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갖고 있던 물건을 버리다 말고 문득, '내가 선택해서 산 물건을 왜 이렇게 버리고 있는 걸까?'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설마하니 내가 싫증을 잘 내는 사람이었던가!' '어째서 결국 버리고 말 물건을 이렇게나 많이 사들인 걸까?'하는 자책도 들었거요. 살 때는 그 물건이 정말 마음에 들고 좋아서 덥석 집어 들었을 텐데 말이죠. 앞날을 생각하지 않고 사니까 반년이나 일 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자신이 산 물건에 싫증 내는 거라고 생각해요."


"제게 심플한 생활이란 물건을 전부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건, 그리고 인생에서 소중한 인연으로 만난 물건들을 집 안 곳곳에 조금씩 놓아두는 데서 오는 만족감 같은, 그런 느낌이에요. 사는 데 꼭 필요한 물건이란 건 사실 뜻밖에 그리 많지 않아요."


어지럽혀진 방을 정리하는 일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선은 방을 어리럽히지 않는 것, 즉 '불필요한 물건을 갖지 않는'것이야말로 방을 깨끗하게 하는 본질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잘 알고 있다.


"우선 자신이 '소중히 다룰 수 있는 적당량'을 파악해야 합니다."


물건의 적당량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수납 상자를 최후의 수단'으로 인식해야 한다. 수납 상자를 쓰면 처음에는 물건을 구분해서 정리하다가도 결국은 안에 적당히 물건을 쑤셔 넣고 만다.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 있어도 살아가는 데 전혀 불편하지 않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전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온전히 몰두할 수 있는 생활이야말로 정말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물건이 많으면 아무래도 그것들을 관리하는 데 시간을 빼앗기게 되어서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없거든요. 그런 생활은 자신이 원해서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물건에게 지배당하는 생활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전 집에 있을 때만큼은 좋아하는 일에 100% 시간을 쓰고 싶거든요. 정말 즐거운 일이 아니라면 거기에 아까운 시간을 들이고 싶지 않아요."


"만약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물건을 버리기 전에 의식을 바꾸는 일부터 시작하면 좋을겁니다."


내게 필요한 물건인지 아닌지를 구분 짓는 경계선은 '일 년'으로 잡는다. 일 년 이상 사용하지 ㅇ낳은 물건이라면 필요 없는 물건으로 분류하고 과감히 버리는 것이 좋다.

만약 버리기가 망설여진다면 다시 한 번 확인 과정을 거쳐도 좋다. 버릴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물건을 수납장 안에 넣은 후 일 년간 사용하지 않고 지내보는 것이다. 만약 그 물건 없이도 생활하는 데 아무 불편이 없었다면 필요 없는 물건이라고 판단해도 무방하다.

이 과정을 몇번 반복하다 보면 나중에는 물건이 거의 남지 않는다.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건은 정말 몇 가지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 사실을 깨닫는 건 자신에게 달려 있다.

"알찬 생활을 하고 싶다면서 물건에 시간을 빼앗기는 건 어리석은 일입니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별시덥잖은 사이트를 드나드는 시간은 정말 아깝더라고요."

히지 씨는 자기 관리 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사람에게는 물건이 많은 것이 독일 뿐이라고 말한다.


'미니멀리스트가 뭘까?'하는 호기심에 조사하다가 보게 된 그들의 방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침낭에서 잔다' '짐은 여행용 트렁크에 들어갈 만큼만 갖는다' '홀가분하게 살기 위해 집은 소유하지 않는다'등등. 아즈키씨는 그들의 생활상을 알고는 '미니멀리스트는 굉장하구나!'하고 감탄하게 된다.

최소한의 물건만으로도 생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자, 정리하는 데도 속도가 붙었다.


"사 모은 물건들 중에서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것들을 차례대로 버렸더니, 나중에는 남은 것이 너무 적어서 놀랐어요. '정말로 소중한 물건이란 건 이렇게나 적구나!'하고 말이죠."


