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가두면 공기가 되어버리니까. 

 난 바람이고 싶어.

 그래서 그냥 통과하게 높아두는 거야.

 가두지 않고."



어른이 된다는건, 몸만 뻣뻣하게 굳는것이 아니라 생각이 흘러가는 길까지 굳어지게 되는것.

중요한건 끝까지 유연성을 잃지 않는 것이다. 

마음도, 생각도, 몸도...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여행지에서 일어난 일들

여행지에서 향유하는 순간들

여행이 가져다주는 깨달음으로 

우리의 일상은 넉넉해진다.

때론 여행지에서 평소 시도하지 못했던 일들을

스스럼없이 해보기도 하며 

그 과정에서 또다른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래서 떠나면 떠날수록 내가 누구인지

더 잘 알게 되고 

길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삶이란 완전하지 못한 사람들이 서로를 채워주고 잘 서 있을 수 있도록 서로 지탱해주는 것이다. 내가 힘이 있을 때는 누군가에게 나의 어깨를 빌려주고 내가 힘들때는 누군가에게 기대하고 의지하는 것. 어떠면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이런 지혜를 얻기 위해 여행을 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말할때 우리는 길을 떠난다고 한다. 

'길로' 떠나는 것이 아니라 

'길에게' 떠나는 것이 아니라 

'길을' 떠난다고 말한다.

여행은 새로운 길로 떠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가던 길을 내려놓거나 지금 가고 있던 그 길을 떠나 

잠시 안녕,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게 익숙한 그 길과

다시 돌아왔을대 변한건 길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익숙한 길을 걷다 멈출 줄 아는 용기

익숙한 것들을 내려놓을 줄 아는 용기

그것이 여행이 길을 떠난 자에게 주는 선물이다.



사람의 마음에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는 것일까.

나는 그 흘러가는 시간의 어디쯤 와 있는 것일까.



여행에는 흔적이 남는다. 

잠시 머문곳이든 매일 아침 지나던 길이든 '안녕'하고 눈 인사를 나눴던 사람이든 스쳐간 것들은 그렇게 기억되고 또 추억이 된다.



내가 가는 모든 길이, 선명하게 보여야 안심할 수 있다는 새악도 어쩌면 욕심일지도 모른다.

때로는 보이지 않는 길이 더 평화롭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여행하는 방법은 또 달라질 것이다.

삶을 대하는 방법이 달라지듯 떠나는 방법도 달라지고

또 머무는 방법도 달라지겠지.

이렇게 변화할 수 있어서 그렇게 변하는 나를 보게 해주어서 참 고맙다.

여행이라는 친구에게.


내가 하는 일

내가 가는 곳

내가 먹는 것

내가 만나는 사람은 거의 정해져 있다.

그것을 깰 수 있는 건 

여행뿐이다.



여행은 애인처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 오르는 것.

남루해진 마음이 쉬고 싶을 때나 삶이 푸석거리고 재미없을때 언제나 달뜬 마음으로 꿈꾸게 되는 것. 자랑하고 싶으면서도 나만의 것으로 남겨 두고 싶은 것.

어디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든 그 자체로만으로도 충분한 것.

아무리 시간을 많이 보내고 머물렀던 곳을 또 지나간다해도 언제나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는 것.

여행은 애인처럼 친구들은 부러워하지만 엄마 아빠에게는 왠지 미안한 것.



여행은 스스로 써내려가는 옴니버스 영화의 시나리오 일지도 모른다. 

큰 세트는 일단 정해져 있고, 그 공간을 어떻게 꾸밀것인지는 나에게 달려 있다.

혼자 독백하듯 모놀로그 스타일로 이야기를 전개할 것인지, 각각의 등장인물을 적절히 넣어 흥미있는 에피소드로 풀어갈 것인지는 순전히 글을 쓰는 나의 몫이다. 길을 물어보는 짦은 에피소드에 한 명을 등장시키더라도 이야기를 풍성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면 여행이 즐거워 진다.  



'잠시 내 손에 머물다 가는 것들을 잘 놓을 줄 안다면 내가 진정으로 소유할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안다면 인생을 여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쉬울 것 같다.' -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인생은 머무르지 않고 흐르는 것.

세월이 흐르듯, 삶이 흘러가듯, 시간도 흐르고 인연도 흐르는 것.

내가 할 일은 애써 잡으려고 발버둥치는게 아니라 그것들이 내게 잠시 머무는 동안 아끼고 사랑해주는 것이다.

함께 흘러갈 수 있도록 기대하며 같이 있는 동안 즐거워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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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남은 도피가 될 수 있었지만

떠나 있음은 또 다른 삶의 연속이었다.  156


기다림은 

어쩌다 저질러버린

키스의 뒷감당 같은것

아쉬움은 인색했던 사랑 고백처럼

멀어져갈 뿐.  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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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는 말했다. "고독이 두려우면 결혼하지 마라."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고독이 두려우면 여행하지 마라."  9


이야기꾼의 의도는 언제나 듣는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에 사로 잡히도록 하는 것이며, 그의 눈을 반짝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햄릿>의 서두에서, 햄릿의 아버지 유령이 한 말은 여행 작가의 이런 의도를 이상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가볍디가벼운 한마디로 네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젊은 피를 얼게 하며, 

네 두 눈을 궤도 이탈한 별처럼 만들고,

땋아서 묶어놓은 머리채를 풀어놓고,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을 세울 수 있으리라.'  10-11


여행의 기쁨, 그리고 그것에 대한 글들이 이 모음집의 주제이다. 무론 여행의 고통도 일부 포함될 것이다. 그러나 기억 속의 고통은 서정적인 향수를 자아내기도 한다.  12


일단 움직여야하고 또 어디로 갈지를 알아야 한다. - D. H. 로렌스 <바다와 사르디니아>  16


관점은 여행을 떠나야 비로소 변화한다. 길이 아주 갑자기, 전혀 예상치 못하게, 변명의 여지도 없이 아주 단호하게 방향을 틀거나 급경사로 바뀔 때, 비로소 우리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 모든 것들을 보게 된다. - 제임스 볼드윈 <산 위에 가서 말하라>


오랫동안 떠난 당신은 다른 사람으로 돌아온다. 당신은 결코 갔던 길을 되돌아오지 않는다. - <아프리카 방랑>  17


여행은 마음의 상태이다.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얼마나 이국적인 곳에 있는지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여행은 거의 전적으로 내적인 경험이다. - <신선한 공기의 마니아>  18


여행이 무엇이든 그것은 꿈꾸고 기억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낯선 풍경 속에 앉아 있으면, 그동안 무시무시하게 여겨졌던 온갖 사람들이 나를 찾아온다. 때로는 낯선 침대에서 악몽을 꾸기도 하고, 수년 동안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는 사건들을 머릿속에 다시 떠올리기도 한다. 그러나 거리에서 들려오는 소음 때문에, 혹은 재스민의 강렬한 향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다시 잊는 것인지도 모른다. - <신선한 공기의 마니아>


인생의 다른 경험들도 그렇듯이, 여행에서도 한 번으로 족할 때가 많다. - 헤라클레스의 원주>


여행을 하다 보면 나를 붙잡으려 하고 부모처럼 굴면서 나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에게 등을 돌리고,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이 떠날 수 있는 것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 <바다에 면한 왕국>  19


모든 여행은 순환적이다.. 장대한 여행이란 영감을 얻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일 뿐이다.- <유라시아 횡단 기행>


내가 방금 도착한 장소에 대해 어느 누구도 이야기한 적이 없다는 것, 바로 이 감정 때문에 나는 여행을 하고 싶어 한다. 이것은 내가 어디론가 떠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다. - <헤라클레스의 원주>  20


여행에는 삶을 바꿔놓는 마술적 가능성이 있다. 어떤 장소에 홀딱 빠져 그곳에서 새 삶을 시작하고,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동방의 별로 가는 유령 기차>


행복은 바람직한 것이지만 여행자에겐 진부한 주제일 뿐이다. - <아프리카 방랑>  21


여행 중에 발명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가 [기쁨]이라는 시에서 아름답게 표현한 견해와도 같다. 우리가 세상과 마주할 때 "모든 것은 처음으로 생겨난다." "여성을 끌어안는 남자는 모두가 아담이며" "어둠 속에서 성냠을 켜는 사람은 모두가 불을 발명하고 있다"라고 한 것처럼, 스핑크스를 처음으로 보는 사람은 모두가 그것을 새롭게 보고 있다. "사막에서 나는 방금 조각된 젊은 스핑크스를 보았다... 모든 것은 처음으로, 그러나 영원히 생겨난다." - <아프리카 방랑>


여행은 살면서 경험하느 가장 슬픈 기쁨 중 하나이다. - 슈타엘 부인 <코린느 혹은 이탈리아>  22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크든 작든 두 힘 사이의 갈등이 존재한다. 하나는 은밀한 자유에 대한 갈망이고 다른 하나는 넓은 장소로 나아가려는 충동이다. 하나는 내향성, 다시 말해 왕성한 사고와 환상의 내면세계로 향한 관심이고 다른 하나는 외향성, 다시 말해 사람들과 구체적인 가치들이 존재하는 바깥 세계로 향한 관심이다.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러시아 문학 강의>  23


최상의 여행은 혼자 하는 여행이다. 보고 조사하고 평가하기 위해 여행자는 홀로여야 하고 또 홀가분해야 한다. 여행자에게 타인은 방해가 될 수 있다. 타인은 자신의 두서없는 인상들을 여행자에게 밀어 넣기 때문이다. 말동무가 될 만한 사람들은 여행자의 견해에 방해가 될 것이다. 반면에 지루한 사람들은 "이것 봐, 비가 내리네" 또는 "여기 나무가 굉장히 많은데" 같은 허튼소리로 침묵을 망치고 주의를 흩뜨릴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곁에 있으면 사물을 분명히 보고 똑바로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중요한 것은 다소 진부하더라도 자신의 감정에 비추어 특별하고 흥미로운 비전을 포착하기 위한 고독의 투명함이다. - <낡은 파타고니아 특급>  23-24


최고의 여해을 위해서는 단절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 있는 곳에 집중하라. 집에 돌아갈 채비를 하지 마라. 어떤 일거리도 떠맡지 마라. 연락 두절의 상태로 있어라. 떨어져 있어라.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당신과 어떻게 접촉할 수 있는지 사람들이 모른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당신이 지금 있는 곳만을 생각하라. 이것이 여행의 이론이다. - <동방의 별로 가는 유령 기차>  24


