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는 뭐든 간에 발길질을 하면서 물건들의 상태를 점검하는 남자였다.  15


그는 줄줄이 늘어선, 자기 집과 똑같이 생긴 집들을 따라 차를 몰았다. 그들이 처음 여기 왔을 때 이 동네에 있던 집은 겨우 여섯 채였다. 이제는 수백 체가 있다. 한때 여기에서는 숲이 있었지만 이제는 집들뿐이다. 물론 다 융자를 낀 집들, 그게 오늘날 일을 하는 방식이었다. 신용카드로 쇼핑을 하고 전기차를 몰고 다니며 전구 하나 바꾸려고 수리공을 고용했다. 딸각딸각 맞추는 조립식 마루를 깔고 전기 벽난로를 설치한 뒤 그럭저럭 살아간다. 급박한 상화에도 벽에 못 하나 박지 못하는 사회. 이게 지금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이었다.  45


오베는 자기가 보고 만질 수 있는 것들만 이해했다.  57


아마 그녀(소냐)에게 운명이란 '무언가'였을 텐데, 그건 오베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하지만 오베에게 운명이란 '누군가'였다.  103


"자기 원칙을 걸고 싸울 준비가 된 사람들이 더 이상 세상에 없는 걸까?" 루네가 물었다.

"하나도 없지." 오베가 대답했다.  117


이 세상은 한 사람의 인생이 끝나기도 전에 그 사람이 구식이 되어버리는 곳이었다. 더 이상 누구에게도 무언가를 제대로 해낼 능력이 없다는 사실에 나라 전체가 기립 박수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범속함을 거리낌 없이 찬양해댔다.

아무도 타이어를 갈아 끼우지 못했다. 전등 스위치 하나 설치 못했다. 바닥에 타일도 못 깔았다. 벽에 회반죽도 못 발랐다. 자기 세금 장부 하나 못 챙겼다. 왜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타당성을 잃어버린 형태의 지식들만 넘쳐났다.  119


오베는 첫 번째 불꽃이 자기 집을 기어오르는 광경을 봤다. 그는 잔디를 가로질러 뛰어갔지만 이내 소방관들에게 제지당했다. 별안간 그들이 사방을 둘러쌌다. 

그리고 오베를 집에 못 들어가게 막았다.

하얀 셔츠를 입은, 오베가 이해한 바로는 일종의 소방대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그의 앞에 다리를 쩍 벌리고 서서 오베가 자기 집의 불을 끄도록 놔둘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너무 위험해서라고 그랬다. 그런 뒤 안타깝게도 소방관들 역시 관계당구겡서 적법한 허가가 내려올 때까지는 불을 끌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오베의 집이 정확히 시 경계선 위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지휘 센터에서 무전기로 승인을 해주어야만 그들이 진화 작업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었다. 허가가 나고 서류에 도장이 찍혀야 한다고 했다.

"규칙은 규칙이니까요." 오베가 항의하자 하얀 셔츠를 입은 남자가 단조로운 목소리로 설명했다.

오베는 몸부림을 치며 거기서 벗어난 뒤 분노에 차 호스를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헛된 일이었다. 소방관들이 이제 다 끝났다는 신호를 보냈다. 불길이 이미 집을 삼켜버렸다. 

오베는 정원에 서서 무력함과 슬픔에 휩싸인 채 집이 불타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134-135


사람들은 오베와 오베의 아내가 밤과 낮 같다고 늘 말했다. 오베는 당연하게도 자기가 밤 쪽이라는 걸 잘 알았다. 그게 그에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 반면 누군가 그런 말을 할 때 오베의 아내는 항상 재미있어했는데, 왜냐하면 그럴 때마다 낄낄 웃으면서 사람들이 오베를 밤이라고 생각하는 건 그가 태양 쪽으로 가기에는 너무 못돼먹어서라고 지절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녀가 왜 자기를 택했는지 결코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는 음악이나 책이나 이상한 단어 같은 추상적인 것들을 사랑했다. 오베는 손에 쥘 수 있는 것들로만 채워진 남자였다. 그는 드라이버와 기름 여과기를 좋아했다. 그는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인생을 살아갔다. 그녀는 춤을 췄다.