"집에 놀러 온 친구가 '목소리가 울려'하고 놀라 정도로 물건이 없어요. 거실뿐 아니라 어느 방이든 모두 그래요. 예전에는 물건으로 넘쳐나던 집이었는데 말이에요... 주위로부터 '불편하지 않아?'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 불편하기는 커녕 좋은 점투성이에요. 잃은 것이나 참고 있는 것은 정말로 하나도 없어요."


여러가지 스트레스에서도 해방되었다. 무엇보다 물건을 더 갖고 싶다는 욕구가 줄었다. 물건을 벌리수록 필요한 물건과 그렇지 않은 물건이 명학히 구분되는 까닭이다.


사고방식이나 삶에 대한 가치관은 다른 누구에게도 강요받아서는 안된다는 것.


물건을 줄이면 쓸데없는 행동도 줄고 자연스럽게 시간도 정리된다.


생활을 충실하게 하는 또 다른 기술은 '물건을 의인화'하는 것이다. 물건에도 생명이 있다고 생각하면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되고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줄일 수 있다.

그녀는 물건을 사용할 때마다 사용하도록 허락해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한다. 또 사용한 후에는 깨끗이 닦아서 원래의 자리로 돌려놓는 것도 잊지 않는다. .. 물건에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갖고 있는 물건을 오래 사용하기 위한 방법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물건드롤 넘쳐나고 있어요. 더 많은 물건들을 갖는 것과 최소한의 물건만으로 살아가는 것 중에서 어느 쪽을 택할지는 자신에게 달린 문제죠. 하지만 저는 아무것도 없는 쪽을 선택하는 편이 물건에 지배당하지 않고 마음 편한 나날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미니멀리스트로 살아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독일인들은 한번 집에 들여놓은 물건은 잘 관리하고 고쳐가며 오랫동안 사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일할때 입는 옷은 단순한 디자인의 티셔츠나 블라우스에 재킷으로 정해두었더니, 오늘은 어떤 옷을 입을까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또 자주 먹는 샐러드 드레싱도 간편하게 올리브오일과 소금으로 만들고 있다. 아키 씨는 만약 물건이 너무 많아서 버겁게 느껴진다면, 이렇게 생활을 조금씩 단순하게 바꿔보는 것도 좋다고 말한다.

퇴근 후에는 어린이집으로 아들을 데리러 간다. 저녁 식사는 아침에 미리 준비해놓기 때문에 잘라둔 채소를 볶고 생선을 굽는 정도로 간단하게 해서 먹는다. 아들을 재운 후에는 책을 읽거나 남편과 텔레비전을 보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아침에 집아일을 모두 끝내두었기 때문에 저녁 시간이 한층 여유롭다.


"방 정리 좀 해!"하고 말로 하는 편이 간편할지도 모르지만, 그보다는 '어떻게 바꾸면 족들이 스스로 정리할 수 있을까?'허고 머리를 짜내보는 거죠. 

그녀는 아이의 장난감 수납 상자에 사진으로 된 라벨을 붙여두었다. 아이가 원하는 장난감을 꺼내 놀기에도 쉽고, 놀고 난 후 스스로 정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욕실 옆의 수납공간은 수건과 속옸 등을 넣어두는 장소로 정하고, 남편에게는 사용하기에 편한 허리 높이의 선반을 전용 수납공간으로 정해주기도 했다.

가족 누구나 알 수 있도록 단순하게 물건을 배치하면 누가 해도 같은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정리에 효과적이다.


"도시에서 산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여러가지 정보가 쏟아집니다. 직장에서는 물론이고 그냥 거리를 걷기만 해도 무의식적으로 필요 없는 여러 정보들을 받아들이게 되죠."

집에 돌아와서도 물건이 넘쳐나면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를테면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을 때도 머릿속 또 다른 공간에서는 그 순간 눈에 띄는 물건에 신경을 빼앗기고 만다. 이렇게 하루를 마감하고 새로운 날이 시작되어도 또다시 수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시간에 쫓기는 흐름은 반복된다.


크리에이터들은 심플한 방에 사는 일이 많다고 들었는데, 저 역시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창조력을 위해서는 물건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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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길은 내게 잃은 만큼 얻고 버린 만큼 채워진다는 것을, 늘 선택을 강요받고 올바른 선택인지 아닌지 조바심 냈던 삶에 '정답'이란 없음을 가르쳐 주었다. 


