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나는 어디서, 어떻게, 왜 여자의 성이 우리 사회와 역사에서 제약 받기 시작했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14


나는 '막간 이야기1'에 소개한 앤드루의 선택을 따르기로 햇다. 그는 자기와 아내의 행위를 '나누기(sharing)'라고 정의했다. 스윙어들은 '아내 교환하기(wife swapping)'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내가 물건처럼 다른 남자와 바꿔 쓸 수 있는 교환물이라는 암시 때문이다. 이런 대상화의 요소는 '나누기'라는 말에도 있지만, 이 말에는 협조, 연합, 관계, 의사소통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고 핵심적이다.  17



1 새와 뿔


오늘날 점점 더 많은 부부들이 아내가 다른 남자들과 성관계를 탐하는 것을 부부의 성 활동의 중심에 두는 핫와이핑(hotwifing:남편의 허락 하에 아내가 다른 남자들과 성관계하는 일)이나 쿠콜드리(cuckoldry:유부녀의 서방질) 생활 방식을 추구한다.  25


'오쟁이 진 남자'란 뜻이 있는 쿠콜드(cuckold)는 뻐꾸기의 습성에서 유래한 말이다. 일부 뻐꾸기류 새들은 암컷이 몰래 다른 새 둥지에 알을 낳는 생식 전략을 발전시켰고, 이런 일을 당한 새는 자기도 모르게 뻐꾸기 새끼를 제 자식으로 알고 키워야 했다.  26


뻐꾸기류가 모두 생물학자들이 말하는 '탁란'을 하는 것은 아니고, 일부 종만 자기 알을 알이 비슷하게 생긴 다른 둥지에 낳는 속임수를 쓴다. 뻐꾸기는 상당히 간교한 새로, 자기 존재를 잘 드러내지 않는 습성이 있다. 기묘하게도 꺼꾸기는 일자일웅이며, 장기간 한짝과 살아간다.  27


많은 문화와 언어에서 자신도 모르게 다른 남자의 자식을 키우는 불행한 남자를 묘사하는 말을 찾을 수 있다. 영어에서는 '쿠콜드'고, 이는 뻐꾸기 울음소리 '쿠쿠'에서 유래했다. 중국어로는 그런 남자를 '따이 뤼마오즈'라 하고, 이는 '초록색 모자를 쓰다'라는 뜻이다. ..

스페인어로는 '카브론(cabron)'이 사내다움을 잃은 염소 같은 남자를 이르는 말이다. 이 말은 자기 아내가 부정을 저지른 것을 알지만 그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남자, 그러니까 남자답지 못한 남자, 고환이 없는 남자를 일컫는다. 중세 영어 '위톨(witol)'이란 말도 이와 비슷한 의미로, 아내의 부정을 알면서도 내버려두는 오쟁이 진 남자를 나타낸다. 이 말은 자기가 오쟁이 진 남자라는 사실을 안다는 '위팅 쿠콜드(witting cuckold)'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된다.  31-32


쿠콜드와 핫와이프 사회에서 현재 쓰이는 쿠콜드의 의미는 '아내가 혼외정사 하는 것을 알고, 사실상 그런 일을 환영하는 남자'를 뜻한다.  32


브라지 ㄹ연구자 클라우디아 폰세카(Claudia Fonseca)는 라틴아메리카의 특징적인 남성 우월주의 마치스모(machismo)가 오쟁이 진 남자가 된느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를 만든다는 생각은 사실과 크게 다르다고 했다. 브라질 문화에서는 여성의 원형이 두 가지 이미지로 나뉘는 경우가 많다. 훌륭한 어머니이자 아내 '산타(santa)'와 난잡하고 성적으로 탐욕스러운 여자 '피라니아(piranha)'다. 그러나 폰세카는 노동자 계층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불륜을 저지르고도 뻔뻔하게 살아가는' 여자한테 다른 이름도 붙는다는 것을 알았다. 교활한 여자라는 의미의 '말란드라(malandra)'다. 이런 여자들은 자기 남편을 순종하는 오쟁이 진 남자 '코르노 만수(corno manso)'로 만든다.  32-33



막간 이야기1 앤드루와 마리


내가 만나고 인터뷰한 모든 부부들이 나를 놀라게 했고, 그 놀라움은 유쾌한 것인 경우가 많다... 나는 광란, 통제 불능의 성행위, 난교와 같은 '극단적인 성행위'를 발견할 것이라 믿으면서 이런 생활 방식에 접근했다. 그러나 내가 반복해서 본 것은 자기의 삶을 세심하고 사려 깊게 성찰하고, 사회에서 어떻게 하라고 정해준 방식이 아니라 자기들이 찾아낸 방식에 따라 행동하기로 선택하고, 그것을 자기의 결혼 생활과 성에 적용한 부부들이다.  55




2 일부일처제와 결혼


일부 인류학자들은 결혼과 일부일처제가 인간 진화의 역사와 인간 사회에 매우 유용하고 보호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말한다. 한 남자에 한 여자씩, 한 쌍의 결합이 없었다면 남자들이 여자를 놓고 싸워대면서 폭력적이고 목숨을 건 갈등이 끊이지 않았으리라는 얘기다. 경제적으로 더 성공적이고 권력과 자원을 더 많이 쥔 남자들 사이에서 일부다처제가 현저히 많았다는 근거로 볼 때 일부다처제의 기원도 분명 여기에 있었다. 사회가 일부일처의 한 쌍을 지향하면서 부족 간의 싸움은 물론 부족 내부의 갈등이 줄었고, 여자를 놓고 벌이는 쌍무도 줄었으며, 반면 부족들과 부족 내의 부부들이 자원을 공평하게 나누는 일은 늘었다. 여자를 놓고 싸우는 시간이 줄면서 부족은 더 많은 시간을 협동해서 농사짓고 사냥하는 데 쓸 수 있었다. 여자들도 다른 남자들에게 강간이나 공격을 당하는 일이 줄고, 안전뿐만 아니라 음식과 자원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일부일처제를 받아들였을 것이다.  60


1878년 미국 대법원은 일부다처제를 금지하는 법이 합헌이라고 판결했고, 더 나아가 일부일처제는 민주주의를 보전하는 데 중대한 문제라고 했다.  83


배우자가 결혼에 따르는 성적인 기대를 위반하지 않았어도 이혼율이 60&가 넘는 경우가 있어 일부일처제는 전보다 그 의미가 훨씬 덜해졌다. 이제 일정 기간마다 배우자를 바꾸는 결혼 형태인 연속 단혼(serial monogamy)이 더 적당한 용어일지도 모른다. 이 결혼 형태에서는 주어진 관계에 있는 동안은 일부일처를 유지하되, 그 관계가 끝나면 성적인 것이든 다른 것이든 다른 사람과 관계로 옮겨간다.  84-85


겉보기에는 일부일처 관계가 효과적인데도 역사는 성적이고 정서적인 정절을 지켜야 한느 일부일처제의 이상이 모든 사람에게 적절한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

일부일처제는 원래 한 번에 한 사람과 결혼하는 데 쓰이는 말이었지만, 독점적으로 성관계하는 커플에게 적용되면서 지속적으로 잘못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인류학자 헬렌 피셔(Helen Fisher)가 주장한 것으로, 두 사람 사이의 성적인 정절은 일부일처제의 정의에 필요한 사항이 아니다... 일부일처제의 기대나 요구 사항을 진정으로 위반하는 것은 일부다처제, 일처다부제, 집단 결혼뿐이다.  85-86




3 여자, 아내 그리고 여자의 성


그리스 신화를 보면 제우스와 헤라가 남자와 여자 중에 누가 더 성적인 쾌감을 많이 얻는지 말다툼을 벌인다. 둘은 그 답을 알아내기 위해 신의 벌을 받아 7년 동안 여자로 산 티레시아스를 찾아간다. 그는 여자로 사는 동안 매우 유명한 창녀로 난잡한 생활을 했다. 티레시아스는 그 질문에 "사랑의 쾌감의 합을 10이라고 치면 여자가 9를 갖고, 남자는 1만 갖는다"고 대답했다. 이슬람교 시아파 창시자도 "성적인 쾌감의 9는 여자에게 돌아가고, 나머지 1만 남자 몫이다"라고 티레시아스와 비슷한 말을 했다. 힌두교 전설에서는 어느 왕이 신의 분노를 사 여자로 변했다. 마침내 용서를 받은 왕은 남자로 돌아갈 기회를 얻었지만, 여자로 살면서 더 큰 쾌감을 맛본 왕은 여왕으로, 적어도 여자로 남겠다고 선택했다. 이슬람 전통에서 나온 것이라고도 하고, 구약성경에서 나온 것이라고도 하는 고대의 경구에서는 이 세상에 탐욕스러운 것이 세 가지 있다고 했다. 땅(혹은 사막), 무덤(혹은 지옥), 여자의 음문이다.  110-111


역사적으로 성은 남자들이 원하는 것이자, 여자가 통제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상품'이었으므로 여자들은 성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여자를 벌하기 시작했다.  117


앨프리드 킨제이(Alfred Kinsey)는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성 연구자로, 자기 침실을 비롯하여 미국 전역의 침실에 성탐색의 문을 열게 했다. 워내 곤충학자였던 킨제이는 개인적으로나 직업적으로 성에 관심이 많았다. 킨제이는 성과학에 관심을 쏟기 전에도 노출증이 있었고, 나체주의 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고 자서전에 썼다. 그의 대학원생들은 성 경험과 자위행위 습관에 관해 킨제이와 긴 대화를 했고, 그런 대화에서 킨제이는 다른 사람들과 자기의 개인적인 경험도 공공연히 나누었다.

킨제이가 수행한 성 연구는 그가 아내 맥과 함께 한 성의 탐색으로 이어졌다. 전기 작가 제임스 존스(James Jones)에 따르면 킨제이는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자신의 동성애적인 충동과 마조히즘적이고 노출증적인 충동도 탐구했다. 킨제이는 자기 주변에서 모은 연구원들에게 성적으로 자유로운 환경을 허용했고, 사실상 이런 관행을 격려했다. 킨제이는 자기 연구원들과 친구들 범주에서는 성행위가 자유롭고, 남성 동성애도 허용되며, 아내들도 나눌 수 있다고 선포했다. 아내들 역시 자기만의 성적인 탐색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추구할 수 있었다. 킨제이의 성 유토피아는 남성 우월주의자의 것이 아니었다. 그는 성의 자유와 선택을 여자에게도 확대했다. 그러나 외도 문제가 생길 때는 그런 관계가 용납되거나 허용될 수 있는 문제인지 결정하기 위해 조언을 구하도록 했다.

직원의 성관계가 다른 연구원의 부부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킨제이가 그 직원에게 다른 사람의 아내와 성관계를 중지하도록 지시할 때는 명백하게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킨제이가 아내 맥을 수많은 남자들과 기꺼이 나눌 때는 부정적인 영향이 없어 보였다. 많은 연구원과 가족, 친구들이 킨제이의 아내와 섹스 했다고 말했고, 킨제이도 그 자리에 함게 하기도 했으며, 맥 혼자만 있는 경우도 있었다. 킨제이의 제자이자 가끔씩 동성연애 상대가 되기도 했던 클라이드 마틴(Clyde Martin)이 킨제이에게 맥과 섹스 해도 되는지 물었을 때도 킨제이는 그런 일은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거리끼거나 마다할 일은 아니라고 대답했다. 실제로 킨제이의 42세 된 아내는 남편의 격려 아래 젊은 클라이드의 성교육 임무를 지고, 자기가 킨제이와 함께 탐색해서 얻은 성적인 레퍼토리를 전수했다. 존스에 따르면 킨제이가 기꺼이 아내를 나누고자 한 이유는 남자들, 특히 클라이드에게 성적으로 끌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킨제이는 다락방에 있는 개인 스튜디오에서 맥이 다른 남자들과 섹스 하는 장면을 필름에 담기도 했다. 맥은 킨제이의 지휘 아래 많은 자원자와 동료 연구자들과 섹스 했다. 맥과 다른 사람들(킨제이 자신을 포함하여)의 자위행위를 필름에 담기도 했고, 킨제이의 지시 아래 집단 성행위뿐만 아니라 이성 커플과 동성 커플의 성행위도 필름에 담았다. 킨제이는 생리적인 문제로 발기부전을 겪어 그가 등장하는 필름은 거의 없다고 한다(나주엥 킨제이 내부자 가운데 한 남자는 킨제이에게 이런 생리적인 문제가 있어 아내의 욕구를 만족시필 수 없었기 때문에 다른 섹스 파트너를 주선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맥은 다락방의 성적인 만남에 행위자로 참여하지 않을 때도 안주인으로서 음료수를 대접하며 남편의 연구를 도왔다.

여자들과 성에 관해 면담한 결과를 보고하는 글을 보면 킨제이는 여성의 성에 대한 개인적이고 직업적인 개념화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여자의 성적 능력이 남자보다 덜하다는 빅토리아시대적인 사고를 했다. 연구 과정에서 그는 여자의 성에 관한 연구는 여성의 전면적인 노출에 대한 사회적인 압력으로 방해 받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연구와 면담 절차에 이런 어려움을 반영했다. 킨제이는 분명 성의 해방과 간련하여 사회가 변화되어야 한다는 생각과 의도가 있었다. 여자의 성욕이 '덜하다'는 견해는 킨제이가 저작과 연구에서 변혁을 이루고자 노력한 견해와 대조적이다. 그러나 킨제이는 여자들이 엄청난 성적 능력과 욕구가 있다는 보고를 접해도 남자의 성과 비교해 여자의 성이 억제되었다는 견해를 바꾸지 않았다. 킨제이는 자기 표본 내의 여자들은 결혼 전후에 남자보다 오르가슴이나 성적인 생활과 성관계에도 오르가슴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보고했다.

킨제이는 남자의 성과 함께 여자의 혼외정사에 관해서도 광범위하게 보고했다. 그는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들도 혼외 성관계에 연루되는 일이 많다고 보았다. 킨제이에 따르면, 많은 경우 혼외정사가 부정적인 결과에 이르지 않았다. 키넺이는 외도가 갈등과 문제를 야기하더라도 그런 결과를 피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여자가 혼외의 성적 교류를 추구하는 이유가 애정 문제뿐만 아니라 결혼 생활의 권태와 성적 불만족, 친밀한 우정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자의 혼외정사가 가끔 결혼 내의 성관계를 개선하거나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킨제이는 내적으로 강인한 사람들이 아니라면 부부 관계를 지키기 위해 혼외정사는 비밀에 부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킨제이는 부부가 모두 내적으로 강인하고, 아내가 남편의 전적인 동의와 인지 아래 혼외정서를 한 부부들과 면담했다. 그 결과 킨제이는 일부 남자들이 아내에게 밖으로 나가 섹스하라고 격려했고, 남편들도 혼외의 성행위(가끔은 동성애)를 탐했으며, 많은 남자들이 아내에게 성적인 만족을 맛볼 기회를 주기 위해 이런 일을 했다고 답했다. 존스는 킨제이가 허용된 여자의 혼외정사에 관해 설명할 때 그의 묘사와 설명을 인용하면서, 킨제이가 아내 맥을 다른 남자들과 나누는 것을 좋아한 자신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고 했다.

따라서 아내 나누기에 대한 킨제이의 설명에는 자기 자신의 동기가 명백하게 반영되었다. 그 하나는 아내가 성적 만족감을 누릴 범위가 남편인 자신에게 제한되지 않도록 하자는 이타적인 요구고, 다른 동기는 자신이 혼외의 성적 교류를 하는 데, 특히 다른 남자들과 성적 교류에 제약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킨제이가 관음증을 통해, 자기 아내를 함께 나누는 남자들과 직접적인 성행위를 통해 자신의 동성애적인 성향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서기도 했다. 아내 나누기에 대한 한 가지 설명은 무익하다고 한 킨제이의 주장에는 나도 같은 생각이다. 킨제이 부부의 경우에서 보듯 한 부부 내에서도 다른 남자와 아내의 성을 나누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129-134


1960년대, 성 연구자 윌리엄 마스터스(William Masters)와 버지니아 존슨(Virginia Johnson)은 킨제이가 남긴 것을 취해 미주리 세인트루이스에서 선도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이들은 성행위의 기교에 관해서 많은 매춘부들과 면담한 뒤 단순한 인터뷰를 넘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대상자로 남자와 여자를 보집하여 성적인 자극, 삽입, 오르가슴의 생리학적인 요소를 측정하고 분석하고 기록했다. 연구 결과 여자가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해서는 음핵을 자극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연구는 남자와 여자의 성적인 반응의 핵심적인 차이를 처음 경험적으로 기록했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마스터스와 존슨의 연구에서 남자는 오르가슴 후에 신체적으로 다시 발기나 오르가슴을 성취할 수 없는 불응기를 보인 반면, 여자는 그런 제한을 보이지 않았다. 셔피(Sherfey)는 여기서 더 나아가 여자는 성적인 자극이 지속되면 오르가슴도 증가되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생리적인 수주에서 여자의 성적 능력이 남자보다 높고, 이런 능력은 자연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나긴 천년 왕국 동안 여자의 성적 능력을 두려워하고 거부한 것과 대조적으로 셔피는 여자의 성적인 반응을 천부적으로 지칠 줄 모르는 것으로 보고, 그 한없는 능력에 찬사를 보냈다.  135-136


마스터스와 존슨의 연구 덕분에 음핵, 음핵 오르가슴, 멀티오르가슴을 느끼는 여자가 모두 건강한 것으로 수용되지는 못한다 해도 정상적인 것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138


성 혁명의 파고는 1960년대에 여성용 피임약이 나오면서 정점에 이르렀다. ..

많은 여자들이 사랑이나 일부일처, 혼약에 대한 요구 없이 성을 즐기려는 욕망을 인정하고, 임신에서 안전해지면서 병적인 것으로 여겨지던 여자의 성에 대한 정의도 다시 한번 바뀌었다.  139-140


<성의 침묵(The erotic silence american wife)>의 저자 델마 헤인(Dalma Heyn)은 남자의 외도는 보통 충동으로 촉발된 생물학적이고 긴급한 욕구인 반면, 여자의 부정은 더 계산되고 더 정서적인 원인에서 나오며, 여자 본인에게나 결혼 생활에 문제가 있음을 암시한다고 했다. ..

헤인은 여자가 성적인 이유와 신체적인 친밀함에서 오는 자극적인 기분을 위해 외도한다는 사실은 비밀에 부쳐졌으며, 일부일처제만 중요한 여성의 자질인 듯 다뤄졌다고 한다.  147-148


최근 연구는 여자들이 혼외의 섹스 파트너를 두는 빈도가 젊은 여성들 사이에 높아지고 있고, 그 정도에 있어서도 남녀 간의 차이가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했다.  148


여자가 남자보다 훨씬 더 성적으로 분방할 역량이 잇다. 킨제이, 피셔 그리고 다른 유명한 인류학자와 성 연구자들이 사회가 여자의 난교를 처벌하거나 금하지 않았다면 여자가 남자보다 성적으로 훨씬 더 문란하고 섹스 파트너가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자는 사정 후 불응기가 있어 성적 활동 능력을 잃는다. 하지만 여자에게는 그런 휴지기가 없고 오르가슴을 여러 차례 느낄 수 있으며, 성적 수용력이 거의 무한정하다. 마스터스와 존슨의 주장에 따르면 여자는 한 번에 50번까지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 .. 전문가들은 남자의 사정이 언제나 오르가슴을 의미하지 않고 일부 남자들은 사정 없이도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는 데 주목한다. 그런데도 여자들이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는 데 주목한다. 그런데도 여자들이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은 남자를 훨씬 능가해서 모터스쿠터가 페라리를 쫓는 격이라고 말할 수 있다.  153


역사적으로 부인에게 성의 자유가 허락된 경우는 부를 통제할 수 있거나, 정치적인 권력이 있거나, 경제적으로 독립했을 때다.  155



막간 이야기3 미셸과 크리스


나는 프린세스라는 별명을 사용하는 텍사스 의사와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그녀도 핫와이프다. 프린세스는 10대 시절에 부모님이 다른 사람들과 섹스 하는 사진과 비디오를 보았다. 그녀는 비디오 화면에 어머니가 다른 남자들과 섹스 하는 장면이 나오는 것을 보고 섹스는 결혼할 때까지 기다려야하는 것이라거나 사랑할 때만 하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쓰레기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몇 주 후 프린세스는 이웃 소년과 처음으로 섹스를 했다. 그 경험은 영 실망스러웠지만, 그 소년의 형과 했을 때는 다른 느낌이었다. 프린세스가 이 소년들 중 하나와 있는 것을 어머니가 본 이후 모녀 관계는 영원히 변했다.

