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타가 내게 물었다.
"나도 당신에게 묻고 싶은 게 있어요."
"물어보십시오."
"내가 당신을 집으로 데려왔던 날 저녁, 당신은 내게 얘기를 시작하기 전에 동전을 던졌어요. 왜 그랬죠?"
"당신에게 진실을 말해야 할지 확신하지 못했으니까요, 나는 뭔가를 결정할 때마다 그 동전을 던졌습니다. 그래서 앞면이 나오면 당신에게 모든 걸 털어놓고, 뒷면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작별 인사를 하려고 했습니다. 물론 앞면이 나왔지요."
"그럼 뒷면이 나왔다면 내게 당신 얘기를 하지 않았겠군요?"
"어차피 뒷면은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당신은 그 정도로 운을 믿나요?"
"동전이 운과 무슨 관계가 있겠습니까? 이 동전을 보십시오."
그리고 나는 주머니에서 일 루피짜리 동전을 꺼내 스미타에게 건네줬다.
스미타는 동전을 받아들고 살짝 위로 튕겻다가 다시 한번 튕겼다.
"아니.... 양쪽 모두 앞면이군요!"
"그렇습니다. 그게 내 행운의 동전입니다. 하지만 조금 전에 말했듯이 운은 그 동전과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나는 스미타에게 동전을 받아 하늘 높이 던졌다. 동전이 위로, 위로 올라가 푸른 하늘에서 반짝거렸다. 그리고 바다에 떨어져 깊이, 깊이 가라앉았다.
"왜 행운의 동전을 던져버렸나요?"
"이젠 더이상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행운은 내면에서 오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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