여행에서 주용한 것은 홀로 도착하는 것, 유령처럼, 해 질 녘 낯선 지방에, 불이 훤한 중심지 대신에 뒷문으로, 대도시에서 수백 마일 떨어진 나무가 울창한 시골에, 주민들이 이방인을 본 적이 별로 없지만 친절히 맞이해주는 곳에, 그러나 주민들이 방문객을 다리 달린 돈으로 보지 않는 곳에 도착하는 것이다. - <동방의 별로 가는 유령 기차>  25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은 날에는 체중이 10킬로그램 이상은 줄어든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이틀 연속 말을 하지 않은 날에는 내가 사라져버릴 것 같은 두려움에 빠졌다. 침묵은 나를 투명인간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익명으로 남는 것은, 그런 상태로 흥미로운 장소를 여행하는 것은 떨쳐버릴 수 없는 유혹이다. 그것은 중독된다. - <바다에 면한 왕국>  26


여행자의 또 다른 자만은 자신이 본 것을 아무도 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자신이 지나간 길로 풍경을 대체하고 자신이 겪은 사건만을 중요하다 여긴다. 이 점에서 여행자는 착각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런 착각이 전혀 없다면 여행자는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것이다. - <바다에 면한 왕국>  28


여행이란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사는 것이다. - <동바의 별로 가는 유령 기차>  29


큰 도시들은 내게 도착지처럼 보인다. 여행자를 벽으로 둘러싸며 멈추게 하는 곳, 거대한 건물들이 여행자에게 "이제 도착했습니다"라고 속삭이는 종점의 의미 외에 아무것도 없는 곳처럼 보인다. - <헤라클레스의 원주>  30


내게 최고의 여행은 언제나 어느 정도의 침범을 포함하고 있다. 위험은 여행자에게 도전이자 초대이다. 모험을 파는 것은 여행 산업의 한 주제가 되었으며, 여행은 전리품이 되었다. - <신선한 공기의 마니아>  31


모든 장소는, 그곳이 어디든 무엇이든 상관없이 방문할 가치가 있다. 그러나 방문객이 뜸하고 사람들이 여전히 전통적인 삶을 살고 있는 장소가 내게는 가장 가치 있어 보였다. 왜냐하면 이런 곳은 가장 응집된 곳이기 때문이다. 이런 곳은 해독 가능했고, 거의 언제나 나를 고양시키는 것처럼 느껴졌다. - <헤라클레스의 원주>  32


소설을 쓰는 것과 가장 비슷한 일은 낯선 풍경 속을 여행하는 것이다. - <바다 괴물들을 지닌 일출>  35


보통 여행자들은 대담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의 죄스러운 비밀은 여행이 지상에서 시간을 보내는 가장 게으른 방법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여행은 뼛속까지 게으른 일이며, 교묘하고 빈둥거리는 회피이다. 다른 사람들의 사생활을 침범하면서 우리의 뚜렷한 부재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고, 방랑하는 식객으로서 아주 불쾌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 <동방의 별로 가는 유령 기차>  36-37


여행자는 낭만적인 관음증 환자 주에서도 가장 탐욕스러운 사람이다. 그리고 여행자의 인격 속 꼭꼭 숨겨진 부분에는 허영과 건방짐, 거의 병적이라고 할 수 있는 허언증이 있다. 여행자의 최악의 악몽이 비밀경찰이나 주술사, 말라리아가 아니라, 다른 여행자와 만나는 일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호기심도 있다. 심지어 가장 소심한 환상가들도 때때로 그들의 환상을 수행하는 만족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때때로 신속히 떠나야만 한다. 무단침입은 어떤 이들에게는 즐거움이다. 게으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목적 없는 기쁨이야말로 순수한 기쁨이다." - <동방의 별로 가는 유령 기차>  37


여행은 편견, 완고함, 편협함에 치명타를 날린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여행이 몹시 필요하다. 인간과 사물에 대한 광범위하고 건전하며 누그러운 견해를 일생 동안 지구의 한 작은 구석에서 무기력하게 지내는 것으로는 얻을 수 없다. - 마크 트웨인 <마크 트웨인 여행기>  38


여행자는 사람들의 누넹 그 본연의 모습으로 비쳐야만 한다. 하느님의 천국에 살 가치가 있는 사람이어야만 한다. 그리고 종교 없이도 살 수 있어야 한다. 그는 닳아빠진 셔츠를 입었지만 순수한 인간의 심장을 가졌으며 오래 고통받는 사람이다. 비록 길이 해악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할지라도, 그는 세계의 끝까지 여행할지도 모른다. - C. M. 다우티 <아라비아 사막에서의 여행>  39


여행기와 소설의 차이는 눈에 보이는 것을 기록하는 것과 상상으로 아는 것을 발견하는 것의 차이이다. - <유라시아 횡단 기행>


인간적인 어떤 것이 기록될 때, 훌륭한 여행기가 탄생한다. - <지구의 끝으로>  41


나는 개가 걷는 속도로 여행했을 때 내가 최고의 여행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가드너 맥케이 <지도 없는 여정>  43


모든 진정한 연애가 그 나라 말을 거의 모르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지만, 매혹적인 어둠으로 더 깊이 끄는 외국으로의 여행처럼 느껴진다면, 모든 외국 여행도 연애가 될 수 있다. 거기서 우리는 자신이 누구이며 누구와 사랑에 빠졌는지를 골똘히 생각한다.. 모든 훌륭한 여행은 사랑과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으로부터 옮겨져 공포와 경이의 한가운데에 놓이는 것이다. - 피코 아이어 <우리는 왜 여행하는가>  46


그는 자신을 관광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여행자였다. 그는 그 차이가 부분적으로는 시간의 차이라고 설명하곤 했다. 관광객이 일반적으로 몇 주 후나 몇 달 후에 집으로 서둘러서 되돌아가는 반면, 여행자는 한 장소나 그다음 장소에 똑같이 속해 있다. 여행자는 몇 년에 걸쳐 지구의 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으로 천천히 움직인다. - 폴 볼스 <셸터링 스카이>


관광객은 자신이 어디에 와 있는지 모르고, 여행자는 자신이 어디로 갈지를 모른다. - <오세아니아의 행복한 섬들>


관광은 진짜 게으른 사람을 즐겁게 하는 행위이다. 왜냐하면 관광은 고대를 유심히 들여다보고 엿듣는 학문과 매우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 <유라시아 횡단 기행>  47


여행은 휴가가 아니며, 대개는 휴식의 정반대이다. - <낡은 파타고니아 특급>  48


사치는 관찰의 적이며, 당신이 아무것도 의식하지 않는다는 좋은 기분을 불러일으키는, 비용이 많이 드는 탐닉이다. 사치는 우리를 망치고 어린애 취급하며 우리가 세계를 아는 것을 막는다. 이것이 사치의 목적이다. 또한 이것은 호화 유람선들이나 값비싼 호텔들이 마치 다른 별에서 온 것 같은 어리석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이유이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부자들은 결코 경청하지 않는다. 또한 그들은 비싼 생활비에 대해 끊임없이 투덜댄다. 실제로 부자들은 대개 자신이 가난하다고 불평했다. - <동방의 별로 가는 유령 기차>  48-49


관광은 정적인 사회에서 가장 활발하게 추구되며, 대개 기동력 있는 부자들이 기동력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저지르는 분별없고 서툰 방문이다. - 낡은 파타고니아 특급>


사람이 큰돈을 벌고 나면 좋지 않은 청취자가 되고, 참을성 없는 관광객이 된다. - <헤라클레스의 원주>  49


도보로 아프리카의 국경을 넘은 일이 없는 사람은 그 나라에 들어간 적이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수도의 공항은 단지 신뢰를 얻기 위한 속임수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나라의 가장자리에 있는 먼 국경은 이 나라의 중심을 이루는 현실이다. - <아프리카 방랑>  52


기차를 타고 가는 여정은 여행이다. 그 밖의 탈것들, 특히 비행기를 타고 가는 과정은 그저 이동일 뿐이다. 여행은 비행기가 착륙할 때에야 비로소 시작된다. - <유라시아 횡단 기행>  54


기차만큼 자세한 관찰을 유발하는 운송 수단은 없을 것이다. 비행기 여해에 대한 문학은 존재하지 않으며 버스 여행에 대한 문학도 그리 많지 않다.

기차는 누구든 그 안에서 마음 내키는 대로 자고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글을 쓸 수도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다. 지나치는 풍경과 기차 자체가 깊은 인상을 남긴다. 비행기 여행은 늘 똑같지만 기차 여행은 언제나 새롭다.  66


여행에서 해 질녘 기차에 올라 춥고 떠들썩한 도시에서 침대칸 문을 닫고는, 아침에 새로운 위도에 도착하리라는 것을 예감하는 것보다 멋진 일은 없는 것 같다. - <낡은 파타고니아 특급>


재즈의 반은 철도 음악이며, 기차의 운동과 소음은 재즈의 리듬을 갖고 있다. 이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재즈의 시대는 또한 철도의 시대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음악가들은 기차로 여행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예 여행을 하지 않았고, 약동하는 템포, 덜컹거리는 소시, 쓸쓸한 휘파람 소리가 노래들 속으로 들어왔다. 노선이 지나가는 철도 주변의 소도시들도 노래들 속으로 들어왔다. - <낡은 파타고니아 특급>  67-68


기차는 운송 수단이 아니라 그 지방의 일부이며 일종의 장소이다. - <중국 기행>


기차는 최소한의 위험으로 최대한의 기회를 제공한다. - <유라시아 횡단 기행>  70


즐거움을 주된 목적으로 삼는 글 중에서 아마도 여행기나 항해기보다 즐겁거나 유익한 것은 없을 것이다. 당연히 그래야 하듯이 그 글이 즐거움과 인류에 대한 정보라는 양 측면을 목적으로 쓰였다면 말이다. 거기에다가 여행자들의 대화가 열렬히 추구된다면, 전반적으로 더 교훈적이고 재미있어질 것이므로, 그들의 책은 훨씬 더 유쾌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 헨리 필딩 <리스본 항해기> 


인간의 관습과 풍속이 모든 곳에서 똑같다면, 언덕과 계곡과 강이 다르다고 해도, 여행만큼 따분한 일은 없을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가 지구의 얼굴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시점들은 여행자에게 그의 노동에 걸맞은 만족을 거의 주지 못할 것이다. - 헨리 필딩 <리스본 항해기> 85


내가 여행 생활을 하면서 내내 존경해온 여행가는 작가 더블라 머피이다. ..

