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 인류학적 관점이 어떻게 해외여행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가


이 책은 짧은 체류 기간 동안 "문화적 이해"라는 분야를 더 깊이 파고들려는 사람들이나, 해외에서 비교적 장기간 살면서 현지인의 관습과 문화에 대해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그런 여행자들은 스스로를 청년 배낭여행자 또는 요새 늘어나고 있는 플래시패커(flash-packers)로 정의한다. 플래시패커란 연령대가 조금 높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30대 배낭여행객을 가리킨다. 7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기가 "읽은"것의 10%, "들은"것의 20%, "본"것의 30%, "보고 들은"것의 50%, "말한"것의 70%, "하면서 말한"것의 90%를 기억한다고 한다. 다른 연구자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듣고, 보고, 행하고, 냄새 맡고, 느끼고, 맛보고, 들이마시고, 집어넣고, 신용 카드로 산"것의 100%를 생각해 낸다고 한다. 13


현재 대부분의 학습은 수동적으로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불과하다. 즉 참여와 활동이라고 오인하곤 하는 정보 접근과 정보 검색인 것이다. 13


기억과 지식을 내면화하지 못하면 보통 너무 피상적이 되고 지적인 허세로 이어지고만다. 14


여행은 관계망을 만들어 내고, 비금융적 자산을 계발해서 귀중한 사회적 자본과 문화적 자본을 창출할 수 있게 한다.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의 유명한 말처럼 "진정한 발견에 이르는 여정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게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볼 때 이루어진다."

여행하는 동안 경험과 지식을 축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고 행동하는 방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각"이 더욱 중요하다. 16-17


미국인들은 흔히 다른 사람들의 행동은 천성 탓이라고 보면서, 자신들의 행도은 외부 조건에의해 결정된 것이라고 여긴다. 17


자기가 내린 판단이 자민족중심주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이유만으로도, 적어도 현지에 있는 동안만큼은 다른 사람들이 하는 행동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는 능력을 익혀야 한다. 어쩌면 영원히 그래야 할지도 모른다. 물론 말이 쉽지 실천하기 아주 어려운 일이긴하다. 19


이론이나 철학은 실천 속에서 구체화된다. 20


심층 지식을 얻기 위한 최고의 방법 중 하나는 배운 것을 끊임없이 기록하는 것이며, 해외에서 배움을 얻는 비결은 겸손함을 보여 주고 자기 약점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 그러려면 용기를 내서 스스로를 낯선 타인의 친절에 좀 더 맡겨야 할 뿐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제대로 이해하기도 해야 한다 운이 좋으면 그렇게 해서 겸손함을 배우게 될 것이다. 21-22



1. 인류학적 관점이라 불리는 괴물

- "우리는 바로 우리라는 적을 만났다." - 포고(Pogo, 미국 만화가 월트 켈리가 그린 만화 주인공)


"문화적 상대주의"는 자기 문화의 가치관을 기준으로 다른 문화의 행동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자민족 중심주의"와 반대 개념이다. 43


현장에서 중요한 정보는 우연히 등장할 때가 많다. 45



2. 우리는 왜 해외로 나가는가

-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면 절대 살아가지 못하리라." -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최근 연구에 따르면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 사람들에게 마약 같은 효과를 낳는다고 한다. 중변연계에서 관장하는 보상 체계에서 만족감에 해당하는 신경의 레버를 눌러 화학적 전달 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57


사람들이 해외에 나가는 이유라고 말하는 것 중 다수는 물론이고, 심지어 실제 해외에서 하는 경험조차 "키치"할 수도 있다. 키치(kitsch)는 진부하고 뻔하고 흔해 빠졌고 보통 싸루려이면서 대체로 악취미적인 무언가를 묘사하는 데 쓰는 용어다. 사실 이런 키치함은 주로 처음에는 물건을, 그러다가 현재는 경험을 대량 생산한 결과고 생겨났다. 도처에 존재하는 키치성은 현대 소비 자본주의 문화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성 중 하나다. 키치는 행복이나 지식조차 돈으로 살 수 있다는 믿음 아래 번성한다. 키치에는 지적인 수고가 거의 들어가지 않으며, 키치는 지식과 이해를 추구하는 풍토보다는 안락한 소비 지상주의에서 번창한다. 아마 키치가 가진 가장 위험한 측면이라면 모든 인간이 공유하는 보편적 정서와 이해가 존재한다는 착각을 광범위하게 퍼뜨린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키치의 일부가 생활 방식의 정치화다. 62-63