'내가 브라우스는 벌린 채로 서 있는데, 어머니가 나를 보고 비명을 질렀어요. 그런 다음 조용히 나를 바라보더군요. 내가 말했어요. 내가 매트와 섹스 하는 것을 보고 소리 지르다니 어머니는 참 뻔뻔한 사람이라고요. 어머니에게 사진과 비디오 본 것을 모두 말했어요. 어머니는 할 말을 잃었고, 우리는 곧 같은 입장이 되었지요. 어머니와 앉아서 처음으로 진짜 어른다운 성에 관한 대화를 시작했고, 어머니는 자신과 양아버지가 스윙어라고 하면서 스윙잉이 무엇인지 설명해주었어요. 서로 질투심을 느끼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어머니는 그렇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 섹스 하는 모습을 보거나 그런 사실을 아는 것이 성적인 흥분을 일으킨다고 했어요. 그날 이후로 저는 성적으로 매우 적극적이 되었고, 그 일을 어머니와 양아버지에게 숨길 필요도 전혀 없었어요.'  171-172


사회학자 린 애트워터(Lynn Atwater)는 어머니와 아내인 여자라도 자기의 성적인 욕구를 충족하고 성적인 존재로서 유용성이 증가되면 딸에게 성교육을 더 잘할 수 있다고 했다.  173




4 일부일처제의 대안


인간의 역사를 통틀어 거의 모든 사회가 다양한 결혼 제도를 두었고, 그중에서 일부일처제와 일부다처제가 가장 흔하지만, 의무적으로 일부일처제를 강요한 사회는 드물다. 현재 전 세계에서 일부일처제를 요구하는 문화는 20%도 안 되며, 대다수 문화가 일부다처제를 허용한다. 드물지만 일처다부제 사회도 잇다(전 세계 1% 이하에서 발견된다). 일부 인류학적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40%에 해당하는 사회에서 혼외 성행위를 금지한지 않았고, 사회 규칙과 규범이 이러 ㄴ일을 부추기기도 했다. 일부 문화에서는 남편이 아내를 다른 남자와 나누는 것을 정중한 예의로 여겼고, 어느 문화에서는 일정 사람들 혹은 명절이나 다산 의식(fertility rite)같은 일정 시기에 혼외정사를 격려했다.  177-178


아내를 손님과 '나누는 영광'은 이뉴이트와 마찬가지로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미크로네시아, 폴리네시아, 아시아, 인도, 아프리카, 호주 원주민 등 다른 문화에서도 볼 수 있었다. 사우스샌드위치제도에서는 손님이 주인의 아내나 심지어 딸과 동침하는 기회를 비롯해 주인이 제공하는 모든 환대를 누릴 수 있었다.  182


경제적인 자원을 상당 부분 남자가 통제하는 사회에서는 일부다처제가 보편적이었고, 여자가 부를 쥔 사회에서는 일처다부제가 흔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형제처럼 유전적인 연관성이 있는 남자들이 여자를 나누는 관습 가운데 주된 형태는 형제다부혼이다.  184


스윙어들은 스윙 문화가 '생활 방식(lifestyle)'이라고 한다. ..

1960년대의 키 파티(key party)에서 유래한 것이라고도 한다. 키 파티는 남자들이 그릇에 자동차 키를 담으면 부인들이 아무 키나 집어 그 자동차 키 임자를 섹스 파트너로 집에 데려가는 섹스 파티를 말한다. 스윙잉에 관한 글에 따르면 이런 문화는 1970년대에 급격하게 늘었다가 1980년대에는 HIV가 퍼지면서 급감했으며, 지난 10년 동안 다시 점차 상승하고 있다.  193


폴리아모리(polyamory:비독점적 다자 연애)  197


폴리아모리는 1990년대에 '책임 있는 비일부일처제'에 대한 인터넷 논의에서 발전해 정의된 개념으로 개방 결혼과 공동생활, 성의 자유 개념을 포함한다.  199


폴리아모리는 '많은 사랑'을 의미하고, 진정한 사랑은 한 번에 한 사람만 사랑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거부한다. 이는 여러 다른 관계 형태와 접근을 포괄하는 폭넓은 개념으로 개방 결혼, 집단 결혼, 과거 수십 년 동안 계속된 성적인 탐색에서 발전한 것이다. 폴리아모리 운동은 일부일처제 안에서건 밖에서건 사람들이 관계에 책임지고 정직하기를 기대하는 것 외에는 별 제한이 없다. 폴리아모리 관계와 성적 교류는 스윙잉이나 집단 결혼에서와 같이 부부의 양 배우자를 다 포함하지만, 한 배우자나 둘 모두 혼외 관계를 하는 개방 결혼과 더 유사하다.  201


스윙어 연구에 포함된 것이나 동성애 커플에서 폴리아모리를 살펴본 것을 제외하면 이 관계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 많은 포리아모리스트들이 스윙잉이 성적인 것에 중점을 두는 것에 비해 자기들은 사랑, 관계, 정직성에 중점을 둔다고 강조하면서 스윙잉과 구별하고자 한다.

스윙어들은 파트너들과 친밀한 우정을 오래 지속하는 반면, 폴리아모리스트는 성적인 모험에 자주 나서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한다고 말한다.  201-202


위키피디아에는 핫와이프가 스윙잉의 하부 문화라고 정의되었다. 

'핫와이프는 남편의 동의 아래 자기 배우자가 아닌 다른 남자들과 섹스 하는 여자를 지칭한다. 대부분 남편은 아내가 다른 남자와 즐기는 것을 보고 대리 만족하거나, 아내의 모험을 지켜보고 듣고 아는 것을 즐긴다. 남편도 같이 스리섬에 참여하거나 아내를 위해 데이트를 알선하기도 한다.'

위키피디아는 핫와이프에 속ㅎ사는 다른 하부 집단을 찾아내는 데까지 나아갔다. "아내 나누기의 독특한 하부 문화인 쿠콜딩은 뒤바뀐 역할에 따르는 성적인 수치심을 강조한다. 아내는 성적으로 자유분방한 반면 남편은 수동적이고 종속적인 역할로 제한되며, 에로틱한 성행위를 거부하는 것까지 포함될 수 있다."

쿠콜드는 아내의 바람에 따라 오로지 아내하고 섹스 한다는 면에서 자기들은 핫와이프의 남편과 다르다고 한다. 쿠콜드 관계에서는 아내가 남편에게 섹스를 허락하지 않기도 하고, 남편가 섹스 하는 것보다 연인과 하는 것이 훨씬 좋다는 말을 남편에게 하기도 한다. 아내가 남편 앞에서 다른 남자와 성행위를 하며 남편을 조롱하고 모욕하기도 하는데, 이런 아내들은 '휴밀리아트릭스(humiliatrix)'라는 이름을 얻었다.  203-204


스윙어가 스윙잉에 나서는 일차적인 이유는 성적 모험을 위해서다. 스윙어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은 스윙잉을 하는 동기가 다양한 성적 경험, 금지된 성적 만남, 노출증과 관음증으로 얻는 스릴이라고 했다. 그러나 스윙어들이 드는 다른 이유는 새로운 친구를 만들고, 가치와 관심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사회적으로 교류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스윙어들은 일부일처제에 만족하는 척하지 않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즐겁다고 말한다. 스윙잉 활동을 즐기는 동안 윤리적인 원칙을 지키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 생활 방식에 참여하는 데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이다. '안 돼요'는 스윙잉에서 큰 효과를 발휘하는 말이고, 다른 사람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배척되며, 스윙어 클럽에서 거부 당하는 일도 종종 있다. 폴리아모리 관계에서는 '안 돼요'라는 말이 여러 가지 수준으로 받아들여진다. 공통의 동의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기도 하고, 자기 파트너의 다른 관계를 막거나 끊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스윙어의 삶은 전적으로 왜곡되었을 거라는 일반적인 믿음과 달리 스윙어도 평범한 사람들과 비슷한 가치를 가지고 산다. 이들이 사회적인 가치보다는 개인적인 발전에 좀더 가치를 두는 것은 사실이다.  211


많은 개인과 커플, 가족에게 비일부일처 관계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지만, '평생' 비일부일처 관계를 살펴보았거나, 자녀들과 가족 전반에 미치는 전체적인 영향을 탐구했거나, 이 관계를 일부일처 관계와 비교한 연구는 거의 없다. 일반 대중에 비해 합의한 비일부일처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나 혼외정사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정신장애, 성폭력, 성 기능장애 발생 비율이 높지도 않았다. 연구 결과들을 보면 비일부일처로 사는 사람들이 부부간의 외도 문제를 겪는 커플보다 긍정적인 관게를 경험하고, 일부일처를 유지하는 보통 부부보다 개인적인 욕구와 성적인 욕구에 대해 자주 대화를 나누었다.

현재 존재하는 연구와 그 결과를 근거로 보았을 때 그런 관계가 역기능적이고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보는 믿음은 비일부일처 관계의 진정한 영향에서 근거한 것이기보다는 문화적인 기대에 어긋나는 비일부일처 관계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것인 듯하다.  213-214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들은 연구 문제와관련해 시대에 뒤떨어졌거나 제한점이 있지만, 비일부일처 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매우 활기넘치는 성격 양상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들이 일반 대중에 비해 정서적인 문제나 정신 질환을 많이 겪는다는 근거는 없다. 이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성격 유형과 정서와 관계 면에서 기능 상태는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개인에따라 차이가 많은 곳으로 보이며, 비일부일처 생활 방식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빈약한 정신 건강과 기능 상태를 보인다는 믿음을 지지할 근거는 없다. 스윙잉을 하는 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이들이 남자만큼 자기의 성 활동과 살메 행복하고 만족하는 것으로 보이며, 남자들에게 성적으로 이용 당한다는 근거는 보이지 않는다. 사실상 일부 비일부일처 관계는 전적으로 여자의 욕구에 중심을 두고 있다. 폴리아모리보다는 스윙잉이 여성 험오증에서 나온 관계라고 인식되지만, 폴리아모리 활동에 관해서는 정보가 거의 없다. 그러나 폴리아모리 사회에서 여자의 강력한 지도력을 고려한다면 폴리아모리 생활 방식 전반에서 여자가 희샹한다는 근거는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214-215


인간이 자연적으로 일부일처에 적합한 존재인지 아닌지는 인간의 행위와 별 관계가 없다... 인간은 일부일처를 유지할지 말지 선택할 수 있지만 연구는 많은 사람들이 일부일처를 선택하지 않고, 결혼이나 현재 관계에서 벗어나 성적 교류를 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 그런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성병 발생률이 높지도 않고, 정서적이고 성적으로 불안하다는 근거도 없으며, 규범에서 벗어난 성 활동이 관계를 해친다는 근거도 없다.  215-216


어느 하나의 비일부일처 관계가 사회와 법적인 수용을 얻어 궁극적으로 승리를 쟁취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친밀한 관계에 대한 사회의 시각이 더 융통성 있게 바뀌어 개개인의 욕구를 충족할 유연한 관계를 허용할 가능성은 있다.  218




5 역사를 통해 본 욕망의 아내들


<유혹의 기술2:세상을 매혹했던 여자들>의 저자 벳시 프리올뢰(Betsy Prioleau)... 에 따르면 여자는 자연적으로 다혼(多婚 많을다 혼인할혼)성이고, 오르가슴을 여러 차례 맛볼 수 있으며, 남자들은 따를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성적 능력이 있다. 프리올뢰는 태초 이래 핫와이프와 다른 유혹녀들의 삶과 역사를 검토하면서 남자의 넋을 흐려놓은 여자의 성적 원동력에 찬사를 보냈다. 이런 일은 남편의 동의 아래 벌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241-242


아우구스투스의 딸 율리아 243

칼리굴라 치세 동안 클라우디우스는 그의 사촌 메살리나와 결혼했다.  344

역사상 악명 높은 쿠콜드 이야기 가운데 캐슬마인의 로서팔머(Roger Palmer) 백작  246

보르자 가문의 수장 로드리고 보르자(나중에 교황 알렉산데르6세)의 딸 루크레치아  248

샤틀레 후작 부인으로 불린 에밀리 뒤 샤틀레  250

제인 엘리자베스 디그비(Jane Elizabeth Digby)  257

빅토리아 우드헐(Victoria Woodhull)은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던 욕망의 아내다  261

20세기 초 위대한 피아니스트 가운데 한 사람인 바이올렛 고든 우드하우스(Violet Gordon Woodhouse)  265

안느 루이즈 제르맨 네케르  267

요크셔 가문의 후손인 검은 눈의 미녀 엘리자베스밀뱅크  271


역사에 걸쳐 많은 아내들과 여자들이 일부일처제의 구속과 침대를 한 남자와 나눠야 한다는 제한을 거부했다.  279


성적으로 힘 있고 부정한 많은 여자들이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성공적으로 이런 생활을 이끌어갔다. 이런 성적 관행이 상류층에 제한되지 않았다는 근거는 있지만,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경우는 지식인 계급과 문인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다.  280




6 문학과 영화 속의 아내 나누기


에리카 종은 소설 <날기가 두렵다>엣 여자의 성을 탐색했다.  296


케이트 쇼팽의 소설 <각성(The Awakening)>  297


2002년, 카트린 밀레(Catherin Millet)는 '여자가 쓴 가장 노골적인 섹스 관련 책'이라는 말을 듣는 <카트린 M의 성생활>을 내놓았다.  298


아이작 싱어의 <하우스 프렌드>  300


로렌스 블록의 Small Town(작은 마을)

영국 소설가 하워드 제이콥슨의 Act of love(사랑의 행위)  302


<펜트하우스 레터스>의 편집장 캐시 카바노프는 지난 몇 년 동안 잡지사에서 받은 편지 중 가장 인기 있는 주제는 아내를 다른 남자와 나누는 경험이나,아내가 다른 남자(아니면 남자들)와 함께 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과 관련된 이야기라고 말했다.  306


제22권 처음 몇 페이지에는 편집자가 이렇게 언급했다. "우리가 받는 편지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주제는 관음증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아내를 지켜보는 것이다. 이런 남편들에게는 자기 아내가 다른 남자, 어느 경우에는 여러 남자들과 정열을 불태우는 것을 지켜보는 일보다 흥분되는 일은 없는 듯하다. 다른 남자가 제공하는 봉사와 기교로 아내가 몸을 흐느적거리고, 땀을 쏟으며 오르가슴으로 몸을 떠는 것을 지켜보는 남편의 마음은 에로틱한 몽상으로 들끓는다."  307


니 잡지에 실린 편지들... '그 이야기에 댛나 기억이 상당히 흐릿하긴 하지만 내가 분명히 기억하는 것은 남자들이 보통은 여자 친구나 아내가 그런 일을 한다면 처음에는 충격이고 상처를 받겠지만, 자기도 모르게 그 일로 성적 자극을 받는다는 것을 안다는 점이다.'  308


영화 <사이드웨이>

덴마트 영화 제작자 라스 폰 트리에가 만든 <브레이킹 더 웨이브>

카트린 브레야가 감독한 독립 영화 <로망스>

카드린 드뇌브가 주연한 1967년 영화 <세브린느>

데미 무어와 로버트 레드포드가 출연한 영화 <은밀한 유혹>




7 페티시와 판타지


상당히 많은 연구들이 정신 건강 전문가 대부분이 비일부일처 관계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을 정신 질병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단느 것을 보여주었다. 아내 나누기에서 이런 가정은 수많은 방식으로 나타난다. 첫째, 아내 나누기가 보통 '페티시'라고 부르는 성도착이 있음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둘째, 아내 나누기에 관심이 있는 것은 정신 질병과 성격장애가 있음을 나타낸다는 생각이다. 다시 말해 아내 나누기에 대한 욕구, 흥미, 실행이 정신장애와 정서장애의 증상이라고 믿는 것이다. 

성 장애와 정신장애를 연구한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정신 건강에 관한 연구는 상당 부분이 주로 사회적인 편견과 비과학적인 판단에 근거하는 것을 알 수 있다. .. 다시 말해 흔하지 않은 행위는 정상이 아닌 것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치유와 회복 과정의 일부일 수 있다.  325-326


성 연구자와 임상의는 성 장애 가운데 관음증과 노출증을 배우자가 다른 사라모가 섹스 하는 것을 지켜보는 순전한 판타지와 구별한다. 이런 판타지에서 나온 행위는 임상적으로 관음증과 노출증으로 진단된(가끔 기소 당하기도 하는) 사람들이 흔히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한다고 보고되는 것과 다르게 안정적인 관계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또 관음증 환자들은 발각될지 모르는 두려움이라는 스릴을 맛보기 위해 그런 일을 한다지만, 서로 합의하여 배우자의 성행위를 지켜보는 판타지에서 그런 두려움은 찾을 수 없다.  330


헤로도토스(herodotos)는 헤라클레스의 후손인 리디아의 왕 칸다울레스(Candaules)의 이야기를 했다. 칸다울레스는 자기 아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믿었고, 아내를 열정적으로 사랑했다. 칸다울레스의 시종 가운데 기게스(Gyges)라는 경호원이 있었다. 그는 칸다울레스의 조언자면서, 왕이 자기 아내의 아름다움을 찬미할 때는 경청자 역할을 했다. 어느 날 칸다울레스가 기게스에게 왕비의 아름다움을 확실하게 믿으려면 왕비의 벗은 모습을 봐야 한다고 고집했다. 기게스는 그런 행동을 했다가는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 거절했지만, 왕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결국 칸다울레스는 기게스를 침실에 몰래 들여서 왕비가 잠자리에 들기 전 옷 벗는 것을 지켜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기게스가 침실에서 빠져나올 때 왕비가 그를 보았고, 그와 남편이 무슨 일을 꾸미는지 알아챘다. 다음 날 왕비는 기게스를 불러 그의 행동에 대한 벌로 죽음을 택하거나, 칸다울레스를 죽이고 왕위를 빼앗은 뒤 자기와 결혼하라고 명했다. 그날 밤 왕은 전날 밤과 같이 기게스를 침실에 들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게스가 칼로 무장하고 있다가 왕이 잠든 틈을 타 심장을 찔렀다. 기게스는 왕위를 빼앗고 왕비와 결혼했다.

다양한 자료에 따르면 칸달리즘(candaulism)이란 다른 남자들에게 아내의 누드 사진이나 이미지를 보여주는 행위 혹은 아내의 동의 없이 다른 남자에게 아내의 벗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는 일을 말한다.  336


스윙어들이 정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들이라고 여겨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이런 인식과 다른 결과를 보인다. 1970~1980년대에 연구자들은 스윙어 집단을 대상으로 다양한 성격검사와 심리검사를 한 결과, 이들이 적그적이고 자발적인 생활 태도를 보인다고 했다.  338


이 책에서 본 부부들이 의도적으로 행위하는 것과 같이 쿠콜드 관계에서는 남편과 아내 사이에 훨씬 명백하고 조심스런 협상이 진행된다. 남편은 결혼 관계에서 아내에게 행사하는 성의 주도권을 포기하고 복종적인 역할을 수용한 채 자기의 욕망과 흥미를 조심스럽게 펼쳐야 한다.  351


바우마이스터는 여자가 남자 파트너의 부정함을 즐기는 '반대 쿠콜드리'는 거의 들어본 일이 없다면서 이는 핵심적인 성 차이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352


내가 기술한 부부들의 성행위는 조증 증상이 있는 기간이나 다른 심각한 정신병 증상가 함께 나타나지 않았다. 경계성인격장애와 같은 성격장애로 진단된 사람들은 격렬한 자극에 대한 갈망, 정서장애와 성격장애가 결합되어 거칠고 경계를 파괴하는 성행위를 자주 보인다. 그러나 강박성 성행위, 정신 질병과 성격장애가 있는 경우라면 이 부부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긍정적 생활 기능 수준을 보이지 못하도록 방해할 만큼 증상이 심각했을 것이다.  356-357


아내의 난교와 쿠콜드 남편의 복종적이고 양성애적이며 자기 패배적인 행위가 아동기에 당한 성폭력이 어른이 되어서까지 영향을 미친 탓이라고 추측하는 사람들도 있다... 원인과 결과라는 실타래를 풀기는 쉬운 일이 아니고, 비일부일처 관계가 건강하지 못한 것이라는 핵심적인 가정은 연구 결과가 아니라 도덕적이고 사회적인 금지에서 나온 것이다.  357-358


핫와이프 현상을 병적이고 건강하지 못하며 부정적인 감정이나 경험에 뿌리를 둔 것이라는 가정으로 접근하는 것은 사회적인 금지와 도덕적 판단, 여자의 성에 대한 두려움의 결과이자 영향이다. 내 표본은 광범위하지도 과학적이지도 못하지만, 내가 이 조사를 하면서 인터뷰하고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감정, 성격 문제, 정서 문제의 증상을 보이거나 보고하지 않았다.  358-359


스웨덴의 국민건강과 복지위원회(National Board of Health and Welfare)는 2008년 11월에 사도마조히즘, 페티시즘, 복장도착증과 관련한 행위들은 더 이상 정신 건강 문제가 아니라고 결정했다. 라스 에릭 홈(Lars-Frik Holm) 위원장은 "이런 진단은 이성애 선교사 체위가 아닌 것은 모두 성적 이상이라고 여기던 시대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이들의 성적 취향은 사회와 아무런 관련도 없다"고 선언했다. 미국정신과학협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APA)도 정신장애 진단에 대한 미국의 접근 방식을 최신화하면서 비슷한 논의를 했다.

