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교수의 책은 모두 읽어본건 아니지만 지승호씨와 인터뷰한 인터뷰집 '장하준, 한국경제 길을 말하다''나쁜 사마리아인들' 을 읽었었고, 세번째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더 나은 자본주의를 위해 그가 말하고 싶은 내용들은 담고 있다.
신자유주의 시대에 있어 자본주의를 주장하는 경제학자나 정치인들의 말을 무턱대고 막연하게 '그들이 맞을거다'라는 맹신을 버리고 이제는 우리도  하나하나 따져 보고 그것들이 진정 옳은지 그른지를 확인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학이라 하면 정말 그들만의 학문이고 그들만의 천국이라고 치부하면, 한국사람이 외국사람을 보면 '저 사람이 혹시나 나에게 말이라고 걸진 않을까' 지레 겁먹고 애써 피하려는 것처럼 경제학도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늘 당해야만 하고 잘못된 길인데도 잘못된 것인지 전혀 모르고 살아가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서문에서 말한다.
우리는 항상 그냥 내버려 두면 시장이 알아서 가장 효율적이고 공정한 결과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말을 들어 왔다... 우리는 또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 시장의 효율만 떨어뜨릴 뿐이라는 말을 들어 왔다... 한마디로 우리는 시장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시장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을 줄곧 들어 왔다.  12
자유 시장 정책 ... 이 정책을 신봉하는 사람들도 이런 조처들 때문에 사회가 더 불평등해지는 것과 같은 단기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더 역동적이고 부유한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이 정책들이 가져온 결과는 그들이 약속한 것과 정반대였다.  13
2008년 금융 위기를 기점으로 우리는 경제를 운영하는 방식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품게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전문가들 몫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14
경제에 관한 판단... 주요 원칙과 기본적인 사실을 알고 나면 상세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15
결정을 내릴 힘을 가진 사람들은 늘 상황이 아무리 불행하고 불공평해도 그렇게 된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고, 따라서 변화를 가져올 방법도 없다고 말한다. 경제 시민으로서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의 말을 믿고 그들의 결정에 희생되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17
이 책의 목적은 자본주의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고 어떻게 하면 더 잘 돌아가게 할 수 있는지를 독자들이 이해하도록 돕는 데에 있다.  17

그렇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이것은 특히나 한국 사람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이유는 우리의 교육방식에 대한 문제라고들 이야기 한다. 물론 교육 방식은 정말 잘못되었다.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려 하기보다는 생각을 없애는 훈련을 시키면서 그것을 '교육'이라 떠들어대고 있다. 
성인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한국의 교육은 잘못 되었다는것을.. 하지만 그것을 바꾸려 하는 사람은 아주 극 소수일 뿐이다. 
여기서도 사람들은 고민하지 않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장하준 교수가 말하듯이 사람들은 경제라고 하면 너무 크고 우리의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것이라 생각하고 생각자체를 닫아 버린다. 그렇게 하다보니 우리들의 천국이 아니라 '그들만의 천국'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욕하면서도 수긍하면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것은 정말 '자발적 복종' 이 아니겠는가..!!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은 입문서도 아니고 입문서 이상이기도 하다는 서문의 내용을 본 후이지만.. 챕터마다의 내용들이 너무 쉬워서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도 들고, 때로는 성인이라도 쉽게 이해하기 힘든 내용들도 들어 있었다.
책을 구성해 나가면서 팀을 이루어 조사하고 정리했다고는 하나 약간은 들쑥날쑥한 내용들이 보이는건 나만 그런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 책은 목적에 맞게 독자들로 하여금 자본주의에 대한 생각들을 좀더 확장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에는 동의하게 된다.

생각보다 재밌는 내용들도 있고 좀 딱딱하여 지루한 내용들도 있지만, 읽어보며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면 좋을 것 이라 생각한다.
책의 첫 페이지에 책을 읽는 7가지 방법(이 글 제일 아래에 있음)을 소개하는데 그 방법들에서 마음에 드는 하나 또는 두가지 정도만 읽어도 무방하리라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일곱번째 방법으로 읽었다.
그리고 읽으면서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와 내용들을 엮어내고 관계들을 파악해보면서 읽었다.


