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뉴스는 세상에서 가장 별나고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일이라면 그게 무엇이건 우리 앞에 제시하는 데 전념한다.  10


철학자 헤겔이 주장했듯, 삶을 인도하는 원천이자 권위의 시금석으로서의 종교를 뉴스가 대체할 때 사회는 근대화된다. 선진 경제에서 이제 뉴스는 최소한 예전에 신앙이 누리던 것과 동등한 권력의 지위를 차지한다.  11

뉴스는 뉴스의 작동원리가 거의 보이지 않게 하는 방법을, 그리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의문을 제기하기 어렵게 하는 방법을 안다. 뉴스는 추측으로 점철된 자신의 관점은 언급하지 않은 채, 별다른 의양 없는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뉴스는 세상사를 그저 보도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드러내진 못하지만, 대신 지극히 뚜렷한 우선순위에 의거한 새로운 세상을 우리 마음속에 공들여 짓는 작업을 꾸준히 해나간다.  11-12


어린시절부터 우리는 이미지와 언어의 힘을 높이 평가하도록 교육받는다. 박물관으로 이끌려가 오래전에 죽은 예술가들의 작품이 우리의 관점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엄숙하게 교육받고, 시와 소설이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음을 주입받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뉴스가 매시간 제공하는 언어와 이미지에 대해서는 좀처럼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12


교육에 대해 별의별 소리를 떠들어대면서도, 현대 사회는 자신의 구성원들을 가르치고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수단을 검토하는 데 참으로 무심하다.

제도권 교육기관보다도 더 커다란 영향력을 무한정 행사하는 뉴스라는 독립체의 감독 아래에서 보낸다.  13


어재서 우리 대중은 계속 뉴스를 확인하는 걸까? 이는 공포와 큰 관련이 있다. 뉴스에서 눈을 떼고 나서 아주 짧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습관처럼 불안이 축적된다.  14


뉴스는 우리에게 각기 할당된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거나 흥미진진한 문제들을 찾아냄으로써, 그리고 이 더 큰 관심사들이 자기 자신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불안과 의심을 삼켜버리도록 용인함으로써 우리를 사로잡은 문제로부터 도피하는 탈출구가 될 수 있다  15


오늘날 뉴스는 밤늦게까지 인터넷상으로 불륜을 저지른 후 졸음 운전을 하다 고가도로에서 탈선하여 도로 아래 캠핑 드레일러에 타고 있던 일가족 다섯을 죽인 남자에 대해 알려준다. 또 다른 뉴스는 아름답고 전도유망한 대학생이 시체로 발견됐다고 전한다. 또 어떤 뉴스는 여자 테니스 코치와 열세 살짜기 제자 사이에서 일어난 스캔들을 낱낱이 까발리낟. 이런 사건들은 분명 말도 안 되는 일인지라 그에 비하면 우리는 정상적이고 축복받았다고 느끼게 된다.  15-16


시간이 흐르면 이 모든 뉴스들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몇 달, 심지어 몇 해 동안 소비한 뉴스 중 남는 걸 전부 합하면 얼마나 될까? 실종된 아이, 예산 부족, 불륜을 저지른 장군에 대한 소식을 접하며 느꼈던 그 수많은 흥분과 두려움은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이 모든 뉴스 기사들이, 예를 들어 중국이 부상중이고 중앙 아프리카는 부패했으며 교육은 개혁되어야 한다는 등의 막연하면서도 놀랄 것 하나 없는 결론들의 퇴적물을 넘어서 우리의 지혜를 늘리는 데 얼마 만큼 기여하는가? 

우리가 이런 의문들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대체로 우리의 정신 상태가 너그럽기 짝이 없다는 징후다. 우리는 단순히 뉴스에대해 신경을 끄는 것만으로도 뭔가 문제가 생길 거라고 상상한다.  16


뉴스가 어재서 중요하냐구 묻는 건 뉴스가 중요하지 않다고 간주하려는 게 아니라, 보다 자의식을 갖고 뉴스를 수용하려 할 때 얻게되는 보상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는 것이다.  17




- 정치뉴스


우리는 누가 봐도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무관심할 수밖에 없는 기사들과 일상적으로 마주친다.  24


독자를 긴 이야기속 아무데나 빠뜨렸다가 다시 재빨리 꺼내면서도 사건이 전개돼온 더 넓은 맥락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언론이 우리 사회엣 넘쳐나는 중요한 사건들을 기사화할 때 상습적으로 벌이는 일이다.  25


언론은 자신이 우리에게 매일 전하는 것들이, 몇 달 혹은 심지어 몇 년에 걸쳐 다듬어진 안목을 통해서만 그 진짜 형태와 논리 구조를 대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이야기의 극히 일부만 뽑아낸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길 꺼린다.  29


'사실'이 지닌 문제는 오늘날 신뢰할 만한 사실 보도를 찾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정작 문제느 ㄴ우리가 더 많은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접한 그 사실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른다는 데 있다.  32


사람들에게 '진지한' 뉴스를 좀더 많이 소비하라고 겁을 주는 것은 해답이 아니다. 소위 진지한 뉴스 매체들에게, 대중을 적절히 사로잡을 수 있는 방식을 중요한 정보들을 전달하는 방법을 배우라고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 진지한 기삿거리라는 게 원체 좀 지루하고, 대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은 너무 안이하다. 한편에는 사려 깊지만 무기력한 가르침을 제공하는 매체가 있고, 다른 한편에는 책임감 따위 확 벗어버린 선정주의를 공급하는 매체가 있다는 식의 현재의 이분법을 초월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도전이다.  37-38


수없이 많은 버전의 '현실'이 존재한다. 결단력 있는 언론기관들이 포착할 수 있는 현실이란 매일 딱 한 가지밖에 없는 것처럼 굴면서 국가를 논하는 건 불가능하다. 뉴스는 스스로를 현실을 그려내는 권위 있는 초상화가라고 제시할지도 모른다. 뉴스는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하는 대단히 난감한 질문에 답을 갖고 있다고 주장할지 몰라도, 현실을 있는 그대로 옮겨놓는 빼어난 능력은 없다. 뉴스는 어떤 이야기를 조명하고 어떤 이야기를 빼버릴지 선택하면서 단지 현실을 선택적으로 빚어낼 뿐이다.  51


우리는 뉴스란 기본적으로 밖에서 벌어지는 일을 설명하는 한 묶음의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52


뉴스는 이 세상에 두려워할 것들이 아주아주 많다는 사실 속에 우리는 분명하게 놓아둔다...