성해방연맹(Thw National Coalition for Sexual Freedom)은 특히 사디즘, 마조히즘, 복장도착증의 경우, 성도착에 대한 APA의 진단 기준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APA의 진단 기준에 있는 많은 진술들이 모순된 연구를 인용하면서 진단 기준이 과학적이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나온 것이라고 했다.  360




8 쉬운 일은 아니다


에리카 종은 <날기가 두렵다>를 쓸 때 아내가 혼외의 성적 모험을 한 뒤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것으로 책을 끝내고 싶은 욕구에 저항하느라 갈등을 겪었다고 했다. 나도 이런 생활 방식으로 부정적인 결말에 이르는 경우도 보여주어 이 책의 시각에 균형을 잡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꼈다. 나는 이런 종류의 생활 방식을 추구하면서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많은 사람들과 부부를 만났다. 그러나 이 책을 위한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자기의 성적 판타지를 좇던 많은 이들이 예상치 못한 이유로 파경에 이르거나, 다른 불행한 결과를 겪은 이들도 만났다. 이 생활 방식 역시 인간의 다른 시도들과 마찬가지로 동전의 양면 같은 면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388-389


역사를 통틀어 그리고 현시대에도 아내 나누기가 만연하지만, 이런 생활 방식이 보편화하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다. 사회가 이런 행위를 금지한 길고 긴 역사가 사라지지 않았을 뿐더러, 오늘날이라고 해서 훨씬 누그러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

비일부일처는 관계에 무엇을 의미인가? 서구 사회에서 혼인 관계 외에 다른 사람과 섹스 하는 것은 엄청난 기만과 경멸, 정직하지 못한 태도를 드러내는 것이며, 규범을 위반하는 행동으로 인지된다. 그러나 부정과 결혼에 관한 수많은 책들이 혼외정사가 자동적으로 결혼에 종지부를 찍게 만든다는 생각하는 반기를 들고 있다. 부정이 조용히 수용되는 서구 문화에서도 이런 일은 은밀하게 해야지, 공개적으로 그런 관계를 했다가는 명예와 존중에 도전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믿음의 근원은 일부일처 관계를 사랑의 가장 순수한 형태로 인지하는 데 있을 것이다. 혼외 관계를 하고, 다른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당사자나 관계에 잘못된 점이 있는 것이라는 믿음도 한몫한다. 부부와 개인을 상담하면 나는 이런 믿음을 '디즈니 신화'라고 이름 붙였다. 자기의 천생연분을 만나면 행복하게 사는 일만 남았다고 믿는 것이다.  397-398


스위어를 대상으로 한 많은 연구에서 이들의 결혼 생활 만족도는 다른 과계와 비교햇을 때 별 차이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스윙잉이 관계를 파괴한다고 믿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우이어들은 자기들의 생활 방식이 관계에 긍정적이고 이로운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399


스윙어와 폴리아모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이들이 대부분 이혼 경험이 있고, 일부일처 관계에서 갈등을 겪었으며, 현재의 비일부일처 관계에서 이전 관계보다 훨씬 만족감과 충족감을 얻는다고 했다. 스윙잉과 비일부일처 커플들이 자기들의 관계에 만족하고 행복을 느낀다는 결과를 도출한 연구는 이런 관계에 대한 연구자들의 긍정적인 편향이 개입된 것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399-400


대다수 스윙어 커플은 각자 활동해도 보통 배우자에게 자기가 경험한 일을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에게 성적으로 끌리는 감정을 배우자에게 감추기는 커녕 자세히 들려주어 성적 흥분을 자극하고, 부부의 성생활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비일부일처 관계의 동성애와 양성애 커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대다수 커플이 혼외 관계의 자세한 사항을 배우자와 이야기하지만, 그 정도와 내용은 개인이나 커플마다 달랐다.  401-402


'컴퍼션'은 폴리아모리 관계에서 정의된 개념으로, 자기 파트너가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기쁨이다. 따라서 컴퍼션을 느끼는 남편과 아내는 파트너가 다른 사람과 정서적이고 신체적인 사랑을 나누면서 얻는 쾌감을 경험하는 것에서 대리적인 감각보다 깊은 기쁨을 얻는다.  403


다양한 비일부일처 생활 방식 전반에 걸쳐 가장 일관적으로 나타나는 문제가 질투심이다. 이런 커플들은 질투심이란 문제를 놓고 끝없이 논의하고 논쟁을 벌인다. 

연구와 일화적인 보고에 따르면, 여자가 남자보다 자기 배우자가 다른 사람과 신체적으로 친밀하거나 관계하는 것에 질투심이 심하다고 한다.  404-405




9 아내 나누기의 거침없는 신세계


이 세상 거의 모든 것처럼 아내 나느기도 기술을 받아들이고 바꿨으며, 기술에 의해 변했다.  429


자신을 '킹불(Kingbull)'이라고 부르는 한 사업가는 아내가 자신을 쿠콜드로 만들어주기를 간절히 원하는 남편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 그는 자기 웹사이트에서 '최상의 쿠콜드 지침서(Ultimate Cuckold Manual)'라는 전자책을 판매한다.  434


어쩌다 만난 사람과 하는 성행위나 핫와이핑의 그룹 섹스와 유사한 것으로 영국에는 '도깅(Dogging)'이 있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도깅은 커플들이 외진 곳에서 카섹스를 하는 동안 차 밖에 있는 남자들이 구경하거나 자위를 하고, 사진을 찍거나 섹스에 함께 참여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런 행태는 커플이나 청소년이 차 안에서 성행위하는 것을 남자 청소년이 몰래 구경하던 데서 나온 것으로, 10~15년 전부터 성행했다. 일부 커플은 구경꾼드의 즐거움을 높이기 위해 차 안에 조명을 켜고 일을 벌인다. 차창이나 문을 열어놓고 구경꾼의 참여를 부추기는 커플도 있다. 가까이 다가와서 혹은 차안으로 들어와 구경하게 하거나, 섹스에 동참하도록 하기도 한다. 도깅 장소는 경찰이나 이웃의 분노를 피할 수 있는 다양한 장소를 찾을 수 있다.(일설에 따르면 이런 커플들을 달아나게 만들기 위해 경찰 사이렌을 구입해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현재 영국 법에 따르면 쌍방이 합의한 일이고, 성인이라면 그리고 분노한 이웃만 없으면 도깅이 위법 행위는 아니다.  440-441




10 수태를 위한 액체


여자의 사정에 관한 이야긴느 질 오르가슴이 우위냐, 음핵 오르가슴이 우위냐를 놓고 벌이는 일진일퇴의 논쟁까지 얽히면서 복잡하게 돌아갔다.  469


고대 그리스인은 여자의 성액을 성적인 쾌감뿐만 아니라 생명 창조와도 관련된 일로 여기고, '생산' 능력이 있다 하여 예찬했다. 히브리인은 여자의 성액을 '깨끗하지 않은' 월경혈과 다르게 여겼다.  470


힌두와 탄트라 경정에서도 여자의 사정이 여자의 '커다란 쾌감'과 관련 있고, 여자가 사정하려면 남자의 사정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자극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사가 여자 환자의 '히스테리성 발작'을 멎게 하기 위해 손으로 자극하거나 기계적인 마사지를 하던 시절에는 여자의 '씨앗 방출'을 야기하는 것이 윤리적이고 건강한 일인지 논쟁이 많았다. 그러나 일부 의사들은 여자가 씨앗을 보유하는 것이 질병과 광기를 일으킨다면서 이런 상태를 해소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의사의 의무라고 했다.

킨제이는 여자의 사저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것을 오르가슴과 연결하지 않았다. 마스터스와 존슨도 킨제이와 마찬가지로 여자의 오르가슴이 남자와 다를 것 없지만 사정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 

여자의 사정을 둘러싼 논란은 대부분 사정액의 성분에 대한 우려와 관련된 것이었다. 이 액체는 소변인가, 아닌가? 사정하는 여자들은 케이의 10대 시절 연인이 케이가 침대에 오줌을 누엇다고 몰아붙인 것처럼 단순히 소변을 배출하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생물학적인 과정으로 나오는 액체인가? 이 문제에는 과학적인 논란이 있고, 연구자마다 의견이 달랐다... 

여자의 사정액은 요도 안에 있는 여러 관을 통해 배출되는데, 액체가 솟구치거나 분사된다.  471-472


지금은 스킨샘(Skene's Gland)이라고 부르는 비뇨생식기계에 있는 샘이 '여자의 전립샘'으로 작용하고, 남자의 전립샘이 정자를 전달하는 정액을 만드는 방식으로 여자의 성과 관련된 액체를 생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472


독일 산부인과 의사 에른스트 그뢰펜베르크의 이름을 따서 붙인 지스팟(G-spot)에 대한 설명은 1980년대에 나왔다. 대중과 성 전문가들이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과학계에서는 오늘날까지도 논란이 되는 개념이다.  473


성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심리치료사 리사 로리스(Lisa Lawless)는 여자의 사정을 가르치는 일을 전문으로 한다. 그녀는 모든 여자들이 사정을 경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비디오와 책을 냈고, 사정을 경험하지 못하는 여자는 특별한 경험을 놓치는 것이라고 했다.  473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사정을 경험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앗다.(이 비율이 약 40%라고 한 조사 결과도 있기는 하다). .. 대다수 여자는 한 번이나 두 번 정상적인 오르가슴 후에 사정한다.  474


남자의 전립샘액은 정자가 살아갈 양분과 환경을 제공한다. 여자의 몸에서는 이 액체가 죽은 세포를 제거하는 것을 도와 질을 청소하고, 질에 필요한 산성도 균형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자들은 여자의 사정이 종종 오르가스모가 연관되지만 이것이 보편적으로 오르가슴과 연결되지는 않고, 가끔 오르가슴과 동시 혹은 전과후에 독립적으로 일어난다고 했다. 여자의 사정은 질에 잇는 정액을 청소하고 배출하므로, 진화 과정에도 하는 역할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474-475


질이 해부학적 구조를 보면 오르가슴과 상관없이 삽입후 정자를 보유하도록 되어 있다. 성교 후 여자의 질에서 정액과 액체가 흘러나오지만, 삽입 후 30분까지는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는 정자가 모이는 자궁 경부 근처 질에서 풀 혹은 컵을 이루기 때문이다. 정자가 즉시 배출되는 일도 있지만(얼룩말은 암컷이 질에서 정자를 즉시, 극적으로 뿜어낸다) 정액은 상당 부분 이 풀에 고여 있고, 질과 자궁 경부의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여기서 자궁으로 이동한다.  478-479


연구 결과를 보면 여자가 피임하지 않고 오르가슴을 느낄 때 정자의 70%가 질과 자궁 경부에 남았다. 반대로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했을 때는 30%만 남았다. 이는 부분적으로 여자의 오르가슴이 자궁 경부의 점액 필터를 약하게 함으로써 정자가 자궁에 도달할 길을 더 많이 만들어주고, 오르가슴을 느낄 때 질의 근육이 수축되어 자궁 경부로 정자를 더 많이 흡입하기 때문이다.  479


갤럽과 레베카 버치가 정액이 신체의 생리와 인간 행위에 어떤 효과를 미치는지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연구는 더욱 광범위해졌다.(나는 여자라고 말하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구강이나 항문 성교 중에 받아들인 정액이 남자에게 미치는 효과도 포함했다.)  481


1970년대 <코스모폴리탄>과 <플레이보이>는 독자들에게 혼외정사가 결혼 생활에 다시 정열의 불꽃을 피우게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501




11 성녀인가, 창녀인가?


증명할 수는 없더라도 나는 미국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현재의 미국 중산층 남편들이 결혼 당시 아내가 처녀가 아니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아내에게 혼전 관계가 있었거나, 현재 그런 관계라는 사실을 가장 잘 받아들인다고 생각한다. 남편들이 그 사실을 알고도 마음이 전혀 불편하지 앟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현시대 남편들은 그의 아버지나 할아버지와 달리 그런 소식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삶이 조각날 일로 여기지 않고, 여자를 성적인 존재로 더 잘 받아들이며, 극단적인 경우 부정한 아내나 경쟁자 남자에게 폭력으로 복수한다고 말하는 정도다. - 게이 탈레스  506


한 부부가 내게 말한 것처럼, 더 중요한 문제는 상대 남자의 성격이다. "그 남자를 믿을 수 있어야 해요. 그 남자를 집으로, 우리 삶으로, 내 아내의 침대로 불러들이는 일이잖아요. 그런 사람은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해요."  513


영국에서 수행한 연구들을 보면 외도하는 여자들은 남편보다 성공적이고 사회적인 지위도 높은 남자를 선택했다. 여자들이 자기 남편보다 낮은 계층의 남자를 애인으로 선택하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  516


스윙잉, 핫와이핑, 폴리아모리 그리고 다른 형태의 비일부일처 생활 방식은 내면의 욕망을 실현할 수 있으며, 사회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특혜를 누리는 삶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들은 역사를 통해 왕과 여왕, 대통령, 지배자, 최고경영자, 백만장자에게만 허락되던 일부일처제 법칙의 예외를 자기도 실현하기로 선택한 것이다.  517


쿠콜드리가 드물고, 아내의 성적인 부정이 인정되는 일은 더더욱 드물다는 일반적인 믿음과 다르게 적극적으로든 소극적으로든 아내에게 다른 애인을 두도록 허용한 남편들의 역사는 길고도 길다. 역사를 보면 이런 사건이 예술, 문학, 지식인 사회에서 많이 일어나긴 했지만, 이런 생활 방시고가 성적 관행이 사회 계층 전반에 걸쳐 보편적으로 존재하던 일임을 알 수 있는 기록도 있다. 이런 행위를 탐하지 못하게 한 사회의 금기가 이런 일이 만연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현재 이런 생활 방식이 퍼진 것은 사회적 금기의 변화를 반영하는 일인지도 모르며, 단순히 인터넷이라는 익명의 공개 토론장을 통해 이런 행위를 표현하는 것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내 나누기, 핫와이핑, 쿠콜드리는 본질적으로 병적이거나 파괴적인 행위가 아니다. 이런 생할 ㅂ아식을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추구해온 부부들은 지극히 건강한 관계고, 부부간의 의사소통 방식이 놀라울 정도로 효율적인 경향이 있다. 이런 생활 방식이 정서장애나 관계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고, 그런 문제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오히려 개인과 부부에게 적응적인 기능도 있다. 두려움, 힘과 주도권 문제, 자유와 독립에 대한 요구 같은 문제를 극복하고, 권위를 포기하고 사회의 기대에 부합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기 위한 방식이다.

이런 생활 방식을 추구하는 아내들은 일부일처제와 결혼의 복잡한 기대뿐만 아니라 1000년 동안 여자에게 내려진 사회의 기대와 명령에 도전하는 일이었다. 이런 생활 방식에는 단순한 성을 넘어 여성주의의 복잡하고 강력한 메시지와 여성에게 부여된 힘이 놀라운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 문화에서 여자들은 착한 여자가 되라고 하면서도 착하지 않게 살라고 하고, 섹시하게 행동하라도 하면서도 그런 행동은 안 된다고 하는 이중성을 갖고 살도록 압박 받는다. 아내 나누기를 받아들이는 아내는 그 안에서 힘을 발견했다. 사회가 그들에게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지시하고 자신을 정의하게 만든 것, 선택하게 한 것을 거부할 힘이다.  522-523


내가 흥미로운 연구 결과와 인터뷰한 내용을 이야기해주었을 때 놀랍다는 반응과 호기심을 보인 사람도 있었다. 그 가운데 우리 아버지의 반응이 가장 재미있었다. 아버지는 "뭐에 관해 쓴다고? 네가 미친거 아니냐? 그런 것을 쓰고는 목숨을 부지할 수 없을 게다. 세상의 모든 남편들이 네 멀를 베어버리려고 할 거야. 모든 아내들이 자기도 그런 걸 원한다고 할 테니까!"하고 말했다.  527-528


쿠콜드리나 핫와이핑을 통해 혼외의 성을 탐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이런 부부들도 부단히 움직이면서 의사소통하고,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고, 질투심과 시기심의 불꽃을 장애가 아닌 암시와 신호로 받아들이면 성공할 수 있다. 이것도 다른 관계와 다르지 않다. 이런 부부들이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할 일은 다른 부부에게도 똑같이 필요한 일이다. 건강한 관계는 부부가 함께 하는 일이 무엇이냐에 달린 것이 아니다. 서로 어떻게 의사소통하느냐, 서로 어떻게 대하느냐, 제대로 기능하고 상대에게 도움이 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달렸다. 모든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적인 요소는 성행위와 상관없이 의사소통, 자유, 지지, 상호 존중이다.  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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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짝짓기가 지닌 모순적인 속성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손실은 학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자못 크다.  19


생존상의 이득이 아니라 번식상의 이득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어떤 형질이 선택되어 진화하는 현상을 다윈은 성선택(sexual selection)이라 이름 붙였다.

다윈에 따르면 성선택은 두 가지 형태를 띤다. 우선 동성의 개체들이 이성 배우자들에게 성적으로 접근할 기회를 놓고 경쟁을 벌여서 경쟁에서 이긴 개체가 더 많은 기회를 얻는 형태가 있다. 성 내 경쟁(intrasexual competition).  20


성선택의 또 다른 형태에서는 하나의 성(性)에 속하는 개체들이 특정한 특질을 지닌 이성 배우자보다 더 선호한다. 이렇게 배우자로 더 자주 선택받는 개체들은 유전자를 후대에 보다 많이 남길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러한 특질들이 진화하게 된다.  21


우리는 진화의 산물인 근원적인 심리 기제(psychological mechanism), 즉 남성과 여성이 열심히 추구하는 짝짓기 전략뿐만 아니라 인간 행동의 엄청난 유연성까지 설명할 수 있는 심리 기제를 밝혀내고자 했다. 이 새로운 학문 분야를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이라 한다.  22


남성과 여성의 성 심리에 대한 표준적인 관점을 과감히 벗어버릴 때가 온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쓴 목적 가운데 하나는 이러한 발견들을 통해서 낭만적인 희망이나 낡고 진부한 이론이 아닌, 현대 과학적 증거들에 탄탄히 기반을 둔 인간 짝짓기의 통합 이론을 형성하는 것이다.  24


이 책의 목적은 남성과 여성이 짝짓기 과정에서 부딪혀 왔던 적응적 문제들을 한 겹 한 겹 벗겨 내고,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진화해 온 복잡한 성 전략들을 밝혀내는 것이다.

성 전략이라는 용어가 짝짓기 문제를 푸는 해결책들을 생각해 보기 위한 쓸모 있는 은유이긴 하지만, 모든 성 전략이 의식적으로 의도된 행위라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도 있다. 성 전략은 의식적인 계획이나 지각을 요구하지 않는다. 땀샘은 체온 조절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이지만 우리가 그 목표를 의식적으로 계획했거나 알고 있기 때문에 땀을 흘리는 것은 아니다.  27


이 책은 배우자의 특정한 자질들에 대해 남녀가 갖고 있는 보편적인 선호 경향을 밝히고, 남녀의 각기 다른 욕망에 깔린 진화적 논리를 드러내며, 사람들이 일시적인 연애에서 상호 헌신적인 애정 관계로 목표를 바꿀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탐구한다.  30


이 책은 남녀가 이성에게 접근하기 위해 동성 경쟁자들끼리 어떻게 경쟁하는지를 탐구한다.  34


사랑벌레로 알려진 프리시아 니악티카(plecia nearctica)는 다른 수컷들이 암컷을 가로채 교미하려고 애쓰기 때문에 수컷은 길게는 장장 사흘에 걸쳐서 암컷을 끌어안고 교미를 계속한다. 그래서 이들에게 '사랑벌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35


우리는 인간 짝짓기에 대한 진실을 너무 오랫동안 무시해 왔다. 갈등, 경쟁, 그리고 조작도 인간 짝짓기에 만연해 있다. 우리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이 인간관계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우리 눈을 스스로 가려 왔던 커튼을 걷고 똑바로 현실을 바라보아야 한다.  51


인간에서 장기적인 남성 배우자를 고를 때 남성이 가진 자원에 대한 여성의 배우자 선호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했다. 첫째, 인간의 진화 역사를 통해서 남자들이 자원을 모으고, 지키고, 통제할 수 있어야 했다. 둘째로, 남자들이 자원을 구하는 능력과 그 자원을 여자와 자식들에게 투자하려는 의향이 제각기 달라야 했다. 만일 모든 남자가 똑같은 양의 자원을 가졌고 그 자원을 투자할 의향 역시 같았다면, 여자들이 이러한 자질에 대한 선호를 발달시킬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고정불변한 상수는 짝짓기 결정에 무관하다. 셋째, 한 남자에게 머무름으로써 받는 이득이 한꺼번에 여러 남자를 거느림으로써 받는 이득보다 커야 했다.  60


많이 다른 삶들끼리 맺어진 커플은 서로 비슷한 사람들끼리 맺어진 커플보다 쉽게 헤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85


여성 대다수가 사랑이 결혼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요소라고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99


여성들은 짝짓기를 통해 대단히 많은 번식 자원을 내주기 때문에 어느 남성과 짝짓기할지를 놓고 신중하게 이모저모 따져서 심사숙고 끝에 결정을 내린다.  105


여성들은 돈 그 자체보다는 야망이나 지위, 지능, 혹은 나이처럼 자원을 모으게 해 주는 자질들에 더 영향을 받는 듯하다. .. 헌신할 상대를 골라야 한다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한다. 사랑과 진실성을 추구하는 것은 헌신의 문제에 대한 두 가지 해결책이다. 진실성은 남자가 헌신할 의향이 있음을 알려 준다.  106




남자들이 왜 결혼하는지는 어려운 문제다. 우리의 조상 남성들은 번식 하기 위해 여성을 임신시키기만 하면 끝이었기 때문에 어떤 여자에게도 헌신하지 않는 일시적 섹스만으로도 충분했을 것이다.  109


조상 남성들은 어떤 여성이 가장 높은 번식 가치(reproductive value)를 지니는지 파악할 마땅한 방도가 거의 없었다.  113


30대 남성들은 대략 5살 어린 여성을 선호하는 반면에, 50대 남성들은 10~20살 어린 여성을 선호한다.  115


매력적인 아내가 남성의 사회적 지위에 끼치는 영향을 밝힌 실험적 증거가 있다. 사람들에게 신체적 매력이 서로 다른 '배우자'들과 함께 찍은 남자들의 사진을 보여 주고 그 남자의 여러 가지 자질에 대해 추측해 보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배우자의 신체적 매력이 남성의 사회적 지위를 유추하는 데 특히 큰 영향을 끼쳤다. 직업에서의 위상과 같이 사회적 지위와 관련된 범주에 대해 아름다운 아내와 함께 있는 못생긴 남성은 다른 모든 가능한 쌍들, 곧 못생긴 아내와 함께 있는 잘생긴 남성이나 못생긴 남편과 함께한 못생긴 여성, 심지어 아름다운 아내와 함께한 잘생긴 남성과 비교해서도 가장 높이 평가되었다. 사람들은 변변치 않아 보이는 남성이 기가 막힌 여성과 사귀고 있다면 그가 틀림없이 높은 지위를 갖고 있을 것이라 짐작한다. 아마도 매력적인 여성은 배우자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아서 원하는 대로 상대 배우자를 고를 수 있으리라고 모두들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128


<플레이 보이>는 잡지 중간에 실리는 큰 브로마이드 사진을 얻기 위해 약 6,000장의 사진을 찍어 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100명이 될까 말까 한 작은 집단에서 주로 살았던 우리의 조상 남성들이 평생 실제로 마주쳤을 여성들과 현대의 광고 속 여성들을 비교해 보라.  138


문화적 변이에도 불구하고 성적 정절은 남성의 장기적인 배우자 선호 목록에서 맨 윗자리를 차지한다. 서구 문화권에서는 대다수 남성들이 처녀성을 요구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결혼 후에는 성적으로 충실하기를 강요한다.  150



우리가 진화한 환경에서 여성이 혼외정사를 할 기회가 열리는 대표적인 경우는 여성의 본래 배우자가 여성을 감시하다가 잠시 자리를 비울 때이다. ..

