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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2.26 태평육아의 탄생 - 김연희 양철북 2012 03810




들어가며

'돈 안 쓰고도 신나고 재미있게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명체는 지금과 가은 사회적 불임시대에 누군가는 증명할 중차대한 사회적 과제라며, 혼자만의 사명감으로 불타고 있었다.  7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결코 많은 투입이 많은 산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많은 보시가 많은 행복을 보장하지 못한다느 사실을... 알면서도 다른 대안이 없어서, 나모가 다르게 살 용기가 없어서 못할 뿐이다.  8


소비를 줄이면 관계도 증폭된다. 예를들어 대물림과 같은 비자본 공동체 경제에 접속하면 그동안 말로만 하던 '더불어 살기'를 쉽고 우아하게 실천할 수 있다. 물건을 물려받는 과정을 통해서 관계는 더 돈독해지고, 이 작은 행동으로부터 협동과 연대라는 공동체 의식이 싹트게 된다. 뭐든지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뭔가 부족하면 불편하기 마련인데, 그 불편함 속에 꺄알 같은 재미가 가득하다. 돈을 안 쓰다 보면 궁색해지기 쉬운데, 점점 풍요로워진다.  9


나는 농사에서 육아의 지혜를 많이 얻는 편이다. 

"농사는 누가 짓죠?"

"네?"

"농사는 하늘이 짓는 겁니다."

선문답 같지만 진리다.

'작물은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처럼 늘 관심과 애정은 가지되, 최대한 자연의 순리대로, 인위적인 투입은 줄이고, 욕심과 기대는 버려야 한다. 태평육아의 탄생이다.  10


사고도 쳐야 변화가 생긴다.

그냥 어쩌다 임신, 출산, 육아의 세계를 여행하다가 쓴 육아견문록일 뿐이다.

발품 팔아서 골목골목 누벼서, 숨겨진 재미를 발견한 배낭여행기라고나 할까?  11



"어떻게 하면 돈 안 쓰고 애를 키울 수 있을까?"  14


'적극적인 피드백'은 추가 기부를 부르는 기술이다. 물건을 불려받았다면, 기회가 날 때마다 물려받은 물건을 얼마나 잘 쓰고 있는지 보여주면 추가 기부 가능성이 한결 높아진다.

받은 게 있으면 주는 것도 있어야 한다. 보답을 물질로만 생각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례가 벌어질 수 있다. 비 물질적인 립서비스, 식사 초대, 시기적절한 품앗이 등은 좋은 보답이 된다.  16


이게 바로 물려 쓰는 재비다. 물건만 물려받는 게 아니라 이야기, 관계도 함께 물려받는다. 헌 물건은 사연이 있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  17


부부 사이의 대화는 아이 얘기로만 가득 차게 된다. 어떤 때는 아기 얘기를 빼면 둘이 딱히 할 이야기가 없는 순간도 있다. 그런데 텔레비전을 같이 보면서는 서로 이렇게 애틋할 수가 없다.  24



나의 통제가 적어지는 만큼 아이도 자유롭고 신난다.  30


젊은 한의사였는데, 상담과 처방이 참 엉뚱(!)했다.

아이를 어떻게 가지게 됐고, 어떤 환경에서 키우고, 부부관계는 어떻고, 주 양육자는 누구고, 아이는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뭘 먹고, 주말은 어덯게 보내는지 등등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꺼내놓게 했다. 내 이야기만 듣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애 키우는 이야기까지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니 첫날 상담을 거의 두 시간이나 했다.

증상만을 없애기 위해 치료하는대증치료가 아니라, 삶 전체를 살피고 그 원인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했다.  33


두 돌배기 우리 아기의 하루 일과는 책으로 시작하여 책으로 끝난다. 엄청난 책벌레 납신 것 같지만, 실상은 집에 놀거리가 궁하니 벌어진 일이다.  39



회를 거듭할수록 정다운 부녀놀이. 아빠와 딸이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면서 책을 꽂는데 그렇게 정다울 수가 없다.   41


농사는 육아의 원형이고, 육아에 상당한 지혜를 공급한다.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인간의 생산능력을 회복하고 기본에 충실한 삶을 살겟다는 선언이다. 또한 자연의 섭리에 따라, 철 따라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농사를 짓게 되면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협동하고 어울려 살 수밖에 없다는 새삼스러운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렇게 하나씩 회복하는 삶을 살다 보니 마치 다른 중력의 법칙이 작용하는 세계로 이동해온 것 같다. 다 아기 때문이다. 아기라는 무게 중심이 생겼고, 아기는 각자의 삶을 살던 남편과 나의 생활을 묶어주는 공통의 지반이 되어주었다. 그동안 잃어버렷던 본능을 되찾아주고, 무너졌던 삶의 균형을 바로 잡아주었다. 육아는 아기를 키우는 과정이 아니라 나를 키우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46



옛날식 기저귀.