작은 배낭 하나로 충분했던 그나르이 여행은 내게 사는 데 필요한 것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제일 먼저 일깨워주었다. 여행을 하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앟았던 생각은 '너무 많이 가졌다'는 것이다.

내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살아가는지, 그리고 집과 방을 채우고 있는 대다수의 물건들이 얼마나 쓸모없는 것인지를 말이다. 내 몸의 일부마냥 끌어안고 다녔던 배낭도, 그 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던 수많은 물건들도 사실은 전혀 쓸모없는, 지금 당장 버려도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물건이었음을 깨달으며 적지 않은 충격에 휩싸이기도 했다. 없으면 큰 일 날 줄 알았던 전기, 물 같은 것들도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졌다.

그런 생활이 익숙해지니 자연적으로 행복의 기준도 바뀌었다. 여행 전에는지는 대개 갖고 싶었던 물건을 손에 쥐게 되었을 때 행복했었다. 행복의 유효기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사고 싶고 갖고 싶은 것은 넘쳐났으므로 돈만 있으면 언제든 행복할 수 있었다. 그러니 행복은 자연스럽게 돈과 연결되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행복해지고 싶다는 것은 돈이 많았으면 좋게싿는 얘기였고, 돈이 필요하다는 것은 행복해지고 싶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여행을 마치고 난 후의 나는 더 이상 돈과 물질에 얽매이지 않았다. 나 스스로에게서 행복을 찾는 법, 무언가를 굳이 소유하지 앟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우고 돌아오니 그런 것들이 얼마나 하찮고 쓸데없는 시간 낭비엿는지 수도 없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31-32


여행은 내게.. 비워내지 못하면 새로운 것을 채워 넣을 수 없다는 것, 나는 비우고 버리는 연습이 많이 필요한 어리석고 나약한 인간이었다는 것도 깨닫게 해주었다. 그리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 나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법, 어딘가로 떠나지 않아도 여행할 수 있는 법, 삶에 대한 의지, 좋은 친구들, 가족의 소중함, 사랑, 삶의 가치 등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아직은 알지 못하는 수많은 것들이 시간이 흘러 어떤 형태로 내게 가르침을 줄는지도 기대된다. 

여행 중엔 많은 것을 잃고 또 많은 것을 얻는다. 잃는 것 중에 절반 이상이 살면서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것들이지만 얻는 것 중에 거의 대부분은 살면서 힘이 될 만한 것들이다.  33


Q. 하던 일을 접고 훌쩍 떠났을 때 두려움은 없었나요? 돌아온 뒤의 불안함 같은 거?

A. 있었죠. 그러나 그때는 떠나고 싶다는 목마름이 더 커서 두려움이나 불안함이 그리 크게 느껴지진 않앗어요.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긍정의 자기합리화였을 수도 있겠지요.

Q. 후회하지 않아요? 그때 떠나지 않으면 포기하지 않아도 될 것들에 대해.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똑같은 결정을 할 수 있을까요?

A. 그다지 많은 것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포기하로 할 만한 게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포기했다고 한다면,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왔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아요.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저는 똑같은 결정을 할 것 같아요.

Q. 스물아홉은 긴 여행을 떠나기엔 너무 늦은 나이 아닐까요?

A. 하고 싶은 때가 할 수 있는 때라고 생각해요. 떠나지 못하는 건 아마 떠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닐까요? 이것 때문에 안 되고 저것 때문에 안 되는 건 순전히 자기가 만든 룰이잖아요.  39


이제 여행을 시작한 지 겨우 3일이 지났다. '어디서 잘지, 무엇을 먹을지, 어디로 갈지'만을 생각하며 정신없이 돌아다니니 정작 내가 왜 이곳으로 떠나왔는지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떠남의 갈증이 해소되고 나니 또 다른 허무함이 찾아왔다. 그저 '떠나라'는 마음속의 외침에 충실하고 싶었지만 여행으로 인해 많은 것들을 놓치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은 항상 나를 괴롭혔다. 게다가 이곳 인도는 자꾸만 나를 지치고 힘들게 만들어싿. 맘 편하자고 여행을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상식조차 통하지 않는 답답한 생활을 도저히 즐길 수가 없었다.  63


바쉬쉿(vashisht)은 마날리에서 4km정도 떨어진 유황 온천으로 유명한 작은 마을이다.