찰나적인 성 관계가 폭넓게 존재하며 진화적으로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인간 짝짓기에 관한 거의 모든 연구는 결혼에만 초점을 맞추어 왔다.  154


많은 사람들이 난잡하게 성 관계를 갖거나 혼외정사를 저지르는 사람을 기피하고 경멸하는 이유는 그들이 종종 우리 자신의 성 전략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155


여러 상대와 성적으로 결합하는 문제에 대한 심리적 측면에서의 해결책의 하나는 원초적인 욕정이다. 남성은 여러 여자와 섹스를 하고자 하는 강한 욕망을 진화시켰다. 지미 카터 대통령은 한 기자를 향해서 "마음속에 욕정을 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는 성적 다양성을 추구하는 보편적인 남서으이 욕망을 솔직히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남성이 항상 이 욕망을 행동에 옮기지는 않지만, 일종의 동인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충동이 1,000번 일어나서 그중 한 번이라도 현실에 옮겨진다면, 욕정의 기능은 섹스를 이끄는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160


많은 여성들과 성 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적응적 문제를 풀기 위한 또 다른 심리적 해결책을 남성들이 여성에 의해 성적으로 흥분하는 현상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를 쿨리지 효과(Coolidge effect)라고 한다. 캘빈 쿨리지(Calvin coolidge, 1872~1933년, 제30대 미국 대통령) 대통령과 영부인이 정부가 새로 지은 농장을 각자 시차하고 있을 때였다. 닭장을 지나치다 수탉이 암탉과 열심히 교미하는 장면을 본 영부인은 수탉이 얼마나 자주 교미하는지 물었다. "하루에 수십 번은 합니다." 관리인이 말했다. 영부인은 관리인에게 부탁했다. "이 사실을 대통령이 오면 꼭 말씀해주세요." 대통령이 나중에 닭장에 도착해서 수탉의 정력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 이렇게 물었다. "항상 같은 암컷과 하오?" "아, 아닙니다." 관리인이 대답했다. "매번 다른 암탉과 합니다." 대통령이 관리인에게 말했다. "그 사실을 꼭 좀 영부인에게 말해 주시오." 이렇게 수컷들이 새로운 암컷을 접하면 다시 성적으로 흥분하게 되는 현상을 일컬어 쿨리지 효과라 부른다. 이로 인해 수컷은 여러 암컷들에게 성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강한 자극을 받게 된다

쿨리지 효과는 포유동물에서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형질로서 여러 번 기재되었다. 숫쥐, 숫양, 수소에서 모두 쿨리지 효과가 관찰된다. 이 효과를 관찰하기 위해서 대개 연구자는 암소를 황소 우리에 넣어 준 다음 교미가 끝나면 새로운 암소를 바꿔 넣어 준다. 황소의 성적 반응은 새로 암소가 들어올 때마다 시들지 않고 계속되지만, 암소를 교체하지 않고 그냥 우리에 내버려두면 급격히 감소한다. 인간 남성들은 새로운 여성을 접하면 성적으로 흥분하여 매번 사정까지 이르며, 여덟 번째, 열 번째, 열두 번째 여성에 대한 반응 강도는 첫 번째 여성에 대한 반응 강도와 거의 차이가 없다.

새로운 대상에 대한 성적 흥분은 매우 강력해서 이 반응을 줄여 보려는 갖가지 시도들은 대개 무위에 그친다.  166


인간의 외도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대다수 문화권에서 아내보다 남편들이 혼외정사를 더 추구한다. 예컨대 <킨제이 보고서>에 따르면, 남편의 50%가, 그러나 아내는 26%만이 혼외정사를 한 경험이 있다.  167


미국 내에서 배우자 바꾸기(swapping)는 거의 항상 남편의 제안에 의해 이루어진다. 집단 섹스도 주로 남성들이 추구한다. 인도의 무리아 족의 한 남성은 다양성에 대한 남성의 욕망을 간겨랗게 요약했다. "매일 똑같은 채소만 먹고살 순 없는 노릇이죠." 남아프리카의 크가틀라 족의 다른 남성은 그가 거느린 두 아내에 대한 성욕을 이렇게 설명한다. "나한텐 둘 다 똑같이 예뻐요. 그런데 한 여자랑 내리 3일 동안 자고 나면 네 번째 날에는 지겨워져요. 그래서 다른 여자한테 가면 난 아주 불이 붙어요. 그 여자가 훨씬 더 예뻐 보이거든요.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난 알아요. 원래 여자한테 되돌아오면 똑같은 열정이 다시 치밀어 오르니까요."  168


성적 판타지, 쿨리지 효과, 욕정, 사귀는 사람과 빨리 성 관계까지 나아가려는 경향, 상대의 기준을 낮추는 것, 매력을 지각하는 양상의 변화, 동성애 성향, 매매춘, 그리고 근친상간 성향 등은 모두 찰나적인 성 관계를 추구하는 남성의 전략을 밝혀 주는 심리적인 단서들이다.  177


찰나적인 성 관계가 여성에게 가져다주는 핵심 이득 가운데 하나는 자원을 즉각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아주 오랜 옛날의 원시 부족 사회에 갑자기 기근이 강타했다고 상상해 보자. 사냥감이 드물어졌다. 서리가 벌써 음산하게 내렸다. 덤불 숲에서 더 이상 딸기류를 찾을 수 없다. 그런데 한 남자가 운 좋게 사슴을 사냥하는 데 성공한다. 주린 배를 움켜쥔 한 여자가 그가 사냥감을 끌고 돌아오는 것을 본다. 그녀는 그 남자가 잡은 고기의 일부를 얻고자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자원을 위한 섹스, 혹은 섹스를 위한 자원 이 두가지는 수백만 년 동안의 인간 진화사에서 줄곧 이루어진 거래를 통해 수없이 교환되어 왔다.  179



황금으로 명예르 사고, 황금으로 사랑을 얻는다. 우리는 아직도 황금만능의 시대에 산다.  207


여성이 섹스로 미끼를 던진다면, 남성은 투자로 미끼를 던진다.  246


남성은 가벼운 성적 이득을 얻기 위해 헌신을 할 용의가 다분히 있는척 연극을 해서 여성을 속인다. 그리고 하룻밤 정사를 위해 없는 자신감과 지위, 친절, 자원 등이 있는 척 행동한다.  247


남녀 모두 이성이 꾀하는 속임수에 매우 민감하다. 여성은 성 관계를 종종 거부하며, 신뢰할 만한 마음씨와 헌신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며, 얕은 속임수를 꿰뚫어 본다. 남성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며, 헌신을 겉으로만 부풀리며, 묻는 말에 답변을 피하고 애매모호한 태도를 견지한다. 그들은 헌신이라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서 성적 이득만 취하고 사라지려 애쓴다.  248



모든 문화권에서 이혼이 보편적이며 특히 서구 사회에서는 이혼률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계속 함께 산다는 것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일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일도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진다.  252


남성의 성적 질투는 아내를 구타하거나 살해하는 등 아내에게 가해지는 폭력 사건의 가장 빈번한 원인이다. .. 성적 질투는 또한 살해의 주요 동기이다. ...

여성에 의해 저질러지는 살인 사건 또한 상당수가 남성의 성적 질투가 저변에 깔려 이슨 것으로 보인다.  263


압도적으로 많은 대다수 사례에서 질투는 살인처럼 극단적인 전술보다는 배우자를 지키게끔 작용하는 좀더 양호한 전술을 가동시킨다. 이러한 전술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배우자의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노력이다.  267


배우자가 처음에 지녔던 짝짓기 욕망을 채워 주는 행동은 배우자를 지키는 전술로서 매우 효과적임이 밝혀졌다.  268


문화적으로 인가된 예방책이 시행되기도 한다. 아프리카의 북부 및 중부, 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의 여러 문화권에서는 생식기 절단을 통해 혼외정사를 예방하는 수단이 발달되었다. 음핵(陰核 그늘음 씨핵)절제술, 즉 여서잉 성적 쾌락을 느끼지 못하게끔 음핵을 제거하는 수술이 수백만 명의 아프리카 여성들에게 행해지고 있다.  279-280


남성이 성적으로 질투심을 느끼지 않는 문화는 어디에도 없다.  281


세계 어디서나 남성은 아내를 자신이 소유하고 관리하는 재산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세계 어디서나 남성은 자기 아내가 간통을 저질렀을 때 마치 자기 재산을 도난당한 양 반응하며, 때때로 더럽혀진 자신의 '소유물'을 고의로 파손하기도 한다.  282


배우자에게 사랑이나 자원을 제공하는 것처럼 이득을 주는 전술은 남편에게 효과적이다. .. 남편을 지키고자 하는 아내에게는 신체적 외모를 향상시키는 전술이 효과적이다. ..

부부가 계속 함께 살게 해주는 주요 기제인 남성의 성적 질투심은 남성들로 하여금 배우자에게 폭력을 휘두르게 만든다.  283



성 간의 갈등은 사회적 갈등이라는 보다 광범위한 맥락하에서 비추어 볼 때 가장 적절하게 이해된다.  286


남녀 간의 갈등은 한 성의 목표와 선호를 다른 성이 간섭할 때 일어난다. 예컨대 상대에게 투자는 하지 않으면서 성 관계만 챙기려는 남성은 정서적인 헌신과 다량의 물질적 투자를 바라는 많은 여성들의 짝짓기 목표 달성에 차질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간섭은 쌍방향에 걸쳐서 이루어진다. 즉 남성이 여성의 성 전략에 간섭을 일으키듯이 기나긴 구애 행동과 막대한 투자를 요구하는 여성 또한 최소한의 요구 조건만 들어 주면서 성관계를 맺으려는 남성의 성 전략에 간섭을 일으킨다. 

성 간 투쟁의 본질이 무엇이든 간에 갈등 그 자체에는 어떤 진화적 목적도 없다.  286-287


남성과 여성은 서로 다른 성 전략을 가졌기 때문에 그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건도 서로 다르다.  288


유감스러운 결과 중 하나는 남성은 여성이 성폭력을 얼마나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지를 흔히 과소평가한다는 점이다. ..

반면에 여성은 여성이 남성에게 가하는 성폭력이 남성에게 얼마나 고통을 안겨 줄지에 대해 과대평가한다.  293


결혼이 투자를 둘러싼 갈등을 없애 주지는 못한다. .. 

상대방에 대한 무시를 정반대로 뒤집으면 상대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소유욕이 된다.  301


여성은 성적인 사기꾼이 되기 쉽지만, 남성은 헌신 사기꾼이 되기 쉽다.  306


학대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그중 한 가지는 심리적 학대가 있다. .. 배우자를 얕보거나 비방하는 전술이 사용된다.  311


배우자 학대는 분명 위험한 게임이다. ...

아내 학대는 서구의 발명품이 아니다. 이는 문화를 막론한 보편적인 현상이다.  314


남성이 종종 배우자에게 저지르는 또 다른 형태의 학대는 아내의 신체적 외모에 대해 모욕을 주는 것이다.  315


배우자 학대를 줄이는 첩경은 배우자 학대가 획일적이고 변경 불가능한 남성의 생물학적 특성이 아니라 오히려 특정 상황에 좌우되는 반응임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다.  315



'여자는 남편이 변하리라 믿으며 결혼한다. 남자는 아내가 변치 않으리라 믿으며 결혼한다. 둘 다 틀렸다.' - 무명 씨  333


장기적인 배우자를 버리게 만드는 세 가지 주요한 상황

첫째, 현재의 배우자가 자원이나 능력이 감소하거나 번식에 관련된 자우너을 제때 제공해 주지 않기 시작하여 그의 배우자 가치가 떨어졌을 때, 둘째, 나 자신의 자원이나 평판이 증가해서 이전에는 얻을 수 없었던 짝짓기 가능성이 열렸을 때, 셋째, 강력한 대안이 시야에 들어왔을 때 등이다.  338


이혼 원인의 절대적인 빈도는 계산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상대적인 빈도는 구할 수 있었다.  342


세계 어디에서나 장기적인 배우자의 특질 가운데 가장 높이 평가받는 것 중의 하나는 친절함이다. 왜냐하면 친절은 장기적인 짝짓기에서 성공하기 위한 필수 요소인 서로 협동하는 결합을 꾸려 나가겠다는 의향을 신호하기 때문이다.  355



인간의 짝짓기에서도 평생 동안 변치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363


남성의 더 이른 사망은 짝짓기 시장에서 성비의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하는 몇 가지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다. 자연히 이 불균형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심해진다. 이와 같은 현상을 가리켜 결혼 압착(marriage squeeze)이라고 하는데, 이는 어떤 여성들은 짝짓기 시장에서 함께 어울릴 만한 남성이 부족해서 억지로 밖으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393



남녀 관계에 대한 통찰은 반드시 성적 동일성과 성적 차이의 수수께끼를 꿰뚫어야 한다.  407


진화심리학은 짝짓기 전략의 변이를 설명하기 위해 생애 초기의 경험, 양육 태도, 기타 환경적 요인들에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심리학자 제이 벨스키와 그의 동료들은 가혹하고 소원하고 변덕스러운 자녀 양육 태도, 불규칙적으로 제공되는 자원, 부부 간의 불화 등이 자식들로 하여금 일찍 번식하고 여러 상대를 즉시 갈아 치우는 짝짓기 전략을 채택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

불확실하고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한 명의 배우자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는 것을 배운다. 따라서 그들은 빨리 성생활을 시작하고 여러 명의 일시적인 상대로부터 즉각적인 자원을 얻는 단기적인 짝짓기 전략을 택한다. .. 이혼한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들로부터 얻은 증거들은 이 이론을 뒷받침한다. ..

생애 초기의 경험에 의해 짝짓기 전략이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아마도 각 문화권이 정절에 부여하는 서로 다른 현상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419


서로의 진화된 욕망을 만족시켜 주는 것이 남녀의 화합을 이루는 열쇠이다.  427


우리는 35억 년 간의 지구상의 생명 역사에서 우리 자신의 운명을 통제할 수 있는 최초의 종이다. 우리의 진화적 과거를 잘 이해한다면 우리 자신의 운명을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429



여성의 짝짓기 전략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 다양하다.  431


이 장은 인간 여성의 짝짓기 전략에 대한 최근 연구들이 활발히 다루어 온 네 가지 진화적 난제에 초점을 맞춘다. 여성의 오르가슴은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는가? 여성들은 왜 혼외정사를 갖는가? 여성의 성 전략은 월경 주기에 따라 변하는가? 남성은 여성이 언제 배란하는지 알 수 있는가?  432


오르가슴을 체험한 여성들이 기술한 다음 내용을 살펴보자.

'온몸의 근육이, 특히 등과 다리가 아주 팽팽하게 긴장되고, 약 5초간 몸이 뻣뻣하게 펴지면서 고조된 흥분감을 맛본 다음에 몸이 갑자기 이완되고 기분 좋게 지치면서 안도감을 느낌.'

'매우 강렬한 쾌감과 긴장의 고조가 파도처럼 여러 번 밀려오면서 마침내 환상적인 극치가모가 긴장이 탁 푸어짐을 경험함.'

'기대에 찬 긴장과 흥분으로 시작하며, 직장이 수축되어 일련의 짜릿한 느낌이 등골에 전해진다. 긴장되고 열렬한 늒미이 갑자기 생식기에서 폭발을 일으킨 다음, 어지럽고 축 늘어지는 감정을 느끼며 거의 정신을 잃어버리지나 않을까 걱정이 든다. 생식기에서 시작된 폭발이 온몸 구석구석으로 전해진다.' ...

여성의 오르가슴은 여성에 따라 매우 변이가 심하다. 전형적인 한 연구에서는 여성의 15%가 성 관계마다 항상 오르가슴을 경험하고, 48%가 대부분의 경우 경험하며, 19%가 때때로 경험하며, 11%가 가끔 경험하며, 7%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433-434


획일적이고 규칙적으로 존재하는 남성의 오르가슴과 달리 여성의 오르가슴은 분명히 존재하면서도 관심, 토론, 논쟁, 이데올로기, 기술적 지침서, 논문과 대중 문헌 등을 유발시킨다. 존재하지 않을 때가 매우 잦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435


적어도 다섯 가지 상이한 적응적 기능이 여성의 오르가슴을 설명하기 위해 제안되었다. 

첫 번째 기능은 쾌락 가설(hedonic hypothesis)로서 여자들은 단지 즐기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적응적 기능은 이상적인 남편감 가설(Mr. Right hypothesis)로서 여성의 오르가슴이 배우자 선택 도구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이상적인 남편가 가설이 여성의 오르가슴이 여성에게 주는 정보적 가치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부성 확신 가설(paternity confidence hypothesis)은 오르가슴이 그녀의 배우자에게 주는 신호로서의 가치에 초점을 맞춘다.

네 번째 기능은 부성 혼동 가설(paternity confusion hypothesis)로서 ... 이 관점에 따르면, 여성의 오르가슴은 문란한 짝짓기를 촉진하기 위해 진화하였다.

정자 보유 가설(sperm retention hypothesis). 이 가설에 따르면, 여성의 오르가슴은 정자를 흡수하여 자궁 경부와 자궁 안으로 끌어들여 수정 확률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

다음 세 가지 중 하나를 통해 그 기능을 수행할 것이다. 첫째, 자궁 경부가 내려앉게 만들어 정액이 고인 곳에 잠기게끔 할지도 모른다. 둘째, 자궁 경부가 정액이 고인 곳에 더 오래 머무르게끔 할지도 모른다. 셋째, 오르가슴에 따른 수축으로 인해 자궁 경관의 점액이 정액을 자궁 내부로 끌어들일지도 모른다.  441-444


예컨대 영국에서 실시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71%가 오르가슴 없는 섹스도 여성에게 진한 만족감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흥미롭게도 여성보다 10%나 더 많은 남성들이 여성이 진정한 쾌락을 맛보기 위해선 오르가슴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이는 여성의 오르가슴이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더 큰 고민거리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시사한다.  444-445


오르가슴을 자주 경험하는 기혼 여성은 드물게 경험하는 기혼 여성보다 결혼 생활에 더 행복감을 느낀다고 답한다. 이러한 결과는 이상적인 남편감 가설을 뒷받침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오르가슴이 처음에 배우자를 선택할 때뿐만 아니라 이미 선택한 배우자와 계속 함께 살 것인지를 결정할 때에도 기능한다고 가설이 수정될 때에만 가능하다.  445-446


외도 상대로 택하는 남성은 어떤 특성을 갖는가 등을 질문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정규적인 상대와의 결혼을 계속 유지하는 여성들에게 혼외정사는 '우수한 유전자'기능, 즉 한 사람으로부터 투자를 얻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우수한 유전자를 얻는 기능을 수행하리라 생각된다. 또 다른 여성들에게 혼외정사는 배우자 교체 기능을 수행할 것이다. 혼외정사는 여성들의 자존심을 높여 주어 지금의 관계를 털고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추진력을 제공해 준다.  463


24개월 동안 여성 참여자들은 성욕을 느낄 때마다 일일 차트에 'x'표시를 했다. 이들 x 표시들을 28일 월경 주기에 대한 그래프로 작성했다. 여성의 성적 욕망은 배란이 가까워짐에 따라 꾸준히 증가해서 배란 바로 전에 가파른 정점에 다다랐으며 이는 월경 주기의 14일째 되는 날에 해당했다. 성욕은 이후 여성의 월경이 시작되는 시기에 접근하면서 꾸준히 하강 곡선을 그린다.  464-465


생물학의 오래된 정설 가운데 하나가 "배란은 은폐되거나 숨겨진다." 이지만 태고로부터 내려온 성적 열망은 여성들이 가장 임신하기 쉬울 때 기지개를 켜는 것 같다.  465




역자후기


진화생물학자는 어디서나 진화를 본다.  583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모든 심리와 행동을 연구 대상으로 삼지만, 특히 인간의 짝짓기 행동은 진화심리학자들이 가장 활발히 연구하고 있는 주제 가운데 하나이다.  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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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탈.선.하.다.