Thing 1. 자유 시장이라는 것은 없다.
시장이 자유로워 보이는 것은 단지 우리가 그 시장의 바탕에 깔려 있는 여러 규제를 당연한 것으로 여겨 규제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20
똑같은 시장을 놓고서도 각자 입자에 따라 느끼는 자유의 정도가 다른 마당에, 그 시장이 얼마나 자유러운지를 객관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유 시장처럼 보이는 시장이 있다면 이는 단지 그 시장을 지탱하고 있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여러 규제를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런 것일 뿐이다.  22
시장의 경계가 모호하며 객관적으로 결정할 방법이 없다는 시살을 인식하면, 경제학이 물리학이나 화학 같은 과학이 아니라 정치적 행위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연구하는 대상의 경계를 과학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면 그것은 과학적 연구라고 할 수 없다.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시장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이유를 들어 특정 규제의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그 규제를 통해 보호될 권리들을 부정한다는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 표명에 불과하다.  30

Thing 2. 기업은 소유주 이익을 위해 경영되면 안 된다.
주주들이 법적으로는 기업의 주인일지는 몰라도 그들은 기업의 이해 당사자 중에서 가장 손쉽게 빠져나갈 수 있고, 기업의 장기 전망에 가장 관심이 없는 집단이다.
주주들을 위한 기업 경영이 결국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33
PLC(public limited company), LLC(limited liability company), Ltd(limited company)...
L은 유한 책임(limited liability)을 줄인 유한의 머리글자이다.
유한책임을 가리키는 이 L 자가 근대 자본주의를 가능케 했다는 사실을 아는 독자는 아마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33
1980년대 들어 주주 가치 극대화 원칙.
이것은 주주들에게 얼마나 큰 이익을 안겨 주느냐에 따라 전문 경영인들의 보수를 정해야 한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주주들의 몫을 크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임금이나 투자, 재고, 중간 관리자 등의 비용을 무자비하게 삭감해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경영자들이 이런 식으로 행동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그들의 이익과 주주들의 이익을 동일시하도록 경영자들의 보수 가운데 스톡옵션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39
전문 경영인들과 주주들 간에 결성된 이 '비신성 동맹(unholy alliance)'은 기업의 기타 이해 당사자들을 착취한 자금으로 유지되었다.  40
이 모든 것은 장기적으로 기업에 해를 입힌다.  42
잭 웰치가 고백했듯이 주주 가치란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아이디어'이다.  46

Thing 3. 잘사는 나라에서는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을 많이 받는다.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의 임금 격차는 개인의 생산성이 달라서가 아니라 각 정부의 이민 정책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47
이들의 높은 생산성은 단지 역사적으로 축척해 온 다양한 제도들 덕분일 확률이 높다.  48
인도 뉴델리에서 일하는 버스 기사 람은 시간당 18루피를 받는다. 스톡홀름의 버스 기사 스벤의 시급은 130크로나로 2009년 여름 환율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870루피 정도 된다. 스웨덴의 버스 운전사는 같은 일을 하는 인도 기사에 비해 50배를 더 받는 셈이다.  48
스벤이 람보다 50배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간단히 말해서 보호주의 덕택이다. 자국 정부의 이민 통제 정책 덕에 스웨덴의 노동자들은 인도를 비롯한 가난한 나라의 노동자들과 직접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51
한 개인이 받는 임금은 그의 가치를 완전히 반영하지 못한다.
이민 노동자들로 쉽게 대체할 수 없는 부자 나라의 일부 시민들, 따라서 자신의 가치만큼 임금을 받는다고 할 수 있는 사람들마저 그들이 일하는 사회경제적 시스템 덕에 그만큼의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것이지 단순히 개인의 뛰어난 능력이나 근면성만으로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56

Thing 4.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
변화를 인식할 때 우리는 가장 최근의 것을 가장 혁신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57
가전제품은 집안일에 들이는 노동 시간을 대폭 줄여 줌으로써 여성들의 노동 시장 진출을 촉진했다.
옛것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되고 새 것을 과대평가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58
세계화의 정도(혹은 각국의 개방 정도)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이지 기술이 아니다.  68