인도 여인들은 탕 안에서 머리를 감고 때를 밀고 세수를 하고 이를 닦았다. 탕속의 물로 빨래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나는 아직 탕 속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몸을 꿈쩍할 수가 없었다.

'겨우 며칠 안 씻는다고 죽지는 않는다.'고 위로하며...

탕속의 풍경은 며친 전과 다르지 않았다. 달라져 잇는건 오로지 나 자신뿐이었다.

옷을 벗고 탕 속에 들어갔다. 

절대로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던 이 낯선 풍경이 몸에 찬기가 덜어질수록 서서히 익숙해져갔다.

이제는 물에 뭐가 섞여 있는지, 깨끗한지 아닌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저 따뜻한 물이 끊임없이 나온다는 사실이 고맙고 또 고마웠다.  68-73


'아, 드디어 서른이다.'

뭔가 달라진 공기를 느껴보려 폐 깊숙이 숨을 들이켜 봤지만 별다를 게 없었다. 어제도 그제도 똑같앗던 공기였고 일상적인 아침이었다. 

아무런 준비 없이 다자고짜 서른이 주는 의미에만 매달려 있던 내가 아무런 변화를 눈치 채지 못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왜 그렇게 그 나이에 집착했던 걸까. 무작정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걸까, 특별한 서른을 맞이하겠다며 떠나온 나는 무엇을 기대했던 걸까. 서른이 되면 무언가가, 정말 막연히 그 무언가가 달라져 있을 거란 기대가 여지없이 무너졌다.

스스로가 변하거나 노력하지 않으면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85


평범한 일상들이 길 위에선 조금 더 특별해지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렇게 여행을 좋아하는 걸까? 지티고 힘들기만 했던 일상을 떠나 그것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 일이였는지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해주고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북돋아주는 일, 그것 또한 여행의 몫이리라.  90


푸쉬카르에서 머문 3일 동안 내가 한 일이라고는 걷고, 카트에 앉아 책을 읽고, 공연을 보고 일몰을 본 게 전부다. 무언가에 쫓기듯 이동했던 인도에서 처음 맛보는 휴식다운 휴식이었다. 급할 게 뭐가 있다고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그렇게 떠돌았던 걸까. 인도가 싫고 인도사람이 싫다며 투덜거리기만 했던 내게 '생각했던 것처럼 행복한 여행이 아니어서 싫고, 좋은 것만 기대했던 네가 싫었던 것은 아니었나?' 되물었다.  97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나의 일상에서 다른 사람들의 일상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굳이 남의 일상에 들어와서 무언가를 느끼고 감동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닐 테다. 다시 내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그들과 함께 했던 또 다른 일상을 추억하며 행복에 젖는 것, 여행자의 몫은 여기까지가 아닐까.  125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매한가지다. 단지 생김새가 다르고 풍습과 문화가 다르다며 신기하게만 생각하고, 특이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 막연하게 기대했던 내 바보 같은 생각이 문제였다.  186


햇살이 눈부셔 눈을 감고 있던 그때, 바람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곧이어 발끝을 간질이는 바다 소리가 들리고 자갈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들렸다. 멀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이파리 소리와 풀벌레 소리도 들려왔다. 순간 생각지도 못했던 소리들에 놀라 눈을 번쩍 뜨고 주위를 둘러봤다. 소음에 익숙했던 내 귀가 처음으로 자연의 소리를 감지했던 것이다. 아무것도 달라진게 없었다. 여전히 작은 해변에 누워 있는 내가 전부였다. 이렇게 큰 소리를 지금껏 왜 듣지 못했던 것일까. 

