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인도인의 삶과 정신세계 : 베다시대
아리아인이 인도로 유입해 오기 전에 이미 인더스 강을 중심으로 상부에 자리한 하라파(Harappa)와 그보다 남쪽으로 약 644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모헨조다로(mohenjo-daro : 죽음의 언덕)라는 도시의 유적은, 인도 서부에 이미 거대한 국가 형태의 도시가 존재했음을 보여주었다.
하라파는 1856년 영국인 브룬튼 형제가 물탄(Multan)과 라호르(Lahore) 사이에 철도 부설 공사를 하던 중에 우연히 발견했다. 1921년이 되어서야 인도 고고학 탐사단의 영국인 총감독 존 마셜경이 하라파를 본격적으로  발굴하기 시작했고, 그 후 2년 뒤에 다시 모헨조라도를 발굴하기에 이르렀다. 두 도시의 고고학적 발굴성과는 인도의 고대 문명을 이해하는 아주 중요한 열쇠가 되었지만, 아직도 그 당시의 문자를 해독하지 못하는 관계로 인더스 문명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27

도시의 발전은 기원전 2500년에서 도시가 멸망하던 기원전 1500년경까지로 추측되고 있다. ..
두 유적지(하라파 모헨조다로)가 지하에 깊이 묻히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대홍수로 인한 인더스 강물의 범람과 같은 재난으로 땅속에 묻힌 경우다. 다른 하나는 이민족의 침입이나 다른 전쟁으로 인해 멸망되었던 것이 오랜 세월 속에 폐허로 묻혀 있었을 것이라는 두 가지 추측이다.
만일 후자의 경우라면 아리안 족의 침입으로 인한 파괴의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더욱이 아리안 족의 유입 시기도 기원전 1500년이고 보면, 고대 도시가 멸망하던 시기에 아리안 족이 침입하여 완전히 폐허로 만들고, 새로운 아리안 문명을 건설하지 않았을까하고 추측해볼 수 있다. 하지만 그 후 오랜 세월을 거치는 과정에서 사막화가 진행되어 도시 문명 전체가 지하 속으로 묻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9

생산력을 중시하고 과시하는 남성 성기 숭배는 인더스 유적지의 여러 곳에서 발굴되는 ‘링가(lingas:생식력의 상징으로서의 남근상, 후대 힌두교에서 시바 신의 상징으로 등장한다)를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35

‘베다’의 의미는 ‘지식의 책’인 동시에 계시되었다는 점에서 ‘거룩한 가르침’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신들에 대한 찬가를 모은 문헌집 역시 베다라고 부른다. ‘지식’을 뜻하는 ‘베다’(veda)는 원래 고대의 현자(賢者)들에게 ‘계시’된 것을 뜻했기 때문이다.
초기 아리아인의 신은 ‘데바’(devas)라는 명칭 하나로 통칭되었으나, 그 신들의 수는 대략 33개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신들의 이름은 후기로 갈수록 분화되어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해졌다. 신들의 숫자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신들의 힘과 기능으로서, 어떻게 자연현상과 조우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신들의 역할과 기능에 따라 신의 정체성도 각각 다르다.
신들의 역할과 기능은 대개 세 그룹으로 구분된다. 천상(天上)의 신, 대기(大氣)의 신, 지상(地上)의 신으로, 이 세 영역이 신들의 거주지와 활동 무대가 되며 이런 구분은 자연의 힘과도 결부된다.  36


1 신을 부르는 노래, 베다 - 네 개의 베다

정통 힌두인은 초인적이고 신적인 권위에 베다의 기원을 두고 있다. 베다는 시대가 경과하면서 네 종류로 형성되었다. 가장 초기의 베다가 기원전 1500년경에 이루어진 <리그베다>(Rigveda : 시 모음집)이고, 그 후에 <사마베다>(samaveda : 노래집)와 <야주르베다>(Yajurveda : 제의문서), 그리고 훨씬 후기에 <아타르바베다>(atharvaveda : 불의 사제 아타르반의 베다)가 형성되었다.
이 네 권의 베다 가운데 <사마베다>와 <야주르베다>는 대부분의 내용이 <리그베다>의 내용을 용도에 맞게 재구성한 것이다. 이들 베다는 너무나 거룩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믿어졌기 때문에 기원전 600년경까지는 브라만 계층의 사제들의 입을 통해 구전되어 왔다. 그리하여 베다가 완전한 책의 형태로 편집이 된 것은 기원전 300년경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 각각의 베다는 제의의 내용과 형식, 그리고 기원에 따라 다시 세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찬가의 모음집인 <상히타>(Samhita : 본집)와 그 해석서인 <브라흐마나>(Brahmana : 범서梵書), 그리고 제의의 지침서로서 <수트라>(Sutra :  안내서)가 있다.
이들 가운데 본집의 해석서인 <브라흐마나>에는 <아라냐카>(Aranyaka : 숲의 책)와 <우파니샤드>(Upanishad : 철학서)가 포함된다. 우파니샤드는 베다 사상을 철학적으로 심화시킨 최종적인 문헌이다. 각각의 베다는 지식을 다루는 부분(jnana kanda)과 실천 내용을 기술한 부분(Karma Kanda)으로 구분된다.  43-44

완전한 제사를 위해서 각각의 베다에 따른 제사장의 역할과 호칭이 달랐다.
<리그베다>를 사용하여 제의에 신을 초대하기 위해 시를 낭송하는 사람인 호트리(hotri : 신을 부르는 사람), <사마베다>의 노래를 부르면서 제사의 술인 소마를 바치는 우드가트리(udgatri : 노래를 부르는 사람), 제의문서인 <야주르베다>의 시와 찬미의 공식문구(yajus)를 사용하여 제의를 수행하는 일반 사제들인 아드바르유(adhvaryu), 그리고 <아타르바베다>를 노래하는 대사제인 브라흐민(brahmin : 바라문)이 각각 그에 해당하는 제의를 주관했다. 특히 대사제로서의 브라흐민은 <아타르바베다>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제의 전체를 주관하는 제사장의 역할을 담당했다. 44-46

‘리그-베다’라는 말은 ‘찬양의 베다’라는 뜻이다. ‘리그’(rig)라는 말은 원래 산스크리트어로 ‘축제’를 의미하는 뜻에서 비롯되었는데, 일반적으로는 ‘노래 형태의 시’를 뜻한다. 축제에서 부르는 찬양의 노래(mantra)가 베다의 본문을 구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직역을 하자면 ‘찬양의 지식’이 된다.  47

전10권으로 된 <리그베다>는 제1권부터 제7권까지는 매번 첫장마다 아그니에 대한 찬가로 시작된다. 그만큼 제사와 그들의 신앙생활에서 아그니의 위상이 높다는 뜻이다. 제8권은 인드라에 대한 찬가로 시작되고, 방대한 분량의 제9권 전체는 소마에 대한 찬가다. 제10권에서는 아그니에 대한 찬가로 다시 시작되지만 우주의 창조주에 대한 기사와 원형적 인간의 차조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47

33신들에 대한 찬미의 노래가 1,028개나 되지만 대부분이 인드라, 아그니, 소마 신에 대한 노래다. . 인드라는 아리아인의 적인 다스유스를 진멸한 권능의 신이며, 아그니는 불의 신이고, 소마는 식물의 음료의 신이다.  48

<사마베다>는 사제들이 제의를 올릴 때 부르던 찬가집이다. ..
<사마베다>의 사마(Sama)는 샤만(Saman : 멜로디)을 나타내는 말로, ‘달콤한 노래’ 또는 ‘거룩한 노래’라는 뜻을 지닌다. <사마베다>는 이 ‘노래(chants)의 모음집으로서, <리그베다>의 제8권과 제9권에서 주로 뽑아낸 작품들이다.  51

일정한 순서가 없는 찬가의 모음집이었으나,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서 종교적 제의에 맞게 재구성되었다.  52

아리아인이 처음 인도에 왔을 때는 제의를 위한 안내책이 필요 없었을지라도, 정복과 정착 이후에는 점차 종교적 의례를 위해 정교하게 편집된 지침서가 필요했기에 사제들에 의해 만들어졌을 것이다.  53

<사마베다>의 본문은 1,875개의 만트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반부 650개의 만트라 구절과 후반부 1,225개의 만트라로 구분된다. ..
신들에 대한 찬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베다에 언급되고 있는 신들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없이는 <사마베다>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베다의 신들은 베다 후기에 나타나는 각종 경전(聖典 : puranas)이나 서사시들에서 볼 수 있는 신들과는 그 성격이 각기 다르다.  53-54

불의 신 아그니(Agni), 폭풍의 신 인드라(Indra) 또는 바람의 신 바유(Vayu), 그리고 태양신 수리아 등이 주요 신으로 등장한다. 이들 중 아그니는 지상(prithivi) 통치하고, 인드라나 바유는 공중의 대기(antariksha)를 통치하며, 수리아는 하늘(dyuloka)을 통치한다. 기원전 800년경에 살았던 베다의 주석가 야스카(Yaska)는 베다의 다른 수많은 신들도 결국 이 세 신의 현현(顯現)에 불과하다고까지 말했다.  54

베다에 나타나는 신들은 주로 지상, 대기, 하늘의 세 영역으로 구분하여 활동하는데, 규정된 신의 수는 베다마다 차이가 있다. 베다의 어떤 본문에서는, 11개의 신들이 각각의 영역(loka)에서 활동한다고 보고 33개의 신들로 규정하기도 하고, 어떤 본문에는 3,339개의 신들로 말하는가 하면, 후대의 푸라나(聖典)에는 신들의 수가 3억 3,000으로 늘어나기도 한다.
반면 모든 다양한 신들이 결국은 동일한 하나의 지고한 신성(supreme godhead)의 현현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단일신론(單一神論)적 주장은 특히 후대의 우파니샤드 사상에서 발견된다.  54-55

<야주르베다>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드바르유’(adhvaryu : 일반적인 사제) 사제들이 제의 때에 사용하던 문서로서 ‘제의의 지혜서’라고도 불린다. <야주르베다>는 신앙적 고백의 글이라는 뜻의 ‘야주스’(yajus)라는 말과 ‘베다’의 합성어다. 따라서 사제들이 제의를 드릴 때 불렀던 고백문으로서의 찬가집을 뜻한다. …
제사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상술하고 있다는 것이 <야주르베다>의 특징이다.
<야주르베다>의 편집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기원전 1000년경에 편집된 <흑(黑) 야주르베다>(Black Yajurveda)가 그것이다.
<흑 야주르베다>는 ‘무질서한’ 혹은 ‘뒤섞인’ 본문이라고도 부른다. 이유는 찬가인 만트라 외에도 제의를 위한 신학적 해설서인 산문체의 <브라흐마나>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백 야주르베다>는 찬가인 만트라만을 수록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다양한 학파를 지니게 된 <야주르베다>는 <리그베다>보다 그 분량이 훨씬 방대하다.  60

<아타르바베다>는 바라문 가문의 이름인 ‘아타르바’(Atharva)에서 취한 이름이다. 네 개의 베다 중에 가장 나중에 편집된 것이기 때문에 ‘제4의 베다’라고도 한다. 전승에 따르면, <아타르바베다>는 주로 브리구(Bhrigus)와 앙기라스((Angirasas)라는 두 현자의 집단에 의해 구성되었다고 전한다.  67

<리그베다>와 같이 전체가 찬가로 구성되어 있지만, 베다시대의 제의 전통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그것은 <아타르바베다>가 초기 베다와 구분되는 훨씬 후대에 편집된 것이기 때문이다. ..
베다의 내용은 사랑의 성공에서부터 지상에서의 열망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하는 문제 등을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
<아타르바베다>가 질병의 퇴치 등에 관한 주술과 같은 독립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일부 찬가인 쿤타파수크티(Kuntapasuktini, 찬가 127~136)를 제외하고는 본집의 제20권 대부분이 <리그베다>의 문구를 그대로 인용할 정도로 똑같은 내용도 있다.  68

제17권은 사소한 관심사들에 대한 일상을 독립적으로 노래한 것이다. 제15~16권은 대부분이 사제들인 바라문의 산문이고, 제14권과 제18권은 각각 아타르반 사제가 주도하는 결혼과 장례에 대한 시로 되어 있다. 이 시는 대부분 <리그베다> 제10권의 만트라와 일치한다.
그런가 하면 제19권은 후대에 삽입된 것으로, 원문을 개악(改惡)하여 심하게 훼손된 것도 있다. <아타르바베다>의 제12권에는 우주 진화론적이며 신지학적인 노래가 실려 있는데, 땅의 여신에 대한 노래 가운데 “진리와 위대함, 우주적 질서, 힘, 정화, 창조적 열정, 영적 승화, 제의가 지구를 떠받치고 있다”는 것이다.
나머지 제1장부터 젱13장까지의 내용에서는 약물을 사용하는 치유가나 주술사가 등장하여 대부분 주문 형식의 기도를 올린다. 이는 다른 베다가 시인이나 사제들이 노래하는 찬가의 형식인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질병의 치유를 비는 기도 주문에서는 열병, 두통, 감기, 수종(水腫), 심장병, 만성병, 중풍, 유전병, 문둥병, 정신병 등에 대한 수많은 종류의 질병이 열거되고, 거기에 대한 처방으로서 갖가지 신들이 초대되기도 한다.  68-69

네 가지 베다의 총 분량은 그리스도교 <성서>의 여섯 배나 된다. 이 방대한 베다의 주된 구성은 이와 같이 신드에 대한 찬가아 제의의 방법을 다루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점차 베다 후기로 이어지면서 신화적인 내용이 우주적이 ㄴ차원에서 철학적으로 변해간다.  71



2 우주와 인간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 베다의 창조와 진화

<리그베다>에서는 우주와 인간의 창조, 그리고 발전과정에 대해 크게 두 가지 각도의 관점으로 설명한다. 하나는 어떤 거대한 원리가 만들어낸다는 관점이고, 또 하나는 진화적 관점에서 발생해간다는 관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들이 상호 배타적인 것만은 아니며, 오히려 두 가지 견해가 서로 결합되는 느낌도 있다.
하나는 어떤 원리가 우주와 인간을 만들어낸다는 견해로, 훌륭한 솜씨를 가진 장인(匠人)인 신이 목수처럼 신과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타파스’와 같은 열기가 발생하여 스스로 진화해가는 과정으로 우주의 창조를 설명한다.
시대와 계층을 달리하던 <리그베다>의 여러 시인들은 이러한 두 가지 관점을 기초로 다양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여러 신들이 제각각의 기능을 하며 수많은 세계의 요소들을 하나둘씩 만들어가는 것으로 설명한다.  73

한편으로는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탄생된 것도 아닌 스스로 우주의 제물이 되어서 우주를 발생시키는 제물로서의 창조자 푸루샤도 있다. 이 푸루샤의 몸에서 천지 사방과 인간이 탄생되었다는 신화다.
그런가 하면 신화 창조 개념보다는 다소 철학 개념으로 우주창조를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움직이고 정지하는 모든 것의 정신, 곧 아트마(atma)를 창조의 원리로 보는 것이다.  75

<리그베다>에서 창조에 관한 가장 유명한 기사는 우주 찬가 속에 나타난다. 일종의 진화적 측면에서 우주의 탄생을 말하는 것으로, 이른바 비존재(asat)에서 존재(sat)가 드러나는 창조적 진화의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창조의 노래라고 불리는 유명한 나사디아(Nasadiya) 찬가다.
또 다른 각도에서 창조적 진화의 과정을 서술하고 있는 찬가도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타파스’라는 열기에 의해서 모든 것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76

초기 베다에서는 자연현상과 그 세계를 다스리는 자연적 요소, 즉 태양, 불, 천둥, 물 등이 신격의 지위로 격상되어 숭배를 받았다면, 이제는 관심의 초점이 이동되어 그 모든 현상의 배후에는 ‘누가’이 현상을 만들어내거나 조종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졌다.  83

타파스에 관한 한 우리는 적어도 두 가지 사실을 연역해낼 수 있다. 하나는 자연과 우주 차원의 열기이며, 또 하나는 인간에 관한, 특히 제사와 관련된 고행이나 금욕으로서의 열기하는 측면이다. 이 모두가 창조와 관련이 있다.  86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가 우주의 근원은 열기, 곧 불(火)이라 했던 것과도 상통한다. 그는 열기가 강해지면 태양처럼 뜨거워지고 식으면 물이 되거나 얼음처럼 변화되는 것이 우주 변화의 원리로 보았던 것이다.
자연의 관점에서 볼 때, 태양의 열기는 땅에서 물을 끌어올리고 비를 생산한다. 반면에 제사에 사용되는 불은 바쳐진 음식물을 끓여서 증기를 유발한다. 사제들이 열정적으로 제사를 드리면 그들의 몸에서 땀이 솟는다. 태양의 열기든지 사제의 땀이든지 모두 타파스와 관련된다. 자연적 열기로서의 타파스는 태양이 과일을 익히듯이 불이 되어 제사의 음식을 익힌다. 과일이 태양의 열기에 먹기 좋게 익듯이, 제사음식도 먹기 좋게 익는다(pakva).
여기서 다시 ‘먹힘’의 미학을 보게 된다. 제사는 먹음과 먹힘의 사슬관계다. 먹힘이 없는 먹음은 없다. 먹고 먹힘의 구조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타파스다. 다시 말해서 일체의 희생제의는 타파스의 열기로 가능하다. 우주적 희생제의는 바로 타파스로부터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6-87