그녀는 결혼한 적이 없었지만 레이첼이라는 딸이 있었다. 그녀는 딸을 홀로 키우면서 인도, 발티스탄, 남미, 마다가스카르 등 어디든지 데리고 다녔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썼다. "아이와 함께 있다는 것은 당신이 공동체의 선의를 신뢰한다는 점을 역설한다."  88-89


'여행할 나라를 선택하라

여행 안내서를 활용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들을 확인하라

그런 뒤 그 반대 방향으로 가라'

이 조언은 정치적 정당성에 어긋나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여행자와 관광객을 뚜렷하게 구분 짓는 것이 '속물적'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은 또한 현실적이기도 하다. 현실 도피적인 여행자는 공간, 고독, 침묵을 필요로 한다. 비극적이게도 나는 길이 나면서 자연 서식자가 사라져가는 것을 수차례 목격해왔다.  90


'역사를 열심히 공부하라'

어떤 종교의 역사에 대해 무지한 채 여행한다면 어떤 것이나 어떤 사람의 '이유'를 이해할 수 없게 된다... 당신의 여행에 새로운 차원을 더해 주리라고 믿는다 해도, 전문적인 사회학적 혹은 정치적인 연구는 불필요하다. 그러지 않아도 여행을 하다 보면 현 정치 상황이 충분히 드러날 것이다... 여행하기 전에 종교적이고 사회적인 금기 사항들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배워라. 그런 뒤 이 금기들을 성실하게 존중하라. 선물로 돈을 주는 것이 부적절한 곳에서 어떤 대체물이 그 역할을 행하는지를 알아내라.  91-92


'혼자 여행하거나 사춘기 이전의 아이와 함게 여행하라'

어린이의 존재는 공동체의 선의에 대한 당신의 신뢰를 강조할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인종이나 문화적인 차이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92


'주의하되 소심해지지 마라'

단지 용감하거나 무모한 사람들만이 지도에 표기되지 않은 곳을 혼자 여행한다는 것은 아무 근거가 없다. 사실 현실도피주의자들은 극도로 주의 깊다. 이것이 그들의 특징이며 생존 메커니즘의 본질적인 구성 요소이다. 그들은 출발 전에 가능한 위험들을 검토하고, 일어날 법한 위험에 대처할 준비를 한다. 

여기에 기질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병이 반쯤 비었는가 혹은 반쯤 찼는가? 왜 집에 편안히 있지 않고 외국에서 당신의 뼈를 부러뜨리려고 하는가? 낙천주의자들은 재앙이 발생할 때까지 믿지 않고, 그래서 두려워하지도 않는데, 이는 용감함의 반대라고 할 수 있다.  96


존 스타인벡 : 여행에 대한 글쓰기는 개미탑을 쌓는 행위이다. 

그것은 형태도, 모양도, 목적도 없고, 심지어 요점도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그것은 가장 예리한 사실주의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내 주위에서 보이는 것은 개미가 파낸 흙이 땅 위에 쌓인 개미탑처럼 목적과 요좀이 없기 때문이다. - 1961년 7월의 편지 <스타인벡:편지 속의 삶>  103


여행할 때, 지식을 집으로 가져오고 싶다면 몸에 지니고 와야 한다. - 새뮤얼 존슨의 말, 제임스 보즈웰의 <존슨의 생애>중에서  149


여행가의 조건 - 당신이 건강하고, 모험심이 강하며, 재산이 적당히 있고, 마음을 특정 대상에 집중할 수 있다면 여행하라. - 프랜시스 골턴  201


강력한 사람이 반드시 가장 뛰어난 여행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일을 최상으로 이루는 데 관심을 갖는 사람이 가장 뛰어난 여행가가 된다. - 프랜시스 골턴


따분한 여행은 일행을 서로 화나게 하기 쉽다. 그러나 여행가는 힘든 상황에서도 그의 의무에 최선을 다한다. 그는 두 배로 친절하게 대하고, 모욕적인 말을 점잖게 받아들이며, 응수하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하는 것을 의무라고 여긴다. 이러한 때에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너무 딱딱하게 구는 것은 과잉일 뿐이다. 왜냐하면 정작 어려운 것은 말다춤을 하는 것이 아니라 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프랜시스 골턴  202


한두 가지 시련은 대부분의 위대한 여행기들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여행자는 유쾌하고 수월한 여행으로부터 벗어나 운 나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런 뒤 시련은 책에 진지함과 깊이를 더해준다. 그 결과 우리는 여행자를, 자신의 한계를 시험당하는 한 사람의 본성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205


일반적으로 영국인의 여행의 역사는 햇빛을 찾아 떠난 역사이기도 하다.  220


여행자는 이방인이다.  228


이방인이 되는 것은 어렵다. 여행자는 아무 권력도 영향도 알려진 정체성도 없다. 이것은 여행자에게 낙천주의와 가슴이 필요한 이유이다. 왜냐하면 확신 없는 여행은 비참하게 끝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여행자는 익명이고 무지하고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에게 휘둘리거나 속기 쉽다. 여행자는 '미국인' 혹은 '외국인'으로 알려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거기에는 어떠한 권력도 없다.  230


나는 어떤 곳에 가기 위해 여행하지 않는다. 나는 단지 여행할 뿐이다. 나는 여행을 위해 여행한다. 중요한 일은 움직이는 것이다. 우리의 삶을 위해 필요한 것과 장애물을 좀 더 가까이에서 느끼기 위해, 문명의 이 깃털 침대로부터 내려오기 위해, 그리고 잘린 부싯돌들이 뿌려진 지구를 이 발밑에서 느끼기 위해.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당나귀와 함게한 세벤느 여행>


여행은 기껏해야 자서전의 단편일 뿐이다.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세벤느 일기:프랑스 고산 지대 여행에 대한 노트>  239


나는 기차 여행의 주된 매력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기차는 우리를 목적지로 데려간다. 기차는 스쳐 지나가는 장면을 거의 방해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은 그 지방의 차분함과 정적으로 가득 차게 된다. 그리고 날듯이 달리는 차량들 안에 우리가 머물러 있는 동안, 사념은 기분이 내키는 대로 인적이 드문 정거장에서 내린다.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질서 잡힌 남쪽>  240


모든 진지한 순례자는 순례의 장소를 발로 여행한다. 걷는다는 것은 정신적인 행위이다. 홀로 걷기는 우리를 명상으로 이끈다. 순례를 가리키는 한자는 '산에게 경의를 표함'이라는 뜻이다.  244


보행자는 사물을 명료하게 본다. 보행자의 머리 위의 태양, 보행자의 얼굴을 스치는 바람, 보행자의 발밑에 있는 땅 등.  253


신성화된 걷기는 육체적인 운동과 혼동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걷기는 요가나 정신적인 행위에 더 가깝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말하는 걷기는 병자가 정해진 시간에 약을 먹고 아령이나 의자를 드는 운동과 전혀 다르다. 걷기는 하루 일과이며 모험이다." 걷기는 사고의 과정과 분리될 수 없기 때문에, "걸을 때 반추하는 유일한 동물인 낙타처럼 걸어야 한다. 어떤 여행자가 워즈워스가 하인에게 그의 주인의 서재를 보여달라고 부탁했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여기가 그의 도서관이에요. 그러나 그의 서재는 야외랍니다.'"  261-262


모트 로젠블룸.. 나는 그가 40년 이상 먼 곳들을 여행할 때 도움이 되었던 몇 가지 여로의 규칙들을 제공해달라고 부탁했다..

셋 - 많은 메모를 하고, 해독할 수 없게 되기 전에 메모들을 재독하라. 아니면 그건 단지 나에게만 해당될지도 모른다. 지금은 녹음기가 신뢰할 만하다. 하나 가지고 다녀라. 당신이 놓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놀랄 것이다. 

열 - 어떤 먼 곳에 도착하자마자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빠져나가는 가장 빠른 길을 알아내는 것이다. 즉 버스나 기차나 비행기 시간표를 체크하라. 어떻게 떠나는지를 미리 알아야 한다.  355-358


레비스트로스는 그의 여행기인 <슬픈 열대>

그는 철학자로 훈련받았지만, 인류학과 언어학의 탁월한 이론가였다. 그는 또한 신화학의 해설자였고 구조주의의 서술자였다. ..

여행은 보통 공간의 이동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것은 부적절한 개념이다. 여행은 공간, 시간, 사회 계층에서 동시에 발생한다. 각각의 인상은 이 세 개의 축에 공동으로 연관될 때에만 규정될 수 있다. 그리고 공간은 본질적으로 3차원이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여행에 대해 적절한 묘사를 하려면 다섯 개의 축이 필요하다. - <슬픈 열대>


여행자가 여행을 통해 자신의 문며오가 근본적으로 다르고 이상하게 느껴지는 문명과 접촉했던 시대가 있었다. 지난 수 세기 동안 그러한 예는 점점 줄어들었다. 현대의 여행자는 인도를 방문하든 미국을 방문하든, 생각보다 덜 놀란다. - <슬픈 열대>


아마도 그때의 여행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이었을 것이다. 그것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막보단느 내 마음의 사막에 대한 탐험이었다. - <슬픈 열대>  359-360



하나 - 집을 떠나라.

둘 - 혼자 가라.

셋 - 가볍게 여행하라.

넷 - 지도를 가져가라. 

다섯 - 육로로 가라.

여섯 - 국경을 걸어서 넘어라.

일곱 - 일기를 써라.

여덟 - 지금 있는 곳과 아무 관계가 없는 소설을 읽어라.

아홉 - 굳이 휴대전화를 가져가야 한다면 되도록 사용하지 마라.