우리의 두려움을 부채질하는 데, 뉴스는 잔인하게도 원근감에 대한 우리의 나약한 지각 능력을 악용한다.  59


마음속에 원근감을 갖고 있으면, 우리는 (뉴스가 암시하는 바와 정반대로) 어떤 것도 전적으로 새로운 게 아니며, 아주 일부의 사건만이 진실로 놀라운 것이고, 정말로 무시무시한 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이내 깨닫게 된다.  60


사회적 병폐를 드러내야 한다는 더없이 지적인 어려움에 더해, 사악한 인생이라는 꼬리표를 이름에 떡하니 달 만한 몇몇 악당들을 찾고자 하는 거의 예술가적인 열망 때문에, 진정한 취재 대신 잘 알려진 도피적 대안인 '꼬투리 잡기식 저널리즘'이 생겨날 수 있다.  75


잘못을 폭로하고 공개하는 일의 유일하게 정당한 명분은 그 잘못이 더는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부패, 바보짓, 복지부동에 맞닥뜨렸을 때, 뉴스는 잘못된 점을 발견하고 기뻐하는 현재의 수준에 머무르는 대신 미래의 더 큰 역량을 기르기 위해 항상 애써야 한다. 권력자를 쓰러뜨리는 게 얼마나 만족스럽고 중요한 일인지와 무관하게, 저널리즘의 탐사는 미묘하게 다르지만 언제나 겹치지는 않는 두 가지 목족, 즉 세상사를 조사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욕망을 품고 시작돼야 한다.  77


이제 언론은, 한 인간을 상상력도 없고 창조적이지도 않고 마음도 교활한데 그와 동시에 얻어들은 건 무척이나 많은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는 일을 얼마든지 할 수 있게 되었다. 현대의 헛똑똑이는 과거에는 오직 천재들만이 알 수 있었던 것들을 일상적으로 알 수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얼간이다. 그는 이전 세대가 결코 걱정해본 적 없던 특성을 지닌 절망적인 결합체다. 플로베르가 보기에 뉴스는 우둔한 자를 무장시키고 바보에게 권위를 부여하는 것이었다.  83


뉴스 기사는 다른 식으로 깊이 상상하려는 우리의 의지뿌 ㄴ아니라 그 능력까지 축소하는 방식으로 사안들을 특정한 틀에 가두려는 경향이 있다.  88


그 규모와 복잡성 때문에, 그 누가 아무리 이 세상에 대한 풍성한 질문을 던지더라도 세계는 늘 그 이상의 문제를 지닐 수밖에 없다. 무척이나 규정하기 어렵고 다종다기한 이 현실이 앞으로 어찌될 것인가에 대해 언론은 그저 피상적인, 가끔은 엄청나게 잘못된 지도를 제공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좀 지나칠 정도로 고르게 합의도니 듯 보이는 관점과 맞닥뜨릴 경우, 플로베르의 마음속에서 경종이 울렸듯 우리 마음속에도 경종이 울려야 한다. 우리는 가장 아름다운 서체와 가장 권위적이며 믿음직한 헤드라인 아래 숨어 있을지 모를, 잠재적으로 심각한 바보짓에 대해 항상 회의적인 태도로 경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 플로베르가 문학적 상투어에 대해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미디어의 상투어에 눈을 부릅뜨고 대해야 한다. 전자는 소설을 파멸시키고, 후자는 국가를 파멸시킬 수 있다.  




- 해외뉴스


이 세상 대부분의 나라들에 관해, 뉴스 미디어의 경이로운 기술에도 불구하고, 또한 각 부서, 특파원, 사진기자들과 카메라맨들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나라들의 일상적인 사건들에 대해서는 그게 무엇이건 간에 아무런 정보도 제공받지 못한다. 우리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누군가가 평범한 하루를 보낸 적이 있거나 한지 알지 못한다. 그런 것은 서구 언론이 취재한 바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볼리비아에서 학교에 간다는 것이, 또는 미용실에 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바가 없다. 소말리아에서 괜찮은 결혼식 같은 게 가능한지 실로 수수께끼다. 투르크메니스탄의 직장생활에 대해서나 알제리 사람들의 주말 일상에 대해 깜깜하긴 매한가지다. 뉴스는 소위 '중요한' 사건들(지진, 윤간, 마약에 취한 살인자들이 한 마을을 통째로 무차별 파괴한 사건)쪽으로만 우리는 낙하산에 태워 보내고는 우리가 그 사건들에 합당한 충격을 느끼고 몰입할 것이라 여긴다.  98-99


조지 엘리엇이 말했듯, 매체로서의 예술은 "경험을 증폭하고, 우리의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넘어서는 동료 인간들과의 접촉을 확장하도록" 우리를 도울 수 있다. 엘리엇에 따르면 그로 인간 가장 큰 이점은 '공감 능력의 확장'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는 지금 이러한 공감 능력을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그건 부분적으로는, 우리가 받아들이는 지나치게 많은 정보들이 우리 깊은 자아가 소화할 수 없는 데이터 혹은 추상적인 사실들로 다가오기 때문이다.('콩고민주공화국 동부가 엄청난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 엘리엇은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쓴다. "일반화와 통계에 근거한 호소는 기성품 같은 공감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를테면 위대한 예술가가 그려내는 인간의 삶은, 심지어 하찮고 이기적인 인간들초자도 그들과는 별개의 문제였던 것, 즉 도덕적 감정의 원재료라 부를 수 있는 것과 마주하고 주목하게 만든다."

간단히 말해, 이것이 해외 뉴스의 임무가 되어야 한다. 우리와 '별개의 문제인 것에 주목하도록' 애씀으로써 우리와 다른 나라의 국민들이 서로의 만남을 상상하고 실질적인 원조를 하며 서로를 제대로 이해하도록 도와야 하는 것이다.  102


우리가 보기에 너무 빤하고 흔한 것들이 지닌 상대적인 미덕 혹은 결점을 조명하는 것이 뉴스의 임무가 되어야 한다.  103


적절하게 전해질 경우, 뉴스는 두 가지 차원에서 작동할 수 있다. 뉴스는 표면적으로 특정 시간과 장소, 지역 문화와 사회적 집단에 관한 일련의 사실들을 보여주는 구체적 사건을 다룬다. 이 사건들이 우리의 경험 밖의 일일 때 사건의 구체성은 지루하게 느껴지기 쉽다. 하지만 그 특수한 것의 한 층 아래에는 보편적인 것이 숨어 있다. 기사의 시간적 지리적 배경을 초월한 인간 본성의 변함없는 근본에 바탕을 둔 심리학적 사회적 정치적 주제들 말이다.  105


현대의 뉴스 매체가 발전시킨 보도 방법론(다른 방법은 거의 모두 배제한 채, 정확하고 기술적으로 신속하지만 비인간적인데도 위기에만 초점을 맞춘 보도 방침)이 일종의 세계화된 배타적 편협함 속으로 잘못 빠져들었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우리는 정말 많은 것들을 알지만 실제로 그에 대해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되었고. 잘못된 종류의 얕은 지식이 우리 호기심의 범위를 확장시키기보다는 좁혀버렸다.  107




- 셀러브리티 뉴스


현재 이 장르(셀러브리티)는 대개 개인 신상 폭로나 '새로운 계획'에 대한 두서없는 질문에 고정돼 있는데, 미래의 인터뷰는 다른 무엇보다 '우리가 이 유명한 사람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어야 한다.  190


명성을 얻고자 하는 욕망의 핵심에는 감동적이면서도 연약하고 단순한 열망이 있다. 바로 제대로 대접받고 싶다는 바람이다. 돈, 호화로운 삶, 섹스 혹은 권력에 대한 욕망 같은 것들은 부차적인 자극제일 뿐, 존중받고 싶은 마음이야말로 유명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하는 원동력이다.  201


유명해지고 싶다는 바람은,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존중받기가 거의 불가능한 세상에서 우리의 존엄성을 온전히 인정받으려는 욕망이라고 할 수 있다.  202


모든 사람이 똑같이 간절하게 유명해지길 바라는 건 아니다. 어떤 유년기를 보냈는지, 지금 살고 있는 사회가 어떤 곳인지에 따라 명성에 대한 욕구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는 듯하다.