길을 벗어나 보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새 길을 낼 수 있을까요?  9


노인은 어린아이와 함께 있을 때 행복하고, 청소년 역시 든든한 후원자들과 잘 늙어 가는 어른들이 곁에 있을 때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9


십 년 전에 쓴 글이 지금 이야기처럼 읽힌다면 실은 사회가 별로 변하지 않았다는 말일 겁니다. 표면 구조는 변했지만 심층 구조가 변하지 않은 게지요.  10


대중문화와 소비 사회의 선봉에서 '난리'를 치던 십대들이 최근 들어 온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자신들 표현에 따르면 '찌질이'가 된 것이지요.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났을 까요? 한편에서는 급격하게 무기력해지는 '찌질이'들이 생겨나고, 다른 한편에서는 '아저씨'에게 '2만원짜리 3분 키스'를 파는 청소년들이 나타났습니다.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아이들이 늘어난 한편, 브랜드 옷을 사 줄 수 있는 부모에게 절대 복종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무엇보다 무기력한 청소년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청소년 무기력증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아마도 가장 큰 원인은 그들에게 모델이 없다는 점일 겁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일류 대학을 나와도 취업을 하지 못하는 형과 언니들을 보면서 이들은 지레 겁을 먹고 있습니다.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면서 이들은 스스로 삶을 개척하기보다 어딘가 기댈 곳을 찾는 데 급급합니다. 학교라는 '제도'에 남아 있으면서 부모에게 '순종'하는 것이 그나마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린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영리한 십대들은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가 지나갔다는 것을 어른들보다 일찍 간파한 듯합니다. 제멋대로 나가다가는 빌어먹는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는 계산을, 순지한 형과 오빠와 언니들을 보면서 해낸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사춘기적 저항의 양상은 좀 변할 것 같습니다.  11-12


이 책에서 나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권유를 하고 있습니다.  14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이제 착한 국민 콤플렉스에서 좀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23


사실상 도덕적 엄숙주의와 선정적 상업주의는 돈이면 무엇이든 하는 천민자본주의를 계속 굴러가게 하는 '한 몸체의 두 얼굴'이다. 지금 언론에서는 이 아이들을 구제 불능한 '나쁜 아이들'로 낙인을 찍어 격리시키려 하고 있지만 바로 그 언론이 시간이 얼마 흐른 후에 이들을 스타로 치켜세울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상업주의 시대의 문법이 바로 그런 것이다. 

그런데 정작 상업주의보다 더 염려스러운 것이 있다. 부모 중에 가장 무책임한 부모는 아이를 두고 통탄하는 부모일 것이다. 자신의 아이가 그렇게 될 때까지 까맣게 모르고 있던 부모들은 무능하기 짝이 없는 부모 아닌가? 그렇다면 자라나는 세대의 세태를 두고 통탄을 하는 나라의 '어른'들은 어떤가? 지금 일고 있는 '십대 때려잡기' 움직임을 보면서 정작 염려스러운 부분은 십대가 아니라 바로 '호통'치는 어른들의 세계다. 

배가 고픈 시대에는 식욕과 물욕이 삶의 동기가 되고, 관계의 끈이 끊어져 가는 시대에는 성욕이 삶의 동기가 된다. 압축적 경제 성장기를 거친 우리 사회는 지금 '식욕 중심적' 기성세대와 '성욕 중심적' 신세대가 서로를 무슨 낯선 짐승 대하듯 바라보고 있다. 농경적 시간에서 탈근대적 시간까지를 한 세대 안에 여행해야 했던 이들에게 그 엄청난 변화를 다 소화해 내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가 틀림없다. 그러나 달리 피해 갈 길은 없지 않은가? 통탄과 호통의 소리는 합리적 해결에 반비례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다음 세대를 밀어 내치지 않고 끌어 안을 수 있는 어른들이다. 폭력과 섹스를 통해 존재의 허무와 순수를 말할 수밖에 없는 21세기적 문법을 좋아하지 않아도 좋다. 적어도 그들과 의사소통하려는 의지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48-49


전통 사회에서 '공동체 굿'을 했듯이 함께 해결 방안을 마련하면서 학교에 떠도는 나쁜 기운을 맑게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52


후기 근대적 상황에서 아이의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대학 졸업장이 아니라 자기 삶의 공간을 회복할 줄 아는 능력이다.  52


근래까지 가정 내 폭력의 희생자인 아이는 나중에 자라서 자기가 폭력 남편이 되거나 아니면 폭력을 휘두른 아버지에게 폭력 행사를 해서 복수를 하곤 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 패턴이 깨지고 있다. 사건과 관련이 없는 무고한 사람이 희생당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타인에게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도 무고하게 죽임을 당하는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위험 사회'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54


'내 아이'와 '우리들의 아이'의 테두리를 넓히며 더불어 사는 터전을 만들어 가는 것 외에 우리가 안전한 삶을 되찾을 방도는 없다. 부모들은 이제 '나/우리'의 아이를 위해 지역 모임을 만들고 국회의원 후보자 중 폭력 남편은 없는지 따져 보아야 한다. 부모들은 이제 폭력 문화와 폭력적 정치판을 뒤바꿀 운동에 적극 나서는 새로운 시민 세력으로 성장해야 하는 것이다.  56


상품이 홍수를 이루는 소비 사회란 바로 '소비가 미덕인 사회'를 말한다.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에서는 잘 써 본 사람이 잘 번다. 좋은 음식을 먹어 본 사람이 일류 호텔의 주방장이 되고, 맵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아이가 잘나가는 패션 디자이너가 된다. 다양한 문화 활동에 몰입한 경험이 있는 아이가 문화 기회자가 되고 또 유능한 매니저도 된다. 후기 근대를 생산자가 곧 소비자가 되는 '생비자의 시대'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이들이 소비게 치중하는 것이 못마땅하다면 아끼라고 말하기보다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어릴 때부터 심부름을 하면서 돈을 벌고, 학교에서 학예회라도 기획해서 부모 친지들에게 표를 팔아 보기도 하고, 중고등학교 때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 아이들은 돈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돈을 그렇게 헤프게 쓰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그런 기회를 주지도 않고 돈 관리를 하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으면서 아이들을 나무란다. 소비 사회의 아이들은 자기 나름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다. 그것을 얻어 내기가 너무 힘든 상황에 처하면 아이들은 자원을 독점한 기성세대에 적대감과 불신감을 갖게 된다. 돈을 마구 쓰고 몸을 마구 굴리게된느 것은 지금 어른들이 자원을 독점하고 아이들을 자기 식대로 관리하려고 들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빈 마음으로 자원을 나누자. 스스로 돈 관리, 몸 관리를 할 수 있는게 자율의 공간을 마련해주자. '결핍의 시대'를 살아가는 전략이 있듯이, '과잉의 시대'에 살아남는 전략이 있다. 그 전략은 금지와 금욕이 아니라 체허모가 자기 기획의 원리를 바탕으로 한다.  57-58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감에 아이들은 다시 순종적이 되기로 했고, 학교는 입시 학원고 학부모와 모종의 '결탁'을 함으로 입시 교육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된 것이다.  65


이제 '똑똑한' 학생들은 "조금만 참아라, 곧 잘 될 것이다."하는 말을 믿지 않는다. ... 

기존 조직에 들어가서 고스란히 써먹히고 퇴출당하거나 과로사를 하느나, 라면만 먹더라도 자기 삶의 주인으로 즐겁게 살아 볼 궁리를 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71


많은 것이 무너지고 있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문제를 직시하고 각자가 자기 현장에서 시대적 전환을 이루어 낼 작은 일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 끊어진 의사 소통의 끈을 다시 맺는 일,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 그것이 시대가 요구하는 '버전 업'의 시작일 것이다.  71-72



모든 국민이 알아야 할 교육의 내용이 정해져 있던 '계몽주의' 시대의 교육은 간단명료했다. 조금 먼저 안 사람이 나중 사람에게 친절하게 가르치면 되었다. 그것이 바로 대량 생산 학교 체제였다. 거대한 교사 양성소와 거대하 ㄴ학생 양성소로 충분했다. 

그러나 조금 먼저 안 사람의 지식이 금방 적절성을 잃어버리는 급변하는 시대의 교육은 그 전 시대와는 아주 다를 수밖에 없다. 그것은 단순한 모방 학습의 형태가 아니라 개개인의 동기 유발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학습일 것이다. 

요즘 어른들은 아이들을 보면서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무기력하고 나약한 존재라고 말한다. 너무 부족한 것이 없이 자라서 그렇다고 한다. 정말 그 말이 맞을까? 그들이 부모보다는 경제적인 부를 누린 세대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좀 덜 부족한 경제 상황에서 살았다고 해서 다른 것도 덜 부족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것은 물질주의자들이나 할 생각이다.

사실상 지금 십대나 대학생들을 보면 다른 부족한 것이 아주 많은 삶을 살았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기성세대는 그 다른 부족한 것에 대해서는 생각지 못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경제 사정으로 좌절한 경험이 많은 부모일수록 그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 자기 경험과 그 세대의 '안경'에 갇혀서 아이들의 상태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부모 세대에게 '살고픈 의지'는 결핍을 메우려는 자연스러운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었다. 친구들이 유학을 가는데 자신이 못 가면 유학 가기 위해 열심히 살았고, 집 없는 서러움의 기억은 집을 사기 위한 강한 동기를 심어 주었다. 부모 세대의 삶은 대부분 돈이 없어서 힘든 것이 었다. 그래서 그들은 자녀들에게 힘닿는 데까지 밀어줄 테니 열심히 공부만 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전혀 고마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상태에 대해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무감각한 부모가 바보 갗고 원망스럽다. 사실상 부모 세대는 경제적 부족으로 좌절을 경험했지만, 실은 크고 작은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길렀고 삶에 대한 애착도 키웠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자유 의지를 느낄 수 있었으며 자신감도 가질 수 있었다. 때로는 사회적 저항 운동을 하면서 자신의 삶과 공동체의 삶을 향상시키려는 치열함 경험도 했다. 부모 세대는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적절한 실패와 성취의 경험을 하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진보하는 삶을 살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자녀들은 어떻게 살아왔는가? 이미 집이 있었고, 자기 방이 있었고, 부모의 취미가 있었고, 부모의 꿈이 있었다. 경제 성장기를 잘 살아 낸 중산층 부모는 가족계획을 해서 낳은 한두 명의 아이를 어떻게 기를지 계획을 세웠고, 그 계획에 따라 아이를 길렀다. 아이들은 행복했지만, 어느 날 문득 자신이 누구인지 묻게 된다. 자기 정체성을 세우고 싶어지는 사춘기가 되면서 아이들은 방황한다. 사회 운동을 열심히 한 진보적 부모는 아이들의 '반항'마저도 다 잘 '이해' 하다고 한다.

아이는 갑자기 어느 것 하나 자기 마음대로 해낼 수 없는 상황에서 살아왔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자기 마음대로 무엇인가를 해 보려 하는데 상황은 그렇게 좋지 않다. 공부 외에는 어떤 것에도 몰두해서는 안 되는 상황만이 그 앞에 있는 것이다. 부모는 유학 교육 보험까지 들어 두고 열심히 공부하라고 한다. 그런데 아이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사는 것이 더 힘들게 느껴진다. 자신이 그런 것을 해낼 수 있을까? 갑자기 어느 것 하나 스스로 해내 본 적이 없는 자신을 보게 된다. 자신이 그것을 원하고 있는가? 

설혹 부모가 원하는 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일류대에 들어갔다고 치자. 그랬다고 취직이 잘되는 것도 아니고 취직해서 행복할 것 같지도 않다. 경제는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고 하고, 세상은 테러 사건 등으로 더욱 불안해지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서 자란 경우 이 문제는 오히려 덜 심각하다. 자기 부모보다 더 잘살 수 있게 되기가 어렵지는 않을 것이며, 결핍으로 인해 생긴 동기 부여가 여전히 작용하기 때문에. 그러나 부모가 성공한 경우일수록 아이의 불안은 커진다. 

게다가 세상은 하루가 멀다고 바뀌고 있다. 지금 가장 좋다고 말하는 의사 직업이 20년 후에도 가장 좋은 직업일까? 어쩌면 가장 좋다는 직업은 아직 우리 눈에 드러나지 않은 어떤 새로운 것일지 모른다. 아직 정확한 이름을 붙이기 어려운 직종일 수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섣불리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말하지 않고, 또 정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지금 자기가 갈 길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대의 학습은 그런 길 찾기를 도와주는 것이어야 한다. '자기 길 찾기'를 돕는 학교, '자기 주도적'이 되는 것을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81-84


부모 세대의 사람들은 다 그리 믿고 있지만 지금 이삼십대 중에 세상이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울리히 벡은 이러한 상황을 '위험 사회'라는 단어로 표현했는데, 이는 위험이 가득한 사회라는 뜻이 아니라, '무모한' 시도들이 난무한다는 뜻이다. 쉽게 말하면 '하면 된다'는 시대가 아니라, '하면 더 망치는 시대'라는 말이다.

그러면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하는가? 벡은 적어도 기존의 방식으로 하던 일을 멈추고 새롭게 사유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성찰성'이라는 이 시대의 핵심어는 바로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문제를 풀려고 아등바등할수록 더욱 문제가 심각하게 꼬이는 사회, 사실, 이럴 때는 뭔가 하려는 사람보다 남을 해치지 않고 노는 사람이 더 훌륭한 주민이 된다 많은 이들이 다시 신화를 읽고 판타지 소설에 탐닉하는 것도 모두 이런 '비약'을 요구하는 전환기적 시대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88


미국에서는 십여 년 전부터 페미니스트들이 중심이 되어 '딸들을 일터로!'라는 모토의 행사를 열어 왔다. 아이들로 하여금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게 하려는 취지의 행사인데, 그날이 되면 앵커맨 옆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야무지게 앉아 아빠가 하는 일을 지켜보고, 택시 기사는 딸을 태우고 영업을 한다. 생물학 교수는 이 운동에 동참하는 대학원생들과 함께 딸을 위해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유전공학에 뜻이 있는 지역 내 모든 중고생들을 초대한다. 이런 일은 교육부와 노동부의 협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며, 가정과 학교와 직장의 벽을 허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인식이 산,학,민 모두에게 공유될 때 가능한 일이다. 

새 제도는 현장에서의 유연성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실행될 때 제대로 효과를 낼 수 있다.  101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배우고 싶어 한다면, 그리고 그 아이들과 함께 배움의 체계를 만들어 가려는 어른이 있다면 그 모든 곳이 학교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학교를 나온 아이들은 여러 이유로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을 뿐이지 배움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현 체제에 적응을 잘 못한 만큼 대안적 학습의 방식을 찾아낼 가능성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런 대안 학교들은 20~100명을 넘지 않는 작은 학교일 것이다. 학교 건물은 비어 있는 동사무소여도 되고 주택가의 이층 전셋집이어도 된다 대안 학교를 위해서는 구태여 그린벨트를 훼손하면서 학교를 지을 필요도 없다.  104


대안 학교는 '억압으로부터의 자유'의 시점을 지나 '무엇을 향한 자유' 인지를 묻기 시작했다.  116




전환의 시대라 한다. 전 인류를 거대한 공장 체제로 끌어들인 20세기는 바야흐로 퇴장하고 있다. 20세기가 낳은 천재 찰리 채플린이 [모던 타임스]라는 영화에서 선명하게 보여 주었듯이, 산업 혁명 이후 인류는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대량 생산을 위한 기계적 시계에 맞추기 시작했다. 훈육과 제복의 시댄느 시작되었고, 유토핑에 도달할 것이라는 믿음 아래 사람들은 헌신적으로 자신의 몸을 기계에 길들여 갔다. 

다행히 인류는 컨베이어 벨트 속에서 일할 인공 지능 체제를 만들어 냈다 한다. 이제 인류의 진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컨베이어 벨트를 제대로 '다스릴 수 있는' 체제와 창의적인 인간이라고 한다. 새로운 생산 양식을 만들어 내고 규정들을 바꾸어야 하는 때라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규정집을 경전처럼 받들면서 새로운 체제를 만들려는 이들을 '왕따' 시키고 있다 대량 생산 체제에 길들여진 속도와 습관을 바꾸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변화는 분명 오고 있다. '기계 시간'에 맞추다가 허망하게 과로사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미 '똑똑한' 이들은 '체제 탈출'을 꾀하고 있다. 컨베이어 벨트 외곽에서 아주 다른 방식으로 사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놀고 싶을 때 놀고,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쉬면서 유기체적인 몸을 보존하겠다는 사람들이다. 혼미한 중세 말기에 선각자들이 선택한 것이 '머리'였다면 후기 근대의 선각자는 그래서 '몸'을 선택한다.  124-125


실은 백 년 전에 폴 라파르그(1842~1941)라는 통찰력 있는 지구인이 다음과 같은 당부의 말을 남겼다.

우리는 지금 가만히 멈추어 서서

바라볼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혼자 있을 시간이

타인과 관계를 맺을 시간이 

창조적인 일을 할 시간이

즐거움을 주체적으로 즐길 시간이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고

그저 근육과 감각을 움직일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을 구상하고 

기획할 시간이 필요하다  125-126


고도 관리 사회에서 '전적으로 자유로운 공간'은 '몸' 하나뿐임을 감지한 이들은 패션에 지대한 관심이 있으며, 온갖 놀이와 운동과 명상을 통해 새로운 놀이적 몸을 만들고, 서로의 존재 자체를 축복하는 파티를 열면서 '노동하는' 몸을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 피어싱과 문신도 이런 시대적 표현의 일종으로 부상된 문화적 행위다. 이들은 이런 행위를 통해 도구적 합리성으로 점철된 '근대'에 대해 성찰해 내고 있다. 여기서 '성찰'이란 단순한 반성을 말하지 않는다.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 길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길이 없음을 인식하고 새 길을 내기 위해 혼란의 여정에 기꺼이 들어가서 새로움을 탄생시키려는 움직임을 말한다.

이들은 이제 일과 놀이에 대해 근원적으로 생각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한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성찰, 놀이와 쾌락의 복권. '웰빙'에 대한 감각의 회복, '저속 기어'로 가면서 아름답고 새로운 노동 세계를 다시 구축하자고 말한다. 스스로 소생하면서 사회를 소생시키기. 이것이 바로 '놀이하는 몸'을 갖고 싶어 하는 후기 근대인들이 해내려는 작업이다.  133


다행히 마을을 만들어 보려는 움직임들이 생활협동조합을 중심으로,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중심으로, 대안 학교를 중심으로 일기 시작했다.  143


지금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돌봄과 학습이 있는 주거'를 상상할 때다. 그간 서구 사회가 복지(welfare)에서 노동 복지(workfare)를 거쳐 학습 복지(learnfare)를 거쳐 왔다면, 압축적 변동 과정을 거치는 우리는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 

결론적으로 미래의 주거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집과 건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한두 세기 전부터 친족과 고향을 버리고 국가에 충성하기로 맹세한 익명의 '애국 국민들'을 어떻게 다시 관계의 소중함을 아는 마을 주민, 다양성을 존중하는 지구촌의 주민으로 변신시킬 수 있을까? 자신을 '소모성 건전지'라 부르는 피곤에 찌든 직장인들을 어떻게 의미를 가지고 일할 수 있게 할 것이며, 마을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 주민의 삶에 필요한 가게, 노인들을 돌보는 '느림의 일'등에 관여하게 할 수 있을까? 욕망의 화신이 되어 버린 수동적 소비자가 스스로 욕망을 조절하는 적극적인 '생비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마을의 자원은 어떤 것일까? 고도 압축적 근대화 과정에서 앞만 보고 살아온 '산업 역군'들이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후기 근대적 시민으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공간은 어떤 것일까?  144-145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모여서 노는 것이 곧 많은 창의적 활동으로 이어지는 창조적 공유 지대가 있는 사회 만들기. 나는 그 방법론으로 '작은 마을 학교'와 공동 식탁이 있는 다양한 형태의 공동 주거를 제안한다.  145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생산해서 팔아야 하는 자본주의 체제는 모든 것을 획일화하고 있다. 세계적 공항들이 똑같고 세계적 도시들이 판박이가 된 것도 바로 이윤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다. 이런 획일 사회에서 질식할 것 같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들은 시간의 때가 묻어 있는 곳을 그리워하기 시작했다.  165




'돌연변이'로 나타난 변종들이 없이 진화는 불가능합니다.  186


배움의 근본을 확실히 하고 길을 다져 갈 때지요.

첫째로 배움이란 만남입니다. 대상과의 만남을 통한 '세계 만들기', 타자와의 만남을 통한 '친구 만들기', 그리고 자신과의 만남을 통한 '자기 만들기'입니다. ...

