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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11 '디자인 리더' 美 아이데오社
wn1 - '유쾌한 이노베이션'이라는 책을 통해 IDEO사의 디자인들과 회사의 철학을 알 수 있습니다..많은 사람들이 추천도서로 넣고 있지요..
이 회사를 보면서 여러 회사들이 생각이 나는데 구글이나 애플, MS 등 유수의 강한기업들이 생각납니다..
그들의 창조적 상상력이 전문성과 결합되어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며 자신의 생각들을 점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여러 기업들이 창조적 사고력에 대해 많이 비중을 두고 있는 추세이지요...

모여서 떠들고 낙서하며... 인간을 디자인 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28번 부두(pier 28).

예전에 대형 선박에서 수출입 컨테이너를 하역하던 선착장 자리에 물류 창고처럼 생긴 단층 건물 하나가 서 있었다.

세계의 디자인 트렌드를 리드하는 디자인 컨설팅 회사의 사무실로는 뜻밖이었다.

'전 세계의 이노베이션 공장'으로 일컬어지는 아이데오(IDEO)이다.

안으로 들어가니 기자의 상식을 테스트하는 듯한 파격(破格)의 연속이다.

사무실 지붕은 몽고의 유르트(Yurt·이동식 가옥)를 연상시켰다.

보통 사무실 높이의 5배는 족히 돼 보이는 천장.

난데없이 자전거 6대가 공중에 매달려 있다.

마케팅 담당 크리스틴 헨드릭슨(Hendrickson)은 "직원들이 통근용으로 타고 다니는 자전거"라고 설명했다.

입구 한쪽 벽에는 아이들이 휘갈겨 쓴 것처럼 보이는 낙서 수십 개를 붙여 놓았다.

직원들의 브레인스토밍에서 나온 습작들이라고 한다.

 

 

▲ 세계적 디자인 컨설팅 회사인 아이데오 직원들이 브레인 스토밍(brainstorming)을 벌이고 있다.

심리학, 건축학, 엔지니어, 마케팅 전공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원들은 현장에 나가 나름의 시각으로 소비자를 관찰한 뒤 돌아와 난상토론을 벌인다.

토론 중 칠판에 자신만의 느낌을 적기도 하고, 장난감을 가져와 놀면서 영감을 얻기도 한다. / 아이데오 제공

 

지난 3월 미국 경영 잡지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는 이 회사를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GE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innovative) 기업 랭킹 5위로 꼽았다.

아이데오는 나이키와 노키아, 아마존, 닌텐도, 프록터&갬블(P&G)을 제쳤다.

 

기자는 사무실 오른편 베란다로 나가면서 탄성을 질렀다.

코발트색 바다에 황금색 햇살이 반짝였다.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를 가로지르는 길이 13.5㎞ 베이브리지가 눈앞에 보인다.

보통 회사라면 중역 사무실이 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곳은 달랐다.

직원용 바(bar)라고 했다.

직원들이 회의도 하고 식사도 한다.

이곳에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우스가 탄생했고, 삼성전자의 LCD 모니터 디자인이 나왔다.

아모레퍼시픽과 SKT, LG도 여기에 디자인을 의뢰했다.

CEO 팀 브라운(Brown)은 청바지와 T셔츠 차림이었다.

그에게 왜 기업들이 아이데오에 열광하느냐는 질문부터 던졌다.

그는 "우리는 재무, 회계, 마케팅 시각으로 기업을 해부하는 MBA와 달리 인간을인류학적 관점에서 연구한다"고 말했다.

P&G도, MS도, 삼성도, SKT도 모두가 찾아가는 곳. 

천장엔 자전거가 매달려 있고 회의는 바다가 보이는 bar에서… 

예쁘게만 보이는 디자인은  더이상 디자인이 아니다.

역사학, 건축학, 엔지니어링 전공자들이 머리와 가슴으로 만든 명품  세상을 바꾼 혁신은 부둣가 창고에서 그렇게 태어나고 있었다. 

아이데오는 곧 아이디어다.

 


▲ 전세계 '이노베이션 공장'이라 일컫는 아이데오의 사무실엔 자전거가 사무실 천장에 높이 걸려있다.