전형적인 유명인사의 유년기에는 (거의 틀림없이) 거절의 경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 경험 없이는 명성에 대한 한결같은 희구란 있을 수 없다. 부모 중 한쪽이 그에게 무관심했거나, 그와 정서적인 교류를 하지 않았거나, 다른 형제자매에게 더 관심을 기울였거나, 그것도 아니면 일찍 죽었거나 해야 한다. 가장 심각한 예는 부모가 유명해지려고 애쓰는 사람이거나 이미 유명해진 누군가와 어울리느라 자기 아이에게 관심을 꺼버린 경우고, 이때 명성에 대한 욕구는 강박이 되어버린다.  203-204


명성을 획득한다고 해도 어린 시절에 겪은 모멸감은 거의 사라지지 않는다. 그가 품은 진자 소원은 (음악, 조각, 거래 성립 등에서 거둔) 성공을 통해 부모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는게 아니라 그저 있는 그대로 사랑받는 것이다.  204


명성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이 얼마나 강렬한가 하는 문제는 그들이 속한 사회의 성격과도 관련이 있다. 극소수에게마 ㄴ존엄과 호의가 주어진다면, 평범한 존재에서 벗어나고 싶은 충동은 더욱 거세진다.  205


현대 세계가 셀러브리티에 목을 매는 한, 우리는 부박하기보다는 불친절한 세계에서 살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6




- 결론


이제 우리는 뉴스의 공급량이 거의 무한하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다. 날마다 엑사바이트(exabyte) 급의 이미지들과 기사들이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과, 신문과 뉴스 방송이란 실은 압박에 시달리는 기자가 '평균적인 독자'라고 추정되는 사람들이 가진 욕망을 추측하면서 무한한 데이터의 바다에서 날마다 임의로 뽑아낸 한줌의 정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277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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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저자인 김재기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그리고 그에 대해서 알게 되고 그가 여행서적을 썼다는 것도 알았다.
읽어야지 하다가 이제서야 읽었다.
철학과 교수인 그는 여러 철학서들을 썼었고... 오랜기간 여러나라를 다니며 그가 보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에서 여행관련 내용을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는 책이었다.

재미있게 즐겁게 생각도 해가며 읽었다.
좋은 시간이었다.

여행..그것은 자신에게 자유를 그러면서도  인생을, 그리고 경험과 가치를, 본질을 깨닫게 해준다.
내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봤을때 그랬다..때론 설레게도 하였고, 즐겁게, 그리고 함께라는 단어도 접하게도 하였다.
또한 행복하게 가슴아프게 미어지는, 그러면서도 감탄을하고 동질감을 느낄 수 있게도 하였다.
난 그래서 여행을 좋아한다. 
저자는 내가 느낀 그리고 내가 단편적인 생각만을 하던것들에 대해 기술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당신도 여행의 숲을 여행해 보기를 바란다.


머리글 여행의 숲을 여행하는 나침반
사람은 누구나 어떤 원칙에 따라 자신의 삶을 정당화해야 하고,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히면 삶을 되돌아봐야 하며, 어떤 식으로든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9
여행길에서 느끼고 얻었던 것들, 한마디로 나의 사유를 통해 재발견된 '여행' 그 자체를 여행 좋아하는 익명의 동호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것이다.  
이 책이 '여행'이라는 더 큰 숲 전체를 내려다 보게 해주는 헬리콥터가 되었으면 좋겠다.
필로소피(Philosophy), 즉 '철학'이라는 말이 그리스어의 '사랑(Philos) + 지혜(Sophia)'에서 왔다는 건 고등학교 윤리교과서에도 나오는 얘기다. 
그러니까 철학이란 '지혜사랑'인 셈인데, 어찌 보면 여행 또한 '길사랑'이 아닌가?
그래서 난 '필로소피'라는 말에 빗대어 그리스어로 '사랑(Philos) + 길(Hodos)' 즉 '필로도스(Philodos)' 라는 말도 만들어 보았다.  10


1부 꿈꾸는 자 여행에 매혹되다.

사람들은 왜 여행을 꿈꾸는 것일까? 도대체 무엇 때문에 현실의 모든 것을 뛰어넘고 자기 존재를 던져가면서까지 길고 힘든 여행을 하려는 것일까? 시험점수와 학벌, 각종 스펙과 연봉, 재테크와 아파트 평수와 자동차 배기량이 삶의 모든 가치를 결정하는 현실 속에서, 여행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어쩌면 진정한 여행자란 다른 무엇보다도 꿈을 꾸는 사람일지 모르겠다.
꿈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순응하는 꿈과 일탈하는 꿈.  18
여행이란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지도 못하고 삶의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해 주지도 못하지만, 제대로만 한다면 우린 여행하는 동안 새로운 영감과 따뜻한 위안과 예리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19

여행하는 동안 우리는 꿈을 이룸과 동시에 꿈에서 깨어난다. 27
환상만 가지고 좋은 여행을 하기는 힘들지만, 환상 엇는 여행은 이미 우리를 설레고 달뜨게 하는 마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30

여행지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첫 번째 요소가 '사람'이라는 건 동서고금의 진실이요.  32
누구나 자기 주관에 따랄 아무 얘기든 자유롭게 할 수 가 있으나, 여행을 진정 좋아하고 여행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여행지에 대해 얘기할 때 적어도 신중해야 한다.  33
우리는 실체를 알기 어려운 다른 삶의 진실을 손끝으로 일부분이라도 만져보기 위해 길을 떠나는 게 아닐가?
여행자의 숙명적인 한계는 현지의 삶과 완전히 동화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래서 여행자는 언제나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떠도는 불안한 나그네다.  35


2부 나는 준비한다, 고로 나는 떠난다.

좋은 여행과 여행준비
어떤 준비를 얼마만큼 하고 가는게 좋으냐에 대한 절대적 기준이나 답은 있을 수 없다.  43

호모 프레파란스
인간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흐름을 의식하고 있는 유일한 존재이기 때무네 미래를 향해 자신의 현재를 내던질 수 있으며, 이런 의미에서 인간의 실존에는 시간성이 침투해 있다.
미래란 아직 오지 않은 시간, 즉 존재하지 않는 그 무엇이다. 그러나 인간은 이 존재하지 않는 그 무엇을 지금 존재하는 현실 속에 끌어들이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52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는 본래 '호모 프레파란스(Homo praeparans(준비하는 인간)' 이기도 하다.  53
여행은 세 번 다녀온다는 말이 있다. 떠나기 전에 준비하면서 한 번, 실제로 여행 가서 다시 한 번, 그리고 마지막으로 돌아온 뒤에 지난 여행을 추억하면서 다시 한 번.  55
여행가 프레야 스타크는 '자신을 해방시키고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그것을 자신에게 친숙한 양식으로 바꾸려 하지 말고 이쓴 그대로 받아들일 때, 그때야 비로소 진짜ㅏ 여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는 이것이 여행과 관광의 차이다.'  58
계획과 준비가 인간 정신에 내재한 본성이기도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여행지와 그곳의 사람들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자세가 되어 있어야함 여행의 진정한 가치와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준비를 하는 것이다. 
여행자로서 좋은 여행은 우리 자신을 성장시키고 삶의 태도를 변화시킨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여행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60

여행(Travel)에 꼭 필요한 물리적 자원은 시간(time), 돈(money) 그리고 체력(stamina)인데, 여행이란 이 세가지 변수에 따라 복합적으로 결정되는 함수라는 뜻이다.(여행의 하드웨어)  61
'최소자원의 결정 법칙' - 세 가지 자원 중에서 여행자가 가장 적게 갖고 있는 자원, 즉 최소자원이 전체 여행의 틀을 결정한다는 법칙이다.  64