"모든 어둠을 쫓아버리는 데는 빛줄기 하나면 돼요." 언젠가 그가 어째서 늘 그렇게 명랑하게 살아가려 하느냐고 그녀에게 물었을 때,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그녀가 읽는 책 중 하나에 프란체스코인가 하는 수도사가 그렇게 써놓은 게 분명했다.

"날 속이면 안 돼요. 여보." 그녀가 쾌활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커다란 품으로 파고들었다. "아무도 안 볼 때 당신의 내면은 춤을 추고 있어요, 오베. 그리고 저는 그 점 때문에 언제까지고 당신을 사랑할 거예요. 당신이 그걸 좋아하건 좋아하지 않건 간에."

오베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결코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 그는 춤을 춰본 역사가 없었다. 춤이란 너무 무계획적이고 어지러워 보이는 것이었다. 그는 직선과 명료한 결정을 좋아했다. 그게 그가 늘 수학을 좋아하는 이유였다. 수학에는 정답 아니면 오답만 있었다. 수업 중에 '네 입장을 토론해보자'며 사기를 치려 드는 히피 같은 과목들과는 달랐다. 마치 누가 긴 단어를 더 많이 아는지 점검하는 게 결론을 내리는 방법이기라도 한 것인양. 오베는 옳은 건 옳은 것이고 틀린 건 틀린 것이길 원했다. 

그는 몇몇 사람들이 자기를 인간에 대한 믿음이 없는 심술궂은 영감탱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그건 그들이 오베에게 사람을 다른 식으로 볼 이유를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살다보면 자신이 어떤 종류의 인간이 될지 결정을 내릴 때가 오게 마련이다. 다른 사람이 기어오르게 놔두는 사람이 될 것인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될 것인가 하는 때가.  152-154


모든 남자들에게는 자기가 어떤 남자가 되고 싶은지를 선택할 때가 온다.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 없다면, 남자에 대해 모르는 것이다.  159


오베는 그녀를 만나기 전 어떻게 살아왔느냐는 질문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누군가 물어봤다면, 그는 살아도 산게 아니었다고 대답했으리라.  182


"당신이 바라보는 사람이 된다는건 어떤 기분인지 알고 싶었을 뿐입니다."(오베가 소냐에게 솔직히 고백하고나서 일어나면서.)  186


그녀는 그저 "다 괜찮을 거예요, 여보"라고 속삭이며 그의 팔에 자기 팔을 기댈 뿐이었다. 그녀는 집게손가락으로 그의 손바닥을 부드럽게 눌렀다. 그리고 눈을 감은 뒤 죽었다.

오베는 그녀의 손을 몇 시간 동안 그대로 잡고 있었다...

누군가 묻는다면, 그는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 자기는 결코 살아 있던 게 아니었다고 말했을 것이다. 그녀가 죽은 뒤에도.  189


'사람은 자기가 뭘 위해 싸우는지 알아야 한다.'  273


오베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고 분노에 찬 엘크처럼 턱을 앞으로 내밀고 있었다. 하얀 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아니타와 루네의 집으로 들어갔다.  364


오베의 몸에서 모든 힘이 다 빠져나가고 있는 것 같았다.

아마도 아니타의 기진맥진한 얼굴을 봐서였을 것이다. 더 큰 견지에서 보면 이 단순한 전투에서 이겼다느 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깨달음 때문이었을 것이다.스코다가 갇혀 있건 말건 아무 차이도 없었다. 그들은 언제나 돌아온다. 그들이 소냐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들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조항드로가 서류들을 들고. 하얀 셔츠의 남자들이 언제나 이긴다. 오베 같은 남자는 언제나 소냐 같은 사람을 잃는다. 아무도 그에게 그녀를 되돌려주지 못한다. 

결국 부엌 조리대에 기름칠을 하는 것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이라곤 하지도 않는 하루하루가 길게 이어지는 것 외에 아무것도 남는 게 없었다. 오베는 더는 극복할 수가 없었다. 그는 그 어느때보다 지금 이 순간 확실히 느꼈다. 그는 더 이상 싸울 수 없었다. 더 이상 싸우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모든 게 다 멈추기만을 바랐다.