한 직원이 장난삼아 통근용 자전거를 천장에 걸어놓았는데, 이게 전통으로 굳어졌다.

창의성을 강조하는 사풍(社風)에서 가능한 일이었다. / 아이데오 제공

 

'전세계의 이노베이션 공장'으로 일컬어지는 아이데오(IDEO)의 본사는 실리콘밸리의 심장부인 팔로 알토(Pal o Alto)에 있다.

그러나 아이데오 측은 기자에게 샌프란시스코 사무실 방문을 권했다.

아이데오의 특징을 더 '맛나게'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팀 브라운(Brown) 사장도 이곳 지사장 출신이다.

이 회사는 전세계에 8개의 사무실이 있지만 직원은 500명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P&G, 펩시콜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줄을 지어 찾아온다.

P&G의 앨런 래플리(Lafley) 회장은 이노베이션의 비결을 찾기 위해 전 임원을 아이데오의 캘리포니아 사무실로 보내 하루 동안 몰입 교육을 시키기도했다.

아이데오는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질렀기에 이렇게 유명해졌나?

아이데오의 디자이너 3명이 기자에게 성공 사례를 설명해 주었다.

크리스틴 헨드릭슨(Hendrickson), 다나 조(Cho), 선진 량(Ryang)이다.

모두 디자이너라는 명칭으로 부르지만, 경력은 다 달랐다.

각각 마케팅과 건축학, 역사학을 전공했다.

미대를 나온 사람만 디자이너가 된다는 상식을 깨는 아이데오의 창의력 양성 노하우를 여기서도 엿볼 수 있다.

 


▲ 샌프란시스코 베이와 연결돼 있는 베란다.

직원들은 바다를 바라보며 회의를 하거나 휴식을 취한다.

바다 건너편이 오클랜드다.

사진 오른쪽은 주방이다.

일하는 중 주방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해 먹을 수도 있다. / 아이데오 제공


3명의 디자이너는 먼저 일본의 자전거 부품 업체인 시마노(Shimano)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시마노는 2005년에 고민을 들고 아이데오를 찾아왔어요. 한때 1억6100만 명에 이르는 미국인이 자전거를 탔지만, 사람들이 갈수록 자전거를 외면하고 있다는 고민이었죠. 곧장 건축·기계공학·마케터 등의 배경을 가진 아이데오 직원 5~6명이 한 팀이 됐고, 이들은 자전거 판매점과 자전거 시장에 나갔습니다. 자전거 판매점원도 돼보고, 소비자 입장에서 자전거를 사보기도 했어요. 50명 소비자를 집중 인터뷰하기도 했습니다.

결론은 '소비자들이 자전거를 싫어한다기 보다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자전거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린 시절 자전거를 타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자전거 점포에 가 보면 새로운 기어 등 처음 들어보는 옵션을 설명하는 점원들뿐이었다는 것입니다. 자전거를 통해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염두에 없었던 겁니다."

현장 관찰에 이어 팀원들의 브레인스토밍이 끝없이 이어졌다.

토의 끝에 팀원들이 제시한 아이디어는 단순하고, 편안하고, 전통적인 디자인이면서 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이었다.

새 자전거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우선 허리를 깊이 숙이지 않고 편하게 탈 수 있도록 핸들을 높였고, 올라 타기 쉽게 크로스바는 낮췄다.

기어는 수동이 아니라 자동으로 고쳤다.

소비자들은 기어 변환을 귀찮게 여기고 있음을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기어 몸체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청바지에 기어의 기름이 묻을 걱정이 사라졌다.

브레이크는 손으로 작동할 필요가 없이 페달을 뒤로 돌리면 걸리도록 했다.

 


▲ 세계적인 자전거 부품회사 시마노가 아이데오와 협력해서 새로운 자전거 모델을 내놨다.

사진 속 자전거는 시마노 제의로 만들어진 트렉(Trek)사 제품이다.

페달을 뒤로 돌리면 브레이크가 작동되고 예전보다 핸들이 높아졌다.