베다의 창조와 관련된 일자나 타파스에 이어, 좀더 구체적으로 우주창조의 신화를 보여주는 또 다른 본문이 있다. 그것이 이른바 ‘황금의 모태’(the Golden Embryo) 신화다.
<리그베다> 제10권 제 121장에 따르면 태초에 ‘황금의 모태’로 표현되는 히란야가르바(hiranyagarbha)가 있었다고 한다.  88

히란야가르바는 ‘히란야’(hiranya)와 ‘가르바’(garbha)의 합성어로서, 황금과 태(胎)의 복합어다. 황금빛 나는 모태는 후기에 가서 ‘황금계란’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리는데, 이는 우주의 난생신화(卵生神話)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  89

또 다른 이름의 창조주 비슈바카르만을 살펴보자. <리그베다> 제10권 제 81~82장에 따르면 우주를 창조한 신(deva), 곧 전능자로서의 ‘조물주’(造物主)인 비슈카르만(Visvakarman)이 언급되고 있다. 그 조물주는 자신을 위한 우주적 제의 속에서 여러 신성한 제의와 창조력을 지니게 된다. 그는 ‘거룩한 언어의 주’였던 바짜스파티(Vacaspati)와 동일시되기도 하면서, 용광로 같은 불속에서 천지를 창조해낸다. 천지가 부르이 제사를 통해 탄생했다는 이야기다.  93-94

현대 과학에서 우주형성의 기원을 말하는 빅뱅이론도 핵융합 반응의 결과라고 하니, 창조와 불의 신화적 상상력과 그 관련성이 허무한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는다.  94

“제사의 직무(Hotar)를 관장하면서 이 모든 세계를 제물로 바치는 현자, 우리의 아버지 그분께서는 풍요로움을 꿈꾸면서 지상에 사람들 가운데 오셨도다.
그가 거처로 삼은 것은 무엇이었던가? 무엇이 그를 지탱해주었던가? 도대체 어떻게 이루어졌다는 말인가? 비슈바카르만이 권능의 힘으로 만물을 바라보자 영광 속에 땅이 만들어지고 하늘이 드러났도다.
사방으로 눈, 입, 팔, 발을 가진 그가, 일자인 창조주 그가 그의 팔로 날갯짓을 하면서 천지를 만들었도다.
무슨 나무로, 무슨 목재로 그들이 천지를 만들었겠는가? 그대 생각이 깊은 자들이여, 스스로의 마음속에 자문해보라. 그가 만물을 창조할 때 어디에 서 있었겠는가?
가장 높은 곳이든지, 가장 낮은 곳이든지, 또 그 가운데 어떤 곳일지라도, 오, 비슈바카르만이여, 제사 속에서 그대의 친구들을 깨닫게 해주소서. 그대 자신의 법에 따라 사는 자여, 그대 자신의 몸을 희생시켜 그대를 위대하게 만들었도다.
공물을 통하여 위대해진 오, 비슈바카르만이, 자신의 몸인 천지(天地)를 희생시볐도다. 우리를 둘러싼 다른 사람들이 어리석음에 빠져서 살지라도 우리는 너그럽고 풍요로운 후원자를 지니자.
사고(思考)만큼 빠른 거룩한 언어의 주(主), 비슈바카르만을 찬미하자. 오늘 우리에게 와서 우리를 돕도록. 의로운 일을 행하시고, 만인에게 자비르 베푸시는 그분께서 우리의 모든 청원을 기꺼이 도우시도록 하자.”(<리그베다> X 81. 1~7)  94-96

‘제사’야말로 우주의 시작이고 끝이다. 아니 그 끝없는 흐름의 연속이요. 우주생성과 생존의 비밀이다. 제사를 현대적 용어로 말하자면, 밥이 되어 ‘먹힘’이다. 먹힘으로써 다음 생이 이어진다. 먼저 창조된 제물의 존재는 후속으로 이어지는 다른 제물의 존재들에게 영광의 자리를 물려주고 어두운 그림자 속으로 들어간다. 이것이 우주생성의 비밀이다.
문제는 창조주 자신이 바로 이 세계를 위한 희생제물이 된다는 또 하나의 기막힌 역설이다. 본문에서 조물주 비슈바카르만은 언어의 신 바크(Vac)와 동일시되면서 유일하게 “신들에게 이름을 부여하는 자”이며 “하늘과 땅을 초월해 있는 자”다. 그리고 그는 ‘황금의 모태’로서 물속에서 우주를 잉태한 히란야가르바아 같은 창조주로서의 명성을 떨친다.
이처럼 비슈바카르만은 언어의 신 바크와 동일시되어, 모두가 물, 불, 사고 그리고 언어라는 각자의 요소가 지닌 창조력이 혼융된 형태로 드러난 ‘제일자’(第一者) 혹은 ‘제일원인(第一原因)이 되고 있다. 결국 만무르이 창조주인 비슈바카르만은 언어의 주(主)이자 동시에 제사를 집행하는 브라흐만(brahman)의 주이며, 불의 신 아그니와 제사를 만들어낸 물에서 진화한 최초의 모태가 된다. 제사의 형식을 통해 우주를 창조해가는 베다의 창조 관념은 베다가 얼마나 제사르 중시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실제로 창조주 삐슈바카르만은 제사의 주(主)이기도 하지만 제사행위 그 자체를 통해 우주를 창조한 것이기도 하다.  98-99

다자, 즉 우주의 생성이 이러한 변증법적 자기발전에서 비롯되었다는 설명은 그리스도교에서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는 과정의 이야기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예컨대 <창세기>에 따르면, 하나님은 ’언어’(말씀)로 ‘빛’과 천지를 창조하면서 자기의 형상대로 인간을 창조한다. .. 그리스도교에서도 베다의 바크처럼 언어로 창조할 뿐 아니라, 자기 형상을 인간을 만드는 것도 일자에서 다자로의 우주적 전개라는 신적 의지가 ‘자기희생’속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99

베다가 말하는 우주적 거인, 푸루샤(Purusa)에 대한 묘사는 ‘푸루샤 찬가’(the Purusa Sukta)에서 잘 나타난다. 이 찬가에 따르면 우주가 제사와 관련하여 창조되듯이 우주적 인간도 제사와 관련하여 창조되고 있다. 이 찬가는 두 가지 기본적인 구조로 묘사되는데, 첫 번째 부분은 우주적 인간, 곧 원초적 인간 푸루샤의 기원과 그 위대성에 대한 것이다. 두 번째 부분은 푸루샤의 희생제사다. <리그베다>의 제 10권 제 90장에 등장하는 이 유명한 찬가는, 신들이 우주적 거인인 푸루샤의 몸을 분할함으로써 세계의 일부가 탄생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101

“푸루샤는 천 개의 머리, 천 개의 눈, 천 개의 발을 가졌다. 사방 온 세계에 편만해 있는 그는 열 개의 손가락을 그 너머로 뻗치고 있다.
푸루샤는 정녕 이 모든 세계 그 자체이며, 세계로서 존재해왔고 또 존재하게 될 것이다. 그는 (제사)음식을 통하여 탄생시킨 불멸(신들)의 세계를 통치한다.
이것이 푸루샤의 위대성이며, 동시에 푸루샤의 능력은 이것도 넘어선다. 모든 피조물은 푸루샤의 4분의 1에 불과하며 나머지 4분의 3은 하늘에 있는 불멸의 것들이다.
푸루샤의 4분의 3은 위로 올라가고 4분의 1은 여전히 지상에 남는다. 이 지상에서 다시 온 사방으로 뻗쳐 생물(먹는 것)과 무생물(먹지 않는 것)에게 침투한다.
푸루샤로부터 비라즈(Viraj)가 탄생되었고, 비라즈로부터 다시 푸루샤가 나왔다. 푸루샤가 탄생될 때, 그는 지구 너머 그 이면까지 뻗쳤다.” (<리그베다> X 90.1~5)..
대승불교사상 가운데 천수천안(千手千眼)의 보살(菩薩)이 등장하는데, 이것도 푸루샤의 전지전능성과 상징적 측면에서 유사한 일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이러한 불교의 상징적 수사(修辭) 또한 베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102-104

신들이 푸루샤를 분할했을 때, 몇 부분으로 나누었던가? 그들은 그의 입을, 그의 두 팔을, 넓적다리와 발을 무엇이라고 불렀던가?
그의 입은 브라만(Brahman) 이 되고, 그의 팔은 전사(戰士, Rajanya), 넓적다리는 평민(Vaisya), 발은 종(Sudra)이 되었다.
달은 그위 마음에서 생겨났고, 태양은 그의 눈에서 생겨났다. 인드라와 아그니는 그의 입에서 나왔으며, 바람은 그의 생명의 숨에서 비롯되었다.
그의 배꼽에서는 중간 지대의 공간이 생겨났고, 그의 머리로부터는 하늘이 전개되었고, 그의 두 발로부터는 땅이, 그의 귀에서는 하늘의 사방이 펼쳐졌다. 이와 같이 신들은 세계를 질서 있게 창조했다.
푸루샤를 위해 일곱 개의 봉인된 막대기와 훌륭한 일곱 개의 땔나무가 준비되어 있었다. 신들은 희생제사를 차리면서 푸루샤를 제사용 짐승으로 결박했다.
제사를 통하여 신들은 제물에게 제사를 바쳤다. 이것이 첫번째 제의의 법칙들이다. 이러한 제의의 법칙으로서의힘은 고대의 신들인 사드야(Sadhyas)가 머무는 하느르의 둥근 꼭대기에 도달한다. (<리그베다> X 90.6~16)  106

푸루샤가 크게 네 부분으로 갈라질 때, 입은 브라만이 되고 팔은 전사가 되며, 넓적다리는 평민, 그리고 발은 종과 같은 하인이 된다. 이것이 이른바 인도의 고대 전통사회를 형성하는 4성제도(四姓制度), 곧 카스트(ccaste)의 기초가ㅏ 된다.
푸루샤의 몸통 분할은 사회적 역할의 분할 또는 물리적 우주의 공간 배치라는 의의를 가진다. 예컨대 몸통의 최하위인 발에서 나온 섬기는 자 수드라는 사회의 기본을 이루는 층이 된다. 마치 땅이 우주의 기초가 되는 것과 같다.
넓적다리에서 나온 평민인 바이샤 계급은 왕성한 근육처럼 왕성한 사회 활동을 하는 부류다. 팔에서 생긴 크샤트리아는 무기를 다루고 사람을 지휘하는 전사와 지도자의 역할을 한다. 입에서 나온 브라만은 각종 시와 노래로 만트라를 암송하며 제사를 집행하는 사제의 역할을 담당한다.  107



3 모든 것은 제의의 불을 통해 - 베다의 제사

기원전 10세기에서 7세기 사이에는 아리아인의 세계관에 변화가 시작되었는데, 그 주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가 제사에서 숭배되는 신들의 권력이동이다. 예컨대 인드라 신이 초기 베다에는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지만, 점차 그 원위를 불의 신 아그니에게 물려주게 된다. 그리하여 부르이 신 아그니는 인드라와 동일시되기도 하고, 모든 신들의 왕 자리를 차지하기도 한다. 이는 생활 속에서 차지하는 불의 역할이 그만큼 더 중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113

천상(天上)의 신 바루나를 포함한 여러 신들에게서 다양한 권능을 넘겨받은 것은 인드라였다. 인드라는 바루나(Varuna) 신과 다른 열등한 신들(devas)의 권위를 모두 흡수하고 초기 베다시대 이후 오랫동안 신들 가운데서 최상의 권위를 차지해왔다.  
인드라는 신 중의 신으로서 유일신에 가까운 권위를 자랑하는 자리에까지 오르지만 결국 인드라의 권위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무너진다. 대신 그 권력을 지상의 신들, 특히 희생제의를 주관하는 불의 신 아그니에게로 이양된다. 아그니가 제의의 중심이 되면서 최고 권위의 인드라와 대등한 위치 혹은 우위에 서게 된 것이다.
이는 점차 제사에 관한 관심과 중요성이 제사 그 자체의 행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 불의 제의적 기능을 토앟여 인간은 그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신들에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114

언어를 떠나 과연 인간이 살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인류는 분명 저급한 사고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인간은 언어로 수천 년의 문명사를 기록하고 발전시켜왔다. 오늘도 우리는 하루하루 언어로 집을 짓고 산다. 그러나 모호하고 불의(不義)한 소통은 무너질 수밖에 없는 ‘바벨탑’이 되어, 엄청난 역사의 퇴보를 가져온 일면도 있다.
소리의 신 바크가 죽음의 신 야마의 역할을 겸하는 이유도, 소리속에 정의가 담겨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크는 ‘정의의 신’이기도 하다. 이제 그 정의의 신은 제단에서 거룩한 소리가 되어 만트라 속에서 울려 퍼진다. 그리하여 소리는 내면의 소리이자 ‘일자의 소리’가 된다. 일자의 소리는 다시 지식의 근원이 된다. 그리스도교에서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다’라고 하는 말과도 통한다. 그런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신앙은 지식의 출발이며, 참 지식은 정의로운 삶 속으로 참 신앙을 불러일으킨다.  124-125

베다에서 의례와 만트라는 고유의 힘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적절히 사용되면 원하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반면에, 그것이 부적절하게 사용될 때는 커다란 재앙을 초래한다고 믿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브라만 사제들이 제사의 행위를 적절히 감독하는 직분에 있는 것이기도 하다.  126

작은 제사 하나도 우주적 제사행위와 관련되는 것이므로 제사행위를 위한 전문화 교육은 필수였고, 오직 정화되어 순수한 영혼의 사제에게만 창조적 실재인 ‘브라만’의 힘이 부여된다고 믿었다. 그러기에 이들 사제는 늘 순수성을 지니고 있어야 했다. ..
제사를 수행하는 자는 영혼뿐만 아니라, 육체의 순수성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늘 자신의 몸을 정화시킨다. 목욕을 하거나 머리를 깎고 신선한 버터를 바름으로서 신선한 ‘배아(胚芽)의 상태’를 유지한다. 이때 사제는 <아이트레야 브랄흐마나>가 진술하고 있는 것처럼, ‘봉헌의 오두막(배아)집’을 마련하게 되는 셈이다. ..
사제는 정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심지어 자신의 몸이 가려워도 맨손으로 자신의 몸을 긁어서는 안 되며, 준비된 흑염소의 뿔을 이용해야만 한다.  1127

사제가 오두막에 감금되고 불 가까이에서 염소 가죽 같은 거적을 둘러쓰고 있는 이러한 행위는 제사를 드리는 봉헌자의 ‘열’(熱)을 발산하기 위함이다. 의례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땀이 흘러도 물을 마셔서는 안 되고 목욕을 할 수도 없다. 물은 오염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오직 열, 곧 타파스를 발산해야 한다. 파타스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열기이기도 하지만 ‘고행’을 뜻하기도 한다. 수고와 고통 없이는 해산(解産)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베다의 제식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바른 수행을 통해 ‘브라만’의 힘을 얻는 것,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수행방법으로서 사제의 정화노력, 곧 타파스를 발산하는 일 등이 아주 중요한 제의의 요소가 된다.
이러한 고행의 단계를 거친 사제는 신들의 위치로 가는 힘 또는 신들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하는 자로 여겨지게 되었다. 결국 희생제의를 통해서 얻어진 이러한 ‘힘’으로, 인간이 마침내 우주 그자체를 통제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128

<사타파타 브라흐마나> 문서는 소바(Soma, 酒) 제의, 이를 테면 제단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 하는 등의 여러 가지 무넺를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128

프라자파티는 열기인 타파스를 이용하여 만물을 창조했다. 앞에서 보았듯이 타파스는 모든 창조의 원리다.  131

오늘날 인도의 힌두 사원에서 불의 제사가 계속 행해지는 것이나 죽은 자를 화장(火葬)하는 제도 역시 이러한 관념에서 멀지 않다.  131

타파스가 이중적 의미, 곧 ‘열기’이자 ‘고행’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음을 다시 생각해본다면, 창조의 과정은 단순한 열기만이 아니라 고행이 기초가 되고 있음도 읽어내야 할 것이다. 고행은 현대 용어로 ‘수행’(修行) 또는 ’수양’(修養)이라 번역해도 좋을 것이다.  131-132

말은 인도유럽계열에서 전쟁의 영웅으로 숭배되는 지고한 상징이다. <리그베다>에서 말(馬)은 광범위하게 걸쳐 칭송을 받는다. ..
말은 <리그베다>에서 3중의 기능을 한다. 우선 실제로 길들여진 말(馬)로서 인도 아리아인이 인도 유렵 세계를 정복할 때 사용된 군마와, 성(聖)과 속(俗) 사이를 달리는 경주용 말, 그리고 제사에 희생되는 제의의 말이 있다.  132