나는 다시 누워 눈을 감앗다. 그리고 자연이 내는 경이로운 소리들을 마음으로 끌어당겼다. 파도를 생각하면 그 소리만 크게 들렸고, 바람을 생각하면 파도 소리가 페이드아웃 되고 바람 소리만 다가왔다. 신기하고 놀라운 경험이었다. 내가 무언가를 듣고자 하면 들렸고 듣길 원하지 않으면 또 들리지 않게 됐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텅 빈 상태가 됐다. 무중력 공간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기분, 이런 게 자유가 아닐까 싶은 편안함을 느꼈다.  200-203


자연이 주는 넉넉한 풍요로움을 감사히 받아들이고 다음 세대도 이 축복을 공유할 수 있도록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 어쩌면 그것은 여행자로서 제일 먼저 깨닫고 실천해야 할 일일는지 모른다. 잠시 머물다가 떠나는 여행자는 물론, 인생이라는 여행길을 걸으며 지구에 잠시 머물다 가는 우리 모두에게도.  212


인도에서도 네팔에서도 태국에서도 보았고 우리의 시골에서도 본 풍경들이지만 캄보디아의 풍경은 유독 슬퍼 보였다. 유난히 붉은 길, 그 길 위에 맥없이 떨어지던 붉은 태양. 마른 먼저를 피워내며 달리는 차에서 바라 본 불투명한 풍경들이 마치 오래된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았다. 아주 슬프고 가슴 아픈 영화의 한 장면. 가끔씩 울컥 쏟아져 나오려는 눈물을 참아 내느라 여러 번 거친 호흡을 걸러 냈지만 주책없게 한두 방울이 흘러 나왔다.

여행을 시작하고 나서는 부쩍 눈물이 잦아졌다. 절대로 남들 앞에선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내가 인도사람들과 싸웠다고, 파도소리가 너무 아름답다고, 붉은 흙길이 슬프다고 사람들이 보거나 멀거나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으니 나도 내가 어색해 죽을 지경이었다. 약해 보이면 안된다고 그래서 남의 입에 오르내리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옭아매던 동아줄이 여행을 하는 동안 어느샌가 느슨하게 풀어져버린 것 같았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참고 견디고 다지며 살아왔던가. 힘들고 냉정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하나씩 쌓아올린 벽, 그것이 나를 지키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지나고 보니 보호가 아니라 고립, 스스로를 가둬놓은 꼴이 되어버렸다.  222-22


세상 어디에도 슬픔만 존재하는 곳은 없다. 행복만 존재하는 곳도, 눈물만 존재하는 곳도 없다. 이렇게 적당히 고통과 상처가 눈물과 환희로 얼기설기 어우러지며 둥글게 굴러가는 것이다. 사람 사는 건 어디건 닮아 있다. 다시 한 번 그 모습을 확인하고 나니 마음이 놓여진다.  241-242


집에 도착해 내 방에 들어섰을 때 깔끔하게 정리된 침대와 깨끗한 이불을 보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매일 같이 잠자리를 구하느라 힘들게 걸었던 시간들과 더러운 시트에 우비를 깔고 자던 기억, 벼룩이 옮아 고생했던 기억들이 스쳐지나갔다. 이제 더 이상 고생스럽게 잠자리를 구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갈아입을 옷을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 이번엔 단정하게 접힌 깨끗한 수건들과 커다란 통으로 가득 채워 잇는 샴푸와 린스를 보고 또 가슴이 먹먹해져 버렸다. 매일 빨아 써야 하고 가끔 물이 안 나와 그냥 냄새나는 채로 말려서 써야했던 한 개의 수건, 불량식품처럼 줄줄이 매달려 있어 하나씩 잘라 썼던 일회용 샴푸, 돈 아끼느라 8개월 동안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린스, 이 모든 것이 너무 감격스러우면서 한편으로는 사치인 듯 느껴져 불편한 마음마저 들었다. 

물론 편리하기는 했다. 전기는 항상 연결되어 잇었고 언제든지 수도꼭지를 틀면 시원한 물이 쏟아져 내렸다. 수건은 넉넉했고 샴푸와 린스도 항상 가득차 있었다. 그런 일차원적인 문제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마냥 고맙기는 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당장 없어진다고 해도 문제 될 것은 없었다. 나는 엄마에게 그리고 가족들, 친구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엄마, 우린 너무 많은 것을 가졌어. 우리가 살면서 필요한 건 이렇게 많지가 않다고!" "동생아, 양치할 땐 물을 잠가라. 지구 반대편에선 물이 부족해 죽어가는 어린이들도 있다." "친구야, 또 뭘 산거야? 너 죽을 때 그거 다 짊어지고 갈래?"