열 - 친구를 사귀어라.  488-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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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맨 - '보통 사람'이라는 뜻.  63


흙은 관의 나무 뚜껑 위에 떨어지면서 사람의 존재 안으로 빨려드는 소리를 냈다.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이 없는 소리였다.  64


아버지를 묻는 이 일이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65


예순다섯 살이었으며, 막 퇴직을 했고, 이제 세번째로 이혼한 상태였다. 그는 메디케어(의료보험의 한 종류)를 받았으며,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기 시작했고, 변호사와 함께 앉아 유언장을 작성했다. 유언장을 작성하는것-그것은 나이가 드는 것, 심지어는 아마도 죽어가는 것에서 가장 좋은 부분일 것이다. 유언장을 작성하고, 시간이 흐르면 갱신하고 수정하고, 유언장을 다시 작성하는 문제를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보는 것.  68


이 사악한 새끼들!(그의 아들들) 삐치기만 잘하는 씨발놈들! 할 줄 아는 게 비난밖에 없는 이 조그만 똥 덩어리들! 내가 달랐고, 일을 다르게 처리했다면 모든 게 달라졌을까? 그는 자문해보았다. 지금보다 덜 쓸쓸할까? 물론 그렇겠지! 하지만 이게 내가 한 짓이야! 나는 일흔하나야. 나는 이런 인간이 된 거야. 이게 내가 여기 오기까지 한 일이고, 더 할 말은 없어!  102


모험 없이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그는 생각했다. 아무것도, 아무것도-역효과를 내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별 볼일 없는 그림을 그리는 것조차도!  108


위로를 얻고자 하는 소망은 하찮은 것이 아님을 그는 깯라았다. 더군다나 기적적으로 아직도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에게서.  112


(피비, 둘째 부인)"이 여자는 당신한테서 세실리아를 없애주고, 훌륭한 딸을 낳아주고, 당신 인생을 완전히 바꿔줬어. 그런데 당신은 그 여자를 위해 뭘 해야 좋을지 몰랐어. 덴마크 년하고 그 짓을 하는 것 말고는 말이야... 모든 일의 기초는 신뢰야. 안 그래? 안 그래?"  126


"거짓말은 정말 경멸스러운 방식으로 값싸게 다른 사람을 통제하려는 거야. 다른 사람이 불완전한 정보에 따라 행동하는 걸 지켜보는 거야. 다른 사람이 수모를 겪는 걸 지켜보는 거라고, 거짓말은 아주 흔하지만, 당하는 쪽이 되어보면, 그건 정말 경악스러운 거야. 당신 같은 거짓말쟁이들에게 배신을 당하는 사람들은 점점 많은 수모를 겪게 돼. 그러다보면 마침내 당신도 그 사람들을 전보다 하찮게 여길 수밖에 없어, 안 그래? 당신처럼 능숙하고 집요하고 사악한 거짓말쟁이들은 언젠가는 틀림없이 자신에게 심각한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거짓말을 한느 상대한테 그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게 될 거야. 아마 스스로 거짓말을 한다는 생각조차 못할 거야. 거짓말이 섹스도 안 하는 가여운 짝의 감정을 고려해주는 친절한 행동이라고 생각하겠지. 자기 거짓말이 미덕이고, 자기를 사랑하는 얼간이를 향한 관용의 행도잉라고 생각할 거야. 하지만 이건 그냥 이거야. 빌어먹을 거짓말이라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빌어먹을 거짓말이란 말이야. 야, 이런 짓을 계속할 필요가 뭐가 있어. 이런 일은 다 너무 잘 알려진 거잖아.  127


"뜨거움은 사라졌어. 아내도 나이가 들어 예전의 그 여자가 아니거든. 하지만 아내는 육체적 애정이 있는 걸로 충분해. 그냥 침대에 남편과 함께 있는 거. 아내는 남편을 안고, 남편은 아내를 안고, 육체적 애정, 부드러운 태도, 동지애, 친밀함... 하지만 남편은 그걸 받아들일 수가 없어. 남자는 없으면 살 수가 없거든. 그래, 하지만 이봐요, 당신은 이제 진짜로 없이 살게 될 거예요. 많은 것 없이 살게 될 거야. 없이 산다는 게 도대체 뭔지 제대로 알게 될 거야!"  128


어떤 의미에서는 각오를 하고 있었지만, 또 어떤 면에서는 이게 각오한다는 게 불가능한 일이잖아요. 집에 와보니 이미 쓰러져서 죽은 상태더라고요. 끔찍한 충격이었어요.  148


그는 어머니와 아버지와 전화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어 자신의 에스프리를 소생시키고 싶었다. 그러나 그가 알게 된 것은 삶의 종말이라는 피할 수 없는 맹공격이 가져온 결과 전체와 비교하자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가 긴 직장생활 동안 사귄 모든 사람의 괴로운 사투를 알았다면, 각각의 사람들의 후회와 상실과 인내가 담긴, 공포와 공황과 고립과 두려움이 담긴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알았다면, 이제 그들이 떠나야 할 것, 한때 그들에게 생명과도 같았던 그 모든 것을 알았다면, 그들이 체계적으로 파괴되어가는 과정을 알앗다면, 그는 하루 종일, 또 밤늦도록 계속 전화기를 붙들고, 전화를 적어도 수백 통은 해야 했을 것이다. 노년은 전투가 아니다. 노년은 대학살이다.  162


자신이 없애버린 모든 것, 이렇다 할 이유도 없는 것 같은데 스스로 없애버린 모든 것, 더 심각한 일이지만, 자신의 모든 의도와는 반대로,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 없애버린 모든 것을 깨닫자, 자신에게 한 번도 가혹하지 않았던, 늘 그를 위로해주고 도와주었던 형에게 가혹했던 것을 깨닫자, 자신이 가족을 버린 것이 자식들에게 주었을 영향을 깨닫자, 자신이 이제 단지 신체적으로만 전에 원치 않았던 모습으로 쪼그라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수치스럽게 깨닫자, 그는 주먹으로 가슴을 치기 시작했다. 그의 자책에 박자를 맞추어 쳤다. 신장제세동기를 불과 몇 센티미터 차이로 빗나갔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이 어디가 부족한지 랜디나 로니보다 훨씬 잘 알 수 있었다. 보통 냉정하던 이 사람은 마치 기도하는 광신자처럼 사납게 자기 가슴을 쳤다. 이 실수만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실수, 모든 뿌리 깊고, 멍청하고, 피할 수 없는 실수들로 인한 가책에 시달리다-자신의 비참한 한계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면서도, 마치 삶의 모든 파악할 수 없는 우연을 스스로 만들기라도 한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그는 큰 소리로 말했다. "심지어 하위도 없어! 이렇게, 심지어 하위도 없이 끝이 나다니!"  164-165


그는 세 번 이혼했다. 한때 헌신보다는 비행과 실수로 더 유명했던 연쇄 남편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계속 혼자 감당해 나가야 할 터였다. 이제부터는 모든 걸 혼자 처리해야 했다.  166


목적없는 낮과 불확실한 밤과 신체적 쇠약을 무력하게 견디는 일과 말기에 이른 슬픔과 아무것도 아닌 것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일. 결국 이렇게 되는 거야. 그는 생각했다. 이거야 밀리 알 도리가 없는 거지.  167





옮긴이의 말


"영감을 찾는 사람은 아마추어이고, 우리는 그냥 일어나서 일을 하러 간다."

작가인 필립 로스 자신이 충분히 공감하는 말, 나아가서 그 자신이 소설을 쓰는 태도를 대변하는 말이라는 느낌도 든다.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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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아무에게도 길을 물어보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길을 잃을 자유조차 잃게 되리라"라고 어느 현자를 말했다. 

남들이 백 번도 더 지나간 길에서, 틀에 박힌 생각에서, 그림엽서처럼 뻔한 풍경과 집단 수용 천국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제 '우연'에 진심 어린 존경을 표하고 본래의 권위를 돌려줘야 할 때가 왔다.  9




딴 데 가서 알아봐 - 프랑스인들은 '딴 데 가서 알아봐'라는 말을 자주 한다. 성가신 사람을 멀리 쫓아낼 때 쓰는 이 표현은, 누구라도 들으면 기분이 언짢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향한 말이라면, 이 '딴 데 가서 알아봐'는 여행자의 지상 목표가 된다. 그런데 이곳을 떠나 당신을 둘러싼 환경이 달라졌는데도 정작 당신 자신은 달라지지 않았다면 그 여행은 망쳤다는 뜻이다.  16-17


은인 - 한 나라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현지인 친구를 사귀는 것만 한 방법이 없다. 이들이 보여주는 일상적인 친절과 배려는 가이드가 늘어놓는 청산유수 같은 설명보다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나치게 경계심을 품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요컨대 분별이 관건이다.  21


출항 - 프랑스 소설가 폴 니장(Paul Nizan)은 "여행은 돌이킬 없는 상실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26


오지 - 낯선 지역, 어쩌면 덜 알려진 지역을 가리킬 때 쓰는 용어, 이런 지방은 관광지 바깥에 위치한다. 이처럼 가게 뒷방에 깊이 숨겨진 보석 같은 고장에 찾아가 자신의 머릿속에 박혀 있는 고정관념을 뒤른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26



"여행은 젊은이를 가르치고 노년을 미리 경험하게 한다." - 프랜시스 베이컨(Bacon Francis, 1561~1626)



짐 - 비행기에 탈 때 짐이란 짐은 다 덜어내도 마음의 짐은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아니 불행인지도 모르겠지만, 이 짐의 무게는 어느 항공사에서도 재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나 할까?  38



"그러나 진정한 여행자들은 오직 떠나기 위해 떠나는 자들 마음은 풍성처럼 가볍게 숙명은 결코 떨치지 못한 채 그 이유도 알지 못한 채 늘 '가자!라고만 말하네." - 샤를 보들레르(Baudelaire Charles, 1821~1867)



베르베르족 속담 - 여행은 자기 삶의 지평을 넓히는 일이다.  41


지도 -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자다." 프랑스의 작가 앙드레 쉬아레스는 이런 말을 남겼다.  63


기분 전환 - "우리는 장소를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 여행한다." 이폴리트 텐(프랑스의 비평가, 역사가)  71


사냥꾼 - 홀로 나와 바람 냄새를 맡으며 우연을 찾아다니는 여행자들은 '즉흥 사냥꾼'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길을 가다 자신이 원하는 것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만남도 얻는다.  71


길 위에서 - 여행은 삶과 같다. 목적지가 아니라 거기까지 가는 길이 중요하다. 시간에 쫓기며 정해진 목표를 향해 서둘러 갈 권리도 있겠지만, 길가에서 경험하는 경이와 아름다움을 놓친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72


중국 속담 - 진정한 여행자는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75


세상 끝에 사는 친구 - "여행자란 어떤 사람인가? 세상 끝까지 가서 말 한마디라도 나눠보려고 훌쩍 떠나는 이가 아닌가!" 쥘 바르베 도르비이(프랑스의 소설가)  82


호기심 - 두뇌와 오감을 사용하는 여행이야말로 호기심 많은 사람이 맛보는 최고의 즐거움이다. 경이에 대한 욕구가 없고, 여행자의 시선으로 길가에 널린 놀라움을 거둬들일 줄 모른다면, 자기 방에서 멀리 떠나 모험을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87


현지에서 작업 걸기 - 어떤 나라를 속속들이 알기 위해서는 뭐니 뭐니 해도 현지인과 살을 맞대보거나 적어도 감정이 오가는 관계를 만드는 게 최고다. 현지 풍속과 언어를 속속들이 알기 위한 이런 여행 방식이 기혼 여행자의 정조 관념과 갈등을 빚지 않는다면, "항구마다 기다리는 애인 한 명씩은 만들어라"라는 유명한 말은 진정한 탐험가들이 응당 마음에 품을 법한 것이며 앎에 대한 목마름에 훌륭히 부합한다고 하겠다.  106


여행작가 - 여행작가와 글도 쓰는 여행자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여행 작가의 시선은 깐깐하다 못해 열정과 비판으로 남들을 불편하게 만들지만, 글도 쓰는 여행자는 보통 타협적이고, 자신이 특별한 순간을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최상급 형용사들을 줄줄이 늘어 놓는다...