대학들이 여행을 장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유학 프로그램의 ㅅ어장은 단과대학과 종합대학교에서 외국어 프로그램에 등록하는 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현상과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이는 어떻게 여행 키치가 조장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한 가지 지표이다. 해외여행이 키치화하고 있다는 또 다른 지표는, 적어도 내가 있는 미국 대학교에서는, 유학 중인 일부 외국인 학생들이 하는 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미국인 학생들과 때로는 대학 당국까지도 피상적 수준 외에는 그들 조국에 대해 아는 데 그다지 관심이 없다고 불평한다.

사실 정확한 여행 동기는 스스로도 확실하지 않을 게 분명하며, 확실해지는 날도 절대 오지 않을 것이다. 기껏해야 자아 발견과 다른 요인들이 섞여 있다는 게 다일 것이다. 처음에 나는 키치화한 여행이 가지는 위험성에 대해 불안해하는 게 내 개인적 문제라고만 생각했다. 그런 피상적 동기에 맞서는 게 우리가 "당연시하는" 가정들을 무너뜨리는 방법으로 가치 있는 행위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더 철저하게 파고들수록 깨닫게 된 사실이 있다. 그런 가정들이 더 큰 구조적 문제의 일부라는 것, 또 인류학자들은 학생들이 해외로 나가는 게 지적으로 정말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해외여행이 학생들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는 게 사실인지에 때때로 의문을 제기해 왔다는 것이다. 63-64


초보 여행자들이 편향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실용적인 조언. 

데이터 수집에 다각적인 접근법을 이용하고, 큰길을 벗어나 걸어서 다녀 보고, 틈틈이 여기저기 들러 보고, 소탈해지려 노력하고, 비수기에 가 보고, 관광객들이 흔히 찾는 구역을 벗어나서 시간을 보내 보라.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질문을 하고, 귀 기울여 들으로, 늘 똑같은 사람들과 판에 박힌 교류를 하는 데서 벗어나라. 다양한 집단 특히 보통은 의견을 묻지 않는 종류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내라. 67


고치에 싸인 채로 여행을 하려는 게 아니라면, 여행 방식을 만들어 내고 결정짓는 광범위한 구조적 요인들을 고려해서 그런 요인들 간에 복잡하게 얽힌 관계를 엄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67-68


플래시패킹(flash-packing, 노트북, 아이팟, 디지털카메라 등 전자 기기를 들고 여행을 다니면서 와이파이 등의 기술을 이용해 여행 경험을 블로그 등의 SNS나 실시간 방송 등으로 공유한다.) 70


관광에는 많은 유형이 있어서 학자들이 명실상부한 유형 분류 체계를 만들어 내기도했다. 에릭 코언(Erik Cohen)이 개발한 첫 번째 유형 분류 체계는 관광이 가진 다양성을 보여주는 데 지금까지도 편리하게 쓰인다. 코언은 참신한 경험을 선호하느냐 아니면 친숙한 경험을 선호하느냐에 따라 네 가지 유형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단체 대중 관광객"이다. 친숙한 것을 선호하고, 투명한 거품 속에 있는 것처럼 "특별 구역" 안을 돌아다니는 유형으로, 기본적으로 최고급 호텔에서 최고급 호텔로 옮겨 다닌다.  

두 번 째 유형은 "독자적인 대중 관광객"으로, 역시나 친숙한것을 고수해서 프랜차이즈 호텔에 묵고 평범한 관광 코스를 다니지만 행동을 독자적으로 한다. 

그 다음은 "탐험가" 유형이다. 참신함과 친숙함을 버무린 여행 방식을 택하고, 현지문화 탐구에 과감히 나서지만 언제든 "특별 구역"으로 돌아올 출구 전략을 갖고 있다.