Thing 5. 최악을 예상하면 최악의 결과가 나온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경제 제도는 사람들이 이기심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인정은 하되 인간의 다른 본성들을 모두 활용하고 사람들이 최선의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제도일 것이다.  70
자유 시장 경제학은 모든 경제 주체가 이기적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72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인간의 행동 동기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늘 자기 이익만을 쫓는다면 상거래에 속임수가 만연하고, 생산 라인이 너무 느려지는 등 세상은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런 전제를 기반으로 경제 구조를 설계하면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더 떨어진다는 점이다.  80

Thing 6. 거시 경제의 안정은 세계 경제의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인플레이션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면서 우리는 완전 고용이나 경제 성장 같은 중요한 문제에 충분히 신경 쓰지 못했다. '노동 시장 유연성'이라는 미명 아래 고용이 불안정해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불안해졌다. 1990년대 이후 인플레이션에 고삐를 매었음에도 성장률은 미미했다.  82
인플레이션이 낮아졌어도 우리는 대부분 진정한 경제적 안정을 맛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93
인플레이션은 장기적 안정, 경제 성장, 그리고 인류의 행복을 희생해서 금융 자산 보유자들에게나 유리한 정책을 추진하려는 사람들이 대중을 겁주기 위해 사용해 온 '무서운 망태 할아범'같은 것에 불과하다.  93

Thing 7. 자유 시장 정책으로 부자가 된 나라는 거의 없다.
개발도상국들의 경제 실적은 국가 주도의 발전을 꾀하던 시절이 그 뒤를 이어 시장 지향적인 개혁을진행할 때보다 훨씬 나았다. 어두운 과거 시절에 훨씬 더 빠른 성장과 지교적 고른 분배를 이루었고 금융 위기도 훨씬 적었다.
자유 무역과 자유 시장이라는 논거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영국과 미국을 포함하여 현재 잘살고 있는 나라들은 모두 보호 무역과 정부 보조 등을 통해 오늘의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95

Thing 8. 자본에도 국적은 있다.
점점 더 많은 자본이 '초국화'되어 가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초국적 기업들은 국적이 없는 기업이 되기보다는 사실상 해외 지사를 둔 '단일 국적 기업'으로 남아 있다.
최고 경영진도 일반적으로 본국 국적을 지닌 사람들로 채워진다.
경제적 이유에서 대개 본국의 공장과 일자리를 가장 나중에 없앤다.  109
진정한 초국적인 기업은 거의 없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여전히 대부분의 생산을 본국에서 한다. 특히 전략적 의사 결정이나 고급 연구개발 활동은 본국에서 이루어진다.  114
초국적 기업들이 자국 편향이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경제적인 것이다.  116

Thing 9. 우리는 탈산업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총생산에서 제조업 생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든 것은 대부분 제조업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의 가격이 서비스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지 제조업 생산량의 절대량이 줄어서가 아니다.
서비스 산업은 생산성이 증가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기 힘들다. 또 서비스 상품은 교역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서비스 산업에 기초한 경제는 수출 능력이 떨어진다. 수출에서 얻는 수입이 적으면 해외에서 선진 기술을 사들일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고 결국 경제 선장의 속도도 느려진다.  125
우리가 소득의 점점 더 많은 부분을 제조업 제품보다 서비스 구입에 사용하는 것처럼 느끼는 이유는, 우리가 소비하는 서비스의 양이 계속 늘어나고 제조업 제품의 양은 계속 줄어들기 때문이 아니라 서비스의 가격이 제조업 제품의 가격보다 상대적으로 점점 더 비싸지기 때문이다.  131
제조업 제품의 상대가격은 왜 떨어지는 것일까? 서비스업에 비해 제조업의 생산성이 더 빨리 향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132
이른바 탈산업화 현상은 제조업 부문의 급속한 생산성 향상에 따라 제조업 제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하락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134
나라가 경제 성장을 성공하든 실패하든 관계없이 탈산업화 현상은 나타날 수 있다.  135
부자 나라들의 대다수 국민은 그동안 상대 가격의 변화를 감안하면 부자 나라들의 생산과 소비에서 제조업 부문의 중요성은 그리 떨어지지 않았다.
특히 개발도상국이 산업화 단계를 건너뛴 다음 서비스 산업으로 번영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선진국에도 좋지 않지만 특히 개발도상국에는 대단히 해롭다.  141