내가 이 기저귀를 택한 이유는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기저귀를 빨랫줄에 걸어놓으면 시각적으로 보기가 좋다. 새하얀 기저귀가 바람에 팔랑거리는 걸 보면 그렇게 기분이 좋았다. 두 번째는, 빨리 마르기 때문이다. 소창 기저귀는 얇아서 널어놓으면 한 두 시간 만에 바싹 마르기 때문에 회전이 빠른 편이다. 똥 기저귀는 삶아야 하지만, 오줌 기저귀는 나올 때마다 흔들어 빨어서 널어놓으면 자주 삶을 필요도 없다. 세 번째는, 빳빳하게 마른 기저귀를 갤때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네 번째, 기저귀는 다용도다. 베개로도 쓰이고, 여름에 배 덮는 이불로도 쓸 수 있고, 급할 땐 수건이나 아기를 엎는 보대기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나중에는 잘라서 행주나 걸레로도 사용이 가능하고, 손바느질해서 면생리대로도 사용할 수 있다.  47-48


조산원에서 애 낳고, 늦도록 젖 먹이고, 천 기저귀 쓰고, 포대기로 업는 등. 내가 애 키우는 걸 보고 '전통 방식으로 키운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나는 그런 전통을 고수하고 지키는 수구보수적인 인간이 아니다. 전통적이라서 그 방법을 택한 것이 아니라, 본능에 충실한 방법을 택하다 보니 그게 전통 육아방식이었을 뿐이다.  50


본능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51


내가 고안한 방법이 아예 젖가슴을 풀어놓고 자는 거다. 수유복 지퍼만 열어두면, 아기가 스스로 젖을 찾아 물었다. 수유복 지퍼만 열어두면, 아기가 스스로 젖을 찾아 물었다.  53


모유수유. 하지만 단점이 하나 있다. 도 닦은 것도 아닌데 무성욕의 경지에 이른다는 거다. 모유수유를 (오래)하면 성용기 감퇴된다는 말이 잇는데, 내 경우 실제로 그랬다.  56


우리나라 임산부들의 초음파 촬영 횟수는 평균 10.7회 정도 되는데, 이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편이라고 한다. 다른 건 선진국, 선진국 하면서 이건 왜 안 따라 하는 걸까? 외국에서 출산한 친구들에게 얘기를 들어보니, 많이 해야 세 번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과다한 초음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 일부 의사들이 모인 협회 같은 데서 성명을 낸다. 초음파는 전반적으로(?) 태아에게 위해하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는 상태이고, 미국 같은 나라에서 적게 하는 것은 많이 하고 싶어도 비싼 의료 수가 때문에 많이 못하는 거란다. 바꿔 말하면, 그렇게 많이 할 필요가 없다는 거고, 태아에게 완전히(!) 무해하다는 증거도 없다는 이야기 아닌가? 똑똑한 분들이 왜 그러시는지... 심지어 몇 해 전 식약청까지 나서서, 초음파 검사가 유해하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반복적인 검사가 태아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진단 목적이 아닌 기념영상을 만들거나 호기심에서 하는 검사는 지양되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하긴 요즘에는 초음파 사진을 모아서 앨범이나 동영상을 만들어주고, 심지어 입체 초음파 사진을 잘 나오게 하기 위해 자는 아기를 자극해서 깨우기도 한다고 한다.  72


우리는 보이는 것에만 의존하지 않는가? 사실 다달이 일어나는 내 몸의 변화, 아기의 움직임 등 보이지 않는 사인들이 더 중요할 수도...