마지막 유형은 단체 대중 관광객과 정반대 부류로, 일반적인 관광 코스를 피해 가능한 한 현지인과 섞이는 걸 선호한다. 방랑자는 현재 배낭여행객과 플래시패커로 자연스럽게 맥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여행조차도 거의 도처에 손길을 뻗은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과 러프 가이드(Rough Guide) 덕에 제도화되어 있다. 이런 제도화는 현지인과 현지 음식과 관습으로부터 이들을 보호하고, 인지된 위험(perceived risk, 구매가 가져오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데서 오는 불안감)을 희석하는 역할을 한다. 어떤 면에서 배낭여행객과 플래시패커는 탐험가와 방랑자를 결합한 형태이다. 이들은 인류학자처럼 해외여행에 도전하고 싶어 하는 종류의 여행자다.  74-75



3. 스스로를 본다는 것

   -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보는 것처럼 우리 자신을 보라" 로버트번스


여행자들은 출신 사회에서는 상대적으로 무력한 존재일지라도 해외에서는 현지인들보다 부유하지만 하면 그이유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힘 있는 사람으로 봐 줄 때가 많다. 결국 이들은 인기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건 매력적 성격보다는 이런 부유함이다.  87


여행자들은 기동성과 부를 가졌기 때문에 출국이라는 선택권을 발휘해서 마음에 안 드는 곳은 떠나 버린다. 이런 출국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여행자와 현지인 간에 존재하는 가장 결정적인 차이이다. 이 말을 여행자는 어떤 행위를 하더라도 그로 인한 결과 또는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들을 반드시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88


배낭여행자들은 현지어를 하나도 못 하면서도 자기가 어떤 환대를 받았는지에 대한 이야기 하나쯤은 누구든 갖고 있었다. 이들에게 "진정한 교류"란 현지에서 베푸는 환대를 받고도 숙박료를 내지 않는 걸 의미했다.  97


여행을 하다 보면 여행자가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흔히 있게 마련이다. 비록 교훈이 뒤따르기는 하지만, 보통 이런 일은 일종의 탁월한 재밋거리로 여길 수도 있다. 여행자가 피해자가 되는 경우는 생명에 위협이 될 만큼 심각한 수준부터 단순히 창피한 수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102


여행자들은 이야기를 할 때 부인하기 일쑤이지만, 봉이 되는 느낌은 뼈저리게 아프다.

사기당하는 것에 대한 공포는 상당히 가지각색이다. 그런 공포를 참고 넘길 만한 여행자들도 있다. 그렇지만 어떤 여행자들은 그러지 못해서 이런 공포가 지나친 경계심으로 바뀐다.사건을 머릿속으로 몇 번이고 돌이켜 보면서 "좀 더 분별 있게 행동했어야 했다"고 반성한다는 점에서는 분명 교육적이다. 이런 경험들이 새로운 행동, 새로운 자기 탐구, 자기 수양을 하게 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은 위기에 대한 모의실험 같은 것으로, 우리는 천하무적의 존재가 아니라 매우 인간적인 존재일 뿐이라는 점을 되새기게 한다.  103



4. 여행 의례와 개인적 변화

   - "사람들은 이런 저런 누구는 아직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할 때가 많다. 그러나 자아는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토머스 사저


배낭여행자들은 사롱을 입거나 머리를 땋는 등 "현지인처럼 살려고"하는 시도는 통하지 않는다.


모험은 비일상적 장소에서 일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118

위험 감수는 모험의 본질이다.  119


알베를 카뮈(Albert Camus)는 "여행을 가치 있게 하는 건 두려움이다. 여행은 일종의 내면 체계를 붕괴시킨다... 우리가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모든 걸 빼앗고, 가면을 벗겨 버린다... 우리는 완전히 껍데기만 남는다."  121


지멜에게 모험은 경험 체계이다. "모험은 특유의 성격과 매력 면에서 볼 때 경험의 한 가지 형태라는 게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경험하는 내용 때문에 모험이 되는 게 아니다."  122


중요한 것은 여행자가 무엇을 하는가가 아니라, 그 행동을 현지인들이 어떻게 해석하는가이다. 그렇다면 여행자는 반드시 유연성을 가져야 할 뿐 아니라, 터무니없는 일반화도 피할 필요가 있다.  134


여행에 계몽적 영향력이 있다고 덮어놓고 말하는 것은 상당히 무리겠지만, 여행이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외국에 있는 동안 모은 여행 사진, 옷, 공예품을 진열하는 것은 자기 정체성과 여행 경험 간에 확실한 연결 고리를 만든다.  135-136




5. 여행안내 책자를 해석하는 법

   - "진정한 발견에 이르는 여정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게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볼 때 이루어진다." 마르셀 프루스트


계획에는 상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장소가 어떤 곳일지 상상해 볼 때 인지적 도식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상상한 목적지와 실제로 체험하는 목적지는 당연히 천양지차다.