4 죽은 자가 가는 운명의 길 - 죽음과 환생의 노래

<리그베다>에서 죽음은 주요한 주제다. 창조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만큼 인간의 죽음 또한 외면할 수 없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베다에는 제의에 대한 찬가가 주로 수록된 만큼 장례의 문제를 다루는 노래가 다양하게 나온다. 장례의 방식에 따라서 화장(火葬)식에서 부르는 노래, 매장(埋葬)식에서 부르는 노래 등이 서로 다르다.
베다에는 죽은 자가 가는 운명의 길이 몇 가지로 제시되고 있다. 하늘나라로 가는 자, 새로운 몸으로 태어나는 자, 혹은 부활하는 자, 화신(化身)이 되는 길 등이 표현되고 있다.
베다의 기록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죽음 후에 각기 저마다 운명의 길을 가되, 하늘나라 혹은 조상들의 세계 등으로 편입되어 가기를 원한다.  145

베다에서 죽음을 관장하는 신은 야마(Yama)다. 야마는 사자(死者)의 왕으로서 죽음의 세계를 지배한다. 야마가 죽음이 신이 된것은 그가 처음으로 죽음을 맛보고 저승으로 간 자이기 때문이다.  145

“험준한 난관을 헤치고 많은 사람들을 위해 길을 찾아낸 비바스반(Vivasvan : 태양)의 아들,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자, 야마 왕에게 공물을 바치면서 그를 공경하라.
야마는 우리를 위해 처음으로 길을 발견한자니, 그곳은 영원히 없어지지 아니하리라. 그곳은 우리의 조상들이 건너간 곳이며, 앞으로 태어나는 모든 사람들도 각자의 길을 따라가게 되리라.” (<리그베다> X 14.1~2)  146

장례식의 화장터에서 사자의 주변을 떠돌며 사자를 먹으려고 달려드는 귀신들을 향해 명령하듯 사자에게서 귀신을 쫓아버리는 형태의 노래도 있다.  “물러가거라. 쏙 물러갈지어다. 여기서 꺼져버려라. 조상들이 사자를 위해 이곳을 마련한 것이다. 야마가 그에게 낮과 물과 밤으로 장식한 안식처를 주었다.” (<리그베다> X 14.9)
고대의 인도인은 귀신들이 화장터에 살면서 사자의 타는 육체를 먹는다는 생각을 했던 듯하다. 귀신들이 불에 타는 사자를 먹기 위해 달려드는 이유는 두 가지로 해석된다. 하나는 귀신이 불에 타면서 새로운 형태의 몸을 입고 하늘나라에 가게 되는데, 이때 귀신이 그 몸을 빌려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경쟁적으로 달려든다는 생각이다. 또 하나는 후대의 힌두교에서 일반적으로 말하고 있듯이 귀신들이 단지 사자의 시체를 먹기 위해 달려든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두 가지 생각은 점차 후대로 가면서 후자의 생각이 일반화되게 되었다.  149-150

불의 신 아그니는 베다 전체에서 인드라와 더불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신으로, 특히 제사에 관해서는 단연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그만큼 제의와 관련항 아그니가 하는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죽음의 제의인 장례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아그니는 죽은 자를 조상에게 보내는 역할뿐만 아니라, 제사에 바쳐진 공물을 신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153

[죽은 자에 대하여]
”그대의 눈동자는 태양으로, 그대 영혼의 숨결은 바람으로 떠나시오. 그대의 업(業)에 따라 하늘로 가거나 땅으로 가시오. 아니면 그대의 운명이라면 물로 가시오. 가서, 그대의 손발은 식물의 뿌리가 되어 터를 잡으시오.” (<리그베다> X 16.3)
한 인간의 죽음을 두고, 죽음 그 이후에 우주로 환원되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이 비유는 실제적인 환생의 모습을 기원하고 있는 것이리라. 불꽃 속에서 한 줌 재로 사라져갈 인간이지만, 그 인간이 생전에 지니고 있던 신체의 모든 부분이 다시 우주속으로 귀환하는 것이다. ..
위의 베다 본무에서 우리는 인도 사상의 ‘업’(業) 개념을 발견하게 되는데, 인간이 살아생전의 활동에 따른 결과를 후과(後果)로서 죽음 이후에도 받게 된다는 ‘인연업보’ 개념이 형성되는 초기의 사상적 맹아(萌芽)를 볼 수 있다.  155-156

[아그니에 대하여]
“염소는 그대의 몫입니다. 그대의 열기로 염소제물을 태우소서. 그대의 눈부신 빛과 화염으로 제물을 태우소서. 오, 피조물을 아시는 이 자타베다여! 그대의 상서로운 친절한 모습으로 선한 행위를 한 이들이 살고 있는 경건한 나라로 이 사자(死者)를 인도하여 주소서.
아그니여, 우리가 바치는 제의의 소마즙과 함께 죽은 자가 그대에게 제물로 바쳐질 때 그를 다시 자유롭게 하여 조상들에게 보내소서. 그리하여 그가 새로운 생명의 몸을 입고 극의 자손이 번성케 하소서, 피조물을 아시는 이, 자타베다여!” (<리그베다> X 16.4~5)
죽은 자를 위한 장례식에서 염솟가 희생제물로 등장하고 있다. 죽은 자를 위해 소마즙과 함께 바쳐지는 희생물을 통핳여, 죽은 자는 아그니의 도움으로 조상들에게 보내지고 새 생명의 몸으로 자손을 번성케 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죽은 자에 대한 기원의 노래가 이어진다.
[죽은 자에 대하여]
“까마귀가 와서 그대를 쪼아 먹든지, 개미나 뱀이 달려들든지, 아니면 그 어떤 짐승(자칼)의 먹이가 될지라도,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아그니가 그리고 사제들과 함께하는 소마가 그 상처를 온전히 지켜줄 것이오.
암소의 네발로 그대 몸을 감싸고 아그니의 화염 속에서 그대를 보호하시오. 두터운 지방질로 그대 몸을 덮으시오. 그리하여 그대를 완전히 불살라버리려고 하는 아그니의 맹령한 열기로부터 그대를 지키도록 하시오.”(<리그베다> X 16.6~7)
인도에는 유달리 커다란 까마귀가 많은 편이다. 조로아스터교에서는 새가 와서 죽은 자의 시체를 뜯어 먹도록 하지만, 베다의 전통에서는 불로 화장을 함으로써 장례가 진행된다. 화장을 하되 시체가 가급적 온전히 유지된 상태에서 다음 생으로의 신생(新生)을 기약한다.  156-158

죽은 자를 장사지내는 매장식(埋葬式)에서, 사제는 죽음에 대하여, 또는 유족에 대하여 충고나 권면의 노래를 부른다. <리그베다> 제10권 제18장 제1~14절 전체에 걸친 매장식의 노래에 담긴 이야기를 중심으로 본문을 분석해보자.
[죽음에 대하여]
“죽음이여 떠나가거라. 신들의 길과는 다른 너의 길로 떠나거라. 눈을 가지고 귀를 가진 너에게 말하노니, 우리의 자녀와 인간(용사)을 해치지 말라.” (<리그베다> X 18.1)  161

“이 광활한 땅, 친절하고 온화한 어머니 - 땅(地母) 속으로 살며시 들어가시오. 어머니 대지는 젊은 여인이오. 공물을 바치는 누구에게나 양털처럼 부드러운 분이오. 어머니 - 땅으로 하여금 날름거리는 ‘파멸’의 혓바닥으로부터 그대를 지키게 하시오.
땅이여, 가슴을 열고 죽은 자를 받아 덮고 무겁게 짓누르지 마시오. 가슴을 열고 죽은 자를 받아 덮고 무겁게 짓누르지 마시오. 편안하게 굴 속에 들어가 그곳에 거하게 하소서. 땅이여 어머니가 아들을 치맛자락으로 감싸듯이 죽은 자를 감싸고 보호하소서.” (<리그베다> X 18.10~11)
<성서>의 표현대로 육신은 “흙으로 왔다가 흙으로 돌아가는” 인생이지만, <리그베다>처럼 죽은 자에 대하여 어머니 같은 포근하고 온화한 대지로 돌아갈 것을 축원하는 모습은 참으로 이색적잉고 따뜻한 느낌을 갖게 한다. ..
망자를 위로하는 표현이기도 하지만, 산 자에게도 죽음에 대한 공포를 덜게 하고 살아생전 대지에 대한 고마움을 잃지 말고 살라는 교훈으로 들리기도 한다. 어머니 대지를 사랑하는 자는 땅속에서 ‘파멸’이라는 두 번의 죽음을 겪지 않고, 보호받는다는 뜻이다.  168

“나는 그대 주위를 흙으로 돋우고, 이 흙덩이를 내리면서 그대를 상하지 않게 할 것이오. 조상들이 그대를 위해 이 기둥을 굳게 붙잡아줄 것이오. 야마가 그대를 위해 이곳에 집을 지어줄 것이오.” (10.18.13)  169



5 최상의 권위를 자랑하는 위대한 권력자 - 천상(天上)의 신들

<리그베다> 제6권 제50장은 전체 1~15절로 ‘여러 신들’에 대한 찬가가 함께 섞여 있다. .. 불과 1, 2절에서만 해도 아디티, 미트라, 바루나, 아리아만, 사비트리, 브하가, 수리아, 다크샤, 아그니라는 아홉 신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이 모두 ‘아디티야’(Adityas)로서 ‘태양신들의 집단’이 되는 ‘빛’ 또는 ‘태양’과 관련이 있는 신이다.  181

9명의 아디티야 가운데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신이 바루나다. 바루나는 1,000개의 눈을 가지고 멀리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빛나는 황금 외투를 입고 있다. 바루나와 미트라를 태양빛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팔로 천상에서 마차를 운전한다. 천상은 1,000개의 기둥과 1,000개의 문이 달려 있는 곳이다.  183

모든 우주적 통치의 역하 ㄹ가운데서도 특별히 바루나는 비를 가져다주는 존재로 자주 언급되며, <리그베다>에서는 바다의 물과 관련해 종종 언급되기도 한다. ..
왕이자 도덕적 통치자이던 태양신은 후기 문헌인 <아타르바베다>에 가서는 성격이 다르게 변화된다. 예컨대 미트라와 바루나는 각각 낮과 밤의 대명사가 되는 것이다. 미트라는 낮의 해가 되고, 바루나는 밤의 달이 되는 것이다.  184-186

낮과 밤의 역할을 떠맡은 미트라와 바루나는 점차 후기로 가면서 다시 그 역할이나 기능이 축소되어간다. 바루나는 천사의 빛의 왕좌에서 다시 물을 통제하는 자로 바뀌어가고, 그의 황금의 집도 이제는 물속에 있게 된다. 바루나가 빗물을 내리면서 바루나와 미트라는 ‘물의 주(主)’가 된다. 바루나의 천상통치는 비를 내리는 행위처럼 점점 물과 관계가 깊어지고 있다. 바루나가 달과 관계가 깊어지는 것도 역시 물과 관계가 있는 것이다.  186

바루나의 역할과 기능데 비해 미트라는 상재적으로 베다에서 적게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미트라와 바루나가 동시에 찬양을 받고 있는데, <리그베다>에서 미트라의 역할을 독자적으로 소개한 곳은 유일하게 제3권 제59장뿐이다.  186

아디티야는 다소 한계가 분명하지 않은 신들의 집단이다. <리그베다>의 몇몇 곳에서 태양신 아디티야의 이름은 경우에 따라서 일곱 개 혹은 여덟 개로도 묘사된다. 그러나 대체로 일곱 개인 것이 지배적이다. 이들은 미트라, 아리아만, 브하가 , 바루나, 다크샤, 수리아, 사비트리다. 이밖에도 ‘빛’의 그룹에 속하는 신 푸산 등이 있는데 이들은 뒤에서 별도로 살펴보겠다.
아디티야라는 명칭은 인드라에게도 적용되고 있을 만큼 의미영역이 광범위하다. 물론 인드라 신의 위대성이 점점 터져갈 때 아디티야의 이름에 흡수된 것이지만 말이다.
이와 같이 다양하게 표현되는 태양신 아디티야의 여러 가지 위상 가운데 가장 영향력 있는 신은 역시 바루나다. 그 다음이 미트라이고 세 번째가 아리아만이다.
이들은 모두 천상의 빛의 신으로서 각 이름의 의미처럼 밝고, 빛나면서 졸지도 않고, 흠 없고 순수하고 거룩한 황금빛의 신이다. 이 태양신들은 적을 가두고 신봉자를 보호해주며, 죄인은 형벌하지만 나약함을 용서해주기도 한다. 동시에 질병르 퇴치하고 장수와 자손의 번성을 도와준다.  187-188

바루나와 미트라에 대한 묘사와 마찬가지로 수리아는 ‘하늘의 눈’으로 표현되는데, 멀리 내다볼 수 있어서 인간들의 행위를 감시하는 자가 된다. 수리아는 아디티야의 하나이지만 동시에 아디티야와 구별되는 독특한 성질을 지닌다.
..
무엇보다 태양신 수리아의 진가는 힘의 세력을 신과 인간을 위해 세계를 비추는 빛에 있다. 그의 빛으로 어둠을 물리치고 어둠과 사악한 힘의 세력을 정복하는 것이다. 수리아는 신들의 사제 역할을 하기도 하고 미트라와 바루나 앞에서 인간들의 무죄를 선언하도록 요청을 받기도 한다. .. 천둥과 폭ㅍ풍수의 신 인드라가 태양을 가리게 하는 힘을 가지고 저마 위력이 커지면서 수리아는 차선으로 밀려나기도 한다.  189

사비트리는 눈, 손,혀, 팔이 모두 황금으로 된 황금의 신이다 사비트리는 황금의 손을 펼쳐서 인간들에게 생명을 선사한다. .. 사비트리는 노란 머리칼을 하고 황갈색의 겉옷을 입고서 황금 마차를 타고 있다. ..
사비트리는 맑은 길을 따라 하늘을 날면서 영혼을 의로운 곳으로 안내하며, 신과 인간에게 불멸을 제공한다.  194

사비트리의 역할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역시 인간들이 각각 자신의 몫을 감당할 수 있도록 고무시키고 격려하는 일과 사제들이 제의를 집행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었다.  195

풍요로움을 주는 푸산은 인색한 자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역할뿐만 아니라, 승리의 길을 만드는 자, 야비한 자의 심장을 찌르는 자 등으로 다양하게 묘사된다. 다른 찬가에서 푸산은 일반적으로 힘과 영광, 지혜, 관용성 등으로 상징된다.  196

<리그베다>에서 비슈누는 다른 신에 비해 극히 제한적으로 찬미되고 있다. 특히 수백 편이 넘는 찬가만을 지니고 있다. 인기 있는 다른 신들이 수천 번 넘게 호명되는 데 비해 비슈누는 100번도 언급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비슈누는 폭풍의 신 루드라와 같이 크게 존경을 받고 있고 후기로 갈수록 인기는 더해간다  
비슈누는 젊은 신으로 거대한 몸집을 하고 있고, 보폭이 넓어 세 번의 큰 걸음으로 악마로부터 세계를 구출해낸다는 이야기로 유명하다.
비슈누의 세 걸음은 지상과 공중, 그리고 천상의 가장 높은 곳으로 구분해 설명되는데, 이 걸음은 새로운 우주 공간을 창조해낸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첫 번째 걸음은 땅의 영역을, 두 번째 걸음은 상층부 하늘, 세 번째 걸음은 가장 높은 천상의 세계로 비슈누가 거주하는 곳이다. 이 세걸음은 새벽과 정오와 석양이라는 태양의 세 가지 현상에 대한 상징적 은유다. 이는 새벽의 여신 우사와 길의 태양신 푸산, 그리고 석양의 태양신 사비트리를 연상하게 한다. 비슈누의 걸음을 ‘비카르마’(vikarma) 또는 ‘파다’(pada)라고 하는데, 특히 후자에는 많은 은유적 해석이 따른다.
첫 번째 해석으로는 ‘발’(foot)이라는 의미로 라틴어의 ‘페스’(pes)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다. 두 번째는 어떤 장소에 머물러 있는 동작을 포함하여 발의 동작에 따른 ‘발걸음’(step)이나 ‘족적’(footprint)으로 해석한다. 셋째는 ‘파다’가 인간과 신이 함께 거주하는 실제적인 장소를 뜻하거나, 소의 바랒국이 찍힌 자국에 무링 고이듯 그곳에서 꿀샘이 솟아나는 장소를 만드는 발걸음을 뜻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처럼 비슈누의 발걸음은 그 보폭으로 인하여 유명할 뿐 아니라, 걸음마저 다양하게 해석된다. ..
<리그베다> 제 1권 제155장에서는 비슈누-인드라 신을 나란히 영웅적인 신으로 찬양하기도 한다.  197-198

