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의 가치는 방대한 역사기록이나 최초의 정사라는 데에만 그치지 않는다. 진시황의 분서갱유(焚書坑儒)로 거의 공백상태가 되어 버린 중국 고대사를 복원하는데 중요한 계단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선진(先秦) 학술의 윤곽을 밝히는 데도 필수 도서로 취급되고 있다. 
한편 객관적인 서술이 생명인 역사서에서 진실을 왜곡하지 앟으면서도 진한 감정을 투영시킨 문학적 서술.
현실의 부정부채를 과감히 비판하고 정의와 의리를 찬송하는 내용으로 가득 찬 역사서는 사마천 이후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외에도 사마천은 자신의 불행한 운명을 되새기며 인류의 보편적 과제인 인간의 운명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탐구했다. 따라서 우리는 <사기>를 읽으며 인생의 의미, 처세의 태도, 인간간계 등에 대해 깊이 사색하게 된다.
단 한 권의 책이 문학, 사학, 철학을 포괄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 속에서 강자의 부당한 핍박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고 그와 동시에 약자에 대한 인류애적 동정심을 진하게 표현했다는 점은 경이롭다. 
사마천의 사기가 2,000여 년 전의 중국 역사책이지만, 인류 전체의 고전(古典)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책의 머리말에 있는 표현이다.

사마천의 사기는 이루 말로 표현할 필요가 없는 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책이며, 꼭 읽어보지는 않았더라도 이름을 여러번 들었을 책이다.
역사고전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책이면서, 저자의 표현처럼 문학 사학 철학을 두루 포괄하고 있는 책이기에 이 책은 누구나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쉽게 접근하기가 어려운 책이기도 하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사기 중국을 읽는 첫 번째 코드>에서처럼 해설서로 읽어 나가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책의 앞 부분은 <사기 중국을 읽는 첫 번째 코드>의 앞 부분의 설명과 중첩되기에 읽지 않아도 될 정도 였다. 엄밀히 말하면 이 책이 먼저 출간되었으니 <사기 중국을 읽는 첫 번째 코드>를 읽지 않아도 된다는 표현을 해야 하겠지만, 그렇게 되면 이야기가 틀려진다. 아무래도 뒤에 출간된 책이기에 해설이 추가되어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러니 나처럼 출간순서에 역행하여 읽는 사람이라면 이 책 <사기 본기>의 앞 부분 해설은 읽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 책은 본기를 다루면서 본기에서 우리가 부가적인 내용을 알게 되면 더 이해할 수 있는 해설을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라는 코너로 첨부해 놓았다.
그렇기에 좀 딱딱할 수 있는 본기에 도움을 준다. 

간단하게 본기를 살피고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것이란 생각이다.


본기 자체에 대해서는 앞으로 다른 저자의 본기를 더 읽을 계획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밑줄 긋지 않고 읽어 내려갔다. 해설과 함께 이전에 읽었던 기억을 되새기며 재미있게 읽어 나갔다. 인상적인 사람들과 그들의 업적들을 되새기고 저자의 해설을 통해 이전에 알지 못했던 내용들을 몇 가지 얻어가면서 ...

<사기>라는 책을 읽어가면서 서로 다른 편역자들의 책을 통해 사마천이란 한 사람에 대해서 점점 가까워 져 감에 따라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물론 편역자들도 사마천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추측한 것이긴 하지만 설득적인 내용들도 있고 조금은 덜 설득적이지 않은 내용들도 있지만 ...
사마천은 애처로운 시절을 살아간 사람이다.

어쩌면 약간의 판단 착오를 일으켰을 수도 있고 눈치를 너무 본 것일 수도 있는 삶이다.
어쩌면 억울하여 더 잘보이고자 한 것일 수도 있다. 
어쩌면 자신의 이성적인 판단을 어필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사마천을 더 알아가면서 사기가 아닌 사마천이란 사람에 대해 더 연구해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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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의 <사기(史記)>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물론 책을 멀리하는 사람이면서 아직은 어린 나이라면 모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있는데 올해 20살이 되는 누군가가 무슨 책을 읽느냐 묻기에 사기를 읽는다고 하니, '흠 내가 아는 사기는 사기치는 건데..'하며 말꼬리를 늘렸다.
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사기>는 모르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는 역사서이다.
워낙 유명하기에 사마천의 삶도 대부분 알고 있다. 궁형 즉, 거세되는 형벌을 당하면서까지 목숨을 부지하여 아버지인 사마담에게서 물려받은 역사서를 완성한다. 그것이 유명한 <사기>이다.  