여행자는 목적지에 대해 가진 지식이 제한적이다.  142


전해 들어 알게 된 이야기(story)에 근거해서 사람들은 여행을 한다...

서구 사회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보는 것을 우선시한다...

사진은 암암리로든 노골적으로든 현실을 비추는 거울로 여겨진다.  144


소비 중심 사회가 시각적 이미지에 지나치게 지배당하면서 때로는 렌즈가 시선을 대체하기도 한다.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여행안내서, 지도와 더불어 문서로된 가장 흔한 정보원 중 하나가 여행안내 소책자(brochures)이다. 여행안내 소책자는 드러내 놓고 특정 여행지로 여행을 떠나도록 유도 하거나 설득한다...

안내 지도는 대체로 현지에서 구해서 여행지를 보다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게 한다.  145


많은 학자들이 주장한 대로, 시각 자료가 얼마나 압도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감안할 때 여행안내 소책자는 분명 행선지에 대한 이미지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런 이미지들은 극히 단순화되어 있으며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진다.  146


여행안내 소책자는 평범한 일상을 담은 이미지는 거의 보여 주지 않는다. 대신에 화려한 볼거리와 즐기고 있는 사람들에게 중점을 둔다. 이때 묵살해 버린 것, 즉 드러내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  147


아래의 남아프리카 공화국 유학 광고 소책자를 살펴보자. 남아프리카 공화국 국토 윤곽 안의 합성 사진 사용법에 주목해 보라. 중심에서 약간 비껴나 위치해 있는, 아기에게 뽀뽀하고 있는 젊은 여성 사진이 어떻게 사랑스러운 아프리카를 암시하고 있고 얼마나 눈에 확 들어오는지 눈여겨보자. 야생 동물들과 학생들이 화기애애하게 모여 있는 모습을 강조하고 있는 것에도 주목하자. 아기를 빼면 현지인들과 교류하는 모습은 나오지 않는다. 즉 어린아아와 같은 아프리카는 절대 위협적이지 않다는 메시지다.  151


역사적으로 폭풍우 곶(Cape of Storm)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지만 여기서는 안전한 항구로서, 소비재를 구입하는 주용 관광 명소로 표현하고 있다. 이곳은 폭력도 가난도 없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다. 실업률이 40%에 육박하고, 살인 발생률과 HIV/에이즈 발생률도 세계에서 수위를 다투는 곳 중 하나라는 것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처한 현실인데도 말이다.  152


켈리 케이턴(Kellee Caton)과 칼라 산토스(Carla Santos)는 해상학기 프로그램(a Semeser at Sea program, 1963년에 처음 시작된 해외 유학 프로그램. 학부생들이 전용 유람선을 타고 일정 기간 해외 여러 지역을 방문한다.)동안 학생들이 찍은 사진.

케이턴과 산토스는 유람선에서 열린 학기 말 사진전 출품 사진들이 "식민주의의 전형적인 특징인 탐험과 착취를 정당화하는 관계들"을 보여 주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동의하든 아니든 이러한 이들의 언급은 성찰적인 여행자라면 진지학 고려해 볼 만하다.  155-157




6. 여행을 준비할 때 고려할 문제들

   - "한 나라에 대해서 당신이 그곳에 있는 첫 두 주일 동안 알게 된 것보다 더 많은 것은 결코 알 수 없다." 아이티 미국 국제개발처 사무소의 간판문구


여행자에게 큰 걱정거리라면 보통 전쟁과 테러로 대표되는 정세 불안, 건강, 범죄다. 세 가지 모두 관련 정보를 얻어 그에 따라 조치를 취하면 상당히 잘 대처할 수 있다.  165


자기가 모은 정보와 자료를 부모와 배우자 또는 연인과 공유하자. 분명히 걱정할 수밖에 없는 그들은 안심시킬 수 있고, 이렇게 정보를 함께 나누면 그들도 여행 과정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166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행에 대해 상당히 미신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왠지 모르지만 항공 보험에 들면 비행기 추락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믿기라도 하는 것 같다. 사람들은 보통 운명을 믿지 않으면서도 운명은 감히 시험하려 들지 않는 게 좋다는 믿음도 갖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건강 보험을 들면 아플 일이 없을 거라는 말도 안 되는 확신으로 스스로를 기만한다. 보험에 마법과 같은 힘이 있다는 이런 믿음은, 재난이 너무 강한 인상을 남겨서 그런 일이 굉장히 자주 일어나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들기 때문에 생긴다. 보험으로 신들을 달래겠다는 태도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성관계를 피하거나 염소를 제물로 바쳐서 효험을 보겠다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나만 해도 그렇다.  167


