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한 달 살기를 하는 엄마들 중에도 가끔 아무런 정보 없이 무작정 오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의 특징은 계획이 없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여행을 한다는 것이다. 19 올레길을 걷다가 아이가 바닷가 모래사장을 만나니 주저 앉아 놀기 시작한다. 갈 길이 멀다고 아이를 재촉하는 대신 엄마도 털썩 주저앉아 바다를 본다... 어떤 마음으로 제주도에 오는가에 달렸다. 20 지금까지의 여행 패턴은 일명 '꼭 가봐야 할 곳'으로 분류된 관광지나 맛집을 정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하다. 가봐야 할 곳 리스트에 맞춰 분주하게 움직이느라 제주에 사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소소한 삶의 즐거움을 경험하지 못하는 게 참 안타깝다. 21 대부분의 엄마들은 말로만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푹 쉬자." 해놓고 꼭 한 두 가지씩의 예외사항을 둔다. '다른 건 몰라도 일기는 쓰자' '공부는 습관이니까 학습지 두 장씩만 풀자' '영어 단어 다섯 개씩만 외우자'하고 말이다. 31 창의력 향상 놀이, 자기주도학습 같은 것을 잘하는 아이로 만들려면 아이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스스로 책을 펴서 들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한다. 심심해 몸을 뒤틀고, 방바닥을 파며 구르더라도 스스로 놀 거리를 찾을 때까지 기다려주자. 32 전문가들은 아이가 어른이 되길 원한다면 어른으로 대접하라고 한다. 특히 아이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하려면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해서 행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35 툭하면 약을 먹이는 아이들에 비해 살짝 방치한 아이들의 면역력이 훨씬 좋듯, 괴로움과 실패를 경험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반복한 아이들이 결국 자기주도적인 인생을 살아나가는 성인으로 성장할 확률이 높다. ... 우리 나라에는 아이를 전학시키지 않고도 다른 지역의 학교에 한 달씩 보낼 수 있는 '위탁교육제도'라는 것이 있다. 36 당연한 얘기지만 없으면 없는 대로 살게 돼 있다. 51 규칙을 세우면 예외를 두지 않아야 아이들이 따라준다. 55 딱히 혼날 짓을 한 건 아니지만 내 맘에 들지 않았을때, 특히 다른 여러가지 이유로 내 감정 상태가 예민한데 아이마저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짜증'이라는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것이다. '빨리 해'라는 재촉도, '그만해'라는 금지도 결국은 나의 속도와 행동방식을 기준에 놓고 아이를 재단하려 들 때 나오는 말들이다. 59 잔소리도 습관이다. 좀 더 느긋한 엄마가 되겟다는 다짐이 다짐에서 그치지 않으려면 아이들과 약속을 하고 규칙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61 '불평없는 세상 프로젝트'. 미국 캔자스시티의 한 목사가 시작한 이 캠페인은 '모든 불행은 불평을 말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개념을 바탕으로 한다.(도서 <불평 없이 살아가기>) 62 제주도에서 같은 곳을 함께 여행했더라도 아이가 본 풍경과 엄마가 본 풍경은 다를 것이다. 78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상관 없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몇 번이고 반복해서 대상이 되는 풍경을 보고 관찰햇다는 것이 중요하다. 80 아이가 무언가를 요구하기도 전에 미리 알아서 갖다 바치는 그 정성과 관심만큼, 엄마들이 스스로에 대해 정성을 쏟는지는 의문이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왜 이리도 사는 게 헛헛한지 불쑥불쑥 짜증이 솟구치고 불안한 마음이 되는 이유는 뭔지.. 조용히 귀 기울이기.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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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가 없는 제주에 이주한 4년간의... 가족 성장기입니다.  5


제주도 특유의 '연세'라는 제도.

제주도에서는 전셋집 개념이 거의 없고 월세 1년 치를 한 번에 내는 연세가 정착되어 있었는데, 20년이 다 된 낡은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내야 하는 연세 370만 원이 너무도 아깝게 느껴졌다.  20


아이가 울 때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다. 첫째는 배가 고파서, 두 번째는 기저귀가 젖었을 때다. 한 달이 넘어가자 놀고 싶어서가 세 번째 이유가 되었다.  47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나에게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얼굴을 익힘으로써 가족 이상의 관계를 펼쳐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56


'얼굴만 아는 이웃'에게 육아와 관련된 부탁을 할 수 있을까? 결국 사람이 할 일을 돈이 해결할 수밖에 없는데 마을에서만큼은 편하게 부착할 수 있고 또 책임을 지고 부탁한 것을 채워준다. 아이에게 이러한 '사회적 관계'를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정서발달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57


아이를 키우고 살아가는 것은 나의 유년 시절을 돌아보는 일이고 부모, 자식간의 관계를 복원하는 일인 것 같다.  63


<한겨레21>의 독자 편집위원이 되어 김형태(황신혜밴드)씨와 하게 된 인터뷰였다.

"... 생활에서 조금만이라도 벗어나면 낙오될까봐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벗어나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유로워지죠."  69


아이를 대하는 부모의 마음가짐이란 무엇일까?  110


우리 가족에게는 나름 독서육아에 대한 원칙이 있다. 억지로 책을 읽히지 않고 자연스럽게 책을 접하게 하는 것이 첫 번째이고 그 나이 때에 읽어야 할 책을 선택하여 읽히되 다독을 권하지 않는다는 것이 두 번째 원칙이다...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나름의 원칙을 만들었다.  113


가끔 "아이를 어떻게 키웠으면 좋겠냐"는 질문을 받게 되는데 늘 대답은 "잘 모르겠다"였다...

집에서 벌레가 나오면 항상 잡아서 없애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이를 낳고는 벌레 또한 꼬물꼬물 기어다니는 '아기'라고 생각하니 차마 마이 앞에서 죽일 수가 없다.  151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몫'이 있다. 그 '몫'을 자신만이 떠맡으려거나 다른 사람에게 미루는 것은 서로에게 좋지 않다.  200


지금까지도 어려운 부분이 바로 '아이를 관찰하는 법'인데 시간이 충분하더라도 아이의 행동을 잘 알아보고 이를 유추해서 해석하고 아이의 성장과정에 맞는 적절한 처방을 내리는 데까지는 한참 부족하다.  215


불안해하지 않고 아이의 힘을 믿으려면 부모부터가 시간을 관조하는 힘이 있어야 함을 깨닫고 있다.  218


아이를 돌본다는 것은 '아이가 사고를 치지 않는지'. '제재할 거리가 없는지'를 살피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불편한 것은 없는지, 영양은 제대로 섭취하는지, 사고의 위험요소를 없는지를 적극적으로 살피고, 스스로 판단하고 그때그때 바로 처방하는 과정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 그 첫 번째 단계가 바로 '관찰'이다.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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