두 번째로 배움은 돌봄입니다. 도구적 돌봄이 아닌 상생의 돌봄. 어른과 아이가 모두 서로를 돌보는 것, 서로를 진정으로 돌보기에 호기심을 갖게 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고, 더 많은 학습을 하게 되는 동네가 곧 학교입니다. 세대 간의 돌봄이 도구적 돌봄이 아니라 상생적일 때 그 사회는 되살아납니다.  190


시대가 너무 빨리 변하고 있어 모두가 힘드러하고 있스빈다. 이런 시대일수록 실험적 작업이 중요합니다.  213


아이가 비판적 상상력을 가질 수 있게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비판을 잘한다고 달라질 세상이 아니기에 '소통 능력'과 '일머리'를 갖게 하는 것이 그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아이들안에 애정과 관심, 곧 돌봄의 능력이 키워져야 가능한 일이지요.  219


비판적 창의력을 가진 사람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비판적 창의력이란 것이 우리 사회에서는 때로 상당히 잘못된 개념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정말 '창의적'으로 타인과 관계 맺고 타인을 위하는 사회 성원을 기르기보다 자칫 시시비비 따지는 사람을 기르게 되더라는 것이지요. 앞으로의 교육 목표는 그래서 '비판적 창의력'보다 타인을 돌보고 타인의 입장이 되어서 함께 잘 되는 일을 생각해 내는 '돌봄적 창의력'을 기르는 것일 겁니다.  220

인간 사회는 갈등과 협력이 그 생동의원천이지요. 성미산학교 역시 갈등이 없을 수 없는 동네일 겁니다.  222


몇 가지만 당부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갈등을 회피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핫'한 성질로 싸우라는 말은 아닙니다. 문제의 '궁극적 원인'을 찾으라는 말은 더더욱 아닙니다.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그냥 슬그머니 가라는 말도 아닙니다. 일단 '쿨'하게 거리를 두고 보면서 상황을 파악해 가면 합니다. 정보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는데 '갈등 회피형' 사람들이 많으면 논의가 심도 있게 이루어지지 않지요. 학교를 만든 따뜻한 분들 가운데는 불행하게도 갈등 회피형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쿨하게 문제를 해결하며넛 대승적으로 따뜻하게 감싸 안고 갈 수 있으면 합니다. 상생의 효과를 얻기 위해 갈등을 드러내고 토론하는 훈련을 부지런히 하셔야 합니다. 

둘째는 책임질 팀을 분명히 하라는 것입니다. 책임을 지고 시스템을 진화시킬 팀이 없으면 언제나 제자리걸음을 하고 모두가 불안하기만 할 겁니다. 책임을 분명히 하지 않고 가면 늘 혼란 속에 있을 겁니다. 초등과 중등을 나누게 된 것도 능력을 갖춘 팀이 있기 때문이라기 보다 책임을 지겠다는 팀이 나왔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이때 책임을 지겠다는 것은 내부에 신뢰가 있다는 말일 겁니다. 대부분의 갈등은 소통이 잘 안 되어서 일어나는 갈등인데 신뢰가 있으면 그래도 결국 그 갈등을 해결하면서 팀이 굴러갈 수 있지요. 신뢰가 안 가는 살마과는 애초에 일을 벌이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입니다.

천천히 가는 것은 문제가 아니고, 책임지는 기획 진행팀이 있는지 아닌지가 중요합니다. 성급함은 금물이지만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가는 것은 더욱 위험한 일이니까요.  223


셋째,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 어른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항상 마음을 열어 두고 아이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바랍니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스스로 시행착오를 하면서 배우는 체허모가 깨달음의 자율 공간이 필요합니다. 목마르다는 말을 하기 전에 물을 주지 마십시오. 목 마르다는 말을 할 능력을 길러야 하는 것이니까요. 아이들은 자신이 쓰임새가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느끼고, 스스로 골몰하면서 문제를 풀어 가는 즐거움을 알고 그래서 스스로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부모들이 자기 시대를 넘어서야 하지요. 항상 배우면서 가면 합니다. 지금 시대에 가장 위험한 사람은 자기가 옳다고 믿는 사람들일 겁니다. 멈추어 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성이 무엇보다 필요하고, 서로 소통하는 능력이 만사의 기본입니다.  224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기도'하는 마음이 기본이라는 생각을 종종합니다.  225


마음이 생기면 행동이 저절로 되는 '계몽의 시대'가 아니라 행동이 생기면 마음이 생기는 '탈계몽의 시대'라는 점 숙지해 주면 합니다.  229




에필로그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고들 말하지요.

그런데 생각을 바꾼다고 세상을 바꾸는 것은 아니더군요.

누구도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바벨탑의 시대에 

계몽의 말은 진부하고 지루합니다.

따뜻한 말, 친밀한 감정, 신뢰의 눈길이 힘이 되는

새로운 관계를 맺어 가야 할 때인 것이지요.

환경, 일상의 조건을 바꾸어야 뭔가가 제대로 달라집니다.  23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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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우리는 앞으로 이 책에서 1만 년 전에 시작된 거대한 문화적 격변이, 어떻게 인간 성생활에 관한 진실을 파괴적이며 위협적인 것으로 만들었는가를 설명할 것이다. 그 결과 그 진실이 어떻게 종교적 권위에 의해 침묵을 강효당했는가, 어떻게 의사에 의해 병적인 것으로 취급받았는가, 어떻게 과학자에 의해 의도적으로 무시당했는가, 어떻게 도덕적 훈계를 일삼는 치료사에 의해 감춰졌는가를 설명할 것이다.

길들여진 우리의 무지(無知 없을무 알지)는 파괴적이다. ..

긴 여정을 함께 해 온 부부들 중 얼마나 많은 쌍들이 대체할 수 없는 인생의 세 가지 즐거움 - 가족의 안정성, 동료애, 비록 성적인 것은 아니더라도 감정적인 친밀감 - 의 제단(祭壇 제사제 제터단)에 기꺼이 자신들의 에로티시즘을 희생했을까?  11


우리는 성적 자유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믿게끔 유도되고 있다. 하지만 이 시대 인간 성생활은 큰 소리로 말해서는 안 되는, 명백하지만 고통스러운 진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가 '느낀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로 느끼는 것' 사이에 충돌은 이 시대의 혼란, 불만족, 불필요한 고통의 가장 큰 근원인것 같다.  13-14


인간이 진화해 온 수렵채집인 사회들은 거의 모든 것을 공유하는, 고도로 평등한 소규모 집단들이었다. ..

보츠나와의 꿍산족은 호주 오지 원주민들, 아마존 우림 오지의 부족들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인류학자들은 '극단적 평등주의'에는 즉각 보상의 수렵채집인 사회가 거의 보편적이라는 것을 반복해서 보여주었다. 공유는 단순한 권장사항이 아니라 의무이다.  22


우리는 이 공유 행위가 섹스에도 마찬가지로 확대됐다고 믿는다. 영장류학, 인류학, 해부학, 심리학의 많은 연구들은 근본적으로 동일한 결론에 도달한다.  23


계절마다 같은 땅에서 농사를 짓게 되자, 대부분의 사회에서 작동 방식이 공동 소유에서 사유재산으로 재빨리 대체됐다. ..

농업공동체 정착생활을 시작했을 때, 사회적 현실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뿌리 깊이 변화했다.  24


농업 혁명의 가장 큰 패배자 - 아마도 노예는 제외하고 - 가 여성이었다는 것은 명백하다. 여성은 수렵채집인 사회의 중심이며 존경받는 위치에서 집, 노예, 가축과 마찬가지로 남성이 얻고 지켜야 할 또 하나의 소유물로 전락했다...

<섹스의 선사시대>의 저자인 고고학자 티모시 테일러는, 관련 고고학적 증거에 고나한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수렵채집인의 섹스는 공유와 상보성(相補性 서로상 도울보 성품성) 개념의 모델이 된 반면, 초기 농업사회의 섹스는 관음증 성향에다 억압적이고 동성애를 혐오하며 생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는 "농부들은 야생(野生 들야 날생)이 두려워 그것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라고 말한다.  25


초기에 호주를 여행한 영국인들은, 자신들이 만난 원주민들이 비참하게 살고 있으며 만성적 기근에 시달린다고 보고했다. 원주민들은 대부분의 수렵채집인과 마찬가지로 보고하면서도 원주민들이 전혀 수척하지 않다는 사실에 당혹했다. 

유럽인들은 원주민들이 굶주려 죽을 정도라고 확신했다. 왜? 왜냐하면 그들은 원주민들이 최후의 수단 - 곤충, 위체티 그럽, 쥐를 먹는 것 - 에 의지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확실히 그것들은 굶주리지 않는다면 아무도 먹지 않을 생물들이다. 그 음식들이 영양가가 높고, 풍부하며, 호두 향을 곁들인 으깬 계란과 부드러운 모차렐라 치즈 멋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을 영국인들은 하지 못했다.  31


어떤 것이 자연스럽다 혹은 부자연스럽다고 '느껴지는' 것은 실제로 그렇다는 의미가 아니다. .. 특별히 우리는 식생활이나 섹스처럼 친숙하고, 개인적이며, 생물학적인 경험에 관해 이야기 할 때, 문화적으로 친숙한 것이 마음속 깊이 파고든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초기 유럽인들처럼, 우리는 무엇이 정상이며 자연스러운 것인가에 관한 인식의 제약을 받는다.  32


인간 성생활의 기원과 본성에 관한 표준적 담화는, 기만적이며 꺼림칙한 성적 일부일처제의 발전을 설명한다고 주장한다. ..

남성은 싸고 풍부한 씨앗을 멀리 널리 퍼뜨리려고 앴느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부성(父性 아비부 성품성) 확실성을 높이기 위해 한 명 혹은 소수의 여성을 통제하려고 노력한다. 반면 여성은 공급이 제한된, 신진대사 상으로 비싼 알들을 가치 없는 구혼자들로부터 보호한다. 그러나 일단 한 부양자(남편)에게 역이면, 배란기에 재빨리 치마를 끌어올린다. 유전적 우월성이 확실한, 턱이 네모진 남성과의 신속하고 더럽고 은밀한 짝짓기를 위해서이다.  35


찰스 다윈은 진화론적 변화가 발생하는 두 가지 기본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잘 알려진 '자연 선택(natural selection)' 이다. 대부분의 생물학자들이 아직도 '자연 선택'을 선호한다. 하지만 경제철학자 허버트 스펜서(Herbert Spencer)는 훗날 이 메커니즘을 설명하기 위해 '적자 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진화란 개선의 과정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종(種 씨종)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함으로써 변화한다고 자연 선택은 주장한다.  48


다윈은 특별히 갈라파고스 군도(群島 무리군 섬도)의 여러 섬에서 본 핀치 새들의 미묘한 차이에 끌렸다. 이런 통찰력을 통해 다윈은 환경이 분화 과정에 결정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49


진화적인 변화에 대한 두 번째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그것은 성적 선택이다. 성적 선택의 중심 전제는 대부분의 포유류에서 암컷이 수컷보다 자식에게 훤씬 더 많은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암컷은 임신, 수유, 연장된 새끼 양육에 매인다. 피할 수 없는 희생이라는 이 불평등 때문에 암컷은 더 주저하는 참여자가 되며, 그 희생이 좋은 생각이라는 확신을 필요로 한다고 다윈은 추론했다. 반면 수컷은 생식에 고나해 암컷에게 크게 감사함으로써 그런 확신을 주기를 열망한다는 것이다. 진화심리학은 짝짓기에 대한 암수의접근법이 본질적으로 충돌하는 의제라는 믿음 위에서 성립한다.  55-56


우리는 누구이고, 어떻게 오늘에 이르렀으며, 이와 관련해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질문을 이해하려면, 우리의 진화된 성적 성향을 인정하는 일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우리 자신을 현재 있는 그대로 파악하기 위해, 우리는 지구상의 모든 피조물 중에서 '호모사피엔스'만큼 조급히, 창조적으로, 부단히 성적인 존재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61


인류학자 헬렌 피셔(Helen Fisher)가 '고전적 설명'이라고 부른 것. 은폐된 배란과 확장된(더 정확히 말하면 끊임없는)성적 수용성은 초기의 인간 여성들에게서 지화했다. 늘 성적으로 흥분해 있는 남자짝의 관심을 잡아둠으로써 짝 유대를 발전시키고 굳건히 하기 위한 방법으로 진화햇다는 것이다. 이 능력은 두 가지 방식으로 작용했다고 추정된다. 첫째, 여성은 언제든(배란기가 아닐 때에도) 섹스가 가능했기 때문에 짝이 성적 쾌락을 위해 다른 여자를 찾을 이유가 없었다. 둘재, 여성의 생식력은 숨겨저 있었기 때문에 남자는 자기 자녀의 피임 가능성을 증대시키면서 언제든(짧은 발정기뿐만 아니라) 그녀와 짝짓기를 한 다른 남자가 없다는 사실을 확신하기 위해 늘 그녀 주변에 붙어 있게 됐다. 피셔는 "소리 없는 배란은 특별한 친구가 늘 가까이에서 그녀에게 소중한 보호와 음식을 제공하도록 했다."라고 말한다. 그것은 과학자들에게 '짝 보호 행동'으로 알려졌지만, 현대 여성들은 '나를 혼자 내버려 두지 않는 몹시 불안하고 성가신 사람'이라고 부를지도 모른다.  75




농경사회로의 이행은 그것을 감내하는 대부분의 개인에게 사실상 재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것이 위대한 진보로 묘사되는가를 설명하는 데에 개인과 집단 이익의 불일치는 도움이 된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수집한, 수렵채집 생황에서 노업으로의 이행기 무렵의 유골들을 살펴보면, 모두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기근의 증대, 비타민 결핍, 성장 저해, 수명의 대폭적인 감소, 폭력의 증가.. 축하해야 할 이유는 거의 없었다. 우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수렵채집 생활에서 농업으로의 이행은 아담과 이브 이야기에서 묘사도니 대로 대재앙이었다는 것을, 미래를 향한 거대한 도약이라기보다 은총을 상실한 아찔한 추방이었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100


평균적인 침팬지는 우리 몸무게의 절반이 안 되지만 콧수염 난 소방대원 4, 5명의 힘을 가지고 있다. 많은 동물들이 인간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있으며, 더 깊이 다이빙할 수 있고, 더 잘 싸울 수 있으며, 더 멀리 볼 수 있고, 더 희미한 냄새를 맡을 수 있으며, 인간에게는 침묵처럼 들리는 미묘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파티에 무엇을 가지고 갈까? 인간에게 특별한 것은 무엇인가?  101


큰 두뇌. 맞다. 그러나 우리의 독특한 두뇌는 수다스러운 사회성의 결과로 생겨난 것이다. 정확히 왜 인간 두뇌가 그렇게 빨리, 그렇게 커졌는가에 대해서는 열띤 논쟁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인류학자 테렌스 디컨(Terrence W. Deacon)이 쓴 글에 동의할 것이다. "인간 두뇌는 단지 더 나은 지능에 대한 일반적 요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언어에 필요한 능력을 정교하게 발전시킨 진화 과정에 의해 형성됐다." ..

불균형적으로 큰 두뇌 그리고 언어와 관련된 능력 외에도, 우리는 특별히 인간적인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다.  .. 

우리의 과장된 성(性)이 그것이다. 

어떤 동물도 지구상에서 자신에게 할당된 시간을 호모사피엔스보다 더 많이 섹스에 호들갑스럽게 쓰지 않는다.  102


(남미의) 아체(Ache)족 실험대상자들에게 그들의 아버지를 밝혀 보라고 요청했다. .. 321명의 아체족이 600명이 넘는 아버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누가 당신의 아버지들인가? 

아체족은 아버지를 네 종류로 구분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인류학자 킴 힌(Kim Hill)에 따르면, 네 가지 유형의 아버지는 다음과 같다.

 - 미아레(Miare) : 그것을 주입한 아버지

 - 페로아레(Peroare) : 그것을 혼합한 아버지들

 - 몸보아레(Momboare) :  그것을 넘치게 한 아버지들

 - 바쿠아레(Bykuare) : 아이의 본질을 제공한 아버지들  109


<어머니들과 타인들(mothers and Others)>의 저자 사라 블래퍼 흐르디(sarah Blaffer Hrdy)는 "다른 영장류와 다양한 부족사회에서의 자녀 공유 이야기는 인류학 문헌의 중심에 서 본적이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이 행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나.. 엄마와 자녀의 생존과 생물학적 건강의 측면에서, 공동 보육의 결과는 모두에게 좋은 것으로 판명된다." 라면서 한탄한다.  125


데스몬드 모리스(Desmond Morris)는 폴리네시아에서 한 여성 트럭운전사와 함께 보낸 오후를 기억한다. 그녀는 자신이 9명의 자녀를 낳았는데 그 중 2명은 불임인 친구에게 주었다고 그에게 말했다. 그 자녀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모리스가 묻자, 그녀는 "우리 모두가 모든 자녀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 아이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128


많은 사회에서 처녀성은 그 개념을 의미하는 단어 조차 없을 정도로 전혀 중요하지 않다.  141


결혼 자체는 어떤 종류의 의식이나 종교의식 없이 이루어진다. 재물이나 서약의 교환도 없으며 심지어 잔치도 하지 않는다. 단지 당신의 해먹을 여성의 해먹 옆에 걸기만 하라. 그러면 당신은 결혼한 것이다.  142


오토 키퍼(Otto Kiefer)는 1934년 <고대 로마의 성생활(Sexual Life in Ancient Rome)>에서, 로마인의 관점에서 "자연법칙과 물리학 법칙들은 결혼의 유대와 무관하며 심지어 상반된다. 따라서 결혼하려는 여성은 자신을 훼손시키는 데 대해 대자연에 속죄해야만 하고, 사전 음란으로 결혼의 순결을 사기 위한 자유로운 매춘의 시기를 거쳐야 한다." 라고 설명한다.  146


여자와 남자는 결혼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사랑은 계절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오고 간다. - 양 에르체 나무(모수오족 여성)  148


'결혼' '짝짓기' '사랑'은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현상들이며, 특정 문화의 외부에서는 그 의미가 거의 혹은 전혀 전달되지 않는다. 걷잡을 수 없이 일상화된 그룹섹스, 스와핑, 억제되지 않는 가벼운 정사, 사회적으로 허가된 순차적 섹스에 관해 우리가 언급한 사례들이 인류학자들이 '일부일처제'라고 주장하는 모든 사회에서 보고됐다. 그것은 단순히 그들이 '결혼'이라고 부르는 것이 그곳에서도 일어난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처럼 많은 사람들이 결혼, 일부일처제, 핵가족은 인간에게 보편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모든 것을 아우르는 그 같은 개념 해석으로는, '누구와도 동침하는' 초원들쥐조차 일부일처제의 자격을 얻을 것이다.  161


침으로 발효시킨 맥주와 암소의 피로 만든 밀크셰이크를 맛보는 것에서부터 샌들을 신은 채 양말을 신는 것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거의 무엇이든 간에 자신들의 사회가 그것이 정상적이라는 확신을 그들에게 준다면, 기꺼이 그것을 생각하고 느끼고 입고 행동하고 믿을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다. 

사람들이 파열점(破裂點 깨뜨릴파 찢을열 점찍일점)을 넘어서도록 자신들의 목을 늘이고, 자신들의 갓난아기들의 머리를 조이거나, 자신들의 딸들을 신전(神殿 귀신신 대궐전) 매춘에 팔아넘기게끔 확신을 주는 사회적 힘들은, 성적 질투를 바고 같고 어리석은 것으로 만든다. 그렇게 함으로써 성적 질투를 새롭게 조형하거나 중성화시킬 힘을 충분히 가진다. 성적 질투를 비정상적인 것으로 만듦으로써.  164-165


인간은 암을 치료하고 화성에 가고 인종적 편견을 없애고 이리호(Lake Erie)에 물을 채울 때가 아니라, 원시적인 공동체에서 다시 살 수 있는 방법들을 발견할 때 더욱 행복해질 것이다. 그것이 나의 유토피아이다. - 쿠르트 폰네구트 주니어  175


프리드만은 "이스라엘인들 사이의 신성한 맹세는 남성의 음겨엥 손을 올려놓음으로써 성립됐다"라고 썼다. 자신의 고환에 손을 얹고 맹세하는 행위는 증명하다(testify)라는 단어 속에 살아남아 있다.  280


생식 생물학자 로저 쇼트(Roser Short)는 "발기한 인간의 커다란 음경은 유인원들의 음경과는 극적인 대조를 보이는데 거기에 어떤 특수한 진화적 힘들이 작용해 왔는지를 궁금하게 만든다." 라고 썼다. 제프리 밀러가 막 나타나서는 "성인 남성은 생존해 있는 모든 영장류 중에서도 가장 길고, 가장 두꺼우며, 가장 탄력있는 음경을 갖고 있다."라고 말한다. 그러면 됐다. 

호모 사피엔스, 위대한 음경을 가진 위대한 유인원!  281





남성들이 받는 모든 나쁜 압력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은 평균 4분에서 7분 사이의 시간을 기록함으로써 보노보(15초), 침팬지(7초), 또는 고릴라(6초)보다 훨씬 더 오래 성교를 지속한다.  283


게다가 인간이 한 번 사정할 때 평균 정액략은 침팬지의 약4배인데, 사정당 전체 정자 세포의 수는 침팬지의 사정 범위 내에 머문다.  284


인간의 정자 생산량과 고환의 용적이 최근에 극적으로 감소했음을 시사하는, 설득력 있는 증거가 존재한다. 연구자들은 생존하는 정자의 활성의 감소뿐 아니라 평균 정자 수의 우려스러운 감소를 입증했다. 한 연구자는 덴마크 남성의 평균 정자 수가 1940년의 113 * 10의 6승 개에서 1990년에는 약 절반(66 * 10의6승)으로 급락했다고 시사한다. 폭락의 잠재적 원인들의 목록은 대두(大豆 큰대 콩두)와 임신한 젖소의 우유 속에 있는 에스트로겐 같은 화합물에서부터 살충제, 비료, 가축의 성장 호르몬, 그리고 플라스틱에 사용된 화학물질에 이르기까지 매우 많다. 최근의 연구는 광범위하게 처방되는 우울증 치료제 파록세틴(paroxetine) - 세록새트(Seroxat)와 팍실(Paxil)이란 이름으로 팔린다 - 이 정자 세포 속의 DNA에 손상을 가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시사한다. 로체스터대학교의 인간 생식 연구는 임신 기간 중 1주일에 일곱 번 이상 소고기를 먹은 어머니가 낳은 남성들은 수정능력 부족(subfertile) - 정액 1ml당 정자 수 2,000만 개 미만 - 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3배 이상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처럼 소고기를 먹은 사람들의 아들들 가운데 수정능력 부족으로 분류된 사람의 비율은 17.7%인 것에 비해, 소고기를 덜 먹은 어머니들의 아들들 가운데 수정능력 부족으로 분류된 사람의 비율은 5.7%였다.