의사소통이 얼마나 용이한지가 여행지 결정에 결정적인 요소가 되지만 보통 여행자들의 현지 언어 구사력은 창피할 정도로 수준이 낮다...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목적을 정하면 좋다. 지역 사회에 잘 녹아들기 위해서라든가, 연구를 위해서라든가 하는 식으로 계획을 세우면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된다. 현지 문화 이해에 대한 순수한 관심도 현지어를 알아듣고 말하려는 시도에 도움이 되고 동기 부여가 된다.  169


마라톤이 그렇듯이 언어를 배우는 데도 많은 훈력과 연습이 필요하다.  171


현지어를 더 쉽게 배우려면 확실히 동행이 있는 것보다 혼자 여행하는 편이 더 유리하다.  173


혼자 들 수 없는 건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는 게 원칙이다.  173


프랑스 작가 콜레트(Colette)는 이렇게 썼다. "진정한 여행자는 걸어 다니는 사람이다." 걸을 때 느끼는 행복감과 만족감은 대개 단순함에서 온다.  176


혼자서 여행해야 할까, 아니면 동행이 있는 게 좋을까  178


혼자 여행하면 주변 환경에 대한 인지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모든 감각이 환기되어 지역 사회와 더 친밀한 교감이 가능ㅎ다. 혼자 여행을 하다 보면 어떻게든 친구를 만들지 않을 수 없고, 그러다 보면 친구 관계를 끊는 것보다 친구를 만드는 것이 더 쉽다는 걸 배울 수 있을지 모른다. 혼자라는 조건은 최선을 다해 현지어를 배우려고 노력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된다. 또 혼자 하는 여행은 가장 자유로운 여행 방식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도 맞춰서 움직일 필요가 없고, 그때그때 벌어지는 상황을 형편에 맞게 이용하 수도 있다. 혼자 여행을 다니면 믿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도 있으므로 계획 수립, 건강과 안전 문제에서 자립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 타인의 호의에 더 많이 기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친화력은 물론이요,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온갖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자연히 유머 감각도 기를 수밖에 없다.  179


고독은 그렇게 나쁜 것이 아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민감해지게 하니까 말이다. 그렇게 사무쳐 오는 강렬한 감각은 기억 속에 경험을 아로새기는 역할을 한다. 또 사물과 자기 자신과 관계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된다. 고독은 너무 지나칠 때를 제외하면 소중한 것이다.  179


동행이 있으면 경험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 친구를 데려가면 일을 분담해서 책임질 수 있고, 좀 더 효율적으로 경비를 절약할 수 있다. 자신감이 커지는 데다, 함께 무언가 독특한 경험을 하면서정과 유대감이 돈독해지는 보상도 뒤따른다. 그러나 여행에는 고생과 스트레스가 반드시 수반되다 보니 우정과 관계도 가혹한 시험을 받게 마련이다. 서로 좋아하는것, 싫어하는것, 공포의 대상, (비)융통성, 낯선 것에 대한 (불)관용, 유머 감각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여행을 같이 하면 친구들끼리 결속력이 강화되든지, 친구 사이가 끊어지거나 멀어지든지 둘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180-181


기대를 안고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기간은 아주 신나는 단계이므로 이때 여행 일지를 쓰기 시작하는 게 좋다. 평범하고 세세한 준비 과정과 더불어,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이 여행에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지도 적어야 한다. 기대감을 묘사하고,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지 밝히고, 나가야 하는 이유를 기록하라. 예상되는 환경, 걱정, 공포를 상상해 보자. 이런 여행 일지에는 외국인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비칠지에 대한 느낌과 기대를 기록해도 좋다.  183


해외에서의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스스로를 웃음거리로 만들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유머 감각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184


적응력이 지나치면 여행이 결코 끝나지 않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 말은 결국 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84



7. 짐을 가볍게 하고 여행하기

   - "행복하게 여행하려면 짐이 가벼워야 한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특별히 혜책 받은 최첨단 세상에서는 경험을 전달하기는 쉽지만 경험을 하기는 어렵다. 현재 온갖 통신 장치 덕분에 사람들은 직접적인 경험은 거의 하지 않지만 세사엥 대한 경험을 경험한다. 실시간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면서 해외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경험보다는 전달로 바뀌고 있다. 즉 전달이 여행의 목적이 되었다.  194