Thing 10.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가 아니다. 
소득 분배가 극도로 불균등한 미국과 상대적으로 소득 분배가 고른 다른 선진국을 평균 소득만으로 비교해서는 사람들의 삶을 제대로 짐작하기가 어렵다. 이 불균등한 소득 분배 현상은 미국의 건강 지표가 좋지 않고 범죄율이 높은 원인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게다가 미국이 다른 선진국보다 같은 돈으로 더 많은 물건과 서비스가 싸기 때문이다.  143
미국에 실제로 가 보면 스위스나 노르웨이보다 훨씬 잘 살던데 무슨 소리냐..?
이런 인상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이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더 불평등하다는 데 있다.  145
미국이 세계에서 생활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 중의 하나라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한 나라의 평균 소득으로 구매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을 따지는 것보다 더 넓은 의미에서 생활수준을 측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나면, 소위 말하는 미국의 우월성을 상당히 빛을 잃고 만다.  152

Thing 11. 아프리카의 저개발은 숙명이 아니다.
아프리카의 저개발은 숙명이다. 나쁜기후, 적은 시장규모, 잦은 무력충돌, 천연자원이 너무 많아 게으르고 부정부패, 갈등, 갖춰진 제도가 없고, 좋은 문화도 없으며, 사람들은 근면, 저축, 협동이라는 것에는 관심도 없다고 말하는 그들의 말이 진실일까?
하지만 아프리카의 발목을 잡는다고 하는 구조적 요인들 중 대부분은 오늘날 부자가 된 나라들도 가지고 있던 문제들이다.
지난 30년 동안 아프리카의 정체를 불러온 진짜 요인은 이 지역 국가들이 추진하도록 강요받았던 자유 시장 경제 정책이다.  155 
1960년대와 1970년대 아프리카의 사하라 이남 지역의 1인당 소득 성장률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1.6% 정도였다. 오늘날 부자가 된 나라들이 산업 혁명기를 거칠 때 기록했던 성장률 1~1.5% 보다는  나은 수치이다.(대략 1820~1913년 사이)
최근의 정체가 '구조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160
구조적 요인들이라는 말은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내놓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162
1970년대에도 아프리카 국가들은 성장을 하고 있었다. 아프리카가 최근 들어 성장 실패를 경험한 주된 이유는 정책, 즉 구조 조정 프로그램이 강요한 자유 무역, 자유 시장 정책에 있다. 특정 자연 조건이나 역사적 배경이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169

Thing 12. 정부도 유망주를 고를 수 있다.
고르는 주체가 기업이 되었든 정부가 되었든 유망주는 항상 선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장 성공적인 경우는 기업과 정부가 협력해서 선택했을 때이다.  183

Thing 13.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든다고 우리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부자들을 위한 저책은 지난 30년의 세월 동안 성장을 가속화하는 데 실패했다. 따라서 부자들에게 더 큰 파이 조각을 주면 결국에는 전체 파이가 커진다는 트리클다운 이론의 첫 번째 단계는 설득력이 없다. 또 두 번째 단계, 즉 윗부분에서 창출된 보다 큰 부가 아래로 흘러내려 결국 가난한 사람들에게 스며든다는 이른바 트리클다운 현상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185
1979년부터 2006년 사이, 미국의 소득 순위에서 상위 1%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서 22.9%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소득이 상위 0.1%에 속하는 사람들은 더 득을 봤는데, 이들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79년 3.5%에서 2006년 11.6%로 세 배 이상 늘어났다.  193
문제는 그냥 시장에 맡겨 두면 상류층의 부가 밑으로 흘러 내리는 정도가 미약하다는 것이다.  195
상당한 양의 물이 밑으로 내려오기 위해서는 복지 국가라는 이름의 전기펌프가 필요한 것이다.  196
부자들에게 주어지는 더 많은 부가 사회 전체의 혜택으로 파급되게 하려면 국가는 각종 정책 수단(예를 들어 부자와 기업으 감세를 허용하는 대신 투자를 조건으로 제시)을 통해 부자들로 하여금 더 많이 투자하도록 해서 더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하며, 복지 국가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전 사회 구성원들과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97