여행의 소프트웨어 1 : 정보
여행의 질과 품격을 결정하는 소프트웨어도 있다. 
정보(information), 언어(Language) 그리고 태도(attitude)다.  65

색칠된 부분이 '좋은 여행'이 되지 않을까..  66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소프트웨어는 단연 정보다.  71
여행자들이 정보에 기대고 정보를 필요로 하는 것은 거의 숙명적이다. 다만 우리는 정보의 늪에 빠져 익사하거나 정작 중요한 걸 놓치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77

여행의 소프트웨어 2 : 언어
두말할 필요도 없이 오늘날 영어는 세계인의 가장 기본적인 공통의 의사소통수단이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건 미국이나 영국 사람처럼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계인과 가장 손쉽게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이다.
이미 알고 있는 영어 표현들을 의사소통에 적절히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 훈련을 받지 못하는 게 더 큰 문제이다.  84
우리는 여행자다. 여행하면서 생존에 필요한 만큼, 또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과 원활하게 교류하고 친분을 맺을 만큼, 또 현지의 사정이나 문화를 조금이라도 배우고 이해할 만큼만 영어를 하면 되는 것이다.  86
여행을 사랑한다면,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을 좀 더 이해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도전해 볼 일이다.  87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 그건 여행자에게 꼭 필요한 소프트웨어이며, 제2의 여권이고 제2의 지갑이다.  89
다시금 강조하고 싶지만, '외국어를 못해도 여행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여행만 하면 되니까 '외국어 같은 건 신경 안 써도 된다'는 돈리가 성립하는 건 아니다.  90

여행의 소프트웨어 3 : 태도
진정으로 좋은 여행을 하고 싶다면, 먼저 너 스스로 좋은 여행자가 되어라.  91
모든 외적 조건들은 여행의 질과 품격을 결정하는데 결국 부차적인 변수일 뿐이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바로 자신이다.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의 명언 '바다를 건너간다 해도, 기후는 바뀌지만 영혼이 바뀌는 건 아니다.'  93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 이론에 따르면 '모든 인간의 삶의 목표는 행복인데, 그 행복을 얻으려면 무엇보다도 인간의 본성인 지혜를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훈련을 쌓아야 하고, 또 그러한 지혜가 반복도니 실천을 통해 인격, 즉 덕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94
(아리스토텔레스가 강조했던 것은 인간 존재 자체, 즉 삶 자체의 객관적으로 좋은 상태였다.)  여행정보를 얻는 데에는 몇 주면 충분하고, 경비를 마련하는 데에는 몇 달이나 몇 년이면 충분하다. 또 외국어를 배우는 데에도 비슷한 시간이면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여행에 필요한 자세, 태도와 품성을 갖추는 데에는 평새을 투자해도 부족할지 모른다. 단지 여행을 좋아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여행의 의미와 가치를 곰곰이 되새겨보고 자신의 여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싶은 사람이라면, 우선 자기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려는 노력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101-102
엘리자베스 드루(Elizabeth Drew)는 '마음을 넓히지 않고 여행만 너무 많이 해봐야 수다만 늘어날 뿐이다.'  102


3부 여행 프로젝트
여행을 맛있는 요리에 비유해 본다면, 풀코스 여행 메뉴는 일단 그 외형만 놓고 볼 때, '어디로(where), 언제(when), 누구와(with whom), 왜(why), 어떻게(how), 얼마(how much)'라는 여섯 가지 코스로 구성된다.  105

어디로(where)
세계는 넓고 갈 곳은 많다. 어차피 한 번의 여행으로 그 모든 곳을 다 가볼 수 없는 바에야, 차근차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한두 군데씩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108
멋진, 아름다운, 웅장한 풍경을 보면서 얻게 되는 억스터시와 정신적 카타르시스는 다른 그 무엇으로도 대체하기 힘든 소중한 감동이다.  
일반적인 여행이 공간의 이동이라면, 역사에 대한 탐색은 시간의 이동이다.  110
여행지에서 우리는 때론 우리 자신의 과거를, 때론 미래를 보게 되며, 따라서 굳이 유적지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여행 그 자체가 어던 면에서는 역사 탐방이기도 하다.
여행이라는게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을 떠나 자신의 삶을 한 발짝 떨어져 돌아보는 것일진대, 우리가 여행지에서 겪게 되는 역사와의 조우를 애써 멀리할 필요는 없다.  111
배움도 그 형식과 내용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그러나 모든 배움의 가장 중요한 바탕은 학습자 자신의 태도 변화와 인격적 성장이며, 이게 가능하려면 모범정답을 보여주는 식의 교육이 아니라 더 다양한 시련과 도전의 무대가 필요하다.  117
우리가 여행에서 배워야 할 진짜 알맹이는 낯설고 이질적인 세계를 체험하면서 인간과 삶과 세계에 대해 다시 한 번 깊게 성찰할 기회를 갖는 것.  118
여행지 선택에 순서 따위는 없다! 마음이 끌리는 곳, 필이 꽂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최우선의 목적지가 될 수 있다. 무심코 펼쳐든 한 권의 책 때문에 우연히 마주친 한 장의 사진 때문에, 먼저 여행을 다녀온 친구의 자랑 석인 조언 때문에, 우리는 어떤 곳을 용감하게 선택할 수 있다. 
다만 그 전에 눈을 크게 뜨고 지구촌을 좀 둘러보는게 좋을 것 같다.  120

언제(when)
거의 모든 여행고수들이 입을 모아 충고하는 불문율 중 하나가 '많이 보는 게 중요하지 않다.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여행하라.'이다.  122
많은 것을 희생하고 엄청난 결단을 내려야만, 또 상당히 전문적인 식견을 갖추고 훈련을 받아야만, 심지어는 무슨 도인(道人)의 풍모를 지녀야만 여행을 즐길 수 있다면, 그런 여행은 또 하나의 특권적 전문영역일 뿐이다.  130
하나의 '좋은 여행(the Good Travel)'이 있는게 아니고, '여러 종류의 더 나은 여행들(many kinds of better travels)'이 있을 뿐이다.  131

누구와(with whom)
우리네 삶에 부침과 굴곡이 있고 좋은 시절과 어려운 때가 있듯이, 여행도 마찬가지다.  133
동행(同行) - companion 은 라틴어 'con(함께) + pan(빵)'에서 나온 말이다.
한마디로 '빵을 함께 먹는 사람', 우리식으로 말하면 식구에 가까운 개념인 것이다.
여행은 그야말로 한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종합검진센터다.  140

왜(why)
여행엔 미리 정해진 목적이라는 게 잘 어울리지 않는다. 목적이 정해진 여행이 있다면, 그건 여행이라기보다 일종의 변형된 비즈니스에 가까워질 수도 있다.  143
'여행을 위한 여행'은 21세기 개인여행자들의 꿈이다.
목적이 없는게 아니라 너무 많은 것이며,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끊임엇이 변화하고 움직이고 자랄 뿐이다.  144
대화의 철학자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출신 유대인 철학자 마틴 부버(Martin Buber, 1878-1965)는 '모든 여행은 여행자 자신도 모르는 비밀의 목적지를 갖고 있다.'  150