여행은 사람을 숨 막히게 하는 전자 기기에서 해방될 수 있는 기회다.  197


지루함은 혼자 힘으로, 자주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자극제가 된다.  197


사진은 기록 장치로서, 비망록으로서, 해외에서 보낸 경험의 산물인 상품이나 에세이나 책의 일부분으로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사진 촬영은 보이는 세계를 보여 주는 중요한 방법으로 여겨진다. 사진은 이야기만으로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효과적인 증거가 되며, 말로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기록의 진실성을 입증한다.

늘 그렇듯이 사진 기술을 이용하는 것에도 장단점이 있다. 무엇보다 사진이 여행의 주가 되어서는 안 되고, 첫째로 고려하는 대상이 되어서도 안 되며, 윤리적인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카메라는 여행을 보강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202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를 떠올리는 것"이다. 해외에서 자기가 한 경험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런 경험을 실제로 보여 주기 위해서는 어떤 사진을 써야 할까? 카메라를 이용해서 피사체를 전체적으로 조망한 모습뿐 아니라, 더 중요한 피사체의 세부도 보여 줘야 한다.  204


사진에 이름을 붙이고 목록을 만드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날짜와 장소를 기록한 일지를 작성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람을 찍은 사진에는 가능하면 그 사람의 이름과 주소를 첨부하는 것이 좋다.  205


사진을 찍을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윤리적 문제도 있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다(taking picture)"는 표현을 쓴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수전 손태그(Susan Sontag)는 이런 의견을 제시했다. '사진을 찍는 다는 행위는 어딘지 약탈과 같은 면이 있다. 사람들을 찍는다는 건 그들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행위다. 찍히는 사람들 자신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방식으로 그들을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들은 절대 갖지 못한 그들에 대한 지식을 갖게 되면서 사람들은 상징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대사으로 바뀐다.'  206-207


에드워드 브루너(Edward Bruner)가 말했듯이 카메라는 관광객이 쓰는 가면이다.  207



8. 현지인과 수다 떨기

   - "사람은 알지 못하는 것만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일단 알지 못하는 것을 대면하고 나면 공포는 아는 것이 된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해외여행은 모르는 사람들이 베푸는 친절을 경험할 수 있는 값진 기회가 된다. 민감한 여행자라면, 해외여행이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잘하면 인생관 및 인생철학까지 바꿔 놓을 수도 있다. 

단체 여행이 아니라면, 여행자는 한 가지 중요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 바로 어슬렁거릴 자유이다.  215


해외에서 성공적으로 지낸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들을 많이 믿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들의 선의를 믿고 일단 좋은 ㅉ고으로 해석해야 한다. 히피 방랑객이었던 에드 번(Ed Buryn)은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을 갈라놓는 중요한 요소는 두려움이다. 해를 입을까 봐 두려워하고 거절당할까 봐 두려워하고 창피를 당할까 돠 두려워하고 두려워질까봐 두려워한다. 따라서 사람들을 만날 때 지켜야 할 첫 번째 원칙은 그들을 덜 두려워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때로는 퇴짜를 맞을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자. 다만 그런 일이 일어나도 심각하게 우울해 해서는 안 된다. 대수롭지 않게 넘겨 버리면 그뿐이다.'  

두려움은 상상력과 여행의 숨통을 죈다. 사람들은 걱정이 되면 불쾌한 새악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분노가 일면 풍경을 봐도 음미하지 못한다.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뢰와 친밀감을 쌓아 가는 것이 좋다.  215-216


경계는 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마음을 열라. 두려움에 반드시 굴복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대비책은 항상 세워야 한다.  217


사람들이 해외로 나가는 이유 중에는 낯선 음식을 즐기고 싶다는 것도 있다. 

