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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0.15 구름 그림자와 함께 시속 3Km - 최갑수 상상공방 2008 03810




'여행은 포옹과 같아요' 라고 말하는 그가 내게 편지를 보내왔다.

"여행을 다녀오면 한 동안은 풍경의 잔상이 망막 속에 남잖아요.

  눈을 감으면 펼쳐지는 그때의 풍경들, 눈을 뜨고 있을 때조차 떠오르는 기분들...

  가끔은 여행자의 망망 속으로 들어가보고 싶어져요.

  그가 어떤 풍경 속을 걸어왔는지 어떤 심정으로 그 풍경 속에 있었는지 궁금해요.

  언젠가는 나도 그 풍경 속에 서 있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는 서로를 알지 못하지만

서로가 꿈꾸는 포옹 같은 여행에 대해선 잘 알고 있다.



일상에서 우리가 길을 잃는 일은, 아이러니하게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그러한 시도 자체가 무모한 행위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우리가 길을 잃을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하는 일이다.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부단한 의지의 실현이다.  31


서른? 글쎄... 서른 살을 특별히 의식하면서 살아오지는 않았어요. 스물 여덟 살까지 난 평범한 회사원이었지만 스물아홉 살부터 여행자가 됐죠. 서른 살에도 여행중이었고 지금은 서른한 살, 난 여전히 여행 중이에요. 음, 그러고 보니 어느덧 여행을 하며 3년이 지나갔네요. 23일 후면 서른 두 살이 되는군요. 여행을 하며 깨닫게 됐어요. 스물아홉이든 서른둘이든 마흔이든 그건 내게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아요. 지금 내게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에요. 중요한 건 내가 여행 중이라는 사실. 여행을하며 내 삶을 계속 만들어가고 있다는 거예요. 직장생활을 하며 삶의 지도를 그려 나가는 것이나 여행을 하며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나 뭐가 다르죠? 예전에 난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지금의 나는 평범한 여행자에요. - 베이징에서 온 나나  134


행복에 겨운 그들의 얼굴을 보면 나도 저절로 행복해져요. 도쿄에서는 웃으며 걸어가는 사람을 보기 힘들거든요. - 도쿄에서 온 사사키  138


당신은 혹시 사무치게 가고 싶은 곳이 있으신지.  142


여행자들 : 차들이 엉켜 있는 복잡한 사거리에서 신호에 관계없이 횡단보도를 느릿느릿 자신만의 속도로 걷는 자들.  172


비현실적인 현실도 실재한다. 여행은 그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작업이다.  243


여행을 떠나오면 알게 된다. 우리는 반드시 돌아가야 할 존재라는 걸.  284


세상은 엉망이다. 

살 만하다고 악을 쓰지만 갈수록 엉망진창이 되어간다.

정신없이 취하기는 싫고 약간은 몽롱하고 싶고

그리고 어쨌든 견뎌야 하니까.

우리는 맥주를 마시고 여행을 떠나지.  305


지금까지 허송세월한 것이 아니라면 굵직한 기회 한두 번 놓쳐버렸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건 없어.

기회는 언젠가 다시 오고 다시 움켜잡으면 돼. 어쨌든 죽기 전에 주지런히 움직여봐. 

기회는 내곁으로 다시 찾아온다구.

모든 것은 날 수 있어.  308


왜 어떤 장소는 사소한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그리워하게 만드는 것일까.  312

Posted by W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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