐까? 얼마 동안만이라도 일이나 공부 등에서 벗어나 무엇이든지 시도해보고 내키는 대로 움직일 수 있으니까 말이야.  224
여행을 하면 좀 더 나은 인생을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내가 있어야 할 집과 일을 떠나 세계를 누비며 자유를 만끽하다보면 세상이 다 내것 같은 생각이 들지. 자신에 대해 더 큰 만족감을 갖고 그처럼 여행의 순간을 온전히 즐기는 것 자체가 여행의 의미라고 생각해.  230

학교를 자퇴하고 인도로 간 여고생
- 이산하(17)
학교를 그만두고 여행 중이라는 얘기가 좀 놀라운데... 모르겠어요. 나는 나에게 집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래서 떠난 것 뿐이거든요.  238
이우고등학교를 선택했어요. 대안학교인데, 내가 생각하는 삶의 방향에 이 학교가 잘 맞는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내 생각과 너무 달랐어요. 학교가 나빴던 게 아니라... 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239
1~2년 늦게 대학 가는 게 뭐가 문제죠? 인생은 길게 봐야 돼요. 중요한 건 햇수가 아니라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하고 있는지 아는 것이에요.  240









사는 데 많은게 필요한 건 아니다
- 트레이시아 버튼(27, 자메이카)
여행은 나의 교만을 버리게 만들었고 내가 누구인지도 생각하게 했어.  260
사람들은 돈과 거창한 것에만 마음을 뺏기고 있어. 큰 집, 큰 차, 많은 돈... 작은 집에서 몸이 필요로 하는 만큼만 먹어도 부족할 게 없는데 말이야. 생각해봐. 우리는 너무 많은 걸 먹잖아. 모든 것이 지나치잖아.
난 단순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 가진 것 없이 단순하게 살면서도 늘 미소 짓는 사람들처럼 살고 싶어. 그들은 나로 하여금 겸손하게 만들어. 
책으로 알 수도 있겠지만 그건 직접 보는 것과 달라.  262
여행은 내가 세상에 어떤 모습으로 나설지에 대해 좀 더 생각하게 만들었어. 
내가 나인 게 미안하지 않고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어. 여행을 하면서 사회가 날 어떻게 볼까 고민하는 대신 좀더 나를 인정하게 됐다고 할까...  263
어디를 가든 난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편이야. 사람들과 얘기를 하는 건 그 나라를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몰라. 
앙코르 와트가 몇 년에 만들어졌는지가 중요할까? 누가 짓기 시작해서 언제 완성했는지 그런게 정말 중요할까?  269

이메일은 어떻게 하는 거죠? - 중선스님(42)

길위의 시간이 남긴것
- 박준(38)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한 친구는 말한다. "여행은 새로운 뭔가를 시도하는 거야. 내가 만들어가는 거지."
'이게 내 길이야(That's my way)'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길 위에서 다른 세상을 보는 건 우리의 삶을 좀더 풍요롭고 여유 있게 만든다. 나는 길 위에서 언제나 살아 있음을 느낀다.  293
낯선 세계에 온몸을 던져놓는 일은 늘 흥미진진했다. 대단한 일들이 생겨서가 아니다. 익숙하지 않은 거리를 걷는 게 좋았고 작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는 게 좋았다. 쓸쓸함마저도 좋았다. 그것은 자유였다. 순간적으로 스쳐가는 자유일지라도 그 짧은 시간이 주는 기쁨은 언제나 나를 유혹했다. 여행의 즐거움이란 그런 것이었다.  301

에필로그
여행의 매혹이란 여행에 관한 것만이 아니라 어떤 의미에선 인생의 매혹이다.
어떤 사람들은 여행이 참을 수 없는 유혹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여행이 중독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중독은 겸손을 배운다는 여행의 의미에 어긋난다.  315
여행을 하면서 우리가 버리는 건 일상이 아니라 욕심일지도 모른다.  316
살다보면 어느 순간 누구에게나 여행이 필요한 시간이 온다. 무엇인가 참을 수 없을 때, 단 며칠도 좋고 장기라면 더더욱 좋다. 망설일 이유는 없다. '돌아와서 무엇을 할까?'라는 근심 대신 자기 자신을 믿고 배낭을 싸면 모든 일은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망성이지 마라.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면 어떤가? 내 자리가 어디 그것 하나뿐일까? 중요한 건 자신을 믿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319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할 필요도 없다. 어쩔 수가 없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다. 내가 문제의 빌미를 제공했고 내가 외국인이란 사실을 여유 있게 받아들이는 수밖에. 웃으며 털어버리는 방법밖에 없다. 그 여행이 준 경험은 오로지 당신의 것이다.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그 모든 경험은 소중할 수 있다.
여행을 한다고 바로 무언가가 남는건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여행하던 날들을 되돌아보면, 낯선 거리를 헤매고 다니던 시간은 평생 웃음 지을 수 있는 기억이 된다.  320
Posted by WN1
,

