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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6.27 완벽한 날들 - 메리 올리버 마음산책 2013 03840




- 습관, 다름, 그리고 머무는 빛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요한 일보다는 사소한 일에 습관적으로 행동할 때가 많다. .. 습관은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기보다는 우리를 지배한다고 볼 수 있다. 28

다름과 기발함은 달콤하지만, 규칙성과 반복 또한 우리의 스승이다. 29

우리 삶의 양식은 우리를 보여준다. 우리의 습관은 우리를 평가한다. 29

- 개 이야기
어떤 것들은 불변의 야생성을 지니고, 어떤 것들은 온순하게 길들여진다. 호랑이는 야생적이다. 코요테, 올빼미도 그렇다. 나는 길들여졌고 여러분도 그렇다. 야생적인 것들이 변하는 경우도 있지만 겉보기에만 길들여진 것이지 진짜 달라진 건 아니다. 54-55

자유로이 뛰어다니는 개들이 나무라면, 평생 목줄에 묶여 얌전히 걸어 다니는 개들은 의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개들은 인간의 소유물 인생의 장식품밖에 안 된다. 그런 개들은 우리가 잃어버린 광대하고 고귀하고 신비한 세계를 상기시켜주지 못한다. 우리를 더 상냥하거나 다정하게 만들어주지 못한다.
목줄에 묶이지 않은 개들만 그걸 해줄 수 있다. 그런 개들은 우리에게만 헌신하는 게 아니라 젖은 밤이나 달, 수풀의 토끼 냄새, 질주하는 제 몸에도 몰두할 때 하나의 시가 된다. 58

- 완벽한 날들
몇 해 전, 이른 아침에 산책을 마치고 숲에서 벗어나 환하게 쏟아지는 포근한 햇살 속으로 들어선 아주 평범한 순간, 나는 돌연 발작적인 행복감에 사로잡혔다. 그건 행복의 바다에 익사하는 것이라기보단 그 위를 둥둥 떠다니는 것에 가까웠다. 나는 행복을 잡으려고 애쓰지 않았는데 행복이 거저 주어졌다. 62

- 에머슨 : 서문
문학의 최고 효용은 제한적인 절대성이 아니라 아낌없는 가능성을 지향한다. 문학은 답을 주기보다는 의견, 열띤 설득, 논리, 독자가 자신과의 싸움이나 자신의 곤경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것은 에머슨의 핵심이다. 그는 곧장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주제의 모든 면에서 어슬렁거린다. 친절한 몸짓으로 제안을 하고, 우리에게 문을 열어주며 우리 눈으로 직집 보라고 말한다. 그가 완강히 주장하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우리 스스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삶의 진수니까. 삶의 문제들에 대해 숙고하는 것, 정원에서 잡초를 뽑거나 소젖을 짜면서도 생각에 집중하는 것. 78

품위를 잃은 글은 중요성을 잃는다. 더욱이 영감을 주면서도 절도를 지키는 글을 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에머슨의 요령(비하의 의도를 담은 표현은 아니다)은 글의 소재는 ‘사물들’이면서도, 주제는 개념적이고 눈에 보이지 않으며 희미한 빛에 지나지 않지만 예리한 직관의 눈빛이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그는 평범한 말에 놀라운 관념을 결합했다. 그는 이렇게 조언했다. “당신의 마차를 별에 매라.” “물방울은 하나의 작은 바다다.” “어리석은 일관성은 편협한 정신의 헛된 망상이다.” “우리는 표면들 위에서 살며 삶의 진정한 예술은 그 위에서 스케이트를 잘 타는 것이다.” “잠은 평생 우리 눈가에 머문다. 밤이 종일 전나무 가지에 머무는 것처럼 .” “영혼이 육체를 만든다.” “기도는 가장 높은 견지에서 인생의 사실들에 대해 숙고하는 것이다.” 이런 조언들을 들으면 그의 비범한 직관적 실천이 더 분명하게 이해되고 우리에게도 가능한 것처럼 느껴진다. 82

<일곱 박공의 집>
위대한 옛 소설들은 해가 갈수록 고풍스러워지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 탁월함이 빛을 잃어가는 건 아니다. 101

세상엔 몇 가지 이야기들밖에 없다. 사악함에 대한 이야기, 선에 대한 이야기, 사랑에 대한 이야기, 시간에 대한 이야기, 마법은 이야기하는 방식에 있다. 우리가 상상력을 통해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건 바로 표현력이니까. 그리고 그건 분명 모든 훌륭한 책들의 특별한 능력이다. 101

현 세기가 반짝거리는 새것이긴 하지만 우리는 무례한 호기심으로 옛 책들을 대해선 안 된다. 그 책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비록 우리와 표면적인 차이점은 있지만 기이하거나 우리와 다르지 않고 바로 우리라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진정한 즐거움을 주는 이야기들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은 옛 희망과 명확성, 열정과 일탈, 자비와 심판을 나타내기에(문학은 숨김이 아니라 나타냄이니까) 공동서술의 일부이기도 하다. 102

가자미, 일곱
(가자미는 작고, 가시가 많고, 그리 중요하진 않지만 조화로운 물고기다)
세상에 시작하고 전진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연필은 없어. 우선 많이 쓰는게 최선이야.
어조가 틀리면 아무것도 맞는 게 없어.
마음의 무기력함은 글의 무기력함이 되지.
태양도 작업 스케줄이 있어. 눈도, 새들도, 초록 잎사귀도. 너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문장이 아무리 교묘해도 화를 숨길 수는 없어.
어떤 글은 한옆으로 제쳐놓고 잊어야 해. 어떠면 거기 소금과 후추를 더 쳐야 할 수도 있어. 아니면, 소금과 후추를 빼야 할 수도 있지.
말이 너무 많으면, 바른 말이라도, 시를 죽일 수 있어.
가끔 너는, 다른 무엇과도 다른, 달콤하고 전기가 통하는 듯한 창작의 나른함을 느낄 거야.
하지만 가끔은 예상했던 결과에 이르지 못한 실패를 견뎌야 해.
시는 바늘처럼 단순하든, 물레고둥 껍데기처럼 화려하든, 백합 얼굴 같든, 상관없어. 시는 말들의 의식(儀式), 하나의 이야기, 기도 초대, 아무런 현실감 없이 독자에게 흘러가서 마음을 흔드는, 진짜 반응을 일으키는 말들의 흐름.
무엇보다도, 일단 써봐. 노래해. 혈관을 흐르는 것처럼. 125-127


소위 문명시대로 불리는 이 시대의 위험성 중 하나는 이 영혼과 풍경, 우리 자신의 최고 가능성들과 우리의 창으로 보이는 경치의 관계를 충분히 인식하고 소중히 하지 못하는 것이다. 세상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만큼 우리에게도 세상이 필요하다. 은밀히, 친밀하게, 확실히. 우리에겐 종달새가 날아오르는 들판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새는 단순한 새 이상의 존재, 우주의 목소리다. 신성한 기쁨으로 충만한 힘찬 목소리. 물질 세계가 없다면 그런 희망은 산산조각 난다. 고갈된다. 야생의 세계가 없다면 그 어떤 물고기도 눈부신 빛을 발하며 물 위로 뛰어오를 수 없고, 그 어떤 사슴도 영원한 물처럼 부드러이 들판을 달릴 수 없다. 그 어떤 새도 날개를 펴고 자연의 계획까지도 넘어서는 자신감과 모험심과 용기를 품을 수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도. 139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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