글쓰기와 여행은 언제나 서로를 사로잡는다. 이 둘은 모두 상상 세계를 향해 떠날 준비를 마쳤거나 모든 가능한 세계를 이미 탐험한 이들, 그러니까 '다른 곳을 열망한 이들'의 부름에 대한 대답인 것이다.  111-112


깨어남 - "자신이 꿈꾸는 여행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참다운 여행이 아니다. 이때 말하는 꿈은 정신을 잠재우는 꿈이 아니라, 땀에 흠뻑 젖고 목이 메면서, 수염이 자라 덥수룩해진 채로 몸을 부르르 떨며 깨어나게 되는, 이야기할 수 없는 꿈, 너무나 아름다워서 나이를 먹는 것조차 멈춰버리는 그런 꿈이다." 다니엘 메르메(프랑스의 언론인, 작가)  120


청년 교육 - "여행은 젊은이들을 가르친다"라고 몽테뉴는 말했다.

현재를 눈부시게 만들고 자기 앞의 생을 환히 밝히기 위해 여행을 하다 보면 내면이 풍요로워진다.  125



"독서가 여행이고, 여행이 독서다." - 빅토르 위고(Hugo Victor, 1802~1885)



"또다시 우리의 울퉁불퉁한 여행 가방이 보도 위에 쌓였다. 우리 앞에는 가야 할 길이 펼쳐져 있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길이야말로 삶인 것을." - 잭 케루악(Kerouac Jack, 1922~1969)



"아무리 생각해봐도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집에만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 러디어드 키플링(Kipling Rudyard, 1865~1936)



세계를 읽다 -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그 책을 한 쪽밖에 읽지 못한 셈이다." 외젠 다비(프랑스 소설가)  170


거꾸로 여행 - "진정한 여행은 어딘가에 가는 행위 그 자체다. 일단 도착하면 여행은 끝난 것이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끝에서부터 시작한다." 위고 베를롬(프랑스 작가)  171


책 - "모든 책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은 세상에 한 권뿐이며, 세계 모든 나라의 국경을 열어주는 8절판의 작은 책, 바로 내 여권이다." 알랭 보레(프랑스 비평가, 여행 작가)  177



"여행을 많이 하고 자신의 생각과 삶의 형태를 여러 번 바꿔본 사람보다 더 완전한 사람은 없다." - 알퐁스 드 라마르틴(Lamartine Alphonse, 1790~1869)



"여행은 문과 같다. 우리는 이 문을 통해 현시렝서 나와 꿈처럼 보이는 다른 현실, 우리가 아직 탐험하지 않은 다른 현실 속으로 파고들어 가는 것이다." - 기 드 모파상(Maupassant Guy de, 1850~1893)



무어인 속담 - 여행하지 않는 살마은 인간의 가치를 알지 못한다.  196


앙리 드 몽프레 - "삶을 결코 두려워하지 말고, 모험을 결코 두려워하지 말며, 우연과 행운과 운명을 신뢰하라. 길을 떠나 다른 공간과 다른 희망을 정복하라. 그러면 나머비는 덤으로 주어지리라."  203


테오도르 모노 - "우리는 가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는 잘 알지만, 언제, 어떻게, 어떤 길로 그곳에 이르게 될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니 미리부터 너무 고민할 필요가 없다. 두고 보면 알게 된다."  203


미셸 에켐 드 몽테뉴 - "왜 여행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늘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내가 무엇을 피하는지는 잘 알지만, 내가 무엇을 찾는지는 잘 모른다'라고 말이다. 자신의 생각을 타인의 두뇌에 문질러 다듬기 위해서라도 여행을 해야 한다."  203


베트남의 해변 도시, 나짱 - '삶의 운치'를 즐긴다는 것은 생각할 수조차 없는 일이다. 다른 모험을 향해 전속력으로 당신을 떠밀어대는 안내책자의 프로그램은 그럴 계획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언젠가, 다음 기회에... 이런 식의 여행은 '바보 같은 여행'일 것이다. 이런 식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딱할 뿐이다.  206-207


프랑스 최대 여행사, 누벨 프롱티에르 - 오늘날 고객은 한곳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특별히 피하는 곳도 특별히 가고 싶은 곳도 없이 특정 브랜드를 고수하지도 않고, 그저 일종의 소비요겡 이끌려 '기획 상품'만 찾는 뚜렷한 경향을 보인다.  210


길을 잃을 자유 - "아무에게도 길을 물어보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길을 잃을 자유조차 잃게 되리라" 랍비 나흐만 드 브라트슬라브가 남긴 이 경구는 진정한 여행자, 곧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싶은 호기심으로 가슴 설레는 사람에게 마음의 지주가 된다.  232


페르시아 속담 - 우리가 여행에서 가져올 수 있는 최고의 기념품은 건강하고 무사한 자기 자신이다.  234


긴 여정, 짧은 산책 - 한가로이 거닐면서 우리는 더 많은 시간과 더 많은 우연을 누릴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여행 그 자체를 만끽하는 방법이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노자는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비행기 덕분에 완전히 거꾸로 여행할 수 있게 된 만큼, 그러니까 한 걸음에 천리 길을 갈 수 있게 된 만큼, 수천 킬로미터 거리를 훌쩍 날아간 뒤에 한 발짝 한 발짝 디딜 때마다 여행의 꽃이 활짝 피어난다고 말할 수도 있으리라.  235-236


해변 -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임을 내세우는 곳은 수십군데지만, 문제는 그것이 객관적인 평가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242



"무언가를 발견하는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찾으려는 여행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가지려는 여행이다." - 마르셀 프루스트(Proust Marcel, 1871~1922)



추구 - "여행은 동기가 없어도 된다. 여행 그 자체만으로 족하다는 것이 이내 입증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여행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여행이 당신을 만들거나 당신을 해체하는 것이다." 니콜라 부비에  252


만남 - "우리는 자신을 피하기 위해서 여행을 할 수는 없다. 그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자신과 만나기 위해 여행을 하는 것이다." 장 그르니에  268


추억 - 여행은 추억을 만들어내는 공장이다. 가장 빛나는 추억은 현재에 만들어진다는 것을 때때로 망각할 정도다. 기억은 경험을 자양분으로 삼는 만큼 지금 이 순가에 머물기를 잊고 추억을 모으는 데만 급급해한다면 껍데기만 남는다. 무엇보다도 그토록 먼 곳까지 가서 찾고 느끼려했던 것들을 놓쳐버릴 수 있다. 그러니 '카르페 디엠', 현재를 즐겨야 한다. 받아들일 줄만 안다면 덧없는 한순간보다 더 지속적인 것도 없다.  283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 "나는 어딘가에 가려고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걷기 위해 여행한다. 그러니까 여행하는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여행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움직이는 것이고, 삶의 필요서오가 난처함을 더 가까이 느끼는 것이다."  284


여행자의 인사, "스토 칼로" - 길을 떠나는 사람에게 건네는 그리스의 인삿말이다. '스토 칼로 나파스(Sto kalo nappas)'의 준말인 이 표현은 선(善)과 아름다움을 향해 가라'라는 뜻이다. 여행자를 올바른 길로 안내해줄 만한 좋은 말이다.  285


티베트 속담 - 여행은 본질로의 회귀다.  296


투아레그족 속담 - 첫 번째 여행에서 우리는 발견을 하고, 두 번째 여행에서 우리는 풍요로워진다.  299


관광객 - '관광객'이라는 말은 이탈리아 산책 수첩에 "어느 관광객의 회상록"이라는 제목을 붙인 스탕달에 의해 처음으로 생겨났다. 이후 그의 뒤를 이어 떠나는 방문객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때로는 이들이 낯선 곳의 '점령자'가 되는 지겨엥 이르렀다. 이 점령자들이 자신이 방문하는 장소를 변화시킬 때 여행자는 새로운 발견의 여지를 잃어버리게 될 수도 있다. 이때 여행자는 풍경에 어우러지기보다는 풍경에 거치적거리는 존재가 돼버린다.

여행의 민주화는 사회적으로 엄청난 발전을 의미하지만, 이러한 진보의 정점에 이르기 위해서는 하나의 그림을 이루는 온전한 풍경을 더 이상 일그러뜨리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302-303



"여행은 도시와 시간을 이어주는 일이다. 그러나 내게 가장 아름답고 철학적인 여행은 그렇게 머무는 사이 생겨나는 틈에 있다." - 폴 발레리(Valery Paul, 1871~1945)



여행필수품 - 스페인의 시인 안토니오 마차도는 이런 말을 남겼다. "행복으로 이끄는 길은 없다. 행복이 바로 길이다.", "여행자여, 길은 바로 그대의 발자취다."  321


잔스카르 속담 - 여행은 그대의 아버지다. 그대는 자기 자신을 찾았을 때 집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그 땅은 그대의 어머니다.  339


에밀 졸라의 겉치레 말 - "여행만큼 지성을 함양하는 것은 없다"라고 이 작가는 말했다. 관광산업의 유혹에 넘어가 여기저기 우르르 몰려 다니기를 낙으로 삼는 이들이 흡족해할 만한 말이다.  하지만 그저 움직였다고 여행을 한 것일까? 예전에는 어떤 사람의 지성이 그가 주파한 거리와 비례할 수 있었는지 몰라도, 불행히도 이런 시대는 지나가지 않았는가!    341-342




옮긴이의 글

모든 것을 계획하고 떠나며 꿈꾸는 순간부터 이미 시작되는 여행과 정반대의 여행이 있다. 마음의 무게를 견디다 못해 이곳이 아닌 다른 하늘 아래로 몸을 피해야 숨이라도 겨우 쉴 듯한, 그러나 그곳이 어디든 상관없는 여행.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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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길은 내게 잃은 만큼 얻고 버린 만큼 채워진다는 것을, 늘 선택을 강요받고 올바른 선택인지 아닌지 조바심 냈던 삶에 '정답'이란 없음을 가르쳐 주었다. 


작은 배낭 하나로 충분했던 그나르이 여행은 내게 사는 데 필요한 것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제일 먼저 일깨워주었다. 여행을 하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앟았던 생각은 '너무 많이 가졌다'는 것이다.