외국에 가 본 사람들 사이에서 언제나 자기가 먹은 음식이 얼마나 별나거나 역겨웠는지를 가지고 서로를 이기려 들곤 한다. 일반적으로 요리가 "역겨운" 것이었을수록 우위에 설 수 있다. 음식으로 모험을 해야 하는 경우는 보통 두 가지다. 하나는 여행자가 레스토랑이나 시장에서 그 요리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로, 어디까지나 돈을 주고 사 먹는 상황이다 보니 여행자가 그 별미를 먹거나 거부할 선택권을 갖고 있는 경우다. 더 심각하고 중요한 것은 두 번째인데, 여행자가 묵는 곳 주인이 손님을 예우하는 의미에서 특별 대접을 하거나 잔치를 벌이기로 한 경우다. 그런 대접에는 딱정버레 애벌레나 메뚜기에서부터 모파니 애벌레나 쥐나 동물 내장이나 황소 음경 등에 이르는 어떤 진귀한 지역 별미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225-226


사회의 기원은 음식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동반자(companion)"라는 단어는 문자 그대로 "빵과 함께"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콤 파넴(com panem)"에서 왔다. 먹는다는 것은 굉장히 사회적인 행동이다.  226


만나는 모든 사람이, 겉으로는 따분해 보일지 몰라도 내가 모르는 뭔가를 알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따라서 언제나 귀 기울여 듣고 새로운 뭔가를 알아내려고 노력하자.  245


경청은 아주 중요하다.  249



9. 건강과 안전문제

   - "죽을 가능성이 없다면 모험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라인홀트 메스너


청결에 대한 개념은 문화마다 다르며, 심지어는 한 문화 안에서도 차이가 있다.  259


샤워는 반드시 매일 해야 한다는 개념도 최근에 아서야 생긴 것이다...

세계 많은 곳에서 매일 하는 샤워는 터무니없는 사치다. 

완벽한 청결은 보통 실현 불가능한 목표다. 반면 신체 특정 부분들, 즉 구멍들과 무엇보다 손은 가능하면 깨끗하게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260


소변과 대변에 대한 태도는 세월이 흐르며 변한다. 고대 로마 여성들은 얼굴에 대변을 발랐다. 젊은 피부를 간직할 수 있는 방법이란 믿었기 때문이었다. 많은 사회에서 대변, 구체적으로는 왕과 그 밖의 귀한 신분을 가진 사람의 대변은 약효가 있다고 여겨 다친 상처나 염증 부위에 바른다. 로마 여성들은 소변으로 목욕을 하고 입을 헹구기도 했다. 중세 유렵에서 태피스트리가 인기를 끈 이유는 궁정에서 귀족 남자들이 튀지 않게 소변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소변은 커튼과 옷을 빠는 데 사용하는 다목적 액체였다. 지금도 미군 생존 수업에서는 소변을 응급 살균제로 쓰라고 한다. 사실 인도 일부 지역에서는 자기가 눈 소변을 마시는 게 장수 비결로 통하기도 했다.  261


이미 마개를 연 음료수를 받는다면 주인과 바꾼 후에 이게 "우리나라 풍습"이라고 말하라.  275



10. 좋은 여행 이야기 쓰는 능력을 높이는 방법

   - "진정한 여행자는 걸어 다니는 사람이다." 콜레트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해외여행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여긴다. 그러나 가치 있는 통찰을 많이 얻을 수 있는 게 바로 글을 쓸 때다...

글을 쓴다는 행위가 더 깊은 성찰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여행 경험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행동이 있다면 그것은 자기가 겪은 것을 글로 써서 되돌아보는 것이다.  281


자기 취향과 선호에 상관없이 일지나 기록 작성을 꼬박꼬박 규칙적으로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282


몇 가지 증거에 따르면 단시간씩 몇 번에 나눠서 쓰는 게 오랜 시간 동안 몰아서 쓰는 것보다 더 생산적일 수 있는 것 같다...

경험을 기록하고 작성하는 데 올바르거나 일반적으로 용인된 방식은 없다...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의 인생만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러 가지 단서들을 이용해서, 보통은 이야기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미루어 짐작한다.  283


글 쓰는 재주를 가지려면 대개 연습이 필요하다. 좋은 이야기와 통찰은 빈틈없는 기록에 달려 있다. 기록을 상세히 하면 분석과 분류가 가능하다...