어떻게(how)
여행 스타일.
우리가 삶의 과정을 단축하고 건너뛰며 지혜로워질 수 없듯이, 여행자 또한 겪어보기도 전에 진정한 고수의 경지에 오를 수는 없는 것이다.  162
여행한다는 것은 길을 떠난다는 것이다. - 길사랑(Philodos)  164
여행은 '적은 투입(input)으로 많은 산출(output)을 얻는 게 목표'인 경제활동이 아니다.  
여행을 가도 우리의 삶은 지속되며, 살기 위해서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

얼마(how much)
우리의 삶은 '습관의 산물(product of habits)'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스타일이 생기고 패턴이 굳어지며, 여행지에서 반복되는 행동과 생각들이 어느샌가 자신의 여행을 지배하고 규정해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무섭다. 
처음에는 합리적 계산에 다라 불가피하게 선택했던 것들이 나중에는 그냥, 절대적인 틀이 되어 자신을 가두게 되는 것이다.
돈 때문에 다른 중요한 것들은 늘 뒷전으로 밀리고, 결국 돈이 모든 걸 지배하는 여행이 되고 마는 것이다.  171
여행을 좋아하여 자주하는 살마들에게도 여행지에서의 시간은 분명 흔하게 스쳐가는 일상의 시간이 아니다. 기회는 늘 오는 게 아니며, 흘러가는 시간 또한 모두 다 균질적이지는 않다는 말이다.  173
여행경비는 결국 여행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므로 정말 중요한 순간에는 팍팍 쓸 수도 있다.  177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게 있다면, 돈 때문에 너무 주눅 들거나 망설이지는 말자.
무조건 돈만 많이 쓴다고 좋은 여행을 할 수 없듯이, 무턱대고 돈만 아낀다고 해서 여행을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니라는 평범한 진실을 다시금 가슴에 새겨둘 필요가 있다.
'여행? 그거 얼마면 되겠니?'라 묻는다면...'그건 당신 꿈이 얼마짜리냐에 따라 다르죠.'  178


4부 여행, 일곱 빛깔 무지개
여행이란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무엇이 머릿속에 떠오르는가? 모든 계획과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여행이라는 강물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우리가 마주치는 것은 무엇인가? 여행을 하는 동안, 또 여행에서 돌아와서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여행이 단순한 휴식이나 오락, 관광을 넘어서서 삶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자극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진정으로 여행을 값지게 만들어 주고, 여행을 여행답게 만드는 '여행의 혼'은 무엇인가?
이 물음은 오랫동안 내 뇌리를 떠나지 않았던 난문이었다.
답을 다 알고 있는 듯하면서도, 막상 깔끔하게 정리하려 들면 오히려 더욱 아리송하고 알쏭달쏭해지는 난제 말이다.
남들은 여행 몇 번만 하고 나면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여행 전반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잘도 이야기하는데, 난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일수록 점점 확신도 없어지고 두려워졌다.  181
세상에 새로운 미지의 것들은 많지만, 사람들은 유난히 여행이갸기가 제공하는 '공간의 새로움'에 열광한다. 역사책은 우리가 모르는 '미지의 시간들'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역사에 열광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흥미로운 현상이다.  183
여행은 뭔가를 얻기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뭔가를 버리기 위해서 하는 거라는 고상한 말슴도 있지만, 난 아직 그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 여행을 계속 할수록 갈증은 커지고 욕심만 늘어날 뿐. 그렇다고 매번 뭔가 대단한 걸 얻고 깨달아서 돌아오는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185
나는 이제부터 '여행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 물음에 도전해 볼까 한다.
여행의 일곱 가지 빛깔 '여행의 혼'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다.

Adventure(모험)
굳이 틀별한 체험이나 도전이 아니더라도 여행은 이미 그 자체가 충분히 모험적이다. 
국어사전에서 모험을 '위험을 무릅쓰고 어떤 일을 하는 것, 또는 그 일'  188
위험은 대개 불확실성이나 새로움과 비례하고, 반대로 확실성이나 친숙함과는 반비례하게 마련이다.  189
여행에서 진자 필요한 모험정신은, 새로운 세상을 향해 자신을 활짝 여는 것이 아닐까 싶다.  191
여행 초기에는 바짝 긴장해서 교과서대로 행동하다가도 현지에서의 생활에 조금 익숙해지거나 시간이 지나 해이해지면서 자기도 모르게 방심하여 '뭐 별일 없구만, 괜스레 호들갑을 떨고 난리들이야' 하고 기본안준수칙을 어기는 일이 종종 일어나는데, 사고는 바로 이럴 때 터지는 것이다.  194
매슬로의 유명한 '욕구5단계설(생리적욕구, 안전욕구, 사회적욕구, 존중욕구, 자아실현욕구로 나누고 아래 단계가 충족되어야 위 단계의 욕구가 생겨난다는 주장)'이 아니더라도 안전이 모든 인간, 모든 생명체의 기본욕구라는건 주지의 사실이다. 우린 그 어느 누구도 위험을 좋아하지 않으며, 위험 그 자체가 우리 행위의 목표가 될 수도 없다.  195
모릇 모든 새로움은 위험한 법이다. 새롭고 낯선 곳일수록, 즉 위험도가 증가할수록 여행이 가져다주는 짜릿함과 흥분 또한 커지기도 하며, 또 어떤 여행자들은 맛보기 힘든 금단의 열매를 따기 위해 위험한 걸 알면서도 무리를 하기도 한다.  
시간이 흐르고 우리가 그렇게 어렵사리 얻은 안정 속에 파묻힘에 따라, 친숙하고 편안한 주변의 모든 것들은 우리의영혼을 부패시키고 우리의 육신을 습관과 관행이라는 강철족쇄에 묶어버린다. 우리는 새로운 것이 두려운, 혁명과 변화가 두려운, 모험과 불확실성이 두려운 좀팽이들이 되어버리는데, 세상은 그걸 '성숙'이라고도 하고 '철들었다'고도 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게 늙어가고 그렇게 침몰하고 그렇게 소멸해 가는 게 아닐가?  196-197
변화가 없다는 건 발전과 성장이 없다는것이고,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에게 그건 곧 죽음을 의미한다.  197
헬렌 켈러는 '안전이란 일종의 미신이다. 안전 같은 건 본래 없으며, 삶이란 과감한 모험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200

Battle(전투)
여행을 즐기기에 앞서 우선 여행지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싸워야 하는것이다. 여행지에 가면 사소한 것 하나까지 우리를 가로막는 장해물이 되곤한다.  201
<여행자의 로망 백서> 에서는 '여행은 고향 땅에서는 거의 만날 수 없는 위기상황을 시시때때로 만들어낸다. 우리는 그것을 일종의 '서바이벌 게임'으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몸과 마음을 짜낸다. 내가 가진 가이드북, 기차패스, 얼마간의 현금, 외국어실력, 남아 있는 체력과 같은 것이 그 게임을 수행할 카드가 된다. 아무도 맞설 수 없는 막강한 카드를 가지고 편안하게 게임을 이길 수도 잇다. 그러나 진짜 재미는 최소한의 카드를 가지고 간발의 차이로 문제를 해결하는 그 짜릿함에 있지 않을까?'  203
여행을 전투라고 부른 일차적 이유는 언제든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여행자들의 생존투쟁을 지적하기 위해서이지만, 꼭 그 때문만은 아니다. 여행자들은 온갖 위험과 어려움에 맞서 싸우는 동안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여행자로 성장해 가는 동시에, 여행길에서 만나는 현지인들의 삶을 거울삼아 자신의 삶 또한 되돌아보게 된다.  205
여행이 전투라는게 어디까지나 비유일 뿐,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제로섬게임'이라는 뜻은 아니다.  208
잊기 쉬운 게 있다. 여행자는 여행자일 뿐이라는 평범한 진실 말이다!! 여행자는 아무리 많은 지식과 정보와 경험과 배짱으로 무장하고 현지에 적응해도 결국 여행자일 뿐이다.  209
가능하면 바가지를 적게 쓰려고 애쓰는 것이 여행자들의 전투라면, 그런 여행자들로부터 한 푼이라도 더 뜯어내려 애쓰는 것 또한 장사꾼들의 전투이다.  210
싸움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싸우더라도 머릿속에서는 지나친 흥분을 자제시킬 수 있는 이성이 작동하고 있어야 한다. 
적절한 선엣 싸움을 마무리해야 한다. 싸움의 목표는 압도적 완승이 아니라 재발방지를 위한 적절한 수준의 경고와 약간의 손실보상에 있기 때문이다.  214

