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로 칼비노를 알게 된건 ..
'반쪼가리 자작'을 통해서 이다.
헌대 문학의 3대 거장이라는 칼비노의 작품을  읽으면서 동화식, 우화식으로 극을 전개하면서도 시대를 담고 있고 그에 더해 쾌락만을 추구하는 민중, 윤리만을 강조하는 집단, 상인, 장인, 정치까지도 담고 있었다. 
그들을 실랄하게 비판하기도 하고 그들의 현재의 모습을 반영하기도 한 작품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의 글처럼 쓰는 것은 글 쓰는 사람들의 말을 빌리면 .. 정말 고난이도라고 한다.
글을 동화식으로 전개하면서도 모든것을 담고 있는,,, 그러면서도 깔끔하게 진행을 시킨다는것은 가히 고수중의 고수라고들 한다.

그처럼 그의 글은 짧은 글이지만 매우 많은 생각거리들을 제시해 주었다.
특히 '왜 고전을 읽는가?'에서는 고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놓으면서 시작하는데, 
1장의 내용만을 옮겨본다.
고전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1. 고전이란, 사람들이 보통 "나는 ... 를 다시 읽고 있어."라고 말하지. "나는 지금 ... 를 읽고 있어."라고는 결코 이야기 하지 않는 책이다.

2. 고전이란 그것을 읽고 좋아하게 된 독자들에게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하는 책이다. 그러나 가장 좋은 조건에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사람들만이 그런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3. 고전이란 특별한 영향을 미치는 책들이다. 그러한 작품들은 우리의 상상력 속에 잊을 수 없는 것으로 각인될 때나, 개인의 무의식이나 집단의 무의식이라는 가면을 쓴채 기억의 지층 안에 숨어 있을 때 그 특별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4. 고전이란 다시 읽을 때마다 처음 읽는 것처럼 무언가를 밝션한다는 느낌을 갖게 해 주는 책이다.

5. 고전이란 우리가 처음 읽을 때 조차 이전에 읽은 것 같은, '다시 읽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6. 고전이란 독자에게 들려줄 것이 무궁무진한 책이다.

7. 고전이란 이전에 행해졌던 해석의 그림자와 함께 다시 찾아오기 마련이며, 그것이 한 문화 혹은 여러 다른 문화들에 남긴 과거의 흔적들을 우리의 눈앞으로 다시 끌어오는 책 들이다. 
고전을 읽을 때마다 우리는 이전에 그 책에 대해 생각했던 이미지와 비교해 보면서 새삼 놀라게 된다. 원전을 직접 읽으라고 계속해서 충고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8. 고전이란 그것을 둘러싼 비평 담론이라는 구름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작품이다. 그리고 그러한 비평의 구름들은 언제나 스스로 소멸한다.

9. 고전이란, 사람들로부터 이런 저런 얘기를 들어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실제로 그 책을 읽었을 때 더욱 독창적이고 예상치 못한 이야기들, 창의적인 것들을 발견하게 해 주는 책이다.
작품이 독자와 개인적인 관계를 맺을 때 일어난다. 작품을 대할 때 아무런 불꽃도 일지 않는다면, 독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직 그 작품이 좋아서 읽어야 한다.
자유롭게 읽는 그때에야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책을 발견할 수 있다.

10. 고전이란 고대 전통 사회의 부적처럼 우주 전체를 드러내는 모든 책에 붙이는 이름이다.

11. 고전이란 우리와 무관하게 존재할 수 없으며, 그 작품과 맺는 관계 안에서, 마침내는 그 작품과 대결하는 관계 안에서 우리가 스스로를 규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12. 고전이란 그것들 사이에 존재하는 일련의 위계 속에 속하는 작품이다. 다른 고전을 많이 읽은 사람은 고전의 계보에서 하나의 작품이 차지하는 지위를 쉽게 알아차린다.
고전을 읽기 위해서는 그것을 '어떤 관점에서 읽을 지를 설정해야만 한다.
고전을 읽으면서 최대한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동시대에 쏟아지는 글들을 적절한 분량만큼 섭취해 가면서 읽어야 한다.

13. 고전이란 현실을 다루는 모든 글을 배경 소음(잡은)으로 물러나게 만드는 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고전이 이 소음을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4. 고전이란 배경 소음처럼 존속해서 남는 작품이며, 이는 고전과 가장 거리가 먼 현재에 대한 글들이 그 주위를 에워싸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고전이라, 우리가 누구이며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우리가 인정할 수 있는 단 한가지 사실은 고전은 읽지 않는 것보다 읽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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