내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살아가는지, 그리고 집과 방을 채우고 있는 대다수의 물건들이 얼마나 쓸모없는 것인지를 말이다. 내 몸의 일부마냥 끌어안고 다녔던 배낭도, 그 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던 수많은 물건들도 사실은 전혀 쓸모없는, 지금 당장 버려도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물건이었음을 깨달으며 적지 않은 충격에 휩싸이기도 했다. 없으면 큰 일 날 줄 알았던 전기, 물 같은 것들도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졌다.

그런 생활이 익숙해지니 자연적으로 행복의 기준도 바뀌었다. 여행 전에는지는 대개 갖고 싶었던 물건을 손에 쥐게 되었을 때 행복했었다. 행복의 유효기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사고 싶고 갖고 싶은 것은 넘쳐났으므로 돈만 있으면 언제든 행복할 수 있었다. 그러니 행복은 자연스럽게 돈과 연결되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행복해지고 싶다는 것은 돈이 많았으면 좋게싿는 얘기였고, 돈이 필요하다는 것은 행복해지고 싶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여행을 마치고 난 후의 나는 더 이상 돈과 물질에 얽매이지 않았다. 나 스스로에게서 행복을 찾는 법, 무언가를 굳이 소유하지 앟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우고 돌아오니 그런 것들이 얼마나 하찮고 쓸데없는 시간 낭비엿는지 수도 없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31-32


여행은 내게.. 비워내지 못하면 새로운 것을 채워 넣을 수 없다는 것, 나는 비우고 버리는 연습이 많이 필요한 어리석고 나약한 인간이었다는 것도 깨닫게 해주었다. 그리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 나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법, 어딘가로 떠나지 않아도 여행할 수 있는 법, 삶에 대한 의지, 좋은 친구들, 가족의 소중함, 사랑, 삶의 가치 등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아직은 알지 못하는 수많은 것들이 시간이 흘러 어떤 형태로 내게 가르침을 줄는지도 기대된다. 

여행 중엔 많은 것을 잃고 또 많은 것을 얻는다. 잃는 것 중에 절반 이상이 살면서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것들이지만 얻는 것 중에 거의 대부분은 살면서 힘이 될 만한 것들이다.  33


Q. 하던 일을 접고 훌쩍 떠났을 때 두려움은 없었나요? 돌아온 뒤의 불안함 같은 거?

A. 있었죠. 그러나 그때는 떠나고 싶다는 목마름이 더 커서 두려움이나 불안함이 그리 크게 느껴지진 않앗어요.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긍정의 자기합리화였을 수도 있겠지요.

Q. 후회하지 않아요? 그때 떠나지 않으면 포기하지 않아도 될 것들에 대해.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똑같은 결정을 할 수 있을까요?

A. 그다지 많은 것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포기하로 할 만한 게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포기했다고 한다면,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왔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아요.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저는 똑같은 결정을 할 것 같아요.

Q. 스물아홉은 긴 여행을 떠나기엔 너무 늦은 나이 아닐까요?

A. 하고 싶은 때가 할 수 있는 때라고 생각해요. 떠나지 못하는 건 아마 떠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닐까요? 이것 때문에 안 되고 저것 때문에 안 되는 건 순전히 자기가 만든 룰이잖아요.  39


이제 여행을 시작한 지 겨우 3일이 지났다. '어디서 잘지, 무엇을 먹을지, 어디로 갈지'만을 생각하며 정신없이 돌아다니니 정작 내가 왜 이곳으로 떠나왔는지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떠남의 갈증이 해소되고 나니 또 다른 허무함이 찾아왔다. 그저 '떠나라'는 마음속의 외침에 충실하고 싶었지만 여행으로 인해 많은 것들을 놓치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은 항상 나를 괴롭혔다. 게다가 이곳 인도는 자꾸만 나를 지치고 힘들게 만들어싿. 맘 편하자고 여행을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상식조차 통하지 않는 답답한 생활을 도저히 즐길 수가 없었다.  63


바쉬쉿(vashisht)은 마날리에서 4km정도 떨어진 유황 온천으로 유명한 작은 마을이다.

인도 여인들은 탕 안에서 머리를 감고 때를 밀고 세수를 하고 이를 닦았다. 탕속의 물로 빨래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나는 아직 탕 속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몸을 꿈쩍할 수가 없었다.

'겨우 며칠 안 씻는다고 죽지는 않는다.'고 위로하며...

탕속의 풍경은 며친 전과 다르지 않았다. 달라져 잇는건 오로지 나 자신뿐이었다.

옷을 벗고 탕 속에 들어갔다. 

절대로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던 이 낯선 풍경이 몸에 찬기가 덜어질수록 서서히 익숙해져갔다.

이제는 물에 뭐가 섞여 있는지, 깨끗한지 아닌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저 따뜻한 물이 끊임없이 나온다는 사실이 고맙고 또 고마웠다.  68-73


'아, 드디어 서른이다.'

뭔가 달라진 공기를 느껴보려 폐 깊숙이 숨을 들이켜 봤지만 별다를 게 없었다. 어제도 그제도 똑같앗던 공기였고 일상적인 아침이었다. 

아무런 준비 없이 다자고짜 서른이 주는 의미에만 매달려 있던 내가 아무런 변화를 눈치 채지 못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왜 그렇게 그 나이에 집착했던 걸까. 무작정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걸까, 특별한 서른을 맞이하겠다며 떠나온 나는 무엇을 기대했던 걸까. 서른이 되면 무언가가, 정말 막연히 그 무언가가 달라져 있을 거란 기대가 여지없이 무너졌다.

스스로가 변하거나 노력하지 않으면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85


평범한 일상들이 길 위에선 조금 더 특별해지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렇게 여행을 좋아하는 걸까? 지티고 힘들기만 했던 일상을 떠나 그것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 일이였는지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해주고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북돋아주는 일, 그것 또한 여행의 몫이리라.  90


푸쉬카르에서 머문 3일 동안 내가 한 일이라고는 걷고, 카트에 앉아 책을 읽고, 공연을 보고 일몰을 본 게 전부다. 무언가에 쫓기듯 이동했던 인도에서 처음 맛보는 휴식다운 휴식이었다. 급할 게 뭐가 있다고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그렇게 떠돌았던 걸까. 인도가 싫고 인도사람이 싫다며 투덜거리기만 했던 내게 '생각했던 것처럼 행복한 여행이 아니어서 싫고, 좋은 것만 기대했던 네가 싫었던 것은 아니었나?' 되물었다.  97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나의 일상에서 다른 사람들의 일상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굳이 남의 일상에 들어와서 무언가를 느끼고 감동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닐 테다. 다시 내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그들과 함께 했던 또 다른 일상을 추억하며 행복에 젖는 것, 여행자의 몫은 여기까지가 아닐까.  125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매한가지다. 단지 생김새가 다르고 풍습과 문화가 다르다며 신기하게만 생각하고, 특이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 막연하게 기대했던 내 바보 같은 생각이 문제였다.  186


햇살이 눈부셔 눈을 감고 있던 그때, 바람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곧이어 발끝을 간질이는 바다 소리가 들리고 자갈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들렸다. 멀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이파리 소리와 풀벌레 소리도 들려왔다. 순간 생각지도 못했던 소리들에 놀라 눈을 번쩍 뜨고 주위를 둘러봤다. 소음에 익숙했던 내 귀가 처음으로 자연의 소리를 감지했던 것이다. 아무것도 달라진게 없었다. 여전히 작은 해변에 누워 있는 내가 전부였다. 이렇게 큰 소리를 지금껏 왜 듣지 못했던 것일까. 

나는 다시 누워 눈을 감앗다. 그리고 자연이 내는 경이로운 소리들을 마음으로 끌어당겼다. 파도를 생각하면 그 소리만 크게 들렸고, 바람을 생각하면 파도 소리가 페이드아웃 되고 바람 소리만 다가왔다. 신기하고 놀라운 경험이었다. 내가 무언가를 듣고자 하면 들렸고 듣길 원하지 않으면 또 들리지 않게 됐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텅 빈 상태가 됐다. 무중력 공간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기분, 이런 게 자유가 아닐까 싶은 편안함을 느꼈다.  200-203


자연이 주는 넉넉한 풍요로움을 감사히 받아들이고 다음 세대도 이 축복을 공유할 수 있도록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 어쩌면 그것은 여행자로서 제일 먼저 깨닫고 실천해야 할 일일는지 모른다. 잠시 머물다가 떠나는 여행자는 물론, 인생이라는 여행길을 걸으며 지구에 잠시 머물다 가는 우리 모두에게도.  212


인도에서도 네팔에서도 태국에서도 보았고 우리의 시골에서도 본 풍경들이지만 캄보디아의 풍경은 유독 슬퍼 보였다. 유난히 붉은 길, 그 길 위에 맥없이 떨어지던 붉은 태양. 마른 먼저를 피워내며 달리는 차에서 바라 본 불투명한 풍경들이 마치 오래된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았다. 아주 슬프고 가슴 아픈 영화의 한 장면. 가끔씩 울컥 쏟아져 나오려는 눈물을 참아 내느라 여러 번 거친 호흡을 걸러 냈지만 주책없게 한두 방울이 흘러 나왔다.

여행을 시작하고 나서는 부쩍 눈물이 잦아졌다. 절대로 남들 앞에선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내가 인도사람들과 싸웠다고, 파도소리가 너무 아름답다고, 붉은 흙길이 슬프다고 사람들이 보거나 멀거나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으니 나도 내가 어색해 죽을 지경이었다. 약해 보이면 안된다고 그래서 남의 입에 오르내리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옭아매던 동아줄이 여행을 하는 동안 어느샌가 느슨하게 풀어져버린 것 같았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참고 견디고 다지며 살아왔던가. 힘들고 냉정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하나씩 쌓아올린 벽, 그것이 나를 지키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지나고 보니 보호가 아니라 고립, 스스로를 가둬놓은 꼴이 되어버렸다.  222-22


세상 어디에도 슬픔만 존재하는 곳은 없다. 행복만 존재하는 곳도, 눈물만 존재하는 곳도 없다. 이렇게 적당히 고통과 상처가 눈물과 환희로 얼기설기 어우러지며 둥글게 굴러가는 것이다. 사람 사는 건 어디건 닮아 있다. 다시 한 번 그 모습을 확인하고 나니 마음이 놓여진다.  241-242


집에 도착해 내 방에 들어섰을 때 깔끔하게 정리된 침대와 깨끗한 이불을 보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매일 같이 잠자리를 구하느라 힘들게 걸었던 시간들과 더러운 시트에 우비를 깔고 자던 기억, 벼룩이 옮아 고생했던 기억들이 스쳐지나갔다. 이제 더 이상 고생스럽게 잠자리를 구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갈아입을 옷을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 이번엔 단정하게 접힌 깨끗한 수건들과 커다란 통으로 가득 채워 잇는 샴푸와 린스를 보고 또 가슴이 먹먹해져 버렸다. 매일 빨아 써야 하고 가끔 물이 안 나와 그냥 냄새나는 채로 말려서 써야했던 한 개의 수건, 불량식품처럼 줄줄이 매달려 있어 하나씩 잘라 썼던 일회용 샴푸, 돈 아끼느라 8개월 동안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린스, 이 모든 것이 너무 감격스러우면서 한편으로는 사치인 듯 느껴져 불편한 마음마저 들었다. 