파르바네는 계속 그에게 반박하려 했지만 그는 그냥 문을 닫았다. 그녀가 문을 쾅쾅 두드렸지만 그는 듣지 않았다. 그는 현관의 의자에 주저앉아 자기 손이 떨리는 걸 느꼈다. 심장이 정말로 세게 뛰는 바람에 귀가 폭발할 것 같았다. 마치 거대한 어둠이 숨틍을 걷어차기라도 한 것처럼, 가슴의 압박이 20분 넘도록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베는 울기 시작했다.  368-369


"사람들은 모두 품위 있는 삶을 원해요. 품위란 다른 사람들과는 구별되는 무언가를 뜻하는 거고요." 소냐는 그렇게 말했다. 오베와 루네 같은 남자들에게 품위란, 다 큰 사람은 스스로 자기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뜻했다. 따라서 품위라는 건 어른이 되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게 되는 권리라고 할 수 있었다. 스스로를 통제한다는 자부심, 올바르게 산다는 자부심, 어떤 길을 택하고 버려야 하는지 아는 것. 나사를 어떻게 돌리고 돌리지 말아야 하는지를 안다는 자부심. 오베와 루네 같은 남자들은 인간이 말로 떠드는 게 아니라 행동하는 존재였던 세대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물론 소냐는 오베가 자기의 이름 없는 분노를 어떻게 끌어안고 살아야 할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았다.  370-371


어떤 남자들이 갑자기 어떤 일을 하는지 이유를 설명하기란 때로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때가 올 때까지는 늘 낙관적이다. 다른 사람과 무언가를 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대화를 나눌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민원을 제기할 시간도.  387


자기가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란 어렵다. 특히나 무척 오랫동안 틀린 채로 살아왔을 때는.  410


사람들은 늘 오베가 '까칠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빌어먹을 까칠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그저 내내 웃으며 돌아다니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게 누군가가 거친 사람으로 취급당해 싸다는 얘긴가? 오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한 남자를 이해했던 유일한 사람을 땅에 묻어야 할 때, 그의 내면에 있던 무언가는 산산조각이 난다. 그런 부상은 치료할 수 없었다.  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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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맘 육아의 기본 철칙 7계명

1. 내 아이는 정답이다. 아이의 모든 행동엔 이유가 있다.

2. 책은 밥! DVD는 반찬! 나들이, 목적 잇는 놀이는 사랑이다.

3. 영어 포함 사교육 전혀 필요 없다.

4. 한 달에 전집 한 질만 들이기.

5. 내 책 1년 50권 이상 읽기!

6. 엄청난 칭찬과 무한 감탄의 생활화!

7. 아이의 삶보다 엄마의 삶이 더 중요하다.



녀석의 삶은 거의 모든 게 중고였다.  19


내 승질머리가 못되 처먹어서 그러는 줄만 알았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애미가 잠을 안 자서! 잠 안자고 뻘짓 해서!'

물론 애 꽥 잠들고 나면 그 새벽에 그 여유가 너무너무 귀하고 아까워서 

졸린 눈 까뒤집어가며 머라도 하고 싶지. 나도 그 마음 잘 안다.

쥐시장이라도 뒤적거리고, 케이블 틀고 드라마라도 내리 봐줘야 

낮 시간 젖소, 식고, 도우미로 전락했던

내 자신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는 거 같겠지. 

나도 그랬으니까.

잠만 푹~ 자도 육아가 쉽다.  26


애 DVD 틀어주고 드러누워 육아서 한 페이지라도 보다 쪽잠을 자는게 애 잘 키우겠다고 밤새 인터넷 파도타기 하는 것보다 백배는 낫다.  27


애를 낳았으면 잘 키워야한다.  28 


초등학교 입한 전에 아이가 갖춰주어야 할 진정한 사회성은 애미와 자식, 단 둘만의 긴밀한 애착! 그거면 땡이다. 습자지 한 장 통과하지 못할 정도의 빡빡한 애착이 둘 사이에 맺어져 있지 않는 한 죽었다 깨나도 온전한 사회성은 심어줄 수 없다!  33


쉽지 않은 길, 너무 쉽게만 가려하면 결국엔 쉽게 무너진다.