오랜만이다.
여행관련 책을 읽은것도 오랜만이고, 이 책을 다시 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책이 출간된 해에 읽었고, 다시 읽게 되었다.
우연하게 이 책이 소장되는 일이 생겨서 다시금 읽었다.
여행 무지 좋아한다.
저자처럼 배낭여행을 좋아한다. 워킹은 하지 못했지만 배낭여행으로 1년을 다니기도 하였다.
다녀본 나라를 세어보니 17개국 정도가 된다. 여러번 갔던 나라도 있었다.
그렇기에 여행관련 도서를 보면 재미보다, 지난추억보다 당장 떠나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간만에 밤잠을 설칠것 같다.

여행이 주는것은 좋은 경치 좋은 사람들 새로운 문화와 음식 추억들을 주지만, 그것들 보다 더 큰것은 여행은 나에게 세상을 품을 수 있는 마음을 키워주었다.  
그래서 여행은 중독된다.
지금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중독자들이 그렇듯이 힘이 없고 마음이 안잡힌다.
불쑥 땡처리라도 뒤져서 짧게나마 다녀 오게 된다.
그럴때면 또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은 .. 아쉬움..
그 아쉬움은 유유자적하게 그들에게 흡수되지 못하는 아쉬움에 더 긴 여행을 꿈꾸게 된다.
여행은 일단 질러야 한다.
저자처럼 무모하리만치 질러보지 않으면 처음가는 사람에게는 막연한 두려움이 생기게 마련이다.
우리는 무엇을 하든 해보지 않은것에는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일단 해보면 두려워할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여행도 그렇다.

떠나지 전에는 가지말아야 할, 가면 안될 이유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서며, 그렇게 되면 압도되어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저자도 표현하였지만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보면 여행이 결코 걱정하는 만큼, 걱정해주는 여러 사람들의 생각만큼 두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위중인 시위대 옆에서 구경을 하였던 그 시간에도 나는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고, 새로운 구경거리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그 시위는 대치하다가 부딪히기도 하였다.

물론 이렇게 이야기 한다고 여행이 결코 위험이 없는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의 긴장은 필요로 한다.
또한 정보를 필요로 한다.
정보가 있는만큼 여행은 더 즐겁고 알차고 비용절감을 시켜 준다.
또한 막연한 두려움도 막아준다.
이글을 쓰는 지금 벽에 걸린 세계지도에 계속 눈이 간다.....


일단 가 보고 안 되면 다시 돌아오면 된다! 경험상 보건대 무모함의 결실은 대개 달콤했다.  15

심장이 고동친다.  22

아는 만큼 보인다고 제대로 공부하고 떠나면 그만큼 시야가 넓어져 얻고 돌아오는 게 많다.  76

여행은 빈손으로 떠나도 돌아올 때는 항상 큰 보물을 얻어 온다.  78

눈에 보이는 표면적 사실만이 강력한 진실이 되고 마는 현대 문명권 사람들에게 갠지스 강은 타지마할처럼 심미안을 만족시켜 주진 않는다.... 여행에 있어 눈을 여는 것보다 마음을 여는 것이 중요한 건 이 때문이다.  88

인도를 일주일 다녀오면 블로그 하나를 만들고 한달을 다녀오면 책 한 권을 쓰지만, 1년을 다녀오면 인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게 된다. 인도는 그만큼 다양함이 존재하는 곳이다. 깊이를 알 수 없기에 더욱 매력적인 땅.  119

여행 안내서에 안 나와 있으면 어떤가, 길을 좀 잃으면 또 어떤가. 다시는 못 올 수도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한순간 한순간이 소중하지 않을까?  153

여행을 떠나면 매일 매일의 일상이 새로움의 연속이다.  158

잘 못 자고 잘 못 먹어도 상관없다. 하루 종일 걷는다고 해도 아무렇지 않다. 하지만 꼭 하고 싶은 것, 하지 않으면 후회로 남을 것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해야 한다!  163

여행은 만남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공간을 여행하지만 서로 다른 추억을 만든다. 각 사람들의 추억은 '뜻밖의 인연'으로 다르게 적히는 것이다.  219

길 떠날 채비 중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것은 선입견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색안경을 벗으면 여행은 새로운 발견연속이다.  279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280
 
Posted by WN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