기록이 뛰어나고 철저할수록 더 좋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284


일지는 개인적으로 이용하려고 쓰는 것이다. 보는 사람이 나 혼자뿐이라 맞춤법과 문법에 구애되거나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것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나중의 일로, 명확한 대상을 상정하고 이야기를 쓰거나 말을 할 때다.  287


자기가 한 기록을 다시 살펴보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거나 논문을 쓸 사람에게는 필수적인 작업이다...  288


성찰 과정은 현장 노트를 정서하는 동안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대체 성찰은 어떻게 하는 것이며 과연 무엇일까? 사전에서는 보통 성찰을 세심한 고찰의 결과로 나온 이미지나 생각이나 아이디어라 정의한다. 그러나 성찰이 가진 또 다른 의미도 흥미를 자아낸다. 즉 반사면이 되비추는 이미지라는 정의다.  288-289


성찰 대상은 자기 자신부터 타인까지 모든 영역을 아우른다. 개인적으로 어떤 상황을 어떻게 다루는지부터 자기가 방문한 곳과 그곳 사람들에 대해 알아낸 것까지 다양하다. 성찰은 또한 양측이 어떻게 서로 쌍방향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지도 보여 줘야만 한다. 그러려면 이전에 가졌던 기대치와 목표를 검토해서, 그게 얼마나 만족되었는지 또는 아닌지, 그리고 왜 그랬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  289


자기가 쓴 기록을 훑어볼 때는 나타나는 패턴과 법칙, 즉 주제에따라 관찰 내용과 데이터를 분류해서 기록을 재구성한다. 그렇게 해서 전후 순서뿐 아니라, 패턴이나 주제와 관찰 내용들 간의 연관성도 반영하도록 노력하라.  290


성찰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궁금하다면 단순한 비교나 대조에서 출발하자. 이런 환경을 고국에서의 환경과 비교하면 어떤가? 이 상황은 아침과 오후, 낮과 밤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까? 관찰자의 성별이 이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291


스토리텔링은 매우 성찰적이고 직관적인 경험이 될 수 있다.  292


스토리텔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저 남을 즐겁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대화를 자극하는 것이기도 하다. 독일 희곡 작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이렇게 잘 표현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 머릿속에서 생각했고, 다른 사람들은 그의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있었다. 진정한 사고란 바로 이런 것이다."  293


내 생각엔 글쓰기를 미루는 버릇이 생기는 제일 큰 이유 중 하나는 손가락이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하면 어떤 게 나올지 알 수가 없어서 막막해지기 때문이다. 많은 작가들이 글쓰기를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의식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들은 글을 쓰기 전에 더블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거나 조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머릿속에 있는 단 하나의 초안을 키보드로 바로 옮긴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보통 이야기나 논문이나 책은 끊임없이 이곳저곳을 손봐야만 하는 여러 초안이 필요하다. 294




여행을 끝내며 - 인간은 우주 속 티끌 같은 존재

인류학자처럼 여행하면 비판적인 자의식을 갖게 된다.  305


성공적인 해외여행을 위한 중요한 열쇠는 여행자가 자기 자신의 교육과 경험에 스스로 책임을 지고, 떠먹여 주기만 바라는 사람이 되지 않는 것이다.

해외로 나간다는 것은 자기가 이미 갖고 있던 것과 곧잘 상반되는 새로운 생각과 감정에 스스로를 노출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때 열쇠는 겸손함이다.

해외여행에 성공하려면 실수를 하고 길을 잃고 헤매는 게 끔찍한 실패가 아니라, 성장을 위한 필수적 단계인 동시에 사실 삶의 일부이기도 하다는 것을 깨달을 줄 아는 능력이 꼭 필요하다...

여행에는 새로운 생각과 함께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307



역자후기 - 인류학자처럼 여행하라! 여행과 삶에 대한 새로운 눈을 갖게 될 것이다!

현재 한국은 해외여행객 연간 1400만 명 시대다.

전통적인 여행안내서는 여전히 정형화된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데 치중하고 있으며, 책을 통해 전하는 여행지의 문화와 현지인들에 대한 이해가 대단히 피상적이거나 우월주의에 젖어 있다. 아마추어들이 디지털 장비로 올리는 여행기나 에세이식 여행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개인적 감상 위주로 피상적이고 개인화되어 있거나 전통적인 여행안내서처럼 기존의 정형화된 이미지나 관념을 계속 답습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24-325


인류학자처럼 여행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뛰어난 장점은 인류학에 기반을 둔 여러 가지 주체적인 여행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자유로운 여행이라고 착각하고 무턱대고 아무 계획 없이 떠돌이처럼 돌아다니며 뭐든 얻어걸리기만 바라는 또 다른 의미의 수동적인 여행을 경계하고 있다. 저자는 엄밀한 인류학적 방법론에 기초헤서 진정한 자기와 타인에 대한 이해, 의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꼼꼼한 계획부터 세우라고 강조한다.  328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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