녀석이 널뛰는 감성과 고집에 맞춰 미친뇬 칼춤추듯 같이 너울대면 되는거다.  35


나랑 애랑만 갔어야 되는 거였다. 나도 체력 되고, 애도 몸 상태 괜찮은 날. 그냥 즉흥적으로! 37


나들이의 본질을 깨닫자.  40


육아보다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수행이 고행이 또 있을까?  45


이 땅에 투하된 특수공작원과도 같은 내 자식과 겨루는 치열한 게릴라전에서 서로 피 철철~ 흘리지 않고, 어떻게 하면 무난하게 서로를 인정하며 잘 살아갈 수 있는지를 고민해가는 과정이다. 결국 내 아이를 양육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양육되어지지 않은 바로 나 자신을 약육해가는 과정'이 육아다.

'노력은 성취와 변화를 위한 필수과정이지만, 필연적으로 고통을 수반한다.' - 박경철의 <자기혁명> 중  47


애미가 읽고 앉아 있는 그 뒷모습을 보면서 아이는 큰다.  48


노력없이 날로 먹으려 하면 결국 무너지는 게 애 키우기다.  51


생각이 많아지고 깊어지면 실행으로 가는 길이 너무 오래 걸린다. 

해보지 않고 고민해봤자 해결되는 거 아무것도 없다.  52



엄마표 영어란?

엄마가 집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노출 환경을 만들어주고 뒤로 살짝 빠져 있는 거다.  62


엄마는 절대적으로 '영어 노출'만 해주면 된다.

이 땅에 엄마표 영어 성공하는 집안은 별로 읍다. 이유가 뭔지 아나?

'영어 노출 환경의 부재!' 이거 하나다.  82


애가 원하는 건 정확한 해석이 아니라, 엄마의 기민하고 감격적인 반응이다.

영어의 첫 단추는 그렇게 따뜻해야 한다.  92


영어는 귀가 먼저 뚫리면 눈이 뚫리고, 입이 트이면, 쓰기는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93


영어책은 영어공부 교재가 아니라 책 자체라는 진리의 깨달음이 있어야 할 뿐.  98


동선의 최소화, 행동의 간소화!  104  ---- simple is power.


육아는 '환경의 게임'이다. 얼마나 편한 환경을 구성해 놓느냐!  106


애보다도 책을 많이 읽어야하는 사람이 애미라는 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애가 커 가면 커갈수록 핏줄을 타고 느껴진다. 그래야 자연스레 애도 책을 잡는다는 걸.  108


책육아와 일반육아의 차이는 말하자면 '종교의 차이'와 맞먹는다!

완전히 다른 길을 가는 것이고, 완전히 다른 마인드로 사는 것이다...  121


멍 때리는 시간도, 빈둥거리고 뻘짓하는 시간도 많아야..

가랑비에 옷 젖듯이 스며들게 하려고 엄마의 사회성, 욕구, 소비, 유흥 등을 잠시 유예시키고 끼고 앉았던 거였다.  121


뭐 하지 말라는 표시에 유난해 환장을 해서 그런 표시만 나오면 그대로 멈춰서 한참을 머리 처박고 읽고 쪼매난 글씨까지 다 읽을 때까지 움직일 수 없었다. 애미는 기미 생성해가며 그지같이 기다려줘야 했다.  126


짜장면집 전단지 떼와 애랑 같이 오리고 놀란 말이다.

애가 먹다 놔둔 칸쵸 상자에도 한글나라 수업 1년 치를 뻥 까는 아이디어가 얼마나 많이 숨어 있는지 오려서 스케치북에 붙이다 보면 마구 떠오를 테니..  128


아이가 어렸을 때 엄마가 읽어주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어야지...