비슈누는 처음에는 빛의 신으로 출발하여 후기 베다시대에 갈수록 점점 인기가 높아져 힌두교의 최대신인 창조자 브라흐마, 파괴와 재새으이 신 시바, 그리고 유지의 신 비슈누라는 삼위일체의 최고신 자리에 이르게 된다.
그렇게 높은 지위와 인기를 누리게 된 배경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비슈누 신이 인간과 동무르이 종족 번식에서 가장 중요한 태아(胎兒)를 보호해주는 신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점은 다른 어떤 태양신에게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것으로, 가축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번영을 기원하는 인간과 사제들에게 더욱 인기 있는 신으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이라 생각된다.
더구나 비슈누는 그의 큰 세 걸음으로 후기에 가서는 악마의 대부로 여겨지는 아수라(Asura)로부터 세계를 보호하는 등, 땅과 공중, 천상이라는 세 개의 세계를 모두 정복한다. 때문에 여러 신에게 제사를 드리지만 대부분은 비슈누에게 바쳐진다. 바로 이 점이 점차 비슈누가 가장 위대한 신이 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특히 베다 후기 문서에서 자주 발견되듯이 비슈누가 에무사(Emusa)로 불리는 수퇘지로 화신(化身])하여 지구를 물에서 건져올리는 모습이라든가, 인도 고대 설화집인 <푸라나>(Purana)에서 거북이가 비슈누의 화신잉 된다는 표현 등은, 모두 희생 행위 또는 제물로서의 비슈누를 위대하게 평가한 것이다.
비슈누의 인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인도 신화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바가바드 기타>의 주인공 크리슈나(Krishna)로 화신하여 인류의 평화를 가져오는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결국 ‘희생제의’의 존재로서 비슈누가 인류와 우주를 건지고 보호하는 가장 위대한 신으로 숭배받게 되었던 것이다. 맟치 그리스도교에서 예수가 십자가의 희생제의를 통해 인류의 구세주로서의 위치로 승격되었듯이 말이다.  201-202

<푸라나>에 따르면, 마누는 14대의 긴 기간에 걸쳐서 공중에 거처하면서 인간의 의식을 각성시키는데, 그 일곱 번째 시기에 해당하는 마누의 이름이 비바스바트라고도 한다. 이 때문에 인간은 비바스반 아디티야(Vivasvan Aditya)의 후손이 된다. 이간은 태양의 아들인 셈이다.
<리그베다>에서는 비바스바트를 신들의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의 아내는 장인(匠人)의 신 트바스트리의 딸 사라뉴(saranyu)다. 사라뉴와의 사이에서 야마와 마차를 이끄는 천상의 신 아쉬빈을 낳는다.  204

아쉬빈은 <리그베다>에서 인드라, 아그니, 소마 다음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찬양을 받는 신이다. 아쉬빈(asvin)이라는 산스크리트어의 의미는 ‘마차꾼’이라는 뜻이다. ..
아쉬빈의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두 개의 눈, 두 개의 손, 두 개의 발, 두 날개, 그리고 쌍으로 같이 있는 동물들과 비교된다는 점이다. 이들 쌍은 빛나고 기민하며 젊고 아름답다. 또한 붉은색을 띠면서 강한 힘을 자랑하고 법칙을 강화하기도 하며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전지자(全知者)라 불리기도 한다.  205-206



6 공중의 세력을 관장하는 대기의 힘 - 대기(大氣)의 신들

<리그베다>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려긍ㄹ 행사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인드라가 바로 이 대기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신이다. 천둥번개를 일으키며 공중의 세력을 관장하는 인드라와 바람의 신 바유, 폭풍의 신 마루트와 루드라도 대표적인 대기의 신들이다. ..
인드라(Indra)는 ‘대기’(大氣)의 현상을 인격화한 공중의 신이다. <리그베다>에서 가장 위대한 신으로서 ‘신들의 왕’으로 군림한다. ..
인드라는 날씨를 관장하는 주(主)로서 천둥 번개를 일으키며 비를 내려준다. 비를 내려줌으로써 다산(多産)의 신으로 존견을 받지만, 동시에 폭풍을 일으키는 신으로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한다.  213

<리그베다>에서 인드라에 대한 찬가는 250개나 된다. 이것은 <리그베다> 전체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214

그가(인드라) 즐기는 음식은 소마인데, 태어나던 날도 소마를 마셨다고 한다. .. 바람의 신 바유나 창조자 브리하스파티, 또는 아그니도 소마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지만, 단연 최고의 애주가(Soma-drinker)로는 역시 인드라가 꼽힌다.  216

사회, 정치적 배경에서 탄생한 인드라 신은 천둥번개를 가진 공포의 대상인 동시에 그를 숭배하는 자들에게 비와 불로 은총을 가져다 주는 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후기 베다시대로 가면서 인드라는 최고신의 지위에서 비교적 낮은 신으로 떨어진다. 비록 작은 신들의 왕으로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긴 하지만, 이른바 인도의 주요한 3신, 즉 브라흐마(Brahma), 비슈누, 시바보다는 열등한 2인자의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후기에 가서 인드라는 신들이 살고 있는 하늘(Swarga)의 통치자로 묘사되면서, 이 단계에서 인간의 여러 가지 나약함을 보살펴주는 자가 되기도 한다.  235

폭풍의 신 루드라(Rudra)는 인드라나 아그니처럼 많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리그베다>에서는 루드라에 대한 찬가가 독립적으로 편집된 곳이 단 세군데뿐이다. .. 그러나 루드라는 후대에가서 힌두교에서 가장 위대한 세 신 가운데 하나인 시바(Siva)로 불리며 역할이 승격된다.  236-237

루드라가 자주 불리지는 않지만 칭송을 받을 때는 다른 여러 신들에 비해 독립적으로 높이 찬양받으며 최고신의 대접을 받는다. 이는 인도 베다신화의 대표적인 특징이기도 한데, 예배를 드리는 자가 필요에 따라 그때마다 정한 신에게 최고의 칭호와 찬사를 부여하는 것이다.  241

마루트는 루드라의 아들들이기 때문에 루드리야(Rudriyas)라 불리기도 한다. 마루트는 폭풍의 아들이자 바람의 신으로서 인드라의 위대함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루드라보다 더욱 많이 칭송되었다.  241

바유는 이름 자체가 ‘불다’라는 뜻의 어근 ‘바’(va)에서 생긴 단어로, 바람의 신으로서 공중의 최고 신인 인드라와 깊은 관계가 있다.  248

친구 인드라와 같이 바유도 순수한 형태의 소마를 즐긴다. 바유는 신들 가운데서도 가장 빠르기 때문에 소바를 처음 마신 자가 되었다. ..
이에 비해 바타는 바람의 힘을 과시하고 거대한 먼지 구름을 일으킨다. 형태는 보이지 않으나 소리는 우렁차며, 신들의 호흡이자 신성한 생령(生靈-살아있는 일반 국민)으로서 공물로 섬김을 받는다. 또한 번개와 태양의 출현을 알리는 전령사이기도 하다. 불그스름한 빛을 만들고 새벽을 빛나게 한다. ..
후기로 갈수록 바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248




7 생명을 살리는 제의의 불과 음료 - 지상의 가장 위대한 신

지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최고 신으로 찬양받고 있는 대표적인 신들로는 단연 아그니와 소마를 들 수 있다. 불의 신 아그니와 술(음료)의 신 소마는 불과 물로 상징되는 만큼이나 서로 관계가 긴밀하다. ..
불과 물은 성질상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인도-유럽적 개념에서 물과 불은 ‘뜨거운 연금술의 액체’와 같이 하나로 융합되어 설명되기도 한다. ..
아그니와 소마는 베다의 시인들에게 제사와 인생의 의미를 찾고 이해하게 하는 주요한 영감을 준다. 아그니가 제의의 생산적 측면과 관련한 ‘아폴론적 영감’을 준다면, 소마는 제의의 파괴적인 요소와 관련해 인생의 비전을 설명한다는 측면에서 ‘디오니소스적인 영감’을 준다고 설명되기도 한다.  251

아그니는 제사행위에서 가장 먼저 초대되는 신이다.  252

또 다른 <리그베다> 본문에서는 아그니의 찬생이 물과 관련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아그니는 물의 아들로 탄생되는데, 이는 마치 구름에서 번개가 치는 이치와 같다. 조로아스터교의 성전 <아베스타>(Avesta)에 나오는 깊은 물속의 정령처럼, 아그니는 물에서 탄생한다. 그리하여 아그니는 물의 아들(Apam Napat)이 된다.  265

<리그베다>의 시인 사제들은 아그니 못지 않게 소마에 대하여 많은 부분에서 길고도 장황하게 다루고 있다. 소마는 제의에서 가장 중요한 음료로서 신들이 즐기는 술이기 때문이다. ..
<리그베다> 제9권은 114편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의 시 전체가 오직 소마에 대한 찬가, ‘소마 파바마나’(Soma Pavamana : 정화시키는 자)로 편집되어 있다. ..
제의에 바쳐지는 음료 소마는 일종의 약초인 소마나무의 즙을 내어 만든다.  267

소마의 다양한 변형은 모두 물과 관련이 깊다. 구름, 암소의 우유, 꿀, 음료, 그리고 식물의 수액이나 동물(황소)의 정액(분비물, 씨앗), 술 등이 모두 물의 이미지와 관계가 깊고, 그 물은 언제나 제의의 한복판에서 신의 음료나 음식으로서 기쁨을 얻게 한다.  271

소마는 신들의 연회에 없어서는 안 될 제의의 기본요소인 술의 신이지만, 인간들에게 힘과 명성을 부여하는 신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불의 신 아그니와 함께, 술의 신 소마는 인두라는 칭호를 부여받으며, 물의 아버지가 되기도 하고 물의 아들이 되기도 한다.
인두는 ‘빛나는 물방울’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인류 4대 문명의 발상지 가운데 하나인 인더스(Indus) 강도 바로 이러한 명칭의 뜻을 지닌 ‘빛나는 물줄기’를 반영한 것이다. 소마는 다른 <리그베다>의 본문에서도 종종 인두라는 별칭으로 불리는데, 이두는 이때, 천지간에 보물과 부요함과 물을 가져다 주는 자다.  274



8 천지자연의 신성을 노래하라 - 천지와 자연의 신

<리그베다>에서 천지(天地)의 신은 각각 하늘의 신과 땅의 신으로 숭배를 받기도 하지만, 짝을 이루어 하나의 명사처럼 ‘천지의 신’으로 숭배받기도 한다. 하늘의 신 디야우스(Dyaus)나, 땅의 신 프리티비(Prthivi)는 각각 아버지(pitara)와 어머니(mataa)의 형태로 숭배를 받는데, 둘이 하나로 합쳐진 자웅동체(雌雄同體)의 디야우스프리티비(천지)라는 이름의 신으로도 <리그베다> 여섯 곳에서 독립적으로 찬미되고 있다.  285

천지가 디야우스프리티비라는 한 쌍으로 숭배를 받기도 하지만, 그 가운데서 땅만이 독립적으로 찬양을 받는 시편도 있다. 이른바 땅의 신, 프리티비에 대한 찬가다. 이는 그리스의 지모신(地母神) 가이아(Gaia)에 비교될 수도 있다.  290

“오, 피리티비, 언덕을 나누는 연장을 지닌 지니리의 그대여! 땅을 활기 있게 하는 풍부한 급류를 지닌 전능자여. 오, 자유로운 방랑자여, 밝은 낯빛으로 그대에게 소리 높여 찬미하나이다. 부풀어 오르는 구름같이, 우는 말처럼 달리는 오, 빛나는 색조의 말달리는 자여. 위대한 힘으로 강한 나무륻을 땅위에 붙들며, 구름으로 번개르 일으켜 하늘에서 비의 홍수를 내리는 그대를 찬미하나이다.” (<리그베다> V 84.1~3)  291

흥미로운 것은, <리그베다>에서 아수라가 하늘의 힘 있는 신으로 평가를 받았지만, 벌써 후기 문서에 속하는 <아타르바베다>에 이르러서는 아수라의 위상이 다른 신에게 정복당하는 위치로 전락한다. 땅의 여신마저 아수라가 설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신들의 권력이동과 선악구별의 기준이 후대에 갈수록 점차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 시대에 와서 아수라가 악마적 요소로 변형되는 것도 이 시기를 거치면서다.  293

<리그베다> 본문에는 리부스(Rbhus)의 이름이 100여 곳이 넘게 불리는데, 그중 11편의 찬가에서 독립적으로 등장한다. ..
리부스의 성격을 특징짓기는 어렵지만 인드라를 돕는 신의 역할을 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신들을 장식하는 목수로서 장인(匠人) 역할을 하고 있다. ..
리부스가 자랑하는 훌륭한 기술의 특징은 다섯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 아쉬빈을 위해 말도 없고 고삐도 없이 세 개의 바퀴로 공간을 여행하는 수레를 만드는 일. 둘째, 인드라를 위해 두 마리 적갈색 군마를 장식하는 일. 셋째, 브리하스파티를 위한 신비의 암소를 제작하는 일. 넷째, 그들의 늙어가는 부모인 천지(天地)를 회춘시키는 일. 다섯째, 트바스트리가 만든 신들의 컵 한개를 흔들어 네 개로 만드는 일이다.  294-295

베다에서 동물은 다른 신들에 비하면 극히 제한적으로 숭배받는다. 그것도 동물에 대한 직접적인 숭배라기보다는, 여러 신들이 동물의 몸을 입고 나타나는 상징적인 비유의 형태다. 그러나 점차 후기로 갈수록 동물에 대한 숭배가 보다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306

동물 가운데서는 무엇보다 말과 소가 가장 많이 등징하여 칭송을 받고, 염소, 멧돼지, 원숭이, 거북이가 비슈누의 화신이 된다. 뱀 또한 숭배의 대상이 되는데, 이는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뜻에서 달래는 차원의 숭배다. 이밖에도 독수리와 같은 새가 인드라나 태양에 비유되면서 신적 존재로 찬미를 받는다.
동물 가운데서 다디크라(Dadhikra) 또는 다디크라반(Dadhikravan)이라고 하는 말(馬)은 <리그베다>에서 가장 유명한 말인데, 네 번에 걸쳐서 독립적으로 찬미를 받는다. 여러 가지의 말 가운데서 다디크라는 그 빠르기로 인해 독수리와 동일시되면서 칭송받고 있다.  307

원숭이는 힌두 신화에서 원숭이 신 하누만(Hanuman)과 연결되는데, 원숭이의 왕인 하누만은 주인에게 충성하는 종(dasya)의 상징이다.  310

동물들 가운데서 들짐승이나 물짐승 외에 하늘을 나는 새는 종종 태양에 비유된다. 태양 새 가루다(Garuda)는 새들의 왕으로서 절반은 인간이고 절반은 새의 모습을 하고 있다. 가루다는 비슈누의 수레가 되고 뱀과 대적한다. 머리와 꼬리, 날개는 독수리의 것이고, 몸통과 다리는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다.  311



9 남성 우월 신화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여신 - 베다의 여신들

<리그베다>에서 여성이 대부분 종속적 위치인 것은 사실이지만, 가끔씩은 주체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 가운데 가장 탁월한 여신은 천상의 위대한 신 가운데 하나인 새벽의 여신 우사(Usas)다. 우사는 천상의 위대한 신들에 비하면 낮은 서열에 불과하여, 다른 신들처럼 소마의 제의를 함께 나누지는 못한다. 하지만 여신 가운데는 가장 높은 지위를 차지한다.
우사(Usas)는 산스크리트어로 새벽을 뜻한다.  313

새벽의 여신 우사는 그녀의 어머니가 해준 화려한 차림을 하고 인간에게 살짝 가슴을 보여주는 가냘픈 처녀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우사는 거듭거듭 태어나면서 영원히 늙지 않는 젊음을 유지하여 어제와 같이 지금도 빛나지만 미래도 계속해서 빛날 것이다.   313-314

연인이 사랑하는 여인을 뒤따르듯이 태양은 새벽을 따른다. 새벽의 신 우사는 태양신 수리아의 아내다. 그러나 몇몇 다른 자료에서는 우사가 수리아의 어머니로 표현되거나, 우사가 수리아에게서 탄생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곳도 있다.  314

<리그베다>의 다른 본문에 따르면, 사라스바티가 쏟아낸 거대한 눈물이 파도가 산에서 홍수처럼 흘러내려 산과 들을 적신다. 사라스바티의 강둑에는 왕과 백성들이 살고 있고, 시인과 사제들은 이런 축복을 주는 사라스바티가 멀리 타국으로 떠나지 말고 늘 가까이에서 축복을 더해달라고 기원한다. 사라스바티는 천상의 태양신 푸산이나 대기의 신 인드라, 그리고 특히 인드라를 돕는 전사 그룹 마루트와 더불어 많은 찬미를 받는다.
새벽의 여신 우사나 강의 여신 사라스바티의 강력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여전히 여신이기 때문에 주목받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322-323

밤의 여신 라트리(Ratri) 또한 자매인 새벽의 여신 우사와 같이 하늘의 딸로 불린다. 밤이지만 어두운 것만이 아니라, 무수한 별빛이 밝게 흐르는 별이 빛나는 밤이다.  323

밤의 여신은 새벽의 여신과 자매로서 빛으로 어둠을 정복하고 어둠 속에서 길을 찾는 자들에게 안내자가 되어준다. 밤의 여신은 우르미야라는 또 다른 명칭으로 존경받는다.  325

<리그베다>에서 아파(apah : 물)에 대한 신격화는 소마를 비롯하여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물은 특히 인간의 생명을 유지해주고 새로이 깨끗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여신으로 불린다.  326

베다의 시인은 물을 자애로운 어머니에 비유하여, 아기에게 젖을 주듯이 생명력과 치유력이 풍부한 물의 활력을 얻게 해달라고 기원한다.  327

잠들 줄 모르는 아파는 우주 하늘의 바다가 그 기원이고, 인드라가 개척한 수로를 따라 끊임없이 흐르며 인간들을 이롭게 한다. 이 물은 하늘에서 내려와 산과 들로 흘러 강을 이룬다. 물의 여신 아파는 거대한 강줄기(sindhu, 또는 Indus)를 따라 바다로 향한다. 그 바다는 하늘의 바다이기도 하고, 지상의 바다이기도 하다.
흐르는 물을 따라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가 살아나고 오염된 인간은 물의 여신을 통해 죄악을 씻는다. 이런 사상 아래 오늘날도 힌두인은 갠지스나 인더스 강에서 목욕을 통해 죄를 정화하고 새사람으로 거듭나기를 비는 것이다.  328-329