<만들어진 모성>이라는 책을 쓴 프랑스 학자 엘리자베트 바댕테르는 당초 모성애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린다. 모성애는 본능이 아니라 학습된 것인데, 이 이데올로기는 19세기 들어 중상주의 정책에 따른 노동력 수요 증가로 국가가 여성들에게 모성애를 강요한 데서 나왔다고 분석한다. 이후 사회적 학습ㅇㄹ 통해 점차 강화된 모성애는 오늘날 모든 어머니의 본능으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83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모임'이라는 사이트가 있다.  86


예방접종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신경써야 하는 문제는 면역력, 자기치유력을 높이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88


이유식을 생략하면서 딱 한 가지 단점이라면, 유동식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무른 음식, 특히 죽은 잘 먹지 않는다는 거다. 하지만 죽이야 잘 안 먹어도 상관없지 않을까?  97


집안마다 음식문화가 다르고 아이들마다 발달이나 소화 능력이 다르니, 거기에 따라 이유식도 자연스럽게 하면 되는 게 아닐까? 어찌 보면 '이유식'이라는 또 하나의 시장 창출을 위해서 많은 부분들이 조장되고 만들어진 게 아닐까?  98


장난감은 많되 놀이는 없는 경우가 많다. 물질은 풍요로울지 모르나 아이들의 마음은 점점 가난해지고 있다.  102


요즘 아기들은 태어나자마자 탯줄을 자르고 돈줄을 붙이고 산다.  105


한계에 괴로워하지 말고, 한계를 즐기는 '효연지기'가 필요하다. 

세상이 강요하는 대로 살면 베이비 푸어가 되지만, 내 잘난 맛에 내 방식대로 살면 누가 뭐래도 내가 세상의 중심이다.  106


아기의 관점에서 아기의 세계를 탐구하고, 아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려고 한다.  117


(반항기)

부정어가 는다는 것은 자기 생각, 자기 의지, 곧 자아가 강해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맘때 아이들의 부정어와 긍정어의 비율이 14대 1이라고 한다.  165


몸으로 하는 생활공부는 욕심이 난다. 모든 걸 소비에만 의존하며 돈 버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는 공부가 아니라, 자기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은 생산할 줄 아는 생활 균형감이 있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169


작은 손놀림, 말투, 무의식적인 표정까지, 아이들은 부모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배우고 모두 따라 하고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결론은, 내가 키우고 싶은 대로 나부터 그렇게 사는 게 우선이다. 반대로 내가 그렇게 살지 못하면, 아이에게도 바라지 않기!  170


가만 생각해보니,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계속'떼는' 과정이다.  179

탯줄, 젖, 기저귀, ...


시공간을 초월한 상상도 허락한다. 특히 생활 속의 물건의 힘이 강력하다. 골동품처럼 너무 귀한 것이라서 장롱 깊숙이 보관해두고 가끔 존재와 가치만 확인하는 물건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막 사용하면서 언제든지 추억을 불러오는 그런 일상의 물건들이 훨씬 강력하다.  213


아이들은 고립되기 시작했고, 함께 해야만 하는 놀이 문화도 사라졌다. 고립은 소비문화와 짝이다.  221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그 철학에 기초한다.  224


올더스 헉슬리의 유토피아 소설 <아일랜드>에는 '상호입양모임'이라는 게 나온다.  225


돈에 의존하지 말고, 체면, 자격지심, 고정관념 따위 던져보리고, 조금 다르게 살면 된다. 없으면 없는 대로, 좀 못해도 태평하게, 좀 못 벌어도 당당하게! 기존에 살던 방식은 개나 주고, 조금 다르게 살아보는 거다. 아주 신난다.  231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어린 시절의 5분은 어른이 되었을 때 5년과 같다. 인생에서 어린 시절은 짧고 어른으로 살아야 할 시간은 길다"라는 말에 공감한다.  239


남편의 옆구리를 계속 찔렀다. 그래도 남편이 망설여서 더 강하게 설득했다. 언제까지 입으로 하는 일(컨설팅)만 할 거냐. 망하더라도 손과 발로 하는 일을 시작해보자.  244




끝맺으며 - 엄마에게 용기를!

엄마 노릇을 하면서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은 철저히 자기의 몫이다. 국가가 아이 키우는 데 돈은 조금 보태줄 수는 있엉도 어떻게 하면 행복할지는 고민해주지는 못한다.  252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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