Thing 14. 미국 경영자들은 보수를 너무 많이 받는다.
오늘날 미국의 CEO들은 1960년대 CEO들에 비해 10배를 더 받는다.
비슷한 규모와 실적을 올리는 다른 나라 회사 경영진들에 비해 미국 경영자들은 절대 기준으로 많게는 20배나 더 받는다. 
보수만 많이 받는 것이 아니라, 경영 부진에 대해서도 제대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  199
미국 CEO들과 노동자들의 평균 보수를 비교해 보면 1960년대에서 1970년대에는 30~40 대 1 정도였다. 이 비율은 1980년대 초반부터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해 1990년대 초반에는 100 대 1, 2000년대에는 300~400 대 1 수준에 달했다.  201
코넬 대학의 로버트 H. 프랭크 교수는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100억 달러의 이익을 남기는 기업이라면 유능한 CEO의 좋은 판단으로 3000만 달러 정도 더 남기는 건 쉬운 일이라고 설명을 했고, 이 칼럼은 CEO의 급여 문제에 논란이 있을 때 많이 인용되는 글이 되었다. 까놓고 이야기는 하지 않지만 3000만 달러를 더 벌어 준 CEO에게 500만 달러를 더 주는게 문제가 되겠냐는 암시가 깔려 있다고 하겠다.  202
현대 기업은 분업과 협력을 적절히 조화시키기 때문에 돌아간다. 따라서 CEO만 기업의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는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203

Thing 15.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부자 나라 사람들보다 기업가 정신이 더 투철하다. 
가난한 나라가 가난한 이유는 개인들에게 기업가 정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산을 할 수 있는 기술과  현대식 기업 같은 발달된 사회 조직이 없어서이다.  210
가난한 나라의 사난한 사람들이야말로 기업가적 에너지가 충만한 사람들이다. 부자 나라가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의 기업가적 에너지를 집단적 기업가 정신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 덕분이다.  219
한 나라가 번영하기 위해서는 국민 개개인의 노력이나 재능보다 공동체 차원에서 효율적인 조직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영웅적인 기업가들이 등장하는 신화를 거부하고 집단 차원의 공동체적 기업가 정신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조직과 집단 차원의 공동체적 기업가 정신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조직과 제도를 마련하도록 돕지 않으면 가난한 나라들이 빈곤해서 완전히 벗어나기란 불가능하다.  222

Thing 16. 우리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도 될 정도로 영리하지 못하다.
'제한적 합리성'
세상은 너무도 복잡하고, 그런 세상에 대처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
극도로 복잡한 현대 금융 시장과 같은 분야에서 정부의 규제가 효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정부가 보유한 지식이나 정보가 더 우월해서가 아니라 정부 규제를 통해 선택의 범위를 제한하여 문제의 복잡성을 줄임으로써 결과적으로 일이 잘못될 가능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224
우리는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226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지냈던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dpan)조차 의회 청문회에서 인정할 수밖에 없었듯이 "기업들, 특히 은행들의 이기심이 주주와 기업 자본금을 가장 잘 보호해 줄 것이라고 가정한 것은 실수"였다.  228
우리 중 대다수는 너무 많은 의사 결정을 너무 자주해야 할 필요가 없도록, 즉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 우리 삶에 '규칙적 일과(routiness)'를 도입한다.
인간은 자신의 제한된 합리성을 극복하기 위해 규칙을 도입한다.  233
일부러 제한적인 규칙을 만들어 우리의 선택을 의도적으로 한정하고, 그렇게 해서 우리의 환경을 단순화시키지 않는 한 인간의 제한된 합리성으로는 세상의 복잡성에 대처해 나갈 수 없다. 우리에게 규제가 필요한 이유는, 정부가 당사자인 경제 주체들보다 관련 상황을 반드시 더 잘 알기 때문이 아니다. 구제의 필요성을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의 제한된 정신적 능력에 대한 겸허한 인정인 것이다.  236