하은이는 친구들이 집에 놀러와 난리블루스를 피며 같이 놀다가도 책 보고 싶으면 풀썩 주저앉아 책을 읽었다. 폭풍속에 고요를 찾아낼 줄 안다.  131


부지런해지지 말고 지혜로워져라!

독서는 아이의 '내면의 힘'을 길러주는 게 목적.  137


누차 강조하지만 애가 책을 월할 때 모든 걸 멈추고 읽어주면 된다. 걱정과 불안을 내려놓으면 된다. 

아이들은 부족한 수면, 체력, 식욕 지들이 다 알아서 보충한다.  140


아무 책이나 사서 읽어 달라고 할 때까지 읽어주면 된다.  149


실컷 놀아본 놈이, 질리도록 놀이에 몰입해 본 놈이 학업에도 삶에도 인간관계에도 놀라운 재능과 집중력을 발휘한다.  150


아이는 엄마의 인내를 먹고 자란다.

책과 함께 놀고 느끼고 생각하고 깨달아가는...  157


책에 빠져들게 하기 위해 녀석이 아침잠이나 낮잠에서 깼을 땐 항상 누운 채로 내 무릎에 슬쩍 눕듯이 앉혀 책을 읽어줬다.  159


가랑비에 옷 젖는지 몰라야 한다.

빗물이 바위를 뚫는 걸 바위는 모르는 게 맞다.

천천히 가되 뜨겁게 가야 한다. 

많이 놀아주자.  160


많은 책장 덕분에 집에 화장대도 없고, 서랍장, 콘솔, 장식장 아무것도 없다.  166


18개월에서 36개우러까지의 제1 반항기 때는 그 어떤 아이들도 이전의 모습과는 달리 말 안 듣고 떼쓰고 변덕이 죽 끓듯한다는 사실.  175


여유란 읍다. 안 생긴다. 왜냐, 소비를 줄이지 못하는 당신이 그 시기가 지나도 그만큼 또 쓰거든요.  181


정말 진도 쫙쫙~ 나가며 눈에 띄게 잘하고 있는 친구들의 공통점이 바로 컴퓨터와 멀다는 거다.

책과 내 자식의 눈빛!

그 딱 2가지에만 내 시선을 내 시간을 내 열정을 집중할 때다. 그러기에도 시간이 짧다.  204


애들은 좀 읍씨 키워야 잘 큰다.  209


모든 걸 빠르게 접하게 해줘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한 요즘. 

절대적으로다가 유아유치 시절에 충분히 가해져야 할 노출은 책과 놀이밖에 없다.  211


책육아.

충분한 시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책의 바다는 커녕 책과 친숙해지지도 못한 채 평생 이어질 사회 생활을 시작해버리는 거다.  218


'책육아' 그리 만만한 거 아니다.  222


'내는 니 자식 절대 못 본다'며 없는 동창모임에 복지관 노래교실까지 개근하겠다는 열의를 불태우시는 것도 애 보는게 힘든 걸 알아서 그러시는 거다.  223


육아라는 거 절대 쉬울 수만은 없다.

무한 반복일지라도 아이와 함게 부둥켜안고 참고 노력하며 이겨내야 한다. 

육아에 지름길 따위는 없다.  224


내 아이를 알기 위해 밤이 지새도록 책을 읽고 2살이든 4살이든 7살이든 내 자식의 눈을 바라보면서 대화하고, 사과하고 니 마음 어떤지 얘기해달라고 묻고,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왜 그렇게 징징대는지

옆집 엄마가 아니라, 컴퓨터 속 유명 블로그가 아니라 육아서와 내 아이의 눈빛 속에서 해답을 찾아갔으면 좋겠다.  225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애미의 체력'이다.  228


어디서 힘을 주고 어디서 힘을 빼야하는지 강약조절을 배워가는 과정이 바로 육아다.  230


전문가의 손길이 꼭 필요해서 보내는 거라구?

안 보내면 안 부르면 내 자식만 뒤떨어질 거 같아서? 웃기고들 있네!