10 민중을 위한 주술에서 베단타 철학으로 - <아타르바베다>와 <브라흐마나>

베다의 네 종류 중에서 가장 후기에 속하는 <아타르바베다>(Atharvaveda)는 주술(呪術, magic)적 주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 무려 731개가 <리그베다>에서 인용해온 것이다. 그밖의 많은 본문 내용도 출처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민간의 주술적 내용들을 혼합하고 있어서 한때는 위경(僞經, apocryphal) 취급을 받기도 했다. ..
제사를 집행하는 아타르반(Atharvan)이 속죄를 비는 제의나 저주(詛呪)에 관한 문헌, 또는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에서 사용하는 의례적 문구 등이 많다. 아타르반은 고대 인도의 초기 사제들을 지칭하는 말로, 후대의 브라만 사제들의 선조가 되는 셈이다. ‘아타르바베다’라는 말도 여기서 따온 것이다.  345

비록 <아타르바베다>는 <리그베다>에 비해 그 중요성이 뒤지기는 하지만 대부분 <리그베다>에서 뽑아낸 찬가들로 구성된 노래집(saman)인 <사마베다>나 ‘제의의 기도문(yajna)으로 구성된 <야주르베다>에 비하면 그 비중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아타르바베다>가 이렇게 인기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인도 고대의 원시적인 대중 신앙과 미신들을 여과 없이 생생하게 다루어 주는데다가 초기 인도-아리아인의 하층민 생활상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
<리그베다>가 비교적 고대인도-아리아인 상류층의 종교적 신념과 행위들을 봉여주고 있던 데 비해, <아타르바베다>는 고대인도의 주술적 경향과 하층민들의 생활상을 보여줌으로써 <리그베다>를 보충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345-346

<아타르바베다>에는 특히 저주를 위한 주문이 많다. 이 때문에 <아타르바베다>는 ‘저주의 베다’(Cursing-Veda)라고도 불린다.  349

<아타르바베다>는 네 개의 베다 가운데 가장 후대에 기록된 문서로, 민중의 생활과 가장 가깝다.  351

재미있는 기도문들을 조금 더 언급해 보자면, 집을 건축할 때 비는 기도문, 씨앗을 뿌릴 때 축복하는 기도문, 곡식의 성장을 촉진하는 주문, 들판의 곡식에 몰려드는 해충 떼를 몰아내기 위한 주문, 곡식이 번개 맞는 것을 막기 위한 주문 같은 것이 있다.
가축의 보호와 번식을 위한 주문, 불의 위험을 막는 주문, 새로운 수로로 강물을 끌어들이기 위한 주문도 있다. 그밖에 상인의 기도, 도박이나 주사위 놀이에서 성공을 비는 기도, 잃어버린 재산을 찾기 위한 주문, 죄와 신성모독의 속죄를 위한 주문 등 그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351

이밖에도 <아타르바베다>에는 사제들인 바라문의 억압에 대해 저항하는 저주의 기도문이 상당수 있어 흥미롭다. 권력으로 민중을 억압하는 바라문을 이렇게 저주한다.
“바라문을 온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죽여라. 신들을 욕되게 하고 생각 없이 재물만 탐하는 자, 그의 심장에 인드라가 불을 지피리라. 그가 살아 있는 한 천지가 그를 증오하리라. …… 바라문의 혀는 활이 될 것이다. 그의 목소리는 화살촉에 걸리는 줄이 되리라. 그리하여 그의 숨통과 이빨이 거룩한 불로 태워져 패대기쳐지리라. 이들 바라문과 같이 신들을 욕되기 하는 자들도 그러하리라. 심장을 꿰뚫는 강한 화살로 신들이 이들을 벌하리라.” (<아타르바베다> V 18.5,8)
제사풍속이 만연한 고대사회에서 사제의 사회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자세가 본연의 자세를 잃고 종교적 권력으로 민중을 압제하자, 점차 이에 저항하는 저주의 목소리가 높아갔던 것을 짐작하게 한다.   352

통제해야할 대상이 더 클수록 정보와 지식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이러한 희생제의의 주술적 개념은 점차 우주적 관념으로 확대되었으며, 그 겨로가 ‘제의의 철학’인 베다의 마지막 철학, 즉 초기 형태의 우파니샤드(베단타 철학)로 나타난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베단타 철학은 <리그베다>의 말기 사상으로서, 우주의 최고원리를 일신교(一神敎) 또는 일원론으로 설명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경향은 베다의 가장 후기 저술인 <아타르바베다>의 후반부에서부터 드러난다.  353

후기에는 브라만을 우주의 최고 원리로 내세우는 사상이 더욱 환영받게 되면서 우파니샤드의 원리로 발전한다. 우주적 최고 원리인 브라만을 인간 내면 속의 자아, 곧 아트만(atman, 自我)과 동일시하는 ‘범아일여(梵我一如)의 사상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실로 푸루샤(아트만)를 아는 자는 ‘이것이 브라만이다’라고 생각한다. 그 속에 모든 신격(神格)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암소가 외양간에 앉아 있는 것과 같이.” (<아타르바베다> V 11.8.32)
우주 최고의 원리인 브라만이 인체의 내부에 도사리고 앉아 있다는 이 사상은 인간이 바로 브라만이라는 사실을 통찰하게 하는 우파니샤드 최고의 진술의 사상적 맹아를 말해주는 것이다. 이미 <아타르바베다>의 시인은 인간 내부에서 우주적 통찰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355

<브라흐마나>는 베다의 본집을 해석한 주석서로서, <리그베다>를 포함한 4개의 베다 본문에 대한 각각의 해설서다. 특히 제사의 구체적인 방식과 절차는 물론, 그 의미를 자세히 서술한 사제들의 기본적인 지침서가 주를 이룬다.  356

<브라흐마나>를 다시 내용적으로 구분해보면, 제사의 방식과 규범을 다룬 지침서인 ‘비디’(Vidhi, 儀軌)로 이루어져 있다. 제사의 기원과 전설을 설명해준 아르타바다에서 베단타 철학이 출발하는데, 이것이 우파니샤드 철학의 시작을 알리게 된다.
아르타바다의 논의는 베다의 주석서인 <브라흐마나>의 끝부분으로서, 제사에 관한 최종적인 철학적 논의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베다의 끝’(end of the Veda)을 의미하는 ‘베단타’(Vedanta = Veda + anta)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베다의 마지막 문헌 <브라흐마마>, 그리고 여기에 포함되어 있는 아르타바다를 더욱 깊이 숙고하여 철학화한 작품이 바로 <아라냐카>(Aranyakas, 密林書)로서, 베다와 우파니샤드의 사상체계의 과도깅에 해당한다.  357

<브라흐마나>의 주된 사상은 무엇보다 ‘제사 만능주의’다. 베다의 본집이 주로 시인의. 노래와 찬가 형식의 만트라로 구성된 데 비해, <브라흐마나>는 주로 사제들의 편집물이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제사가 주축이 되고 제사가 모든 사상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학식이 있으며 베다에 정통한 바라문(브라만)은 인간이라는 신이다.” (<사타파타 브라흐마나> II 2.2, 6)
사제 즉, 바라문(婆羅門, Brahman)은 신들을 대신하여 제식(祭式)을 주관하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권위는 점점 더 높아만 갔다. 당시의 세계관에서는 제식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고, 제식이야말로 신들을 강제하거나 우주의 현상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베다의 세계관에서는 신들마저 제식을 수행해야만 비로소 불멸성을 획득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이유로 제사를 집행하는 바라문의 권위는 단순히 신에게 봉사하는 경건한 봉사자의 차원을 넘어서 독자적이고 전문적인 지위를 확보했다. 따라서 제식의 힘으로 신들을 지배하는 자인 동시에 인간으로서의 신, 곧 신인(神人)의 위치로 격상되었다.  358

예컨대 제의 전 과정을 주관하며 총감독의 위치에 있는 리트비즈(Ritvij), <리그베다>의 찬가를 낭송하는 호트리(Hotri), <사마베다>의 노래를 부르는 우드가트리(Udgatri), <야주르베다>의 노래를 부르는 아드바르유(Adhvaryu), 그리고 <아타르바베다>의 사제인 브라민(Brahmin, Brahman)이다.  360

브라만은 사제 계급을 의미하고, 동시에 사제 그 자체를 뜻하는 브라만으로도 혼용하고 있다. 이러한 혼동을 피하고자 사제로서의 브라만을 구분지어 설명하는 용어가 브라민이다.  360

오늘날 힌두교에서 제의를 수행하는 사제에 대한 일반적인 명칭은 브라민(브라만) 외에도 가정에서 가족을 위해 제사를 드리는 프로히타(Purohita), 브라만 외의 다른 계급에서 자신들의 제사를 드리는 사제인 잔가마(Jangama), 성지순례를 오는 자들을 위해 힌두 사원에서 제의를 안내하고 집행하는 판디야(Pandya), 사원이나 성소에서 주로 의례의 절차와 푸자(puja ; 봉헌 또는 예배)를 담당하는 푸자리(Pujari) 등 다양한 명칭이 있다. 이는 제사의식의 전문화와 사제계급의 분화를 설명해주는 다양한 본보기다.
제사가 점차 중시되면서, 우주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신들이 아니라, 올바른 제사를 드리는 행위 자체로 변해갔으며, 그 제사행위를 제대로 수행하는 사제들의 권위도 높아져갔다. 따라서 제사는 우주적 힘을 지닌 것으로 생각했다. 이러한 사고는 후대에 인도의 정통 철학파의 하나로 제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푸르바 미맘사(Purva mimamsa) 학파에서 계승되었다. 제의 속에서 신(神)의 존재 가치는 점점 퇴색하고 있다.  361

프라자파티는 자신을 제물로 삼고자 했다. 그리하여 손을 비비자 희생제물로 버터가 나왔다. 처음 나온 버터는 머리카락이 빠져 있어서 제물로 바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첫 버터를 불에 쏟아버리며, “태워서 마시자”(osa dhaya)라고 했다. 이 “오사드야”라는 ‘말’ 속에서 ‘식물’(osadhayas)이라는 말이 나왔다
온전한 제물을 위하여 두 번째 손을 비비자, 깨끗한 버터와 우유가 나왔다. 이것을 제물로 바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생각하자 “그것을 제물로 바쳐라”라는 심중의 소리가 들려왔다. 이때 프라자파티는 깨달았다. 자신에게서 나온 말, 그 언명의 위대성을 깨달은 것이다. 자신(sva)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위대한 명령의 언어(aha), 그 소리를 깨닫고 프라자파티는 “스바하!(Svaha)라고 외친다. 스바하는 직역하면, ‘그 자신의 소리’지만, 의역하자면 “그렇게 되라”(So be it!)는 의미다. 이것이 불교에서 ‘사바하’라는 염불(念佛)의 끝을 장식하는 종식언어로 번역됐다. 그리스도교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아멘’에 해당한다.
프라자파티가 “스바하”를 외치자 태양이 일어나 뜨거워졌고 바람이 크게 불었으며, 아그니는 돌아가버렸다. 프라자파티는 계속 제의를 수행하여 자손을 번식시켰으며, 자신을 삼키려고 달려드는 아그니로부터 자신을 구원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불의 제사(Agnihorta)를 드리는 자는 누구든지 프라자파티처럼 자손을 번식하게 된다고 알게 되었다. 누구든지 죽어 불에 던져 화장(火葬)하면, 부모에게서 태어나듯이 다시 태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불은 오직 그 몸만을 불태울 수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
창조의 원동력은 고행, 즉 타파스가 기초이고, 그 고행을 통해 불의 신 아그니와 내면의 힘, 언어가 탄생되며, 자신을 산 제물로 바칠 때 비로소 만물이 번식하면서 ‘존재’의 지속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369-370

<브라흐마나>의 또 다른 특징은 제사의식을 올바로 행해서 얻게 된다는 필연적 결과에 대한 믿음이다. 제사행위의 인과적 보상법칙을 믿는다는 것이다. <리그베다>에서 ‘자연의 법칙’을 의미하던 개념 ‘리타’는 이제 ‘행위의 법칙’을 의미하게 되었다.
후기 인도철학 전반에 가장 큰 특징으로 드러나는 카르마, 즉 행위의 결과에 대한 보응으로서의 업(業)에 대한 개념은 바로 이러한 제사주의 성격에서 발전한 것이다. 이밖에도 <브라흐마나>에서는 인간의 본질도 정신과 육체로 구분하여, 정신을 각각 아트만, 마나스(manas, 意根(온갖 마음의 현상을 이끌어 내는 근원)), 프라나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372



맺음말 - 영원히 열린 계시의 책, 베다

베다는 한국 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베다의 위대한 신인 인드라는 불교에서 제석천(帝釋天, Sakra devanam Indra)으로 해석되었고, 이는 단군신화에서 환인(桓因)의 개념으로 전용된다.  373

베다는 각각 본집과 그 본집에서 채택한 의례를 위한 해설서인 <브라흐마나>와 함께, 이를 더욱 심층적으로 토론하고 철학적으로 해명한 ‘숲의 책’, <아라냐카>로 구성되는데, 이것이 곧 베다에 대한 최종적인 철학적 해설서인 우파니샤드로 정립되게 되었다.  374

베다에서 말하는 우주창조론은 <성서>의 창조 기사와 마찬가지로, 다소 후기에 기록된 것일 가능성이 많다. 아리아인의 인도 정복시기에 가장 숭배를 받았던 인드라와 같은 전쟁영웅 신이 점차 기능을 상실해갈 즈음에, 고대 인도인은 우주의 발생에 관해 더 깊고 철학적인 사색을 하게 되었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추측이다.
베다의 우주발생의 기원설은 여러 가지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랜 기간에 걸쳐 다양한 현자들이 각각 다양한 시각에서 우주 발생에 대한 상상력을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양한 기원도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어떤 원리의 신이 목수처럼 우주라는 건축물을 만들어내면서 여러 기능을 지닌 신들이 창조의 과정에 협조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타파스’와 같은 열기가 발생하여 스스로 진화해가는 과정을 말한다. 그렇다고 이러한 견해들이 상호배타적 관점인 것은 아니고, 두 가지 견해가 서로 결합되기도 한다.  377-378

베다의 또 하나의 관점은 제사의 기능이었다. 제사의 주된 기능은 인간의 생로병사에 관한 모든 분야를 관장하면서, 축복과 장수를 신에게 비는 것이었고, 그 제사를 담당하는 역할을 떠맡은 자가 사제였다. ..
처음에는 모두 순수한 예언 기능과 시인으로서의 통찰력을 지닌 현자들이었으니, 제사사의 기능이 점차 세속화되어가면서 제사를 권력의 도구로 사용하고 부를 착취하는 수단으로 전락시키기도 했다. ..
점차 후대로 갈수록 제사의 기능은 약화되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궁극적인 물음부터 시작하여, 인간과 우주의 근원에 대한 탐색이 깊어지면서, 베다의 끝인 우파니샤드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379-381

Posted by WN1
,


인도의 독립 이후에 언어 분포를 조사하였는데, 인도 국민이 사용하는 언어가 179개이고, 방언도 544개나 존재한다고 한다. 현재 인도 정부가 공용어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 산스크리트어(Sanskrit, 범어梵語)를 포함해서 18개에 이른다.

이 많은 언어를 크게 구분하면, 북부의 인도아리아 어군(語群)과 남부의 드라비다 어군으로 나눌 수 있다. '인도아리아어'는 인도 인구의 70퍼센트가 넘는 사람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고, 이는 산스크리트에서 파생된 것이다. 인도 아리아어도 다음의 몇 가지로 나누어진다.

1. 힌디(Hindi)는 인도의 북부 지방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언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전체 인구의 40.22%가 사용하는 언어다. 수도 뉴델리(주민의 81.6%)를 비롯해서 하리아나(91%), 우타르프라데시(90.1%), 라자스탄(89.6%), 히마찰프라데시(88.9%), 비하르(80.9%), 마디아프라데시(85.6%), 찬디가르(61.1%) 등에서 주(州)의 제1공식어로 사용하고 있다. 또 네팔에서도 800만 명이 힌디를 사용한다.

2. 벵갈리(Bengali, 벵골어)는 캘커타(현재의 콜카타)를 중심으로 한 벵골 지방과 방글라데시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인도 전체 인구의 8.3%가 사용한다. 웨스트벵골 주의 공식어로서 이 주의 주민 86%가 벵갈리를 사용한다. 

3. 우르두(Urdu)는 펀자브 지방과 파키스탄에서 사용하는 이슬람교도(모슬렘) 언어로, 이 언어의 문자와 말은 아라비아어와 비슷하다. 인도 전체 인구의 5.18%가 이 언어를 사용한다.