Thing 17. 교육을 더 시킨다고 나라가 더 잘살게 되는것은 아니다.
지식이 부의 주요 원천이 되는 이른바 '지식 경제'가 출현하면서 교육, 특히 고등 교육은 번영으로 가는 열쇠가 되었다.
교육을 통해 얻은 지식은 사람들이 더 만족스럽고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대부분의 경우 생산성 향상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237
제조업 분야를 발전시키는 데에도 교육이 중요했는데 근육이 아니라 두뇌가 부의 원천이 되는 정보화 시대에는 그야말로 교육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 믿는 사람이 점점 더 늘어났다.  239
하버드 대학에서 경제를 가르치는 랜트 프릿쳇(Lant Pritchett) 교수가 "교육은 전부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가?"라는 제목으로 2004년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1960년에서 1987년 사이의 기간동안 수십 개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모은 자료를 토대로 교육이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끼쳤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널리 인용되는 이 논문에서 프릿쳇 교수는 교육 수준이 높아진다고 해서 경제 성장이 촉진된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결론 지었다.  241
스위스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산업화된 나라중의 하나이다. 
1996년 까지도 스위스의 대학 진학률은 16%로 OECD 평균 3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246
국민의 50%가 대학 진학을 한다면 ... 이렇게 되면 일하는 데에 하등의 쓸모가 없는 것을 배우면서 '시간 낭비'를 하게 되리라는 걸 잘 알면서도 대학을 가게 된다.  248
교육은 소중하다. 그러나 교육의 진정한 가치는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잠재력을 발휘하고 더 만족스럽고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있다. 경제를 발전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교육을 확장하면 크게 실망할지도 모른다. 교육과 국민 생산성 사이의 연관성이  약하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교육에 대한 과도한 열의는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생산적인 기업과 그런 기업을 지원할 제도를 확립하는 데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  250-251

Thing 18. GM에 좋은 것이 항상 미국에도 좋은 것은 아니다.
활발한 기업 활동이 없으면 경제도 활력을 잃고 만다. 기업에 좋은 것은 나라 경제에도 좋다. 정부는업들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 올바른가?
하지만 모든 규제가 기업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
개별 기업에 단기적으로 손해를 끼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기업 부문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규제도 있을 수 있다.  253
사업가들은 결국 돈을 충분히 벌 수 있다는 계산이 서면 299개의 허가를 받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260
규제들 중에는 반기업적인 것보다 친기업적 성격을 띤 것들이 더 많다. 많은 수의 규제들이 기업 모두가 사용하는 공유 자원을 보존하고, 장기적으로 산업 부문 전체의 집단적 생산력을 향상할 수 있는 기업 활동을 장려하는 기능을 한다.  이런 사실을 인식해야만, 문제는 규제의 절대량이 아니라 규제의 목적과 내용이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62

Thing 19. 우리는 여전히 계획 경제 속에서 살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도 계획되는 부분이 많다.  
문제는 계획의 수립 여부가 아니라 적절한 수준에서 적절한 계획을 하는지에 달려 있다.  264
적절한 계획의 형태와 수준을 정하는것이 문제이다.  275

Thing 20. 기회의 균등이 항상 공편한 것은 아니다.
기회의 균등은 공정한 사회를 이룩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문제는 모든 사람이 같은 조건에서 경쟁을 했는가 하는 것이다.  277
가난한 부모한테 내어난 것이 무슨 벌을 받을 죄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모든 아이들이 최소한의 음식과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숙제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런 조처는 대부분 정책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이고, 실제로 몇몇 나라에서는 무상 급식과 예방 접종, 기본적인 건강 검진을 제공하고 학교에서 고용한 교사들이 아이들의 숙제를 도와주는 정책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한다. ... 한계가 있다.  286
100미터 달리기 시합에서 모두 똑같은 지점에서 출발한다 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려야 한다면 공정한 경기라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기회의 균등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지만 진정으로 공정하고 효율적인 사회를 건설하기를 바란다면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288

Thing 21. 큰 정부는 사람들이 변화를 더 쉽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잘 설계된 복지 정책이 있는 나라 국민들은 일자리와 관련된 위험을 감수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에 오히려 개방적인 태도를 취한다.  290
차를 빨리 몰 수 있는 것은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실업이 자기 인생을 망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면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것을 훨씬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300

Thing 22. 금융 시장은 보다 덜 효율적일 필요가 있다.
금융 혁신의 결과는 실물 자산이라는 기초 위에 금융 자산이라는 빌딩을 끝없이 높게 쌓아 올린 끝에 전체 건물이 흔들거리는 꼴이다.  311
지금까지의 문제는 금융이 지나치게 빨리 움직여 실물 경제에서 탈선했다는 데에 있다.  314

Thing 23. 좋은 경제 정책을 세우는 데 좋은 경제학자가 필요한 건 아니다.
경제학은 쓸모없거나 해로운 것이 아니다. 다만 올바른 경제학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326