놀아주기 싫으니까 귀찮으니까 힘드니까 그런 거 모르는 줄 알아? 귀신을 속여...  234


'청결'을 조금만 포기하면,

'생활습관'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기본, 단계, 남의 시선' 이런 말을 잊어버리고 내려만 놓으면 녀석을 붙들고 악을 쓸 일도 자근자근 씹을 일도 불안과 공포가 뒤엉킨 시선으로 녀석을 두려움에 떨게 할 일도 없었을 텐데...  249


애를 낳고 누구나 미친 듯이 뛴다. 전력을 다해.

헌데 뛰는 방향이 'Go to the 낭떠러지'다.  265


책육아 10년을 지나오니 그 책이 '엄마의 책'이라는 것과 책보다도 중요한 게 '엄마의 행복' 이라는 걸 온몸으로 느끼며 그 본질을 깨닫게 하고 싶은 열정으로 하루하루를 산다.  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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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라는 말은 라틴어 '마누아리우스(manuarius)'에서 유래했는데, 'manus' 와 'arius'의 복합어이다. manus는 영어의 'hand' 즉, 손이라는 뜻이며, arius는 방식, 방법을 의미한다. 결국 매너란 손의 방법, 소능로 하는 방식, 다시말해 매우 구체적인 행위 방식을 뜻한다. 

그렇다면 매너와 에티켓은 어떠헤 다를까?
에티켓은 행동 기준이며, 매너는 그것을 행동으로 나타내는 방법이다. 이를테면 노인에게 자리르 양보해야 한다는 룰은 에티켓이고, 자리를 양보하는 행위는 매너이다.
좋은 매너는 공감과 신뢰, 감동을 준다. 프랑스에서 매너를 '삶을 멋지고 성공적으로 영위할 줄 아는 방법'이라고 정의하는 것처럼 매너는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이다. 
또 매너는 배려다.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입장 바꿔 생각 할 줄 아는 것이야말로 매너의 기본이다.

저자는 매너의 개념을 이렇게 설명하고는 고대 매너의 등장을 간략히 설명하고 매너의 변천사를 3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1단계 : 중세의 봉건적 궁정예절 단계
이 단계에서는 권력이 분권화된 만큼 폭력수단, 즉 통제수단이 분산되어 있었고 따라서 본능적 충동에 대한 제재도 후대에 비해 약했다. 좋은 매너와 나쁜 매너를 구분하는 기준 역시 후대에 비해 단순하고 소박했다. 그래서 이 시대에는 친구와 적, 열광과 혐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구분만이 존재했다.
2단계 : 17세기 절대주의적·귀족적 궁정 예절 단계
절대주의적 궁정예절의 단계로 봉건귀족들은 자신들만의 섬세한 감수성과 세련된 향동 양식을 발전시켜, 새로이 부상하는 부르주아계층과 구별해 왕과의 친밀도를 높이려 애쓰고 그것을 법제화 시켰다. 결국 이때의 매너는 봉건귀족들이 왕과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총체였다. 즉 17세기 절대주의적 궁정예절의 단계는 매너의 세련된 절정기인 동시에 차별화의 절정기이기도 했다.
3단계 : 18~19세기 부르주아적 예절 단계
절대주의적 궁정 예절의 일부가 부르주아들에게 전파되면서 문명화도 국민적 파급의 시대를 맞는다. 매너의 국민화, 민주화가 이뤄진 셈이다. 이때부터 매너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기대하는 행위 패턴의 총체로 정의되기 시작했다.

