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은 다이나믹한 한 해 였다.
요즘 유행하는 힐링도 컸고, 다양한 만남이 있었고, 미래를 결정하게 되는 일도 있었다.
우선 나는 올 한해 녹색 환경관련한 홍보대사 임명을 받았다. 비록 한국에 있지 않았지만 외국에서 녹색환경에 대해 여느 여행때보다 더 많이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개발, 발전 이라는 미명하에 인간의 편안함과 편리함을 위해 회손되는 자연이 결국은 인간에게 돌아온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내용이다. 독일의 한 이론가는 지금의 대부분의 우리는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을 잘 알지만, 여전히 그렇게 행동한다."는 말로 우리가 감추고 있는 마음을 드러내 보인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인간이 불편을 감수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종종 볼 수 있는것이 아니다.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도 그렇지 않은 나라도 이유는 다를지 몰라도 지금의 우리보다는 자연을 담아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더욱 녹색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나의 생활에서 더욱 자연에게 덜 피해를 입히는 생활을 하리라 다짐을 하게 되기도 하였다.
영화 <템플 그랜딘>에서 그랜딘은 우리가 소에게 감사함을 표해야 하며, 그렇기에 그들이 스트레스 없이 씻고 도축되게 해야 한다고 하였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어쩔 수 없이 파괴를 하는 존재이기에 우리는 생활에서 덜 파괴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어야 하지 않을까.
간단히 자신의 주위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게 된다. 텀블러나 개인 컵을 사용하고, 손수건을 사용하고, 분리수거를 잘하고, 내복을 입고, 넥타이를 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소소한 변화부터 시작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물론 표현한것들보다 더 다양한 모습을 나에게서 보고 있다.
환경에 대한 생각이 꽤 있었긴 하지만 생활에서는 게으름이 있었던 모습을 홍보대사란 임무로 인해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사실은 올 한해 빼먹을 수 없는 '나'이다.
또 하나의 사건은 2013년은 여행을 하며 보내기도 했다.
책을 늘 보려하였고 보고 있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책읽은 흔적을 블로깅하였다. 시작할때는 잘 해낼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꽤나 흥미를 느꼈나 보다. 그리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지속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럭저럭 꾸준히 책의 밑줄을 올렸다. 거기에 내 생각을 덧달지 않았으나, 나와 공명되는 글도, 내 생각을 확장시켜주는 글도 들어 있었다. 밑줄을 올린다는 것이 어쩌면 세뇌당하는 것일수 있지만, 내 생각의 접점과 확장을 이루어주는 시간이다.
이런 시간을 올 한해는 쉬었다. 연초의 생각은 올해는 책읽기조차 하지 말기였다. 책 읽고 싶은 생각이 들면 차라리 나의 밑줄을 다시금 보자. 가능하다면 읽은 내용들을 다시 정리하며 공명해 보자는 것이었다. 생각대로 되지는 않았다.
우선 올 한해 완독한 책은 35권이었다. 여행을 떠나기전에 몇 권, 여행중에 그리고 돌아와서 몇 권 읽었다.
견물생심이라고 여행중에 간간이 한인 숙소에 들리면 대부분 책이 있었다. 눈의 띄니 몸이 그리로 향했고, 눈에 들어오는 책에 손이가서 책을 읽었다. 때론 그날 하려했던 스케쥴을 무산시키며 읽기도 하였다.
애초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어갔다. 하지만 여행이 나를 계획보다 더 큰 즐거움을 주었다.
꽤 긴 시간 벼르던 여행이었다. 1월 말에 시작된 여행은 한 해를 여행으로 마무리하도록 만들어 주었다.
이번 여행을 다시금 정리하려면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 아니 여행기간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여행을 다니며 간간이 끄적거리던 내용이 노트 3권에 들어있다. 여행을 마칠무렵 마지막 노트를 대충 훓어 본 적이 있다.
내용을 통해 꼬리물고 떠오르는 추억과 생각들이 있었다. 과연 내가 이번 여행을 제대로 정리해낼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여행은 세 번 한다고 한다. 여행전에 준비하며 한번의 여행을 하고, 실제 여행을 통해 하고, 다녀온 후 되새겨보며 한다고 한다.
공감한다. 첫 번째의 여행은 설레임과 상상의 즐거움을 지닌 여행이고,
두 번째의 여행은 견문하고 경험하는 즐거움의 여행이고,
세 번째의 여행은 견성하고 인문하는 여행이지 않을까!!!
그에 맞추어 이번 여행을 간략히 정리해 보면
첫 번째 여행은 2012년 6월경부터 읽었던 인도관련 책들 41권과 인도 관련 영화 27편이었다.
그러던 중 9월쯤엔가 스케쥴이 변경되어 인도 여행을 포기하게 되고 목적지를 정하지 못하면서 읽기 시작했던 여행자드르이 에세이들이 있다. 6월에는 한 두 권이었지만, 9월 이후에는 거의 여행에세이가 읽은 목록을 차지하였다. 에세이만 34권 정도였다.
이렇게 첫 번째 여행이 진행되고, '떠남'이라는 설레임의 즐거움을 즐겼다.
어디를 가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리라. 나는 그렇게 그들이 거쳐갔던 곳들에서 그들의 생각이 무엇이었는지를 염탐했다. 그러면서 나는 무엇을 보게되고 어떤 생각들을 하게 될까를 즐거이 상상했다.
반면 여행지의 정보에 대해서는 검색한 것이 거의 없다. 이번 여행은 부딪혀 보는 여행이었기에 그러했지만 솔직한 것은 게으름 때문이기도 하다. 십분후에 당장 어찌될지 모르는 세상인데 계획이라는 틀을 벗어나 무식하게 부딪히고 겪어보려 했다.