Communication(소통)
인류가 이룩한 문명의 모든 성과들은 치열한 경쟁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지속적인 협동이 가져다준 선물이다. '진정으로 고독을 즐기는 존재가 있다면, 그는 신이거나 악마'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우리는 누군가에게 의존하거나 누군가와 교류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존재다. 그리고 이러한 상호의조노가 상호교류의 출발점이 소통과 이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일방적 비판이나 찬양은 그 어느 쪽이든 소통과는 거리가 멀다. 소통하려면 내가 그들 속으로 들어가야 할 뿐만 아니라, 그들 또한 내 안으로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소통이 배제된 단순한 물리적 만남이 오해와 속임수, 차별과 증오, 심지어 살육과 약탈로 귀결된 사례는 무수하다.  216
가장 먼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소통의 기술이나 방식이 아니라 소통해 보려는 마음과 자세다.  217
소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인류애다. 모든 인류를 동등하게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류애.
낯선 타자들과의 사심 없는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인류애.
우리느 왜 여행 중에 현지인들이나 다른 여행자들과 소통하려고 해를 써야 하는가?
첫째, 소통은 문자 그대로 감동(感動)을 준다.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감동 중의 감동은 역시 사람에게서 오는 것. '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사람의 가치를 알지 못한다.' 무어인(북아프리카에 사는 아랍계 이슬람교도들을 가리킨다.)의 속담.
둘째, 소통은 모든 만남의 완성이다.   218-219
여행지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교류를 하게 될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건 그야말로 우연과 가변성의 영역이며, 바로 거기서 여행의 진정한 경이로움이 나오는게 아닐까?  227

Discovery(발견)
꿈과 호기심이 여행을 낳는 산파라면, 새로운 '발견'과 체험을 통해 얻은 지식은 여행이 낳은 아이들이다.  228
공부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학습의욕과 동기라는 건 웬만한 학부모들도 다 아는 교육학의 상식이지만, 세계에 대해 경이로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의욕이 생길 리 없다.  229
우리가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배우는 것은 단순한 실용적 목적 때문만이 아니다. 모드 ㄴ지식을 현찰로 환산하고 현금가치가 없는 지식은 다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진정한 발견이 가져다주는 소박한 즐거움을 외면하기 쉽지만, 우리가 여행을 통해서 발견하느 것들의 가치는 그런 식의 자잘한 계산을 훨씬 넘어서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발견의 성과는 우리의 지갑을 두툼하ㅔ 만들어주지는 못할지언정, 세상을 보고 듣는 우리의 눈과 귀를 더 날카롭게 벼려준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행지를 돌아다니면서,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얻게 된 갖가지 지식의 단편들은 발로 뛰고 모으로 부딪치는 체험과 어우러져 삶의 씨줄과 날줄이 되며, 책상머리에서 주운 지식과는 달리 육화된 앎, 살아 숨쉬는 앎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앎이야말로 인류가 오랫동안 추구해 온 인문적 교양, 즉 휴머니티의 살아 있는 표본인지도 모른다.  231
어쩌면 단순히 지식만을 쌓는게 목적이라면 여행보다 도서고나을 찾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여행은 오감의직접적 체험을 통해서 평소 모르던 것들에 대한 관심을 일깨울 뿐만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244


Enlightenment(깨달음)
마크 트웨인은 '선입견, 편협함, 움루 안 개구리 근성을 없애는 데는 여행이 최고다. 그리고 우리들 중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점에서 여행이 꼭 필요하다. 평생을 지구상의 좁은 구석에 처박혀 살면서 인간과 사물에 대한 폭넓고 건전하며 관대한 견해를 가질 수는 없다.'  244
길을 가리키느 한자 '도(道)' 또한 본래는 '천천히 걸으며 생각한다'는 뜻이다. 
길 '도(道)'라는 글자는 머리를 나타내는 '수(首)'와 천천히 걷는 모양을 그린 '착(辵 = 辶)'이 합해져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245
파울루 코엘류의 말처럼 '여행을 하게 되면 아주 실제적으로 다시 태어나느 것을 경험하게'되는 것이다.
마이클 크라이튼(쥐라기 공원등 많은 SF소설과 의학소설을 쓴 작가)은 '나는 종종 내가 진정으로 누구인지 상기하기 위해 머나먼 세상으로 떠난다. 일상적인 환경, 친구들, 매일매일의 판에 박힌 생활, 음식이 가득한 냉장고, 옷으로 가득 찬 옷장을 벗어나면 생생한 경험의 세계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런 생생한 경험을 하고 나면 당신은 그런 경험을 하는 자신이 누구인지 깨달을 수밖에 없다.'  246
반복되는 훈련은 나의 무지를 조금씩 깨우쳤고, 결국 나느 간단하게 짐을 싸는 요령, 뭔가를 채우는 게 아니라 뭔가를 버리는 요령을 터득했다.  253
<그래도 나에겐 로맨틱>을 쓴 하정아는 여행은 '언젠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사는 게 아니라 지금 바로 행복하게 사는' 삶을 가능하게 한다.  255

Freedom(자유)
자유의 본질이 무엇이든 간에,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건 인간성 안에 내재된 불멸의 경향이며, 모든 행복의 필수조건이다.  256
진정한 놀이는 자유를 요구한다.  
자유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어느 것도 될 수 있는 일종의 무한가능성인 셈이다. 사물들의 본질은 미리 정해져 있다. 돌멩이의 본질, 나무의 본질, 물의 본질 등등. 그러나 인간의 본질은 정해져 있지 않다.  
텅 빈 무(無)의 상태, 역설적으로 말하면 그게 바로 자유다. 그리고 이 텅 빈 상태는 무한한 가능성으로서 우리를 설레게 하지만, 동시에 끝을 알 수 없는 불확실함과 모호함으로 우리를 불안하게 하기도 한다.  264-265
자유는 양날의 칼처럼 위험하다. 우린 누구나 자유롭고 싶지만, 자유를 위해서는 위험과 불확실성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하며 자유를 제대로 누리려면 그에 어울리는 자격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266
안정만을 추구하는 삶에 진정한 자유는 없다. 자유란 본래 '아직 결정되지 않은 불확실성'을 함축하기 때문이다.
안정을 원하면서도 자유를 잊지 못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유를 갈구하면서도 안정을 버리지 못하는 딜레마! 이게 바로 인간 삶의 최대 아이러니이지 모순이다.  267
난 여행이 무한한 자유를 가져다준다거나 여행만 가면 모든 것에서 해방되어 지유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동화는 믿지 않는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가 얼마 만큼의 자유를 실제로 누릴 수 있는가가 아니라, 그가 어떤 자유를 꿈꿀 수 있는가?'일지도 모른다. 여행은 실제로 우리를 자유롭게 만들어준다기보다는 평소 까맣게 잊고 지내던 자유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재고하게 만들어 준다.  269
많은 여행자들이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을 여행의 가장 큰 매력으로 손꼽는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270