4. 구자라티(Gujarati, 구자라트어)는 서해안 지방에서 사용되는 언어로, 구자라트 주민 91.5%가 사용한다. 그래서 구자라티는 '인도의 비즈니스맨의 언어'라고도 불린다. 구자라티는 인도 전체 인구의 4.85%가 사용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이 언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6,0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5. 마라티(Marathi, 마라티어)는 인도의 경제 수도 봄베이(지금의 뭄바이)를 중심으로 한 마하라슈트라 지방의 언어로, 이 주의 주민 73.3%가 이 언어를 사용한다. 인도 중부의 데칸 지역에서도 이 언어가 많이 쓰인다. 인도 전체 인구의 7.45%가 이 언어를 사용한다. 

6. 오리야(Oriya)는 동해안 지방에서 사용되는 언어다. 이는 오리사 주민 82.8%가 사용하며, 많은 방언과 지방 사투리가 있는 것이 이 언어의 특징이다. 

인도이ㅡ 남부 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드라비다어는 인도 인구의 30% 정도가 사용하는 언어다. 드라비다어도 몇 가지로 구분된다. 

7. 텔루구(Telugu)는 동부 지방의 안드라프라데시 주민의 84.8%가 사용하는 언어이고, 또한 인도 제2의 실리콘밸리로 통하는 하이데라바드 사람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다. 이는 인도 전체 인구의 7.89%가 사용한다.

8. 타밀(Tamil)은 마드라스(지금의 첸나이)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언어다. 또한 타밀나두 주민의 86.7%가 사용하는 언어이고, 인도 전체 인구의 6.32%가 사용하는 언어다. 

9. 칸나다(kannada)s는 남서부의 마이소르(카르나타카 주) 지방에서 사용되는 언어로, 이는 인도 시리콘밸리 방갈로르에서 사용되며, 인도 전체 인구의 3.91%가 사용한다. 

10. 말라야람(Malayaram)은 인도의 가장 남쪽 케랄라 지방에서 쓰이는 언어로, 이는 인도 전체 인구의 3.62%가 사용한다.

그 밖에도 11. 펀자비(Punjabi)는 펀자브 주민의 92.2%가 사용하고, 인도 전체 인구의 2.79%가 사용하는 언어다.

12. 아싸미스(Assamese)는 아삼 주민의 57.8%가 사용하는 언어로, 인도 전체 인구의 1.56%가 사용한다.

13. 신디(Sindhi)는 구자라트 주 등, 인도와 파키스탄의 접경 지역에 사는 주민이 사용하는 언어로, 이는 인도 전체 인구의 0.25%가 사용한다.

14. 네팔리(Nepali)는 네팔의 국어다. 이는 네팔 인구의 90%가 사용하는 언어이며, 인도 전체 인구의 0.25%가 사용하는 언어다.

15. 콘카니는 고아 주민의 51.5%가 사용하는 언어로, 인도 전체 인구의 0.21%가 사용한다. 

16. 마니푸리는 보석의 땅이라는 뜻을 가진 마니푸르에서 사용되는 언어다. 이는 이 지역 주민의 60.4%가 사용하는 언어로, 인도 전체 인구의 0.15%가 사용한다. 

17. 사큐미리(Kashmiri)는 잠무카슈미르 주에서 주민의 55%가 사용하는 언어로, 인도 전체 인구의 0.01%가 사용하는 언어이다.  32-35


2001년 발표된 인구 조사를 보면 인도의 주택 수는 모두 1억 7,900만 개이다. 평군 잡아 한 집에 6명이 사는 셈이다.  35


4만 루피의 연봉을 받는 사람은 한국의 화폐로 약 100만원 정도를 받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5~10배의 소득 효과가 잇다.

최근 인도인은 부수입을 올리기 위해서 상당히 노력하고 있다. 이는 경제에 눈을 뜬 것이고, 그래야 자식 교육과 자신의 노후가 보장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39


1999년 현재, 350만의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 감염자가 있다고 하고, 일부 비정부 기구에서는 800만의 감염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42


웬만한 중산층 가정의 경우 제대로 된 집안에 딸을 시집보내려면 신랑에게 '산트로(현대자동차)'정도는 지참금으로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인도의 여성은 결혼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지낼 수도 없다. 인도 사회에서는 전통적으로 여성이 결혼하지 않는 것을 큰 수치로 받아들이고 있고, 독신 여성을 사회적으로 천시하고 있다.  48


사트푸라 마을에서는 차란 부인의 '사티'를 포함해서 지난 50여 년동안 4건의 '사티'가 있었고, 마을 사람들은 이 사티 기록을 대단한 자랑과 명예로 여기고 있다.  50


미망인이 끝까지 자결하는 것을 거부할 경우에는 천한 사람으로 낙인찍혀서 집안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에서 버림을 받았다. 버림받은 미망인은 죽을 때까지 힌두교 사원에 가서 가장 천한 막일을 하거나 심지어 창녀로 일해야 하며, 이렇게 해서 번 돈은 힌두교 사원에 바쳐야 했다.  51


인도에는 "과부가 먹다 남긴 음식은 개도 먹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 과부가 다시 시집가는 것도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다. 과부는 시집에서만 아니라 친정에서도 배척을 받는다.

과부들이 브린다반의 사원에 모여들게 된 것은 남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자신의 구원을 얻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적인 이유이다. 실제로는 남편이 죽자 집안에서 버림을 받고 브린다반으로 쫓겨 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52


인구 비례로 따지자면, 영어를 읽고 쓸 수 있는 인구는 4!10%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간단한 영어회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은 70%는 될 것으로 추정된다.  76



인도 역사를 크게 4시기로 구분하는 견해가 있다. 힌두시대, 이슬람시대, 영국식민지시대, 오느르이 독립국가시대이다.

인도의 한 소설가가 4가지 시대에 대해 재미있는 비유를 들어서 소설을 쓴 적이 있다. 이 소설가는 인도 민중을 참새 부부에 비유한다. 각 시대를 연대순으로 힌두 시대를 '금으로 만든 새장'으로 비유하고, 이슬람 시대를 '은으로 만든 새장', 영국의 식민지 시대를 '알루미늄으로 만든 새장', 오늘날의 독립국가 시대를 '삼색기(三色旗)로 만든 새장'으로 비유하였다.

필자는 '힌두시대'를 4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고 본다. 1시기는 아리아인이 인도에 정착한 시기인 '베다시대'이고, 2시기는 '도시국가'와 '영역국가'가 서로 경합을 벌이던 시대이며, 3시기는 '마우리아 왕조'에 의해서 통일을 이룬 때이고, 4시기는 '굽타 왕조'에 의해서 고전적 힌두 문화가 어느 정도 완성된 시대이다.  81-82


힌두교의 성격으로는 대체로 다음의 6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 베다 종교를 계승한 힌두교는 기본적으로 다신교(多神敎)이다. 둘째, 힌두교는 다신교이지만, 여러 신의 배후에 최고신(最高神)을 설정한다. 이것이 브라흐마 비슈누 쉬바의 삼신일체(三神一體)로 나타난다고 한다. 셋째, 힌두교에서 아바타라(avatare, 化身)의 관념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점이다. 이는 비슈누가 여러 신 인간 동물로 나타난다는 것인데, 이것을 통해서 여러 지방 부족 카스트의 신들을 통일할 수 있었다. 넷째, 신과 인간의 관계에서도 특징이 있다. 힌두교에서는 이슬람교나 유대교에 비해서 신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적다. 이는 '아바타라'의 관념에서 파생한 것이다. 다섯째, 힌두교에서는 일반적으로 이단(異端)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정통과 이단의 대립을 거의 볼 수 없다. 여섯째, 힌두교에 이단이 없다는 점은 힌두교가 다른 종교, 사상과 접촉하는 점에서 관용을 발휘했다는 점을 의미한다. 힌두교에서는 대립하는 모든 종교, 사상에 대해서 정면으로 대결하기보다는 자기영역에 있으면서 대항하지 않거나, 자신의 울타리 안으로 흡수하였다. 예컨대 사회적 신분제도에 저항했던 '불교'도 힌두교의 한 파(派)로 간주되어, 불타(佛陀)는 비슈누의 아홉 번째 화신으로 자리 잡게 된다. 그렇지만 불교 자이나교 이슬람교 시타 토착적 요소가 어울려 있으면서도, 전체적으로 보면 힌두교도로서 그 주체성을 잃지 않았다.

또한 힌두교에서는 4가지 생활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카마(kama)는 적당한 감각적 쾌락과 성적 향락을 의미하는 것이다. 애정의 기술에 대해서 자세히 서술한 것이 <카마수트라>이다. 둘째, 아르타(artha)는 재물과 재산의 향유와 이득을 뜻한다. 이는 인생에서 부(富)의 추구가 인간의 정당한 행위라는 것이다. 셋째, 다르마(dharma)는 사회적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다. 이는 <마누 법전>과 여러 법률서에 나와 있는 내용을 실천하는 것이다. 넷째, 해탈(moksa)은 모든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이고, 열반에 들어가서 완전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힌두교에서는 4가지 생활 목표와 상응해서 인새으이 4주기도 제시하고 있다.

첫째, 범행기는 스승의 지도 아래 <베다>등의 학문을 배우고 금욕적인 생활을 하는 시기다. 둘째, 가주기는 결혼해서 가정을 돌보는 시기다. 이때 자식을 낳고 부를 추구하는 생활을 하면서 가장으로서 자신의 의무를 다한다. <마누법전>에 따르면 결혼한 남자에게 주어진 의무는 신, 브라만, 조상 등에게 제사를 성대하게 치르는 것이다. 셋째, 임주기는 재가자의 삶을 마치고 숲속으로 들어가서 은거하고 명상과 금욕생활을 하는 시기다. 이는 세속을 떠나 청정한 종교생활을 하는 시기다. 넷째, 유행기는 숲속에서 수행이 끝난 뒤에 탁발(걸식)하며 돌아다니는 시기다. 이때에는 모든 사회적 유대관계를 끊고 오로지 해탈의 세계만을 추구한다.  140-142


힌두교(브라만교)의 흐름은 <우파니샤드>와 <바가바드기타>에서 6파 철학으로 이어진다. 그 내용을 순서대로 살펴본다.

1. 우파니샤드(Upanisad)는 '가까이 앉는다'라는 뜻을 가진 말이다. 이는 스승과 제자가 가까이 앉아 대화로 비밀스런 지식을 전수한다는 것이다. <우파니샤드>의 사상은 다양해서 일률적으로 개괄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우주의 근원인 '브라흐만(brahman)'과 진정한 자아인 '아트만(atman)'이 같다는 것(梵我一如)이 <우파니샤드> 사상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타이티리야 우파니샤드>에서는 5단계의 아트만을 주장한다. 첫째, 물질로 이루어진 자아인데, 이는 음식을 가리킨다. 둘째, 동물과 식물로 이루어진 자아인데, 이는 식물과 동물에 공통된 생명으로 이루어진 자아이다. 셋째, 동물에만 공통된 지각 활동으로 이루어진 자아이다. 넷째, 인간만이 소유하고 있는 인식활동으로 된 자아이다. 다섯째, 희열로 이루어진 자아인데, 이는 인간의 깊은 곳에있는 브라흐만 그 자체이다. 이것은 인간 내면 깊은 곳에 간직되어 있는 희열이야말로 자신의 참 자아이며 우주의 근원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서 '브라흐만'과 '아트만'이 같다는 주장이 의미하는 것을 읽을 수 있다.

2. <바가바드기타>은 힌두교의 바이블로 불릴 만큼 중요한 문헌이다. <바가바드기타>는 바수데바(Vasudeva)를 신봉하는 종파에서 작성한 시편(詩篇)인데 나중에 <마하바라타>에 편입되었다. '바가바드기타'는 '숭배할 만한 자' 혹은 '지극히 존귀한 자'라는 의미이고, '기타'는 '노래' 혹은 '가르침'이라는 뜻이다. <바가바드기타>는 체계적인 철학을 담고 있는 저술이라기보다는 실천적 성격이 강한 종교적 작품이고, 또한 요가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바가바드기타>에서는 3가지 요가를 말하고 있다. 첫째, 지(知)의 요가(jnana-yoga)이다. 이는 뒤에 소개할 상키야학파처럼 영원한 정신으로서 '참 자아'와 '물질적 현상적 자아'를 구분하는 것이고, 또는 <우파니샤드>에서 주장한 것처럼 범아일여(梵我一如)와 신을 아는 지혜를 의미하기도 한다. 둘째, 신애(信愛)의 요가(bhakti-yoga)이다. 이는 신에게, 특히 비슈누에게 온 정신을 집중하고 그에 대한 믿음과 사랑과 헌신을 통해서 구원을 얻는다는 것이다. 셋째, 행(行)의 요가(karma-yoga)이다. 이는 윤리와 해탈 간의 긴장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참다운 체념은 '행위를 전혀 하지 않는 체념'이 아니라 '행위 하는 가운데 체념하는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는 행위를 하지만 욕망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행위하는 한, 업보(業報)를 부르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3. 상키야(Samkhya)학파에서는 2원론을 주장하낟. 이 학파에서는 진정한 자아 푸루샤(purusa)와 현상적인 자아 물직적 근원인 프라크리티(prakrti)를 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평범한 사람은 프라크리티를 진정한 자아라고 생각하고 잇다. 이것은 잘못이고 진정한 자아는 푸루샤라는 것이 이 학파의 주장이다. 이 학파에서는 프라크리티에서 육체와 세계가 전개되는 것을 설명한다.

4. 요가(Yoga)학파에서는 상키야학파와 형이상학을 같이하지만 두가지 점에서 다르다. 그것은 마음의 잠재적인 힘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는 무지(無知)를 주장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이 학파에서는 구체적 수행 방법으로 요가를 제시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유신론적(有神論的)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5. 바이셰쉬카(Vaisesika)학파는 다원론의 입장에 선다. 이 학파에서는 6범주 또는 7범주를 말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번째 항목인 실체이다. 이 학파에서는 실체에 9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지, 수, 화, 풍, 공, 시간, 공간, 의근, 자아이다.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고, '허공'은 소릴는 성질이 어딘가에 있어야 하므로 이 점에 근거해서 추론되는 것이다.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와 젊음과 늙음을 인식하는 근거로서 추리되는 것이며, '공간'은 여기, 저기, 가깝다, 멀다 등을 인식할 수 있는 근거로서 추론되는 것이다. 의근(意根)은 내적 감각기관이다. 눈과 코 등의 외적 감각기관이 바깥 대상을 인식하듯이, 의근은 자신의 상태를 인식하는 것이다. 지각은 의근이 작동해야 이루어진다. 자아(영혼)는 인식현상의 밑바닥을 이루는 실체이다. 여기에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개인 영혼인데, 이는 의지 욕망 기쁨 아픔 등의 여러 가지 정신적 상태에 근본이 되는 것이다. "나는 안다"와 "나는 아프다"라는 말을 통해서 자아가 의식에 속하는 실체임을 알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최고 영혼으로서 신이다. 이는 모든 것을 다 아는 영혼으로서 모든 고통과 욕망에서 벗어난 존재이고 세계의 창조자라고 추리되는 존재이다.

6. 니야야(Nyaya)학파에서는 바이셰쉬카학파와 형이상학의 내용은 거의 같이한다. 이 학파에서는 괴로움의 근원이 그릇된 지식에 있다고 보고 올바른 지식을 얻기 위한 인식 방법에 관심을 집중한다. 그래서 이 학파에서는 논리학이 발달하였다.

7. 미맘사(Mimamsa) 학파에서는 <베다>에서 명령하는 행위를 왜 실천해야 하는지 그 의무에 대해 이론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래서 이 학파에서는 무전력(無前力, apurva)을 주장한다. 베다에서 말하는 제사의 행위는 잠깐 동안 이루어지고 이내 끝나기 때문에 제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이에 이 학파에서는 가설로서 '무전력'을 인정하면 제사의 행위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증명할 수 있다고 한다. 제사 지내는 행위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인 '무전력'을 생기게하고, 이 힘이 제사 드리는 주체에게 영향력을 행사해서 그 업에 해당하는 과보를 반드시 받게 한다는 것이다. 인도에서는 일반적으로 베다 성전을 '제사부'와 '지식부'로 구분하고 있다. '제사부'는 브라만교의 제사를 설명하는 부분인데, 이것을 중시한 학파가 미맘사학파이다. 뒤에 소개할 베단타 학파는 베다 성전의 '지식부', 곧 <우파니샤드>를 중시하는 학파이다.

8. 베단타(Vedanta) 학파는 힌두교(브라만교)의 사상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있는 것이다. 이 학파는 과거 1,000년 동안 다른 학파의 활동을 누르고 압도적 지위를 차지하였다. 베단타라는 말은 본래 베다의 '끝' 혹은 '목적'을 의미하는 것이엇는데, 이는 <우파니샤드>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러다가 '베단타'라는 말이 <우파니샤드>의 사상을 체계적으로 해석하고 발전시킨 사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베단타학파는  샹카라, 비슈누파, 쉬바파로 구분된다.

이 학파의 근본경전은 <브라흐마 수트라>이다. 이 경전에서 말하는 내용은 브라흐만과 합일하여 해탈하는 것이다. 해탈을 얻는 방법으로, 명상을 통해서 브라흐만을 알게 되는 지(知)를 얻고, 이 '지'를 얻은 사람은 죽은 뒤에 신의 길을 따라 최후에 브라흐만에 이르러 브라흐만과 합일한다는 것이다.