물론 편리하기는 했다. 전기는 항상 연결되어 잇었고 언제든지 수도꼭지를 틀면 시원한 물이 쏟아져 내렸다. 수건은 넉넉했고 샴푸와 린스도 항상 가득차 있었다. 그런 일차원적인 문제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마냥 고맙기는 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당장 없어진다고 해도 문제 될 것은 없었다. 나는 엄마에게 그리고 가족들, 친구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엄마, 우린 너무 많은 것을 가졌어. 우리가 살면서 필요한 건 이렇게 많지가 않다고!" "동생아, 양치할 땐 물을 잠가라. 지구 반대편에선 물이 부족해 죽어가는 어린이들도 있다." "친구야, 또 뭘 산거야? 너 죽을 때 그거 다 짊어지고 갈래?"

그러나 한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물을 틀어놓고 양치를 하고 린스를 듬뿍 짜서 머리를 헹궜다. 다 먹지도 않은 찌개를 지겹다며 다른 것을 끊여 달라 잔소리를 하고 옷을 사야 된다고, 상한 머리칼을 다듬어야 된다고 엄마에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편리한 생활은 그렇지 않은 생활보다 적응하기가 더 쉽고 빨랐다.  301-302


물질과의 여행이 아니었다. 마음과의 여행에 필요한 물건은 그리 많지가 않다. 나는 여행을 떠나고서야 그것들을 느낀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꽤 많은 곳을 여행했고 가볍게 짐 꾸리는 데 도가 텄다고 생각했는데 장기 여행을 준비하며 나는 너무 많은 것들을 잊고 있었다.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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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당신은 당신을..

당신의 생을 사랑하지 않는거지? 

왜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는거지?


여행은...

내가 나를...

꼬옥...

껴안는 일이라고 해두자...


여행을 가는건 

당신을 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의 기분 좋은 온도를 느끼는 일.


여행은 새로운 공간과 장소를 만나는 일이지만

새로운 시간과 조우하는 일이기도 하다.

공간의 새로움이 아닌 시간의 새로움을 느끼는 일

길 위에서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돌이켜보고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가늠한다.

그래서 여행은 당신은

여행을 떠나기 전의 당신과 

조금은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버린다.


어떤 풍경 앞에서

어떤 사람앞에서

가슴이 떠리거나 

닭살이 돋을 때가 있다.

아직 다행인건 

내가 양복이나 가방 앞에서 그런 가슴 떨림이나 닭살을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것.

나는 아직도 이과수 폭포의 굉음 앞에서

카파도키아의 석양아래서

인도 거리에서 만난 아이의 순수한 눈망울 앞에서 

가슴이 떨리고 닭살이 돋는다.

난 가끔 내가 여행자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나면 여행할 기회가 찾아온다더군


삶이란 실수하고 만회하고

실수하고 만회하는 과정의 연속

그러니까 실수를 두려워하지마!


아무것도 가진것 없는 우리를 

돋보이게 만드는 건 어쩌면

약간의 과묵과 더 약간의 냉담인지도 모른다.


신문을 보고

잡지를 보고

TV를 보면

시위, 폭동, 기아, 전쟁...

세상은 점점 망해가는데

나는 이십분마다 한번씩 여행을 궁리하고 있다.


두근거림이 사라지기전 얼른 떠나세요. 설렘은 모든 불편을 감내하게 한답니다.


여행이란, 내 속의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끄집어 내는 일

바로 그걸 가능하게 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여행은 자신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투자이기도 하죠.


제게 청춘은 이십대 시절이 아니었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달리던 그때가 내겐 청춘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그때 서른다섯이었습니다.


내가 일에 대해 가지고 있는 원칙은 단 하나다.

하기 싫어도 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잘 할 수 없어도 좋아하는 일을 하자.

지금까지 이렇게 해 왔다.

글쓰기도, 여행도, 사진찍기도

모두 내가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 일은 아직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다.

물론 하기 싫은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단지 하기 싫은 '때'였을 뿐이다.

나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내가 남들보다 조금 다르게 할 수 있는 일. 그런일.

좋아서 하다보니 열심히 하게 됐고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나중에 그럭저럭 잘하게 까지 됐던 것 같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고 잘하는 일이고

그래서 즐겁다.

나는 지금의 일을 좋아하지 않을 때까지 할 것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거야.

행복은 다가올 일에 대한 걱정이 없는 현재의 상태!!


'옆자리 대화' - 스타벅스에 앉아 있는데 

                     옆 테이블에 앉은 이들의 대화가 들렸다.

                     "그 사람이란 왜 헤어졌어?"

                     "뻔하잖아. 그 사람과 함께 했던 과거는 좋았지만 그 사람과의 현재는 불편했고,

                     그 사람과 함께해야 할 미래는 막막했어."

                     "그랬구나. 잘했어."


난 떠나겠어요.

당신을 잊기 위해 여행을 계속하겠어요.

당신을 그리워하기 위해 길을 가겠어요.


'오해 하나 더' - 난 널 싫어하는게 아니야.

                 단지 좋아하지 않는 것뿐이야.


나는 인간이 가진 가장 큰 능력 가운데 하나는 

웃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주어전 이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것.

마음껏 웃고 여행하라! Smaile & Traverl!


여행은 늘 새로운 아침을 보여주고

인생은 늘 새로운 외로움을 보여준다.


새로운 풍경을 본다는 건 세상에 대한 

새로운 의견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더 좋은 여행자가 되기 위해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조금만... 조금만 더...

조금만... 조금만 더... 애정을 갖고

조금만... 조금만 더... 움직이고

조금만... 조금만 더... 자세히 보고

조금만... 조금만 더... 웃어주고

조금만... 조금만 더... 귀를 기울이고

조금만... 조금만 더... 감탄하고

나는 아직 세상에 대해 모르는게 많구나!

조금만... 조금만 더... 겸손해지고

에잇, 그까짓거 뭐 일단 가보는 거지

조금만... 조금만 더... 대담해지고

난 이런거 없어도 돼. 조금만... 조금만 더... 심플해지고

내일로 미룰 수 있는건 내일로 미루자

조금만... 조금만 더... 게을러지자.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건 많지 않다.

여행은 이 소박한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여행이 아니었다면 

아, 정말로 여행이 아니었다면 

나는 어떻게 그리워하는 것들을 만들 수 있었을까.


난 이제 나 스스로가 행복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어.

나를 위해 운동도 하고 여행도 하고 그런다.

그러니 당신도 당신의 행복을 위해 살아라.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내가 얼마나 희생했는지 알고 있어?'

우린 서로에게 이런 말은 하지 말자.


사랑과 여행에 공통점이 뭔지알아?

세상은 설명해주지 않지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거야.


'인생의 황금비율' - 인생의 90%는 리얼리스트로 살자.

                    나머지 8%는 모더니스트로

                              2%는 미치광이로

                              8%가 우리 인생을 즐겁게 해주고 2%가 우리 인생을 가능하게 해주지.


돈이 차고 넘쳐서 여행했던 적은 없었던것 같다.

항공료를 아끼기위해 5시간 거리를 14시간만에 가야했고,

숙박비를 아끼기위해 더운물도 나오지 않는

게스트하우스에 몸을 뉘어야 했지.

1달러를 아끼기위해 1km를 걸어야 했지.

언제나 돈에 쪼들렸지만 언제나 떠났어.

그런데 말이야 신기한건

일단 길을 나서면 모든 것은 '어떻게 어떻게' 해결된다는 거야.

돈이 없어 여행을 멈춘 적은 없었던 것 같아

10년 넘게 여행을 해 오면서.

여행자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어떻게 어떻게' 정신.

그러니 너도 일단 시작해봐

어떻게 어떻게 되겠지.


여행중 길을 잃었을 때

길을 찾기 위해 지도를 펴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뭘까

그건 바로 지금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일.

사실 일 역시 마찬가지.

뭔가 잘못되어 간다고 느낄 때

이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할 땐

뭔해야 할지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을 땐

가만히 서서 자신의 주위를 돌아볼 것.


빵이 필요한자

사랑에 빠진자

그리고 여행이 필요한 자의 눈빛은 누구나 알아볼 수 있지

모든걸 걸어도 생이 아깝지 않다는 그런 눈빛.

간절한..

간절한...

간절한....


얼마나 많은 방법이 있는데... 

왜 

무슨일을 해결하는 데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솔직히 말하자면, 여행의 본질은 피곤한 것이에요.

버스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고 비행기는 연착이죠. 

기차역은 언제나 표를 구하려는 이들로 북적이죠. 

예약한 숙소 문을 열 때 우리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건 커다란 바퀴벌레며, 

샤워장 바닥은 왜 물이 내려가지 않는 것인지...

여권은 어디에 뒀더라? 카메라는 오늘따라 고장이고 역시나 택시기사에게 바가지를 쓰고 말았군요. 

우리가 기대했던 여행지는 사실 별거 아니구요.

젠장 오늘 투어는 정말이지 엉망이었죠. 가아드는 대놓고 팁을 요구했구요.

소나기까지 내려 비에 흠뻑 젖고 말았죠.


네, 맞아요. 이런 게 여행입니다.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 차 있는 하루. 

여행은 그런 하루가 일주일 또는 보름, 혹은 일 년 동안 이어지는 일이죠. 

우리가 책에서 보아온 여행에 대한 빝나는 수사들은 거짓말일 가능성이 크죠. 

하지만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까요?

처음 가보는 낯선 땅에서 말도 잘 통하지 않는 그곳에서 모든 일이 자연스럽게 술술 잘 풀린다면 그게 오히려 잘못된 거죠.


참 이상한 일이죠. 이 모든 걸 감수하면서 우리는 다시 여행을 떠나니까요.




자신을 사랑하는 법

자신을 사랑하려면...

좀 뜬금없지만

책읽기와 하루에 원고지 3매씩 글쓰기, 여행을 해볼 것을 권장합니다.

(물론 제 방식입니다.)


책읽기는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어 줍니다. 