몇 년만에 이 책을 다시금 읽는다.
책을 선정한 이유는 최근에 사기를 다시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계획을 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예전에 읽은 <사기>의 내용이 별로 기억나질 않고 그때와 지금 읽는 것은 차이를 가질 것이란 생각으로 그런 생각을 하였다. 이전에는 을유문화사의 사기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 번에 책을 선택한 건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가면서 미처 책 선정을 하지 않고 갔서 책을 둘러보다가 사기를 고른 것이다.
두꺼운 책들 사이에 얇은 책이 있다. 그것이 이 책이다. 물론 3권으로 엮여 있는 책이다. 하지만 단순하게 나는 얇은 사기라는 생각에 책을 선택한 것이다.
책이 잘 넘어간다. 들고 다니기에도 부담스럽지 않기에 골랐다. 3권을 모두 대출하고 예전에 읽은 을유문화사의 사기열전도 함께 대출하여 돌아왔다. 집에서 내가 이 책들을 모두 읽을것 같지는 않고 무엇을 할까 하고 다시 생각하다가 처음에 택한 얇은 사기를 선택하자하고 펼쳤다.
사기의 본기(12권) 열전(70권) 표(10권) 서(8권) 세가(30권) 을 모두 담았을리 없을 두께이기에 어떻게 서술되어 있는지 넘겨보는데, 본기 열전 세가를 딱히 구분하지 않고 서술함으로 편하게 접할 수 있게 만들어 진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 권마다 부록이나 설명들을 첨부하여 구성되어 있다.
3권을 모두 합하면 60권의 내용을 담고 있다. 

1권에서는 전체 사기의 대략적인 설명과 중국 역사의 큰 흐름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고 사기를 시작한다.
중국 역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앞서 소개되기에 <사기>를 좀 더 편하게 접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삼황오제 부터 중국 최초의 국가인 하나라, 은나라, 주나라, 서주, 춘추시대, 전국시대, 진나라, 한나라 까지 간단한 설명이지만 흐름을 보여줌으로 <사기>의 내용을 따라 가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어서 사기의 17가지의 내용이 나오고 책이 마친다.

읽은 소감으로는 쉽게 볼 수 있다는 느낌이 들어 마음에 든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야기의 진행을 따라 읽어가다보면 어느새 책의 마지막 페이지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3권을 읽고나면 다시금 <사기>전편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렇다면 <사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읽기에 부담을 가지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곳곳에 <사기>로 시작된 고사성어들이 나오는데 2권의 부록에서 정리를 해두었기에 여기서 기록은 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이유없이 몇 가지만 적어본다.

탕은 '맑은 물을 바라보면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백성들을 살펴보면 그 나라가 제대로 다스려지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39

춘추시대는 제후들간의 각축이 치열했다. 하여도 그 근저에는 왕을 높이고 오랑캐를 제거한다는 봉건적 질서가 깔려 있던 시대였다. 즉 왕을 보호한다는 대의명분 아래 패권을 잡은 제후들도, 상대방을 멸망시키기 보다는 공존하면서 질서를 유지했던 것이다. 
그러나 전국시대에는 명목상의 대의명분마저 사라지고 오직 먹느냐 먹히느냐의 사력을 다한 생존의 싸움만이 남게 되었다.  57

청나라의 학자 고염무는 그의 저서 <일지록(日知錄)>가운데 춘추시대와 전국시대의 차이를 설명한다.
첫째, 춘추시대에는 예(禮)를 숭상하고 신(信)을 중히 여겼으나, 저눅시대에는 그렇지 않았다.
둘째, 춘추시대에는 주 왕실을 숭앙하였으나, 전국시대에는 그런 일이 없다.
셋째, 춘추시대에는 제사를 중시하고 빙향(聘享)을 중히 여겼으나, 전국시대에는 그렇지 않았다.
넷째, 춘추시대에는 가문을 존중하고 성(姓)과 씨족을 따졌으나, 전국시대에는 그렇지 않았다.
다섯째, 춘추시대에는 나라 사이의 교제에 연회가 있었으며 시를 읊을 만한 여유가 있었으나, 전국시대에는 그러한 여유가 완전히 사라졌다.
여섯째, 춘추시대에는 외교적 차원에서 부고책서(赴告策書, 신임장)가 있었으나, 전국시대에는 없어졌다.  58

고조는 서기전 195년에 사망하였다. 재위 기간은 천하통일 후 고작 8년이었다. 그러나 한 왕조는 전한 후한을 합하여 400여년에 걸쳐 중국을 지배하였다. 한나라가 중국 역사에 끼친 영향은 실로 지대한 것이어서 한(漢)이라는 글자는 이후 중국을 대표하는 글자로 자리잡게 되었다. 지금도 중국의 문물을 말할 때 한문(漢文), 한족(漢族)등으로 표현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67


소진과 지백은 그 지혜가 출중(出衆)했지만 이익을 탐하는 데 마음이 빠져 있었기에 죽음을 당했소. 일이 매우 잘 되어갈 때 본연의 자세로 되돌아가 낮은 자리에 만족하거나 물러나 자중해야 하오.  241

슬기로운 사람도 천 가지 일을 생각하면 반드시 한 가지 실수가 나오고(천려일실 千慮一失), 어리석은 사람도 천 가지 일을 하다 보면 반드시 유익한 일을 하게 된다.  337

속담에도 '남의 수레를 얻어 탄 자는 그의 걱정을 제 몸에 실어야 하고, 남의 옷을 얻어 입은 자는 그의 근심을 함께 안아야 하며, 남의 음식을 얻어 먹은 자는 그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한다'고 했소, 이익에 사로잡혀 의리를 저버릴 수는 없는 일이오.  344

노자가 말한 '최고의 덕이란 언뜻 보아서 덕으로 보이지 않기에 더욱 덕이 되는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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