인간은 일부일처제적인 또는 일부다처제적인 어떤 영장류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정자 생산 조직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285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use it or lose it)는 격언은 자연 선택의 기본적인 교의(敎義 가르칠교 옳을의)중의 하나이다. 가차 없는 절약 원칙을 통해, 진화는 수행되지 않는 과업을 위해 유기체에게 어떤 기관을 좀처럼 갖추어 주지 않는다.  286


섹스에 관한 이 책 전체를 쓰면서, 우리는 우리 대부분이 섹스를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다소 혼란스럽게 시사하고 싶었다.  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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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우리는 흔히 생물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 환겨으로 우선 기후 조건이나 서식지 등 이른바 '물리적 환경'을 떠올린다. 그러나 생물은 누구나 다른 생물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기 때문에 '생물 환경' 또한 중요하다. 생물 환경은 물리적 환경과 달라서 그 자체가 진화한다.  6



서문 


내 역할은 다른 사람들의 연구로 이루어져 있는 헝겊 조각들을 연결해서 조각보로 만드는 일이다.  10



역자서문

이 책은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본성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알아야 하며, 인간의 본성이 진화해온 과정을 알기 위해서는 인간의 성이 어떻게 지화해왔는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15








인간에게는 전형적인 본성이 존재한다는 것이 이 책에 설정된 가정이다. 이 책의 목표는 바로 인간의 본성을 찾는 것이다.  24


개코원숭이의 '미소'는 위협을 나타낸다고 하지만, 인간의 미소는 늘 즐거움을 나타낸다. 이것은 세계 공통의 인간 본성이다. ..

인간에게는 보편적인 특성만큼 독특한 측성 역시 수없이 존재한다. 바로 이러한 인간의 문화적 차이를 연구하는 학문이 문화인류학이다. ..

이 책은 그러한 인간 본성의 본질에 대한 하나의 질문인 셈이다. 이 책의 주제는 인간의 본성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알지 못하고서는 인간의 본성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성(性)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인간의 본성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 진화의 중심 주에는 성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25


인간의 본성은 모두 궁극적으로 번식의 성공에 기여하도록 주도면밀하게 선택되었다.

이 말은 매우 오만한 주장처럼 들릴 것이다. 이는 마치 자유의지를 부정하고, 순결을 지키는 정숙한 사람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이며, 또한 인간을 오직 번식에만 치우치게 프로그램된 로봇처럼 묘사하는 듯하다.  26


어떤 동물이 생존력이 탈월하고, 경쟁자에 비해서 배우는 능력이 우수하며 오래 살 수 있다 하더라도, 생식력이 없다면 그 동물의 우수한 유전자들은 자손에게 전수되지 못하기 때문에 쓸모가 없다. ..

따라서 인간의 본성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이해하려고 한다면, 질문의 핵심은 번식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유전자들이 자연선택에 의해 도태되지 앟고 살아남으려면 번식의 성공이라는 시험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인간의 정신이나 본성에는 번식과 관련짓지 않고서 이해할 수 있는 면이 거의 없다는 점을 주장하고자 한다.  27


인간은 과거에 의해 형성된다는 생각은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의 중요한 통찰이었다. ..

모든 생명체는 특별한 생활양시기에 적응하기 위한 그들의 조상들의 선택적 생식을 통하여 상당히 무의식적으로 '설계'되었다.  28


인간의 본성은 자연선택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라 신에 의해서 결정되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나는 '잘 가라'는 인사를 던질 뿐이다. 나는 그런 사람들의 가정을 거의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함께 토론할 이유가 없다.  29


이 책에서는 인간의 공통된 본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

인간은 곧 개인이다. 모든 개인은 서로 조금씩 다르다.   36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모든 인간이 유일한 존재라면 어떻게 보편적이면서도 인간에게만 특이한 인간의 본성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이 역설의 해결점은 성이라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왜냐하면 성이야말로 두 남녀의 유전자를 함께 섞을 수 있으며, 섞인 유전자의 반을 버림으로써 어떤 자식도 어머니나 아버지 중 한쪽만을 꼭 닮을 수 없게 하기 때문이다. ..

모든 개인은 2명의 부모와 4명의 조부모, 8명의 증조부모, 16명의 고조부모를 갖는다. 이렇게 계산해 나가면, 단지 30세대만 올라가도 대력 1066년쯤 되는데, 이때는 10억(2의 30승)명 이상의 직계 조상을 갖게 된다.  37-38


개인의 고유성은 인간의 본성에 성이 관여하는 것 중 단지 첫 번째에 지나지 않는다. 두 번째는 인간에게는 사실상 두 개의 본성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남성과 여성이다. 성의 근본적인 비대칭성은 필연적으로 남녀의 서로 다른 성적 본성을 만든다. 이들 본성은 각각의 성이 지닌 독특한 역할에 잘 맞는다. ..

인간의 본성에 성이 관여하는 것 가운데 세 번째는 현존 인구의 절반이 우리 아이들의 유전자의 반을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최상의 유전자를 찾던 조상의 자손이며 우리 또한 그런 습성을 물려받았다. 그러므로 만일 우리가 좋은 유전자들을 지닌 짝을 찾아 그 유전자들을 얻으려 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조상에게 물려받은 습성 때문이다.  39-40


나는 항상 '왜'라는 질문을 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는다. ..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왜'라는 질문보다는 '어떻게'라는 질문 속에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43


물리학에서는 '왜'라는 질문과 '어떻게'라는 질문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 ..

그러나 생물학의 경우는 다르다. 이는 진화 때문인데, 진화는 우연한 역사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45


역사와 진화에서, 진보는 점점 더 어떤 일을 잘함으로써 상대적으로 같은 위치에 머물고자 애쓰는 시지푸스의 분투와 같이 항상 허무한 것이다. 런던의 혼잡한 거리를 지나가는 자동차들은 한 세기 전에 말이 끌던 마차보다 빠를 것이 없다. 컴퓨터는 생산성에 아무런 효과도 없는데, 그 이유는 사람들이 수행하기 쉬운 일들을 스스로 복잡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46


모든 진보가 상대적이라는 개념을 생물학에서는 '붉은 여왕(Red Queen)'이라고 부른다. 이는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거울 속에서 만난 체스판의 말로서, 주변 경치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별로 멀리 가지는 못하면서 끊임없이 뛰어야 하는 그 말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 더 빨리 뛰면 뛸수록 세상 또한 빨리 움직이므로 점점 더 진보가 둔화 된다는 것이다.  47


붉은 여왕의 원리는 특히 포식자와 먹이, 기생생물과 숙주, 동일 종 내에서암 암컷과 수컷의 관계에 적용된다. 지구의 모든 생물은 그들의 기생생물(혹은 숙주)이나 포식자(혹은 먹이), 그리고 무엇볻다도 그들의 짝에 대항하여 붉은 여왕의 체스판 위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 ..

붉은 여왕은 뒤섞인 협동과 갈등이라는 또 다른 주제 없이는 결코 나타나는 법이 없다. 어머니와 자식의 관계는 아주 분명하다. 어머니나 자식 둘 다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어머니는 자식의, 자식은 어머니의 행복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추구한다. 남편과 그 아내으 정부와의 관계라든지, 직장 여성과 그녀의 직장 라이벌과의 관계 같은 것도 역시 매우 명확한 관계이다. 두 경우 모두 상대방이 잘못되기를 바란다. 앞서 말한 두 경우는 협동의 관계이고, 뒤의 두 경우는 갈등과 경쟁의 관계이다. 그렇다면 아내와 남편은 어떤 관계일까? 둘 다 상대방의 행복을 빌어준다는 점에서는 협동의 관계이다. 그런데 왜 상대방의 행복을 빌어주는가? 그것은 서로가 상대방을 이용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남편은 아내를 이용하여 자신의 자식을 낳도록 한다. 반면 아내는 남편을 이용하여 자신의 자식을 양육하는 데 도움을 얻는다.  48-49


성선택. 이 이론의 핵심적인 통찰은 동물의 목표가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번식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생존과 번식이 서로 상충되는 지점에서는 번식이 우선권을 차지하게 된다.  50


사실 이 책은 인간의 지성 자체가 자연선택이 아니라 성선택의 소산물이라는 놀라운 가설로 끝맺을 것이다.  51


정상적인 보통 사람은 몸에 있는 모든 세포 속에 각각 75,000개의 유전자(인간게놈프로젝트 팀과 셀레라지노믹스 사가 2001년 2월 12일 발표한 결과에 의하면 인간의 유전자 수는 약 4만 개로 예상된다 - 옮긴이)로 이루어진 염색체를 한 쌍 씩 지니고 있다. 사람이 지닌 이 15만 개의 유전자를 통틀어 유전체(genome)라고 부르며, 유전자는 다시 23쌍의 리본처럼 생긴 염색체 위에 놓여 있다. 남자가 여자를 임신시킬 때, 정자 하나하나에는 23개의 염색체 위에 있는 75,000개의 유전자가 들어 있다. 이 유전자들은 난자 속의 23개의 염색체에 있는 다른 75,000개의 유전자와 합쳐져서 23쌍의 염색체와 75,000쌍의 유전자를 지닌 완전한 태아를 만들게 된다.

필수적인 학술용어가 하나 더 있다. 그것은 감수분열로, 남성이 정자로 들어갈 유전자를 고르고 여성이 난자로 들어갈 유전자를 고르는 과정이다. 남자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75,000개의 유전자를 그대로 고를 수도 있고, 아니면 어머니에게 받은 75,000개의 유전자를 그대로 고를 수도 있지만, 어버이 양쪽의 유전자를 섞어서 고를 가능성이 가장 높다. 감수분열을 하는 동안에는 특이한 일들이 일어난다. 23쌍의 염색체들은 각각 상대편 염색체들과 나란히 마주 놓이게 된다. 한 염색체의 일부분과 상대편 염색체의 일부분이 교환이 이루어지는데, 이 과정을 재조합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완전한 한세트의 염색체가 다른 쪽 부모로부터 온 한 세트의 염색체와 짝을 이루어 자손에게 전해진다. 이 과정을 우리는 이종교배(異種交配 다를이 씨종 사귈교 짝지을배)라고 한다. 

성은 재조합에 이종교배가 더해진 것이다. 즉 유전자의 혼합이야말로 성의 주요한 특징이다. 결과적으로 어머니와 아버지에 의해(이종교배를 통해서) 양가 할머니, 할아버지 네 사람의 유전자가 섞여서(재조합을 통해서) 아기가 태어난다.  61-62


성은 유전자 혼합과 같다. 의견의 불일치가 생기는 것은 유전자 혼합이 왜 좋은가를 이해하려 할 때다.  62


진화는 목표가 아니라 문제점을 해결하는 하나의 수단이다.  64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의 부제는 바로 '우수한 종의 보전'이다.  66


한 생물이 마주치게 되는 가장 가까운 경쟁자는 바로 같은 종의 일원이다.  68


분자생물학의 선도자인 미국 애리조나대학의 해리스 번스타인 교수는, 성이 유전자를 복구하기 위해 창조되었다고 주장하였다.  81


유전학자들도 역시 손상된 DNA에 집착한다. 번스타인이 복구되는 손상에 관심을 집중한 반면 유전학자들은 복구될 수 없는 손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유전학자들은 이것을 돌연변이라고 부른다.  86


유전학자들은 수년 동안 좋은 돌연변이에 관심을 집중해 왔다.  87


유전자를 빌리는 가장 명백한 이유는 자신뿐 아니라 다른 개체로부터 유익한 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은 여러 돌연변이를 끌어모아 우연히 일어나는 상승 효과를 얻을 때까지 끊임없이 유전자를 재배열시켜 새로운 조합을 이뤄낸다.  88


성을 설명하는 순전히 유전적인 이론으로서 널리 호응을 받고 있는 이론은 아직 없다. 그래서인지 성의 위대한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은 유전학이 아니라 생태학 안에 있다고 믿는 진화학도들의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96


세사에는 민들레와 도마뱀에서부터 박테리아와 아메바에 이르기까지 종 차원에서 성을 가지지 않은 생물들이 많지만, 목(目) 차원에서 완전히 성이 없는 생물은 델로이데아가 유일하다. 아마도 그 때문이겠지만 델로이데아들은 대체로 비슷하게 생겼다...

델로이데아는 성을 가지지 않고는 진화가 거의 불가능하고 생물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생물학 교과서의 전통적인 지식에 대한 살아 있는 반례이다. 델로이데아의 존재는 '진화의 한 추문'이다.  99


진화의 특징은 변화가 아닌 안정이다. ..

모든 생물은 돌연변이 발생률을 0 으로 만들려고 노력한다. 진화는 돌연변이 방지의 실패에 달려 있다.  109


붉은 여왕은 바람처럼 움직이지만 어디에도 도착하지 않는 아주 무서운 여인이다.

'앨리스는 여전히 조금씩 헐떡이며 말했다.

"음, 우리 세상에서는 지금처럼 오랫동안 빨리 뛰었다면 보통 어디엔가 도착하게 돼요."

여왕은 말했다.

"느릿느릿한 세상이군. 그렇지만 보다시피 이곳에서는 같은 자리에 있으려면 최선을 다해 뛰어야 해. 어딘가에 가고 싶다면 적어도 그 두 배 이상 빨리 뛰어야 한단다."'  111


붉은 여왕 이론은 세상이 필사적인 경쟁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한다. 세상은 정말로 계속 변화한다. 그렇지만 방금 전에는 종들이 몇 세대 동안 안정적이며 좀처럼 변화를 겪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렇다. 붉은 여왕 이론의 핵심은 그녀가 계속 달리고 있지만 항상 같은 장소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세상은 결국 시작한 지점으로 되돌아온다. 변화는 있지만 발전은 없다.

붉은 여왕 이론에 따르면 성은 더 커지거나, 더 잘 위장하거나, 더 추위를 잘 견디거나, 더 잘 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생물의 세계에 적응하는 것과 아무 관계가 없다. 성의 존재 이유는 반격하는 적과 싸우는 것이 전부이다.  112


공격의 모든 혁신은 곧 방어의 혁신에 의해 무마된다.  115


기생생물은 고도의 전문가들이지만 무기 경쟁 비유는 이들에게 적절하지 못하다.  116


개인적으로 합리적인 행동이 모여서 비합리적인 결과를 낳는 것이다. 불로소득자는 선량한 시민의 희생을 딛고 번성한다.  146


사람은 왜 자웅동체가 아닐까? ..

'왜 성(sex)이 존재하는가?' 하는 질문은 '왜 성별(sexes)이 있는가?' 하는 질문 없이는 무의미하다. ..

조화와 이기심, 몸 안에서 일어나는 유전자 간의 이익을 차지하기 위한 분쟁, 불로소득 유전자(free-rider gene)와 무법자 유전자(outlaw gene)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체내의 유전자 활동도 마찬가지이다. 마을은 협동 없이는 공동 사회가 될 수 없다.  147


공산주의자들의 강요된 협동 같은 것은 모두에게 공짜인 경우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이기적인 야망에 의해 퇴색되기 쉽다. 마찬가지로 유전자에게 자신이 거주하는 육체의 생존을 향상시키는 능력은 있더라도, 생식률이 억제되거나 자신이 생식을 통해 후대에게 전해지지 않는다면, 그 유전자는 멸종할 것이고 그 능력은 사라질 것이다.  149


염색체는 몇몇 세포를 합쳐서 초세포(seper cell)를 만들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지금의 세포는 이렇게 여러 종류의 박테리아가 모여서 형성되었다. 부족에서 국가로, 그리고 제국이 되어가듯이, 세포들은 뭉쳐서 유전자 집합체의 거대한 집합체인 동식물과 균류를 만들었다.  150


질병이 다른 경쟁자의 감염으로 재발한다는 증거는 많다. 예컨대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는 사람의 뇌세포에 감염되어도 발병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 하지만 전혀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인 사이토메갈로 바이러스가 이미 HIV로 감염된 뇌세포에 침투하면, 잠자고 있던 HIV 바이러스는 깨어나 급속히 증식한다. 이것이 HIV에 감염된 사람이 또 다른 병에 복합 감염될 때 HIV가 에이즈를 일으키는 이유로 보인다. 그리고 에이즈의 특성 중 하나는 우리 몸속에서 별 탈 없이 존재하는 뉴모시스티스 폐렴균, 사이토메갈로 바이러스나 포진처럼 대체적으로 무해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에이즈가 진행되는 중에 갑자기 독성을 띠게 되고 위해한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이 점은 에이즈가 면역계 질병이라서 이런 병에 관한 면역 체계의 감시가 풀리는 데도 이유가 있지만, 진화적 관점에서도 이해할 수 있다. 만약 숙주가 죽어가고 있다면 바이러스의 최선은 아주 빠르게 번식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른바 기회성 감염은 대체로 아프거나 신체 기능이 저하되었을 때 기세를 부린다. 또 한 과학자는 면역계의 교차반응(한 종류의 병원균에 감염되었을 때 같은 종의다른 형질의 병원균에 대해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이미 침입한 기생생물이 자신의 경쟁자가 침입하지 못하게 문을 닫는 것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세지했다.

경쟁자가 나타났을 때 끝장을 보는 것이 기생생물에게 이롭다면, 숙주로서는 두 형질의 기생생물들에 의한 교차 감염을 방지하는 것이 이로울 것이다. 그리고 성교보다 교차 감염의 위험률이 높은것은 없다.  163-164


운동성 있는 생물은 자웅이체(성이 따로 존재함)이고 식물과 따개비 같은 고착생물은 자웅동체라는 것은 일반적인 경향이다.  165


성염색체의 개발과 성공적인 세포질 유전자의 반란 진압도 유전자 사회의 조화로운 생활을 성사시키지는 못했다. 성염색체들이 자기 소유주의 자손의 성별에 관심을 갖지 시작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남자의 성별을 결정하는 유전자는 Y염색체 위에 존재한다. 남성의 정자 반은 X를 지니고 나머지 반은 Y를 지닌다. 여아를 낳기 위해 남자는 자신의 배우자에게 X수용정자를 건네주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그는 배우자에게 Y유전자는 전해주지 않는다. Y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 여아는 그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래서 Y유전자는 그 남성의 X수용정자를 파괴하고 다른 Y유전자를 희생하여 그 남성의 자손에 대한 독점을 보증하며 번성할 것이다. 모든 자손이 아들이 되고, 따라서 종족이 멸종하게 된다는 것은 Y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Y는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173


레밍은 만화가에게는 절벽에서 무리를 지어 몸을 내던지는 것으로 잘 알려진 통통한 북극 쥐이다. 생물학자에게는 갑작스럽게 수가 증가하다가, 지나치게 개체들이 불어나 식량원이 훼손되면 그 수가 감소하는 경향으로 유명하다. 그렇지만 다른 이유로도 유명한데, 바로 자손의 성별을 결정하는 특이한 방법 때문이다. 이 동물은 W, X, Y 세 종류의 성염색체를 지닌다. XY는 수컷이고, XX, WX와 WY는 모두 암컷이다. YY는 살아남지도 못한다. 여기서는 추진력 있는 X염색체의 돌연변이형인 W가 생겨나서 Y의 남성화 능력을 억누르는 일이 일어난다. 그 결과 암컷의 광이 증가가 나타난다.(이것은 우연히도 마담 B 가족의 경우를 설명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다) 이 현상은 수컷을 귀하게 마듦으로써 수컷이 X수용정자보다 Y수용정자를 더 많이 생산하는 능력을 개발하게 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왜일까? 생물학자들은 초기에 자성의 과잉이, 인구 폭증이 일어나는 가운데 생태계가 딸만 출산하게 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성비가 자성으로 치우친 이유는 유전적인 것과 관련이 있지 생태적인 것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Y수용정자만 생산하는 수컷은 XX 암컷과 교미해서 수컷(XY)만을 낳을 수 있으며, WX 암컷과는 수컷과 암컷을 반반씩 낳고, WY암컷과도 교미할 수 있다. 마지막 경우에는 YY수컷이 모두 죽으므로 WY인 암컷만을 낳게 된다. 그러므로 최종 결과는 이 수컷이 각 경우의 암컷과 각각 교미하면 같은 수의 수컷과 암컷을 낳으며, 이때 암컷들은 모두 WY 암컷으로 암컷만을 낳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Y수용정자만 생산하는 수컷은 Y 정자만을 생산하여 성비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으로 치우치게 한다. 이런 레밍의 경우는 성염색체의 개발마저도 반란적인 염색체가 성비를 교란시키는 것을 막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174-175


하버드 대학의 스티브 오스터드(Steve Austad)와 멜선퀴스트(Mel Sunquist)는 트리버스-윌러드는 .. 베네수엘라에서 교배하지 않은 암컷 주머니쥐 40마리를 잡아서 표시를 하였다. 그리고 그 가운데 20마리의 굴 앞에 이틀에 한 번씩 125그램의 정어리를 놓아두었다. 이것은 주머니쥐에게는 아주 놀랍고도 즐거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고 나서 매달 이 주머니쥐가 낳은 새끼의 성별을 분류햇다. 정어리를 먹이지 않은 암컷의 새끼 256마리의 암수 비율은 정확히 1대 1이었다. 정어리를 먹인 암컷의 새끼 270마리는 암수 비율이 1대 1.4였다. 영양 상태가 좋은 주머니쥐가 그렇지 못한 쥐보다 수컷을 많이 낳는다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영양 상태가좋은 주머니쥐는 크기가 큰 새끼를 낳았다. 크기가 작은 수컷보다 크기가 큰 수컷이 후에 많은 암컷을 거느릴 확률이 높다.  181


대체로 모든 수컷의 목표는 되도록 많은 아내를 거느리는 일이고, 가끔은 좋은 어머니가 될 암컷을 찾기도 하지만 좋은 아냇감을 찾는 경우는 거의 없다.  202


수컷은 자식 양육에 덜 투자하며 많은 암컷을 찾게 되고, 반면에 암컷은 자식 양육에 더 많이 투자하며 수컷의 질을 따지게 된다.  203


진화는 가장 적합한 개체가 살아남은 것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가장 적합한 개체의 번식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지구의 모든 생물은 기생생물과 숙주 사이에, 한 유전자와 다른 유전자 사이에, 같은 생물의 구성원들 사이에, 그리고 다른 성을 지닌 개체를 차지하기 위해 같은 성을 지닌 구성원들 사이에 벌어지는 일련의 끊임없는 역사적 투쟁의 결과이다. 그러한 투쟁은 같은 종의 다른 구성원들을 이용하고 속여먹는 등 심리학적 측면도 포함한다. 하지만 투쟁에서 승리를 거두는 자는 결코 없다. 왜냐하면 한 세대에서 싸움에 이겼더라도 다음 세대에서는 적들에게 밀려나는 일이 쉽사리 일어나기 때문이다. 삶이란 끝없는 경주와 같다. 아무리 더 빨리 결승선을 향해 달려도 결승선을 통과하고 나면 또 하나의 경주가 시작된다.  264


교육이 제외된 본성은 없으며, 본성이 없이는 학습되지도 않는다. 모든 행동은 경험에 의해 연습된 본능으 산물이다...