그러나 한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물을 틀어놓고 양치를 하고 린스를 듬뿍 짜서 머리를 헹궜다. 다 먹지도 않은 찌개를 지겹다며 다른 것을 끊여 달라 잔소리를 하고 옷을 사야 된다고, 상한 머리칼을 다듬어야 된다고 엄마에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편리한 생활은 그렇지 않은 생활보다 적응하기가 더 쉽고 빨랐다.  301-302


물질과의 여행이 아니었다. 마음과의 여행에 필요한 물건은 그리 많지가 않다. 나는 여행을 떠나고서야 그것들을 느낀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꽤 많은 곳을 여행했고 가볍게 짐 꾸리는 데 도가 텄다고 생각했는데 장기 여행을 준비하며 나는 너무 많은 것들을 잊고 있었다.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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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남들보다 재미있게 살아라
    
    마음껏 웃음을 터뜨리면서 최상의 시간을 가지는 것보다 기분을 들뜨게 
    하고 기운을 솟구치게 하는 것이 없다. 
    가능한 이런 웃음을 생활화한다면 사는 동안 즐거움과 활력이 넘칠 
    것이다.
    wn1 - 재미있게 산다는 건 ..??
    누구나 재미있게 살고자 하지 않을까.. 
    그러나 현실의 벽은 즐거움을 잊어버리게 만들기도 하는것 같다.
    때론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살 수 있을지 생각을 해 본다.
    그때마다 늘 답이 나오는것도 아니고 비슷한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감정 상태에 따라 재미있는 것이 다를 수 있으리라.
    다시말하면 어떠한 상황이든 재미있게 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는 것 아니겠는가.!!
    늘 즐거울 수 없을지 모르지만 문득 재미에 대해 생각이 들때 지금 바로 
    재미있는것이 어떤것인지 찾아보는 것 부터 해 나가보자.
    
    2. 통찰력을 얻어라
    
    보려고 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며 자기 만족조차 얻지 
    못하는 공허하고 초라한 삶을 살게된다. 
    통찰력은 우리가 자신의 내면을 살피고 
    그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렴풋이나마 깨달을때 얻어진다.
    wn1 - 통찰력이란건 직관도 필요하다..그러기에 지식도 필요하다 거기에 지혜가 함께하면
    꿰뚫어 볼 수 있는 힘이 생기는데... 통찰력을 그리 해석하고 싶다.
    물론 통찰력에 대한 의미로는 지식이나 지혜가 필요 없어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건 사유의 깊이가 있는 사람이 가능할 것이고, 
    일반적이라면 어느정도 이상의 직관 지식 지혜들이 필요하다.
    쉽게 말해 어떠한 일에 오랜기간의 경험과 결과가 있는 사람은 경험없이 접하는 사람의 
    말을 듣는것만으로도 문제점이나 과정...그리고 결과까지도 그려볼 수 있게 된다.
    통찰력이란건 ..꼭 경험이 많아야 할 필요는 없을지 모르지만 ..그러한 것들이 모여 자신에게
    통찰력을 가지게 할 것이다.

 
    3.깊이를 얻어라
    
    통찰력으로 최선의 나를 발견한다면 깊이로는 최고의 신을 발견한다.
    궁극적으로는 지혜가 다가와 우리를 껴안으며
    통찰력과 깊이가 하나임을 보여준다.
    wn1 - 깊이는 '사유'에 의해 깊게 만들 수 있다.
    고대 철학자들은 이런 사유를 통해 많은 것들을 깨달을 수 있었고, 
    스스로 내린 좋은 결론에대해 스스로 비판까지 해가면서 정말 옳은지에 대해서도 고찰하였다.
    그렇기에 자신의 신념을 위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었고 스스로도 부끄럽지 않았을 것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역시도 그들까지는 아니어도 그들처럼은 하려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깊이는 점점더 깊어 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근래 인문학과 철학 책을 보면서 책을 읽엉낸 권수가 아닌 문장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들을 가짐으로 더 나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4. 도피처를 마련하라
    