시마노는 랄레이(Raleigh), 트렉(Trek) 등 세계 대형 자전거 제조회사들에 새 모델을 제안했고, 최근 1~2년 사이에 신제품들이 나왔다.

다나 조 씨는 "이 새로운 디자인의 자전거는 전세계로 확산 중"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사례는 쇼핑카트다.

지난 2000년 미국 ABC의 인기 뉴스쇼 프로그램인 나이트라인(Nightl ine)은 아이데오를 상대로 색다른 실험을 했다.

쇼핑센터에서 사용하는 카트(cart)를 5일 만에 아주 새롭게 디자인해 달라고 주문한 것.

그날 아이데오의 엔지니어와 산업디자이너, 심리학, 건축학, 경영학, 언어학, 생물학을 전공한 직원들이 팀원으로 선발됐다.

이들은 그날로 매장에 가서 직접 고객이 돼 보고, 매장 직원들을 인터뷰했다.

다시 돌아와 한 일은 브레인스토밍.

새로운 카트는 상상을 깨뜨렸다. 새 카트는 여섯 개의 바구니를 끼워 넣을 수 있도록 개방 구조로 만들었다.

카트를 세워놓고 바구니만을 들고 매장 이곳 저곳을 다닐 수 있도록 한 배려였다.

롤러 코스터와 유모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카트에어린이 의자도 만들어 넣었다.

컵 홀더 두 개를 달고, 카트를 옆으로 밀 수 있는 뒷바퀴도 달았다.

방송이 나간 뒤 아이데오 전화기는 불이 났다.

미국 전역의 사업가들로부터의 걸려온 문의 전화였다.

 

■ T자형 인재가 경쟁력의 원천

 

 

작은 거인(巨人) 아이데오가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팀 브라운 사장은 경쟁력의 원천은 '사람'이라고 했다.

"우리가 원하는 인재는 전문가임과 동시에 보다 인간을 두루 이해하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이를 'T자형 인재'라고 부릅니다. 전문적인 디자인 기술에 머물지 않고, 인간에 대한 다양한 교양을 지니고, 또 이를 종합할 수 있는 능력까지 있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 아이데오의 이노베이션 방법론을 요약하면 무엇인가요?

 

"인류학적 접근 방법입니다. 인간지향적인 접근 방식이라고도 하지요. 그래야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올 수 있습니다. 맥킨지나 BCG 같은 컨설팅 회사는 재무나 회계, 마케팅 등 MBA(경영대학원)의 시각으로 기업을 해부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소비자들이 기업과 상품을 바라 보는 시각 그 자체를 추구합니다."

 

인류학적 접근은 관찰에서 시작한다. 남태평양 문화를 연구한 마가렛 미드 등 문화인류학자의 눈으로 보는 것을 말한다.

아이데오의 창업자 톰 켈리(Kelly)는 저서 '이노베이터의 10가지 얼굴(The ten faces of innovation)'에서 인류학적 관찰 방법을 이렇게 설명한 적이 있다.

 

"만약 기차역에서 청량음료를 더 팔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려면 기차역에서 서성거리는 잠재 소비자들을관찰해야 한다. 문화인류학적 시각으로 살핀다면, 대부분 사람들이 플랫폼에 서서 고개 너머로 음료수 매점을 바라보고, 손목시계를 바라보다가 기차가 들어오는지 살피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승객들이 뭔가 마실 것을 사고 싶은 욕망과, 기차를 놓치고 싶지 않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한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다. 그렇다면 청량 음료 판매대 옆에 커다란 시계를 갖다 놓는다면? 승객들은 시계도 보고 동시에 음료 판매대로 볼 수 있다. 결국그 기차역의 음료 매출이 상승한다."

 


▲ 미국 ABC방송에서 의뢰해서 나온 쇼핑카트. 6개의 바구니를 카트 안에 끼워넣을 수 있게 했다.

 

■ "가장 중요한 것은 세상을 관찰하고 사람을 이해하는 일"

 

- 앞으로 아이데오는 얼마나 커질 것으로 보시나요?