10분이든 1시간이든 하루종일이든 책을 읽어보세요. 장소는 아무 곳이나 상관없어요. 혼자 고요히 앉아 책을 읽다 보면 자신이 꽤 괜찮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3매의 글쓰기, 글쓰기는 스스로를 상상하고 정리할 수 있게 해줍니다. 

주제는 상관없습니다. 일기도 좋고 영화평도 좋고 독서평이나 음악평도 좋습니다. 그냥 에세이 혹은 글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종류라면 무엇이든 자유롭게 써보세요. 자신이 어떤 생각과 가치관, 세계관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는지 알 수 있을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자주 여행을 다니세요. 견문을 넓힐 수 있다.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 등등등...

여행은 수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죠. 이 모든 장점에 하나를 더하라면, 여행은 자신을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여행은 우리가 모르고 있던 우리 자신-우리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고 어떤 취향을 지니고 있는지 자신의 현재 몸 상태는 어떤지 등등=에 대해 확실히 알려줍니다. 여행을 통해 자신을 관찰해보세요.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멋진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세가지는 우리를 좀 더 느리게 만들어준답니다.

우리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는 어쩌면 우리가 너무 바쁘게 살기 때문에 생기는 건지도 모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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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한 적이 있는가.

실패에 좌졸하고 몇 날 며칠을 서럽게 울어본 적 있는가.

사랑에 절만하고, 사랑에 절실해 본 적이 있는가.

상처를 받는다는 것.

그것은 청춘이 누릴 수 있는 행복한 비명이다.

더 아파하고 더 슬퍼하기. 

우리는 그만큼 단단해지고 평온해질 것이다.  37


가난은 발버둥 쳐도 헤어나올 수 없는 굴레이고, 그 굴레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인도라는 나라의 법칙.  61

인도 여행을 하면서 내가 외면했던 그들의 가난. 엄마의 품에 안겨 3등석에 탄 아기는 어른이 되어서도 3등석을 타야 하는 정해진 인생.  66


우리는 둘 다 모서리였다. 누구 하나는 사포가 되어 상대방의 날선 모서리를 문질러줘야 했지만 나만큼 그도 예민한 직업이었고, 오히려 나보다 더 날이 선 하루하루를, 절벽 끝에 매달린 심정으로 살아가고있었다. 둘 다 모서리라 서로 부딪히며 흠집만 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몇 번 부딪혀 보지도 않고 우리는 너무도 일찍 서로를 포기해 버렸다.  94-95


인도 대륙을 돌며 새로운 도시에 도착할 때마다 전혀 다른 세상에 떨어진 기분이다. 사람들의 옷차림과 표정도, 공기의 감촉과 냄새도 기차와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낯설다. 새로운 지역데 도착할 때마다 나는 수없이 인도에 대한 정의를 다시 써내려갔다. 도무지 이 나라는 각 도시들 사이의 닮은꼴이 없다. 그것이 나를 계속 긴장하게 만들었다.

사람을 처음 만날 때, 첫인상이 거의 모든 것을 좌우하듯이,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시간과 돈을 들여 애써 떠나왔다는 이유 때문에 여행자들은 웬만하면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려고 한다. 거리의 소음에도 '이거 익사이팅할걸?' 맛없는 음식에도 '참 흥미로운 맛인걸?' 사기를 당해도 '참 좋은 경험하는구먼'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 정도로 온화한 여행자의 마음이건만, 첫 느낌부터 잘못 왔다 느끼게 만드는 장소라면, 그곳은 마른 하늘에 쌍무지개가 뜨고 우중충한 밤 하늘에 별똥별이 떨어진다고 해도 여행자의 마음을 되돌리기 힘들다.  121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소비하는 국가는 언제나 인도이고, 명품보다 보석으로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유일한 나라가 바로 인도이다. 세계 명품시장이 유독 인도를 뚫지 못하는 이유는 인도인들이 자국의 역사가 담긴 보석과 자수, 수공예품에 더 큰 가치를 두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니 나는 인도의 뭄바이나 방갈로르의 소위 잘나가는 부자 거리에서도 루이뷔통이나 에르메스, 베르사체 같은 명품 간판을 본 적이 없다.  138-139


인도에서 일주일만 보내도, 굳이 극장에 가서 인도 영화를 보지 않아도 당신은 인도 영화에 흠뻑 빠지고 이들의 팬이 될 것이다. 호텔이나 식당의 TV에서는 언제나 지나간 옛 인도 영화가 나오고 있고, 영화의 하이라니트는 잘 편집된 뮤직비디오로 상영된다. 인도의 인기 배우들은 길거리 광고 전광판에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고 TV광고에서도 철철 넘치는 매력을 발휘한다. 우리는 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인도 영화가 흡수되고 말아 어린 시절 유덕화와 주윤발에 빠졌던 것처럼 인도 배우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152


인도는 여행하기 쉽지 않은 나라이다.

하지만 인도 여행의 매력은 예상할 수 없는 행복이 찾아왔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법정 스님은 저서 <인도기행>을 통해 인도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건이 넘쳐나지만, 어느 한순간 다시 눌러앉게 만드는 참으로 알 수 없는 나라라고 말씀하신다.  162


상상할 수 없는 날들의 연속.

3일 고생하면 하루는 반드시 보상이 뒤따른다. 이를테면 온통 채식뿐인 도시에서 고기냄새가 절실해질 때쯤, 내일은 먹음직스러운 양고기와 치킨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비족고 불편한 숙소에서 디스크에 걸릴 정도로 불편한 잠자리에 뒤척였다면, 다음날은 흰 모래사장에 놓인 방갈로와 바람 솔솔 맞으며 몸을 뉘일 수 있는 해먹이 짠하고 등장한다. 숙소를 못 찾아 무거운 배낭을 이고 한 시간 넘게 땀을 뻘뻘 흘리고 헤매면, 그곳엔 기다렸다는 듯 얼음통에 한가득 시원한 맥주를 팔고 있다. 

인도 특유의 향신료 마살라가 지긋지긋해질 때쯤, 어느새 나는 바닷가 마을에 도착해 그릴에 구운 생선요리를 먹고 있었다. 인도는 이렇듯, 도저히 못 견디겠다 싶을 때마다 놀라운 반전을 선물하는 것이다.  162-163


이별을 해도 더 이상 심장을 쿵쿵 찧는 고통이 없어요. 이별을 할수록 머리만 지끈거려요. 머리만 쥐어뜯을 뿐 더 이상 아프려하지 않아요. 자존심인가봐요.  196


많은 인연을 거치고 이별을 할수록 깨달음은 많아지는데 그렇다고 안목이 높아지는 것 같지는 않아요. 당신도 그런가요? 더 형편없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러다 결혼이나 할 수 있을까, 나도 당신처럼 내 나이에 맞는 고민을 해요.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건, 사랑은 사치가 아니라는 거예요. 우리는 그럼에도 펄펄 끓는 사랑을 해야 해요. 그러니 더 이상 사랑에 고개 돌리지 말아요. 지난 사랑에 얽매이지도 말고요.  197


난 내가 그토록 끔찍이 여겼던 맨 바닥에 철퍼덕 앉아버렸다.

그 순간 내게 평온이 찾아왔다. 나도 그들처럼 바닥에 엉덩이를 깔고 풀썩 앉아버리니 그보다 편하고 행복할 수 없었다. 어깨를 누르던 걱정도,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슬픔도 아물어가고 있었다.  203


당신이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다면 온 마음을 내려놓고 그 자리에 철퍼덕 앉길 바란다. 

인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쉽게 풀리기도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단순하고 명쾌하다. 기다림이 지긋지긋하게 느껴진다면 기다린 후의 행복도 오지 않는 것이다.

불편하고 괴롭고 힘들기만 했던 인도가 그렇게 내 품에 들어와 살포시 앉았다.  205


여행과 음악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잠깐 외출할 때도 음악을 챙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유독 여행을 할때만 음악을 듣는 사람도 있다.  209


여행은 단순해지려고 떠나는 것이다. 열심히 일한 그대들이 몇 달을 기다리고, 몇 주일을 계획해서 떠나는 것이 진짜 여행이다. 

그런데 나는 글만 쓰는 단조로운 일상을 피해 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떠날 때만 마음 구석구석이 복잡해지고 심란해진다. 잡다한 생각들은 한국으로 돌아와 소재가 되어 낱장의 글이 되고 책이 된다.  213


인도에서 친절은 돈에 비례하지 않는다.

인도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내게 화두를 던진다. 모든 게 뒤엉킨 실타래 같지만, 실 하나만 잘 잡으면 모든 게 스르륵 풀리는 나라.  225


평상시에 수다를 즐겨하지 않는다는 것은 다시 말해 혼자 잘 논다는 뜻이다. 이것이야말로 혼자 여행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 혼자 있어도 지루하지 않고, 누군가와 대화를 하지 않아도 시간은 참 잘도 간다.  244


여행을 하면 진짜 어른이 된다는 말.

세상을 넓게 보고 성숙해진다는 말.

그게 사실이라면 난 지금쯤 세상만사에 도가 터 있겠죠.

그런더ㅔ 나는 돌아오면 똑같은 이유로 고민을 하고, 똑같은 일들에 부딪혀요.

유치한 문제로 친구와 다투고, 엄마의 잔소리에 까칠하게 맞서고, 친구들의 고민에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하죠.

인도에서 간 감기약은 인도에서만 낫는 것처럼,

일상으로 돌아오면 여기에 맞는 처방전은 따로 있나 봐요.

그래도 확실한 건 떠나기 전과 후가 조금은 달라져 있다는 거.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라 나만 알고 있긴 하지만요.  285


꼭 멀리 떠나지 않아도 여행을 할 수 있어요. 

아는 후배는 얼마 전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다녀왔대요. 그곳 제주도의 풍경을, 처음으로 혼자 길을 찾아 나섰던 그 설렘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었다고.

내 친구는 여름휴가를 아껴뒀다 추석연휴까지 합쳐서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왔어요.

이미 20개국은 여행해 본 그녀에게 이제 진짜 여행은 자신의 체력과 한계에 도전해 보는 일이 된 거예요.

열 여덟 살 소녀에게는 공항에 가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될 수 있어요. 

소녀에게는 그곳이 세상에서 가장 먼 곳을 테니까요.

내게는 인도가 가장 먼 나라였어요.

서른에 떠나는 여행은 유럽도 일본도 아닌 꼭 인도여야만 했거든요. 가장 멀리 왔다고 생각하면 그게 여행이에요.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나도 내 주변도 그대로라고 느껴져도 실망하지 말아요.

말했잖아요. 누구나 아주 조금은 달라져 있어요.  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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