    혼란스럽거나 부담스런 상황에 이르면 도피의 문을 연다.
    한계에 부딪혔다는 생각이들면 과감하게 떠나라. 
    그리고 돌아와도 괜찮을때까지 자신만이 즐겨찾는 도피처에서
    돌아오지마라. 
    자신의 영혼을 달래주고 채워주는 곳으로 멀리...
    wn1 - 여기서의 도피처는 문제가 생겼을때 해결을 하는것보다 도피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리라.
    여러가지 것들로 스트레스등을 받을 때 정리해 볼 수 있는 도피처를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5.매일 밤 글을 써라
    
    하루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위대한 침묵을 통해 자기 반성을 하고 그 느낌을 글로 쓴다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다.
    wn1 - 아무리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도 그것을 글로 표현하라고 하면 당황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다시 말하면 말은 하겠는데, 그걸 정리해서 쓰는 것은 매우 어렵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말을 한다는 것은 쓸 수 있다는 것인데.. 막상 써보라는 말을 들으면 스스로 
    정리가 안된다고 단정지어버리게 되어 쓸 수 없게 되는것이다.
    이것은 쓰는 연습을 해보지 않아서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형식없이 무엇이든 써보는것만 으로도 정리하여 쓰는것에 어려움을 덜 가질 수 있으며,
    써봄으로 더 생각을 체계적으로 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것이다.
    나 역시도 이렇게 쓰고 있다..
    솔직히 정리해서 쓰지 않는다. 생각나는대로 쓰고 있다...
    시간이 지나 글을 보면 매우 부끄럽기도 하다...
    하지만 그때보다 지금쓰는것은 더 나아지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너무 막연해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 스스로 봐도 조금씩은 나아지는것을 느낀다.

    
    6. 자신의 직업에 대해 생각하라
    
    내 직업에 영향을 준 고마운 사람에 대해서 생각하고 
    자신의 직업에 감사하는 마음을가져야 한다.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다른 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 본다.
    wn1 - 정말 지금의 내 직업이 즐거움을 주나?
    난 아직 모르겠다..??????
    감사한가? 그건 감사하다... 하지만 즐거운지는 모르겠다. 
    허나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쩝 아니.. 그러네..



 
    7.재미있는 사람이 되어라
    
    다양한 친구들과 교제를 통해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여야 한다. 
    그리고 최고의 자아를 실현할수 있는 길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일이다. 죽는 날까지 자신을 교육시키자.
     wn1 - 재미있게 사는것과 재미있는 사람이 되는것은 어느정도의 연관성이 있지만 다르기도 한것 같다.
    재미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여러가지 준비도 필요한듯하다..
    물론 원래부터 재미있는 사람이라면 관계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재미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자신을 교육시키는 것도 필요한듯하다.
    우리는 누구나 평생 공부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재미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도 공부가 어느정도는 필요한듯하다.
    솔직히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재미없는 사람이며 재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공부해 보자..!!

    8. 잠시동안 혼자 살아라
    
    혼자 사는 생활은 일상의 끊임없는 욕구에서 
    한발 물러서는 여유를 가짐으로 평화와 고요의만족을 느낄수 있다. 
    제안이나 경계없이 우리의 인생에 접근할수 있도록하며 자아와 새로운 
    인생을 발견하게 한다. 
    그러나 혼자 사는 외로움과 스트레스 등도 알아야 함을..
    wn1 - 현재 혼자 살고 있다. 혼자사는 것에 장단점은 누구보다 잘 느끼고 있다.
    시간이 갈 수록 게을러져서 더 힘들기도 하지만..때론 더 즐겁기도 하다..
    무엇을 하든 즐거울 수 있다고 말한 1번에서 처럼.. 혼자서의 생활에서
    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도 한듯하다.