Grace(은총)
'세계여행'이라는 말을 중립적으로 놓고 보면 '전 세계 사람들이 전 세계로 여행 다닌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상은 몇몇 잘사는 나라 사람들이 전 세계로 여행을 다닐 뿐 그 반대는 아니다.  285
여행윤리 - 나와 직접적으로는 아무 상관도 없고 내가 어떤 의무를 지고 있느 상대가 아니라 해도, 여행지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간적인 배려의 마음을 가질 때, 그 여행은 '공정여행(Fair Travel)' 또는 '책임여행(Responsible Travel)'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여행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자세는 우리가 혜택받은 소수의 사람들이라는 자각에서 온다.  286


5부 기록, 기억, 그리고 추억
인간이란 기억의 동물이며, 삶 또한 어차피 기억의 집적일 뿐이다. 나의 존재는 나의 기억이다.  295
기억이란 보존된 과거이므로, 기억이 있는 한 과거는 사라진 게 아니다.  297
시간은 끊임없이 흘러가므로, 매 순간순간은 곧 과거가 되어 시간의 저편으로 사라진다. 그렇다고 과거가 단순히 없어져서 무가 되는 건 아니다. 기억이 과거를 보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이 과거를 자동으로 보존해 주는 것도 아니고, 보존된 과거가 자동으로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여행의 소중한 순간들, 그 값지고 멋진 시간을 보존하고 저장하려면, 또 그렇게 보존되고 저장된 기억들을 언제고 재생하여 향유하려면, 일정한 노력과 장치가 필요하다.  298
그건 바로 기록이다. 여행 중의 기록은 두 가지 중요한 기능을 한다.
하나는 우리의 직접적인 경험을 물질적인 그 무엇으로 바꿔서 좀더 선명하게 보존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시간이 지난 뒤에 우리의 기억을 불러내는 초인종의 역할이다.  299-300
잘 쓴 일기는 훗날 다른 사람을 감동시키는 멋진 여행기로 재탄생하기도 하지만, 그럴 일이 없다 하더라도 내 일기는 이 세상에 단 한 권 밖에 없는 책이며 나는 그 책의 둘도 없는 독자가 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303
여행이 끝나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내가 쓴 일기를 다시 읽어보는 것 또한 특별한 경험이다. 빛바랜 일기장을 펼쳐들고 과거의 기록을 마주하느 순간 무의식 속에 묻혀 그 존재마저 상실되었던 기억들을 끄집어내게 된다.  304
어차피 삶이란 기억이다 기억이 사라지면 시간의 지층도 유실되고 우리의 삶 전체가 무(無)로 돌아가는 법. 그것이 두려워서 우리는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기념품을 사고 잡동사니들을 모으는 지도 모른다.  305

'더 나은 여행'을 위한 열 가지 팁
하나. 왜 떠나는지 생각하고 떠나라!
둘. 열심히 준비하되, 준비한 것에 얽매이지 마라!
셋. 조금만 더 투자하라!
넷. 가감하게 새로운 것을 시도하라!
다섯. 집은 잊어버리고 현지에 동화되도록 애써라!
여섯. 위험에 대비하고 늘 안전에 신경 써라!
일곱. 누구나 다니는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보라!
여덟. 눈과 귀와 마음을 열고 겸손해져라!
아홉. 늘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
열. 기록하고 정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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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강건성세(康健盛世)는 강희제(康熙帝, 1661~1722), 옹정제(雍正帝, 1772~1735), 건륭제(乾隆帝, 1735~1795)로 이어지는 청나라의 3대 133년간의 세를 칭하는 말이다. 
청나라 제4대 황제인 강희제가 국가의 토대를 마련했다면, 제5대 황제 옹정제는 건전한 기풍을 확립했고, 제6대 황제 건륭제는 선대의 정신을 계승해 강건성세를 완성시켰다.

오늘날 중국의 지도부가 벤치마킹하려는 인물이 바로 강희제이다. 
중국 역사상 최고의 성군으로 불리는 강희제는 61년간이나 황휘를 지겼으며 청나라의 실질적인 창업주이기도 하다.
강희제 리더십의 원천은 무엇보다 이재를 중히 여기는 마음이었다. 
"천리마는 어느 시대, 어디에는 있었지만 천리마를 구별할 수 있는 눈을 가진 백락(伯樂 - 춘추시대 종자 좋은 말을 고를 때 귀신겉은 눈썰리믈 발휘했던 인물)은 언제나 드물다."
즉 인재는 어디에나 있지만 그를 알아보는 눈을 가진 이는 드물다 또한 알아본다 해도 그 인재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면 마음을 얻어야 한다.

강희제는 학구열이 높은 황제였다.
유학자들로부터 서양인 신부에게서도 배우는 등 학문의 분야를 가리지 않았고, 문화활동에 까지 관여하였다. 
그는 주자학과 수학, 자연과학 등에도 정통한 호학인이었다.

강희제는 대단한 호기심의 소유자 였다.
탐구를 즐기고 천문학, 지도제작, 광학, 의학, 대수학 등에도 관심을 보였으며, 개방적이고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러시아와의 네르친스크 조약 때 예수회 선교사들을 먼저 협상 테이블에 앉히며 이들에 대한 신임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는 한 손에는 서양 고전과 외국어를 무기로 든 탁월한 계몽군주였다.(개방적인 학구열을 지닌 인물)

그는 집무에 시달리면서도 삼번의 난을 진압하고 대만을 점령했으며 러시아 군대를 패퇴시켜 네르친스크 조약을 체결하기도 했고 티베트를 복속시키기도 하였다. 즉 강희제는 문무를 겸비한 군주였다.
강희제는 날마다 오늘이 끝일지 모른다는 각오로 살았다.

강희제는 가장 부유한 나라를 일구었으나 근검론을 쓰면서 근검절약하는 군주였다.
"모든 비용은 백성들의 피땀으로 얻어진 것이니 주인된 황제로서 절제하고 절제함은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또한 그는 "한 사람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이지, 천하가 한 사람을 받드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함으로 '이름병'에 걸리지 앟고 물욕이나 명예욕을 탐하지 않았다.

신기미(愼機微) :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잡념들을 제거하고 자신을 단속한다
덕승재(德勝才) : 덕이 재주를 이긴다.(백성들의 마음을 얻는 것은 덕이지 재주가 아니다.)
"천하의 위험을 구하는 자만이 천하를 편안하게 할 수 있고, 천하의 근심을 해결하는 자만이 천하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며, 천하의 화를 구제할 수 있는 사람만이 천하의 복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이 강희제의 통치 철학이다.

그는 고별 상유에서 "나는 천하를 보살피는 데 내 마음을 다 쏟아 부었노라"고 고백하였다.
강희제는 좋은 리더(good leader)를 넘어선 위대한 리더(great leader)였다.