 

"몇 년 전만 해도 직원이 100명뿐이었습니다. 주문이 늘면서 지금은 어느새 500명으로 늘었어요. 우리 회사의 실적은 직원들의 능력에 의해 좌우됩니다. 지금도 수백 개에 달하는 경영대학원(MBA)에서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지만, 우리가 찾는 T자형 인재를 찾기는 정말 힘듭니다. 이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디자인 스쿨은 굉장히 적고요. 우리는 성장보다는 성장을 일으킬 수 있는 직원을 구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아이데오의 입사 경쟁은 치열하다.

지난해엔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3000여 명이 지원서를 냈다.

아이데오는 대학이나 대학원을 갓 졸업한학생이 아니라, 관련 업종에서 실적을 낸 인재를 뽑는다.

 

 - 요즘 인재 시장에 나오는 비즈니스스쿨 졸업생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

 

"MBA는 경영 과정에서 돌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야 하고, 창의적으로 사업을 벌이는 것도 가르쳐야 합니다. 수학적 논리에 의한 의사 결정은 성공을 거두기 힘듭니다. 하지만 요즘 MBA의 커리큘럼도 많이 바뀌는 것으로 압니다. 교과 과정에 이노베이션 관련 내용이 늘어났습니다. "

 

 


▲ 삼성이 아이데오와 협력해서 만든 LCD 모니터.

공간을 잘 활용하고 고급 이미지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샌프란시스코, 팔로 알토, 시카고, 런던 등 전세계 500여명의 직원들 중에 MBA 출신은 소수에 불과하다.

대신 산업디자인, 건축학, 역사학, 엔지니어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팀원들이 나름대로의 배경을 바탕으로 관찰하고 의견을 내며 함께 프로젝트를 이끌어나간다.


팀 브라운 사장 본인 역시 MBA 출신이 아니다.

영국 왕립예술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했다. CEO가 되려면 MBA를 가야 하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자신을 가리키며 "나를 보라"고 했다.

 

- 디자인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 지식은 물론이고 인간의 본성을 공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요?

 

"세상을 잘 관찰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각자 어떤 점을 느끼는지를 잘 이해해야 하고요.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일입니다."

 

- 당신이 겪은 경험 중에서 인상 깊었던 것을 꼽으라면?

 

"최근 몇 년간 강한 인상을 받고 있는 곳이 인도입니다. 첸나이, 뭄바이, 벵갈루루 등을 두루 다녔습니다. 많은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최근 수년간 인도 사회에 엄청난 이노베이션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시각적인 면에서도 볼 게 많습니다. 사원에 가 수천년 전에 만든 불상(佛像)을 보고 느낀 게 많았습니다. "

 

"그토록 공부시키면, 창조적 발상이 나올까요?" 

 

■ '아이데오'CEO 팀 브라운이 보는 한국 


아이데오는 한국에도 고객 기업이 많다.

팀 브라운 사장은 한국과 한국 기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 한국의 부모들은 자녀에게 방과 후 밤늦게까지 학원에서 수학, 영어 등 과외 공부를 시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저에게 딸이 있는데, 학교에서 물론 공부를 열심히 합니다. 하지만 방과 후에는 되도록이면 지적으로 탐구하고 각종 경험을 쌓도록 기회를 주려고 노력합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그대로 놔두는 거지요. 그래야 경험을 넓힐 수 있고 창의성을 기를 수 있습니다. 너무 타이트하게 아이들을 공부시키면 기존 사회 구조에 몰입되고 맙니다. 이미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교육 방법이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의 꽉 짜인 학업 위주의 교육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체제로의 변화를 말합니다."

 

- 한국 고객들도 많이 오나요?

 

"LG, 삼성, SKT, 아모레퍼시픽,현대카드 등과 일했습니다. 한국 기업의 특징은 대부분 한창 글로벌화되고 있는 중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많은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삼성 등 한국의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 회사들도 디자인 이노베이션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세계 공통의 현상입니다. 유럽, 미국, 아시아의 서비스 기업 모두가 디자인 이노베이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

 

- 한국 기업들에 느낀 점이 있다면?

