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무엇을 수확했는가에 따라 하루하루를 판가름하지 말라.
당신이 어떤 씨앗을 심었는가에 따라 하루하루를 평가하라.’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여행이 저절로 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통해서라도 내 삶을 바꾸겠다는 절실한 의지가 우리 자신을 바꾸는 것이다.

여행은 타인의 삶의 터전을 방문함으로써 내 삶의 터전을 가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행위이기도하다. 결국 내가 사는 장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일상의 화두로 돌아오지 못하는 여행은 영원한 방랑에 그칠 수 밖에 없다.

나는 진정으로 마음을 다해 누군가의 꿈을 응원해준 적이 있는가. 아무런 조건 없이, 내가 도와줬다는 표시도 없이, 아무도 모르게 그의 꿈을 후원해준 적이 있는가. 물론 더 따뜻하고 살 만한 세상이 되려면 우리가 좀 더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더 많이 서로의 꿈에 귀 기울이고, 최선을 다해 서로의 꿈을 응원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누구도 내 꿈을 응원하지 않을 때, 우리는 내 생의 가장 멋진 후견인은 바로 나 자신임을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끊임없는 비극과 고통 속에서도 풀과 나물들은 비명 한 번 내지르지 않고, 불평 한 번 없이, 절대로 도망치는 법도 없이 묵묵히 새 삶을 준비합니다. 다가오는 비극과 고통이 그들을 오히려 더 강한 존재로 만들어줍니다.’ - 김영갑, <그 섬에 내가 있었네>

그녀는 ‘나 자신을 찾는다’는 것이 옷가게에서 예쁜 옷을 찾는 것 같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위험천만한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 자신을 던져야만 해낼 수 있는 세상과의 싸움임을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자신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고, 침묵하고, 순응하는 여성들에게 선언한다.
‘아무리 사소하고 아무리 광범위한 주제라도 망설이지 말고 어떤 종류의 책이라도 쓰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행하고 빈둥거리며 세계의 미래와 과거를 성찰하고, 책을 읽고 공상에 잠기며, 길거리를 배회하고 사고의 낚싯줄을 강 속에 깊이 담글 수 있기에 충분한 돈을 여러분 스스로 소유하게 되기 바랍니다.’ -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나는 믿는다. 시간은 사람을 바꾸지 못하지만, 장소는 사람을 바꾼다는 것을. 여행에 진정으로 중독된 사람들은 특정 장소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그 장소에 가면 그 장소에 맞게 자신도 모르게 놀라운 화학변화를 일으키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사물의 ‘결’을 안다는 것은 오랜 시간의 관찰과 기다림과 이해심을 필요로 하는 말이다. 타인의 숨결에 익숙해지는 일이 바로 누군가와 친밀감을 쌓는 일인 것처럼, 바다의 물결을 이해하는 사람만이 파도를 제 몸처럼 다루며 눈부시게 서핑을 즐길 수 있다. ... 진정 아름다운 공간은 그 공간을 나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석에 이끌이듯 나 스스로 그 장소에 맞게 나의 모든 것을 맞추게 되는 곳임을. 그 장소를 사랑하기 위해 나를 기꺼이 바꾸는 일, 그것이 바로 여행이 가진 신비한 마력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싫어한다’고 했을 때, 그 대상에 대해 정확히 알고 말하는 경우는 드물다. 어떤 순간적 인상 때문에, 또는 다른 안 좋은 기억과의 엉뚱한 연결 고리 때문에, 아무 죄 없는 대상이 싫어질 때가 많다.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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