옹정제 또한 끊임없이 학습하는 리더였다.
"인재를 찾는 것이 제왕의 제일가는 고충"이라 말하며 인재 확보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그는 현장의 소리에 귀를 여는 황제였다. 그는 찾아오지 말고 황제게게 주접(奏摺)을 쓰라 명하고, 매일 밤잠을 설쳐가며 각지의 주접을 읽고 주비를 작성하였다.
그리고 부국강병을 위해서라면 아무리 인기 없는 정책도 과감히 밀고 나가는 실천 의지로 충만한 군주이자 '실행하는 리더'였다.(주관을 가진 실천형 리더)
또한 그는 늑대 사냥을 통해 늑대 무리의 속성을 간파하고 이를 통치에 활용하기도 하였다.(이론보다는 경험에서 배우는 것이 클 수 있다.)


건륭제는 강희제 때부터 축적된 재정을 바탕으로, 안정되고 문화적으로도 원숙한 최고의 전성기를 이룩했다.
그는 지식과 경험이 풍부했을 뿐 아니라, 문무를 겸비하고 지혜와 용맹을 갖췄으며, 성격도 자유로운 편이라 18세기 지식혁명을 이끈 문화군주였다.
그는 아버지인 옹정제처럼 인재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고 보았다.
그는 역사서를 즐겨 읽고, 선대 황제를 깊이 연구하였다.
거안사위(居安思危) : 편안할 때 오히려 위태로움을 생각하라.
그는 또한 60년간 다스린 뒤 조부의 재위 기간을 고려해 자진 퇴위하고 태상황제가 되었다.

저자는 마지막에 '이제 필요한 것은 적절히 섞이는 것이다. 또 그 섞임이 자극이 되어야 한다. 낯선 것을 만들어 기존의 것에 머물거나 안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라고 챕터를 맺는다.

강희, 옹정, 건륭이 남긴 삼제(三題)
강희, 옹정, 건륭이 오늘날 리더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하지만 최소한 다음 삼제(三題)만큼은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신기미(愼機微)하여 국궁진력(鞠躬盡力)하라." - 마음속에 잡념들을 제거하고 스스로를 단속하면서 몸을 굽혀 온힘을 다하라.
"위군난(爲君難)이니 견인불발(堅忍不拔)하라." - 군주가 되는 일은 지극히 어려우니 굳게 참고 견디어 흔들리지 말라.
"대공지정(大公至正)하여 협화만방(協和萬邦)하라!" - 공평하고 지극히 바른 가운데 온 세상을 평화롭게 하라.




우리네 역사를 돌아보아도 자극이 발전을 주었다.
자극을 단절하였을 때 나라나 기업이나 개인이나 정체라도 되면 좋았을테지만, 퇴보하게 되었다.
우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도움을 베풀어야 한다.
그러기 위한 도움은 결코 안락함이나 편안함이 아니다. 
자신을 힘들게 하고 자극이 되기 위한 것들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편안한 것을 찾고 안락함을 찾는다. 특히나 한국은 더욱 그러한 상황을 요한다.
윗세대들과 지금 세대들은 발전의 차이가 극명한데도 불구하고 우리의 윗세대는 발전하는 시대를 살면서 안정적인것들의 최고라고 인식하고 있으나, 현재의 상태는 안정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지금의 시대는 지식의 시대가 아니다. 그렇다고 정보의 시대도 아니다.
이런 것들은 이미 밀레니엄 때나 했던 이야기들이다. 과거 100년동안 발전한 속도보다 지금의 5년 아니 3년의 발전의 속도가 더 빠르다.
지금의 많은 정보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그것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수 있어야 하는 '문화창조 상상의 시대'이다.

우리는 지나온 지혜는 받아들이되, 현재의 상태에서 잘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통찰의 힘을 발휘하는 길이기도 하다.

지금은 자극의 시대이다 라고 표현하는 것도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것은 자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야 하며, 그렇게 할때 부드러운 시각을 가지고 행동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 그들의 공통점 중에 하나는 끊임없이 학습을 하였다는 것이다.
그 시대에는 그리 많은 양이 없었음에도 그들은 학습의지를 나타냈다.
지금은 월간지 까지 합해서 하루에 나오는 책이 100여권이 된다고 한다.
일년이면 36500권이 된다. 
무수히 많은 양의 정보와 지식들이 쏟아지늗데, 그것을 선별하고 전략적으로 받아들이는 능력은 그것마저 학습에 의해 축적해 나갈 수 있다.

결국 우리가 무엇을 하든 자신을 자극해 나갈 때 자신에게 도움을 베푸는 것이며, 이러한 생각과 행동들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의 하나이지 않을까 한다.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경영의 핵심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강조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인재'이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라는 말은 우리가 너무 잘 아는 말이다. 그렇지만 그것보다도 우선해야 할 것이 리더라면 인재의 마음을 얻을 수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 필요한 거은 우선 리더의 마음가짐과 덕일 것이다.
능력, 열정 지략 관대.... 여러가지 요소들이 인재의 마음을 살 수 있느냐부터 고려한다면 리더는 그를 제대로 돌아보는 관점을 가질 수 있으며, 그에더해 강한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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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n1 - 위의 사진은 직장인들의 요일별 표정이라고 합니다..
요일마다의 얼굴을 보며 생각해보면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특히 월요일과 금요일이 마음에 와 닿네요..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는 표정이긴 하지만 꼭 이렇게 될 필요는 없겠지요..

누구나 자신이 짓는 표정은 자신이 선택한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꼭 사진의 표정이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표정은 매우 다양할 것입니다.


월요일 

월등히 나은 하루를 만드는 날.
자기 능력의 10% 밖에 활용하지 못하고 죽는 것이 인간. 
직장인은 그 속에서도 3분의 1밖에 자지 않는다. 
월요병에 걸리기 쉬운 날인 만큼 자기 자신의 일에 목숨을 걸어보자.
 





화요일 

화목한 분위기로 살아가는 날. 
꼭 즐겁고 신나는 일이 반드시 생기는 법. 
웃는 것도 습관이다. 






수요일 

수양과 자기 개발로 자신을 갈고 닦는 날. 
신 제품이 판을 치는데서 낡은 제품은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최근 무슨 책 읽으셨다구요? 라고 누가 물으면 
˝바빠서..˝라고 대답하지 않았는가?! 






목요일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날. 
도전 할 때 승부는 50대 50이지만 포기할때는 100% 패배만 있을 뿐.
 





금요일 

금빛 찬란한 미래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날.
하찮은 존재라고 느꼈던 자기가 위대한 존재라는 것을 발견했을 때부터 
자신의 역사는 달라진다. 






토요일 

토론과 대화로 문제를 풀어 가는 날.
한 주일 동안 한마디도 나누지 않은 동료가 있는가? 
사소한 문제로 껄끄러운 사이가 된 사람과 차 한잔의 시간을 가져 보자.
 





일요일

일체의 근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는 날. 
마음을 천소하고 무념무상으로 될 때 
마음의 길이 운명의 길이 됨을 기억하고 
자신감을 재충전하자.


wn1 -  요일마다의 자신만의 가치를 정해두고 그것들을 지켜 나가고자 노력한다면 매우 알찬 한주 한주를 만들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당신의 월요일을 어떻게 보내고 싶습니까?
화요일은요..?

이렇게 요일별 자신의 감정과 원하는 바를 기록하고 노력한다면 누구보다도 알찬 한주와 함께 자기가 자기에게 도움을 베푸는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현재는 정보화 시대를 지나 '문화 창조의 시대'에 있습니다.
무수한 정보를 취합하여 자신만의 창의적인 것들을 만들어 내어야 하는 지혜의 시대입니다.
그러기 위해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닌 자신이 만들어 낸것을 사용하고 활용하는 시간들을 가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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