인간의 몸은 자연선택의 산물이지만 인간의 마음과 행동은 '문화'의 산물이라고 한다. 인간의 문화는 인간의 본성을 반영하지 않으며 오히려 인간의 본성이 문화를 반영한다고 한다.  265


남자에게 여자는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전해줄 수 있는 운반 도구이다.  265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부일처제 사회에서 살아가지만, 이것도 단지 사회적 평등 체제가 규정한 것을 말해줄 뿐, 인간의 본성이 원하는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268


인간이 짝짓기 체계는 정확하게 설명하기가 어렵다. 사람들은 인종, 종교, 재산, 그리고 생태에 따라서 습관에 엄청난 유연성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몇 가지 보편적인 특징이 있다. 

첫째, 여성들은 일부다처제를 허용하는 사회에서조차도 공통적으로 일부일처제 결혼을 추구한다. 드물게 예외적인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여성들은 신중하게 남자를 선택하고자 하며, 그러고 나서 남자의 가치가 존재하는 한 일생 동안 한 남자를 독점하고, 아이를 기르는 데 그 남자의 도움을 받고, 십중팔구는 죽을 때도 함께 죽기를 원한다.

둘째, 여성들은 본질적으로 성관계의 다양성을 추구하지 않는다. 물론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소설에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들이나 현실의 여성들은 전혀 색광증에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고 끊임없이 주장하며, 우리가 그 말을 믿지 못할 이유도 없다. 일므도 모르는 남자와의 하룻밤 정사에 흥미가 있는 요부는 남성들의 포르노그라피가 만들어낸 환상이다. 남자의 본성에 의해 강요된 구속에서 자유로워진 여성 동성애자가 어느 날 갑자기 난교에 빠지지는 않는다. 그와는 반대로 여성 동성애자들은 놀랍게도 일부일처론자들이다. 이런 사실은 어떤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셋째, 여성들은 가끔 부정을 저지른다. 모든 불륜이 남성들에 의해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여성들이 남창이나 낯선 사람과의 일시적인 성교에 관심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다 하더라도, 일일연속극 같은 생화에서 그녀가 그 시기에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여성은 아는 남성과의 불륜을 받아들일 수도 있고 스스로 제안할 수도 있다. 이것은 하나의 모순이다. 이 문제는 다음 세 가지 중 한 가지로 풀 수 있다. 가장 다루기 어려운 살마이라 하더라도 유혹하는 사람의 설득하는 힘이 언제나 상대의마음을 약간 움직일 수 있다고 본다면, 우리는 간통의 탓을 남자들에게 돌릴 수 있다. 이것을 '위험한 관계'(프랑스 작가 라클로가 1782년에 쓴 장편소설. 18세기의 퇴폐적인 프랑스 귀족 사교계를 무대로 한 심리 풍속 소설로, 1988년에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되기도 하였음 -옮긴이)식 해설이라 하자. 혹은 간통을 현대 사회의 탓으로 돌리고, 불행한 결혼이나 현대 생활 등에서 오는 좌절감과 복잡성이 본래의 방식으 망가뜨리고 여자들에게 전혀 다른 습관을 불러들였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을 '댈러스'(1980년대 초에 방영된 미국의 텔레비전 인기 드라마로 재산과 치정에 얽힌 한 가족의 이야기 -옮긴이)식 해설이라하자. 또는 결혼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혼외정사를 추구하는 것에 대해 어떤 종류의 유효한 생물학적 이유를 제안할 수도 있다. 그 생물학적 이유란 여성들에게는 성교 계획 A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때 성교 계획 B를 선택하는 자신을 부정하려 하지 않는 어떤 본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보바리 부인'(프랑스의 작가 플로베르가 1857년에 쓴 장편 소설 <보바리 부인>의 주인공. 분방한 정사로 19세기 프랑스 사회의 주목을 받음 -옮긴이)식 해설이라 하자. 

나는 이 글에서 간통이 인간 사회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고 주장할 것이다. 왜냐하면 일부일처제의 결혼 안에서도 다른 성 상대를 찾는 것이 종종 남녀 모두에게 이득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

간통을 인간의 성교 체계를 형성한 원동력으로 묘사함으로써 '정당화'하려는 것이 아니다. ..

간통을 저지하려는 사회적, 법적 기구를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내가 주장하는 바는 간통과 간통에 대한 비난은 모두 다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328-331


유인권인 사람의 정소는 중간 크기로, 고릴라의 것보다는 상당히 큰 편이다. 침팬지의 정소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정소는 이미 만들어진 정자를 서늘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말하자면 정자의 저장 수명을 늘릴 수 있도록 몸 바깥으로 늘어져 있는 음낭 속에 저장되어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인간에게 나타나는 정자 경쟁의 증거로 보인다.  333


베이커와 벨리스는 우선 남성이 사정할 때 얼마나 많은 양의 정자를 배출하는지를 측정하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유심히 관찰하였다. 그들은 질 속에 유지되는 정자의 양은 여성이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만약 여성이 오르가슴을 갖지 못하거나, 남성이 사정하기 전에 이미 1분 이상 오르가슴을 느끼고 있다면, 질에는 정자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만약 남성이 사정하기 직전의 1분 이내에 오르가슴에 이르거나 사정 후 45분 이내에 오르가슴에 도달했다면, 대부분의 정자는 질 안에 머물러 있게 된다. 또한 그것은 그녀가 그 전에 마지막으로 성관계를 가진 지 얼마나 되었는가에 의해서도 좌우된다. 그녀가 그 사이에 과학자들이 말하는 이른바 '삽입하지 않고 얻는 오르가슴'을 갖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기간이 길면 길수록 더 많은 양의 정자가 질 안에 머무른다. 임신의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유일한 것은 성교 동안 오래 남는(즉 늦게 도달하는) 오르가슴이다.

이제까지 이 가운데 어떤 것도 놀랄 만한 결과를 보여준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면, 이 사실들은 베이커와 벨리스가 그들의 연구(선정된 부부들과 잡지에서 질문에 응답한 4,000명의 사람들을 조사해서 얻은 실례로 구성된)를 하기 전에는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그것들이 반드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베이커와 벨리스는 혼외정사에 관한 질문도 했다. 그들은 정숙한 여성의 오르가슴의 약 55%가 매우 지속적인(즉, 가장 생식력이 좋은) 유형이라는 것을 발견하였다. 문란한 여성은 남편과의 정사에서는 이런 생식력이 좋은 오르가슴 유형을 겨우 40%만 보이지만, 애인과의 정사 중에는 70%를 보인다는 것을 발견해냈다. 더욱이 일부러 그런 것이든 아니든 간에 문란한 여성들은 한 달 중 가장 생식력이 좋을 때에 그들의 애인과 정사를 가진다. 이 두 가지 효과를 종합하면, 그들이 다룬 실례 중에서 문란한 여성은 애인보다 남편과 2배나 더 자주 성관계를 갖지만, 여전히 남편보다 애인의 아기를 밸 가능성이 약간 더 높음을 알 수 있다.

베이커와 벨리스는 자신들의 연구 결과는 진화에서 한 발자국 앞선 여성과 그렇지 못한 남성의 무기 경쟁인 붉은 여왕의 게임으로 해석했다. 남성은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아버지가 될 가능성을 높이려고 노력한다. 그의 정자 중 대부분은 난자를 수정시키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지만, 대신에 다른 정자를 공격하거나 그들의 길을 막는다.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남성의 성적 행동은 난자를 수정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여성은 자신이 원하지 않을 때에는 임신을 막는 정교한 기술을 고안해왔다. 특히 현명한 오르가슴에 의해 사실상 그녀는 2명의 애인 중 누구의 아이를 임신할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다. 물론 여성들은 전에는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으므로 그렇게 하려고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베이커와 벨리스의 연구가 맞는 것으로 입증되든 그렇지 않든 간에, 놀라운 것은 그들이 완전히 무의식적으로 어떻게 해서든 그렇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물론 전형적인 진화론적 설명이다. 도대체 왜 여성들은 성관계를 가지려고 하는가? 왜냐하면 그들의 의식적으로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왜 그들의 의식적으로 원하는가? 왜냐하면 성교는 생식으로 이어지고, 그들은 생식을 했으며 또한 생식으로 이어지기를 언한 사람들의 후손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같은 논쟁의 반복일 뿐이다. 아내가 남펴노가 헤어지지 않은 채로 무의식적으로 애인의 아기르 임신하려고 했을 때 전형적인 여성의 부정과 오르가슴의 양상이 나타난다고 예측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베이커와 벨리스는 자신들의 발견이 진실에 대한 힌트에 블과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인간의 간통 정도를 측정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들은 유전학적 조사를 통해 리버풀의 한 아파트에서는 아이들 중 실제 제 아버지의 자식은 5명당 4명도 안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머지는 명백하게 다른 사람의 아이였다.  이것이 리버풀에서만의 특정적인 경우일까 봐 그들은 영국의 남쪽 지방에서 똑같은 조사를 했고 같은 결과를 얻었다. 우리는 그들의 앞선 연구를 통해서 오르가슴 효과를 통해 적은 비율의 간통이 높은 비율의 부정한 임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새처럼, 여성은 상당히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남편을 떠나지 않은 채 유전적으로 더 가치 있는 남성과 바람을 피우는 두 가지 일을 모두 할지도 모른다. 

남성은 어떠한가? 베이커와 벨리스는 쥐의 실험을 통해 수컷 쥐가 그가 교미하고 있는 암컷이 최근에 다른 수컷 가까이에 있었음을 알 때에는 2배나 더 많은 정자를 사정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대담무쌍한 과학자들은 즉시 인간도 똑같은 일을 하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그들은 그런 일을 했다. 하루 종일 부인과 함께 있는 남성들은 하루 종일 부인이 나가 있는 남성들보다 더 적은 양의 정사를 사정했다. 이것은 마치 남성들이 현실로 닥칠지 모를 여성의 간통의 가능성을 잠재의식적으로 상쇄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 특수한 성교의 전쟁에서는 여성들이 더 높은 위치에 잇다. 왜냐하면 남성이 자기 아내가 최근에 오르가슴이 없었던 것과 그의 아이를 임신하지 않으려는 욕망을(무의식적으로) 연관짓기 시작한다 해도, 그녀는 언제나 그를 속임으로써 응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340-343


캐나다에 있는 맥마스터대학의 마고 윌슨(Margo Wilson)과 마틴 델리(Martin Daly)는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입증할 수 있듯이, 사랑과 질투라는 두 감정이 모두 성 독점 욕구의 일부로서 단순히 같은 동전의 양면임에도, 질투는 멸시받는 감정인 반면에 사랑은 찬탄받는 감정이라는 사실을 숙고해보았다. 현대의 많은 부부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질투의 부재는 관계를 안정시키기는 커녕 그 자체로 불안감의 원인이 된다. 내가 다른 남자나 여자에게 관심을 기울일때 그나 그녀가 질투하지 않는다면, 그나 그녀는 우리의 관계가 계속될지의 여부에 관해 더 이상 관심이 없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질투의 순간이 결핍된 부부들은 질투하는 부부들보다 관계를 지속할 가능성이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358


심리학자들은 질투를 인간의 본성을 타락시키기 위해 영원한 악의 사회에서 온 것이고, 다스려야 할 치료의 대상이라고 보았으며, 일반적으로 수치스럽게 생각했다. 그들은 질투가 자격지심과 감정적인 의존성을 보인다고 말한다. 그것은 사실이고, 그것이 바로 진화론적인 이론이 예측한 바이다.  359


실제로 계급이 더 뚜렷한 사회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아들보다 딸을 더 선호했다 그러나 이것은 부계의 확실성 때문이 아니라 가난한 집 딸들이 아들들보다 자손을 남길 가능성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362


사회의 최상부에서는 이와는 정반대의 편견이 우세했다. 중세의 지주들은 딸들 중 다수를 수녀원으로 추방했다. 전세계에 걸쳐서 부유한 남자들은 언제나 아들들을 더 선호해왔고, 종종 그중 한 아들만을 선호했다. 부유하고 권력 있는 아버지는 그의 지위나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재산을 아들들에게 물려줌으로써, 그들에게 많은 서자(庶子 무리서 아들자)를 갖는 성공적인 간통자들이 될 자금을 남겨주는 것이다. 

이것은 별난 결과를 이끌어내나. 남자나 여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성공적인 일은 부유한 남성에게 합법적인 상속자를 낳아주는 것이다. 또 이와 같은 논리에 따르면 바람둥이들도 아무한테나 구애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최고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여성들, 최상의 남편을 갖고 있어서 가장 성공적인 아들을 낳을 잠재력이 있는 여성들을 유혹해야 한다.  363


시카고 노스웨스턴대학의 윌리엄 아이언스(William Irons)는 인간은 언제나 자식에게 '인생의 좋은 출잘점'을 마련해주어야 할 필요성을 고려해왔다고 믿었다. 그들은 결코 양을 위해서 아이들의 질을 희생하려고 한 적이 없었다. 따라서 낮은 출생률로 인구학의 변천이 일어난 무렵에 값비싼 교육이 성공과 부의 선행 조건이 되었을 때, 사람들은 자식들을 학교에 보내는 비용을 부담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수를 줄이고 재조정했다.  369


수렵-채집인이었을 때 이래로 유전적 변화는 거의 없었지만, 현대 남성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단순한 남성 수렵-채집인 법칙이 있다. 권력을 얻도록 노력하여 그것을 후계자를 낳을 여성들을 유혹하는 데 사용하라. 부를 얻도록 노력하여 그것을 의붓자식을 낳을 다른 남자의 부인과의 불륜을 사는 데 사용하라. 이것은 한 토막의 싱싱한 생선이나 꿀을 매력적인 이웃의 아내와의 짧은 정사와 교환한 남자에서 시작하여 그의 메르세데스에 모델릉 데리고 가는 팝스타에게까지 계속되고 있다.

부와 권력은 여성을 얻기 위한 것이고, 여성은 유전적 영원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현대 여성의 마음 깊은 곳에는 너무도 최근에 진화했기에 많이 변하지 않았을 수렵-채집인 법칙이 있다. 음식을 주고 네 아이들을 돌볼 부양자 남편을 얻도록 노력하라. 그 아이들에게 1등급 유전자를 줄 수 있는 애인을 찾도록 노력하라. 그녀는 매우 운이 좋은 경우에만 두 가지를 다 갖춘 한 사람을 만날 것이다. 그것은 부족에서 가장 훌륭한 총각 수렵인과 결혼하고, 또 이웃의 가장 훌륭한 수렵인 남편과 바람을 피워서, 자기 아이들에게 풍부한 고기를 공급해줄 것을 보장받은 여성에서 시작되었고, 태어나 자라면 자신의 건강한 경호원을 닮을 아이를 임신할 부유한 타이쿤(일본 막부 말기의 쇼군을 당시의 외국인들이 부른 호칭 -옮긴이)의 아내로 이어졌다. 남자들은 부계의 보살핌, 재산, 그리고 유전자의 제공자로서 이용된다. 냉소적인가? 인류 역사에서 일어난 대부분의 이야기에 비하면 그 절반만큼도 냉소적이지 않다.  370-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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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임팩트 맨

저자
콜린 베번 지음
출판사
북하우스 | 2010-05-1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환경에 임팩트를 주지 않고 살아가기 프로젝트!뉴욕 한복판에서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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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기록 보기 


지구상에 인간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이 질문에는 두 가지 답변으로 줄기가 뻣어나간다. 하나는 창조론이며, 또 다른 하나는 진화론이다.

창조론은 성서에서 밝히는 하느님에 의해 모든 만물이 창조되었고, 그로인해 인간은 살아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진화론은 과학적인 토대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여 지금의 모든 생물과 무생물이 존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간략하게 말해서 그렇다는 것인데, 자신이 어떠한 이론에 찬성을 하든 지금의 지구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그리 크지 않을 듯 싶다.

물론 학자들에게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창조가 되었든 진화가 되었든 지금의 지구가 앓고 있는 것은 그러한 이론과는 관련이 없다는 점이다.

인간의 시초가 어떠했든 간에 인간은 인간이 살아가는 그 지점에서 환경을 만들면서 살아간다. 

인간은 인간이 살아가기에 맞게 환경을 만들면서 살아간다.

인간은 인간을 위해서만 살아가기 위해 환경을 만들면서 살아간다.

인간은 인간을 위해 살아가기 위해서 현재만을 바라보거나 아주 가까운 미래에만(미래라 표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가까운 후의 시간) 관심을 가진 환경만을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것이 당연할 지도 모른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야 80년이었기에.. 지금은 과학과 문명의 발전으로 100세를 바라본다고 하지만 우리는 늘 그 시간이 매우 짧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인간은 길게 바라볼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어쩌면 인간은 그렇게 그렇게 살아왔다. 그렇기에 이기적인 성향을 가지고 살아갈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무수한 이론중에 '무임승차' 이론이란 것이 있다.

많은 이들 중에 하나의 결정을 하여 단체로 움직이려 할 때 나하나는 괜찮겠지 하며 빠지는 것을 말한다.

우리의 일상에서 매우 자주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이론은 간단한 것 같지만 매우 복잡 다단하며, 매우 편리하게 대중을 움직이기에 좋은 이론이다.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경영인은 경영인대로, 오피니언은 오피니언대로, 사장은 사장대로, 관리인은 관리인대로 즉, 소수의 기득권층은 이것을 잘 활용함으로 대중의 불만을 잠식시켜 버리고 그들에게서 자발적인 복종을 대중이 모르는 상태로 이끌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지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의 일상에서 우리는 의식하지 못한채 이미 오래전부터 이루어져 오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것과는 달리 아니 어쩌면 이러한 것들과 연관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구상에서 우리 삶의 환경에 대해서도 이 이론은 정확하게 적용되어 지구를 점점더 황폐시키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은 '노 임팩트 맨'이다.  지구에게 힘들게 하는 요소들을 최소한으로 가지고 살아가는 실험이다. 그것도 시골이나 소도시가 아닌 대도시의 한 복판에서 저자와 그의 부인과 어린 딸아이와 함께 일년 동안 지구에 임팩트를 주지 않는 삶을 살아보면서 겪은 그리고 저자의 사유의 기록이다.

저자는 여러번 말한다. 우리가 꼭 이런 것들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읽으면서 생각을 해 볼 때 자신의 자리에서 환경에 악 영향을 덜 미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만이라도 찾아보자는 것이란 것을.


전 세계적은 꽤나 오래 전부터 환경에 경고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어쩌면 앞서 언급한 '무임승차'이론을 실천해 나가고 있는지 모른다.


저자는 그의 실험에서 7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1.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2.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기

3. 우리 고장에서 난 로컬 푸드를 먹기

4. 쓸데없이 소비하지 않기

5. 집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줄이기

6. 물을 아끼고 오염시키지 않기

7. 사회에 환원하기


자신의 실험들을 통해 생각이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의 과정이 글속에서 표현된다. 

그의 사유의 표현들은 어쩌면 누구나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들일지 모른다. 그는 그 실험을 자발적으로 해보았기에 진정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것의 차이다.


그는 바란다. 이 세상이 그렇게까지 하면서 구원받아야 하기를...

그는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

누구나 그 답을 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에 몇 가지 정도는 누구나 떠올릴 것이다.


우리는 저자의 방식을 그대로 따를 필요 없다. 물론 그렇게 한다면 더욱 좋겠지만 말이다. 그는 그의 기록을 남기기 위한 실험이었다.

물론 1년이 지난 후에도 몇 가지들은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꼭 실험을 하지 않더라도 정말 자신의 생활속에서 환경에 대한 관심과 자신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무임승차'가 아니라 일원으로서의 의무감을 가지고 하나하나 생각해 나가면서 실천할때 지금의 지구는 그나마 더 이상은 나빠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르면 지구의 재생능력은 어느덧 좋은 환경으로 변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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