주변에서는 염려들을 하였다. 무엇을 하든 준비해야 하는것이라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또한 미지의 것에는 더욱 그렇다. 두려움때문에라도 하려한다. 하지만 무엇을 보게될지 무엇을 만나게 될지를 모르는 데 준비는 어떤게 필요할까?
나는 나의 생존본능을 믿기로 했다. 걱정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걱정한다고 달라질건 없었다.
결론은 준비 없는 여행이 나에게 너무 소중한 경험과 생각과 미래를 주었다.
여느 여행보다 훨씬 좋았다.
두 번째 여행인 실제 여행은 1월부터 2013년 끝자락이 되어서야 마쳤다.
이번 여행에서는 여행자가 아니라 생활여행자가 되고 싶었다. 오랜 시간의 이동과 짧은 정착보다는 짧은 이동시간과 긴 정착을 하였다.
물론 나라의 특성상 긴 이동을 해야 하는 곳들도 있었지만 그렇더라도 가능하면 길게 머물려고 하였다. 가장 긴 시간을 머물렀던 곳에서는 38일을 있었고, 다음으로 긴 머무름은 21일 이었다. 가장 짧은 이동은 한 시간이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한 시간들도 길었다.
또한 이번 여행은 두 가지 형태의 여행이었다. 아주 짧은 이동을 하던 시간이 있었고, 좀 길고 알려진 곳들을 다니던 시간이 있었다. 물론 계획없이 가서 그때그때 가고 싶은 곳으로 이동한 것이다.
짧은 이동을 할때 재밌는 경험을 한 것 한 가지는 앞이나 그 앞의 지역에서 만났던 사람을 아는 사람들을 만났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경남 양산에서 만난 사람과 경북 구미에서 만난 사람과 강원도 홍천에서 만난 사람이 같은 대학교 1,2 년 선후배였고, 서로 연락도 되는 사이였다. 고성에서 만난사람의 형제를 전주에서 만나기도 하였다. 처음엔 몰랐으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알게 된 사실들이다. 놀라우면서도 독특한 즐거움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네는 혈연 지연 학연을 이용하지 않는가.. 물론 좋지 않은 모습으로 남아있긴 하지만.
여행에서의 혈연 지연 학연은 너무 큰 도움이 되었다. 물론 나의 '연'들은 아니었으나 그들의 연이 나의 연이 되어 더 큰 즐거움을 주었다.
또 다른 여행지에서는 무료 템플스테이를 하는 기회도 있었다. 이번 여행 중에 가장 좋은 머무름 중에 베스트 세 곳안에 드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일주일간의 생활은 이후의 시간들에 영향을 많이 주었다. 겉으로도 속으로도..
이곳을 나와서 이, 삼 주쯤 후의 일이다. 그곳에는 한국 비구니 스님이 여행중이셨는데 그 분의 말씀은
"처음 봤을 때 나처럼 스님인줄 알았어요. 스님인데 사복으로 여행중인줄 알았어요."
"제가요? 그럴리가요. 전 종교도 없습니다. 단지 이곳에 오기 전에 현지 절에서 일주일동안 기거했었습니다."
"그렇구나. 그때 기운을 많이 받아왔구나!"
"그런게 느껴지세요?"
"예, 우리 같은 사람은 그런 기운을 느껴요."
"전 처음 뵈었을 때 스님이신 줄 몰랐습니다. 옷을 사복으로 입고 있으시고 머리는 두건을 쓰고 계시니, 처음엔 몸이 안좋으셔서 요양차 여행을 다니시나 했어요..ㅎㅎ"
이런 대화 속에서 한국과 현지의 불교문화의 차이점도 알게 되었고, 한국에 들어오면 찾아오라는 말씀도 해주셨다. 재워주신다며..
근데 비구니 절에서 잘 수 있을까?
충분히 그정도의 파워는 있으니 걱정말고 오라셨다....ㅎㅎ
이처럼 내 마음에도 많은 좋은 기운들이 있었고, 그것이 얼굴에도 나타나게 되어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건 여행을 마지막 시기에, 카페에서 처음 3개월동안 기억나는 그리고 기억하고픈 사람들을 적어보았다. 3개월, 그러니까 90일 동안의 사람들을 잠시 적어보니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적혔다.
그들과의 기억을 더듬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오랜 시간동안 더듬어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
여행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과 짧으면 이, 삼일 길면 이주일동안이나 함께 했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런 실제 여행의 기억들을 되새기며, 세 번째 여행을 할 것이다.
물론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모두 다 할 수 있을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간간이 나는 사람이든 장소이든 다른 무엇인든지 그들과의 경험과 즐거움을 되새기는 여행을 해 나갈 것이다.
여행을 통해서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의 가짓 수가 더 많을 것이다. 그만큼 오늘의 우리는 희생을 해야 하는것이 많다.
하지만 가지수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나는 양보다 질로서 올해를 평가한다.
고로 나는 잃은 것보다 훨씬 큰 것을 얻었다.
또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 몇 가지를 얻기도 하였다.
상세한 내용은 세 번째 여행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진다면 기록으로 남길 것이다.
'나를 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년 1월 독서목록 (0) | 2016.03.01 |
---|---|
2013년 독서 목록 (0) | 2014.01.01 |
2012년 독서목록 정리 (0) | 2013.01.19 |
2013년 '친환경녹색운동본부' 온라인 홍보대사에 위촉 (1) | 2013.01.17 |
2012년 읽은 책제목 정리 (1) | 2013.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