결국 매너의 역사, 문명화 과정을 이끈 힘은 권력의 차이를 보존하고 그것을 유지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이었다. 그렇기에 매너는 단지 외워서 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알아야 한다. 나라마다 시대마다 매너의 정의는 다르고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매너는 실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실학자인 이덕무(李德懋)가 쓴 <사소절(士小節)>을 언급하면서 이 책에서 말하는 예절의 기본 요소는 내사단(內四端), 외구용(外九容), 기오품(曁五品) 이다.
내사단은 인의예지, 즉 측은지심(惻隱之心, 仁), 수오지심(羞惡之心, 義), 사양지심(辭讓之心, 禮), 시비지심(是非之心, 智)으로 일종의 '원칙'이며, 기오품은 구체적인 방책으로 부자유친(父子有親), 군신유의(君臣有義), 부부유별(夫婦有別), 장유유서(長幼有序), 붕우유신(朋友有信)등 인간관계의 방법적인 측면을 이야기 한다. 
또한 외구용이란 9가지 올바른 몸가짐을 말하는 것으로  
하나, 족용중(足容重). 발을 무겁게 하라. 이는 가볍게 처신하지 말라는 의미로 안정된 자세 유지를 뜻한다. 
둘, 수용공(手容恭). 손을 공손하게 하라. 손으로 장난치지 말라는 얘기다. 성희롱, 뇌물수수 역시 손을 내밀어 생기는 일이다.
셋, 목용단(目容端). 눈은 단정하게 두어라.맑고 단정한 눈은 세상을 꿰뚫는 힘이 잇고 세상을 정화시키는 원천이 된다. 
넷, 구용지(口容止).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라. 물고기가 입을 잘못 놀려 미끼에 걸리듯, 사람도 입을 잘못 놀리면 화를 자초한다.
다섯, 성용정(聲容靜). 말을 할때는 차분하고 조용하게 하라. 흥분해서 말하지 말라는 뜻이다.
여섯, 기용숙(氣容肅). 숨소리를 고르게 하라. 기운을 항상 단정히 하라는 말이다.
일곱, 두용직(頭容直). 머리를 곧게 세워라. 머리를 똑바로 드는 것은 떳떳함의 표현이다.
여덟, 입용덕(立容德). 서 있는 모습은 반드시 덕이 있게 하라. 의젓하게 서 있으라는 얘기다.  
아홉, 색용장(色容莊). 얼굴빛을 밝고 씩씩하게 하라. 
이것이 쉽게 보일 수도 있지만 결코 쉬운것은 아니다. 그만큼 실력으로 쌓을 수 있는것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저자는 결론을 길게 늘어서 내리고 있다. 그만큼 노력이 있어야 매너를 쌓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 함일 것이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가능하면 요점을 잡아서 쓰려 한다. 그래야 글을 읽는 이들이 힘을 덜 들이고도 핵심을 알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길게 늘이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매너' 만큼은 더욱 민감하고 다양하며 그것을 인정할 수 있으면서 다양한 매너를 어느정도 이상은 익혀야 한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서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제 그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결론중에 핵심을 보자.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항상 매너의 다양성을 인식해야 한다. 타문화 역시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상대의 문화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하고,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 동시에 그 문화에 대해 관용을 베풀 줄 알아야 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 기꺼이 수용하고 긍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리더는 상대의 문화에 예의를 갖춰야 한다. 
또한 매너를 지키더라도 그로부터 비롯될 수 있는 잘못, 즉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져서는 안된다. 매너는 항상 신선해야 한다... 진정한 매너는 어떤 법칙이나 형식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감수성을 온몸으로 익혀야 가능해진다. ... 21세기에는 매너가 곧 실력이다.



그렇다. 국제화 세계화 시대에 다양성이 공존함을 알고는 있지만 아는것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습성까지도 어느정도는 알고 있어야 '맞고, 틀림'의 문제가 아니라 '다름'으로 인식할 수 있고, 그것은 바로 '인정'을 의미하는것이며, 그럴때 매너라는 것이 시작이 되어 가는 것이다.
들어서 아는 것과 자신이 체험하고 느껴보면서 아는 것과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차이가 있다. 
'서울 안가본 놈이 이긴다'(우기는 사람이 이긴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표현)는 말은 이미 옛말이다. 그냥 우긴다고 될것이 아니다.
인터넷에서 무수한 정보들이 존재하고 있다. 우기지 않고 찾아보면 알 수 있는 시대이다.
그만큼 급변하고 정보가 넘쳐 나고 있기에 우긴다고 될것이 아니다. 
우리가 갖추어야 한다. 여러가지 중에 매너는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 
인문학적인 글에 사진은 동떨어진 내용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매너라고 해서 꼭 딱딱해야 하는것도 아니지 않는가. 
매너는 어렵게 키울 수 있는것도 있지만 쉽게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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