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면 안다'는 답이 돌아오면 '뭐그래..그냥 알려주면 되지'하는 생각을 하지만 번번이 따지지도 못하고 궁금해하는 표정만 남기고 말았다.
시간이 흘러 누군가 나에게 물어보는 경우가 생기면서 나역시 '일단해보면 안다'라는 답을 건넨다.
세상에는 일단 해봐야 안다. 말로 해봐야 의미없는 아니 말로는 제대로 표현하기 힘든것들이 많다.
막연한 두려움으로 인해 경험자에게 물어보는 것은 두려움이 두려워해야 하는것인지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지를 알고 싶은 마음에서다. 물론 좋은 설명이 있다고 해서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진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하고싶은 것에 동조를 얻게 되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이러한 질문자의 의도는 아랑곳하지 않고, 답변자는 왜 그런 무심한 말을 하는 걸까?
'까마귀'를 떠올린다. 이솝우화에 보면 '어리석은 까마귀'가 있다. 새들의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를 왕으로 뽑으려할 때, 까마귀는 목욕한 후에 떨어진 새들의 아름다운 깃털을 자신의 몸에 붙여서 치장한 까마귀가 나온다. 처음엔 화려함과 독창스러움에 부러움과 인기를 한 몸에 받지만 이내 자신의 깃털을 알아채고 가져가버린후 남은것이 없게 된 까마귀는 웃음거리가 되고만다.
까마귀의 우화는 보기에 좋은것이라 해도 단순한 치장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주기도 한다.
자신의 것이 아닌것을 자신의 것이라 할 수 없는 것처럼 들어서 아는 것을 자신의 것이라 하기 힘들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자신의 것이 되려면 직접 해 보아야 하는것, 그것이 필요하다. 실수하거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경험에 의한 축적은 오로지 자신의 것이 되기에 그러하다.
내가 그랬듯 질문하는 사람은 그 막연함에 질문하지만, 지금의 내가 그렇듯 '해봐라'이다.
답변자가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않을 것인가? 답변자의 답변때문에? 자신의 두려움을 인정받아서?
누군가 '할까? 말까?' 질문을 하면 나는 늘 이렇게 답한다. '해봐'
설사 답변자가 경험하여 실패했다 한들, 질문자 또한 실패한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질문자의 방식으로는 성공해 낼 수 있다. 그러니 답변자는 '나는 이렇게 해봤어 그래서 이 정도의 결과야. 넌 너의 방식대로 해봐'라는 답변을 주는게 좋지 않을까.
이처럼 여행도 해 보아야 한다.
시행착오쯤은 목숨걸 정도가 아니라면 겪으며 발전해 나간다. 자신의 방식이 어떤 스타일인지 다녀보면 알게된다. 여행이라는 놈은 우리가 뭉뚱그려 '여행'이라 표현하는 것일뿐 다양한 얼굴을 가진 녀석이다.
하나의 폴더안에 세분화된 폴더가 있고 그 안에서도 여러개의 폴더나 파일이 존재하듯이 여행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여행이 좋아? 어떻게 가능해? 뭐가 필요해? 조심해야하는게 뭐야? 아프면 어떡해? 소매치기당하면? 강도만나면? 납치되면? 영어가 안되면? ... 제발 이런 궁금증은 버리자.
우리는 누구나 자유를 갈망한다. 자유안에 있어도 갈망하고 억압되어도 갈망한다.
자유주의 국가에서 최소한의 테두리만 주어도 우리는 자유를 갈망한다. 욕심때문에 그 최소한의 테두리를 벗어나기 위해서가 아니라,스스로 자유를 옥죄기에 그러한 것 아닐까.
위의 질문들을 보면, 여행에 있어서 사실 그리 중요한 질문이 아니다.
물론 오지에 들어가서 병이나면 위험해 질수도 있다. 내전중이나 테러단체들이 활동하는 지역에서는 납치될 위험도 있다. 하지만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그런 여행을 염두에 둔 사람들이 아니다.
단지 자신 속에서 막연히 떠올리는(절대 '떠오르는'이 아니다) 그런 속박이 두려움을 갖게하는 질문들을 떠올린다.
어쩌면 우리는 늘 정답을 찾아야 하는 것으로만 착각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혹 떠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가?
여행가봐라. 가보면 당신의 불안은 의미없었음을 알게된다. 우리는 사람사는 곳에서 사람사는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러니 가보면 알게 된다. 당신의 불안이 의미 없었음을...!!!!!!
그래도 불안하면 당신의 궁금증을 검색해봐라. 우려되는 부분들을 검색해봐라. 먼저 다녀온 사람들의 답변이 많다. 핵심은 답변자들 모두 그곳에서 그런 우려보다는 즐겁게 지내다 돌아왔다는 점이다.
당신의 마음에서 우려에 대한 근본 이유를 찾아보라. 그리고 해봐라.
여행은 복잡하지 않다. 여행은 단순하다. 여행은 달콤하더라.. 해보지 않고 어찌 알수 있나... 사진의 사탕이 달콤해 보이나? 달콤하다. 그런데 어떤 맛인지, 어떤 달콤함이 있는지 알고 있나? 먹어봐야 알지..^^
어느 공공 화장실 벽에서 본 내용을 기억한다.
'갈까 말까 할 때는 가라
살까 말까 할 때는 사지마라
말할까 말까 할 때는 말하지마라
줄까 말까 할 때는 줘라
먹을까 말까 할 때는 먹지마라'
여행엔 정답이 없다. 정답찾기는 학교에서만 해도 되지 않나. 규칙도 없다. 여행은 떠나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