결론 - 세계 경제를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
우리가 그동안 경제와 사회를 조직해 온 방식을 그냥 수정하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재구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의 경제 시스템을 재설계한다고 할 때 명심해야 할 몇 가지 원칙(8가지)만 짚고 넘어가자.
첫째, 자본주의는 나쁜 경제 시스템이다. 문제는 다른 모든 시스템이 더 나쁘다는 것이지만, 문제 삼고 싶은 것은 자유 시장 자본주의이지 모든 종류의 자본주의가 아니다.  328
모두에게 맞는 하나의 경제 모델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본주의를 하되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 자유 시장주의라는 고삐 풀린 지본주의에 대한 맹목적 사랑에서 눈을 떠, 더 잘 규제된 다른 종류의 자본주의를 해야 한다.  329
둘째, 인간의 합리성은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다는 인식 위에서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인간의 정보 처리 능력의 부족이기 때문이다.  330
셋째, 인간이 이기심 없는 천사가 아니라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인간의 나쁜 면보다 좋은 면을 발휘하게 하는경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물질적 자기 이익 추구가 인간 행동의 강력한 동기임은 확실하다.
이것은 물질적 자기 이익이 유일한 행동 동기라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다.  331
우리는 물질적 부를 중요시하되 유일한 목표가 되지 않는 경제 시스템을 건설해야 한다.  332
넷째, 사람들이 항상 '받아 마땅한' 만큼 보수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어느 정도 결과의 평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특히 모든 아이가 최소한의 영양과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다면 시장이 제공하는 기회의 평등 정도로는 진정으로 공정한 경쟁을 보장할 수 없다.  
우리가 시장의 결과에 대해 과감하게 문제를 제기할 때만이 더욱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333
다섯째, '물건 만들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제조업은 지금도 경제에 필수적이다. 
지식 경제라는 개념은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우리는 결국 물질적인 존재로 아이디어만 먹고 살 수는 없다.  334
여섯째, 금융 부문과 실문 부문이 더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
금융 부문이 하는가장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가 바로 투자를 하고 나서부터 그 투자가 결실을 맺을 때까지 시차를 메워 주는 것이다. 금융은 그 속성상 빨리 움직일 수 없는 실물 자산에 유동성을 부여함으로써 자원을 신속하게 재배분할 수 있도록 한다.
금융 부문은 속도를 늦춰야 한다.  336
일곱째, 더 크고 더 적극적인 정부가 필요하다.
정부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리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 먼저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항상 주장하는 성장과 형평 간의 상충 논리, 즉 '트레이드 오프'논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정부 개입은 제대로 계획되고 추진되기만 하면 경제를 더 역동적으로 만들 수 있다.  338
여덟째, 세계 경제 시스템은 개발도상국들을 '불공평하게' 우대해야 한다.
세계 경제 시스쳄은 개발도상국들이 자국에 적합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정책 공간(policy space)'을 넓혀 주는 방향으로 완전히 개편되어야 한다.  340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읽는 7가지 방법
하나. 도대체 자본주의라는 것이 뭔지도 모르겠다?
  - Thing 1, 2, 5, 8, 13, 16, 19, 20, 22
둘, 정치는 결국 시간 낭비이다?
  - Thing 1, 5, 7, 12, 16, 18, 19, 21, 23
셋. 계속 국민소득은 오르고 기술은 발전한다는데 왜 내가 사는건 그대로일까?
  - Thing 2, 4, 6, 8, 9, 10, 17, 18, 22
넷. 누군가가 다른 사람보다 잘사는 이유는 그 사람이 더 능력 있고, 많이 배우고, 기업가 정신도 투철해서 이다?
  - Thing 3, 10, 13, 14, 15, 16, 17, 20, 21
다섯. 가난한 나라는 왜 가난한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들이 부유해질 수 있는지 알고 싶다?      
  - Thing 3, 6, 7, 8, 9, 10, 11, 12, 15, 17, 23
여섯. 세상은 불공평하지만 그렇다고 별 도리가 없다고?
  - Thing 1, 2, 3, 4, 5, 11, 13, 14, 15, 20, 21
일곱.  ..... 또는 그냥 순서대로 쭉 읽는다....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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