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해설
알베르 카뮈(Albert Camus)가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에서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작인 <이방인>의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을 만큼 케인은 프랑스에서 가장 중요한 미국 작가 중 하나였다. <오디세이>나 <천일야화>도 당대의 싸구려 통속소설(pulp fiction)이었다. 하지만 근대적 학교 제도의 확립과 문맹률 감소로 인한 독자 대중의 확대, 윤전 인쇄기와 제본기의 발명으로 인한 서적과 신문의 대량생산, 여기에 우편 서비스와 철로를 통한 보급 체제의 확대로 인쇄 분야에 산업 자본이 유입됐고 그로 인해 서적의 각격이 적당하게 저렴해진 것은 19세기였다. <포스트맨>은 실존주의의 대표작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만큼 심미적 깊이가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하드보일드(hard boiled) 소설이다.
하드보일드 계열의 문학에 관한 비평문을 처음 쓴 에드먼드 윌슨(Edmund Wilson)은 1930년대와 1940년대 미국의 선정(煽情) 소설은 “전부 헤밍웨이에게서 유래했다.”고 말한다. 헤밍웨이는 1차 세계대전 중 또는 그 직후 성년이 되어, 전쟁 체험과 당시의 사회적 격변의 결과로 문화적 정서적 안정을 잃어버리고 가치관을 상실한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의 대표 작가다. 젊은 시절 케인의 위악적(僞惡的) 삶도 이런 관점에서 읽어야 한다. 1918년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1923년 귀국한 케인은 유년 시절부터 애인이던 메리 클라우와 결혼하고 1924년까지 세인트존스 대학의 언론학과 교수로 일한다. 1924년이 되자 케인은 월터 리프먼을 위해 <뉴욕 월드>의 편집부 기자로 비판적 칼럼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아내를 아나폴리스에 남겨 두고 혼자 뉴욕으로 이주한다. 뉴욕에서 그는 엘리나 티즈제카와 동거하면서 대여섯 명의 여자와 데이트한다. 후원자인 H. L. 멘켄의 “사랑은 여자들이 서로 다르다는 환상이다.”라는 주장에 대해 케인이 “사랑은 여자들이 정말로 서로 다르다는 발견이다.” 라고 주장하는데 이런 냉소적 인생관이 당대의 주류였고 <포스트맨>의 정서적 배경이다. <포스트맨>은 미국 출판업계 최초의 베스트셀러로 양장본, 문고판, 희곡, 영화와 오페라로 현재까지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오페라 극장의 위탁에 따라 콜린 그레이엄이 대본을 쓰고 스티븐 파울루스가 작곡하여 1982년 6월 17일 초연된 120분짜리 오페라에서 프랭크는 바리톤, 닉 파파다키스는 테너, 코라는 소프라노, 새킷은 베이스, 카츠는 테어였다. 171-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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