 
    9. 자신을 소중히 대하라
    
    자신을 소중히 대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 역시 소중히 대할 줄을 안다.
    wn1 - 절대적으로 공감된다.
    자신이 소중하면 타인이 그 누구라도 소중한 사람이어야 한다.
    물론 자신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느끼지 않겠지만..
    우리는 모두가 자기의 인생에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조연이 받쳐주지 않으면 빛을 발하기 어렵다.
    잠시 발할 수 있을지모르지만 길게 가기 힘들다.
    예전엔 TV를 봐도 주연만이 부각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주연만큼 빛나는 조연들이 부각되고 있다.
    그러 더해 그러한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필하는 사람들까지도 인정받고 존중받고 있다.
    그처럼 지금 나의 인생의 조연들에게 그들이 있어 자신이 더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에 고마움을 갖자
    그렇게 한다면 누구도 무시되어서는 안될 것이다...겸손하게 되는 길이기도 한듯하다
    
    10. 아무것도 잃을게 없다는 생각으로 살아라
    
    무언가를 잃는것보다 더 나쁜 것은 인생에 없다. 
    그러나 잃어야할 것을 잃고 나면 신비스런
    죽음이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인생으로의 비밀스런 준비도 
    있음을 알아야한다. 그리될때 인생을 보는 시각은 더크고 넓어지며 
    삶의 모든 부분이 전보다 더 신성하게, 더 재미있게 드러나고 사는 
    법을 알게 되지 않을까...
    
    wn1 - 내 사유로서는 아직 따라가지 못하는 것들중의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잃을게 없다.. 
    근데 아직도 때때로는 잃는것에 대한 두렴움을 가지고 있는 나를 발견할때가 있다.
    그렇다면 잃는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정상일까?
    솔직히 그건 아니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아직 잃는것에 대한 두려움은 존재한다.
    깊이가 필요할 듯 한것 같다..



wn1 - 지금 당신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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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짧아진 여덟 개의 손가락을 쓰면서
사람에게 손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되었고
1인 10역을 해내는 엄지 손가락으로 생활하고 글을 쓰면서는
엄지손가락을 온전히 남겨주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눈썹이 없어 무엇이든 여과 없이 눈으로 들어가는 것을 경험하며
사람에게 이 작은 눈썹마저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알았고
막대기 같아져 버린 오른팔을 쓰면서
왜 하나님이 관절이 모두 구부러지도록 만드셨는지,
손이 귀까지 닿는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습니다.


온전치 못한 오른쪽 귓바퀴 덕분에 귓바퀴라는게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나님이 정교하게 만들어주신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잠시지만 다리에서 피부를 많이 떼어내 절뚝절뚝 걸으면서는
다리가 불편한 이들에게 걷는다는 일 자체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건강한 피부가 얼마나 많은 기능을 하는지,
껍데기일 뿐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피부가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남겨주신 피부들이 건강하게 움직이는 것에 감사했으며
하나님이 우리의 몸을

얼마나 정교하고 세심한 계획아래 만드셨는지 온몸으로 체험했습니다.
그리고 감히 내 작은 고통 중에
예수님의 십자가 고통을 백만분의 일이나마 공감할 수 있었고,
너무나 비천한 사람으로, 때로는 죄인으로,
얼굴도 이름도 없는 초라한 사람으로 대접받는
그 기분 또한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지난 고통마저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그 고통이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남들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할 가슴이 없었을 테니까요.

그 누구도, 그 어떤 삶에도 죽는게 낫다라는 판단은 옳지 않습니다.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 장애인들의 인생을 뿌리째 흔들어놓는
그런 생각은, 그런 말은, 옳지 않습니다.
분명히 틀렸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추운 겨울날 아무런 희망 없이 길 위에 고꾸라져 잠을 청하는 노숙자도,
평생을 코와 입이 아닌
목에 인공적으로 뚫어놓은 구멍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 사람도
아무도 보는 이 없는 곳에 자라나는 이름 모를 들풀도,
하나님이 생명을 허락하신 이상
그의 생명은 충분히 귀중하고 존중받아야 할 삶입니다.


"저러고도 살 수 있을까...?"

네...이러고도 삽니다.
몸은 이렇지만 누구보다 건강한 마음임을 자부하며,
이런 몸이라도 전혀 부끄러운 마음을 품지 않게 해주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이런 몸이라도 사랑하고 써주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에 감사드리며...
저는 이렇게 삽니다.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 이지선, '지선아 사랑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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