이 <브라흐마 수트라>는 문구가 대단히 간결해서 그 의미를 알기가 어렵다. 그래서 여러 주석서가 나왔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샹카라, 라마누자, 마드바이다. 샹카라는 가현설(假現說)을 주장했는데, 이는 영혼과 물질세계는 브라흐만이 나타난 것이어서 영혼과 물질 세계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현설'이라고 이름하는 것이다. 이는 일원론에 속한다. 라마누자는 전변설(轉變說)을 통해서 영혼과 물질세계가 신에 의존해 있는 것이지만, 영혼과 물질세계에는 독자적 성격이 있다고 주장한다. 라마누자는 영혼과 미세한 물질은 실재로서 존재하는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이 점에서 라마누자의 주장은 2원론에 속한다. 마드바(Madhva)는 '가현설'과 '전변설'을 부정하고 현실의 차별적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자 하였다. 이 점에서 마드바는 다원론을 주장하였다. 라마누자와 마드바는 비슈누파에 속한다.  143-148


자이나교의 사상

초기 자이나교의 가르침은 7체(諦)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영혼(jiva)은 모든 만물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것인데, 이 영혼은 청정하고 무한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청정한 영혼이 업(業)에 의해서 속박당해 자신의 기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둘째, 영혼에 반대되는 비영혼(非靈魂, ajiva)을 설명한다. '비영혼'에는 5가지가 있다. 그것은 물질, 법, 비법, 허공, 시간이다. 물질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고, 법(法)은 원자가 움직이게 하는 원리이며, 비법(非法)은 원자가 정지하게 하는 원리이고, '허공'은 우너자가 놓여 있는 공간이다. '시간'은 초기 자이나교에서 조금 뒤에 추가된 것인데, 원자가 시간 속에서 작용한다는 의미다. 셋째, 유입(流入, asrava)은 몸, 이브 마음의 업으로 미세한 물질인 비영혼이 영혼을 둘러싸는 것이다. 넷째, 계박(繫縛, bandha)은 영혼을 둘러싼 미세한 물질이 미세한 신체를 이루어서 영혼을 속박하는 것이다. 다섯째, 제어(制御, samvara)는 영혼이 속박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새로운 업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이미 들어온 업은 없애는 것이다. 과거의 업을 없애기 위해서는 고행이 필요하다. 새로운 업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기 위해서는 '5대서(五大誓)'를 지켜야 한다. 그것은 살생하지 않는 것, 진실한 말을 하는 것, 도둑질하지 않는 것. 음행하지 않는 것, 무소유이다.

여섯째, 지멸(止滅, nirjara)은 수행이 완성되어 업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일곱째, 해탈(解脫, moksa)은 업의 속박에서 벗어난 사람은 완전한 자유를 얻는다는 것이다.  156-157


자이나교단은 뒤에 백의파와 공의파로 나뉘어졌다. 백의파(白衣派)는 흰옷을 걸치는 종파이고, 공의파(空衣派)는 옷을 걸치지 않는 종파이다.  157


불교는 한국인에게 친밀한 종교이지만, 인도의 불교에 대해서 한국인이 잘 알지는 못한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불교는 중국불교와 한국불교이다. 물론 중국불교와 한국불교는 인도불교를 근간으로 한 것이므로 크게 보아서 인도불교와 중국불교, 한국불교는 다른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에서 분명히 인도불교와 중국불교, 한국불교에는 다른 측면이 있다. 그 핵심적 내용은 인도 불교에서 논리적인 측면이 강조되고, 또한 카스트제도를 비판하는 진보적 성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161


불교사상의 전개 과정

1. 초기불교의 사상은 3가지 내용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첫째는 사성제(四聖諦)이다. 이는 4가지 성스러운 가르침이라는 의미이다. '고(苦)'는 인생의 현실은 고통스럽다는 것이고, '집(集)'은 인생이 고통스러운 원인은 잘못된 욕망에 있다는 것이며, '멸(滅)'은 인생의 고통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고, '도(道)'는 인생의 고통을 없애는 길을 제시해주는 것이다. '도'는 팔정도(八正道)로 구성된다.

둘째는 삼법인(三法印) 또는 사법인(四法印)이다. '법인'은 불교의 징표, 불교의 증거라는 의미다. 이는 제행무상 등의 3가지 또는 4가지 조건이 갖추어지면 그 가르침을 올바른 불교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불교라는 도장을 찍는다는 의미이므로 그만큼 이 명제들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삼법인 또는 사법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이고, 모든 것은 고통스럽다는 것이며, 모든 존재는 무아(無我)라는 것이고, 열반(涅槃)의 경지는 고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연결해서 보면, 모든 것은 변하는데 그 변하는 것을 변하지 않는다고 집착하면 고통스럽다는 것이고, 이처럼 고통스러운 것에는 진정한 자아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모든 것이 변하고 고통스럽고 무아임을 자각할 때, 진정한 열반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삼법인 또는 사법인의 내용이다.

셋째는 연기설(緣起說)이다. 이는 사물이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상호 의존성'을 말하는 것인데, 경전에서는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기 때문에 저것이 없으며, 이것이 생기기 때문에 저것이 생기며, 이것이 멸(滅)하기 때문에 저것이 멸(滅)한다"라고 한다. 이는 이 세상 어떤 사물도 서로 관련되어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 일상의 삶이 가능한 것은 누군가가 농사를 짓고 옷을 만들고 기름을 만들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물론 이 물건들은 내가 돈을 주고 사용하는 것이지만, 누군가가 만들지 않았다면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하더라도 이것들을 사용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점에서 보자면,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에 철저히 기대어 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상호의존성이다. 초기 불교에서는 이 연기설을 더욱 발전시켜 12항목의 연기설을 주장한다. 그 요점은 중생이 고통을 겪고 윤회하는 원인은 지혜가 없는 무명(無明)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초기불교의 경전은 <아함경(阿含經)>이라고 하는데, 이는 한역본과 팔리어본이 있다. 팔리어본은 '니카야(Nikaya)'라고 한다.

2. 불교 고단은 상좌부와 대중부로 나누어진다. 이는 계율문제를 두고 보수파와 진보파로 나누어진 것이다. 상좌부(上座部)는 보수파인데 불타가 정한 율(律)을 그대로 지키자는 쪽이고, 대중부(大衆部)는 진보파로서 불타가 정한 율이라고 할지라도 시대에 따라 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이다. 상좌부와 대중부는 10가지 문제를 놓고 대립을 하였는데, 그 중에 핵심적 사항은 금은을 보시(기증) 받을 것인지 하는 문제였다. 상좌부는 금은을 보시 받아서는 안 된다는 쪽이고, 대중부는 시대가 바뀌었으므로 금은을 보시 받아도 된다는 쪽이다. 이렇게 2개의 부파로 나누어진 다음에 18개 부파로 나누어져 모두 20개 부파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상좌부 불교가 동남아로 전파되었다. 

3. 대승(大乘)불교는 기원전 1세기에서 기원후 1세기경, 활발한 힌두교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새롭게 출현한 불교이다. 대승불교에서는 보살(普薩)을 강조하였는데 여기에 2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범부(凡夫)보살인데 대승불교경전에 나오는 미륵, 관세음, 문수, 보현보살 등을 말하는 것이다. 이 대보살은 이미 수행을 완성한 존재이고 한편으로 중생을 교화하고 있는 존재이다. 이 대보살은 힌두교에서 토착신앙을 포섭하고 대중성을 확보한 것에 대항하기 위해서 불교에서 신앙의 대상이 되는 존재를 제시한 것이다. 미륵(彌勒)은 미래에 태어난다는 부처님인데, 다음 생(生)에 부처가 되는 것이 결정되어 있고, 현재는 보살로서 도솔천(兜率天)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은 자비(慈悲)를 상징하는 존재이고, 문수보살(文殊菩薩)은 지혜를, 보현보살(普賢菩薩)은 실천행(實踐行)을 상징하는 존재이다.

또한 대승불교에서는 불타관(佛陀觀)에도 변화가 있었다. 대승불교에서는 불타의 개념이 일반화하였고, 구제자로서 뛰어난 능력을 불타가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그중에서도 아촉불(阿?佛), 아미타불(阿彌陀佛), 약사여래(藥師如來)는 많은 사람이 귀의하는 대상이었다. 이는 불교의 대중화를 위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대승불교에서는 ,많은 경전을 제작하였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화엄경>, <법화경>, <무량수전>, 반야경전 계열, <유마경>, <승만경>, <해심밀경>, <열반경>이다. <화엄경(華嚴經)>은 불타가 되는 수행단계를 50단계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는 경전으로, 중국에 전해져서 화엄종(華嚴宗)의 근본경전이 되었다. <법화경(法華經)>은 소승(상좌부)불교와 대승불교의 조화를 말하는 경전으로, 중국에 전해져서 천태종(天台宗)의 근본경전이 되었다. <무량수경(無量壽經)>은 중생을 극락정토에 태어나게 한다는 내용의 경전으로, 중국에 전해져서 정토종(淨土宗)의 근본경전의 하나가 되었다.

반야(般若)경전 계열은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다는 공(空)의 가르침을 강조하는 경전이다. <유마경(維摩經)>은 출가하지 않는 재가 거사 유마힐(維摩詰)이 등장해서 불교이 가르침을 말하는 경전이다. 이는 재가 중심의 대승불교 정신을 잘 보여주는 경전인데, 중국에서는 <유마경>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승만경(勝?經)>은 출가하지 않은 재가의 여인 승만(勝?) 부인이 부처님을 대신해서 가르침을 말한 경전이다. 이것도 재가 중심의 대승불교 정신을 잘 보여주는 것이고, 남존여비(男尊女卑)의 성향이 강한 인도에서 매우 이례적인 경전이라고 할 수 있다.

<열반경(涅槃經)>은 모든 중생이 부처가 될 수 있는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음을 말하는 경전이다. <열반경>은 경전이지만 논서의 치밀함을 보이는 경전이다. <해심밀경(解深密經)>은 인도 대승불교의 유식학파에서 중시하는 경전으로 심층무의식으로서 아뢰야식(阿賴耶識)을 말하고 있다. <능가경(楞伽經)>은 모든 중생이 여래(부처)가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여래장사상과 유식학파의 사상을 결합한 경전이다. 이 <능가경>은 중국에 전해져 초기 선종(禪宗)에서 중요시하는 경전이 되었다.

또한 대승불교에서는 2대 학파가 있다. 그것은 중관학파와 유식학파이다. 중관(中觀)학파에서는 공(空)사상을 강조하고 범부의 집착을 논리적으로 깨뜨리려고 하였다. 그 대표적 저술이 용수의 <중론(中論)>이다. 유식(唯識)학파에서는 범부의 마음에 주목해서 8식설을 주장하였다. 세친의 <유식삼십송(唯識三十頌)>이 유식학파를 대표하는 저술이다. 그리고 이러한 대승불교가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에 전파되었다.

4. 기원후 7세기와 8세기에 접어들어 힌두교가 인도에서 완전히 주류 문화가 되자 이에 대응하고자 나타난 불교의 흐름이 밀교(密敎)이다. 대승불교도 힌두교의 영향을 받은 것이지만, 밀교는 힌두교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것이다. 밀교를 대표하는 경전은 <대일경>과 <금강정경>이다. <대일경(大日經)>은 중관사상의 영향을 받은 밀교경전이고, <금강정경(金剛頂經)>은 유식사상의 영향을 받은 밀교경전이다. 그 뒤를 이어서 무상유가(無上瑜伽) 탄트라가 등장했는데, 이는 인도의 탄트라교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이 밀교 계열의 가르침이 티베트에 전래되었다.  161-166


불교와 힌두교의 차이점

불교는 인도의 문화 토양에서 자라났지만, 힌두교(브라만교)와는 4가지 점에서 구분된다. 첫째, 불교는 힌두교의 카스트제도와 남녀차별을 부정하고 모든 인간의 평등을 주장하였다는 점이다. 둘째, 힌두교는 기본적으로 인도의 문화와 토양에 국한되는 '인도의 종교'로 머물렀지만, 불교는 인도의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는 세계 종교로서 보편성을 나타내고 있으며, 국제적인 포교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였다는 점이다. 셋째, 힌두교에서는 통일된 교리가 없고 믿음의 체계가 여러 가지라고 한다면, 불교는 가르침이 명료하고(철학적 내용은 복잡하지만) 교리체계도 일관성이 있다는 점이다. 넷째, 힌두교는 통일된 조직이 없는 느슨한 종교이지만, 불교는 교단을 구성하고 불교대학을 설립하여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종교활동과 포교활동에 나선다는 점이다.  166


시크교

시크교는 힌두교에 기초를 두고 이슬람교의 사상을 받아들여서 이 두 가지 사상을 결합시킨 개혁종교이다. 이 종교를 처음 일으켜 세운 사람은 나나크(Nanak, 1469~1539)이다. 그는 카비르(Kabir, 1440~1518)의 사상에 강한 영향을 받았고, 이슬람교 신비주의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나나크는 진정한 종교는 내면성에 있고 또한 진정한 종교는 신을 만나기 위한 심성의 준비라고 보았다. 이 때문에 그는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형식적인 의례를 부정하고 우상숭배를 금지하며 고행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나크는 만물은 신의 피조물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카스트와 성적 차별도 부정하였다. 그래서 시크교에서는 어떠한 카스트의 사람이라 할지라도 함께 동일한 음식물을 먹고 음식물에 관한 금지조항을 만들지 않았다.

또한 나나크는 내면적 청정의 중요성, 곧 종교의 도덕적 측면을 강조하였는데, 그래서 술, 마약, 담배를 금지하였고, 보통의 직업에 종사해서 다른 사람에게 봉사할 것을 권장하였다. 이것이 바로 자기중심성을 극복하는 길이기도 하다. 자기중심성이 강한 사람은 자아에 결사적으로 집착하여 탐욕과 분노와 집착과 자만에 지배당하고 언제나 불안하고 두려워한다. 따라서 수행자는 이러한 자기중심성을 극복할때 평호를 얻어 자기 자신의 본래적 원만함에 돌아오게 된다고 그는 주장한다. 이것이 바로 신(神)과 하나가 되는 경지이다.


Posted by WN1
,



인도는 중국과 더불어 동양의 역사와 사상 및 문화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낟. 그렇기 때문에 동양, 특히 서남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는 인도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인더스 문명은 기원전 3000년경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고대 이집트나 아시리아 그리고 바빌로니아의 문명과 거의 동시대에 발전된 문명으로 볼 수 있다.  49



베다 시대

아리아인은 원래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 남부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에 살다가 대략 세 갈래로 민족의 이동을 시작했다. 그 중 일부는 유럽으로 이동하여 유럽 아리아인이, 그리고 일부는 페르시아 지방으로 들어가 페르시아 아리아인이 되었으며 나머지는 인도로 들어와 인도 아리아인이 되었다.


베다 시대에 이르면 사회적으로 다양한 도시 국가들이 형성되고 사상적으로 종래의 브라흐마니즘을 넘어 <우파니샤드>와 같은 정통 사상이 그리고 슈라마니즘이라하는 비정통 사상이 함께 나타났다.


베다 문화는 인도뿐만 아니라 세계의 종교와 철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61


<리그베다>는 신들에 대한 찬가의 모음으로 신이 제사장에 등장하도록 청하는 승려들이 부르는 노래이다.

<사마베다>는 <리그베다>에서 뽑아낸 노래 가운데 일정한 선율로 노래를 부르는 승려들의 노래모음이다. 

<야주르베다>는 희생제 의식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그 업무를 담당하는 승려들에게 필요한 부분이다.

<아타르바베다>는 주문과 마법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 

<브라흐마나스>는 다양한 희생제 및 제사의식에 필요한 방법과 규칙을

<아라냐카>는 진리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사색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모든 인도 사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우파니샤드>는 <아라냐카>의 철학적 사상을 더욱 발전시키는 한편 인간의 궁극적 목적인 해탈과 깨달음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64-65


전기 베다 시대가 아리아인의 인도 침입을 통한 이주 및 초기 정착 시기라고 한다면 후기 베다 시대(기원전 1000~기원전 600년)는 인도에서의 영역 확장을 통한 아리아인의 본격적인 정착 시기이다.  85


결혼 역시 오직 같은 카스트 안에서만 가능하며 남자보다도 여자의 경우 자신보다 낮은 계급과 결혼하면 모든 사회적 지위와 권리를 박탈당할 뿐만 아니라 그 집단에서 추방되었다. 반대로 남자의 경우에는 자신보다 낮은 계급의 여자와 결혼할 수 있었다.  92



엄격한 결혼의 제한은 맨 처음 아리아인과 비아리아인 간의 혼혈을 방지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후대로 갈수록 혼혈 현상이 심화되면서 카스트 제도는 더욱 복잡하고 다양한 직업에 의한 세습 및 신분 제도로 변질되었다.


인생의 시기를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각각의 시기에 인간들이 행해야 할 의무를 결정했다.

아슈마라라고 불리는 이러한 시기 구분은 인생의 시기를 대략 100년으로 간주하여 각각 25년식의 네 단계로 나누었다.

첫 번째 25년의 시기는 스승 밑에서 베다 및 삶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학습기이다. 이 시기에는 스승과 함께 생활하면서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인생 전반에 대한 지식과 제식 그리고 사회인으로서의 의무 등을 배운다.