 

"한국 기업인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에너지가 넘칩니다. 한국 기업인들은 이곳에 오면 큰 아이디어를 찾습니다. 또 다른 아시아 기업과 달리 아이디어가 있으면 그걸 바로 행동으로 옮깁니다. 중국 기업인을 만나보면 그들은 의외로 일본 기업이 아니라 한국 기업을 존경한다고 말하며 삼성 등 한국 기업을 따라가려고 합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한국 기업의 장점은 두 가지입니다. 스피드, 그리고 위험을 감수할 줄 안다는 것입니다."

 

- 한국 기업들에 조언을 한다면?

 

"기업들이 당면한 문제는 진짜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기업들이 직면한 문제는 매우 복잡합니다. 단순하게 뽑아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엔지니어, 마케터, 그래픽 디자이너 등이 모두 협업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

 

- 한국에도 지사를 차릴 계획이 있나요?

 

"누가 알겠습니까? 언젠가 열지 모르지요.(웃음)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외국 기업들이 아이데오를 찾아오는 것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이곳 캘리포니아가글로벌 시장을 연구하기에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한 한국 기업들의 요구가 많아진다면 (한국에 지사를 차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병원 대기실, 프라다 탈의실까지 바꿔버렸다 

 

■ '아이데오'의 서비스 디자인 

 

디자인의 영역은 상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병원·금융회사·통신회사 등 서비스 기업들이 고객을 만족시키는 방법을 찾는 데도 디자인이 필요하다.

이른바 '서비스 디자인'이다.

다만 결과물이 눈에 띄는 형태로 나타나는 상품 디자인과 달리 서비스 디자인은 결과물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요즘 학계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사례를 들어 보자.

2003년 미국의 대형 의료기관 카이저 퍼머넌트(Kaiser Permanente)는 서비스 개선 방법을 찾기 위해 아이데오를 찾았다.

아이데오 프로젝트 팀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상품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소비자(환자) 관찰이었다.

스스로 환자 입장이 돼서 병원 내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데오는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접수 창구나 대기실에서 엄청난 불편을 겪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어린이나 노인, 이민자들처럼 보호자가 필요한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할 경우 환자와 보호자가 서로 떨어져 있어야 하는 점도 문제였다.

환자 혼자 진찰실에서 반나체로 20~30분간 누워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따라 아이데오는 보다 편안한 대기실, 그리고 환자와 가족 3~4명이 함께 들어갈 수 있는 보다 큰 진찰실을 제안했다.

아이데오는 또 간호원들의 교대 근무 때문에 환자들이 겪는 불편도 눈여겨봤다.

A간호원에게 이미 "등이 아프다"고 했는데, 교대 근무로 새로 들어온 B간호원에게처음부터 다시 설명하는 것은 짜증나는 일이었다.

아이데오는 환자 정보를 인수·인계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을 제안했다.

1991년 '데이빗 켈리(Kelley) 디자인' 등 3개의 디자인 회사가 합병해서 아이데오를 설립할 당시엔 상품 디자인이 주축이었다.

그러나 아이데오는 점차 금융 상품 제안, 공공기관 캠페인, 의료 기관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디자인 개념을 넓히고 있다.

아이데오의 작품 중에는 명품 브랜드 프라다(Prada) 뉴욕 대형 매장의 드레싱룸도 있다.

이곳을 찾은 손님들이 옷을 입어보기 위해 드레싱룸에 들어가면 '매직 거울'을 만난다.

그곳에 장착된 카메라는 손님의 뒷모습을 촬영해 4초 뒤에 보여준다.

새 옷을 입은 자신의 뒷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뒤돌아서 거울을 향해 고개를 힘들게 돌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T자형 인재

 

특정 분야의 전문가임과 동시에 자신과 무관한 다른 분야까지 폭넓은 지식을 보유한 사람을 말한다.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공학박사 등이 대표적이다.

알파벳 T자 모양처럼깊이뿐 아니라 폭도 넓어야 한다는 의미다.

자기 분야는 잘 알지만 다른 분야의 일은 모르는 'I'자형 인재와 대비된다.

GE, 도요타, 삼성 등 세계적인 기업들은 T자형 인재를 핵심 인재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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