학습기를 무사히 마친 학생은

두 번째 단계로 이제 집으로 돌아가 결혼을 하고 자신의 가정을 꾸려 나가는 가정생활기로 들어간다. 이 단계에서는 결혼을 통한 자손의 출생과 같은 개인적인 임무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자신이 행해야 할 여러 가지 공공의 의무도 함께 수행한다.

그리하여 대략 50세 정도가 되어 자식들도 무사히 출가시키고 또한 사회적인 의무도 어느 정도 완수하고 나면 

세 번째 단계인 은둔기에 들어간다. 은둔기는 부인과 함께 숲속으로 은퇴하여 사회적인 모든 의무를 벗어나 높은 진리를 추구하는 일종의 종교적 수행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은둔기를 넘어서면 남은 인생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혹은 자신이 깨달은 진리와 함께 홀로 방랑의 길을 떠돌아다니는 유랑기에 접어든다. 유랑기에는 말 그대로 철저하게 무소유의 자유를 누리면서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난 그 상태대로 영혼의 고향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상징한다. 그리고 생의 마지막 시기가 되면 성스러운 어머니의 강, 갠지스로 가서 이 생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한 뒤 그녀의 품에 안긴 체 다음 생을 위한 긴 휴식에 들어가거나 깨달음을 얻어 고통스런 세계로의 방랑을 멈춘 채 영원한 행복에 안주한다.  93-94


처음 두 단계에서는 주로 세속적인 요소를, 나머지 두 단계는 탈세속적이고 정신적인 면을 갖는다. 생의 네 가지 덕목이 된다.

물질적인 재물을 의미하는 아르타(Artha), 성적 욕망을 포함한 사랑을 뜻하는 카마(Kama), 도덕 윤리적 법칙과 규칙을 의미하는 다르마(Dharma), 최상의 진리에 대한 깨달음 또는 해탈을 의미하는 모크샤(Moksa)로 이루어진다. 

이 가운데 아르타, 카마, 다르마는 생의 네 단계 가운데 주로 전반부의 두 시기에 행해지는 부분이며 모크샤는 후반부의 시기에 지켜야 할 일종의 의무이다.  94


후기 베다 시대에는 급변하는 사회적 변화만큼 종교나 철학과 같은 사상 분야에 있어서도 괄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났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인도 사상의 많은 부분이 바로 이 시기에 형성된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99


전체적으로 후기 베다 시대의 전반기에는 제식주의가 형성되었고 후반기에는 <우파니샤드>의 철학적인 사색이 태동함으로써 오늘날의 힌두이즘을 낳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후기 베다 시대의 인도 사회는 부족국가의 틀을 벗어나 통일된 왕조를 형성하기 시작한 일종의 격동기이다.  102



비베다시대

기원전 6세기 전후의 시기.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부분의 중요한 철학, 종교적 운동이 나타난 것이 바로 이 시기이다. 

그리스에서는 헤라클레이토스, 파르메니데스를 거쳐 소크라테스로 이어지는 철학적 사색이, 페르시아에서는 조로아스터교가 그리고 중국에서는 유가의 시조인 공자와 도가 사상의 노자가 등장했다.


전통에 대한 비판과 거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종교가 바로 불교와 자이나교이다. 실제로 인도의 사상이 보다 철학적이고 이성적인 사색의 틀을 갖추게 된 것도 불교와 자이나교의 영향이다.

인도의 철학과 사상의 근간인 <우파니샤드> 역시 이 시기에 나타나기 시작한 겻으로 브라흐만 자체의 자기 반성적 요소를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  107


아지비카 학파는 반브라흐마니즘을 주장. 모든 존재의 행위는 인간 스스로 혹은 절대자에 의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본성적으로 이미 결정되어 있다고 보았다.

차르바카 학파는 가치론적인 면에서는 모든 존재가 물질로 구성되어 있는한 어떠한 경우에도 미래란 불가능하며 오직 현재, 지금 이 순간만 사실로 존재할 뿐이기 때문에 도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도덕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당연히 현실의 감각적 쾌락만이 인간 삶의 최고 목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110


자이나교는 마하비라라고 불리는 한 위대한 인물의 깨달음에서 비롯된 종교이다.  117

자이나교는 생명 있는 존재를 해치지 말 것, 거짓말을 하지말 것,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지 말 것, 사유재산을 소유하지 말것, 금욕을 지킬 것 등 다섯 가지 기본적인 계율을 가르쳤다.

불살생 또는 불상해의 계율을 가장 강조했다. 

후에 자이나교는 오직 흰색 옷만 입는 백의파와 어떠한 옷도 걸치지 않는 나의행파로 나뉜다.  119


자이나교는 신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그를 자아(Jiva)보다 낮은 위치에 두었다.

자신이 전생에 쌓은 업에 의하여 현생의 삶이 결정되기 때문에 누구든 전생에 쌓은 카르마를 보다 빨리 해소하고 현생에서 더 이상 카르마를 쌓지 않는다면 모두 다 해찰이 가능하다고 마하비라는 주장했다. 그는 또한 제사의식이나 희생제와 같은 행위는 절대로 해탈에 도움을 줄 수 없으며 오직 올바른 지식과 올바른 행위ㅏ 그리고 올바른 믿음만이 진정한 깨달음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121


고타마 싯다르타극 기원전 6세기경 지금의 네팔 지역에 있던 조그만 왕국(일종의 공화국) 카필라바스투의 왕자로 태어났다.  122

35살에 보리수 아래서 완전한 깨달음을 얻어 드이어 붓다(깨달은 자)가 된 고타마는 베나레스 근처의 사르나트(녹야원)에서 처음 설법.

쿠시나가르에서 80세를 일기로 열반에 들었다. 붓다의 가르침은 아소카 왕의 전폭적인 도움을 받아 인도 전역(

붓다의 입멸 후 200여 년이 지난 뒤)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퍼져나가 오늘날의 세계종교로까지 성장했다.  125


붓다의 사색은 기본적으로 모든 것은 괴로움이라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모든 인간들이 현실적으로 겪고 있는 고통과 그에대한 구체적인 해결에 관심을 집중했다. 사성제(四聖諦), 삼법인(三法印), 연기설(緣起設)등으로 일컬어지는 붓다의 근본 사상은 바로이러한 토대 위에서 형성되었다. 

그렇다면 고통과 괴로움은 왜 발생하는가? 우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욕망 때문이라고 말한다.  126


붓다의 관점에서 보면 자신의 괴로움을 해결하기 위하여 자기가 아닌 다른 존재에 의지하거나 그의 도움을 받으려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팔정도라는 8가지 올바른 실행방법.

인간은 무엇보다도 먼저 올바로 볼(正見)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올바로 생각(正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두가지를 토대로 올바른 말(正言)과 행위(正行, 正業)를 함으로써 올바른 생활(正命)을 영위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올바른 노력(正精進)과 올바른 마음가짐(正念) 그리고 올바른 정신집중(正定)이 필수적이다.  127


개혁적인 성향의 브라흐만 사제들은 그간의 폐단을 직시하고는 문제점을 개혁하기 시작했다. 

<우파니샤드>는 종래의 제식 주의를 비판 혹은 수정하면서 한편으로는 슈라마니즘으로 대변되는 비정통 사사의 요소를 접합시킨 독특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 결과 <우파니샤드>는 브라흐만과 아트만의 합일이라는 인도만의 독특한 사상을 낳았다.  130-131


이와는 달리 불교는 종래의 지방어를 통한 가르침을 포기하는 대신 지성인들의 표준어인 산스크리어트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또한 기원후 1세기경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대승불교 운동은 붓다를 깨달은 사람에서 점차 신격화하는 형태를 취함으로 절대신에 의존하는 브라흐마니즘과 유사한 종교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그리고 왕과 상인 계급의 재정적 도움으로 매우 크게 성장했다. 그럼으로 승려들 각자는 일반인을 위한 대중적 노력보다 붓다가 거부했던 형이상학적인 논의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이비 시작했다.  131


불교의 전통에 의하면 아소카가 전적으로 불교에 귀의하여 힘이 아닌 법에 의한 통치를 펴게 된 결정적인 동기는 다름아닌 칼링가 전투였다.  150

전 인도를 그의 지배하에 두게 되었다는 만족감에 그는 만명에 웃음을 가득 띄운 채 자신이 이룩한 위대한 과업을 다시 한 번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적들의 시체가 널브러진 싸움판 속을 유유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별안간 그의 가슴에 알 수 없는 두려움과 회의가 밀려들기 시작했다. 피를 쏟으며 신음하고, 찢겨 널브러져 있는 시체들을 바라보면서 아소카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채 몸을 숙였다. 

"보라! 이처럼 죽어 나자빠진 수많은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이렇게 자신들의 목숨을 바쳤을까? 정의, 진리, 법, 과연 어느 것이 그들의 목숨을 이렇게 내던질 수 있게 만들었을까? 그래, 적어도 군인들은 자신들의 의무 때문에 이렇게 목숨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고 치자. 하지만 여기 그들보다 더 많은 브라흐만 사제와 불교 승려들을 포함한 수행자들 그리고 일반인들은 어떠했을까? 그들은 분노한 병사들의 눈먼 칼과 창끝에 아무런 이유 없이 목숨을 잃어버리지 않았는가? 그렇게 이름없이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은 전쟁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거나 알 필요조차 없다. 그들의 눈에 비친 전쟁은 위정자들이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한 한 가지 방편일 뿐이다. 자신들이 벌인 전쟁에 대해 위정자들은 겉으로는 정의와 법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소수 권력가들의 끝없는 욕심의 표현이 아니겠는가? 아무것도 모르는 백성들은 일상 생활뿐만 아니라 심지어 전쟁의 와중에도 오직 생존만이 목적이며 그것을 위해 평생을 몸부림칠 뿐이다."  152


비무에 다음과 같은 심정을 토로했다.

"... 칼링가를 정복하면서 나는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브라흐만 사제들, 슈라만 수행자들 그리고 스승의 말에 복종하면서 올바르게 행동하고 가족과 친구와 친지들 그 밖의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대하던 민간인들까지 이유없이 죽거나 부상당해 고통받는 모습을 바라보던 나의 가슴에는 정말 온통 후외와 슬픔밖에 남지 않았다... 앞으로 나는 오직 진리에 맞는 법만을 실천하고 가르칠 것이다..."

이후 불교에 귀의한 아소카는 참다운 법과 정의에 의한 정치를 펼쳐 나가기 시작했다.

스스로 불교도가 된 아소카는 그럼에도 다른 종교를 배척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함께 인정하면서 타종교에 대한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53-154


아소카 왕이 불교를 국교로 채택한 이면에는 브라흐만 사제 계급으로부터 완전한 정치적 독립을 이루려는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강력한 무기와 군대를 바탕으로 한 힘의 정치가 아니라 참다운 사랑과 자비에 근거한 아소카의 정치는 이전의 인도 역사뿐만 아니라 이후의 역사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예라고 할 수 있다.  155


카니슈카 왕은 쿠샨 왕조의 가장 위대한 왕으로 그의 치제 기간 중에 쿠샨 왕국은 가장 크게 번성했다.  162

쿠샨 왕조는 비록 인도에서 북부 지역의 지배에 그쳤음에도 인도의 역사상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165


찬드라굽타 1세는 장자가 아니라 가장 유능한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기로 결정했다. 그 결정에 따라 왕위를 이어받은 사람이 바로 사무드라 굽타(340~380년)이다.

'인도의 나폴레옹'이라고 불릴 정도로 커다란 야망을 가지고 있던 사무드라굽타는 계속되는 전쟁에서 연승 행진을 거듭했다.

포로로 잡은 왕들 가운데 그의 위세에 굴복하여 기꺼이 충성을 맹세하는 자들에게는 영토를 합병하는 대신 조공을 받는 것으로 만족했다.  172

인도 전역에 걸쳐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사무드라굽타였지만 직접적인 통치는 주로 갠지스 강 유역과 힌두스탄 평야에 한정되었다. 그 이유는 아직 왕조의 기초가 확고하지 못하여 거대한 영토를 직접 다스리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173


사무드라굽타는 직접 정복하지 않은 지역의 여러 왕국들과도 상당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등 주변 국가와 평화적인 외교 정책을 펴나갔다.  174


찬드라굽타 2세는 데바굽타(신의 굽타), 데바라자(신의 왕), 데바스리(신성한 존재)라고 불리는 한편 스스로는 위대한 통치자를 상징하느 비크라마디티야(무예와 용맹의 태양)라고 불렀다. 그는 부왕과 마찬가지로 유능하고 뛰어난 통치자인 동시에 용감한 정복자였다. 그는 결혼을 통한 평화적인 방법과 군사력 두 가지를 모두 활용하여 부왕으로부터 물려받은 광활한 영토를 더욱 넓히는 데 힘썼다.  175

찬드라굽타 2세 때 굽타 왕조는 최전성기를 맞이했다.  177


굽타 왕조 시대는 인도 역사상 황금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는 엄격한 왕정 제도가 확립되었고 중앙과 지방의 행정 조직도 상당히 유기적으로 체계화되어 있었다. 정치적 안정은 상업의 발전과 더불어 문학, 예술, 종교, 건축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절정을 이루었다.

그러나 굽타 왕조의 지배력이 직접적을 영향을 미친 곳은 북인도 지역에 한정되었다.   183-184


굽타 왕조는 인도 사회에 몇 가지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첫째는 굽타 왕조 시대에 브라흐마니즘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힌두이즘의 형태로 부활되었고, 둘째는 이민족의 유입이 보다 활발했으며, 셋째는 무역과 상업의 발달로 인해 전체적인 경제 수준이 크게 향상되었다. 이 세 가지 요인은 부와 재력을 바탕으로 한 상인 계급의 지위를 신장시켰으며 인도 문화의 발전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187


굽타 왕조에서는 종래의 베다 중심의 브라흐마니즘을 보다 세속적인 종교의 형태로 변화시키면서 오늘날의 힌두이즘이라고 하는 인도 고유의 종교, 철학 사상을 발전시켰다. 힌두이즘에서는 우주의 창조주로서 브라흐마, 우주의 유지자인 비슈누 그리고 파괴자인 시바의 세 신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신들은 하나의 초월적이고 절대적인 신의 세 가지 표현이라는 삼신일체 신앙을 갖는다. 

시대와 상황 그리고 그를 예배하는 사람들의 바람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그의 모습을 지상에 드러내는데 이것을 아바타라(화신)라고 말한다.  188


바가바타 종교는 <바가바드 기타>에 나타난 크리슈나의 가르침을 근거로 한다. 원래<바가바드 기타>는 <마하바라타>라는 인도의 대서사시 가운데 일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마하바라타>는 <라마야나>와 함께 인도의 2대 서사시로 그리스의 위대한 작가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ㅔ이>에 버금가는 작풉은로 평가 받는다.  200


굽타 왕조 시대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만큼 문학과 예술 방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룬 시기였다.

산스크리트어가 국가적인 언어가 되고, 인도의 2대 서사시 <라마야나>와 <바가바드 기타>가 오늘날의 형태로 완성되기도 했다.  207


예술 방면에서도 화폐, 동굴 사원과 벽화, 테라코타와 바위에 새겨진 다양한 그림등이 대표적이며 특히 탑 , 수도원 등 건축물에서도 뛰어난 솜씨를 발휘했다.  211


인도에서의 철학과 종교의 목적은 해탈의 추구에 있다.  221


종교적인 부분으로는 삼신일체(트리무르티)라는 힌두교의 독특한 신관이 이 시기에 확립되었다. 즉 힌두교는 우주를 창조하는 브라흐마, 창조된 우주를 유지하고 관장하는 비슈누 그리고 파괴를 담당하는 시바, 삼신일체의 교리를 형성했다.

이 가운데 비슈누 신을 섬기는 바이슈나비즘은 주로 북인도 지방의 대중적인 종교가 되었으며 시바 신을 믿는 쉐이비즘은 남인도 지방에서 널리 성행했다.  223


인도 철학은 크게 베다의 권위를 인정하는 정통 철학(아스티카)과 베다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비정통 철학(나스티카)으로 구별된다. 이 가운데 정통철학은 다시 베다에 직접적으로 근거를 둔 미맘사와 베단타 철학 그리고 실제로 베다가 아닌 다른 독립된 근거를 가지고는 있지만 베다의 권위를 인정하느 상키야, 요가, 느야야, 바이쉐쉬카 철학으로 나뉜다.

이에 반해 비정통철학은 불교와 자이나교 그리고 차르바카라는 유물론 계통의 철학으로 전체적으로 슈라마니즘의 전통을 잇고 있다. 슈라마니즘은 대체로 아리아인의 인도 침입 이전부터 존재했던 금욕주의 혹은 고행주의에 기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상키야, 요가의 사상과도 연관을 맺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정통의 육파철학이 체계화되고 브라흐마니즘이 새롭게 힌두이즘으로 변모하면서 힌두교와 불교의 논쟁도 이전보다 훨씬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224


남인도 지역은 적어도 마우리아 왕조의 통일국가 이전까지는, 북인도 지역이 아리아인 문화가 중심인데 비해 주로 드라비다인 계통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었다.  235


인도 무굴 제국은 우즈베크 공화국에서 태어난 바부르로부터 시작했다. 1483년 2월 우즈베크의 시르 강 상류 지역에 위치한 페르가나에서 태어났다. 그는 티무르의 5대 손이며 어머니는 칭기즈칸의 15대 손이었다.  372

Posted by WN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